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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공천진통 내막 살펴보니

    민주 공천진통 내막 살펴보니

    1차 공천 확정지역 발표를 둘러싼 통합민주당의 막판 진통에 대해 논란이 무성하다.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있다. 공천 부적격자 선정 과정의 갈등이 표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고위원회가 7일 공심위에 단수지역 71곳(보류지역 9곳 포함)의 자료에 대한 보충자료를 요청했다는 상황이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공심위는 지도부의 이같은 요청과는 별개로 당초 예정됐던 단수지역뿐만 아니라 유력 경합지역과 호남 일부지역 심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공천 발표 지연 사태를 당 지도부와 공심위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은 지극히 표피적인 판단이라고 여겨진다. 오히려 내막의 본질은 ‘총선 이후 야당 권력투쟁의 서막’에 가까워 보인다. 갈등의 지점엔 손학규 대표의 신 당권파와 박상천 대표의 구 민주당 당권파가 놓여 있다. 공천 부적격자 선정과정에서 1차 확정지역 발표까지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구 민주당계는 일관되게 ‘반발’했다. 이들은 발표를 연기해야 한다는 근거로 ‘쇄신공천 효과 축소’를 들었다. 통합민주당의 공천 첫 작품인데, 현역 의원 중심의 명단이 발표되면 물갈이 효과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른 데 있다. 구 민주당계 핵심 관계자는 막판 진통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양당이 통합효과를 최대화하는 공천을 해야 하는데 친노 인사들과 과거 열린우리당 색채를 빼지 않은 채 발표하면 안 된다.” 수도권 단수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구 민주당계 인사는 거의 없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 민주당계의 위기의식 저변엔 ‘첫 작품’부터 밀리면 안 된다는 중압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 민주계 인사들의 반발을 대하는 손 대표의 반응은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 어렵다. 자신의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후보들의 불만을 달래려면 박 대표의 ‘발목잡기’에 브레이크를 걸 만도 한데 딱히 그러지 않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같은 공동대표인데 어떻게 제동을 걸겠냐.”며 손 대표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그러나 손 대표 입장에서 ‘친노·열린우리당 탈색’은 박 대표와 공통되는 이해관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민주당의 공천 진통은, 뚜렷한 당내 리더십이 부재한 무주공산 상태에서 총선 이후를 겨냥한 두 대표의 ‘총성 없는 전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스라엘 학교에 테러… 8명 사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증오의 피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중동지역 평화 로드맵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6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 유대인 학교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총기난사로 10대 학생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건으로 주말로 예정된 평화협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등 대화분위기도 급랭됐다.●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피의 복수´ 인가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예루살렘에 있는 메르카즈 하라브 예시바 율법 학교 도서관에 AK-47소총을 휴대한 팔레스타인인 한 명이 침입, 총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했다.아하론 프랑코 예루살렘 경찰청장은 “범인은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으로, 총성을 듣고 달려간 이스라엘군 장교가 현장에서 그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지난 2006년 4월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자폭테러로 11명이 사망한 이후 이스라엘에서 감행된 최악의 테러다. 메르카즈 학교는 예루살렘에서 랍비를 양성하는 최고 권위의 교육기관이다. 이 학교 출신 인사들은 그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를 강하게 반대해 왔다. 때문에 이번 테러가 이스라엘 강경파를 상징적으로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하마스 라디오 방송은 앞서 제발리야에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12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데 따른 보복이라고 주장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익명의 하마스 관계자도 이날 자신들이 ‘예루살렘 작전’이라고 명명한 테러를 저질렀다면서 곧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는 평화회담에 예정대로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가자지구 인권상황은 40년 사이 최악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6월 팔레스타인무장세력인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자 봉쇄전략으로 맞섰다. 지난 1월 중순 하마스가 봉쇄 해제를 요구하며 이스라엘 영내로 로켓을 발사한 것을 구실로 지난 1일에는 가자지구를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120명 이상이 살해됐다.6일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 등 영국 인권구호단체 8곳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주민의 80%인 110만여명이 식량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2006년의 63%에 비해 악화됐다. 의료, 교육시설은 마비상태며 실업률도 40%나 된다.●범인 사살… 이스라엘 최악 테러구호단체 케어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풀지 않는 한 이 지역 평화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군사행동이 합법적이라면서 팔레스타인의 로켓공격이 먼저 중지돼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사태의 모든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고 강경론을 굽히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 말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진행되던 중동평화 계획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이번 주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 주재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양측간 중재를 통해 임기 말 치적을 남기고 싶었던 미국 부시 정부도 덩달아 난감해졌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움트던 ‘소비 심리’ 꺾였다

    움트던 ‘소비 심리’ 꺾였다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상승세를 타던 소비 심리가 한풀 꺾였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기획재정부도 “대외 여건의 악화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6일 통계청이 밝힌 ‘2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6개월 뒤의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103.1로 1월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 아직은 기준치 100을 넘어 지금보다 6개월 뒤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수 하락폭은 2004년 5월의 5.9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또한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2002년 9월 106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1월의 기대지수 105.9에 비하면 소비심리 위축이 심상치 않다. 특히 경기 기대지수는 1월보다 5.2포인트나 떨어진 100.1을 기록해 간신히 기준치를 넘었다. 생활형편과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도 각각 2포인트와 1.2포인트 떨어졌다. 모든 소득 계층에서 소비자 기대지수가 떨어진 가운데 월 평균 소득 300만원 이상 계층의 낙폭(3.8∼3.9포인트)이 컸다.100만원 미만 계층의 기대지수는 99.9로 한달만에 다시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내놓은 경제동향 보고서(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에 따라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고유가 등으로 수입이 수출을 초과, 무역수지 약세기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도시재정 업그레이드](하)쪽방촌, 첨단도시로 거듭난다

