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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지한파’ 고바야시 전 후지제록스 회장

    [부고] ‘지한파’ 고바야시 전 후지제록스 회장

    고바야시 요타로 전 후지제록스 회장이 지난 5일 만성 농흉(늑막강에 고름이 생기는 질병)으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82세. 고인은 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1958년 후지필름(현 후지필름홀딩스)에 입사해 1963년부터 후지제록스에 몸담았다. 고인의 선친 고바야시 세쓰타로는 후지필름의 3대 사장이자 후지제록스 초대 사장이었다. 이사 시절 ‘모레스(맹렬)에서 뷰티풀(아름다운)로’를 기업 이념으로 내걸었고, 1978년 사장 취임 이후 사회 공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이익지상주의를 경계한 경영자로 평가받았다. 1992년 회장으로 승진해 2006년까지 재임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의 경영자단체인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를 맡았을 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한국 재계 인사들과 자주 교류한 ‘지한파’ 기업인으로 통한다. 2004년 공개 석상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을 촉구한 뒤 자택으로 실탄이 배달되는 봉변을 겪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피크닉이야? 콘서트야? 음악 페스티벌, 가을 밤 수놓는다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 피크닉과 야외 콘서트의 개념을 결합한 페스티벌 문화가 최근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3일간 10만명의 관객이 다녀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너른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TV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페스티벌의 묘미. 올가을에는 9월 셋째 주말에만 총 5개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이 열려 음악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19~20일 자라섬에서 열리는 ‘2015 멜로디포레스트캠프’는 자연 속 힐링 음악 페스티벌을 표방한다.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다양한 연령대의 감성 음악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윤하, 에디킴, 장재인, 김예림 등 젊은 가수부터 가요계 대선배 양희은의 무대가 펼쳐지며 가요계의 절친 윤종신과 유희열, 가수 부부인 조규찬과 해이의 듀엣 무대도 눈길을 끈다. 19일과 20일 헤드라이너(대표 가수)로는 아이유와 김연우가 각각 출연한다. 자라섬에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고 하나의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진행돼 집중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캠핑이 가능한 ‘캠핑존’도 마련돼 있다. 1일권 8만 8000원, 2일권 12만 1000원. (02)567-8977. 같은 기간 한강난지공원에서 열리는 ‘렛츠락 페스티벌’에는 국내 록밴드 50개 팀이 총출동한다. 부드러운 모던록과 포크록 음악이 주를 이루는 ‘러브 스테이지’와 신나는 로큰롤을 들을 수 있는 ‘피스 스테이지’로 나뉘어 공연이 펼쳐진다. ‘러브 스테이지’에는 페퍼톤스, 이적, 장미여관 등 유명 가수는 물론 갈릭스, 안녕바다, 바버렛츠 등 홍대 모던락 밴드들도 나온다. 백아연, 재주소년, 짙은 등 감수성을 자극하는 음악도 만날 수 있다. ‘피스 스테이지’는 노브레인, 크라잉넛, 국카스텐부터 글렌 체크, 쏜애플, 슈가도넛, 칵스 등 홍대 인기 밴드들이 총출동한다. 주최사인 롤링홀엔터테인먼트의 김영만 대표는 “한강이 보이는 탁 트인 잔디밭에서 다양한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렛츠락’의 매력”이라면서 “큰 무대에 잘 설 수 없는 후배 뮤지션을 위해 이적 등 선배 가수들이 의기투합한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일권 6만 6000원, 2일권 9만 9000원. (02)322-8488. 공연과 강연을 합친 형태의 페스티벌도 열린다. 19~20일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4회 ‘조이올팍 페스티벌’이 그것.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최하는 페스티벌로 티켓 가격이 1일권 2만 2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첫째날 헤드라이너로는 ‘뮤지션들의 뮤지션’ 윤상이 옥상달빛, 다빈크와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꾸민다. 둘째날에는 ‘보사노바의 여왕’ 리사 오노와 정엽이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가을밤을 감성으로 적신다. 케이윌, 10㎝, 홍대광, 데이브레이크 등 실력파 뮤지션들도 참여한다. 이와 더불어 방송인 김제동, 전 농구선수 서장훈, 시인 고은, 배우 정상훈이 멘토로 출연해 삶에 지친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02)6222-8360. 같은 기간 여의도 물빛 무대와 너른 들판에서 열리는 원더우먼 페스티벌은 지난해 관객의 95%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들을 위한 페스티벌을 지향한다. 출연 가수들도 박진영, 혁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커피소년, 소심한 오빠들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뮤지션들로 라인업을 짰고 배우 강혜정, 셰프 최현석과 샘킴, 개그우먼 송은이와 김숙 등이 여성을 위한 맞춤형 강연을 펼친다. 메이크업 스쿨, 한강을 보며 영화를 즐기는 강바람 시네마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1일권 4만 5000원, 2일권 7만원. (02)722-9312. 가을에 어울리는 어쿠스틱 음악을 한데 모은 ‘폴인 어쿠스틱 페스티벌’도 19~20일에 열린다. 대명 비발디파크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는 호소력 짙은 음색을 자랑하는 박선주와 장혜진이 헤드라이너로 각각 출연한다. 차세대 감성 싱어송라이터 정재원을 비롯해 노리플라이, 소란 등 총 15개팀이 출연한다. 1일권 4만원, 2일권 6만원. 1588-4888.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힐링캠프’ 장윤정 “괜찮아야만 했던 사람이었다” 폭풍눈물

    ‘힐링캠프’ 장윤정 “괜찮아야만 했던 사람이었다” 폭풍눈물

    힐링캠프 장윤정  힐링캠프 장윤정 엄마 ‘힐링캠프’에선 장윤정이 자신의 엄마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500인’에선 트로트 퀸 장윤정이 출연했다. ‘힐링캠프’는 김제동을 비롯한 시청자 MC 500인이 마이크를 공유하며 ‘메인 토커’로 초대된 게스트와 삶과 생각을 공유하는 ‘공개 리얼토크쇼’다. 이날 장윤정은 힘들게 살았던 가족이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었지만 화목한 모습으로 끝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녀는 “저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고 그거면 된거라고 본다”고 털어놨다. 이에 MC김제동은 “엄마 윤정이 보는 우리엄마는?”이란 질문을 던졌다. 이에 장윤정은 “제가 엄마가 돼서가 아니라 이해해요”라며 “저희 집은 가난했었던 집이었다. 갑자기 바뀐 상황을 나도 적응을 못하는데 너무 당연한 일인거다”고 털어놨다. 이어 “적응못했던게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을수도 있다. 이해한다. 그런데 이해하지만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따로 하는 거다”고 심정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희열, 김연우, 아이유... 그들과 피크닉 같은 콘서트

