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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 공약 이행 분석] 산업단지 조성·철도 건설… 개발사업 ‘空約’ 수두룩

    [국회의원 공약 이행 분석] 산업단지 조성·철도 건설… 개발사업 ‘空約’ 수두룩

    ‘지역 민심 얻기용 공약은 개점 휴업 중’ 18대 국회의원의 공약 3328개 중 보류·폐기된 공약은 총 220개다. 70명의 의원이 하나 이상의 보류·폐기 공약을 갖고 있었다. 183개 과제는 보류 중이었고 아예 폐기된 공약도 37개나 됐다. 산업시설·재개발 단지나 도로 건설 유치·이전 등 개발 관련 공약이 대부분이었다. 폐기 처분된 공약 중에선 산업·관광단지 조성 및 유치 공약이 12건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특목고·자율형 사립고 유치(3건), 영·유아 보육법 개정 등 법률 개정안(4건) 등이었다. 보류 공약 중에서도 도로·철도 관련이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보류·폐기된 공약들은 일명 ‘제로섬’ 공약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내 지역에 유치하지 못하면 예산을 다른 지역에 뺏기기 쉬운 건설사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역 유권자들의 한 표가 아쉬운 국회의원들로선 선거철마다 일회성으로 내세우기에 안성맞춤이 될 수밖에 없다. 휴지 조각이 된 폐기 공약을 살펴보면, 대토단지 재개발 조속 시행(조전혁 한나라당), 한강로동 용산관광벨트 모노레일 건설(진영 한나라당) 등 지역 민원성 사업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재균 민주당 의원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사업 역시 충북 오송과 대구·경북 지역 유치로 사업 자체가 물 건너간 대표적 사례다. 보류된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동남권신국제공항 유치(조해진 한나라당)를 필두로 광명 경전철 사업(전재희 한나라당), 뉴타운·재개발 사업(문희상 민주당)은 각각 619억원에 이르는 사업 투자액 확보, 사업 실효성 등 걸림돌에 걸려 답보상태다. 보류된 공약들은 특히 지역 소외감을 기화로 충청 지역에서 민심을 얻으려는 자유선진당에서 두드러졌다. 자유선진당의 공약 보류·폐기 비율은 20.5%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5~6%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과제 수로 따져볼 때 류근찬 의원이 18개로 가장 많았다. 충청선 산업철도 추진이나 국도 40호 공주~서천 고속도로 접속, 보령신항개발, 상공회의소 건설 등이 모두 개점휴업 상태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의 아산만권 황해 경제자유구역 관광레저단지 조성사업도 기약이 없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는 식의 백화점식 나열형 개발공약이나 ‘내가 당선되면 해 준다’ 식의 독불장군식 개발 공약들은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음을 반증해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 주민들의 지역 개발 기대심리를 악용한 공약들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미영 정치입법팀장은 “지역이기주의에 기반한 공약은 의원 한 사람이 입법기관 또는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존재임을 생각하면 지양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단계에서 유권자들이 사전에 공약의 적정성 여부를 평가해 걸러내는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 핏줄이라서 반미 약화 vs 미국 편 든다면 반미 악화

    지난 2003년 4월 당시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미군 차량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양 사건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사과했다는 뜻을 대신 밝혔다. 허버드 대사는 이어 6월 효순양의 아버지를 만나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미감정’은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만약 그때 한국계 미국 대사가 사과하고 애도를 표했다면 한국 국민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아무래도 한국인과 똑같은 외모의 미 대사가 한국말로 사과를 했다면 더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8년 6월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면담한 직후 기자들에게 “한국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과학적 사실에 대해 좀 더 배우길 희망한다.”고 ‘훈계’조로 말해 야권의 강한 비판을 초래한 바 있다. 앞서 그 전달 버시바우 대사는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에게 항의했던 일이 공개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만약 그때 한국계 대사가 ‘훈계’하고 항의했다면 한국 국민의 귀엔 어떻게 들렸을까. 같은 핏줄이 다른 핏줄의 편을 드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더 큰 적개심과 배신감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공식 지명한 성김 국무부 북핵 6자회담 특사는 한국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고 한국말을 상당 수준 구사할 줄 안다. 외모만 보면 한국인과 똑같기 때문에 한국 국민 눈에는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고정적 이미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26일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계 대사를 지명한 것은 친미감정을 확산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보탬이 되도록 하려는 계산”이라면서 “하지만 한·미 간에 무역 분쟁과 같은 제로섬 게임의 국익 충돌이 빚어질 경우 한국계 대사라도 미국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만큼 더 큰 반감을 부를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규형 신임 주중대사 “한·미 동맹과 한·중 발전 제로섬 게임 안 되도록”

    이규형 신임 주중대사 “한·미 동맹과 한·중 발전 제로섬 게임 안 되도록”

    이규형(60) 신임 주중 대사가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신임장 수여식 직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 대사는 수첩에 깨알같이 적은 이 대통령의 당부 사항을 밝히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19일 중국으로 떠나는 이 신임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중 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뒤 평가는. -한·중이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고 지칭되는 상황에 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인적·문화적 교류나 교역, 투자 등은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안보 문제 등은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본다. 한·중 양국이 더 높은 상태의 협력을 목표로 생각하고 그런 방향을 지향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만큼 더욱 내실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특히 안보 문제,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는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니 다시 한번 생각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양측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중국이 북핵 6자회담 의장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역할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설득할 아이디어가 있나.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만나는 사람의 폭을 넓히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뿐 아니라 당 주요 인사, 한반도 전문가, 단체, 언론인들도 해당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의 역할, 기대하는 부분을 계속 얘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공관장으로서 우리의 기본 입장, 중국에 대한 희망 등을 설명하는 기회를 많이 갖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한다고 보나.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 발전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미 동맹은 주권적 문제이고, 타국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양립하는 문제이지, 어느 편을 들고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북한이 끼어 있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미·중의 시각이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오는 마찰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 미·중 관계가 좋아야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미묘한 차이는 인정하고, 그럴수록 우리가 용의주도하게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더 구해야 한다. →오는 21~22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별도로 열린다. 양국 정상 간에 가장 중점적으로 협의할 사안은 무엇인가. -중국 측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관심을 제기할 것이고, 그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다. 당장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한반도 안보 문제, 특히 북핵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는가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다.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 상호 관심사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내 다롄(大連) 총영사관 개설이 지연되고 있는데 언제쯤 문을 열 것인가. 주중 한국 총영사관의 추가 개설을 추진할 계획인가. -다롄 총영사관 개설은 양국 정상이 이미 합의했고, 인원을 얼마로 하느냐, 현지 직원 문제 등에 대한 실무 차원의 의견을 좁혀 가는 상황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중국에 총영사관이 8개 있는데, 일본(9개)보다 적다. 대중 교류 및 교역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에서 중요한 곳, 가령 충칭(重慶) 같은 곳에도 총영사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커질수록 우리의 공관이 존재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본다. 다만 중국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니까 잘 협의해 나가야 한다. →1999~2001년 주중 공사를 하면서 경극을 배웠다고 들었다. 중국 근무 경험, 전직 대사들의 활동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주중 공사 시절 중국 외교부 경극회 초청을 받아 경극을 처음 봤다. 우리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배우게 됐다. 일주일에 한번씩 2년간 배웠더니 나중에 높은 수준의 듀엣도 소화할 수 있었다. 경극 발표회도 하고, 중국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다. 전임 대사들이 각자 최선의 역량을 발휘했고, 그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중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외교부에서 36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책임감을 갖고 소임을 다할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마오는 냉소적… 저우는 통찰력 뛰어나”

