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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묻혀진 이슈

    2005년 묻혀진 이슈

    2005년 한해를 보내면서 좀 더 관심있게 집중 보도했어야 할 ‘묻혀진 이슈’는 없었을까. 지면의 제약에다 ‘새로우면서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뉴스를 찾다 보면 정작 독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슈가 가려지거나 묻히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은 올 한해를 마감하면서 그동안 미처 부각하지 못했거나 외면했던 대표적인 이슈 3가지를 간추려 돌아본다. ■ 1. 파키스탄 대지진 지난 10월8일 발생한 파키스탄 지진 소식이 서울신문 지면에서 사라진 것은 참사 2주째를 하루 앞둔 21일이었다. 구호단체들의 호소는 판에 박힌 것으로 치부되고 지지부진한 구조 작업은 새 뉴스를 전해야 하는 강박감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말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동남아시아 5개국의 참상과 겹쳐 보인 점,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의 치부가 드러난 것과 같은 사회적 의미가 미미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파키스탄의 참상은 으레 되풀이되는 재난쯤으로 여겨졌다. 우리의 관심이 멀어진 사이 희생자는 참사 직후 추산됐던 4만명의 갑절에 가까운 7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인도령 카슈미르의 1400명이 포함된 숫자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8만 7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7일 웨스트 프런티어주 만세라의 난민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4명의 어린이 등 7명이 몰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를 보도한 국내 신문은 찾기 힘들었다. 특히 인도와 국경 지대인 카슈미르에 12월 평균 1.5m, 내년 1월 2.4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추정되고 예년보다 훨씬 낮은 섭씨 영하 20도의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거듭된 ‘제2의 재앙’ 경고도 국내 언론의 눈과 귀를 붙들어매지는 못했다. 더욱이 이 지역의 눈은 4월은 돼야 녹는다. 지난달 28일 첫 눈이 내린 뒤 8명이 얼어죽고 700명 이상이 감기와 폐렴, 저체온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에 더해 동상, 피부병, 전염병 등으로 인한 어린이 희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행히 WHO 등이 어린이 40만명에게 예방접종을 마쳐 이같은 우려를 조금은 덜었다. 그러나 40곳의 난민 캠프에 의탁하고 있는 350만명의 이재민들은 쏟아지는 눈을 피할 만한 변변한 텐트 하나 없이 겨울을 맞았다. WHO는 지금까지 제공된 구호물품은 텐트 2만개와 담요 32만장으로 집계했지만, 이들 텐트의 90% 이상이 한파를 견뎌낼 수 없는 것으로 파악돼 구호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식량 공수도 문제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450만명 가량이 구호단체가 제공하는 식량으로 갸날픈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자선기구가 내놓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62억달러로 당초 구호기구가 호소한 금액을 훨씬 넘어섰지만, 문제는 내년 1월 이후 쓸 재원이 바닥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헬리콥터를 띄워 오지의 이재민들에게 식량을 공수하려면 7000만달러의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구호 관계자들은 호소한다. 파키스탄의 재난구호를 총괄하고 있는 파루크 아마드 대장은 지난 18일 테드 터너 CNN 창립자 등에게 겨울을 견뎌내려면 200만개의 담요가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해가 바뀌더라도 파키스탄의 참상에 눈귀를 기울여볼 일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 요르단강 서안 장벽 지난 8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철거하는 이스라엘 불도저들의 굉음에 파묻힌 것은 정착민들의 절규만은 아니었다. 정착촌 철거가 두 민족의 분규를 끝내기 위한 아리엘 샤론 총리의 ‘역사적 결단’으로 여겨지는 사이 이스라엘은 2002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에 쌓고 있는 보안장벽 건설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6월 국제사법재판소의 ‘국제법 위반’ 판결도 한낱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서구 언론의 시각을 그대로 좇은 국내 언론은 이스라엘의 ‘반칙’을 제대로 부각시키지도, 이슈화하지도 못했다. 지난 14일 사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서안지구 정착촌에 290여 가구가 이주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는 미국이 지원하는 중동평화 로드맵에 엄연히 규정된 신규 이주 동결 원칙을 어긴 것이다. 반칙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잠입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샤론 정부는 2002년 6월부터 장벽을 건설하기 시작, 지난 9월까지 총 연장 670㎞의 절반 가까이를 완성했다. 높이 5m의 콘크리트벽 한쪽에는 철조망이, 다른 쪽에는 깊이 2m의 도랑이 파여졌다. 전자 감응장치와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 탐지로가 설치됐다. 약 8.5㎞ 구간은 무려 8m 높이의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쳐진다.1㎞를 건설하는 데 200만달러(2억여원)가 든다. 더욱 큰 문제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가르는 국경인 ‘그린 라인’을 무시했다는 데 있다. 일부에서 요르단강 서안 쪽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고립화시켰다. 지난 2월 샤론 내각이 노선을 약간 변경하긴 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땅 6∼8%를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 존 더가드 유엔인권판무관은 2003년 9월 제출한 보고서에서 “장벽과 이스라엘 사이에 거주하는 21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공공서비스, 학교, 작업장에서 격리되기 때문에 난민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일방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뜨뜻미지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이 장벽은 어디까지나 보안상으로만 기능해야 하며 영구적인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어선 안된다. 테러에 가담하지 않는 팔레스타인인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보안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구두선에 그쳤다. 팔레스타인은 또다른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일방주의는 팔레스타인의 고립감을 부추겨 원치 않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당장 내년 1월25일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마무드 아바스 총리가 이끄는 파타당이 무장세력 하마스에게 권좌를 내줄 경우, 중동평화는 험한 도전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하마스는 지난 15일 서안지역 지방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조를 드러낸 바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3. 유럽연합 통합 |파리 함혜리특파원|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경제력을 갖춘 ‘유럽합중국’의 등장은 그 자체가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지난 5·6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유럽연합(EU) 헌법이 부결되면서 지금껏 중단 없이 달려온 통합기관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후 EU 통합 관련 기사는 ‘푸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정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인도 등에 밀린 측면도 있지만,EU 통합 자체가 너무 오랫동안 지루하게 진행돼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U 정상들은 지난 6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EU헌법조약의 비준이 부결된 뒤 비준일정을 연기한 채 ‘숙고기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회 헌법위원회는 ‘사망선고’를 받은 유럽헌법을 회생시키기 위해 지난 9월 첫 협의를 갖고 다양한 회생방안을 제시했다. 자유당 그룹의 앤드루 더프(영국) 의원은 숙고기간 중 기존 헌법조약을 일부 수정, 새로운 EU헌법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녹색당의 보겐후버(오스트리아) 의원은 2009년까지 새로운 EU헌법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민당 그룹의 알렉산더 스터브(핀란드) 의원은 주요국의 선거 일정이 마무리되는 2007년 헌법조약의 수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거쳐 2008년 헌법조약 수정,2009년 비준절차를 취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사회당의 카를로스 카르네로(스페인) 의원은 숙고기간 중 논의된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07년 말 유럽의회가 각국 의회와 공동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헌법조약 개정방향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EU 전체 차원의 국민투표를 2009년 6월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이같은 논의가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다수 유럽의회 의원들이 2009년을 EU헌법조약 완료시한으로 상정한 점,EU헌법조약을 수정하자는 의견이 개진된 점으로 미뤄 향후 EU 내 헌법조약 처리에 대한 논의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헌법에 대한 논의는 독일이 순번제 의장국을 맡는 내년 상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와 관련,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브뤼셀을 방문해 EU집행위 및 유럽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뒤 “유럽은 헌법을 필요로 한다. 헌법을 포기해선 안된다.”며 헌법비준의 부활을 시도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메르켈 총리는 국제사회 ‘데뷔무대’였던 EU정상회의에서 2007∼2013년 EU 예산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영국과 프랑스, 신·구 회원국들간을 설득, 타결을 이끌어냄으로써 균형잡힌 ‘중재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세를 몰아 유럽헌법 문제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otus@seoul.co.kr
  • [사설] 대구 화재참사는 人災다

    대구 수성구의 ‘목욕탕 폭발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고 48명이 크게 다쳤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후진국형 안전사고로 고귀한 인명의 희생이 언제까지 되풀이되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경찰이 아직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이나 지금까지 수사 결과로는 지하 1층 기름탱크실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더구나 사고 건물은 도심 재개발로 철거 예정이어서 누구 하나 책임지고 관리할 사람이 없었다니 애초부터 안전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경찰의 정밀감정을 통해 조만간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찰수사와 감식, 목격자 및 세입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할 때 시설관리 소홀 등 안전불감증이 부른 ‘예고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더라도 수사의 핵심 대상인 목욕탕 주인 부부가 숨졌고, 건물 관리책임자 또한 명확하지 않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도 문제다. 건물에 대한 화재보험도 이미 1년 전에 해지돼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니 큰일이다. 관할 구청이나 소방당국도 안전문제를 간과한 행정적 책임이 없는지 철저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다. 당국의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서만도 전국에서 2만 10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단순 폭발사고도 42건에 이른다. 이에 따른 인명피해도 커서 310명이 생명을 잃었다. 대부분의 화재·폭발사고는 안전점검 소홀이나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이다. 이번 대구의 사고처럼 위험에 노출된 건물이나 주택은 주변에 하나둘이 아니다. 평범한 교훈이겠으나 당국의 철저한 점검과 국민의 높은 안전의식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똑같은 원인에 의한 똑같은 사고의 반복은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이다.
  • 北도 여풍?…장관급 회담 女3인방 ‘눈에 띄네’

