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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회복의 경제학/진노 나오히코 지음

    세계화, 신자유주의, 구조개혁….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를 외면하고는 낙오의 나락에 빠져들 것이라고 연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인간이 고통을 감수하는 까닭은 고통 끝에 낙이 오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방황하면서도 행복의 파랑새를 기대하며 참아낼 수 있다. 하지만 구조개혁은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만들었다. 기다릴수록 미래는 더 불확실해지고 절망은 더 오래 지속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 도쿄대 경제학부의 진노 나오히코(神野直彦·61) 교수는 단언한다.“신자유주의 경제사상과 그에 바탕한 구조개혁들은 인간성을 말살하는 최악의 경제논리이다.” 앞장서 신자유주의를 떠들어대고 있는 영국, 미국, 일본의 역사는 ‘핸들을 잘못 꺾은 기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진노 교수의 진단이다.‘인간회복의 경제학’(진노 나오히코 지음, 김욱 옮김, 북포스 펴냄)에서 진노 교수는 주류 경제학의 잘못된 인간관에서 인간소외의 경제가 비롯됐다고 비판하면서 21세기 인간 중심의 새로운 경제 대안을 모색한다. 주류 경제학에서 정의하고 있는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인)는 인간의 이기심만을 강조하고, 정서적 측면을 없애버렸다. 저자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호모 사피엔스의 한 형태일 뿐 전부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현실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지성인이며 미래를 예상하는 예지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은 더 이상 편협한 호모 이코노미쿠스적 모형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적 인간이 가진 창조력과 구상력, 그리고 공감의 능력에 기초해 ‘지식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스웨덴의 사례에서 그 모델을 찾고 있다.“20세기에서 21세기로 전환되는 과정은 에폭(신기원)의 시대다. 이 시대를 초월하지 않고는 미래를 논할 수 없다. 중화학공업은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몰락하고 있다. 지식사회로의 전환만이 에폭의 시대를 이겨내는 유일한 길이다.” 저자는 사회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사회자본’의 역할을 강조한다. 구성원간 신뢰, 공동체적 가치, 연대의식, 시민정신이 집약된 사회자본을 바탕으로 스웨덴은 신자유주의적 시장사회가 아니라 ‘인간적 지식사회’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공장 조립공과 자동차 세일즈 경험을 갖고 있는 저자는 “경제는 인간을 지향해야 하며, 인간에게 봉사해야 한다.”면서 “인류가 다 함께 지혜를 짜내 미래를 구상한다면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운 시절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미래사회의 대안을 고민하는 지식인들이 읽고 토론할 수 있는 담론을 담고 있는 책이다.1만 2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이명박 “경제가 지배하는 사회돼야”

    이명박 “경제가 지배하는 사회돼야”

    |두바이 이종락특파원|두바이 방문 이틀째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0일 오후(현지시간) 바다위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사회도 빨리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우리는 정치논리에 끌려다니느라 비효율적이고 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성장을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획이 실천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팜 주메이라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현대건설이 시공중인 제벨알리 복합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찾았다. 이 전 시장이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35㎞ 떨어진 공사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지 직원 100여명이 박수로 환대했다. 이 전 시장은 현장사무소에서 공사 진척상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기업이 두바이에 많은 형태로 진출해 있는데 플랜트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은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격려했다. 그는 특히 사무소 벽에 걸려 있는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60대 후반의 사진이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91년 현대건설을 떠난 후 처음으로 현대건설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채 직원들과 함께 직접 공사현장을 둘러봤다. 앞서 이 전 시장은 두바이를 불모의 사막에서 ‘중동의 진주’로 변모시킨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 막툼 두바이 최고 통치자와 만나 청계천 복원 경험담을 나누며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리더십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한편 이 전 시장은 11일 두바이 방문 일정을 마치고 두 번째 방문국인 인도 델리로 향했다. jrlee@seoul.co.kr
  • [환경·생명] ‘쓰레기장 된 바다’가 썩어간다

    [환경·생명] ‘쓰레기장 된 바다’가 썩어간다

    바다는 더이상 육지의 쓰레기장이 아니다.1988년부터 시작된 폐기물 해양투기(投棄)로 바다에서 신음소리가 들린다.3곳의 투기지역은 최근 연간 900만∼1000만t의 폐기물 때문에 자정 능력을 잃고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투기지역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해병 일부 지역 퇴적층의 중금속 오염 정도는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처리비용이 싸다는 경제논리를 내세워 해양투기를 고집할 때가 아니다. ●군산·포항·울산 등 3곳… 중금속 오염 심각 해양투기는 육지에서 처리가 곤란한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제도. 오수·분뇨·축산폐수 및 정화시설에서 발생한 오니, 음식물 처리시설에서 나오는 액체 상태의 쓰레기, 준설 및 건설공사 오니 등이 바다에 버릴 수 있는 폐기물이다. 다만 중금속 등 14종의 허용 함량을 지켜야 하고 반드시 등록된 선박으로 운송, 지정 해역에 버려야 한다. 운영 중인 바다 쓰레기장은 3곳. 군산 서쪽과 포항 동쪽, 울산 남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일정한 해역을 투기장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15년간 해양 배출량은 10배 증가했다. 폐기물은 늘어나지만 육지 매립이 금지되면서 바다에 버리는 폐기물량이 급증한 것이다. 하수오니의 경우 육상 직매립이 막히면서 한해 투기량은 1997년 27만t에서 2005년에는 163만t으로 늘어났다. 축산폐수는 2001년 113만t에서 2005년에는 275만t으로 증가했다. 해양배출업자에게 위탁 처리하면 축산 농가의 폐수처리설치의무를 면제해준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음식물폐기물도 2005년부터 육상 직매립 금지 이후 한해 150만t 정도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해양투기비용이 육상 처리비의 7~25%로 싼 것도 해양투기량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하수오니 소각처리 비용은 t당 20만원이지만 바다에 버리는 비용은 2만원 안팎이다. 육상 처리시설을 늘리거나 재활용하는 노력은 뒤로한 채 처리 비용을 덜 들이고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바다에 버리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바다를 육지의 쓰레기장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폐기물 정책 우선 순위를 ‘감축-재활용-소각-매립-해양투기’순으로 돌리고 육상 처리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다 자정능력 상실… 죽음의 바다로 전락 폐기물 해양투기를 집행·감시하는 해양경찰청은 육상에서 부두까지 별도의 저장 탱크로 운반해 약품처리한 뒤 바다 자정능력을 감안해 넓은 면적에 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홍기 포항해경 해양오염관리과장은 “폐기물 운반선에 선박위치자동식별장치(AIS)를 달아 투기 해역, 투기량 등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어 불법 투기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연간 투기량을 줄이고 휴식년제를 도입, 자정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단체나 어민들은 이미 오랫동안 해양투기가 이뤄져 바다가 죽었다며 당장 해양투기를 중단하라고 주장한다. 폐기물을 액체 상태로 버린다고 해도 이들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퇴적물이 심각한 수준의 중금속으로 오염됐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정지숙 국장은 “해양투기 지역은 이미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면서 “서해병 해역은 폐기물이 포화상태를 넘어 바다 바닥에 서식하는 생물의 중금속 오염도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일부 지역은 오염 정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공개는 꺼렸다. 해수부 관계자는 “몇몇 언론이 오염 심각성을 지적한 이후 투기지역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해병 일부 지역 퇴적층에서 중금속 오염 정도가 기준을 넘어섰다.”면서 “그러나 마치 모든 바다가 오염된 것처럼 오해할 수 있어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폐기물재활용·육상처리시설 늘려야 국제적으로도 해양투기는 금지하는 추세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해양투기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일본도 이달부터 바다에 버리지 않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런던협약 96의정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양투기 품목이 하수오니·준설물·생선폐기물·천연기원유기물·불활성지질물질·선박플랫폼 및 해상인공구조물·강철 콘크리이트 재질의 벌크형태 물질로 제한된다. 폐기물 배출 허가제도 도입과 해양투기 정보를 보고할 의무도 져야 한다. 정부는 2012년부터 하수처리 슬러지와 가축분뇨의 해양배출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또 전체 투기량을 연간 100만t씩 줄여 2012년에는 400만t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선 폐기물을 육지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처리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전국 32곳의 하수처리장 가운데 하수슬러지 처리설비를 갖췄거나 공사를 하고 있는 곳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가축 사육 농가들도 분뇨 처리비용 증가를 이유로 해양투기 금지에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하고 육상처리 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경기 이천에 축산 분뇨를 이용해 발전소를 세운 것이나 하수슬러지를 굳혀 수도권 매립지 복토제로 사용하는 것처럼 폐기물의 재활용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김두환 환경부 생활하수과장은 “2011년까지 하수처리장 오니 7000t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임권택 영화 ‘천년학’ 개봉