    유희열, 김연우, 아이유... 그들과 피크닉 같은 콘서트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 피크닉과 야외 콘서트의 개념을 결합한 페스티벌 문화가 최근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3일간 10만명의 관객이 다녀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너른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TV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페스티벌의 묘미. 올가을에는 9월 셋째 주말에만 총 5개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이 열려 음악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19~20일 자라섬에서 열리는 ‘2015 멜로디포레스트캠프’는 자연 속 힐링 음악 페스티벌을 표방한다.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다양한 연령대의 감성 음악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윤하, 에디킴, 장재인, 김예림 등 젊은 가수부터 가요계 대선배 양희은의 무대가 펼쳐지며 가요계의 절친 윤종신과 유희열, 가수 부부인 조규찬과 해이의 듀엣 무대도 눈길을 끈다. 19일과 20일 헤드라이너(대표 가수)로는 아이유와 김연우가 각각 출연한다. 자라섬에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고 하나의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진행돼 집중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캠핑이 가능한 ‘캠핑존’도 마련돼 있다. 1일권 8만 8000원, 2일권 12만 1000원. (02)567-8977. 같은 기간 한강난지공원에서 열리는 ‘렛츠락 페스티벌’에는 국내 록밴드 50개 팀이 총출동한다. 부드러운 모던록과 포크록 음악이 주를 이루는 ‘러브 스테이지’와 신나는 로큰롤을 들을 수 있는 ‘피스 스테이지’로 나뉘어 공연이 펼쳐진다. ‘러브 스테이지’에는 페퍼톤스, 이적, 장미여관 등 유명 가수는 물론 갈릭스, 안녕바다, 바버렛츠 등 홍대 모던락 밴드들도 나온다. 백아연, 재주소년, 짙은 등 감수성을 자극하는 음악도 만날 수 있다. ‘피스 스테이지’는 노브레인, 크라잉넛, 국카스텐부터 글렌 체크, 쏜애플, 슈가도넛, 칵스 등 홍대 인기 밴드들이 총출동한다. 주최사인 롤링홀엔터테인먼트의 김영만 대표는 “한강이 보이는 탁 트인 잔디밭에서 다양한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렛츠락’의 매력”이라면서 “큰 무대에 잘 설 수 없는 후배 뮤지션을 위해 이적 등 선배 가수들이 의기투합한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일권 6만 6000원, 2일권 9만 9000원. (02)322-8488. 공연과 강연을 합친 형태의 페스티벌도 열린다. 19~20일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4회 ‘조이올팍 페스티벌’이 그것.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최하는 페스티벌로 티켓 가격이 1일권 2만 2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첫째날 헤드라이너로는 ‘뮤지션들의 뮤지션’ 윤상이 옥상달빛, 다빈크와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꾸민다. 둘째날에는 ‘보사노바의 여왕’ 리사 오노와 정엽이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가을밤을 감성으로 적신다. 케이윌, 10㎝, 홍대광, 데이브레이크 등 실력파 뮤지션들도 참여한다. 이와 더불어 방송인 김제동, 전 농구선수 서장훈, 시인 고은, 배우 정상훈이 멘토로 출연해 삶에 지친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02)6222-8360. 같은 기간 여의도 물빛 무대와 너른 들판에서 열리는 원더우먼 페스티벌은 지난해 관객의 95%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들을 위한 페스티벌을 지향한다. 출연 가수들도 박진영, 혁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커피소년, 소심한 오빠들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뮤지션들로 라인업을 짰고 배우 강혜정, 셰프 최현석과 샘킴, 개그우먼 송은이와 김숙 등이 여성을 위한 맞춤형 강연을 펼친다. 메이크업 스쿨, 한강을 보며 영화를 즐기는 강바람 시네마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1일권 4만 5000원, 2일권 7만원. (02)722-9312. 가을에 어울리는 어쿠스틱 음악을 한데 모은 ‘폴인 어쿠스틱 페스티벌’도 19~20일에 열린다. 대명 비발디파크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는 호소력 짙은 음색을 자랑하는 박선주와 장혜진이 헤드라이너로 각각 출연한다. 차세대 감성 싱어송라이터 정재원을 비롯해 노리플라이, 소란 등 총 15개팀이 출연한다. 1일권 4만원, 2일권 6만원. 1588-4888.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힐링캠프’ 장윤정 “윤정이 보는 엄마는?” 질문에 폭풍눈물

    ‘힐링캠프’ 장윤정 “윤정이 보는 엄마는?” 질문에 폭풍눈물

    힐링캠프 장윤정  힐링캠프 장윤정 엄마 ‘힐링캠프’에선 장윤정이 자신의 엄마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500인’에선 트로트 퀸 장윤정이 출연했다. ‘힐링캠프’는 김제동을 비롯한 시청자 MC 500인이 마이크를 공유하며 ‘메인 토커’로 초대된 게스트와 삶과 생각을 공유하는 ‘공개 리얼토크쇼’다. 이날 장윤정은 힘들게 살았던 가족이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었지만 화목한 모습으로 끝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녀는 “저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고 그거면 된거라고 본다”고 털어놨다. 이에 MC김제동은 “엄마 윤정이 보는 우리엄마는?”이란 질문을 던졌다. 이에 장윤정은 “제가 엄마가 돼서가 아니라 이해해요”라며 “저희 집은 가난했었던 집이었다. 갑자기 바뀐 상황을 나도 적응을 못하는데 너무 당연한 일인거다”고 털어놨다. 이어 “적응못했던게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을수도 있다. 이해한다. 그런데 이해하지만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따로 하는 거다”고 심정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엇나간 표현의 자유/김성수 논설위원