    北도 여풍?…장관급 회담 女3인방 ‘눈에 띄네’

    여성들이 남북 당국간회담에서 주역으로 활약할 날이 머지않은 걸까. 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에 여성 3명이 포함돼 있어 화제다. 다소 칙칙한 검은색 양복이 지배해 온 회담장에 불쑥 등장한 화사한 여성 정장들은 선명한 보색(補色)적 미학만으로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민간급 교류에서 북측 여성들이 활동한 적은 있었지만 ‘딱딱한’ 장관급회담에 나타나기는 처음이다. 21일 흰색 정장을 곱게 차려 입고 인천국제공항을 빠져 나온 김성혜씨는 1960년대생으로 떠오르는 ‘대남일꾼’이다.2003년 제주도 민족평화축전 때부터 등장, 적십자회담과 올해 6·15 통일대축전 실무대표를 잇따라 맡으면서 낯설지 않은 얼굴이 됐다. 조평통 참사로 알려진 김 대표의 회담 역할은 ‘수행원’으로, 뒷자리에 배석한다. 우리측은 김씨를 배려해 여성 가이드를 붙였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매무새는 곱지만, 북측 입장을 설명할 때는 자기 주장이 아주 확실하다.”고 말했다. 꽃분홍색 정장 차림으로 눈길을 끈 김영희씨는 30대 중반에 내각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김성혜씨보다 직급이 낮은 보장성원(지원인력)으로 참가했다. 북한의 엘리트 코스인 김일성종합대 공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지난달 개성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과 금강산 남북청년 상봉에 얼굴을 드러내는 등 최근 급부상한 인물이다. 김씨는 갸름한 얼굴에 조근조근한 말투로 우리측 남성 관계자들한테 인기가 많다. 북측 기자단의 홍일점인 노금순씨도 시선을 끈다. 조총련 소속의 재일교포 3세인 노씨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평양 주재 사진기자로 4개월째 활동하고 있다.20대 중반의 노씨는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매번 검은색 정장에 흰색 스니커스를 신고 카메라를 ‘조준’한다. 반면 우리측은 윤미량(45) 남북회담사무국 회담 1과장이 유일 여성 지원인력으로 참여하고 있어 수적으로는 열세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젊은 여성들을 회담일꾼으로 본격 육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다른생각’으로 세상 바꾸는 한국의 에디슨들

    ‘다른생각’으로 세상 바꾸는 한국의 에디슨들

    “재원이형, 이번엔 휴대전화 버그를 방지하는 프로그램이 어떨까 한데요….” “자료 모으기가 어렵지 않을까?” “그래도 소비자들의 의견과 대학 연구를 참고하면 가능하겠는걸.” 발명의 날을 하루 앞둔 18일 오후. 서울 방이동 보성고등학교 본관 3층 보성고 발명반 교실 벽면에는 ‘TD’라는 조그만 액자가 걸려 있다.‘Think Differently.’‘다른 생각, 창의적인 사고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뜻으로 이들의 신조다. 이날 모임은 6월 산업기술체험캠프에 출품할 발명품의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자리다.5평 남짓한 교실 안은 6명의 발명반 회원들이 내뿜는 열기로 한창 달아올라 있다. 이들은 이공계 기피의 현실에서 즐겁게 ‘과학 한국’의 싹을 뿌리는 미래의 ‘에디슨’들이다. ●1~3학년 50여명 ‘자전거 보관소’’등 특허 잇따라 보성고 발명반이 생긴 것은 2002년. 겨우 5년째다. 그러나 발명 성과만 따지면 이미 물이 오른 ‘청춘’이다. 지금까지 수상한 개인상만 해도 대통령상 1개, 장관상 27개 등 모두 220여건. 지난해 39회 발명의 날과 제4회 대한민국 청소년 동아리 경진대회에서도 우수 단체상을 휩쓸었다. 대통령 과학 장학생 등 십여명의 발명 장학생을 배출했다. 현재 1학년부터 3학년까지 50여명의 학생들이 내일의 발명가를 꿈꾸고 있다. 이들은 ‘실용성’을 강조한다. 상상이 아닌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바꾸는 발명품을 만들겠다는 뜻이다.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직후 나온 ‘책가방 속 방독면’을 비롯해 ‘편리한 자전거 보관소’‘Y백’ 등 지금껏 수상했던 발명품들이 그 증거다. ●발명은 봉사의 또 다른 실천 보성고 발명반의 리더는 3학년 나재원(18·거여동)군. 지난해 ‘광우병에 관한 연구와 간편 진단 방법의 모색’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 경진대회 생화학 부문에서 1등상을 받았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인텔 국제과학 기술 경진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누수 방지용 캔뚜껑’으로 실용신안 등록까지 마쳐 발명가 대열에 들어섰다. 3학년 윤호근(18·오륜동)군의 작품은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올해 2월 열린 산업기술체험캠프에 제출한 ‘젖은 우산 건조기’는 서울대생들이 직접 제작에 나섰다. 같은 학년 권민재(18·오륜동)군도 ‘상의걸이 겸 바지걸이’로 특허를 받았다. 이들은 이웃 사랑도 실천하고 있다. 호근군은 보성고 농활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강동구 고덕동 서울종합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을 위한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호근군은 “발명은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면에서 봉사의 또 다른 실천”이라며 밝게 웃었다. ●아이디어 많지만 제작비와 입시가 큰 부담 발명은 일종의 과학적 창조다. 이들이 발명에 매달리는 것도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든다는 ‘쾌감’ 때문이다. 재원군은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고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돈’ 문제다. 웬만한 발명품 하나를 만드는 데도 100만원이 넘게 든다. 또 다른 어려움은 ‘입시 지옥’이다. 발명도 잘하면서 공부도 잘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모님한테 ‘공부는 안 하고 쓸 데 없는 짓만 한다.’고 꾸중 듣기 일쑤다. 발명 특기자 전형의 문도 좁아지고 있다. 민재군은 “하는 만큼 나오는 공부보다 재능과 운도 따라야 하는 발명이 훨씬 어렵다.”면서 “사회는 창의성을 중시한다면서 정작 발명의 중요성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발명은 또 하나의 ‘숙명’이다. 이들의 장래 희망은 발명과 떼놓을 수 없다.2학년 임용재(17·오륜동)군의 꿈은 컴퓨터 부품의 국산화를 이끌며 제2의 빌 게이츠가 되는 것이다. 재원군은 생물학 교수를 꿈꾸고 있다. 중·고교생들이 발명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과학 정보를 제공할 참이다. 재원군은 “고교 때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세상을 편리하게 바꾸는 데 즐겁게 기여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월드이슈-쓰나미 구호체계 현주소] ‘밀물지원’ 효율배분 지휘탑이 없다

