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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패.낡은정치 청산 3일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각각 비장의 카드인 ‘부패정권 청산론’과 ‘낡은 정치 청산론’으로 상대방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공격 받은 후보는 반박에 그치지 않고,즉각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역공을 취했다.이 때문에 반박과 재반박이 수차례 이어지면서 불꽃튀는 설전이 펼쳐졌다. 노 후보가 먼저 공격을 취했다.이 후보가 3김식 낡은 정치를 하고 있다는주장이었다. 노 후보는 “이 후보가 3김정치를 비판하면서 실제로는 1인정치와 가신·측근정치,지역주의 의존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특히 이 후보 자신과 가족들이 이런저런 부정부패 혐의를 많이 받고 있는데 3김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나는 3김과는 너무 다르다.그분들을 존경하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연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오히려 노 후보는 후보가 된 직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시계까지 보여주면서 부산시장 후보를 내달라고 그랬지 않았느냐.또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서는 ‘김대통령의 부채와 자산을 다 상속하겠다.’고 해놓고,부산에 가서는 ‘내가꾀가 있어서 부채는 빼고 자산만 상속했다.’고 그랬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얼마전 유력 일간지가 여론조사를 한 것을 봤는데,국민의 66%가 ‘이 후보가 3김과 같거나 더하다.’고 응답했다.”며 “이 후보가 뭐라고 말하더라도,국민들은 이 후보가 옛날정치와 너무 똑같다고 보고 있다.”고 재역공을 취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다시 “노 후보가 정몽준씨와의 후보 단일화를 여론조사로해서 그런지 매사를 그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 같은데,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한다고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생각해보자.”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두 아들과 처조카 등 권력 실세가 비리에 연루된 지난 5년간을 다른 정권과 비교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며 “노 후보가 권력실세인 동교동계의 뒷받침으로 장관과 후보까지 올랐는지 모르지만,권력부패의 실상은 정직하게 봐야 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노 후보는 “나도 민주당원이어서 김 대통령의 과오에 책임이 없다고말할 염치는 없지만,이 후보가 나를 두고 부패와 연계돼 후보가 됐다거나 동교동의 힘으로 후보가 됐다고 하는 것은 전혀 근거없는 말”이라며 “내가당내 경선에 나왔을 때 동교동계가 밀지 않은 것은 천하가 알고 있다.”고받아쳤다. 이어 노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본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이 후보는 노 후보도 현 정권의 부패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를 향해 “이 정권 들어 대통령 아들까지 관련된 부정부패가 극성이어서 온 국민이 좌절했는데,그때 노 후보는 무엇을 했느냐.”고물었다. 이 후보는 특히 “대통령 아들 비리가 불거졌을 때 노 후보는 특검제에 반대했고,민주당내 정풍운동 때도 노 후보는 반대하면서 동교동계를 비호했다.”며 “그 덕에 장관까지 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나는 특검제를 반대한 사실이 없고,내가 장관이 된 때는 정풍운동이 일어났을 때보다 1년이른 2000년이어서 말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특히 “그러는 이 후보는 97년 총선 때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이 안기부예산 1200억원을 끌어다 선거자금으로 썼을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했는데 그때 무엇을 했느냐. 또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아들 김현철(金賢哲)씨가 구속됐을 때는 무엇을했느냐.”고 역공을 취했다.그러면서 “이 후보가 남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 후보의 반박이 계속됐다.그는 “지난 5년간 야당으로서 총풍·안풍·세풍·병풍 등 중상모략에 대해 충분히 조사받고 10만원짜리 계좌까지 추적당했다.”면서 “일부는 무효가 됐고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는데 무조건 덮어씌우면서 부정부패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변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이 후보의 동생이 재판받은 것은 사실이고,측근인 서상목(徐相穆) 의원도 재판받았다.”고 거듭 몰아세운 뒤 “이 후보 부인이 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표와 어음번호까지 제시됐는데 검찰이 조사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부는 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나고 다른 재판은 끝나지 않았는데 무조건 중상모략해서 재판에 가면 다 비리인가.”라고 거듭 항변했다. 두 후보의 공방을 보고 있던 권영길 후보는 “이 후보와 노 후보가 서로 ‘정치개혁’이란 토론주제와 관계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도적 개선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해줘야 한다.”고 양측을 힐책했다. 권 후보는 “두 후보가 부패정치를 심판하겠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이고 민주당은 ‘부패 신장개업당’이다.”고 싸잡아 비난한 뒤 “김현철씨가 돈을 더 받았는지,김홍업씨(김대중 대통령 아들)가 더 받았는지판단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다. 권 후보는 이어 “부패한 부정축재 재산 몰수법을 만들고,부패연루 정치인을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근본적 부패청산 방안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몰수하고 쳐내면 속시원하겠지만 몰수보다 부패를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한 뒤 “하지만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출발을 만드는 틀에서 권 후보의 제안도 긍정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과거의 모든 부패재산을 몰수하는 것은 혼란을 빚을 우려가 있는 만큼,권력형 범죄에 대해 시효를 연장하거나 없애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공직선거 출마자에게 재산형성의 전 과정을 소명토록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상연 김미경기자 carlos@ ★북핵.남북문제 이날 TV합동토론회에서는 북핵개발 파문 등 남북관계 및 통일 문제가 이번대통령선거의 최대 현안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듯 세 후보는 뜨겁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후보간 일대일 토론에서도 가장 대치됐던 주제였다. 북핵 문제 해결방안,바람직한 통일방안,탈북·납북자 문제 등의 주제에서는 크게 봤을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 사이에 팽팽한 의견의 대립선이 그어졌다.노 후보와 권 후보간에도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보수적’이라는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듯,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시종 원론적이면서도 국민의 대세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반면 노 후보는 보수층들이 우려하는 ‘급진적,반미’라는 이미지를 씻기 위해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권 후보는 “미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남북문제와 통일문제 등에 대한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공감했다. 구체적인방안으로는 이 후보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금 지원은전면 중단해야 한다.대북지원을 계속한다면 무엇으로 북한에 핵무기 개발 포기를 강제할 수 있겠는가.”라며 경제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 후보는 “북핵개발 문제는 남북문제이기도 하지만 북미간에 풀어야할 문제가 있다.”면서 제네바 합의의 상호 위반 사실을 지적한 뒤 “대북지원을 비롯한 상호 교류협력 약속은 지켜가는 속에서 북핵개발 포기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끈질긴 대화와 평화적인 협상을 통한 처리를 강조한 권 후보는 “문제의 발단이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제네바 합의를 어겼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핵문제 발생의 책임이 북미에함께 있다고 말했다. 통일방안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사실상 부정하면서 “이전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지지한다.”며 상호주의와 대북 검증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반면 노 후보는 “화해와 협력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남북간에 상호주의와 검증을 앞세우는 것은 상호 신뢰를 축적하는데저해요소”라고 남북간 신뢰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권 후보 역시 “70만군대를 20만으로 감축하는 것과 남·북·미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소파개정문제 반미 시위 확산과 함께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한 SOFA 개정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하나같이 개정을 역설했다. 