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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추모제, 비 맞으며 마이크 잡은 김제동 “아이들이 곧 국가다” 울컥

    세월호 추모제, 비 맞으며 마이크 잡은 김제동 “아이들이 곧 국가다” 울컥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가 열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등의 주최로 열린 문화제에는 1만 2000여명(경찰 추산 4500명)이 참가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고 진상 규명 등을 촉구했다. 이날 문화제가 시작되기 전 방송인 김제동 씨가 단상에 ‘깜짝’ 등장했다. 김씨는 우산도 없이 우의도 입지 않은 채 장대비를 맞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메시지를 건넸다. 김씨는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우리에게 어떻게 대할지 알 수 있다”면서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며 그들 몫까지 함께 살아줘서 고맙다”며 참석자들에게 거듭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이 배지를 지키는 열정만큼 304명을 지키는지 눈 부릅뜨고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김씨는 또 “(세월호 희생자를 두고) ‘국가를 위해 싸우다 죽은 사람도 아닌데 왜 신경을 쓰냐’, ‘대체 국가가 무엇이냐’는 등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아이들이 바로 국가다. XXX들아”라고 일침을 가했다. ‘세월호 변호사’로 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된 박주민 변호사(더불어민주당)도 단상에 올라 “세월호 참사는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 ‘기레기’로 불린 언론, 권력 눈치를 본 수사기관 등이 압축적으로 나타난 참사”라고 주장했다. 인권운동가 박래군 씨는 “정부와 여당은 세월호를 악착같이 지우려 하고 망각의 무덤 속에 넣으려 하지만 정부의 기도는 파탄났다”면서 “4·16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는 운동의 주인이 우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태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기간과 인력, 예산, 권한을 보장하고 특별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면서 “인양하지 못한 이들을 완전히 찾고, 민간 잠수사나 자원활동가에게 까지 피해자 범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제에서는 유로기아와 친구들, 이소선 합창당, 송경동 시인, 우리나라 등의 무대도 이어졌다. 광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우의를 입거나 우산을 들고 문화제를 지켜보며 희생자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함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터넷銀은 부담감… 중간금융지주사법은 기대감

    인터넷銀은 부담감… 중간금융지주사법은 기대감

    은산분리법 개정안 통과 불투명… 성과주의 도입 등 개혁 제동 전망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편대를 꾸리면서 주요 금융법안들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은산분리법(은행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개정안은 새 국회에서도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연내 출범을 앞둔 인터넷 전문은행의 부담도 커졌다. 중간금융지주사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은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삼성·롯데·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되는 법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산분리법과 경제민주화법안은 모두 19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을 4% 이상 갖지 못하도록 제한한 은산분리법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 바람에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해 11월 금융 당국의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은산분리 규정 탓에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50%), 카카오(10%), 국민은행(10%) 등 11곳이 주주다. K뱅크는 KT(10%), 우리은행(10%), GS리테일(10%) 등 21곳이 주주다. ‘4%룰’ 탓에 사공이 많아진 것이다. 정부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본)의 은행 주식 보유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50%까지 허용해주는 내용의 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형국으로 법 통과가 쉽지 않아졌다. 카카오뱅크 측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며 법 개정 여부가 큰 변수는 아니라고 일단 말한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 지분 양도·양수를 전제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많아 (법 개정이 불발되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는 지배구조 불안으로 이어진다. 중간금융지주사법은 지주회사 아래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고 그 아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도록 한 것이 주요 뼈대다. 더민주가 이번 총선 때 내걸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의 핵심이기도 하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간지주사가 허용되면 삼성, 롯데, 한화그룹 등은 중간금융지주를 설립해 순환출자 논란을 해소하고 그룹 지배구조 재편도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37%) 전량을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업계는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인 롯데그룹도 중간금융지주사가 도입되면 금융 자회사(롯데손보, 롯데캐피탈, 롯데카드)를 매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금융권 성과주의는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연내 9개 금융공기업에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해고, 신입직원 연봉 삭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충격의 청와대, 개각 등 인적쇄신… ‘거대 野’와 소통 불가피

    “민생 챙기는 20대 국회 돼야”… 총선 관련 두 문장짜리 논평 청와대는 20대 총선 결과와 관련해 14일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 국민의 이러한 요구가 (총선 결과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두 문장짜리 논평을 냈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도 노동개혁 등 4대 구조 개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개혁은 국가의 틀을 바꾸는 것이므로 개혁 과제 추진 노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경제활성화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야당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가 총선 이후 정국 수습에 선제적으로 나설 것을 예상하게 하는 반응들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정국 수습을 위해 청와대 개편과 내각 교체를 언급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고 무엇보다 1년 10개월 남은 임기 국정 과제를 잘 추진할 수 있는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경제활성화와 국정과제 추진 차원에서 전면적 인적 쇄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여권에선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의를 표명했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거취를 고심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각을 단행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당장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열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여도 야도 내부 수습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덜렁 인사를 내놓고 인사청문회를 열어 달라고 했다가 국회 사정을 무시한 일방통행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개각과 개편은 여든 야든 양쪽 모두에서 요구사항이 생겨날 것이므로, 일정 정도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한 뒤 인사를 단행하는 모양새가 더 나을 수도 있다. 개각은 다음달 말 20대 국회가 시작되고 원 구성이 마무리된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청와대가 당장 수습책을 내놓을 만한 것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청와대로서는 사전에 물밑 교류를 통해 소통의 기반이라도 닦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그런 라인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는 무엇보다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위한 입법에 마음이 급하다. 야당은 구조개혁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방법론을 달리해 왔다.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부정적이었다. 교육개혁의 핵심인 대학구조개혁법도 더민주가 반대해 왔다. 정부·여당이 총선 직후로 준비했던 경기부양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은 야당의 동의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여당이 총선 공약인 양적완화를 위해 추진하려는 한국은행법 개정도 난망하다. 여소야대에서 야당은 야당식 구조개혁론을 요구하고 나설 개연성이 크다. 더민주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수용을 압박할 수 있다. 더민주가 제기해 온 법인세 인상 등 증세론 등에도 청와대는 고민하게 될 수 있다. 정국 수습의 첫 단추는 아무래도 새누리당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여당 먼저 체제를 갖춘 뒤에 여당을 통해 야당과의 교섭을 진행하는 길이 현재로선 가장 빠르고 실질적이다. 그러나 새누리당도 내부를 추스르기까지 일정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어 청와대는 한동안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양적완화 타격… 경제민주화 힘 받을 듯

