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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대] 새로운 협력관계의 틀이 필요한 G2/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새로운 협력관계의 틀이 필요한 G2/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이달 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중국과 미국의 ‘전략 및 경제대화’에서 ‘새로운 강대국 관계’를 주창하면서 중·미 관계 발전의 기본 입장과 원칙을 밝혔다. 후 주석은 강대국 간의 대항과 충돌의 전통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21세기형 경제적 상호의존의 시대에 강대국 관계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새로운 발상과 이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 나가자.”는 것으로 신뢰관계의 강화를 역설했다. “신흥 강대국이 기존 강대국과 반드시 충돌한다.”는 ‘강대국의 비극’의 전철에서 중국과 미국은 벗어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하자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생각과 자세에서 두 나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제의다. 4차 ‘중·미 전략 및 경제대화’는 전략적 안전보장 대화의 강화 및 제도화 모색, 경제적 이견의 해소 및 여러 합의 등의 성과를 거뒀다. 안전보장 대화와 관련해 상호신뢰 강화를 위한 각종 회의 일정 및 안건을 확정하고 조율했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은 중국에 대한 첨단과학기술 및 그 제품들의 수출 제한을 완화해 주겠다고 명확하게 답했다. 최종 사용자가 민간인이거나 민간용품인데도 미국의 대중국 수출제한에 걸려 있는 품목들 가운데서 중국 측이 원하는 구매 리스트를 보내면 이에 대해 수출을 허가해 주겠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이 실행된다면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불균형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에 인민폐의 탄력성 확대 등 환율개혁 추진을 약속했다. 또 중국은 국유기업에 대한 세금을 높이고, 제조업들의 공정한 시장 경제제도 확대를 약속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국유기업 등 특정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한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중·미 두 나라는 국제금융 문제, 안전 및 테러, 환경 등 전지구적인 다자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논의했다. 중·미 경제관계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갈등과 분규도 늘고 있다. 중국의 대미 흑자는 늘고 있고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에 대해 보호주의를 취하겠다고 중국을 압박한다. 미국은 인민폐의 절상 압력을 가한다. 그러면서도 중국에 대해 하이테크 기술과 관련 제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풀기만 하면 어마어마한 이익이 발생할 것이다. 중·미 무역관계는 불평등하다. 양측이 윈-윈의 상황을 만들면서 상생하려고 한다면 협력관계의 틀을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은 저렴한 상품을 만들어 미국인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국이 손해를 보면서도 막대한 양의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 중·미 관계는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이 크고 가장 복잡한 양국 관계다. 두 나라의 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되는냐, 그러지 않느냐는 이 지역과 전세계 정치·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두 나라가 어떻게 서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 나갈 것인가는 앞으로 두 나라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두 나라는 여러 차원에서 소통과 믿음을 넓히고 두텁게 하려고 암중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정책결정자 층에서는 여전히 신뢰가 부족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두 나라의 전략적인 협조는 부족하다. 양측 경제관계의 핵심은 중국은 미국의 앞선 과학기술과 이노베이션을 통해, 반면 미국은 중국의 시장을 통해 모두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양측이 윈-윈을 원한다면 전략적·경제적으로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물론 정치제도, 의식형태, 문화·역사적 배경, 경제발전 등의 차이들은 두 나라가 새로운 대국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건강하고 안정된 관계발전을 이뤄 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양국이 전면적인 전략적 상호신뢰를 구축하지 못하더라도 양측이 국제관계의 기본원칙을 준수해 나간다면, 자기의 이익과 의지를 상대방에 강요하지 않는다면 양국관계의 기본적인 안정과 정상화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달라진 국제환경에 적응하면서 중·미 두 나라는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봐야 한다.
  • [데스크 시각] 불평등의 기원/박찬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불평등의 기원/박찬구 국제부 차장

    21세기에 암운을 드리운 ‘불평등’(inequality)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미국은 수세기 전, 첫 이주민이 정착한 이래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를 일궜다. 누구든 열심히 일하면 신분 상승과 청렴한 재산 증식의 기회가 열린 땅, 그에 대한 믿음으로 아메리카는 꿈을 좇는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됐다. 개인주의를 중시한 미국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공동체의 가치를 오랜 정치적 신념으로 간직해 왔다. ‘아메리칸 드림’이 한탕주의와 부익부 빈익빈의 모순으로 변질되면서 글로벌 이주민들의 발길은 ‘유러피안 드림’으로 향했다. 하지만 통합체로서의 유럽이 회원국 간 정치·경제적 힘의 불균형, 조화를 거부하는 극단적 이념의 혼재 등으로 균열을 보이면서 사람다운 삶을 주창하던 ‘유러피안 드림’도 종언을 맞고 있다. 역사와 문화의 토양은 다르지만, 꿈을 잃은 미국과 유럽은 적어도 하나의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꿈의 빈자리를 야수의 탐욕을 지닌 ‘나쁜’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쁜’ 자본은 각국의 금융시장을 옮겨다니며 투기 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형편이 궁한 정부나 ‘열린 시장’ 신봉자들을 현혹해 금융규제의 빗장을 풀도록 한다. 종종 그들은 ‘시장’과 ‘경쟁력’이란 이름으로 위장되지만, 그들의 본질은 ‘이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그리스 신화의 에리직톤처럼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각국의 정치·경제 구조를 끊임없이 잠식한다. 그들이 휩쓸고 다닌 곳에 ‘열린 기회’와 ‘공동체’, ‘꿈’이 설 자리는 없다. ‘사람’ 없는 자본이 영역을 확장하면서 미국에서는 상위 1% 가운데서도 최상위 1%인 슈퍼 리치(super rich)가 선거자금을 무제한 모금할 수 있는 슈퍼 팩(Super PAC·슈퍼 정치행동위원회)에 참여해 선거와 입법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리스에서는 부패한 장기 집권세력이 기득권을 챙기고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다 나라 곳간을 허물어 버렸다. 결국 미국의 월가 시위와 그리스 총선의 반(反)긴축 표심(票心)은 자본의 야수성과 그로 인한 민주주의 가치의 함몰에 항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닮은꼴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본과 이윤의 시장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99%에 속한다. 이기적인 자본에 의해 제도화되고 고착화된 불평등 구조의 희생양인 셈이다. 미 재무부 고문 스티븐 래트너의 인식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미국의 현실이 “남북전쟁 이후 경험하지 못한, 유례 없는 불평등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직시했다. ‘우리 시대의 범죄’(The Crime of Our Time)를 지은 대니 셰크터의 진단은 냉엄하다. 그는 최근 외신 기고문에서 “불평등이 미국의 경제 구조를 왜곡시키고, 그 결과 부채를 고리로 한 새로운 형태의 ‘농노제’가 수백만명을 옭아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부자(富者)와 빈자(貧者) 사이의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큰돈’이 정치를 장악함에 따라 부자들이 지배하는 ‘새로운 미국’(New America)이 도래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2001년 유로존에 합류한 그리스는 이듬해 드라크마화(貨)를 유로화로 대체한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두 화폐의 가치 차이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이 비극의 단초가 됐다. 2009년 이후 긴축과 구제금융의 악순환에 빠져들며 갈팡질팡하던 그리스 정치권은 지난해 11월 독일과 프랑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반대로 구제금융안의 국민투표조차 철회해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설혹 유로존에 잔류하더라도 그리스는 공공 부문 감축과 민영화, 최저임금이나 실업수당 등 사회안전망의 대폭 축소를 감수해야 한다. 스페인 반긴축 시위대의 도밍고 사모라(60)가 절규한 것처럼 이는 “노동자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불평등의 끝이 어디일지 지금으로선 가늠할 수 없다. 어쩌면 앞날을 예측하고 상상하는 행위조차 자본의 권능이 되어 버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지 모른다. 쿼바디스 도미네? ckpark@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시력 빼앗아가는 녹내장