    [월드이슈-쓰나미 구호체계 현주소] ‘밀물지원’ 효율배분 지휘탑이 없다

    지구촌은 지금 지난달 26일 아시아 남부를 폐허로 만든 지진해일(쓰나미) 피해자들을 돕고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하나가 되고 있다. 사망자 규모로만 볼 때 역사상 자연재해 가운데 네번째로 기록된 이번 남아시아 쓰나미 재앙은 그러나 피해 지역과 피해 국가 수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피해 규모만큼이나 국제사회의 지원도 기록적이다. 쓰나미 발생 열흘 만에 구호금액은 50억달러에 육박했고,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군대를 파견해 구호를 돕고 있다. 피해 국가들을 돕기 위한 ‘구호정상회담’이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밀물처럼 밀려드는 구호금과 구호 물품, 인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체계적인 국제구호시스템과 중장기적 재건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쓰나미 대재앙을 계기로 국제구호의 현주소와 문제점, 과제 등을 짚어본다. ■ 문제점·과제 ●국제기구와 NGO 발벗고 나서 쓰나미 발생 12일째인 6일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이 제공한 군용 헬리콥터와 수송기 등의 도움으로 피해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 아체와 스리랑카에 대한 구호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로와 다리가 거의 붕괴돼 육로를 통한 구호품 전달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공중 수송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창고에 쌓여가는 식수와 비상식량 등 구호물품을 피해주민들에게 제때 제공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국제구호단체들은 일단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태국, 인도 등 피해지역에는 옥스팜, 국경 없는 의사회, 세이브 더 칠드런, 케어, 월드비전 등 비정부기구(NGO)와 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 유엔개발계획,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들이 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각국에서 지원자들이 쇄도하고 있어 구호인력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조차 어렵다. 참사 초기 구호체계 미비로 비난을 받았던 유엔은 현재 로마와 자카르타·수마트라에 구호품을 집결·배분하는 물류센터를, 태국의 공군기지에는 종합통제센터를 각각 세워 국제구호체계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재해 구호는 일반적으로 ▲의약품·식량·식수·옷·대피소 등을 제공하는 1단계 ▲재건·재활을 지원하는 2단계 ▲재해 후 사회적·정신적 문제를 다루는 3단계로 추진된다. 현재 상황은 1단계, 그것도 초기에 해당한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구호의 핵심은 적시성과 중복지원 방지를 위한 구호체계 확립이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번만큼은 예외적으로 초기부터 미군 등과 공조체제를 구축했지만, 전통적으로 인도적 지원과 군사적 지원을 명확히 구분해왔다. 따라서 이번 구호작업은 국제적십자사 등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해온 구호단체들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또 밀려드는 구호물품을 적절히 배분하고 구호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도 만만찮다. 중복 구호를 막기 위해서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거기다 국제구호단체들과 피해국 정부, 국내 구호단체들간의 공조 및 원활한 역할 분담도 과제다. 쓰나미 발생 초기 미국이 일본과 호주, 인도 등 4개국으로 피해 복구를 위한 ‘핵심그룹’을 결성한다고 발표, 구호 주도권을 놓고 유엔과 마찰을 빚는 모양새를 초래했다. 하지만 6일 구호국 특별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심그룹을 해체하고 구호노력을 유엔 주도로 일원화하기로 해 이에 따른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유엔은 인권지원 담당 사무차장을 두고 재난 지원 등을 총괄하고 있으며, 재난 발생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으로 하여금 유엔 관련기구와 NGO들을 아우르는 국제적 구조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에는 다른 조직을 총괄할 실질적 권한이 없고, 권위적인 유엔 문화도 효율적인 구호체계 구축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다. 구호작업의 주도권 다툼도 적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강대국들의 재정적·군사적 지원 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도 국제구호의 현주소다. 여기에 민간기업이나 개인들이 구호금의 전용을 막기 위해 용도를 적시하는 것도 효율적 구호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다. ●대안은 없나 앞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재해신속대응군 창설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몇몇 국가가 특정국가를 책임지고 지원하는 책임지원체제 운영을 각각 제안했다. 클레어 쇼트 전 영국 국제개발장관은 유엔 주도 하에 긴급구조와 중장기 복구지원체계 등 구호의 이원화를 주장했다. 잇단 국제회의에서 어떤 대책들을 도출해낼지 주목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파리클럽’서 어떤대책 나올까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쓰나미 피해국 지원을 위한 특별 정상회담이 개최된 데 이어 11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국제 채권국들의 모임 ‘파리클럽’이 피해국 채무 유예 방안을 논의하는 등 피해국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인도, 태국 등 11개국에 걸쳐 사망자를 낸 유례없는 ‘범세계적 참사’에 국제사회가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쏟아지는 제안들이 ‘립서비스‘에 그칠 수도 있지만 이례적인 관심과 협력 움직임으로 볼 때 상당부분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책은 파리클럽의 ‘채무 유예·탕감’ 방안이다. 프랑스와 일본, 미국 등 19개국의 주요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의 의장국인 영국의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최근 제시한 것으로, 피해국들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거나 채무를 탕감해주자는 제안이다. 상환을 유예하자는 제안엔 프랑스 등도 동조하고 있어 11일 회동에서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채무 탕감에 대해선 일본 등 주요 회원국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채무 상환을 유예할 경우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린다. 아시아 쓰나미 피해국들이 올해 상환해야 할 50억달러 가운데 3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채무를 탕감해줄 경우엔 스리랑카의 혜택이 가장 크다. 유럽연합(EU)은 아시아 쓰나미 참사와 같은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5000명 규모의 위기관리단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 위기관리단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조와 소방, 긴급복구 등이 즉시 가능토록 하기 위한 것으로 각국 정부로부터 신원이 확인된 요원들로 구성해 필요시 소집, 교육과 훈련을 한다는 구상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과 유엔에 제안한 신속대응군의 개념도 이와 비슷하다. 유엔은 향후 10년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인다는 취지로 국제적 조기경보체제와 정보네트워크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에겔란트 유엔 사무차장 ‘추락하던 유엔의 위상을 다시 드높였다.’ 얀 에겔란트(46) 유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에게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대한 구호활동을 총지휘하고 있는 그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강대국들을 자극,50억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구호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외신들은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 국제적 문제 해결에 유엔이 별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유엔의 존재 이유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참사에서는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당초 피해 복구 지원금으로 1500만달러를 내놓겠다고 하자 그는 “부자나라들이 구두쇠처럼 인색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 미국이 반발하자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결국 미국은 지원액을 3억 5000만달러로 늘렸다. 지난 4일에는 지원금을 내기로 약속한 국가들이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자 “유엔은 아직도 2003년 이란 밤시의 지진과 관련, 여러 국가들에 지원 약속을 지킬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구호기금 납부 약속을 지켜달라.”고 일침을 놓았다. 에겔란트는 노르웨이 적십자 사무총장이던 2003년 6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으로 임명된 뒤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우간다 북부와 수단 다르푸르 등 분쟁 지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노르웨이 외무차관이던 1993년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평화를 위한 오슬로협정의 막후 실무역할을 맡았다.97년에는 대인지뢰 금지를 다룬 오타와협약 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외교 협상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사설] 北·美 6자회담 틀 깨지 말아야

    우려했던 대로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4차 6자회담이 합의된 개최시한인 30일을 넘기게 됐다.예비회담 한번 못 가져 보고,또 언제 열겠다는 기약도 없다.우리는 그동안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이 합의한 대로 회담만은 열려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대화중단으로 야기될 수 있는,북한과 미국 두 당사자간의 엉뚱한 오해와 불신,그리고 그로 인한 상황악화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우리는 회담불발의 일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본다.북한은 최수헌 외무부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미국의 대북(對北)적대정책과 한국의 우라늄 분리 및 플루토늄 추출실험을 회담불참 이유로 들었다.우리의 핵관련 실험이 순수연구 목적이라는 것은 북한이 더 잘 알 것이다.그리고 미국의 적대정책이 회담에 장애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6자회담에서 다루면 되는 문제다.따라서 북한이 내건 회담 불참사유는 설득력이 없다. 폐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해 얻은 플루토늄을 이미 무기화했다는 최 부상의 발언은 더 실망스럽다.북한은 이전에도 “폐연료봉 재처리를 성과적으로 끝냈다.” “핵억지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등의 모호한 발언을 되풀이해온 전력이 있다.그래서 이번 발언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지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우리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이런 행동이 미국의 강경대응과 맞부딪쳐서,예기치 못할 상황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런 점에서 존 볼턴 미국무부 차관이 6자회담 진전에 우려를 나타내면서,유엔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유감이다.차기 회담의 11월 미국 대선 전 개최는 물론,연내 개최도 힘들다는 등의 비관론이 벌써 나돌고 있다.북한은 대선 뒤 새 행정부가 들어선다고 미국의 입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안 갖는 게 좋다.미국 역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대원칙을 흔드는 듯한 언동은 삼가야 한다.자칫 어렵사리 마련한 6자회담의 틀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모두의 자제를 당부한다.
  • [사설] 지하철 사고 재발방지책 마련하라

    서울지하철 2호선에서 전기 장치의 화재로 지하철 운행이 1시간10분이나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놀란 승객들은 손으로 문을 열고 선로로 뛰어내려 대피했다.대구지하철의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사고였다.그나마 인명피해가 없는 게 다행이었다.사고원인은 일단 변전소 과부하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하철 사고가 다른 어떤 사고보다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지하철이 땅 밑에서 운행되는 대량 수송 수단으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번 사고는 지상구간에서 났지만 지하구내나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난다면 피해는 예측하기 어렵다.인명피해를 동반하는 사고가 또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이번 사고에서 다친 사람이 없었다고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수천명,수만명의 승객들이 겪은 공포감과 불편,시간 낭비는 인명피해에 못지않다. 요금을 올리는 만큼 공사측은 승객들의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쓰고 투자해야 한다.선진국보다 사고율이 적다고 자만할 게 아니다.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꼼꼼하고 세밀하게 점검을 해야 한다.완공된 지 오래된 서울의 지하철은 설비의 노후화로 고장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작은 사고가 잦으면 큰 사고가 따르기 마련이다.이번 사고는 경고 사인과 같다.반드시 원인을 찾아내 고치고 바꾸어야 한다.승강장 사고도 문제다.선로 투신 사고로 작년에 48명이 죽거나 다쳤다.승강장의 틈에 발이 끼어 다치는 사고도 잦다.대책을 세워야 한다.지하철은 ‘시민의 발’이다.마음 푹 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점검과 정비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
  • [데스크 시각] 땅속으로 가는 고속철/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지난 4월1일 ‘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라는 경부고속철이 1단계 개통됐다.2010년에는 2단계 완전 개통이 예정돼 있다.그러나 예정기간내 2단계 개통은 이미 물건너갔다.대전시와 대구시의 도심구간 통과 방법을 놓고 지상화냐 지하화냐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착공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예정대로 완공하려면 이미 설계를 마치고 삽을 들었어야 한다. 논란의 핵심은 통과방법의 지상화냐 지하화냐가 아니라,그로 인해 고속철역사가 지하에 들어서느냐 지상에 들어서느냐 하는 문제다.대전·대구시민들과 이 지역 출신 정치인들은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고속철이 지상에 건설되면 도시가 양분돼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또 정책은 한번 결정됐으면 밀고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방안은 YS정권 때인 지난 1995년 지하화로 결정됐다.그러나 도심구간을 지하로 건설할 경우 역사가 위치한 곳 10㎞ 전부터 고속철이 지하로 들어가야 한다.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을 위해 경사를 완만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렇게 되면 대전의 고속철 지하구간은 20㎞,대구는 22㎞에 이르게 된다.더욱이 고속철역사는 대전역이 지하 60m,동대구역은 지하 40m에 위치하게 된다.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고속철역사가 지하에 있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했다.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으니 그럴 수밖에.이건 상식의 문제다.도시 양분을 꺼려 고속철을 지하에 묻어버린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리는 과거에 서울 청계천이 보기 싫다고 시멘트로 덮어버린 적이 있다.그러나 30년이 채 못돼 다시 복원하느라 난리다. 이미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프랑스,일본도 건설기술이 없어서 지하화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지하화하면 안전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지하 60m라니,그것도 지하철이 아닌 고속철이.이 정도의 깊이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빠져나오는 데만도 6∼7분이 걸린다. 지하 수십m의 고속철역사에서 화재나 테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라.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사고가 터져도 구조용 중장비를 투입할 수조차 없다.특히 지하철 화재 참사를 당한 대구시의 경우는 정부 방안과 상관없이 먼저 지상화를 요구해야 마땅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시의 제안은 매우 현명하다.대전시는 중앙정부가 선로 주변을 정화하는 조건이면 지상화도 괜찮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건설교통부에 보내왔다.대구에서도 일부 지상화 요구 바람이 일고 있다. 8일에는 대구시의회 요구로 철도시설공단이 도심통과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다행스러운 일이다. 도심구간을 지하화하면 대전은 1조 5000억원,대구는 1조 8000억원의 건설비가 들어간다.지상화보다 4000억∼5000억원이 더 든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안전이다. 고속철역사는 한번 만들면 수백년 사용해야 할 공간이다.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정부는 정치논리·지역논리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침착해야 한다.예정된 공사기간에 쫓겨 섣불리 착공해서도 안 된다.지역 주민들을 계속 설득해서 지상화로 이끌어야 한다. 길이 400m에 이르는 고속철이 지하 60m에서 승객 960명을 태운 채 무슨 일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dragon@seoul.co.kr˝
  • [주한미군 감축] ‘한반도 안보 영향’ 전문가 대담