    1992년 10월 마광수 연세대 국문과 교수가 음란물 제조·반포혐의로 구속된다. 검찰은 그의 소설 ‘즐거운 사라’에 나오는 적나라한 성적묘사가 문학의 예술성 범주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유림(儒林)을 비롯한 보수 성향의 인사들은 마 교수의 구속을 환영했다. 반면 고은, 김병익, 유안진씨 등 다수의 문인은 마 교수를 옹호했다. 문학작품의 외설 여부를 법의 잣대로 재서는 안 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 교수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다. ‘즐거운 사라’ 말고도 문학작품과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설 시비는 끊이지 않았다. 연극 ‘미란다’, ‘교수와 여제자’, ‘매춘´, ‘마지막 시도’와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은 여배우의 전라연기와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가 문제가 됐다. 그때마다 헌법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도 단골메뉴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에도 넘어서는 안 될 분명한 경계가 있다.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헌법(21조 4항)에도 명시돼 있다. 성인 남성이 주독자인 월간지 ‘맥심’의 최근 보도는 이 같은 경계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잡지의 한국판 9월호에는 잔뜩 미간을 찌푸린 50대 ‘악역배우’가 표지모델로 등장한다. 그의 오른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고 왼손은 검은색 승용차 트렁크에 올려져 있다. 열린 트렁크 사이로는 여성의 맨다리가 나와 있고 발목에는 청테이프가 꽁꽁 감겨 있다. 표지에는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거다, 좋아 죽겠지?”라는 설명문구가 적혀 있다. 잡지 안쪽 화보에는 이 배우가 시체로 연상되는 물체가 담긴 검은 봉지를 질질 끌고 가는 사진까지 들어 있다. 누가 봐도 여성 납치나 성범죄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비난 여론에도 잡지사 측은 당초 “살인, 사체 유기의 흉악범죄를 느와르(noir)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어디에도 없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미국 본사의 대변인이 “맥심 한국판의 표지에 중대한 문제가 있으며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분노한 사람들은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청소년 위해물이 아니라고 판단을 내린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역대 최악의 커버(cover)로, 여성 폭력을 미화했다”는 외신의 비난과 함께 회사 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이 잇따르자 맥심코리아 측은 뒤늦게 9월호를 전량폐기하고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처음부터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진으로 상처받을 수 있는 실제 성범죄 피해자와 가족들, 또 언제든 강력범죄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여성들의 공포감을 헤아렸어야 한다. 타인의 명예와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가 ‘표현의 자유’로 용인돼서는 안 된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대한민국 사상 첫 ‘여초 시대’ 열렸다

    대한민국 사상 첫 ‘여초 시대’ 열렸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더 길다. 이 때문에 노인인구가 많은 사회는 여성이 더 많은 현상이 나타난다. 한국사회도 이제 본격적인 ‘여초’(女超)시대에 돌입했다. 6일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보면 올해 6월 말 현재 여성 인구는 2571만 5796명으로 남성 인구 2571만 5304명보다 492명이 더 많았다. 남녀격차는 7월 말에는 2645명, 8월 말에는 4804명으로 더 벌어졌다.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 이래 처음이다. 일제 강제동원이 극심했던 1944년 인구총조사 기준 남녀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숫자)가 99.38로 떨어진 때를 제외하고는 통계청 추계인구 기준으로도 1960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남녀 성비는 한 번도 10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남녀 비율 역전 현상은 고령화가 심해진 것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아울러 출생성비 불균형이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에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최고 116.5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점차 낮아져 최근에는 105.3까지 낮아졌다. 1990년까지 계속된 출생성비 불균형으로 청·장년층에서는 남성이 많지만,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여성이 남성 숫자를 추월하게 된 것이다. 고령화와 여초현상을 고려한다면 한국 사회는 앞으로 여성 독거노인이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노인빈곤과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구르고 점프하고…NASA 신개념 탐사로봇 ‘헤지호그’

    구르고 점프하고…NASA 신개념 탐사로봇 ‘헤지호그’

    점프하거나 구르고 혹은 뒤집는 동작이 가능한 탐사로봇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지호그’(고슴도치)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신개념 탐사로봇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소개했다. NASA는 헤지호그의 견고한 디자인이 우주탐사 임무 도중 지표 환경에 의해 떨어지거나 튀어오르는 등 긴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더라도 어떤 손상도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NASA는 “예를 들어 기존의 화성 탐사로봇은 바퀴에 체인을 달아 이동하고 있지만 만일 로봇이 뒤집어지기라도 하면 작동할 수 없다”면서 “중력이 작고 지표가 거친 소행성이나 혜성과 같은 소형 천체에서 이런 로봇을 운용하는 것은 더 위험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헤지호그’ 프로젝트는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스탠퍼드대, 그리고 메사추세츠공과대(MIT)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각각 개발하고 있다. JPL팀을 이끌고 있는 리사 네스나스 박사는 “헤지호그는 지표면을 구르고 점프할 수 있다”면서 “큐브처럼 생겼으며 어떤 지표면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헤지호그의 기본 개념은 내부의 속도 조절 바퀴인 ‘플라이휠’의 회전과 제동으로 움직이는 ‘스파이크’(튀어나온 부분)를 가진 큐브이다. 헤지호그의 스파이크는 험한 지형으로부터 본체를 보호하고 이런 지형을 굴러나갈 때 다리 역할을 한다. “또 이런 스파이크는 헤지호그가 구를 때 지표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열감지 장치와 같은 것을 수용할 수 있다”고 네스나스 박사는 설명했다. 헤지호그는 작은 본체와 적은 중력 덕분에 180도로 회전하며 포물선으로 점프해 이동하고 이를 네 차례에 걸쳐 수행할 수 있다. JPL팀은 모래와 거친 바위, 미끄러운 얼음, 부드럽고 부서지기 쉬운 곳 등 다양한 지표 환경을 모방해 만든 실험 공간에서 헤지호그의 기동을 실제로 실험했다. 이 팀의 선임 기술자인 로버트 리드는 “우리는 헤지호그 프로토타입을 혜성과 같은 환경에서 굴리고 점프시키는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운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면서 “헤지호그의 극히 간단한 기동은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뒤집어져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연구자에 따르면, 헤지호그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두 개의 스파이크를 사용해 먼 거리를 점프하거나 한 면에서 다른 면으로 굴러가며 짦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포물선 실험에서는 헤지호그가 스스로 회전해 점프하는 기동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기동은 모래 싱크홀에 빠지거나 다른 위험한 상황에서도 쉽게 벗어날 수 있도록 한다. JPL의 헤지호그는 스파이크 8개, 플라이휠 3개를 장착하고 있다. 본체 무게는 약 5kg로 카메라와 분광기와 같은 장치를 더하면 약 9kg까지 늘어난다. 반면 스탠포드대가 만든 헤지호그 프로토타입은 조금 더 작고 가벼우며 짧은 스파이크를 갖고 있다. 두 헤지호그는 똑같이 3개의 내부 플라이휠을 기반으로 기동하지만 내부에 쓰이는 브레이크 메커니즘은 서로 다른다. JPL이 만든 헤지호그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며 스탠퍼드대의 버전은 마찰 벨트를 사용한다. 스탠퍼드대 팀을 이끌고 있는 마르코 파본 박사는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플라이휠을 제어해 헤지호그의 도약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두 브레이크 체계를 실험해 장단점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지호그에 달린 스파이크의 형태는 도약 궤적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한다. 스탠퍼드대 선임 기술자인 벤자민 혹맨은 “몇 가지 스파이크 구성을 실험해 가장 도약 성이 뛰어난 것을 발견했다”면서 “또한 규브 구조는 제조는 물론 우주선에 싣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자들은 각자 헤지호그가 지구로부터 어떤 명령을 주지 못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동작을 늘리는 등 자율성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헤지호그는 기본 탐사로봇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탐사선에 수송하기도 쉬워 앞으로 탐사 임무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우주 곳곳에서 구르고 점프하는 헤지호그 탐사로봇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민 소득 4년반만에 감소 “저성장 국면 본격화하나”

