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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당 안되는 수십만원 책값 제본하려 하니 범죄자 취급 복사집 아저씨도 한숨만…”

    “감당 안되는 수십만원 책값 제본하려 하니 범죄자 취급 복사집 아저씨도 한숨만…”

    “제대로 다 사려면 한 학기에 40만~50만원은 들 거예요. 열심히 공부해 보려는 건데 복사 좀 하게 해주면 좋을 텐데….” 이유라(23·여)씨는 대학가에 저작권 문제가 불거진 이번 새 학기부터 교수들이 전부 교재를 사라고 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화학과에 다니는 이씨는 이번 학기에만 두꺼운 외국 원서를 세 권 구입했다. 전공 부교재나 교양과목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복사했는 데도 30만원을 썼다. 그는 “그나마 싼 책인 ‘맥머리의 유기화학’도 5만원이 넘는다”면서 “학기마다 비싼 책을 여러 권 사는데 복사해 제본하면 범죄자 취급을 당하니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대학 교재의 복사 및 제본에 대해 저작권자 측의 대응이 강화되면서 대학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학생들은 늘어난 도서 구입비 부담을 호소하고 인쇄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한숨짓는다.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는 지난해 6개 대학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법적 대응은 지난해부터 부쩍 강화됐다. 25일 복제전송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 관련 고소 사건은 2011년만 해도 83건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146건으로 76%나 늘었다. 한국저작권단체협의회는 지난 2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 7개 권역 대학가 2000여개 인쇄소를 단속해 총 7854점의 불법 복제물을 적발했다. 저작권자 측과 당국의 단속과 법적 대응이 강화되다 보니 학생들이 실제 느끼는 부담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대학원생 김남훈(27)씨는 “전공서적이라면 몰라도 참고서적까지 다 제값을 내고 사려니까 손이 떨리더라”면서 “작년까지는 강의마다 단체로 제본을 떴는데 올해는 저작권 때문인지 교수들이 몸을 사렸다”고 전했다. 대학생 오민영(21)씨는 “인터넷서점이나 중고서점을 뒤져 1000원이라도 저렴한 데서 교재를 산다”면서 “교양수업 교재는 친구들끼리 제본했는데, 학교 근처 인쇄소에서 못 이기는 척 해줬다”고 귀띔했다. 대학가 인쇄소는 때아닌 불경기에 접어들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단속정보를 공유하며 영업을 하고 있지만 수입이 급감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쇄업체 사장 A씨는 “새 학기, 중간·기말고사 때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요즘은 매출이 반토막났다”고 했다. 다른 인쇄소 대표 B씨도 “요즘은 통째로 제본해 달라는 요구에 절대로 응하지 않고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책이라고 통사정할 때만 아주 가끔 해준다”고 전했다. 단속을 담당하는 저작권보호센터 담당자는 “학기 초엔 으레 제본을 한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많은데 교육 목적이라고 해도 저작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권리”라면서 “교수가 저자의 이용 허락을 받거나 교재 공동구매, 물려받기 등을 통해 저작권을 지키려는 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야구] ‘마운드 총력전’ 한화, NC 꺾고 시즌 첫 2연승

    [프로야구] ‘마운드 총력전’ 한화, NC 꺾고 시즌 첫 2연승

    17일 대전 한밭구장. 프로야구 한화의 김응용 감독이 오랜만에 경기 전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기자들과의 사전 인터뷰를 마다했던 김 감독은 전날 14번째 도전만에 NC를 제물로 올시즌 첫 승을 거두고 나서야 다시 취재진을 맞았다. 전날 승리 소감을 묻자 “좋긴 뭘 좋아. 수치스럽지”라며 말끝을 흐린 김 감독은 총력전을 펼치느라 무너졌던 선발 투수진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마무리 안승민을 이번 주 선발로 기용할 참”이라면서 “확실한 선발인 바티스타, 이브랜드를 빼고는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를 선발로 마운드에 올리겠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그러나 한화의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했다. 선발과 불펜의 경계가 완벽하게 파괴되면서 쌓일 대로 쌓인 투수진의 피로도는 1승을 거뒀다고 싹 풀리는 게 아니다. 이날도 한화는 NC에 4-3으로 앞선 7회 초 선발 요원인 유창식과 김혁민을 잇달아 등판시켰다. 9회 초 2사 1루에선 전날 경기에서 3과 3분의1이닝 동안 공 40개를 던지며 세이브를 올린 송창식까지 마운드에 내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연승을 위한 몸부림이라지만 얄팍한 한화의 마운드를 감안하면 무리수에 가까웠다. 다행히도 한화는 7회 1사후 등판해 2와 3분의1이닝을 5탈삼진 2피안타로 틀어막은 김혁민의 활약으로 4-3으로 이겨 시즌 첫 2연승을 달렸다. 18일 선발은 김광수. 나란히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에이스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포항에서는 삼성이 SK를 11-5로 꺾었다. 어깨 부상 뒤 재활에 전념하다 1군 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민 SK 선발 김광현은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0자책)으로 호투했다. 최고 150㎞까지 나온 직구에 슬라이더를 섞어 녹슬지 않은 구위를 선보였다. 스프링캠프 도중 어깨 통증이 와 데뷔전을 미룬 삼성의 외국인 밴덴헐크 역시 6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9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153㎞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에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삼성은 8회 이승엽의 3점 쐐기포까지 더해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두산과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넥센은 사직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롯데에 4-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6연패. KIA는 광주에서 LG를 9-4로 누르고 1위 자리를 지켰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우승 같은 첫승, 선수도 울고 팬도 울었다

