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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특채’ 제도화 공기업 代이은 취업

    ‘가족 특채’ 제도화 공기업 代이은 취업

    ‘재직 중에 사망 또는 근무가 불가능한 장해를 입어 퇴직한 자의 경우 피부양 가족을 우선적으로 채용할 수 있다. 회사는 비정규직의 채용 때 조합과 사전에 협의한다.’(강원랜드 단체협약 중 채용 부문) 특별채용(특채) 비리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예고된 가운데 일부 공기업들에선 여전히 ‘가족 특채’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조가 특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공정성 의혹도 제기된다. 서울신문이 9일 지식경제부 산하 61개 공공기관의 단체협약을 조사한 결과, 한국 남부발전·남동발전·동서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 등 발전 5개사와 강원랜드 등은 단체협약에 ‘가족 특채’를 명시해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했다. 민간 기업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특채로, 특혜의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족 특채는 순직이나 업무상 재해 등으로 조합원 가족의 생계 곤란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代)를 이은 취업으로 악용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대부분이 단체협약에서 ‘가족 특채’ 부문을 뺐다. 지경부 관계자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지난해 공기업 상당수가 채용과 복지 분야에서 특혜 소지가 될 만한 단체협약 내용을 개정했지만 일부는 노조의 반발로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가족 특채’ 외에도 노조가 특채에 개입할 수 있는 조항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 5개사의 경우 ‘조합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근로자를 추천할 수 있다.’고 단체협약에 명문화해 노조가 특채 과정에 나설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강원랜드는 비정규직을 채용할 때도 조합에 사전 협의토록 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호텔 신규 직원과 카지노 딜러는 아카데미를 통해 선발한다.”면서 “다만 폐광지역에 들어선 기업 특성상 이 지역에 몇년 이상 거주하는 주민과 탄광촌에서 일했던 근로자의 자녀에게는 취업 가산점을 준다.”고 말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특채와 관련해 “가족 특채나 노조 추천으로 인력을 뽑은 사례는 없는 것 같다.”면서 “지난 7월 사장 추천으로 혁신담당자를 특채해 정규직으로 발령낸 적은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남는 쌀 원인과 대안] 쌀값 내려도 직불금 보전 감산 안해… 풍년 매뉴얼 시급

    [남는 쌀 원인과 대안] 쌀값 내려도 직불금 보전 감산 안해… 풍년 매뉴얼 시급

    “수술(쌀 수급구조 정비)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년째 진통제(단기 대책) 처방만 내리고 있다.”(농업경제학계 관계자) 추수를 앞두고 내놓은 정부 대책에는 단기적 쌀가격 안정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농업계와 학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수급불균형 문제를 풀 근본적인 해법 마련은 또 미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쌀 산업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풍(大豊) 때마다 깊어지는 농민의 한숨을 줄이기 위해서는 ‘풍년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쌀 수급불균형은 시장경제의 원리가 깨지면서 비롯됐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뒤이어 생산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재균형을 맞춘다. ●“수급 불균형 근본책 미뤄져” 그러나 국내 쌀 시장에서는 경제학 기본원리가 작동을 멈췄다. 국내 1인당 쌀 연간소비량은 지난해 74㎏이었다. 1990년 119.6㎏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년 새 38.1% 줄어든 것. 한국인의 식사 패턴이 빵과 면 위주로 서구화된 것과 관계 깊다. 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561만여t에서 492만여t으로 12.3% 줄어드는데 그쳤다. 과잉 공급이 지속되면서 쌀값 하락세도 이어진다. 공급 감소폭이 수요감소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벼농사가 다른 농사에 비해 수월하다. 벼농사의 기계화율은 90%를 넘어섰고 농번기에는 장비업체에 전화만 하면 어렵지 않게 일손을 구할 수 있다. 전체 농촌인구의 34.2%를 차지하는 고령자(65세 이상)는 손쉬운 벼농사를 고집한다. 쌀 농가에 대한 소득보전제 역시 공급과잉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05년부터 쌀소득보전직불제를 도입, 시장가격과 법정 기준가격(17만 83원) 간 차이의 85%를 지원해주고 있다. 예컨대 2005년의 경우 수확기에 농가가 시장에 정곡 한 가마(80㎏)를 판매하고 받은 돈은 14만원대였지만 직불금 2만 5000여원을 추가로 받아 실제로는 16만 5000여원의 소득을 올렸다. ‘팔리지 않아 쌀 재고가 쌓여도 큰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농가에 퍼진 이유다. 쌀의 과잉생산이 구조화된 상태에서 주기적으로 대풍이 들면 쌀 산업은 만신창이가 된다. 2001년과 2002년 풍년으로 145만t까지 쌓였던 쌀 재고는 이후 70만~80만t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풍년으로 올해 다시 140만t을 넘어섰다. 적정 재고량(72만t)의 두 배 수준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온난화 영향으로 향후 지난해 같은 풍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맡기고 부작용 최소화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간단하다. 쌀시장의 수급조정기능을 시장에 맡겨 가격하락을 유도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 중단으로 농가 소득이 대폭 감소하면 큰 혼란이 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 일정부분 농가소득을 보전해주되 시장기능이 왜곡되지 않도록 쌀소득 직불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변동 직불금제도는 해당 농가의 쌀 생산량에 비례해 소득 보전금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벼농가는 쌀 시장가격이 내려가도 생산을 줄이지 않았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전 농촌경제연구원장)은 “서구 선진국들은 100여년간의 실험을 거쳐 쌀 생산과 연동하지 않고 직불금을 주는 방식을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은 콩 등 타작목을 재배하거나 휴경(休耕)을 해도 일정소득 이상을 보존을 해주고 있다. 농촌사회의 유지가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원금을 주되 쌀 생산을 유도할 가능성은 차단하려는 조치다. 농식품부도 뒤늦게 논에 타작목을 재배해도 보조금을 주는 제도를 쌀직불금제와 별도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매년 4만㏊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상시적 풍작을 대비해 ‘풍년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회장은 “쌀 흉년에 대비해 공공비축물량 70만t의 재고를 유지하지만 풍년 대비책은 사실상 없다.”면서 “작황 수준에 따른 대응법을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풍년에 따른 일시적 과잉생산 물량의 격리방법부터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풍작 때마다 임의적으로 시장에서 사들일 물량을 정하는 대신 작황 수준을 지수화해 쌀 생산이 일정량을 넘길 때마다 정부가 매입할 물량을 명시화하자는 주장이다. 전창익 농협경제연구소 농업정책연구실장은 “시장격리 물량을 생산량이 결정된 다음 뒤늦게 정하면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돼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정책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는 만큼 매뉴얼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올 남는 햅쌀 전량 수매

