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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실험 파장] 스웨덴서 ‘제논 탐지기’ 긴급 공수

    정부는 11일 오후 스웨덴에서 ‘제논(Xenon) 탐지기’를 긴급 공수해 곧바로 강원도 최북단 지역에 설치, 방사능 탐지 작업에 들어갔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핵실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날 ‘2차 핵실험 소동’이 빚어지면서 전국 30여개 관측소가 지진파 탐지에 몰두하는 등 핵실험 검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핵실험은 지진파 관측, 공기중에 떠다니는 방사성 물질 탐지, 인공위성이나 항공기를 이용한 사진 판독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1차 실험이 이뤄졌고, 추가 핵실험 여부가 불투명한 지금 상황에서는 핵폭발 과정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을 채집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과기부 관계자는 “급히 반입한 제논 탐지기는 핵실험 뒤 대기중으로 분출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가운데 불활성 기체인 제논을 탐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방사능이 탐지되지 않는다면 핵실험이 아닐 가능성이 많지만, 바람에 밀려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北 “현대와 경협사업 변함없다”

    北 “현대와 경협사업 변함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이 금강산관광 등 현대그룹과의 남북경협 사업을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뜻을 밝혀 주목된다. 북한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는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3주기를 맞아 지난 1일 현대그룹에 보낸 조문을 통해 “6·15 공동선언의 이념에 따라 정몽헌 선생이 심혈을 기울여 온 금강산관광 사업을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서 새로운 성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명승지종합개발회사도 전문을 보내 “앞으로도 온 겨레의 지향과 고인의 염원에 따라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귀사의 사업에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후 남측이 쌀과 비료 등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자 북측은 이산가족상봉 및 금강산 면회소 건설 중지 등으로 맞섰다. 이에 따라 남북경협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북측이 ‘남북 경협사업에서 새로운 성과’라는 표현을 쓰면서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 현대그룹측은 1년 가까이 표류 중인 개성관광 등이 곧 본 궤도에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정은 회장은 5일 금강산 외금강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앞으로 현대건설 인수에도 주력하고 개성관광과 백두산관광 등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현대건설은 원래 현대그룹에 속해 있었고, 정몽헌 회장도 어려워진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많은 애를 썼었다.”면서 “내부 유보 등 인수자금은 충분하며 인수파트너를 확보하는 등 현대건설 인수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KCC와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汎) 현대가와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수 및 합병(M&A)은 당연한 것이고 약육강식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러나 같은 집안 식구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논리보다 사람 사는 관계에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데스크시각] 한미 FTA 소비자 입장 반영돼야/백문일 경제부 차장

    5·31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는 압승의 이유를 ‘세금폭탄’으로 설명했다. 유세장에서 이 말을 꺼냈더니 유권자들이 ‘경기침체’로 받아들이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세금폭탄이란 말을 자꾸 썼고, 그럴수록 ‘표’에는 보탬이 됐다고 했다. 사실 세금폭탄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 해당되는 표현인데 왜 경기침체를 떠올렸을까. 같은 말이라도 정치권으로 건너가면 뜻이 와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 양쯔강 이남에서 재배되는 귤이 양쯔강 이북에선 탱자가 된다는 고사성어도 비슷하다. 그래서 경제논리와 정치논리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테이블 위에 모든 이슈를 올려놓고 하나씩 치우는 ‘게임’과도 같다. 때문에 1차적으로 쌀의 관세화 여부나 개성공단 제품 문제도 논의의 대상이다. 합의하고 안 하고는 나중의 문제이다. 그런데 지금은 본게임이 시작하자 마자 승패를 결정내려는 듯하다. 특히 미국과의 FTA는 ‘제2의 외환위기’라는 등식이 팽배해 있다. 외환위기가 닥칠지, 제2의 성장기가 올지는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치적 쌓기’로 몰아붙이는 것도 FTA의 본질이나 핵심과는 거리가 멀다. 협상에선 피해를 보는 집단이 나오게 마련이다.4대 ‘선결조건’의 논란을 부른 농업이나 영화산업 쪽이 그럴 수 있다. 우리 쪽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이고 별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들의 목소리가 전부는 아니다. 지금은 찬반의 형식 논리에 빠져 찬성쪽에 재계와 정부, 반대쪽에 농업인이나 영화인, 시민단체 등이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디에 있는가.FTA의 이해관계가 꼭 생산자들에게만 적용되는가. 만약 공산품 관세가 더 낮아져 외국산 자동차나 전자제품이 지금보다 싸게 들어온다면 소비자들은 이를 외면할까. 농산물이나 쇠고기 등이 미국에서처럼 싸진다면 국내의 주부들은 반대할까. 자녀를 미국 등으로 유학보내지 않고도 한국에서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어느 학부모가 거부할까. 국내산업의 육성도 감안해야 하지만 마냥 울타리를 쳐주고 보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자칫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킬 수도 있다. 협상은 ‘힘의 균형’이 이뤄졌을 때에 가능하다는 반박도 있을 법하다. 미국과의 협상은 골리앗을 상대로 한 다윗의 돌팔매질일지 모르나 승리는 다윗의 몫이었다. 정말 우리의 경쟁력이 모든 부분에서 월등해 세계 1위 제품뿐이라면 FTA를 두드릴 필요없이 그냥 국내 시장을 열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슈퍼맨’이 아니다. 몇년전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당시 우리나라 경제부총리와 미 재계 대표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 ‘운좋게’ 참석한 적이 있다. 이때 미국측은 스크린 쿼터를 비롯해 자동차 관세 등의 분야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결코 거대담론이 아니었다. 통계치까지 제시하며 부총리의 답변을 물고 늘어졌다. 과연 국내 재벌 총수들이 미국측 고위관료를 상대로 이같은 질문들을 쏟아낼 수 있을까. 미국 재계는 그만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오래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 왔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는 FTA 협상 전략을 너무나도 허술하게 짰고 논의의 장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 현실적인 거래인데도 극비 상황 다루듯 했다. 갑자기 툭 던져놓고 국민들에게 따라오라는 오만함도 드러냈다. 누구에게 이득이고 손해인지를 솔직 투명하게 밝혔어야 했다. 나쁜 것만 부각돼서도 안 되지만 좋은 것만 부풀려서도 신뢰를 받을 수 없다.‘제2의 외환위기’처럼 ‘흥선대원군의 판단착오’도 똑같은 무게로 다뤄져야 한다. 특히 소비자의 목소리가 배제돼서는 곤란하다. 국민 전체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백문일 경제부 차장 mip@seoul.co.kr
  • [장마 폭우 비상] 수방시스템 ‘부실’… 강원도 ‘수해 악순환’

