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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아름다운 선행, 차가운 벽 채우다

    [현장 행정] 아름다운 선행, 차가운 벽 채우다

    7년간 온정 베푼 기업·기관·구민 54명 ‘기부천사’ 선정…구청 벽에 이름 새겨 ‘희망온돌 겨울나기’…15억원 모금 목표‘한서고등학교, 강서구 국공립어린이집 연합회, 류대환, 남석우.’ 서울 강서구청 본관을 들어서면 한쪽 벽에 기업과 기관, 구민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강서구는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이웃을 위해 꾸준히 선행을 펼친 기부자 가운데 54명을 선정해 명예의 전당을 마련했다. 따뜻한 기부천사들의 이름이 구청 벽면을 메우면서 건물 안에는 온기가 돌고 있다. 강서구는 매년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이 되면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통해 모금활동을 펼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기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구민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벽면을 채우자’는 의견을 냈다. 노 구청장이 출퇴근길에 마주했던 구청 계단 벽면에는 구정을 홍보하기 위한 게시물이 걸려 있었다. 노 구청장은 지난 22일 열린 명예의 전당 제막식에서 “겨울이 시작되는 무렵에 따뜻한 겨울나기 선포식을 했다”며 “그동안 강서를 위해 나눔을 실천해주신 기부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차원에서 명예의 전당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제막식에는 김병진 강서구의장, 황후영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을 비롯해 기부자와 구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성락영 삼애교역 대표는 “노점상 할머니에게 산 물품을 다시 어려운 분에게 전달하려고 한 게 계기가 돼 기부를 시작했다”며 “어려운 이웃에게는 작은 기부가 빛과 소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쾌환 한성 e비즈니스 대표도 “사업 실패를 딛고 깨달은 것은 나누면 나눌수록 돈이 더 잘 벌린다는 것”이라며 “나누고 싶은 마음에 즐겁게 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서구는 올해도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통해 모두 15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내년 2월 19일까지 이어지는 겨울나기 사업에 많은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나눔문화 확산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역 내 공기업을 비롯한 마곡지구 입주기업 등 기업체를 방문해 모금활동하고, 국·공립, 민간, 가정 보육시설 아이들이 참여하는 ‘사랑의 저금통 나누기’ 등 다양한 나눔문화 활동도 벌인다. 노 구청장은 “우리 구 특성상 다른 자치구에 비해 다양한 계층의 복지 수요가 많고, 전체예산에서 사회복지 예산의 비중이 60%를 넘는 만큼 예산만으로 복지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다”며 “기부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해경 2년 3개월 만에 다시 인천 시대

    해경 2년 3개월 만에 다시 인천 시대

    해양경찰이 다시 인천 시대를 열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부실 대응으로 해체되며 그해 11월 국민안전처 소속이 되어 세종 정부종합청사로 이전했던 해경은 이후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다시 독립해 세종으로 간 지 2년 3개월 만에 인천에 둥지를 튼 것이다. 지난 24일 본청에서 열린 첫 상황 회의를 시작으로 정식 업무에 들어간 해경은 27일 관계기관과 지역민들을 초청해 현판 제막식을 갖는다. 조현배 청장은 “세계 최고의 믿음직한 해양경찰기관을 만들겠다는 꿈을 인천에서 국민과 함께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또 못 세운 JP 흉상… 모교 재학생 92% “반대”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흉상 제막식이 지난 24일 모교인 충남 공주고에서 열렸으나 설치는 재학생 반대로 무기한 보류됐다. 25일 공주고 등에 따르면 공주고 총동문회는 이날 교내 웅비관에서 JP 흉상 제막식을 치렀다. 김 전 총리 딸 예리씨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 정진석 의원, 김희수 전 건양대 총장, 임재관 총동문회장 등 정치권 인사와 동문 800여명이 참석했다. 임 총동문회장은 기념사에서 “김 전 총리는 전쟁으로 피폐한 나라의 근대화를 산업화로 일군 대한민국 격동의 역사, 그 자체”라며 “역사적 부정 요인에 비판도 있지만 동문들이 영원히 간직해야 할 것으로 보고 흉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딸 예리씨는 공주고 동문회 장학회에 1000만원을 전달했다. 조충식 교장은 “흉상 제막식이 두 번(2015년과 2016년)이나 연기됐고 이번도 반쪽 행사가 됐다”면서 “제막식을 동문 간 반목과 갈등을 봉합하는 기회로 삼아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총동문회는 받침대를 합쳐 높이 2.5m인 흉상을 설치하지 못하고 제막식에서 공개하는 데 그쳤다. 당초 교내 동문 동산에 세울 참이었으나 지역 시민단체는 물론 재학생들이 설치를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공주고 학생회는 제막식을 앞둔 지난 19일 재학생 5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보니 92.7%인 492명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박충만(2학년) 학생회장은 “현재 학교 주인인 재학생 의견을 무시하고 흉상 건립이 진행됐다. JP는 한일협정 당사자이다. 위안부 동아리까지 만들어 올바른 역사의식을 키우려는 공주고생의 자부심을 지켜달라”고 했다. 재학생들은 등교 시간에 피켓 시위도 벌였다. 총동문회는 흉상을 공주고 역사관에 보관하고 2022년 개교 100주년 때 다른 역사적 동문과 함께 기념하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히말라야의 별이 된 직지원정대 추모 조형물 제막

