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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용국가 위해 470조 예산 시한 내 통과” 머리 맞댄 당·정·청

    “포용국가 위해 470조 예산 시한 내 통과” 머리 맞댄 당·정·청

    470조원 규모의 내년도 ‘슈퍼 예산’ 심사를 앞두고 4일 당·정·청과 야당이 각각 전략회의를 열었다.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방향에 맞춰 2019년도 예산을 법정 시한 내 차질 없이 통과시킨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부는 부처별로 주요 쟁점 및 예산사업에 대해 국회의 설득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하고 당은 국정과제 이행 등 핵심 정책 사업 예산이 원활하게 확보될 수 있도록 야당과의 협상에 집중한다는 ‘역할분담별’ 구체적 목표도 세웠다. 이에 맞서 야당은 주말 사이 삭감 규모와 세부 항목을 확정했다. 특히 보수야당은 주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예산과 남북경제협력 예산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다. 한국당은 일자리 예산 8조원과 남북경협 예산 5000억원 등 총 20조원을 깎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자리 예산에는 ‘일자리정책 실패 땜질·통계용 분식일자리’라는 타이틀도 마련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했던 ‘출산주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15조원 규모의 출산장려 지원 예산은 증액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은 정부의 특수활동비, 저성과·단기 일자리, 공무원증원 예산 등 총 12조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불투명한 정부 특활비 251억원, ‘깜깜이’ 남북경제협력기금 7079억원, ‘주먹구구식’ 공무원 증원 4000억원을 최우선 삭감 예산으로 꼽았다. 민주평화당은 공공부문 인력 과다증원, 일자리 예산 증액에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정의당은 기득권 정당의 예산심사 막판 ‘쪽지예산’이 판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자세히 살핀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예산 심사 착수에 앞서 5일에는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가 마주앉는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열린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지난 8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 합의 사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여야 대표들도 청와대에 많이 오고 여러 차례 논의가 진행됐지만 (이번이) 첫 번째 제도화의 단계이고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한다”며 “내일 오전 11시 20분부터 간담회, 낮 12시 15분부터는 오찬으로 전환해서 편하게 말씀을 나눌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물밑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일 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각 당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예산·법안 관련 논의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 2차 북·미 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협조 요청도 예상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박승원 광명시장, “지방자치분권 반드시 실현하겠다”

    박승원 광명시장, “지방자치분권 반드시 실현하겠다”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지난 30일 경북 경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 열린 제6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자치분권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확인했고, 지방정부 장이자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으로서 반드시 자치분권을 실현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발표된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담긴 내용을 재차 강조하며 임기 내 자치분권 실현 의지를 밝혔다. 자치분권 종합계획에는 주민 직접참여제도를 확대하고 중앙행정권한과 사무의 지방이양 등 실질적인 자치권 보장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자치분권 종합계획은 주민 직접참여제도의 확대와 중앙사무 이양,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등 많은 부분에서 진일보했다”며 “특히 이로 의해 지방이양일괄법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매우 아쉬웠던 건 재정분권이었는데, 지방자치의 날인 오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의 개선과 지방소비세율을 2020년 21%까지 올리는 등 재정분권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발표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민선7기 대표 공약사항으로 시민 주권과 자치분권을 내세우며, 내년을 광명시 자치분권 시대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조직개편을 통해 자치분권과를 신설하고, 10일 시민 500인 원탁토론회를 실시해 시정 방향을 결정했다. 또 ‘시민원탁회의 운영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원탁토론을 통한 시민 숙의를 제도화했다. 이날 박 시장은 기념식에 이어 오후 3시 자치분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자치분권 종합계획 세미나에 참석했다. 오후 5시에 열린 마을만들기 지방정부협의회 제2차 정기회의에서는 부회장에 당선되며 자치분권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박 시장은 “전국 52개 기초자치단체와 4개 광역자치단체가 ‘지방자치 실현, 지역사회 혁신,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로 공동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마을만들기 지방정부협의회의 부회장으로서 광명시를 넘어 전국 지방정부가 자치분권과 시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대법 개인청구권 인정시 日기업 압류 우려”…“한일 화해·협력 위해 상대 입장서 이해를”

    “대법 개인청구권 인정시 日기업 압류 우려”…“한일 화해·협력 위해 상대 입장서 이해를”

    “대법원이 개인청구권을 인정해 원고(한국인 징용피해자) 승소 판결을 내렸을 경우, 일본 기업의 자산 압류 집행 등이 우려된다. 한일 양국이 외교적 묘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일 관계에 치명적인 균열도 예상된다. 양국의 대북 현안 협력 등 안보문제, 경제 및 투자에 대한 막대한 영향도 걱정된다” 다케다 하지무 아사히신문 서울특파원은 26일 사단법인 한일미래포럼(운영위원장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 주최로 서울 을지로 한국국제교류재단 글로벌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동북아 언론인과 시민사회의 역사인식, 그리고 대화와 소통’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일제 징용공피해자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우려를 쏟아냈다. 다케다 특파원은 오는 30일 대법원의 일제 때 징용 피해자들의 신일본제철(신닛테츠스미킨)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 최종판결을 앞두고 한일 간 갈등 및 일본내 반한감정 확산 등을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의 오카베 유지로 특파원도 같은 우려를 보이면서도, “한국과 일본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라면서 일본이 진정어린 반성의 마음을 가지는 대전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구권협상 등 한일관계 전문가인 유의상 외교부 전 표기명칭대사는 이날 세미나 직후 가진 전문가 간담회에서, “오는 30일 대법원 판결에서 원고 승소판결이 내려진 이후, 우리 정부가 해당 일본 기업의 자산 압류 집행 등은 유예하면서, 이미 국내에 설립돼 있는 강제징용피해자 재단 등에 대한 우리 기업 등의 관련 출연금 확대 및 활동 강화 등을 통해 피해자 보상과 정의의 실현이라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대사는 이 같은 방안은 민족적 자긍심을 고양하면서도, 일본측에 대한 우리의 명분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이 있고, 또 관련 재단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출연 기회도 열어 놓아, 일본측의 실질적인 반성 참여를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존의 강제징용피해자 재단에 대해 신일본제철과 깊은 연계 관계를 갖고 있는 포스코가 이미 60억원 규모의 출연을 했지만, 출연금을 더 늘리고, 도로공사 등 공익적인 기관들의 참여도 열어놓으면서, 뜻있는 일본 기업들의 자발적인 출연도 가능하도록 여지를 두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란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일관계 쟁점과 미래지향적인 대안 모색”이란 주제 발표를 한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위안부문제 및 징용자보상문제 등 한일 양국 간의 역사인식문제가 양국 관계 악화를 주도해 왔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의 다양화, 고도화, 그리고 정례화의 세 가지 측면에서 장기, 단기 정책을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투 트랙’ 전략, 정경분리책의 성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정부 소통채널을 다양화하고, 안보정책의 경우, 한일 양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소통채널 운영을 시작으로, 외교부, 국방부(방위성) 등 각 레벨에서 협의를 추진하고, 가치관 수렴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 및 연구과 관련된 부분에서의 협력이 증대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 부소장은 또 “예전에 실시된 역사공통교과서의 작성을 위한 위원회 등을 재출범시키고, 군사 및 안보 분야, 그리고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 있어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라고 밝혔다. 또 협력의 제도화를 위한 신뢰육성의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이 부소장은 “한일 새시대를 열었던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지만, 한일 관계는 그동안 상호불신의 증가, 각 분야에서 경쟁 격화 및 협력 필요성의 감소, 양국의 갈등 이슈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는 한일 정치권의 움직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진단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도시환 일본군 위안부 연구센터장은 토론에서 “일제 식민지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는 인권 범죄로 시효가 없다”면서 “국제사회가 정립해 온 인권과 정의, 평화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요청에 일본 정부가 화답하지 못한다면 인류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 센터장은 “국제인권법은 국가간의 우호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않된다”면서 “일본 정부가 주장해 온 양대 축인 1910년 식민지배합법론과 1965년 한일협정완결론의 허구성과 오류”를 지적했다. 도 센터장은 “상대방 국가인 일본이 식민지지배와 위안부 문제, 징용공 문제 등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인권책임 및 배상을 회피했을 때, 한국 정부는 외교적 보호권을 행사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일미래포럼 대표인 추규호 전 주영대사는 “한일간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의 이해를 추구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광주교육청, 사립유치원 전담 감사팀 신설키로