    올해 생산되는 쌀 가운데 예상 수요량을 넘어서는 물량 모두 정부가 매입한다. 쌀의 사료용 전환은 국민 정서를 감안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쌀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수십만t의 잉여물량을 사재는 데 대한 비난여론이 적지 않다. 올해 40만~50만t의 잉여물량이 생길 것으로 보여 정부가 농협 등을 통해 매입하는 비용은 8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타이완 등은 관세화 유예 기간 동안 농업 구조조정, 쌀 품종 개량 등을 통해 관세화를 연착륙시켜 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1일 이런 내용의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생산될 쌀 가운데 예상수요량 392만t 이상 생산된 물량에 대해 10월부터 전량 매입하고 이들 물량은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한 시장에 방출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평년 작황 이상 물량을 매입했지만 올해에는 풍작에 따른 가격급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초과 수요량 이상 전체를 사들이기로 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가 매입할 시장 격리 물량은 40만∼50만t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또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민간부문에 대한 벼 매입자금 지원규모를 1조원에서 1조 2000억원으로 증액해 지난해보다 19만t 이상 매입량을 늘리고 벼 매입자금 지원대상에 민간 업체까지 포함시키기로 했다. 2005∼2008년에 생산된 묵은쌀에 대해서는 재고량 149만t 가운데 정부 비축분 100여만t을 제외한 약 50만t을 내년까지 긴급처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밥쌀용으로 부적합한 2005년산 11만t을 주정용 등으로 실수요업체에 ㎏당 280원에 공급할 계획이다. 당초 고려했던 2005년산 묵은쌀의 사료용 전환 방안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내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매년 4만㏊의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전환농지 ㏊당 300만원씩 농가에 지원하기로 했다. 또 2015년까지 논 3만㏊를 농지은행을 통해 매입해 다른 용도로 바꾸고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농지전용 권한을 면적에 관계없이 시·도지사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이번 대책과는 별도로 생산농가 소득안정, 생산조정 제도화, 유통시스템 선진화 등을 뼈대로 한 ‘쌀 산업발전 5개년 종합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교육청 교장공모에 교사 선호도 반영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도 초·중·고 교장공모 심사과정에 학교 교원들의 의견을 우선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정책 결정 과정에 교육 주체인 교원들을 직접 참여시켜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찬성론이 있는가 하면 교원 조직의 특성상 교장 인사가 인맥과 친밀도에 따라 좌우돼 공모제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4일 시교육청에서 열린 일선 고등학교 교감 회의에서 “교장공모 1단계 인사 자료로 후보자 평판조사 결과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곽 교육감은 이어 “이번 2학기 교장 공모 심사와 함께 실시한 교원 평판조사 결과가 심사위가 매긴 순위와 극단적으로 다른 경우가 많아 앞으로는 교원 의견수렴 과정을 사전에 제도화시키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 A고 교사는 “현재 공모제에서도 지역주민과 외부전문가 등이 절반 이상 참여한다고 하지만, 학교운영위에 소속된 관계자나 일부 학부모들의 의견만 제한적으로 반영된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교사들 스스로 자신과 함께 근무할 교장을 뽑을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교총 관계자는 “동료에게 높은 점수를 몰아줘 공정성에 문제를 일으킨 교원평가 사례처럼 같은 학교에 근무하거나 잘 아는 사람에게 관심이 기울 수밖에 없다.”면서 “전국 단위로 시행되는 공모제에 대한 원칙을 어기고 이런 식으로 교육감 마음대로 원칙을 바꿔 버리면 교직 사회의 갈등만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전교조 관계자는 “수년간 옆에서 지켜보며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해 온 동료 교사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은 오히려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데, 이를 인기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원단체 스스로 교사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격”이라며 교총 주장을 반박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중앙부처 ‘적극적’ 지자체 ‘소극적’…유연근무제 온도차

    중앙부처 ‘적극적’ 지자체 ‘소극적’…유연근무제 온도차

    ‘중앙정부 직원은 대환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아직….’ 정부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 전면 도입한 유연근무제가 기관마다 현격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25일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중앙부처와 일부 외청에서는 유연근무제가 비교적 활성화된 반면 지자체는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는 일과 가정의 양립과 공직사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근무 시간·형태 등을 다양화한 근로형태다. 올해 5월 28개 기관 공무원 1425명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한 후 이달부터 전면실시에 들어갔다. 1주일에 15~35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근무를 비롯해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탄력근무제, 4일 이하로 주 40시간 근무하는 집약근무제 등 7가지 유형이 있다. ●이달부터 7가지 유형 전면실시 유연근무제를 주도하는 행안부는 8월 현재 시간제근무 공무원(계약직)이 208 2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36.4%(556명)나 늘어난 것이다. 통일부는 8월 시차출퇴근제에 67명이 신청해 활용하고 있다. 다른 유형은 신청자가 없는 상태. 환경부는 110명이 유연근무 중이다. 유형별로는 탄력근무 89명, 근무시간 선택 18명, 집약근무 2명, 시간제 1명 등이다. 매월 마지막 주 실·국과 소속기관별 유연근무 희망자 신청을 받은 뒤, e사람 시스템을 통해 부서장이 대상자를 선정하도록 제도화했다. 여성가족부는 시차출퇴근제와 시간제 근무 2가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일제에서 반만 일하는 시간제 공무원으로 전환한 공무원은 2명이다. 시차 출퇴근제를 활용하는 공무원은 34명으로 이중 여성이 20명이다. 대전청사에서는 통계청과 특허청이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나머지 기관들도 탄력근무(시차출퇴근) 등을 시범적으로 실시 중이며 내부 여론을 수렴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통계청의 경우 7월 말 현재 212명이 유연근무를 하고 있다. 시차출퇴근이 169명으로 가장 많고 근무시간선택제 19명, 재택근무 18명, 시간제근무 6명 순이다. 소속별로는 본청이 25명, 지방청이 187명으로 현장조사원과 여직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허청은 재택근무와 탄력근무제가 정착돼 가고 있다. 재택근무에 84명, 탄력근무에 198명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시간제근무와 근무시간선택제 등은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청 신청자 39명 불과 지자체들도 행안부 지침에 따라 이달부터 유연근무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지만 실적은 저조하다. 서울시는 현재 유연근무제로 33명이 탄력근무제를 선택했다. 육아문제나 자기계발의 필요성이 있는 직원들이 신청했다. 하지만 주 15시간에서 35시간 사이에서 근무할 수 있는 시간제 근무 희망자는 신청자가 한 명도 없다. 시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단계라서 유연근무 희망자가 적은 것 같다.”면서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역시 유연근무제 신청자가 39명에 불과하다. 유연근무제 신청자는 시차 출퇴근제 32명, 주 40시간 근무시간 선택제 5명이다. 6개월이나 1년 등 일정기간 제한된 시간만 근무하는 시간제근무에는 2명이 신청했다. 지자체의 유연근무제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홍보가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유연근무제 중 시간제근무 형태는 지역에서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자체 관계자는 “시간제 근무를 할 경우 급여가 줄어드는 데다 대체인력을 채용한다고 해도 동료 직원들의 업무량 증가와 인사상 불이익 등을 우려해 신청을 꺼린다.”고 귀띔했다. 전국종합 유진상·이재연기자 jsr@seoul.co.kr
  • 서울교육 청사진 들여다보니