    [프로야구] 우승 같은 첫승, 선수도 울고 팬도 울었다

    김태균이 한화의 ‘구세주’였다. 한화는 16일 대전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김태균이 혼자 4타점을 쓸어담는 활약에 힘입어 NC를 6-4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긋지긋한 개막 13연패의 어둡고 긴 터널에서 벗어나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김응용 감독은 삼성 시절이던 2004년 10월 4일 대구 두산전 이후 무려 8년 6개월 11일(3116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막내 NC는 3연승에 도전했으나 결국 한화 첫 승의 제물이 됐다. 한화의 승리가 확정되자 선수들과 홈 팬들은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했다. 김응용 감독은 “연패에도 끝까지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며 “그동안 선수들이 너무 서둘렀다. 앞으로는 더 잘할 것“이라며 모처럼 밝게 웃었다. 김태균이 고비마다 적시타와 역전포로 ‘해결사’임을 과시했다. 1회 삼진으로 돌아선 김태균은 0-4로 뒤진 3회부터 폭발했다. 상대 내야 실책과 몸에 맞는 공으로 맞은 1, 2루에서 에릭에게서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다음 최진행의 적시타로 홈까지 밟았다. 기세가 오른 김태균은 3-4로 따라붙은 5회 김태완의 볼넷으로 얻은 1사 1루에서 에릭을 좌월 2점포로 두들겨 5-4 짜릿한 역전을 일궈냈다. 한화는 6회 1사 2루에서 이대수의 좌선상 2루타로 귀중한 1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김태균은 4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렸고 선발 바티스타는 5와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6안타 4볼넷 4실점(2자책)으로 힘겹게 첫 승을 따냈다. 6회 등판한 송창식은 3과 3분의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힘을 보탰다. SK는 포항에서 레이예스의 호투와 최정의 5타점으로 삼성을 8-3으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 선발 레이예스는 8이닝을 6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막았다. 개막 3연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 SK는 0-1로 뒤진 5회 최정의 3점포 등으로 4점을 뽑고 6회 집중 4안타 1볼넷으로 4점을 보태 승기를 굳혔다. 한편 SK는 17일 선발투수로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예고했다. 왼 어깨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해온 김광현은 최근 두 차례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컨디션 점검을 마쳤는데 이만수 감독의 전격 복귀 결정으로 예상보다 일찍 시즌 첫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삼성도 어깨 근육통에 시달렸던 릭 밴덴헐크를 첫 등판시켜 김광현에 맞불을 놓는다. 넥센은 사직에서 이성열(1점)·강정호(2점)의 홈런 등 장단 9안타를 집중시켜 롯데에 7-4로 역전승했다. 넥센은 2연패를 끊었고 롯데는 5연패에 빠졌다. 이성열은 2경기 연속 대포로 시즌 6호를 기록, 홈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8회 등판한 넥센 손승락은 8세이브째로 구원 단독 선두를 달렸다. KIA는 광주에서 양현종-최향남(6회)-유동훈(8회)-앤서니(9회)의 효과적인 계투로 LG를 5-2로 제치고 두산에 반 경기 앞선 선두로 나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 한화 “막내야, 너라도…”

    한화가 NC를 제물로 연패 탈출에 성공할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는 16일부터 안방 대전에서 막내 구단 NC와 첫 3연전을 치른다. 15일까지 13연패로 역대 개막 최다 연패 신기록을 쓴 한화로선 상대적으로 약체인 NC를 맞아 연패 탈출은 물론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모처럼 상승 기류를 탄 NC도 총체적 난조에 빠진 한화를 디딤돌로 중위권 도약을 다짐하고 있어 치열한 승부가 점쳐진다. 두 팀 모두 시즌 개막 전부터 바닥권으로 꼽혔다. 한화는 류현진(LA다저스)과 박찬호, 양훈 등이 빠진 마운드 탓에, 신생 NC는 얇은 선수층과 경험 부족 탓에 바닥권으로 분류됐다. 실제로 둘 모두 개막 연패의 수렁에서 몸부림치다 다행히 NC는 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한화는 여전히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의 각오는 대단할 수밖에 없지만 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최근 삭발까지 단행하며 승전 결의를 다졌지만 이렇다 할 연패 탈출의 비상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마운드가 큰 걱정거리다. 한화는 팀 타율에서 .239로 NC(.242)와 비슷하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이 무려 6.95로 최하위다. NC의 4.13(6위)보다 훨씬 높다. 한화는 그나마 역투하고 있는 바티스타에게 기대를 건다. 바티스타는 지난 3경기에서 삼진 26개를 솎아내며 15안타 7볼넷 10실점하며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더욱이 초상집 분위기의 한화와 달리 NC의 최근 분위기는 좋다. 지난 11일 잠실 LG전에서 감격스러운 창단 첫 승리(4-1 승)를 거두더니 13일과 14일 홈구장인 마산에서 SK를 4-1과 4-3으로 꺾어 첫 연승을 일궈 냈다. NC는 외국인 선발 트리오 아담-찰리-에릭을 투입해 연승을 이어 갈 참이다. 한편 NC는 이날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출신인 손민한(38)과 계약금 없이 연봉 5000만원에 신고선수 신분으로 계약했다. 2011년 11월 롯데에서 방출됐던 손민한은 17개월 만에 다시 마운드를 밟을 기회를 얻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김응용 한화 감독 “어~ 현진이는 없고, 동열이는 잘나가고… “