    여소야대로 한은법 개정 어렵고 정부도 양적완화 강행할 뜻 없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총선 뒤 실행이 예고됐던 여당의 경제 정책은 추진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대표적 경제 공약으로 들고나왔던 ‘한국판 양적완화’는 후속 조치를 취하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반면 박근혜 정부의 임기말에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 지형이 펼쳐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내놓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 중소기업 적합대상 업종 확대 등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달 말 처음으로 내놓은 한국판 양적완화의 실행을 위해서는 법을 고쳐야 한다. 이는 한은이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가계부채 상환 부담을 돕고,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투입하자는 것인데, 한국은행법 개정이 선행 조건이다. 현행 법령상으로는 한은이 주택담보대출증권이나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을 개정해야 한은이 정부 보증이 없는 주택담보대출증권이나 산업은행 채권도 직접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더민주 등 야당은 양적완화가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발해 왔다. 한은의 발권력은 위기 상황에서 동원돼야 하고 기업 구조조정 등 특정 목적으로 쓰면 남용 논란을 부를 수 있어 양적완화는 ‘최후의 카드’로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20대 국회 개원 뒤 100일 안에 발의할 공약 53개 가운데 한은법 개정안을 포함시켰지만,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 실패로 통과 자체가 불투명해 보인다. 총선용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도 처음부터 적극적인 추진 의사가 없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1~2차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양적완화가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동시에 ‘경제심판론’과 경제민주화를 들고나온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의 경제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야 3당은 공통적으로 고소득자 소득세율 인상, 비정규직 계약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노동법 개정 반대, 중소기업 적합대상 업종 확대,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의 경제 공약을 내놨다.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세율 인상이나 중소기업 정책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정부 여당이 추진해 왔던 파견 확대, 비정규직 계약 기간 연장 등의 노동 관련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새누리당이 내놨던 기존에 건설 중인 사회간접자본(SOC)의 공기를 단축하는 식의 재정확대 대신 국민연금의 기금으로 보육, 요양 등 공공 인프라에 투자하는 야당의 방안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4·13 총선] 여권 내 잠룡들 줄줄이 컷오프… 이제 ‘반기문 카드’만 남았나