    “마오(쩌둥)는 냉소적이었고, 저우(언라이)는 통찰력이 뛰어났다. 장쩌민 전 주석은 절대 외국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철학적 원칙이라고 말했다.” 1971년 ‘비밀·잠행 외교’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냈던 헨리 키신저(88) 전 국무장관이 두 나라 외교 관계를 다룬 ‘중국에 관해’(On China)를 17일 출간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키신저의 마지막 저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책에는 수교 당시 외교 비사는 물론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의 대화 내용 등도 담겨 있다. 키신저는 책에서 “중·미 협력 관계는 세계 안정과 평화에 필수 불가결하다.”면서 “두 나라 관계가 ‘제로섬 게임’이 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닉슨 전 대통령이 대중국 외교 정책을 시작할 때 키신저가 맡았던 역할을 설명했을 뿐 아니라 중국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서방에 대한 외교 정책과 견해를 형성해 왔는지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키신저는 중국의 도약으로 양극 체제가 다시 만들어지고, 새로운 냉전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부에 군사 강국을 추구해 미국과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민족주의적인 사고를 하는 진영이 있고, 미국 워싱턴에도 대결 관계를 선호하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키신저는 회고록 출간에 맞춰 이뤄진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한 뒤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넘겼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을 훼손하는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응징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세종시 수정안 등 대형 국책사업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정치권의 갈등 양상은 점입가경이다. 4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야 비수도권 의원들은 정부의 대기업 수도권 투자를 뼈대로 하는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기를 들었다. 국책 사업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주요인이기는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표심 경쟁이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 대표성도 가져야 한다.”면서 “당면 현안과 미래 지향적 정책이 부딪칠 때 냉철하게 판단해서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여야 의원들은 당선 무효 규정을 완화하는 법안에 한목소리를 냈고 이날 선관위가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기업 후원금 등 이기적 입법 꼽혀 집단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당선 무효형 벌금 기준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등 여야 의원 21명은 지난 1일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17년 전에 만들어진 벌금 100만원 규정으로 너무 많은 고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낮은 액수로는 합리적인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선자의 직계 존·비속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을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하는 조항을 삭제하자는 법안도 발의돼 질타를 받았다.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 등 여야 의원 53명은 지난달 4일 “헌법에 위배되며 본인이 아닌 친족의 잘못으로 당선이 무효되는 건 과도하다.”며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월 국회 때 기습 합의, 상정한 기업·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이기적인 입법으로 꼽힌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정 의견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11일 통과시킨 상장회사에 준법지원인 1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는 상법 개정안도 “법조 출신 의원들이 만들어낸 변호사 일자리용 법안이며 옥상옥”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 이기주의도 기승이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 민주당 이낙연 의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등 비수도권 의원 13명은 이날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에 대해 관보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등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맞불을 놓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도 충청권 의원들은 “대통령 공약”을, 영·호남 의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을 들어 ‘쪼개기’에 나선 형국이다. ●국가대표성보다 지역대표성 부각 국가정책과 지역정책의 갈등 지수가 높아진 데는 다양한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시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내년이 총선·대선을 치르는 격변기라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이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을 ‘대표성의 전환’으로 규정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과 계파가 더 이상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위기 의식이 심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다 보니 지역 대표성이 점점 부각된다는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밝히며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주장한 것은 지역주의의 위력을 체득한 까닭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이를 두고 “갈등 구조가 존재하더라도 정치권이 조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법’ 과정을 예로 들더라도 그 자체를 전쟁으로 표현하는 등 일상 정치에서부터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적 문제가 합쳐지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것이 의회 정치의 대표적 단상이다. 지역주의가 고착화된 한국 정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객원교수는 “지역주의 구도에서는 국가 균형 발전 정책도 개발주의로 흐르기 쉽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균형 발전 소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정치권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현안이 당장 해결되지 못했다 해서 다른 지역 현안을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식의 극단성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큰 틀에서 논의하고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큰 틀에서 논의·조정 필요”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총선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선만큼은 지역 개발 공약보다는 가치 공약 중심으로 가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 균형 발전의 발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윤철 교수는 “지역 발전은 국가위임 사무의 범위, 자치권 문제, 지방세 등 지방의 내생적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지방자치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종의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집단 이기주의의 경우 개인적으로 양식 있게 대처하는 태도와 함께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책임질 부분을 제대로 하고 문제를 풀어 달라고 해야 설득력을 갖는다. 지금처럼 전혀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요구하면 명분을 얻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전 교수는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 요구에는 개혁과 비개혁이 혼재돼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자기 선거에 유리하게 하려는 현상에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섞이면 바람직한 방향도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률적 기준 외에도 정치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합리적인지, 허용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사회적인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은행권 출혈戰