    국민 소득 4년반만에 감소 “저성장 국면 본격화하나”

    4년반만에 감소 국민 소득 4년반만에 감소 “저성장 국면 본격화하나” 우리 국민이 벌어들인 전체 소득이 4년 반 만에 감소해 한국 경제에 드리운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한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보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에 머문 데 이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1% 줄었다. 국민소득이 전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2010년 4분기(-1.9%)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분기 또는 연간 GDP를 추계할 때 국민소득에 관한 여러 지표를 함께 작성한다. 이들 소득지표는 특정 유형의 소득을 포함하거나 배제한다는 점에서 GDP와 구별된다. 소득지표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국민총소득(GNI)이다. 유엔(UN)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생산지표로는 실질 GDP를, 소득지표로는 실질 GNI를 편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1999년부터 GNI를 발표해오고 있다. GNI의 개념은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의 소득을 모두 합친 것이다. 현실에서는 국내 기업이 외국인을 고용해 생산활동을 하기도 하고, 반대로 한국인이 중동 등 외국에 나가 생산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GDP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국외지급요소소득)을 빼고,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국외수취요소소득)을 더하면 GNI와 같아지게 된다. 국외수취요소소득에서 국외지급요소소득을 제외한 금액을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라고도 한다. 실질 GNI는 여기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까지 포함해 계산한다. 교역조건이란 수출가격을 수입가격으로 나눈 것으로 수출입 상품 간의 교환비율이다. 교역조건이 좋아지면 동일한 수출물량으로 사들일 수 있는 수입물량이 증가하게 돼 실질소득의 증가로 이어진다. 2분기 실질 GNI의 감소는 실질 GDP 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은 늘고,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교역조건은 크게 개선됐지만, 소득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2분기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1조 3000억원으로 1분기 5조 6000억원보다 4조 3000억원 줄었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가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0.3%로 낮아진 데다 기업의 배당소득 수취시점 이동 등 특이 요인으로 실질 GNI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외국에서 가져오는 배당 소득의 수취 시점을 2분기가 아닌 1분기로 잡은 경우가 많아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분기에는 늘고 2분기에 줄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원래 변동성이 큰 지표”라면서 “1분기에 실질 GNI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4.2%로 높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역조건 개선이 큰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배당소득 수취 시점 변동만으로 국민총소득이 줄었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성장이 그만큼 부진하다는 반증이다. 실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은 11조 3000억원에 달해 국외순수취요소소득 감소분을 크게 웃돌았지만 국민총소득 하락을 막지 못했다. 유가 하락이 국민의 지갑을 어느 정도 두텁게 하는 효과를 냈지만, 다른 여건의 악화로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지갑이 얇아졌다는 의미다.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에 그친 데다 국민소득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가 2분기 성장률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배경에는 가계부채 증가와 미약한 소비 및 투자심리, 흔들리는 수출경쟁력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에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적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요인들이 널려 있다. 이대로는 정부가 목표하는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지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전철을 뒤따라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실질 GNI가 감소한 것은 실질 GDP가 부진한 영향과 전분기에 높았던 GNI 증가율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면서도 “실질 GNI 감소는 최근 국민의 체감도와 일치하는 수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부진의 골이 깊고 경기 반등의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유가 하락에도 하반기 소득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원 다른 北核·동북아 협력 논의… 韓·中 경제동반자 가속화

    차원 다른 北核·동북아 협력 논의… 韓·中 경제동반자 가속화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중국 방문에서 열병식 참관 등을 계기로 북핵 문제 및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중국과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분야에서도 ‘실질’과 ‘협력의 강화 및 가속화’에 초점을 맞춰 한·중 ‘경제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갈 의지를 내비쳤다. 경제사절단을 올 초 중남미 순방 때의 125명보다 31명 더 많은 156명으로 구성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렸으며 4일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가운데 상하이에서 열리는 대대적인 한·중 비즈니스포럼을 기획하고 있다. 짧은 일정 가운데서도 중국 현지 기업들과 두 차례에 나눠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도 개최한다. 참여 기업은 128개이며 이 가운데 82.2%인 105개가 중소기업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31일 “양국 간 경제 협력을 로봇·보건의료·문화·환경·금융·인프라 등의 신산업 분야 협력으로 다변화하고,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구체적 인프라 협력을 논의하고, 양국 금융시장 안정화 및 발전 방향을 협의하는 등의 경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청와대는 곧 양국 간 비준 절차가 마무리되고 발효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안 수석은 “수출에 유리한 품목일수록 하루라도 빨리 관세가 철폐 혹은 인하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 핵심은 한·중 FTA를 빨리 발효하는 것”이라면서 “한·중 FTA 1년차 무역 증가 효과를 예측하면 수출 13억 5000만 달러, 수입 13억 4000만 달러 등 약 27억 달러로, 비준이 하루 늦어질수록 40억원 정도 손해가 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아울러 한·중 FTA를 바탕으로 박 대통령 방중 기간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서도 새로운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세일즈 정상외교의 성과를 집계한 결과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했으며 규모는 총 675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우리가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 주요 사례로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사업(53억 달러), 카타르 발전담수 사업(30억 달러),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 플랜트 사업(23억 달러), 투르크메니스탄 천연가스 합성석유 사업(40억 달러) 등을 들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가계빚, 소득보다 늘어 부실 가시화” “대출 연체율 하락… 위험론 과장돼”