    [도시재정 업그레이드](하)쪽방촌, 첨단도시로 거듭난다

    ‘쪽방촌’‘기지촌’이 환골탈태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구(舊) 도심을 첨단 복합단지로 변모시키는 도시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더디기만 하다. 지역이 넓은 데다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사업인 데도 전문가가 부족하고 도시계획 차원의 마스터플랜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사업을 우왕좌왕하게 만든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도시재생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가가 모인 공공기관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125 일대.1960∼70년대 한국 수출산업의 중추 기지로 구로공단의 배후도시였다. 구로공단은 2002년 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이 바뀌면서 첨단 빌딩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주변 주거지역은 여전히 60,70년대 수준이다. 낡은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선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촌이다. 골목길은 승용차 한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다. 이른 아침 근로자들이 쏟아져나오면서 골목길은 금방 꽉 찬다.‘작은 골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은 집에 들어가면 금방 사라진다. 다닥다닥 붙은 집은 많은 사람을 들이기 위해 방을 작게 나눴다. 한 집에 10가구 이상 살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재개발을 추진했다. 면적이 28만 5000㎡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래서 블록을 4개로 나눠 추진했다. 무려 5000여가구에 이른다. 이 중 주택 소유자는 1700여가구이다. 나머지는 세입자 가구다. 구역이 넓고 주민 이해관계도 얽히고설켰다. 사업이 오랫동안 제자리를 맴돌았지만 전체를 이끄는 전문가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주택 위주의 재개발사업은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주변 도시 인프라 구축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단지내 편익시설만 설치하면 그만이라서 사업성도 높다. 주거개선 위주의 뉴타운사업은 규모가 크더라도 사업성이 뛰어나 민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다. 그러나 가리봉 일대는 주거와 업무·상업 시설을 동시에 개발해야 하는 데다 블록간 이익 배분 등도 복잡하다. 도시 인프라와 편익시설 투자는 블록별 조합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더욱이 업무·상업시설로 개발하는 곳은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민간기업이 사업참여를 꺼리고 있다. 재개발을 추진하더라도 반쪽짜리 사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지지부진한 사업에 불을 댕긴 기관은 대한주택공사였다. 주공의 역할은 도시계획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주공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남부순환도로 1㎞를 지하로 묻고 그 위에는 공원을 만들 방침이다. 만약 4개 블록별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이 같은 사업은 추진하기 어렵다. 주민 대표회의 정문식 감사는 “복합개발방식이라서 민간이 추진하기는 어려운 곳이었다.”며 “인·허가, 주민 갈등 조정,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주공을 사업 시행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주공은 구로구와 함께 4개 블록을 하나의 사업지구로 묶어 추진키로 방향을 세웠다. 지역 특성에 맞춰 2개 블록은 공동주택단지로,2개 블록은 주택과 함께 업무·상업 지역으로 개발하는 마스터플랜도 내놨다. 사업비가 2조원대에 이른다. 그렇다고 주공이 4개 블록 사업을 독차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전체 사업 조율과 단지 기반시설 설치 등은 주공이 책임지고 민간이 잘하는 것은 민간에 맡긴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개별 블록은 민간자본을 유치키로 하고 설명회까지 열었다. 주공은 사업 방향을 미래형 첨단도시로 잡았다. 공동주택 5000여가구와 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최고 60층짜리 초고층 빌딩과 20∼30층 주상복합 아파트도 짓는다. 백화점·컨벤션센터·멀티플렉스 등도 건립된다. 첨단기업들이 많이 입주한 디지털 1·2·3단지와 연계해 서울 서남부 디지털 비즈니스 시티로 개발하는 것이다. 5∼6월 도시정비계획을 변경하고 연말쯤 설계·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아파트를 분양하면 2011년쯤 입주할 수 있다. 임대 아파트 1000여가구도 건립, 기존 세입자들에게 우선 공급한다. 도시마다 가리봉동과 비슷한 지역이 많다. 서울에는 홍제동 유진상가 주변, 청량리 역세권, 마포 합정동 먹자골목 주변 등이다. 인천 가좌동, 부천, 대전 등의 기존 도심지는 도시 확산과 함께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도시 형성이 오래돼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인구가 빠져나가는 등 상대적인 낙후지역으로 변해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은 아직 초보단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윤병천 주공 도시재생사업 이사 “지역 균형 발전과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주기 위해서는 도시재정비사업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윤병천 대한주택공사 도시재생사업 이사는 6일 “도시재생 사업은 작은 규모의 주택 재개발 사업과 달리 복잡하고 주민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재개발·재건축사업 컨설팅은 행정 업무를 대행해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으며, 과열 수주전과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공공 전문 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주공이 재개발 등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는 취지는 민간과 경쟁하기보다는 시장의 투명성 확보, 리스크(위험)가 큰 도시정비사업의 위험 요인을 사전에 없애 조합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 이사는 “도시재생사업 시장에 주공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참여 비율은 2%에 불과하다.”며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공이 사업자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주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조합방식처럼 추진위를 구성할 수 없다.”며 “일반 조합이 정비구역지정 전부터 추진위를 구성하듯이 주공도 이런 활동을 할 수 있게 길을 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총괄사업관리자로 참여해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해주고도 직원의 인건비 정도만 받고 있다.”며 “사업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민 투표에 의한 시공사 선정도 조합 방식에서 적용하는 시공사 선정기준을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공공기관의 도시재생사업으로 민간 부문의 역할이 축소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공기관이 전체 그림을 그리고 민간부문은 개별 사업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총괄사업관리자’란 복잡한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컨트롤하는 믿음직한 기관이 필요하다. 재정비촉진사업법에 따라 이를 대행하는 기관이 ‘총괄사업관리자’다. 개별 조합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시장·군수를 대행해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 지원하고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기반시설 설치 및 계획 자문, 기반시설 비용 분담금·지원금 등을 관리하는 일도 맡는다.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관공서와 민간 업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업이 부진한 곳에서는 시행사로 나서기도 한다. 총괄사업관리자가 개별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는 재정비계획 결정·고시 이후 2년 이내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3년 이내에 사업승인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다. 토지·건축물 소유주 과반수가 공공기관을 사업시행사로 고르는 경우도 해당한다. 총괄사업관리자는 사업 추진이 부진하거나 문제가 많은 곳의 정비사업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인 셈이다.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도시 재정비 노하우가 풍부하고 도시계획·건축·개발·시공 전문가를 충분히 확보해야 가능하다. 도시재생 사업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이끌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 주택공사는 현재 부천 소사·고강지구, 부산 시민공원주변 등 전국 10개 지구에서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받았다. 올해도 7개시 10개 지구에서 추가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받을 계획이다. 총괄사업관리자를 지정하면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 사업 초기 자금 확보가 쉽고 공공기관이 추진하다보니 주민들이 믿고 따르며 사업 인지도도 올라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힐러리 ‘미니 슈퍼화요일’ 텍사스등 3개州 승리 ‘기사회생’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힐러리가 살아 돌아왔다.” 미국 민주당 ‘미니 슈퍼화요일’ 예비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1연패 끝에 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와 텍사스, 로드 아일랜드에서 천금 같은 3승을 거둠으로써 꺼져가던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불씨를 되살렸다.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예비선거가 치러진 텍사스와 오하이오,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주에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 압승, 공화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힐러리는 이날 전략지역으로 꼽히는 오하이오(대의원 141명)에서 오바마를 54%대 44%(개표율 99% 현재)의 큰 표차로 승리했다. 텍사스주(대의원 193명)에서도 박빙의 접전 끝에 승리, 오바마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며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힐러리는 이탈했던 백인 및 노동자계층의 표심을 되돌린 데다 국정운영 능력 등 경륜과 경험을 강조한 전략이 맞아떨어져 회생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드 아일랜드(대의원 21명)에서는 힐러리가, 버몬트(대의원 15명)에서는 오바마가 각각 승리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승리로 최소한 190명 이상의 대의원을 보태게 됐다.AP통신은 현재까지 오바마 의원이 슈퍼 대의원을 포함해 대의원 수에서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이날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한 뒤 열광하는 지지자들 앞에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나 감사를 표시한 뒤 “오하이오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 이긴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오바마 의원은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오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의원 수에서 앞서고 있고, 대선 후보지명에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이날 결과가 경선구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매케인 의원은 텍사스와 오하이오,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주 모두에서 50%가 넘는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매직 넘버’ 대의원 1191명을 훌쩍 넘어서 1226명을 기록했다. 매케인은 승리가 확정된 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연설을 통해 “경쟁은 지금부터”라며 상대가 누구든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참여재판 제도 구하기/한상희 건국대 헌법학 교수

