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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결함 제보해 해임된 직원 복직시켜라”

    KTX 결함 관련 정보를 언론에 제공했다가 해임된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이 복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내부자료 무단 유출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코레일 직원 2명에 대해 코레일이 원상회복을 해주도록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30일 공익신고자 보호법 시행 이후 내려진 첫 보호조치 결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발생한 부산발 서울행 KTX 열차 고장 사고와 관련해 전동장치인 견인 전동기가 훼손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가 지난 8월 각각 해임과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권익위는 “이들이 관련 사진을 촬영해 노조에 전달한 행위 등은 ‘공익신고를 위한 준비행위’에 해당되며, 불이익을 받은 것 역시 이 행위 때문으로 판단해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권익위로부터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들에 대한 원상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 앞서 지난 8월 철도노조는 권익위에 진정서를 냈으나, 권익위는 공직자의 권한 남용 등 부패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각하했다. 이후 철도노조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시행일에 맞춰 다시 공익제보자 보호신고서를 냈다. 한편 권익위는 이와는 별도로 이들이 신고한 공익 신고건을 코레일 감독기관인 국토해양부로 이첩하기로 의결했다. 국토부는 관련 내용을 조사한 뒤 10일 내에 결과를 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대 약대 논문 자진철회… 국제적 논란

    지난 9월 김상건 서울대 약대 교수에게 이메일 한통이 도착했다. 미국의 의학 전문 저널 출판사인 ‘메리 앤 리베르트’ 명의의 메일에는 “3월에 발간된 ‘산화 방지&산화 환원 신호’ 등에 김 교수가 교신 저자로 게재한 논문 3편에 대해 자기 표절 및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며 해명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연구팀 세 논문에 동일 사진 게재 김 교수는 논문에 관련된 연구실 관계자들을 소집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세 논문 모두에서 실험과 논문 작성을 주도한 제1저자 김영우 박사는 지난 8월부터 모 한의대 교수로 부임한 상태였지만 곧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제보자인 미 로체스터의대 마취학과 폴 브룩스 교수는 서울대 연구팀의 2011년 논문에 있는 사진이 2010년 논문의 사진과 같다는 점에 주목했다. 두 논문은 천연물 치료 물질을 투약했을 때 지방간의 치료 정도를 나타낸 것으로 각각 다른 실험 결과를 담고 있다. 브룩스 교수는 “두 논문에 같은 사진이 사용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조작이나 자기 표절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에 발표한 또 다른 논문도 2010년 논문과 데이터가 비슷한 만큼 도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연구팀은 세 논문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논문에 치명적인 실수가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김 박사는 “논문을 쓰면서 수많은 사진 중에 하나가 섞여 들어갔다.”면서 “지방간 치료 관련 사진이 모두 비슷해 생긴 실수지만 명백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논문의 경우에는 제보자가 아예 엉뚱한 논문을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출판사 측에 상세한 설명 및 실험 데이터와 함께 철회를 요청했다. 단순히 사진 한 장이 잘못 쓰였을 뿐이고 명확한 실험 결과와 사진이 있어 정정의 여지가 있지만 김 교수는 “잘못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것이 과학자의 기본”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 저널 측은 연구팀의 설명에 대해 100% 실수임을 인정한다는 답변과 철회 승인을 알려왔다. ●“美저널 출판사에 철회이유·내용 게재하기로” 그러나 사건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난달 말 논문 표절 전문 감시 사이트인 미국의 ‘리트렉션 와치’는 이 사건에 대해 “한국 연구진이 논문을 조작하고 자기 표절했으며 출판사 측이 이를 은폐한 채 몰래 철회시켜 줬다.”면서 브룩스 교수의 제보 내용을 확인 없이 그대로 게재했다. 김 교수는 의혹 제기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다음 주 발행되는 ‘산화 방지&산화 환원 신호’ 최신 호에 철회 이유와 실수 내용까지 모두 게재하기로 출판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UFO전문가 서종한 ‘한국UFO조사분석센터’ 웹사이트 오픈

    UFO전문가 서종한 ‘한국UFO조사분석센터’ 웹사이트 오픈

    전 세계적으로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출현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UFO전문가 서종한 한국UFO조사분석센터 소장이 25일 UFO전문 웹사이트 ‘쿠포스(www.kufos.net)’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30년간 UFO 조사연구에 몰두해 온 서 소장은 국내 UFO 사진 분석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연간 평균 700~900건 정도의 제보 사진과 영상을 의뢰받아 분석해 판독 결과를 통보해주고 있다. 한국UFO조사분석센터는 웹사이트 ‘쿠포스’를 통해 국내외 최신 UFO 정보자료 제공과 분석은 물론, 제보자의 촬영사진 및 동영상의 진위 분석, 중요 UFO 목격사례 수집과 조사, 의도적 UFO 대기촬영 시도와 자체적인 초특급 연구 X-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한 성과물을 그때그때 소상하게 알려줄 예정이다. 회원가입은 평생회원제로 운영되며 회원가입비 1만원을 내면 가입한 회원들에게 카드형태의 회원증이 발급된다. 또 회원들에게 부여되는 특전으로는 강연, 세미나 참가시 참가비 전액 무료, 제품 구입시 할인혜택, 오프라인 토론 모임 참여, 센터가 추진하는 초특급 X-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할 수 있다. 해당 센터에 따르면 서 소장은 이미 1차 프로젝트 ‘의도적 UFO 대기촬영’을 지난 2001년부터 2년간 검증 및 촬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선명한 UFO 사진을 포착하고 UFO의 놀라운 비행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또 그는 3년 전 2차 프로젝트로 ‘능동적인 의도적 UFO 호출’ 방식을 이용한 제 5종 근접 조우 시도로 2008년 5월 산본지역에서 UFO를 의도적으로 호출, 최근접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센터는 이번 사이트 오픈을 기념해 새로운 방법을 이용하는 제 5종 근접조우 시도를 회원들과 공동 참여하는 방식을 도입해 정기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사진=한국UFO조사분석센터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전북대병원서 방사능 과다 검출”