    서울교육 청사진 들여다보니

    혁신학교 도입과 외부 인사 참여로 대변되는 곽노현식 서울 교육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됐다. 발표된 시책 중에는 정책 수립 과정에 학생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파격적인 방안도 포함돼 급격한 개혁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4일 오후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시교육청 주요 업무보고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업무보고에 따르면 곽 교육감의 역점 추진과제인 ‘서울형 혁신학교 도입’의 경우 당장 내년 40곳부터 시작해, 2012년 80곳, 2013년 120곳, 2014년 60곳 등 모두 300곳을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혁신학교란 기존의 획일적인 입시 및 경쟁교육에서 벗어나 교원과 학부모의 자발적인 참여로 학생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평교사도 참여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확대하는 한편, 학급당 학생 수를 초등학교 24명, 중·고교 30명 이하로 줄여 학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교육행정에 시민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곽 교육감은 최근 인사와 징계위원회 등에 외부 전문가를 절반 이상 발탁한데 이어, 예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주민참여예산제’를 골자로 한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조례가 제정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별도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시교육청의 예산편성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또 학생 자치활동 강화를 위해 주당 1시간 이상의 학급·학생회 운영시간을 보장하는 한편, 교육정책 수립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서울교육 학생참여위원회’도 설치·운영키로 했다. 교육 주체인 학생이 교육감과 직접 의사소통 공간을 갖는 것은 물론 체벌과 생활규정 등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정책 수립과정에 스스로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논평을 통해 “외부 영향에 미약한 학생을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시키면 인기영합주의로 흐를 수 있고, 교원과 학부모 간에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제도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종교와 시민사회 소통을 許하라

    종교와 시민사회 소통을 許하라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드높다.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의 몫처럼 여겨지던 것을 종교계에서 아예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 16개 교구장 등 20명 주교로 구성된 천주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교회의가 지난 3월 공식적으로 4대강 사업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정의구현사제단 혹은 일부 사제들의 집단 움직임은 있었지만 천주교 전체가 현실 정치에 구체적이고 강력한 의사를 밝힌 것은 전례가 드물었다. 지난달 5000명이 넘는 스님들이 참여해 4대강 사업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 ‘생명평화선언’ 역시 현대 불교역사에서 찾기 어려운 대규모 움직임이었다. 문수 스님의 ‘소신(焼身) 공양’ 이후 생명평화에 대한 불교계의 각성과 분노가 최고조로 높아진 까닭이다. 여기에 그동안 4대강 사업 반대에 미온적이던 개신교까지 가세했다. 목회자 1300여명은 지난달 말 ‘한국교회 목회자 선언’을 발표하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자연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4대강 사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다음달에는 3000여명이 참여하는 목회자 2차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촛불기도회, 연합예배 등도 준비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집권 후반기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현 정부로서는 곤혹스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는 시민사회의 의제가 종교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온 대표적 사례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은 지난 17일 심포지엄을 갖고 종교와 시민사회의 소통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의 시민종교를 말한다-종교와 시민사회의 소통 가능성과 그 방법론’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시민사회 관계자, 불교·천주교·개신교 3대 종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종교와 시민사회의 협력과 소통의 필요성, 사회적 의미,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가졌다. 재단법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주최하고, 종자연, 우리신학연구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관했다.  ‘천주교와 시민사회 간 소통 가능성과 방법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문수 한국가톨릭문화원 부원장은 “종교와 시민사회는 소통 노력을 소홀히 해왔다.”면서 “이제는 두 영역이 서로에 대한 이해, 상호견제, 보완을 통해 인간존중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시장의 힘이 강력해진 오늘날 종교의 기여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면서 “시장의 힘을 제어하고 시장중심의 가치를 인간중심의 가치로 전환시키는 일은 종교의 본래 임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개신교와 시민사회 간 소통 가능성과 방법론’을 발표한 이찬수 종교문화연구원장의 종교의 현실에 대한 비판은 신랄했다. 이 원장은 “시민사회는 탈제도화란 배경, 거대 조직에서 벗어나 개인적 양식을 중시하는 흐름인데 반해 개신교·가톨릭·불교 등 종교는 조직과 제도를 중시하고 있어 시민사회와 소통하기 힘든 구조”라고 현실 속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이들은 주류 종교제도와 탈제도의 경계에 있거나 제도 밖에 있는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더라도 양심적 실천 속에서 그리스도성을 볼 줄 알고, 목사나 신부는 물론 무신론자에게서도 보살도를 읽어내는 사람에게서 소통은 일어난다.”며 ‘종교인의 시민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을 강조했다.  박희택 불교아카데미 원장은 “불교와 시민사회의 소통 가능성은 자기 반성·비판을 바탕으로 개방성으로까지 이어지는 불교의 ‘자기깨침의 개방성’에 있다.”면서 “자기깨침의 정도가 턱없이 미흡한 한국불교의 자기미혹은 불교 본래의 개방성에 반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 불교 지도자들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교는 자기이익 중심적이기 쉬운 시민들의 안목과 호흡을 길게 해주는 내세관, 자기책임의 원리인 인과관, 사회통합의 원리라 할 수 있는 관용관을 갖고 있는 점”을 시민사회와 불교의 소통 용이성으로 들었다.  구체적인 소통 방법도 제기됐다. 박문수 부원장은 국가 중요 의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회교리에 입각한 성명서 발표하는 것부터 시작해 ▲교회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신자들의 후원, 기부 등 재정 지원 ▲사형제 폐지운동 같은 시민사회와의 연대범위 확대 ▲각 교구에 설치된 사회사목 기관·부서들의 활용 등 방안을 내놓았다. 윤남진 NGO리서치소장은 종교와 시민사회 간 협업공간 마련을 제안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인사청문회 정책·자질 검증 소홀해선 안돼