    은행권 출혈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최근 국내 은행권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해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살깎기식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별로 먹을 것도 없는데 뜯어먹으려 벌떼처럼 덤벼드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동안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던 이 전 부총리가 노골적으로 쓴소리를 던졌다는 점에서 국내 은행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앞서 몸집불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는 은행권에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외형경쟁 이어 주력사업 뺏기 국내 은행권이 과열 경쟁을 넘어 출혈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권 빅뱅’과 맞물린 외형 경쟁에 이어 상대 은행의 주력 사업에 뛰어들며 ‘남의 떡’ 빼앗기에도 나서고 있다. 개인과 기업 금융뿐 아니라 대출과 금리 경쟁에서도 공격 영업으로 ‘제로섬 게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악화로 스타일을 구긴 ‘은행권 맏형’ 국민은행이 먼저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12월 조직을 개편하면서 대기업금융 관련 부문을 별도 신설했다. 개편 이후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전국의 주요 기업들을 방문하며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이에 따라 대기업을 둘러싼 시중은행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보다 리스크가 낮고 안정적이어서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경쟁 ‘제로섬 게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개인금융에 눈독을 들이면서 다른 은행들이 볼멘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이들 은행이 개인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안정적인 수신기반 마련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다변화, 카드사업 등 비금융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된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기존 시중은행들의 텃새가 심해서다. 지점 수가 많지 않은 산업은행은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하며 수신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수준인 예금금리 연 4.7%짜리 상품도 내놓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2조 2000억원이었던 개인 수신고를 연내까지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소비자를 파고드는 금융상품을 선보이는 전략으로 개인금융 영업에 박차를 가해 올해 개인고객 1000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니어도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은행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국과 미국,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류진즈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중국과 미국,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류진즈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중국의 국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초강대국 미국과 부상하는 대국 중국 사이에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미 관계를 개선하겠다며 중국을 방문해 전면적인 관계 개선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에 사인했다. 그렇지만 2010년 내내 중·미 관계는 흔들리고 표류했다. 상호 불신과 감정의 골은 더 깊게 파였고, 협력 기반도 약화됐다. 미국은 그해 벽두부터 중국 주권의 ‘레드 라인’을 건드렸다. 64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타이완에 팔았고, “시사·난사군도 문제에 핵심 이해를 가졌다.”면서 발을 집어 넣었다. 환율 및 무역 문제를 걸어 중국의 팔을 비틀기도 했다. 북한 도발 행위를 구실 삼아 한국, 일본과 각각 군사동맹을 강화했고, 대북 영향력 발휘를 주문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지난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으로 이뤄진 워싱턴 정상회담 및 공동 성명도 2009년 오바마의 방중 이후처럼 갈등 심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일까. 두 나라가 전략적 상호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제도와 이념, 국가 상황이 다른 데다 전략 구상과 구체적인 국가 목표도 같지 않다. 미국은 중국에 “희망한다.”는 외교적 수사로 주문을 쏟아낸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속에서 중국이 하위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을 요구했다.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할 때마다 상응하는 조치들을 내놨다. 중국의 감정이나 핵심적 국가이익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것인가. 미국은 중국을 “국가이익을 위협하는 불투명한 전제 국가며 경쟁자이자 개조 대상”으로 본다. 반면 중국은 미국을 “패권 유지를 위해 전쟁도 마다 않고, 중국을 억제·포위하려 하며, 국가 통일과 주권행사를 방해하는 세력”으로 여긴다. 미국이 자신의 이념과 제도를 최선의 진리인 양 강요한다고 중국은 불쾌해한다. 불신과 인식의 괴리는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중국은 기존 세계질서에서 경제발전을 이뤄냈고, 기존 체제 아래서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정치·경제 개혁을 이뤄 나가려고 한다. 미국의 주도적인 위치를 받아들였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 중국의 패권 지위로의 부상이나 G2라는 양대 강국 시대의 도래는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 중·미 협력은 전략적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했고, 효율적인 분쟁 조정의 제도화도 이뤄내지 못한 상태다. 두 나라의 미래와 인류 발전을 위한 보다 장기적인 목표와 협력을 설계하면서 이해관계를 조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정치·경제적인 각종 제약 요소 탓에 중·미 관계의 곡절은 앞으로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두 나라 관계가 충돌과 파국으로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중·미 관계가 다양한 상호 의존 상태에 있고, 인적·물적 교류는 갈수록 그 폭과 속도를 더하고 있다. 중·미는 이견과 위기를 처리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각 분야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교류협력의 물결을 안보 등 전략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도 공감하고 있다. 두 나라 관계의 불확실성과 제약 요인을 통제하고 관리해 나간다면 중·미 두 나라가 공동 번영의 장을 열어 나가는 것도 공념불은 아니다. 한반도는 중·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닿아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중·미 관계의 향배가 한반도·동북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경계하고 노력하는 일이 한국에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더 나아가 한반도의 긴장·갈등이 중·미 관계의 악재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역할을 과소 평가해서도 안 된다. 중·미 관계가 제로섬 게임으로 빠지지 않고 공동 번영의 장을 열어 나가는 긍정적인 발걸음들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의 창조적이며 역동적인 균형 외교와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 [동남권신공항 지상논쟁] “동남권 신공항 내 지역구 유치를” 의원 2인의 강변

