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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스, 스키 리프트 대북 수출금지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인근에 개발 중인 마식령 스키 리조트 건설 작업이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지난달 북한에 스키 리프트 장비를 수출하겠다는 자국 민간 회사의 허가 요청을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일간 존탁스차이퉁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스키 리프트 장비가 유엔이 지정한 북한에 수출할 수 없는 호화물품이라는 이유로 자국 기업 바르트홀레트 마쉬넨바우(BMF)의 수출 계약에 제동을 걸었다. 이 회사는 원산 인근에 110㎞의 슬로프와 케이블카, 호텔, 헬리콥터 착륙장 등을 갖춘 호화 스키 리조트를 건설하려는 북한 정부에 755만 프랑(약 90억 8785만원) 규모의 리프트와 곤돌라를 결합한 케이블카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3월 북한의 지하 핵실험 이후 금융, 여행, 무역 등의 분야에서 대북 제재 조치를 내린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DMZ 주변 땅을 주목하라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토지 거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과 달리 토지시장은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다.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토지시장이 부동산시장을 지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난 17일 “국책사업 발표지역,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신도시배후지역, 교통망 확충지역의 토지 투자는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유망지로 비무장지대(DMZ) 인근을 꼽는다. 정부가 8·15 경축사에서 DMZ 평화공원 조성사업을 제시함에 따라 접경지역 토지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에 대해 북측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거나 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접경지역 땅값이 다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곳이 경원선이 연장된 강원 철원지역이다. 그동안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지만 경원선이 복원되면서 신탄리~대마리 일대 토지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중앙고속도로 연장,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접근성이 훨씬 나아진다. 대마리·율이리의 길가 접근성이 좋은 곳의 임야는 3.3㎡당 30만~40만원을 부른다. 경기 양주 일대 대규모 택지지구 주변도 눈여겨볼 만하다. 양주역 인근 임야는 3.3㎡당 60만~70만원을 호가한다. 우리나라 토지·주택시장은 경부고속도로 축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예정지를 따라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경기 용인시 원삼·백암면 일대 인터체인지 예정지역의 도로변 농지, 물류창고,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땅이나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규모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곳도 투자 유망지역이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평택 고덕 일대 토지시장도 관심을 둘 만하다. 고덕신도시 조성 사업 이후 평택 땅값은 많이 올랐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이곳에 들어설 예정이라서 땅값 오름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덕면, 지제동 일대 일반 주택용지는 3.3㎡당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세종시 주변도 투자 유망지로 꼽힌다. 행복도시 자족 기능을 확충하기 위해 투자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마련됐고, 연말까지 이전 대학 2곳이 확정되면 주변 토지시장은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주변 과학 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도 호재다. 주변지역 농지 가격은 3.3㎡당 20만~30만원을 부른다. 경기 하남, 경북 예천, 부산 기장군 등도 관심지역이다.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는 제주도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제주도는 중국인 투자이민이 증가하면서 토지시장이 달아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신일철주금, ‘강제징용자’ 한국법원 판결 확정땐 손해배상금 지급 의향

    1940년대 강제징용된 한국인에게 노역을 시킨 신일철주금(옛 일본제철)이 한국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배상금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0일 내려진 서울고법의 판결이 확정되면 신일철주금이 배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서울고법은 여운택(90)씨 등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씩 총 4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한국 법원에 소송을 낸 지 8년,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한 지 16년 만에 구체적인 손해배상 액수가 결정된 첫 판결이었다. 신일철주금은 이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신문에 따르면 신일철주금 간부는 배상 의향을 밝힌 이유에 대해 “전혀 납득되지 않지만 민간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확정 판결이 난 뒤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한국 내 자산이나 외상매출 채권이 압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포스코 주식 약 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간부는 “거래처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확정판결을 무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 동북아시아과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이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판결 확정이나 자산압류 후의 대응에 관해 가정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일철주금은 판결 확정 전 화해, 확정판결 이행, 판결 확정 후에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 등을 두고 대책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강제징용 피해자가 배상기금 설립을 요구하고 있고 대상이 계속 늘어날 수 있어 화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한국의 시민단체인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의 추산 결과 지난해 6월 현재 신일철주금의 강제동원이 확인된 노동자 명단 3900명 중 약 180명이 제소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윤상직 장관, 아세안 18개국과 통상협력 논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오는 19∼21일 브루나이 다루살람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3 등 18개국 경제장관회의에 잇따라 참석한다. 16일 산업부에 따르면 19일에는 1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경제장관회의가 열리고 20일에는 10차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 및 16차 아세안+3 경제장관회의, 21일에는 비공식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경제장관회의가 개최된다. 이번 연쇄 회의는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외에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RCEP(호주·뉴질랜드·인도 포함 아세안+6), EAS(미국·러시아 포함 아세안+8) 등으로 참가국 범위가 설정돼 있다.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서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현황과 통상 현안을 점검하고 추가 자유화 등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아세안+3 경제장관회의에서는 지난해 아세안+3 정상회의 후속 조치를, EAS 경제장관회의에서는 동아시아 지역 협력 등을 논의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15일 ‘아베각료 4인’ 야스쿠니 참배…우경화 치닫는 그들은 누구