    주한미군이 변혁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부시 미 대통령의 달라진 발언 내용은 이같은 대세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그는 지난 17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적인 이라크 주권이양을 위해 주한미군 일부 차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지난해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 발언과는 사뭇 다르다.당시 그는 “주한미군을 감축한다는 언급이 많이 나와서 당혹스럽다.”는 노 대통령의 말에 “이런 문제를 결정하는 미국 정부의 최고결정권자는 나인데 나는 이 문제에 관해 결정을 내린 게 없다.”고 일축했다.하지만 21일에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모든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이에 이숭희(李崇熙)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과 이상현(李相賢)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의 대담을 마련해 주한미군 재배치가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등을 긴급 진단했다. ●사회 김인철 전문기자 먼저 20일 조간 신문에 일제히 보도된 ‘美,주한미군 2등급 기지 분류 통보’ 기사가 갖는 함의가 무엇인가. -이숭희 연구소장 미국은 이번에 미군기지를 4단계로 분류했다.1단계는 전력투사기지(PPH)로 대규모 병력과 장비의 전개 근거지이고,2단계는 주요 작전기지(MOB)로 대규모 병력의 장기 주둔 상설기지,3단계는 전진 작전지점(FOS)이다.이 중에서 한국은 MOB이되 동시에 하와이나 괌과 같은 성격도 띠고 있어 1.5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상현 연구실장 2등급이란 말 자체가 적합한지 의문이다.미국은 PPH나 MOB의 중간쯤으로 보고 있다.다만 일본이 괌이나 미 본토에 해당되는 PPH로 분류될 수 있는데 그 경우 한국이 미·일동맹의 하부구조로 들어가게 된다.그 뉘앙스가 좋지 않다.앞으로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과정에서 일본이 중요해지는 반면 한국의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미국이 미2사단 일부 병력의 이라크 차출을 통보한 뒤 감축,철군 등의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현재의 혼란에 대해 정의를 내려달라. -이숭희 미국의 통보가 주한미군 감축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주일 미군이나 주독 미군,이라크 주둔 미군등은 이미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이제까지 주한미군은 제외됐었으나 이번에 순환근무 범위에 들어간 것이다.감축이 아니라 ‘순환배치 근무’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이상현 한·미 양국 정부가 감축을 공식 확인한 일이 없다.재조정도 좀 더 큰 그림을 말한다.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의 일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이는 결국 한·미동맹 관계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우리 정부는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숭희 미국이 큰 틀의 GPR에 따라 추진하는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앞당겨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주한미군 차출 통보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다만 시기와 관련해 지금이 과연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이상현 올 것이 왔다는 분석에 동의한다.주한미군의 2사단은 대표적인 구식 군대인데 질적으로 첨단화하고 병력을 줄이는 과정이 이라크 상황과 맞물리게 됐다.미국은 이라크에 가용 가능한 병력을 거의 다 동원했다.그래서 한국에 파병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큰 틀의 GPR도 있고,이라크 상황도 악화되면서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을 앞당겼다고 할 수 있다. -이숭희 게다가 부시 대통령의 대선 인기도가 떨어지고 있고,포로학대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라크 안정화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컸다고 할 수 있다. 한·미동맹 관계에 문제는 없었나. -이상현 미국이 공식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추가 파병 지연에 대한 섭섭함의 표현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한국이 꾸물대니 일단 2사단이라도 빼가자고 생각할 수 있다.하지만 확대 해석해 안보불안이니 뭐니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물론 신경쓰지 말자는 말도 아니다. 주한미군 차출에 따른 대북 억지력 약화 우려를 평가해달라. -이숭희 대북 억지력에 큰 곤란은 없다고 본다.미국은 2006년까지 패트리엇 미사일 등 150개 분야의 전력 증강을 위해 110억 달러를 주한미군에 투입하기로 했다.또 한반도 주변 미 해·공군 전력증강 계획도 이미 추진되고 있다.1만 2000여문의 북한 장사포에 대응한 전력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동두천~서울,문산~서울 축선을 방어하기 위한 기계화전력도 그대로 남아 있어 큰 문제는 없다.게다가 “대한(對韓) 방위공약에 변함이 없다.”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 110억 달러는 당초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에 따른 대책이다.또 미국도 얼마간의 병력이 아쉬워 2사단 3600명을 차출하겠다는 것 아닌가.병력 감축의 의미를 과소평가하는 건 아닌가. -이상현 물론 일부 차질이 없진 않겠지만 전체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3600명은 주한미군 3만 7000명의 10%에 불과하다.미 해·공군력 등 첨단 전력의 증강이 있다.다만 3600명을 넘어 추가로 주한미군이 빠져 나갈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 2사단이 갖는 군사적,경제적 가치는. -이상현 먼저 군사적으로 미국의 대한 안보공약의 상징이란 의미를 갖는다.강력한 대북 억지력은 정치·사회적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이는 경제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안정,그리고 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숭희 미2사단은 1970년대 초 미 7사단 철수 이후 인계철선의 역할을 홀로 맡아왔다.그러나 1970년대 초와 지금의 상황에서 인계철선의 의미가 크게 다르다.몸으로 때워서 미국의 자동개입을 요구한다는 뜻의 인계철선 의미는 많이 약화됐다.군사적 측면에서 북한의 남침시 문산~서울,동두천~서울간 기동로를 막고 방어적 공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한다는 의미가 있지만,2사단내 포병여단과 항공여단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북한 용천참사는 우리에게 저 정도의 경제력으로 무슨 위협이 되겠는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게 한 것도 사실이다.북한의 군사위협을 평가해달라. -이상현 1970년대 북한은 상당한 위협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주한미군이 없어도 남한의 군사력이 우위일 것이다.하지만 그것이 ‘전쟁 억지가 가능한 수준의 분명한 우위인지’는 의문이다.남한이 북한과 맞대결했을 때 이긴다해도 수도권이 다 파괴되고 이기면 의미가 없다. -이숭희 북한의 위협은 상당히 현실적이고 분명히 지각해야 할 문제다.경제가 어려우니까 군사력이 약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북한은 군사제일주의이고,군을 통해서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북한은 군사력이 정권 유지의 기틀이기 때문에 군사력에 최우선 투자를 하고 있다.많은 사람이 굶주림에도 불구하고 군에 투입되는 자원에는 큰 변화가 없고 사회 현상과는 대비되게 군 현대화가 추진되고 있다.생물·화학무기는 물론 분당 이전까지를 겨누는 장사포는 큰 위협이다. ‘협력적 자주국방’은 과연 실현가능한 목표인가. -이상현 동맹과 자주국방을 강화한다는 취지인데,미2사단 재조정 문제에도 불구하고 큰 틀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다만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동맹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그렇다고 우리가 자주국방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독자적인 생산기반을 통해 무기를 생산하고 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을 키우면 된다.주한미군과 한·미동맹,자주국방은 결코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다. -이숭희 미국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혼자서 세계의 모든 분쟁과 테러를 해결하는 것이다.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유엔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협력을 받았다면 이렇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불확실성이 증대되고 다원화된 시대에 어느 나라든 홀로 국토방위를 하고 국익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미동맹의 발전적 모델은 -이상현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데,동맹이 50년 전의 한·미방위조약 체결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로 상황이 변했다.동맹이란 국가 간의 상호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건데 지금 한·미간 공동의 이익은 있다고 하더라도 공동의 위협은 의미가 달라졌다.9·11 테러 이후에 위협이 다양해졌다.이에 따라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 외에 대량살상무기 확산,아시아지역내 돌발사태 등 포괄적인 안보문제까지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동맹의 역할이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지역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숭희 주한미군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까지 쓰느냐의 문제인데 미국은 이제까지 한반도 이외의 주둔군을 필요한 곳에 돌려가며 써왔다.주한미군만 1차적인 대북 억제에 사용해왔다.미2사단 2여단의 차출은 이런 예외가 깨졌다는 것을 말한다.한·미관계의 변화는 질적인 변화인데 냉전 종식 이후 주변상황이 많이 변했다.북·중과 북·러 관계가 더이상 예전과 같지 않듯이 주한미군도 냉전적인 틀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북한이 냉전 때는 미국에 반대되는 체제의 국가로서의 의미가 있었지만 9·11 이후에는 국제 테러리스트의 의미로 변환됐다.그러나 우리는 한반도 공산화의 측면에서 북한을 보며 한·미동맹의 기존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안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응전략은. -이상현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의도대로 큰 틀에서 흘러갈 것이다.우리가 미국의 GPR를 막을 수는 없다.안보 이익을 위해서 아직은 한·미동맹이 필요하다.지금의 재조정,과도기를 거쳐서 앞으로 상당기간 한·미동맹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안보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미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숭희 우리 나라와 같은 약소국으로선 다양한 다자안보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한·미동맹 관계가 기존의 일방적 의존성에서 상호 의존성으로 나아가려면 일정 수준의 자주국방 확립이 필요하며,이를 위해선 국방예산을 GDP의 3.2% 정도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정리 이재훈기자 nomad@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회전목마(오후 7시55분) 수련은 결혼할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는 핑계를 대며 헤어지자는 우섭에게 울며 매달린다.집으로 돌아온 수련은 아버지가 결혼을 허락하겠으니 잘 살라고 말하자 피곤하다며 자리를 피한다.은교는 그런 수련의 눈치를 살핀다.한편 성표는 진교에게 앞으로는 연습실로 찾아오지 말라고 한다. ●클릭!자동차생활(오전 11시25분)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의 하나인 타이어에 대해 알아본다.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어떤 성능을 발휘하는지,안전운행을 위해서는 언제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는지 등을 꼼꼼히 알아본다.자동차 기술개발은 물론,자동차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카레이싱의 세계에도 들어가본다. ●세계명작드라마(오후 5시20분) 사랑에 빠진 몰은 제미와 성급하게 결혼을 하지만,오래지 않아 제미가 자신의 돈을 노리고 결혼한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제미 역시 몰이 부자가 아니란 걸 알고 그녀를 떠난다.또다시 혼자가 된 몰은 런던으로 향하고,런던행 마차 안에서 만난 부유한 신사 블랜드와 결혼한다. ●樂바리 클럽(오후 7시) 새로운 진행자로 김구와 주연정이 나선다.힙합의 절대강자 주석의 첫 무대에 이어 환상적인 하모니의 M.Street의 ‘For my love’와 신인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Free Love’,Ray의 ‘못다한 사랑’이 이어진다. 한성민 리즈 마리아 등이 출연한다. ●세븐 데이즈(오후 10시55분) 인터넷에 올려진 ‘왕따 동영상’이 화제다. 한 중학생을 친구가 괴롭히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올린 것이다.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시도해보고,왕따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본다.또 뉴스 화면 뒤에 감춰진 국회의원들의 겉과 속도 들여다본다. ●TV는 사랑을 싣고(오전 11시50분) 탤런트 이미영이 연예인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자신을 위해 매니저 겸 보디가드 역할을 자처했던 친구 명희를 찾는다.갑자기 소식이 끊기고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항상 생각한다는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 지켜본다.또 개그맨 서남용이 초등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여인을 찾아 나선다. ●일요스페셜(오후 8시) 지난해 2월18일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은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다.그리고 1년,부상자들의 치료대책은 미비하고 화재에 취약한 지하철은 그대로 운행되고 있다.참사 이후 우리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고,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되새겨본다.˝
  • [사설] 젊은 과학도의 남극 꿈은 계속돼야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활동 중이던 대원 8명의 조난 소식에 온 국민이 가족과 함께 가슴을 졸이며 하루를 보냈다.다행히 7명은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27세의 젊은 과학도 1명은 끝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우리는 지진학자가 될 꿈을 키우고 있었던 전재규 연구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비통을 금치 못하며 그럴수록 고인이 견지했던 순수한 탐구와 도전 정신,애국심을 동력삼아 국운 개척의 힘찬 전진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이번 사고에서 그나마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대원들의 끈끈한 동지애 덕이었다.기지운영 15년 동안 공들인 국제협력도 1등 공신이다.같은 킹조지섬에 기지를 둔 러시아,중국,우루과이,칠레,아르헨티나 등은 열성적인 구조 활동으로 대피해 있던 대원들을 발견해 내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젊은 과학자들과 운영 요원들을 체감온도 영하 40∼50도의 극한지에 보내놓고 막상 국가는 할 일을 다했는가에 대한 비판이 많다.남극기지가 미래의 자원개발에 대비한 기득권 확보,극지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정립 등 국력 신장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과학자들은 1978년 남극해 크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꾸준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 1989년 마침내 남극에서 배타적 의사결정권을 갖는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지위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그러나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후원은 너무나 미미하다는 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사고가 나자 극지 탐사의 기본 장비인 쇄빙선 건조와 제2기지 건설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이는 과학자들이 4∼5년전부터 요청해 온 것들이다.대원들 대부분이 1년 넘는 월동근무를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가지만 귀국후 아무런 보장이 없는 것도 문제다.사고가 나야만 관심을 보여서는 도약을 기대할 수 없다.당국은 과학자들의 도전정신을 부축할 획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이민상품의 ‘우울한 대박’