    히말라야의 별이 된 직지원정대 추모 조형물 제막

    “준영아, 종성아 보고싶다” 9년 전 히말라야에서 등반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故) 민준영(당시 36)·박종성(당시 42) 대원의 추모조형물이 청주에 설치됐다. 직지원정대와 충북산악구조대는 21일 청주 고인쇄박물관 내 직지교 옆에서 추모조형물 제막식을 가졌다. 동료 대원과 유가족 등 20여명이 함께했다.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추모 조형물은 이들의 땀이 녹아있는 직지봉과 히운출리 북벽을 본떠 제작됐다. 높이 1.2m, 길이 1.8m다.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6년 30여명으로 구성된 등반대다. 두 대원은 2008년 히말라야 차라쿠사지역 미답봉(해발 6235m) 등반에 성공하며 히말라야에 처음으로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켰다. 두 대원이 히말라야의 별이 된 것은 2009년이다. 그해 9월 히말라야 히운출리 북벽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그달 25일 오전 5시 30분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교신 후 실종됐다. 직지원정대는 신루트를 ‘직지루트’로 명명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직지 홍보를 위해 산과 싸우다 실종된 이들의 희생을 잊지않고 있던 청주시는 이번에 조형물 제작비 2000만원을 전액 지원했다. 당시 직지원정대장이었던 박연수(54)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내년 1월 히말라야에 가 두 대원들에게 추모비 제막을 알려줄 계획”이라며 “직지봉이 있다는 사실을 통해 청주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직지봉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 김종필(JP) 흉상 모교 공주고 설치 계획에 재학생 반발

    지난 6월 별세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흉상이 모교인 충남 공주고에 건립되려하자 재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21일 공주고 등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회가 지난 19일 재학생 531명을 대상으로 김 전 총리 흉상 설치에 대해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총동문회가 오는 24일 오후 2시 교내 동문 동산에서 김 전 총리 흉상 제막식을 강행할 뜻을 학교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조사결과 92.7%인 492명이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39명(7.3%)에 그쳤다고 학생회는 밝혔다. 박충만 학생회장(2학년)은 “총동문회가 현재 학교의 주인이자 가장 크게 영향 받을 재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흉상 건립을 진행했다”면서 “JP는 지금도 비판받는 한일협정 당사자다. 위안부 동아리를 만들 만큼 올바른 역사의식을 키우려는 공주고 학생의 자부심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재학생 50여명은 이날 등교 시간에 교문 앞에서 10여분간 김 전 총리 흉상 반대 피켓 시위를 벌였다. ‘JP 보고 배워도 될까?’ ‘J=절대 돌아올 수 없는, P=PAST(과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신채호’ 등이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전날 아침에도 시위를 했다. 이 자리에 공주 시민단체 회원과 공주고 및 인근 학교 교사들도 동참했다. 학생회는 건립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JP 흉상 모교 건립 시도는 2015년부터 수차례 있었으나 보충수업 거부 등 교내 반발과 시민단체의 항의시위로 번번이 무산됐다.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폐허 속 부산 재건’ 위트컴 장군 조형물 세운다

    ‘폐허 속 부산 재건’ 위트컴 장군 조형물 세운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부산 재건에 헌신한 리처드 위트컴(1894~1982·준장) 장군을 기리는 기념조형물 건립사업이 추진된다.부산시는 유엔군 참전용사 가운데 장군으로 유일하게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위트컴 장군 조형물을 건립하기로 하고 건립추진위원회, 부산보훈청, 남구, 김정훈 국회의원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22일 오후 2시 부산시청에서 이들 관계자와 함께 조형물 건립 추진 방안에 대해 회의한다. 설치 장소는 유엔기념공원 인근 유엔평화공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 10억원은 국·시비와 시민 모금 방식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내년 3월부터 기금 모금에 들어가고 11월 11일 제막식을 할 예정이다. 위트컴 장군은 부산지역 군수사령관으로 재직하던 1953년 11월 27일 부산역전 대화재 때 군수물자를 이재민에게 나눠줬다. 이 일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선 그는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게 진정한 승리”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박수와 함께 구호물자까지 얻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산 메리놀병원과 고아원 시설 건립 등 전후 부산지역 재건에 앞장섰다. 전역 뒤에도 한국으로 돌아와 한미재단을 만들어 수많은 전쟁고아를 도왔고 북한지역 미송환 병사 유해 발굴에 힘썼다. 유언에 따라 1982년 서울에서 타계하자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 세계에 하나뿐인 유엔기념공원과 함께 평화의 상징으로 위트컴 장군을 세계인이 기억하고 추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울포토]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