    광주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에 대한 상시 관리감독 시스템 구축을 위해 내년초 유치원 전담 감사팀을 신설한다. 또 온라인 입학관리 시스템인 ‘처음 학교로’ 참여를 유도하고 미참여 유치원은 우선 감사 대상에 올린다. 광주시교육청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7개 감사팀을 구성해 내년 1월까지 전체 172개 사립유치원 가운데 70∼80개 사립유치원을 집중적으로 감사한다. 나머지 유치원 100여곳에 대한 감사는 2020년까지 마무리한다. 우선 감사 대상은 비리신고센터에 신고된 곳(현재 10곳), ‘처음 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곳, 유아모집 중단이나 휴·폐원을 강행한 곳, 대형 유치원 등이다. ‘처음학교’는 유치원 입학전형 등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 검색할 수 있도록 구축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다. 시교육청은 내년 1월부터는 유치원 감사 전담팀을 구성, 매년 정기 감사를 제도화하고 감사 결과는 유치원 실명을 포함해 공개하기로 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유아모집 보류, 휴·폐원하면 엄중히 조치하고 집단행동 정황이 있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한다. ‘처음 학교로’ 참여 여부에 따라 학급운영비 등 예산을 차등 지원하고 유치원별 컨설팅도 확대하기로 했다. 광주지역은 전체 유아의 82%가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연간 732억 의 예산 가운데 667억원이 사립에 배정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국토세, 민주당 경선 때 이재명 지사가 주장해 유명세

    연구소측 제안으로 李캠프와 정책 개발 포퓰리즘 오해받고 후폭풍도 만만찮아 다른 정치인과도 얼마든지 협업 가능 국토보유세(국토세)의 개념이 한국에 첫선을 보인 것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다. 헨리 조지학파로서 모든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창했던 이들은 이재명 후보에게 국토보유세를 디자인해서 제안한다. “아주 쉽게 정책으로 받아들였다”는 게 당사자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이게 무서운 제도인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엔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제대로 이해를 하기는 한 것인가” 하는 의문도 제기했다.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 이재명 지사의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부동산 기본소득 부동산팀에서 세부적으로 디자인했다. 세금을 일괄 부과해서 N분의1로 나누자는 제안을 했고, 이름도 같이 지었다고 한다. 선거 때처럼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국토세에 대한 것은 공유하고 있다. 이 지사가 국토세는 주창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그 때문에 헨리 조지주의자가 잃은 것도 많다. 이 지사에 대한 정치적인 호불호에 따라서 국토세를 찬성하기도 하고, 평가절하하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 국토에 세금을 일괄적으로 매겨서 15조 5000억원을 거둬 국민 1인당 30만원을 기본소득으로 준다는 정책이 포퓰리즘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등 헨리 조지 연구자들은 제도화를 위한 과정인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과도한 정치적 해석은 경계한다. 실제로 그 이후에 후폭풍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토지+자유연구소 후원자 중에 항의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지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시장 시절 조폭과 연루된 것도 있는데…”라며 떠도는 소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후원자들이 후원을 끊겠다고 통보한단다. 이에 대해 토지+자유연구소 관계자는 “당시 이재명 후보가 부동산 문제가 대한민국의 핵심 문제라는 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재명 지사를 통해서 이 정책을 펼 필요는 없지만, 국토세를 이해하는 정치인이고, 유력자 가운데 한 명인데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다른 정치인이 더 좋은 주장을 하면 얼마든지 협력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지+자유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 지사에게 몰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토세를 정책으로 현실화한다면 다른 정치인과도 얼마든지 제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했던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도 헨리 조지 학파로 핵심 연구자이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계획·주도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도 당시 실무 작업에 참여한 조지스트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토지+자유연구소 관계자들은 “김 수석은 당시와는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헨리 조지 추종자들은 종부세로는 토지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세만이 대안이라는 것이다. 종부세파와 국토세파로 분화된 셈이다. sunggone@seoul.co.kr
  • ‘시민 500인 첫 원탁토론회’ 개최… 광명판 아고라광장서 시민주권시대 막올랐다