    [열린세상] 국민참여재판 제도 구하기/한상희 건국대 헌법학 교수

    돈시겔 감독의 영화 ‘평결’은 배심원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판사나 변호사가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당신들이 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달 12일 대구지법과 18일 청주지법에서 실시된 배심재판(정확히는 국민참여재판)은 법을 만드는 사람이 법관이나 검사가 아니라 우리 시민들임을 공포하는 자리가 되었다. 보통의 사람들이 일상적인 상식과 지혜만 가지고도 무엇이 옳고 그르며 무엇이 유죄이고 어떻게 처벌되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또 평가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재판참여의 경험을 통해 법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라는 민주사법의 해묵은 요청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자리에 검찰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검찰은 두 재판에 대해 모두 항소하였다. 강도상해 혐의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대구지법의 경우에는 판결 이후 새로운 증거가 나왔으며, 정신지체 장애인의 살인 혐의에 징역 6년형을 선고한 충주지법의 경우에는 너무 가벼운 형이 선고되었다며 그 재판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결정이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첫 단추부터 검찰이 부인하는 셈이 되어 버린다는 점에 있다. 물론 검찰의 입장도 나름의 근거가 있다. 살인이라는 중범죄에 대해 지나치게 가벼운 형벌을 가하는 온정주의적 태도는 법의 엄정성과 통일성을 해친다. 판결 이후라도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그 판결을 교정하는 것 또한 정의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배심재판 제도는 이런 법률적 당위론을 넘어서는 가치를 가진다. 배심재판은 미국 독립선언의 근거가 되기도 하였다. 나의 문제는 나와 나의 동료들이 만든 법에 의해서만 판단되어야 하기에 그들은 배심재판을 박탈한 영국 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다. 실제 배심재판의 핵심에는 자기지배와 민주주의의 요청이 자리잡고 있다. 국민과 단절된 채 오로지 법률관료들이 자기들만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구성하는 ‘그들의 법’이 아니라, 설령 미진하거나 온정적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우리들의 법에 따라 내린 판결이 바로 우리의 생활을 규율하는 법이 되어야 한다는 요청이 그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검찰의 항소는 취하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은 국민참여재판제도의 정착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되레 대구와 청주 두 재판의 미진함이나 미흡함을 비난하는 와중에 이제 갓 싹을 틔운 국민참여재판 자체를 무위로 돌릴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사실 온정주의나 심리·입증의 미진은 어느 나라의 배심재판이든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번 내려진 배심판결 자체를 항소로 이어지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배심재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항소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법률전문가의 눈에 이런저런 흠결이 보인다 하더라도 보통사람들의, 보통의 법감정에 의한 재판이 법률관료들에 의한 완벽한 재판보다 가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 제도는 언제나 재판의 대상으로만 자리매김되었던 우리 국민이 자신의 법으로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재판을 만들어가는 최초의 사건이다. 그것은 사법의 민주화를 향한 첫걸음이자, 우리 사법체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발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는 재판을 바로잡기 위한 검찰의 항소보다는 민주적 사법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검찰의 눈높이 조정이 더욱 절실해진다. 배심재판의 흠결을 비판하기 앞서 검찰은 보통사람들의 온정주의에 대해 법의 엄정성을 설득할 수 있는 변론 능력, 보통사람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된 공판관리 능력, 보통사람들의 법감정과 유효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럴 때 비로소 우리 검찰은 민주사법의 주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한상희 건국대 헌법학 교수
  • [사설] 여야 공천 도덕성 잣대 엄정히 적용해야

    여야가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 몸살을 앓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어제 비리 전력자의 공천 배제 수위를 정하느라 종일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도 공천 확정자 중 당윤리위가 문제를 제기한 4명에 대한 인준을 보류했다가 재확정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런 진통이 깨끗한 인물을 골라 공천혁명이란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고이길 바란다. 여야는 선거 때마다 깨끗한 새 피를 수혈하기 위해 ‘쇄신 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최종 공천자 명단을 받아 보면 그런 다짐이 무색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당선 가능성이 최우선 잣대가 되면서 도덕성 기준은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천 당규 14조는 ‘비리 및 부정 등 구시대적 행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인사는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이를 원칙대로 적용하려 하자 당내 일각에서 제동을 걸려 했다. 비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에 대한 정상 참작론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실망스러운 행태였다. 민주당은 참패한 지난 대선의 민심을 헤아린다면 한나라당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공천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를 공천신청에서 배제한 한나라당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공청쇄신 의지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계파 나눠먹기 식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탈여의도 새 정치를 열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조각과정에서 도덕성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하는 바람에 역풍을 만났던 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장관 후보자를 걸러내지 못해 낭패를 당한 전례를 기억하기 바란다.
  • 한나라 공심위, 보류4명 공천 재확정