    [서울포토]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

    20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에서 예종석 사랑의열매 회장, 이연복 셰프 등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사랑의 온도탑 제막…73일간 4105억 모금 모표

    사랑의 온도탑 제막…73일간 4105억 모금 모표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금 캠페인이 시작된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캠페인 상징인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연다. 모금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 73일 동안 4105억원을 모금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모금액인 4051억원보다 1.3% 많은 금액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인 41억 5000만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른다. 기부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060-700-1212·통화당 3000원)와 문자(#9004·문자당 2000원), 나눔 상품 구매,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지상파TV 3사와 공동으로 하는 모금 생방송, 지하철·은행에 비치된 모금함, 사랑의 열매 홈페이지(www.chest.or.kr) 온라인계좌 등을 통해서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모금액은 사회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개인과 사회복지 활동을 하는 법인·기관 등에 배분될 예정이다. 사랑의 열매 연말연시 모금액은 2013년 당시 3173억 원에서 지난해 4051억 원으로 매해 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왼팔 잘린 채 오른팔로 든 태극기…‘남도의 유관순’ 초인적 항일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왼팔 잘린 채 오른팔로 든 태극기…‘남도의 유관순’ 초인적 항일

    일제의 무자비한 진압과 잔인한 고문에도 독립운동가들은 결코 무릎을 꿇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초인적인 저항 정신을 보여 준 독립운동가가 있다. 육신의 일부가 절단돼 선혈이 쏟아지는 중에도 떨어진 태극기를 주워 들고 만세를 더 크게 외친 윤형숙(1900~1950) 열사. 열사를 흔히 ‘남도(南道)의 유관순’이라 부른다. 전남 여천역에서 내려 윤 열사의 조카 윤치홍(78)씨를 만나 여수 이순신공원의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을 둘러보았다. 2014년 건립된 기념탑 옆에는 팔이 잘린 열사의 모습이 담긴 부조물이 있다.윤씨는 “끝까지 일제에 굴하지 않고 평생 나라를 위해 몸바친 인물”이라고 열사를 소개했다. 윤씨의 할아버지 윤자환(1896~1950·대통령 표창) 선생도 3·1 만세운동 때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다 체포돼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윤씨는 10여년 동안 기록 발굴에 매달린 끝에 알려지지 않은 열사의 공적을 찾아냈다고 한다. 열사는 닥쳐올 운명을 암시하듯 혈녀(血女)라는 이명(異名)으로도 불렸다. 학적부와 판결문에는 ‘윤혈녀’로 적혀 있다. 윤씨는 윤혈녀와 호적상의 윤형숙이 동일인임을 어렵사리 확인했다.●윤 열사 조카, 10여년간 관련 공적 찾아 내 타오르는 들불처럼 만세운동이 번졌던 1919년 3월 광주에서도 민중과 학생들이 떨쳐 일어났다. 윤 열사는 당시 광주 수피아여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이 학교에는 민족의식이 남달랐던 박애순(1896~1969·건국훈장 애족장) 교사가 재직하고 있었다. 박 선생은 고종 황제의 승하 소식과 일제에 빼앗긴 나라 안팎의 사정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며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광주 만세운동은 3·1운동 전부터 움트고 있었다. 일본 도쿄 유학생 정광호가 귀국해 2·8 독립선언을 청년들에게 알렸다. 서울 유학생인 최정두와 고종 황제의 국장에 참례하고 서울 시위에 참가한 김철도 귀향해 남궁혁의 집에 모여 거사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독립선언서, 태극기, 격문 등을 밤새 만들어 장날인 8일 서울과 똑같은 만세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준비 시간이 너무 짧아 다시 작은 장날인 3월 10일로 거사일을 바꾸고 학생들과 읍민들에게 참가를 독려했다. 이에 박 선생도 김복현, 김강으로부터 독립선언문 50여통을 받고 학생들에게 취지를 설명했다. “당연히 참가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말했다. 학생들은 수피아홀에 숨어 밤새 치마를 뜯어 태극기를 만들었다. 드디어 10일 오후 3시 30분. 광주 부동교(不動橋) 아래 작은 장터에 수피아여학교·숭일학교·농업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기독교인, 주민 등 1000명이 넘는 군중이 모여들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받아들고 외치기 시작했다. “대한독립만세!”, “왜놈들은 물러가라.” 