따라서 SOFA 개정을 둘러싼 정책 차이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다만 주한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 발생후 일관되게 시민단체들과 SOFA 개정운동을벌여온 민노당의 권 후보가 이·노 두후보에 대해 정책의 ‘순수성’ 공세를 폈고,두 후보는 “우리도 나름대로 했다.”며 방어했다. 권영길 후보는 “처음부터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전국 서명운동을 벌인 것은 민노당이었다.”면서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두 후보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권 후보는 특별협정을 체결,미군에 제공되는 방위비 부담을 줄이고 임대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SOFA의 모법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회창 후보는 “권 후보가 침묵했다고 하는데 분명히,SOFA의 개정과 부시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해 왔다.”고 반박하고 부시 대통령이 한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이어 “우리나라의 외교 목표는국익과 국민의 안전이며,이를 위해선 어느 나라에 대해서건 얘기할 것은 얘기하고,따올 것은 따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후보 역시 “SOFA 개정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얘기해 왔다.”면서재판권 이양을 위한 국회의 SOFA 개정대책위에도 전체 34명 의원중 27명이민주당 소속의원이라고 맞받았다.그는 “SOFA를 비롯한,한·미 관계의 잘못은 과거 우리가 미국에 추종하고 비판없는 외교를 해 왔기 때문”이라면서“지난해 노근리 사건으로 주민들의 시위 때 이회창 후보가 반미라며 걱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권 후보는 세 후보가 함께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할 것을 즉석에서 제의하기도 했다.특히 노 후보에게 성명 채택을 거듭 요청했는데,노 후보는 “시민단체가 아닌,대통령 후보로서 성명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중”이라면서 공세를 비켜갔다.한편 이회창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해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다,최근 통일후에도 주둔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바뀐 배경을 추궁했다.노 후보는 “초선의원 때 남들과 어울려 성명을 냈다.”면서 “그후 점차 더 배우고,많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니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것을알게 됐다.”며 판단잘못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도청의혹.검찰 독립 한나라당에 호재로 여겨졌던 국정원 도청의혹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적극적 자세로 맞받아쳤다. 노 후보는 우선 책임 논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그는 “실제로 도청 여부와주체에 대해 판단할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한나라당이 선거때 (도청 의혹을) 내놓은 것을 보면 나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나를 돕는 사람들이 도청당한 걸 보면 나 역시 피해자인데,한나라당은 왜 피해자를공격하는지 의아스럽다.”고 비껴갔다.또한 “만약 한나라당에 대한 정치공작을 하기 위해 도청을 했다면 이회창 후보는 왜 도청하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어 “5년 전에도 공작기관 문서로 상대방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한나라당이 지저분한 물건을 자꾸 만들어내 선거판을 혼란스럽게 하고 비신사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료 공개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이회창 후보는 “문제의 실질은 불법 도·감청 자체”라면서 어떻게정보가 나왔느냐고 따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극장에 화재가 발생,‘불이 났다.’고 하는 사람에게 ‘극장에 표를 사가지고 들어갔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예도 들었다.이 후보는 자료공개와 관련,“검찰이 제대로 조사하게 되면 제보자에 대한 것도 공개할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도청의 핵심은 2가지”라면서 “이회창 후보는 입수 경위를 밝히지 못한다면 정치공작이라고밖에 볼 수 없으며,도청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노무현 후보는 후보로서의 자격이 상실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공격했다. 한편 검찰독립 방안과 특검제 도입 등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당선되면 내년 초 임시국회에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검찰인사위원회를 구성,검사보직권 등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주면 법 질서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특검상설화는 반대하나 한시적인 제도 도입에는 찬성하는 기존당론을 재확인했다. 노무현 후보는 “검찰이 지금부터 잘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면서 “검찰의 신뢰가 축적될 때까지는 특검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특검제에 대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여야가 바뀔 때마다입장을 바꿔왔는데 그래서는 검찰 중립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은 뒤시민사회단체 참여 속에 검찰 중립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지운기자 jj@ ★후보단일화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이후보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간 후보단일화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는 이념도 다르고 정치지향점도 다르다.”면서 포문을 열었다.그는 “최근 (후보단일화에 실패한)정몽준 대표도 ‘정책공조를 해야 한다.’고 적절한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노무현후보에게 단일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대표와는 일반적인 정책에 관해 합의한바가 없다.”면서 “앞으로 조율을 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노 후보는“오히려 이 후보의 한나라당에 정책이 다른 사람들이 동거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역공을 폈다.한나라당에 개혁파와 보수파가 뒤섞여 있다는 점을지적한 셈이다. 이 후보는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중요한 정책에서 노 후보와정 대표는 판이하게 다른데 어떻게 정책공조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점을 문제삼았다. 그는 “정 대표는 의약분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노 후보는 현행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대비했다.이어 “정 대표는 고교평준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노 후보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렇게 중요한정책이 다른데 정책공조가 되겠느냐.”고 공격했다. 노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재반박했다.그는 “정 대표와는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아무런 밀약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5년 전 이 후보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순(趙淳) 민주당 총재와 손잡고 한나라당을 만들 때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 지분을 나누고,당권을 나눴다.”면서 “(하지만)정 대표와는 ‘잘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정책도 얘기해 보자고 해서 단일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과는 달리)갈라먹기의 약속이 없었다는 것만은 명백하다.”고 반격했다. 제3자적인 위치에 있는 권영길 후보는 “노 후보와 정 대표의 단일화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이 후보쪽의 손을 들어주었다.권 후보는 “노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거나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철학과 소신에 따라 하겠다.’고 말했지만,걸어온 길이 다른 정 대표와 어떻게 단일화가 이뤄졌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권 후보는 “정 대표는 재벌 2세인데 노 후보가 어떻게 후보단일화에 동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역주의 청산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남의 탓으로 돌렸다. 