    한나라당 최고위원회가 보류를 요청한 공천 확정자 4명에 대해 공천심사위원회가 4일 원안대로 확정해 파문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공심위는 이날 최고위원회가 제동을 건 김영일(서울 은평갑) 전 강릉 MBC사장, 안홍렬(서울 강북을) 당협위원장, 김병묵(충남 서산·태안) 전 경희대 총장, 김학용(경기 안성) 전 경기도 의원 등 공천 보류자 4명을 불러 소명을 들은 결과 원안대로 공천을 확정하기로 결의했다.공심위는 5일 열리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이같은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 공심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4명의 소명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공심위 내부에 이견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영일, 안홍렬 후보에 대해서는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이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공천 불가’ 견해를 밝혀 최고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한편 공심위는 이날 총선 공천 갈등의 뇌관인 영남권 심사에 착수했지만 단 한 명의 단수 후보도 정하지 못했다. 공심위 간사인 정종복 의원은 브리핑에서 “대구·경북 전역에 대해 심사를 벌여 종전 3∼4배수 압축된 것을 2∼3배수로 줄였으며 단수 후보로 선정한 지역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내일(5일) 부산·경남·울산 전역을 심사할 예정이며, 이 지역도 단수 후보를 정하지 않는 대신 6∼7일쯤 영남권 단수 후보를 일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지방시대] 부산이 죽어야 부산이 산다/홍완식 세계사회체육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지방시대] 부산이 죽어야 부산이 산다/홍완식 세계사회체육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오는 9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사회체육대회’ 준비를 위해 지난해부터 중국 베이징을 여러 차례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최근 다시 찾은 베이징에는 ‘새둥지’라는 애칭을 가진 올림픽 주경기장의 거대한 자태와 함께 경기장들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올림픽을 통해 ‘신문명’을 발원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야심찬 비전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그러나 21세기 중국의 변화는 올림픽 개최지인 베이징이 아니라 1400㎞나 떨어진 남방지역 쑤저우(蘇州) 경제특구와 같은 지방에서 발견된다는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정부의 자신감 넘치는 개방정책이 지역에서 효용성 있게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특구에는 세계 500대 기업 중 300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경제 활동을 하는 외국 기업수가 무려 34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중국의 경제 발전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이 아니라 연안, 동북, 그리고 서부 등 모두 지방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지난 수년동안 중국을 비롯한 외국들은 개방의 문호를 열어 놓고 시장 경쟁의 틀에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데, 우리는 경제특구를 만들어 놓고도 여전히 폐쇄적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동남권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을 만들어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자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실정은 어떠한가. 겨우 16개 외국 기업만이 들어왔고 이마저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업체는 단 한곳도 없다. 정부는 수도권의 비대화를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수도권 정비계획법까지 제정하면서 부산을 떨었지만 결국 정책 실패로 끝났다. 지난 10년동안 전국 인구 증가율은 5.9% 늘어난 반면에 수도권 지역은 1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 사람 48%가 수도권 지역에 모여 사는 셈이다. 따라서 주요 개발 정책들이 자연 수도권 중심으로 될 수밖에 없다. 한국 중심이 서울을 둘러싼 수도권 지역이고 이곳에 힘이 쏠린 탓에 지방은 결국 변방으로 전락하게 되고 그 결과 지방정책이란 것이 별 효과가 없다. 부산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동부산 관광단지개발에 외국의 무슨 테마기업이 유치된다고 하는 발표도 양해각서에 그치고 있다. 사실 이 정도의 개방수준으로, 또 지방을 변방으로 보는 중앙의 시각이 엄존하는 마당에 외자유치를 쉽게 기대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일지 모른다. 중국의 지방은 중앙의 반대편에 있는 그런 수동적 지방이 아니다. 중국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지방’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새 정부는 ‘과연 우리나라에 폭넓은 자주성과 효율성을 가진 주체적 지역정부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새 정부는 시장지향적 경제정책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중앙이 주도하고 수도권에 밀착하는 정책들이 구상되고 추진된다면 지역의 발전은 다시 요원하고 지방은 지방으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제 지방을 버리고 지역으로 변신하는 의식적 개혁과 제도적 개방정책을 실천해야 한다. 지방 스스로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경제 주체로서의 지위를 창조하고 중앙에 수평적 동반자로서의 권위를 인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새 정부는 지방이 눈에 보이지 않아야 한다. 이제는 지방이 아니라 국가의 경제를 견인하는 지역의 경제동력으로 지방을 바라보고 최대한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한편 지방정부는 지역 정부로서 다시 태어나 지역의 경제를 신장시키는 데 개방의 힘을 최대한 이용하는 슬기와 지혜를 가져야 할 때이다. 홍완식 세계사회체육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사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日 책임 무겁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경축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했다. 과거에 얽매여 양국이 미래로 가는 길을 늦출 수 없다는 뜻으로 당선인 시절부터 역설해온 내용이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일본도 후쿠다 야스오 총리를 비롯한 조야가 이명박 정부를 환영하며 관계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일본과 가졌고 이 자리에서 셔틀 정상외교 복원을 약속했다. 올해에만 한·일 정상회담은 7월 홋카이도 선진국 정상회의(G8) 참가 등으로 3회 이상 예정돼 있다. 역대 정권도 한·일관계의 키워드로 미래지향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를 빼고는 끝이 안 좋았다. 역사교과서, 독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 군위안부, 망언 등이 양국 관계를 꼬이고 얼어붙게 했다. 과거사는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는 ‘화약고’다. 문제는 과거사 갈등의 원인을 우리보다 일본 측에서 더 많이 제공했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일본이 새 정부를 무조건 반기는 모습은 왠지 불안한 느낌을 준다. 일본은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짚어봐야 한다. 일본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우리 측에 먼저 얘기하기 전에 미 의회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요구한 군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사과를 우선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일간에는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갈등을 줄이고, 소통하고 이해하는 교류와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그 바탕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이요, 한·일관계를 실용적으로 대하는 우리의 유연함이어야 할 것이다.
  • 일제 강제동원 11만명 정부, 공탁금 명부 입수

    정부가 일제시대 강제동원자(군인·군속) 11만명의 미지급 임금기록인 ‘공탁금 명부’를 일본정부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2일 “최근 외교통상부에서 일본정부로부터 넘겨받은 강제동원자 11만명의 공탁금 기록을 넘겨받아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 등은 3일부터 명부의 내역을 정밀분석할 예정이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공탁금 명부를 일본정부로부터 받은 것은 처음으로, 강제동원자에 대한 보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장세훈기자 jurik@seoul.co.kr
  • ‘재즈가수서 영화배우로’ 노라 존스 e-mail 인터뷰