윤형숙은 시위 행렬의 맨 앞에서 만세를 불렀다. 시위대는 시장 안을 돌아 서문통을 거쳐 우편국 앞으로 행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본 헌병과 경찰은 군중의 기세에 눌려 감히 시위를 방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본정통을 돌아 경찰서 앞으로 나아가려 하자 헌병들은 실탄 사격을 하고 검을 휘두르며 무자비하게 진압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일본 헌병이 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던 윤 열사의 왼팔 상단부를 군도(軍刀)로 내리쳤다. 잘려나간 팔이 붉은 피를 뿌리며 땅에 떨어졌다. 남은 팔에서도 피가 쏟아졌고 윤 열사는 정신을 잃었다. 조금 전까지 열사의 몸 일부였던 팔이 땅에 뒹굴고 있었다. 그러나 다섯 손가락은 태극기를 꼭 붙잡고 있었다. 유혈이 낭자한 몸으로 열사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오른팔로 땅에 떨어진 태극기를 주워 들고 높이 흔들었다. 그러면서 더 큰 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군중은 비분강개하여 더욱 격렬하게 항거했다. 군중은 광주경찰서 앞으로 몰려들었다. 일제는 총검을 휘둘렀고 경찰서 앞마당은 피로 벌겋게 물들었다. 그 자리에서 100여명이 구금되었다. 한쪽 팔을 잘리고도 만세를 외친 윤 열사의 행동에 일본 군경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 육군성에 다음날 보고됐다. 열사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도 못한 채 심문을 당했다. 일경은 굽히지 않는 열사를 가혹하게 고문해 오른쪽 눈을 멀게 했다. 팔이 잘린 열사는 재판정에도 나가지 못했고 결석재판으로 4개월 형에다 4년 연금형을 더한 판결을 받았다.●팔 잘려 재판 못 나가… 결석재판 징역 4개월 이후 열사는 함남 원산 마르다신학교에 입학했지만 고문 후유증이 심해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다. 열사는 요양차 전북 전주로 내려가 전주기전야학교 사감으로 일하고 고창군의 한 유치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건강은 점점 나빠졌다. 1939년 고향 여수로 내려갔다. 왼쪽 눈의 시력마저 거의 잃었지만 열사는 봉산학원 교사로 교편을 잡는 한편 야학을 열어 글을 모르는 마을 청년들을 가르치는 데도 열정을 쏟았다. ‘외팔이 선생’으로 불리며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던 열사에게 더 큰 비극이 닥쳤다. 열사는 평소 반공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1950년 6·25가 터지고 북한군이 여수까지 점령했다. 지인의 집으로 피신했던 열사는 뒤를 캔 내무서원에게 붙잡혔다. 서울이 수복된 9월 28일 북으로 퇴각하기 직전 북한군은 여수 둔덕동 과수원에서 열사를 총살했다. 파란만장한 20세기의 전반을 헤쳐 온 열사의 나이 50세였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몸으로 실천한 ‘사랑의 원자탄’ 주인공 손양원 목사도 함께 총살당했다. ●잘린 팔 무등산에 묻혔다 전하지만 못찾아 열사는 1900년 9월 13일 전남 여수 화양면 창무리에서 태어났다. 윤치홍씨와 택시를 함께 타고 30여분쯤 가니 확장 공사 중인 도로 옆 비탈에 열사의 묘소가 있었다. 바로 옆에 작은 공장이 있고 잡초가 드문드문 자란 쓸쓸한 모습이었다. 도로 너머로 추수를 마친 창무리의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창무리는 조선시대에 말을 방목해 기르던 목장이었다고 한다. 묘비에는 ‘고 순교자윤형숙전도사지묘’(故殉敎者尹亨淑傳道師之墓)라고만 씌어 있다. 윤씨는 이 비석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었다. 열사가 총살당했다는 비보를 전해들은 고향 친지들은 20리 길을 걸어 학살 현장을 찾아갔다. 어둠 속에서 한쪽 팔이 없는 시신을 수습해 그날 밤 고향 뒷산에 가매장했다. 이듬해 4월 교회 사람들이 묘비를 만들어 고향 마을로 가져왔으나 마을 사람들은 받아주지 않았다. 항일 운동에 몸바친 열사에게 단순히 ‘순교한 전도사’라고 이름 붙이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석은 방치돼 소고삐를 매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그렇게 10년이 흐른 뒤 가까운 친지들과 마을 유지들이 모여 묘를 이장하고 조촐한 묘비 제막식을 열어 열사의 영혼을 달래 주었다. 열사의 팔은 누군가 광주 무등산 자락에 따로 묻어 주었다고 한다. 자신이 죽으면 팔을 함께 묻어 달라고 했다는데 팔무덤을 찾을 길이 없었다. 추모비엔 이렇게 썼다. “당신의 충령(忠靈)을 천추(千秋)에 길이 전하게 될 것이며 당신의 거룩하신 충절을 값없이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정부, 2004년에야 건국포장 추서 열사에게도 한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한 남자가 있었다. 그러나 끝내 거절했다고 한다. 젊음은 일제에, 생의 마지막은 북한군에게 희생된 열사의 일생은 민족 비극의 축소판이었다. 2004년 정부는 열사에게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새로 만든 묘비석에는 이런 글귀가 씌어 있다. “왜적에게 빼앗긴 나라 되찾기 위하여 왼팔과 오른쪽 눈도 잃었노라. 일본은 망하고 해방되었으나 남북·좌우익으로 갈려 인민군의 총에 간다마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겸재 정선, 다시 강서로 오다

