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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속의 한국(창설 50주년/변화하는 유엔:하)

    ◎높아진 위상… “안보이사국 코리아”로/1백85개 회원국중 「재정 기여」 17위/한반도 안정­통일 촉매역할 큰 기대 한국이 이번 유엔50차총회에서 임기 2년의 96∼97년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는 것은 냉전종식이후 새 모습을 믿아가는 유엔에서의 본격활동을 예고하는 것이다.한국이 91년 북한과함께 유엔에 동시가입한이래 벌여온 유엔활동에 대한 일종의 보답이라고도 할수 있다. 한국은 유엔가입이후 유엔에서 강대국 못지 않는 「준이사국대우」를 받아왔다.이는 한국이 미국등 안보리 「빅5」들과 안보,경제적 측면에서 갖는 「특수관계」가 작용한 점을 무시못하지만 유엔예산 분담률등 한국의 유엔재정기여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올해의 경우 한국은 유엔경상예산의 0.8%에 해당하는 경비를 부담하는데 이는 전체 1백85개 회원국중 17번째에 해당되는 액수이다.92∼94년에는 전체예산의 0.69%를 내 21위의 분담국이었다.유엔은 한국에게 예산분담비율에 따라 4개로 나눠진 그룹중 세번째그룹에서 두번째그룹으로 올라갈 것을 촉구하고있다. 한국의 안보리진출에 따라 한국의 유엔대책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초점이 없는 나열식 유엔대책으로는 급변하는 유엔무대에서 한계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양성 시급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의 활동방향을 모색중인 박수길 주유엔대사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도전」이라고 비유하고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두렵다』고 말했다.외교전문가들은 유엔가입후 한국이 벌인 활동이 하드웨어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한반도 안보에 대한 대비책,국제사회에 봉사하는 이미지 구축,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지식개발,외교전문가 양성등을 유엔외교의 기조로 삼아 각국 입장을 조화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특히 안보리에서의 한국의 「선택방향」이 한국문제에만 매달리거나 미국일변도로 흐를 경우 득보다는 손실이 많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한국의 외교는 최근의 외교추세인 다자간외교에서 쏟아져 나오는 민감한 각종 이슈에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참여분야 개발을 격상될 한국의 위상만큼 국제적 시각이 필요하며, 한국이 제역할을 충실히 할수 있는 「장점분야」도 시급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 진출 확대 유엔의 한국 외교관들은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한국의 유망분야로 들고 있다.전투병파병이 아닌 건설·의료등 지원분야에만도 적극 참여할 경우 발언권의 수위를 높일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또 하나의 분야는 환경과 인권분야이다.특히 환경분야는 한국이 유엔에 가입한 이후 국제적으로 부상한 문제여서 선진강대국들과 동일선상에서 대처할 수 있으며 국내적으로도 관심이 제고되는 분야이므로 이점이 많다.인권문제역시 개발해야 할 분야인데 유엔에서는 정치적,경제적 힘 못지않게 도덕적 힘도 강력하다. 내부적으로는 「국제회의전문가」를 양성해 기술적으로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고 외교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이는 전방위 유엔외교력을 동원,유엔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면과 일맥상통한다.막후협상도 기술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유엔내에서의 한국의 위상을 제고시키는 또하나의 지름길은 유엔사무국등 유엔기구에 한국인을 많이 진출시키는 것이다.최근 민병석전주체코대사가 한국인으로서는 유엔최고위직인 유엔사무차장급 유엔크로아티아평화유지단(UNCRO)단장에 임명된 것은 한국의 위상제고와 직결됐었다.그러나 아직도 유엔기구에 한국출신이 너무 적다는게 중평이다.94년 말 현재 유엔기구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41개 기구에 1백80여명(파견근무 70명)이며 유엔사무국에서는 국장급 1명을 비롯,모두 16명(행정직포함)이 근무하고 있다. 유엔에서의 안보리역할이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시점에서 한국의 비상임이사국 진출은 특히 한반도의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국제기구에서 한반도문제에 한국이 당사자로서 직접 참여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3각연결」로 진행될 때가 많았던 한반도문제에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안보리도 한반도문제논의를 대북압박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통합의 촉매로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이상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모색에 한국과 보조를 같이 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구성과 선출/모두 10개국… 매년 5개국씩 교체/5개지역그룹에 할당… 임기 2년/한국 오만 후임국으로 피선 예정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평화및 안전유지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며 유엔회원국에 대해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할수 있는 유일한 기구다.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을 포함,모두 15개국으로 구성된다.이 가운데 임기 2년의 10개 비상임이사국은 아프리카(3개국),아시아(2개국),서유럽(2개국),동유럽(1개국),중남미(2개국)등 5개 지역그룹에 활당돼 있으며 총회에서 3분의2 다수결로 매년 5개국씩 지역별로 선출되나 계속 재선될 수 없게 돼있다.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5개 이사국은 오만,나이지리아,체코,아르헨티나,르완다인데 이중 아시아몫인 오만의 후임국에 한국이 선출된다.60∼61년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한 스리랑카가 한때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포기했다.아시아국가에 속한 유엔회원국은 모두 47개국,이들 국가 가운데 지금까지 모두 19개국만이 안보리에 진출했다.그러나 일본이 7번,인도가 6번,파키스탄이 5번이나 비상임이사국을 역임했을 정도로 일부 국가에 편향됐었다.
  • 추곡수매 경제논리에 맡겨야(사설)

    올해 추곡수매방법을 놓고 논의가 활발하다.민자당은 세계무역기구(WTO)정부보조금 감축계획에 따라 올해 추곡수매가격을 지난해 가격으로 동결하고 정부수매량은 9백60만섬으로 정하되 90만섬을 농협이 추가로 수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민자당은 농협측에 올해 갚기로 한 비료계정적자 보전액을 당초계획보다 2천억원 늘여 5천억원을 지원하고 그 돈으로 추곡 90만섬을 수매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그렇게 되면 올해 전체 수매물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천60만섬에 이르게 된다.여당이 제시한 수매방법은 올부터 쌀수매에 대한 정부보조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나 이 방법은 단기처방이지 장기대책은 아니다. 추곡수매에 대한 보조금 감축은 향후 5년동안 지속되어야 한다.따라서 정치권은 올해부터는 추곡수매를 정치논리에 입각해서 풀려고 하지 말고 진정으로 농민에 도움이 되는 미래지향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할 것을 촉구하고 싶다.국회가 지난해 12월 비준한 WTO협정에 따라 정부추곡수매 보조금은 감축해 나가면서 농민들의 쌀 증산을 붙돋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그것이다. 또 WTO 협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농가를 지원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일이 정부는 물론 정치권의 과제라고 생각한다.WTO협정에 환경 또는 토양보존을 위한 정부보조는 허용되어 있으므로 그 테두리내에서 지원책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WTO규정을 준수하면서 경제논리에 입각한 농가지원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한편으로는 쌀생산비를 줄여 농가소득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한가지 예로 쌀수매 때에 노동력과 포장비 등 부대비용을 줄이는 것이 쌀생산비를 줄이는 길이다.그렇게 하자면 논에 있는 추곡을 그대로 수매하는 방법인 「산물벼」 수매를 늘려야 한다.이 수매방법의 확대를 위해서는 농민들에게 산물 콤바인을 확대 공급하고 건조·저장·도정·포장 등을 자동화시설로 일괄처리하는 미곡종합처리장(현재 1백94개소)을 대폭 늘려야 할 것이다.
  • 나라정책연 심포지엄/윤영오 국민대 교수 발제

    ◎탈2김시대 개혁정당 가능한가/기존정당과 연대… 지역구도 타파해야 나라정책연구소(소장 양건 한양대교수)는 14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탈3김시대 개혁정당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윤영오 국민대교수(정외과)의 「개혁정당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라는 제목의 발제논문을 소개한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가운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단 없는 개혁과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개혁정당이 바람직하다. 개혁정당은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을 배제하고 참신하고 새로운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인물들을 결집해 「반3김」과 「탈지역」을 표방한 가운데 시민단체 대부분의 참여 혹은 지지속에 만들어져야 한다.3김이 주도하는 민자당과 새정치국민회의,자민련은 영남·호남·충청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정당은 이같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그러나 지역주의 타파는 구호처럼 쉽지 않다.지역기반 없이는 웬만큼 원내의석을 확보하기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개혁정당이 군소정당이 아닌 주요정당으로 정치권에 진출하려면 기존 정당과의 연대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기존정당이 개혁적으로 탈바꿈하여 개혁신당과 통합할 가능성은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김영삼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는 일이다.즉,범개혁세력을 결집시키는 일이다.민자당안의 민주계와 민주당의 구당파,정치개혁시민연합,국민회의안의 개혁세력을 통합하는 것이다.김대통령이 공적으로 한국 역사상 중차대한 현 시점에서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에 봉사하는 사명감을 갖는다면 구태의연한 기존의 정치구도에 연연해서 명맥을 유지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둘째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결단을 내리는 일이다.국민회의안의 개혁세력과 민주당 구당파,정개련을 통합하는 것이다.그의 정계복귀가 개인적 야심이 아니라 그가 주장한대로 한국정치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제라도 대통령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이같은 정치세력의 결집을 무난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호남권을 위시한 김총재 지지자들에게 이번에 또한번 허무와 패배를 안겨준다면 그에 대한 성원이 미움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숙고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민주당 구당파와 정개련으로 출발하는 것이다.인망있는 대통령후보를 미리 낼 수 있다면 15대 총선에서도 기존 정당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정당들은 제도화에 실패하여 합당과 분당,탈당등 이합집산을 수시로 하는 것이 다반사다. 영남권,호남권,충청권이라는 지역적 기반에 입각한 정당들이 발호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할거주의를 타파하는 초지역적 차원의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정책노선과 견해에 따른 정당개편만이 유일한 방안이다. 과거 3당합당 때 김대통령과 김총재의 민주당과 평민당이 통합하고 민정당과 공화당이 합당하였다면 지역할거주의는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이제라도 정계개편을 통해 지역구도를 타파해야 할 것이다.
  • “현대문학 반세기… 분단의 아픔 관통”