    강원도에서는 재해가 한번 터지면 어느 지역보다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물난리가 그렇고 불난리가 그렇다. 재해 전문가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대로 된 방재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산악지형은 기상변화 잦아 그러다보니 자연의 자체 방어능력도 약해지고 말았다. 하천이 재해에 취약한 구조로 바뀌었다는 게 하나의 예다. 최근 10년간 강원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잦은 산사태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많은 토사가 흘러내려 강물로 유입됐다. 토사 때문에 얕고 좁아진 강물은 대수롭지 않은 비에도 쉽게 범람이 일어나는 구조로 변했다. 강원도는 지대가 높아 언뜻 수해의 위험이 덜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매미’ 때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2004년에도 6∼7월 집중호우로 600억원,8월 태풍 ‘메기’로 270억원 등 93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집중호우로 75억원의 피해가 봤다. 전문가들은 수해에 대한 장기적인 예방책과 재난방지 시스템의 구축을 강조한다.국립방재연구소 이철규 박사는 “500년 주기로 올 만한 기록적인 폭우가 지난 10년간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여전히 재해에 대비하는 설계기준은 5∼10년만에 올까말까 한 정도의 강도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이 박사는 “몇년간 강원지역에 수해가 이어졌지만 기존 하수관을 오수관(생활하수용)과 우수관(빗물용)으로 나눈 것 이상의 대비는 사실상 없었다.”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조례상 기준일 뿐 정작 바뀌어야 할 수해예방시스템은 예전 그대로”라고 말했다.●하수관 분리가 예방대책 전부 사회기반시설인 하천과 택지 등 개발이 사전에 방재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돼 피해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 이 박사는 “민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경제논리가 방재시스템 구축을 가로막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시·도보다 낙후된 곳이 많은 강원지역이 마구잡이로 개발되면서 갈수록 수해에 취약한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빠져 나가야 하지만 개발의 여파로 대부분의 빗물이 강으로만 모여 흘러가기 때문이다. 도로건설 등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국립방재연구소 박덕근 연구기획팀장은 “과거 도로공사의 목표가 빨리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을 만드는 데 있었다면 앞으로는 안전한 길을 만드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지반용 흙 종류부터 시설의 노화속도까지 전반적인 안전기준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반복되는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중장기적 대책마련 시급 심재현 국립방재연구소 연구1팀장은 “수해가 반복됐던 1999년 말 정부는 ‘수해방지대책기획단’을 꾸려 119개의 대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이 중 실천한 것은 10%에도 못미칠 것”이라면서 “예산도 없이 반복해서 조직만 바꾸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복적으로 재해대상 지역만을 정하는 것은 더 이상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정부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학군재조정 불가피” “평준화문제 개선을”

    ‘학군조정보다는 평준화 문제점부터 개선해라.´,‘학군조정을 경제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 20일 서울시 교육청이 마련한 후기 일반계 고교 선택권 확대방안 탐색을 위한 공청회에서 나온 제안들이다. 동국대 박부권 교수는 이날 공청회에서 학군조정 방안으로 ▲1안:단일학군과 일반학군 각각 2회 선택 ▲2안:중부학군(공동학군)과 단일학군, 일반학군 각각 2회 선택 ▲3안:통합학군 3회 선택 ▲4안:일반학군과 통합학군 각각 2회 선택 기회 제공 등을 제시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 정봉주 의원은 “일부에서 학군조정문제를 부동산가격 안정대책 등 경제논리로 접근하려는데 교육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한나라당 교육위 간사 이군현 의원은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확대 욕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학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부모 경제력으로 학교가 결정되는 불합리한 점은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유고 이진호 교장은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시대적 요청이자 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단기간내 급격히 변화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교육시민 모임 김정명신 회장은 “학부모들의 학교선택권을 제한적으로 부여하면서 학군 재조정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학군 조정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배명고 조형래 교장은 “학군조정보다는 우선적으로 학교간 차이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 ‘3불정책(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본고사 금지)’과 같은 평준화의 심각한 문제점부터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5·31 이후] 경제현안도 ‘주도권 다툼’ 소지

    ‘5·31 지방선거’ 뒤로 미뤘던 굵직한 각종 경제현안들이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선거 후폭풍’에 휘말릴 전망이다. 정부는 그간의 정책기조를 그대로 끌고 가겠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당정협의에서 여당보다 야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장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 인상을 둘러싼 협의 상대자는 전북과 제주를 빼고는 열린우리당이 아닌 한나라당이 됐다.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에도 야당이 사실상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지방선거를 전후해 정책의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예정된 정책들을 그대로 추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중장기 조세개혁안 등 주요 경제 현안을 국회와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 문제에는 그동안 여야 구분이 없었기에 야당과도 원만한 협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다른 관계자들은 “앞으로 정책운용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면서 “특히 참여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과 양극화 해소 방안을 위한 재원 마련 등과 관련한 여야의 힘겨루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하반기부터 정계 개편과 대선정국의 소용돌이속에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마저 나타나면 주요 경제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은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좌우될 것으로 지적됐다.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은 지난해 12월 발표하려다 올 2월에서, 다시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됐다. 재경부 세제실 관계자는 “오는 8월에는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 6∼7월 공청회는 불가피하며 이 때 중장기 조세개혁방안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검토해 온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는 소득세 등의 증세방안이 적지 않게 포함됐다. 한나라당은 선거 이전부터 증세보다 감세를 주장하면서 정부가 추진해 온 조세개혁방안에 반대를 표명, 이번에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하려다 선거 뒤로 미룬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역시 재원 마련과 연결됐다. 한나라당이 반대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나서는 안 된다는 게 당론이다.6월 임시국회에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의 개편을 목표로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여야간 격돌이 예상된다. 참여정부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인 양극화 해소 방안에 여야간 시각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 정부와 여당은 사회안전망을 위한 복지예산 확대에 초점을 맞추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유일한 해법이며 소득 상위계층에 부담을 주는 분배 방식으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재경부가 성장과 분배를 놓고 어떤 조합을 일궈낼지도 커다란 관심사다. 게다가 6월에는 굵직굵직한 경제 현안들에 대한 용역안들이 대거 쏟아진다. 산업·수출입·중소기업 등 3개 국책은행 개편안과 새만금 사업의 국토이용계획안,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분리안, 자영업자 소득파악 방안, 중소기업 활성화방안 등 ‘정책홍수’를 이룬다.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인 주택청약제도 개편 공청회와 외국자본 탈세를 막기 위한 조세회피지역 지정도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도 5일부터 협상이 시작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경제운용은 크게 달라지거나 타격을 받을 수 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경협상징 개성공단 ‘갈등核’ 되나