    ‘시민 500인 첫 원탁토론회’ 개최… 광명판 아고라광장서 시민주권시대 막올랐다

    경기 광명시가 지난 10일 민선7기 출범 100일을 맞아 시민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광명시민 500인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시정방향과 우선추진 사업을 결정하기 위해 열린 광명판 아고라광장이다. 23일 광명시에 따르면 시 개청 이후 사상 처음으로 마련한 500인 원탁회의는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를 거쳐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 ‘시민이 답이다!’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원탁회의는 광명시 주인인 시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고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양한 연령층 미래지향적 발전방안 의견 제시 시민들로 구성된 500명의 토론참가자들은 시민체육관에 마련된 50개 원탁에 성별과 연령·거주지역별로 다양하게 10명씩 모여 앉아 3시간 동안 계속됐다. 이날 토론은 입론(참가자 1인이 결론부터 말하고, 1분 30초 동안 보충설명)- 상호토론(원탁별로 자유롭게 보충 주장과 질의 응답)- 전체토론(무대 전광판에 무작위로 입론 내용을 띄우고 이를 전체 참석자에게 보충 설명)- 투표(무선 투표기로 번호선택) 순으로 이어졌다. 토론자 전원에게는 무선투표기를 지급해 자신의 의사를 직접 표출할 수 있게 하고, 투표 결과는 현장에서 바로 공개됐다. 원탁별 진행자들은 시민들의 의견을 즉석에서 기록해 대형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띄워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운영했다. 500인 중에는 10대가 23명, 50대가 230명으로 가장 많이 참여했다. 60대는 115명, 70대에서는 27명이 동참해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뤄졌다. 토론내용도 시정을 비롯해 일자리 경제와 복지·교육·문화예술 등 다양하게 전개됐다. ●‘시민이 답이다’ 시민주권시대 초석 열어 특히 이번 토론회는 시민주권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다. 시민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책은 시민들로부터 나오고, 시민이 옳다고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시정에 보다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동기부여가 제공된 셈이다. 토론회는 사전조사 결과 발표와 토론규칙 안내, 원탁별 토론, 주요쟁점 도출을 위한 전체 토론과 토론결과에 분야별 공약사업을 시장이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시는 이번 500인 시민원탁토론회의를 계기로 정책입안과 집행·평가 등 민선7기 동안 모든 정책과정에 시민참여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또 시민참여 공론화 장을 만들고 민·관협치활성화 조례를 제정해 시민과 행정조직이 시정중심이 되도록 했다. 공론화 장에서 시민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시민 간 첨예한 갈등 요소들을 해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함께하는 시민, 웃는 광명’의 슬로건을 내걸고 힘차게 시동을 걸어 온 민선7기 박승원호는 민·관협치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시민소통을 강화하며 현장중심으로 행정패러다임 변화를 다져왔다. 이날 원탁토론회에서 시민들은 광명시 발전방안으로 도시재생과 도시개발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일자리 경제, 교통·도로·주차, 보육과 교육, 시민참여, 문화와 여가, 의료와 복지 순으로 꼽았다. 올해 현재 광명시의 부족한 점으로는 ▲부동산 정책 안정 ▲교통체계 개선 ▲문화예술과 체육 인프라 ▲일자리정책 ▲주거환경의 지역격차 해소 ▲교육지원 강화 ▲고질적 주차문제 ▲행정혁신과 시민참여 ▲생애주기별 복지가이드 고도화 순으로 선택했다. 앞서 시는 이번 토론회에 참가자 275명를 대상으로 지난 9월 28일~ 지난 4일까지 광명시민의 정주의식 및 만족도 조사 등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 92.7%가 ‘정주의식이 높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낮은 편이다’는 1.1%에 불과했다. 광명에서 살면서 72.3%가 만족하다고 답했고, 응답자 4%가 만족하지 못하다고 했다. ●현장중심으로 행정패러다임 변화 현장중심의 행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져온 박 시장은 취임 이후 현장중심의 소통행보가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취임과 함께 18개 동을 방문, 현장에서 주민들과 격의 없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과 가진 약속들을 시정에 반영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작은 소리로 귀 기울여 정책에 반영하고 발로 뛰는 현장중심의 시민소통시스템을 구축했다. 500인 원탁토론회는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접목하는 활발한 시정참여로 주목받고 있다. 생활 속 시민고충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시민과 소통행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현장에서 시민을 만나 시정의 길을 묻는다는 게 원칙이다. 이날 체육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광명현안들에 대해 진솔한 소통을 갖는 시간이었고 시장과 시민들의 만남이었다. 참석한 시민들은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때로는 상대편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고질적 민원을 해소하는 방법론을 찾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또 제기된 의제들은 우선순위를 정해 시정에 반영해 나가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토건사업인 하안2지구 공공택지 개발과 뉴타운, 도시재생 사업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시민입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며,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행정상 어려운 점은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학생 황건하(19·철산2동)군은 “원탁토론회에 참석해 보니 세대 간 격차도 느끼지 못했고, 많은 정보를 알게 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광명의 미래성장 동력은 시민 원탁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의 활발한 시정참여도 주목받고 있다. 각계의 다양한 시민들로 구성된 4개분과 시정혁신위원회는 시민의견을 시정에 반영하는 등 소통행정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시민들이 더 이상 행정 서비스 대상에 머물지 않고 공동 생산자로서 참여하고 싶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민이 주인 되는 시민주권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시정에 시민참여를 제도화하고, 정책 제안부터 평가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요 현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숙의 민주주의의 과정과 시민들이 시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도록 했다. 철산4동에 사는 주부 임삼례(53)씨는 “평소에 도시재생과 도시개발에 관심이 많았는데 재개발이 되면 원주민들이 비싼 아파트 값을 감당하지 못해 광명을 떠나고 있다”며, “도시재생 사업이 원만하게 이뤄져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시는 토론회가 수시로 개최될 수 있도록 시민원탁회의 운영조례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향후 본격적으로 원탁회의가 진행되면 단순한 의제부터 다양하고 복잡한 의제까지 시민과 함께 토론하고 숙의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민선7기 ‘박승원 호’는 속도에 치중해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보다는 미래 광명의 성장 방향을 제대로 점검하고 바로잡아 나가기로 했다. 지난 1981년 시 개청 이후 눈부신 양적성장을 이뤘다. 서울의 배후도시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 광명동굴과 KTX광명역세권 개발 등을 통해 변화와 혁신의 대표적인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KTX광명역은 남북화해협력으로 평화철도시대에 맞춰 주목받고 있다. 시는 앞으로 제도화된 공론회 장을 통해 일자리와 안전·복지·교육·돌봄 등 시민 삶과 직결되는 정책을 촘촘히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500인 원탁토론회에서 “시민들의 지혜와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수시로 개최해 시정에 반영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아픈 청춘’ 밥상에서 듣다

    ‘아픈 청춘’ 밥상에서 듣다

    임대주택·취업 지원 등 제도 재점검 “청년미래기금 조성하겠다” 약속“청년들이 ‘이런 정책을 해보자’라고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어요. 행정에 여러분 의견을 반영하고, 하루아침에 정책이 바뀌지 않도록 청년 기금를 제도화할 예정입니다.”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은 지난 18일 독산동 시흥대로 ‘청춘삘딩’ 3층 공유주방에서 청년 12명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청년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을 위해 청년미래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미래기금’ 조성은 대표적인 유 구청장 선거공약이다. 금천구는 청년 관련 정책 사업이 많은 자치구 가운데 하나다. 이날 간담회 장소인 공유주방 ‘대대식당’도 청년 1인 가구와 혼밥족을 위해 소셜 다이닝을 진행하는 곳이다. 식재료 구매부터 준비, 조리, 뒷정리까지 함께 하면서 고립된 청년들을 사회로 이끌어 내는 공간이다. 대대식당 운영자 정대윤씨는 “청년들이 모여서 밥을 만들어 먹고 관계를 맺어 가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참석한 청년들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오진선씨는 “일을 하다 보면 누군가와 관계를 맺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금천구에 이런 공간들이 조금 더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한나씨는 “청년 임대주택을 짓는다는 소식에 빈민 거주지가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며 “청년들이 모여 살면서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곽승희씨는 “나이만 비슷하다고 해서 청년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구청장님은 다음 세대인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청년 구청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최근 청년 정책의 전반적인 점검과 새로운 정책 수립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구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 가운데 청년 임대주택, 일자리카페 취업지원 프로그램, 청년 학습공동체 지원 사업, 1인 가구 청년의 식생활개선사업, 청년 커뮤니티 교류 등은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 청년이 많았다. 유 구청장은 청년들과의 만남을 마친 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니 우리 구에 맞는 청년 정책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며 “1인 가구나 청년을 위한 공간 등 ‘금천형 청년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2조원이나 쓰면서… ‘정책연구용역’ 절반은 제목조차 비공개

