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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당국자회담 결산/ 금강산 육로개설 ‘시각교정’

    금강산 관광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된 첫 남북 당국간 회담이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오는 19일 2차 회담을 기약하며 5일 끝났다. 사흘간 계속된 회담에서 일단 양측은 서로의 속내를 충분히 개진,금강산 관광의 활로를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의가 컸지만 양측의 시각차가 적지 않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는 평가다. 회담에서 남측은 ‘민간 주도-정부 지원’의 해법을 제시했다.“관광을 활성화하려면 육로가 연결되고 관광객이 늘어나 남측 기업들이 골프장·스키장·호텔 등에 투자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정부 당국의 여건조성을 강조했다.당국과 민간의 역할을 구분,경제논리로풀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반면 북측은 ‘정부 당국이 책임지는 관광’을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남북협력의 상징인 만큼 양측 당국이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고 남측 회담 관계자는 전했다.때문에 양측은 구체적인 관광활성화 방안을논의하기보다 금강산관광에 대한 근본적 시각차를 좁히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록 구체적 합의도출에는 실패했지만 성과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는 평가다.북측도 육로관광의 필요성을인식한데다 2차 회담 일정에 합의하며 당국간 대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북측이 이번에 남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만큼 내부조율을 거쳐 19일 2차 회담에선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진경호기자 jade@
  • 금강산회담 절충 안팎/ 北, 대원칙 공감속 ‘牛步전술’

    남북한은 4일 금강산여관에서 당국간 회담을 갖고 금강산관광 활성화 방안을 집중 협의했으나 양측의 협상전략과이해,시각차가 엇갈리면서 접점을 찾는데 진통을 겪었다. 오전 1차 전체회의와 저녁 수석대표간 접촉으로 이어진 협상에서 남측은 육로관광 연내 시범운영 등 구체적 방안들을 제시하며 북측의 전향적 자세를 유도했다.북측은 육로관광 조기실시라는 대원칙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대안은유보하는 특유의 ‘우보(牛步)전술’로 맞섰다. 양측은 오전 10시45분부터 11시40분까지 1차전체회의를 가진데 이어 저녁 9시부터 1시간 남짓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갖고 절충작업을 벌였다.남측 수석대표인조명균(趙明均)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기조발언을 통해▲육로관광 연내 시범운영 및 내년 10월 본격 실시 ▲10월 중 관광특구 지정 ▲군사실무회담 조기 개최 등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투자확대 필요성 등 원론 차원의 활성화방안을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입장표명은 유보했다.회담관계자는 “군사 및 환경보호문제로 북측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임시도로의 비무장지대(DMZ) 통과가 협상의 최대걸림돌임을 시사했다. 양측은 심야까지 이어진 절충에서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5일 오전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막판 절충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육로관광과 관련,북측은 연내 시범운영이라는남측 제의에 대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남측의 의견을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유보적 자세를 보였다. 육로관광을 위한 군사당국간 회담에 대해서도 남측은 10월 중 개최를 주장했으나 북측은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는 기존태도를 되풀이했다.관광특구 지정에 대해서도 북측은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즉답을 피해갔다. 대신 북측은 관광대가 지급문제와 환경보호 문제를 들고나왔다.회담 관계자는 “관광대가 문제에 대해 남측 정부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물어왔다”고 전하고 “이에우리측은 ‘관광사업은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육로관광의 조기 실시 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측이 환경보호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 외에 비무장지대 통과에따른 일종의 ‘통행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금강산 관광수익 감소에 따른 북한 내부의 불만과 비난을 무마하는 차원에서 보다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수익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진경호기자 jade@
  • 에듀토피아/ 2학기 수시 구술·면접문제 출제 경향

    2학기 수시모집 논술·심층면접 문제가 일부 공개됐다.전공에 대한 기본소양을 측정하는 문제와 사회적 이슈가 된시사 문제가 골고루 출제됐다. ■고려대:논술시험에서는 언어와 관련해 나타나는 구체적인현상들을 해석하고,이를 바탕으로 미래 사회에서의 언어와인간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이를 위해빌헬름 폰 훔볼트의 ‘카비말 연구 서설’,러셀의 ‘인간의지식’,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등 5개 예문이 제시됐다. 심층면접은 단과 대학별 특성에 맞춰 4가지 유형의 문제(사회계열,인문계열,자연계열,서창캠퍼스)를 출제했다.주제는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택하고근본가치에 관한 주제와 사회의 현실 주제를 병행했다. ■한양대:인성 및 가치관 영역에서 인문·자연계 공통으로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벌어진 개인의 재산권 존중과 환경보전 논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다.또 부실기업의 해외매각은 국부유출이라는 주장에 대한 견해를 요구했고,생명과학의 발전에 따른 인간수명의 연장이 인류문명에 어떤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질문했다.성범죄자 신상공개와 관련,이중처벌이라는 주장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과 자립형 사립고 설립 방침에 대한 생각,가족중 한명이 사망했을 경우 매장과 화장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를 문제로 냈다. 전공적성 심층면접에서는 국내 영화들의 잇따른 성공을 다룬 영어지문과 범람하는 인터넷 정보에 대한 규제논란을 다룬 영어지문을 토론 자료로 제시했다. ■경희대:인문계 논술고사에는 경북 안동시와 경기도 고양시 관련 통계자료를 제시하고,이를 토대로 두 도시의 유형을 분석하고 도시발전 방안을 논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계는 기초과학에 관한 영문 발췌문을 주고,과학의 기초지식을 어떻게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지,또 생태계와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묻는 문제가 선보였다. 면접고사에서는 공통문제로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사진과 그림의 미적 가치 비교,고사성어 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토록 했으며,심층면접에서는 계열별로 2∼3개 문제중 수험생이 택일토록 했다.특히 자연계 심층면접에서는 ‘대학정문을들어서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정문에서 시험 장소까지의 거리는 약 500m이다’라는 질문을 주고,‘걷는다’‘뛴다’‘걸으나 뛰나 같다’ 등의 보기를 제시해흥미를 끌었다. 이순녀기자
  • 근대문학가6인 삶과 글 다시보기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현기영)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연다. 주인공은 김동환 박영희 박종화 심훈 이상화 최서해 등 6인. ‘근대문학,갈림길에 선 작가들’이란 주제가 말해주듯 이들 6인의 작가는 한국 근대문학 형성기의 중심에 있다.신경향파문학이라는 ‘공통 못자리’에서 출발,시대 상황과 개인적 세계관에 따라 다른 길을 걸었던 이들의 작업을 조명하는 것은 우리 근대문학 초기 모습과 만나는 자리다. 기념문학제 주요 행사는 심포지엄.총론 각론으로 나눠 이틀 동안 진행된다.첫날엔 김윤식 서울대명예교수가 ‘근대문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정과리 연세대교수가 ‘인공 선택과 장기 생성으로서의 근대문학’을 주제로 발제한다.이어최동호 고려대교수(국문학)가 시인 김동환 이상화,‘신경향파 문학’으로 박사 논문을 낸 박상준씨가 소설가 박종화 심훈 최서해의 작품세계를 각각 집중 조명한다. 둘째날에는 임규찬 성공회대 교수가 ‘평론가 박영희와 이상화’를,김재용 원광대교수와 황종연 동국대교수가 ‘근대문학의 갈림길’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두번째 행사는 서지집 발간이다.사실 이 분야는 빛도 안나서 국문학계에서도 소외받아왔다.소설가 한설야의 출생년도만 해도 1900년과 1901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는 사실이 단적인 예다.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대산문화재단과 작가회의는 6인의 작가에 대한 서지집과 주제논문집을 만들어 일반에 배포할 예정이다.(02)721-3202 313-1486이종수기자 vielee@
  • 통신업 비대칭규제 논란 재연