    임권택 영화 ‘천년학’ 개봉

    “나는 영화속에 리얼리티가 담겨야 한다고 고집하는 감독입니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리얼리티란 내 개인적인 삶의 체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좀더 넓은 의미의 것으로, 다양한 우리들 삶의 경험에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는 단순한 오락물일 수 있어요. 그러나 나는 영화란 우리의 삶에 대한 창조와 지혜의 예술양식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삶 자체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서 영화가 우리의 삶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장 임권택. 오는 12일 개봉하는 100번째 영화 ‘천년학’(오정해·조재현 주연)으로 한국 영화사에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임권택(71)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천년학은 어려서 소리를 위해 남매 아닌 남매가 된 동호(조재현)와 송화(오정해)가 평생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임 감독은 젊은이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슬픔’의 정서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천년학’은 남도소리를 입힌 사랑 이야기 ▶감독님! 만나서 영광입니다. 초등학교 때 ‘씨받이’(강수연 주연·1987년 개봉)를 보고 감독님의 작품세계를 처음 접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때인데 씨받이를 왜 보고 그러나. 허허. ▶100번째 작품으로 천년학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천년학은 이청준의 연작소설 ‘남도사람’ 중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거야. 애초 ‘서편제’(1993년 개봉)때 시나리오로 쓰려던 것인데, 당시 기술로는 소설 속 배경인 바닷물이 드나드는 선학동(전라남도 장흥군 소재)을 만들 수가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어.(원래 이 지역은 바닷물이 드나들었지만 개간사업으로 농토로 바뀐 상태다.) 그러다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발전해 이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된 거야. 그래서 100번째 작품으로 다시 한번 도전한 거야. ▶천년학을 ‘서편제’의 후일담으로 봐도 될까요? -영화의 기본구조는 비슷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남도소리의 역할이 서로 달라. 서편제가 ‘소리에 사랑 이야기를 입힌 영화’라면 ‘천년학’은 거꾸로 ‘사랑 이야기에 소리를 넣은 작품’이야. 서편제가 소리 자체를 중시했다면 천년학은 이야기 구조에 좀더 비중을 뒀어. ●100편의 영광,100번의 고뇌 ▶100편이나 영화를 만들었는데 기분이 어떠신지요? -한편 한편 찍을 때마다 정말 피가 마르는 심정이야. 지금도 마찬가지야.100편을 찍은 보람보다는 이제 간신히 영화를 끝냈다는 생각 뿐이야. ▶100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부모가 어찌 예뻐하는 자식을 남들에게 대놓고 말하겠는가. 다른 자식들이 들으면 서운해할 것 아냐. 하지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작품은 있어.‘태백산맥’(1994년 개봉)이 그래. 원래 노태우 정권 때 만들려던 것인데 주변에서 워낙 만류가 심해 문민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렸지. 영화를 만들 때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어. 하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바로 내 자신이 ‘내 사상의 검열관’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야. 워낙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살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알아서 자신을 통제하던 거지. 만약 좀더 ‘열린시대’에 살았다면 태백산맥이 더 좋은 작품이 됐을 텐데…. ▶101번째 작품으로는 뭘 해보고 싶으세요? -솔직히 그동안은 작품을 고를 때 남들의 기대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하지만 이제는 내가 진짜 해보고 싶은 작품을 한번 해볼 테야. 그게 현대물일 수도 있고 애정물이 될 수도 있겠지. 이제부터는 남들에 대한 부담에서 좀 홀가분해지고 싶어. ●스크린쿼터 없었으면 나도 없었다 ▶한·미 FTA가 타결돼 스크린쿼터가 73일로 완전히 확정됐는데요. -(담배를 꺼내 긴 연기를 내뿜으며)한국 영화산업이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사실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나처럼 흥행과 관계가 없는 감독은 생겨나지도 않았을 텐데 말야. ▶한국 영화들을 보면 조폭영화나 코미디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그래도 스크린쿼터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그런 상황을 부인하지는 않아. 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줄어들면 미래 한국영화는 그런 종류의 영화들만 남아 있게 될지도 몰라. 한국 영화가 더더욱 경제논리에 내몰릴 테니까 말야. ▶그렇다면 최근 본 한국영화 중 ‘제대로 된 한국영화답다.’고 느낀 작품이 있었는지요? -지난해 개봉한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유지태·김지수 주연)가 꽤 인상 깊었어. 감정의 절제를 통해 흥행보다 영화적 완성도를 택한 감독의 고집을 읽을 수 있었지. ▶위기의 한국 영화계에 한마디 하신다면요? -앞으로 우리 영화산업에 커다란 회오리가 몰아치겠지만 우리 영화계에도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감독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 위안 거리지. 앞으로 상황이 어려워져도 지금까지 그랬듯 늘 최선을 다해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앞으로도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많은 노고 부탁드립니다. -류 기자는 자식 관리 잘해야겠어. 자네 아들도 아빠 닮아서 어려서부터 ‘씨받이’ 같은 거 보러 다니면 어쩌려고 그러나. 허허허.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학계의 대선공약 검증/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열린세상] 경제학계의 대선공약 검증/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최근 대통령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공통적인 결과는 민주나 평화라는 주제보다는 경제 문제에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력 대선주자들이 경제 관련 공약들을 서둘러 냈다. 이명박 캠프는 7% 경제성장과 경부운하가 있다. 박근혜 캠프는 7% 경제성장과 열차페리가 있다. 공약대로만 이행된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와 승진기회도 많아질 게 틀림없다. 이렇게만 된다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왕으로라도 떠받들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반면 비판도 만만치 않다. 주로 7% 경제성장과 경부운하에 대해서이다. 과거 고도성장기의 향수를 자극하는 개발시대의 공약이다. 턱도 없는 소리로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을 현혹하는 가짜공약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가입해 있는 수십 개의 경제 관련 학회가 있다. 이들 학회에서 경제 관련 공약에 대해 검증을 한다면 어떨까. 전문성과 자격 측면에서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검증에 나서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그동안 경제학계는 정치논리와 경제논리를 지나치게 구분함으로써 국민과의 공감대를 만들지 못했다. 대표적인 표현이 ‘경제논리를 정치논리로 재단하지 말라.’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책임회피이다. 학문으로서 경제학의 태생기인 애덤 스미스와 리카르도, 맬서스가 활약하던 시절에는 학명이 ‘정치경제’였다. 이후 학파가 분화되어 마르크스학파는 ‘정치경제’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였고, 현재 정통경제학으로 인정되는 고전학파에서는 ‘경제학’이라고 하였다. 명칭이 경제학으로 바뀐 이후 정치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보고, 분석틀에서 제외한다. 또한 실증분석만을 주류로 여긴 결과 경제학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경제학자들의 말은 그들끼리만 이해하는, 때로는 그들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로 변했다. 경제학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서는 학문 태동기처럼 분석틀을 정치영역까지 넓혀야 한다. 정치와 경제의 공통점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선택은 국민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고, 경제적 선택은 각 경제주체의 입장에 따라 정해진다. 경제주체의 선택은 이익이라는 구체성을 띠고 있다. 반면 정치적 선택은 경제주체간의 선택이 동일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조정 또는 결정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민주주의 하에서는 정책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이익집단간, 지역간 이해관계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 정치가 필요하다. 선택에 대한 우선순위를 결정해준다. 국민이 뽑은 집권당에서 그들의 기준으로 정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이 그렇게 하라고 대통령으로, 집권당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정치에 대해 아무리 비아냥거리고 비난하더라도 정치는 국가 대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야이다. 