    [4·13 총선] 여권 내 잠룡들 줄줄이 컷오프… 이제 ‘반기문 카드’만 남았나

    오세훈·김문수·김무성 제동 걸려 수도권 참패 새누리, 충청권선 선전 반 총장, 국내 정치 진입 안 할 수도 야권 ‘潘 영입설’ 되살아날 가능성 20대 총선 결과가 공개되자 여권 내 대권 ‘잠룡’들이 줄줄이 ‘컷오프’돼 버렸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카드’만 남은 상황에 직면했다. 향후 반 총장의 ‘충청 대망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개표 결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종로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대구 수성갑에서 각각 고배를 들었다. 김무성 대표는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들이 여권 대권 주자 명단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대권의 1차 관문 격인 총선에서 넘어졌기 때문에 당분간은 대권 레이스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하다시피 한 국민의당의 안철수 공동대표가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여권의 시선은 반 총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대권 주자 지지율 조사 대상에 이름이 오르기만 하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민적 지지세가 높은 편이다. 새누리당은 정권 교체를 당할 경우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 정부’로 규정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필승 카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총선 이후 여권의 반 총장 영입 움직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정권 유지를 위해 선택의 여지없이 ‘반기문 카드’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반 총장의 ‘충청 대망론’은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을 마땅한 차기 주자가 없는 친박계는 그동안 반 총장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 왔다. 박 대통령도 해외 순방 시 기회만 있으면 반 총장과의 개별 만남을 가지면서 ‘반기문 대망론’에 일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충청 표심에도 반 총장 대망론에 대한 진한 기대감이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는 참패했지만 충청에선 선전했다. 충청권 중에서도 반 총장의 고향인 음성이 속한 충북 지역의 결과가 예사롭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청주 서원) 의원은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베테랑’임에도 정치 신인 격인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충청의 민심이 여전히 여권으로 향해 있는 것은 ‘반기문 효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충청권 당선자들도 선거 유세에서 ‘반기문 마케팅’을 빼놓지 않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충청 지역민 사이에 번져 있는 ‘이제 충청 출신 대통령 한 번 나올 때가 됐다’는 기대감이 여당 지지로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국내 정치로 뛰어들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한다. 임기 만료 후 대선까지 남은 약 1년의 시간이 대선 조직을 정비하고 국내 정치에 적응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또 당 조직세가 좌우하는 대선 후보 경선도 반 총장에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김 대표는 반 총장을 향해 “대권에 도전할 생각이 있으면 민주적 절차에 의해 도전하라”면서 ‘꽃가마’ 가능성을 차단했다. 반 총장이 올해 72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대선 도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해 5월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WEF)‘ 개막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권 주자와 관련해) 여론조사 기관들이 저를 포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반 총장이 반드시 여권행을 택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반 총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냈고,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점점 커져 가고 있다는 전망 등이 근거로 제시된다. 실제로 대선을 1년 앞둔 2011년 야당에서 반 총장의 대선 후보 영입설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반 총장은 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유엔 사무총장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반 총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는 만큼 야권에서 반 총장 영입설이 5년 만에 다시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투표 순조롭게 진행…오후 10시 전 당선자 윤곽 드러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투표 순조롭게 진행…오후 10시 전 당선자 윤곽 드러나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13일 오전 6시 전국 253개 선거구 1만3천83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돼 진행되고 있다. 13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평균 전체 투표율은 42.3%를 기록했다. 사전·재외·선상·거소투표 투표율을 합산·반영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같은 시각 투표율인 37.2% 보다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반영됐던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의 같은 시각 투표율(42.5%)보다는 0.2포인트 낮다. 6·4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56.8%였다. 한편 경기 남양주에서는 선거 관계자의 실수로 7명의 유권자가 정당 투표를 못하고,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투표소 근처에서 V자를 그리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곳곳서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충북 보은에서는 선거 지원 버스가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선관위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오전 투표율이 다소 저조하지만, 사전투표가 반영되고 날씨가 개는 오후부터 투표율이 탄력을 받으면 60%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선관위원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등은 이날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사전선거 때 투표했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에 끝난다. 253개 개표소에서 투표함이 도착하는 즉시 개표가 시작된다. 선관위는 오후 10시 전에 당선자 윤곽이 대부분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개표가 늦어지는 지역이나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한 지역은 이날 자정을 전후해 당락이 가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새누리당은 과반(150석 이상) 의석 달성을, 더민주는 현 상태 유지(102∼107석)를, 국민의당은 40석 확보를, 정의당은 10석 이상을 각각 목표로 삼았다. 여야는 지역별로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층의 표심, 각종 여론조사에서 투표성향이 높아진 20∼30대와 투표성향이 낮아진 50∼60대 이상의 투표율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경우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는 비교적 순탄하게 운영되고, 이른바 ‘노동시장 개혁’과 각종 ‘경제 활성화’ 입법 등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대로 야권은 18대 총선부터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야권 분열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내홍이 불가피하고,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에도 ‘빨간불’이 켜질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남은 국정 과제의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권력이 급격히 분산되면서 ‘레임덕(권력 누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르셰 사고 후 람보르기니 렌트 부당” 법원, 고가 수입차 보험료 청구에 제동

    본인 회사에 전시용으로 사용 “비용 전부 손해로 인정 안돼” 고가의 외제차를 몰다가 사고가 나면 더 비싼 외제차를 빌려 보험사로부터 고액의 렌트비를 받아내던 관행에 제동을 거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5단독 황보승혁 판사는 포르셰를 몰다가 사고를 당한 차주에게 람보르기니를 빌려준 렌터카 업체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대차료(자동차 수리 기간의 렌터카 사용료)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자동차 정비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2014년 9월 대구에서 포르셰 ‘911터보’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후 A씨는 수리 기간에 렌터카 업체로부터 람보르기니 ‘가야르드’를 30일간 빌린 뒤 자동차 보험을 가입했던 KB손해보험에 대차료 3993만 6000원을 청구했다. 신차 기준으로 포르셰 911터보 가격은 2억 2000만원, 람보르기니 가야르드는 3억 2000만원 정도다. A씨는 렌트한 람보르기니 차량을 자신의 회사에서 전시·시승용으로 활용했다. 대차료 청구 뒤에야 A씨가 람보르기니를 대여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KB손해보험은 보험금 비용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렌터카 업체는 A씨가 대차료 손해와 관련한 손해배상 채권을 업체에 양도했으므로 KB손해보험이 대차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차를 빌릴 필요가 없는 경우 대차료 손해를 청구할 수 없고 피해 차량이 고급 외제차라고 해서 같은 외제차를 빌리는 비용 전부가 대차료 손해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람보르기니를 전시·시승용으로 사용한 만큼 차를 빌릴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자동차를 사치재로 이용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피해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9대 땐 “삭발” “상의 탈의” …이번 총선선 자취 감춘 투표율 이색 약속