    이동통신업계에 비대칭 규제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LG텔레콤은 유력 사업자와 비유력 사업자를 구분해 차별규제를 해달라고 거센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나섰다.SK텔레콤·SK신세기통신과 KTF는 “시장경제 원칙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그러나 정보통신부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새로운 혹’이 될까봐 고민만 하고 있다. ◆ LG텔레콤,‘사업권 줬으면 책임져라’. 지난달 25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동기식(미국식)사업권을 따내자 마자 정통부를 압박했다.양승택(梁承澤) 장관이 동기식 사업권의 전제조건으로 후발 사업자(LG텔레콤)를 위해 비대칭 규제를 약속한만큼 이를 이행하라는 것이다. LG텔레콤은 비대칭 규제를 위한 구체적인 문건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제출하면서 정치쟁점화를 시도했다.지난달 28일에는 12개 항목의 요구를담은 문건을 정통부와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 SK텔레콤,‘비대칭규제 졸업했다’. 지난 6월 말 공정위의 시장점유율 50% 축소명령을 이행함으로써 비대칭 규제는완결됐다며 발끈했다.LG텔레콤이 IMT-2000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출연금 감면,컨소시엄사전합병 허용 등 수천억원 규모의 우대조치를 받았음에도불구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SK텔레콤측은 반박자료를 통해 “LG텔레콤이 효율성 제고노력없이 경쟁사의 영업활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것은 부당한 반사이익만을 얻겠다는 부도덕한 상술”이라고 비난했다. ◆ KTF,‘선택적 공조할 수도’. SK텔레콤만을 겨냥한 주장은 받아들이고 KTF도 타킷으로포함시킨 것은 반대했다.KTF 관계자는 “유력 사업자만 아니라 2위 사업자까지 견제하려고 한다면 말도 안되는 억지이자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KTF는 셀룰러(SK텔레콤·SK신세기통신)와 PCS(LG텔레콤·KTF)사업자의 유선접속료를 차등 적용하고,PCS의 전파사용료를 셀룰러보다 50% 할인하며,SK텔레콤·SK신세기통신의판촉활동을 일체 금지하는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며 논쟁에가세했다. ◆ 정통부,‘어제도 오늘도 연구중’. 양 장관은 “지난 5월 연구를 의뢰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으로부터 최근 비대칭규제와 관련한 중간보고를 받았지만 별로 신통치 않아 더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3일부터 잇따라 열리는 비대칭규제 등 정보통신정책 관련 세미나나 워크숍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그러나 한 관계자가 “국감을 앞두고 성급하게 보따리를 풀어 태풍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듯이 계속미룰 태세다. 박대출기자 dcpark@
  • 조동흠 전교조 경북사무처장 “”경제논리 밀려 문닫는 현실 안타까워””

    조동흠(趙同欽·43) 전교조 경북지부 사무처장은 “학생들의 꿈과 사랑이 담긴 학교가 경제논리에 밀려 문을 닫는 게안타깝다”며 폐교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을 닫은 학교는 얼마나 되는지:경북지역의 경우 현재까지 폐교는 501개교에 이른다.올해도 15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내년에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이 더욱 강화돼 전체초·중등학교의 30% 이상이 폐교될 것이다. ■폐교가 늘어나는 원인은:정부가 교육을 경제논리로만 생각해서다.학생수를 기준으로 경제성이 없다고 문을 닫고 있다.학생수가 적을수록 더욱 효과적인 교육이 된다는 것을정부도 알고 있지 않은가.자신이 다니는 학교가 없어지는것은 어린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 될 수 있다. ■폐교활용의 활성화 방안은:건전하게 이용되고 있는 폐교도 많다.교육청이 이런 사례를 분석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특히 대도시 인근의 폐교는 매각대금이나 임대료가 비싸교육관련 단체들이 좋은 방안을 갖고 있어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용도나 이용단체에 따라 매각대금과 임대료를차등부과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수도권 4~5곳에 미니신도시 추진

    전국 7대 광역도시권에서 풀리는 개발제한구역에 400만∼450만평 정도의 택지가 조성된다.특히 수도권의 빈 땅으로남아 있는 곳에 대해서는 공영개발 방식의 주택단지(미니신도시) 개발이 추진될 전망이다. 또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땅값 상승을 막기 위해 지가상승 이익은 개발부담금,양도소득세,공영개발,공공시설 설치부담금 등으로 환수된다. 건설교통부는 31일 그린벨트 해제 이후 땅값 상승억제 대책 등을 마련,발표했다.또 이날 광역도시계획협의회를 열고 오는 4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을 최종 확정한 뒤 9월중에 지방자치단체와 그린벨트 해제지역 평가 및 선정,권역별 공청회를 개최키로 했다.주택단지는 국가 또는 지자체등 공공기관이 땅을 사들여 개발하는 공공개발 방식으로이뤄지고,택지개발 사업자에게는 도로·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건교부는 그린벨트에서 풀리는 곳에 국민임대 아파트 등 서민 주택 위주의 주거단지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바 있으며,이에 따라수도권에 50만평 규모의 4∼5개 택지개발 예정지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린벨트 해제지역이라도 집단취락은 용적률 100%를적용하는 전용주거지역 또는 제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개발된다.도시공간구조 및 기반시설 설치 부담을 줄이고 난개발 또는 환경훼손을 막기 위해 저층·저밀도 개발만 허용키로 했다. 한편 그린벨트 해제 예상 지역의 땅값 움직임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의 우선해제 대상지역인 강남 수서,율현,세곡동 등지의 경우 취락지구안 대지는 평당 400만∼500만원 정도,논밭은 5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이는 지난해 해제논의가 일때부터 형성된 가격으로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성곤·전광삼기자 sunggone@
  • “성매매범 공개 부적법 소지”