    [Weekly Health Issue] 시력 빼앗아가는 녹내장

    녹내장이 무서운 것은 실명을 부른다는 사실뿐 아니라 실명에 이르는 과정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조기 검진’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녹내장을 가진 환자 10명 중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는 경우는 고작 1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은밀하게 시력을 앗아가는 녹내장의 병리는 안압에서 시작된다. 즉, 안구의 안압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방수의 유입과 배출이 균형을 잃어 안압이 올라가는 등의 이유로 시신경이 손상을 입어 종국에는 시력을 잃게 되는 것. 이처럼 조용하지만 무서운 녹내장을 두고 세란안과 이은석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녹내장이란 어떤 질환인가 녹내장이란 안압이 높아지는 등 다양한 위험요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에 따라 시야가 좁아지며,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안과 질환이다. 과거에는 안압이 21㎜Hg이상으로 높을 때만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생긴다고 믿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녹내장 환자 3명 중 2명이 안압이 높지 않으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정상안압 녹내장(저안압 녹내장)이라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녹내장은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녹내장이 왜 문제가 되는가 실명 요인인 다른 안과 질환과 달리 녹내장은 실명이 진행될 때 자각증상이 없다. 다른 질병처럼 시력이 조금씩 떨어져 실명에 이른다면 이상하다고 여겨 병원을 찾겠지만 녹내장은 시력이 유지되면서 시신경이 손상된다. 결국 시신경이 거의 다 손상돼 중심시력이 저하되는 실명 단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타깝게도 녹내장으로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그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특히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유병률과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녹내장은 국내 유병률이 비교적 잘 조사돼 있는 질병 중 하나다. 2007년부터 2년간 한국녹내장학회가 충북 금산군 남일면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시행한 결과, 국내 유병률은 3.7%이며, 전국의 녹내장 환자는 70만명 정도로 추산됐다. 아쉬운 것은 유병률 조사 시기에 녹내장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분의1인 7만명(2006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그쳤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녹내장 환자 90%가 자신이 녹내장을 가진 사실조차 모르거나 알고도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녹내장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크게 증가해 40대에 1.2%이던 것이 60대에는 4.2%, 80대에는 10%에 이른다. ●녹내장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발생 원인을 설명해 달라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형과 폐쇄각형으로 구분한다. 이는 눈을 채우고 있는 방수가 버려지는 통로, 즉 하수구 역할을 하는 전방각이 열려있나, 닫혀 있나를 기준으로 삼은 구분법이다. 다 같은 녹내장이지만 발병 형태나 증상은 매우 다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녹내장은 개방각형으로, 자각증상이 없이 시야가 좁아지다가 실명에 이르는 유형이다. 반면 폐쇄각형은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두통·안통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비교적 쉬운 유형이다. 두 유형 모두 시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지만 폐쇄각형은 방수를 배출하는 전방각이 막혀 안압이 상승하는 경우이고, 개방각형은 안압 상승뿐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작용해 시신경이 손상되는데,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녹내장이 실명으로 이어지는 경위를 설명해 달라 안압상승 등 다양한 이유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실명에 이른다는 게 대체적인 경위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면 목표물뿐만 아니라 주변도 같이 보이는데, 녹내장 초기에는 이런 범위, 즉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이런 변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는 이런 사실을 말기, 즉 중심시야가 손상될 때야 인지하게 된다. ●증상은 무엇이며, 자각증상은 없는가 아쉽게도 녹내장은 심각한 단계에 이를 때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실명에 이르게 되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실명 직전에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녹내장의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게 되고, 그래서 녹내장에 의한 실명이 많다. 현재 국내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녹내장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즉,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들이 지금도 녹내장으로 자신의 시신경이 손상되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간혹 높아진 안압 때문에 두통, 안통이 있을 수 있으며, 시력이 저하되기도 하지만, 안과 검사를 통해 찾아내는 것 말고 자각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진단 및 검사 방법을 소개해 달라 진단을 위해서는 안과 검사의 기본인 세극등검사가 필요하며, 시신경 손상 여부와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시신경 유두검사와 시신경 OCT검사, 그리고 시야의 협착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시야검사 등을 시행한다. 또 경우에 따라 뇌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뇌 영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안압이 높은 녹내장이든, 정상안압 녹내장이든 지금까지 가장 확실한 치료는 안압을 추가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하루 한두 번만 점안하는 안약만으로도 안압이 잘 조절되고 있다. 안약에 의한 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레이저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안압을 낮춰야 한다. 녹내장은 어떤 방식이든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녹내장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는 데다 전체 환자의 극히 일부만 치료받는다는 현실을 감안, 최소한의 치료조차 못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의 제도화가 절실하다. 녹내장이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것은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녹내장을 가진 사실조차 몰라서 초래되는 일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실명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리스크 관리·배당 적절성·사회적 책임… 새달부터 은행평가에 반영