    2조원이나 쓰면서… ‘정책연구용역’ 절반은 제목조차 비공개

    5년간 3만 3985건에 2조 3631억 투입 ‘별도 관리규정’ 있는 공공기관은 10%뿐 용역 1만 7374건 중 수의계약이 59% 공공기관 85% 연구목록·내용 공개 안해 ‘정책연구 투명성 제고 방안’ 마련 권고2조 3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부문 정책연구용역’의 절반은 제목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공공부문 정책연구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공직유관단체(공공기관)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권익위가 781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공공부문에서 추진된 정책연구용역은 총 3만 3985건, 용역 비용은 2조 363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476개 공직유관단체 중 별도의 연구용역 관리규정이 있는 곳은 10.6%(51곳)에 불과했다. 조사 기간 공직유관단체의 연구용역 1만 7374건 중 수의계약 비율이 59.4%(9793건)나 됐다. 심지어 6.6%(1153건)는 학술연구 수의계약 기준인 5000만원을 넘어섰지만 경쟁 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해충돌 소지가 있거나 특정 연구자와 계속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실제로 A연구원은 2011~2015년 소속 연구원이었던 B교수에게 10건·4430만원의 연구용역을, C교수에게 7건·2950만원의 용역을 각각 발주했다. D시설관리공단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를 수행한 경영평가위원에게 2015년 4100만원 규모의 ‘조직·인력진단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체 정책연구용역의 52.6%(1만 7876건)가 과제 이름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비공개 관행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2.9%(971건)는 무려 10년 동안 비공개 상태로 남아 있었다. 공직유관단체 용역의 84.5%가 연구목록과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지자체 자료 비공개 비율도 44.0%에 이르렀다. 공개 기준이 아예 없거나 계약방식, 계약금액, 연구자 정보 등 세부 계약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용역도 다수였다. 권익위는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공직유관단체에 수의계약 사유의 적절성 심사, 연구비 증빙·정산 제도화 등을 포함해 연구용역 관리규정을 정비하도록 권고했다. 또 경영평가 기간 전후 연구용역 수주를 제한하는 등 경영평가위원의 용역 수주에 대한 이해충돌 방지 기준도 마련하도록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지자체에 의견을 전달했다. 이 밖에 기관 홈페이지와 공개시스템에 연구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고 공개 가이드라인도 마련하도록 했다. 시·도교육청과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에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 지방공기업 경영정보공개시스템(클린아이)에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계약정보를 첫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대 중국 최고의 복잡계...거대하고 압도적인 시진핑 사상 ‘마인드 맵‘

    현대 중국 최고의 복잡계...거대하고 압도적인 시진핑 사상 ‘마인드 맵‘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가 지난 18일 위챗에 게재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을 그래픽으로 만든 ‘마인드 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각 분야별로 시 주석의 사상 학습을 통해 적극적으로 우상화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현 모습이다.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의 사상을 정리한 ‘마인드 맵’은 그래픽 규모 자체가 거대하고 압도적이다. 나무 가지 모양으로 형상화된 마인드 맵에는 시 주석의 핵심 사상 요소 30가지를 정리하고, 각 줄기마다 상세하게 내용을 기술한 하부 항목들이 덧붙어 수 많은 잔가지를 이룬다. 시 주석 사상 마인드 맵의 토대는 2050년 글로벌 초강대국 부상, 군 현대화, 빈곤 퇴치, 시장 개방 등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등장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제19차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을 개정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명기했고 올 3월 중국 헌법에도 시진핑 사상을 공식적으로 삽입했다. 시 주석의 사상이 법적으로 제도화된 후 중국 공산당은 정부 기관, 기업, 학교, 군 등 각 부문에서 시 사상을 전파하고 학습하는 열기를 일으켜 왔다. 최근에는 중국 후난방송이 저녁 황금시간대에 ‘신시대 시진핑 공부하기’라는 퀴즈쇼 프로그램까지 방송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하지만 인민일보가 게재한 마인드 맵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일단 너무 복잡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읽고 이해할 지 한 눈에 보기 어려울 정도도 거대하다는 점에서다. 이 마인드 맵을 만든 사람은 대단하지만 일반 대중이 이를 프린터로 출력해 숙독하며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SCMP도 “이 마인드맵이 시진핑 사상의 ‘지침서’로서 효율적일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광역자원순환센터 완전 지하화…“은평의 미래·환경 풍요롭게”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광역자원순환센터 완전 지하화…“은평의 미래·환경 풍요롭게”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별명은 ‘오뚝이’다. “구·시의원 시절부터 지금껏 한번도 편안히 일을 했던 적이 없다. 늘 힘든 사안을 해결하고 안 되는 것을 되게 했다”는 그의 말이 별명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요즘 은평구의 ‘뜨거운 감자’인 광역자원순환센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광역자원순환센터는 2023년 진관동에 세울 재활용 처리 시설로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서울신문과 만난 김 구청장은 “지금 추진하지 않으면 구 예산을 쓰레기 버리는 일에 다 투입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은평 구민의 살림과 복지, 환경, 미래를 풍요롭게 가꾸고 지키기 위한 시설인 만큼 주민들을 잘 설득해 예정대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확고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 100일간 구정을 펴온 소회는. -의원 시절에는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집행부가 해결책을 내놓게 했다. 구청장이 되니 전략적인 방어와 공격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체감하게 됐다. 구의 다양한 현안들이 50만 은평 구민을 위해 정말 필요한 일인지 판단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해 행정 수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정책 기획부터 완성까지 이끌어가는 역할이라 힘든 일도 많지만 매력도 크다. →현재 역점사업인 광역자원순환센터의 경우 일부 주민들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설이 필요한 이유는. -광역자원순환센터(진원동 76-40번지 일대 1만 8000㎡ 대지)를 세우려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구의 자체 폐기물 자립도가 34%에 불과해 언제라도 ‘쓰레기 대란’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012년 수도권매립지에서 환경부와 마찰을 이유로 우리 구의 쓰레기 반입을 거부했을 때나 지난 4월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로 이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마포구는 생활폐기물 소각장, 서대문구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인 반면, 광역자원순환센터는 물리적인 재활용품 처리 시설인 만큼 화학 처리나 소각만큼 건강을 해치는 환경 위험 요소가 없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처리 과정에서의 일부 악취나 폐수 등도 최신 설비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 →부지 변경 등 다른 대안은 없나. -우리 구의 폐기물 처리를 위해 2000년부터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곳이라 장소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지난해 인근 주민들이 당초 반지하에서 완전한 지하화로 건립해줄 것을 요구해 구청장 공약사항으로 지하화 시설로 짓고 그 위에 축구장, 배드민턴장, 족구장 등 주민들을 위한 생활체육시설(1만 2500㎡)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달 국무총리실 조정 과정에서도 환경부, 서울시, 고양시 등과 지하화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논의했다. 광역순환자원센터가 들어서면 마포구, 서대문구와 함께 폐기물 처리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돼 쓰레기 대란을 예방하는 동시에 3구 모두 쓰레기 처리 예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우리 구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경기 양주소각장의 경우에도 양주시에서 앞으로 도시를 키우면 우리 구의 쓰레기 반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라 마포구, 서대문구와의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부지 문제로 표류 중인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년간 공을 들여왔다. 곧 문학관 부지 선정 발표가 있을 거라고 해 유치를 위해 막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은평 구민 5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27만명이 유치가 필요하다는 서명을 했을 정도로 국립한국문학관은 구민 모두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시설이다. 은평구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일부 있는데 신분당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개통, 제2통일로 등이 완성되면 변방이던 은평은 통일시대의 새로운 상상기지로 중심에 서게 된다.→이와 관련, 수색역세권 개발로 은평을 남북 교류의 중심축으로 삼을 구상이라고. -은평구 녹번동의 옛 지명인 ‘양천리’에는 의주로 천리, 부산으로 천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은평이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입지임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동안 남북문제가 풀리지 않아 서북권에 대한 투자가 어려웠다. 하지만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수색역을 북한을 넘어 유럽으로 가는 서울의 관문, 대북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서울역, 용산역이 이미 포화상태라면 수색역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송이, 어패류, 광물, 철강 등이 서울로 들어올 때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내년 4월에 진관동에 들어서는 은평성모병원(지하 7층, 지상 17층, 병상 800여개 규모)은 대북 의료 전진기지로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평가를 받는 구청장이 되고 싶나. -일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주민들의 눈높이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이달 말 확정될 공약사업을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려 한다. 이를 통해 재정자립도 하위권에 있는 은평의 지역 경제를 살려 주민들에게 “역시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임기를 마치고서도 주민들과 차 한 잔 나누며 반갑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말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주민청원제 추진…구민 의견 정책 반영 제도화 민선 7기 구정철학·역점사업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주민이 주인인 은평’을 만든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에서 도입한 국민청원제도를 본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주민청원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주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은평정책연구소도 설립한다. 이는 민선 5·6기를 이끈 김우영 전 구청장의 구정 철학을 이어받은 것이다. 김 전 구청장은 예산 편성, 집행, 평가 등 전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은평형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했다. 이와 함께 주민 제안으로 탄생한 전국 최초의 공유 전용 시설 은평공유센터를 조성하는 등 주민이 행정의 주인공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주민과의 소통을 토대로 김 구청장은 구민 50만명의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도시 기반 시설을 촘촘히 늘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한다. 역점 사업으로는 수색역세권 개발, 광역순환자원센터 건립,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통일박물관·이호철 문학관 건립,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이 꼽힌다. 이를 통해 통일로에 있는 진관동, 경의선 철로가 있는 수색역을 양대 축으로 은평을 남북 화해 시대의 중심 도시로 만들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방해 MB 때부터 시작됐다니