    15일 ‘아베각료 4인’ 야스쿠니 참배…우경화 치닫는 그들은 누구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동북아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지는 날이다. 특히 올해는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비롯해 중·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자민당 출신 젊은 의원들이 가세해 참배 인원은 예년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들의 참배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아베 신조 정권의 각료 참배다. 각료 18명 중 14일 현재까지 참배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각료는 후루야 게이지(61) 납치문제담당상 겸 국가공안위원장, 이나다 도모미(54) 행정개혁담당상, 신도 요시타카(55) 총무상, 다무라 노리히사(49) 후생노동상 등 모두 4명이다. 참배 의사를 밝힌 각료 중 가장 중량감 있는 인사는 후루야다. 자치대신(현 총무상)을 지낸 외삼촌인 후루야 도루의 양자로 입적돼 1990년 그의 선거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현재까지 7선의 중진이다. 후루야는 자민당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 정부의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며 2007년 미국 하원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는 광고를 워싱턴포스트에 낸 의원 중 한 사람이다. 아베 총리와는 세이케이대학 선후배 사이인 데다 후루야가 아베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당시 외무장관)의 비서(1984년)를 지내 매우 가깝다. 변호사 출신인 이나다는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2006년 우익단체인 ‘일본회의’가 주최한 집회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저지하려고 하는 망은의 무리에 도덕 교육 등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나다는 2011년 8월 1일 울릉도를 시찰하러 한국에 왔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이때 이나다와 동행한 인물이 신도다. 신도는 특히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2010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공개 질의를 했고, 지난해 8월 18~19일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 연맹’의 이름으로 센카쿠열도를 시찰했다. 신도의 경우 외할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이오지마 전투를 지휘하다 전사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다. 이 때문에 신도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대제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가장 늦게 참배 의사를 밝힌 다무라는 정치가 집안 출신으로 1996년 고향인 미에현에서 은퇴한 삼촌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당선된 6선의 정치인이다. 2002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후생노동성 정무관 등을 지냈고 2006년 제1차 아베 내각에서는 총무 부(副)대신을 맡았다.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가입해있는 다무라는 지난 4월에는 공물을 봉납했다. 다만 네 각료는 공식적으로는 “(신사 참배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어 15일 참배 여부가 주목된다. 야스쿠니 신사 관계자는 “15일에 몇명이 올지 알 수 없지만 국회의원단이 오전 11시쯤 참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함께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사무국 관계자는 “총 회원은 244명인데 해마다 그러했듯 50명 이상은 참배하러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5일에는 55명이, 2011년에는 52명, 2010년 41명이 참배해 최근 3년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들의 숫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대체휴일제’ 순풍에 돛 달까

    ‘대체휴일제’ 순풍에 돛 달까

    내년부터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칠 경우 어느 정도의 대체휴일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최근 여당과 정부, 청와대가 설·추석 연휴에 한해 ‘대체휴일제’를 적용하기로 하는 대통령령 개정에 의견을 모은 가운데 국회에서 대체휴일제의 규모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정부의 대체휴일제안이 당초 구상에 못 미친다며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확대 적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안행위는 지난 4월 연평균 1.9일가량 대체휴일을 늘리는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으나, 재계의 반발 속에 전체회의 처리를 보류한 바 있다. 대통령령 개정 추이를 지켜보자는 뜻이었다. 안행위안은 설·추석 당일과 토·일요일이 겹치거나 일반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칠 경우 다음 월요일을 하루 더 쉬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안은 설·추석 연휴가 일요일과 겹칠 경우만 이를 적용(연평균 0.9일)하도록 했다. 또 어린이날이 토·일요일과 겹칠 경우 이를 대체 휴일에 포함할지(연평균 1.1일)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국회 일각에선 정부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날을 세우는 분위기다. 국회 안행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소한 어린이날이 대체휴일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민주당 측은 3·1절과 광복절 등 상징성을 지닌 공휴일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체휴일제는 연간 15일 안팎의 일반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칠 경우 다음 날을 쉬게 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그러나 휴일을 늘리려는 근로자와 생계에 타격을 받는 일용직 근로자, 영세자영업자 간 이견이 크고 경영자 단체는 유급 휴일 증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대체휴일제 확산으로 문화관광산업 융성을 주창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법안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 사이에 찬반이 엇갈려 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토요 휴무와 연차휴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연간 휴일수는 135~145일로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대체휴일제 도입에 따른 기업 부담액도 매년 4조원을 넘을 것이란 추산이다. 반면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제도 도입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를 매년 4조 9000억원으로 잡고, 기업 인건비 부담보다 오히려 매출이 크게 신장할 것이라고 맞선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1년에 3일가량 대체휴일이 생기면 연간 2조 3000억원의 여행경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국민이 충분히 쉬어야 창의력과 소비가 늘어난다”며 대체휴일제를 지지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상당수 국가들이 대체휴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1998년부터 ‘해피먼데이제’를 통해 연간 4일가량의 대체휴일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월요일 공휴일법’으로 대체휴일이 주말에 이은 연휴가 되도록 했다. 영국, 호주 등 대다수의 선진국들과 러시아, 중국도 비슷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이명박 정부에서 논의가 시작된 대체휴일제는 2011년 6월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기업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그러다 올해 초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다시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멘토들은 왜 안철수를 떠나나