    전북 지역 거점 병원인 전북대병원 일부 건물 내에서 최근 ‘방사능 아스팔트’로 문제가 됐던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보다 훨씬 높은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자영업자인 임모(45·완주군 이서면)씨는 지난 15일 낮 12시 20분쯤 전북대병원 암센터와 본관이 연결되는 지하 1층 복도에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로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 최고 5마이크로시버트(μ㏜)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곳은 병원 직원과 환자, 방문객 등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또 바자회가 열리고 있는 복도의 또 다른 장소에서는 4.23μ㏜가 검출됐다.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기(PET CT) 촬영실 앞에서는 2μ㏜가 검출됐다. 임씨가 사용한 측정기는 대전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빌려온 것이다. 이 수치들은 최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의 1.4μ㏜, 경북 경주 감포의 2.3μ㏜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임씨는 방사능이 2μ㏜ 이상 검출될 경우 경보음이 울리며 실시간으로 수치를 나타내는 측정기의 작동 장면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암센터 지하에 워낙 방사성물질이 많아 복도에서 이 같은 방사능이 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차폐시설이 비교적 잘돼 있는 암센터 실내에서는 1μ㏜ 이하의 방사능이 측정됐다. 임씨는 “대형병원에서 높은 방사능이 검출된 것은 환자와 직원, 방문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정밀검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전북도 소방본부 등에 신고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책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전북대병원 측은 “암센터 지하 CT실 부근에는 방사성물질인 조영제를 맞은 환자들이 밀집해 있고 이동하는 경우도 많아 일시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을 뿐 안전시설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차폐시설의 문이 열리거나 조영제를 맞은 환자들이 이동할 경우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은 전국 모든 병원이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홍보실 직원 서종국씨는 “제보자와 함께 안전관리 담당자가 동일 장소에서 다시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 1μ㏜ 이하가 나왔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건 inside] (8)“내 애인이 ‘꽃뱀’이라니”…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사건 inside] (8)“내 애인이 ‘꽃뱀’이라니”…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그 여자가 그럴리가 없어요. 뭔가 잘못 알고 계신거 아니에요?” 경찰을 찾은 최모(72)씨는 자신의 애인이 사기도박단의 ‘꽃뱀’이었다는 말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는 형사의 말에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난 10일 경기 양주경찰서가 밝힌 ‘사기도박단 사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 역시 “영화 ‘타짜’의 수법과 너무나 똑같아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들의 타깃은 경제적으로 윤택한 모든 남성들이었다. 이들은 ‘정보통’, ‘꽃뱀’, ‘바람잡이’, ‘선수’, ‘꽁지’ 등 치밀한 역할 분담을 통해 완전 범죄를 노렸다. 이 모든 사기 행각은 이른바 ‘왕회장’ 김모(57·여)의 계획과 지휘로 이뤄졌다. ● 마치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처럼…아리따운 ‘꽃뱀’의 유혹 “최 사장님, 알게 된 동생이 있는데 같이 만나보지 않으실래요?” 최씨가 미모의 여성 이모(44)씨를 만난 것은 지난 3월 쯤. 연 매출 100억원대의 건실한 주류 도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그는 자신이 종종 들르던 경기도 성남시의 한 기원에서 알게 된 바둑친구 또 다른 이모(53)씨를 통해 그녀를 소개받았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만난 그녀는 40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외모와 세련된 감각을 뽐냈다. 게다가 마치 자신에 대해 미리 알고 있기라도 했던 듯 취미와 취향마저 똑같았다. 특히 최씨는 평소 즐기던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금세 친밀해졌다. 최씨는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며 다정하게 대하는 이씨에게 마음을 빼았겼다. 두 사람 사이는 이내 내연의 관계로 발전했다. 달콤한 연애에 푹 빠진 최씨는 이씨와 전국 각지를 돌며 골프를 치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그까짓 1만원쯤이야”…재미로 시작한 도박이 깊은 수렁으로 “오빠, 다음엔 우리 양평으로 나가보지 않으실래요?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그쪽에 있는데 오빠 얘기를 했더니 꼭 뵙고 싶다고 하네요.” 최씨에게 도박의 유혹이 찾아온 것은 지난 8월 중순. 여느 때와 같이 데이트를 즐기던 중 이씨로부터 양평 쪽으로 놀러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사랑하는 애인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인 최씨는 경기도 양평군의 한 식당을 찾았다. 풍광 좋고 공기 맑은 곳에 위치한 식당은 여느 휴양지 식당과 다를 바 없었다. 최씨는 이 곳에서 이씨의 지인들을 소개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 이제 술도 한잔 돌았고 이렇게 즐거운 날 그냥 헤어질 수는 없죠. 최 사장님, 고스톱 치실줄 아시죠? 가볍게 한 게임 어떠세요?” “고스톱? 좋지. 1점당 얼마 걸고 칠까?” “깔끔하게 1점당 1만원. 괜찮죠?” “그럼. 1만원쯤이야.” “와~ 우리 오빠 진짜 화끈하다. 내가 남자보는 눈이 있다니까.” 애인과의 달콤한 밀회에 푹 빠져있던 최씨는 이들이 자신을 먹잇감으로 삼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기도박은 이렇게 시작됐다. 흔히 고스톱·섯다·포커 등 도박으로 분류되는 게임들은 이기고 지는 데 일정한 확률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인들에게나 통용되는 일. 이른바 ‘타짜’, 즉 전문 도박사가 낀 도박판에서 일반인이 돈을 딸 확률은 절대로 없다. 처음에는 평범한 화투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최씨가 이기고 지는 것을 반복하며 전체적으로는 돈을 조금씩 잃어가는 상황에 놓였다. 패가 나오는 순서를 미리 설계해 둔 ‘탄카드’는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점수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주변에서 권하는 술에 조금 취한 최씨가 한눈을 파는 사이 ‘선수’는 1200점을 냈다. 최씨는 순식간에 1200만원을 잃었다. 이런 식으로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어진 도박판에서 최씨는 무려 9000여만원을 잃었다. 처음부터 도박을 하려고 간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차용증을 쓰고 돈을 빌리게 됐다. 최씨가 한눈을 파는 사이 화투는 탄카드로 바꿔치기 됐다. 패가 나오는 순서를 미리 설계해둔 탄카드는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점수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보통 고스톱판에서 나오기 힘든 1200점이란 점수도 탄카드 때문에 가능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화학약품을 통해 화투패 뒷면에 표시를 남기는 등 다양한 사기수법이 나오고 있지만 이보다 원시적인 방법인 탄카드가 오히려 ‘봉’들을 현혹시키기 쉽다. 이씨 일당은 최씨로부터 딴 돈을 몰래 밖으로 빼돌렸다가 ‘꽁지’를 이용해 배달하는 척 하면서 다시 최씨에게 빌려줬다. 최씨는 이런 방법으로 2개월여 사이 5차례의 도박판에서 모두 5억 3000여만원을 잃었다. 재력이 충분했던 최씨에게는 수억원을 잃은 것보다는 자신과 잠자리를 함께하는 애인이 자신을 속이고 사기 도박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정보통’·‘꽃뱀’·‘선수’가 혼연일체…치밀한 사기도박단의 정체 양주경찰서가 관내 제보자를 통해 이들 조직의 실체를 파악한 것은 최씨가 사기도박의 마수에 걸렸던 때보다 조금 앞선 지난 7월. 꽃뱀에게 속아 돈을 잃은 피해자가 최씨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수사 결과 이 일당들은 2006년 사기 도박단을 조직해 최근까지 17회에 걸쳐 최씨를 비롯한 남성 재력가 5명에게서 10억여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서울·경기는 물론 광주광역시 등 전국적인 규모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 5명의 손해는 1000만원에서 5억여원까지 다양했다. 이들의 도박행각을 계획한 총책 김씨는 이씨 등 유인책 2명을 고용했다. 40대인 이씨는 50~70대의 노년층을, 30대인 또다른 유인책은 40대 중년층을 공략했다. 김씨는 속칭 ‘정보통’이라고 불리는 모집책을 통해 돈 많고 유혹하기 쉬운 남성들의 정보를 얻었다. 처음 최씨에게 이씨를 소개해 줬던 바둑친구가 바로 모집책이었다. 모집책이 정보를 제공하면 유인책이 봉에게 접근해 성관계를 맺는 등 친밀한 관계를 만든 뒤 도박판으로 끌어들였다. 한 번 도박판에 발을 들이게 하면 돈을 뜯어내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다. 전문 도박사는 물론 돈을 잃어주는 바람잡이 역할까지 있어 피해자들은 사기도박일 것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일부 피해자들은 한 게임에 큰 점수가 나오는 것이 미심쩍긴 했지만 사기일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최씨는 이들 일당이 검거된 뒤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이씨가 이들과 한패일리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씨는 나와 같은 피해자”라며 그녀를 감싸기까지 했다. 사랑에 목마른 중장년 남성들을 유혹해 사기 도박의 나락으로 떨어트린 도박단은 결국 덜미를 잡혔지만 믿었던 애인이 자신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피해자들은 허탈감과 배신감을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안게 됐다. 검거된 일당들은 유치장에서도 서로 입을 맞추기 위해 다른 공범에게 메모지를 건내다 적발되는 등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총책 김씨와 유인책 이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유인책 1명과 모집책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선수’ 최모씨 등 전문 도박사 3명을 쫒고 있다.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은 신원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차명으로 이용했다.”면서 “검거된 일당 외에도 이른바 ‘대포폰’, ‘대포통장’을 이용한 공범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불안만 커질뿐” …주민들 “안전위 발표 신뢰 못해”