    남북 화해와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삐꺽거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북·미국간에 빚어져온 갈등이 남북간에도 노출되면서 3자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듯하다. 개성공단 사업을 놓고 북측이 남측에 쏟아내는 불만은 노골적이고 횟수도 잦다. 북측의 불만은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회원 등 200여명의 개성공단 방문을 전격 취소한 데서 집약된다. 북 군부는 개성공단 사업의 진척속도가 더딘 데 불만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는다.●2단계 사업 들어가기 전에… ‘개성공단 제품 1호’를 생산해 서울시내 백화점에 선을 보이면서 화제를 모았던 리빙아트가 자금난으로 지난해 10월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것으로 30일 밝혀지면서 2·3차 사업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30억원의 남북경협기금이 지원돼 대출과정에 의혹도 제기된다. 남북간 정치·안보적인 갈등에다 경제적인 문제까지 겹치는 양상이다. 리빙아트는 당초 15개 시범단지 입주기업에 끼지 못했으나 선정기업이 진출을 포기하면서 후보로 개성공단에 진출했다. 통일부는 2004년 9월 대출이 결정될 때 신용불량 상태가 아니었으나, 이듬해 3월 신용불량업체로 등록됐다고 설명한다. 대출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통일부 관계자는 “30억원 가운데 7억원은 이미 상환했으며 나머지 23억원은 개성공단 내 토지, 건물, 기계설비 등 일체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어 상환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갈등이 남북·미간 갈등에 이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은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는 듯하다. 미국은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북한뿐 아니라 우리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정치논리 NO, 경제논리 YES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측은 개성공단 접근법을 바꾸고, 북측은 정경분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개성공단의 갈등은 남·북·미간 3자의 접근법과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남측이 북측을 시장화시키려는 경계감을 북측은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강산에 비해 턱없이 적은 외화수입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경협방식이 상황논리에 부딪혀 선뜻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측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진출업체의 대출을 맡고 있는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정치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되고, 윈윈이라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개성공단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저출산대책 ‘돈먹는 하마’ 돼서야/김균미 경제부 차장

    세계 최저인 ‘출산율 1.08’은 우리 사회에 저출산대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부터 산발적으로 대책을 발표해오던 정부는 다음달 20일쯤 종합적인 저출산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실효성을 놓고 말들이 많지만 저출산대책 틀을 짜는 데 있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들이 있다. 첫째, 저출산대책은 소득계층별로 차별화한 맞춤형 대책이어야 한다. 소득계층에 따라 니즈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화대책위원회와 공동 실시한 ‘2005년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왜 맞춤형 저출산대책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전국의 20∼44세 기혼여성 3800여명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한 결과, 소득 수준과 출산율간에 상당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가구 전체의 수입보다 여성의 근로(사업)소득, 교육 수준에 따라 출산율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가구소득수준별로 평균의 60% 미만은 1.74명의 자녀를,60∼80% 미만은 1.80명을 둔 반면 80∼100% 미만은 1.78명,100∼150%는 1.74명을 뒀다. 저소득층(60∼80%)이 중산층보다 출산율이 높다. 소득별 출산율은 여성의 수입만 떼놓고 보면 더욱 분명하다. 근로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 1.95명인데 비해 100만∼150만원은 1.59명으로 떨어지고,150만∼200만원 미만에 가면 1.45명으로 저점을 이룬다. 교육 수준별로는 중졸 이하가 2.07명, 초대졸 이상이 1.58명을 두고 있다. 이같은 괴리현상은 20∼30대에서, 특히 20대가 더 심각하다. 이처럼 소득 계층별로 출산율에 차이가 생기는 원인을 분석한 또 다른 통계자료는 대책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여성부의 ‘2004년도 전국 보육·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99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67%가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때 가장 큰 문제로 양육비용을 꼽았다.‘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는 11.0%에 불과하다. 가구 월소득이 150만∼199만원인 계층까지 양육비용의 절대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월소득 300만원이 넘으면 양육비용보다는 과중한 양육 및 가사 부담과 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를 꼽은 비중이 훨씬 높았다. 계층별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이유가 다르다면 대책 역시 달라야 한다. 더욱이 저출산대책이 주타깃으로 하는 20∼30대 여성들의 출산 기피, 특히 여성들의 사회진출 증가로 전체적인 가구소득은 늘었지만 출산율은 이에 반비례하는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저출산대책이 저소득층·중산층 등으로 이분화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여러 조사에서 나타나듯 양육비용이 부담인 저소득층에는 재정지원으로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대신 중산층 이상은 일률적·직접적 재정지원보다 믿을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과 보육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초점을 둬야 한다. 월 얼마의 아동수당이나 보조금보다 이 재원을 보육시설 확충과 지원에 쓰는 것이 더 낫다. 정부에서 자녀에 따라 ‘수당’을 준다면 액수의 과다에 상관없이 마다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을 고려하면 보육시설 확충과 서비스 개선은 중산층만이 아닌 모든 이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효율적인 투자이다. 둘째, 저출산대책이 성공하려면 보육과 함께 교육정책의 개혁 내지 공교육 정상화가 필수적이다. 보육에 따른 부담 못지않게 부모들을 짓누르는 것은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이다.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방과후 학교 등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는 공교육 정상화라는 본류와는 거리가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경제부처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경제논리만 앞세워 ‘개혁’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육과 교육은 정부의 의무다. 국민 역시 보다 나은 보육과 교육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제한적이나마 경쟁원리의 도입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지 않고는, 앞으로 수십조원이 들어갈 저출산대책은 잘해야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있다.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가는 저출산대책이 ‘돈 먹는 하마’가 돼서는 안 된다. 김균미 경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조세회피지역 지정 최소화 외자 원천징수 바람직 않아”

    정부는 론스타 등 외국계 투자펀드에 대한 과세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조세회피지역 지정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고, 외국자본에 대한 원천징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병원 재경부 1차관은 4일 정례브피링에서 “외국계 자본에 대한 원천징수는 최종적인 과세권과 납세의무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당국이 편의적으로 징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따라서 “부작용이나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정당화할 수 있는 경우에만 원천징수를 해야 한다.”면서 “조세회피지역 지정도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두고 투자하는 것이 조세회피 목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경우로 국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외국자본이 높은 수익을 얻는 것과 관련해 ‘반외자정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정부는 정서에 휘둘리지 않고 있으며 우리 사회도 정서적인 판단에 따라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언론에서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르며 국세청의 일상적인 세원관리 업무를 세무조사로 오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투자 내용에 변경사항 등이 있을 때 세무자료를 정비하는 업무와 외국법인 연락사무소에 소속된 종업원 급여를 확인하는 업무 등은 세무조사가 아닌 일상적인 세원관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외 자본이 국적과 상관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과세원칙 아래 세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개방 확대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유치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며, 불필요한 규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의 투자수익이 높은 것은 우리가 몰라서 당한 것”이라면서 “결과만 보고 세금을 추징하자는 주장은 경제논리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검찰 현대車 사법처리] “경제논리보다 원칙”

    [검찰 현대車 사법처리] “경제논리보다 원칙”