    오는 6월부터 금융 당국이 리스크 관리 강화, 배당 수준 적절성, 사회적 책임 이행 항목 등을 은행 경영평가에 반영한다. 금융위원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은행산업의 문제점을 상시 평가해 개선하기 위해 은행경영 실태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내용의 ‘은행업 감독규정’ 변경을 6일 입법 예고했다. 변경안은 ‘여신정책 적정성’ 항목을 신설해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관리를 집중 감독하기로 했다. 당국은 수익성을 평가할 때 리스크를 고려한 ‘위험조정 자본수익률’을 사용하고, 예대율 등 구조적 유동성 지표를 평가지표로 활용하게 된다. 리스크 평가는 시장 리스크를 평가하는 현행 체계를 바꿔 운영이나 금리와 관련된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자본구성의 적정성’ 평가 항목도 신설된다. 양질의 자본을 갖추고 있는지, 배당 수준이 적절한지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특히 공적자금 등 정부 지원을 받은 금융회사가 임직원에게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주주들에게 고배당을 해 온 관행을 공식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의도를 담았다.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평가도 강화했다. 금융권 탐욕을 규탄한 지난해 미국 월가 시위를 계기로 확산된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12월 행정지도로 변경한 대손준비금 산정 방식은 제도화됐다. 경영진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경영지배구조의 안정성 항목도 추가됐다. 대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포괄근저당제도 개선을 위해 변경안은 은행법이 허용하는 근저당 범위를 구체화했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거래가 있는 사업자에 대해 은행이 포괄근담보 설정 효과를 충분히 알리고, 차주에게 객관적으로 편리하고 차주가 원하는 경우 은행이 구체적 입증 자료를 작성하고 보관한 뒤 설정해야 한다. 만기연장·재약정·대체상환과 같이 기존 대출을 갱신할 때 은행이 포괄근담보 요구는 금지된다. 담보 설정을 할 때 담보 제공자 의사는 더 존중받게 된다. 당국은 은행이 처음 담보물을 평가할 때 차주가 요구하면 외부 평가를 의뢰하도록 의무화했다. 은행이 담보를 자체 평가하면서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위는 변경안을 다음 달 16일까지 예고하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쳐 6월 중 시행할 방침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혈당 악순환의 시작 ‘인슐린 저항성’

    [Weekly Health Issue] 혈당 악순환의 시작 ‘인슐린 저항성’

    갈수록 인슐린의 영역과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인체에 작용해 생명을 유지하는 호르몬 중에서도 인슐린처럼 빈번하고, 치명적인 문제를 만드는 호르몬도 흔치 않다. 이런 인슐린의 문제 가운데 최근 들어 주목받는 현상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IR·Insulin Resistance)이다. 한마디로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고, 이로 인해 당뇨병은 물론 고혈압·고지혈증·심장병을 유발하기도 하는 상태를 이른다. 체내 혈당 악순환의 시작인 인슐린 저항성에 대해 허내과 원장인 허갑범(연세대 명예교수) 박사와 대화를 나눴다. ●먼저, 인슐린 저항성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인체 에너지의 기본인 혈중 포도당은 섭취하는 음식에서 얻는데, 이 포도당을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근육과 간, 지방 등 인체 조직의 세포 속에 넣어줘야 비로소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해 혈당이 올라가는데도 잘 활용할 수 없는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왜 문제가 되는가. 내가 직접 연구한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은 10배, 고혈압은 1.8배, 이상지질혈증은 2.8배, 지방간은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동맥경화증)를 측정해 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10%나 더 두꺼웠다. 그만큼 뇌·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이처럼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은 물론 고혈압·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최근에는 대장암,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 여러 원인 중 유전 관련성이 20∼30%나 된다. 후천적인 요인으로는 과음과식, 운동부족에 따른 비만(복부비만), 스트레스 및 출산시 저체중 등이 꼽힌다. 내장지방이 축적되면 많은 지방산이 방출돼 혈중 지방산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 지방산이 근육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해 포도당 활용을 억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장 지방세포에서 사이토카인이라는 호르몬이 생산돼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인체의 최대 산소소모량과 인슐린 저항성 간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태생기의 태아 영양결핍이 인슐린 저항성 발생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도 최근에 규명됐다. 또 임신 중의 다이어트가 태아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에 영향을 끼쳐 대사증후군과 당뇨병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은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체내에서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혈당이 높아진 상태를 제1형 당뇨병, 인슐린은 어느 정도 분비되지만 제 기능을 못해서 생긴 당뇨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구분하는데, 한국인에게 특히 많은 2형 당뇨병은 60∼70%가 인슐린 저항성을 뿌리로 하는 대사증후군에 속한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은 실과 바늘의 관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국내 인슐린 저항성 유병률과 발생 추이도 짚어달라. 올해 발표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07∼2010) 결과를 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28.8%(남자 31.9%, 여자 25.6%)가 대사증후군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대부분이 인슐린 저항성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성인 3명 중 1명은 대사증후군과 연계된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셈이다. 이런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단 기준은 무엇이며, 본인이 이런 상태를 자각할 수도 있나. 인슐린 저항성은 공복혈청의 인슐린 농도 및 인슐린내성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뿌리로 한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다.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상) ▲고중성지방혈증(150㎎ 이상) ▲HDL콜레스테롤 감소(남자 40㎎, 여자 50㎎ 이하) ▲고혈압 130/85㎜Hg 이상 ▲공복혈당 증가(100㎎ 이상)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인슐린 저항성으로 진단한다. 특히 이 중에서 복부비만이 중요한 척도다. 복부비만이 있고 혈청 속 중성지방이 높으면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치료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뇨병은 원인인 인슐린 분비량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해 혈당을 조절하면 된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병으로 발전한 경우라면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시키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생활요법(식사와 운동)으로 복부비만을 줄이고, 상·하지를 고루 강화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관리하면 2형 당뇨환자의 경우 당뇨병 환자에게 흔한 뇌·심혈관동맥경화증 관련 질환인 뇌졸중·심근경색증과 미세동맥병증인 망막증·신장병 등을 미리 예방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의 예방 대책을 소개해 달라. 인슐린 저항성은 평소의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과음·과식을 철저히 자제하고 고르게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탄수화물 위주의 우리 식습관은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이므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육류를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중요하다. 또 매일 1시간 정도,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함으로써 복부비만을 예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예방대책이다. ●이와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우리나라는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시행되고 있고, 보험을 통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이 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이 건강검진만으로 대사증후군, 즉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 어렵지 않다. 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에 대처하게 해 당뇨병과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암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국민의료비 절감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충분히 제도화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문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유가족 모임 양성화…정부차원 보호를”