    ◎대산재단 21∼22일 「해방 50주년 기념 한국문학 50년」 심포지엄/시·소설·희곡·비평 부문별로 진단/북한문학·해외 한국문학도 점검/국내외의 문인·학자 등 35명 참석 「해방 50주년 기념­한국 현대문학 50년」 심포지엄이 21.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대산재단 주최의 이 심포지엄은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문학의 성과를 한국의 ▲시 ▲소설 ▲희곡(21일) ▲비평(22일) ▲북한의 문학(시·소설과 문예비평·22일) ▲세계문학과 한국문학(한국문학의 해외소개·해외의 한국문학·21일) ▲통일시대 한국문학의 전망(제1,2발제·22일)등 7개 주제로 나누어 종합진단하는 것으로 국내외 문인,학자 35명이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로 참석한다. 미리 발표된 주제논문들에 나타난 한국 문학 50년의 가장 큰 원체험은 분단이다.현대문학의 시원에 깊게 팬 이 민족사적 상처는 우리 문학을 시대의 갈등과 모순을 총체적으로 드러내는데 유리한 리얼리즘으로 자연 기울게 했다는 것이다. 최동호교수(고려대 국문과)는 「한국의 시」 발제에서 해방이후 한국시사를 ▲분단체제 성립기(19 45∼59) ▲심화기(19 60∼79) ▲전환기(19 80∼95)라는 틀을 사용해 시대구분한다.이같은 시대구분을 바탕으로 그는 60∼70년대에는 「시의 효용은 무엇인가」가 쟁점이었으나 80년대 이후는 우리시의 다양한 경향과 가능성을 보인 시기라고 정리한다.최교수는 우리 시의 80년대를 이성복에서 기형도에 이르는 모더니즘 흐름과 김정환,백무산의 리얼리즘 지향이 맞서온 역사로 파악하기도 한다. 「한국의 소설」 발제자인 조남현교수(서울대 국문과)역시 지난 50년간 우리 작가들을 사로 잡은 최대 소재를 한국전쟁으로 본다. 조교수는 우리 소설이 그간 도덕주의,세태소설,종교소설,중간소설 등 다양한 갈래를 낳았지만 혼란과 갈등상황에서는 항상 리얼리즘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고 진단한다. 그는 90년대 소설계의 특징을 ▲거대서사의 퇴조 ▲대하소설의 증가 ▲베스트셀러의 급증과 규모확대 ▲평론의무력증 ▲전업작가의 증가등으로 정리하기도 한다. 「한국의 희곡」 주제발표자 유민영교수(단국대 국문과)는 우리 희곡사를 견고한 리얼리즘의 원심력에 부조리극,초현실주의극,서사극 등이 일탈을 꾀해온 역사로 정리한다.그에 의하면 한국희곡 50년중 전기 25년은 리얼리즘 일변도였고 후기 25년은 리얼리즘 극복이 최대과제였다. 「한국의 비평」 주제발표에서 유종호 교수(이대 영문과)는 해방이후 한국의 비평이 마주친 문제들을 중심으로 살피면서 60년대 후반 이후 주요 비평가들의 비평입장을 검토하고 우리 비평의 앞날을 전망하여 눈길을 끈다.유교수에 의하면 민족문학론을 주도해 온 백낙청은 이론비평이나 실제비평(기술비평)을 벗어나 시인 작가에게 글쓰기의 주제와 방법을 교시하는 입법비평의 입장에 서 있다.『김윤식과 함께 비평 생산 최다수확왕의 영예를 지녔고 김문집 이어령 이후 통념화된 험담과 독설로서의 비평을 덕담으로 변모시키는데 기여한』 김현의 경우는 기술비평의 입장이고 김우창은 자기충족적 비평(고전적 에세이),김윤식과 김용직은 국문학 지향의 비평,정명환 이상옥 곽광수 도정일등은 외국문학의 소양을 바탕으로 한 타자참조비평의 범주에 각각 속한다.유교수는 또 『앞으로 문화비속화 현상의 일환으로 비평의 중간화 잡담화 가십화가 가속화 되고 비평이 논문쪽으로 기울면서 비평의 주변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진단한다. 이 심포지엄의 주제발표논문과 토론요지는 오는 10월말 민음사를 통해 책으로 묶일 예정이다.
  • “프로 중간에 광고” 시청자 짜증 불보듯/TV 방송광고 총량제란

    ◎시간당 규제 풀려 인기프로에 집중/외국 기업광고도 무차별 방송 우려 지난 7월 발표된 「선진방송 5개년계획안」에 이어 경제행정규제완화실무 위원회에서도 방송광고 총량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기존의 TV방송광고가 크게 변화될 것이 분명해졌다. 총량제의 핵심은 TV광고에서 프로그램 중간광고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중간광고는 최근들어 방송업계와 광고업계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오던 것. 우리나라의 광고시장은 80년대이후 급격히 확대되어 현재 한달에 1천50억원 가량의 TV광고시장이 형성되고 있다.하지만 이 광고시장이 업계의 광고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청약률에 따른 방송광고 적체물량은 한달에 40억원정도다.물론 이 광고물량 가운데는 가수요물량도 포함되어있어 실제는 더 낮을 수도 있다. 문제는 TV광고를 원하는 물량이 대부분 황금시간대에 집중되어있다는 것이다. 총량제를 도입하면 현재의 시간당 광고시간규제가 풀어져 황금시간대에 광고가 마음대로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방향에 대한 시청자단체의 불만도 매우 크다.경제논리만 부각될 뿐 시청자를 보호할 배려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TV방송이 실제로 3개 방송국 과점체제로 되어있는 우리의 상황에서 중간광고등 자유화는 시청자들의 권익이 제대로 보호되지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세부적인 정책결정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커 인기 프로그램의 중간 중간에 상업광고가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빈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중간 광고가 12분단위여서 시청자들이 매우 큰 불편을 느낀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황금시간대의 TV광고에 외국기업의 광고가 범람할 것이라는 우려다.외국 프로그램보다도 훨씬 직접적인 정서적 영향을 미칠 외국의 TV광고에 시청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의 우려대로라면 방송과 광고업계가 장기적 안목에서 시청자들과 신뢰를 쌓는 데도 도움이 되지않는다.현재의 방송광고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방송광고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는 역설적인 논리조차도 가능하다. 한국 YMCA 시청자 시민운동본부 백미숙간사는 『경제논리에 따른 방송광고시장의 확대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방송 특유의 장점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무차별적으로 특정시간대의 방송광고를 늘리는 방향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김영삼 정부 30개월/김대통령에 바란다/각계인사 제언

    ◎규제 완화… 기업 자율·창의성 보장/경제정책 수립에 국제적 시각 도입을 ○이내흔 현대건설 사장 세계는 WTO(세계무역기구)체제가 출범한 이후 치열한 경제전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범세계적인 이익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분위기 속에서 경제논리가 이데올로기보다 중시되고 있다. 약육강식의 경제전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무엇보다 견실한 경제를 갖춰야 한다.정치나 외교적인 힘도 경제력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하다.한 나라의 경제력은 기업에 의해 생성되고 유지되므로,기업이 생산단위로 왕성하게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앞으로 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주기 바란다.불필요한 행정규제는 날로 어려워지는 경제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기업의 의욕마저 꺾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부와 기업이 서로 믿지 못하고 불신과 규제가 만연할 때 우리는 경제전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이제는 정부가 기업을 믿고 규제보다는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빨리 추진돼야 한다. 의욕을 상실한 기업,경제력을 잃은 국가는 앞으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대희 KOI 부원장 최근의 엔저추세를 감안하더라도 금년에 우리경제는 1인당 1만달러소득 수준에 접근하리라고 예상된다.그러나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이는 우리가 과거의 선형적 연장선상에서 보는 시각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많은 정책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첫째,세계속에서의 한국경제를 다듬어 가는 일이다.한국경제 활동영역의 폭을 넓히고 국내경제정책도 국제관계적 구도에서 검토되어야 한다.일본·중국·미국 및 동남아 등 주요지역과의 전략적 연계관계를 보다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한다.세계화·개방화 등이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되어야 한다.둘째,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재벌문제의 가닥을 풀어나가야 한다.대기업집단의 국민경제적 공헌은 인정하되 경쟁제한적 행위 및 불공정 경쟁방법악용은 강력히 견제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중소기업문제는 재벌문제와 맞물려 있다.재벌문제는 재벌스스로 푸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샛째,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획기적인 정부조직개혁에 상응하는 기능변화가 미흡했다.산업활동개입은 축소되어야 하지만 경쟁질서확보,안전및 복지환경 조성 등 기능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한다.이제 정부는 통치가 아니고 경영이다.작은 정부이되 우리의 안전과 질서를 확실히 지켜주는 강하고 효율적인 정부이어야 한다. ○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변화와 개혁을 내걸고 출범한 김영삼대통령의 취임 2년반을 돌이켜 볼 때 경제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업적은 역시 금융실명제의 실시라고 하겠다.이것은 단순한 경제개혁이라기 보다 정치 및 사회개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함께 부동산 실명제까지 실시되면 그 효과는 더욱 뚜렷해지겠지만 그 동안의 성과도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경제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 및 재정·금융개혁에서도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기업과 정부간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경제질서를 확립하여 중소기업에도 동등한 경쟁여건을 마련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균형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에 대비하여 우리 경제의 개방화·세계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며,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의식개혁도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과거의 고도성장,양적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경제선진화 및 생활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 경제안정이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물가안정에 더욱 치중해야 한다.선진국 수준의 물가안정 없이는 우리 경제가 선진화될 수 없다고 본다.
  • 일본에선…/한국의 무역적자(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15)