    구속이냐, 아니냐를 놓고 검찰이 고심을 거듭했던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신병처리는 결국 구속영장 청구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현대차 본사 등의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현대차 비리의혹 수사가 시작한 지 꼭 한달 만이다. 그러나 검찰이 최종 발표를 할 27일 오후 2시까지 이같은 방향이 급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 회장을 불구속하고 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을 구속하는 방안이다. ●26일 오후 긴박했던 대검청사 정상명 검찰 총장은 26일 오후 5시 박영수 대검 중앙수사부장 등 수사팀으로부터 이번 수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수사팀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밝혀낸 혐의와 증거관계와 몇가지 사법처리 방안들을 총장에게 전달했다. 총장은 10여분의 수사팀 보고를 받은 뒤 중수부장 등과 논의한 뒤 1시30분이 지난 오후 6시30분쯤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의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장은 이날 “수사팀과의 이견이나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도 “총장님이 이번 사건에 가장 적합한 결론을 냈다. 수사팀과 전혀 갈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이 방침을 정하는 데는 표면상으로는 1시간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번 사건 처음부터 정 총장의 고민은 시작됐다. 수사팀은 지난달 현대차 본사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앞서 총장에게 재계 서열 2위의 현대차를 압수수색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수사팀은 이미 구속한 김재록 인베스투스 전 회장이 현대차 양재동 사옥과 관련된 로비를 벌인 혐의는 물론 글로비스 비자금에 대한 내부 제보, 공적자금 수사에서 나온 현대차의 계열사의 부채탕감 로비 혐의까지도 이미 상당 부분 밝혀낸 상황이었다. ●엄정한 수사가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도움 27일 발표에서 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검찰은 결국 정 회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회장은 1000여억원에 이르는 그룹 차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횡령 혐의와 회사에 3000여억원의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의 장남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정 사장이 비록 경영권 편법 승계의 ‘수혜자’라는 상징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룹 차원의 비리에 관여한 정도가 약해 정 사장에게 책임을 묻는 게 합당한지 고민해 왔다. 남은 문제는 경제적 파장. 현대차 그룹은 정 회장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다른 기업보다 높아 정 회장의 구속이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정 회장이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손해가 오고 와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투명성 확대, 경영권 지배구조개선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총장이 지난 14일 전국검사장 간담회에서 “이번 수사를 계기로 기업 투명성이 증대되고 국제적 기준의 경영문화가 정착돼 우리 기업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발전하고 우리나라가 선진국 진입에 한층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로 풀이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 노인전문병원 새달 개원

    서울시는 다음달 1일 중랑구 망우동 227번지에 시립 북부노인병원과 중랑노인전문요양원(조감도)을 개원한다고 19일 밝혔다. 시가 노인병원을 설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풍·치매 등 노인성 질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경제논리에 밀려 사설 진료기관에서 노인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택상 보건건강국장은 “서울시 노인인구 73만여명 가운데 치매 질환자가 8%에 이른다.”면서 “특히 중증 환자 1만 2000여명은 요양이 필요해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원하는 북부노인병원은 내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가정의학과 등 5개 진료과목을 위주로 운영한다. 지역 주민의 욕구에 맞춰 안과, 치과 등을 추가할 방침이다. 병원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건평만 5450평에 달한다. 사업비는 361억 6600만원. 병상 수는 노인 일반 160개, 치매 30개, 호스피스 10개. 의료진 21명을 포함,150명이 노인을 돌본다. 입원비가 저렴해 전체 진료비는 민간병원에 비해 20%가량 싸다. 공동 간병인제를 도입, 의료비를 더 절감할 계획이다. 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저소득층 노인에겐 방문간호를 실시하고 건강강좌나 질방예방 관리사업도 진행한다. 병원은 오는 25일부터 전화로 진료 예약을 받는다.(02)2036-0200. 다음달 15일부터는 인터넷 예약(www.bbhosp.go.kr)이 가능하다. 입원은 연령이 65세이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다음달 15일 개원하는 중랑노인전문요양원에선 치매·중풍을 앓는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165명을 무료로 돌본다. 관할 동사무소를 통해 입원을 신청할 수 있다. 권 국장은 “올해 수유노인전문요양원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치매·중풍을 앓는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는 100% 무료시설에서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 도시는 다양한 모자이크다/이건영 중부대 총장·전 건교부 차관

    조선조의 어느 시인이 남산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조가비들이 엎디어 있는 것 같다고 묘사한 바 있다. 사방 부드러운 능선과 어우러진 도읍의 스카이라인은 고즈넉하고 안온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산에 올라 내려다보는 도시 풍경은 삭막하다. 획일적인 고층 아파트가 분지와 계곡을 따라 도열해 있고, 재개발 아파트들이 산허리를 기어오른다. 강변에는 회색 아파트의 병풍이 둘러쳐져 있다. 지금 강남과 서울 주변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빽빽한 아파트숲이다. 모양도 획일적이고 높이도 어슷비슷하다. 지난 20∼30년 사이의 변화다. 아마도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시가지가 조성된 예가 인류 역사상 또 있을까? 졸속이라면 졸속이었다. 그런데 재건축이란 이름 아래 고작 20년이 지난 아파트를 허물어 다시 짓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정작 개선되어야 할 달동네나, 노후하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단독주택 지역은 그냥 방치되어 있다. 우리는 짓고 부수는 일에 영일이 없다. 쉽게 짓고 쉽게 부순다. 낡고 손때 묻은 것에 대한 애정이 없다. 큰 그림이 없기에 서로 사업권을 선점하려고 아우성이고 이에 따라 아파트값이 춤추는 것이다. 나라 전체로 볼 때 우리는 열심히 집을 짓고 있지만 동시에 부수는 집도 많다. 연간 50여만가구가 지어지고 10만가구 가까운 집이 없어진다. 런던에는 지금도 빅토리아 시대에 지은 1백여년 지난 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오래된 집일수록 더 값이 나간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오래된 집일수록 견고하고 아름답다. 낡은 것들은 닦고 고쳐서 쓴다. 그래서 도시와 집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건물의 수명은 쓰기에 따라 무한이다.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 중 성가족 성당은 백년이 지난 지금도 짓고 있는 중이다. 유럽에는 로마 사람들이 만든 교량 중 80여개가 지금도 쓰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10여년밖에 안 된 교량도 철거되었다. 자동차도 몇년만 지나면 바꾼다. 가전제품도 새 모델이 나오면 멀쩡한 쓰레기들이 거리에 쌓인다. 우리의 이같은 발빠른 변신은 아마 성장시대의 후유증일 것이다. 선진국의 한 세기 변화를 우리는 십여년 사이에 경험해 왔다. 그러는 사이 보존할 만한 것, 버릴 것 가리지 않고 새것만을 추구해 왔다. 도시는 다양한 모자이크다. 낮은 집도 있고 높은 집도 있다. 낡은 집도 있고 헌 집도 있다. 여기에 역사가 있고 개성이 있고 문화와 연륜이 있다. 이런 것들이 조화되어 도시 분위기를 만든다. 도시공간은 일단 지어지면 도시민들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강남 일대의 아파트 지구들은 도시계획에 따라 건설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재건축’에 의해 용적률이 부쩍 늘어나고 고층화되면 도시 경관도 문제지만 교통·상수도 등 기반시설이 오버로드될 것이다. 용적률 욕심은 아파트값과 비례한다. 강남 집값은 공급부족 탓이라고 재건축 촉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렇다면 서울은 끝없이 점점 더 높고 빽빽한 아파트 숲으로 변해갈 것이다. 지금도 비대한 공룡도시인데, 과연 살 만한 곳이 될 것인가? 그동안 철학이나 미학보다는 경제논리나 정치논리에 밀려 만들어진 도시. 이제 양적으로만 팽창시키기보다 질적으로 재생시켜 나갈 때이다. 낡은 것은 리모델링하거나 리바이벌하고 싶다.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중소도시 또는 농촌의 취락지역도 그에 알맞은 재생 모델이 필요하다. 만든 지 얼마 되지 않는 ‘새 도시’ 강남에 불어온 ‘짓고 부수기’ 바람을 보며, 나는 유럽의 잘 보존된 고도(古都)들의 향취를 생각한다. 낡은 것도 아름답다. 누가 자꾸만 우리의 도시를 망치고 있을까? 이건영 중부대 총장·전 건교부 차관
  • ‘탄력세율’ 본말전도