    멘토들은 왜 안철수를 떠나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안철수(얼굴)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직을 맡은 지 80여일 만에 돌연 사퇴하면서 안 의원의 정치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멘토로 불렸던 인사들과 안 의원의 잇단 작별이 안 의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최 교수는 정치적 역할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지난 10일 안 의원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진보학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지난 5월 22일 안 의원이 자신의 싱크탱크인 내일을 맡을 수장으로 발표하면서 비상한 이목을 끌었었다. 안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교수님이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정치적 이해타산 없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도 주위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석하다보니 많이 힘드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님과 계속 만나며 상의하고 배울 것”이라고 결별설을 부인했다. 이로써 안 의원과 ‘짧은 만남’을 가진 멘토는 하나 더 늘었다. 안 의원의 멘토 중 한 사람이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대선에서 안 의원과 야권 후보를 놓고 겨뤘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 측에 합류했다. 당시 안 의원이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고 말하면서 둘 사이가 멀어졌다는 추측이 나왔고, 또 다른 멘토였던 김종인 전 경제 수석도 안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경쟁자인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로 떠나갔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영입하려 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산됐다. 당시 이 전 부총리를 두고 ‘모피아’(과거 재무부 출신과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비판이 나오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이미지로 우선 인기를 얻은 안 의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최 교수를 비롯한 이념이 뚜렷한 멘토들에 대한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을 앞두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겠다는 일본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본과 한국, 중국 등 관련국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문제점과 한·중·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진단하기 위해 3국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들어 봤다. ■ “강제동원 韓피해자 강제합사 치욕… 합사취소 집단적 대응을” 한·일 관계 전문가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전범과 한국인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참배는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과거 식민지 시대 지배자(일본)·피지배자(한국) 구도를 현재에도 적용하려는 의도입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신사가 A급 전범들과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합사해 한국에 치욕을 주고 있다면서 피해자 후손들만 법적 대응을 할 게 아니라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52명은 2001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 철회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야스쿠니신사에 어떻게 한국인이 합사된 건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가족에게 연락도 없이 합사된 경우가 허다하다. 야스쿠니신사는 전범과 강제동원 피해자의 혼을 하나로 합쳐 제사를 지내고 있다. 피해자의 후손들이 합사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한 번 합사된 혼은 분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 후손의 입장에서는 강제동원도 억울한데 그 혼마저 가해자인 전범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에 갇힌 셈이 됐다. →한국 국적이니 정부가 나서서 요구해도 되지 않나. -야스쿠니신사는 민간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자칫 내정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악용해 일본 정부도 야스쿠니는 민간 시설이라며 번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해결 방안은. -야스쿠니신사를 국가 추도시설화하면 방법은 있다. 국가 추도시설로 만들면 헌법과 배치되는 전범들은 야스쿠니신사에서 빠진다. 이념 성향이 없는 ‘무색무취’의 추도시설이 되는 것이다. 일본의 양심세력들이 야스쿠니의 국가 추도시설화를 요구해 왔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법적 대응 방안은. -일본 정치인이 야스쿠니 참배를 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 일본 헌법에는 정치·종교 분리 원칙이 규정돼 있는데도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 신사참배가 정교 분리에 위배된다는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일본 자민당이 개헌을 추진 중이다. 공직자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확대한다는 식으로 개편하려는 것 같다. 1980년대만 해도 이런 움직임이 일본 내에서 힘을 받지 못했지만 일본 사회가 우경화되면서 일본 국민들도 신사참배를 한다든지, 학생들에게 기미가요 제창을 강요하는 것에 더 이상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됐다. 대동아 사관의 부활이다. →일본 정치인들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 -‘나는 과거 일본의 빛나는 역사를 승계하는 정치가다.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라는 정치 이념을 선전하고 ‘인증샷’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수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선거 전술인 셈이다. 만약 한 정치인이 ‘총대’를 메고 야스쿠니를 민간 시설에서 국가 추도시설로 바꾸려 한다면 많은 보수 표를 잃을 각오를 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쟁 때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우경화 집착… 국제적 고립 초래” 중·일 관계 전문가 칭화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 부원장 “군국주의적 야망을 가진 일본 우익 세력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향후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인 지주로 삼으려 한다.” 중·일 관계 전문가인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劉江永) 부원장은 12일 “개인 자격이든 공물봉납 방식이든 일본 지도부의 신사 참배는 침략역사에 대한 부정 행위로 한국과 중국, 미국으로부터 일본을 고립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류 부원장과의 일문일답. →일본 각료들이 신사 참배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중국이 (신사 참배 여부에) 촉각을 세우는 인사들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신사에 화환, 공물 등을 보내는 식으로 ‘편법 참배’를 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모든 형태의 참배에 반대하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역사 인식 부재 탓이다. 일본은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이 주변국과 국민에 재앙을 안기고 원폭 투하 등으로 자신에게도 피해를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경화도 문제다. 전쟁을 미화하는 우익 세력은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한다. →일본 우경화의 원인은. -일본은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아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우익 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풍부하다. 여기에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경기 침체와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위기감을 토대로 우익 세력이 민족주의를 부추기면서 우경화가 주류가 되고 있다. 우익을 이용해 중국에 대항하려는 일부 국가의 중국 견제 전략도 이를 부채질한다. →우경화의 결과는. -동북아의 평화·안정 위협이다. 우익 세력은 중·일 충돌의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다. 아베 내각과 우익 세력은 이미 일본에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하면서 평화 발전으로 향하는 자숙의 길을 포기하고 있다. →우경화는 국제적 고립을 초래하는데. -중국을 공격할 수 있고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을 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고립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동맹인 미국이 일본의 과격 행위를 견제할 텐데. -아베 내각은 군국주의 목표를 실현하는 범위 내에서만 미국의 말을 듣고 미국을 이용한다. 미국이 중·일 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를 대화의 방식으로 해결하라고 하지만 영토 분쟁이 없다며 대화의 창을 닫고 무력 증강에만 몰두한다. 미·일 관계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중국의 해양 진출 전략이 일본의 우경화를 부추기나. -일본이 중국과 우호적인 전략적 호혜 관계를 갖고 싶다면 방위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해양 전략이 일본에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상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2004년 ‘방위계획대강(大綱)’ 개정 때부터 중국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다. 최근에는 댜오위다오가 있는 동해 지역에서의 해상 및 영해 자위대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개정 중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자민당,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고 야스쿠니 상징성 이용”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교수 & 우쓰미 아이코 게이센여대 명예교수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인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일왕과 국가를 위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이들을 신으로 모심으로써 전쟁을 정당화하던 야스쿠니 신사는 표면적으로는 1945년 패전 이후 종교시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을 비롯해 일부 일본인에게는 야스쿠니 신사가 아직도 패전 전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 일본의 소장파 지식인 다카하시 데쓰야(57) 도쿄대 교수의 주장이다. 다카하시 교수는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 행사의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문을 통해 다카하시 교수는 “야스쿠니 신사는 집권 자민당이 일왕을 일본의 원수(元首)로 칭하면서 헌법 9조 개헌을 노리는 것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9조는 일본의 전력(戰力)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데, 1946년 11월 공포돼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명시하겠다고 공약했고, 헌법 해석을 고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발표된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을 보면 일왕을 나라의 제1인자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주권자인 국민 위에 일왕을 받드는 국가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자민당은 헌법개정 초안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패전 후 평화에 익숙해진 지금의 사회문화에서 전쟁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나라의 1인자인 일왕과 그것을 떠받드는 국가로서의 일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민당이 다시 야스쿠니 신사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이날 다카하시 교수와 함께 패널로 참석한 일본의 시민단체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게이센여대 명예교수인 우쓰미 아이코(72) 역시 야스쿠니 신사의 상징성이 가지는 위험성에 대해 경계했다. 우쓰미 교수는 “‘야스쿠니에서 만나자’고 하는 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병사들에게 포로가 되거나 후퇴함으로써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전사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었다”면서 “심지어 1941년 12월 진주만 공격에 참가한 한 장교는 동료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군신(軍神)이 되지 못했는데, 이 사람이 46년 귀국해 주변인에게서 받은 편지에는 ‘바로 할복해 세상에 속죄를’이라고 돼 있었다”고 전했다. 우쓰미 교수는 또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강한 일본’을 구현하려는 보수 세력에 일침을 가했다. 우쓰미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고통을 맛본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에게 일본 총리나 정치가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종의 트라우마”라며 “이런 참배는 다시 침략당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준다. 이런 참배는 나치의 침략과 학살의 과거를 청산한 유럽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야스쿠니 신사 무엇이 문제인가