    [동남권신공항 지상논쟁] “동남권 신공항 내 지역구 유치를” 의원 2인의 강변

    ‘부산 대(對) 대구·울산·경북·경남’한나라당이 집안싸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두 패로 갈린 의원들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으로 맞붙으면서 연일 티격태격이다. 끼리끼리 뭉쳐선 제각각 가덕도와 밀양을 최적지라고 치켜세우며 갑론을박이다. 양쪽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당내에선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유치 경쟁에 뛰어든 의원들로부터 왜 그 지역에 유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를 직접 들어봤다. ■ “텃밭서 싸우단 共倒同亡…가덕 좌절땐 민심 심판” ‘가덕도론’ 김정훈 한나라 의원 “이러다간 다 죽는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15일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에서 맞은편에 선 대구·경북·경남 지역 의원들을 향해 ‘공도동망’(共倒同亡. 함께 넘어지고 같이 망함)을 경고했다. 김 의원은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4시간 운영되는 안전한 공항’ 입지로 가덕도를 꼽으며 부산 민심의 불편한 심기를 함께 전했다. 그는 “가덕 신공항이 좌절될 경우 한나라당이 차기 총선에서 부산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는 정권 재창출도 물 건너간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선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가덕도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밀양에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선 덕암산, 무측산, 신어산 등 해발 500~700m의 산 20여개를 해발 200m이하로 깎아내야 하는데 안전 문제뿐 아니라 10억t 정도의 흙을 파면서 생기는 환경 파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TX 터널 공사 때 벌어졌던 ’천성산 도롱뇽’ 문제를 상기시켰다. 그는 “깎아내야 할 산 중에는 김해김씨 시조산인 신어산도 포함될 뿐 아니라 이 산들에 산재해 있는 사찰 17개도 함께 없애야 하는데 김씨 문중과 불교계의 반발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국토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밀양공항 건설에는 10조 3000억원이 들지만, 가덕도는 이보다 5000억원 정도 아낄 수 있다.”면서 “더구나 부산시 검토 결과로는 매립 활주로를 조금 변경할 경우 7조 9000억원까지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경제성을 치켜세웠다. 그는 “가덕 신공항은 부산신항과 함께 물류연계가 가능하고 호남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일본 규슈와도 40여분 거리밖에 안 돼 일본인 국제여행객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등 신(新)허브 공항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대형 항공기 이착륙에 요구되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어중간한 지점의 밀양에 쓸모없는 공항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밀양과의 입지 경쟁과 관련, “신공항 사업은 대형 항공기 이착륙에 제약이 있는 김해공항의 확장 이전을 위해 비롯된 문제”라며 부산의 기득권을 주장하고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벌인)제로섬 게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3월로 예정된 입지 선정 연기를 요구했다. 그는 유치 실패에 따른 민심이탈 방지책으로 각 후보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등의 공개와 외국 공항전문기관에 의한 입지평가 의뢰를 통한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를 제안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부산 정치권 騎虎之勢…제구실 할 기회놓쳤다” ‘밀양론’ 조해진 한나라 의원 “부산 정치권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으로 뒤늦게 내몰리면서 호랑이 등에 올라타 중도에 내릴 수도 없는 기호지세(騎虎之勢) 형국이 됐다.”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 정치권이) 여론에 등 떠밀려 독립변수가 아닌 종속변수로 작용하면서 제구실을 할 기회를 놓쳤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서면 김해 김씨의 시조산인 신어산을 비롯해 적지 않은 산과 사찰이 사라질 것이라는 부산발 ‘네거티브 홍보전’에 대한 반발 차원이다. 조 의원은 “밀양에 신공항을 짓는 문제는 2005년부터 정부 차원의 검토가 이뤄졌고, 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것”이라면서 “활주로 방향이나 항공기 항로 등을 조정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부풀리는 것은 일방적인 흠집내기이자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대신 밀양이 동남권 신공항이 들어서기 적합한 이유로 ▲접근성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 등 4가지를 꼽았다. 조 의원은 “대구·창원·울산·포항 등 영남권 주요 도시에서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고, 공사비도 가덕도에 비해 적게 들어 나중에 공항을 확장하는 데도 용이하다.”면서 “사고 유발 가능성이 큰 지반 침하나 태풍과 같은 환경적 위험 요인이 거의 없고, 가덕도와 달리 김해공항과 양립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영남권 승객·화물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데 따른 연간 6000억여원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각각 20만명과 17조원에 이르는 고용·생산 유발효과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내릴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가 아니라, 입지 선정을 연기하거나 사업 자체를 백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조 의원은 “이미 2009년부터 지금까지 입지 선정을 3차례나 미뤘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또다시 연기하면 신공항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 전반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남은 2년 동안 일을 못하는 정부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연기 불가론’을 폈다. 그는 이어 “신공항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신공항이 들어서면 영남권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공통의 자산으로 역할할 수 있다.”면서 “어느 지역이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을 거친 뒤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사업 충돌 중앙정치권이 결단해야 /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지역사업 충돌 중앙정치권이 결단해야 /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지역 간 경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느 지역이나 자기이익을 추구하므로 서로 경쟁하기 마련이다. 이왕이면 우리 지역에 행정수도나 과학벨트나 신공항을 유치하고, 반대로 쓰레기소각장이나 화장장이나 폐기물처리장은 다른 지역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자연스러운 지역 간 경쟁을 중앙정치 차원에서 조정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중앙의 권위적 조정이 없다면 지역이기주의의 각종 폐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거버넌스를 엉망으로 만들 것이다. 난제는 지역끼리 경쟁하는 사안에 중앙정치가 무조건 개입하기보다는 원만히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조정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데에 있다. 지역적 경쟁 현안은 승자가 혜택을 독식하게 돼 윈-윈 협력이 어렵다. 중앙정치권이 무턱대고 덤벼들 경우 조정은커녕 중앙정치권도 심한 갈등에 휘말려 전국적 교착에 빠지기 십상이다. 중앙정치권 전체가 나서 집단대결을 하기보다는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진 정치인들만 개인수준에서 관여할 때 좀 더 원만한 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일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작년에는 세종시 건이 지역 간 갈등을 전국 규모의 대결로 확대시키고 한동안 국정을 마비시켰다. 올해 들어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려는 각 시·도 간의 충돌이 또다시 전국을 회오리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대통령, 각 정당, 각 시·도마다 제각각 다른 입장으로 대치하고 있어 실마리가 안 보인다. 과학벨트만큼은 아닐지라도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놓고 다투는 부산 대 나머지 영남권의 제로섬 경쟁도 전국적 파괴력을 지닌 정치적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특정 지역에 배타적 혜택을 주는 국책사업이 그 밖에도 한둘이 아닐 텐데 이러다가는 앞으로 매번 정치권 전체를 격랑과 수렁에 빠뜨릴 것 같다. 지역 간 경쟁이 전국적 충돌로 커지는 이면에는 한국정치의 고질병 두 가지가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는 정파적 집단주의다. 현안마다 정당들은 집단주의적 대립구도를 형성하기 때문에 개별 정치인은 자율성을 신축적으로 발휘하지 못한다. 집단끼리 ‘모 아니면 도’ 식의 전면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치권 전체가 갈등에 빠지게 되어 융통성 있는 조정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고질병은 지역 간 경쟁 사안에도 어김없이 전국적 교착을 가져온다. 정파적 집단주의에 지역주의라는 두 번째 고질병이 합해지면 상황은 최악이 된다. ‘3김 시대’가 끝난 오늘날에도 한국정치는 지역주의에 지배받고 있다. 유권자도, 정치인도 정책현안을 지역주의 관점으로 보는 탓에 사회 전체를 위한 합리적 결정은 곧잘 희생된다. 과학벨트나 신공항 관련 결정이 곧 지역주의 구도의 판세를 좌우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 지형을 결정짓는 것으로 인식되니 모든 집단이 일방적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한다. 정책 안건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원만하게 조정돼 정책결정으로 이어지는 곳도 있고, 전국적 대결과 교착으로 흘러가는 곳도 있다. 미국의 경우, 지역이기주의가 여느 나라처럼 팽배하지만 관련 정치인들, 해당 지역들 간의 거래와 합의로 무난히 조정되는 편이다. 담합의 위험성은 있지만 지역경쟁이 전국대결과 국정마비를 초래할 여지는 별로 없다. 정파적 집단주의와 지역주의가 그리 심하지 않은 덕이다. 과학벨트나 신공항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을 해결하려면 중앙정치 차원의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 세종시나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이 보여주듯이 소위 객관적이라는 전문가들도 완전히 상반된 의견을 가질 수 있다. 최적의 입지에 대한 절대적 기준이나 공식이 어디 있겠는가. 더욱이 전문가도 정파적·지역주의적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결국 중앙정치권의 결단에 달렸다. 그러나 전국 수준의 집단주의적 대결로 결정이 나선 곤란하고 사안에 큰 이해관계를 가진 정치인들의 차분한 계산, 협상, 토의를 통해 결론을 찾아야 한다. 이런 방식도 자칫 부분적 담합으로 가 전체 공익을 깰 우려도 있지만, 지역사업마다 전국적 충돌이 발생해 국정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유념해야 할 지향점이 될 것이다.
  • 中 후진타오 “남북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

    中 후진타오 “남북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남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화해·협력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종국에는 자주적이고 평화로운 통일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로서 중국은 남북한의 자주적이고 평화로운 통일 노력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가진 워싱턴포스트 및 월스트리트저널과의 공동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중국 당국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희망한다고 원칙적으로 언급한 것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후 주석의 이번 발언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 및 통일 달성을 위해 대화·협상 등 평화로운 방법의 중요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후 주석은 중국은 관련국들(남북한)이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고 있는 최근 상황을 살려 가능한 한 빠른 시일에 대화와 협의를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 주석은 이를 위해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관련 당사국들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환경을 조성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한반도 긴장을 촉발시킨 북한의 연평도 포격 행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후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 “관련 당사국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6자회담을 통해 9·19공동성명을 포괄적이고 균형되게 이행한다면 핵문제를 풀 적절한 해법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관계와 관련, “양국은 냉전시대의 제로섬 사고를 버려야 한다.”면서 “서로의 발전 방법에 대한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위안화 절상이 중국의 물가상승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미국 측 시각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환율정책을 결정하는 주요인이 될 수 없다.”며 미국 측의 보다 빠른 위안화 절상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和則兩利, 鬪則俱傷”… 경쟁보다 타협 對美 메시지