    ‘재즈가수서 영화배우로’ 노라 존스 e-mail 인터뷰

    왕가위(50) 감독의 아홉번째 영화 속 주인공은 장국영도 양조위도 장만옥도 아니다. 2003년 미국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최우수 팝 보컬´등 5개 부문을 석권하며 무명에서 세계적인 재즈가수로 떠오른 노라 존스(29)다. 그가 왕가위의 첫 영어작품인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서 사랑의 생채기를 치유해가는 여자 엘리자베스가 됐다.28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난 노라 존스는 “처음엔 점심을 먹자는 제의”였다고 감독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당연히 제 음악을 (영화에)넣고 싶다고 하시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선글라스 너머로 저를 한참 응시하더니 첫마디를 여시더군요.‘연기 하고 싶어요?´그래서 감독님의 이전 작품들을 봤는데 제 음악과 느낌이 비슷했어요. 무엇보다 저에 대한 감독님의 자신감을 믿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배우와 감독의 서로에 대한 확신은 촬영에 들어가자 더 굳어졌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매일매일이 감동´이었단다.“솔직히 만나뵙기 전에는 감독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은 제 가장 자연스러운 부분까지 아름답게 끌어내주셨죠. 그가 직접 쓴 대사를 말하며 저절로 엘리자베스가 되어 갔죠.” 음악하는 사람인 만큼 영화음악을 직접 감독에 추천할 만큼 욕심도 냈다.“이 영화는 음악을 천천히 음미하며 보셔야 돼요. 영화 속 음악들은 모든 장면과 기적처럼 어울려요. 카메라와 악기가 춤을 추는 것처럼요. 제가 추천한 오티스 레딩의 음악이 선택돼 뿌듯하기도 했고요. 결국 이 영화는 감독님과 나, 음악 이 셋이 다 한통속이 된 영화예요.” 고난위의 포즈로 상대역인 주드 로와 입맞추는 마지막 장면은 3일을 고생한 결과다. 안면도 없던 미남 배우와 마주 선 노라 존스는 “그가 쳐다보면 불편하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주드 로는 ‘초짜´를 위한 배려심이 깊은 배우예요. 처음에는 그런 자신감 때문에 위축됐었는데 나중에는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냥 편하게 해버렸어요.”(웃음) 한번 도전한 이상 재미 삼아 출연한 가수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연기 수업을 알아보던 존스에게 감독은 제동을 걸었다.‘연기는 공부하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 그래서인지 영화 속 노라 존스는 낯설지도 과장되지도 않은 얼굴이다. 덕분에 작년 5월 칸의 레드카펫도 밟았다. 제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개막작으로 채택된 것. 그러나 카메라 앞에 서는 것과 피아노 앞에 서는 것은 여전히 별개의 일이다.“작곡하고 노래하는 건 나의 영혼이자 내 피와 같은 인생이에요. 음악은 내가 나를 표현하고 존재하는 방식 같은 거여서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100% 나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연기는 전혀 내가 아니에요.” 그래도 이게 노라 존스의 마지막 영화는 아닐 듯하다.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역할이면 충분히 고려해 보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영화의 마지막, 엘리자베스는 독백한다.“여기까지 오는 데 1년 가까이 걸렸다. 길을 건너는 건 그리 어려울 게 없었다. 건너편에서 누가 기다려 주느냐에 달렸을뿐.”영화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옮긴 것처럼, 노라 존스에게 기꺼이 길을 건너게 하는 대상은 누굴까.“있다면 그 사람은 미래의 제 남자일 거예요.(그가)미래에서 나를 기다려줬으면 해요. 아마 나에 대해 이것저것 안쓰러워 하고 보살펴주고 싶어하는 남자겠죠.”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상득 공천갈등’ 봉합됐지만…

    ‘이상득 공천갈등’ 봉합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장관 인선 파동의 후폭풍으로 파워게임 양상을 보이던 한나라당의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됐다. 이재오 최고위원측의 ‘제동’으로 파문이 일기 시작한 이상득 부의장 공천문제는 29일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이 부의장 공천을 확정지음으로써 하루 만에 일단락됐다. 이로써 친이 내부의 원로그룹, 소장그룹,‘이재오계’의 3각 갈등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 파문을 계기로 여권 내 권력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부의장의 공천 문제로 불거진 권력 투쟁은 친이 내부의 복잡미묘한 권력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앞으로 여권 내 실세그룹간의 견제 혹은 갈등이 언제든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수 있는 잠복성을 입증한 셈이다. 이 부의장을 중심으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김덕룡 의원, 최시중 고문, 유종하 전 장관 등 원로그룹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진수희·안경률·이군현 의원 등 ‘이재오 그룹’, 그리고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주호영, 박형준, 임태희 의원 등 소장그룹이 권력의 함수 관계에 따라 대립과 연대를 보였다. 이 부의장의 공천 배제를 주장했던 측에서는 원로그룹이 주도한 각료 인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왔다. 이 부의장측은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자신의 ‘용퇴론’을 주장하는 진원지로 소장그룹을 지목하는 분위기다. 소장그룹의 대표격인 정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부 인선이나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장관 인선과 검증작업의 실무를 책임진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비서관은 이 부의장을 11년간 보좌한 ‘이상득 사람’이다. 이에 화답하듯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28일 김경한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재산이 많은 사람들은 공직 제의가 오면 스스로 사양해야 한다.”며 소장그룹을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측은 29일 ‘이상득 공천배제’에 대해 “이 부의장 공천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 입장을 공심위원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친이 진영 내부의 갈등은 지난 경선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선 과정에서 원로그룹과 소장그룹 두 축이 중심을 이뤄 왔으나 대선 승리 후 원로그룹이 중심이 돼 인사 문제를 장악하자 소장그룹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재오계 역시 경선 때부터 원로·소장그룹으로부터 소외된 채 재기의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친박 진영은 친이측 권력 핵심들의 갈등을 관망하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친박 진영이 경계하는 것은 이번 사태로 지난달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합의한 ‘공정 공천’이 깨지는 것이다. 또 거중조정 역할을 해온 이 부의장이 물러난다면 이재오계를 견제할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도 친박 진영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인천 “대형 사업 안풀리네”

    인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용유·무의관광단지, 세계도시엑스포, 연세대 캠퍼스 유치 등이 잇따라 난항을 겪고 있다. 2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독일 캠핀스키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인 용유·무의관광단지의 경우 캠핀스키 국내 법인 공동대표 2명이 해고되거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용유·무의관광단지는 2020년까지 80조원을 들여 21.65㎢에 종합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이들이 사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해온 터여서 다음달 이뤄질 예정이었던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이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캠핀스키 본사가 ‘한국 법인의 인사문제일 뿐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이 일을 빌미로 민관협의체에서 탈퇴해 인천시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말 사업거부 의사를 밝혀 온 주민대책위를 설득, 인천경제청·인천도시개발공사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시는 또 2009년 인천에서 1600억원이 투입되는 세계도시엑스포를 개최키로 했으나 최근 국제박람회기구(BIE)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BIE는 공인을 받지 않은 인천세계도시엑스포가 2010년 상하이엑스포에 동일한 주제 등으로 나쁜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2012년 여수엑스포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인천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세계도시엑스포의 기간과 규모 등의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시는 이 밖에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에 연세대 캠퍼스를 지을 수 있도록 61만 6000㎡를 조성원가에 공급하는 동시에 아파트와 주상복합시설 부지까지 제공해 여기서 나오는 개발이익(8000억∼1조원)으로 캠퍼스를 짓도록 했다. 인천시의회는 이에 대해 연세대에 대한 파격적인 특혜라며 사업안 심의를 보류해 중단된 상태다. 인천경실련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는 시의 무리한 개발 드라이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업 전에 철저한 조사와 검증시스템을 마련해야 했다.”고 말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정책 컨트롤타워 필요 경제기획원 부활시켜라”