    야스쿠니 신사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8월 15일이 될 때마다 야스쿠니신사는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다. 야스쿠니신사는 무엇이고, 또 어떤 문제가 있길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야스쿠니신사의 원래 이름은 ‘도쿄 초혼사’다. 도쿄 초혼사는 1869년 메이지 일왕의 지시로 일왕 지지 세력인 ‘근황지사’와 내전인 보신전쟁에서 사망한 관군 3588명의 넋을 위로하고 이름을 빛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쟁 사망자를 신격화하는 이곳은 일왕이 직접 참배하는 신사라는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다. 이것이 1879년 군의 요청에 의해 야스쿠니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육·해군성이 관리하는 야스쿠니신사는 전쟁 사망자를 일왕과 국가를 위해 죽은 영령으로 떠받듦으로써 새로운 전쟁 희생자를 재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전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것이다. 일본이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이후에는 연합군의 지시에 의해 종교법인이 됐다. 야스쿠니신사가 문제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합사’의 문제다. 야스쿠니신사는 1978년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을 합사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맺은 뒤 일본 정부가 A급 전범을 국내법상 ‘공무사’(公務死)로 취급한 점을 들어 범죄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과 더불어 강제징용된 식민지 피해 국민들이 합사돼 있는 것도 문제다. 태평양전쟁에서 사망해 합사된 213만 3915명 중 한국인은 약 2만 1000명, 타이완인은 약 2만 8000명이다. 게다가 야스쿠니신사는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들을 일본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일본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정교분리’의 문제다. 일본 헌법 20조는 국가와 종교가 공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무를 맡고 있는 이들이 참배라는 종교활동을 하거나 공물을 헌납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인들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참배를 계속하고 있다. 패전 이후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한 것은 1945년 8월 18일 당시 히가시쿠니 나루히코 총리가 참배한 이후 13명 68차례나 된다.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그들의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로도 이어진다. 근대 일본의 침략전쟁을 전부 일본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자위전쟁으로 평가하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함으로써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미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85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것이 국제 문제로 비화됐다. 그후 총리들은 외교 문제 비화를 우려해 공적 참배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 역시 오는 15일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우리 아버지·오빠가 왜 야스쿠니에 있냐고… 일본 반성할 때까지 필패의 소송 계속한다