    한 TV 홈쇼핑 업체의 ‘이민상품’이 80분만에 동이 났다고 한다.이 업체는 당초 3일에 걸쳐 ‘캐나다 마니토바주 이민상품’ 신청자 100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첫날 983명이 몰리자 방송을 조기 종영했다.올해 초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민을 가고 싶다는 응답이 40%를 넘었다.‘이민’이 국민들 사이에 일종의 화두가 되고 있는 세태다.더 나은 삶을 꿈꾸며,새로운 기회의 땅을 찾아가는 이민 대열은 오래전부터 있었고,다분히 사적인 문제다. 따라서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이민상품 구입자의 61%가 20∼30대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40대도 29%나 됐다.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잡지 못했거나,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한 채 보따리를 싼다니 무심코 지나칠 일이 아니다.지난 7월 현재 실업률 7.5%,실업자 수 38만 5000명에 이르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할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IMF사태 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40대들이 더 늙기 전에 새 출발을 해보자며 이민대열에 동참하는 듯하다.이들에겐 자녀교육이 더 중요한 목적일 수 있다.숱한 논쟁과 개선대책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는 사교육비 부담이 우리 사회의 장년층들을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4년 전 씨랜드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가 “어린 자식의 생명을 지켜주지 않는 나라의 훈장은 의미가 없다.”며 훈장을 반납하고 이민을 갔다.국가에 대한 ‘실망 이민’이었다.오늘 이민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의 마음에도 이런 실망감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부나 정치권 모두의 통절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 ‘7942 도서관’ 들어 보셨나요/청소년공부방 책기증 운동

    ‘7942(친구사이) 도서관을 아시나요.’ 요즘 같은 ‘사교육 전성시대’에 책조차 없어 고민하는 불우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책을 전달하는 운동이 화제다.집안 형편 때문에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거나 변변한 책 하나 없는 것이 소년·소녀 가장과 결식 아동들의 현실.사교육이나 학습지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불우 청소년을 위한 희망 릴레이 7942도서관’ 캠페인은 이들을 위해 지난 5월 시작됐다.사단법인 청소년참사랑운동본부(청사랑)가 주최하고 방문도서관업체인 북차일드가 매달 500권의 책을 지원하고 있다. 7942도서관은 새로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다. 서울 시내 비인가 공부방에 책을 전달하고 독서관으로 꾸며 준다.공부방에서는 초등학생∼중3학생 가운데 불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학습 공간을 제공한다.대부분 종교단체에서 사회봉사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책이나 참고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서울 시내 비인가 공부방은 72곳에 이른다.청사랑은 이 가운데 지원을 요청한 30곳을 대상으로 책을 전달할 예정이다.지난 5월 신월동씨앗공부방에 1호점이 문을 연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수유동 열린숙제방이 3호점으로 등록했다. 집안 일을 하느라 공부방조차 가기 어려운 학생들은 직접 방문해서 책을 전달하고 얘기도 나눈다.모든 활동은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이뤄진다. 김기현 사회복지사는 “도서관에 책도 부족하지만 책장도 크게 부족해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이들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동참을 호소했다.(02)2632-7942 김재천기자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佛청년실업 “한국보다 더 심각해요”