    전문가들은 자살 유가족에 대한 무관심이 자살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자살 대책도 예방에만 치중한 나머지 자살 유가족 문제는 뒷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의 고통을 유가족들에게 전적으로 떠안기는 현재의 허술한 대책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자살자 가족에게 공동 책임을 부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첫 번째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게 바로 가족들이다. 이런 유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자살의 여파도 견디기 힘든데 주변의 싸늘한 시선과 냉소까지 보태지면 고통이 배가된다는 것이다. 표 교수는 “죄책감이 커지면 자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심리가 생성돼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진다.”면서 “자살자 유가족 모임을 양성화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저소득자 등을 배려하듯 복지 차원에서 자살 유가족을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살은 개인 문제이지만 유가족 피해는 사회적 문제”라면서 “따라서 자살 유가족 보호를 위해 사회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기 탓이 아닌데 자기 탓으로 여기는 게 유가족이 받는 고통의 핵심”이라면서 “불필요한 죄책감에 얽매여 삶에 공백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에 자살 유가족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 교수는 “자살자 유가족 보호를 위해 기금을 조성하거나 생명의전화 등에서 운영하는 자조그룹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살 유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알코올 클리닉처럼 자살 유가족을 위한 클리닉 시스템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정부의 범죄 피해자 지원 정책에 자살자 가족을 포함시키는 곳이 적지 않다. 조희선·이영준기자 hsncho@seoul.co.kr
  • 충북, 최다 선거공약은 ‘복지·일자리’

    충북지역 19대 총선 출마자들이 가장 많이 공약으로 채택한 것은 복지와 청년일자리 정책으로 나타났다. 3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 따르면 도내 총선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답변에 응한 20명 모두가 공공부문 지방대학 우선고용, 대기업의 청년고용 할당제 의무화, 지역민 요구에 부합하는 복지서비스 구축을 공약으로 채택했다. 이어 18명이 국립암센터 분원 재추진, 세종시를 통한 균형발전 선도, 대기업의 골목상권진출 규제, 여성정치참여 확대를 공약으로 채택, 후보자들이 지역균형발전과 중소상인 지원 정책도 적극 호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17명이 밭농업 직불제 도입, 기초 농산물 국가수매제 제도화 등을 공약해 농촌회생과 낙후된 지방의료 체계 개선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총선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인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폐기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후보들은 모두 공약한 반면 새누리당 후보들은 전원 불채택했다. 4대강사업 진상 재조사 공약은 민주통합당 후보 다수가 채택한 반면 새누리당 후보들은 단 한명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고공단 승진 ‘짬밥’순 깨진다

    고공단 승진 ‘짬밥’순 깨진다

    고위직 공무원의 승진은 ‘짬밥’ 순이라는 관행이 깨지고 있다. 정부가 2006년 국가 고위공무원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해 정부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 성취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다. ●고위공무원단 탈락률 매년 증가세 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위공무원 선발을 위한 역량평가 미통과율은 21.5%로 평가 시행 첫해인 2006년 미통과율 10.4%의 2배를 넘어섰다. 연도별 미통과율 추이를 살펴보면 2007년 15.6%, 2008년 15.1% 등 2009년까지 15% 초반대를 기록하다 2010년 20.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평가 도입 전까지는 일정 근무 연차가 차고 특별한 흠이 없으면 자동 승진했지만, 지금은 승진 대상자 5명 중 1명꼴로 탈락하고 있는 셈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평가 도입 초기에는 피평가자를 비교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해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었으나 평가를 반복할수록 평가위원의 심사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미통과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공무원 역량평가는 4급 서기관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자와 3급 부이사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이 평가를 통과해야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할 수 있다. 역량평가는 매주 6명의 평가 대상자에게 고위공무원단 후보자교육을 5일간 실시한 뒤 실제 평가로 이어지며 역할수행 및 집단토론을 통해 ▲사고역량(문제인식, 전략적 사고) ▲업무역량(성과지향, 변화관리) ▲관계역량(고객만족, 조정·통합) 능력을 평가한다. 실제 고위공무원이 처리하는 업무와 유사한 상황을 제시한 뒤 평가 대상자의 행동 특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업무 등 6개 역량 종합 평가 평가위원은 관련 분야 교수 등 민간인과 전·현직 고위공무원 등 9명으로 구성되며,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 후보자의 소속 부처, 출신 고교 및 대학 등과 연고가 없는 평가위원을 배치하고 피평가자의 사진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윤병일 행안부 고위공무원정책과장은 “현재 대기업을 비롯한 민간기업도 고공단 역량평가를 자체 인사평가를 위한 우수 사례로 배우고 있고 201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공단 제도화 수준 6위에 오를 정도로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여야 공약 해부] 10대 어젠다별 새누리·민주 공약 비교분석

    [여야 공약 해부] 10대 어젠다별 새누리·민주 공약 비교분석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1일 19대 총선에 제시한 ‘총선 메니페스토 10대 어젠다’와 여야의 정책 공약을 비교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성장보다는 분배 등의 경제 민주화와 복지 개선 등을 핵심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에서 새누리당은 현행 정책 기조의 부작용 보완 및 개선에 우선순위를, 민주당은 구조적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매니페스토본부가 1순위 어젠다로 제시한 ‘서민 경제 활성화 및 물가 안정’ 부문에 있어서 양당은 모두 가계 부채 및 주거비 경감 등에 역점을 뒀다. 대표적인 것이 ‘반값 등록금’이다. 그러나 양당의 실질적인 경감 방안은 차이를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가장학금을 대폭 확대해 등록금 부담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적극적 재정 투입을 통해 등록금 부담액을 현재의 50%로 줄인다는 입장이다. ●전월세상한제, 한시도입 vs 상시도입 ‘교육+주거’ 부담 경감을 위한 소요 재원은 새누리당이 13조 5437억원을, 민주당이 19조 4000억원을 제시했다. 새누리당은 2018년까지 임대주택 120만 가구 건설로 공공 임대 비율을 10~12%, 민주당은 15%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월세 상한제의 한시적 도입을, 민주당은 상시적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 새누리당은 청년 창업 활성화에, 민주당은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대기업의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등 세대별 일자리 나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누리당은 청년 창업이 확산될 수 있는 엔젤투자 활성화 등 창업 생태계 구축을 우선시하고 민주당은 공공기관 등 300명 이상 사업체의 3% 추가 고용 의무 등 제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양극화 해소 및 복지 확대 부문에서 새누리당은 ‘선별적 복지’를,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0~5세 보육비 및 양육수당 지원에 24조 6070억원, 의료비 경감 12조 8436억원 등을 소요 재원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무상급식·보육·의료 등 보편적 복지 공약에 연평균 32조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세 개혁을 통한 복지 재원 등의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비정규직, 상여금 등 지급 vs 구조개혁 남북관계 활성화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산가족 문제와 북한이탈주민 정착 내실화 등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를 해제하고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등 기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 간 합의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뒀다. 노동 문제는 접근법에서부터 차이를 보였다. 양당 모두 비정규직 차별 개선을 공약했으나 새누리당은 정규직에 지급되는 상여금, 복리후생, 인센티브를 비정규직에게 동일하게 지급한다고 제시했다. 민주당은 2017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정규직 대비 임금의 80% 상승 등 구조 개혁을 우선시하고 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주영 욕만 하지 말자고?/임병선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박주영 욕만 하지 말자고?/임병선 체육부장