    ◎수교후 대일적자 총 1천억불 육박/기계 등 자본재 수입이 90%이상 차지/최근 중화학분야 수출 신장… 개선 조짐/경쟁력이 관건… 기술개발에 과감한 투자 시급 지난해 주일대사관 국정감사장.국회의원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대일무역적자 문제에 대한 대사관 차원의 대책을 물었다. 대사관측은 우선 김영삼정부가 대일무역적자를 경제논리로 풀어 나가기로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일적자는 한국의 산업구조상 불가피한 면이 있으며 당분간 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내용의 경제논리에 따른 설명을 덧붙였다. ○흑자기록 「전무」 즉각 의원들의 호통이 잇달았다.「엄청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포기했다는 말인가」라는 질타에 대사관측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극구 해명했다.하지만 감사장을 나서는 의원이나 대사관 직원이나 모두 대일무역적자가 쉽게 줄어들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수긍하고 있었다. 대일무역적자.우리 경제를 오랫동안 짓눌러 온 문제다.한·일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65년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2억8천8백만달러 적자.이가운데 대일무역적자는 1억2천2백만달러로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이 때부터 우리나라는 단 한번도 대일무역흑자를 거두지 못했다.지난해 적자는 1백19억달러.전체 무역적자의 1백89%나 된다. 6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일누적적자는 9백44억7천9백만달러.우리나라 외채는 지난해 말 5백68억달러.대일무역적자는 우리 경제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인 것이다.올해 대일적자는 1백5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왜 우리는 일본에 대해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해야만 하는가. ○일본시장 폐쇄적 우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을 품목별로 보자.지난해 총수입액 2백53억9천만달러 가운데 기계류 및 운반기계가 91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자본재·원자재·부품 등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을 육성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설비재 등을 수입했다는 이야기다.좋게 보면 사치품·소비재가 적은 만큼 수입구조가 매우 건전한 것이고 뒤집어보면 우리 산업구조가 일본에 매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투자의 위험이 높고 자본회수가 오래 걸리는 자본재산업 등은 일본에 의존하면서 산업개발에 나섰다.그 뒤에도 이런 손쉬운 성장전략이 지속됐다.성장하면 할수록,수출이 늘어나면 늘수록 대일무역적자는 커져갔다. 주일대사관의 신동오상무관은 『왜 일본탓은 안하느냐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경제관점에서만 보면 일본을 탓할 것은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문제는 수입액만큼 수출 할 수 있는 우리의 대일본 수출 경쟁력이다. ○적자 요인들 여전 폐쇄적인 일본시장과 복잡한 일본의 유통구조도 수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특히 김 등을 비롯한 농수산물의 경우 수입쿼터제라든가 행정규제로 수출이 막혀있는 품목들이 꽤 있다.하지만 대일무역적자를 말할 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제조업 상품의 경쟁력이다.농수산물의 수입제한조치를 통상외교를 통해 풀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대치는 불과 수억달러에 불과하다. 일본시장의 유통구조가 복잡하다고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입장의 중국은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복잡한 유통구조를 극복한 섬유류의 수출에 힘입어 지난해 89억달러,올해 5월까지 55억달러의 대일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경제로서 돌파구는 역시 고부가가치 제조업 상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자본재 부품산업 육성을 통해 수입의존도를 줄이고 고도기술산업 분야의 일본투자를 유치할 것 등을 목표로 설정했다.이와관련,아시아경제연구소의 미즈노 준코(수야순자)연구원은 『기계설계능력이 떨어지면 산업전체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은 독자적인 기계설계능력을 갖추기 위해 적극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일부 희망적인 조짐도 있다. 대일본수출을 보면 주요 품목이 점차 전자·전기와 철강 등 중화학분야로 옮아가고 있다.특히 올해들어 5월까지 반도체 등 전자·전기분야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3%,철강은 53.1%의 대일수출신장세를 보이고 있다.엔고 현상에 힘입은 바 크다.때문에 엔고의 메리트가 가시면 또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기도 하다. 여하튼 통상산업부 등 정부는 최근 추세가 이어지면 대일무역적자가 장기적으로 양국 산업의 수평분업화,무역의 확대균형화를 이루면서 개선돼 나갈 것으로 희망반 분석반의 전망을 하고 있다. ○산업구조 일 의존 일본 아세아대학의 노조에 신이치(야부신일)교수도 『반도체 등의 수출증가가 대일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적자 가중요인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환경산업분야도 곧 유망산업으로 등장할 전망이지만 한일간 기술격차가 현격한 실정이다.또 97년 건설시장을 상호개방할 경우 성수대교 추락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낸 한국 건설업체의 일본진출보다는 일본 업체의 한국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와함께 자동차 시장이 개방돼 나가면 한국차의 일본진출보다 일본차의 한국진출이 더 활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유력하다.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해 나가는 열쇠는 기계 등 자본재의 경쟁력에 있다.이들 분야가 수입대체 나아가 수출유망품목으로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한일국교정상화 30년.엄청난 누적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일본 교역을 바람직한 상태로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제2 중흥의 각오로 기술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 해군­세종연 국제해양력 심포지엄 이춘근 박사 발표요지

    ◎세계화시대 한국 해군력 증강 시급/미·소 냉전중 미 해양력에 일방적 의존/일·중 해양 강국화… 자체방어력 키울때 해군과 세종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4회 국제 해양력 심포지엄이 3일 경기도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렸다.「세계화시대의 한국해양력과 국가발전」이라는 주제의 이 심포지엄에는 미국해군 7함대 사령관인 아치 클레만스 중장이 기조연설을 했으며 세종연구소 이춘근박사를 비롯,미·일·러등 4개국 관계자 11명이 주제발표를 했다. 다음은 이춘근 박사의 「한국의 해양전략과 국가발전」이라는 주제논문을 요약한 것이다. 국가안전을 보장하는 궁극적방법은 자기 스스로의 군사력을 갖추는 일이다. 특히 계속적인 국가발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해군력을 갖추는 일이 필수적이다. 한국 해군은 그러나 냉전기간중 제대로 된 해군전략을 갖고 있지 않았다. 한국은 미·소냉전의 첨단에서 미국 중심의 해양적 자본주의 진영에 육군군사력을 제공한다는 전략적 위치에 놓여있었고 그 결과 해군력은 한국이 담당할 사항이 아니었다. 냉전 기간중 한국은 미국이 제공하는 해양력에 의존, 국가안보와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제 냉전이 끝나고 새로운 국제안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냉전은 사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양적 자본주의 세력과 소련이 중심이된 대륙적 사회주의 세력의 갈등이었다. 이 갈등에서 해양세력이 승리하게 됐으며 냉전이 끝나자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모두가 해양세력화하고 있다. 중국의 전략문화가 대륙적인 것에서 해양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고 일본은 전통적인 해양강국의 모습을 견지하고 잇다. 이런 주변국들의 존재는 한국의 전략이 어느 방향을 지향해야 하는가를 대답해주고 잇다 주변국이 해양국가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전략이 해양전략이 돼야함은 당연하다 한국의 해군력은 일본·중국 등에 비해 심각한 양적·질적 열세에 잇다 병력을 보면 중국 26만명, 일본 4만던명에 비해 한국은 3만5천명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은 장교대 사병비율이 1대2로 유사시 동원가능병력은 현수준의 4배 이상이 된다. 이 상황에서 한국이 해양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해진다. 다만 문제는 한국이 얼마나 강력한 해군력을 부유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 항모·핵잠수함보유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확한 해군력 규모는 주변국 군사력 변화, 우리의 경제 능력, 미국과의 동맹 관계 북한의 위협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한극 해근은 북한 침략을 억제하면서 다음 세기의 해양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두가지 임무를 맡고있다. 한국해군력은 적어도 해양통제 수준의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대양해군이어야 하며 이런 군사력을 보유하기 위해 국민설득 전략이 개발돼야 한다.
  • 주일미군 현수준유지해야/일 이나 히사요니,니혼게이자이 칼럼서 주장

    ◎아시아 지역분쟁 억제 “지렛대역” 필요 아시아의 번영을 허물어 뜨릴 수 있는 지역분쟁의 발생을 억제하기위해서는 주일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한다고 이나 히사요시(이나구희) 니혼게이자이신문 편집위원이 최근 이 신문 칼럼에서 주장했다.다음은 칼럼의 요지. 베트남이 지난 21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 가입,명실공히 성장센터의 한가운데로 진입하게 됐다.또 베트남은 20년만에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했다.미얀마의 군사정권은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를 6년만에 가택연금에서 해제하는등 미얀마의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아시아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변화들은 위험한 요소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가 주목받게 된 것은 1980년대의 경제성장 때문.이 10년간 아시아 각국의 국민총생산(GNP)은 전체적으로 64% 늘어났다.이에 비해 같은 기간 유럽에서의 GNP 성장률은 21%에 그쳤다.이같은 수치가 드러나는 시점에서 이미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할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되기 시작했다. 90년대에 들어서도 아시아의 성장은 계속돼 생각지 못했던 부산물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부산물이란 곧 경쟁적인 군비확장 추세를 말하는 것으로 스톡홀름의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펴낸 연감에 따르면 93년 아시아 각국의 무기수입은 금액 베이스로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중동 각국을 뛰어넘었다. 게다가 각국이 사들이는 무기 목록들을 보면 중국이 잠수함과 프리깃함,인도네시아가 F16 전투기와 방공미사일,말레이시아가 조기경보기와 공격용 헬리콥터를 사들이는 등 최신병기들로 채워져 있다.경제성장이 가져온 「배당」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배후에는 여러가지 분쟁 요인이 깔려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의 D 볼 교수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동아시아에는 모두 29가지의 분쟁 요인이 있다.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국으로 대만,베트남,인도와의 국경분쟁이 있고 남사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외에 일본과도 첨각제도를 둘러싸고 분쟁을 빚는 등 모두 5건의 분쟁에 개입돼 있다.또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닐지라도 한국전쟁에의 인연으로 한반도 정세에도 관계돼 있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해 경계심을 갖는다면 이같은 역사적 경위 외에도 몇가지 이유를 더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냉전 말기인 90년과 냉전 후인 93년의 국방예산을 비교할 때 미국은 11.2%,러시아는 44.5%가 줄어들었지만 중국은 20.6%나 늘어났다.어디까지나 달러 베이스이긴 하지만 이 기간중 일본의 국방예산도 엔고로 인해 38.2%가 늘어났다.그러나 숫자가 곧바로 군사력의 증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2의 근거가 되는 것은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방부 정책기획에 관계했던 Z 해리어트씨의 예측이다.그는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중국은 21세기의 어느 시점에선가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세번째 이유는 『중국은 국제시스템을 따르지 않고 대등·평등한 입장에서 참가하려는데 지나지 않는다』(E 코엔 존스 홉킨스대 교수)라는 지적이다.핵확산금지조약(NPT)의 무기연장이합의된 직후 핵실험을 실시하는가 하면 유엔 안보리에서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독자노선을 취하는 것이 경계를 요하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경계심은 특히 미국에서 절정에 달한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 현시점에서의 특징이다.이등휘 대만총통의 미국방문을 둘러싸고 냉각된 미·중관계는 중국이 주미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고 중국계 미국인 해리 우씨를 체포하는 것으로 이어져 냉전시대의 미·소관계를 방불케 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경제논리를 내세워 추진됐던 미국과 베트남간의 국교정상화도 이제는 중국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이것이 미국과 중국간에 냉전이 시작됐음을 뜻한다면 미·소 냉전이 그래왔던 것처럼 기본적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강대국들간의 게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제격차 등 「약한 중국」이라는 측면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고 중국 뿐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있는 인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있다.그러나 인도가 확실히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존재가 될 것인가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29가지의 분쟁 요인 가운데는 소규모 지역분쟁(LRC)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미국 통합합참본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군사전략에는 「유연하고 선택적인 개입 전략」이란 부제가 붙어 있으며 LRC에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는 약속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 번영의 전제조건을 갑자기 무너뜨릴 수 있는 분쟁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미·일 안보체제에 기초해 현재와 같은 규모의 미군을 유지하고 아세안지역포럼(ARF)을 신뢰조성기구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것일 것이다.일본의 경제활동도 경제적 상호의존관계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안전보장의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바그와티 교원 미컬럼비아대 서울세계경제포럼 강연