    김응용 한화 감독 “어~ 현진이는 없고, 동열이는 잘나가고… “

    한화와 NC는 언제쯤 시즌 첫 승을 신고하게 될까.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한 지 일주일이 됐지만 두 팀의 추락은 멈추지 않고 있다. 8일 현재 한화가 7연패, NC가 5연패의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꼴찌 한화는 이미 창단 이후 개막 최다 연패에 빠졌고 NC도 신생팀 창단 첫해의 개막 연패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팀의 마수걸이 승리가 시즌 초반 관심을 끄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먼저 승리를 챙긴 팀은 한숨 돌리겠지만 여기서도 밀리는 팀은 9개 구단으로 출발한 올 시즌 사상 첫 9위의 수모를 견뎌야 한다. 두 팀의 연패 탈출 시점을 점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예단하기를 꺼린다. 두 팀의 전력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약점을 간파한 다른 팀들이 승수 쌓기의 제물로 삼겠다고 덤빌 판이니 더욱 어렵다. 두 팀의 초반 연패가 길어지면서 올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화는 주중 3연전(9~11일)을 대구에서 치른다. 개막 2연패 뒤 2연승의 상승세로 돌아선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의 버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한화는 마운드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간판 류현진(LA다저스)과 박찬호(은퇴)의 공백이 크다. 방망이는 다른 팀에 견줘 결코 약하지 않지만 선발, 불펜을 가릴 것 없이 마운드가 약세다. 이 탓에 7패 가운데 4패가 역전패였다. 실제로 한화는 팀 타율 .260으로 6위에 올랐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7.30으로 가장 많다. 수치상으로도 한화의 투타 불균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화는 3연전 첫날 유창식을 선발로 투입한다. 유창식은 지난 3일 KIA전에 등판해 4이닝 동안 8안타 4볼넷으로 8실점으로 부진했다. 선발 맞상대는 윤성환이다. NC는 잠실에서 LG를 상대로 창단 첫 승에 도전한다. 지난 3일 롯데전에서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찰리에게 기대를 건다. 하지만 LG 역시 투타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연패를 끊기가 쉽지 않다. NC는 신생팀의 고질적인 숙제를 드러냈다. ‘공·수·주’에서 자랑할 만한 강점이 없고 고비를 넘어가는 위기관리 능력도 떨어진다. NC는 팀타율이 .224로 9위이고 평균자책점은 .491로 여섯 번째로 높다. 외국인 선발 삼총사가 주도하는 마운드보다 타격 부진이 더 심각한 문제다. 결국 이호준 등 베테랑 타자들이 제 몫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실책 없는 수비도 절실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암흑물질’ 증거 발견… 우주탄생 비밀 풀리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된 ‘알파자기분광계’(AMS)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국제물리학연구팀이 우주 구성 물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에 대한 단서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영국 BBC와 AFP 통신 등 외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주 총 물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은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같은 전자기파로는 관측되지 않으며, 오로지 중력을 통해서만 인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동안 우주생성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암흑물질이 어떤 요소로 구성돼 있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AMS 분석팀을 이끌고 있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새뮤얼 팅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는 이날 스위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AMS로 약 250억개의 소립자 이벤트를 관찰했으며, 이 중 약 80억개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전자와 그 반물질인 양전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까지 우주에서 수집된 반물질 가운데 최대 규모로, 양전자가 우주의 어느 방향에서 온 것인지 파악되면 암흑물질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팅 박사는 “이 양전자가 암흑물질의 신호인지 아니면 다른 데서 온 것인지 수개월 안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학자들은 암흑물질이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윔프’라는 소립자로 구성돼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윔프는 각자 대칭되는 반물질을 갖는 무거운 소립자로, 물질과 반물질이 충돌하면 서로 소멸하면서 전자와 양전자라는 새로운 입자들이 생성된다. 지금까지 윔프의 충돌을 관측할 수 있는 곳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에 있는 CERN의 강입자가속기(LHC)와 우주공간뿐이었다. 16개국 과학자들이 10년에 걸쳐 20억 달러를 투입해 만든 AMS는 우리 은하에서 암흑물질이 소멸하면서 생기는 양전자와 전자를 수집해 입자들의 질량과 속도, 에너지 같은 근본적인 성질을 밝혀낼 자료를 제공해와 물리학계의 숙원인 암흑물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정치권, 남북대치 해법 제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 관계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야권이 제안한 대북 특사 파견 방안에 대해 “실현될지는 모르지만 모든 카드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준비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미국 방문에 앞서 한·중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북한이 불장난을 저지르지 않게 중국이 견제 역할을 한다면 그 이상 좋을 게 없고 미국과의 동맹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도 “박 대통령이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기숙사 건립 등 개성공단 활성화 조치를 직접 발표하면 (남북 간) 대화가 풀릴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러면 북한에 다른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그럴 때 특사를 교환하면 장기적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복귀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막다른 골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여야 지도부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은 전쟁 협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번영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중단하고 개성공단을 즉각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개성공단 폐쇄는 경제 협력의 마지막 고리를 끊는 것으로 무모한 자해 행위”라면서 “북한은 개성공단을 정치적 제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대학들, 리포트 베끼기와의 전쟁

    대학들, 리포트 베끼기와의 전쟁

    정부관료와 대학교수, 연예인 등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논문 표절 관행에 강도 높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학부생들의 과제 베끼기와의 전쟁에 나섰다. 표절 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학생들 스스로 표절 감시기구를 만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바쁘다. 중앙대는 3일 학습지원 전산 프로그램인 ‘블랙보드’를 도입해 112개 강좌에서 학생들의 과제물을 철저히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개발한 블랙보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교수와 학생 간의 실시간 대화와 자료 공유 등이 가능하다. ‘세이프 어사인’ 기능을 이용하면 학생들이 낸 과제물이 친구의 것이나 인터넷 문헌을 베꼈는지는 물론 표절한 원문의 위치, 표절 비율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측은 표절 여부를 성적에 철저히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일련의 논문 표절이 학부생 때부터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인터넷 문헌 등을 베끼는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 등이 있어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들의 자정 노력도 활발하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손정훈 교수는 표절 방지를 위해 ‘표절추방(학생)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과제 속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표절이 확정되면 해당 학생은 F 학점을 받는다. 일부에선 기계적인 단속으로는 표절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표절 감시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상의 콘텐츠와 학생이 제출한 과제의 문장을 대조해 5단어~3문장 이상이 겹치면 표절로 간주하는데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오히려 표절 판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 제출 전 다른 표절 방지 프로그램을 돌려 걸리지 않을 정도로 단어 등을 손질해 적발을 피해 가는 사례도 있다. 손 교수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쓰더라도 표절이 해결될 수는 없다”면서 “적발보다 표절이 심각한 도덕적 문제라는 것을 교육하는 등 근본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산책 세리머니’ 이동국 “日에 알려주고 싶었다”