    |파리 함혜리특파원|한국이 최근 수년간 악화일로의 청년 구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의 좌절을 겪고 있다.학업을 마친 후에도 일자리를 얻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부지기수다. 한국의 올 6월 현재 청년실업률이 6.9%인 반면,프랑스는 7월 현재 청년실업률이 무려 16.9%에 이른다.성장과 시장 확대보다는 상대적으로 분배와 복지에 중점을 두는 서유럽식 경제모델을 추구해온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리비에(28·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그는 2년 전 직장을 바꾸기 위해 다니던 증권회사를 그만둔 이후 아직까지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문화기획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카롤린(23·여)은 예술·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EAC에서 2년간 문화경영학을 공부했다.하지만 그녀는 지난 연말 이후 실업 상태다.동창생 30명의 사정도 거의 카롤린과 비슷하다. 부르타뉴 지방 출신으로 아마추어 도예가인 플로랑스(29)는 파리생활이 올해로 4년째다.낮에는아틀리에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밤에는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한다.정부가 실업자들에게 주는 최저생계비로는 살아가기가 빠듯하기 때문이다.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프랑스에서는 실업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무척 심각하다.최근 학업과 직업교육을 모두 마쳤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신규 실업자가 급증하고 이 가운데 대졸자 비중이 급속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국립통계연구소(INSEE)에 따르면 2003년 7월 현재 프랑스의 실업률은 9.9%,실업자는 268만 5000명(남자 128만 9000명,여자 139만 6000명)에 이른다.이는 2개월전인 지난 5월에 비해 실업률은 0.6%포인트,실업자는 16만4000명 늘어난 수치다. 특히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은 15∼29세인 청년층의 실업률이 16.9%나 된다는 점이다.전체 실업률이 지난해(9.1%)에 비해 0.8%포인트 높아진 데 비해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해 15.5%에서 올해 1.4%포인트 높아져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젊은층 실업이 증가하는 이유는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지난 5월의 경우 일자리를 찾기 위해 프랑스국립직업안정소(ANPE)에 등록한 실업자는 276만 600명.국제노동기구(ILO) 기준으로 산정한 실업자수(252만 1000명)보다 24만명 정도가 더 일자리를 찾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같은 기간 노동시장에 나온 일자리 수는 1개월 미만의 임시직을 포함,23만7668개에 불과하다. 노동·사회부의 청년직업안정국 다니엘 마티유 부국장은 “2001년 이후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국내 경기의 악화로 기업들의 신규투자가 줄고,고용시장도 얼어붙었다.”면서 “학교를 졸업하고 새로 노동시장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상당수가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장기 실업자로 편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실업률이 높은 데다 대학 졸업자들의 경우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고 요구조건은 까다롭다.게다가 한번 채용하면 쉽게 해고할 수도 없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서 채용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젊은층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프랑스 정부는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놓고 각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전통적인실업보험과 실업부조를 통해 실업자를 보호하고 있다.실업급여 지급은 비영리단체인 중앙의 전국상공인고용조합(UNEDIC)과 지방단위의 상공인 고용협회(ASSEDIC)가 위임받아 관리한다.UNEDIC은 각각 5명씩의 노사대표자가 참여해 전국적인 차원에서 실업급여 보상을 위한 기금을 관리하고 있다.ASSEDIC은 UNEDIC의 지휘를 받고 정보를 제공받아 실질적인 실업급여 임무를 수행한다.실업보험급여 혜택을 받으려면 실업보험 가입기간이 최소 4개월이 돼야 하며 국립직업안정소에 등록한 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펼쳐야 한다. 정부는 또 전체 실업자의 30%에 해당하는 실업보험 및 실업부조 급여제외 대상자들은 최저생활보호제도(RMI)를 통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1988년 제정된 RMI는 1846년 헌법에 명시된 시민의 생존권을 구체화한 것으로 1992년부터는 수혜자 범위가 확대돼 최초 구직자와 급여자격을 상실한 실업자들도 혜택을 보기 시작했다. 25세 이상으로 일정기준 이하의 소득을 가진 사람은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는RMI는 급여지급과 동시에 고용창출을 위한 정책도 병행,초기 3개월 수혜기간 중 제도관련 부서와 취업관련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수혜자의 취업지원을 위한 기구로는 지역별 취업위원회가 있고 도 단위에는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조치의 입안과 취업지원 방법을 논의하는 자문기구가 설치돼 있다.이 자문기구는 도지사 및 도의회 의장과 협조하에 도별 취업지원 대책을 수립한다. 정부에서는 또 청년 실업자를 채용하는 기업에는 계약직·임시직의 경우 24개월 동안 1명당 500유로씩의 채용장려금을 지급한다.정규직으로 계약을 할 경우 60개월 동안 보조금이 지급된다.근로자들에게는 사회보장세(임금의 30%)를 면제해 주기도 한다. 프랑스의 실업자들은 이같은 실업자 보호제도 덕분에 일단 직장을 잃어도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구직을 할 수 있다.그러나 이런 다양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빈곤으로 귀결되는 실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사회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RMI 수혜자들의 경우 매년 탈퇴건수보다 가입건수가 많다.뿐만 아니라 장기수혜자비율도 13.7%로 높은 편이다.최저생활보호제도 수혜자의 면면을 보면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젊은층이 대부분이다. 수혜자의 62%가 자식도,피부양 가족도 없는 독신이다.평균연령은 38세이고 약 절반이 35세 미만으로 기록돼 있다.수혜자들의 학력을 보면 90%가 고등학교 이하의 학력 소유자로 알려졌다.수혜자의 38%는 가족수당 외에 전혀 소득이 없는 상태이고,13%는 최저생활보호부양금 이외에는 소득이 전혀 없는 절대 빈곤층이다. 사실 프랑스 실업문제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구조적인 문제다.새로운 기술이 발전하고 국제화와 세계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노동시장은 유출인구보다 유입인구가 더 많다. OECD한국대표부 정형우 참사관은 “노령화 및 근로인구 감소현상은 유럽연합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현안이지만 프랑스의 경우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경직돼 있고 의료·연금·실업보험 등으로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lotus@ ■파리市 청년실업자 대책 프랑스는 국가와 지역이역할을 분담해 실업문제에 대처하고 있다.국가는 실업급여와 최저생활보호제도(RMI),직업 훈련과 교육,국민 경제 활성화 대책 등 거시적 정책을 담당하고 광역도와 도 등 지역에서는 직업 훈련 시설,수용 시설 운영,지역 개발,투자 유치를 담당한다. 파리시의 경우 46명의 부시장 중 경제 부시장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국에서 실업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지역 차원의 활동과 국제적 활동을 동시에 추진하는 등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직업훈련이 이뤄진다. ●경제활동 촉진 파리시는 파리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1996년 ‘파리발전조합’을 설립해 각종 국제전시회 시설의 현대화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 1997년 실설된 ‘파리의 상징’(Signe Paris)프로그램은 파리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줄 수 있는 기업 활동 및 홍보를 지원한다.첨단 산업 분야의 기업 설립을 돕기 위해 1998년 기술혁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 지원 제도도 다양하다. ●젊은층의 고용창출 파리시에서는 18∼26세의 모든 젊은이와 26∼30세의 실업 보험 제도에 가입하지 않은 젊은이들을 상대로 특히 빈민 지역 출신이나 학업에서 실패한 젊은이들,아직 직업을 찾지 못한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용 대책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상업 분야나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고정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견습생 제도를 시행,매년 300명의 견습생을 선발해 훈련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매년 1500명의 직업 훈련생을 모집한다.직업 훈련 후 취업률은 65%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 제도 시행 후 파리 젊은층의 실업률이 14% 감소할 정도로 효과를 보고 있다. ●밀착 직업안내 직업안내는 16∼25세 젊은이들의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는 종합직업안내센터(Missions Locales Parisiennes)가 담당한다.파리시내 5곳에 설치된 직업안내센터는 국립직업안정소(ANPE)와 연계,젊은이들의 사회 진출을 주선해 준다. 실업자들의 경력과 교육상태에 따라 정밀 직업진단을 해주고 직업에 대한 정확한 오리엔테이션과 훈련을 지원한다.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건강,주거,자금 지원,레저 활동 등 복지 분야도 지원해 준다.
  • [사설] 무리한 지하철 파업이 준 교훈

    시민과 대다수 노조원들의 뜻을 저버리고 강행한 부산·대구·인천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사실상 실패했다.‘2·18지하철 참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구지하철은 시민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부딪혀 파업 돌입 9시간만에 노·사 협상이 타결됐으며 부산과 인천도 90%이상의 노조원들이 파업대열에서 이탈,‘집행부만의 파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파업은 인내와 성실성으로 끝까지 협상을 벌여 합의점을 찾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다음 단행하는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그래야 노조원은 물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조를 얻을 수 있다.그같은 절차를 충분히 밟지 않은 지하철 파업의 실패가 주는 교훈을 파업을 예고중인 다른 사업장에서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실리보다 ‘시민의 안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이번 파업은 처음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우선 대구·인천지하철은 직권중재기간에,부산은 행정지도 상태에서 파업에 돌입해 일부 적법성 다툼이 있긴 하지만 불법 파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특히 부산의 경우 밤샘 노·사 협상에서 노조측이 요구한 임금 9.1% 인상에 거의 접근한 데다 사측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안전위원회의 설치 검토’라는 전향적인 수정안을 제시했는데도 끝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 승무원들을 중심으로 한 노조원들의 집단 이탈을 불러왔다.이는 부산노조 스스로의 결정이기보다 전국궤도노조연대회의의 지시에 따랐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극소수 노조원들의 파업이긴 하지만 장기화되면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대구지하철의 예에서 보여주듯 노조가 요구하는 시민안전을 위한 사안들은 얼마든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부산과 인천지하철 노·사도 대구처럼 타협을 해야 할 것이다.
  • 재미도 있고 교훈도 만점 ‘공익성 오락물’ 뜬다