    겸재 정선, 다시 강서로 오다

    서울 강서구는 오는 22일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겸재 정선 동상 및 공덕비 제막식을 가진다고 15일 밝혔다. 겸재 정선은 1740년부터 1745년까지 종5품 양천현령(지금의 강서구청장)으로 재직했으며, 경교명승첩, 양천팔경첩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다. 이번에 설치되는 겸재 정선 동상은 광주정씨대종회에서 제작·기증했으며, 공덕비는 강서문화원에서는 기증했다. 공덕비에는 겸재 정선의 양천현령 재직내용을 포함해 관직활동 및 예술세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제막식이 열리기 전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오전 10시부터 ‘겸재이해의 쇄어(이야기)와 다산의 제가장화첩’이란 주제로 김언종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특별강연도 열린다. 강서구는 진경산수화로 동아시아에 한류바람을 일으킨 겸재 정선의 맥을 잇고자 매년 5월 겸재정선미술관 일대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청소년들이 끼와 재능을 춤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겸재 청소년 문화한마당도 신설해 전국적으로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구 관계자는 “겸재의 숨결이 남아있는 강서구가 향기로운 문화도시로 성장해 나가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높이 182m 4900억원 쏟아부은 세계 최대 동상 제막

    높이 182m 4900억원 쏟아부은 세계 최대 동상 제막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지상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을 지으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지어지던 높이 182m의 거대 동상이 31일 제막됐다. 건설 비용으로 무려 4억 3000만달러(약 4900억원)가 투입됐다. 대형 지진이나 강풍에도 견디고 쓰러지지 않도록 동상 무게가 무려 6만 7000톤에 이른다. 동상 몸체에는 1만 2000개의 동판 패널을 붙였는데 이것들의 무게만 1850톤이 된다. 동상과 주변까지 2만㎡ 면적이 되고 주위에 12㎢ 크기의 인공호수가 들어섰다. 중국 출신 수백명을 포함해 2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동원됐다. 독립 영웅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을 기리기 위한 동상으로 ‘단결의 동상’으로 이름 붙여졌다. 그는 인도의 첫 내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지냈으며 반목하던 여러 주들을 설득해 하나로 묶고 독립 후 인도 정부가 출범하도록 만들어 ‘인도의 철인’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3년 선거 유세 도중 “많은 이들이 파텔이 초대 총리에 오르지 못한 것을 애석해 하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그 역시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지어진 것이란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다른 곳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공적 예산을 낭비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날 제막식에 참석, “인도의 정신과 결단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공군 전투기들이 인도 조각가 람 수타르가 설계한 동상에 꽃들을 뿌리며 비행했다. 구자라트주 정부가 건설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연방 정부와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모디 총리가 2010년 구자라트주 수석 장관이었을 때 구상했던 동상 건립 계획을 밀어붙여 동향 출신인 파텔과 자신을 동격화하려는 것이란 비난도 나온다. 이 동상은 미국 뉴욕의 자유의여신상의 곱절 가까이 되며 지금까지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던 중국의 춘사 불상(128m)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 단결의 동상이 세계 최고 동상의 지위를 오래 유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바로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정부도 마라사 전사들의 왕 시바지를 기리는 동상을 190m 높이로 짓고 있기 때문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충북 옥천에 생선국수 거리 생겼다

    충북 옥천에 생선국수 거리 생겼다

    충북 옥천은 금강과 대청호를 끼고 있어 민물고기 음식이 발달했다. 그 중에 최고는 생선국수다. 물고기를 뼈째 고아 만든 육수에 고추장과 국수를 넣고 끓여 맛과 영양을 모두 잡았다. 옥천군이 청산면 지전리와 교평리 일대에 ‘청산 생선국수 음식거리’를 조성하고 다음달 12일 선포식을 갖는다.지난해 충북도 향토음식거리 조성사업에 선정된 군은 1억1500만원을 들여 이 일대 음식점 8곳을 생선국수 전문점으로 육성하고, 골목 중심가에 홍보 조형물과 식당 위치를 알리는 팻말을 세웠다. 외지인들이 찾기 쉽도록 도로표지판을 정비하고, 각 업소마다 특색 있는 돌출형 간판도 부착했다. 식당 내·외부 시설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업주를 대상으로 친절과 위생교육도 실시했다. 선포식은 풍물놀이 축하공연, 제막식, 트로트 가수 공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로 꾸며진다. 이날 음식거리 조성 축하 이벤트로 2시간 가량 방문객 대상 무료 시식회가 진행된다. 군 관계자는 “가장 오래된 식당은 60년 역사를 자랑한다”며 “해마다 4월이면 생선국수를 주제로 지역 축제도 열려 1만여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생선국수 한그릇 가격은 6000원 정도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피해자들 아픔 기억하고, 과거 잘못 단죄해야’…나눔의 집, 조소 작품 설치