    5·18 기념식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방해가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국가보훈처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재발방지위원회는 이 전 대통령이 참석한 2008년 28주년 기념식 이후 행진곡 제창에 대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부정적인 의견과 지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문건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노래 제창은 이듬해 29주년 행사부터 공식 식순에서 빠졌다. 지금까지는 노래 제창과 관련한 파행이 박근혜 정권 때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왔다. 제창 못하게 공연요소 넣은 치밀함까지 보훈처는 2011년 31주년 행사부터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정부 대표나 참석자들의 기립이나 제창을 막기 위해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2주년 공연 계획안에는 참석자들의 기립과 제창을 차단하기 위해 ‘첫 소절은 연주 및 무용만(2분), 둘째 소절은 합창(빠르게, 1분30초), 또는 전주(1분30초) 도입, 무용, 특수효과 등의 공연 요소를 추가하여 기립·제창의 시점을 잡을 수 없게 진행’하겠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3년 6월 27일 국회가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를 한 뒤에도 보훈처는 공정한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 구두나 전화로 의견을 물은 뒤 이 가운데 반대의견만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기념곡 찬성이 43%, 반대가 20%로 찬성이 반대의 두배를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찬성이 절반에 못미쳐 국민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또한 보훈처는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저지하기 위해 보훈단체의 2014년 4월 9일자 모 보수신문의 반대광고를 사전에 계획했으며, 기념곡 지정을 포함한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도 반대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1980년 5월 27일 최후 항쟁 과정에서 전남도청에서 최후를 맞이한 윤상원과 노동·야학 운동을 하다 1978년 사망한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이 창작의 계기가 됐다. 1981년 광주 운암동의 소설가 황석영씨의 자택에 김종률씨 등이 모인 가운데 오월항쟁을 추모하고 윤상원, 박기순의 영혼을 기리기 위한 창작 노래극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황씨는 백기완씨가 80년 서대문 구치소에서 지은 장시 ‘묏비나리’를 개작하여 노랫말을 만들고 김종률씨가 곡을 붙이면서 82년 노래가 완성됐다. 이 노래는 테이프로 녹음되어 대중에 배포되면서 급속히 시위 및 집회 현장 등에 확산됐다. 내년 5.18 기념식에는 지정곡되도록 법제화해야 1983~1997년 5·18 유공자유족회에서 추모제를 지낼 때 노래를 제창한 데 이어 1997년부터는 정부 주관 기념식 때 제창을 해오다가 이명박 정권 출범 이듬해부터 파행을 겪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2일 37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을 지시해 파행은 일단락됐다. 보훈처가 뒤늦게나마 ‘임을 위한 행진곡’의 파행 진상을 밝히고, 조사결과에 따라 기념곡 지정을 추진한다고 하니 만시지탄이지만 다행한 일이다.  현재 국회에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의 기념곡 지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보훈처는 내년 5·18 기념식에는 행진곡이 지정곡으로서 제창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회 또한 협력해야 한다. 만에 하나 법 개정이 야당 반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행령 제정을 통해 기념곡 지정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장기기증 첫 감소…기증 반대하는 가족들