    ‘탄력세율’ 본말전도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책이 앞뒤가 맞지 않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고 이미 마련된 ‘손쉬운 정책’은 그대로 놔두고 복잡한 대책만 자꾸 남발,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투기지역에서의 양도소득세 탄력세율로 그 기능은 이미 유명무실해져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반면 ‘8·31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세 탄력세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정치논리가 경제논리에 앞서면서 ‘공평과세’나 ‘부동산 투기억제’라는 참여정부 지상최대 과제는 마치 뒷전에 밀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관계당국은 주무부처 타령만 하고 있다. ●낮잠자는 양도세 탄력세율 5일 재정경제부와 수도권 시·군·구 등에 따르면 정부는 소득세법상 허용된 주택·투기 지역에서의 양도소득세 탄력세율을 올해에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당초 ‘2006년 투기지역 운용방향’을 통해 양도세 탄력세율 적용을 검토했으나 투기지역에선 이미 실거래가로 과세돼 탄력세율까지 적용되면 매물 감소라는 역효과가 날 수 있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도세 탄력세율이 적용되면 비과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주택 소유자가 투기지역에서 집을 팔 경우, 양도세율은 기존의 9∼36%에 소득구간마다 15%포인트가 더해진다. 따라서 1주택자의 경우 주민세까지 합쳐 양도세율은 최고 56.1%,3주택자는 기존 60%에서 82.5%까지 올라간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부동산 대책들을 내놓기에 앞서 기존의 투기억제 수단부터 최대한 활용했어야 했다.”면서 “투기의 온상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은 2003년 이후 모두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법에서 허용된 탄력세율 적용은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8·31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집값은 안정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에도 정책 불신에 따라 강남권 집값은 1.2%나 올랐다. 탄력세율이 적용되면 매물이 줄어 집 값이 올라가는 부정적 효과가 생길 수도 있지만 대상 지역에선 투기수요를 원천적으로 봉쇄, 집값을 안정시키는 측면이 더 크며 사용할 수 없다면 없애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재산세 깎아주는 지자체에는 속수무책 지방세법상 재산세는 시·군·구의 조례로 50%까지 깎아줄 수 있다. 과표 현실화와 실가거래 확대에 따라 지난해 서울에선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개구가 재산세율을 10∼40% 내려줬다. 올해에는 19개구에 이를 전망이다. 경기도 역시 31개 시·군 가운데 올해 20곳 정도가 재산세를 30∼50% 깎아줄 계획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정책이라는 측면과 ▲예산에 쪼들리는 자치구에선 재산세를 깎아주지 못해 같은 가격대의 주택에 사는 주민들간 과세형평성과 지자체간 위화감 조성이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8·31 대책의 핵심인 종합부동산세 부과가 재산세 인하로 상쇄될 경우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꺼지기가 어렵다. 때문에 지방세법을 개정, 재산세 탄력세율의 적용 범위를 50%에서 30% 미만으로 대폭 낮추거나 재산세가 인하되는 주택의 경우 종부세 부과시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재경부는 재산세 탄력세율 적용 문제는 행정자치부가 주무부처이자 지자체가 결정할 사항이며 과표 상승과 보유세 강화에 따른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관객 어깨춤에 노년이 더 행복

    관객 어깨춤에 노년이 더 행복

    “노인네들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 실력 하나는 요새 젊은 애들이랑 붙어도 절대 뒤지지 않아.”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명일동 강동노인종합복지관.‘베사메 무초(키스해 줘요)’가 트럼펫 특유의 또랑또랑한 음색에 실려 강당 안에 퍼진다. 곧이어 베이스와 키보드, 기타가 뒤를 받친다. 색소폰에 드럼까지 가세할 쯤 공연장을 찾은 150여명의 노인들은 어느새 의자에서 일어나 흥겨운 어깨춤을 춘다. 연주하는 이들은 모두 할아버지들. 바로 ‘강동실버스타’ 밴드다.2004년 8월 결성된 이들은 매주 금요일 이곳을 찾아 무료공연을 열고 있다. ●미8군부터 카바레까지 베테랑 음악인 65∼79세 6명으로 구성된 멤버들은 모두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급들이다. 연륜만큼이나 과거도 다양하다. 미8군 무대나 동아방송, 이봉조 악단 등 소위 ‘엘리트 코스’ 출신부터 카바레, 요정, 룸살롱 등 ‘실전 무대’를 누비던 이들이다. 다들 한가닥씩 했던 솜씨라 악보 없이도 정통 트로트부터 컨트리, 재즈, 블루스, 보사노바, 트위스트까지 못하는 장르가 없다. 하지만 요즘 공연의 주된 레퍼토리는 ‘이별의 부산정거장’‘갈매기 사랑’등 흘러간 가요들. 대부분 노인들인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들은 15인조 이상 ‘빅 밴드’가 장안을 누비던 30여년 전에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음악깨나 한다는 사람이 서울에서만 4000여명이 넘던 시절이었다. 밴드마스터 송학봉(66)씨의 말.“당시엔 각자 잘 나가던 때라 자존심도 강했지. 그래선지 뭉치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이들어 머리가 하얗게 세더니 밴드 한번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 다들 흔쾌히 승낙하더군.” ●화려한 날의 회상 다들 음악이 좋아 한평생을 바쳤다. 관악기는 모두 그저 ‘나팔’로 불리던 시기 이른바 ‘딴따라’가 되기 위해 집안 어른들에게 맞아가며 악기를 잡았다. 주한철(65·색소폰)씨는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때가 전성기였던 같아. 우리더러 와달라고 사정하는 술집도 많았지.60년대 초 공무원들 월급이 3000원인가 그랬는데 우리는 그 3∼4배를 벌었지.”김희윤(65·드럼)씨가 맞장구를 쳤다.“TV가 없던 때 지방에서 남진이나 나훈아가 쇼 한번 하면 극장이 미어터졌지. 공연 끝나면 밴드에 반해 무대 뒤에 줄서는 여자들도 많았다니까.” 이제 화려한 날은 갔다.80년대 후반 신시사이저와 미디의 보급은 치명타였다. 송씨의 말 “이제 단추 하나 누르면 드럼부터 베이스까지 모든 악기가 연주되는 시기니 누가 돈 들여 우리 같은 밴드 쓰겠어. 경제논리에 음악이나 예술이 그저 묻히는 시대야.” 그래도 결론은 “아직은 우리가 설 무대가 있어 행복하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최연장자인 이현종(79·베이스기타)씨는 “가진 건 음악하는 기술이 전부야.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나이 든 연주인이 대접받지 못하지만 이 나이에 뭘 더 화려한 걸 바라겠나 싶어. 그나마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한테 음악으로 봉사하고, 또 기뻐하고 좋아해 주는 걸 보는 게 행복이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교황 한국 방문·새추기경 임명 긍정적”