    ‘피해자들 아픔 기억하고, 과거 잘못 단죄해야’…나눔의 집, 조소 작품 설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은 지난 27일 오전 ‘고 배춘희 할머니 흉상 제막식’과 ‘2018 나눔의 집 조소 작품 공모전’ 수상작 시상식을 열었다. 또 영화 ‘귀향’ 세트장으로 조성된 영상기념관과 고인이 되신 할머니들을 기리는 추모공원을 공개했다. 행사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던 하점연(향년 97세) 할머니가 지난 10월 26일 별세한 상황을 고려해 간결하게 치러졌다. 배 할머니의 흉상은 세상을 먼저 떠난 김학순, 강덕경, 김순덕, 문필기, 박두리 할머니 등 9명의 피해자 흉상과 함께 자리했다. 배춘희 할머니 흉상을 제작한 이행균 작가는 “할머니와 닮게 만들었지만 미소에서 느껴지는 슬픔을 담기가 어려워 작업하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그 한을 풀어주기 위해 각자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일본이 우리 앞에서 무릎 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은 “엄숙하고 좋은 날, 이곳을 찾게 된 것이 영광스럽다”며 “‘귀향’ 제작진 모두 한마음으로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와 보상을 바란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해결 가능한 그날까지 포기하지 말고 함께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동상 제막식에 이어 영화 ‘귀향’ 세트장으로 조성된 영상관 개관과 추모공원 개원식이 진행됐다. 시민이 부지 300여㎡를 기부해 조성된 공원에는 이번 조소공모전의 수상작들이 전시됐다. 조소작품 공모전 대상에는 양형규 작가의 ‘새가 되어...’가 선정됐다. ‘새’가 된 손을 통해, 일제의 폭력 속에서도 고향과 자유 의지를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소녀의 모습을 표현한 양 작가는 “할머니들의 가슴 속 상처를 잊지 않고 후대에 전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몫”임을 강조했다.또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고통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일임을 강조한 변사무엘 작가의 ‘단절된 시간’에 금상을, 일제강점기 시대 성노예로 끌려가 감옥에 갇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던 상황을 묘사한 김재호 작가의 ‘문 없는 집’, 일제의 전쟁범죄를 고발한 강민수 작가의 ‘숨길 수 없는 진실’이 은상을 수상했다.동상에는 차준홍 작가의 ‘흰 나비를 닮은 나비가 아닌 것’, 안경문 작가의 ‘귀향’, 이상희 작가의 ‘바람...처럼’, 양진옥 작가의 ‘그 날’이 각각 선정되었다. 작가들 모두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과거의 잘못을 단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故배춘희 할머니 흉상 만든 나눔의집

    故배춘희 할머니 흉상 만든 나눔의집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시 퇴촌의 나눔의집은 지난 27일 고 배춘희 할머니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이번 행사는 여성가족부 공모사업인 ‘2018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민간단체 활동 공모’ 사업으로 진행한 ‘2018 나눔의집 조소작품 공모전’ 시상식과 함께 진행됐다. 신동헌 광주시장과 소병훈 국회의원, 광명 평화의 소녀상 참뜻계승 관리위원회, 영화 ‘귀향’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의 인사말로 행사가 시작됐다. 고 배춘희 할머니 흉상을 제작한 이행균 작가는 “모습은 할머니와 닮게 만들었지만 미소에서 느껴지는 슬픔을 담기가 힘들어 작업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 한을 풀어 주기 위해서 각자가 자기가 하는 일에서 최선을 다하면 일본이 우리 앞에서 무릎 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소 작품전을 심사하며 젊은 사람들의 희망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동상 제막식에 영화 ‘귀향’의 세트장으로 조성된 영상기념관과 고인이 되신 할머니들을 기리는 추모공원도 모습을 선보였다. 행사는 나눔의집에서 생활하시던 하점연 할머니가 26일 별세한 상황을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차분하고 간결하게 치러졌다. 공모전에서는 ‘새’가 된 손을 통해 일제의 폭력 속에서도 고향과 자유의 의지를 잊지 않은 소녀의 모습을 표현한 양형규 작가의 ‘새가 되어…’가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시민이 부지 300여㎡를 기부해 조성된 공원에는 이번 조소공모전의 수상 작품들을 전시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국판 신들러’ 故문형순 전 서장 흉상 세운다