     “투표율 70%를 넘으면 스포츠 머리로 삭발하겠습니다.”(소설가 이외수) “망사 스타킹을 신겠습니다.”(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 때에는 야권 인사와 진보 성향의 유명인을 중심으로 선거 전 투표율 관련 이색 약속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이씨와 조 교수 외에도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미니스커트 입고 춤추기’, 방송인 김제동씨는 ‘상의 탈의하기’를 약속하는 등 투표율 약속 대열에 합류했다. 일반인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명동에서 막춤을 추겠다”, “담배를 끊겠다”, “잠을 줄이겠다”며 투표 독려를 위한 이색 약속을 했다. 하지만 당시 투표율이 54.2%에 그치면서 이들이 내세운 약속은 대부분 실현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4·13총선을 앞두고는 톡톡 튀는 약속들이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최고인 75.8% 투표율을 기록했던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2일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통념이 18대 대선에서 깨졌다”면서 “이 때문에 투표율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지지를 확신할 수 있는 ‘집토끼’를 공략하는 쪽으로 뱡향을 튼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를 통한 투표율 제고 공약이 필요 없다는 얘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이슈와 프레임의 대결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한 선거”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투표를 하라고 독려해 봤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며 이번 총선 투표율은 17대 총선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야권 분열 등으로 일찌감치 여당인 새누리당의 승리가 예상되며 선거 승패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 점도 하나의 이유로 들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실적 부진은 해고 사유 될 수 없어’ 잇딴 해고 무효 판결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외국계 기업에 제동이 걸렸다. 12일 아사히(朝日)신문은 "도쿄지방법원은 비서직으로 일했던 40대 여성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 해고는 부당하다며 미국 JP모건체이스 계열사인 JP모건 체이스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회사 측의 해고는 무효라고 11일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해고사유가 될 만한 실적 부진은 없었다"며 회사는 2010년 이후 해고 기간에 대해 월급여 40만 엔(약 422만 원)씩을 계산해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판결에 따르면 이 여성은 2000년 비서직으로 채용돼 사원의 일정 관리 등을 담당했으나 2006년 상사로부터 "자발적으로 더 폭넓은 서포트를 해라"는 지시를 받은 후 낮은 평가를 받다가 2010년 해고당했다. 법원은 "종전에 담당했던 업무를 문제없이 수행해왔다면 평가에서 새로운 업무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도쿄지법은 지난달에도 일본 IBM 사원 5명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회사 측의 "해고권 남용"이라고 지적, 5명 전원 해고를 무효로 하고 해고 기간의 급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부산영화제 갈등’ 부산시 손 들어준 법원

    부산국제영화제(BIFF) 정기총회를 앞두고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이 위촉한 자문위원 68명의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14부(부장 박종훈)는 부산시와 BIFF 조직위원회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집행위원회를 상대로 낸 ‘신규 자문위원 위촉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집행위원장이 위촉할 수 있는 자문위원의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자문위원에게 총회 구성원으로서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는 정관과 결합해 조직위의 의결권 행사 구조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BIFF 총회 의결권을 갖는 자문위원은 107명에서 39명으로 줄게 됐다. 자문위원은 정관 개정 등에 대한 의결권과 임시총회 소집 요구권을 갖는다. 집행위는 지난 2월 25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신규 자문위원 68명을 추가 위촉했다. 자문위원이 크게 늘며 그 규모가 영화제 중요 사항을 결정하고 정관 개정이 가능한 정족수인 재적회원 3분의2를 넘었다. 부산시는 법원 결정에 대해 “집행위가 요구하는 임시총회 소집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본안소송은 여러 사안을 판단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행위는 법원 결정에 유감을 드러내는 한편 부산시에 대승적 결단을 요구했다. 집행위는 성명서에서 “시장이 당연직으로 맡던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이양한다고 한 만큼 시 공무원이 당연직 임원을 맡는 일도 없어야 한다”며 “영화제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에 합의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재벌 대물림 경영 전 ‘인성 교육’ 먼저 시키라

    이번에는 현대가(家)다. 현대가 3세인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의 갑질 역시 가관이었다. 정 사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이다. 그의 횡포는 배우만 캐스팅하면 그대로 개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도 손색없다. 운전기사용 수행 매뉴얼이 A4 용지로 100여장이나 된다는 사실부터 어처구니가 없다. 빨리 가자는 명령이 떨어지면 교통법규를 모두 무시하고 불법 운행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벌점에 감봉, 퇴직 처분됐다. 길이 막히면 수행 기사들은 운전 중에도 뒤통수를 맞거나 폭언과 폭행을 수시로 당했다. 매뉴얼을 어기면 정신교육을 받게 했다는데, 대체 정신교육은 누가 받아야 했을지 의문스럽다. 가당찮은 행실에 공분이 쏟아지니 정 사장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실었다. 눈곱만큼의 진정성을 찾기 힘든 졸속 사과는 혹 떼려다 혹 붙인 꼴로 역풍을 맞고 있다.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했다”는 사과 내용에 여론은 아연실색이다. 46세나 된 중년이 젊은 혈기를 핑계 삼는 태도를 납득할 사람은 없다. 그런 사고방식 자체가 소아병적이라는 비판이 들끓는 이유다. 갈수록 태산이다. 제 정신 박힌 오너라면 상상할 수 없는 천박한 행태들이 사흘이 멀게 들통난다. 수행 기사를 노예처럼 부린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셔터를 내렸다고 경비원을 때린 ‘미스터 피자’ 정우현 MPK 회장 사건이 며칠 전 일이다. 안하무인의 횡포를 일부 오너들의 인격장애로만 넘길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정 사장과 이 부회장은 능력과 별개로 경영 세습의 특혜를 누린 재벌 3세들이다. 노비문서 같은 매뉴얼로 지탄받는 것도 개긴도긴이다. 재벌 금수저 세계에는 비상식적인 비서 매뉴얼이 상식으로 통하고 있는지도 짚고 넘길 일이다. ‘재벌 갑질’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정식 등재돼야 할 판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40, 50세가 넘어도 기본 인성조차 갖추지 못한 재벌 후손들을 참고 보기 힘들다. 고질이 된 갑질병을 고치려면 일벌백계의 징벌이 따르는 수밖에 없다. 세계 경영사에 유례없는 대물림 경영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려면 재벌가는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천방지축 3, 4세가 기업의 얼굴에 구정물을 튀기지 않도록 인성 교육부터 제대로 시켜야 한다. 기업은 고객 없이 설 수 없다.
  • [경제 브리핑] 車 늑장리콜 매출액 1% 과징금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늑장 리콜 시 관련 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현행 과징금 규정은 매출액의 0.1%를 부과하되 최대 10억원이다. 개정안은 결함을 알고도 30일 이내에 리콜하지 않은 제작·조립·수입업자에게 해당 차(부품) 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되 연료소비율, 원동기 출력을 과다 표시하면 100억원까지, 제동·조향·주행장치 등이 안전기준에 맞지 않으면 50억원까지, 부품이 부품안전기준에 부적합하면 10억원까지 과징금을 매기게 했다.
  • 고속도로 보복 급제동은 범죄… “뒤차와 무조건 사고 납니다”