    “和則兩利, 鬪則俱傷”… 경쟁보다 타협 對美 메시지

    곧 미국을 국빈방문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17일 미국 언론들을 통해 몇 가지 의미있는 ‘신호’를 내보냈다.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 및 월스트리트저널과의 공동 서면인터뷰는 후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언급할 내용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접 메시지’ 성격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양국 정상회담에서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문제나 미·중 양국관계 등에 대해 후 주석은 비교적 분명하게 중국의 입장을 공개했다. 미·중 양국 간 입장차가 많아 정상회담에서의 논의가 주목된다. ●“남북한 자주평화통일 지지” 후 주석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은 남북한이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루기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남북한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남북통일’보다는 ‘한반도 안정’과 ‘6자회담 재개’에 방점이 찍힌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를 위해서는 6자회담 재개가 급선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한 소식통은 “남북한 자주평화통일 지지는 한국과의 수교 이후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는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중과는 달리 실제 정상회담에서는 그리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않을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미 양국 간에 상당한 조율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조용하게 베이징을 다녀간 가운데 중국의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은 지난 15일 톰 도닐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며 마지막 조율에 나서기도 했다.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내용과는 별개로 공동성명에 담길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후 주석의 발언 수준에서 한반도 관련 내용이 담기길 원하겠지만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미국이 과연 그 수준에서 합의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맞서면 모두 다친다” 후 주석은 미·중 양국관계와 관련, 냉전시대의 ‘제로섬’ 사고를 버리고, 상대방의 발전방식 선택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방의 주권과 영토보전, 발전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식 발전모델을 인정하고, 타이완 문제 등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지 말라는 얘기다. 후 주석은 지난해 논란이 됐던 중국의 정치체제 개혁과 관련, 사회주의 민주정치를 계속하면서 중국의 국가 상황에 맞게 추진해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양국관계에 대해 ‘화합하면 양측에 모두 이익이고, 맞서면 모두 다친다’(和則兩利, 鬪則俱傷)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이면서 동시에 중국이 닥친 현실을 직시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경제발전에 치중해야 할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에서 미국과의 경쟁으로 힘을 빼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내부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미국에 보내는 ‘타협’의 메시지로도 들린다는 것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무기판매 등 타이완 문제에 대한 개입 중단 등을 미국 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의 ‘약점’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도 타이완에 대한 무기판매 중단 등을 약속하지 않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해 주는 선에서 끝낼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오바마, 두차례 만찬 특급예우… 후진타오, 기업인 500명 동행

    오바마, 두차례 만찬 특급예우… 후진타오, 기업인 500명 동행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미국 방문 길에 오른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국빈 자격으로 나흘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실상 주요 2개국(G2)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지구촌의 이목이 이번 후 주석의 방미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32년 전인 1979년 1월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 워싱턴을 방문해 국교를 맺은 일을 상기시키며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하는 묵직한 시각도 있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1인자의 방미가 처음이 아닌데도 이번 후 주석의 방미가 유독 지구촌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까닭은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이 향후 10~15년간 미·중 관계를 넘어 국제 사회 전반의 질서를 새롭게 규정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림)의 시대를 끝내고 본격적인 ‘대국굴기’(大國崛起·우뚝 일어섬)의 시대를 열기 시작한 중국의 부상과 함께 현대 국제사회의 흐름이 ‘미국과 소련의 양강구도→미국 1극 체제→미국과 중국의 G2체제’로 재편됐음을 공식화하는 이벤트가 이번 회담이라는 평가다. 특히 무역 불균형을 둘러싼 기존 미·중 간 경제적 갈등을 넘어 최근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거치면서 형성된 ‘북·중 대(對) 한·미·일’의 신(新)냉전구도는 미·중 정상 간 안보 대화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정세를 감안할 때 이번 후 주석의 방미는 미국과 중국이 윈윈하는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아니면 제로섬 게임으로 치고 받는 사실상의 적국(敵國)으로 치달을지를 가늠해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양국 모두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가 후진타오를 공항에서부터 영접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2차례나 만찬을 베푸는 등 특급 예우를 준비해 놓고 있다. 후진타오도 중국 기업인 500명과 동행함으로써 ‘선물 보따리’의 크기를 암시했다.  재선을 의식하고 있는 오바마로서도, 아직은 더 성장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도 서로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양측은 얼굴을 붉히는 일은 피하면서 한껏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는 크게 돈(경제)과 힘(군사력)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과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흑자 문제 등에서 ‘제1전선(戰線)’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명쾌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중국으로서는 대규모 대미 투자와 미국의 대중 투자 환경 개선 등 비교적 수월한 쪽에서 미국을 배려할 개연성이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북한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하루아침에 흔들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역으로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 등에서 미국이 중국을 배려할 개연성도 낮다. 따라서 이런 민감한 문제보다는 이란 핵문제, 테러리즘 등 ‘낮은 단계의 이슈’에서 타협하는 모양새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후진타오의 방미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물론 두 거인이 싸우지 않고 웃으며 악수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의미는 작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금관리기관 성과급 비중 확대