    우리 아버지·오빠가 왜 야스쿠니에 있냐고… 일본 반성할 때까지 필패의 소송 계속한다

    “언니, 내가 몇 년이나 더 싸울 수 있을지 모르겄소. 인자 몸도 아프고 기력도 없고…. 자꾸 마음이 조급해져.” “죽기 전까진 뭐라도 해 봐야제. 나 죽으면 야스쿠니신사 앞에 송장 갖다 놓으라고 자식들한테 말했어.” 전북 남원이 고향인 박남순(왼쪽·70·경기 남양주시)씨와 경남 의령 태생인 남영주(오른쪽·74·경기 성남시)씨는 맞잡은 두 손을 놓을 줄 몰랐다. 낮 최고기온이 37도에 다다른 지난 10일 일본 도쿄. 타는 듯한 더위 속에 두 사람은 긴 상복 저고리를 입고 거리로 나섰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안티 야스쿠니 촛불행동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오는 10월 다른 25명과 함께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징용됐다가 사망해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가족을 빼달라는 합사취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2001년 일본의 과거사 책임을 총망라해 물은 군인·군속 재판, 2007년 제1차 합사취소 소송에 이어 세 번째로 야스쿠니신사에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다. 지난 1차 소송이 원고 12명, 변호인단 8명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소송은 원고 27명, 변호인단 11명으로 크게 늘었다. 박씨의 아버지 박만수씨는 21살이던 1942년 강제 징용됐다. 우체부로 일하며 집에서는 첫아이의 출산을 기다리는 행복한 가장이었다. 장남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매일 밤 대문을 열어 놓은 어머니의 바람과 달리 해방 후 떼어 본 제적등본에 그는 사망자로 처리돼 있었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평범하게 살던 박씨의 마음에 아버지가 다시 들어찬 건 2008년이었다. “어느 날 아들을 보는데 아버지가 떠오르더라고. 딱 내 아들만 할 때 끌려갔는데, 그 좋은 나이에 전쟁터에서 고생했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거야.” 2011년 8월이 돼서야 도쿄를 방문해 야스쿠니신사 합사자 명단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발견했다. 아버지 박씨는 남양군도 브라운 환초에서 세상을 떠났다. 남씨는 16살 위 큰오빠 대현씨의 이름을 빼려고 한다. 8대 종손이었던 오빠는 20살이던 1942년 강제로 끌려갔다. ‘보고 싶으니 사진을 찍어 보내라’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 가슴 한구석에 오빠를 두고 살아온 남씨는 박씨와 함께 2011년 야스쿠니신사에서 오빠의 이름을 발견했다. 오빠는 남태평양 섬나라인 뉴기니에서 최후를 맞았다. 그는 “야스쿠니신사에서 우리 오빠를 모시고 있다는 걸 알려주지 않은 것도 한이 되는데 왜 오빠가 일본인들의 신이 돼야 하냐고…”라며 눈물을 닦았다. 이전 소송에서 이긴 적이 없기에 이번 소송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박씨와 남씨를 움직이는 것은 희망이 아닌 오기다. 남씨는 “생전에 이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라며 주먹을 쥔다. 박씨는 “일본인들도 입장을 바꿔 자신들이 식민지 지배의 피해를 입었으면 어땠을지 생각해 보라.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반성은커녕 다시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2001년 소송부터 참여한 오구치 아키히코 변호사는 “일본에서 야스쿠니신사는 종교 차원에서만 논의됐다. 이번 재판을 통해 야스쿠니신사는 식민지 지배라는 역사 문제라는 것을 재판부와 일본 국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5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피해보상, 야스쿠니신사 합사 철회를 요구했던 군인군속 재판은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2007년 제기한 합사취소 소송은 1심에서 패소했고 오는 10월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朴대통령, 하반기 ‘세일즈 외교’ 어떻게

    朴대통령, 하반기 ‘세일즈 외교’ 어떻게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최근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으로 제시한 ‘세일즈 외교’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의 상반기 외교 행보가 미국과 중국 등 안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하반기에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세일즈 외교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경제 활성화의 ‘부싯돌’ 역할을 할 수 있다. 당장 세일즈 외교를 펼치기 좋은 다자외교 무대가 줄줄이 준비돼 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다. 10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브루나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G20을 비롯한 선진국을 대상으로는 국내 투자 유치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오는 11월 국빈 방문하는 영국 역시 금융강국이다. 또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을 상대로는 ‘에너지 외교’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건설이나 인프라 구축 등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패 논란을 불러왔던 이명박 정부 당시의 ‘자원 외교’와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구체적인 사업이나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원포인트’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우리 정부는 인도 제철소·인프라 구축, 인도네시아와의 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국 간 협상이 무르익을 경우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는 다자외교 일정 사이사이에 해당 국가를 직접 찾는 양자외교 무대를 추가로 마련할 가능성도 높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이 활발해지면 기업인들 역시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기재부 “경기 회복조짐” 첫 언급

    정부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경우는 드물다. 좋아질 것이라고 해도, 나빠질 것이라고 해도 다 나름의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가라앉아 있을 때는 특히 그렇다. 이런 속성을 갖고 있는 정부가 6일 올해 처음으로 ‘회복 조짐’을 얘기했다. 경제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주요 실물지표가 개선된 게 판단의 근거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발표하고 “최근 물가안정 흐름 속에 고용 증가세가 확대되고 서비스업 생산을 제외한 광공업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지표가 개선되는 등 우리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매월 내놓는 그린북에서 ‘경기회복 조짐’이란 표현이 등장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그동안 ‘저성장 기조’, ‘저성장세 지속 가능성’ 등 모호한 표현을 주로 써온 점을 감안하면 경기를 내다보는 정부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6월 중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석유정제 등을 중심으로 5월 대비 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 등 투자가 확대되며 4.5%가량 증가했다. 소매판매도 0.9% 늘었다. 7월 수출(잠정)은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품목과 선박의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했다. 6월 중 취업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만명 늘어나는 등 고용 증가세도 확대됐다. 다만 기재부는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아직 확고하지 않고 미국의 출구전략(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 리스크, 주택거래 급감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보다 확대된 것은 저성장을 끊었다는 의미가 있지만, 상하방 위험이 모두 있어 현재로선 경기가 바닥을 쳤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동향 보고서를 냈다. KDI는 민간 소비 부진을 근거로 들며 “2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전기 대비 1.1%를 기록했지만 이는 정부 소비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결과로서 추세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해 정부의 분석과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유재석, 힐링캠프서 이적 실체 폭로…“야한 농담 즐긴다”

    유재석, 힐링캠프서 이적 실체 폭로…“야한 농담 즐긴다”

    국민MC 유재석이 가수 이적의 실체를 폭로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는 ‘한여름밤의 힐링 콘서트 특집’으로 이적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노래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은 영상을 통해 깜짝 등장해 이적의 실제 모습을 폭로했다. 유재석은 “이적이 평소 지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야한 농담을 즐긴다”면서 “이적은 지적인 야한 농담을 즐기는 반면 김제동은 ‘김야동’으로 불린다”고 말해 이적과 김제동을 동시에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어 “이적이 야한 농담을 하면 그 옆에서 김제동이 기름을 붓는다”면서 “외로움과 사무침, 고독을 야한 농담으로 승화시켜 덧붙인다”고 폭로했다. 유재석은 또 “한마디로 이적은 천재다”라면서 “노래를 잘 못하는 나도 녹음하면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천재적인 면이 있다”고 칭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남 내년 F1 운영비 확보 ‘발 동동’