먼저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지역주의에 대해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먼저 당다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3역이 다 영남출신이고,국회 상임위원장 9명가운데 8명을 영남사람으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역탕평책을 말하겠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노 후보에 대해서도 “김대중(金大中·DJ) 정권이 들어서서 편중인사로 지역감정이 불 붙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역주의 문제를 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호남 지역 출신을 많이 채용하는 등 탕평인사를 했다면 반(反)DJ 정서는 안 나타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나는 여섯번 선거에 출마해서 4번 떨어졌는데 모두다 지역주의에 저항하다가 떨어졌다.”면서 본인이 지역주의의 피해자임을강조했다. 노 후보는 또 “한나라당은 3당합당으로 호남을 고립시킨 당이고,이 후보는지난 98,99년 영남지역을 다니면서 지역주의를 많이 부추기지 않았느냐.”고 말하고 “지금도 (한나라당이) ‘노 후보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호남사람이다. 노 후보는 DJ의 양자다.’라고 하는 것은 지역주의로 재미를 보자는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공세를 취했다.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중앙이 갖고 있는 재정권과 인사권을 지방에 이양시켜야 지방자치가 활성화된다.”면서 “정당명부제를 먼저 실시하는 것과 함께 중대선거구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후보는 “권 후보가 말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제도보다정치권에서 이를 악용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범죄”라고규정하고 “적어도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불신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이라크사태 평화적 해결 촉구/中.러 정상 공동선언 안팎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2일 정상회담은 중국 지도부 개편 이후 처음으로 갖는 두정상간 만남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0년 7월에 이어 두번째이며,중국방문은 모두 네번째이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16전대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된 후진타오와 단독 면담을 갖는 등 4세대 지도부와의 상견례도 가졌다. 두 정상은 인민대회당에서 1시간 가량 회담을 갖고 향후 양국의 관계발전과 국제정세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정상들은 공동선언에서 한반도비핵화와 미국 단독의 이라크 전쟁 반대 등에 한 목소리를 내며 기존의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이날 공동선언은 미국의 일방적 독주체제를 견제하면서 다극체제를 모색한다는 양국의 세계 전략이 맞아떨어진대목으로 주목된다. 양국 수뇌부들이 공동선언을 통해 무엇보다 지난 94년 체결된 북·미 기본합의 이행을 촉구한 것은 앞으로 북핵문제와 관련,적지 않은파장을 가져올전망이다.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면서 북한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은 북한측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다른 한편으로 양국 정상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제네바 협정 이행을 거듭강조한 배경에는 미국이 내심 구상하고 있는 대북 ‘고립전략’ 등 강경정책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어느 경우에도 제네바 합의의 틀은 유지하라는 주문이 담겨 있어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상한선을 그은 셈이다. 한편 공동선언은 외국 정부의 ‘이중기준 정책’에 불만을 표시,“국제관계에 있어 압력수단으로 인권 문제를 이용하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의 인권외교를 간접 비난했다.이는 그동안 “인권을 앞세워 중국 내정 문제를 간섭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해온 중국,러시아 양국 지도부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양국은 또 공동선언에서 체첸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러시아의 진압 노력 및중국 북서부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중국의 조치를 서로 지지한다고밝혔다.분리독립 운동세력에 시달리는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대목이다. 양국 정상은 초미의 관심사인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평화적 해결’을 촉구,미국 단독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면서 유엔 테두리 안에서의 문제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두 정상간에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경협문제다.양국은 시베리아의 석유를2400㎞ 떨어진 중국의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으로 수송하는 파이프라인 건설등 주요 경협안에 합의했다.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원유는 전체의 4%에 불과했지만 최근 8개월 동안 70%나 늘었다.이날 협정은 중국이 전체 소비원유의 절반 가까이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이라크의 전쟁 상황에 대비,수입선을 다변화하려는 안보적 차원의 고려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군사력 강화를 위해 러시아의 최신예 수호이 전투기와 잠수함,항공 전자장비 등의 추가 구매를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두 나라는 ‘범죄인 인도 관련 조약’과 ‘총리급 회담 정례화’등 다양한 정부간 협정에 서명했다.푸틴 대통령과 중국의 새 지도부는 이번회담에서 전통 우호관계의 지속을 다짐하는 한편,국제외교무대에서의 공조강화를 약속하는 적지 않은 소득을 이끌어낸 셈이다. 한편 4세대 지도부를 대표한 후진타오 총서기는 푸틴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갖고 “양국 관계는 중·러 우호협력 조약에 의거,성숙된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과거를 계승,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ilman@
  • 北에 핵개발포기 촉구/중.러 정상공동선언 발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2일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과 북한에 대해 1994년 맺은 제네바 기본합의를 고수할 것을 촉구했다. 장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1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갖고 발표한 공동선언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고 제네바 기본합의를 포함,이미 합의된 협정들의 준수를 토대로 한 북·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동선언은 이어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를 촉구했으나 이런 관계 정상화가 전면적인 외교관계 수립을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양국 정상들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다극화 국제사회를 건설하고 유엔의 역할을 강화시켜 안정된 국제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이라크에 대한 전쟁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이날 공동선언에서 체첸 분리주의세력에 대한 러시아의진압 노력 및 중국 북서부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중국의 조치를 서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oilman@
  • 도청논란 민주당 청와대 반응“터무니없는 폭로… 출처 밝혀라”

    민주당측은 29일 한나라당의 ‘국정원 전화도청’ 의혹 폭로와 관련,한나라당과 김영일(金榮馹) 총장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대응강도를 높였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선거철에 ‘아니면 말고’ 식의 터무니없는 폭로를 즉각 중단할 것을 한나라당에 촉구한다.”고 말했다.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문건의 출처와 작성자를 밝히지 못하면 모든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제의 문건에서 거론된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은 “최근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지지율이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앞서가자 한나라당이 공작정치를 펴고 있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국정원장 출신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자신도 식당에서 도청을 당했다.’고 말한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의 주장은 1998년 6월 스위스 제네바 국제인권위 회의장 근처 식당에서 벌인 자작극이라는제보를 받았다.”면서 “결국 도청 의혹은 공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선대위 법률특보단은 “문건을 분석한 결과 정보기관의 보고서라고 보기 어려운 불확실한 문구,사실과 다른 문구 등을 볼 때 문제의 문건은 선거권에서 떠도는 가공문서임에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 박선숙(朴仙淑) 대변인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터무니없는폭로전이 계속되는 것은 선거분위기를 혼탁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정략적인 정치공세를 펴고 이를 선거에 이용하는 행태를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대선과 북한/북풍은 없다?