    원자력안전위원회(KINS)가 8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 아스팔트에서 나온 방사성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안전상 영향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주민들은 “신뢰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스팔트의 방사능 문제를 처음 제보한 백철준(42)씨는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면서 “안전위의 직무유기밖에 안 된다.”며 흥분했다. 이어 “안전위가 발표한 자료는 모두 안전하다고만 했을 뿐 만약에 생길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모임인 인터넷 카페 ‘차일드 세이브’의 카페지기 전선경(43·여)씨 역시 안전위가 발표한 내용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전씨는 “의학자들은 방사능에 안전량은 없다고 말한다. 안전위 측에서는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이 사람들은 의사가 아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노원구 방사능주민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신문로1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 모여 안전위의 조사결과를 규탄했다. 김혜정 환경연합 원전비대위원장은 “안전위는 안전하다고 하기 전에 방사능 아스팔트를 방치하고 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먼저 사과했어야 한다.”면서 “피폭 기준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환주 노원구 대책위원장은 “정부 결과에 관계없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방사능 때문에 건강에 문제는 없었는지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3) 신고포상금

    [테마로 본 공직사회] (23) 신고포상금

    흔히 ‘신고포상금’을 줄여 포상금이라고 부른다. 주로 정부가 단속해야 하는 분야에서 국민들로 하여금 증거를 제시하여 신고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액수의 돈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예컨대 범죄, 간첩, 산불, 마약 등 위법 사실에 대해 신고한 사람에게 대가성 금전을 주는 것이다. 범죄나 경찰행정 분야에서는 신고보상금 제도로, 환경 및 경제 분야에서는 신고포상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의 포상금 예산 내역에는 신고포상금뿐만 아니라 주로 공무원에게 일을 잘했다며 인센티브식으로 주는 성과 포상금 등도 함께 합해져 있다. 부처는 물론 지자체마다 신고포상금을 천차만별로 운영하고 있으며, 신고포상금의 개수나 내역, 근거법령의 유무 여부 등 기본적인 사항을 종합해 관리하는 곳도 없다. 각종 개별 조사들을 종합해볼 때 우리나라 정부 부처가 운영하는 신고포상금 규모는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부도 정확히 부처별로 어떤 이름의 포상금이 얼마나 운영되는지 모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보전금 항목 속에 조금씩 들어 있고 부처마다 운영하는 것이어서 별도로 종합 분류해 관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포상금 개수·내역 등 대충대충 관리 미래희망연대 소속 김정 의원실이 지난해 각 부처별 전수 조사를 통해 밝힌 국내 포상금 현황 연구에 따르면 국내 39개 부처에서 총 336개 포상금 제도를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국민을 상대로 하는 신고포상금의 경우 49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 부처들의 전체 포상금(성과포상금도 포함) 규모는 2007년 165억원에서 2008년 168억원, 2009년 182억원, 2010년 199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김 의원은 “조사 결과는 문의에 회신한 39개 정부 부처가 운영하는 포상금만을 종합한 것이어서 정부의 모든 신고포상금에 대한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조사 당시 포상금 제도 운영 자체에 대한 보고를 허위로 하거나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답변하는 부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포상금이 유독 우리나라에만 과도하게 많다고 말한다. 제도의 실질적 효과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하지 않고 ‘포상금 제도’가 마구 양산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포상금이 양산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행정 편의주의가 지목된다. 검거율을 높이기 위해 혹은 ‘문제가 있으나 마땅한 아이디어가 없을 때’ 그 해법을 포상금 제도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양곡 부정유통 고발 및 검거 포상금, 현금영수증 발급거부 신고포상금, 성매매 신고자 보상금 등도 그 같은 예로 분류된다. 서울대 행정학과 임도빈 교수는 “신고포상금이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현재 상태로서는 너무 과도하고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면서 “결국 신고당한 사람이 낸 벌금을 받아서 신고하는 사람에게 주는 식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진짜 편하게 사는 것이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국민에게 맡기고 보상금으로 ‘손 털어버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돈 미끼 公務 민간에 떠넘긴 꼴 신고포상금이란 법집행 부문에 대한 일종의 민간위탁으로 볼 수 있다. 주로 효과적인 규제 집행이 어려울 때 돈을 대가로 국민들의 손과 발을 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고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돈을 준다는 점에서 자원낭비라는 시각도 있고, 파파라치(전문 신고꾼) 양산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무원들이 이 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주로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신고 포상금 중에서도 공무원들이 함께 지급 대상으로 설계된 것들이 논란의 대상이 된다. ●공무원 수입·징계 감경 수단 활용 예컨대 최대 2000만원이 걸린 문화재청의 문화재 도난·도굴 신고 포상금의 경우 범인이 검거됐을 때 포상금의 절반은 제보자에게 나머지는 절반은 범인 체포에 공로가 있는 자에게 돌아가도록 했다. 그러나 체포는 검찰·경찰 등 공무원이 할 수밖에 없다. 관계자는 “포상금 절반을 나눠 주지 않으면 누가 열성적으로 문화재 도굴 범인을 잡겠느냐.”고 한탄했다. 이 밖에도 마약사범 검거 신고 포상금, 병무부조리 신고인 포상금, 부정의료업자 검거 포상금, 공무원비리 신고자 포상금, 야생동물밀렵밀거래방지 포상금, 예산낭비사례 신고 포상금 등도 그 같은 범주에 포함된다. 