    “교황 한국 방문·새추기경 임명 긍정적”

    지난해 요한 바오로2세 서거후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에 취임한 지 10개월여가 지났지만 로마교황청은 눈에 띌 만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례적으로 행정체제와 교시 등에 있어서 전 교황때의 것을 그대로 유지한 채 추기경을 비롯한 요직 인사도 미루고 있어 세계 천주교계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교황을 비롯한 교황청의 고위 인사들은 한국의 천주교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으며 세계, 특히 아시아권에서 한국 천주교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성염(64) 주(駐)로마교황청 대사를 만나 바티칸 분위기와 한국천주교에 대한 로마교황청의 입장을 들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체제의 교황청 분위기와 한국 천주교에 대한 입장변화가 있다면. -예전 같으면 벌써 새 교황의 통치철학이나 기조정책 발표가 나왔어야 한다. 교황이 지난달 25일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제목으로 가톨릭의 일반적인 원칙을 담은 첫 회칙을 낸 게 전부일 만큼 전 교황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에서 교황이 성탄절 메시지에 “한반도에 대화의 분위기가 지속되길 바란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은 한국과 한국 천주교에 대한 관심이 큼을 보여준 것이다. ▶교황청이 이처럼 한국에 대해 갖는 각별한 관심과 기대는 무엇 때문인가. -우선 신자 수를 볼 때 다종교국가인 한국에서 천주교의 위상은 바티칸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각계각층에서 신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인권 등 사회발전 측면에서 한국천주교가 해온 역할에 특히 주목한다. ▶교황의 한국 방문과 한국에서의 새 추기경 임명이 자주 거론되는데. -세계 30여개국에서 새 교황을 초청해놓고 있지만 금년 상반기 핀란드와 올해말 터키 방문 정도만 확정되었다. 지난해 11월 바티칸에서 열린 각국 주교 대표들의 모임인 주교 시노드 폐막때 노무현 대통령이 친서를 전달, 교황의 한국 방문 요청과 새 추기경 임명에 대한 희망의 뜻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다. 하지만 고위 인사들의 우호적인 발언과 관심으로 미루어 볼 때 양쪽 모두 낙관적이다. ▶바티칸에서 대사로 재임하면서 바라본 한국 천주교는 어떤 모습인가. -전통적으로 한국 천주교와 바티칸의 관계는 아주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지난 30∼40년간 한국 천주교가 우리 사회에서 앞장서온 진보적 노력을 바티칸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어 흐뭇하다. 천주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9∼10%를 차지하는 한편 불교·개신교세가 만만치 않게 강한 다종교국가인데도 불구하고 종교분쟁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마디로 신기한 나라다. ▶황우석 교수 파문에 대한 교황청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공식 논평은 없었지만 지난해말 수요알현 때 교황이 광장에 모인 신도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면서 “배아가 생명으로 발전한다.”고 언급한 것은 바로 황 교수 사태에 대한 윤리적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바티칸은 “과학의 문제는 과학의 영역에서 풀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고 한국의 과학자들이 자체검증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풀어 나가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독교 퇴조는 일반적인 흐름으로 한국에서도 냉담자가 증가하는 등 크게 다르지 않은데. -국내외 모두 ‘신앙의 사사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성당이나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신앙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과, 평소 정치·경제논리에 지배받지만 신앙은 나름대로 유지하는 이원화의 문제랄 수 있다. 현대의 바쁜 삶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신앙은 사사로운 것이 아니라 공동사회의 것이라는 전통의 공동체적 신앙생활을 무시할 수 없다. 바티칸에서도 신앙생활이 삶의 원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앙과 삶의 통합 사목을 강조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소규모 학교는 다 필요없나?

    전북도교육청이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나서면서 농촌 지역 학부모와 교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지침’에 따라 최근 15개 시·군 교육청과 협의회를 열고,‘통폐합 추진 추정교’ 108곳을 선정했다. 관계자는 “학생수가 100명 이하인 학교를 통폐합 할 경우 도내 학교 중 40%가 대상이 된다.”며 “이번에 학생수가 50명 이하인 학교로 범위를 좁혀 ‘추진 추정교’를 정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학생 50명 이하 초·중·고교 759곳 중 지역여론과 ‘1면(面)1교’ 원칙 등을 고려해 108개교를 선정, 시·군 교육청에 통보했다. 도교육청은 이달 중순까지 학교측과 주민의견 등을 수렴해 1차 통폐합 후보학교를 선정할 방침이다. 군산교육청의 경우 내흥초교와 대야남초교, 임피중 등 학생 수가 50명(분교 20명) 이하인 초·중교 12곳을 통폐합 대상학교로 확정하고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농촌지역 학부모와 교사들은 “경제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통폐합이 강행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북농촌교육연구회는 성명을 내고 “도교육청이 교육부의 통폐합 정책에 따라 일방적으로 일선학교에 통폐합추진위원회를 구성토록 지시하는 등 농촌의 생활기반을 붕괴시키는 반교육적 행정을 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방침에는 변동이 없다.”며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뒤 학교 통폐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전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스크린쿼터 전격 축소부터 사과해야/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정부는 최근 극장의 한국영화 의무상영 일수를 ‘146일 이상’에서 ‘73일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이른바 스크린쿼터를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영화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안성기 장동건 최민식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연달아 1인 시위를 벌이더니 지난 8일에는 영화인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장외집회까지 열었다. 이와는 별도로 영화인들은 남산의 감독협회 사무실에서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영화인들이 맞서고 있지만 국민의 시선은 예상 외로 차분한 것 같다. 수년 전에 동일한 문제로 영화인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에 비하면 김이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저기 사이버광장에 들어가 보면 영화인들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거나 냉소를 보내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른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응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로 미국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경제논리상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보편화한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점차 일본 중국 또는 인도 상품에 밀려 1988년 5%대에 근접하던 미국시장 점유율이 2005년에는 그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경제인들은 한·미간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우리가 미국시장을 되찾는 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미지근한 둘째 이유는 의무상영 일수를 반으로 줄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끼치는 영향이 대수로울 것 같지 않다는 낙관론에서 찾을 수 있다. 영화시장에서 우리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를 까맣게 따돌리고 당당하게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시장논리에 맡겨놓아도 극장업자들이 굳이 우리 영화를 외면하고 할리우드 영화를 선호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 영화가 전성기라고 해도 될 만큼 호조를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 덕에 표현의 자유가 한껏 보장되고 자본주의의 성장으로 영화제작에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스크린쿼터 요인도 조금은 보탬이 됐겠지만 그 영향력은 그리 큰 것이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영화인들은 종래와 같은 전면적인 반발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옳고 그르고의 문제를 떠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것도 그런 예에 속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차선책을 강구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이다.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우리 영화의 어제를 반추하고 오늘을 점검하여 이를 바탕으로 밝은 미래를 모색하는 전기로 삼는 지혜가 아쉬운 것이다. 그러나 영화인들이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하기 전에 정부 당국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시치미 뚝 떼고 밀실에서 뒷거래를 다 해놓고, 마치 국회에서 날치기 하듯이 불쑥 스크린쿼터 축소를 발표한 행태에 대해 영화인과 국민 앞에 사과하는 일이 그것이다. 의제 자체가 일국의 문화주권과 직결된 것일 뿐만 아니라 영화인들로서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것이므로 정부는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충분한 토론과 설득을 시도했어야 마땅하다. 그것을 외면한 것은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것이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외면한 것이다. 국민은 정책의 실패에는 관대할 수 있지만 국민에 대한 오만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오늘의 눈] 지자체들이 팽개친 아이들/강혜승 사회부 기자