    오는 30일로 예정된 청소년 성매매사범 신상공개 제도가 형평성,적법성 등에서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학계로부터 제기됐다. 충북대 법학과 이경재 교수는 24일 ‘청소년 성매매의 현실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한국형사정책학회가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주제논문을 통해 “신상공개 제도는 형평성과 절차적 적법성을 침해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고주장했다. 이 교수는 “신상공개는 이미 형벌을 부과받은 범죄자에게더 큰 ‘사회적 형벌’을 가함으로써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할 위험이 크다”면서 “미성년자 살해,약취유인 등 불법성이 더 큰 미성년자 상대 범죄자들은 제쳐두고 유독 청소년 성매매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의 신상공개 제도는 재범 위험성을 15개 기준으로 점수화해 비공개,제한공개,일반공개로 구분한 미국의 성범죄자 신상공개법(Megan’s Act)과는 달리 공개절차 대부분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는 등 적법절차의 원칙에반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또 “범죄자와 가족 등에게 가해지는 주변의 폭행,살해,추방 등 위협,신상공개 당사자의 자살 등 극단적 행위 가능성,동명이인 등 잘못된 신상정보 공개 위험성 등 현실적 문제점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재범 위험성이 가장 높은 범죄자 등으로 공개대상 제한 ▲이의신청 절차 규정 ▲일정 기간 후 정보폐기등 보완책을 제시했다. 청소년호보위원회는 오는 30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169명의 성명과 연령,직업,주소,범죄사실 등 신상을 청소년보호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6개월간 공개하고 정부중앙청사 및 16개 시·도 게시판에 1개월간 게시할 방침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대한매일을 읽고/ 기업 자율성줘야 경쟁력 산다

    우리 경제는 위기에 처해 있다.수출감소,내수경기 회복지연,설비투자 부진,물가불안 등 거의 모든 거시지표에 적색등이 켜지고 있다.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정부의 규제가 강화돼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기업경영의 유연성을 가로막는 규제의 옥상옥(屋上屋)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이를테면 60대그룹 중 재무구조개선약정을 한 기업들에 일률적용하고 있는 부채비율 200% 제한규제가 그 전형이다.정부는 우리 나라 상장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 못하는 실정이라며 부채비율을 낮춰 금융비용을 줄이는 것이 경쟁력 강화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들 상장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금융비용 분의 영업이익)을 보면 하위 10%의 기업들은 갈수록 악화되고,상위10% 기업들은 98년 6월부터 계속 상승해 올 1·4분기에 4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위기업들은 부채비율을늘려도 얼마든지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규제’(가이드라인)에 발목이 잡혀 위기의 나락으로치닫고 있음을 알려준다.미상불(未嘗不)정치권의 어설픈 경제관, 관료들의 근시안적 공직관 등이 어우러져 우리의 경제력이 사면초가에 직면하고 있다.경제시장은 경제논리대로움직여야 하는데 정치권의 어설픈 개혁과 경제관료들의 미온적 대처 등으로 우리 경제는 중병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투자규모를 대폭 줄이고 감량,감원,감산에 들어갔다.특히 영업이익이 출중한 삼성이 감량경영에 나선 것은 한마디로 쇼크다.이처럼 투자가 위축되고,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만 연연하고 있는 것은 밝지 않은경기전망도 원인이겠지만 무엇보다 각종 규제로 투자의욕을상실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위기에서 헤어나기 위해서는 정치권에 휘둘리지 말고 경제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자율적 분위기마련이 절실하다.관료들은 기업인들이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잘적응 내지 대처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상황을 조성해줘야한다.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한다면 또 한번의 위기가오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황규환 [경기 안산시 고잔동]
  • [클린 사이버 2001] (15)넘쳐나는 안티 사이트