    장기기증 첫 감소…기증 반대하는 가족들

    몰염치 행태·제도 미비로 부정적 여론기증 가족 동의율 51%→42%로 급감고령화·외과의사 부족 문제도 떠올라 해마다 늘어났던 장기기증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전에 안구 기증을 약속하고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등 유명인들의 고귀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기증자 시신을 방치한 일부 몰염치한 병원의 행태와 제도 미비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급속히 확산된 게 영향을 끼쳤다. 9일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 원장이 대한이식학회에 제출한 ‘국내 장기기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장기기증자 수는 2000년 52명에서 2012년 409명으로 8배가 됐다. 2013년 416명, 2014년 446명, 2015년 501명, 2016년 573명으로 해마다 늘다가 지난해 515명으로 처음으로 기증자가 급감했다. KODA에 보고된 전체 뇌사자 중 의학적 적합 환자 비율은 2015년 60.6%, 2016년 61.1%, 지난해 76.4%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가족 등의 ‘기증 동의율’은 2015년 50.8%, 2016년 51.3%로 늘었다가 지난해 42.0%로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한 기증자의 사례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뇌사자가 된 허모(24)군의 장기이식 절차를 끝낸 뒤 병원 측이 유족에게 “직접 시신을 수습하라”고 떠넘긴 것이다. 큰 비난 여론이 일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다. 뇌사기증자 관리전문병원 36곳, KODA 협약병원 47곳 등 장기이식 전문기관이 83곳에 이르지만 여전히 일부 병원은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법적으로 통일된 장례 지원서비스가 마련돼 있지 않다. 심지어 병원과 관계없는 별도의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이송할 땐 분쟁이 생길 소지도 있다. 따라서 통일된 장례 절차와 유가족 서비스를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기증자 유족에게 장례비 명목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을 기존 18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두 배 인상했지만 제도적 허점은 여전하다. 조 원장은 “의료진은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 되고, 괴로운 기증 결정을 해 준 가족들에게 최선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기증 여건은 앞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고령화다. 장기기증자의 평균 연령은 2013년 44.5세에서 지난해 48.2세로 높아졌다. 나이가 많아지면 기증 가능한 장기가 제한적이고 이식에 실패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식 전문인력 확보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병원 근무시간 이후나 주말, 공휴일에 뇌사 판정을 하거나 장기적출 수술을 하는 비율이 지난해 40.2%나 돼 의료진은 늘 격무에 시달린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에선 뇌사 상태에서만 장기기증이 가능해 심정지 상태에서의 장기 적출은 ‘뇌사진단 중 심정지 발생 환자’를 제외하면 불가능하다”며 “선진국처럼 심정지 환자의 장기기증을 합법화하려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민의 54%가 ‘장기·조직 희망카드’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희망자가 4%에 그친다. 조 원장은 “본인이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는데도 뇌사가 됐을 때 가족이 반대하면 기증할 수 없다”며 “본인의 고귀한 의사를 존중할 수 있는 법규와 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증자 예우 논란 후폭풍…장기기증자 17년 만에 줄었다

    기증자 예우 논란 후폭풍…장기기증자 17년 만에 줄었다

    몰염치 행태·제도 미비로 부정적 여론 기증 가족 동의율 51%→42%로 급감 고령화·외과의사 부족 문제도 떠올라 해마다 늘어났던 장기기증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전에 안구 기증을 약속하고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등 유명인들의 고귀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기증자 시신을 방치한 일부 몰염치한 병원의 행태와 제도 미비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급속히 확산된 게 영향을 끼쳤다. 9일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 원장이 대한이식학회에 제출한 ‘국내 장기기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장기기증자 수는 2000년 52명에서 2012년 409명으로 8배가 됐다. 2013년 416명, 2014년 446명, 2015년 501명, 2016년 573명으로 해마다 늘다가 지난해 515명으로 처음으로 기증자가 급감했다. KODA에 보고된 전체 뇌사자 중 의학적 적합 환자 비율은 2015년 60.6%, 2016년 61.1%, 지난해 76.4%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가족 등의 ‘기증 동의율’은 2015년 50.8%, 2016년 51.3%로 늘었다가 지난해 42.0%로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한 기증자의 사례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뇌사자가 된 허모(24)군의 장기이식 절차를 끝낸 뒤 병원 측이 유족에게 “직접 시신을 수습하라”고 떠넘긴 것이다. 큰 비난 여론이 일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다. 뇌사기증자 관리전문병원 36곳, KODA 협약병원 47곳 등 장기이식 전문기관이 83곳에 이르지만 여전히 일부 병원은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법적으로 통일된 장례 지원서비스가 마련돼 있지 않다. 심지어 병원과 관계없는 별도의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이송할 땐 분쟁이 생길 소지도 있다. 따라서 통일된 장례 절차와 유가족 서비스를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기증자 유족에게 장례비 명목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을 기존 18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두 배 인상했지만 제도적 허점은 여전하다. 조 원장은 “의료진은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 되고, 괴로운 기증 결정을 해 준 가족들에게 최선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기증 여건은 앞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고령화다. 장기기증자의 평균 연령은 2013년 44.5세에서 지난해 48.2세로 높아졌다. 나이가 많아지면 기증 가능한 장기가 제한적이고 이식에 실패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식 전문인력 확보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병원 근무시간 이후나 주말, 공휴일에 뇌사 판정을 하거나 장기적출 수술을 하는 비율이 지난해 40.2%나 돼 의료진은 늘 격무에 시달린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에선 뇌사 상태에서만 장기기증이 가능해 심정지 상태에서의 장기 적출은 ‘뇌사진단 중 심정지 발생 환자’를 제외하면 불가능하다”며 “선진국처럼 심정지 환자의 장기기증을 합법화하려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민의 54%가 ‘장기·조직 희망카드’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희망자가 4%에 그친다. 조 원장은 “본인이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는데도 뇌사가 됐을 때 가족이 반대하면 기증할 수 없다”며 “본인의 고귀한 의사를 존중할 수 있는 법규와 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싱글맘들 “양육비 안주는 건 아동학대…‘나쁜 아빠’ 대신 국가가 내라”

    싱글맘들 “양육비 안주는 건 아동학대…‘나쁜 아빠’ 대신 국가가 내라”

    “남편이 연락을 끊고 재산을 숨기면 양육비 소송에서 이겨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12년 간 혼자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정유정씨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양육비 구상권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고 지내던 남편이 소득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어느날 갑자기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탈락했다”면서 “이후 양육비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지금까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한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양육비해결모임’ 이 주최했다. 이날 국회 앞에 모인 여성 20여명은 양육비 지급에 국가가 적극 개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것은 아동학대”라면서 “국가가 고액 상습 체납자를 잡듯이 이들에게도 강제력을 동원해서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참가자는 “전 남편이 주소를 허위로 등록하고 연락도 닿지 않아 20년간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면서 “양육비 지급 소송에서 이겨도 고의적으로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받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문 대통령의 공약인 양육비 대지급제를 시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육비 대지급제는 정부가 양육자에게 먼저 양육비를 지급한 후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소득에서 원천징수 하는 제도다. 지난 대선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독일, 덴마크 등 일부 선진국이 시행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이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미혼모를 위한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21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당시 청와대는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2004년 이후 꾸준히 관련 법이 발의됐으나 재정부담 때문에 제도화되지 못했다”면서 “자녀양육비 지원을 늘릴 뿐 아니라 자립을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양육비해결모임 회원들은 9일부터 양육비 대지급제 관련법 제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국회 앞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재명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시동...국회토론회 열려