그래서 정치논리라고 치부하면서 비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경제학자들에게 간곡히 바란다. 수식의 매트릭스에만 빠져있지 말고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하자. 정치논리도 당당히 분석대상으로 삼자. 그 첫 단계가 기존의 대선주자, 향후 등장할 여권의 대선주자들의 경제공약에 대한 검증이다. 검증을 통해 자격 있는 진짜 공약과 국민을 현혹하는 가짜공약을 구분해주어야 한다. 가짜공약이 세상을 움직이면서 활개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경제학계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서로 경쟁하는 정당에서 검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라 하겠다. 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한 서울대 교수의 주장이 교육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교육의 앞날을 걱정하며, 정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각성과 개선을 촉구하는 그의 글이 계기가 됐다. 주인공은 서울대 교육학과 김기석(59) 교수. 그는 최근 대화문예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래 한국을 위한 공교육 거버넌스:황금분할 분권화’라는 발제문을 통해 “100년 앞을 바라보며 지금의 공교육 구조와 운영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대화문예아카데미 김기석 교수 발제문 ▶우리 교육이 달라져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공교육 거버넌스(governance)’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거버넌스´란 교육을 맡는 정부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총괄하는 전문용어다. 현 거버넌스는 과대한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고, 정치목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어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난파’돼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자율과 분권을 원칙으로 권한을 점진적으로 지방에 분산해야 한다. 취학 전부터 고교까지는 일선 학교로 권한을 실질적으로 넘겨주고, 대학과 성인교육은 별도 위원회에 총괄 책임을 맡기되 서비스 제공기관에 권한과 자율운영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중앙부서다. 청와대와 교육부, 관련 부처간의 관계를 포함한 조직편제와 운영방식이 문제다. 교육부는 정치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일종의 직업관료제 형태로 장기 국가인력개발 정책의 입안과 조정, 국제교육 협력, 자료수집·분석을 통한 미래 교육역량 구축에 전념하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교육부 폐지가 아니라 구조조정 방안이다. ▶대학의 학생선발 자유를 보장할 것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본고사가 부활되면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국가보안법보다 더 강력한 이른바 ‘국민정서법’에 의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관치행정 사례다. 우선 학생선발을 대학에 맡겨보자는 것이다. 사교육은 이미 상당 규모의 시장으로 커졌다. 어느 국가나 현자(賢者)도 시장을 잡지 못한다. 행정조치로 이를 잡을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선무당 사람잡기처럼 교육현실을 어렵게 한다.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재출발해야 하다. 학생선발이라는 교육논리와 사교육 시장규제라는 경제논리를 분리하지 않고는 해답을 찾기 어렵다. ▶공교육 공공성 확보 책임을 방기하고, 교육재정 조달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점을 들어 교육부를 비판하고 있는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시장의 힘과 논리가 교육을 집어삼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개혁 대상은 우리 교육 60년을 이어온 ‘수익자 부담 원칙’이다. 일제가 교육기회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인 돈으로 학교를 세우도록 책임을 회피한 지침이다. 이는 한국교육의 발전과 폐해의 원동력이다. 교육기회 제공은 국민 기본권 신장이지 수익 제공이 아니다. 교육을 수익으로 보는 순간 시장논리가 교육에 스며든다. 자금도 교육재정 편성에서 수익자부담 원칙을 완강히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 교육은 처참할 정도로 궁벽하다. ▶오랜 관행이라면 그만큼 해결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실현가능한 방법이 있나. -현 거버넌스에서 교육부보다 교육정책을 더 확실하게 규정하는 것이 경제와 예산부처다. 따라서 중앙부처간 관계와 같은 지배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다. 경제논리가 교육논리에 봉사하는 관계가 설정되어야 한다. 서유럽 등 선진국은 박사과정까지 어떻게 무상교육을 하나. 북구 소강국은 어떻게 노인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지나. 최빈국인 북한은 어떻게 11년 무상교육을 유지하고 있나. 공통점은 수익자 부담이라는 시대착오적인 경제우선 논리가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지침을 바꾸면 우리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양질의 교육과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참다운 교육 나라로 만들 수 있다. 중앙부처 고유의 업무는 그것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치권 눈치 살피며 시시콜콜한 학교 일에 간섭만 하면 교육부를 폐지하라는 주장이 나오게 돼 있다.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우리 대학과 관련해 ‘퇴물 좌파교수의 전성시대’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뜻인가. -큰 걱정이다. 좌파, 우파 관계없이 정치권력과 일정 거리를 두고 늘 감시하며, 그 오용과 남용을 질타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임이라고 본다. 민선총장 선발 탓에 일부 교수들이 지나치게 정치화되고 있다. 이젠 민주화를 넘어 ‘교육의 교육화’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일은 대학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맞도록 제 자리에 가져다 놓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고교 평준화제 폐지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 -‘평준화’라고 할 만한 평준화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동안 시행한 것은 일반계고 무시험 전형이다. 원래는 학교시설과 교사 역량, 학생 능력을 상향 평준화한다는 전제 아래 필답고사 대신 무시험 전형을 시행했다. 궁벽한 한국 교육이 늘 그렇듯, 돈과 정성이 많이 드는 3대 조건은 한 번도 충족된 적이 없다. 다만 행정조치로 할 수 있는 입시폐지 조치만 관철된 것이다. 시비 대상은 고교입시 부활 여부다. 폐지론자들은 입시가 없어서 경쟁을 하지 않으니 학력이 떨어진다며 ‘평둔화’(平鈍化)라고 힐난한다. 반면 교육부 관료나 옹호론자들은 여론을 등에 업고 유지를 주장한다. 2005년 실제 분석해 보니 ‘평둔화’는 없었다. 고교 입시가 부활하면 학생 실력이 향상되고 국가 경쟁력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허구다. 문제는 고입 부활문제에만 매달리다 더 심각한 중등교육 문제를 놓친다는 점이다. 바로 실업교육의 참담함이다. 그동안 가장 효과 있는 실업교육 개혁은, 원래 설립 취지와는 모순되는 대학입학 허용조치다. 온정주의적인 이 조치로 60%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렇다면 더이상 실업학교가 아니다. 고입부활 문제는 반드시 실업계 학생의 진로를 포함해 거론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과 실업을 합한 취학률은 이미 완전취학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중등과 고등교육이 보편화된 우리 사회에서 고교입시를 시행할 합당한 사유를 찾아야 한다. 과거 소수만 입학가능한 시기에는 시험을 봐야 했지만 만백성 자녀가 고교에 다니는 지금, 왜 학생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고교 입시를 시행해야 하는지 이유를 대야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입시부활 대신 강하고, 튼튼하고, 넉넉한 학교를 재건할 수 있는 중등교육 정책이 더 긴요하다.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교육정책만큼은 여야는 물론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이룬 기본 뼈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참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력의 행태다. 늘 교육을 이용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대신 크고 작은 학교 일까지 직접 개입한다. 특정 대학 전형요소 개입이 그 예다. 심지어 기초교육 교과편성에도 간섭한다. 유신독재 이후 군부독재에 이어 소위 문민, 국민, 참여 등 ‘화장´은 바꾸었으나 권력 행태는 여전하다. 최근 사례를 들자면 예·체능교과에 대한 간섭이다. 유신이든 참여든 권력은 권력이다. 우든, 좌든 정치목적을 앞세워 교육을 쥐락펴락 하면 교육정책의 일관성 보장이 매우 어렵다. 공교육 거버넌스 개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바로 이와 같은 과대 권력이 남용되는 지배구조의 해체이다. 이에 대한 토론의 기회가 있다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 지혜를 함께 모을 의향이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경제교과서 개편 시각차