    ◎차별없는 세계무역질서 확립을/APEC이 새 경제모델 가능성 제시/환경·노동기준 각국 현실맞게 조정 자유무역이론 발전에 공헌한 미국 컬롬비아대 자그디시 바그와티교수가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차 서울세계경제무역포럼에 참석,「세계무역기구­새로운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다음은 바그와티교수의 강연 요지다.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는 WTO는 환경과 노동기준,경쟁정책이라는 세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환경과 노동기준 문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과의 문제로 이미 「그린 라운드」와 「블루 라운드」로 표면화됐다.반면 경쟁정책문제는 선진국간의 문제로 최근 미·일간의 자동차분쟁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먼저 환경기준 문제를 다룰때 중요한 것은 무역정책과 환경정책을 혼돈해서도 안된다는 점이다. 환경정책과 기준은 나라마다 달라 모든 나라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려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환경문제와 관련,단일규정이 없으면 규제정도가 낮은 후진국에 선진국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후진국들도 투자유치를 위해 규제수준을 점차 낮출 것으로 일부 선진국들은 우려하고 있다.그러나 OECD에 관련 기준이 있고 실제로 선진국 기업들은 해외에서도 자국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후진국 정부도 투자유치를 위해 환경기준을 일부러 낮추지는 않는다.남아공에 진출한 미국기업이 현지의 인종차별정책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 좋은 선례다. 노동기준 문제는 환경문제와 마찬가지로 선진국들이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최근 선진국들 사이에서 노동기준을 도덕적인 문제로 내세워 무역문제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아동노동,강제노동,노예노동을 인권과 연계짓는데 이미 국제노동기구(ILO)에 규정이 있어 WTO에서 단일 기준을 따로 정할 필요는 없다.아동노동의 금지는 매춘등 새로운 문제를 불러 오므로 점진적으로 개선책을 찾아야한다. 선진국들이 WTO를 통해 환경과 노동에 대한 단일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생산한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각국의 상이한 현실을 인정하는 경제논리에배치되는 것이다. 선진국간에 치열한 쟁점으로 부상될 경쟁정책도 각국이 동일한 경쟁정책을 사용하면 국제무역의 근간인 비교우위가 사라지며 원산지 규정에 따른 관세부과문제등 복잡한 문제가 많아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등 최근 확산되고 있는 블록경제는 자유무역이라는 명분과는 달리 자국의 환경과 노동기준등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자국 역내 국가들에만 특혜를 주는 차별주의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한국등이 중심이 돼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야말로 진정한 다자자유무역주의 경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따라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올 APEC 정상회의는 국제경제사회에서의 APEC의 역할과 WTO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자유무역지대와 다자주의에 입각한 세계무역정책을 바로 세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아시아 회원국들이 합의해야할 사항이 있다.먼저 NAFTA처럼 차별적인 자유무역지대로 성격이 변질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환경·노동기준문제와 관련,WTO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이는 아시아가 새로운 세계무역질서 형성과정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몫이며 지역주의,차별주의와 구분되는 세계무역질서를 확립하는 길이다. 한국을 비롯,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새로운 세계경제질서 재편과정에 적극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종전처럼 선진국들이 차놓은 판에 수동적으로 따라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 서점 「논술고사 코너」 북적/교육개혁안 대입시반영률 높아진 탓

    ◎예문 제시형·학습지 형식·신문칼럼집 등 4백여종 출시/“구체적 논점 파악엔 꾸준한 글쓰기 중요” 초·중·고교의 방학을 맞아 논술관련 서적을 찾는 학생·학부모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더욱이 지난 5월 교육개혁안이 발표돼 앞으로 대학입시에서 논술고사 비중이 한층 커짐에 따라 관련서적 출간도 활발해졌다.바람직한 논술 책은 과연 어떤 것일까. 현재 서점가에 나와 있는 논술서적은 학습지와 아동용 도서를 포함,3백∼4백종에 이른다.학습지 형식의 논술지침서에서 부터 명작 다이제스트,신문칼럼집,「논리야 놀자」같은 대중적인 논리서적까지 다양한 형태다. 이 가운데 잘된 예문을 제시한 뒤 같은 주제의 글을 직접 써보도록 하는 형식이 주종을 이룬다.「논술의 정석」(조형근 지음,새길 출간)은 지은이가 입시학원에서 논술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책.주제를 다각도로 설명,한가지 사안에도 여러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견줘 「논술정복 26코스」(손영목·손나리)는 소설가인 아버지가 고3인 딸의 논술을 지도한 사례 26편을 묶었다.딸이 쓴 논술을 먼저 보여주고 이에 대해 아버지가 어설픈 점을 지적한 다음 모범답안으로 이끄는 방식이다.학생들의 실제논술을 대학교수들의 강평과 함께 수록한 「논술고사의 실제」(한국일보사 간행)도 있다.잘못된 글,잘된 글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간접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책들의 장점. 신문에서 발췌한 칼럼집만도 수십종에 이른다.이 가운데 「신문으로 공부하라」(민 출판사)는 신문에 실린 글을 기준삼아 학생들이 스스로 글쓰기를 익히게끔 했다.신문사설과 칼럼을 주제별로 묶은 「명사설 명칼럼」(지학사)도 매달 나온다. 한편 많은 대학에서 전공분야의 기초지식을 측정하는 계열별 논술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인문·사회·자연등 각 분야의 폭넓은 읽을거리를 담은 책들도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한샘출판사의 미네르바문고는 고등학생들 뿐만 아니라 시간에 쫓기는 일반인도 한번쯤 읽어볼만 한 책.다섯권에 문화·역사·철학·정치·경제·예술·자연과학들에 걸친 명문,연설문을 실었다.김영사의 「진리는 나의 빛」시리즈도 비슷한 기획으로 동서의 고전을 요점정리한 「고전」1∼2를 비롯,「자유주의가 어떻게 근대 시민계급의 이념이 되었나」처럼 대학 초급강좌 수준의 개념을 알기쉽게 풀어나간 「논술」1∼3 등이 나와 있다. 이처럼 논술 책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논술을 잘 하려면 무엇보다 직접 글을 써봐야 한다는게 일선교사들의 얘기다.서울고 박복선 교사는 『논술은 짧은 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적인 분야가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꾸준히 글을 쓰고 지도를 받으면서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아주국들/“노동력 질낮아 성장저해”

    ◎한·대만 등도 인력부족 직면/미 메릴린치사 전망 ◎훈련·교육체제 개편 필요 【싱가포르 AFP 연합】 한국등 아시아 각국은 많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 발생하는 노동력의 질적 문제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 투자전문회사인 메릴 린치사가 14일 경고했다. 메릴 린치사는 월간 아시아경제논평지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시안 국가들은 노동인구는 많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교육체계의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노동력의 저급한 수준이 이 지역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숙련노동력 수급의 불균형이라면서 아시아 각국이 단기적으로 세계경제성장의 추진세력의 위치를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대만·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은 노동력의 부족사태에 직면,노동력을 수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국가는 값싼 외국 노동력의 수입으로 노동력부족을 해결하려 할 것이지만 이것이 고부가 생산이나 공정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은 물론 사회문제까지 야기,결국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현재 이들 국가가 실시하고 있는 노동력개발계획들이 장기적인 수요를 충족시킬지는 의문이라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인적자원 훈련체제와 교육체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북 대량살상 무기/국제적 통제 모색