    이재명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시동...국회토론회 열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부동산투기와 경제문제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위한 실행방안을 놓고 8일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해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을 골자로 한 제도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에서 “국토보유세를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만들어 국민에게 돌려주면 큰 저항 없이 제도를 확대할 수 있다”며 “지방세법에 국토보유세를 만들고 광역지자체에 위임하면 현행 헌법 아래서도 시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재산가치가 소모되고 수익도 없는 자동차는 보유세로 연간 2%를 내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토지의 보유세는 자동차세의 7분의 1에 불과하다”며 “소수의 부동산 소유자들이 정책 결정에 집중적으로 관여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고위공직자의 주식백지신탁을 예로 들며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공직자에게는 부동산백지신탁제도 도입도 논의해 볼 만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정성호 국회의원은 “부동산 불패신화, 아파트값 급등을 해결할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토보유세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 시행된다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할 만한 가치가 있다. 논의를 통해 제도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 ‘국토보유세 실행방안’을 주제 발표한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국토보유세는 비과세, 감면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모든 토지에 과세해야 한다”며 “조세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 세수를 모든 국민에게 n분의 1로 제공하는 토지배당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남 소장은 “2012년 과세표준을 토대로 올해 국토보유세 수입을 추정한 결과 약 17조 5460억원이 된다”며 “종합부동산세 폐지로 인한 세수 감소 2조원을 빼고도 약 15조 5000억원의 세수증가가 발생해 국민 1인당 연간 30만원 정도의 토지배당을 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유자산과 기본소득’ 주제발표에서 “국토보유세 부과의 일차적인 목적은 집값 안정이 아니라 주거비 감소, 기업 장려활동, 창업 증대에 있다”며 “토지배당은 공유자산의 소유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배당을 받는다는 뜻으로 복지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유자산과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기본소득의 권리는 모든 사람이 공유자산의 공동소유자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데 토지는 인류의 공유자산이므로 토지로부터 발생하는 지대를 환수하자는 논의는 예전부터 있었다”며 “기본소득은 중산층 확대, 저소득층의 노동 유인, 복지재원 확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토보유세 부과의 1차적인 목적은 집값 안정이 아니라 불로소득을 환수해 주거비 감소, 기업 장려활동, 창업 증대에 있다”며 “토지배당은 공유자산의 소유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배당을 받는다는 뜻으로 복지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 좌장은 이정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과표연구센터장,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부국장, 김진엽 전민주당 수석전문위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한국인의 사회적 DNA’ 시험…사회적 지위의 세습은 아닐까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한국인의 사회적 DNA’ 시험…사회적 지위의 세습은 아닐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일 2018학년도 수능 성적 평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과 재수생이 강세였다. 대도시 학교, 그중 사립 학교들의 강세도 여전했다. 그러고 보니 2019학년도 수능이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조바심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숨죽이며 살고 있다. 수능은 대표선수일 뿐 대한민국은 각종 시험으로 점철된 공간이다. 어려서부터 각종 시험을 거쳐야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었기에 한국인들에게 시험은 일상이었다. ‘시험국민의 탄생’의 저자 이경숙은 시험이 “한국인의 사회적 DNA”라고 강조한다. 때론 시험에서 인생의 희망을 찾았고, 그 희망이 좌절로 바뀌는 경험도 해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불공정한 세상에서 시험을 통해 그나마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에는 간혹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젠 이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적 불평등이 가속화되면서 시험마저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고려 광종이 과거제를 도입할 때만 해도, 가문의 배경 없는 신진 세력을 등용하기 위한 개혁 정책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를 중심으로 하나의 교육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시험이 응시자들의 사고를 통일시키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모든 답이 유학 경전으로만 수렴되었다. 과거는 신분제를 공고히 하는 기제였고, 유학사상의 한계 속에 스스로와 사회를 가둘 뿐이었다. 과거는 느슨하지만 강력한 통치 방식이었다. 외세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았던 만큼 각종 외국어는 이 땅에서 권력의 핵심에 들어가는, 아니 권력에 기생하는 훌륭한 장치였다. 일제시대에는 일어, 해방 후에는 영어 만능시대였다. 미군정이 시작되고 영어는 ‘시대정신’이 되었는데, 새롭고 개방적이고 과학적이고 민주적인 정신으로까지 칭송받았다. 무엇보다 출세의 정신이기도 했다. 오늘날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영어야말로 우리 시대의 최고 경쟁력이라는 믿음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시험은 서열주의를 강화한다. 서열주의를 정당화하는 논리의 바탕에는 ‘능력주의’가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출세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능력주의와 결합한 서열은 개인에게 무한대의 투자와 노력을 강요한다. 어렵게 획득한 서열인 만큼 서열 붕괴에 대한 두려움도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 대목이 저자가 왜 우리 사회가 시험에 이토록 집착하는지 묻는 이유 중 하나다. 책은 딱딱한 사회적 함의만 나열하지 않는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도 커닝이 있었다는 사실, 그 명칭이 ‘방망이질’이라는 이야기, 1930년대부터 객관식 시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성적표 조작이 동서고금의 흔한 일이라는 것도 알려준다.저자는 시험이 한 개인의 진로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얼개를 만들고 바꿔왔다”고 말한다. 좋은 것도 많지만 ‘사회적 지위의 세습’과 같은 나쁜 것들도 제법 많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원하는 곳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선발이 부의 대물림 통로가 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시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다면, 고쳐 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험국민의 탄생’에서 그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어 보인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글로벌 In&Out]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은 4월 판문점 회담만큼이나 역사적 회담이었다. 판문점 회담에서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 평양 회담은 한발 더 나아가 비핵화라는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미국에 세일즈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기회에 거는 문재인 정권의 남다른 의욕이 보였고, 김정은 정권도 남북 협조를 최대한 연출했다.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에 의해 실질적으로 남북은 ‘종전선언’뿐 아니라 ‘부전(不戰) 선언’까지 내디딘 형국이 됐다.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비약적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남북이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이 따라오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북한이 개발해 둔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정은 자신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명언한 의미는 크다. 미래의 핵개발 중단 자세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현재 핵무기 리스트의 신고, 폐기 일정에 관해서는 이번에도 언급이 없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볼 때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단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는 북·미 협상에 맡기게 됐다. 일본에선 납치 문제에 관한 북·일 상호 불신 등으로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또 한국 외교에 대한 과소 평가와 북한 외교에 대한 과대 평가가 존재한다. “북한은 한국을 이용해 트럼프에게 접근하고, 나아가 트럼프를 이용해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 다시 말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일본도 그런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초조해져서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신중론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에 대한 평가도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비판적 견해로 기울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한국의 보도를 보면 일본의 신중론에는 주목하지 않고 일본도 한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논조가 지배적인 것 같다. 나는 외국의 비판적 견해가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문재인 정권이 북·미 군사 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북·미를 설득한 것은 합당하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관찰하는 일본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명확한데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앞질러 간 인상을 주었다. 남북 협조의 연출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주변국에 어떤 인상을 주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의 집권 기반이 견고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집권 기간 내에 비핵화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는 한국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포스트 트럼프 정권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일 관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래 아베를 지지하는 우파 보수층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며 아베에게도 서두르지 말라고 권고한다. 오히려 아베의 비판세력이 과감한 대북 정책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비핵화 이후를 내다보고 대북 정책에 관한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없이 일본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남북 공동의 비핵화 프로젝트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지, 문재인 정권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은 4월 판문점 회담만큼이나 역사적 회담이었다. 판문점 회담에서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 평양 회담은 한발 더 나아가 비핵화라는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미국에 세일즈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기회에 거는 문재인 정권의 남다른 의욕이 보였고, 김정은 정권도 남북 협조를 최대한 연출했다.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에 의해 실질적으로 남북은 ‘종전선언’뿐 아니라 ‘부전(不戰) 선언’까지 내디딘 형국이 됐다.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비약적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남북이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이 따라오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이 개발해 둔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정은 자신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명언한 의미는 크다. 미래의 핵개발 중단 자세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현재 핵무기 리스트의 신고, 폐기 일정에 관해서는 이번에도 언급이 없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볼 때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단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는 북·미 협상에 맡기게 됐다. 일본에선 납치 문제에 관한 북·일 상호 불신 등으로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또 한국 외교에 대한 과소 평가와 북한 외교에 대한 과대 평가가 존재한다. “북한은 한국을 이용해 트럼프에게 접근하고, 나아가 트럼프를 이용해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 다시 말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일본도 그런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초조해져서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신중론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에 대한 평가도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비판적 견해로 기울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한국의 보도를 보면 일본의 신중론에는 주목하지 않고 일본도 한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논조가 지배적인 것 같다. 나는 외국의 비판적 견해가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문재인 정권이 북·미 군사 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북·미를 설득한 것은 합당하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관찰하는 일본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명확한데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앞질러 간 인상을 주었다. 남북 협조의 연출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주변국에 어떤 인상을 주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의 집권 기반이 견고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집권 기간 내에 비핵화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는 한국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포스트 트럼프 정권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일 관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래 아베를 지지하는 우파 보수층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며 아베에게도 서두르지 말라고 권고한다. 오히려 아베의 비판세력이 과감한 대북 정책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비핵화 이후를 내다보고 대북 정책에 관한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없이 일본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남북 공동의 비핵화 프로젝트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지, 문재인 정권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 광명시 시정혁신위, 민관협치 활성화 기본조례 제정 등 15건 혁신과제 제시 성과