    ‘경제 교과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교과서를 고쳐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어떻게 고칠지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진다.2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대한상의 주최로 ‘학교 경제교육 개선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한쪽은 ‘기업’을, 한쪽은 ‘노동자’를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한다고 맞섰다.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나라의 돈과 개인의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오는 만큼 기업이 많아야 국민이 잘산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명예교수는 “그러나 우리 교과서는 기업을 너무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면서 “돈은 재화, 서비스, 노동의 대가라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이 경제교육의 출발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론에 나선 신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실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헌법은 순수 시장경제체제가 아니라 혼합경제체제에 입각한 민주복지공화국을 지향하는데도 현행 교과서는 자유방임주의에 가까운 시장경제논리 중심으로 돼 있다.”고 꼬집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농업등 美양보 이끌어내야”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은 불가피하나 농업, 자동차 등 일부 분야는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경남 김해시를 방문, 이 지역 당원협의회 당직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민정서상 경제논리로만 계산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 대표적 분야가 농업으로, 이는 우리 요구대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개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문을 열지 않으면 못 견디니까 이제는 언제, 어떻게 개방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하고 당장 피해를 보는 분야에 대한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FTA 자체는 미래를 향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지금 당장은 불리한 부분도 FTA를 통해서 경쟁하면서 경쟁력 있는 쪽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면서 한·미 FTA에 대한 원칙적 찬성입장을 밝혔다.김해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교육비 ‘거침없는 하이킥’

    교육비 ‘거침없는 하이킥’

    아이들 가르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 이유가 지난 30년간의 장기 물가변화 추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올해 유치원 납입금이 1977년의 28배에 이르는 등 30년간 농수산물을 빼고는 교육 물가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사립대 납입금과 국·공립대 납입금도 각각 18.4배와 17.3배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가 5.8배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압도적인 증가폭이다. 11일 서울신문이 1977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월별 소비자물가 품목별 지수 489개 전 항목(통계청 집계)을 분석한 결과, 유치원 납입금의 물가지수는 77년 3.9에서 올해 110.0으로 올라 28배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실제 77년 서울지역의 월 평균 유치원 납입금은 7205원(통계청 자료)이었지만 요즘은 사립 유치원의 경우 순수 납입금만 통상 20만원선에 이른다. 여기에다 급식비, 실습경비, 교재비, 행사참가비 등이 붙으면 30만∼40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사립대 납입금(77년 지수 5.8→올해 107.3)은 18.4배, 국·공립대 납입금(6.3→108.6)은 17.3배가 됐다. 고등학교 납입금(7.8→103.6)도 13.2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독서실비(14.0배)와 사전(13.1배) 등 교육 부대비용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85년 물가통계 산정이 시작된 전문대학 납입금은 22년새 8배로 뛰었다. 보습학원비와 대입 단과반 학원비도 같은 기간 4.1배와 3.7배로 올라 전체 물가상승폭 2.6배를 크게 웃돌았다.90년부터 물가통계에 편입된 초등학교 참고서와 중학교 참고서는 17년간 각각 3.5배,3.3배, 가정학습지와 대입 종합반 학원비는 각각 3.2배와 3.1배로 평균 상승폭(2.1배)보다 훨씬 높았다.95년부터 통계에 잡힌 학교급식비도 1.7배로 평균(1.5배)을 웃돌았다.2005년 이후 국공립 대학원과 사립 대학원 납입금도 각각 19.8%와 11.4%가 올라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3.9%) 대비 5배와 3배를 기록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전체 소비자물가는 산업발전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시장개방, 저가 중국산 유입 등에 힘입어 안정화됐으나 교육 물가는 워낙 사회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경제논리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헌법개정 시민의 손으로”