    ◎공외무 「미사일개발 추진」 발언배경/“180㎞이상 개발 금지” 「한­미규제」 폐기/300㎞까지 가능한 MTCR 가입 검토 공로명 외무장관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한미 지대지미사일 개발규제를 폐기하는 대신 미사일기술통제제도(MTCR)가입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함으로써 장거리미사일 규제 문제가 앞으로 한반도와 관련된 주요 군사이슈로 대두될 전망이다. 한미 지대지미사일 개발규제는 79년 한국측이 현무미사일 개발에 착수하자 미국측이 기술을 이전하면서 체결을 요구,90년 실무과장선에서 맺어졌던 것으로 사거리 1백80㎞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사거리 1백80㎞의 제한은 서울에서 평양을 직접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MTCR는 핵·화생방무기의 운반이 가능한 적재중량 5백㎏·사거리 5백㎞를 한도로 하는 미사일만 개발하도록 하는 제도이다.따라서 정부가 한미 지대지미사일 개발규제를 폐기하고 MTCR 가입을 검토키로 한 것은 사실상 미측의 제한으로 1백80㎞이상 쏠 수 있는 추진체를 개발하지못하는 마당에 MTCR 가입을 통해 일정수준까지 기술개발을 꾀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또 미측이 강력추진하고 있는 MTCR의 품안에 자발적으로 들어감으로써 결과적으로 북한 대량 살상무기에 대한 국제적 통제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미측은 87년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탄도미사일의 효과적인 규제를 위해 미사일 관련 기술 및 부품의 이전을 국제적 제도에 의해 통제키로 하고 MTCR를 처음 발표했다.이에 발맞춰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등이 즉각 동참했으며 94년말 현재 2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미국은 비핵확산체제(NPT) 못지않게 이 제도의 완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대만이 사거리 1천㎞ 탄도미사일 스카이 호스를 개발하려던 것을 중지시키는등 많은 힘을 기울여왔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북한핵문제가 어느정도 매듭지어지면 이후 MTCR·화생방무기협정(CWC)의 완성에 힘을 쏟는다는 내부계획을 수립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한 한반도에서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고있는 재래식무기에 대해 언급,한반도 평화구축을 토대로 아·태지역의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경제안보 목표를 달성하려는 장기전략구상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한국측은 미측이 MTCR체제를 완성하는데 기여하는 한편 미국이 대북압력을 가중시키도록 유도함으로써 사거리 1천㎞가 넘는 북한의 노동·대포동 미사일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통제논의를 구체화하려는 것이다.
  • 경제정책 일관성 유지돼야(사설)

    지방자치제의 본격실시와함께 우리 국가경제운용에 있어 가장 강조돼야 할 점은 정책의 일관성을 견지하는 것으로 지적할 수 있다.이미 드러나 있듯 정치색채가 짙은 지역할거현상은 합리적인 경제논리보다는 집단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치논리를 앞세움으로써 무분별한 지역개발경쟁을 빚게 할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산업시설의 배치나 예산배정 등과 관련,각 지방으로부터 개별적인 욕구가 분출하고 이는 중앙정부의 거시정책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잖은 혼선과 차질을 안겨줄 것으로 우려되는 것이다. 때문에 국제수지·물가·성장 등과 직결되는 국가전체의 발전전략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제2의 도약을 이루려면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한다.특히 각 지자체의 중장기 개발사업은 투자계획·재원조달 및 타당성 등을 사전에 중앙정부와 협의토록 의무화함으로써 한푼의 예산낭비도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기채를 통한 개발계획은 전체 지방채발행규모의 범위안에서사업추진 우선순위에 따라 승인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물가안정을 위한 각 시도별 협력체제의 구축도 절실한 과제이다.지방정부의 행정공백이나 인기영합적인 자세에 편승하는 개인서비스요금등의 부당인상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물가동향에 관한 중앙정부의 강력한 총괄관리체제 확립이 요구된다. 이와함께 중앙정부는 각 지자체의 돌출적인 개발욕구나 상충되는 문제들을 조정·해결할 수 있게끔 투명한 기준을 제시,중앙과 지방과의 갈등해소에 힘써야 할 것이다.이같은 과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도경제협의회를 적극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밖에 각 지방단체장들도 국가의 전반적인 성장구도와 조화를 이루는 지방경제활성화방안을 모색하는데 힘을 기울여 우리 경제가 안정궤도를 유지하는데 기여할 것을 당부한다.
  • 남·북·일 새 3각관계(한·일수교 30년)

    ◎일의 「남·북 줄타기 외교」 대비해야/대북 수교협상 자세따라 한·일갈등 소지/끊이지않는 「망언」… 선린의 앞날 불투명 국교가 정상화된지 30년,한일양국관계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지난 65년 6월22일 한일기본조약 및 부속협정에 서명한 이후 양국 관계는 발전과 퇴보를 되풀이하고 있다.지난 30년동안 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측면에서 양국 관계는 양적으로는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다.65년 2억 달러에 불과하던 양국간 무역액은 그동안 2백배 가까이 늘어 지난해에는 3백89억 달러를 기록했다.양국간 인적 교류도 65년 1만명에서 지난해 2백7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양국이 이웃국가로서 결속력있는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한국쪽에선 「동반자」보다는 「반일감정」이나 「망언」이,일본쪽에선 「혐한」「추한 한국인」이란 단어가 언론에 더 많이 등장한다. 지난 연말 한국 외무부와 일본 외무성 당국자들이 여느해 보다 강하게 새해를 맞는 흥분을 느낀다고 털어 놓는 것을 본 일이 있다.광복 50년(일본에는 종전 50년이다),국교정상화 30년이라는 1995년의 역사성이 양국관계를 다루는 당국자들에게는 팔을 걷어붙일만한 의욕을 촉발하는 계기일 수 있을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몇차례 천명했듯 95년을 과거를 극복,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하는 원년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 당국자들의 바람이었다. 그러나 양국 정부의 의욕은 국민감정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일본과의 수교 30년을 기념하는 것 같은 공식행사를 용인할 수 없는 것이 아직도 엄연한 우리 국민의 평균적 정서이기 때문이다. 양국 정부는 기념행사를 아예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이를 반민간 단체로 볼 수 있는 한일의원연맹(회장 김윤환/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으로 넘겼다.그러나 연맹측이 계획했던 행사조차 제대로 추진되지는 못했다.경북 예천 출신으로 「일본의 이미자」로 불리는 재일동포 가수 미야코 하루미의 서울,부산 공연은 문화체육부의 불허로 무산됐으며,한일청소년회관의 건립계획도 변경됐다.이달 일본에서,오는 12월 우리나라에서 기념우표가 발행되는 것 정도가 확실히결정됐을 뿐이다. 의원연맹측이 초대 조선총독을 지낸 데라우치(사내정의)가 한반도에서 수집해간 문화재를 반환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것 정도가 계속 기대를 걸만한 사업이다. 양국 관계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차원에서 시각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한다. 우선 한일 관계를 양자관계로만 볼 것이 아니라 다자간 관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사회 내에서라면 한일 양국의 이익은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양국은 자유무역체제를 지향하고 그 안에서 국가발전 전략을 꾀하고 있으며,민주주의와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의 기본 이념도 같다. 일본 관계를 다루는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선출과정에서 김철수후보를 적극 지원하거나,우리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이해가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국익이 일치하는 구조 속에서도 양국 국민들이 화합하지 못하는 것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불충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지적이다.일본인들 스스로의 지적처럼 『괴롭지만 과거를 바로 보지 않으면,미래는 없다』는 것이 한일관계의 현실이다. 한반도 및 동아시아 침략에 대한 사죄,군대 위안부문제,사할린동포 문제등은 양국이 해결해야 할 오랜 현안이지만,일본측은 어느것 하나 진심으로 반성하며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일의원연맹의 지철민 사무총장은 올해 사회당,자민당,신당 사키가케등 여당연합과 신진당이 추진하던 일본 국회의 과거사죄와 부전결의가 결국 신진당이 불참한 채 반성과 평화추구라는 용두사미로 끝나고,때를 맞춰 터져나온 와타나베(도변미지웅) 전외무장관의 한일합방과 관련한 망언이 아직 한일관계의 미래를 바라보기 어렵게 만드는 일본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의 대북 쌀 제공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일본 정부의 미묘한 자세는 우리 국민과 정부 당국자들이 안고 있는 일본에 대한 원초적 우려감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의 한반도 전략은 무엇인가.일본은 과연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는가.한국민은 일본이 북한과의 수교를 이끌어낸뒤 한반도의 남북 양쪽을 저울질하는 줄타기 외교를 전개하며 이문을 챙기려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연스레 갖게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올해가 광복 50년,국교정상화 30년이라서가 아니라,북한과 일본의 수교가 본격화되는 시점이기 때문에,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일본 태도에 따라 한일 관계는 또 한차례 갈등하며 후퇴의 시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한국측 외교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 1월 고베 대지진 때 한국 국민들은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며,구호물자를 보낸 바 있다.전문가들은 광복후 50년이 지나고 양국을 움직이는 세력이 전전세대에서 전후세대로 교체되면서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양국관계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신세대들은 미래를 위해 과거를 청산한다는 인식을 전세대보다는 어렵지 않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또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낮에는 반일,밤에는 친일」이라는 식의 일본에 대한 이중적 잣대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일본은 있다」의 저자 서현섭씨(외무부 외교정보관리관)는 『한일관계의 지난 50년은 두나라 국민이 무시(DISREGARD)→불신(DISTRUST)→혐오(DISLIKE)라는 3D를 만들어온 세월』이라고 말했다.그는 『앞으로의 50년은 세 단어에서 부정을 의미하는 「DIS」 세글자를 떼어버리고 상호인정(REGARD)→신뢰(TRUST)→선린(LIKE)의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일관계 30년 일지 ▲1965년 6·22=한일기본조약 및 부속협정 서명 ▲8·28=한일협정 반대 학생 데모 및 위수령 발동 ▲12·18=한일기본조약 및 부속협정 발효 및 주한·주일대사관 상호개설 ▲1966년 1·17=한일간의 일본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법적지위와 대우에 관한 협정 발효 ▲5·27=일본 문화재 2천3백28점 반환 ▲19 67년 6·30=사토 에이사쿠 일본총리 방한,박정희대통령 취임식 참석 ▲1970년 6·16=한일 정기여객선(부관페리호) 취항 ▲1971년 2·5=일·북 재일교포 북송합의서 조인 ▲1973년 8·8=김대중 납치사건 발생 ▲1974년 8·15=조총련계 문세광,육영수 여사 저격 ▲1975년 9·15=조총련계 동포 성묘단 모국 방문 ▲1982년 7·26=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외교 문제 비화 ▲1983년 1·11=나카소네 일총리 첫 공식 방한 ▲1984년 9·6=전두환 대통령 첫 공식 방일 ▲1986년 5·18=일,대한 2백해리 어업수역 선포 ▲7·24=후지오 문부상 교과서 왜곡관련 망언 ▲1990년 5·24=노태우대통령 방일 ▲9·24=가네마루 자민당부총재 등 3당 대표 방북,일북수교 원칙 합의 ▲1991년 1·9=가이후 총리 방한,한일 우호협력 3원칙 발표 ▲1992년 7·6=일본정부 종군위안부 조사결과 발표,정부관여 인정 ▲11·8=노태우 대통령 실무 방일 ▲1993년 10·4=사할린 동포 관련,한일 실무협의회 ▲11·6=호소카와총리 실무 방한 ▲1994년 3·24=김영삼대통령 방일 ▲7·23=무라야마 총리 방한 ▲1995년 1·19=한국정부,고베지진에 구호품 전달 ▲6·5=와타나베 전외상 한일합방 관련 망언 ▲6·14=일본의회 과거 반성,평화 추구 결의 ◎지표로 본 양국관계/교역규모 급속 증가… 1백85배 늘어/경기둔화·국민감정 악화… 90년초 주춤/대일 누적적자 1천억불 시정 과제로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간 경제교류는 빠른 속도로 진행돼 왔다. 80년대 말까지 교역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다가 90년대 초 국내 경기둔화와 노사분규 여파로 잠시 주춤했다.그러다 엔고에 힘입어 지난 해부터 기계류와 부품을 중심으로 산업협력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그러나 30년간 누적돼 온 대일 무역적자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65년 국교정상화 당시 대일 수출은 4천4백만달러였다.이것이 지난 해에는 1백35억2천만달러로 늘었고,대일 수입도 1억6천만달러에서 2백53억9천만달러로 커졌다.교역규모만 1백85배 신장한 셈이다. 반면 교역확대속에 65년 1억2천만달러였던 대일 무역적자가 86년 50억달러를 넘은 데 이어 지난 해에는 1백억달러 돌파(1백18억6천만달러)라는 반갑지 않은 기록까지 남겼다.그간의 누적적자만 이미 1천억달러를 넘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국교정상화 이후 계속 늘던 대일 수출은 89년 1백35억달러를 고비로 줄기 시작,92년 1백16억달러로 떨어졌다.수입도 91년 2백11억달러에서 92년 1백95억달러로 감소했다. 일본의 대한투자가 전체 외국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92년 건수기준 30.5%,금액기준 17.3%로 82∼86년 평균(건수 47.7%,금액 49.6%)에 못미쳤다.고임금으로 한국의 투자매력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과거사 문제로 국민감정이 악화돼 소원한 상태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93년 초 양국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국 경제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국민감정과 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로 문제를 풀기로 양국 정상이 합의한 뒤 우리 정부가 먼저 수입선다변화 품목을 해제하는 등 관계를 개선해 나갔다. 교역액이 92년 3백11억달러에서 지난 해 3백89억달러로,일본의 한국투자는 92년 72건,1억5천달러에서 지난 해 1백32건,4억2천만달러로 각각 늘었다. 교역형태도 기계류와 부품·소재를 일본에서 들여다 경공업제품을 생산,제3국에 파는 「산업간 교역형태」에서 반도체와 철강 등 중화학제품을 서로 주고받는 「산업내 교역」으로 바뀌었다.일본으로서도 가격과 품질경쟁력이 있는 한국산 부품과 소재를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일본기업들의 투자도 저임금을 겨냥한 해외 생산기지화 전략에서 전략적 제휴형태로,기술협력도 한국의 일방적 기술이전 요구가 아닌 경제논리에 기초한 교류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엔고 지속과 세계경제의 지역주의화,미국과의 협상실패에 따른 무역마찰로 일본은 우리와 산업협력의 끈을 단단히 할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일본기업을 적극 유치,대일역조를 개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그렇게 되면 기술이전도 자연스럽게 이뤄져 양국관계가 호혜와 동반의 관계로 성숙돼 갈 것이다.
  • 제헌국회(새로 쓰는 한국현대사:22)