    오늘부터 국무총리, 장·차관급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오늘은 이재훈 지식경제부·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이뤄진다. 24~25일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등 26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청문회도 상당수 핵심증인들이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하거나 잠적해 김빠진 청문회를 우려하는 소리가 나온다. 청문회가 후보자에 대한 정책·자질 검증보다는 정치공방에 치우치는 것도 여전하다. 이는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물론 중요하다.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도덕성 검증이 적지않게 이뤄졌지만 국회 청문회에서도 도덕성은 검증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후보자의 정책 능력이나 자질 검증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공직자 임명 시, 국회의 검증을 받도록 함으로써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하는 장치다. 2000년 6월 국회가 인사청문회법을 제정, 제도화되어 청문회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인사청문회는 정책·자질 공방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총리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을 능률적으로,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 능력을 검증하는 일이다. 국민들은 이번 청문회만큼은 정책·자질에 대한 검증이 철저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특히 한나라당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 “고위공직자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판단되면 심사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올릴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전향적이다. 구두선에 그치면 곤란하다.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때 방패막이 논란도 재연되지 않아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통과의례가 아니라 생산적이어야 한다. 의원들은 청문회 스타가 되기 위해 한 건 주의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미국의 제도는 시사점이 많다. 사전검증을 철저하게 해 문제 소지가 발견된 후보자는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고, 청문회에 올리지도 않아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후보는 지난 200여년간 극소수다. 백악관 인사검증팀이 의회 지도자들, 주요 정치단체 및 이익집단 지도자들을 순회하며 검증·토론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우리도 사전 검증 절차를 보완해 인사청문회가 생산적인 현안과 정책 검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사정기관 개선 어떻게]권력독점·측근인사·自淨상실… 3대 구태를 벗어라

    민간인 사찰, 피의자 고문, ‘스폰서 검사’ 파문 등이 이어지면서 사정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자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대적인 점검을 지시했다. 서울신문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사정 관련 기관들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집권 후반기에 나타날 수 있는 국정 ‘농단’이나 권력 남용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짚어 봤다. ■靑민정수석실-사정 사령탑… 조정역할 회복해야 “청와대 민정수석실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정기관에 대해 대대적인 ‘메스’를 대겠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이 직설적으로 사정기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에서 ‘성역’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나 사정의 ‘총사령탑’역할을 해 왔다. 바닥의 민심동향을 파악하고 대통령 친인척 비리, 고위공무원 부정 등에 대한 정보를 모두 취합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역할이다. 직접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관련 사정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건에서 드러났듯 민정수석실이 사정의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에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정수석실의 통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다른 사정기관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지만, 민정수석실 자체의 업무체계에 대한 점검과 개선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사정기관의 비위의혹을 단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현 민정수석실이 이 같은 국정난맥상을 바로잡고 사찰의혹에 대한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제기된다. 검찰출신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공직윤리지원관실-조직성격 애매… 측근 포진도 문제 청와대 사정 관련기관 점검 대상의 핵심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을 일으킨 탓에 윤리지원관실의 폐쇄나 철저한 인적 쇄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6일 “국무총리실은 국정 전체의 운영을 책임지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청와대와 함께 중심이 돼야 할 국가기관이지 민간인 또는 공직사 사찰을 담당할 기관이 아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성격 자체가 애매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이라는 조직 자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신융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총리실 윤리지원관실이 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해당 조직의 인적 구성이 주로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측근세력들로 포진돼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번 민간인 사찰 논란도 대통령 및 측근 세력에 반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나 정치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은 게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공직윤리관실 인적 쇄신을 이뤄야 한다.”면서 “또 다른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윤리지원관실을 채울 경우 민간인 불법 사찰과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감사원-폐쇄적 조직… 내부 통제 강화해야 감사원은 최근 내부 통제 기능을 새롭게 구축하는 등 자구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감사원은 26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서울고검 출신의 검사를 내부 감찰관으로 임명했다. 감사연구원장과 지역민원조사단장, 교수부장 등도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는 등 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도 다른 사정기관과 마찬가지로 ‘폐쇄성’을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감사원은 감사원법에 따라 인사와 조직구성에 있어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일반 직원뿐 아니라 일반부처의 고위공무원단에 해당하는 3급 이상의 고위감사관들에 대한 승진, 임명도 자체적으로 이뤄진다. 차관급도 감사위원 6명을 포함해 7명이나 된다. 박정우(법학) 연세대 교수는 “감사위원회 등을 통한 필터링기능과 자정기능을 비교적 잘 갖춘 정부조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립성 보장이 자칫 자정기능을 상실해 조직이 방만해지고 직급 상향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최근 공감법에 따라 내부 감찰을 담당하는 감찰관 등 일부 업무를 외부인에 개방했지만 그동안의 이미지는 지나치게 경직되고 폐쇄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삼열(행정학) 연세대 교수는 “결국 사정기관의 기능강화를 위해서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사정기관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를 감시하는 공수처 등은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jsr@seoul.co.kr ■국정원-정보수집 본연… 점검대상서 제외 국가정보원은 사정기관이 아니라 정보기관이다. 따라서 청와대 주도의 사정기관 일제 점검 대상에선 제외돼 있다. 하지만 국정원이 대북 접촉 문제를 빌미로 참여정부 출신 인사에 대한 도·감청을 실시했다고 민주당이 최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운영실태와 업무체계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6일 “국외 정보 및 국내보안 정보의 수집·작성·배포로 직무범위를 한정한 국정원법 제3조와 정치활동 관여를 금지한 제9조에 따르면 국정원은 본래 정보기관이지 사정기관이 아니다.”면서 “즉, 국정원의 불법 사찰 논란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행위이며 국정원은 법에 따라 권한 밖의 권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문제는 국정원 업무상 상당부분에서 기밀을 요구하면서 시민사회는 물론 국회로부터도 예산외에는 통제 받지 않는 치외법권적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 조직이 아닌 업무 및 성과에 대해 다른 조직과는 다른 방식으로 통제와 감시를 받는 평가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국정원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국세청-인사시스템 혁신으로 조직 안정 주요 사정기관에 대한 집중 점검이 예고되면서 대표적인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국세청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위신과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던 전임 청장 비리와 같은 굴욕적인 이미지가 다시 국민들에게 부각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백용호(현 청와대 정책실장) 청장이 재임했던 지난 1년 동안 인사, 조직 등에서 다양한 개혁을 벌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세청은 조사 권한이 정치적인 이슈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배경을 놓고 설들이 난무했던 이유다. 일선 세무서장만 돼도 권한을 바탕으로 지역 기업이나 정치권 등과 공생 관계를 맺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백 전 청장이 온 뒤 인사청탁과 연고지역 근무를 배제하는 등 다양한 조치가 취해졌다. 내부 분위기도 이전보다 많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세청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내부 인사가 안 됐던 것이 그동안 일어났던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이 됐던 만큼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일은 좀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검찰-수사·기소권 분리 등 권한 분산을 사정 중추기관인 검찰의 제도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은 ‘무소불위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만이 근본적 개선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처럼 검찰이 기소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제도가 마련돼도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김선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법무부에 비검사 출신을 배치해 법무부와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검사의 기소권을 견제하기 위해 재정신청제도를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검찰이 감찰직을 외부에 공개하는 등 여러 제도를 마련했지만,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수차례 반복됐던 법조 비리를 통해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는 어느 정도 완성됐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제도화된 기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이 검사장을 직접 뽑는 ‘검사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경찰-자질 향상·체계적 내부감찰 필수 치안·수사·정보 등 민생과 직접 접촉하는 ‘전천후 사정기관’인 경찰의 제도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은 ‘정보과’가 바로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경찰관 자질 향상과 내부 감찰 강화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정보과가 인지하는 작은 정보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수대교도 처음에 작은 균열이 보였을 때 막았더라면 붕괴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어떤 기관에 관련된 것이든 비리를 알게 되면 경찰 스스로 수사를 하거나 이첩 통보를 해서 행정조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 수집 업무를 적극적으로 해 각종 대형 비리를 막을 수 있는 ‘예방 사정’ 기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철저한 내부 교육을 당부했다. 곽 교수는 “10만명에 달하는 거대 인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직업관·윤리교육이 필수적”이라면서 “‘자격이 되는’ 경찰을 길러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인 내부감찰로 내부 문제요인을 걸러내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MB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이도운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MB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이도운 정치부장