앞서 농림수산식품부는 자신들이 운영하던 원산지 표시 신고포상금의 절반이 공무원들에게 돌아갔던 사실이 국감장에서 밝혀져 비난을 받으면서 지금은 지급대상을 일반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포상금이 공무원들의 징계 감경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징계 포상감경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부터 2011년 6월까지 소속기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지방공무원 5097명이 표창 등으로 징계감경을 받았는데, 이 중 4067명이 견책에서 불문경고 등으로 경감받아 사실상 징계가 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공익신고자 보호 정부가 나몰라라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오는 30일 시행되지만 신고접수 등 정상 운영은 다음 달 중순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 6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30일 시행되는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전담부서 설치 및 예산확보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아 빨라야 다음 달 중순에야 실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준비업무 태만을 지적했다. 유 의원은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자 보호의 신고대상 기관과 범위 등을 시행령에 정하도록 돼 있으나, 시행령이 시행일을 사흘 앞둔 27일 국무회의를 통해 급하게 제정되는 등 준비작업이 늦어져 운영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공익신고자보호법 운영을 위해서는 권익위 내부 직제변경을 통한 전담부서 신설 및 예산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는 아직 계획안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 의원은 “다음 달 6일 차관회의와 13·14일 국무회의를 거쳐 정식 직제개편안을 마무리한 뒤 빨라야 다음 달 17일에나 신고접수를 받는 등 정식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공익신고자보호 운영 태스크포스(TF)에서 신고접수, 보호처리 업무 등을 공백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안전과 직결된 정보를 제공한 공익제보자 보호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5월 코레일이 KTX 사고 원인을 언론에 제보한 직원을 징계한 것에 대해 권익위가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았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권익위는 지난달 17일 철도노조원들의 민원을 ‘인사 문제’라는 이유로 각하했고, 며칠 뒤 코레일은 해당 직원들을 중징계했다.”면서 “권익위가 법 시행일 이전이라는 핑계로 공익제보자보호 의무를 저버려 공익제보자보호법 제정 취지에 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란 권익위원장은 “중징계 철회에 대해 재심 요청이 들어오면 철저히 조사해 제보자를 보호하겠으며, 공익보호자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보 암각화 낙서범은 수학여행 고교생

    수학여행 중이던 고교생의 철없는 장난이 국보를 훼손, 현상수배범으로 몰리다 주변의 신고로 전과자가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22일 선사시대 암각화 유적인 울산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을 훼손한 이모(16·서울 M고등학교 2년)군을 붙잡아 문화재 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군은 지난해 7월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각석에 수학여행을 와서 각석 중간 부분에 ‘이상현’이라는 친구의 이름을 새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군은 담임교사와 반 친구들이 먼저 간 뒤 친구 2~3명과 함께 남아 장난으로 친구 이름을 각석에 새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최고 2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이번 사건은 이군의 낙서를 본 한 제보자에 의해 해결됐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곽노현 첫 ‘옥중 업무보고’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5일 교육청 간부들로부터 첫 ‘옥중 업무보고’를 받았다. 시교육청은 오전 11시부터 30분간 손웅 교육정책국장, 김홍섭 평생진로교육국장, 조신 공보담당관 등 간부 3명이 서울구치소를 방문, 별도의 장소에서 ‘공무상 접견’으로 업무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조 공보관은 “전반적으로 교육청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했으며, 보고내용에 결재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오해의 가시가 내 몸에 박혀 있지만 나는 오해인 줄 알기 때문에 스스로는 당당하다.”면서 “내 몸은 묶여 있어도 서울교육혁신은 구속되거나 차질을 빚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교육을 위해서도 오해 앞에 무너질 수는 없다. 그래도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 흔들림 없이 사법절차에 임하겠다.”며 혐의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임승빈 부교육감은 16일 옥중 업무보고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곽 교육감 구속과 관련, “선의나 동기 부분을 떠나 법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범죄사실 입증은 무리 없이 됐고, 비교적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지난달 22일 취임한 그는 부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는 수사팀도 제2의 한명숙 사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지검장은 “처음부터 모든 증거를 갖춘 상태에서 한 게 아니어서 우리도 힘들었다.”며 “제보자가 나름의 근거를 갖고 제보하는데 안 할 수도 없고, 하다가 애매한 상태가 되면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고 수사 초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영장청구에 앞서) 전례를 살펴보라고 했는데 유권자에게 돈을 준 게 50만원이라도 다 구속이더라.”며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었고, 설령 기각되더라도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효섭·최재헌기자 newworld@seoul.co.kr
  • ‘참고인에 욕설한 검사’ 인권위 경고조치 권고