    “일본 관중에 알려주고 싶었다.” 이동국(34·전북)이 일본 축구의 심장부에서 3년 전 박지성(퀸스파크레인저스)의 골 뒤풀이를 그대로 재연, 한국 축구의 힘을 과시했다. 지난 3일 사이타마 2002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 이동국은 1골 2도움으로 전북의 모든 득점을 조율해 3-1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공격 포인트 3개보다 더 눈길을 끈 건 역전 결승골을 뽑아낸 뒤의 골세리머니 모습.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19분 에닝요가 올린 프리킥이 날아오자 이동국은 몸을 날려 헤딩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득점을 확인한 이동국은 몸을 일으켜 골대 뒤를 돌아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역전골에 찬물을 끼얹은 듯 망연자실한 우라와 팬들을 바라보며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기도 했다. 이동국의 이런 행동은 지난 2010년 5월 박지성이 일본과의 친선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일본 서포터들 앞을 여유있게 달려갔던 ‘산책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 한 것이었다. 당시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과 원정 친선경기에 나선 한국 대표팀은 박지성의 활약에 힘입어 2-0 완승으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고, 한국을 제물로 월드컵 출정을 자축하려던 일본축구는 한순간에 기세가 꺾였다. 사이타마 2002 스타디움의 관중석을 채운 2만 2000여 우라와 서포터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 ‘원맨쇼’로 존재감을 과시한 이동국은 “박지성이 3년 전 바로 이 곳에서 했던 세리머니가 갑자기 생각났다”며 “나를 지켜보는 일본 관중들에게 (내 존재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골을 넣고 난 뒤 경기장 안이 너무 갑자기 조용해져서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동국의 ‘산책 세리머니’는 일부 우라와 팬들이 전범기(‘욱일승천기’)를 나부끼며 응원을 펼치고, 전북 원정 응원단 70여명을 향해 물을 뿌리고 욕설을 퍼붓는 ‘무례’를 나무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MLB] 아쉬운 첫 퀄리티스타트

    첫 패전이었지만 퀄리티스타트로 치른 괜찮은 데뷔전이었다. 류현진(26·LA 다저스)이 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3분의1이닝 동안 10안타를 맞았지만 삼진 5개를 솎아내며 3실점으로 역투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번째 선수로 데뷔한 그는 역대 열네 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이자 박찬호(은퇴)와 최희섭·서재응(이상 KIA)에 이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네 번째 한국인이 됐다. 그러나 팀이 0-3으로 져 패전의 멍에를 썼다. 상대 좌완 선발 매디슨 범가너가 그를 도울 다저스 타선을 완전히 잠재운 탓이었다. 범가너는 8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낚으며 단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8일 오전 5시 10분 피츠버그전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0-1로 뒤진 7회 유격수 저스틴 셀러스의 실책과 안타로 만들어진 1사 2, 3루의 위기에 로날드 벨리사리오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셀러스의 홈 송구 실책으로 주자 둘이 홈을 밟아 실점이 3으로 불었다. 하지만 야수 실책인 탓에 자책점은 1점에 그쳤다. 투구수 80개 가운데 55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진 류현진은 최고 구속 148㎞를 찍었고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긴장한 탓인지 직구 제구가 흔들리며 이닝마다 주자를 내보냈다. 특히 7명이나 포진한 상대 우타자들의 몸 쪽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류현진은 볼넷 없이 2루타 이상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병살타 3개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그는 경기 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실점이 적은 게 다행”이라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던진 공이 안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첫 실점과 하위 타선에 내준 안타가 아쉬웠다”며 “오랜만에 크게 긴장했고 진 것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음 경기에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1회 앙헬 파간에게 빗맞은 안타, 마르코 스쿠타로에게 번트 안타를 내줘 순식간에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파블로 산도발을 중견수 뜬공,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버스터 포지를 3루수 병살로 처리해 한숨 돌렸다. 2회에도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안드레스 토레스를 병살타로 유도하고 브랜든 크로퍼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낚아 불을 껐다. 불안감을 보이던 류현진은 4회 1사 후 포지 등에게 연속 3안타를 내주며 결국 1실점했다. 5회를 병살타 등 무실점으로 넘긴 류현진은 6회 산도발, 포지, 헌터 등 중심 타선을 제물로 첫 삼자범퇴를 일궜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에게 잘 던졌다고 말해 줬다”며 “투구 내용이 시범경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데뷔전에서) 아주 잘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볼 스피드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 좋았다”면서도 “변화구의 각도가 좋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A J 엘리스도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많은 교민을 비롯해 4만 5431명이 그의 투구를 지켜봤다. 류현진이 6회 3루 땅볼을 때린 뒤 전력 질주하지 않자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류현진은 경기 뒤 “무조건 내 잘못”이라며 “팬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고개숙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상습체증’ 국회대로 지하화 상반기 첫 삽