    ◎내각­대통령책임제 공방… 대통령제로 결말/여·순 발란 등 소용돌이속 국가보안법 통과 우리 현대사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호칭이 등장한 것은 19 48년 7월 12일이다.국가의 기본골격인 헌법이 이날자로 제정되면서 대한민국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그 헌법은 5·10 선거에 의해 개원한 국회가 제정했는데 초대 국회를 제헌국회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있다. ○과도입법의원 맹활약 제헌국회는 1948년 5월 31일 개원되었다.제헌국회는 물론 민주주의 방식의 첫 대의기구다.미군정 아래서 개원되었던 절반의 대의기구 남조선 과도입법의원을 염두에 두면 사정은 약간 달라질 수 있다.그러나 제헌국회는 과도입법의원의원선거를 통해 민주주의 예행을 거친 국민들이 확실하게 뽑은 1백98명의 선량들이 참여한 국민의 대의기구였다. 남조선 과도입법의원 15명이 국회에 진출,제헌국회개원에 깊숙이 간여했다.그들의 경험이 그만큼 존중되었던 것이다.특히 경기도 광주에서 경선 상대가 없이 무투표 당선된 신익희의 역할이 컸다.그는 미군정과 빈번한 접촉을 하면서 「국회소집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결성하는데 전면에 나섰다.국회법이 제정될 때까지 국회운영에 관한 규칙법안이 이 위원회에 위임되었다. 이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제헌국회는 5월 31일 역사적 개원을 맞았다.제1차 본회의는 당시 최고령자였던 임시의장 이승만의 사회로 열렸다.국회의장단 선거에서 1백88표라는 압도적 표수로 이승만을 의장으로 선출했다.부의장에는 신익희(76표)와 김동원(77표)이 선출되었다.이날 서울 시내에는 경축 꽃전차가 거리를 누비는 가운데 하오2시 제헌국회 개원식이 베풀어졌다. 국회에는 헌법 및 정부조직법 기초위원회가 설치되었다.이 위원회는 먼저 헌법학자 유진오등 10명을 전문위원으로 선임했다.유진오 전문위원은 내각책임제 및 양원제,3권분립을 중심으로 한 안을 내놓았다.그리고 법전편찬위원회(위원장 김병노)가 작성한 헌법초안을 비롯,임시정부헌장,과도입법의원 제정의 약헌,구미 각국의 헌법을 참고로 기초에 착수했다. 내각책임제안은 곧 바로 이승만의 노여움을 불러일으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12일 양원제를 단원제로 하는 등 약간의 수정을 가한 내각책임제 헌법안을 이의없이 채택했다.이승만은 마침내 분노하고 말았다.6월15일 기초위원회에 출석한 그는 내각책임제가 비민주적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책임제로 번안해줄 것을 요구했다.그러면서 측근을 시켜 국회가 내각책임제를 계속 밀고나가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은근히 위협해왔다. 그래서 이승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그를 제외시킨 정치문제논의는 무의미할 정도로 당시 정치상황에서 이승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했던 것이다.유일한 정당이었던 한민당이 먼저 굽히고 들어갔다.이로써 6월22일 제17차 기초위원회에서 내각책임제 헌법안은 대통령책임제헌법안으로 번안하기에 이른다.이어 6월 23일 제17차 국회본회의에 대통령책임제 헌법안이 상정되어 20일간에 걸쳐 17차례의 토론을 벌였다. ○헌법안 20일간 격론 대통령책임제헌법은 1948년 7월 12일 제정한 것으로 되어있다.대한민국 국회의장 이승만 명의의 헌법 전문은 단기 4281년 7월 12일이라고 분명히 적었다.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12일 자정을 약간 넘긴 0시28분에 제3독회를 마쳤다.그렇게 해서 대한민국헌법이 제정되었다.기초과정부터 풍파를 일으킨 제헌국회의 헌법제정은 파란만장한 헌정사의 장래를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 정부조직법은 7월 16일 제31차 본회의에서 제정되었다.17일 공포된 헌법절차에 따라 7월 20일 제37차 본회의에서는 이승만을 대통령으로,이시영을 부통령으로 선출했다.8월 3일 제37차 본회의는 이범석에 대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은 가결시켰다.그리고 이승만의 대통령선출에 따라 신익희가 의장으로 선출되는 동시에 김약수가 부의장이 되었다.이어 8월 5일 제40차 본회의에서 김병로 대법원장 임명 요청을 동의함으로써 정부수립을 위한 기본조치를 매듭지었다. 제헌국회에서 원내 세력판도의 윤곽이 드러난 시기는 의장단 선거를 전후해서다.이승만의 의장피선은 초당적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었지만 2명의 국회부의장 선출에서는 그 색깔이 드러났다.신익희와 김동원의 부의장 피선은 원내세력을 국민회와 한민당이 주도했다는사실을 보여주고 있다.이 때부터 각 정파 및 무소속의원들은 지연·인연을 따라 독자적 원내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급진적 이론파였던 성인회를 비롯,동인회,청구회가 연합하여 이른바 소장파 그룹을 만들었다.이 그룹은 한민당·이정회와 정립하면서 많은 물의를 일으켰다.이는 10월 13일 긴급동의로 제출한 미군철수 결의안과 한미간의 여러 협정에 극력 반대하는 것등으로 나타났다.특히 미군철수 결의안은 북한 최고 인민위원회가 미·소 정부에 두 나라 군대 철퇴를 요구하는 서신을 보낸 직후에 나왔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전후하여 남한 도처에서 폭동이 일어났다.1948년 10월부터는 국군에 침투했던 남로당 세포조직에 의한 무장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10월 2일 제주도군 경비1대대의 반란,10월 20일 제40연대의 여수·순천 반란,11월 20일 대구 제60연대 무장반란이 그것이다.엄청난 사상자를 낸 가운데 곧 진압되었지만,그 잔여세력들은 산으로 들어가 유격전을 벌였다.유격전은 북한의 강동정치학원 정치·군사훈련을 받은 요원들에 의해 강화되었다. ○농개법 등 획기적 조치 그래서 국회는 11월 21일 공산주의 활동을 불법화하는 준엄한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당시 상황에서 국가 보안법 제정은 불가피한 것이었다.이에 앞서 9월 7일에는 반민족행위처벌법을,1949년 2월 3일에는 농지개혁법을 통과시키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다.이들 법률의 내용과 집행을 둘러싸고 상당한 혼란과 대립도 뒤따랐다. 그 가운데서도 정치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이른바 「국회 남로당 프락치 사건」이다.국회안에서 소장파 그룹을 형성했던 노일환,김약수,김옥주등 13명의 의원들이 1949년 5월 20일부터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었다.실로 중대한 사태가 아닐 수 없는 제헌국회의 얼룩이었다. ◎하버드대 소장 「사찰요람」/「국회 남노당 프락치사건」 북노당도 개입/당시 부의장 김약수 「배후 조종자」 분류/전 북노당 고위간부 “남북 합작” 증언 1949년 5월 20일 제헌국회의원 노일환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함에 따라 세상에 알려진 이른바 「국회 남로당 프락치 사건」을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접근한 경우도 없지않다.그러나 서울신문 특별취재팀이 입수한 새로운 자료들과 증언을 통해 이 사건 배후에는 남조선 노동당(남로당)뿐 아니라 북조선 노동당(북로당)까지 개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하버드대 옌친연구소에서 입수한 사찰요람에 따르면 당시 국회 부의장으로 프락치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 김약수는 「이 사건의 배후 조정자」로 분류했다.이 문서는 그가 1947년 조선공화당을 조직,서기와 선전부장이라는 당직을 맡았던 사실도 들추어냈다.그리고 미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NARA)에서 발굴한 주한미군 정보처(G­2)의 주간정보보고서는 제헌국회 개원초기 이들이 들어가 있던 무소속구락부를 반우파적 집단으로 평가했다. 이어 주간정보보고서는 무소속구락부가 앞으로 좌익성향 구성원들의 집합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미 군정의 예측은 어느 정도 적중되어 국회활동을 통해 미군철수 결의안을 긴급동의로 제출하는 등 북한의 주장을 동조하고 나섰다.국회 프락치 사건에연루한 이들은 주로 남로당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어 모두 3차례에 걸쳐 13명이 붙잡혀 들어갔다. 그러나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만난 전 북로당 고위간부의 증언에서 북로당도 깊이 개입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이 증언에 따르면 북로당원 성시백(김삼룡·이주하와 함께 6·25가 일어난 1950년 6월 27일 서울에서 처형되었음)이 관련되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남로당과 북로당의 공작이 횡적으로 들어갔는데 그에게 포섭된 인물은 황윤호(진양출신),김옥주(함양출신),강욱중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에 의해 감옥에서 풀려나왔다.
  • 북 식량난,민족끼리 풀 과제(사설)