    내년도 포뮬러1(F1) 코리아 그랑프리 운영비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5일 “내년 F1 대회 운영비 200여억원의 국고 지원을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5대 메이저 대회를 제외하곤 예산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2010년 1848억원이던 스포츠경기 국비 지원금이 올해 2배 가까이 증가한 3156억원에 이르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대회 유치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도는 500억원에 달하는 F1 개최권료를 인하하기 위해 F1 운영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부족분을 지방비로 충당해야 할 형편이다. 도 관계자는 “정부 부처 예산에는 F1 운영비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국회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 불가’ 방침이 확고한 만큼 국비 확보가 불투명해 보인다. 도가 자동차와 부품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어렵게 유치한 F1 대회는 3년간 1700억원대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노골적인 자국기업 보호’ 美 똘똘 뭉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애플의 구형 스마트폰 제품 등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을 뒤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준사법적 독립기구인 ITC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1987년 삼성전자의 컴퓨터 메모리칩 관련 분쟁 이후 무려 26년 만의 일일 만큼 이 거부권 조항은 사실상 무덤 속에 들어가 있던 것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밀어붙이며 틈만 나면 자유무역을 설파해온 오바마 대통령이 결정적 순간에 자국 기업 보호로 비쳐지는 기업 간 분쟁에 개입한 것을 놓고 ‘자가당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거부권 결정 과정에 오바마 대통령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행정명령에 따라 이런 경우의 거부권 행사 결정권을 무역대표부(USTR)에 위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USTR가 백악관의 의견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이 미 시장에서 약진하면서 미 정치권의 자국 기업 보호 움직임은 범상치 않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 4명은 최근 이번 사안과 관련해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에게 초당적으로 서한을 보내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거부권 행사를 압박했다. 이에 백악관은 의회도 ITC의 권한을 제한해 달라고 맞장구를 쳤다. 또 최근 미 무선통신사 버라이즌의 법률 고문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거부권 행사를 주장하는 글을 기고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 다른 미 기업들도 공개적으로 애플을 지지하는 등 똘똘 뭉쳐 자국 기업 편을 들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 캘리포니아주 법원 배심원들도 애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프로먼 USTR 대표는 이날 “특허 보유권자가 법원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며 삼성이 억울하면 법원에 제소하라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미 법원은 그동안 이런 사안에 대해 수입 금지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려왔다는 점에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휴가 마친 朴대통령 숙제 3개와 씨름 중

    휴가 마친 朴대통령 숙제 3개와 씨름 중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2일 4박 5일 동안의 여름휴가를 마쳤다. 박 대통령은 휴가 초반 부친과의 추억이 서린 경남 거제시 저도를 다녀온 뒤 청와대에서 조용히 하반기 정국 구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지에서 입은 2만~3만원대 ‘냉장고 치마’는 올여름 유행 아이템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업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당장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중대 결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 임박했다. 우리 정부의 마지막 회담 제의에 북한이 이날까지 닷새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박 대통령의 휴가 복귀 후 첫 번째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선이 늦어져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공기관장 인선 조치도 주목된다. 이미 주요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장 인선 기준으로 ‘국정철학 공유’와 ‘전문성’을 제시했고, 그 결과 과거 정권에서 횡행하던 선거 보은 차원의 ‘정치권 낙하산’은 감소했다. 이후 그 빈틈을 공공기관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보유한 ‘관료 낙하산’들이 메우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선에 제동이 걸렸던 만큼 박 대통령이 꺼내 들 인선안에 관심이 쏠린다. 두 달째 공석인 정무수석 임명도 결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으로 정국이 경색된 데다 다음 달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있어 정무수석의 역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많다. 최근 망언을 잇달아 쏟아내는 일본 아베 신조 정권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낼지도 주목된다. 이미 청와대는 관련 부처들과 경축사 문구 작성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3·1절 기념사보다 표현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남원시 “허브밸리 투자자 찾습니다”

    전북 남원시가 거액을 투자해 조성 중인 허브밸리에 민자유치가 안 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1일 남원시에 따르면 허브밸리를 힐링과 체험단지로 육성하기 위해 허브복합토피아관과 아로마테라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015년 완공 예정인 허브복합토피아관 건립에는 총사업비 15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터파기 공사를 마무리하고 기초공사가 한창인 이곳에는 식물원, 체험시설, 전시관 등이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허브복합토피아관 바로 옆에 민자를 유치해 건립하려 했던 아로마테라피관은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어 차질을 빚고 있다. 아로마테라피관은 스파, 힐링체험, 허브화장품 전시와 판매, 숙박시설을 갖춰 허브복합토피아관과 함께 허브밸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계획됐다. 하지만 15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이 시설은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돼 민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원시는 고육지책으로 아로마테라피관을 건립하는 업체에 허브복합토피아관을 무상 위탁하는 조건을 검토했다가 시의회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오바마, 내년 봄 방일

    오바마, 내년 봄 방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봄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은 일본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국빈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방일을 전후해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대중국 정책과 북한 문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미·일 동맹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이 실현되면 2009년 취임 이후 세 번째 방문이 된다. 2010년 11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래 약 3년 반 만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시기에 대해 “2014년 여름까지가 유력하며 내년 봄을 축으로, 미 정부 내에서 조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올가을에 부임할 차기 주일 대사인 캐럴라인 케네디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냉동갈치 불법보관… 롯데마트에 면죄부 준 대구시?