    ‘상습체증’ 국회대로 지하화 상반기 첫 삽

    상습 교통체증 지역인 국회 앞 국회대로(조감도·일명 제물포길)의 지하화 공사가 올 상반기 중으로 시작된다. 서울시는 강서와 양천지역을 단절하고, 상습적인 교통체증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국회대로(양천구 신월동 신월IC~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의 지하화사업을 당초보다 앞당겨 올 상반기에 착공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터널 통행료는 1800원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8~20일 ‘강서·양천구 현장 시장실’을 운영해 국회대로 지하화와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 확충공사 등에 대한 주민의견을 듣고 이 같은 대안을 마련했다. 국회대로 지하화공사는 상습정체구간인 신월IC~여의대로 7.53㎞ 구간에 왕복 4차로 규모로 터널을 뚫어 지하도로를 만드는 것이다. 터널 위 상부공간은 자연녹지와 광장, 자전거도로가 정비된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해 주민들을 위한 휴식처로 제공된다. 이 사업은 45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으로 올 상반기 진행해 2018년 마무리된다. 시는 이를 위해 다음 달 예산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에 대한 외부용역 발주를 의뢰할 계획이다. 시는 또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신월지역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다음 달부터 빗물저류 배수시설 확충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유출수직구 시공을 시작으로 오는 2015년까지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마곡단지 개발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시는 서남권의 신경제 거점인 마곡단지를 서울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하기로 했다. 시는 자연형 호수, 생태습지 등으로 꾸며진 마곡중앙공원을 조성해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민다. 아울러 김포공항의 항공기소음 피해가 심각한 서남권 지역의 소음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소음지도를 작성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해 시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중앙정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자치구가 겪는 어려움을 하나하나 모으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울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권역별 현장시장실을 운영해 지역 현안을 직접 보고, 들으며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ISRAEL 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강해 보이기만 했던 이스라엘을 옆에서 바라보니 곳곳에 흉터가 선명했다. 이스라엘이 낸 ‘민족과 종교’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면, ‘사해·사막·지중해’가 들어있는 3종 선물 세트가 기다린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이스라엘관광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Masada마사다 & Qumran쿰란 강자 앞에서 당당하고 약자 앞에선 따뜻하고 싶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지리멸렬한 싸움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편향된 마음을 들킨 것인지, 이스라엘 여행은 처음부터 꼬였다. 출국을 코앞에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신문 국제면이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격화…전면전 가능’, ‘하마스 군 수장 사망’ 등 살벌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안전한 나라가 그 어디 있는가. 내 나라만 하더라도 서로 남과 북으로 찢어져 으르렁거리고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다. 출국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현지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휴전에 합의했으니 안심하고 와도 좋다.” 100여 명을 일주일 만에 죽이고 1,000명을 다치게 했다는 이번 전쟁은 시작도 끝도 문을 여닫는 것처럼 간단해 보였다. 짧은 말다툼으로도 마음이 들들들 끓는데, 총과 칼을 내젓는 싸움이 쉬울 리 없다. 이스라엘을 여행한다는 건 피고름이 철철철 흐르는 그들의 과거사를 훑는 과정이다. 이스라엘의 조상은 신에게 아들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아브라함1). 아브라함이 신으로부터 받은 땅은 바로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이다. 신의 간택을 받았을지언정 아브라함의 자손은 끝없는 고통 속에서 광야를 헤맸다. 그들의 수난사를 읊자면 끝도 없다. 유대인에게 행복한 과거란 노역생활을 하던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을 되찾았던 순간, 지혜로운 다윗과 솔로몬을 왕으로 삼았던 시절 정도였을 테다. 여기에 십자군전쟁의 박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의 삶까지 더하면 ‘신은 정말 있습니까’ 하고 저절로 묻게 된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로마제국의 발길질은 악명 높았다. 이탈리아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지중해에 발을 담근 구두 한 짝과 같은 모양새다. 신발의 높다란 굽으로 로마군은 유대인을 마구잡이로 밟아댔다. 척박한 사막을 비집고 자리한 기괴한 마사다Masada 는 로마군과 유대인의 처절한 싸움을 그 자리에서 똑똑히 지켜봤다. 450m의 높이에 들어선 이 요새는 길이 600m, 너비 320m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AD70년, 로마에서 온 디도 장군의 박해를 피하고자 유대인 960여 명이 마사다로 몰려들었다. 도망자들을 가만히 손 놓고 봐 줄 로마군이 아니다. 1만5,000여 명의 로마군은 마사다를 정복하고자 수를 쓴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마사다에 오르지 못해 쩔쩔매던 로마군은 요새로 들어가기 위한 경사로를 3년에 걸쳐 만들었다. 경사로가 마사다에 닿았을 때, 그곳에서 로마군을 기다린 것은 유대인의 시체 960구. 유대인들은 로마군에게 능멸을 당하는 대신 죽음을 택하기로 했던 것이다. 죽음을 도울 사람을 제비뽑기로 뽑고 최후의 1인은 자살하는 식으로 그들은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마사다 정상에 오르면 900명이 넘는 유대인이 어떻게 3년간 마사다 꼭대기에서 생활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이곳엔 목욕탕, 창고, 채석장, 교회, 수영장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마사다의 본래 용도는 왕의 피난처였다. BC40년경 헤롯왕2)은 본인이 도망갈 곳으로 마사다를 지었고 온갖 시설을 갖추었다. 헤롯왕이 만든 시설을 이용하며 목숨을 부지하던 유대인은 빗방울을 모으려 도랑을 만들고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비둘기까지 길렀다고 한다. 마사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금방이건만 많은 유대인은 가파른 마사다를 직접 두 발로 오르며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사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쿰란 동굴Cave of Qumran이 있다. 쿰란 동굴 역시 마사다와 마찬가지로 로마에 굴하지 않은 유대인의 삶을 증명한다. 유대교의 한 종파인 에세네파는 쿰란 동굴에 숨어 살던 은둔주의자들이었다. 에세네파는 성경사본을 항아리에 담아 숨겨놓았는데 2,000년이 지난 1947년, 목동이 염소를 찾던 중 항아리를 발견한다. 그 속에서 사해본Dead Sea Scroll으로 불리는 양피지 두루마리 7개가 나왔다. 1)아브라함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다. 그는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올리거라’는 신의 명령을 따르려 했을 정도로 신에게 충성했다. 현재 물과 기름 같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사실 알고 보면 아브라함을 한 조상으로 삼고 있다. 2)헤롯왕 이스라엘 일대를 다니다 보면 이스라엘을 통치했던 헤롯왕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헤롯왕은 아기 예수가 두려워 ‘어린아이를 모조리 죽이라’고 지시했던 왕으로 유명하다. 악덕한 왕이긴 했지만 그는 건축에 조예가 깊었다. 무너진 예루살렘의 성전을 대대적으로 재건축했으며 자신의 피난처로 철옹성 같은 마사다를 축조했다. 1 로마의 발길질을 피하고자 발버둥친 유대인의 흔적을 이스라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국기에 새겨진 별은 ‘다윗의 별’로 불린다 2 검은 양복을 고수하는 정통 유대교인 3 ‘머리 위에 신이 있다’는 의미의 작은 모자, 키파 4 유대인은 예수의 이야기를 닮은 신약성서를 부정하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것은 누구의 사원인가 Temple Mount성전산 & Western Wall통곡의 벽 마사다와 쿰란을 돌아보던 중 고개를 들었다. 모래바람이 풀풀 날리는 사막 한가운데서 보이는 것이라곤 너른 하늘과 뜨거운 태양뿐. 왜 유대인이 ‘하나의 신’만을 숭배하는지 퍼뜩 이해가 됐다. 그들에겐 이리저리 떠돌며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잡아 줄 강력한 절대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반대로 불교는 ‘숲의 종교’라 불린다. 울창한 숲은 사막과 달리 풍요로워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살아간다. 유일신이 필요 없다. 인간이 곧 신이 될 수 있으며 그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 된다. ‘하늘에 계신 신’을 아버지로 삼는 건 유대교뿐만이 아니다. 유대교에서 뻗어 나온 기독교,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니 세 종교가 하나로 겹쳐져 보였다. 한 뿌리에서 뻗어 나왔을지언정 결코 세 종교를 같다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종교의 각축장인 예루살렘에 입성하면 세 종교의 정체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예루살렘을 조망할 수 있는 감람산에 올랐다. 공동묘지 너머로 성전산Temple Mount이 보였다. 성전산은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교인 모두 ‘성지’라 여기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산인 동시에 예수의 발길이 닿은 곳이며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말을 타고 승천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서니 세 개의 종교가 동시에 “우리가 진짜”라 외치는 것만 같아 현기증이 났다. 지금 성전산에는 황금색 모자를 쓴 황금사원Dome of Rock이 서 있다. 이슬람교도가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지은 이 사원은 오마르 모스크Mosque of Omar로도 불리며 메카와 메디나만큼이나 중요한 곳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유대인은 이슬람교도가 축조한 황금사원을 보며 칼을 간다. 그들은 성전을 두 번이나 지었으나 두 번 모두 잃었다. 솔로몬왕 시절 지어진 첫 번째 성전은 전란 중 부서지고 말았고 두 번째 성전은 로마 디도 장군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됐다. 디도 장군은 과시용으로 성전의 서쪽 부분 일부를 남겨 두었는데 그 흔적이 통곡의 벽Western Wall이다. 땅을 잃은 백성은 수천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벽 앞에 선다. 세우면 무너지고, 찾으면 또 뺏기고…. 약자의 역사를 이해한다. 우리의 조상도 그랬을 것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유대인은 성전을 다시 세울 ‘그날’을 기다리며 통곡의 벽에 머리를 조아렸다. 키파1)를 쓰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토라2)를 읽는 그들의 모습은 생경하다. 구레나룻을 돌돌 말고 검은 양복을 입은 정통 유대교도도 여기선 흔하게 보인다. 1) 키파 유대인이 쓰는 테두리 없는 모자. ‘하느님이 내 머리 위에 있다’는 뜻으로 크기는 손바닥 크기 정도. 이스라엘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으니 기념품으로 사 와도 좋다. 2) 토라Torah 유대인은 예수의 행적을 담은 신약성서를 인정하지 않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토라는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일컫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프로축구] 부산, FC서울 제물로 첫 승