    ‘참고인에 욕설한 검사’ 인권위 경고조치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4일 사건 참고인에게 반말과 욕설을 한 A(35) 검사에게 경고조치를 내릴 것을 해당 지청장에게 권고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A검사는 지난 3월 강간 사건의 목격자이자 제보자인 B(20)씨가 출석을 미루고 진술녹음 조사에 응하지 않자 ‘거짓말탐지기 조사 좀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또 B씨가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은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하자 A 검사는 ‘이 자식’ ‘이 새끼’ 등의 욕설을 하며 ‘지금 네가 뭘 했든 넌 혼나게 돼 있다.’고 폭언을 했다. A 검사는 “참고인이 조사 과정에서 태도를 바꾸고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면서 “반말을 한 것은 본인보다 나이가 어리고 약속을 여러 차례 어겼기 때문에 책망하고 출석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검사는 검찰 인권보호 수사준칙에 따라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곽노현 ‘법의 정신’/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곽노현 ‘법의 정신’/이기철 사회부 차장

    서울 교육계가 패닉에 빠졌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2억원 선의 지원’ 사건 탓이다. ‘곽 교육감의 사퇴가 최선’이라느니, ‘표적수사이니 물러나서는 안 된다.’느니 갑론을박도 만만찮다. 수도 서울의 공교육을 책임진 교육감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았다. 2학기 교육행정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법적 매듭 이전에 도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곽 교육감의 2억원 선의 지원 사건에서 큰 줄기의 팩트 두 가지는 이렇다. 지난해 5월 교육감 후보로 나섰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중도 사퇴함으로써 당시 곽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또 한 가지는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 곽 교육감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국민은 대체로 이렇게 생각한다. 두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었고, 곽 후보의 라이벌이었던 박 후보가 선거 레이스를 중도하차했다. 결과적으로 곽 후보가 건넨 2억원은 석연찮다. 부적절한 처신을 했기에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교육비리를 뿌리 뽑아야 하는 교육감이기에 더욱 그렇다. 곽 교육감은 그러나 “떳떳하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한다. 사퇴 여론에 돌아앉은 돌부처 격이다. 법학자인 그의 해명은 국민의 법 감정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는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박 교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두번이나 출마하는 과정에서 많은 빚을 져 궁박해 모른 척할 수 없었다.”며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 2억원의 돈을 선의로 지원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한마디로 박 교수의 딱한 사정을 인정상 외면할 수 없어 돈을 줬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대가성이 없어 법적 책임을 질 일도, 도덕적 비난을 받을 일도 없다는 항변으로 들린다. 대가성 여부야 사법당국이 판단하겠지만 선의로 돈을 전달한 과정치고는 복잡하다. 곽 교육감은 “드러나게 지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기에 선거와는 무관한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것과 제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돈 전달과정을 철저히 숨기고 싶어했다. 곽 교육감은 친구 강모 교수를 통해 박 교수의 지인 최모씨에게 현금으로 전달했다. 최씨는 다시 박 교수의 동생에게 인터넷 송금을 했고, 동생은 형인 박 교수에게 이를 전달했다. 곽 교육감은 “법의 특징과 수단은 합법성에 있고, 목적은 인간다운 행복한 삶”이라면서 “인정을 상실하면 몰인정한 사회가 된다. 제가 배우고 가르친 법은 인정이 있는 법이자 도리에 맞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딱한 사정에 있는 경쟁 후보자에게 선의로 2억원을 전달한 것을) 후보 매수행위로 봐야 하나요.”라고 반문한다. 곽 교육감이 보여준 법의 정신이다. 하지만 실정법과는 배치된다.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에서 사후에라도 돈이 개입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정법은 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것을 중지하거나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였던 자나 후보자였던 자에게 그 이익이나 직의 제공을 받거나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다시 “개혁 성향인 자신에게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표적수사”라고 주장한다. 자신을 수사하는 검찰에 정치검찰이란 색깔을 덧칠한다. 검찰은 정치검찰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사실관계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던 지난달 24일 곽 교육감은 “투표 거부는 정당한 권리행사의 방법”이라며 나쁜 투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상당수 국민들은 국회의원 선거는 나쁜 후보들 가운데 ‘덜 나쁜 후보’를 뽑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선거는 나쁜 선거이고, 그래서 투표를 거부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법학자이자 교육자인 곽 교육감에게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가 느껴진다. chuli@seoul.co.kr
  • [사설] KTX 내부고발자 징계는 옹졸한 처사다

    내부 고발자는 ‘보호’가 아닌 ‘보복’을 받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코레일이 KTX의 전동차 결함을 외부에 알린 직원 신모씨와 박모씨에 대해 각각 해임,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코레일은 이들이 지난 5월 전동장치인 견인 전동기가 훼손된 것을 촬영해 방송국에 제보하자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뒤,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된 이들의 공익제보자 보호 구제신청이 각하되자 기다렸다는 듯 징계를 내렸다. 이 땅의 척박한 내부 고발 문화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징계는 자신의 잘못에 합당해야 정당성을 갖는다. 반대로 잘못에 비해 무겁게 내려지면 징계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반발만 사게 된다. 이런 점에서 코레일의 이번 내부 고발자에 대한 징계는 과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중대 과실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면 해임처분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전동차 결함을 외부에 알린 것은 해임 사안이 아니다. 코레일이 각종 KTX 정차사고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시점에 전동장치의 문제점을 언론에 제보한 ‘괘씸죄’가 더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코레일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제3자에게 누설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징계의 정당성을 강변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직무상 얻은 정보라도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안이라면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상이다. 어떤 경우에도 코레일이라는 기업 이미지가 승객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익위의 어정쩡한 자세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권익위는 이들의 언론제보가 부패방지법에 규정된 공직자의 권한 남용 등 부패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어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련되는 공익신고를 규정한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오는 9월 30일부터 시행된다면서 슬쩍 비켜 나갔다. 이런 권익위에 누가 내부 고발을 하겠는가.
  • 추리소설 뺨치는 어산지의 폭로전