    애초에 쉽사리 꺼질 수 없는 불이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의 공격수 박주영(27)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드시 35세 이전에 시기가 언제일지 아직 모르겠으나 현역으로 입대할 각오”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말 동안 인터넷 댓글을 훑어 보면 비난의 강도는 수그러들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축구를 취재하는 기자들 사이에서 그의 얼굴에 드리운 느긋함이 화제가 된 건 올 초부터였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그를 벤치나 덥히는 존재로 취급하는데도 늘 편안해 보였다. 누구는 신앙의 힘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느긋함이 현역 입대를 10년이나 미룬 안도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보아 온 축구 기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박주영은 현역 입대를 10년 미룸으로써 적지 않은 것을 얻었다. 한국에 6개월 이상 체류하거나 영리 활동을 하지 않는 한, 영장이 나와 군대에 붙들려 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그 기간 해외 구단을 이리저리 옮겨다닐 수 있게 된 점도 결코 작지 않은 이득이다. 법을 어기지 않고도 이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박주영과 그를 도운 법률 대리인이 성과를 올렸다고도 볼 수 있다. 모나코 왕실이 구단주인 AS 모나코는 병역 문제가 해결된 그를 아스널에 넘기면서 이득을 챙겼다. 이적료가 선수 몸값인 점을 감안하면 그로서도 손해 볼 일이 아니었다. 비즈니스 측면만 따지면 박주영이나 두 구단 모두 빼어났다고 얘기할 수 있다. 유럽리그 구단들이 한반도의 특별한 사정과 병역 문제에 민감한 팬들의 심사까지 돌아봤을 리 만무하다. 때문에 이를 잘 아는 박주영과 대리인이 적절한 시점에 공개, 팬들의 납득을 구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박주영 스스로도 “비판받아야 하는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법률 대리인은 모나코처럼 영주권 제도가 없는 나라에서 장기 체류자격을 얻으면 현역 입대를 10년간 미룰 수 있음을 파악한 것이 지난해 7월 무렵이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리고 한달 뒤 병무청의 허가를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때 왜 공표하지 않았느냐고 기자들이 따지자 이적 협상 중이던 두 구단이 이 문제의 공표를 원치 않았다고, 앞뒤가 다른 해명을 했다. 박주영이 얻은 것은 시간이요, 잃은 것은 팬들의 신뢰와 사랑이다. 더욱 큰 문제는 박주영 개인의 신뢰 상실뿐만 아니라 그를 정말로 필요로 한 이들의 발까지 묶어 버린 점이다. 당장 런던올림픽 본선에서 와일드카드로 그를 기용해야 하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그를 필요로 하는 최강희 대표팀 감독이 난감해졌다. 홍 감독은 다음 달 영국에서 그를 만날 요량이었는데 어찌됐건 ‘미운 X 떡 하나 더 주려는 거냐’는 팬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박주영의 입장 표명을 계기로 ‘욕만 하지 말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 땅에 태어난 남자 선수들이 누구나 받게 되는 병역 기피의 유혹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해 국방 의무와 직업선택의 자유, 그리고 일할 권리의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이들이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공익근무요원(34개월)으로 편성돼 군 복무를 대체하도록 한 것도 종목 간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 지난해 5월 병무청이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을 점수화해 병역 대신 사회봉사활동으로 대체하는 대체복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을 근거로 내세우며 이를 빨리 제도화하라고 촉구한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선수나 종목 간 형평성만 문제 삼지, 일반인과 선수 사이의 형평성에는 눈을 감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박주영이 기여한 점이 있다면 이런 논의에 불을 댕겼다는 점일 텐데, 그렇다면 팬으로서 너무 씁쓸한 대차대조표다. bsnim@seoul.co.kr
  • ‘지식재산권 보호’ 특별위 2곳 발족

    지식재산권 분쟁의 소송 및 법적 대리인 제도 개선, 지재권 개발 소유권 배분의 표준화 등을 위한 특별전문위원회 두 곳이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산하에 발족돼 운영에 들어갔다. 특별위원회는 올 연말까지 특허소송의 관할권 조정과 소송대리의 전문성 강화란 두 가지 목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뒤 도출된 개선안을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선진화委, 소송대리 전문성 강화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사무처격인 지식재산전략기획단(단장 고기석)은 7일 ‘지식재산권 분쟁해결제도 선진화 특별전문위원회’와 ‘산·학·연 협력연구 협약 개선 특별전문위원회’를 각각 발족했다고 밝혔다. 선진화 위원회는 이광형 KAIST 석좌교수 등 10명이, 협약개선 위원회는 박영일 이대 교수 등 15명이 위촉됐다. 분쟁해결제도 선진화 위원회에서는 변리사 등 기술전문가의 소송 대리를 허용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과 특허심판원과 지방법원으로 이원화돼 있는 특허소송제도를 일원화하는 방안 등도 포함돼 있다. 소송대리인의 범위를 변리사 등으로 넓히는 방안은 법조계내 이견으로 쟁점이 돼 왔다. 산·학·연 협력연구 특별위원회는 협력연구의 성과물인 특허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소유권 및 수익 배분을 표준화하고 제도화 해 분쟁을 줄이고, 산·학·연의 협력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국내 기업체와 대학 및 연구소 간의 협력 공동연구는 연구개발 성과물의 배분과 소유권을 둘러싼 현격한 입장 차이로 협력 연구개발(R&D) 자체가 줄어들고 쇠퇴해 나가는 상황이다. ●산학연委, 연구협약 가이드라인 마련 지식재산전략기획단의 이상진 지식재산정책관은 “협력연구 성과 귀속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연구협약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분쟁해결제도 선진화 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향후 일정과 목표 등을 확정했다. 위원장으로 위촉된 이광형 교수는 “2012년 국가 R&D사업에 16조원을 투입하지만 지재권 보호가 제대로 안 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가 될 것”이라며 특위가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지방분권 강화, 총선공약 해달라”