    “가계빚, 소득보다 늘어 부실 가시화” “대출 연체율 하락… 위험론 과장돼”

    우리나라 가계빚이 1130조원을 넘어서고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점화되면서 가계빚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규모의 확대를 넘어 부실 가시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경고다. 일각에서는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부채 부실 위험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총량 못지않게 가파른 증가 속도를 근거로 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130조 49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035조 8895억원)보다 9.1% 증가했다. 2013년 6월(993조 6170억원) 이후 연평균 증가율(4.3%)의 두 배가 넘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최근 3년간 소득 증가 속도는 평균 5%”라며 “소득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가계 부실이나 파산 위험이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7월 0.66%에서 올해 6월 말 0.42%로 0.24% 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착시’라는 반론이 나온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가계대출 총량이 늘어나면서 모수가 커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부실은 대출 시점으로부터 (원금 상환이 시작되는) 2~3년 뒤에 본격화되는 만큼 지금의 연체율과 가계대출 건전성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계대출 잔액 대비 부실 대출 비율로 ‘연체율’ 대신 ‘빈티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빈티지는 특정 연도에 실행된 대출 부실률을 시(視)계열로 추적하는 방식이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금리 인상도 가계대출을 위협하는 큰 위험 요소다. 가계대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76.4%(지난해 말 기준, 기존+신규 대출 포함)가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중국 경제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올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은도 출구전략(기준금리 인상)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 “가계빚 뇌관이 터지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3년 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1년여 동안 최하위 소득 가구의 담보대출은 29%나 늘었다. 반면 최상위 소득 가구는 같은 기간 3.1% 느는 데 그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가 생활비나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 취약계층의 대출부터 부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9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이용 고객들의 대출 목적을 조사한 결과 주택 구입 용도는 34.9%에 그쳤다. 기존 대출금 상환(31.2%)과 생계자금(11.2%) 용도가 42%를 넘었다.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 물량도 가계부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와 올해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자 건설사들은 밀어내기식으로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 냈다. 이 물량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파다한 2018년 내지 2019년 위기론의 근거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물량은 31만 3383가구다. 전년(25만 5047가구)보다 21.9% 많다. 올 들어서도 7월 말까지 벌써 22만 2715가구가 분양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분양 물량이 작년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올해 분양 물량이 2011~2013년 연평균 물량(약 11만 가구)의 세 배에 육박한다”며 “2~3년 뒤 입주가 한꺼번에 시작되면 집값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이 떨어지면 담보 가치가 떨어져 ‘깡통 주택’이 속출할 수 있다. 2018년 말과 2019년 초 서울 재개발 단지(둔촌주공, 고덕 일대, 개포 일대, 가락시영 등)에서만 약 5만 5000가구가 대규모 입주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본부 팀장은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5만 가구와 2018년 말 입주를 시작하는 재개발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20%에 불과하다”며 “입주 가구가 몰린 지역은 일시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 전체의 침체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리 인상 위험과 관련해서도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8%였다”며 “지금은 2~3%대여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흡수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경기와 신흥국 위기 등 대외 불안 요소가 커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며 “통화 당국의 의지와 별개로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교수는 “가장 근본적인 가계빚 처방은 일자리를 늘려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가계빚, 소득보다 늘어 부실 가시화” “대출 연체율 하락… 위험론 과장돼”

    “가계빚, 소득보다 늘어 부실 가시화” “대출 연체율 하락… 위험론 과장돼”