    “정책 컨트롤타워 필요 경제기획원 부활시켜라”

    역대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경제기획원 출신 관료들이 이구동성으로 ‘경제기획원의 부활’을 강조했다. 이들은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펴낸 ‘한국 고도성장기의 정책결정 체계’ 부록에서 인터뷰 형식을 빌려 1960년대에서 90년대까지 기획원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반추했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진 기획재정부가 출범하지만 부총리제의 폐지로 경제정책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이 정해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은 적지 않은 관심을 끈다. 보고서를 쓴 서울대 강광하 교수 등은 “정부 부처간 이해조정이 안 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경제기획원 형태의 정책조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3의 시각 ‘경제기획원 부활’이 필요? 강경식 전 부총리는 “전두환 정권 때 금융개혁을 하자고 하니까 재무부에서 ‘세상물정 모르는 놈들이 헛소리한다’고 비난했다.”고 말했다.OECD 가입시에도 채권시장 개방을 단기채에만 해 결국은 외환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재무부 출신이 재경원 부총리를 한 결과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재무부는 현실적이어서 일이 터질 것에 대한 뒷감당을 겁냈다는 것이다. 이석채 전 경제수석은 “두 부처를 합치니까 제3의 시각에서 정책을 보는 코멘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특정 부서에 매이지 않으면서 폭넓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는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예산을 분리하면서 개혁과 혁신을 붙였지만 재정 중심에만 국한, 과거처럼 기획과 연관한 국가 전체의 시각을 뒷받침하는 부분이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경제 5개년 계획은 비전을 제시했다? 이경식 전 부총리는 “1962년 시작된 1차 5개년 계획은 투자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것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수출이 늘면서 경제가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제시한 7.1% 성장은 10년간 국민소득을 2배로 올리겠다는 단순한 계산에서 나온 목표치이며 수출입국 기치도 일본이 가발이나 와이셔츠 등의 저가상품을 포기하면서 부수적으로 얻었다고 했다. 강경식 전 부총리는 “5개년 계획은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경제에 둔다는 대통령 의지를 표현한 정지척 상징”이라면서 “5년 뒤의 비전을 갖고 드라이브를 걸자는 뜻으로 한번 만든 뒤 캐비닛에 들어가면 들춰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석채 전 수석은 “기획원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모든 일이 자기 일인 것처럼 관심을 가졌고 5개년 계획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대응할 이슈를 정리하고 다듬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강력 지원 있어야 정책조정 가능? 진념 전 장관은 “과거 월간경제동향보고회의와 수출진흥확대회의는 대통령의 참석으로 부총리에 힘을 실어 주는 중요한 장치였다.”면서 “하지만 경제정책수단의 70%를 재무부가 갖고 있어 경제 수석하고 재무 장관만 짝짜꿍하면 부총리가 완전히 바지저고리가 됐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사례가 1972년 8·3 사채동결 조치로 경제기획원과의 생각은 달랐다고 했다. 당시 ‘경제기획원 놈들은 논리나 따져서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는 것. 이석채 전 수석은 “민주화 이후부터는 대통령이 경제효율을 제1의 목표로 밀고 나가지 않아 갈등을 조정하는 경제기획원의 역할도 줄어들었다.”면서 “하지만 위기 국면에선 최소한 세 사람이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사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공안경찰’ 다시 뜨나

    27일 오후 5시45분 서울 홍제동. 태어난 지 2년4개월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딸을 만나기 위해 집을 찾은 윤기진(33) 조국통일범민족청년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의 손에 덜컥 쇠고랑이 채워졌다.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가 국가정보원과 합동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10년 동안 수배중이던 윤씨의 행적을 최근 파악했기 때문이다. 윤씨의 딸은 지난 2005년 10월 북한 문화유적을 참관하러 방북했던 부인 황선(34·민주노동당 전 부대변인)씨가 평양에서 낳아 화제를 뿌렸던 ‘통일둥이’ 겨레(3)다. 지난 21일 서울경찰청은 남북공동실천연대 소속 송모(34·여)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송씨 집을 압수수색해 송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북한 찬양 문건을 발견했다. 지난 대선 직전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 사이트에 살해 협박 글을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식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혐의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고무·찬양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단속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경찰은 올 들어 송씨를 포함해 모두 3명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을 구속했다. 광주경찰청이 1월 초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유모(24) 의장을, 전북경찰청이 2월 초 김모(49) 교사를 각각 구속했다. 경남경찰청이 지난 24일 경남 산청군의 대안학교인 간디학교 최모(35) 교사의 집과 학교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때문에 경찰이 갓 출범한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춰 국가보안법의 칼날을 다시 세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남북공동실천연대는 27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가 출범한 마당에 독재정권 시절에나 자행되던 공안탄압을 또다시 시작하는 건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안탄압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경찰청 보안과 관계자는 “지난해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불구속자까지 모두 39명을 사법처리한 것에 비해 올해 사법처리 속도가 결코 빠르지 않다.”면서 “구속자들은 지난해부터 오랜 기간동안 해온 수사의 연속선상에 있을 뿐 정권에 발맞춘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역할이 모호하고, 실적이 부진해 고민했던 보안 분야 경찰관들이 요즘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창원 이정규·서울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달의 판결] 책 내용 비슷한 것만으론 복제권 침해 인정 못한다