    “지방분권 강화, 총선공약 해달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19대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도정 핵심 현안의 공약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의원 후보가 자방자치단체 현안을 개인적으로 공약화한 적은 있으나 지자체가 지방의회와 손잡고 지역 현안의 공약 반영을 요청하기는 처음이다. 김문수 도지사와 허재안 도의회 의장, 정기열 도의회 민주통합당 대표, 정재영 새누리당 도의회 대표는 28일 도청 상황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19대 경기도 국회의원 후보에게 바란다’라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재정분권 강화 ▲주택정책 등의 권한 이양 ▲중첩규제 해소 ▲복지재정 확충 ▲일자리 창출 ▲경기북부 지원 ▲교통망 확충 ▲문화·관광 인프라 확대 등 8대 과제에 걸쳐 37개 사업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업별로 보면 소방재정에 대한 국비지원 확대와 지방소비세율 인상, 주택정책 수립권과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이양, 정비발전지구 제도 도입, 자연보전권역 기업규제 합리화를 요구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지원과 급식에 필요한 복지재원 확대, 소상공인 자금 지원 확충, 계층별 맞춤형 취업 지원 시스템 제도화도 촉구했다. 경기북부 낙후지역의 수도권 범위 제외와 미군 반환공여지에 대한 체계적 지원, 광역철도망 조기 구축, 광역버스 노선 확충,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USKR) 조속 추진도 포함됐다. 도는 각 과제별로 국민임대주택단지 복지특구, 광역 치매관리센터 설치 등 모두 37건의 법령개정안과 세부 정책안을 제시해 공약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했다. ●“지역대표자 지역발전 고민해야” 도와 도의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자가 되려면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지역발전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며 공동성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도는 이달 초 시·군 현안 133개를 포함, 190여개의 정책과제를 민주당과 새누리당 등 각 정당의 공약 기초자료로 제공했다. 도는 앞으로도 시·군, 경기개발연구원 등과 정책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각 정당에 제공하고 워크숍, 세미나 등을 열어 이를 알릴 계획이다. 김 지사는 “성명의 핵심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강화”라며 “대통령의 권한을 지방과 지방의회에 주는 게 대한민국 정치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탈북자 북송하는 중국보다 더 못난 국회

    기아와 폭정을 피해 북한을 이탈하는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자국 내 탈북자 9명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다. 내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인권이사회는 이 문제를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국회 외교통상위도 어제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일회용 처방일 뿐이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근원적인 탈북자 대책을 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정부는 최근 중국 측에 난민·고문방지협약 등의 준수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지금까지처럼 ‘조용한 외교’로는 탈북자 북송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일부 탈북자를 다시 사지(死地)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중국 국민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탈북자 인권에 대한 여론을 환기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헛수고를 한 것만은 아니었다. 배우 차인표씨의 탈북자 북송 중단 시위를 다룬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라온 수많은 지지 댓글이 이를 웅변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압박해 문제를 푸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이 내심 북한의 붕괴를 막아 전략적 완충지대로 묶어두는 게 자국에 유리하다고 여긴다고 전제했을 때다. 까닭에 중국 정부의 ‘퇴로’를 열어주는 스마트한 인권 외교가 필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북송의 반인권성을 지적하되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은 불가피한 차선책으로 이해된다. 북송 위기에 내몰린 탈북자들에게 ‘한국민 증명서’를 발급하는 당정안도 중국 공안당국의 운신 폭을 넓혀주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사실 이런 대안들은 진작에 국회에서 제도화했어야 했다. 그래서 김을동 의원이 발의한 ‘북한이탈주민 보호·정착지원법’ 개정안이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은 퍽 아쉬운 대목이다. 이 개정안의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조항이 법제화됐다면 탈북자들이 국민 증명서가 없어 북송되는 일은 줄어들었을 게다. 여야, 특히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7년째 북한인권법 처리를 막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탈북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는 좌우가 있을 수 없다.”는 차인표씨의 고언을 되새겨 보기 바란다. 정치권이 당략에 눈이 멀어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더 미운 시누이처럼 굴어선 안 된다.
  • 존엄사 인정·법제화 논의 2년만에 재개

    2009년 대법원 판결과 ‘김 할머니’의 국내 첫 연명치료 중단 당시 시작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2년 만에 본격 재개된다. 연명치료를 끊음으로써 품위 있는 죽음을 맞는 이른바 ‘존엄사’ 논란이다. 논의는 2009년 당시 결론이 나지 않은 대리인의 연명치료 중단 희망 인정 및 법제화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환자와 가족 등 존엄사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쪽과 종교 및 의료계 등 생명 존중을 주장하는 쪽의 견해차를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유도하기 위해 민간 중심의 사회적 협의체와 국민 토론단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9년 5월 대법원이 처음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한 뒤 한달 지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모(78·여)씨의 연명치료를 중지하면서 진행된 관련 논의가 법제화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김 할머니는 201일 만인 2010년 1월 10일 숨졌다. 이달 안에 구성할 사회적 협의체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의 주도 아래 각계 대표들이 민간위원 자격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일반 국민 20~30명이 참여하는 별도의 국민 토론단도 운영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논의될 사안은 2009년 당시 협의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들이다. 지난 협의체는 2010년 7월 활동을 끝내면서 연명치료 중단의 범위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합의 내용은 임종 직전의 식물인간을 포함한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 등 특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환자가 연명치료를 마치기 원할 경우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의향서 작성 전 담당의사와의 상담과 2주 이상의 숙려 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당시 협의체의 결론이 법제화되지 않은 탓에 실제 의료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직접적인 의사 표시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 대신 대리인이 ‘연명치료 중단 희망 추정’을 요구할 경우 인정할지에 대해 찬반 의견이 맞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논의와 관련, “최근 1주일에 3~4건씩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문의를 해 온다.”면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법제화와 대리인의 연명치료 중단 의사 추정 인정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후임CEO 진실성·기업가정신이 제1 덕목”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후임CEO 진실성·기업가정신이 제1 덕목”