     부산이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을 제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포항은 수원을 잡고 K리그 클래식 선두로 나섰다.  부산은 17일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7분 터진 윌리엄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부산은 개막 이후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의 부진을 씻고 승점 3을 챙겼다. 당초 ‘동래고 더비’로도 관심을 모았던 터. 지난해 수원에서 물러나 올해부터 부산 사령탑을 맡은 윤성효 감독은 세 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지만 서울 최용수 감독은 윤 감독과의 일곱 차례 맞대결에서 (1무)6패째를 당해 ‘윤성효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둘은 동래중과 동래고, 연세대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로 윤 감독이 9년 위다. 서울은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의 늪에 빠졌다.  포항은 수원 원정에서 전반 김원일, 박성호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기고 2승1무(승점 7)로 선두에 나섰다. 인천, 전북과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앞섰다. 수원은 전반 초반 김두현이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실려 나간 뒤 미드필드에서 약점을 드러내 거푸 2골을 허용했다. 더욱이 2실점 뒤 경기를 뒤집으려던 수원은 ‘골대 불운’이 잇따라 땅을 쳤다.  후반 3분 최재수의 패스를 받은 라돈치치가 날린 슛이 골 포스트를 맞힌 것을 시작으로 후반 36분 조동건의 슈팅과 47분 라돈치치의 왼발 슈팅 등이 모두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오는 불운에 울었다.  한편, 광양 원정에 나선 울산은 김신욱의 결승골로 전남을 1-0으로 따돌리고 2승(1패)째를 거뒀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DB를 열다] 1963년 동숭동 옛 서울 문리대 앞에 나붙은 입시 격문

    [DB를 열다] 1963년 동숭동 옛 서울 문리대 앞에 나붙은 입시 격문

    대학 입시제도는 큰 변화를 겪어 왔다. 광복 후 입시제도를 보면 대학별 단독 시험제(1945∼1953), 국가연합고사·본고사 병행제(1954), 대학 입학 국가자격고사제(1962∼1963), 대학별 단독 시험제(1964∼1968), 대학 입학 예비고사·본고사 병행제(1969∼1980), 대학 입학 학력고사·내신 병행제(1981∼1993), 대학수학능력고사·내신·본고사 병행제(1994∼) 등 크게 나누어도 예닐곱 번이나 제도가 바뀌었다. 과열된 입시 경쟁에서 드러나는 갖가지 문제점에 대응한 결과였으나 완전한 해결책을 찾기란 불가능했다. 일류 대학에 가려면 일류 고교에 들어가야 하고 일류 고교에 입학하려면 일류 중학교에 들어가야 유리하다는 일류병이 만연했다. 명문 대학 또는 일류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열망은 입시제도와 관계없이 변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입학생 수는 일류 학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세칭 일류 고교들은 서울대에 이삼백 명씩 입학시키는 반면 한 명도 못 보내는 학교도 많았다. 1972학년도의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를 보면 경기고 333명, 서울고 248명, 경복고 212명, 경기여고 118명, 이화여고 85명, 중앙고 85명, 신일고 62명이었다. 지방 고교로는 경남고 173명, 부산고 141명, 광주일고 113명, 경북고 112명, 대전고 100명, 전주·제물포고 83명 순이었다. 고교 입시제도는 1974년부터 평준화돼 추첨으로 고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시작한 1977년 이후에는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978학년도의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는 전주고 134명, 대전고 91명, 경북고 82명, 마산고 71명, 광주일고·서라벌고 70명, 경복고 67명, 진주고 61명 순이다. 모두 재수생을 포함한 숫자다. 전주, 대전, 마산은 당시 비평준화 지역이었고 이미 평준화된 경북고와 광주일고의 합격자 수가 많은 것은 시험을 치고 입학했던 재수생이 각각 69명, 68명이나 포함된 결과다. 1980년이 되면 변화가 더욱 뚜렷해진다. 우신고 164명, 전주고 155명, 대전고 131명, 마산고 109명, 서라벌고 53명, 대일고 49명, 보성고 43명, 서울 대성고 35명, 휘문고 34명 등으로 전통적인 일류고들은 퇴장하게 된다. 우신고는 특수지 학교였고 전주·대전·마산고는 마지막 시험제 학생들이 대학 입시를 치른 해다. 사진은 1963년 2월 4일 여러 고등학교의 입시 격문이 휘날리고 있는 서울 동숭동 옛 서울대 문리대 앞의 풍경이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울산대 주요 강의 전세계 인터넷서비스