    부모의 손길 대신 나라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들이 전국에 2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1만 9000명이 보육원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보호시설이라지만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진 못한다. 이 어린이들에게 지급되는 12만원도 안 되는 한 달 생계비는 말 그대로 생계만 근근이 유지할 정도의 수준이다. 물론 사교육은 이 아이들에게 ‘사치’에 속한다. 중·고등학생을 위한 학용품비가 교재비까지 포함해 1년에 겨우 7만원이다. 나라의 미래요 희망이라는 우리 어린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어린이들의 생활이 부쩍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복지사업에 경제논리와 정치논리까지 끼어든 탓이다. 정부는 지방분권화의 일환으로 정부사업을 자치단체로 이양하면서 지난해부터 노인·장애인·아동 복지사업의 상당 부분에서 손을 뗐다. 각 지자체가 해당 지역의 복지를 알아서 책임지라는 얘기다. 결국 지역의 살림살이에 따라 지역 복지도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됐다. 게다가 지자체들은 오는 5월에 있을 지방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천문학적인 선거비용 때문에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로서는 복지사업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 복지사업 중에서도 아동복지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린다. 그러다 보니 그 피해를 아동보호시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투표권도 발언권도 없는 어린이들이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현장에서 위기감을 호소할 정도로 심각하다. 지자체에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시설 운영비와 인건비는 물론 아이들 생계비까지 지원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줘야 할 시설의 교사들은 인건비를 몇 개월째 못 받아 분통을 터뜨리고, 우리 아이들은 난방비를 조달하기도 벅찬 시설에서 이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우리 애들도 남 보란듯이 훌륭하게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한 보육사의 근심어린 말이다. 보육 아동들을 잘 키우는 문제는 보육원에만 맡겨 놓을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일이다. 그보다 먼저 정부가 나서서 아동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주어야 한다. 강혜승 사회부 기자 1fineday@seoul.co.kr
  • 비용산정 어떻게 했나

    서울신문이 입수한 A사의 보고서는 아파트 성능등급제 시행으로 분양가격이 10% 안팎 오를 것이라는 그간의 건설업체 주장이 허구였음을 입증해 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현재 짓고 있는 35평형 아파트 성능 등급을 3등급이라고 가정할 때 1등급 아파트를 짓는데 평당 최소 12만원 안팎만 추가하면 된다. 이 아파트를 1등급으로 짓는데 40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성능등급제가 도입되더라도 건설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양가를 얼마든지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경제논리를 최대한 적용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공법을 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35평형 400만원 투자하면 1등급 환경 부문의 에너지 항목은 얼마나 열효율이 높은가를 따지는 항목이다. 에너지 성능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중창을 쓸 수도 있고, 단열재를 추가할 수도 있다. 단일창이라도 특수유리를 쓰면 열효율이 높아진다. 이중창은 평당 5만원 이상 든다. 특수유리도 3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단열재를 보충하는 방법을 택하면 평당 2500원만 추가 투입해도 에너지 성능을 1개 등급 올릴 수 있다. 아파트 아래위층간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이중바닥은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완충재는 2만 7000원이면 같은 방음 효과가 난다. ●모든 건설사에 적용은 힘들 듯 A사는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위 안에 드는 굴지의 회사다. 때문에 A사가 아파트 성능을 1개 등급 올리는데 5만 8400원이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건설업체들도 이 정도만 든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아파트 시공능력은 업체간 차이가 거의 없어 다른 업체들도 A사 비용과 다르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줄기세포 현실과 미래] (3)끝 ‘줄기세포와 윤리’ 전문가 좌담