    “헌법개정 시민의 손으로”

    민주화 투쟁의 산물로 태어난 1987년 헌법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됐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대통령 4년중임제를 골자로 한 ‘원 포인트 개헌’에는 철저히 반대한다. 대신 지구화, 정보화, 생태화 등 21세기 과제를 반영하는 새로운 헌법 담론을 모색해 ‘개정’이 아닌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경제·사회·여성·환경학자와 사회운동가 등이 참여해 벌인 2년여간의 논의를 정리한 ‘헌법 다시보기’(창비 펴냄)에는 이같은 주장과 시민사회가 구상하는 새로운 헌법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시민사회 철저히 배제된 헌법 지난 1월9일 노 대통령이 제안한 ‘원 포인트 개헌’은 야권은 물론 시민사회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87년 당시의 헌법 개정과 마찬가지로 시민사회가 철저히 배제된 채 오로지 권력 문제만을 논의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87년 헌법개정 과정에서 민주화투쟁을 이끈 시민사회는 철저히 배제되고, 권위주의 구체제의 정당들만이 주체가 됐다.”면서 “이런 태생적 한계로 87년 헌법은 이후 전개되는 폭발적인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동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도 “아쉽게도 우리 헌법은 시대정신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정권교체에 따라 개정되는 굴곡의 역사를 겪어 왔다.”면서 “예전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헌법개정 논의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구도에 집중됨으로써 사회변화를 근본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헌법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변화하는 시대상 반영 필수 한상희 건국대 법대교수는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가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헌법의 역할에 주목, 무한경쟁에 내몰린 개인에게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을 되돌려주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헌법에서 규정한 절대적 재산권 보장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정희진 이화여대 여성학과 강사는 소수자 차별이 없는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헌법의 주체가 되는 ‘국가’는 남성·비장애인·이성애자의 국가에 불과하다.”면서 “동성애자를 배척하고, 여성과 군면제자를 2등국민으로 깎아내리는 등의 모든 차별적인 조항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평화적 생존권(이경주 인하대 법대교수 등) ▲문화적 자율성(김수갑 충북대 법대교수) ▲생명권·정보권(정태호 경희대 법대교수) ▲시민의회제도(김상준 경희대 NGO대학원교수, 오현철 한양대 연구교수) 등의 도입과 보완도 제시됐다. 이 가운데 ‘평화적 생존권’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수준을 넘어 전쟁을 하지 않도록 국가권력을 견제할 권리를 뜻하며, 시민의회제도는 시민사회가 공공의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논의에 참여한 학자들은 “현행 헌법이 ‘우리 국민, 우리 영토’ 등으로 너무 경직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연성형 시민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헌법개혁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3단계 헌법개혁 학자들은 ‘공급자 중심의 헌법개정 논의’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헌법개혁 논의’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민사회, 정당, 국회의 ‘3중 헌법제정 과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사회화-정치화-헌법화’라는 3단계 절차를 제시했다. 우선 민주헌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 연대기구에서의 의제설정(사회화)을 거친 다음 국회에 시민대표로 구성된 민주헌법연구회를 설치, 정치권으로 논의를 넓혀(정치화), 여기서 만들어진 단일헌법안을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국민들에게 검증받아야(헌법화) 한다는 것이다. 헌법개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참여와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이들이 제시하는 논리가 어떤 작용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균형발전 제대로 하려면/정문성 울산대 물리학과 교수

    지방에 살고 있어서인지, 현 정부의 정책 중에서 적어도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취지만은 바르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세계 11위의 경제위상에 걸맞게 선진국을 향한 인프라로 전국을 어우르는 균형발전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작년 통계에 의하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간 계층간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정책의 실패라고 보도하는 신문은 분산보다는 한 곳에 집중해야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규모가 어느 이상 커지면 집중화는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바뀌고 부작용이 커져서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거론되는 양극화는 1997년 외환위기로 그 상태가 악화됨으로써 더 문제된 듯하다. 외환위기는 기업이 야기한 나라살림의 파산이었는데,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경쟁력만 내세운 경제논리가 우선하고 선택과 집중이 문제해결의 정답처럼 존중되었다. 수출주도의 극복과정에서 1960년대의 불균형 성장에서보다 한층 신속하게 부익부 빈익빈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수도권은 과밀집 상태이고, 지방도시는 외화내빈이 되고, 농촌은 터전을 잃고 있다. 그 경향이 심화된 상태라 단편적 균형발전 정책으로는 역부족이랄 수밖에 없다고 할까. 서울은 수세기 동안 이루어진 모든 분야의 집중으로 무소불위이다. 그래서 지방에서는 대한민국을 서울공화국이라 한다. 나랏일이 서울을 위하여 서울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한다. 국민 대부분이 그 존재조차 모르던 불문헌법에 근거하여 수도이전을 위헌이라 한 판결을 보면 서울은 자체 방어수단이 생겨버린 로봇과 같다고 할까. 전국이 하나의 도시라는 역발상으로 수도권에 집중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어느 신문의 사설을 보면 그 방어벽이 완전해졌다고 할까. 경제와 교육에서만이라도 서울에 버금가는 지방들이 있었다면 현재와 같은 쏠림현상은 없었을 텐데. 옛날부터 서울은 기회의 땅이다. 그래서 사람은 서울로 가야 한다는데, 몰려들지 않으면 이상하다. 그곳의 집값 폭등은 잘못된 정책의 탓이라기보다는 한곳에만 집중된 기회의 편중으로 인해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필자도 믿는다. 이제 서울 아파트는 지방 거주자에게 넘볼 수 없는 부의 벽이 되었음은 물론, 봉건사회에서와 같이 사회신분의 척도가 되었다. 기회의 곳이기에 단지 분양의 수혜가 그 소유자에게 신분상승을 가져다준 것이다. 서울에서는 아이들끼리 “너는 몇 평에서 살아?”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마치 너의 신분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농촌은 심각한 정도로 공동화되고 있다. 우리가 염원하는 선진국인 서유럽과 미국은 물론이거니와 일본도 농업을 소중히 하며 농촌을 잘 보존하는데, 우리는 농촌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힘들게 농사짓고도 빚이 늘어난다. 청년들은 도시로 떠나고, 남아 있는 총각들은 결혼하기 어렵다. 아이가 없어 학교가 문 닫는다. 이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최소한의 식량생산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학자들의 우려처럼 지구 온난화로 세계 식량생산량이 급감할 때 어떻게 대처하려는가. 정말 난감하다. 얼마 전 보도에 의하면, 기업이나 학교의 지방이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정부에서 구상중이라 한다. 다시 서울특혜이다. 당근이 필요한 기관만 이전할 것이다. 그렇게 처지는 기관으로 지방을 발전시킨다는 한심한 정책이 성공적일 수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지방 자체에 실질기회가 되는 정책을 펴보라. 우선 서울일류에 못지않은 우수한 교육이 지방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자유무역으로 인한 희생을 이겨나가도록 해주는 정책이다. 배분이 아니라 생활수단에 대한 배려이다. 그런 바탕의 균형발전은 국가 경쟁력을 보완시켜 선진국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정문성 울산대 물리학과 교수
  • [사설] 개헌 올인, 경제 악영향 우려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정국이 임기말 경제에 미칠 악영향 가능성에 대해 ‘멀티 태스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동시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 근거로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외에도 많은 참모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모들이 경제현안 등 민생을 챙기기 때문에 임기말 국정 마무리에 지장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그날부터 각종 방송매체에 출연해 개헌 당위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헌 홍보 총동원령이 내려졌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대통령이 개헌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참모들이 어찌 민생현안에 매달리고 있겠는가. 대기업 CEO 등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환율과 부동산발(發) 금융위기 가능성, 대통령선거 등 정치변수를 주요 항목으로 꼽았다. 그런데 정치변수에 개헌 논란이 추가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서 보듯 벌써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하는 마당에, 대통령발(發) 개헌 변수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에 어떤 후폭풍을 남길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국민연금 개혁안은 삐걱거리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타결 전망이 불투명하다. 집값 안정대책으로 잇달아 쏟아낸 정책들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올해 재정을 쏟아부어 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갈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고 고용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 ‘그냥 노는’ 사람이 127만명, 취업준비생이 52만명이나 된다. 노 대통령은 개헌의 절박성을 호소하지만 국민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국민은 지금 일자리와 경기 회복을 바라고 있다.
  • [사설] 올 경제운용 일관성 유지에 달렸다