    고속도로 보복 급제동은 범죄… “뒤차와 무조건 사고 납니다”

    “어, 어, 어, 악! 제동거리가 너무 긴데, 큰일 나겠어요.” 시속 110㎞에서 온 힘을 다해 브레이크를 밟자 다듬이 방망이질 같은 진동이 발바닥으로 전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괴성이 터져 나왔다. 조수석에 동승하고 있던 이지후(28)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 강사는 ‘난폭운전 체험’에 나선 기자의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8년 차 카레이서다. 이 강사는 “40m 정도 밀려난 건데, 앞에 사람이나 차가 있었다면 아무리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이라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난폭·보복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지난 7일 경기 화성의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를 찾았다. 경찰이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말까지 실시한 난폭·보복 운전 집중단속 결과를 보면 급제동·급감속에 따른 입건이 전체의 42%를 차지해 가장 빈도가 높았다. 실제 도로와 같이 만들어진 약 4만㎡(1만 2000평) 규모의 교육장에서 오후 2시 대형차 ‘오피러스’(기아자동차·2003년식)를 타고 실험에 나섰다. 우선 물기가 없는 도로에서 급제동 체험을 했다. 출발선에서부터 250m 지점까지 시속 90㎞, 100㎞, 110㎞의 3가지 속도로 달린 뒤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브레이크 지점은 흰색선으로 표시돼 있고 이 선부터 5m 간격으로 60m까지 콘컵(플라스틱 고깔)이 세워져 있어서 급제동으로 차가 얼마나 밀리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시속 90㎞ 상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자 차는 급제동 지점으로부터 25m를 지나 멈춰 섰다. 그 안에 다른 차나 사람이 있었다면 영락없이 정면으로 충돌했을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시속 100㎞에서 급제동한 뒤 거리를 확인해 보니 30m 정도가 나왔다. 110㎞로 속도를 올렸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자 차체의 진동은 훨씬 강했는데, 40m 정도가 지나서 정지했을 때에는 브레이크 패드 타는 냄새가 차 안으로까지 스며들었다. 이 강사는 “고속으로 달리는 도로에서 보복운전을 하려고 다른 차 앞으로 급하게 끼어들어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가 있는데 뒷차 운전자의 반응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기본적인 차의 제동거리가 있기 때문에 사고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젖은 도로는 더욱 위험했다. 스프링클러가 물을 잔뜩 뿌린 코스에서 진행됐는데 시속 90㎞에서는 제동거리가 25m로, 앞서 마른 도로와 비슷했지만 100㎞에서는 제동거리가 40m로, 110㎞에서는 55m로 각각 33%와 38% 늘어났다. 빙판길에서의 위험은 차원이 달랐다. 노면에 페인트를 칠하고 그 위에 물을 뿌리면 미끄러운 정도가 겨울철에 도로가 얼었을 때와 비슷해진다. 시속 30㎞로 가다가 난폭운전을 할 때처럼 오른쪽 차선으로 갑자기 끼어들기 위해 핸들을 급하게 틀었다. 바로 차체가 균형을 잃고 원을 그리며 빙그르 돌았다. 90도쯤 회전하자 조수석에 있던 이 강사가 사이드브레이크를 잡아 올렸다. 타이어와 도로가 마찰하면서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째지는 소리를 냈다. 이 강사는 “사이드브레이크를 안 잡으면 차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며 “실제 도로라면 차량이 가드레일을 받고 튕겨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강사는 “보복운전이 아니더라도 앞차가 급제동으로 갑자기 멈춰 서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안전운전 교육장을 찾아 효율적인 비상시 브레이크 사용 요령 등을 익혀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운전대는 항상 3시와 9시 방향에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넣은 상태에서 정확히 쥐어야 비상시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운전대의 위나 아래 부분에 손을 가볍게 얹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면 긴급한 상황에서 대응 능력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민간 안전운전 교육기관인 이곳에서는 이날 10여명의 제약회사 영업직원들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4시간 코스로 비용은 1인당 10만원이다. 최소 교육인원이 10명이기 때문에 개인교육도 가능하지만 기업에서 주로 찾는다. 황원기(59)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 원장은 “제 아무리 운전을 잘하고 좋은 차를 타도 과속을 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밀려서 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시속이 10㎞ 높아질수록 제동거리는 10m씩 늘어나기 때문에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격하게 운전하는 것은 자기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세차 후 튀어나온 차에 사망… 운전자 무죄”