    대구시가 냉동 생선을 팔려다 적발된 롯데마트 대구율하점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롯데마트 대구율하점에 영업정지 7일을 내린 대구 동구는 시가 대기업 편들어 주기를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는 30일 롯데마트에 대한 행정심판위원회를 열고 “동구는 롯데마트 대구 율하점에 영업정지 7일에 갈음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 대구율하점은 하루 과징금 최고 금액인 166만원씩 모두 1162만원의 과징금을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심판위는 영업정지를 하면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고 냉장식품 관련 위반 시 청구인이 요구하면 과징금으로 처분을 완화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영업정지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처분을 낮췄다. 이에 대해 이재만 동구청장은 “대구시가 내린 심판은 동구 주민들의 먹거리를 가지고 불법행위를 한 롯데마트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도 “대형마트 불법영업에 제동을 걸고자 했던 동구의 의지를 꺾은 처분”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들은 뒤 합의로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봐주기란 지적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동구는 지난 5월 23일 냉동 갈치를 냉장고에 보관해 오다 적발된 롯데마트 대구율하점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롯데마트는 영업정지 처분에 불복해 같은 달 27일 대구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2)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살기

    [新 대한민국 24시] (2)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살기

    기자라면 화르륵 불타오르는 현장에 대한 로망이 조금이나마 있게 마련. 그런데 김샜다. 오전 9시 20분 동주민센터를 나설 때 뭔가 화끈한(?) 거리가 있을까 싶어 이것저것 물었다. 네 마음을 안다는 듯 빙긋 웃더니, 얼굴 표정만큼이나 생글거리는 답을 내놨다. “저흰 다른 곳에서 상당히 부러워하는 동주민센터예요. 인원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데다 큰 대학들이 있고 상권이 발달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적은 편이어서 부담이 덜한 편이거든요. 다른 동에서 오고 싶어하기도 해요.” 하기야 동주민센터에 걸린 관내지도를 봐도 구역 면적의 절반이 연세대, 이화여대다. 그래도 늘어난 복지 업무 때문에 코피를 쏟거나, 아니면 제대로 된(?) 민원인을 만나 곤욕을 치르는 풍경은 없을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일일이 찾아다니는 가정방문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예요. 동주민센터나 구청 사무실에서만 만나면 생떼를 쓰거나 욕을 하거나 곤란하게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자주 직접 찾아가서 설명을 드리면 그다음부터는 이해하시게 돼요. 아주 거친 분들의 경우엔 여전히 냉담한 분들도 계시는데, 그럴 경우에도 최소한 욕설이나 협박문자 같은 건 절대 안 하시게 되죠.” 자꾸 얼굴 들이미는데 당할 재간이 있겠느냐는 얘기다. “우리끼리 ‘기본 1시간’이라 부르는 ‘블랙 리스트’가 당연히 있죠. 그런데 그런 분들에겐 얼굴보고 말 들어주는 게 최고의 대응법이에요. 몇 번 겪다 보면 욕설이나 터무니없는 요구 같은 것들이 가라앉게 되거든요.” 김효정(39)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 공무원. 남가좌동, 홍제동, 구청, 북가좌동 등을 거쳐 신촌동으로 온 지 3년 정도 됐다. 지난 23일 10년차 베테랑 사회복지 공무원인 김씨를 따라다녔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회복지 담당공무원의 하루를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현장 우선 원칙에 따라 출근하자마자 오전 3명, 오후 3명의 방문자들에 관한 정보를 챙기더니 이내 짐을 싸서 길을 나섰다. 신촌동 주민 1만 8000여명 가운데 복지 대상자는 900명 정도다. 기초생활수급자 318명, 홀몸노인 70명, 장애인 545명 등이다. 이 가운데 동주민센터에서 방문대상으로 추려낸 이들은 400명 정도. 동주민센터 직원은 15명이고 이 가운데 복지업무는 7명이 담당한다. 팀장 빼고 6명이 2명씩 조를 짜서 현장방문을 다닌다. 원래 사회복지 공무원은 김 주무관 딱 혼자였다. 동주민센터를 생활복지의 전초기지로 삼기 위해 서대문구에서 추진한 동복지허브화 사업의 바람을 타고 사회복지직이 1명 더 배치됐고, 행정직 5명이 사회복지 업무를 맡게 됐다. “예전에도 가정방문 같은 게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때도 상담하고 방문하고 그런 활동을 다 했는데, 복지 업무는 늘어나는데 인원은 부족하고 안에서 할 서류작업들이 많다 보니까 자주 나올 엄두를 못 냈지요. 그런데 동복지허브화 사업을 하면서 그 부분이 해결된 거죠.” 사회복지직을 소수의 곁다리 직군으로 취급해온 관행을 깨야 현장복지가 성공할 수 있다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지론이 효과를 본 셈이다. ■김효정 신촌동주민센터 주무관이 현장에서 하는 일은 무더위에 장마까지 며칠 오락가락하다 보니 하늘엔 간간이 구름이, 길에는 습기가 가득하다. 구불구불 골목길을 내달리듯 걸어간다. 창천교회 맞은 편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가니 허름한 무허가집들이 보인다. 기차길 옆 언덕을 따라 지어졌다. 언덕 경사를 이용하다 보니 집도 계단처럼 만들어지는 바람에 집안 구조가 특이하다. 할머니 예쁜 손녀는요… 문화바우처로 책 사주세요 첫 방문지는 A(81) 할머니 댁. 부엌 하나 딸린 방이라지만 거의 한 몸 눕히는 고시원 수준이다. “이래 거지처럼 삽니다.” 방안에 자리 잡고 앉자 A 할머니는 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이런저런 넋두리들을 늘어놓는다. 김 주무관은 할머니의 기나긴 넋두리 틈을 비집고 들어가 식사, 빨래, 치아 건강 등 확인할 것을 다 확인한다. 