    오는 2028년 실시될 대학 입학 수능시험에 출제될 만한 가상의 문제다. Q. 다음 중 김영삼 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 1. 군사정권 시대를 종식하고 문민 통치 확립 2. 군내 사조직 혁파 3.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화 4. 금융실명제 실시 5. 4대 지방선거 실시로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 개막 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7. 대통령 재임시 기업으로부터의 정치자금 수수 중단 8. 군(율곡감사)과 정보기관(평화의 댐 감사)의 누적된 비리 특별감사 정답은 6번이 될 것이다. 1996년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한 것이 국가적 자부심을 높이기는 했지만, 금융시장이 급속히 개방되면서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가져왔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8년 김영삼(YS) 정부가 물러난 뒤 한 세대가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업적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나 금융실명제 실시, 대통령 재임 중 정치자금 수수 중단은 깨끗한 정치, 투명한 사회로 가는 토대를 닦았다. 이번에는 2033년 실시될 대입 수능시험에 출제될 법한 가상의 문제를 풀어보자. Q. 다음 중 김대중 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 1. 헌정사상 최초의 평화적 여야 정권 교체 2. IMF 위기 극복 3. 햇볕정책 4. 노벨 평화상 수상 5. 정보통신기술(IT)산업 육성 6. 건강보험 실행 및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을 통한 복지 정책 확립 7. 한류 문화 육성 8. 한·일 월드컵 성공적 개최 난이도가 조금 높아졌지만 정답은 3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햇볕정책은 DJ의 임기가 끝나고 3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관계 개선을 최고의 정책목표로 삼는 바람에 다른 분야의 희생과 왜곡이 많았다는 외교·통일·안보 당국자들의 증언을 지금도 계속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문항을 보면 DJ 정부도 많은 업적을 쌓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한 복지정책 수립은 이어지는 정부들의 서민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시간 여행의 액셀러레이터를 조금 더 밟아 2043년의 대입 수능시험 가상 문제로 가보자. Q. 다음중 이명박 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 1. 녹색성장 정책을 통한 그린 비즈니스 활성화 2. 원자력 발전소 수출 3. G20 정상회의 유치 4. 4대강 사업 아직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만, 국제사회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는 녹색성장이나 원전 수출은 부인할 수 없는 성과다. G20 정상회의의 경우 이미 한국이 개최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아시아유럽회의(ASEM) 정상회의와는 얼마나 차별화된 의미를 30년 뒤까지 던져줄지는 미지수다. 특히 궁금한 것은 4대강 사업이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고 30년이 지난 뒤에 어떤 평가를 받을까 하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현 시점에서 볼 때는 YS 정부나 DJ 정부보다 눈에 띄는 업적이 많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이명박(MB) 정부의 임기가 반이나 남았기 때문에 더 많은 업적의 항목이 추가될 수도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개편에 이어 정부도 이달 말쯤 새 진용을 갖추게 된다.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많겠지만, 30년 뒤에 MB 정부의 업적이 어떻게 평가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dawn@seoul.co.kr
  • 민간위탁시설도 한번 비리땐 퇴출

    서울시는 19일 청렴 대상 범위를 민간영역으로 확대하고 인사나 이권 청탁을 하면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만드는 등 청탁근절 특별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번의 비리로도 퇴출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앞으로는 민간위탁시설 등 민간영역에도 적용되고, 그동안 청렴도 정책 대상에서 제외된 민간인 또는 민간업자를 징계나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외부 정치인의 압력을 통해 인사상 이익을 얻으려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오히려 철저히 불이익을 주기로 하는 한편 인사를 청탁한 사람이나 이를 실행한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시는 부당한 인사를 청탁하거나 개입한 업체에 대해서는 계약대상에서 배제하고 이를 청탁받아 전달하는 간부는 승진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내부 비리신고를 위해 운영 중인 ‘헬프라인시스템’을 민간에 위탁하기로 했다. 신고인의 신분 노출이나 보복성 불이익 등을 차단하고 비리신고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오세훈 시장은 “인사청탁이나 사업청탁은 시장인 나부터 사절하겠다.”며 “간부들부터 솔선수범해서 청렴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위기의 부사관] 육·해·공 고충과 대안은