    북한이 조용하다.남한의 대통령선거를 20여일 앞둔 현재 북측의 언론 매체를 통한 구체적인 선거 관련 언급이 거의 없다.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도 전에없이 약하다.휴전선과 서해상에서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이라는 굵직한 사건에 대한 공식 반응도 당초 예상을밑돌고 있다.남북한간 경의선·동해선 연결사업 착수,북·일 관계개선 등 일련의 혁신적인 조치를 취해오다 미국에 대한 핵개발 시인으로 대외정책에 제동이 걸린 북한 입장에서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 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간 ‘보혁대결’구도가점쳐지는 이번 선거에서 북한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그리고 후보들과의 역학관계는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북한이 바라보는 연말 대선 지난 6·29 서해교전이 발생한 일주일 뒤 북한은 ‘유감 표명’과 함께 남북 장관급회담을 제의해왔다.이때부터 한반도 정세는 급진전됐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정상회담,8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의 잇단 합의 등 북한이 내놓은 조치와 관련,대북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북한이 포용정책을 펴온 김대중(金大中) 정권임기 내 성과를 만들어놓으려 한다는 것이었다.다시말해 이번 대선이 북한에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북한에 대해 철저한 상호주의와 군사문제의 우선 해결로접근해야 한다는 이회창 후보와,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승계하면서 대북 교류·협력은 지속해야 한다는 노무현 후보간 정책 대결로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현재 북한은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 선거와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는 일은 거의 없고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평양방송 등에서 후보들의 구체적인 발언을 문제삼고 비난하는 일이 있었지만 빈도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유호열(柳浩烈) 교수는 북한의 최근 태도와 관련,“최대한 문제를일으키지 않고 대선을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현재핵문제로 미국과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은 군사분계선 지뢰제거 작업과 관련,유엔사의 개입은 안 된다며 상호검증을 거부,결국 동해선 도로 연결 연내 완공에 차질을 빚게 하면서도 지난 25일에는 금강산 관광지구 사업을전격 발표했다. 대북 핵포기 압박책인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에 대해서도 제네바 핵합의 파기상황에 대한 미측 책임만 거론하는 강도 낮은 반응을 보였다. 후보에 대한 비방도 지난 7일 북한핵문제와 관련,한나라당을 비난한 것을제외하곤 드물게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는 북한이 현재 대내적으로 처한 어려움과 고민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후보와의 역학관계 북한이 실제로 어떤 후보를 선호하는지,어떤 후보를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평가는 전문가에 따라 엇갈린다.현상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각종 교류를 제도화하자는 노무현 후보를 선호할 것이란 추측에는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다.노 후보가 햇볕정책을 이어가리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노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지원하지 않고 있는 ‘현실’도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지적한다.만약 노 후보의 당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원했다면 포용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이산가족 연내 추가상봉과 경의선·동해선 연내 연결 등에 앞장섰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강경한 부시 미 정부와의 핵 협상을 통해 과실을 얻고자 하는 ‘큰 과제’를 해결하기엔 남한 정부의 변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북한이 핵포기 선언 등 전향적인 자세로 최근 한반도상황과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고 다시 벼랑끝 전술로 북·미관계 돌파를 시도하려 한다면,이회창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의미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평양에 주재했던 외교관은 “김정일 위원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교류·협력의 길을 뒤로 물릴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남한의 상대역이 누구인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수정 박록삼 기자 crystal@ ★역대선거와 북풍사례 지난 87년 13대 대통령선거. 그해 6월 연세대 이한열(李韓烈)군의 죽음 뒤 연인원 2000여만명이 거리로뛰쳐나와 ‘군부독재 철폐,직선제 개헌’을 외치는 ‘6월 항쟁’이 들불처럼 일어났다.그 결과 5공정권이 이른바 ‘체육관선거’를 포기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받아들였다.그러나 민주정부를 수립하려는 국민들의 요구가 뜨거웠음에도 김대중(金大中) 평민당 후보와 김영삼(金泳三) 통일민주당 후보간 ‘후보 단일화’가 불발하는 바람에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못했다.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의 후계자격인 노태우(盧泰愚) 민정당 후보가 결과적으로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다. 특히 87년 11월 ‘대한항공 858기’가 폭파됐다.그리고 대통령 선거 투표일 하루 전날인 12월 15일 ‘미모의 폭파범 김현희’는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입에 재갈이 물린 채 서울로 압송됐다.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사진과 기사가모든 신문 1면에 일제히 실렸고 ‘당연하게도’ 유권자들의 반북 이데올로기와 보수심리를 자극하며 이 또한 문민정부 수립의 열망을 위축시켰다. 결국 선거는 36.6%를 득표한 노태우 후보의승리로 판가름났다.15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시민단체들이 KAL기 폭파 사건의 진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만큼 이 사건이 당시 대선의 변수였다. 이처럼 지난 남측의 크고 작은 선거에는 북한의 의도와 상관없이 항상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고 영향력을 미쳐 왔다.분단된 상황에서 이른바 ‘북풍(北風)’이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데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해왔다.87년대선 이후에도 92년 대선 직전 안기부가 발표한 ‘거물 간첩 이선실과 남조선노동당 사건’ 역시 북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것은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대목이다. 급기야 지난 96년 4월 13대 국회의원 선거인 4·11총선때는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 일어나며 집권 세력이 북한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까지 번졌다. 이듬해 15대 대선에서는 ‘오익제 편지사건’이 일어나며 당시 조심스럽게 당선을 자신하면서 ‘북풍 대책팀’까지 가동했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오익제 전 천도교 도령이 월북한 뒤김대중 후보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안기부를 통해 공개된 것이다. 상지대 서동만(徐東萬) 교수는 “최근 북핵문제가 현안인 만큼 이와 관련해보수세력에서 반북 이데올로기를 조장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하지만 선거 공간에서 분단 상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남북의 화해·협력에도 맞지 않으며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북한과 선거관련 일지 ◆13대 대통령 선거(87.12.16) 87년 11월 29일 KAL 858기 폭파.12월 15일 폭파범 김현희 서울 압송.여당인민정당 노태우 후보 당선 ◆14대 대통령 선거(92.12.18) 92년 10월 안기부,남파간첩 이선실 및 남조선노동당 사건 발표.여당 민자당김영삼후보 당선. ◆첫 지방자치단체장 선거(95.6.27) 95년 6월26일 김영삼 정부는 민간의 대북지원도 금지하다가 갑자기 강원도동해항의 대북 쌀 수송선 출항식.역효과 불러 신한국당 참패. ◆15대 국회의원 총선거(96.4.11) 96년 4월5∼7일 무장 1개 중대 무력시위.11일 북한군 군사분계선 월경.여당신한국당139석,제1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79석 확보. ◆15대 대통령선거(97.12.18) 97년 11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 인사 북한 관계자 만나 ‘북풍 공작’ 시도.새정치국민회의 미리 알고 문제 제기.한나라당 패배.