    정부가 참여정부 마지막 해를 맞아 경제의 안정적 관리와 개혁과제 마무리에 역점을 둔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했다. 실물지표 추이와 전문가 등의 설문조사, 대내외 변수 등을 감안해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연 4.5%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되 새로운 정책 추진보다는 마무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추진해온 기업환경 개선과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되 금융·외환·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한 미시적인 정책수단을 선제적으로 동원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 일부 미흡한 점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올해 경제운영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운용방향에서도 지적했듯이 올해 우리 경제는 부동산가격 안정,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금융 및 가계 리스크 관리, 환율 불안 최소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의 사활이 달린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고, 곧바로 총선이 잇따른다. 어느 해보다 대내외 변수가 경제의 안정적 운용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올 경제의 성패는 일관성을 흩뜨리지 않는 가운데 이러한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민정부 말의 외환위기나 국민의 정부 말의 카드위기도 정치적 요구가 경제논리를 압도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성장 진폭을 줄이기 위해 재정을 조기집행하는 것 외의 대선용 경기부양책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떠한 압력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대선을 겨냥해 정책의 주도권을 행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새해 들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등 국정의 전면에 나서기로 한 만큼 정치권의 외풍을 온몸으로 막아주길 기대한다.
  • [새해 한국경제의 진로] 정세균 산자장관·손경식 상의회장·이희범 무협회장 특별좌담