    자동 세차 직후 차가 갑자기 앞으로 튀어 나가면서 발생한 사망 사고에서 운전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차량 급발진 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환승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기소된 회사원 송모(4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송씨는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의 한 자동 세차장에서 자가용 승용차를 세차했다. 그러나 세차가 끝난 뒤 차가 앞으로 돌진해 직원 김모(43)씨를 들이받았고 김씨는 사망했다. 재판부는 “조향·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불가항력적인 사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감정을 통해 ‘해당 차량에서 급발진 현상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과수의 감정은 급발진 여부를 직접 증명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라고 “세차 중인 차량의 시동이 켜져 있을 경우 차량 내 공기와 연료, 수분이 뒤섞이면서 엔진 상태가 변화해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 형사사건에서 대체로 무죄를 선고해 왔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과실에 대한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급발진 의심 사고는 운전자의 과실에 관한 증거가 없는 경우들이어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무죄가 선고돼 왔다”며 “그러나 피해자가 사망한 사고에서 무죄판결이 나온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관세청 공무원이 FTA지침서 발간

    관세청 공무원이 FTA지침서 발간

    현직 관세청 고위 공무원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이론·실무 지침서를 출간했다. 이명구(47)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이 쓴 ‘FTA 이해와 활용’은 FTA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이론, FTA 활용을 위한 수출입 통관 실무와 상품 품목 분류, FTA 활용의 기본인 원산지 규정, FTA의 활용 및 검증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 국장은 “FTA 지침서를 출간하게 된 것은 거대한 세계 단일시장 통합의 중심에 있는 FTA를 기업들이 효과적·효율적으로 이행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행시 36회 출신인 이 국장은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으로 전자통관시스템(유니패스) 수출을 진두지휘하며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데 참여했다. 또 FTA 집행기획관으로 일하면서 협상부터 이행까지의 전 과정을 지켜봤다. 이 국장은 “전 세계에서 400여개 이상의 FTA가 이행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 FTA도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51개국과 14개 FTA를 발효해 세계 3번째 경제 영토를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인력과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으로서는 FTA 활용을 주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기업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관세청 등 정부 시스템을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 국장은 “FTA는 아는 만큼 보이고 활용하는 만큼 이익”이라며 “FTA의 바다에서 (책이) 등대가 돼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안전한 항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에루페 귀화 끝내 발목 잡은 ‘약물’

    에루페 귀화 끝내 발목 잡은 ‘약물’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왼쪽·28·청양군청)의 한국 국적 취득이 결국 좌절됐다. 대한체육회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육상선수 에루페의 특별 귀화 추천을 심의한 결과 부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함께 심의 대상에 오른 미국 출신 여자농구 선수 첼시 리(오른쪽·27·KEB하나은행)는 특별 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에루페의 귀화 추천에 제동이 걸린 것은 2012년 도핑 이력 때문이다. 당시 에루페는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2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고 지난 1월 특별 귀화 추천 심의에서도 이 탓에 추천이 보류됐다. 그때 에루페는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육회는 “그의 주장을 입증할 추가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미뤘다. 이날 체육회는 “치료 목적으로 이 약을 쓰겠다고 미리 신청할 수 있는 ‘치료목적 사유 면책특권 제도’가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았을 때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이도 하지 않았다”며 에루페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체육회는 “에루페 귀화 추천에 대한 재심의는 없다”면서 “정말 귀화하고 싶다면 특별귀화가 아닌 일반귀화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에루페는 지난달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5분 13초의 국내 대회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 특별 귀화가 이뤄질 경우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별 귀화 추천이 확정된 여자농구 선수 첼시 리는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국 국적을 최종 획득한다. 체육회에서 추천한 선수가 법무부 국적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아직 없다. 첼시 리는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 최종 예선에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할머니가 한국계로 알려진 그는 2015~16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득점, 리바운드 등 6관왕을 차지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단독] 은행 일임형 ISA, 현행법과 충돌 논란… 11일 출시 브레이크