    우리나라 가계빚이 1130조원을 넘어서고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점화되면서 가계빚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규모의 확대를 넘어 부실 가시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경고다. 일각에서는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부채 부실 위험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총량 못지않게 가파른 증가 속도를 근거로 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130조 49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035조 8895억원)보다 9.1% 증가했다. 2013년 6월(993조 6170억원) 이후 연평균 증가율(4.3%)의 두 배가 넘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최근 3년간 소득 증가 속도는 평균 5%”라며 “소득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가계 부실이나 파산 위험이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7월 0.66%에서 올해 6월 말 0.42%로 0.24% 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착시’라는 반론이 나온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가계대출 총량이 늘어나면서 모수가 커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부실은 대출 시점으로부터 (원금 상환이 시작되는) 2~3년 뒤에 본격화되는 만큼 지금의 연체율과 가계대출 건전성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계대출 잔액 대비 부실 대출 비율로 ‘연체율’ 대신 ‘빈티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빈티지는 특정 연도에 실행된 대출 부실률을 시(視)계열로 추적하는 방식이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금리 인상도 가계대출을 위협하는 큰 위험 요소다. 가계대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76.4%(지난해 말 기준, 기존+신규 대출 포함)가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중국 경제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올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은도 출구전략(기준금리 인상)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 “가계빚 뇌관이 터지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3년 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1년여 동안 최하위 소득 가구의 담보대출은 29%나 늘었다. 반면 최상위 소득 가구는 같은 기간 3.1% 느는 데 그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가 생활비나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 취약계층의 대출부터 부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9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이용 고객들의 대출 목적을 조사한 결과 주택 구입 용도는 34.9%에 그쳤다. 기존 대출금 상환(31.2%)과 생계자금(11.2%) 용도가 42%를 넘었다.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 물량도 가계부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와 올해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자 건설사들은 밀어내기식으로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 냈다. 이 물량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파다한 2018년 내지 2019년 위기론의 근거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물량은 31만 3383가구다. 전년(25만 5047가구)보다 21.9% 많다. 올 들어서도 7월 말까지 벌써 22만 2715가구가 분양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분양 물량이 작년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올해 분양 물량이 2011~2013년 연평균 물량(약 11만 가구)의 세 배에 육박한다”며 “2~3년 뒤 입주가 한꺼번에 시작되면 집값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이 떨어지면 담보 가치가 떨어져 ‘깡통 주택’이 속출할 수 있다. 2018년 말과 2019년 초 서울 재개발 단지(둔촌주공, 고덕 일대, 개포 일대, 가락시영 등)에서만 약 5만 5000가구가 대규모 입주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본부 팀장은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5만 가구와 2018년 말 입주를 시작하는 재개발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20%에 불과하다”며 “입주 가구가 몰린 지역은 일시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 전체의 침체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리 인상 위험과 관련해서도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8%였다”며 “지금은 2~3%대여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흡수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경기와 신흥국 위기 등 대외 불안 요소가 커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며 “통화 당국의 의지와 별개로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교수는 “가장 근본적인 가계빚 처방은 일자리를 늘려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열린세상] ‘농업 고개’ 마주친 거대 경제권을 보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농업 고개’ 마주친 거대 경제권을 보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자유무역협정(FTA), 관세동맹, 공동시장, 경제연합. 세계적으로 추진되는 경제 통합의 다양한 형태다. 유럽연합(EU)이 경제연합 사례인데 부분적 화폐 통합까지 이루었고 하나의 유럽을 지향한다. 그런 거대 경제권 EU가 주춤거린다. 영국의 탈퇴 저울질, 그리스 채무위기, 중동·아프리카 난민 유입 등 하나의 유럽을 방해하는 사태가 연속되는데 최근에는 농업도 가세한다. 지난달 말 프랑스 낙농, 축산 농민이 중심이 돼 수일간 유럽 연결 고속도로를 봉쇄했다. 우유와 육류 가격 하락에 항의하며 인근 스페인과 독일에서 들어오던 수입 농산물 수송 차량을 돌려보냈다. 사람과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이 EU 최고 이상인데 이를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EU 집행위원회는 농민 행동보다도 프랑스 정부 대응에 더 큰 우려를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축산 농가에 6억 유로(약 8000억원) 긴급자금 지원, 부채조정, 세금인하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이런 프랑스 정부 대응은 EU 공동농업정책의 통합 정신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농업계는 공동정책보다 개별정책 강화 의지를 더욱 다지고 있다. 지난주 파리에서 만난 프랑스 양돈산업단체연합회 델체스코 전무는 품질이 다른 농산물을 공동정책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프랑스 축산물에 대해서는 개별 로고를 준비 중이고 이를 해외 수출품을 포함해 모든 프랑스산 축산물에 부착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역내 공동 로고 부착을 추진하는 EU 정책과 대치된다. 거대 경제권 EU의 오래된 경제 통합 행진이 힘든 ‘농업 고개’를 만났다.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이 성공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 절반을 차지할 EU와 미국이 시도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프랑스 농업계의 강경한 태도는 이 새로운 거대 경제권 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협상 진행 과정에서도 농산물 지리적표시제도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각됐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성공하면 세계 GDP 40%를 아우르는 미국, 일본 등 태평양지역 12개국이 추진하는 거대 경제권인데 ‘농업 고개’를 넘지 못한 또 하나의 경우이다. 일본 농산물 문제가 오랫동안 협상 진행을 어렵게 했다. 지난달 하와이에서 시도한 막바지 협상에서도 낙농품을 비롯한 몇 가지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가 협상 좌초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농업 문제는 이처럼 이미 높은 통합 단계에 있거나 새롭게 추진 중인 거대 경제권 모두에게 넘기 어려운 고개가 된다. 농업이 지닌 정치성과 자유무역의 한계성을 엿볼 수 있다. 한국도 동시다발적 FTA 추진을 통한 경제 통합에 적극적인데 농업이 늘 중심 쟁점이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FTA 개방 효과로 농산물 수입은 증가할 것이다. 거대 경제권의 경험을 피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지금까지도 대책은 있었지만 주로 농가 피해 보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수입이 불가피한 실정에서 국민을 위해 좋은 농식품이 수입되도록 하고 국내 농산물과 공정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수입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농식품의 안전성 등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을 고려하되 그것이 국내 농업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 육류 산업의 국내산 로고 도입 주장은 하나의 시사점이 된다. 사실 프랑스보다 호주가 한발 앞서 유사한 제도를 시행했고 올해 7월 더욱 강화된 제도를 마련했다. 식품 원료의 원산지별 함량, 즉 국내산과 수입산을 각각 얼마만큼 함유한 식품인지를 로고를 통해 쉽고 분명하게 알려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것이다. 이는 국내 농민과 식품 가공업자의 품질 차별 노력을 유도해 국내 농산물 경쟁력 제고로 연결시킨다고 본다. 농업 선진국 호주, 프랑스가 이렇게 수입품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 적극적인 대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농산물 수입국인 한국도 어떤 형태로든 수입 관리 대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FTA를 통한 경제영토 확장이라는 국가 목표가 농업 고개 앞에서 주춤거리는 거대 경제권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사전에 치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요구된다.
  • 아파트 입주자대표 ‘멋대로 선출’ 제동

    서울 시내 A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 선거에 입후보자가 없다는 이유로 임기 종료를 앞둔 기존 임원진이 특정인을 임의로 선출하려 했으나 해당 구청이 제동을 걸었다.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의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별 대표 가운데 회장과 1명 이상의 감사, 2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된다. 기존 임원진은 주택법 시행령에 있는 ‘후보자나 선출자가 없을 때에는 관리규약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대표회의 구성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내세워 문제를 제기했다. 30일 법제처에 따르면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최근 전문가 회의를 열고 A아파트 사례에 대해 “후보자가 없거나 선거 후 선출자가 없을 때 대표회의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별도 조항이 관리규약에 규정돼 있지 않은 경우 대표회의에서 선출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기존 임원진 몇 명이 모여 과반수 찬성이라는 형식으로 새 대표회의 구성원을 선출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법령해석위는 A아파트의 관리규약에는 다른 아파트와 달리 이에 관한 규정이 따로 없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A아파트는 재선거 공고를 하거나 아파트 관리규약을 개정한 뒤 새 대표회의를 구성해야만 한다. 주택법 시행령은 전체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통해 회장, 감사, 이사를 구성하도록 했다. 임기를 마친 대표회의가 이런저런 이유로 입맛에 맞는 새 임원진을 구성한다면 자칫 수천~수억원대 아파트 관리 예산과 주민 공동 사업이 제멋대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女제자와 불륜 교수’ 복직 막은 법원