    북한이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다면」한국곡물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고 우리정부도 전제조건이나 정치적 부대조건 없이 곡물을 북한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은 남북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다.나웅배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조건 없는 곡물지원」과 관련,북측에 제공할 곡물의 종류,수량,인도시기,운반수단 등 절차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당국대표회담도 제의했다. 북한당국은 26일 일본에 긴급식량원조를 요청하면서 한국쌀도 공급받을 용의가 있다고 표명하는 한편 이를 위해 일본정부가 중재해줄 것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우리는 북한이 진정으로 한국쌀을 제공받기 원한다면 일본의 중재보다는 우리와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협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정부가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한 것은 새삼스러운일이 아니다.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3월 독일의 베를린에서 『북한에 곡물을 장기저리로 지원하겠다』고 천명했으며 지난 15일 국제언론인협회(IPI) 서울총회 개최연설에서도 이를 거듭 강조했다.이것은 북한을 공존의 동반자로 돕겠다는 우리정부의 순수한 실천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북한의 식량및 물자부족은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다.특히 식량사정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북한의 올해 곡물수요량은 6백72만t이지만 94년 생산량이 4백12만t으로 자급률이 61.4%에 그쳐 2백60만t이나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때문에 러시아의 북한전문가들은 북한당국이 주민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식량폭동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84년 남쪽이 수재로 피해를 입었을 때 5만섬의 쌀을 조건없이 보냈고 우리정부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바 있다.남북간에 이런 정신을 살려나간다면 민족화해에도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북한당국은 폐쇄적인 체제논리 때문에 주민의 먹는 문제를 더이상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 통신장애­수리 지연 사태 속출할 듯/한통노조 「준법투쟁」강행파장

    ◎전화 신규 가설 늦고 야간전보배달 불능/일반창구업무 고의지연 민원인 큰 불편 한국통신노조가 25일 전국 지부별 보고대회를 강행한데 이어 26일부터 본격적인 준법투쟁에 돌입키로 함에 따라 「통신대란」의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다. 노조측은 준법투쟁의 제1단계로 우선 정시출근투쟁만 전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사태의 추이를 봐서 투쟁의 강도를 점차 높여나간다는 계획이어서 전화고장수리 등 시민들의 긴급민원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준법투쟁」이란 노조가 법률이나 사규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업무능률을 저하시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자는 전략이다. 일을 느리게 하거나 대충대충 처리하는 방법으로 사용자측에 손실을 안겨주는 태업과 비슷하지만 법적인 절차를 거친 쟁의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지난해 서울지하철노조가 파업직전 안전운행을 구실로 준법투쟁을 벌여 지하철운행이 대혼잡을 빚었듯이 공공사업체에서 준법투쟁을 벌일 경우 이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지게 된다. 현단계에서 예상할 수 있는 한국통신 노조의 준법투쟁 내용은 ▲정시 출퇴근 ▲기술기준 철저준수 ▲잔업거부 등이다. 노조측이 본격적인 준법투쟁에 돌입할 경우 전체적인 통신망 운용에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부분적인 통신장애를 비롯,전화고장 수리및 신규전화가설 지연,야간전보 배달불능 등의 사태가 초래될 것이 점쳐지고 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정시 출근투쟁만으로도 전화국 민원처리,전화 가설 및 복구 등 일부 업무의 지연사태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국통신 직원들의 근무시간은 보통 상오 9시부터 하오 6시까지이며 밤근무는 하오 6시부터 다음날 상오 6시까지로 정해져 있다. 평소에는 보통 근무시간이 시작되기 30분∼1시간전에 출근해 작업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업무에 들어가는 것이 관례.예를 들어 전화가설이나 고장수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1시간전쯤 출근,작업지시를 받고 자재 및 공구 등을 수령하거나 오토바이등 차량 점검과 작업복 착용등의 준비를 한 뒤 상오 9시 현장으로출발하게 된다. 그러나 정시출근투쟁으로 상오 9시정각에 회사에 나올 경우 이때부터 작업준비를 해야 하므로 그만큼 현장출동이 늦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구나 노조측이 앞으로 준법투쟁 강도를 높여 작업 안전기준과 내규를 철저히 지키는 기술기준 준수투쟁,긴급을 요하는 보수나 설치공사를 위해 해오던 시간외근무를 거부하는 정시퇴근투쟁 등을 벌일 경우 통신사업의 특성상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진념 신임노동 일문일답/“노조활동 정치연계 안될말”/노사 서로 입장바꿔 대화해야 25일 취임식을 가진 진념 노동부장관은 출입기자들과 만나 『장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책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장관의 경질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노동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일문일답을 간추려본다. ­정책의 역점을 어디에 둘것인가. ▲근로자들이 일에 대한 보람을 가지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하는 데 힘을 쏟겠다.근로자들의 이같은 믿음과 기대가 국가경쟁력 강화는 물론 나아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통신 노사분규의 대처방안은. ▲한국통신사태는 국가의 신경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법과 질서,원칙을 지켜나가면서 대화를 통한 타결이 가능하냐 하는 점에 있어서도 중요하다.이러한 원칙에서 벗어날 때는 모든 힘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다. ­바람직스러운 노사관계는. ▲노와 사의 협력보다는 함께 뛰는 노와 사로 정리하고 싶다.노사는 산업평화를 이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처지를 바꾸어 놓고 대화해야 한다.각자가 자기의 직분을 지켜야 한다. ­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한 견해는.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에서 민주화된 정부로 전환됨에 따라 「진공」이 생겨났다.이 공백은 법과 질서,원칙을 지키는 건강한 시민정신만이 메울 수 있다.현행법이 노조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를 따라야 한다.더욱이 지방선거를 정치행위로 연결하려는 의도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노동관계법의 개정은. ▲산업평화를 이룩해야 할 시기에 노동관계법 개정 논쟁으로 국력을 소모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정부가 올해는 노동관계법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데 동조한다.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사태를 처리하면서 노동부가 소외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들 사태는 노동관계법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상황이었다.그러나 노동부는 경제와 근로자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일을 해온 것으로 알고있다. ­법외노동단체와 대화할 용의는.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대화의 장을 열겠다.그러나 법과 질서,원칙이 준수된다는 전제가 따라야 한다. ­경제부처 출신이라 경제논리에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는데. ▲경제논리냐,노동논리냐 하는 문제는 사회의 정치·경제적 발전 정도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이제는 지난 60·70년대와는 달리 근로자의 생활의 질을 높여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것이 경제발전의 전략이 될 수 있다.
  • 지자제 환경파괴 대책 세워야(사설)