    MBC의 ‘!느낌표’가 장안의 화제다.외국인 노동자의 가족을 데려오는 ‘아시아 아시아’코너는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고,국내 출판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책책책,책을 읽읍시다!’는 시청자의 호응에 힘입어 어린이도서관 짓기에 들어갔다.이같이 오락프로그램에 공익성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대성공을 거두면서,최근 ‘오락+공익’프로그램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MBC는 이번 봄 개편에서 신설 프로그램 10편 가운데 재난사고를 예방한다는 취지의 ‘재난극복 프로젝트 안전지대’와 시골마을을 찾아가는 ‘까치가 울면’등 2편을 공익성 오락물로 편성했다.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는 최근 소화기를 나눠주는 안전캠페인을 시작했고,SBS 역시 26일부터 대형사고 예방 프로그램인 ‘위기탈출 수호천사’를 내놓는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재난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왜 하필 오락이라는 틀에 담았을까.‘재난극복…’의 김학영 책임프로듀서는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면서 “‘!느낌표’의 성공이 프로그램포맷에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놓았다. 스타가 불우한 이웃을 돕는 SBS ‘스타 도네이션-꿈은 이루어진다’,친절시민을 찾아가는 KBS1 ‘좋은나라 운동본부’등 기존의 몇몇 프로그램도 공익과 오락을 접합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출연자들이 노래 한 곡을 제대로 불러내면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KBS2 ‘해피투게더’)등 오락프로그램에 공익을 끼워넣는 포맷도 인기를 끌고 있다. ●천편일률 탈피한 재미가 성공 비결 그렇다면 ‘오락+공익’이 시청자를 사로잡는 이유는 뭘까.시청자 김정호(32·대학원생)씨는 “당위성은 알고 있지만 잊고 살던 것들을 일깨워 감동과 교훈을 준다.”면서 “맨날 똑같은 연예인만 보다가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것을 보면 신선한 느낌”이라고 말했다.천편일률적인 포맷과 진행자로 일관하는 가벼운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대안이라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성공의 비결은 두 요소를 적절히 조화시킨 데 있다.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연예인들끼리 장난치다가 수익금을 나눠 주는 식의 프로그램은 면피용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오락과 공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락 지상주의 우려도 하지만 이같은 ‘장르 파괴’는 ‘오락의 공익화’가 아니라 ‘공익의 오락화’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오락+공익' 프로그램은 오락이 아닌 교양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진짜’교양 프로그램은 그 수가 줄거나 심야로 밀리는 등 찬밥 신세다. 공익마저도 오락으로 포장해야만 팔리는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경실련 미디어워치 김태현 부장은 “경제·사회적으로 불안한 심리를 웃음으로 풀려는 게 요즘 사회의 흐름이지만,이에 편승하면서 오락화를 조장하는 제작자들도 문제”라면서 “교양 프로그램은 고유의 정체성을 살리고,오락 프로그램도 공익을 가미한 것 외에 다양한 포맷에 대한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대한포럼] 미셸 위의 교수꿈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한국 학교에 전학오게 된 한 학생의 부모가 새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잘 왔습니다.학생이 무엇을 잘합니까?”“예,잘한다기보다 운동을 좋아합니다.”“운동요? 무슨 운동을 했습니까?”“라크로스라는 운동을 했고요,축구,농구도 좋아합니다.학교에 축구팀이 있나요? 팀에 들어가길 원해서요.”“축구팀이 있기는 한데,그것이….” 교장선생님은 약간 어이없어하는 표정이 되었다.축구팀은 엘리트 선수들만 있는 곳이므로 이런 식의 대화에 등장할 수는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그저 약간의 소질이 있고,아주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는 왜 축구팀원이 될 수 없는지를 학생은 학교를 다니면서 서서히 알게 되었다.학생은 운동팀에 대한 욕구를 외국에서의 활동을 추억하는 것으로 달래며 고교시절을 보냈다.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어린이들의 합숙소 화재참사를 계기로 학교 엘리트체육의 문제점이 공론화되고 있다.부모의 사랑을 담뿍 받으며 한창 뛰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단체합숙’이라는 혹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상황은 바뀌어야 한다.각급학교에서 운동선수라 하여 학교공부를 안 시켜 운동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교육부가 초등학생들의 합숙훈련을 전면 금지하고 각급학교 학생들이 정상적인 수업을 받은 후 연습·훈련을 하도록 한 것은 뒤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또한 각종 대회는 휴일이나 방학중에 열도록 대한체육회와 경기단체에 건의한 것도 반드시 실현됐으면 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체육의 문제점은 비단 엘리트교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위의 학생처럼 체육활동을 원해도 참가기회가 전혀 없는 일반학생의 참여권 박탈도 큰 문제인 것이다.이 학생의 외국경험 예를 들어보자.라크로스는 미국인디언들의 놀이에서 유래한,동부에서는 꽤 인기있는 구기종목이다.학생은 고1 봄학기 초에 친구와 함께 팀에 가입했다.외국인 신분에 영어도 서툴렀고 경기경험도 전혀 없었지만 팀원이 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학교에는 우수한 선수들로 이뤄진 상급팀과 1학년과 경기력이 좀 떨어지는 학생들로 이뤄지는 일반팀 등 두개의팀이 있었기 때문이다.방과 후인 오후 3시부터 2시간씩 매일,석달의 훈련이 이어졌다.훈련장소는 학교 근처 공원의 잔디구장.헬멧에서부터 유니폼,보호장구,신발,가방까지 장비일체는 학교에서 무료로 지급되었다.기초체력 다지기에서부터 기술,전술훈련까지 고된 훈련 과정이었지만 원해서 하는 운동이었기 때문에 즐겁게 할 수 있었다.학기말 즈음에는 학교대항 리그대회가 열려 두 게임이나 출전했다.경기는 교내 잔디구장에서 야간경기로 진행됐다.수업에 지장을 안 주고 학부모 등의 참관을 배려한 것이다.비록 골을 넣진 못했지만 학생은 이때의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단체활동에 자신감을 얻었으며 체력적으로 성장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또한 인내심과 승부근성도 많이 키웠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이런 교육 속에 지식뿐만 아니라 육체적,인격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된다.엘리트 선수 또한 즐겁게 참여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선발되는 게 선진 체육의 모습이다. 열세 살의 재미 골프선수 미셸 위의 활약이 한창 화제다.공부도 한 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이 A학점을 받아 “장차 아버지처럼 대학교수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장하면서도 부러운 일이다.대학교수의 꿈도 열어 놓고 있는 운동 선수,공부하면서 운동선수 경험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참된 학교체육의 모습이다.운동선수든,일반학생이든 오직 성적에 의한 대학입시 한길만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은 바로잡아야 한다.입시제도가 문제라면 운동선수엔 적정학력을,일반학생엔 스포츠팀 활동을 전형요소로 반영하면 어떨까. 신 연 숙 논설위원 yshin@
  • 민주당내 역학구도 이상기류

    민주당이 5일 당무회의를 시발로 당개혁안 확정을 위한 복잡한 세대결에 돌입했다.노무현 대통령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신주류는 분열 징후를,바짝 움츠렸던 구주류는 세(勢) 만회가 핵심이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회의에서는 당개혁안을 보고받은 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려 했으나 북핵,대구지하철 참사 대책 등을 논의하느라 보고 외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지난달 27일 한 차례 연기한 뒤 다시 한 번 공식 논의가 연기된 셈이다. 이처럼 당 개혁안 논의가 첫 걸음조차 내딛기 어려운 것은 북핵 등 외부 문제에 대한 거당적 해법을 찾기 위해서란 측면도 있겠지만 최근 급변한 ‘당내 역학구도’와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 당무위원들은 지구당위원장 폐지와 당 의장·원내대표의 투톱체제,임시지도부 구성 및 전당대회 개최 시기,기간당원 요건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장외신경전만 펼쳤다.회의에선 현안을 빌미로 점잖을 뺐지만 회의 시작 전·후 장외에선 새로운 짝짓기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는 전언이다. 핵심쟁점은 지구당위원장폐지와 전당대회 개최 시기 문제다.지구당위원장 폐지는 기득권 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원칙론과 야당이 변하지 않은 상태라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현실론이 맞섰다.이 문제에 대해선 신주류 내에서도 출신 지역구별,당직 등에 따라 크게 갈렸다. 세대결 조짐이 뚜렷한 것은 내년 총선을 이끌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 문제였다.기존엔 한광옥 최고위원 등 구주류를 중심으로 3·4월 조기전대를,신주류는 7·8월 전대를 주장했지만 한화갑 전 대표가 용퇴한 뒤 기류가 급변하는 상황이다. 신주류 중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총무,장영달 의원 등은 임시지도부 구성의 어려움과 효과적 총선대비 등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구주류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반면 김원기 개혁특위 위원장과 천정배 간사 등 신주류내 원칙론자들은 ‘철저한 개혁’이 중요하다며 임시 지도부를 구성해 당 개혁을 먼저 한 뒤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춘규기자 hgd@
  • 대구 지하철참사 2주일 /실종자 인정사망 범위 최대논란