    결혼한 여제자와의 불륜 혐의로 해임된 대학교수가 교육부 소청심사에서 복직 결정을 받아냈지만 법원이 이를 다시 뒤집었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정숙)는 A대학 학교법인이 “영문학과 B 교수의 복직을 결정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청심사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학교의 해임 결정은 적법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B씨는 자신이 지도하는 박사과정 대학원생과 여러 해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왔다. 둘 다 기혼자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2013년 12월 학교법인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B씨를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임했다. B씨는 이에 불복해 지난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학교 측의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청심사를 제기했고 정직 3개월로 감경 처분을 받았다. B씨는 지난해 4월 복직했으나 이번에는 학교법인이 소청심사위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사립학교 교원에게 어떤 징계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며 “이 사건의 해임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의 재량권 범위를 일탈했거나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B씨가 기혼자였음에도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시작해 양 가정이 모두 파탄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하면 B씨의 비위는 교수로서는 중대한 품위 손상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영문학과 학생과 교수들이 B씨가 강의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오색케이블카 타고 끝청서 내린 탐방객, 대청봉 못 간다

    2018년 2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개통되더라도 끝청에서 내린 탐방객이 대청봉까지 이동하는 것은 금지된다.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고 대청봉 등에 오른 탐방객이 하산만을 위해 케이블카를 타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설악산 국립공원의 자연환경 훼손과 끝청~대청봉 간 무분별한 탐방로 개설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오색케이블카는 오색약수터에서 설악산 봉우리 끝청 하단(해발 1480m)을 오가게 된다.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색케이블카는 탐방객이 끝청 하단에 위치한 상부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산책로(655m)를 따라 끝청 주변을 둘러보고 바로 오색약수터로 내려오는 형태로 운영된다. 상부정류장을 끝청 아래 430m 지점에 설치키로 한 것도 기존 탐방로와 연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강원 양양군은 케이블카와 그 주변에 관리 인력 10명을 배치하고 등산장비를 오색 지역에 보관한 뒤 케이블카에 탑승토록 하는 대책도 마련했다. 다만 산책 데크가 끝청 203m 아래 지점까지 조성돼 향후 대청봉까지 탐방로를 개설해 달라는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건부 승인을 결정한 지난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도 끝청과 대청봉 간 불법 탐방로가 생길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끝청 하단은 설악산 주봉인 대청봉과 직선거리로 1.4㎞ 떨어져 있다.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내년 착공에 앞서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환경단체와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지만 현재로선 환경영향평가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대해 “오색케이블카 개통을 승인했다고 해서 국립공원에 대한 빗장을 푼 것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며 “환경단체 등의 우려를 감안해 7개 부대조건 등 환경 피해 저감 대책을 충실히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박원순의 서울역 고가공원’ 또 제동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판 하이라인파크’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서울역 고가 7017 프로젝트’가 교통대책 등으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28일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7일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를 열고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사업 관련 교통심의를 재보류하기로 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주변 지역에 대한 교통대책 미흡을 이유로 심의를 보류한 바 있다. 시는 지난 5월 서울역고가 공원화로 인한 교통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역 교차로에 남대문시장 방향 좌회전 신호와 염천교 방향 우회전 신호를 새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과 연계한 대체교량을 건설하는 방안과 숭례문 로터리를 신설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시의 종합교통대책이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데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로 발생하는 교차로의 교통량 증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와 숭례문에 로터리를 만들었을 때 시청과 남대문시장 방향의 교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문화재청이 시가 제출한 ‘구 서울역사 주변 고가도로 보수보강 및 광장 시설물 설치’ 현상 변경 신청안을 부결시켰다. 서울역 고가와 서울역광장을 연결하는 계단이 옛 서울역사를 일부 가린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한 10월 착공 계획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017년 완공 예정이던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시 관계자는 “일단 경찰과 문화재청의 요구를 반영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며 “늦어도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법원이 제동 건 전관예우 악습