    ‘정보 메시아’인가, ‘사이버 테러리스트’인가.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북폴리오 펴냄)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외교전문 25만 건을 비롯해 100만건이 넘는 비밀문서 등을 폭로한 호주인 줄리언 어산지와 그가 2006년에 만든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다룬 책이다. 데이비드 리와 루크 하딩은 영국의 정론일간지 가디언의 중견 기자들. 가디언은 위키리크스 설립부터 어산지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온 사이다. 어산지가 입수한 거의 모든 문서들은 가디언을 통해 검토·분석된 뒤에 가디언의 지면을 통해 먼저 세상에 알려졌다. 그만큼 가디언은 비밀 폭로에 있어서 어산지의 조력자였고, 누구보다 위키리크스와 어산지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다. 이런 연유에서 저자들은 한편의 추리소설을 진행하듯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비밀 폭로행위를 기술했다. 첫 장면으로 변장을 한 어산지가 2010년 11월 영국 노포크 엘링엄 홀의 거처로 잠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처음에서 마지막 장까지 다큐멘터리를 기술하듯이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폭로 활동과 내용, 그리고 그들에게 비밀과 비밀문서를 넘긴 미군 병사 브래들리 매닝 등 제보자들의 심리상태와 행동 등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부록으로는 ‘케이블(전문) 게이트’로 불린 폭로 미 대사관 외교전문들이 요약본으로 실려 있다. 미국 대사 등 외교관들이 우방의 유력인사들과 나눈 이야기를 상세하게 담고 있어 미국과 관련자들을 곤란한 처지로 내몰았다. 당시 천영우 외교차관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에게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나와 논란이 됐다. 튀니지 주재 미국대사관이 보낸 외교 전문은 지배층의 부패와 월권이 적나라하게 나와 튀니지 혁명을 촉발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책은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 판권을 구입해 앞으로 보게 될 영화의 원판이 될 듯싶다. 무명의 해커로 출발한 어산지가 익명의 정보 제공자가 제공하거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미공개 정보를 통해 어떻게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하게 됐는지를 실감나게 그렸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몇 년동안 공개한 기밀문서의 숫자는 전 세계의 언론들이 지금까지 통틀어 공개한 것보다 많다. 특히 2010년 연속으로 폭로한 일련의 전쟁 기밀문서는 미국 정부와 전세계를 뒤집어놓았다. 그해 4월 공개된 ‘부수적 살인’이란 제목의 비디오 파일을 비롯해, 아프간 전쟁일지(6월), ‘이라크 전쟁기록’은 미국의 전쟁범죄와 행위들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1만 6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한 날 두 차례나?…美 뉴욕서 포착된 UFO 공개

    한 날 두 차례나?…美 뉴욕서 포착된 UFO 공개

    미국의 한 남성은 한 날 두 차례나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목격했다며 자신이 촬영한 선명한 UFO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방송 WBNG TV에 따르면 빙엄턴 베스탈에 사는 한 목격자는 서던 티어 지역 상공에서 UFO를 목격하고 같은 날 자택에서 다시 목격한 UFO를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브라이언 티투스는 이메일을 통해 “빙엄턴의 루데스 병원에 갔을 때 베스탈의 언덕 뒤로 상승하는 무언가를 목격했다.”면서 “그 UFO는 약 10초 정도 하늘에서 머물다가 총알이 발사되는 것처럼 사라졌다.”고 전했다. 티투스의 말을 따르면 첫 번째 UFO 발견 당시 현장에 있던 10여 명의 사람이 함께 그 UFO를 목격했다. 그는 추후 집에 도착한 뒤 UFO를 다시 목격했지만 처음 목격한 것과 같은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두 번째 목격한 UFO를 촬영했다고 밝히면서 비교적 선명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한편 그는 “깜짝 놀람과 동시에 매우 흥분된다.”며 한날 두 차례에 걸쳐 UFO를 목격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WBNG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부증언자’ 감형·불기소처분 도입