    학계·종교계·언론계등 지식인 1천3백여명이 지방자치시대의 본격적 개막이후 예상되는 자연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종합대책의 강구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시의적절한 문제제기라고 본다.지자체선거에 따르는 중앙정부의 선심성 개발,후보자들의 지역개발 공약,그리고 실시이후의 지역수익증대를 위한 지자체의 개발사업 유치경쟁 등에 심각한 환경파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지금까지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은 개발이라는 경제논리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대규모개발사업은 당장 지방자치단체에 수입증대를 가져다주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약속하기 때문이다.그동안 골프장·스키장·콘도미니엄등의 건설로 국립공원까지도 훼손돼온 것이 사실이다.더욱이 정부가 국·공립공원의 면적을 줄일 수 있고 공원내의 시설물규제를 완화하는 자연공원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자연환경파괴가 우려되는 시점이다.개발과 소득증대라는 미명하에 남해안일대의 암석이 채석돼 수려한 경관이 훼손당하는 사태도 겪지 않았는가. 지방자치가 실시되면 크게 우려되는 것이 지역이기주의와 함께 무분별한 개발위주의 사업시행 가능성이다.취약한 재정자립도와 주민 소득을 높이기 위해 지방정부는 개발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 뻔하다.이럴 경우 환경파괴는 전국적으로 가속화될 것 또한 분명하다.도시내의 무분별한 녹지훼손·풍치지구해제 등 주민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지자체나 지방의회가 나설 때 자연환경파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다.지역주민의 개발압력에 지자체는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견되는 지자체의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아울러 환경보호 관련법령을 재점검하여 미비한 점이 있으면 보완·개정하여 지자제시대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환경의 파괴는 당장의 이득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전체의 삶의 터전을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홍재형부총리에 듣는다/국제수지적자 문제있나(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올 80억불 적자 “우리경제 큰 부담없어”/1인소득 만불시대… 생산력 제고 더 중요/경상수지 2∼3년뒤 균형 이루게 될 것/엔고 적극활용… 중간재 수입규제 풀어 일 첨단산업 끌어올때 □대담=김영만 경제부장 엔고 속에서도 경상수지는 계속 적자행진이다.우리 경제가 호황 끝에 외채증가라는 달갑지 않은 선물만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외채문제는 지방선거와 맞물려 이슈화할 소지도 없지 않다.2·12선거의 경험도 있다.정부가 이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김영만 서울신문 경제부장이 지난 18일 홍재형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만났다. ­1·4분기에만 37억5천만달러의 경상수지 적자가 났습니다.연말에는 1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있습니다.경제총수로서 부담이 많을 것 같습니다.80년대 중반 외채망국론이 있었지 않습니까. ▲기억이 납니다.2·12총선 때 아이가 태어날 때 1백만원의 빚을 지고 태너난다고 해서 시끄러웠지요.외채망국론도 그때 나왔던 것 같습니다.당시 부채가 4백60억∼4백70억달러로 GNP의 51%쯤됐고 외채상환 부담률(연간 총 수출액에 대한 연간 외채상환액의 비율)이 아마 20%를 넘었을 겁니다.그 때는 실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요즘들어 다시 그때 상황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년 말 현재 총 외채는 5백69억달러입니다.그동안 잊어버렸는데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다 보니 부각되는 모양입니다.올해 80억달러의 경상적자가 나도 순외채는 1백50억달러 정도에 그칩니다.생산능력을 키우는 일이 외채 상환능력을 키우는 것이니까,이 정도 수준이면 좀 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외채문제를 경제논리로 보지 않고 정치논리로 보면 확대될 수 있습니다.외채 때문에 망하는 것처럼 비춰지고,이번 선거에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정치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요.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냐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입니까. ○자본재산업 등 취약 ▲외채상환 부담률이 20%를 넘으면 솔직히 어렵습니다.85년 수준이 한계가 아닌가 봅니다.올해 경상적자가 80억달러,내년에 50억∼60억달러,그 다음 해에 30억∼40억달러로 줄고 98년쯤엔 균형을 이룰 것입니다.성장속도를 늦추면 균형시기가 97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고요.선택의 문제겠죠. ­수출이 잘되고 경기는 절대호황입니다.그러나 국제수지가 악화되고 있습니다.원인을 알아듣기 쉽게 한마디로 설명하신다면 어떻게 됩니까. ▲자본재 수입증가,엔고,원자재 가격상승이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세 마디가 됐습니다만…(웃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없습니까. ▲자본재 산업과 에너지 수입이 국제수지 취약부문입니다.올해도 원유가격 상승으로만 1·4분기에 3억달러나 무역적자가 추가로 발생됐습니다. ­소비재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외제차 수입만 해도 폭발적입니다.이런 국민수준으로는 선진국 진입이 어렵다고 하소연 하실만도 한데…. ○노사문제 가장 걱정 ▲전체 수입중 소비재 비중은 10%예요.비중도 지난 해보다 줄었습니다.고급승용차 수입이 2백%를 넘었지만 원래 수입차량 대수가 적었기 때문에 증가율이 높은 것입니다.국민소득이 늘면서 고가품 소비증가와 소비다양화 현상이 나타나는 건 사실입니다. ­엔고가 일본 첨단산업의 한국이전 기회일 수 있다고 여러 사람들이 얘기합니다.정부도 통산부 장관을 일본에 보내지 않았습니까. ▲기계류·부품·소재분야가 많이 들어와야 합니다.우리도 준비태세가 돼 있어야 합니다.공단 용지를 싸게 공급해 주고 일본 중간재의 수입규제를 푸는 등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합니다.기계류·부품소재가 일본으로부터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선다변화 제도를 예외 적용해 줄 생각입니다.제일 걱정이 노사문제입니다.올들어 외국인 업체에서 3건의 노사분규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모두 해결이 됐습니다. ­수입선다변화를 일찍 푼다는 이야기입니까. ▲통상산업부 일인데요.4∼5년에 걸쳐 푸는 것을 조금 당기는 것으로 압니다. ­경기는 과열이라 하는데 정치인들,특히 여당정치인들은 밑바닥이 안좋아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합니다. ▲양극화가 풀려가는 중입니다.그러나 산업구조 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대기업과중소기업 간의 양극화라기보다는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의 양극화입니다.인건비가 많이 드는 부문은 악화되고 그렇지 않은 쪽은 나아지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구미지역 전자부품은 호황이고 대구지역 섬유는 어려워지는,그런 것이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극화가 아닙니다. ­중소기업 은행에서 낸 자료를 보면 신용대출을 확대한다면서 3백여개 기업에서 1천5백개로 늘리겠다는 거였습니다.신용거래 업체가 3백개라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1백% 신용거래냐,아니면 부분 신용거래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은행도 문제지만 기업도 문제입니다.은행거래를 하면서 신용을 쌓아야 합니다.그래야 아쉬울 때 돈을 쓸 수 있지요. ­자본재 산업육성이다,중소기업 상업어음 확인 원화화 같은 정책을 펴다 보면 결국 돈이 풀리고 경기를 더 부추기게 돼지 않습니까. ▲정부로서는 대기업이 설비투자 속도를 늦춰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하더라도 시설확충보다 에너지 절약이나 자동화,연구개발 쪽에 투자를 많이 했으면 합니다.대기업 설비투자의 60%가 시설확장입니다. ­은행이 돈을 풀기보다 재벌들이 경기호황을 부품업체와 나눠갖는 방법으로 중소기업 육성책을 써야하는 것 아닌지요. ○중기가 경제의 뿌리 ▲기본적으로 경제 틀을 시장기능에 맡겨 활성화하자는 게 정부 생각입니다.내부거래나 장기어음 결제 등을 정부가 점검하고 있는 데,대기업과 협업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은 돈 주는 조건이 좋아졌다고들 합니다.기술지도도 해주고….문제는 그런 협업관계가 없는 기업들이 어렵지 않나 해요.중소기업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1∼1.5%씩 늡니다. ­요즘 재벌들이 돈 주체를 못한다고 합니다.많이 버는 것은 좋은데 자기들끼리 임금인상으로 나눠 먹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측면이 있습니다만. ▲대기업들이 임금문제에 선도역할을 해야죠.올해 공익 연구단체가 제시한 임금인상 수준을 대기업이 솔선해야 합니다.올 물가를 5%로 하고 내년엔 그 이하로 가려는 데 임금을 두자리 씩 올려서야 되겠습니까. ­문민정부는 돈도 안먹는데 돈먹은 정권보다 더 재벌에 힘을 못쓴다는 비판도 있습니다.임금정책도 삼성 같은데는 잘 안 안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율화추세로 정책수단이 자꾸 줄기는 하지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랄까….그 차원에서 접근해야 지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관료 3류」론에 기분은 어떠셨습니까. ▲국정지표가 세계화이고 세계화는 열린 사회이기 때문에 모든 경쟁주체가 선진수준이 돼야지요.재정경제원은 선진국의 「재정경제원」이 경쟁상대고,기업은 선진국 기업이 경쟁상대입니다. ­핵심을 자꾸 피하십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크기 때문에 국민기대도 그만큼 큽니다.모두 네탓이라고 하는 데,어느 분이 재미있는 얘기를 합디다.네탓이라고 손가락질하면 나머지 세손가락은 자기를 가리킨다고….남의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세번 탓해야 한다는 얘기인데,도움이 될까요.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정부입장은 무엇입니까.경쟁입니까,보호입니까. ▲원칙은 경쟁입니다.그러나 유망중소기업까지 쓰러져서는 안됩니다.중소기업은 경제의 뿌리이기 때문에 꾸준히 지원해야할 분야입니다.중소기업도 물론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경기는 어느 수준입니까.과열상태인가요. ▲8부 능선에 오지 않았나 합니다.소비·건설쪽으로 확대되면 과열가능성이 있습니다.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천천히 하고 국민들은 건전한 소비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재정도 경기를 생각해서 빠듯하게 운용할 계획입니다. ­선거 후 통화환수를 할 것이라는데. ▲총통화 목표를 12∼16%로 잡았습니다.1·4분기 통화증가율을 17∼18% 예상했으나 다소 낮았어요.선거라고 돈을 더 풀지 않습니다.현금통화는 늘 수 있지만….이런 추세라면 연말 통화증가율이 16% 이내로 억제될 것입니다.선거후에 통화를 환수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규제를 완화했다지만 기업들은 변한게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통화환수 이유없다 ▲규제와 정책은 별개입니다.금리는 정책입니다.중소기업 지원도 정책입니다.모두 다 풀어 적자생존으로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경기가 격화될 수록 룰은 엄정해야 합니다.규제완화를 많이 했지만 새로운 규제도 생기고 있습니다.새로운 규제를 할 때는 규제를 왜 해야 하느냐와,시한을 언제까지 하느냐(선 셋 클로즈,자동소멸 조항) 등 평가서를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시 외채문제로 돌아와서 야당이 외채문제를 들고나오면 정략적으로 봐야 하는 상황인가요. ▲빚은 적을수록 좋지만 생산적으로 쓰면 걱정할 게 없습니다.기업도 자기 돈이 많을 수록 좋지 않습니까.85년의 경우에는 자본금(GNP)에 비해 빚(부채)이 50% 쯤 됐어요.지금은 15% 수준입니다.경상적자는 앞으로 줄 것입니다.세 마리의 토끼 중 정책의 우선순위는 물가·성장·국제수지입니다. ­85년에도 정부가 비슷한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은 총 외채가 3조2천억달러입니다.일본도 2조달러가 넘고요,독일도 1조달러선입니다. 홍 부총리는 외채문제를 『국제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으면 외채는 경제분석 지표에도 넣지 않는다』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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