    해군 해상작전 헬기 도입 비리로 구속기소된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이 결국 전관(前官) 변호사 선임을 스스로 포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전관 변호인의 입김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재판부를 두 차례나 재배당한 노력의 결과다. 김 전 처장은 첫 재판을 앞둔 이달 초 법무법인 KCL 등의 변호사 10명으로 막강 변호인단을 꾸렸다. 사건을 맡은 재판장과 고교 선후배 관계인 변호인이 포함되자 서울중앙지법은 재판부를 바꿨다. 이런 조치에 김 전 처장은 바뀐 재판장과 같은 법원에서 근무한 적 있는 변호인을 다시 선임했고, 법원이 재판장을 또 교체하려 하자 어쩔 수 없이 전관 변호인 선임을 철회한 것이다. 전관예우 폐습의 부끄러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일이다. 법원이 재판장을 바꿨을 때 10명의 변호인단은 약속이나 한 듯 줄줄이 사임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빚었다. 처음부터 전관예우를 염두에 두고 변호를 맡았다가 혜택의 여지가 없어지자 뒤로 빠졌다는 방증이다. 변호인이 몽땅 사임한 뒤 법원은 국선변호인을 직권 선임해 줬으나 김 전 처장은 이를 마다하고 어떻게든 재판장과 끈이 닿을 수 있는 변호인을 다시 찾았다. 돈 있는 의뢰인과 전관 변호사들이 결탁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폐단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대표적 사례로 낱낱이 공개된 셈이다. 이번 일은 사법부 개혁에 있어 의미가 크다. 법원 내부에서 전관예우 폐해를 걷어내려는 노력이 시작됐고, 법원의 자정의지로 부조리 척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서울중앙지법은 전관예우를 근절하려는 취지에서 이달부터 ‘재판부 재배당 활성화 대책’을 시행했다. 변호인이 재판장이나 재판부 소속 법관과 학교, 사법연수원, 같은 직장 등에 연고가 있으면 사건을 다른 재판부로 넘기는 제도다. 성완종 리스트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이 기준에 걸려 재판부를 재배당받았다. 전관 변호사가 안면 있는 재판장에게 전화 한 통 걸거나 상고 이유서에 도장 한 번 찍어주는 것으로 몇 천만원씩 받고, 성공보수까지 챙기는 관행은 이제 세상이 다 안다. 이는 사법부를 넘어 사회통합에도 찬물을 끼얹는 악습이다. 우리 국민의 사법부 신뢰도가 세계 꼴찌 수준이라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았나. 사법부 불신은 더 내려갈 데조차 없다. 전관예우 근절 대책이 서울중앙지법에서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동참으로 전국의 지방법원으로까지 자정 움직임이 확산돼야 한다.
  • 미국 ´원정 출산´ 제동 걸리나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앵커 베이비’(anchor baby·원정출산)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부시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멕시코 국경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미국 국적을 주는 제도를 아시아인들이 악용하고 있다”며 “‘앵커 베이비’는 중남미인들보다 출생 국적이라는 고귀한 개념을 조직적으로 악용하는 아시아인들이 더 관계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발언은 부시가 앞서 한 라디와의 인터뷰에서 ‘앵커 베이비’를 거론했다가 중남미 이민자 계층을 옹호해온 이민자 시민권 운동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뒤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때문에 공화당 대선 경선과 내년 대선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히스패닉 표를 의식해 타깃을 아시아계로 옮겼다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불법 이민자들이 아니라 관광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아이를 낳는 ‘원정출산족’, 특히 중국 등 아시아계 관광객을 겨냥하고 있다. 그러자 미주한인단체들을 비롯해 아시아계 이민자단체들과 일부 미 연방의회 의원들이 강도높게 비판하며 부시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 언론들도 ‘앵커 베이비’가 공화당 대선 후보들 간의 새로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는 “아시아계 이민자 자녀들을 앵커 베이비라고 한 것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경멸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부시 후보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아시안 커뮤니티를 향해 사과 성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다른 지역의 한인연합회도 비슷한 입장을 발표했다. 마이크 혼다·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등 아시아계 출신 미국 연방의원들을 비롯해 전미아시아태평양계미국인협의회(NAPALC)와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권익옹호협회 등이 비판 성명을 내놓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앵커 베이비 이슈는 넓게 보면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이 있다. 불법 이민자의 약 70%는 중남미 출신들이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불법 이민자들이 세금은 제대로 내지도 않으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복지 혜택만 챙기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 특히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주요 대형 주들의 경제가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같은 저임금 불법 이민자들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앵커 베이비는 약 30만명이며, 매년 큰 편차는 없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중남미 출신의 불법 이민자들이 낳은 아이들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해 수년 전부터 교육열이 남다른 중국과 필리핀,인도 등 아시아계 임산부들의 발걸음을 잦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허핑턴포스트는 중국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원정 출산을 하려고 미국 병원을 찾은 중국 여성이 6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2년 새 6배가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대부분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따주려는 의도다. 그러다 보니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중국인 등 원정 출산을 하려는 산모들을 대상으로 관광 비자와 출산 전까지 머물 숙소를 묶어 6만 달러(약 7100만원) 에 파는 사업도 성행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 많고 많은 이슈들을 제치고 앵커 베이비가 논란이 되는 것은 그만큼 보통 미국인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다 같은 공무원? 多 다른 문화

    다 같은 공무원? 多 다른 문화

    ‘국가직 공무원은 관료,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서비스직?’ 국민의 눈에는 다 같은 공무원이지만 조직문화는 차이가 크다. 서울에서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장소는 3300여명의 공무원이 있는 정부서울청사와 4600여명이 근무하는 서울시청이다. 출근길 옷차림만 봐도 국가직 공무원인지 지방직 공무원인지 99%의 적중률을 자랑할 만큼 차이는 확연하다. 정부서울청사는 매주 수요일이 ‘캐주얼 데이’다. 그러나 청바지 정도가 최대 파격이다. 반면 서울시청은 박원순 시장이 2012년 한여름에 반바지 차림으로 시정을 편 뒤로 많은 서울시청 남자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반바지에 어울리는 샌들 차림도 오래전에 등장했다. 옷차림뿐 아니라 보안에 대한 인식이나 소셜미디어 활용에도 차이가 있다.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와이파이는 사용할 수 없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말 중요한 행정서류가 카카오톡으로 공유되자 공무원만을 위한 메신저 ‘바로톡’을 개발했다. 하지만 접속할 때마다 공무원 인증을 거쳐야 하고 화면 캡처나 내려받기는 불가능하다. 아이폰에서는 보안 문제로 바로톡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공직 통합 메일인 Korea.kr 주소의 이메일은 공무원 인증서가 있어야만 열어볼 수 있다. 정부서울청사 내에서도 인터넷이 내부망과 외부망으로 나누어져 있어 민간 사설 이메일을 내부망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울시청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사용 가능할 뿐 아니라 사설 소셜미디어 이용을 장려한다. 한 서울시 국장은 박 시장과 소셜미디어인 네이버의 ‘밴드’를 함께한다며, 박 시장이 최근 휴가지에서 올린 사진을 자랑삼아 보여줬다. 또 박 시장이 파워 트위터리안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국가직 공무원보다 보안 문제에서 자유로운 이유는 서울시가 비록 ‘서울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거대한 조직이지만 외교·안보와 같은 기능은 담당하지 않고, 자치경찰제와 같은 치안은 아직 지자체 기능으로 분류되지 않은 덕분이다. 정부서울청사 공무원들은 “정부청사가 서울, 과천, 대전, 세종 등으로 나뉘어 있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는 업무 환경이 필요하지만, 국가정보원에서 보안을 이유로 제동을 건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정부 부처는 1시간 회의에 10명 이상 불러 한 사람이 말 한마디 하면 끝나지만, 서울시는 2~3명의 전문가만 모아 충분한 토론을 할 수 있다”고 차이를 말했다. 또 국가직 공무원들은 아직 권위적인 관료 문화가 남아 있어 중앙정부가 하는 일은 늘 옳다고 밀어붙이지만,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민선 자치 20년 만에 ‘대민 서비스’ 마인드가 강화된 덕분이라는 평가도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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