  • 북·미 핵 해법/ 美, 이라크 해결후 北 고강도 압박 예상

    ■워싱턴의 입장과 전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크게 세 가지다.첫째,국제적인 약속을 어긴 북한과 주고받기식의 ‘협상(negotiation)’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즉각 핵을 포기하는 게 문제해결의 관건이라는 것.부시 행정부 내 강경·온건파를 가릴 것 없는 일관된 주장이다. 둘째,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되 경제제재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대북 중유공급 중단이 그에 따른 첫 조치이며,경수로 건설사업 지원과 남북 경협 및 총 100억달러에 이르는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 논의도 단계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셋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그에 상응한 대가를 주겠다는 것.지난해 6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선언한 뒤 검토해온 ‘당근책’으로 국제사회의 정치·경제적 지원까지 포함하고 있다.그러나 기존의 대북 쟁점사항인 미사일 개발과 재래식 무기감축 등이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이같은대북관은 지난 15일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성명에 함축됐다.그는 북한의 핵 개발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한 동맹국과의 공조체제에도 변화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북한의 태도가 변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 가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미국이 준비해온 ‘과감한 대북접근’이 유효함을 명시한 점은 북한의 불가침조약 제의에 백악관이 성의껏 응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워싱턴 정가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정한 부시 대통령의 성명치고는 다소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고 본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완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북한이 핵 개발을 시인했을 때의 놀라움이 가시면서 평양의 ‘자백 외교(confession diplomacy)’에 대한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했을 뿐 핵 개발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력완화는 부시 행정부의 일관된 관심 사항이다. 워싱턴 조야에서도 1994년 제네바 핵 합의를 위반한 북한에 다시 ‘선물 보따리’를 안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북·미 핵 합의를 이끌어낸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대사도 최근 의회 증언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한다면 제네바 합의에 따른 미국이 의무사항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평양에서 북한의 핵 개발 증거를 제시할 때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것으로 예측하진 않았다.대북특사로 평양에 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핵을 개발한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나 평양의 즉각적인 답변을 기다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북·미 상호간에 도움이 될 ‘포괄적 대화’가 시작되기 전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으나 북한이 충분히 고려한 뒤 대답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는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문제를 미사일 등 다른 쟁점사항과 함께 대화로 풀려 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북한의 단정적인 시인에 부시 행정부는 크게 당황했고 줄타기를 하던 대화 재개도 이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뉴욕채널을 통한 실무급 창구는 늘 열어놓고 있으나 북·미간에 ‘대화의 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핵 포기가 유일한 전제조건이 됐다. 미국이 핵 합의의 파기 여부를 공식 결정하지 않은 것은 이라크 전쟁계획과 무관치 않다.부시 행정부는 2개 지역에서 분쟁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군사전략을 채택했다.따라서 이라크 문제가 남아 있는 한 북한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일단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중국 등을 통한 ‘지렛대’ 외교를 펼치되 이라크 문제가 끝나면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의 대통령선거도 백악관이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변수가 되고 있다.‘햇볕정책’의 결과에 의문을 제기해온 부시 행정부로서는 한국의 새로운 정권과 대북 정책을 조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본다. 뉴욕 타임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파키스탄의 군용기가 북한에 도착,미사일 부품을 선적한 사실이 감시위성 촬영결과 드러났음에도 당시 북한은 미사일 기술의 수출을 극구 부인했다. 북한이 미사일 부품을 파키스탄에 제공하고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나라의 연계성은 분명해 보인다.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핵 개발 기술을 건네받았다는 증거를 한국의 정보당국도 입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북한에 불리하며 지금은 북한측에 ‘공’이 넘어갔다는 사실을 평양 정권이 재빨리 간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북한을 침공할 뜻은 없으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행동은 늘 미국의 마지막 대안으로 남아 있다고 최근 TV대담에서 밝혔다. mip@ ■북한의 고민 요즘 북한의 속내는 복잡하다. ‘북 핵문제 파동’이 빨리 해결되어야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체제를 보장을 받을 수 있고,‘7·1 경제관리개선 조치’와 신의주·개성·금강산 특구 개발 등 대내외적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혁·개방 움직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각종 조치의 배경들 북한은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망 이후 유례없는 홍수 피해와 사회주의권 붕괴 속에서도 8년 동안 유훈통치,선군정치,고난의 행군 등을 앞세워 체제를공고히 하는 데 주력해 왔다.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중국·러시아와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으며,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면서까지 주도적으로 북·일 국교 정상화를 꾀했다. 올 하반기부터 경제 정상화를 위한 각종 조치들을 내세웠고,‘북핵 카드’ 역시역설적이지만 한반도 문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미국에 내민 관계 개선 조치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켈리의 방북 때 ‘북의 핵보유권’과 ‘미국의 각종 우려사항 해소’를 함께 풀려는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물론 이러한 행동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명분상 우월성을 확보하려 하는 북한 북한은 제네바 합의는 누가 먼저 파기 선언을 하느냐만 남았지 조만간 파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물론 핵문제에 관한 한 북한은 러시아·중국까지 포함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처지에 있다.하지만 북한은 미국 역시 제네바 합의를 대신할 다른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 때를 대비한 명분쌓기와 북한에 유리한 국제사회 여론을 조성하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평양방송·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등은 하루에도 5∼6차례씩 논평과 보도를 내며 2003년까지 경수로 2기 완공 및 경제 봉쇄 해제,핵보유국 선제공격 제외 등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리로 미국이 제네바 합의 파기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복잡하면서 현실적인 고민 북한은 시기와 주변 정세 등을 감안할 때 지금쯤 구체적 대응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다. 남측이 대선을 20여일 남긴 시점에서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정권이 들어설지 확실하지 않은 데다,현재 이라크 문제에 주로 골몰하고 있는 미국이 이후 어떤 대북정책을 들고 나올지 역시 불확실하다. 게다가 중유공급 중단이 현실적으로 난방 및 산업 발전에 던지는 압박이 현실화할 시기는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이는 북한도 충분히 감안하고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현재 ‘불가침조약’만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미국이 불가침조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서로 보장할 수 있는 약속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면서 “파국이든 극적 타결이든 상황이 진전되는 시점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의 여론선전전과 미국의 광범위한 외교전이 맞붙는 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DMZ 상호검증 무산 파장/ 북한 강경자세로 돌변 돌파구 모색 시간걸릴듯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상태를 확인할 상호 검증 절차와 관련,우리측과 주한 유엔군사령부,북한군간의 이견 차가 해소되지 못해 지뢰 제거작업이 사실상 무기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경의선 철도와 동해선 임시도로의 연내 개통 역시 무산될 상황이다.