    내년에 연금관리기관의 성과급이 강화되고 인사드래프트제가 시행된다. 28일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내년부터 총 연봉에서 성과 연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대로 상향된다. 3개 기관은 준정부기관으로 국가의 감독을 받으며 성과연봉은 1~2급 간부 직원들에게만 해당된다. 올해 국민연금공단 연봉 중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공무원연금공단은 6%, 사학연금공단은 2%씩이었다. 정부가 성과급을 도입했지만 노조 등의 반발로 무늬만 연봉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간부직의 성과급 비중을 20~30% 이상으로 높이라는 권고안을 만들었다. 국민연금공단과 사학연금공단은 성과급 비중을 20%로 결정했고 공무원연금공단은 이보다 약간 높은 22%로 결정했다. 한 연금공단 관계자는 “정부의 권고안이지만 경영평가 항목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관평가에서 나쁜 평가를 연속해서 받으면 기관장 교체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과급에 따른 연봉 차이는 2000만원에 육박한다. 공무원연금공단의 경우 1급은 최대 1900만원, 2급은 최대 1700만원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공단은 1급이 최대 1990만원, 2급이 최대 1600만원까지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재원은 중식비·교통비·복리후생비 등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전용하게 돼 있다. 즉 간부들의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모아서 성과에 따라 나눠주는, 제로섬 게임인 것이다. 이에 따라 도입 당시 간부급의 반발도 없지 않았다. 정부는 시행성과를 점검해 가며 단계적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공단과 공무원연금공단은 대규모 인사도 단행했다. 내년부터 성과급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간부들은 인사드래프트제를 통해 뛰어난 직원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국민연금공단은 본부 실장 13명 중 11명(84.6%), 전국 지사장 91명 중 69명(75.8%)이 교체됐다. 1~2급 모든 직원, 성과와 역량이 우수한 3급 직원에게 지원 자격을 준 뒤 블라인드 방식으로 선발한 결과다. 승진자도 있었지만 25명이 낮은 직급으로 이동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본부 부서장과 지부장 30명 중 18명(60%)이 교체됐다. 1년 이상 근속한 3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5지망까지 희망 부서를 받은 뒤 부서장들이 소속 직원을 직접 선발하는 방식을 취했다. 전경하·안석기자 lark3@seoul.co.kr
  • [지방시대] 일자리 창출 중국과 인도에 답이 있다/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지방시대] 일자리 창출 중국과 인도에 답이 있다/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세계 인구는 약 69억명이다. 중국에 13억 5000만명, 인도에 12억명이 살고 있다. 두 나라가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셈이다. 또한 두 나라는 연평균 10%에 육박하는 빠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의 이름 차이나(China)와 인디아(India)의 합성인 ‘친디아’(Chindia)는 많은 소비자와 함께 높은 경제성장률 때문에 미국과 함께 세계를 리드하는 ‘G3’로 부상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삼성과 현대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중국과 인도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미래 세계시장의 재편에 미리 대비하는 발 빠른 행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 100여만명 중 청년 실업자가 약 40만명이다. 청년 실업률도 10%를 육박하는 수준이다. 청년 실업 문제는 국가의 생산성과 경쟁력 저하로 직결되기 때문에 대통령부터 각 지자체장들에 이르기까지 가장 집중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상당 부분 성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창출되는 일자리로 비정규직이나 단기 근로 사업들이 많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우리의 경제 성장률은 5%를 밑돌고 기업들의 대규모 추가 투자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 우리 기업들은 이미 시설 자동화나 고도화로 많은 고용이 필요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야말로 저고용 성장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업들의 고용 패턴도 변하고 있다. 현장의 생산인력과 회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류제품을 만들기 위한 석·박사급의 연구개발(R&D) 분야 고용이 늘어나는 형태이다. 우리나라 청년의 대부분은 대학 졸업자로 구성돼 고용 증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학에 몸 담고 있는 필자로서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왜냐하면 대기업과 공사 등 몇몇 좋은 기업만을 고집하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눈높이 때문이다. 장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중소기업에서 열심히 일해 회사와 같이 성장하려는 청년들의 도전정신이 없는 것이 아쉽다. 최근 중국과 인도를 방문하여 친디아의 기업 현황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인도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 다국적기업들의 투자가 날이 갈수록 활발하여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어 수도인 뉴델리의 집값이 서울과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상하이 등은 서울이나 뉴욕에 못지않은 주거환경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 친디아 기업인들은 한국 첨단기술분야의 우수한 인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뽑아주겠으니 보내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이나 디스플레이 분야 인력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야말로 친디아에는 일자리가 널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낯설고 힘들어도 미래의 주역이 될 친디아에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여 취직시켜야 한다. 우리 청년들이 친디아에서 일해도 이들은 우리 고장의 인재요 한국인이다. 우리나라 안에서 지자체들끼리 서로 경쟁하면서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한 제로섬 게임이다. 오히려 국제 시장의 큰손이 된 중국의 기업을 유치하거나 우리의 청년들을 진출시키는 역발상도 청년실업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청년실업을 줄일 수 있다.
  • [새해 업무보고] 광고 ‘제로섬 경쟁’ 심화… 종편·보도 ‘승자의 저주’?

    [새해 업무보고] 광고 ‘제로섬 경쟁’ 심화… 종편·보도 ‘승자의 저주’?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내놓은 새해 업무계획의 초미 관심사는 다채널방송서비스(MMS)다. MMS 허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 MMS는 2012년으로 예정된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서 촉발됐다. 아날로그 방식은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방송을 하려면 반드시 주파수를 먼저 할당받아야 한다. 이런 제약 때문에 아무나 방송시장에 진출할 수 없었고, 이런 ‘자연적인 시장장벽’을 이유로 이미 진출한 방송에 공익성, 공공성이라는 책임이 지워졌다. 그러나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로 바뀌게 되면 한번에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이 크게 늘어나 주파수 대역에 남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1개의 채널을 내보내고도 여분의 공간에 추가로 여러개 채널을 편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 가져다주는 ‘진화’이지만 ‘자연적 시장 장벽’이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어서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문제와 직결된다. 쉽게 말해 채널이 크게 늘어났는데 왜 굳이 KBS와 MBC에 ‘공영’ 타이틀을 달아줘야 하는가 등의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1990년대부터 관련 논의가 시작됐음에도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창희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남는 방송 대역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 또 어떻게 쓸 것인지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급작스럽게 불쑥 MMS 문제가 튀어나온 것은 의외”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강명현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방통위가 어떤 땐 지상파 독과점을 얘기하면서 경쟁을 유도하다가, 어떤 때는 규제완화 방안을 얘기하는 등 뚜렷한 정책 지향점이 없어보인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무료 제공이라는 원칙에서 보자면 MMS는 지향해야 할 방송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전체적 그림을 그리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종합편성 채널이나 보도채널 문제까지 있는 상황에서 MMS를 당연히 지상파의 것이라 전제하고 시작하는 것은 논의 자체가 거꾸로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기존 사업자에게 그대로 할당한 반면, 유럽은 신규 사업자와 쪼개 쓰게 했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는 “국내 방송산업의 제작 능력으로 볼 때 채널만 늘리는 것이 합당한지도 따져봐야 한다.”면서 “채널이 늘어나면 시청자의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으나 지상파에 낮 방송이 허용되자 재방송만 늘었다.”고 꼬집었다. MMS는 ‘광고시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달 말이면 종편과 보도채널 사업자가 추가 선정된다. 선정 숫자에 따라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너무 많이 선정될 경우 제한된 먹거리(광고)를 놓고 출혈 경쟁을 벌여야 하는 까닭에서다. 여기에 MMS까지 허용되면 시장은 무한경쟁에 노출되는 셈이다. 방통위 계획대로 현재 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방송광고시장 규모를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수준인 13조 8000억원대로 끌어올리려면 방송광고가 금지된 기존 영역을 허물 수밖에 없다. 간접광고와 중간광고 확대 허용, 먹는 샘물과 의약품 광고 허용이 거론되고 광고단가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보이는 광고총량제 실시 등의 얘기가 방통위 주변을 맴도는 이유다. 광고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불러온다는 반대 목소리가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방송 ‘문화’가 아닌 방송 ‘산업’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는 찬성론도 있다. 이 문제 역시 주파수 제한이 사라져가는 방송에 공공성을 요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 박창희 교수는 “보도채널과 종편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된 뒤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태성·이은주·이경원기자 cho1904@seoul.co.kr [용어 클릭] ●MMS(Multi Mode Service) 압축기술을 통해 방송주파수 대역(6MHz) 안에서 고화질(HD) 방송 외에 표준화질(SD) 방송, 오디오, 데이터방송 등을 동시에 전송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MMS가 도입되면 KBS1은 KBS1-1, KBS1-2 등으로 여러 채널을 운용할 수 있다.
  • [스포츠 돋보기] 스포츠토토, 레저세 부과 안 된다