    ‘한국판 신들러’ 故문형순 전 서장 흉상 세운다

    ‘예비검속’ 명령 거부, 주민 200여명 구해 제주지방경찰청은 다음달 1일 청사 안에서 ‘한국판 신들러’로 불리는 문형순(1897~1966·경감) 전 모슬포경찰서장을 추모하는 흉상 제막식 행사를 갖는다고 28일 밝혔다.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난 문 전 서장은 1919년 3·1운동 후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단체인 국민부에 가입, 중앙호위대장을 맡아 조선혁명군 지원을 통해 무장투쟁 독립운동을 펼쳤다. 광복 이후에는 경찰 신분으로 서울을 거쳐 제주에 내려왔고, 1947년 7월 제주경찰서 기동대장을 시작으로 한림지서장과 모슬포경찰서장,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냈다. 모슬포서장 당시인 1949년 1월 군경이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책을 검거해 관련자 100여명의 명단을 압수, 다수가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이들의 자수를 권유하기도 했다. 관련자들은 자수한 데 이어 전원 훈방됐다. 특히 같은 해 11월 성산포서장으로 일하면서 ‘적에게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자’를 검거하라는 이른바 예비검속이 시작됐지만 상부의 총살 명령에 ‘부당하므로 불이행’이라고 맞서 주민 200여명의 목숨을 구했다. 문 전 서장은 1953년 9월 경찰 퇴직 이후 제주에서 극장 매표원 등으로 일하다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후손도 없이 홀로 쓸쓸하게 일생을 마감했다. 2005년 7월 대정읍 마을주민들은 대정읍 동일삼거리 짐개동산에 문 전 서장을 기리는 공덕비를 세웠다. 문 전 서장 흉상 제막식에는 서귀포시 성산·대정읍 주민뿐 아니라 퇴직 경찰관 모임인 경우회, 4·3 관련 단체 관계자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한·일 문화교류 상징 조선통신사선…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

    한·일 문화교류 상징 조선통신사선…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

    조선은 선조 40년(1607년)부터 순조 11년(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일본에 사신단을 파견했다. 한 번 파견될 때마다 3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사신들이 일본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무르다 돌아왔다. 조선의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일본에 전파한 조선통신사들이 탔던 배가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6일 전남 목포 앞바다에서 조선시대 한일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공개했다. 2015년 6월 기초설계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완성한 배다. 조선통신사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한·일 공동 등재 1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날 진수식에서는 현판 제막식을 비롯해 뱃고사, 국악관현악 공연, 시승식 등이 진행됐다. 그에 앞서 배 내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귀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조선통신사선은 국왕을 대신해 일본에 가는 사신이 타는 배이기 때문에 고품격으로 지었다”면서 “왕이 사는 공간을 장식했던 단청으로 배를 꾸민 것 역시 배가 지닌 그러한 상징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1억원을 들여 완성한 이 배는 사신의 우두머리인 정사(正使)가 타고 간 ‘정사기선’을 재현했다. 뱃머리, 판옥, 취사 공간, 창고, 조타실로 구성돼 있고 판옥 아래에는 배에 짐을 싣거나 사공을 도왔던 격군(格軍)들이 머무른 널찍한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선체는 길이 34m, 너비 9.3m, 높이 3m, 돛대 높이 22m, 총 무게 149t으로 72명이 승선할 수 있다. 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신안선(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원나라 무역선)의 길이가 32m이고 거북선이 28m인 점을 고려하면 조선통신사선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선박의 목재는 강원 삼척과 홍천, 태백 등지에서 벌채한 수령 70~150년에 이르는 금강송 900그루를 사용했다. 홍 연구사는 “나무 직경은 최소 45㎝에서 최대 90㎝이며 최고 길이는 13.5m”라며 “구조별로 선수와 배밑, 외판에는 수령이 100~150년된 나무를, 배 내부와 격벽, 선미판 등에는 70~100년된 나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다양한 문헌과 그림을 참고해 조선통신사선을 재현했다. 선박 운항 실태를 기록한 ‘계미수사록’(1763), 조선통신사선의 주요 치수를 기록한 ‘증정교린지’(1802), 선박 전개도와 평면도가 있는 ‘헌성유고’(1822) 같은 자료다. 그림은 ‘조선통신사선견비전주선행렬도’(1748), ‘조선통신사선도’(1811), ‘근강명소도회 조선빙사’(1811) 등 일본 회화를 주로 참고했다. 홍 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도’ 등을 통해 파도가 배로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파도막이 구조가 조선통신사선에 있음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은 현재 계류된 장소에서 작은 전시장이나 선상 박물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배 내부 공간이 충분히 크기 때문에 시 낭송회나 워크숍, 학술·예술 행사 등에 사용하거나 연안 지역이나 항구에서 진행되는 문화 축제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이 배로 일본에 가는 방안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목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직접 안전 점검하러 복지시설 ‘한 바퀴’…1호 사업 ‘아이디어 뱅크’ 구민 의견 반영