    위기의 부사관들이 우리 군에서 어떤 역할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18일 육·해·공군본부의 주임원사들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부사관 발전 방향에 대해 정해천 육군본부 주임원사는 “부사관 정예화를 위해 교육제도나 인력획득체계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먼저 방향을 말했다. 정 원사는 이어 “각군에서 부사관 발전 방안을 만들어 구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 가지 예로 “현충원에 장교묘역과 부사관·병 묘역만 있는데 부사관 묘역을 별도로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군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환 공군 주임원사는 “부사관단 발전을 위해서는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부사관의 90%가 고졸이었지만 이제는 80%가 넘는 구성원이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다.”면서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석범 해군 주임원사는 “해군도 전문적 기술을 통해 장교들의 전술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육군의 최전방 초소(GOP) 근무와 마찬가지로 함상에서의 임무수행 여건으로 인해 가족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부사관 문제 해결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과제를 묻자 3군 원사들은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인력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계급별 구조가 현재 피라미드형인데 하사들이 장기가 되는 비율이 낮다 보니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면서 “중·상사가 많은 항아리구조의 계급구조로 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각군에서 부사관 발전방향을 만들며 준비하고 있는 인력구조 개선 방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김 해군 원사는 “4~5년간 교육시켜 전역시키는 것이 아깝다.”면서 “결국 장기 부사관이 되고 나서야 직업군인으로서의 자긍심, 사명감 등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정원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사는 육군부사관 발전계획을 언급하며 “2020년까지 초임 하사들의 장기 복무 비율을 65~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반 예산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관련 예산에 대한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사들은 가족들의 생활여건을 위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정 원사는 “현재 국방부 장관 지침으로 군 관사는 가족들이 도심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게 건설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독신자 숙소 문제가 생각보다 열악해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해군 원사는 “해군 부사관은 한 사람이 계속해서 배를 탈 수 없기 때문에 2년 주기로 전출을 간다.”면서 “남편의 빈자리를 아내와 자식들이 감내하며 지낸다. 나 역시 13번이나 이사를 했고 섬 위주로 부대를 옮겨다니다 보니 아이들은 친구가 없다고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정 원사는 “현재 각군은 수도권 지역에 학사(기숙사)를 운용하고 있지만 가정이 분산돼 거주하는 만큼 관련 수당 등을 제도화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계룡대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열린세상] 천안함사태 이후를 잘 관리하자/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천안함사태 이후를 잘 관리하자/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얼마 전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 발표하였다. 정부가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다국적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과학적 조사를 통해 침몰 원인을 밝히고 국제사회가 신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안보리의 대응조치가 구속력 있는 결의안 대신 상징적 조치에 준하는 의장성명으로 공식 결론을 내린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건 초기부터 유보적 태도를 보인 중국의 입장과 석연치 않은 러시아 조사결과 발표는 성명서에 북한이 공격주체라는 내용을 명기하지 못하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우리 측이 북한의 책임을 묻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려는 노력이 힘들어진 것 같다. 북한은 이번 사태를 통해 자신들의 군사적 위협이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와 정치체제 특성상 한국의 효과적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재확인했을 것이다. 북한은 6·25 남침 이후 청와대 습격, 아웅산 테러, 항공기 폭파사건과 같은 대남 무력도발을 감행했고 사과 및 재발 방지는커녕 도발 자체를 부인해 왔다. 따라서 북한의 군사적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추가적 도발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통한 제재조치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었다. 천안함 사태를 통해 우리가 중국에게 기대한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강대국으로서의 역할과 그간의 경제교역을 통해 발전한 한·중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다. 그러나 톈안먼 사태로 중국의 민주화가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아직 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면 이번 천안함 사태로 중국이 G2 국가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에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따라서 중국의 북한 편들기는 더 이상 중국이 대북정책과 관련, 우리가 설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중국의 반대가 변수가 아닌 중요한 상수로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아시아 국제관계에서 북·중·러와 한·미·일이 대립하는 구도는 이제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가동을 협의한 한·일·중 협력 비전 2020과 같은 다자적 협력관계를 보다 공고하게 제도화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쌓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3국의 공동이익과 동아시아 지역 및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한 3국의 협력체제를 위해 보다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미 및 한·일 관계를 굳건하게 관리하면서 동아시아 국가들간 다자협력체제 구성이라는 제도를 목표로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안보리 의장성명이 발표되고 6자회담 재개 논의가 부상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형국이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규탄하고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확고히 하면서 정부의 상생공영의 대북정책과 그랜드 바겐을 재가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태는 경제적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는 등 주변 국가들과의 공조를 통해 정부의 안정적인 관리능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상당히 아쉬운 점은 남남갈등과 같은 국론의 분열이다. 과학적 조사를 통해 침몰 원인을 밝혀내고 국제사회가 신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한 여론조사에서 21%의 국민이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47%가 안 믿고 42%가 믿는다고 답변했다. 사회적으로 국론 통합을 위한 각계각층간의 소통의 기회를 활성화하고 효율적 관리로 인터넷에 떠도는 허위사실들을 차단하는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 안보의식 강화와 북한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천안함 사태로 파생된 다각적인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조치하고 이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차질없이 착수해야 한다. 우리의 평화와 번영은 건실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국방력과 외교역량을 함양함으로써 결실을 맺는다.
  • 연명치료 중단 사회적 합의안 마련

    말기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처음으로 도출됐다. 지난해 5월 병원이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 이후 나온 첫 합의로, 향후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입법부 등과의 추가적인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운영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협의체’ 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관련 합의사항을 14일 발표했다. 복지부는 존엄사 논란을 일으킨 ‘김 할머니 사건’ 이후 의료계와 종교계, 법조계 등의 추천 위원 18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가동, 모두 일곱 차례 모임을 갖고 항목별 세부 논의를 거쳐 합의 여부를 결정했다. 합의안은 연명치료 중단 대상을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를 포함한 말기환자로 정했다. 단,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라도 병증이 말기가 아니면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중단 가능한 연명치료의 범위도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특수 연명치료로 제한하고, 수분·영양공급 등 일반 연명치료는 중단할 수 없도록 했다. 연명치료 중단을 원하는 말기 환자는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으로 의사 표시를 하도록 했으며, 민법상 성인은 담당 의사와 상담 후 2주 이상의 숙려 기간을 갖도록 했다. 의사 표시는 서면을 원칙으로 하되 본인 의사임을 입증할 수 있으면 구두 의사 표시도 가능하다. 또 국가 차원의 관련 정책 심의기구로 ‘국가말기의료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의료기관별로 ‘병원윤리위원회’를 둬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도록 했다. 하지만 서명 또는 구두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말기 환자의 경우 의료진의 추정이나 가족 등의 대리에 의해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는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려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또 미성년자나 지적장애인에 대해서는 병원윤리위원회의 확인을 거쳐 대리인의 의사 표시를 인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성인에 대한 대리 의사표시 인정 여부와 연명치료 중단의 법제화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려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김강립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개별 위원들이 소속 단체 등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지만 완벽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면서 “향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 합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관련 법안 심사에 참고하도록 하는 한편 병원 윤리위원회 표준운영지침서 등을 마련하는 등 연명치료 중단의 제도화를 서두를 계획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추정에 의한 존엄사 인정여부 갈등 여전

    오랫동안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온 연명치료 중단 문제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제도화 단계에 다다랐다. 2009년 5월 대법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한 후 1년여만이다. 보건복지부가 14일 발표한 ‘연명치료중단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협의안’은 존엄사 논쟁의 주요 쟁점이었던 대상 환자와 연명치료 범위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내 제도화의 기초를 다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위한 법제화는 당장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연명치료 중단 문제를 다룬 ‘협의체’ 소속 위원 중 절반이 넘는 9명이 법제화에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도 30여년 전에 존엄사협회를 구성했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아직 관련법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할머니 사건의 가족 측 변호를 맡았던 신현호 변호사는 “병원윤리위원회가 병원마다 제각각 달리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관련 제도의 법제화에 대해서는 국가가 환자의 생명권과 인격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법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협의체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사안은 추정에 의한 연명치료 중단 의사표시를 인정하느냐의 문제와 성인 환자에 대한 대리인의 의사표시 수용문제 등이다. 이와 관련, 대다수 위원들은 의료진, 가족 등의 추정이나 대리 의사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대신할 수 있다고 봤으나 종교계를 대표하는 위원 등은 반대 의견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윤석 한국의료윤리학회장은 “(환자가 직접)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대리 제도를 법적으로 차단하면 더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가족과 의료계의 합의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국내 병원 사망자가 한 해에 15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회생이 어려운 환자 본인이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밝히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상원 총신대 교수는 “환자의 의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인공호흡기를 떼면 사망한다고 봤던 김 할머니도 200일 이상 생존했다는 점에서 환자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은 불확실성을 담고 있다.”면서 대리에 의한 의사표시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리 의사표시라고는 하지만 경제적·정신적 부담 등 가족들의 의사가 더 크게 반영될 소지가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기에서 보듯 종교계 등의 연명치료 중단 반대도 간과할 수 없는 현안이다. 가톨릭계는 이미 연명치료 중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여기에다 다른 나라들도 대체로 존엄사에 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국은 법률로 안락사(존엄사)를 금지하고 있고, 독일과 스위스도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는 10년 전에 세계 최초로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허용했다. 이에 대해 일선 병원들은 큰 틀에서의 합의에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추정 및 대리의사 표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났다. 서울의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의료현장에서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안석·이영준기자 ccto@seoul.co.kr
  • 마잉주 양안 속내 전달 후진타오 경제협력 화답