    체육계와 지방세법. 얼핏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조합이다. 그런데 요즘 체육계는 지방세법 개정안 진행 과정에 온 신경이 쏠려 있다. 전·현직 체육인, 스포츠 관계자들이 만나는 자리에선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화두다. 어떤 내용이기에 그럴까. 논란이 되는 개정안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에 레저세를 부과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지난 7월 시·도지사협의회 건의로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 등 국회의원 13명이 서명해 발의했다. 현재 스포츠토토 수익금은 체육·문화 사업 확대, 유소년스포츠 활성화, 국제경기대회 지원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스포츠토토 수익금 일부를 체육과 상관없는 지방재정 확충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 개정안 발의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자치단체에 돈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점점 돈 쓸 곳은 많아지고 지방 세원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눈독을 들인 게 스포츠토토다. 일면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다. 과연 그럴까. 결론은 ‘아니다’ 쪽에 가깝다. 애초 계산이 잘못됐다. 현재도 스포츠토토 수익금은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쓰고 있다. 각 지역이 체육 시설 확충과 체육진흥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 편중 없이 골고루 나눠 가진다. 국가대표 육성 등의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전체 기금 예산의 72%가 지역에 돌아간다. 시·도 생활체육 프로그램, 시·도 체육 단체 지원, 생활체육 지도자 운영 등에 지원된다. 다만 체육 관련 사업에 한정해 쓰일 뿐이지 현재도 지방세 성격이다는 얘기다. 사실 그게 정상적인 쓰임새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스포츠토토의 법적 취지는 “국민의 여가체육 육성 및 체육진흥 등에 필요한 재원 조성”이라고 명시돼 있다. 수익금은 ‘체육’을 위해 써야 한다. 애초 그런 용도로 만들어졌다. 도로 닦고, 건물 짓고, 다른 예산 확충하는 용도로 쓰라고 만든 게 아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레저세 신설로 연간 기금이 262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국민체육복지를 위한 각급 단체 지원액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진흥공단은 “지원액이 40~6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는 건 연간 2000억원 정도의 기금을 지원받던 지방 생활체육회다. 결국 제로섬 게임이다. 지방의 다른 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 체육이 위기를 맞는 것이다. 아이러니다. 김정권 의원은 개정안 발의문에 “저출산 노령화로 증가하는 복지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서”라고 적었다. 그런데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생활체육이 복지라는 사실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시대는 돌이킬 수 없는 시곗바늘인 것 같다. 2010년의 G20 서울정상회의는 팍스 아메리카(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출범시킨 1944년의 브레턴우즈회의나 제2의 경제대국 일본의 몰락을 예고한 1985년의 플라자 합의처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회의로 기록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퇴조로 압축된 서울 정상회의는 이렇게 G2(미국과 중국) 시대를 개막시킨 신호탄이 됐다. 하지만 이는 중국 지도부가 생각하는 계획표를 앞지르는 속도다. 중국의 개혁·개방 설계사인 덩샤오핑은 평소 “2030년까지는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미국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서 미국과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면서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덩샤오핑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키움)를 수정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며 중국의 파워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10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미국에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렸던 과거의 중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굴뚝’에서 금융제국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경제대국 중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32년간 치밀하게 공들여 온 작품이다. 1960~70년대 한국의 수출제일주의를 연상시킬 정도로 중국 전역에서 저임금의 수출산업을 통해 2조 5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국이 됐다. 중국이 보유한 7400억 달러어치의 미 국채는 이제 미국의 목줄을 조이는 무기로 변했다. 중국 지도부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적은 위안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만드는 작업이다. 우선 대형 금융기관을 설립해 힘을 비축하는 것이 1단계다. 중국의 3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전세계 금융기관의 시가총액 1~3위를 휩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단계 전략은 미·영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를 흔드는 일이다. 이번 서울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율 3.69%를 확보, 세계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선봉에 선 중국이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과의 ‘연합전선’으로 IMF로 대표되는 국제금융질서를 개혁하겠다는 전략이다. 3단계로는 위안화를 거래하는 국가를 늘려 미 달러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우선 아시아를 중심으로 역내 지역통화(regional currency)로 발전시킨 뒤 서서히 달러를 대체하는 국제 기축통화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야심이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G2 시대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온다. 국제역학 구도상 미·중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고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발휘한 중재 역할이 G2의 대결 와중에서도 빛을 발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희토류의 무기화를 선언한 것처럼 중국이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하여 남에게 압력을 가하는 모양) 전략으로 나올 경우 우리에게는 격심한 시련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는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까지 얽혀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는 천안함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자칫 한국과 미국 대 북한과 중국의 대결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중 3개국이 비공식적 차원에서 삼각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율기능을 강화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 G2 시대 한국의 생존 전략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CEO들 “자유무역이 글로벌 경제성장의 유일한 답”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CEO들 “자유무역이 글로벌 경제성장의 유일한 답”

    “지금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막고 출구전략을 현명하게 시행해야 할 때입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무역을 누군가가 이익을 보면 다른 이는 손해를 보는 ‘제로섬’으로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는데 이는 난센스입니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11일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각국 정상들은 한결같이 ‘자유무역주의의 적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보호무역주의’라고 인식하는 분위기였다.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면 각국은 여론 등을 의식해 자국 산업만을 보호하려는 ‘유혹’에 시달리기 마련. 이는 자국 통화 절하에 나선 미국 등 선진국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통상 무역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세계 경제의 전체적인 쇠퇴로 이어진다. G20 서울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CEO들이 “자유무역이 글로벌 경제성장의 유일한 답”이라고 입을 모은 까닭이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120개 글로벌 기업 대표들은 자유무역주의를 기초로 지속 가능하면서도 강력한 균형성장을 지향하자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12개 워킹그룹이 지난 넉달 동안 작성한 보고서와 토론 결과를 기초로 정부와 재계, 국제기구 등에 대한 권고안이 담겼다. 이들은 “내년까지 도하개발어젠다(DDA)를 타결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최소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면서 “G20 정상 각자가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DDA는 2001년 합의됐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다자 간 무역협상이다. 빅터 펑 리&펑 그룹 회장은 워킹그룹 컨비너(의장)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세계 경제의 생명선이 자유 무역과 투자라는 사실을 종종 잊고 있다.”면서 “DDA 협상 타결을 통해 자유무역 기조는 공고해질 것인 만큼 이제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업 대표들은 이어 “각국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유입을 가속화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면서 “은행의 자본건전성 규제(바젤Ⅲ)에서 무역금융 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중소기업에 대한 법적, 금융 지원과 더불어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 자금이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규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가 안정 국면에 접어든 만큼 민간 부문이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의 부양책이 중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녹색 에너지 문제도 언급됐다. 기업 대표들은 “정부가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이 화석연료 보조금을 5년 안에 철폐하면 빠르게 녹색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조언도 포함됐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도 자유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CEO들의 의지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찬 초청연설에서 “(일부 국가들이) 경상수지 목표를 정해 관리하자는 것은 경제적으로 유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과 재정 측면에서도 효과가 없다.”고 못 박았다. 캐머런 영국 총리도 “DDA를 아직도 타결하지 못한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면서 조기 타결을 다짐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역시 무역·투자 분과 회의에 참석, “자국 통화가치를 잇달아 절하하는 것은 (경제위기를 극복한 원동력인) 자유무역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활동을 저해하는 행정 장벽을 없애고 자본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세계 정상급 기업인 120명이 참석한 재계 ‘정상회의’인 비즈니스 서밋은 이날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공식 폐막됐다. 스웨덴 SEB그룹의 마커스 발렌베리 회장은 폐막사에서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의한 내용이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평가하는 성적표를 만들자.”면서 “12일 정상들에게 우리 보고서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은 총회 환영 연설에서 “경제를 살리고 활성화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기업”이라면서 “세계 경제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려면 궁극적으로 기업이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자체 발주공사 고용의무제 논란