    *'반대를 위한 반대'…비방·욕설 난무. 안티(Anti)사이트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성역(聖域)은없다.정치인,연예인,정부부처,언론기관,각종 단체,기업,개인 등 그 대상이 무제한적이다.안티사이트를 반대하는 안티사이트까지 생겨날 정도다.‘안티(反)문화’는 이제 두 얼굴을 가진 사이버세계의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서고 있다. ●욕(辱) 권하는 안티족=“열라 못난 XXX,XXX 새끼.니미XX” 한 연예인을 겨냥한 안티사이트에 올려진 글이다.욕설로 시작해 욕설로 끝난다.안티사이트는 이처럼 ‘욕설의 바다’로 오염되고 있다. 일부 안티전문 포털사이트에는 안티사이트들이 400∼500개씩 등록돼 있다.접속이 안되는 경우도 상당수다.정보통신부는 실제 활동중인 것들은 200∼300여개로 파악하고 있다. 악의적인 욕설과 비방을 견디지 못해 아예 게시판 기능을차단하는 곳도 적지 않다.가수 이은미씨가 올 초 립싱크 가수들을 비판하는 글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뒤 곤욕을 치른 게 대표적인 사례다.이씨를 지지하는 글도 있었지만 결국게시판의 쓰기 기능을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정치인,연예인에 몰매=‘BoA Killer’‘하리수의 안티사이트’‘내귀에 도청장치-그들이 사과할’‘짜증나는 클릭비&빠순이 안티’‘유승준 욕방’‘Anti 핑클’‘안티 이승연’‘안티 백지영’‘안티 SM연예인’‘뱀.안.티.세.상’ ‘우린 그들의 안티다’‘박지윤 계상에게 심했다’‘안티링크와레즈 꺼져버려’‘시스프리’‘UN을 매장’‘sm안티동호회’‘보아안티 123’‘칼현정욕회관’‘승준추방회관’. 한 안티전문 포털사이트에 소개된 내용이다.전자는 이른바‘톱10’이라는 이름으로 실려 있다.후자는 새로 나온 동호회로 분류돼 있다.이처럼 안티 사이트의 대표적인 타깃은 인기 연예인이다.10대 소녀 가수 보아는 안티사이트로 더 유명해졌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두번째 표적은 정치인.‘안티DJ’(myhome.dreamx.net/freenet2000),‘반통일세력의 수괴 김영삼 반대’ (www.glaine.net/~antiys),‘인터넷 박정희 악행사료관’(crazytimes.zoa.to) 등 전·현직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타깃으로 한 ‘안티창’(www.antichang.wo.to)도 만들어졌다.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이반사모’(www.leeinje.com)도 생겨났다. 안티사이트는 99년 말 선보이기 시작했다.당시에는 특정언론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게 고작이었다.그러다가 정치인과연예인으로 확산됐고 삼성 LG SK 등 대기업이나 전경련·경실련 등 경제·사회단체,체육단체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됐다. ●약(藥)일 수도=안티사이트가 비방만을 위해 생겨난 것은아니다.건전한 비판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는사이트들도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고 있다.적지 않은 안티사이트들은 비판여론이나 소수의견을 수렴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신(新)시민운동’으로 자리잡으면서 사이버 민주주의의 첨병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서울지법이 지난달 23일 패러디사이트에 대해 사이버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결한것은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안티사이트는 ‘침묵하는 다수’에게 비판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네티즌들은 부정과불합리에 대한 감시기능도 갖게됐다.정부기관이든,기업이든,유명인이든 네티즌에게 걸리면웃고 울 수밖에 없게 됐다.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한 통신업체,소비자를 골탕먹인 기업,국민 편의를 무시한 정부기관 등은 쉴새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어령(李御寧) 이화여대 석좌교수는“새로운 권력은 이제총구가 아닌 마우스의 클릭에서 나온다”고 진단했다.네티즌이 ‘제5의 권력’으로 자리잡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독(毒)일 수도=안티사이트의 역기능은 비판과 비방을 혼돈하는 데서 출발한다.건전한 비판이 아니라 악의적으로 비방하거나 인신공격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에게 회복하기 어려운상처를 입히기도 한다.표현의 자유가 해악이 될 수도 있는것이다. 일부 정치인이나 연예인은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해 정치생명이나 연예인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기업은 기업활동에 막대한 손해를 입기 십상이다.때로는 경쟁자나 경쟁집단에 의해 악용된 듯한 흔적도 눈에 띈다. 익명성은 온라인의 역기능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서울지법 민사항소4부는 지난3월 27일 명예훼손 글을 방치한 인터넷업체 하이텔에 100만원의 배상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뜨거운 규제논쟁=안티사이트 규제를 둘러싼 찬반논쟁은 ‘안티DJ’사이트에서 확대됐다.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특정인을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폐쇄 또는 내용삭제를 요구했다.그러나 운영자측은 “표현의자유를 침해하는 비민주적인 행위”라며 거부했다. 정통부는 모니터링을 강화해 피해자에게 통보하고,피해자의 요구가 있으면 시정권고,수사기관 통보,폐쇄조치 등 강력한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개정안’에 따라 사이버상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가중 처벌(징역 3년→7년)할 방침이다.피해자에게는 문제의 게시판 등을 운영 관리하는 사업자에게 직접 삭제 또는 반박문 게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정보통신부는 실명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라봉하(羅奉河) 정보이용보호과장은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번호 요약 데이터베이스(DB)가 연말까지 구축돼 사업자가 이를 활용할 경우 익명성을 악용한 명예훼손 행위가 크게 감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나 인터넷의 기본 정신을 침해하는 조치라는 반발도 거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찬모(鄭燦模) 연구위원은 “네티즌의 기대와 현실적인 규제 필요성을 조화시키려면 다양한 자율규제와 혼합규제 모델의 개발이 요구된다”면서 “전기통신사업법,전기통신기본법 등에 혼재된 벌칙조항들을 정보화촉진기본법과 정보통신망법으로 옮기고 형량을 조절하는 등 벌칙조항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정통부가 밝힌 ‘밀리언 안티사이트’.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방문자 100만명을 넘어선 ‘밀리언 안티사이트’는 6개 정도다. 방문자가 가장 많은 곳은 ‘안티조선일보 우리모두’(www.urimodu.com)로 지난 3일 현재 226만1,403명이 다녀갔다.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정치권의 찬반논쟁 등으로 비화된‘언론개혁 논쟁’이 그만큼 뜨거움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겨냥한 ‘안티DJ’(myhome.dreamx.net/freenet2000).두번째로 많은 방문자인 161만8,373명을 기록했다.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ngokorea.org)은 133만4,664명으로 시민단체들의 커진 위상을 보여준다.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 기념관 반대 국민연대,온라인 서명,게시판,상황실,국내 NGO(비정부기관)단체 검색,해외단체 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인터넷 신문고’(www.sinmoongo.go.kr)도 ‘밀리언 사이트’에 포함된다.지난 5월 말 현재 107만7,000여명이었으나최근에는 방문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국민들이 직접 국정에 참여하는 전자 민주주의 창구,각종 민원 신청,부정부패고발,미담 등이 실려 있다. 원래는 연예인들을 겨냥한 안티사이트들의 방문자가 가장많다.‘3류가수 크리티시즘’(krmusic.tripod.com)은 112만9,597명으로 집계됐다.‘연예인 안티사이트’(home.hanmir.com/~blue7red/enter.html)는 지난 5월 말 224만6,030명으로 1위였으나 지난달 5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이용정지 1개월 조치를 받기도 했다.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www.antipyramid.org)도 108만3,263명으로 불법 다단계 피라미드 판매의 피해가 극심함을 보여준다.‘사이비 청와대’(www.bluehouse.co.kr)는 지난 5월만 해도 169만8,836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나 요즘 이 주소로 들어가면 성인전용 사이트가 뜬다. 박대출기자
  • 대우車 매각 중대기로에