    [새해 한국경제의 진로] 정세균 산자장관·손경식 상의회장·이희범 무협회장 특별좌담

    정해년(丁亥年)이 시작됐다.60년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라는 주장이 유통업체들의 상술이라 할지라도 ‘황금경제해’로 바꾸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통령 선거 등으로 여느 때보다 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CJ 대표이사 회장),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이 지난해 12월29일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나 새해 경제를 주제로 신년 좌담을 나눴다. 사회는 염주영 서울신문 논설실장이 봤다. ●사회 바쁘신데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시작부터 밝지 않은 얘기를 꺼내서 뭣하지만 새해 경기를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희범 회장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출발한 해는 솔직히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수출증가율이 2006년(14%)만은 못해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덜 불안하다. 극복을 못할 정도의 어려움은 아니라고 본다. ●손경식 회장 아무래도 기업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크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체감경기가 나쁘면 실제 경기도 나쁘게 나온다. 새해 수출 증가율은 전년보다 못하고, 투자와 소비도 별반 살아날 것 같지 않다.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 ●정세균 장관 최근 중국을 다녀왔다. 중국 당국자들은 새해에 9%대 성장을 할 것 같다고 했다.2006년(10.5%)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경기도 연착륙쪽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55∼60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틀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썩 좋은 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걱정거리가 있는 해가 될 것 같진 않다. 수출이나 투자는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은데 소비가 걱정이다. ●사회 아무래도 정부에 계시다보니 좀 더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좌중 웃음). 정치권이나 사회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 장관 정부가 투자심리, 소비심리, 경제하고 싶은 심리를 앞장서 조성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하지만 기업들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안하고 있지 않은가.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탓도 있고, 여러 불확실성을 지레 감안하는 탓도 있어 보인다. ●손 회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도 문제다.2006년만 해도 대기업의 투자는 전년보다 15% 증가했는데 중소기업은 마이너스였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86%를 흡수한다. 이런 중소기업들의 투자가 뒷걸음질을 치다보니 (거시지표와 관계없이)체감경기가 나쁜 것이다. 대기업이 투자를 늘려야 중소기업도 일거리가 생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회 대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장관은 ‘기업들도 문제´라고 했지만 솔직히 정권 과도기에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믿음이 없으니까 기업들이 투자를 피하는 것 아닌가. ●정 장관 정경유착이 심했던 과거에는 기업인들이 행동을 안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집권하더라도 케케묵은 정경유착을 부활시킬 가능성은 없다. 철저히 경제논리만 따지면 된다. 그런데도 지레 걱정이 앞서, 혹은 옛날 타성에 젖어 투자를 미루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현재 80%다. 너무 높다. 그만큼 투자를 안한다는 반증이다. 선거와 관계없이 기회가 오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성장하고 국가경제도 쑥쑥 커질 것 아닌가. 실기(失機)하면 국가경제도 손실이지만 가장 큰 피해자는 기업이다. ●이 회장 공감한다.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사회가 들끓게 되겠지만 경제인들도 정치 풍향에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 회장 기업인 입장에서 과거 경험을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선거때만 되면 경제정책이 뒤로 미뤄지고 이완되는 현상이 적지 않았다. 각 정당에서 개발공약도 쏟아져 나오고…. 그래서 기업인들이 걱정하는 거다. 잘못하면 새해가 잃어버린 1년이 될 수 있다. ●사회 무엇보다 성장 동력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뭔가 돌파구가 절실하다. ●이 회장 규제를 획기적으로 푸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다. 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기업규제가 너무 많다.8083개나 된다.6년 전보다 1000개 가까이 늘었다. 법인을 설립하려 해도 갖춰야할 서류가 미국의 9.6배다. 그러니 성장동력이 올라갈 수 있겠는가. ●손 회장 오죽했으면 외국인들이 ‘규제가 테러보다 더 무섭다.´고 했겠는가. 좀 더 과감히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 일본 기업들이 19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의 환율 쇼크(엔화가치 급등)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투자를 많이 해놓은 덕분이었다. ●정 장관 바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손 회장이 대신 해줬다. ●사회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노사 분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손 회장 노동계는 2006년의 노사분규 숫자가 상당히 줄었다고 주장한다. 사실이다. 대신 강도는 훨씬 세졌다.2006년 8월까지의 파업강도(파업으로 인한 노동손실 일수를 파업건수로 나눠 산출)는 5334로 최근 5년새 최고치였다. 노동계도 근본적으로 큰 개혁이 있어야 한다.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아닌 정치문제로 파업하는 것은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노조의 과격한 쟁의나 정치 투쟁에 대해서는 상의부터 앞장서서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정 장관 희망적인 징후도 있다.2006년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도쿄, 뉴욕 등을 돌며 합동 국가설명회(IR)를 가졌었다. 노사가 합심해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지 않으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데 노동계도 인식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이 회장 공감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 하더라도 체결되면 일자리가 더 창출돼 조합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도 노조는 반대한다. 현대자동차가 2006년 총 12차례 정치파업을 벌여 야기한 매출손실만 무려 1조 5000억원이다. ●사회 한·미 FTA 괴담 등 정부의 체결의지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정 장관 낭설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FTA 등을 통해 열심히 짝짓기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혼자 떨어져서 살 수 있겠는가. 어떤 이는 미국쪽에 훨씬 유리하게 협상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우리가 더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이끌되, 최소한 윈-윈(상생)을 목표로 협상하고 있다는 것만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 회장 FTA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적 대세다. 전 세계적으로 330여개의 FTA가 체결됐다. 그중 200여개가 발효됐다. 세계 교역의 52%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FTA 비중이 겨우 3.5%이다. 지금 이 순간도 중국은 인도에, 캐나다는 유럽연합(EU)에 FTA를 제안해놓은 상태다.FTA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병의 근원도 아니다.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손 회장 아주 정확히 봐주셨다.FTA는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이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반대 주장을 듣고 있으면 구한말의 쇄국주의가 떠오를 정도다. 한·미 FTA는 질적으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올라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사회 참여정부가 너무 부동산 문제에만 올인한다는 지적도 있다. ●손 회장 부동산 신화가 꺼질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반(反)시장적 정책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 민간주택의 분양가 규제만 하더라도 주택공급의 축소를 야기할 수 있다. ●이 회장 각도는 다소 다른 얘기지만 땅 얘기가 나온 김에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 있다. 국내 산업용지 임대가격이 중국이나 타이완 등 인근 경쟁국보다 최고 10배나 비싸다. 우리나라는 평당 2만원이지만 중국은 2020원, 타이완은 4628원밖에 안한다. 공짜로 공장부지를 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 장관 정부가 그래서 공공임대 산업단지와 아파트형 공장을 적극 늘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견기업을 열심히 육성해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인 항아리형 산업구조를 고치려 한다. ●이 회장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리나라는 2년 만에 수출 2000억달러에서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선진 10개국은 평균 5.9년이 걸린 일이다. 그만큼 저력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사회가 기업인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주고 그에 맞는 예우를 해줬으면 한다. 앨빈 토플러는 ‘소리만 요란한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 기관들은 25마일(약 40㎞)로 달리면서 시속 100마일(약 160㎞)로 달리는 기업들을 방해한다.’고 했다. ●정 장관 언론도 정치면을 줄이고 경제면이나 국제면을 더 늘려야 한다(좌중 웃음). ●손 회장 이왕이면 기업인들의 부정적인 얘기만 쓰지 말고 잘하는 기업인 얘기도 적극 다뤄 달라. ●사회 새겨 듣겠다. 시간을 내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정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당정 ‘반값아파트 시기’ 이견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반값아파트법’(공공주택 공급촉진 특별법)이 정부와의 이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당정간 시각차는 기본적으로 정치와 경제논리의 차이라는 점에서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가 “일부 대책은 실효성이 낮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열린우리당 부동산대책특위와 정부는 15일 1차 협의에 이어 다음주 2차협의를 갖는 등 연말을 시한으로 계속 합의점을 도출해 나갈 계획이지만 특위의 원안이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당정협의의 쟁점은 분양원가 공개와 환매조건부·토지임대부 분양, 재원조달 방법 등으로 모아졌다. 정부는 이날 협의에서 분양가 상한제라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도입키로 한 마당에 굳이 분양원가 공개를 민간부문까지 확대해 민간 건설을 위축시킬 필요가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위 위원인 박영선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는 기본적으로 이견이 없었지만, 민간택지 25.7평 이상의 분양원가를 공개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는 의견이 엇갈렸다.”면서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신뢰가 걸린 문제이니 공개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분양에도 당정은 다른 시각을 보였다. 정부는 이날 재정문제를 들어 일단 ‘내년 시범 실시’방안을 내놓았다.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종부세의 주거복지목적세 전환’이 “종부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수부족을 메우는 데 쓴다.”는 정부와 지자체간 약속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었다.재경부는 “공영 개발 확대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개발지구 안에서 정부가 재량껏 일정 부분의 민간 분양을 허용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게 필요하다. 주공의 업무 과부하에 따른 부작용도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특위는 이날 회의에서 “시범 실시하고 흐지부지될 수 있으니 아예 도입 시기를 못박자.”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인 이인영 의원은 “환매조건부나 토지임대부 분양은 실제 시장의 수요를 봐가며 판단하자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종부세를 목적세로 바꾸면 지방재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정부측 설명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박찬구 이영표기자 ckpark@seoul.co.kr
  • ‘집값폭등 주범’ 고분양가 잡기 고육책