    “금융위 허용 서두르다 자충수로” 새 전산 시스템 개발도 늦어져 오는 11일 출시 예정이던 시중은행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급제동’이 걸렸다. 은행의 일임형 ISA가 자본시장법과 충돌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은행권은 긴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출시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ISA 흥행을 욕심낸 금융 당국이 급하게 시중은행에 일임형 취급을 허용해 주면서 ‘무리수’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기업은행은 11일부터 일임형 ISA를 일제히 판매할 예정이었다. 이달 초 금융 당국의 투자일임업 승인을 받아서다. 그런데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에 “일임형 ISA를 예수금 계좌에 담아 운용하되 여기에 붙는 이자는 매일 잔고를 ‘0원’으로 정산하라”고 통보했다. 뒤늦게 은행의 일임형 ISA가 자본시장법상 예탁금 조항 및 자행 예금 편입 금지 조항과 충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객이 은행의 일임형 ISA에 1000만원을 맡겼다고 치자. 은행은 이 돈을 ISA에 담아 두고 여러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게 된다. 금융투자시장에서는 이런 돈을 보통 ‘예탁금’이라고 부른다.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 예탁금을 반드시 증권금융에 예치하거나 신탁해야 한다. 그런데 자본시장법에 은행 예탁금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 은행이 투자 일임업에 진출하게 됐지만 정부와 국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뜯어고치지 않아서다. 현실과 법 사이에 공백이 생긴 셈이다. 금융위는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잔꾀’를 썼다. 이달 초 은행에 일임형 ISA를 승인해 주면서 고객이 맡긴 돈을 예탁금 대신 ‘예수금’으로 운용하라고 했다. 예수금은 불특정 다수에게서 이자 지급 등을 조건으로 받는 돈을 말한다. 예금이나 적금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금융 당국이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ISA에는 자사 예·적금 상품을 편입하지 못하도록 한 데 있다. 운용은 ‘예수금’으로 하라면서 정작 ISA 편입은 못하게 막아 놓은 것이다. 그래서 금융위가 생각해 낸 대안이 ‘투자 원금을 일단 예수금 계좌에 넣어 놓고 자산 운용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이자)은 별도의 예탁금 계좌로 매일 옮겨 담으라’는 것이다. 일종의 편법인 셈이다. 별도의 예탁금 계좌를 마련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증권금융에 예치하거나 다른 은행과 협약을 맺어 위탁 계좌에 넣어 두는 것이다. 은행의 역환매조건부채권(RP·일정기간 후에 금리를 더해 일정가격으로 다시 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채권)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단 금융위는 타행 위탁과 RP를 활용하는 경우 투자 원금과 이자를 한 계좌에 담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중은행들은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 많다”며 펄쩍 뛴다. 고객 돈 1000만원을 8개 펀드 상품에 나눠 투자했을 경우 펀드별로 수익률이 다 다를테니 날마다 수익률을 산출하고 각각의 10~20원 이익금을 취합해 예탁금 계좌에 담아야 한다. “지금의 전산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은행권의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가능한 대안이고 11일 출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금융위 지시에 따라) 급하게 대안을 찾아보고 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한 데다 전산도 보완해야 해 11일 출시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털어놓았다. 한 고위 임원은 “금융 당국이 ISA 흥행에만 몰두해 은행의 일임형 ISA 출시를 서두르다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졌다”며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자충수라고 지적했다.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美경선 2등 반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美경선 2등 반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공화 크루즈, 트럼프 잡고 승기… 민주 샌더스 돌풍, 클린턴 압도 1위 주자들 발목… 장기화 조짐 “위스콘신주에서 양당이 재설정(리셋)됐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선 위스콘신주 경선에 대해 워싱턴포스트가 압축한 말이다. 공화당 경선 후보 테드 크루즈(45) 텍사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이 각 당 선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와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2위 후보들의 선전으로 경선이 장기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공화당은 트럼프를 떨어뜨리기 위한 중재 전당대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공화당은 크루즈가 48.3%의 득표율을 얻어, 35.1%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꺾고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사실상 대의원 승자 부분독식제가 적용된 위스콘신 경선에서 크루즈는 대의원 36명을, 트럼프는 6명을 챙겼다. 크루즈는 여성 49%, 백인 49%, 보수성향 55%, 복음주의자 55% 등의 지지를 얻는 등 모든 층에서 트럼프를 앞섰다. 트럼프는 특히 여성 득표율이 34%에 그쳐 최근 ‘낙태 여성 처벌’ 발언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이며, 이로써 트럼프의 대세론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루즈는 승리를 확인한 뒤 “오늘 밤은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이는 내가 트럼프를 이기고 공화당 최종 후보로 지명될 수 있고, 11월 (대선에서) 클린턴을 이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즈의 위스콘신 승리는 공화당 경선의 변곡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7월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최종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 1237명을 얻기 위한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크루즈가 이날 대의원 상당수를 추가하면서, 매직넘버를 향해 달려온 트럼프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CNN 등 미 언론은 “매직넘버를 확보하려면 트럼프는 남은 대의원의 65%를, 크루즈는 95%를 확보해야 하는데 양쪽 모두 쉽지 않다”며 “트럼프가 전당대회 전까지 매직넘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의 최종 후보 지명을 막기 위해 중재 전당대회를 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상황이지만 샌더스가 56.5%의 득표율을 얻어, 43.2%에 그친 클린턴을 누르고 승기를 잡음으로써 ‘아웃사이더 돌풍’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재확인했다. 샌더스는 위스콘신 남성 64%, 10~30대 73%, 백인 59%, 무소속 72% 등을 얻는 등 대다수 층에서 클린턴을 압도했다. 클린턴은 흑인 유권자 69%의 득표율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샌더스는 이날 대의원 47명을 챙겼지만 비례득표제에 따라 클린턴도 대의원 36명을 확보하면서 대의원 수 격차는 많이 좁히지 못했다. 미 언론은 “샌더스가 최근 경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모멘텀을 마련했지만 앞으로 남은 뉴욕, 캘리포니아 등 대의원 수가 많이 걸린 주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여 역전 드라마를 쓰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급제동에 욕설 퍼붓고도 “내가 피해자” “다친 사람 없는데 뭘…”

    급제동에 욕설 퍼붓고도 “내가 피해자” “다친 사람 없는데 뭘…”