    대우자동차 매각협상이 부평공장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2개월이 넘도록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5일 채권단에 따르면 부평공장을 매각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대우차 전체 매각가격은 3,000억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GM측으로부터 가뜩이나 낮은 가격을 제시받은 채권단은 이같은 조건까지 고려해야 하는 곤혹스런 처지에 놓인 것이다. ‘부평공장을 포함시킨 일괄매각’과 ‘적정한 가격’을 원칙으로 협상에 나선 만큼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난감한 채권단=매각협상의 총책임자인 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총재는 최근 “부평공장의 청산가치는 2조원,존속가치는 900억원”이라면서 “경제논리로만 풀면 쉽지만 단순하게 그럴 수도 없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문을 닫고 공장부지를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게 낫지만 부평공장 청산시 협력업체와 종업원 등이 입는 피해가 크다는 정치적 논리도 배제할 수 없어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얘기다. 정총재는 “협상당사자는 대우차측이며 채권단은 ‘영향력있는 옵서버’ 자격일뿐”이라고 새삼 강조,‘헐값 매각’에 대한 책임을 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있다. ●정부의 고민=진념(陳稔)부총리는 지난 3일 “부평공장은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면서 “부평공장을 매각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우차 부평공장은 인천지역 제조업 생산의 25%를 차지하고있는 지역경제의 근간으로 6월말 현재 생산·사무직원 등 7,338명이 일하고 있다.200여 협력업체에 달린 고용인원만 2만여명에 이르러 정부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8월중 매듭=정부 고위관계자는 “조건이 안 맞으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지만 협상은 아직 조율단계에 있어 낙관도비관도 할 수 없다”면서 “8월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제와장 한형준옹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製瓦匠) 한형준(韓亨俊·74·전남 장흥군 안양면 모령리)옹. 그는 경제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지만 경제논리와는 동떨어진 채 고집장이로 산다.장당 3,000원 하는 기와가 1년에 기껏 200여장 팔리는 게 고작이지만 올해로 60년째 전통 기와만을 굽고 있다. 너덜너덜한 양철지붕의 작업장에 쇠스랑·흙가래·나무자·기와틀 등 나무로 손수 만든 작업도구들.수백장씩 쌓여있는 기와장 더미는 잡초에 숨어 있다. 어쩌면 한옹에게 이 일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먹는게 무엇보다 중요했을 때인 1942년.열다섯 나이에 이모부밑에서 호구지책으로 일을 시작했다.타고난 눈썰미와 손재주 덕에 그의 손을 거친 기와는 품질이 좋아 60년대까지만해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그러나 70년대들어 책 인쇄하듯 공장에서 기와가 찍혀 나오고 이어 값이 싼 슬레이트 지붕이 등장하면서 그의 손기와는 점점 설자리가 없어져 갔다.하지만 돈보다는 ‘우리것’을 중시했기에 그는 단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이같은 사실이인정돼 88년 8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선정됐다.제와로는 국내에 단 한명뿐이다. 옛날식 전통기와는 정교함이나 색깔,강도 등에서 기계식기와에 턱없이 못미친다.그러나 단 하나 동파에 강하다는강점이 있다.물과 흙이 골고루 뒤섞여 만들어지기 때문에강추위에도 절대 깨지지 않는다. 6칸짜리 집 한 채를 덮는데 드는 기와는 1만1,000여장.이 속에는 처마끝 서까래에 올라가는 여막새,이를 이어주는부막새가 있고 30㎝ 길이의 넓적한 암키와,암키와 사이에얹는 반원형의 수키와가 있다. 기와가 다 올라가면 충(忠)자를 새겨넣은 망와가 지붕 모서리에 세워진다. 한옹은 10년 전부터는 홀로 기와굽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기와를 만드는데는 8단계를 거쳐 1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걸음을 뗄 때마다몸이 뒤틀린다.15년 전부터 생긴 직업병이다.기와 만들 흙을 차지게 밟는 일을 하다 보니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그럼에도 한옹은 “기와를 구워 딸 아홉을 키워 시집보낸것에 만족하며 어쩌면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할지모르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글 장흥 남기창기자 kcnam@
  • 판교개발 너무 서둔다

    ‘판교개발 너무 서두른다’‘정치적 논쟁보다는 도시계획차원에서 경제논리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최근 벤처단지 규모를 놓고 불거진 판교개발 논쟁과 관련,정쟁을 즉각중단하고 경제논리로 풀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서민들의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판교 신도시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수도권 과밀억제와 교통대책 등 핵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계획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개발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다. 실제 일본 나리타 신도시나 지바 뉴타운의 경우 신도시건설에 18∼25년이나 걸렸으며 그 결과 교통문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족도시의 기능을 살릴 수 있었다. 반면우리의 신도시들이 ‘5년간의 반짝공사’로 개발됐지만 교통대란 등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도시계획 및 주택전문가들은 “판교개발의 핵심은 벤처단지가 아니라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는 주거단지개발이어야 하며,이해집단들의 싸움으로 자칫 개발자체가졸속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경기도의 벤처단지확대나 건설교통부의 저밀도 개발계획안 모두 ‘설익은 정책’이라며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벤처단지의 경우 필요성이 있다면 제3 연구기관의정확한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관련부처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현재 경기도가 주장하는 벤처단지(60만평)규모만 해도 정책부처나 연구기관의 타당성 조사가 아니라 벤처업계의 희망사항(수요조사)을 토대로 산출해낸 수치일 뿐이다. 때문에 판교가 더 이상 건축제한 조치를 연장할 수 없을만큼 개발압력이 목에 차 있다 해도 최종 개발계획을 확정하기까지 벤처나 아파트 단지규모를 면밀히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많다. 강병기(康炳基) 한국도시설계학회장은 “판교개발은 철저한 계획이 무시된 채 조급증에 걸린 사람들 때문에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개발 사례”라고 비판했다.그는 “최종 개발확정까지는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에 입각한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이 마련돼야 한다”며 “벤처단지규모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산업구조를 따져보는일이 우선돼야 하며, 정확한 수요와 예측에 따라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석(趙容碩) 주거복지연대 기획팀장은 “신도시 개발의 핵심은 주택경기 부양이나 벤처단지 조성이 아니라 서민주거안정에 있다”면서 “수도권의 장기 공간구조의 개편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건교부의 개발계획안이나 경기도의 주장은 서민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거리가 멀다”며 “일부 부유층의 전원형 고급주택 건설이나 지나친 벤처단지 확대는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남시 주민 김왕렬(金旺烈)씨는 “이해 당사자들은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고 서민들의 내집마련에 도움이 되는방향을 찾는 데 골몰해야 할 때”라고 얘기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기후협약 앞날 ‘흐림’