북한측이 검증과정에서의 유엔사 개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측과의 협상마저 거부했기 때문이다. ◆상호 검증 협상 무엇이 문제였나. 남북은 지난 9월18일 착공식을 갖고 두달여 동안 동해선과 경의선 구간 지뢰 제거작업을 벌여왔다.그러나 공사가 거의 다 진행돼 군사분계선(MDL)을 100m씩 남겨놓은 상태에서 유엔사가 지뢰제거 검증단 파견과관련,정전협상에 나와 있는 관할권을 내세우며 제동을 거는 바람에 이달 초 공사는 중단됐다.하지만 논란 끝에 유엔사가 남측을 통해 북측의 검증단 명단을 접수키로 하면서 관할권을 둘러싼 논쟁이 해결되는 듯했으나 북측이 24일 이같은 한·미 합의의 수용을 거부,공사 재개가 현 시점에선 당분간 어렵게 됐다. 북측의 이같은 입장은 남북 군사보장합의서에 근거,유엔사가 남북관리구역내 사안에 대해 한국 국방부에 위임한 만큼 일절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초기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더 이상 협상 의지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의선·동해선 어찌되나. 이번 협상 결렬로 경의선·동해선 연결에 적잖은 차질이 우려된다.우선 이달 말로 예정된 금강산 관광을 위한 동해선 도로 연결 공사는 물론 다음달초의 금강산 시범 육로관광도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또 연내 개통이 목표였던 경의선 연결 공사는 물론 12월 중으로 예상되던 개성공업지구 착공도 무기 연기가 불가피해졌다.국방부 당국자는 “지뢰 검증작업이 무산됐다고는 하지만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북측의 기본입장”이라면서도 “하지만 현 상황에서 지뢰 제거작업이 쉽게 재개될 것 같지는 않다.”며 남북간 각종 사업의 차질을 우려했다. ◆향후 협상 전망 국방부측은 “지뢰 제거 검증단 파견과 관련,우리와 유엔사측은 북한이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유연한 카드를 제시했었다.”면서 “하지만 북측이 유엔사의 개입 자체를 문제삼는 현 상황에선 다음 카드를 무엇으로 꺼내야 할지 매우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도 “(양보를 많이 한 만큼) 북측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안타깝다.”면서 “현재로선 별도의 추가 협상안이 없으며 앞으로 연구해 보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韓·美, 北 핵개발 포기땐 김정일정권 연착륙 유도

    “한·미 양국은 김정일체제의 전복을 원치 않는다.북한체제의 연착륙을 희망한다.”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진의는 무엇인가.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경우 김정일 정권의 장래는 어떻게 되는가.이런 의문들에 대해 우리 외교부의 고위당국자는 24일 “양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김정일 정권이 스스로를 통제하면서 체제변화를 꾀할 수 있도록 하는‘대북 연착륙' (soft landing) 정책을 최대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착륙 유도 정책은 이라크 사태가 해결되면 곧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북한이 이 때까지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 핵위기’가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의 최근 잇단 대북 메시지는 사실상 ‘김정일 국방위원장,그대는 이라크의 후세인과 다르다.’는 메시지이며,연착륙 일정표를 제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그 ‘기회’의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통일부 당국자도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다른 미래(different future)를 희망한다.'거나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주권국가 인정 언급 등은 북한에 대해 퇴로(退路)를 열어주며 핵개발 포기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외교부 당국자와 의견을 같이했다.하지만 미 정부 소식통은 “이라크 문제가 해결되면 제네바 핵합의의 전면 파기는 물론,김정일 정권의 전복을 주장하는 매파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북한이 김일성 주석 사망 후 8년이 지나는 동안 체제가 매우 취약해진 점을 우려하고 있다.통일부는 북한이 최근 보인 일련의 상황 대처,즉 신의주 경제특구 졸속 발표,북·일 정상회담 때 일본인 납치 시인·사과,대미핵개발 시인 등을 볼 때 체제를 받쳐온 당·정·군 세 기둥의 두께가 크게얇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한 당국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할 정도다. 외교부 당국자도 “그나마 김 위원장의 통제력이 유지되는 것이 다행이며,그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북한사회를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데 한·미간 의견은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미국의 목표는 북한이 핵보유국 반열에 끼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며,핵을 포기할 때 ‘과감한 접근법’(bold approach)을 취해,북한이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다.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북한이 정권유지와 함께 경제도 회생시킬 ‘윈·윈’의기회”라고 말했다.북측이 요구하는 불가침조약도,핵포기 선언 뒤 북·미간새 틀을 마련해가는 과정에서 포괄적 문서로 나올 것으로 설명한다. 김정일 위원장이 CNN에 기자회견을 자청해 전세계를 향해 체제보장을 요구하며 전격 핵포기 선언을 하는 것,이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내심 고대하는 상황이다.대북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던 부시 대통령을 연착륙 정책에 공감하게 하기까지 만든 남한 정부의 노력을 북한이 헛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게 정권 말,통일·외교 당국자들의 바람이다. 서울 김수정·워싱턴 백문일 기자 crystal@
  • “北 내년 核7~8개 보유” CIA “한해 2개 제조 능력”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북한은 1∼2개의 핵무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몇 개의 핵무기를 더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21일 공개된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가 밝혔다. 지난 19일 미의회에 보고된 이 보고서는 또한 북한이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아래 영변 핵발전소에 보관돼 있는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수년내 몇 개의 핵무기를 더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확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서가 실행되기 전에 북한이 이미 1개 혹은 2개의 핵폭탄을 제조했다는 이전의 CIA 정보 보고를 재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의 새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북한이 “이르면 5년내 완전가동이 가능한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2개 이상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우라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전문가들의 소견을 종합,북한이 내년 말까지는 7∼8개의 핵폭탄을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보고서는 나아가 94년체결된 북·미기본합의가 파기될 경우,북한은 매년 최소 50기의 핵탄두 제조를 가능케할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수년 내 생산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mip@
  • “중유중단 北에 영향없다”NYT보도

    [뉴욕 연합]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해 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에 근거한 대북 중유공급을 중단했지만 그 영향은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뉴욕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KEDO가 지원하는 중유가 북한의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이미 추위와 전력부족에 익숙해져 있어 중유 지원이 중단된다고 해도 타격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 北, KEDO 입국 거부 - 중유지원 중단 대응조치

    [워싱턴 교도 연합] 북한 정부가 중유 사용 용도 점검차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단의 입국을 금지했다고 KEDO 관계자가 21일 밝혔다. 북한의 조치는 오는 12월부터 북한 중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최근 내려진 KEDO의 결정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KEDO는 11월분 중유 선적분을 싣고 싱가포르를 출항한 유조선이 북한 남포항에 입항함에 따라 내주께 북측에 담당 직원을 파견해 사용처를 점검할 계획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협력체인 KEDO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에 연간 50만t의 중유를 월단위로 공급했고 선적분이 북한에 도착할 때마다 매달 직원들을 보내 중유의 실제 사용처를 확인해 왔다.