    마잉주(馬英九) 타이완 총통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안관계에 대한 자신의 원칙을 밝히면서 ‘구동존이’(求同存異)’란 표현을 사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동존이는 ‘차이점은 제쳐 두고 공동기반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때문에 2년 전 취임식에선 뜻은 같으면서도 다른 표현을 사용했던 마 총통이 이번엔 중국 공산당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양안관계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사실상 마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우보슝(吳伯雄) 국민당 명예주석이 12일 베이징에서 후 주석을 만나 마 총통이 전한 ‘현실을 직시하고 상호신뢰를 누적하며, 차이점은 제쳐 두고 공동기반을 추구하여 상호 이익을 창조하자.’(正視現實, 積互信, 求同存異, 續創雙贏)는 ‘16자 방침’을 전달했다. 신화통신은 이 자리에서 후 주석이 “최근 중국과 타이완이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은 양안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양안 관계의 정상화와 제도화를 추진해 평화 발전의 기초를 닦게 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구동존이’라는 표현은 1955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1955년 반둥회의에서 강조한 것으로 중국 공산당이 내세우는 핵심 외교원칙이다. 마 총통은 2008년에도 대중국 관계와 관련, 비슷한 맥락에서 16자 방침을 밝혔는데 그 당시엔 ‘구동존이’와 뜻은 같지만 ‘각치쟁의’(擱置爭議)란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후 주석과 우 명예주석의 회동은 중국 공산당과 타이완 국민당 등 양안의 두 집권당이 지도부 차원에서 만나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당 영수회담을 사실상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⑤] 이동진 도봉구청장 “서울시 복지區 만들겠다”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⑤] 이동진 도봉구청장 “서울시 복지區 만들겠다”

    “주민 참여가 지방자치의 근간이다. 조례 개정으로 주민들의 건강한 목소리를 담아 내겠다.” 이동진(50) 서울 도봉구청장은 5일 구청장의 권한을 줄이고 주민의,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에 의한 구정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4년 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고 재수에 성공한 그는 “주민의 자치 역량을 키우는 데 전념하겠다. 지금까지 주민 참여가 통·반장, 직능단체 회원으로 이뤄져 양식 있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무했다.”면서 “비판 의식을 가진 주민들이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여해 구정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치역량 강화를 1차 과제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아가 주민참여 예산제 등 다양한 형태로 주민이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참여로 투명하게, 복지로 행복하게’라는 민선 5기 캐치프레이즈처럼 주민들이 신명 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상명하복 지양… 공직사회 새바람 이 구청장은 도봉구 행정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행정 스타일 변화, 공직사회 풍토 바꾸기’다. 그는 “구청 직원들 간의 관계, 주민을 대하는 태도가 지극히 관료적이다 보니 직원 스스로 일하는 문화가 사라졌고 주민이 주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화’의 시작은 상명하복의 관료주의, 경직된 공직문화 바꾸기다. 그는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찾아야 하는 구청장실 앞에 제복을 입은 경비가 지키고 모든 출입구가 막혀 있다. 또 나이 많은 국·과장들이 구청장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경직된 문화도 바꾸겠다.”면서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면 특히 젊은 직원들 아이디어를 조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직급을 떠나 구청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장기적인 도봉구 발전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 땜질식 지역개발로 도봉구 곳곳이 멍들었다.”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도봉구의 미래는 ‘도봉산이라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 도봉구를 환경친화적인 관광지로 특화’하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자연환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연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아토피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연치료시설인 ‘산림테라피단지’ 유치를 꼽았다. 그는 “도심에서 가까운 산이라는 이점을 살려 ‘치유의 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주변에 숙박시설 같은 인프라 조성 등을 포괄하는 도봉산 종합 발전계획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도봉 발전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진행 중인 몇몇 사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우선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의 경우 “설계와 교통영향평가에서 F점을 받을 만큼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이 구청장은 “도봉구를 지나는 구간만은 도로 확장보다 지하화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면서 이를 서울시에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市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요청할 것 신설~우이 간 경전철 사업도 “당초 계획된 방학동까지의 경전철 구간이 수익성을 이유로 축소된 것”이라면서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공공재원투자 비율을 높여서라도 당초 계획대로 방학동까지 개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산 재분배를 통해 ‘복지’ 강화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는 “2500억원의 예산 중 사업비로 쓸 수 있는 돈이 200억~300억원뿐인 현실을 감안, 예산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로포장과 같은 선심성 예산을 줄이고 복지예산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 구청장은 “취약계층을 돕는 좁은 의미의 복지라기보다는 무상급식과 같은 넓은 의미의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면서 “모든 주민이 최소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 부문의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또 도봉구에서 초·중·고에 다닌 아들을 둔 이 구청장은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혁신학교’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쟁을 유발하지 않고 창의성에 기반을 둔 혁신학교가 초기에 잘 정착될 수 있게 지원하고, 지역 내의 명문학교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김근태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깨끗하고 강직한 이미지로 4대 서울시의회 의원을 거치면서 정치와 행정을 두루 거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16년 만에 졸업했을 정도로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던지는 스타일이다.
  • [바른 자치행정, 이렇게 하자] (5) “비리요인부터 차단하라”