    지난 주말 미국에서 교포 은행인 새한은행의 지분 인수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김승유(69)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사실상 최고경영자(CEO)로서 마무리지은 마지막 굵직한 업무였기 때문이다. 그는 1997년 하나은행장에 취임, 15년 넘게 하나를 이끌어 왔다. 이제 국내 최장수 금융 CEO 타이틀을 내려놓으려 하고 있는 그는 “차기 CEO는 진실성과 기업가정신을 갖춘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국에 앞서 그가 생각하는 후임론을 들어보았다. →우선 이사회에서 그토록 만류하는데도 그만두려 하는 이유가 뭔가. -나는 여기서(하나금융) 누릴 만큼 누렸다. 1970년대 단자회사(하나은행의 모태인 한국금융투자) 시절에 입사해 은행장도 했고, 지주 회장도 두 차례나 했다. 내 나이 (우리 나이로) 일흔이다. 박수 받고 떠나고 싶다. →퇴진 결심이 자의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김 회장은 대답 대신 집무실 건너편의 외환은행 본점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MB 절친 김승유 특혜매각 결사 저지’라고 써 있었다. 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다.) →명예회장이나 고문도 안 맡는가. -내가 완전히 물러나지 않으면 정치 쟁점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렇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조직이 망가진다. 평생을 바친 직장이다. 조직(하나금융)을 위해서라도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다만, 이번은 아니지만 앞으로 조직 안정을 위해 신한금융지주처럼 전·현 CEO가 일정 기간 인수인계 기간을 갖도록 제도화하는 것은 고려해볼 만한 것 같다. →어떤 사람이 후임이 되었으면 좋겠는가. -경발위(경영발전보상위원회)와 회추위(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훌륭한 분을 모셔줄 것으로 믿는다. →그래도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을 것 아닌가. -첫째는 인테그리티(Integrity·진실성)다. 우리는 신용을 먹고 사는 금융회사 아닌가. 언제 어느 때나 진실되고 강직해야 한다. 둘째는 기업가정신이다. 하나금융이 (충청은행, 보람은행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여기까지 커 올 수 있었던 것은 기업가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정남 경발위원장은 올해가 선거의 해인 만큼 정치적 외풍을 막아낼 인적 네트워크와 외교력도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그것까지 있으면야 금상첨화지. 하지만 (조 위원장이) 필요충분조건으로 말씀하신 건 아닐 거다. 나는 뭐 정치력 있나. 그런 거 없이도 잘해 왔지 않나. 나도 이번 기회에 자랑 좀 하자. 이 정도면 (내가) 잘한 거 아닌가. →50대 기수론도 회자된다. -외국엔 젊은 CEO들이 많다. 우리나라도 좀 더 젊은 CEO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것 같다. (조 위원장도 말씀하셨지만) 후임 회장은 임기(3년)를 최소한 두 텀(term)은 할 수 있을 나이여야 한다고 본다. →60대 초반을 넘어가면 곤란하다는 얘긴가.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나. 외환은행 인수후작업(PMI)이 남아 있는 만큼 이왕이면 (하나금융)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얘기를 종합하니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웃음) 노코멘트다. →오랫동안 지켜본 김 행장의 장점은. -현장에서 발로 뛰며 큰, 탁월한 영업통이다. 포용력이 뛰어나다. →적임자를 찾지 못할 경우 (이미 사의를 밝힌)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이 복귀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있던데. -안 될 말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절대 되돌릴 수 없다. →외환은행의 반발이 여전히 심하다(외환은행 일시대표로 선임된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은 당초 13일부터 출근할 예정이었으나 노조의 거센 반발로 ‘외곽’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인내심을 갖고 계속 대화하다 보면 진심이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결코 점령군이 아니다. 약속한 대로 외환은행 이름을 그대로 쓸 것이고 월급도 안 깎고 구조조정도 안 한다. 당분간 조직 통폐합도 없다. →물러나면 뭐할 생각인가. -우선은 푹 쉬어야지(웃음). 외국 가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도 좀 있다. 정식으로 뭘 공부하겠다는 게 아니라 시간을 갖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고 싶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시진핑 ‘美 심장부’ 펜타곤 간다

    시진핑 ‘美 심장부’ 펜타곤 간다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이번 주 방미 일정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워싱턴 펜타곤 참관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미국 군부의 심장부인 국방부를 직접 찾는 것은 시 부주석이 처음이다. 런민대 진찬룽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미국이 시 부주석의 방미 일정 중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행사는 단연 국방부 참관”이라면서 “미국이 이 같은 일정을 마련한 것은 중·미 군사대화의 정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시 부주석의 이번 방미는 지난해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군사 부문은 양국 갈등의 해묵은 과제다. 중국은 미국이 ‘타이완 관계법’에 근거해 타이완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에 강력 반대해 왔고, 미국은 중국의 스텔스기 시험비행, 군비 확충 등에 신경을 곤두세워 왔다. 특히 지난해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양국의 군사 상호방문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진 교수는 “미국은 군사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중국·러시아·일본·유럽·인도 등 6대 지역 가운데 중국에 대해서만 모른다.”면서 “중국 군사력 현대화 정도와 실체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국 군대의 정확한 실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펜타곤 방문 일정은 미국이 ‘중·미 군사관계가 매우 중요하니 앞으로 군사교류를 하는 것을 잊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의 군사교류 제안에 응할 지는 불확실하다. 현재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국방력 공개 정도는 주권국이 알아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게 중국 공산당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미국이 세계 군사패권을 쥐고 있다는 이유로 특정 국가의 군사력을 공개하라 마라 압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사교류가 제도화되더라도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공개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진 교수는 “중국은 자신의 국방력을 ‘아주’ 천천히 공개할 것”이라면서 “(공개한다면)미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상당히’ 놀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정체성 검증하는 민주… 경제민주화가 제1덕목

    정체성 검증하는 민주… 경제민주화가 제1덕목

    민주통합당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공천 신청자들의 정책 비전을 검증하겠다며 던진 세 가지 수수께끼가 화제다. ① 우리들의 미래인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찾아줄 실현 가능한 방안 ② 99% 서민의 아픔을 정책적·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③ 경제적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충돌할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예비 후보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정치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인 동시에 기성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숙제이기도 하다. 공심위는 공천 신청자들로부터 답변을 받아 면접 때 활용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이 공천 신청자들에게 적용하기로 한 자기검증진술서 140개 질문이 도덕성 평가를 위한 것이라면 민주당의 세 가지 ‘공천 논술’은 정체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의 강령·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정책을 생산해 낼 수 있고 경쟁력 있는 인물을 가려내기 위한 검증서인 셈이다. 세 가지 질문은 각각 다른 것을 묻는 듯 보이지만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로 귀결된다. 강 위원장은 앞서 “재벌개혁에 대한 생각을 갖고 정책을 만들 사람을 (후보로)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조세정의 실현, 부동산 투기 등으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등 경제민주화 실현 방안을 구체화하고 자신의 실현 의지를 설득력 있게 담을 수 있는지가 주요 심사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은 “서민의 아픔을 인식하고 있는지, 가슴으로 느끼는지를 보고 싶다.”면서 “가슴으로 느껴 기부와 봉사를 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만큼 후보자라면 적어도 제도적·정책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의미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 권익 보호와 가족 지원 강화, 청년실업 해소 등 보편적 복지 부문에서 창의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도 주요 검증 잣대다. 3개의 공통 질문 중 강 위원장이 비중을 두고 있는 질문은 ‘경제적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충돌할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세대에서는 고용과 교육을 중시하는 혁신적 균형 성장, 모든 경제주체가 동반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성장 체제에 대한 비전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이는 금배지를 달게 될 예비 정치인들에게 경제성장만 잘된다면 인권은 묻혀도 된다는 식의 ‘성장지상주의’를 배격하겠다는 일종의 다짐을 받아 놓는 절차로도 해석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감위 불법도박 감시센터 사업자에 ‘치유 부담금’ 징수