    ‘내부증언자’ 감형·불기소처분 도입

    앞으로 범죄 규명에 기여한 ‘내부증언자’에 대해서는 형벌을 감면해 주거나 기소하지 않는다. 정부는 12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형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법무부는 지난 5월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지만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돼 처리가 유보된 바 있다. 이에 법무부는 이른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제)과 구분하기 위해 ‘사법협조자’라는 용어를 내부증언자로 수정하고, 법령 적용 기준을 보다 엄격히 바꿔 법안을 다시 냈다. 우선 뇌물·마약·조직폭력범죄 등 은밀하게 이뤄져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일부 범죄에 있어 내부 가담자가 필수적인 증언을 할 경우에는 불기소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부증언자 소추면제제도’가 마련된다. 또 여러 사람이 관여된 사건의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범죄의 진상을 밝히는 데 기여한 내부증언자에게는 법원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해줄 수 있도록 했다.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도 도입된다. 현재 법률상 참고인은 수사기관 출석 및 진술 의무가 없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면 두 차례 이상 연속해서 출석요구에 불응한 중요참고인은 강제소환할 수 있다. 단, 살인·강도·성폭행·방화 등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참고인에게만 적용된다. 이와 함께 수사과정에서 범죄를 구성하는 중요한 사실에 대해 허위진술을 한 사람을 처벌하는 사법방해죄 관련 조항도 신설했다. 또 선서하지 않은 증인의 허위진술도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법정에서 선서하지 않은 증인은 거짓말을 해도 위증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날 형소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검찰은 적극 반기고 있다. 일단은 개정안이 수사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돼 검찰 수사가 한결 손쉬워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특히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부패 범죄, 즉 뇌물수수에 대한 특별수사가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마약이나 조직폭력 범죄 수사도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 검사는 “지금까지는 제보자도 그대로 처벌돼 자백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며 “뇌물공여자의 형벌을 감면해 주면 아무래도 자백을 받기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 사법방해죄 등도 검찰 수사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중요참고인 출석이 의무가 되면 기존처럼 참고인의 장기 해외 체류 등으로 검찰 수사가 무한정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어진다. 또 사법방해죄 신설로 수사 과정에서의 허위증언을 처벌하고, 법정에서의 위증까지 가중 처벌하면 참고인 진술의 신뢰성도 어느 정도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사건에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진술을 번복하며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는 검찰로서는 반가운 입법인 셈이다. 그렇다고 검찰 수사가 무작정 탄탄대로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참고인 진술을 받아내기는 쉬워지겠지만 관련 물증이나 정황증거를 수집하는 건 여전히 검찰이 해야할 일이다. 또 참고인을 강제로 출석시킨다고 해도 진술까지는 강제할 수가 없다. 검찰 관계자는 “진술만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한 건 당연한 얘기”라며 “기본적인 수사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지혜·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KBS 수신료 인상안 6월 국회 넘길 듯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6월 국회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30일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하며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인상안 강행처리를 막아섰고, 한나라당 지도부도 8월 처리를 고려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인 전재희 문방위원장도 “몸싸움을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8월 처리를 시사했다.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민주당 당 대표실 불법도청’ 사건과 맞물린 점도 주요 요인의 하나다. 민주당은 29일 이틀째 문방위원장석과 회의장 점거를 이어갔다. 의원총회, 최고위원회의, 불법도청 진상조사위원회 회의도 모두 문방위 회의장에서 열고 순번조를 짜 문방위 개회를 막았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의총 연석회의에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수신료 인상은 결코 없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 시도는 KBS의 환심을 사고, 민주당과 KBS를 이간시키려는 정치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27일 여야가 합의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란 비판에는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공공연히 선언하는데 수신료 인상을 방치할 수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KBS 수신료 처리 배경과 국회 당 대표실 도청 의혹을 연계하며 제3의 전달자에 초점을 맞췄다. 그 일환으로 지난 24일 문방위에서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원 회의 녹취록을 공개 낭독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을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불법도청 조사단장인 천정배 최고위원은 “한 의원이 내일 정오까지 누구에게서 어떤 경위로 녹취록을 입수했는지 밝히지 않으면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수사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KBS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이해당사자인 KBS 측이 연루돼 있다는 결정적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KBS가 준 게 확실하다.”고 전했다. 한선교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KBS 측으로부터 직접 받은 게 아니고 제3자로부터 민주당에서 나온 것이라며 전달받았다.”고 주장했으며,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난 제보자를 보호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도핑방지委 “마라톤 약물 복용 혐의없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일부 마라톤 선수들의 금지 약물 사용 의혹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핑방지위는 지난 24일 경찰에서 금지 약물 투여 혐의와 관련한 지도자와 선수 등 24명의 내사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도핑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도핑방지위는 선수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페로빈’ 주사약은 지난해 8월부터 판매된 것으로, 금지약물이 아니며 헤모글로빈을 정상 수치로 올리지만 그 이상으로 높이지는 못해 ‘의사 진료에 의한 사용’은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주사량이 50㎖를 넘지 않고 투여 시간 간격이 6시간 이상이라면 문제가 없다며 병원에서 의사가 ‘빈혈제를 주사한다’고 설명하면 합법적인 진료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도핑방지위는 병원을 벗어나 투여하면 ‘금지방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지방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경찰에 투서해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를 색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연맹은 잠실종합운동장 사무실에서 오동진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허위 제보자를 가려내기로 했다. 조사위 산하에 변호인단과 의료지원단도 두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연맹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나는 9월 4일 이후 이 작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당장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자 시기를 앞당겼다. 연맹 관계자는 “대표팀의 사기는 물론 육상인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조사를 진행하면 흐지부지될 수도 있어 당장 진상 파악에 나서자고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원지방경찰청은 일부 마라톤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주입했다는 첩보에 따라 내사에 나섰다가 혐의를 확인하지 못하고 지난 23일 내사종결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첨단장비 총동원… 60년전 묻힌 ‘무명용사 恨’ 풀어주다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첨단장비 총동원… 60년전 묻힌 ‘무명용사 恨’ 풀어주다

    지난 15일 오전 11시쯤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감성초등학교 뒤 야산. 61년 전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밀려 퇴각하던 국군이 북한군의 공격을 받아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한, ‘대평리 전투’가 벌어졌던 85고지다. 한낮 32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100여명의 장병들이 야산 일대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었다. 군사작전을 하듯 한 손에는 무전기를 들고 상황을 실시간 전달하고, 다른 손에는 금속탐지기나 삽, 곡괭이 등을 들고 산 곳곳을 물샐 틈 없이 훑어가고 있었다. ●전쟁 아픔 간직한 산의 비밀 찾아 이들은 충남 공주 일대의 향토 방어를 담당하는 32사단 기동대대 장병 100명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소속 장병들이다. 20살을 갓 넘긴 앳된 얼굴부터 쉰살을 넘겨 흰머리가 보이는 장병이 함께하고 있지만, 6·25전쟁과의 거리는 멀어 보인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그 날을 기억하듯 비장함과 함께 굳은 신념이 배어 있다. 이곳에서 만난 이성현 이병은 “일주일째 발굴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힘이 든다기보다 (선배들의) 작은 (유해나 유물)하나라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냈다. ●발굴·감식 능력 세계 최고 감식단 한쪽에선 노트북을 이용해 지형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다른 한쪽에서 파낸 흙을 채로 걸러내는 작업을 반복했다. 주경배 발굴과장은 “작은 치아 하나라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자료를 노트북에 입력해 모두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의 자료 축적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국방부 상설 기구로 유해발굴감식단이 처음 설립된 미국보다 뛰어난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발굴 실력도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함께 영국, 호주의 국방 무관들도 우리 군의 유해발굴 감식 기술을 배우기 위해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낮 12시가 다 될 무렵 감식단 장병들이 산 정상의 넓은 교통호를 줄과 플라스틱 못을 이용해 바둑판 모양으로 구역을 나눴다. 개인용 참호보다 유해나 유물이 나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교통호를 정밀하게 탐색하기 위해서다. 얼마 뒤 무전기 너머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집합하라는 연락이 왔다. 장비를 정리해 산 아래로 내려가 32사단 장병들과 감식단 장병들이 뜨거운 태양볕을 피해 감성초교 운동장 한편에 주저앉아 식판을 들고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밥을 먹은 장병들은 발굴 현장으로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 점심시간을 맞아 운동장으로 나온 아이들이 줄을 맞춰 이동하면서 군인아저씨들에게 장난스레 ‘충성’하며 거수경례를 했다. 이들의 발굴작업은 오후 4시까지 이어졌지만 특별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개인호 150개를 찾아 파냈을 때 유해 한 구를 찾을 수 있다는 감식단 관계자의 말처럼 무더위 속에 앞으로도 3주간의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예정이다. 검게 그을린 장병들의 얼굴이 60여년 전 자유를 지키기 위해 85고지를 넘던 무명 용사의 얼굴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록으로 80%·제보로 20% 발굴 실제로 국군의 유해는 6·25 전쟁 기록에 나온 전투 지역을 유해발굴감식단이 직접 찾아 발굴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지역 주민 등의 제보로 이뤄지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그래서 감식단은 노출된 유해를 신고할 경우 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제보자 일부가 ‘유해파라치’로 변했다는 것이다. 최근 최고 70만원까지만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유해파라치는 또다시 진화해 여러 구의 유해를 나눠 신고하기도 한다. 글 연기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9)조직내 유익한 ‘안티’ 감사관