    광명시 시정혁신위, 민관협치 활성화 기본조례 제정 등 15건 혁신과제 제시 성과

    경기 광명시가 50명 시민대표로 운영했던 ‘광명시 시정혁신위원회’가 민선7기 시정로드맵을 제시하는 첫 성과를 냈다. 광명시 혁신위는 지난 28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그동안 활동 결과를 담은 공약사항 의견제시서와 정책제안서를 박승원 시장에게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민선7기 지방정부 출범과 함께 주요 이슈인 민·관협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한 모범적 사례로 평가된다. 혁신위가 전달한 정책제안서에는 민관협치 활성화 기본 조례 제정을 비롯해 광명시민정치교육원 설립, 청년기본조례 개정 및 시장직속 청년위원회 설치, (가칭) 일자리산업진흥원 설립, 의료복합산업단지 유치 추진, 예술인 창작촌, 공공급식지원센터 등 15건의 혁신과제가 담겼다. 박 시장은 이날 전달받은 최종 제안을 의결한 뒤 “오늘 의결한 최종 정책은 담당부서로부터 향후 구체적인 추진계획서를 받아 반드시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8월 13일 출범한 혁신위는 40일간 4개 분과로 나뉘어 공약 113건과 현안 18건 등 131건의 정책을 점검했다. 모두 42차례에 걸쳐 부서 협의와 검토 회의를 진행했다. 전문가 토론회와 포럼 개최, 현장 실사까지 숨 가쁘게 일정을 소화했다. 박 시장은 “시민의 시정참여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정책입안부터 집행·평가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원탁회의 조례를 통해 숙의민주주의 과정을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혁신위 활동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일 ‘광명시민 500인 원탁토론회’를 열고 보다 많은 시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날 500인 시민이 결정한 정책의 방향과 우선순위는 민선7기 4년 시정에 적극 반영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남북 간 군비통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남북 간 군비통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판문점 선언’(4월 27일)은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북한이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한 것은 이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요구한 안보위협의 해소와 체제안전의 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은 북한뿐 아니라 한국의 안보에도 필수적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 간 군비통제 없이는 불가능하다.이에 따라 9월 19일 남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이행 합의서’를 채택해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서 말한 ‘실천적 조치들’이란 남북 간 군비통제 조치들의 다른 표현이다. 군비통제의 목적은 국가 간 전쟁 가능성의 축소, 전쟁 발발 시 인적·물적 피해의 감소, 국방비 절감 등에 있다. 군비통제는 군사적 균형을 안정화하고 제도화함으로써 무모한 군비경쟁을 억제하고 군사적 충돌과 전쟁의 위험을 줄인다. 군비통제는 정치적 신뢰 구축, 군사적 신뢰 구축, 운용적 군비통제, 구조적 군비통제 순으로 신뢰를 쌓아 가면서 진행되지만, 쌍방의 신뢰가 높아지면 동시·병행해 추진될 수도 있다. 군비통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검증이다. 정치적·군사적 신뢰 구축은 ‘판문점 선언’ 1조에서 정치적 신뢰 구축 방안을, 2조에서 군사적 신뢰 구축 방안을 포괄적으로 합의해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군사분야 이행 합의서’에서는 직통전화 설치,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공동 유해 발굴 등 보다 구체적인 신뢰 구축 방안에 합의했다. 운용적 군비통제는 군사적 안정과 상호억제력 확보, 대규모 부대 이동과 군사연습의 통보, 군사훈련 참관인의 교환, 군 인사 교류 및 정보 교환 등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한다. 이를 위해 이번 ‘군사분야 이행 합의서’에 지상·해상·공중 적대행위 중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공동 작전수행 절차, 비무장지대 내 GP 시범철수,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등을 포함시킨 것은 큰 진전이다. 이로써 남북은 군사적 신뢰 구축 단계에서 초보적 군비통제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구조적 군비통제는 무기체계와 병력의 통제, 대량살상무기와 공격 능력의 제거, 병력과 장비의 축소, 역내 평화안전협의체 구축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번 ‘군사분야 이행 합의서’에는 이러한 구조적 군비통제 조치들은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기 때문에 이는 시간문제다. 군비통제에서 감시·사찰·검증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번 ‘군사분야 이행 합의서’ 일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우수한 정보기술과 능력으로 해소할 수 있다. 군비통제의 성공 여부는 군비통제 조치보다는 군사적 문제를 풀고자 하는 의지에 달려 있다. 그동안 남북 분단을 구속해 온 냉전과 대립의 의식구조를 타파하려는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과 이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남북 사이 군비통제의 진전을 기반으로 평화체제 구축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적당한 시점에 법적·제도적 장치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 남북의 평화협정은 북·미 관계 정상화와 같이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시점에 동시에 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화체제의 구축은 단순히 평화협정의 체결로 끝나지 않는다. 평화체제의 구축은 냉전질서를 타파하고 평화질서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수준 높은 평화질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응한 수준의 군비통제와 감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군비통제와 평화체제는 수레의 두 바퀴처럼 동시·병행적으로 진전한다. 군비통제 없는 평화체제 구축은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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