할머니들의 18번 레퍼토리, 손자 자랑이 이어지자 김 주무관은 동주민센터에서 제공하는 ‘문화바우처카드’를 권했다. 예쁜 손자에게 책이라도 사다주라는 뜻이다. 상담을 마치고 나서는데 A 할머니가 “이래 자주자주 보니까 남 같지 않고 허물없어서 좋아요”라며 씩 웃는다. 김 주무관도 “복지대상자분들은 대개 주변과 단절된 분들이 많은데 저분은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해서 마음이 놓이는 분”이라 했다. 할아버지 치매는요… 요양보호사 제도 써보세요 두 번째 방문은 B(75) 할아버지와 C(72) 할머니 부부. 화가였다더니 다세대주택 지하방에는 그림이 잔뜩 있다. 그런데 그림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창문도 없고, 볕도 들지 않는다. 눈에 띄게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B 할아버지는 중풍에다 치매증세까지 겹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C 할머니는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병 때문에 괴팍해진 B 할아버지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며 하소연과 눈물을 쏟아낸다. 김 주무관은 장기요양보험을 차근차근 설명해 드렸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요양보호사를 불러 할아버지를 맡기면 그 시간 동안 다른 일을 잠깐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슬쩍 밖으로 나와 황도원 주무관과 얘기를 주고받았다. 황 주무관은 마침 혼쭐이 난 참이다. A 할머니 댁에 방충망을, B 할아버지 댁에는 형광등을 갈아주기 위해 동행했다. B 할아버지가 형광등을 갈아주는 방법까지 참견해 잔소리를 한 탓이다. “아우, 저 정도는 양반이세요. 그때 그때 감정조절해서 대응하는 게 정말 어려워요. 어쨌든 도와드리는 게 목표니까 최대한 잘 대응을 해야죠” 황 주무관은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틈틈이 익힌 색소폰 솜씨를 뽐낸다. 솜씨? 전국적으로 공개된 적 있다.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와 색소폰을 분 것. 황 주무관의 아들은 연예인 광희다. 곰팡이 벽지는요… 자원봉사자 연결시킬게요 가족관계가 모두 단절된 72살 할머니, 92세로 관할 지역 내에서 최고령인 할머니를 만난 뒤 오후 들어서는 D(80) 할아버지와 E(70)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이때는 오경찬 신촌동장도 동행했다. 큰 비가 내린 뒤라곤 하지만 집안에 습기가 한가득이다. 벽지가 누렇게 다 변했다. E 할머니는 그래도 요즘 폐지 값이 올라서 그럭저럭 사정이 괜찮다고는 했지만, 도배장판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했다. 김 주무관은 도배장판을 서비스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오 동장이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거라 비전문적이니까 너무 잘못 발랐다고 타박하지 마세요”라고 농담을 툭 던지자 E 할머니는 연신 “아이고 매번 너무 미안해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이 복잡한 서류는요… 전세금 도와준단 얘기네요 마지막으로 F(80) 할아버지 댁을 들렀다. F 할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김 주무관을 방으로 데려간다. “구청에서도 나오고 복지관에서도 나오는데 난 우리 효정이가 제일 좋아.” 그러고선 막 웃더니 서류 하나를 꺼내든다. LH공사에서 보낸 전세임대 통지서다. 김 주무관이 오길 기다렸다가 설명을 들으려 했던 참이라 했다. “할아버지, 이건 전세계약 때 전세금의 95%를 LH공사에서 내주고 매달 임대료 명목으로 0.2% 정도 되는 돈을 이자로 받아가는 제도에요. 임대주택은 너무 대기자들이 많으니까 이게 더 나을 수 있어요.” 김 주무관이 차근차근 설명했다. 오전 오후에 걸친 가정방문을 마치고 김 주무관은 동주민센터로 복귀했다. 그러고는 ‘사통망’, 그러니까 사회복지공무원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빠트린다는 그 사회복지통합전산망 앞에 앉아 오늘 상담 내역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친우관계, 건강, 복지, 주거, 환경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꼼꼼하게 기록해 나가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상담일지도 쓰고, 개개인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기록하고,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 도움을 구할 만한 사항이나 동주민센터가 운영하는 나눔게시판에 올릴 얘기들도 구분해 정리했다. “복지 관련 법이나 제도로 규정된 것은 저희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돼요. 정말 눈여겨볼 부분은 사각지대죠. 혹시 도움이 필요한 데도 못 받는 사람은 없는지, 국가의 공적 부조가 안 된다면 민간단체와 어떻게 연결시킬 방법은 없는지를 늘 고민하고 삽니다.” 또 내일 만날 어르신들에 대한 기존 상담 정보를 확인하고 전화로 약속을 잡는 등 상담 준비에 들어갔다. 사통망과 욕설 공포는요… 결국 현장에 답이 있는 거죠 사회복지 현장에서 뛰는 공무원들의 바람은 뭘까. “사회복지공무원 자살 사건이 났을 때 서울시에서 한 번 의견을 모아서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때 모두 말했던 게 수당 인상이나 처우 개선 같은 게 아니라 행정직 공무원들이 사회복지 업무를 맡으면 인사상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거였어요. 행정직 분들이 사회복지 업무를 안 하려는 이유가 사통망 같은 전산시스템 문제와 민원인들을 직접 상대하기 힘들다는 두 가지 이유에서거든요. 사통망은 쓰다 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고 민원인은 자꾸 만나다 보면 친숙해져요. 현장에서 복지를 강화한다면 그런 방향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김 주무관은 요즘 무척이나 긍정적이라 했다. “어쨌든 지금은 모두가 관심을 가져 주는 때”이니까 말이다. 글 사진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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