    임기 4년 동안 자치단체 운영의 전권을 쥐게 되는 단체장의 독선적인 정책결정이나 각종 인·허가 및 납품비리, 인사비리 등 부정부패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신도균·심인섭씨의 ‘지방자치단체장 부패에 관한 실증연구’에 따르면 민선 4기 단체장 230명 가운데 43.9%인 101명이 각종 비리로 기소되는 등 단체장의 부정부패는 이제 일상화·보편화·고착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민선 3기에서는 229명 중 75명이 기소돼 기소율이 32.8%였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이제 막 출범한 민선 5기에도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민선 4기 자치단체장의 비리 실태를 통해 지방정치 부정부패 예방 대책 등을 알아본다. 자치단체장의 부정부패에서 뇌물수수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다. 승진 등 공무원 인사와 각종 개발 사업 인·허가, 관급공사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기는 경우 등이다. 위조여권으로 해외도피를 시도하다 붙잡힌 민종기 전 충남 당진군수의 비리는 자치단체장 비리의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민 전 군수는 관급공사를 특정업체에 밀어주는 대가로 3억원짜리 별장을 챙겼고 도시개발 사업 진행 편의를 봐 주겠다며 건설업체 사장으로부터 70평대 아파트분양 대금 12억 2000만원을 대납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민 전 군수는 건설업자 등에게 먼저 뇌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했고 직접 뇌물을 받지 않더라도 하도급 업체를 자신이 지정한 업체로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업체 공사 하도급 밀어주기식의 비리는 전국에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종합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를 수주하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단체장의 뜻이라며 하도급을 누구에게 주라는 식의 압력이 은근히 들어온다.”면서 “이를 거절하면 감독 공무원이 공사현장에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와 거절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방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의 텃밭인 지역에서는 ‘공천은 곧 당선’이라며 기초 단체장은 얼마, 지방의원은 얼마 하는 식의 공천헌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천헌금을 주고 공천장을 받아 당선된 단체장은 임기 내내 본전 생각에 이권 개입 등 부정부패 유혹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근섭 전 양산시장은 거액의 선거 빚을 갚기 위해 부동산 개발 업자들로부터 자신들의 부동산을 도시계획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24억원의 뇌물을 받았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2004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60억원의 선거자금을 빌렸고 뇌물로 받은 24억원을 선거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 고비용 선거구조와 문화가 단체장의 부정부패를 잉태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를 요구하며 텃밭인 민주당을 탈당해 6·2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황주홍 전남 강진군수는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제가 지방자치를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시킨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김해몽 부산시민센터장은 “단체장의 이권개입 등 비리를 감시할 수단이 거의 없다.”며 “개방형 외부 감사관 도입과 감사직렬 신설, 도시계획, 건축 심의,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위원회에 행정친화적 인사 배제 등 평소에 반부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천 헌금 등 고비용 선거구조 등 단체장의 부패유발 환경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동의대 전용주(정치외교학) 교수는 “지방선거 공천헌금이 곧 지방정치 부패 확산의 주 요인”이라며 “정당의 공천심사기준 공개, 지방선거 후보 경선의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체장의 독선행정 등 전횡에 대해 주민감사 청구, 주민소환제 등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단체장의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내부고발자 보호제도의 확립도 주문하고 있다. 영남대 이용호(법학) 교수는 “아무리 좋은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더라도 단체장의 청렴 실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유권자들이 선거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게 아니라 평소 자치행정에 관심을 가져야만 단체장 등의 자치비리를 줄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흥청망청 지자체 교부금 불이익 꼭 주라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앞두고 단체장들의 서울 나들이가 잦아졌다고 한다. 내년도 예산계획을 짜는 시기여서 중앙부처의 관계자들을 만나 국비(國費)를 조금이라도 더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단체장들이 당적과 인맥을 총동원해서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역주민을 위한 공익사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도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특히 단체장 개인의 당적이나 영향력과는 무관하게 사업의 공익성과 타당성 등을 공정하게 따진 뒤 국비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낙후지역을 배려해 지역균형발전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교부금 가운데 ‘특별교부금’은 늘 논란이 되었다. 한 해에 1조원에 이르는 특별교부금은 지자체에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을 때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돈은 실제로 정권 실세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례가 많았다. 야당 출신이거나 중앙에 인맥이 약한 단체장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던 셈이다. 더구나 중앙정부가 특별교부금을 당근 삼아 지자체를 길들이는 악습을 이젠 털어내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지자체들은 수입 테두리에서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정자립도가 20%도 안 되는 지자체들이 호화청사나 짓고 과도한 축제를 벌이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일부 기초단체들이 수백억~수천억원을 들여 호화청사를 지었다가 재정이 거덜나자 빚을 내서 공무원 월급을 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4년전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시는 관광산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파산했다. 최근 미국 LA 인근의 메이우드시는 재정파탄으로 행정담당관, 검사, 선출직 공무원만 빼고 나머지 공무원 전원을 해고했다.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 지자체들도 흥청망청하다가는 머잖아 그런 꼴을 당할 수 있다. 정부는 단체장의 치적용 사업은 물론이고 호화·낭비성 지역행사를 철저히 가려내서 규제해야 한다. 지자체 감사와 경영평가 등을 엄정하게 시행해서 예산낭비 지자체엔 반드시 교부금에 불이익을 주도록 제도화하기 바란다. 국민이 언제까지나 지자체의 혈세낭비에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 진보시민단체 목소리 다시 커진다

    6·2지방선거를 통해 진보 단체장들이 대거 출현하면서 진보 성향 시민단체와의 ‘동거’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진보 단체장들은 야권 단일화 과정에 기여한 시민단체들을 인수위에 참여시키는 등 시민단체 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단체장들이 선거 과정에서 진보정책 수용을 약속한 데다, 시민단체들이 벌써부터 과감하고 구체적인 제안을 하는 등 지자체 정책 변화에 ‘핵’으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인천시장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인수위원 70명 가운데 15명이 시민단체 소속 인사들이다. 시민단체 연합체인 인천지방선거연대를 비롯해 인천환경운동연합, 참여자치연대,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주로 시민소통위원회에 배속됐으며 경제·복지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과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윤관석 대변인은 “시민단체회원들이 민선5기 출범 후 구성될 시정개혁자문위원회에서도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의 인수위에도 시민단체 출신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김광식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기획위원, 대전충남민언련에 몸담았던 이종석씨는 부대변인, 홍석하 행정도시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 공동집행위원은 세종시 특별위원회 위원, 차수철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4대강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안 당선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수시로 만나 세종시·4대강사업 연대방안과 도정에 반영할 정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당선자는 “충남도를 시민참여형 지방정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광주시장 인수위도 상당수의 시민단체 대표를 영입해 취임 전부터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 채널을 마련해 놨다. 시민단체들은 구체적이고 예민한 사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경실련은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에게 정무부시장 등 시 주요 직위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화를 촉구했다. 나아가 “정무부시장 임명은 관련조례 제정 등 인사청문회 제도화 이후로 연기돼야 한다.”면서 “인사청문회 대상도 경제자유구역청장 등 다른 주요 직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장 고유권한인 인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던 지난날과는 다른 태도다. 향후 지자체 인사에서도 시민단체 출신에 대한 배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는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시민단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투자유치담당관, 인권담당관, 일자리창출담당관, 복지여성국장, 공보관 등을 개방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인권담당관 등 일부는 시민단체 출신으로 채워질 것으로 점쳐진다. 인천시장 인수위는 비서실장, 감사관, 공보관, 공기업민원담당관 등 주요부서 수장급을 외부 인사로 채우기 위한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 자리들을 시민단체 출신들이 차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국종합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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