    선진국들의 경제논리에 밀려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교토기후협약이 이행 연기론의 대두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교토기후협약의 비준을 거부한데 이어 지난달 30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일본이 미국의 참여없이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어 5일 그동안 교토기후협약 이행을 지지해온 독일과네덜란드가 이행일정 연기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독일 본에서 열리는 세계기후회의에서 교토기후협약이 원안을 유지할 수 있을지주목된다.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교토기후협약을 대체할 새로운 지구온난화 방지 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행연기론= 유엔기후회의 의장인 얀 프롱크 네덜란드 환경장관은 5일 1997년 채택된 교토기후협약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행 시기를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기후협약 이행 시기를 2008년에서 2010년으로 2년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행 시기가 조정되면 (협약 유지에)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장관도 앞서 5일 독일 의회 연설에서 일본은 1단계 기후협약 이행 시한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전제,기간을 일정 기간 늦추는 방안을 논의할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연기론 배경 및 전망= 유엔 기후회의 의장인 네덜란드 프롱크 환경장관이 이행 연기론을 들고 나온 것은 어떻게든교토기후협약을 지켜내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교토기후협약은 최소 55개국이 비준하고 비준한 55개국이세계온실가스 배출량의 55% 이상(1990년 기준)을 차지해야만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 3월 미국이 교토기후협약 비준을 거부했을 때만 해도미국 없이도 교토기후협약을 이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EU 등 유럽 국가들과 일본만으로도 기후협약 이행 기준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하지만 최근 일본이 미국에 동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미국과 일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합하면 44.6%로 이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이행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학벌위주 풍토 인성교육 싹 잘라”

    서울대 교육종합연구원이 주관하는 ‘공교육 백년을 위한 대안-연구기반조성 국민대토론회’가 26일 서울대 문화관에서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 3주체가 참석한 가운데 첫날 토론회가 열렸다.대한매일신보사 전만길(全萬吉) 사장은 개회식 축사를 통해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흔들리는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우고 미래지향적인 교육정책을 개발하는 뜻깊은전기를 마련하자”고 말했다.서울대 정범모(鄭範謨) 명예교수의 기조강연 발제문과 학생·교사·학부모들의 토론내용을 간추린다. ■교육위기 탈출의 해법(정범모 명예교수) 교육의 소생은 국가의 파멸을 막기 위한 시대적인 과제이다.한국 교육의 소생을 위한 4가지 방안을 제시한다.첫째,교육주체의 자율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교육부 중심의 관치교육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교육개혁의 대상은 교육계가 아니라 교육부 자신이다.둘째,교사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이를 위해 ‘교원정년단축’ 조치를 철폐하고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교권회복이 절대 필요하다.셋째,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목을 대폭 줄여야 한다.한국의 교과과정은 세계에서 제일과목수가 많고 제일 어렵다.중·고교생의 10%만 이해하는 학습이 교실 붕괴를 부추기고 있다.대신 선택적인 탐색·심화과정을 확대하고 교내 특별활동을 다양화해야 한다.넷째,학부모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학교는 지식만 주입하는 기능적인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사람됨을 길러내는 장소이다. 부모들은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격려해야 한다. ■학생 토론(서울 인창고 2년 황두영) 학교는 대학입시기관으로 전락하고 ‘명문대=우수학생’이라는 획일화된 잣대로학생들을 평가하고 있다.학생의 교과선택권이 부재한 상태에서 오직 시험을 위해 3년 동안 20개 교과목이 강요되고 있다.주입식 교육현장이 돼버린 학교는 인권과 자치,민주주의 등을 더이상 가르치지 않는다.학생의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추고 인성과 지성 교육이 사라지고 있다.다양한 선택과목을 보장하고 소수를 위한 교육이 아닌 다수를 위한 진정한 교육의 평준화를 이뤄야 한다. ■교사 토론(서울 구정고 김진성 교장) 학교는 산업사회를대표하는 구세대와 정보화사회를 대표하는 신세대간의 대리전쟁터다.교사들은 강제와 억압,자유와 방임이라는 2가지 교육철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정치·경제논리에 입각한 교육개혁 추진과 언론,학부모,시민단체의 학교 두들기기,개혁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정부로 인해 교사들의 사기와 교권이추락하고 있다.교원 수를 확보하고 ‘소수의 영재교육·다수의 시민교육’으로 교육개혁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학부모 토론(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대표 김장중) 공부에 흥미를 잃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똑똑함이 지나쳐 선생님을 무시하는 학생 등으로 교실이 흔들리고 있다.입시학원이 학교보다 경쟁력의 우위를 점하는 비정상적인 교육구조로 혼란에 빠져있는 것이다.학력 위주의 사회풍토로 인해 학생·교사·학부모 모두가 희생되고 있다.공교육 위기를 극복하려면 학력 위주의 풍토를 없애야 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6·15 1주년 학술대회 ‘남북합의 이행 강제수단 필요’

    한국국제정치학회와 국회 평화통일포럼이 주최하고 대한매일과 한국마사회·국방부가 후원하는 남북 정상회담 1주년기념,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남북 정상회담 1년후’라는제목의 국제학술회의가 22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캐피탈호텔에서 개막됐다.주요 발제논문을 간추려 소개한다. ◆김용호(金容浩·한림대)교수=북한의 협상행태,남북 총리급 회담과 북·미 핵협상 비교 북한의 대남·대미협상행태에서 가장 큰 공통점은 협상 환경과 의제를 자국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교묘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북한은 ‘벼랑끝 전술’과 같은 부정적인 수단이나 상대방에 대한 파격적인 환대 등을 통해 협상 환경을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대표적인 사례는 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이다. 한편 북한은 94년 6월 위기상황 속에서 평양을 방문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부를 위해 김일성 부부가 대동강에요트를 띄우는 등 극진하게 환대해 협상을 타결지었다.북한은 또 자국의 요구사항을 증폭시키거나,새로운 협상 의제를 만들어 내거나,긴급 제안이나 추가 의제제안 등을 통해 협상 의제를 자국에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등 협상력이 뛰어나다.총리급회담에서 북한은 팀스피리트훈련 중단,문익환·임수경씨 석방 등 새 의제를 내놓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북·미 핵협상에서 경수로 제안이나 일괄타결방안 제안 등이 같은 사례다. 그러나 남북협상은 국가간 협상이 아니라 서로 한반도의유일 합법정부를 노리는 적대적 경쟁관계에 있는 2개의 실체가 벌이는 협상이기 때문에 ‘제로섬 게임’으로 넘어가는 경향이 높고,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국제사회의제재가 힘들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스 마울(독일 트리어대)교수=독일의 유사사례 연구,2+4 프로세스와 한국에서의 적실성 독일의 통일과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변화들은 국제관계에서 다자주의 논리의 적실성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때문에 다자주의 시각에서 독일의 변화와 통일 과정,그리고 한국의 이같은 과정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독일의 경우 다자주의는 성공적인 통일의 중요한 전제조건이었다.즉,독일통일의 외적 차원들은 ‘2+4 프로세스’가 이끌어낸 다양한 형태의 양자간·다자간 협상을 통해 다뤄졌다. 동아시아에서 다자주의와 제도형성의 상황이 유럽과 상당히 다르지만 최근 다자간 경제·안보협력의 의미있는 급진전을 목격했다고 분석된다.아직도 다자주의는 한반도의 최근 상황과 미래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동아시아의 안보구축을 위한 최선의 전망을 제공한다고 상정할 만하다. 그러나 다자주의는 단순한 수학공식으로 간주돼서는 안된다.현실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다자주의의여러가지 형태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이러한 기능들은 북한의 모험주의를 억제하는집단방위 및 외교정책의 좌표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의 변화 문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다자주의의 잠재력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가장 중요한 주변강대국의 거부감으로 인해 여전히 적게 활용되고 있다. 정리 박찬구기자 ckpark@
  • 전경련·상의 또 ‘티격태격’