    [테마로 본 공직사회] (9)조직내 유익한 ‘안티’ 감사관

    조직 내부의 유익한 안티, 감사(監事)의 중요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부실사태가 불거진 것도 부적절한 감사(監査) 또는 감사체계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한 차원에서 감사원이 대학재정 감사를 들고나와 또다시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감사체계와 감사관들의 세계를 짚어봤다. 행정기관을 비롯, 공공기관이든 기업체를 비롯한 사조직이든 감사를 담당하는 기구와 사람은 반드시 있다. 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구와 인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사기구에 포함된 감사인력(감사관)들은 대개 조직 내에서 기피인물로 꼽히게 마련이다. 잘못한 일이 없어도 조직원들은 그들을 피하고 싶어 한다. 조직 내의 안티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한동안 공무원 조직에서는 감사인력들에게 인사상 가점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 그런 이점도 사라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 사회에서는 조직 내 감사실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일반화돼 있다. 자치단체의 한 감사실 직원은 “동료들을 감시한다거나 조직의 잘못된 점을 파헤쳐야 하는 일이 마음 편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국가 최고의 사정기관이라는 감사원 식구들도 심정은 비슷하다. 행정부나 모든 공공기관을 감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지만 비리를 찾아내고 같은 공무원들을 의심해야 한다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라고 고백한다. 한 감사관은 “물론 국가 최고 사정기관의 감사관으로서 자부심도 크지만 감사를 하다 보면 인간적으로 힘들 때도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들은 자치단체나 지방 소재의 공공기관 등을 감사하기 위해 수시로 장기간 출장 감사를 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경력 10년의 한 감사관은 “연중 4~5개월은 여관생활”이라면서 “국가와 조직에 대한 사명감이 없다면 이겨내기 힘든 과정”이라고 말했다. ●슬픈 무용담들 감사관들에겐 남다른 무용담이 있다. 감사를 통해 사회나 감사대상 조직의 커다란 암 덩어리를 제거했다는 자부심에 가득 찬 무용담들이 그것이다. 공직사회의 어두운 면이 감사를 통해 제거되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새출발하는 계기가 됐지만 왠지 씁쓸할 수밖에 없는 슬픈 무용담들이다. “율곡비리 사건 감사 때 감사원에서 떨어진 별이 한 양동이는 충분히 됐다.”는 것은 무용담 가운데 단골 메뉴다. 이 같은 무용담은 감사원이 발간하는 계간지 ‘감사’에 종종 실린다. 2010년 여름호 ‘감사’에서는 그해 전국 자치단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당진군수의 토착비리를 적발하게 된 뒷이야기가 실렸다. 당시 감사를 주도한 감사관은 직무감찰부서에서 20여년간 근무한 베테랑이었다. 그는 우연히 건설업을 하는 친구로부터 당시 당진군수의 비리정보를 접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정식 현장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전 국민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별장을 뇌물로 받은 데다 부적절한 관계의 부하 여직원에게 뇌물로 아파트를 제공하는 등 거의 기행에 가까운 군수의 비리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지역언론을 비롯해 지지자들의 감사방해 행위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지자체는 정도행정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신년호에는 ‘국립대학병원의 운영실태 감사’ 뒷이야기가 실렸다. 의약품 구매방식 개선으로 600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을 가져온 데다 의료영상장비의 부실을 지적하는 성과를 올린 감사였다. 의료분야의 전문성 때문에 많은 애로를 겪었지만 ‘사회의 또 다른 감사관’인 제보자들이 있어 무사히 감사를 마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열심히 하다 보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귀인’이 나타나더라.”며 후배 감사관들에게 열정의 중요성을 교훈으로 던졌다. ●여성들의 거센 도전 감사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파워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감사업무는 거의 금녀의 영역에 가까웠다. 하지만 사회전반에 퍼진 우먼파워는 감사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직의 경우 전 직급을 망라해 여성 감사관들이 포진해 있고 공기업이나 민간 쪽도 비슷한 추세에 있다. 현재 감사원에는 여성 감사관 100명이 활동하고 있다. 4급 이상의 간부가 6명, 5급 감사관은 무려 42명이나 된다. 이들은 2명은 보직 과장으로 현장감사를 직접 지휘하는 위치에 있다. 6급 17명, 7급 35명도 활발한 감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회계사 등 감사에 필요한 전문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거나 행정고시를 통해 감사원에 몸을 담았다. 경남도청과 인천시 부평구, 전북도교육청 등에는 감사책임자가 여성감사관들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40년 만에 최초로 올해 여성 감사를 선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공기업의 감사 책임자도 여성이다. 이 밖에도 공사기업 등에 상당수의 여성 감사관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국희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는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감사는 시스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 의회감사에 비해 훨씬 수월한 측면이 있다.”면서 “여성 감사관은 작고 사소한 인간적인 부분까지 배려할 수 있는 데다 공정성이나 객관성이 남성보다 높아 감사업무에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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