    [이달의 판결] 책 내용 비슷한 것만으론 복제권 침해 인정 못한다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 침해됐다고 하려면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기존 저작물과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제 유사성이 있다는 점 외에도 대상 서적이 기존 저작물을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체결로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적에 대한 복제권 침해의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적의 복제권 침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이번 판결은 ‘내용이 유사하면 소송을 걸어본다.’는 식의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들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무분별한 저작권침해소송 줄어들 듯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최근 국내 컬러리스트1호인 김민경 케엠케색채연구소장이 ‘튀는 색깔이 뜨는 인생을 만든다’란 제목의 저서 내용을 메이크업 아티스트 신모씨가 저서에 무단으로 인용했다면서 낸 저작권침해금지가처분 사건 상고심에서 일부인용 결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책 내용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 침해를 인정해선 안 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 침해됐다고 하려면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기존 저작물과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제 유사성이 있다는 점 외에도 대상 서적이 기존 저작물을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기존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되면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은 사실상 추정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보다 먼저 또는 나중에 창작됐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됐다고 볼 만한 간접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바탕으로 작성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999년 ‘튀는 색깔이 뜨는 인생을 만든다’란 제목의 저서를 출간했고 신씨는 2003년에 메이크업관련 서적을 출간했다. 김씨는 신씨의 책 내용 가운데 색채분야에서 수십여 곳의 문장이 비슷하자 저작권을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신씨가 저술할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춘 점, 기존 저작물인 김씨 책은 수필집 수준인 반면 신씨 책은 색채이론 및 메이크업 기술에 대한 전문적 이론서로서 김씨 저작물에 비해 훨씬 풍부하고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등 신씨 책이 김씨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사정들이 있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대법원 논리대로라면 세상에 저작권을 인정받을 책이 어디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의거관계’엄격히 따져봐야 이번 사건은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를 인정하려면 두 저작물의 ‘의거관계’를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는 내용이 쟁점이다. 복제권 침해를 인정하기 위해선 기존 저작물과 대비 대상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과 함께 기존 저작물을 읽거나 들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김씨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서울고법은 신씨 서적의 비슷한 부분이 김씨 저작물의 내용과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복제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유사성만을 근거로 복제권 침해를 인정하기보다는 먼저 나온 저작물을 근거로 제작된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따져보고 기존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는 간접사실이 인정된다면 복제권을 침해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에이블 특허법률사무소의 지적재산권 전문 오용수 변리사는 “복제는 원 저작물의 존재 및 내용을 알고도 그와 동일성이 있는 유형물을 제작하는 것”이라면서 “기존의 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해도 그 작성이 기존의 저작물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면 복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만약 호날두가 리버풀에서 뛴다면?

    만약 호날두가 리버풀에서 뛴다면?

    유럽프로축구를 즐겨보는 팬이라면 혹시 이런 상상(Imagine)을 해봤을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리버풀에서 뛰었다면, AS로마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있었다면 유럽 축구는 지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진 않을까하는 상상 말이다. 어느덧 후반기로 접어든 각 리그의 상위권 팀들은 더 이상 선수영입을 할 수 없는 가운데 보유하고 있는 선수를 최대한 활용하며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 간에 단 한명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면 과연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물론 유럽 빅 클럽들은 리그 내 라이벌 팀에게 자신의 선수를 쉽사리 이적시키지 않는다. 지난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수비수였던 가브리엘 에인세가 리버풀로의 이적을 시도했을 때 극구 반대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만큼 상위권 팀 간의 이적은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상상은 자유라 하지 않았는가? 한번 상상 해보자. 아스날로 간 웨인 루니 아스날에게 웨인 루니는 언제나 껄끄러운 대상이었다. 그 이유는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루니 만큼 아스날을 상대로 매번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2번이나 아스날 무패행진에 제동을 건 인물이 바로 루니다.) 이러한 루니가 아스날로 이적한다면 어떨까? 현재 아스날 공격진은 아데바요르가 원톱을 맡거나 에두아르도, 반 페르시, 벤트너가 아데바요르와 투톱을 이루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올 시즌 아스날이 유난히 공격진에 부상이 많다는 것이다. 반 페르시는 올 시즌 거의 개점 휴업한 상태며 에두아르도는 최근 발목이 돌아가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최소한 8개월 이상의 재활기간이 소요될 것이라 한다. 또한 간간이 투입되는 벤트너는 아직 덜 익은 사과와 같은 느낌이다. 시즌 막판 맨유와의 치열한 선두경쟁 속에 이와 같은 공격진 누수는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아스날이 빅4클럽 중 한명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면 맨유의 루니가 최적의 대상이 될 것이다. 아스날의 포스트 플레이는 이미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아데바요르가 맡고 있는 상태다. 현재 아스날에게 필요한 공격수는 루니와 같은 처진 스트라이커다. 게다가 아스날은 특유의 조직적인 짧은 패싱을 통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최전방은 물론 최후방까지 활동영역이 넓은 루니에게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다. 근래 아스날에 등번호 9번의 저주가 있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루니가 아스날의 새로운 9번이 되어도 저주는 계속될 수 있을까? 이 또한 흥미로운 점이 아닐 수 없다. 맨유로 간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한동안 루드 반니스텔루이에 의해 공격수의 평균 신장이 비교적 높았던 맨유가 올 시즌엔 카를로스 테베즈의 영입으로 평균 신장이 빅4클럽 가운데 가장 작은 팀이 됐다. 물론 테베즈, 루니 투톱이 예상 밖의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올 시즌 맨유가 패배한 경기들을 돌이켜 보면 그때마다 작은 신장의 공격수들이 애처로워 보였다. 앨런 스미스의 이적으로 팀 내 가장 큰 공격수는 루이 사하다. 그러나 사하는 올 시즌 대부분을 부상으로 보내며 맨유의 평균 신장을 높이는데 기여를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맨유의 약점을 보완해줄 이적이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아스날의 엠마뉘엘 아데바요르가 답이 될 것이다. 190cm의 장신인 아데바요르는 올 시즌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마냥 프리미어리그를 휘젖고 있다. 혹자는 아데바요르가 없었다면 아스날이 지금과 같은 순위를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시즌 초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로 떠난 티에리 앙리를 대신해 아스날의 새로운 ‘킹(King)’이 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아데바요르였다. 아데바요르가 영입된 맨유, 상상만 해도 막강할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미드필더진의 어시스트 능력이 우수한 맨유에서 아데바요르의 능력은 더욱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포스트 플레이마저 보완되며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유럽 내에서도 최고의 공격조합이 탄생할 것이다. 리버풀로 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부임이후 리버풀은 적잖은 선수들을 영입해 왔다. 그러나 리버풀의 선수영입을 볼 때마다 아쉬웠던 점은 웡어들의 영입이 늘 미지근했다는 것이다. 리버풀의 유일한 약점은 뛰어난 윙어의 부재다. 물론 리버풀 자신도 이러한 점을 알고 있다. 끊임없이 윙어에 대한 영입설이 나돌았고 FC포르투의 히카르도 콰레스마를 비롯해 AS로마의 로베르토 만시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시망 사브로자 등이 영입 리스트에 오르내리곤 했다. 그러나 유럽에서 소위 뛰어나다고 평가받은 윙어의 영입에는 늘 실패했으며 예상을 조금은 벗어난 저메인 페넌트와 요시 베나윤, 라이언 바벨의 영입으로 일단락되곤 했다. 물론 세 선수가 뛰어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페넌트를 제외한 두 선수는 전문적인 윙어가 아니다. 오히려 3톱의 측면 공격수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더욱 어울릴만한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또 한번 상상해보자. 맨유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리버풀에 온다면 어떻게 될까? 이 또한 상상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호날두가 리버풀에 지금 온다면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격이 될 것이다. 베니테즈 감독이 로테이션 시스템을 즐겨 사용하기는 하나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오른쪽은 호날두가 차지하고 왼쪽을 해리 큐얼과 바벨이 번갈이 기용된다면 리버풀은 지금보다 훨씬 균형 잡힌 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리 어색하지만도 않은 느낌이다. 첼시로 간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실 다른 빅4클럽에 비해 첼시는 취약 포지션이 눈에 띄지 않는 팀이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텁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올 시즌 계속해서 3위에 머물고 있는 성적은 의아한 점이 아닐 수 없다. 첼시가 올 시즌 주춤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팀의 주축인 프랭크 람파드와 존 테리의 잦은 결장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존 테리의 공백은 히카르도 카르발요와 지난 여름 PSV 아인트호벤에서 영입한 알렉스를 배치시키며 별 탈 없이 지내 올 수 있었으나 람파드의 잦은 결장은 첼시 상승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존 테리의 결장이 패배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람파드의 결장은 승리로 이어지지 못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람파드 말고도 미하엘 발락, 마이클 에시엔, 존 오비 미켈이 버티는 첼시의 중원이 왜 문제가 됐던 것일까? 이유는 람파드와 같은 볼 전개와 결정력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람파드의 공백을 적절히 커버하고도 남는 활약을 선보일 선수가 있으니 바로 아스날 중원의 지휘자 세스크 파브레가스다. 안 그래도 첼시와의 재계약을 하지 않은 람파드가 다른 행선지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상황이다. 때문에 람파드와 같이 중원에서 패스를 원활히 공급하며 강력한 중거리 슛팅 능력을 보유한 파브레가스의 영입은 첼시의 유일한 중원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footballview.tistory.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축하객 5만명… 외교사절 역대 최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은 역대 최대 규모의 축하 외교 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 화합의 한마당’으로 꾸며진다. 이 당선인은 한복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본 행사는 25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여분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거행된다. 취임식단은 이 당선인의 주문에 따라 대통령 권위의 상징인 봉황문양 대신 ‘태평소 엠블럼’과 함께 ‘함께 가요, 국민성공시대’라는 슬로건으로 장식된다. 전투기 축하비행도 하지 않는다.●연단 축하객과 가깝고 낮게 배치 특히 이 당선인이 취임 연설을 할 ‘T자형’ 연단은 축하객들 좌석과 최대한 가깝고 낮게 배치된다. 지난 16대보다 3∼4m를 끌어 내린 것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는 취지라고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는 설명했다. 이 당선인 의상은 네티즌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예정이다.18일 현재 한복이 60대 40으로 우세하다. 취임식은 국민의례, 한덕수 국무총리의 취임식사와 예포 발사로 시작된다. 이 당선인은 국립묘지 참배를 마치고 연단에 올라 취임선서와 약 25분간 취임사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환송, 이 당선인 행진이 이어진다. 이 당선인은 행사 뒤 서울시청을 방문하고 시청앞 광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다. 청와대 앞 효자동 삼거리로 옮겨 주민들의 환영 인사를 받고 정담을 나눌 예정이다. 방송인 김제동, 김학도씨와 최원정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식전행사에는 전통 타악연주와 비보이 축하 공연이 준비돼 있다.‘기부 천사’로 알려진 가서 김장훈씨가 취임식 축가로 ‘우리 기쁜 날’을 부를 예정이다. 취임식에는 전직 대통령,3부 요인, 각국 국가원수, 유명 최고경영자(CEO), 일반 국민 등 약 5만명이 참석할 예정이다.●사연 신청 1000여명 초대 받아 국내에선 인터넷으로 사연 신청을 받은 1000여명이 초대받았다. 해외에서는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가 참석한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엥흐바야르 남바르 몽골 대통령, 훈 센 캄보디아 총리, 밥 호크 호주 전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전 총리 등이 참석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빅토르 줍코프 러시아 총리와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도 방한한다. 탕자쉬엔 중국 국무위원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로 자리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단독]“첨단 진화장비 있으면 뭘해”