    “도대체 누가 잘못했다는 겁니까? 내가 피해자죠.” 지난달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택시기사와 승용차 운전자가 동시에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승용차 운전자는 “앞에 있던 택시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갑자기 내려 내 차 문을 열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는 승용차가 갑자기 골목길에서 상향등을 켠 채 튀어나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난폭운전에 놀라서 신호 대기 중에 옆 차로에서 ‘운전 똑바로 하라’고 말했는데, 내가 협박을 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블랙박스 기록은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 둘 다 증거 불충분으로 처벌을 면했지만 상대방이 입건되지 않은 걸 서로 억울해했다. 서울신문은 6일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원인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교통경찰 및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난폭 운전자 및 보복 운전자의 특성을 분석했다. 교통경찰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적발된 사람들이 대부분 자기는 피해자이고 상대방은 가해자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강동경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은 “제보자들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경적을 울리며 오히려 시비를 건 경우도 있다”며 “시비가 시작됐을 때에는 피해자였지만 맞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둘 다 가해자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 다음으로 빈도가 높은 항변은 “운전을 다소 거칠게 했기로서니 사고도 안 났는데 처벌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었다. 경찰관 A씨는 이에 대해 “그만큼 난폭·보복 운전이 일상화돼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지난 2월 택시기사 이모(54)씨는 다른 택시기사 송모(53)씨가 갑자기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경적을 울렸다. 경적 소리에 화난 송씨는 이씨의 차를 뒤에서 바짝 따라붙었고, 이씨는 중앙선을 넘으며 피했다. 두 택시는 중앙선을 가운데에 두고 위험한 질주를 하며 서로를 위협했다. 결국 두 차는 충돌했고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검토한 후 택시기사 두 명 모두를 특수협박·특수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B씨는 “아직도 도로 위에서 목소리만 크면 이긴다는 생각을 하는 시민들이 있다”며 “블랙박스나 목격자의 스마트폰 사진 등 증거를 보면 대부분 쌍방과실인데 실제 이유를 들어보면 하루만 지나면 잊을 정도로 사소한 것들”이라고 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해 보복운전을 거듭하는 경우도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3월 고속버스가 자신의 차량을 밀어붙였다는 이유로 반대로 고속버스를 밀어붙이다가 고의로 충돌한 뒤 버스 운전기사의 얼굴을 무자비로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서모(38)씨를 구속했다. 지난 1월 전남 담양경찰서에서 보복운전으로 입건된 전력이 있는 서씨는 “대형 버스만 보면 그냥 화가 난다”고 진술했다. 차량으로 오토바이를 들이받거나 자전거를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대전 서구에서는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오토바이(125㏄)를 들이받은 운전자 임모(31)씨가 구속됐다. 임씨의 승용차와 충돌한 오토바이는 폐차할 정도로 파손됐다. 지난달 11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자전거 운전자를 상대로 보복운전한 강모(41)씨를 특수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남성은 강서구 염강초교 앞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려던 자신의 차량 앞에 피해자 최모(36)씨의 자전거가 끼어들자 급제동을 반복하고 인도 난간으로 자전거를 몰아붙였다. 전선선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보복운전의 원인은 사실 얌체족보다 과실이 많은데 이때 자신의 과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문제를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보복운전을 하려는 사람도 문제이지만 운전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도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소한 실수라도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수신호, 시선, 비상등 등을 통해 과실을 인정하는 것이 보복운전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들쭉날쭉 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들쭉날쭉 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표본 미달… 30대 가중치 부여 경합지일수록 결과 바뀔 수도 숨은 표·부동층 효과 고려해야 같은 지역구 후보들을 대상으로, 같은 기간 이뤄진 여론조사라도 결과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다. 여론조사가 실제 유권자의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후보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유선전화 위주로 이뤄져 연령층·직업군별로 충실한 답변을 얻기 어려운 현행 여론조사 방식의 한계와 표본 논란, 적극 투표층, 숨은 표 등의 변수 때문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새누리당이 당내 경선에 안심번호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이번 총선에서 휴대전화 여론조사가 최초로 시도되긴 했다. 그러나 정당과 달리 일반 여론조사 기관은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를 할 수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정당만 가능한 이유에서다. 건당 330원에 이르는 조사 비용도 부담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ARS 조사는 열세 후보 지지율이, 주위에 의사가 노출될 가능성이 큰 전화면접원 조사는 강세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올수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 표본의 문제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부터 ‘가중값’(응답률이 낮은 표본층의 응답 결과를 몇 배로 보정할지 정하는 수치)의 상·하한선을 0.4~2.5로 한정했다. 여론조사 왜곡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20대 유권자 응답수가 목표치 50명보다 모자란 20명만 나와도 2.5배(50명)를 곱해 부풀리는 게 가능하다. 앞서 7~8배까지도 뻥튀기했던 여론조사 관행에 제동이 걸렸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지난 1일 수도권의 한 접전지역 조사결과를 보면, A후보가 B후보보다 6% 포인트 열세로 나왔지만 실제 응답 숫자는 506명 중 A후보가 167명, B후보가 158명이었다. 표본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30대 표는 1표가 1.4표로 확대된 반면, 초과 응답을 받은 50대 이상 표는 1표가 0.68표로 깎인 것이다. 경합지역일수록 이렇게 뒤바뀐 조사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 한 격전지의 5일 조사 역시 C후보가 16.4% 포인트 차로 D후보를 리드해 다른 조사보다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선 응답 패널 중 60대 이상 연령층이 제외됐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6일 “부동층이나 무당층이 선거일 2~3일 전에 투표에 참여할지, 어느 후보, 어느 당을 찍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숨은 표, 부동층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지지층의 성향이 다른 점도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상이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대체로 여당 지지층은 ‘(투표)하면 (당선)된다’, 야당 지지층은 ‘되면 (투표)한다’는 말로 대조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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