    울산대의 주요 강의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무료로 제공된다. 울산대는 4일 세계 최대 무료 교육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의 ‘아이튠스 유’를 통해 ‘정주영과 기업가 정신’ 등 정주영학 관련 2과목과 석좌교수 3과목, 우수 강의 8과목 등 총 15과목 274개의 동영상 콘텐츠 및 학생 자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주영학 강좌는 세계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영어 자막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이튠스 유는 세계 유명 대학, 도서관, 박물관의 강의와 과제물, 서적, 퀴즈 등 무료 교육 콘텐츠를 전 세계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현재 세계 30여 개국 유명 대학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울산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한국외국인학교, EBS 등 5개 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철 울산대 총장은 “아이튠스 유를 활용한 울산대 온라인 강의 서비스는 국내 대학도 세계 유수의 대학처럼 전 세계에 강의를 서비스하는 단계로까지 올라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세계인들의 평생 교육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WBC] 궈훙즈·천훙원 등 막강 불펜… 초반에 잡아야 8강 간다

    [WBC] 궈훙즈·천훙원 등 막강 불펜… 초반에 잡아야 8강 간다

    “타이완을 제물로 8강 기적을 일군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5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리는 홈팀 타이완과의 1라운드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첫 상대 네덜란드에 충격패해 벼랑 끝으로 내몰린 한국은 타이완을 상대로 상처난 자존심을 반드시 치유한다는 각오다. 한국이 2라운드(8강)에 진출하려면 타이완을 5-0 이상의 큰 점수 차로 눌러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타이완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시아의 복병으로 여겨지던 타이완은 그러나 이번 대회 B조 최강 전력을 뽐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첫 경기에서 호주를 4-1로 물리친 데 이어 네덜란드전에서는 8-3으로 역전승했다. 2연승을 달린 타이완은 일본 도쿄에서 계속되는 2라운드 진출이 가장 유력하다. 셰창헝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3승을 거두겠다”면서 “이번에 기회가 왔다. 5일 최고의 결과를 내겠다”며 한국전 승리를 자신했다. 타이완은 2006년 1회 대회 때 한국에 0-2로, 2회 때는 0-9로 졌다. 한국과 달리 해외파를 총동원해 ‘드림팀’을 구축한 타이완은 우선 마운드가 튼실하다. 호주전에서는 5안타만 내줬고 네덜란드전에선 고작 1안타만 허용했다. 다행히 호주전 선발 왕젠민(투구수 61개)과 네덜란드전 두 번째 투수 판웨이룬(60개)은 투구수 제한에 걸려 한국전에 서지 못한다. 하지만 궈훙즈, 천훙원 등 불펜이 막강해 한국의 초반 공략이 관건이 되고 있다. 화력은 더 무섭다. 타이완은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하는 등 두 경기에서 장단 17안타를 폭발시켰다. 고비에서는 찰떡 같은 집중력까지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양다이강(니혼햄)과 펑정민(슝디)이 요주의 인물이다. 톱타자 양다이강은 네덜란드전에서 6회 쐐기 2점포를 쏜 승리의 주역이다. 지난해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287에 7홈런 55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3번을 때리는 1루수 펑정민은 호주전에서 1점포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지난해 타율 .320에 14홈런 88타점을 올린 자국리그 슝디의 간판 스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WBC] 절대 약자는 없다 이들을 경계하라

    “절대 약팀은 없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2일 타이완 타이중의 인터콘티넨털 구장에서 개막하는 대회 1라운드 B조 경기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첫 단추를 꿴다. 하루를 쉰 뒤 호주(4일), 타이완(5일)과 격돌하는 일정이다. 전력상으로는 한국과 타이완이 두 장의 2라운드 티켓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류중일 감독은 3경기를 모두 잡아 조 1위로 2라운드에 오른다는 각오다. 현지에서 전력 분석에 몰두하고 있는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절대 약팀은 없다. 매 경기 결승처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 타이완은 물론 약체로 꼽히는 호주까지 예전과 다른 전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했다”며 “마운드와 일발 장타가 승부를 가르는 단기전임을 감안할 때 한국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첫 상대 네덜란드는 엔트리 28명 중 22명이 미국, 일본에서 뛴 경험이 있다. 한국이 대회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네덜란드는 2009년 2회 대회 때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을 두 번이나 잡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화력이 매섭다. 올해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안드뤼 존스(라쿠텐)와 일본 홈런왕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핵이다. 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골든글러브를 10번이나 끼었고 통산 434홈런을 폭발시켰다. 발렌틴은 지난해 홈런 31개로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다. 여기에 로저 베르나디나(워싱턴)와 안드렐톤 시몬스(애틀랜타)가 힘을 보탠다. 네덜란드전 선발은 윤석민(KIA)이 유력하다. 힘보다 예리한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승부하라는 주문이 나온다. 호주는 모두가 1승 제물로 점찍은 약체다. 하지만 ‘지한파’ 선수들이 포진해 방심은 금물이다. 국내 무대에서 뛰었던 크리스 옥스스프링과 브래드 토머스가 마운드의 주축이다. 옥스스프링은 2008년 LG에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고 ‘파이어볼러’ 토머스는 2008~09년 한화에서 44세이브를 작성했다. 토머스는 예전만 못하지만 한국전 선발이 예상되는 옥스스프링의 구위는 더 좋아졌다. 한국과 조 1위를 다툴 타이완은 미국과 일본에서 뛴 선수들로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 앞선 두 대회에서 한국에 모두 진 아픔을 안방에서 되갚겠다고 벼르고 있다. 타이완은 WBC를 계기로 빅리그 재진입을 노리는 왕젠밍과 궈훙즈를 각각 선발과 마무리로 내세울 전망이다. 2006년 뉴욕 양키스에서 아메리칸리그 다승왕(19승)에 오른 왕젠밍은 메이저리그 통산 61승(32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고 2005년 LA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좌완 궈훙즈는 13승17패, 평균자책점 3.73을 거뒀다. 왕젠밍의 구위는 떨어졌지만 한국전에 나선다면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여기에 외야수 린저쉬안(휴스턴)과 마이너리거 뤄자런(휴스턴), 왕웨린(시카고 화이트삭스) 등도 경계 대상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무앙통은 승점 3점 제물”