    “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신(新) 행정이기주의다.”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고용의무제’를 놓고 말들이 많다. 지자체는 “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건설업체는 “공사장 현실을 무시한 행정이기주의”라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재정상태가 열악해 공공공사가 적은 지자체도 “주민들이 인근 지자체 공사현장에 나갈 기회마저 잃고 있다. 일자리를 놓고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고용의무제는 지자체가 발주한 지역 공공공사를 수행하는 건설업체에 현장 근로자 일부를 의무적으로 해당 지역 거주자로 고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단순 권고사항을 넘어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금까지 물리고 있다. 발주 관청의 비위를 건드려 좋을 게 없는 업체들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알아서 해당 지역 주민 의무고용을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 성남시는 최근 공사 인력의 50% 이상을 성남시민으로 채우지 않는 관급 공사 건설업체에 노무비의 30% 안에서 손해배상금을 물리기로 했다. 관내 건설 노무자의 고용 촉진을 위해서라지만 인근 시·군 근로자의 취업을 사실상 막고 있다. 2002년부터 권장사항으로 추진해온 성남시민 50% 이상 고용 운동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를 어기는 업체에는 의무고용비율에 미달하는 인원수의 총 인건비에서 10~30% 손해배상금을 부과키로 한 것이다. 배상금을 내지 않으면 공사비에서 공제한다. 앞으로 1억원 이상의 전문공사가 발주되면 이 계약조건이 적용된다. ●광명·화성·용인·대구도 사실상 실시 광명시는 지역주민 고용이 강제는 아니라고 하지만 공사를 따낸 건설사들이 시의 눈치를 살피기는 마찬가지다. 시는 지난해부터 관급공사 현장 인부고용시 50% 이상을 관내 시민으로 고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여기다 1억원 이상 관급공사에 소요되는 자재와 물품까지 관내 생산제품을 우선 구입토록 하고 있다. 화성시도 지난해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이유로 관급공사 계약시 지역주민 우선고용, 지역생산품 우선구매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인부 가운데 20~30%가 지역주민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업체들을 유도하고 있다. 용인시는 인력대신 관내 업체 하도급 비율의 범위만 규정하고 있지만 분기별 관내 고용인력 등을 점검하고 있어 사실상 관내 주민 우선고용을 실시하고 있다. 대구시 건설관리본부는 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건설공사 하도급 비율을 늘리고 건설인력 고용비율도 크게 높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구지역 건설인력 고용비율은 75%로, 앞으로 10%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열악 지자체들 “기회 박탈” 지적 그러나 지자체의 고용의무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건설사들은 “현장 인부는 대개 현장 반장이 팀을 꾸려 움직인다. 공사팀은 일감이 있는 곳을 따라 (행정구역을 떠나) 공사 현장을 옮겨다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도시가스 배관공사 가스용접을 하는 한 근로자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살면 취업 기회도 줄어든다. 인근 지역 공사장으로 일자리를 옮길 때마다 주소를 옮겨야 하는 것이냐.”며 고개를 저었다. 성남시 인근 지자체는 “거주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고용 불이익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품은 시·군들이 앞다퉈 이 제도를 시행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 일용직 근로자는 “의무고용제를 실시한다고 전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지자체들이 전형적인 전시행정을 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이모(45·송정동)씨는 “관급공사가 적은 시·군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일거리를 찾아 새벽부터 원정노동을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마저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CEO 칼럼] 파트너십에서 공정과 상생을/노태석 Ktis 대표이사

    [CEO 칼럼] 파트너십에서 공정과 상생을/노태석 Ktis 대표이사

    요즘 우리 사회의 키워드는 ‘공정’과 ‘상생’이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국정운영 최우선 과제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준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공정한 사회는 산업계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검증 과정에서 병역면제,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의혹이 드러나는가 하면 장관 자녀의 공무원 특혜 채용까지 터지는 바람에 “과연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 공정한 사회인가.”라는 전 국민적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장군의 아들’과 일반 병사를 비교하는 뉴스 등 공정, 상생과 거리가 먼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 병역문제는 사회적 의무 분담의 형평성과 관련돼 있어서 항상 민감한 이슈가 되어 왔다. 최근 가수 MC몽에게 일반 서민들의 분노가 집중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를 웃고 즐겁게 해주는 가까운 사람이라 생각됐던 그였다. 그가 소위 ‘고위층’처럼 남들 다 가는 군대를 안 가려고 요령을 부렸다는 보도를 보면, 공정을 떠나 점점 그들만의 불공정한 세상이 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최근 배춧값 폭등에서도 불공정한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배춧값 폭등의 여러 원인 중에 공급량 감소를 기회 삼아 농지에선 저렴하게 사서 소비자에겐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하려 한 유통업자도 한몫을 했다고 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논하자면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으나 농민과 소비자의 울음을 외면한다면 그들에게서 공정과 상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산업계를 대표하는 공정은 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직결된다. 말 그대로 함께 살자는 이야기지만 요즘 강조되는 상생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이 클 수 있도록 양보하고 도와주라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중소기업을 도와 그들의 활로를 찾아주는 것이 상생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밥그릇을 빼앗으며 일방적으로 납품단가를 깎고 납품대금 장기어음 결제는 물론 중소기업의 기술을 도용하는 등 횡포를 부려왔던 것은 사실이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편견이나 상생이란 대전제를 빌미로 정치적, 사회적 입김을 통해 불공정한 거래 관계를 지속하도록 요구하는 ‘나쁜 중소기업’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상생이란 단어의 왜곡에서 비롯된다. 함께 살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선 어느 한쪽의 양보와 헌신만으론 안 된다.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도 기본적으로 인식이 변해야 한다. 필요할 때 도움을 받고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하겠지만 ‘함께’라는 파트너 정신을 가질 때 진정으로 동반 성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속한 회사도 고객사와의 기존 사업 재계약 때 계약단가 인하 요구를 받기도 한다. 때론 야속하기도 하지만 원가 절감을 통한 영업이익의 향상이 우리 회사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기에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무조건 반발하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는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한다. 원가절감만큼이나 고객사에 필요한 것은 서비스 품질이다. 적정 이윤이 보장되어야 종업원 기량 및 생산성 제고를 위한 교육 강화, 관리 시스템 향상 등을 원활히 진행해 궁극적으로 고객사가 얻는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고객사와 우리 회사 모두가 상생하는 해법을 종종 찾을 수 있었다. 이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정부 주도에 의해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구호나 외침이 아니다. 급변하는 경쟁 환경과 복잡한 시장경제에선 나 홀로 살아 갈 수 없다. 협력 사업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함께 노력해 경쟁력 향상과 시장의 파이를 키워낼 수 있는 공정한 룰 기반의 상생 파트너십 관계를 진정으로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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