  • [사설] 北·美 긴장 증폭 안된다

    북한과 미국이 ‘제네바 합의’ 위반 문제에 대해 책임공방과 강경 분위기만 조성하고 있어 자칫 한반도의 긴장이 증폭될까 우려된다. 북한은 21일 중유공급 중단조치 이후 첫 공식 반응인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합의문이 완전하게 깨어지게 된 책임한계를 명백히 그어야 할 때가 왔다.”고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북한은 11월분 중유사용 점검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단의 입국도 금지했다.이런 와중에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은 제네바 합의가 파기될 경우 매년 최소 50기의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을 수년내로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우리는 북한이 핵 포기에 대한 명확한 답변 없이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아울러 미국도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강경책을 부추기는 태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북한과 미국이 자기 주장만 앞세워 강경 수위를 높여간다면 한반도의 긴장이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 북한과 미국이 제네바 합의 파기를 선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화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북한은 핵포기를 선언하고 협상에 나서 명분과 실리를 챙겨야 할 것이다.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북·미 불가침조약은 국제관례로 보나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과 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실현성이 없는 주장이다.경직된 태도로 문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지 말고 남북관계와 일본과의 수교협상을 진전시키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당당히 나서야 할 것이다. 미국도 강온 이중전략을 구사해 북한을 움츠러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북한을 침공하지 않으며,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대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중유중단과 북한의 입장

    북한 핵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미국의 방침에 맞추어 KEDO 이사회는 대북 중유 제공을 12월부터는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내년 1월까지는 중유 제공이 계속돼야 한다는 한국 입장은 이로써 후퇴하게 됐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논의 당시 북한으로 향하고 있던 11월분 중유는 제공토록 미국을 설득한 것이 그나마 성과이다.다만 한·미·일 모두 이번 중유제공 중단으로 제네바 기본합의가 파기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북한의 대응 여하에 따라서 중유 제공이 재개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무엇보다도 KEDO의 주요 사업인 경수로 부지 공사나 건설 작업은 아직 지속되고 있다. 이번 중유 제공 중단 조치에 대해 북한이 어떠한 태도로 나올 것인가? 북한은 중유 제공 중단만을 가지고 제네바 기본합의가 파기된 것으로 보고 당장 강경 조치를 취할 것 같지는 않다.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에 대해 “핵무기를 가지게 된다.”고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어디까지나 협상을 통한 해결을 내다보고 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북한은 이번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그런데 그 핵심은 미국이 핵 선제 불공격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문서로 보장하라는 것이다.이것은 이미 제네바 기본합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조항으로 새로운 내용도 아니다.북한은 제네바 기본합의를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공간' 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주 그레그 전 주한 대사의 방북에서 북측은 불가침 조약이 평화조약과는 구별되는 것임도 분명히 했다.평화조약은 주한 미군 문제나 그 밖의 구체적인 보장조치를 포함하는 복잡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데 반해 불가침조약은 핵 문제에만 초점을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동행했던 전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 오버도퍼도 이 점에서 조약의 의의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또한 북한은 미국의 불가침조약 체결과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동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요구를 최소화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받아들일 기미가 전혀 없다는 데 있다.미국은 불가침조약 자체를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대가로 보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또한 미국의 외교 관례상 그러한 조약을 맺은 적이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만일 현재와 같은 북·미간의 대립이 악화된다면 미국은 KEDO 사업의 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올지 모른다.사태가 이 지경까지 간다면 북한은 중수로 동결 감시요원을 추방하거나 봉인 중인 핵 연료봉을 열고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국제적으로 초점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 위협은 그 성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우선 북한이 시인했다는 우라늄 농축계획에서 실제 확인된 사실은 그리 많지 않다.우라늄을 농축할 원심분리기 재료로 쓰이는 고강도알미늄 구입에 관한 증거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미국 전문가들도 북한이 우라늄 농축계획으로 핵 폭탄을 만드는 데는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그러나 제네바 기본합의가 깨지면 앞에서 언급한 북한의 강경 조치로 플루토늄에 의한 북한 핵 개발은 당장 내일이라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미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북한과는 “다른 미래를 가지기를 원한다.”는 표현을 쓰며 협상 시그널을 보낸것도 북한 핵 위협이 지닌 이러한 성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파월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주권국가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문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하는 내용이다.이제 이러한 부시 정부의 발언을 북한 나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이를 전제로 남북,북·일 협상 채널에서 미국의 발언을 한국과 일본이 문서로 연대 보증하는 것도 북한의 체면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될 만하다고 본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 정치학
  • 北 “제네바합의 파기상황 美책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중유 공급 중단결정과 관련한 담화를 발표,“우리는 이번 (제네바기본)합의문이 완전히 깨어지게 된 책임한계를 명백히 그어야 할 때가 왔다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중유 공급중단 결정에 대해 “대용 에너지는 열 및 전기생산용 중유로 제공한다는 조항에 대한 여지없는 기만으로 된다.”며 “이 조항은 기본합의문 4개 조항중 유일하게 그 이행이 유지돼 오고 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우리는 그동안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했다.”면서 “미국의 위협이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도로 지난 10월25일 제안한 불가침조약 체결만이 유일하게,현실적인 방도”라고 주장했다.이날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는 지난 14일 KEDO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 결정 이후 북한의 첫 공식 입장 표명이다. 북한은 “미국은 자기의 국제적 공약 위반 행위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약화시켜 보려고 이 결정이 마치 KEDO 성원국들의 집체적 의사인 것처럼 감투를 씌웠다.”면서 “기본합의문이 깨어지는 것만은 막기 위해 미국에 불가침조약 체결을 핵문제 해결의 담보로 제안했으나 미국은 중유 제공의 중단 결정으로 대답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통일부 당국자는 “제네바 기본합의문 파기 선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北외무성 담화 의미/ ‘美에 의한 합의파기’ 명분쌓기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1일 발표한 담화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국제사회 여론 조성 및 명분 축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는 지난 16일 특별성명을 통해 불가침조약 체결을 사실상 거부한 부시미국 대통령에 대한 감정 섞인 비난도 없고,“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후과를 각오하라.”는 등의 긴장을 조성하는 격한 표현도 담기지 않았다. 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후속조치에 대한 언급도 없어 지난달 25일 북 핵개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진 상황에서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미국에 대한 거친 비난과 함께 ‘불가침 조약 체결’을 제안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다만 제네바 합의 4개 조항중 유일하게 이행돼 왔던 대북 중유공급의 중단 결정이 내려진 이상 “제네바 합의 위반의 책임 한계를 명백히 그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그대신 제네바 합의가 위기상황에 있음을 강조하며 그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에 의해 제네바 합의가 파기됐다고 인식하면서도 한·미·일은 물론 유럽연합과 러시아·중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하는 모습이며 또한 상황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북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내용과 논리를 널리 알리겠다는 여론 선전전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남북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나아가 “미국의 위협이 초래한 문제들을,그 위협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것으로 핵문제 해결에 유일하면서도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를 거듭 강조하는 한편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정부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제네바 기본합의문 파기 선언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번 담화는 중유 공급 중단 책임 문제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면서 “북한이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지 않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는 흔적이 엿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후속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봐서 북한이 상황의 장기화를 준비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한국, 對北인도지원 1위 올 6550만달러 제공

    (제네바 연합) 북한이 올해 주요 공여국들한테 받은 인도지원 총액은 1억 8811만 6039달러 상당에 달했으며 이 중 한국의 대북 지원은 6550만달러로 전체 대북지원의 34.8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엔인도지원조정국(OCHA)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0월27일 현재 공여국별 대북 인도지원 순위에서 미국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미국은 전체 대북 지원의 33.74%인 6346만 9163달러를 제공했다.