    날카롭게 벼른 ‘닥공’을 시험할 결전의 날이 밝았다. 태국의 무앙통 유나이티드와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펼칠 K리그 전북의 파비오 감독 대행이 “승점 3점을 챙길 준비는 다 됐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25일 태국 방콕 논타부리의 선더돔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파비오 대행은 “일찌감치 방콕에 입성해 충실하게 준비했다”며 “더운 날씨에 적응하면서 컨디션이 확실한 선수를 이미 골라냈다. 우리 전력이 지난겨울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자신했다. 7년 만의 두 번째 아시아 정상을 벼르는 전북은 26일 밤 9시(한국시간) 조별리그 1차 원정경기를 갖는다. “지난해 태국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을 일궈냈다고는 하나, 거기에 주눅들 이유는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파비오 대행은 “특히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요주의 선수인 마케도니아 출신 미드필더인 마리오 유로브스키를 철저히 분석했다. 확실하게 발을 묶겠다”고 다짐했다. 2년째 무앙텅 사령탑을 맡아오고 있는 슬라비사 조카노비치(세르비아) 감독은 “객관적 전력상 전북이 강하다”는 태국 기자의 말에 “무앙텅은 지난 2년 동안 강력한 세르비아 축구에 잘 녹아들었다. 지난해 태국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은 힘과 기술의 유럽축구를 태국축구에 잘 접목시킨 결과”라고 덧붙였다. 2010년과 이듬해에 이어 세 번째 본선에 올라 태국 클럽 첫 16강을 노리는 조카노비치 감독은 “16강 진출을 위한 전략은 여러 가지가 있다. 확실한 건 6경기(조별리그 홈 앤드 어웨이) 가운데 1차전을 치르고 난 뒤 결정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콕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사람 머리 놓고 종교의식 치르면…” 황당 살인사건

    돈과 미신에 얽힌 끔찍한 살인사건이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남아프리카 이스트랜드에 사는 남자가 부인을 참수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고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남자는 부를 얻게 해 준다는 종교의식 ‘머티’를 치르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이 함께 사는 집에서 남자는 범행을 저질렀다. 자식 셋에게 “방에서 나오지 말라.”하고 부인을 방으로 데려가 숨질 때까지 칼을 휘둘렀다. 이어 도끼와 칼을 이용해 부인을 참수했다. 범행은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15살 아들이 집을 빠져나가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범인은 마당에 땅을 파고 시신을 묻으려 하고 있었다. 범인은 조사에서 “부인의 머리를 제물로 ‘머티’라는 종교의식을 행하면 부자가 된다는 말을 듣고 부인을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주민들은 어이없는 이유로 부인을 살해한 남자에게 린치를 가하려 했지만 경찰이 저지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인천판 도가니’ 명심원의 양심불량

    ‘인천판 도가니’ 명심원의 양심불량

    중증장애인에 대한 상습폭행 등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한 장애인 시설의 직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인천판 도가니’ 사건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폭력이 계속됐는데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인천 연수구에 있는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 명심원에서 생활지도 교사의 폭행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 의혹이 일자 시설장 등 직원 10명에 대해 6개월간 직권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재활교사인 한모(57·여)씨는 ‘눈치를 본다’는 이유로 장애인들의 뺨을 마구 때리거나 팔을 뒤로 꺾는 등 여러 차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머리카락을 잡고 목을 뒤로 젖힌 뒤 강제로 약을 먹이고 ‘방에 빨리 들어가지 않는다’며 열쇠 뭉치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차가운 타일 바닥에 눕힌 채 목욕을 시켜 추위로 떨게 하거나 세탁기에서 나오는 세제물을 그대로 맞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모(57·여)씨 등 다른 재활교사 8명은 장애인들에게 신발을 베게 한 뒤 밥을 먹이거나, 걷기 연습을 못한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때리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 간호조무사 나모(50·여)씨는 중증장애인들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손발을 묶고 마취 없이 봉합 시술을 벌였다. 한 장애인에게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시설장의 집 청소와 빨래 등을 시키면서 임금은 시설장의 친척 명의 통장으로 빼돌렸다. 감독 책임이 있는 인천 연수구는 2011년 지도점검을 한 뒤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일어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시설 및 법인의 자정 노력이 없고, 경영진이나 직원의 책임의식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했으면서도 제대로 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들은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급여 점검에 앞서 시설 관계자들이 허위문서를 작성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묵인했다. 인권위는 재활교사 한씨와 서씨 등 2명을 각각 폭행과 상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수구청장에게는 시설장 교체 등 행정조치와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인천시장에게는 명심원의 법인에 공익이사제를 도입해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보호와 투명한 운영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한씨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조사 대상 직원 9명 중 8명이 그대로 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법인 이사장과 시설장에게는 분리 조치와 징계를 권고했다. 현재 명심원에는 아동들을 포함해 80여명의 중증장애인이 입소해 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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