    ‘집값폭등 주범’ 고분양가 잡기 고육책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15일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키로 한 것은 고육책의 성격이 없지않다. 김대중 정부시절인 1999년 1월 분양가는 전면 자율화됐다.‘외환위기 직후’라는 특수한 배경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뒤 분양가 자율화는 아파트값을 부추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분양가 규제는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분양가를 규제하면 공급이 위축돼 오히려 집값이 불안해질 수도 있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분양가를 규제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그만큼 현재의 부동산시장이 비정상적이라는 얘기다.99년의 분양가 자율화 이후 분양가가 급등해 주변 아파트값까지 부추겼다는 지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적용방식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분양가 검증위원회가 분양원가에다 적정이윤을 덧붙여 상한선을 정하는 것으로 될 수도 있다. 분양가를 규제하면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20% 정도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주택공사 박헌주 원장은 “그동안 분양가가 너무 올라 주택시장에 부담이 돼 왔다.”며 “시장경제논리에는 벗어나지만 건축비가 줄면 분양가도 낮아져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는 분양원가 공개보다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는 편이 낫다.”면서 “그래도 부작용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여러가지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투기지역 등 특정 지역에 국한해서 하거나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만 한다는 단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박사는 “분양가를 낮춘다는 취지는 좋지만 토지 수용권이 없는 민간택지까지 제도를 확대해 획일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건국대 고성수 교수는 “분양가를 낮추면 과거 채권입찰제 시행 전의 청약열풍을 재연할 수밖에 없다.”면서 “분양받은 사람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환수해야 할지도 문제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청약자의 이익으로 돌아가면 잘못된 것이고, 고분양가를 통해 건설회사의 이익으로 돌아가면 좋은 것이냐는 반론이 제기된다. 물론 건설업계들은 분양가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땅값이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의 60∼70%를 차지하는데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두고 건축비만 낮춘다고 얼마나 인하 효과가 있겠느냐.”면서 “싼값에 수용한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만 사업 리스크(위험)가 큰 민간사업에까지 규제하면 시장을 왜곡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뱅크가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연도별 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479만원에서 평당 1364만원으로 연평균 1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의 분양가는 같은기간 평당 354만원에서 981만원으로 연평균 17.7%씩 뛰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Seoul in] 초등학생을 위한 논술 특강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도봉문화원은 초등학생을 위한 겨울방학 특강을 실시한다. 오는 27일 10시부터 수강희망자를 도봉구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초등학교 입학생부터 6학년 학생까지 학년을 망라해 논술강의와 놀이, 수업을 병행한 수학, 동화로 배우는 경제논술 등을 위주로 특강한다. 특강 기간은 다음달 1일∼내년 1월 말. 도봉문화원 사무국 905-4026.
  • 북핵 방사능물질 남한 첫 검출

    북한 핵실험 실시 여부의 확실한 증거가 될 방사능 물질인 ‘제논’(Xenon)이 처음으로 남한지역에서 검출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9일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실시한 사실을 공식 확인한다고 25일 발표했다. 과학기술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자체 수집한 지진파의 분석과 국내에서 포집한 대기중 방사능 물질 확인, 미국이 우리측에 공식 통보한 방사성 물질(제논) 탐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부는 핵실험 위치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 지역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과기부 관계자는 “제논 측정 장비를 이용해 우리나라 대기 중에서 제논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다만 검출 장소는 국가안보 사항이어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 이틀 뒤인 지난 11일 스웨덴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긴급 공수한 ‘제논 탐지기’를 강원도 최북단 지역에 설치, 스웨덴 전문요원 3명과 함께 바람에 밀려 남쪽으로 내려오는 방사능 물질 탐지 작업을 극비리에 벌여 왔다. 제논 탐지기는 핵실험 뒤 대기중으로 분출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가운데 제논을 채집하는 장비다. 제논은 자연상태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 핵실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물질이다. 지하 핵실험을 할 경우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은 고체나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땅 밖으로 나오기 어렵다.반면 제논은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하지 않는 불활성 기체라서 땅 밖으로 새어나올 수 있다. 대신 대기 중에 노출되면 방사성을 급속하게 잃기 때문에 인체에 위험을 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한편 과기부는 미국이 우리측에 통보한 방사성 물질 탐지 결과에 대해 “우방의 정보사항과 관련된 것으로, 해당 국의 요청에 따라 밝힐 수 없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위 ‘북핵 개발자금’ 논란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대북 지원이 북한 핵개발에 전용됐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한나라당은 김대중(DJ) 정부가 출범한 1998년 이후 남한에서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현금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데 ‘뒷돈’으로 쓰였다고 주장하며 정부측을 압박했다. 최경환 의원은 “DJ정부 출범 이후에 남쪽에서 북쪽에 지원된 현금은 확인된 것만 3조 5000억원으로, 플루토늄 핵폭탄을 최소 4∼10개 만들 수 있는 금액”이라면서 “확인되지 않은 대가성 뒷돈까지 포함하면 현금 지원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지원내역으로는 ▲개성공단 사업권과 토지사용료 5억 2000만달러 ▲금강산 관광 대가 4억 5600만달러 ▲금강산 관광에 필요한 건물매입 비용 1297억원 ▲통일축전과 민족화해국민회의 행사비 331억원 등을 꼽았다. 최 의원은 “이 돈은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총수출액 58억 2000만달러의 52%나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지금까지 북한에 지원한 규모는 1조 8000억원 정도로 쌀과 비료 등의 물자가 거의 전부”라고 답한 뒤 독일 통일을 거론하며 “통일 이전에 서독은 18년 동안 동독에 58조원을 지원했다. 이런 지원을 통해 동독 주민의 복지수준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한구 의원은 지난 8월 말 현재 개성공단 사업에 2368억원, 금강산 관광사업에 2768억원을 우리 기업이 부담했다고 주장한 뒤 “유엔제재위원회가 남북경협 중단을 요구할 경우 이 돈 5136억원 대부분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윤건영 의원은 “제 추정으로는 지금까지 북한에 넘어간 현금이 7조∼9조원으로 이 돈으로 핵실험을 9∼12차례까지, 소규모 핵폭탄은 30차례 이상 실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대북 지원은 단순한 퍼주기의 문제가 아니라 운명적으로 ‘평화비용’이라는 측면을 갖는다.”면서 “일각의 주장대로 몇조원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 군사적으로 전용됐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의 성격을 정확히 구분해달라.”고 주문했다. ●통일부 “北지원 현금 9억弗 정도” 해명 한편 통일부는 “1998년 이후 민간이 경제논리에 따라 경협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서 북한에 지급한 현금은 9억 5000만달러 정도”라고 해명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핵실험 여전히 ‘미궁’

    핵실험 여전히 ‘미궁’

    논란에 휩싸인 북한 핵실험 실시 여부의 확실한 증거가 될 방사능 물질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출되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방사능을 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지게 돼 북한 핵실험 진위 판단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부는 12일 현재까지 북한 핵실험 발표 이후 핵폭발 과정에서 누출되는 방사성 오염 물질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문기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은 “전국 26곳에 있는 무인방사선 자동감시망의 감시 주기를 15분에서 2분 단위로 줄이는 등 비상 감시체제로 대기 중 방사능 검출 작업을 벌였지만, 우리나라 전역에서 방사능 오염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핵실험 이후 주로 나타나는 방사성 물질인 지르코늄과 루테늄, 세슘, 세리윰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이 국장은 설명했다. 과기부는 또 방사능 물질이 동해 해류를 타고 흘러올 가능성과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춘천 지역에 내린 빗물에 섞일 가능성에 대비해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검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또 지하수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과 관련, 지하수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백두대간을 따라 남한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과기부는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제로 실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핵분열때 발생하는 제논(Xenon:크세논)을 검출하는 것이 핵실험 여부 판단에 보다 확실할 것으로 보고 탐지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지난 11일 오후 스웨덴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긴급 공수된 ‘제논 탐지기’를 강원도 최북단 지역에 설치해 방사능 탐지 작업을 극비리에 벌이고 있지만, 아직 관측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논 기체는 통상 대기 중에 존재하는 기간이 수일 정도로 짧아 빠른 시간 내에 채집하지 못하면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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