    재계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한때 재계 ‘맏형’자리를놓고 실랑이를 벌이더니 이번에는 경제정책 등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잇단 불협화음 최근 집단소송제 조기 도입을 놓고 양쪽은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다.전경련이 집단소송제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서자 상의는 “사전협의도 없이일방적으로 발표한 서명운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불만을 터뜨렸다. 전경련의 서명운동 철회로 일단락되는가 싶더니,이번에는 상의가 전경련을 상대로 포문을 열었다.전자카탈로그사업이 화근이었다. 전자상거래(B2B)에 필요한 전자카탈로그(상품설명서)를상의가 추진하고 있는데,전경련이 슬그머니 이 분야에 끼어드는 데 대한 불만이었다.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은 “한국유통정보센터의전자카탈로그 개통식을 하루 앞두고 전경련이 14일 전자카탈로그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은 뒷북을 치는 것인지,상의가 하는 일에 초를 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경제정책도 혼선박 회장은 최근 전경련과의 차별화를누누이 강조하고 있다.대기업 위주의 경제논리만을 주장하는 전경련에 마냥 따라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논란이 된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전경련이 주장하는 규제완화보다는 모든 기업에 골고루 혜택이 가는 감세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며 전경련의 규제완화에 못마땅해 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대한광장] 갈라진 마음에 단비를