  • “北, 구성서 核기폭 실험”

    (홍콩 연합)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폭 실험을 이미 실시했다고 홍콩의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FEER)’지가 17일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이날 북한이 평양 북부 산악지대의 소도시 구성에서 기폭실험을 실시했다면서 이 정보는 북한에서 흘러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정보 수집용 위성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구성 교외 실험기지에서 수직으로 깊숙이 파내려간 2개의 지하 갱도 안에서 기폭실험을 실시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가 입수한 구성 실험기지 배치도에 따르면 주요 시설로 들어가는 입구 주변마다 감시용 기관총 초소가 배치돼 있다. 영변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구성에는 모두 2500여명의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인근 산악지대 탐문 수색조로 활동하고 있다. 이 주간지는 구성과 그 주변 시설들은 북한이 1994년 제네바 기본 합의 이후에도 핵개발 계획을 추진해 왔다는 숨길 수 없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 이종욱박사 WHO사무총장선거 후보등록

    (제네바 연합)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결핵국장 이종욱(李鐘郁·57) 박사를 내년 1월 실시되는 WHO 사무총장 선거에 후보로 추천했다. 정부는 최근 외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이 박사를 WHO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키로 결정하고 지난 15일 주제네바 대표부를 통해 후보등록 절차를 마쳤다.회원국 정부의 정식 지명절차를 거쳐 추천서류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 WHO사무총장 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은 19일이다. 차기 사무총장은 WHO 집행이사회 마지막 날인 내년 1월28일 제네바에서 남북한등 32개 이사국의 비밀투표를 통해 선출되며 임기는 5년이다. 이 박사의 경쟁자로는 파스쿠알 마누엘 모쿰비 모잠비크 총리를 비롯해 카람 카람 레바논 관광장관,이스마일 살람 이집트 전 보건장관,아와 마리 콜 섹 세네갈보건장관,훌리오 프렝크 멕시코 보건장관,벨기에 출신의 피터 피오트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DS) 사무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 [기고] 원자력, 평화적 이용때만 ‘진가’

    북한 핵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북한이 영변핵 이후 새로운 핵개발프로그램을 진행시켰다는 사실은 그 내용의 전말을 떠나 원자력계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북한 핵문제의 돌출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가져다주는 긍정적 요소에 대한 국민인식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일반인들의 머릿속에 원자력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이다. 20세기 과학기술의 산물로 막대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원자력이 맨 처음 무서운 살상 무기로서 전쟁에 이용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었다.그러나 원자력은 평화적 이용 등을 통해 인류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1953년 12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UN에서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ic for the Peace) 계획을 발표하고,이어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립됨으로써 원자력은 이후 제3의 불로서 풍부한 전력을 생산 공급하는 전력원으로 뿐만 아니라 방사선 치료,동위원소 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술자립만 이루면 무한한 개발과 이용이 가능한 원자력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유력한 에너지원으로 많은 장점과 이점을 지니고 있다.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한동안 침체되었던 원자력발전은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현실적인 대안 에너지로서 새롭게 재평가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에너지 빈국의 경우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필요하다.세계 최초의 원폭 피해 국가이면서 우리나라와 에너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전후 이래 줄곧 원자력 자원확보를 통한 에너지 자립 달성이라는 원자력개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여 오늘날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북한 신포에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추진하고 있는 경수로 건설사업이 한창 진행중에 있다.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 경수로는 우리 기술로 개발된 한국표준형 원전으로 건설되고 있다.현재 신포 건설현장에는 우리의 건설인력과 기술진들이 상당수 상주하고 있으며 건설인력과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선덕∼양양간 직항로도 개설된 바 있다. 핵폭탄 개발 의혹이라는 부정적 대치상황을 넘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의 대표적 형태인 원자력발전소 건설지원으로 이어진 북한 핵문제는 결과적으로 한국표준형 원전 제공을 통해 남북교류의 활성화와 우리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며,나아가 남북간 교류와 협력,화해무드 조성에 기여함으로써 원자력의 긍정적 이미지를 한껏 드높이는 뜻깊은 사업이 되었다.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간에 체결된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르면 북한에 2000㎿급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는 대신 흑연감속로 등 북한의 핵 관련 시설을 동결하는 것으로 돼 있다.북한이 그동안 핵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 왔다면 제네바합의를 깨뜨린 것이 되어 앞으로 북한 경수로 건설사업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원자력은 평화적으로 이용할 때 그 참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가져다주는 인류문명의 혜택은 파멸과 죽음을 상징하는 핵폭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너머에 있다.또다시 불거진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평화와 번영을 해치는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태섭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 KEDO성명 전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한·미·일·유럽연합(EU) 집행이사회는 14일 뉴욕에서 회의를 갖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고농축 우라늄 생산 프로그램을 추구하고 있음을 시인한 것의 영향에 대해 협의하고 다음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추구는 제네바 합의,핵확산금지조약(NPT),북한·국제원자력기구(IAEA)간 안전조치협정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상의 의무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위반으로 이를 규탄한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모든 책임있는 국가들에 대한 공동의 도전이다. ◆핵무기 프로그램은 지역 및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며,NPT에 기초한 국제적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는 것이다. ◆북한은 가시적이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즉각 제거해야 한다. ◆남북,북·일 및 EU·북간 대화는 양자 및 국제적 우려사항을 해결하고 또한 북한에 대해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 약속을 가시적이고 신속하게 준수하도록 촉구하는 중요한 채널이다.북한의 KEDO 및 KEDO 집행이사국과의 향후 관계 및 상호 활동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제거에 달려있다. ◆중유공급은 12월분부터 중단될 예정이나 이후 공급 여부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이러한 관점에서 여타 KEDO 활동도 재검토될 것이다. ◆집행이사회는 KEDO의 향후 활동과 관련하여 다음에 취할 조치들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다.
  • 주목되는 북한의 대응/ ‘핵시설 동결해제’ 맞불놓나

    대북 중유공급 중단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개발 계획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약속하며 핵사찰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그동안 제네바합의에 따라 동결했던 플루토늄을 통한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시험을 재개하는 것이다. 매년 중유 50만t 공급은 그동안 미국이 제네바합의 4개 조항중 ‘유일하게’ 약속을 이행했던 부분이었는데,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북한은 이를 사실상 ‘미국의 제네바합의 파기선언’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북한의 대응방안은 내핍생활을 감수하면서 ‘제네바합의의 위반 책임이 미국에 있고 북한은 미국의 핵선제공격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조하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다.이와 함께 미국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노선을 확인한 만큼 ‘상호불가침 조약 체결’카드외에 더욱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고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유 50만t이 북한의 전력 수급에 차지하는 비중이 10% 남짓인 만큼 심한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한 북한은 이미 이런 상황을 대비한 듯 지난달부터 북한 에너지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석탄 증산에 돌입했고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탄광 광부의 임금을 30배 넘게 올리며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또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절전 운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종석(李鍾奭)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일본과 중국,러시아 등 사태 해결에 나설 중재자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서 “앞으로 한달 안에 남측이 중심이 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록삼기자 young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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