    [줄기세포 현실과 미래] (3)끝 ‘줄기세포와 윤리’ 전문가 좌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한편으로 많은 과제를 남겼다. 넓게는 과학자의 연구 윤리 문제와 좁게는 줄기세포 연구와 난자 채취 과정에서의 윤리 문제를 생각하게 해 준 계기가 됐다. 서울신문은 가톨릭대 구인회 교수 등 전문가들을 초청, 줄기세포 연구와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 서울대는 최근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대체로 허위라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황 교수 사건과 관련해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서의 윤리성 문제를 심도있게 짚어보려 한다. 구인회 교수 논의에 앞서, 언론이나 연구자들이 줄기세포를 하나인 것처럼 뭉뚱그려 말하는 것은 문제다. 국민들은 성체와 배아줄기세포를 구분하지 못하고 모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종교계나 시민단체가 배아줄기세포의 윤리성을 문제 삼는 것이지, 정당한 연구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성체냐 배아냐를 구분해서 보면 윤리문제의 내용이 전혀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언론의 책임과 역할이 크다. 정형민 교수 구 교수 말씀대로 줄기세포 연구는 분명히 구분된다. 성체줄기세포는 성인에게서 추출하며 제한적이지만 현재 공용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지난 98년 존재가 처음 확인된 배아줄기세포는 치료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가져 많은 나라에서 전폭적인 연구 지원을 하고 있으나 체세포 복제의 경우 난자와 배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윤리문제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관아기 시술 등의 경우 환자의 동의하에 난자를 확보하는 만큼 앞으로 이런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황 교수의 문제가 모든 연구자의 문제는 아니다. 구 교수 윤리성을 간과한 연구나 지원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윤리문제를 너무 등한시했다. 일각에서 생명공학의 윤리문제를 지적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생명윤리 없이는 생명과학도 없다. 그럼에도 경제논리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윤리문제를 제기하면 ‘반국가적’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었지 않았나. 이런 충고를 귀담아 들었다면 지금같은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김헌주 팀장 두 분 말씀이 옳다. 이번 사태를 통해 윤리성이 결여된 생명공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명윤리, 연구윤리, 정부의 지원체계 등 모든 면에서 우리에게 과제와 교훈이 될 것이다. 생명윤리법 시행 1년 동안 실무자로서 과학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과학자와 윤리학자의 간극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과학자들도 윤리적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과학자와 윤리학자가 발전적인 논의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내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회 난자를 얻는 과정에서의 윤리문제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달라. 구 교수 법으로 금지된 매매, 알선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잔여배아 역시 동의절차를 거치므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연구용 난자 기증은 법 규정이 거의 마련돼 있지 않다. 기증자의 자격 기준 등을 명쾌하게 제시해 연구자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한다. 정 교수 현행 생명윤리법에는 인간 생식세포 이용에 관한 부분이 빠져있다. 이번에는 이 부분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냉동잔여배아의 경우 법규정에 따라 동의를 얻어 연구 목적에 사용하지만, 난자는 황 교수 사례에서도 드러났듯 실비 규정이 없고, 난자 채취로 야기될 수 있는 제반 문제에 대한 사전 고지 규정도 없다. 우리도 영국처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또 채취된 난자는 생명력이 짧기 때문에 이를 동결 보존할 수 있도록 은행화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적법하고 편리하게 난자를 얻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구 교수 황 교수 연구에서 난자 이용의 효율성이나 윤리성에 적잖은 문제가 드러났는데, 우리가 그런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연구를 지원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의 실효성과 타당성을 다시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정 교수 난자기증 문제는 이번에 법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윤리문제에 발이 묶여 연구자들이 배아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서다. 독일의 경우 인공수정을 위해 채취한 잔여 난자의 동결 보관을 금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수정 전 난자만 동결을 허용한다. 이런 방안에 대응해 난자 동결법이 제시됐다. 난자를 생명 전 단계의 세포 수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동결 보존한 난자로 연구 성과를 거둔 사례도 많다. 줄기세포 연구에도 동결 난자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 그러면 우리 생명윤리법의 실상은 어떤가. 김 팀장 난자 매매를 금지하고, 산부인과에서의 난자 채취를 정부가 관리하도록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배아보다 난자에 대한 규정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게 사실이다. 대통령령을 마련하는 등 이 부분을 구체화하고 있다. 불임이나 난치병 치료를 위한 난자 관리나 연구 및 검사에 따른 실비 지급 규정도 마찬가지다. 사회 황 교수의 허위 논문은 과학자 윤리성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구 교수 과학은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 진실성이 생명이다. 특히 자연과학은 정확한 수치와 근거가 제시되지 않으면 곧 생명을 잃은 것이다. 과학자가 연구를 조작했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다. 이로써 황우석 교수의 과학자로서의 생명은 끝났다고 본다. 정 교수 구 교수 의견에 동의한다. 과학 연구는 전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야 하며, 그것이 논문과 특허출원이라는 과정을 거쳐 과학발전의 토대가 되고, 생활에서 실용화된다. 따라서 과학자의 연구에는 가감이 없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황 교수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사태가 모두에게 타산지석이 되었을 것이며, 생명공학 연구 관행에도 큰 깨달음을 줬을 것이다. 김 팀장 국민들의 충격이 컸다. 그동안 생명윤리에 대해 많은 토론이 있었지만 연구에 따른 윤리성 문제는 심도있게 논의되지 못했다.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토론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물론 학계에서도 건설적 논의가 많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구 교수 관련 연구비 지원이 특정 분야에 치우쳐 지원된 것도 문제다. 연구비를 지원받지 못한 다른 과학분야에 타격이 컸다. 만약 이런 불균형이 없었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었을 텐데 아쉽다. 정 교수 고통스러운 점은 한국 과학계가 국제적 신뢰를 잃고, 어린이들까지 희망을 접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줄기세포 연구 전반에 오해가 있을까 걱정된다. 그러나 모든 생명공학 연구가 다 그렇지는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또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바로 임상에 적용될 것처럼 과대포장된 점에 대해서는 언론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전국 60∼70개 연구팀이 진지하게 연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누가 이전처럼 이들의 연구 성과에 관심을 갖겠는가. 과학자들 사기가 걱정이다. 국제적 공동연구도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하버드대에서는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올린 한국 과학자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는가 하면, 특강을 위한 외국 학자의 방한이 취소되거나 투고한 논문이 이유없이 반려되기도 했다. 우리 과학자들이 감당해야 할 문제다. 사회 황 교수 없는 줄기세포 연구는 어디로 갈까. 그가 없어도 우리의 줄기세포 연구가 국제적 수준을 지킬 수 있겠는가. 정 교수 황교수 외에도 많은 학자들이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업적은 물론 줄기세포 생산에 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연구개발비와 연구 인프라, 기초기반기술이 다소 취약하지만 세계의 연구 수준이 다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를 포함, 강점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플랜이 필요할 것이다. 또 성체줄기세포는 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운 만큼 우리가 세계 연구를 주도해야 옳다.2000여개의 난자를 갖고 연구를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축적된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사회 앞으로 윤리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구 교수 법 체계 정비와 생명윤리 교육이 절실하다. 최근에는 다소 나아졌지만 기존 연구자들 대부분이 윤리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들에 대한 재교육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다. 정 교수 황 교수 파문이 산교육이 됐다. 우리 재단만 해도 연구 사안마다 법령부터 따지게 됐다. 과학자라고 생명윤리 의식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구 교수 말씀처럼 교육이 충분치 않았던 건 사실이다. 당연히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김 팀장 지난 1년 동안 생명윤리법을 시행하면서 유사한 입법례가 없어 무엇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철저히 검토 중이다. 심의위에서 빈틈없이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법 개정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과학계와 정부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위원회가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심의위 산하 생명윤리교육평가위를 통해 이에 대한 접근방법을 토론 중에 있으며 곧 좋은 결과가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 황 교수에게 다시 연구 기회를 줘야한다는 견해는 어떻게 보나. 구 교수 개인적으로는 애석하지만, 황 교수가 연구에 참여한다면 국제 학계에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또 정말 중요한 기술을 가진 사람은 젊은 과학자들이기 때문에 연구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정 교수 황 교수와 인연을 쌓은지 20년이 넘었다. 같이 연구도 했고…, 그 분은 존경했던 선배 과학자였지만, 과학이 세계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조작으로 신뢰를 잃은 과학자는 다시 발 붙일 곳이 없다. 그것은 국제 통념이다. 정리 심재억·윤설영기자 구인회-가톨릭대 생명윤리과 교수 겸 가톨릭대 대학원 생명윤리학과 책임교수 정형민-포천중문의대 교수 겸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소장 김헌주-보건복지부 보건산업육성사업단 생명윤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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