    대구지하철 방화참사가 3일로 발생 2주일째를 맞았다.지하철 사고 사상 최대 희생자수를 기록한 이번 참사는 다시 한번 대형 안전사고에 대한 경보음을 울렸다.대구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7만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가는 등 애도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각계각층에서 유가족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밀물을 이루고 있다.1일부터 중앙특별지원단이 대구에 상주하면서 사고수습을 지원하고 있다.대구지하철 참사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과제와 당국의 대책,유가족의 목소리 등을 통해 사고수습 상황을 점검한다. 대구참사 수습의 최대 난제는 실종자 처리 문제다.당국과 유가족 모두 총론적인 입장에는 공감하고 있다.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들어가면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NA추출 어려운 실종자 137명 실종신고자 중 미확인자가 286명이 되는 데서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북대 법의학팀이 DNA검사를 통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체는 149구에 불과하다.따라서 137명은 흔적도 찾지 못해 영원히 실종자로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수습된 사체 중 상당수가 사고 당시 섭씨 1000도가 넘는 고열로 인해 심하게 타버려 DNA추출이 불가능해 신원확인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실종자 가족들은 정황증거를 사망으로 인정하는 인정사망제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도 호적법 90조를 원용할 움직임이다.‘수난·화재·기타 사변으로 인해 사망한 자가 있는 경우 그를 조사한 관공서는 지체없이 사망자의 시·읍·면장에게 사망보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다.실종자심사위를 구성한 뒤 이를 참고해 사망인정을 받도록 하겠다는 게 대책위의 복안이다. 1009명이 실종신고를 했던 95년의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경우 실종자심사위원회에서 삼풍 직원,입주업체 직원,유류품 또는 유실물이 발견된 자,목격자가 있는 자 등에 대해 잠정 사망으로 결정한 전례가 있다. ●휴대전화등 정황증거조차 없을수도 이에 따라 지원단과 대책본부는 조만간 실종자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증·학생증·수첩 등 본인 확인이 가능한 유류품 ▲전화통화나 휴대전화 위치 확인 여부 ▲폐쇄회로 등을 통해 당시 지하철을 이용했다는 정황 ▲평일 같은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한 출·퇴근기록 등을 검토해 사망을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해도 정황증거가 없어 인정사망에서 탈락하는 실종자들의 처리는 여전히 문제로 남을 전망이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거나 폐쇄회로 등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실종자 가족들은 법정다툼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숨기지 않는다.이들은 대구시가 사고 다음날부터 물청소를 하는 등 현장보존을 하지 않아 많은 증거가 사라지거나 뒤섞여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금 500억원 예상… 배분기준 논란 보상금 산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보상금에는 정부지원금, 성금,위로금 등이 포함된다.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최고 1억 2339억원까지 지급되는 정부지원금에는 대책본부와 유가족측이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성금의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사망자와 부상자에게 어떤 비율로 배분하느냐는 것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성금을 전부 지급할 것인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400억원선인 성금은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원단과 대책본부 일각에서는 너무 많은 보상금이 지급될 경우 앞으로 유사한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 보상금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책임자 처벌·원인규명 과제… 검찰 재수사 사고 원인규명은 장기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짙어보인다.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한 사람의 방화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지하철 사고의 구조적인 문제점 파악을 위한 전문가들의 접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다만 방화 사고 요인으로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위기상황에서 사령실 근무자와 기관사들의 위기대처능력 부족,안전의식 결여,화재에 취약한 전동차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정확한 발화 지점까지 오락가락하는 등 의문점이 수두룩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이 기관사 등 ‘피라미'들을 처벌하는 수준에 그칠 경우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대구지검은 전담수사반에서 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로 확대개편해 전면 재수사에나섰다.이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수사의 칼끝이 지하철공사와 대구시 고위급 간부를 겨냥하고 있음을 뜻해 사법처리 수준이 주목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김상화기자cghan@ ◆김중량 중앙특별지원단장 “유가족의 입장에서 한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수습을 위해 대구에 온 중앙특별지원단 김중량(金重養·사진·58)단장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고 실종자 처리문제 등을 신속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중앙지원단은 행정자치부와 법무부,보건복지부,경찰청 등 5개 부처의 국·과장급 5명 등 13명으로 구성돼 1일부터 대구에 상주하고 있다. 김 단장은 “유가족 문제해결,보상,실종자 가족처리,인정사망 등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또 “총리께서 중앙특별지원단이 실질적인 사고대책본부라고 생각하고 유가족·피해자들과 대화하고 타협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관심을 끄는 실종자 처리와 관련,실종자 유가족측이 ‘인정사망 심사위’ 구성시 대책본부와 같은 수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단장은 “인정사망위 구성은 유가족대표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면서 “총리께서 유가족들이 추천한 전문가를 절반 정도 참여시켜 빠른 시일내에 구성하도록 당부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하기 위해 사고 당시 지하철 CCTV,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당시 정황증거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공사 등이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단장은 “대검찰청 주관으로 원점에서 수사를 다시 시작하는 등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역할분담에 대해 김 단장은 “대구시는 기본적인 사고 수습업무를 맡고 모자라는 부분은 지원단이 해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대화창구 일원화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실종자유가족대책위가 요구하는 ‘장관급 이상의 지원단장’에 대해 “특별지원단이 대구시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관급이든 차관급이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황경근기자 kkhwang@ ◆윤석기 실종자가족대책위원장 “실종자 가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게 아닙니다.평소 건강한 생활인이었고,사고 시간대와 해당 구간에서 지하철을 타던 시민이면 실종자로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구지하철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들이 조직한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의 윤석기(尹錫琪·사진·38·서울 강남구 도곡동) 위원장은 혼란을 겪고 있는 실종자 인정 범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실종자 범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희생자의 신원을 명확하게 가리기 힘들다는 이유로 억울한 경우가 단 한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각종 재난을 관리하는 현행 법률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공무원 사회의 ‘냄비 근성’을 이참에 뜯어고쳐 터무니없는 희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이 국가 안전망 부실 때문에 침해당하는 경우에 대비한 ‘재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사고의 축소·은폐에만 급급하다며 조해녕 대구시장 중심의 사고대책본부 대신 중앙정부의 지휘가 필요하다는 강경입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관행과 현행 법률에 매달리고 몇몇 허위신고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억울한 죽음이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차적으로는 실종자 인정사망 평가에 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함으로써 객관성을 높여야 합니다.” 윤위원장은 법률구조공단에 실종자 인정사망심사위원회의 구성과 보상문제 등에 대한 도움을 요청키로 했다.이번주중에 2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실종자 대책위와 함께 사고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계 보험회사에 다니던 그는 이번 사고로 처형(妻兄)을 잃었다.최근 출산한 부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처가쪽에 문제 해결에 나설 만한 가족이 없어 대책위에 참여하게 됐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대구지하철 참사/대책없는 연장운행…서울도 ‘불안’

    “대책도 없이 운행시간만 1시간 늘렸습니다.사고나면 누가 책임지겠다는 건지….” 지난해 12월9일 서울도시철도공사의 5∼8호선 구간,서울지하철공사 1∼4호선 구간 등을 대상으로 심야 1시간 연장운행이 실시되면서 부실정비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참사에도 불구하고 운행시간 연장에 따른 인력충원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야연장운행 실시 이전,전동차와 선로 등의 정비작업은 운행이 끝난 뒤 밤 12시30분부터 새벽 4시30분 대략 4시간동안 이뤄졌다.하지만 운행시간이 1시간 연장되면서 새벽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로 1시간이 줄었다.전기차단과 점검 지점까지 움직이는 시간을 감안하면 실제 정비시간은 채 3시간이 되지 않는 셈이다. 부족한 인력 사정은 더 문제다.지하철공사 정비 관계자는 “93년까지만 해도 1개조에 7∼8명이던 선로보수 현장 인원이 3∼4명으로 줄었다.”면서 “인력충원은 없는데 연장운행으로 점검시간마저 1시간 줄어 선로점검조차 제대로 못하는 날도 있다.”고 털어놨다.현재 선로점검·보수 등의작업은 3개조가 주·야간 2교대로 나눠 맡고 있다. 심야연장운행 조건으로 타결된 추가 인력충원도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지난달 연장운행에 합의한 지하철공사의 경우 회사와 노조측은 “99년 인원감축에 합의한 1671명 가운데 아직까지 감원되지 않은 283명을 추가 인원으로 인정한다.”는 회사측 안에 합의했다. 지하철노조 장성완(41) 법규부장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인력충원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283명을 정식 직원으로 인정받은 것 외엔 실질적으론 단 한명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인력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정비시간이 줄어 사고 위험성이 커지는 것은 회사로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면서 “연장운행은 이명박 시장이 내세운 공약인 데다 서울시의 추진 의지가 확고해 윗선에서 거스르지 못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연장운행은 노사협상을 통해 시행된 만큼 서울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25일 현재 심야 연장운행이 실시되지 않고 있는구간은 ▲1호선 청량리∼의정부 북부,서울역∼인천,서울역∼수원 ▲3호선 구파발∼대화 ▲4호선 사당∼오이도 ▲용산선 용산∼회기 ▲분당선 수서∼오리 등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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