    가뭄이 긴 탓에 물이 부족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가뭄은경제위기에 대한 논란이나 정치적 논쟁, 교육문제와 같은일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격하시켰다.그 정도로 심각한 모양이다. 나는 서울에 산다.솔직하게 말하자면 가뭄으로 인한 농민의 피해와 아픔을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듣고 보았으나 내가 체험적으로 그 영향을 경험한 것은 채소값이 많이 올랐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나서다. 농촌에서 물은 생명이다.그러나 도시엔 아직도 흔하다.가뭄으로 인한 영향이 도시의 개인적 삶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아니 어쩌면 도시에는 그러한 절박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에는 부족함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을위한 모든 편의와 물질이 풍부하다.사람들은 계속해서 편의를 좇아 도시로 모여들었다.삶의 중심이 인간이 아니라 도시 자체가 돼 버린 지 이미 오래다.가뭄이 오기 전부터 농촌은 결핍의 지역이었고 도시는 풍요의 지역이었다.결핍을체험하고 사는 곳에서는 가뭄이생명의 문제로 부각되는 반면 풍요로운 도시에는,채소값이 올랐으므로 포장김치를 사먹는 것이 유리하다는 경제논리로 전달된다.물론 개개인의차원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가 결핍을 체험할 수는 없더라도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우리 사회는 입으로는 근검절약을 말하지만 몸으로는 과잉소비를 미덕으로 실천하는 물질주의 계층문화에 빠져들고 있다.너무 많이 사고,지나치게 먹는 것을 즐기고,필요 이상으로 가르치고,가지려 한다.그러는 가운데 오히려또 다른 결핍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도시를 대변하는 단어는 ‘풍부함’을 거슬러 ‘공해’‘소음’‘불안정’‘여유 없음’과 같은 단어가 득세하고 있다. 사실상 도시의 정신적 가뭄은 시작된 지 오래다.우리 삶의 모습이 좀더 단순해지지 않는다면 지금 농촌의 가뭄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까 두렵다. 지금의 가뭄은 해소될 것이다.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이 비를 기대하고 있으며 하느님이 우리 농민의 눈물을 보셨을것이다.우리 모두가 이 땅에 단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하고있지 않은가.어찌 비가오지 않겠는가.비가 내리면,단비가내리면 농민들은 기뻐 춤출 것이다.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TV에서 보면서 흐뭇해할 것이다.농민들은 생명의 비가 내리면 그것으로 모든 것에 만족할 것이다.기뻐할 것이다. 이는 마치 암환자가 완치돼 새 생명을 얻음과 같다.생명을얻었는데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감사함만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시에 사는 우리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농민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즐거움을 나누기는 하겠지만,우리 일상적 삶의 영역에서 그와 같은 기쁨이 있을까. 아마 채소값이 안정되는 것 정도를 느끼면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과연 누가 더 풍요를 경험하는 것인가?부족해도 모자람에 둔감하고 풍부해도 넉넉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것이 풍요인가,아니면 결핍에 민감해 작은 것을크게 여기는 곳에 풍요가 있는 것인가. 그렇다고 부족함을 조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러나 우리는 다만 조금 더 단순한 삶을 실천적으로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그것이 자연의 질서에도 순응하는 것이고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기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방식을 통해 이웃의 어려움을 조금 더체험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사회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누구나 물질적 풍요를 갈망하지만 그곳에는 항상 또 다른 결핍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부족한 가운데 가뭄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농민들이 더 행복하고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그래야 도시도 넉넉해지지 않겠는가. 홍윤선 네띠앙 대표
  • 앨빈 토플러 ‘지식기반경제 국가전략’ 강연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스스로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가 8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지식기반경제의 구현을 위한 국가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주제논문은 지난해 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의뢰한 연구프로젝트 내용이다.SK텔레콤의 협찬(30만달러)으로 이뤄졌다.정보통신부가제14회 정보문화의 달을 맞아 초청한 토플러 박사는 7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강연내용을 미리 설명했다.그는 논문에서 “선택은 저임금 경제의 종속국가로 남을 것인가,세계경제의 선도국가로 남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했으며제3의 물결에 있어서 한국이 쫓아갈 검증된 모델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한국실정에 맞는 전략적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아울러 “지식기반 경제에 진입한 이후에도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재벌기업들이 국가경쟁력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기업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저수익의 제품과 서비스를 양산하는 공기업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다음은토플러 박사의 강연요지다. 한국의 금융구조는 취약했다.정부와 재벌의 간섭 때문에 독립적인 자본배분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웠다.한국의 재벌기업은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개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한국의 경제와 사회는 더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와 경영학자는 닷컴기업과 하이테크산업의 붕괴로 시작된 세계 금융시장의 동요사태를 보고 ‘신경제는종료됐거나 신경제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신경제가 종료됐다고 말하는 것은 1800년대 초에 영국 맨체스터 소재 일부 섬유회사가 파산하자산업혁명이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e커머스는 죽지 않았으며 향후 커머스+E로 발전할 것이다. 닷컴기업의 고전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연구가 실패했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그러나 수많은 커머스+E업체는 파산되지 않고 살아남았으며 조용히 사업을키워가고있다.미국에서 커머스+E업체는 온라인 화훼업체,온라인 보석상,장신구 판매자,부동산업체,기타 서비스업체를 포함한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재벌기업들과 함께 전자상거래 부문에많은 투자를 했다.이것이 사이버 시장에서의 재벌의 입지를공고히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자동차,종이,화학,식품,의료등 산업부문에서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를 하는 신생기업은 관련업계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예상보다 훨씬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모든 기업은 커머스+E모델 성공이 입증될 때에는 공격적으로 시장진출을 준비해야 한다. 디지털시대의 첫 걸음으로 한국은 정보격차를 넘으려는 노력과 동시에 정보화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한국은 정보화 기반 구축에서 가장 인상적이고도 성공적인 투자효과를얻은 국가이다.그러나 한국의 정보통신기술은 여타 선진국들과 비교해 2∼3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추정되며,광통신 네트워크의 핵심기술에서는 차이가 현저하다.반면 이동인터넷 통신분야에서의 차이는 1∼2년 정도로 추정된다.물리적 하부구조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전후 일본의 제2의 물결 경제는 아주 활발하게 이뤄져 효과가 대단했다.그러나 미국이 안이한 태도로 혁신적인 기술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것처럼,일본 역시 성공에 안주했다.일본은 제2의 물결에서 제3의 물결 경제로 이전해가는 도중에 멈춰버렸다. 현재 중요한 과제는 정보통신기술을 경제 각 분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인터넷과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활용을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것 역시 국익을 창출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한국은 생물공학관련 기술과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수출국이자,사용국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지니고 있다.한국 정부는 생물공학을 21세기 주요 산업으로지정했다. 그러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의하면 한국의 생물공학은 순수연구분야,응용연구분야,기술의 상업화 사이에 상당한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대부분 한국의 생산기술은 해외로부터 수입된 것이고,주요 화학·식료품 산업에서생물공학의 기여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생물공학부문의 역량을 2007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는 발효기술,항생제,진단,유전자 변형재배 등의 영역에서 성공과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역량에 달려 있다. 최근까지 한국인들은 금융 및 산업자산들의 소유권이 외국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서비스나 벤처부분에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가 보다 더 완화돼야 한다.누가 인프라를 소유하느냐 하는 문제는 해당국에 돌아가는혜택에 비하면 그리 대단치 않을 수도 있다.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한국은 선진기술을 조기에 채택해야 한다.중소기업을 제3의 물결에 합류시켜야 한다. 한국의 기업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저수익의 제품과 서비스,저임금의 직종을 양산하는 공기업만 생존하게 될 것이다.미래는 ‘사람’이다.신경제에서는 다양한 서비스 업종의 종사자들이 활동하게 된다.한국 기술자들은 해외에서 유혹을 받고 있다.최근 서구기업의 인력모집담당자들은 연세대를 포함한 아시아 최고 대학의 학생들을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한국의 학교들은 어린 학생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보다 큰 다양성을 갖고 살아갈 수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북한은 열악한 경제·사회적인 여건들로 인해 개혁과 개방의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열악한 여건들은 오히려 군사 쿠데타,내전 또는 다른 형태의 불안정을 야기할 수도 있다.한국경제가 하강하게 되면 양국간 화합을 위협하거나 더디게 할 수 있다.농업사회인 북한과 탈농업 산업구조인 남한이 통합을 이룰 수 있으나 그 경우 독일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남한을 비롯한 외부로부터의 북한투자는 남북한 격차를 줄여줄 것이며 화해,장기적으로는 보다 원활한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식기반 경제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모든 경제사회 제도에서 개개인의 혁신을 억압하는 관료적 조직과 정보시스템,권위적 구조를 제거해야 한다. 박대출기자 dcpark@
  • “정치가 경제 발목 잡는다”

    국책 경제연구소장이 이례적으로 정치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강봉균(康奉均)원장은 29일 “정치적분열과 대립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구축을 지연시키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국민적 역량을 약화시켜 경제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장은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국지역정책연구원 초청으로 열린 강연회에서 ‘동아시아 경제위기와 정치상황’을 주제로 강연하며 “정당,선거,국회 운영제도 개혁에 지도층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의 교훈=강원장은 최근 제기되는 동아시아 국가의 제2위기론의 배경에는 경제적인 문제 뿐아니라 정치불안도가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경우 깊어지는 정치불안으로 환율과 대외신뢰도가 하락되는 경제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일본과 타이완도 정치리더십 문제와 정국불안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중국과 싱가포르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치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적 불안요인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안정이 중요=강원장은 “우리나라는 4대부문 개혁 등에서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구조조정으로 경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구조조정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적절한 개혁입법을 경제논리에 따라신속하고 적확한 시기에 입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특히 정치개혁과 대통령중심제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방안들이 내년의 선거를 통해 공론화돼 정치시스템에 발전적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식·지도층의 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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