    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주민들을 만나고 의견을 듣기 위해 직접 발로 찾아 나서는 행보가 부쩍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폭염이 한창이던 8월에 지역 복지시설을 돌아다니며 구민들의 애로사항은 없는지 직접 안전 상황을 점검한 것을 비롯해 동별로 초도순시를 하며 지역 주민, 주민센터 직원들과 직접 만나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시민사회단체 지원 업무를 하는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청년 지원을 위한 청년센터 무중력 지대 등 지역 시민 사회를 위해 구성된 시설도 둘러보고 이용 구민들의 어려움은 없는지 살폈다. 김 구청장이 제시한 구정 목표는 ‘구민이 꿈꾸는 가치 함께 만드는 광진’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취임 업무 첫날인 7월 2일 1호 사업으로 ‘아이디어 뱅크’를 결재하고 구청 본관 1층 내 위치한 사무실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아이디어 뱅크는 구민의 다양한 의견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정에 반영하기 위해 추진하는 민선 7기 공약사업이었다. 잠실 롯데타워와 광진구 아차산에 케이블카를 연결해 관광지로 개발하자는 제안을 시작으로 300건이 넘는 다양한 주민 의견이 모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감정노동자권리보호센터 오픈

    감정노동자권리보호센터 오픈

    16일 서울 종로구 운현SKY빌딩에 문을 연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에서 참석자들이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8일부터 ‘감정노동자’를 위한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하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을 시행한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환경부 1회용컵 담는 ‘수거함’ 설치한다

    환경부 1회용컵 담는 ‘수거함’ 설치한다

    환경부는 16일 서울 종로 스타벅스 더종로알점 앞에서 일회용 컵 전용수거함 제막식을 열어 이런 내용을 시민들에게 홍보했다. 일회용 컵 전용수거함 설치 시범사업은 지난 5월 환경부와 커피전문점이 길거리 무단 투기를 방지하자고 맺은 협약에서 비롯됐다. 일회용 컵 전용수거함은 일차적으로 서울시 종로구 6곳, 용산구 4곳, 도봉구 2곳, 동작구 5곳 등 총 4개 자치구 17곳에 설치된다. 서울시는 일회용 컵이 많이 발생하는 도심지 위주로 전용수거함을 설치할 예정이다. 일회용 컵 전용수거함 설치로 테이크아웃 때 제공되는 컵으로 인한 쓰레기 투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을 거쳐 일회용컵 전용수거함 사업 확대 여부를 스타벅스 코리아 참여 주체들과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참여한 네 주체들은 각각 다른 역할을 맡는다. 환경부는 홍보와 정책 지원을, 서울시는 일회용컵 수거를, 스타벅스 코리아는 다회용컵 판매로 올린 수익 1억원을 기부해 전용수거함 설치 비용을 조달한다. 시민단체 자격으로 참여한 자원순환연대는 전용수거함을 홍보하고 유지 관리에 힘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큰 글씨로 어르신용 고지서”… 기발한 광진 아이디어뱅크

    “큰 글씨로 어르신용 고지서”… 기발한 광진 아이디어뱅크

    톡톡 튀는 우수 제안 300여건 봇물 일부 아이디어는 검토 시행 준비도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이 공식 업무 첫날인 지난 7월 2일 처음 결재한 ‘구청장 1호 방침’인 아이디어뱅크 사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0일 광진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접수된 아이디어 제안이 300건이 넘는다. 광진구는 일단 7월 한 달 동안 접수된 205건 가운데 14건을 채택했고 오는 8일 제안심사위원회를 열어 우수 제안을 선정할 계획이다. 우수 제안자와 김 구청장이 만나는 ‘아이디어 미팅’도 연다. 아이디어뱅크 사업은 김 구청장이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것이다. 아이디어뱅크 운영계획안에 서명하자마자 구청 본관 1층에 14평 규모로 사무실을 설치했고 구민에게 알리기 위해 15개 동 주민자치위원장과 구민, 구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도 열었다. 홈페이지도 개설했고 각 주민자치센터에도 아이디어뱅크를 설치했다. 처음 접수된 의견은 인근 송파구에 있는 ‘잠실 롯데타워와 광진구 아차산을 케이블로 연결해 관광지로 개발하자’는 내용이었다. 광진구를 대표하는 아차산에 캠프장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다. 노키즈존이나 키즈프리존과 반대 개념으로 ‘예스 키즈존’을 선언한 업소에 어린이를 위한 놀이방, 기저귀 교환대, 영유아 대·소변기 등을 설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주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가운데 일부는 이미 구에서 시행하기 위해 준비에 착수했다. 동화축제나 광진교 페스티벌 같은 광진구 주요 행사를 비롯한 유익한 생활 정보를 소개하는 엽서나 안내 책자를 전입신고자에게 제공하는 ‘마중물이 되는 전입세대 우편엽서’가 대표적이다. 경로당과 같은 유휴 공간을 활용한 공동육아 나눔터를 운영하자는 제안이나 재산세 고지서를 어르신 맞춤형으로 글씨 크기를 크게 해 제작하자는 제안도 해당 부서에서 적극 검토 중이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주민들이 꾸준히 구정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후속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라도 제안자에게 최대한 빨리 이유를 설명하고 김 구청장이 직접 감사편지를 보낼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민선 7기 실천 공약 1호인 아이디어뱅크를 통해 광진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아이디어뱅크 사업을 진정한 구민 참여 행정을 실현해 나가는 디딤돌로 삼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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