    [단독]“첨단 진화장비 있으면 뭘해”

    숭례문 화재 당시 소방당국은 열화상 카메라와 같은 첨단장비를 보유하고도 활용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문화재청 당직체계와 소방당국의 보고체계 중 한 곳에는 ‘구멍’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면피성 사후 보고서만 양산하고 있다. 경찰은 관련 당국에 혐의없는 쪽으로 수사의 가닥을 잡고 있지만 숭례문 화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밝혀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적심(기와 밑 통나무 구조물)’ 부위의 불을 끄지 못해서 화재는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적심은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 때 활용하는 장비는 ‘열화상 카메라’나 ‘발화점 측정기’다. 6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2001년 ‘홍제동 화재참사’ 이후 각 소방서에 보급된 첨단 장비를 활용했다면 적심에 남아 있던 불씨를 재빨리 찾아내 진화할 수 있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18일 “무용지물이라 쓸 필요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한 소방 관계자는 “열화상 카메라 등은 개방되거나 연기가 많은 곳에서 사용되지만, 건축물에 틈새가 있으면 감지가 가능하다.”면서 “첨단장비를 갖추고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털어놨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10일 문화재청 당직자였던 배중권 계장은 “(소방당국에서)전화가 걸려왔을 당시 방범순찰 중이었으며, 당직실 전화에서 자동연결되는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 전화를 받기 전까지 어떤 전화도 걸려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 계장이 소방당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점은 오후 9시26분. 문화재청 당직실 전화는 한 대, 당직자도 배 계장 한 명뿐이었다. 소방방재청과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측은 “8시58분부터 9시25분까지 문화재청 당직실로 3∼4차례 전화했다.”면서 “문화재청 당직자는 물론, 엄승용 문화유산국장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적어도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초기 진화에 실패한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오후 9시2분 방송을 통해 화재 사실을 확인한 대전청사 당직 총사령인 김원기 문화재청 재정기획관(과장)은 즉시 문화재 담당 국·과장들에게 비상연락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상구 건축문화재과장의 ‘파괴 가능 지시’는 9시30분(소방당국 9시41분 주장) 현장에 전달됐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30분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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