    사감위 불법도박 감시센터 사업자에 ‘치유 부담금’ 징수

    경마, 카지노 등 사행산업 사업자는 올해부터 순매출액의 0.5% 내에서 ‘도박중독예방 치유 부담금’을 내야 하고, 재단법인 ‘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설립돼 연 300억원 이상 규모의 부담금을 관리·운용하며 도박중독 치유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올 하반기 불법 도박 감시·신고센터를 설립해 불법 도박에 대한 감시·감독권한을 강화하게 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재 0.606%인 사행산업 매출액을 올해 0.593%, 2013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0.58% 이하 수준으로 낮춰 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도박중독 및 불법도박 줄이기 종합대책’을 마련, 오는 10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발표한다.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다. 관련 부처들은 이날 결정된 내용을 시행·집행하기 위해 시행령을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간다. 사행산업 사업자의 치유 부담금 의무 부과 등의 내용을 담은 사감위 개정법은 16일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은 여야 공감대 속에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처리가 확실시된다. 사행산업 사업자는 지난해 26억원 등 해마다 20억원 남짓한 분담금을 내왔으나, 올해부터는 법적 부담금을 내게 됐다. 당초 사감위법 개정안은 불법도박에 대한 자료제출 및 관계자 출두 및 의견진술 요구권 등을 포함한 단속권한을 갖도록 하려 했으나 사법권 고유업무를 침해를 우려하는 법무부의 반대로 사감위가 감시·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선에서 조정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불법도박의 규모는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3배 규모가 넘는 55조~56조원쯤으로 추정된다. 사행산업 이용자는 2002년 2400만명에서 2010년 3900만명으로, 매출액은 2011년 17조 30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증가해 왔다.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6.1%로 영국(1.9%), 호주(2.4%) 등 다른 나라에 비해 2~3배 높다. 국무총리 소속 사감위의 김욱환 기획총괄팀장은 종합대책 마련 및 사감위법 개정 등과 관련, “사행산업 사업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제도화하고, 사행산업 이용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종합대책은 사행산업 전체 매출액 등 총량 규제를 법에 근거해 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감위 감독 대상에 소싸움도 포함시켰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소싸움은 합법적 사행산업이지만 공공기관의 감시·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감위는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 토토) 등 6개 사행산업에 대해서만 감독해 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위기의 전교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존재감이 전혀 예전 같지 않다. 사회문제화된 학교 폭력과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시행 등 뜨거운 이슈에도 사실상 조용한 편이다. 심지어 대안을 제시하거나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는커녕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거나 뒤늦게 ‘맹탕 논평’을 내놓는 상황까지 연출하고 있다. ●학교폭력문제 뒤늦게 ‘맹탕’ 논평 원인은 무엇보다 전교조 조직 자체의 구심점이 사라진 데다 정치색에 염증을 느낀 젊은 교사들의 외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교조 내부에서도 “과거와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박원석 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전교조의 정책 비판 기능이 과거만 못한 면이 있다.”면서 “학교 폭력, 사교육, 학생 인권 등은 그동안 전교조가 앞장서서 문제제기 해 왔던 사안들인데도 의제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 나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대구 중학생 자살에 따른 학교 폭력 논란이 촉발된 지 무려 20일 가까이 지나서야 논평을 냈지만 이마저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또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건에서도 진보 단체들이 앞다퉈 구명운동에 나서는 와중에도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기보다 각종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는 데만 급급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긴급한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교조가 학교와 관련한 문제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진보 교육계에서 전교조가 전혀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만중 전교조 부위원장은 “현장에서 전교조 활동이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뚜렷한 입장 없어 전교조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 데에는 핵심 인력의 유출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적잖다.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교육 자치의 영향으로 전교조의 핵심 브레인들이 시·도교육청 등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조직을 이끌 리더십 부재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결국 목소리가 큰 사람이 없다 보니 각종 사안에 대한 결정도 늦어지고 강한 입장 표명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보교육감이 대거 등장하면서 전교조의 존재 이유였던 진보 교육정책이 제도화된 것이 역할이 사라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사무처장은 “교원평가제 반대 등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에 반하는 정책에 목소리를 높인 것도 전교조의 힘을 오히려 약화시킨 원인”이라고 밝혔다. 정치색 짙은 행보가 학교 현장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조합원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탈 현상이다. 2003년 말 9만 4000명 수준이었던 조합원은 2004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현재 6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20대 젊은 교원의 가입률은 한 자릿수다. 한 부위원장은 “역할을 재정립하고 각종 사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프로배구] 상무신협 “용병, 軍에 데려올 순 없고…”

    [프로배구] 상무신협 “용병, 軍에 데려올 순 없고…”

    17일 인천 도원체육관. 최삼환 상무신협 감독의 얼굴이 잔득 찌푸려져 있었다. 프로배구 2위 대한항공을 맞아 0-3(22-25 20-25 18-25)으로 무릎을 꿇을 참이었다. 김진만(12득점), 김나운(11득점)이 분전했지만 외국인 마틴의 결정력에다 촘촘한 조직력으로 무장한 대한항공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트 초반에는 엇비슷하게 점수를 쌓았지만 중반 이후 해결사가 없어 번번이 무너졌다. 4라운드 초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V리그 유일의 아마추어 초청팀인 상무신협은 벌써 19패(2승)째다. “상무신협과의 경기에는 외국인 선수 출전을 제한해 달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날 상무신협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고 연맹이 이를 제도화하지 않으면 내년 시즌부터 프로리그에 불참하고, 오는 5월 예정된 선수 선발 역시 취소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맹은 27일쯤 각 구단 사무국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상무신협이 이렇게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은 저조한 성적 때문이다. 프로구단과는 달리 군 복무 중인 토종 선수로만 구성된 상무신협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상무신협이 자꾸 지면 군 사기가 떨어진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 감독은 경기 뒤 “실업리그 시절에는 가끔 상위팀을 잡기도 했는데 프로 출범 이후 경기가 너무 안 돼 해법을 찾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국군체육부대와 연맹이 절충안을 잘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구단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상무신협을 빼고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게 낫다는 견해가 대세다. 프로무대의 특성을 무시하면서까지 외국인 선수를 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무신협이 프로리그에서 빠진 뒤 뛸 수 있는 아마추어대회는 실업 봄·가을리그, 세계군인배구대회, 전국체전 등 1년에 4개 정도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3-1(25-11 25-22 13-25 29-27)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승점 28을 쌓은 도로공사는 2위 흥국생명(30)과의 점수 차를 2로 줄여 상위권 도약에 박차를 가했다. 도로공사는 1세트에만 9개의 서브득점을 기록해 한 세트 최다 서브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1월 1일 IBK기업은행이 세운 7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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