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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봉사 천직’…첫 번째 노벨평화상 꿰차고도 [지구촌 소사]

    ‘사회봉사 천직’…첫 번째 노벨평화상 꿰차고도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인물 10걸 ❾1910.10.30 적십자 창시 앙리 뒤낭 사망“인생에서 돈은 무의미하다. 죽어가는 이들을 돕는 게 훨씬 값진 일이다.” ​1859년 프랑스 연합군과 오스트리아 간의 솔페리노 전투에서 4만구의 시신이 뒹구는 전장을 목격한 갓 서른살의 젊은 사업가눈 충격에 휩싸였다. 제분회사 경영은 제쳐두고 부상자 구호에 뛰어들었다. 구호단체 국제적십자사 탄생의 서막을 알린 이가 바로 앙리 뒤낭(1828~1910)이었다. ​뒤낭은 1828년 스위스 제네바의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아원을 운영하던 부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환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구호하는 데 힘썼다. 그가 16세 때 만든 빈민구호단체는 1852년 기독교청년회(YMCA)로 발전했다. ​뒤낭은 25세 때인 1853년 스위스 뤼랑에소테은행에 입사해 프랑스령인 아프리카 알제리로 건너갔다. 사업에 눈을 뜬 뒤낭은 제분회사를 차렸으나 자금난에 봉착했다. 1859년 북이탈리아 전선에 머물며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지휘하고 있던 나폴레옹 3세를 만나 협조를 구하고자 솔페리노로 갔다. 하지만 격전이 벌어지고 있던 터라 나폴레옹 3세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처참한 전장을 맞닥뜨린 뒤 곧장 진로를 틀었다. 전장 구호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3년 뒤에 쓴 ‘솔페리노의 회상’에서 전시 부상자를 위한 중립적 국제기구 창설을 주창했다. 유럽 각국의 호응을 얻어 1863년 국제적십자가 창립됐다. 1864년 10월 26일 유럽 16개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적십자조약을 체결했다.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돌보는 것은 적군도 아군도 아니며 이들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공격해서도 안 되고 중립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흰 바탕에 붉은 색 십자가를 새겨넣은 상징을 표시하도록 했다. 개인사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적십자 창립 후 파벌 싸움에 밀려 총재직을 내놨다. 사업을 돌보지 않아 빈털터리가 됐다. 부모에게서 받은 전 재산을 잃고 도리어 짖더미에 앉았다. 1901년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제1회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후 줄곧 연금에 의지해 생활했다. 1892년 알프스 산골 하이든의 양로원으로 들어가 초라한 말년을 보내다 1910년 10월 30일 82세를 일기로 조용히 세상을 버렸다.
  • “이스라엘인 참수 및 시신 강간 강요”…체포된 하마스 대원의 충격 주장 논란 [핫이슈]

    “이스라엘인 참수 및 시신 강간 강요”…체포된 하마스 대원의 충격 주장 논란 [핫이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양측에서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하마스 고위부가 대원들에게 참수와 강간을 강요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기습 공격이 있었던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마을을 급습해 성인은 물론이고 갓난아기들까지 참수하는 등 잔혹한 행위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하마스 측은 이를 극구 부인해왔다. 실제로 현장에 출동했던 이스라엘 구조대원 일부는 “머리가 없는 시신의 경우 고의로 참수되었다기 보다는 하마스가 던진 수류탄의 폭발로 인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참수했다는 주장은 소름끼치는 선동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포로를 심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다시 한 번 진위여부와 관련한 논란이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해당 영상에는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등장한다. 영상의 정황이나 카메라 앞에 선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스라엘 방위군은 “남성은 스스로를 하마스 테러부대의 멤버이자 나이는 24세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흰색 죄수복을 입은 남성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가자지구 국경 인근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그는 이스라엘군 심문 과정에서 ‘이스라엘에 온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여자와 어린이, 집에 있던 모든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차분히 답했다. 이어 “이슬람 사원에서는 여성과 어린이를 존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지만, 군대에서는 달랐다. 군대에서는 우리에게 언제 어디서든 그들(유대인)을 학살하라고 명령했다”면서 “지휘관은 우리에게 ‘이스라엘 사람들의 머리를 밟고 참수하고, 강간하는 등 마음대로 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 속 남성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 마을 공격과 더불어 민간인을 참수하라는 구체적인 살해 지시를 내렸다는 최초의 증언이 된다.또 해당 영상 속 남성은 심문 과정에서 “하마스는 비인간적이며 ‘동물’이나 마찬가지 존재가 됐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사람을 참수하거나 시신과 성관계를 갖는 일 등”이라고 말했다. 심문을 진행하던 이스라엘군 조사관이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나?”라고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군 측이 ‘하마스와 이슬람국가(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영상 속 하마스 포로는 “사람을 참수하고 불태우고 도살하는 것, 그것이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이며, 하마스 역시 이슬람국가(외 같은 테러단체)가 됐다”고 답했다. 사실 여부 확인이 불가한 영상, 그러나 큰 파급력 예상 해당 영상 속 남성이 실제 하마스 대원인지는 확인이 어렵다. 얼굴도 공개되지 않았고, 심문이 진행되는 현장에는 변호사도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위군 측은 해당 남성에게서 하마스 대원들이 희생자들을 살해하는 영상과 해당 장면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한 흔적이 남아있는 스마트폰을 확보했다면서, 그가 하마스 대원이 맞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포로를 붙잡아 심문하는 과정에서 제네바협약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제네바협약은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 보호를 위해 체결된 일련의 국제조약이다. 제네바협약에는 전쟁 포로는 심문 과정에서 모욕 또는 대중의 호기심 등의 자극적인 심문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스라엘군이 이번에 공개한 영상에는 해당 하마스 포로가 변호사도 없이 자극적인 질문들을 연이어 받고 이에 답하는 모습을 담겨있다. 이 같은 주장에 이스라엘 측은 적극 반박했다. 이스라엘 방위군 측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는 전쟁 포로가 아니기 때문에 제네바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포로들, 현재 상황은? 한편, 하마스가 7일 납치한 인질은 2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지난 20일 미국인 모녀 2명에 이어 23일 여성 인질 2명이 더 풀려났다. 추가로 풀려난 이들은 이스라엘인 누릿 쿠퍼(79), 요체베드 리프시츠(85)로, 하마스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석방했다고 밝혔다.하마스는 현재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식량과 연료 등 구호물품을 공급받는 동시에, 이스라엘군과의 지상전을 피하기 위해 인질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인질 석방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지상 공격의 범위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스라엘 전시 내각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격,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생사, 이스라엘군 사상자 등에 대한 우려에서 이 같은 압박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하마스 “이스라엘 소행”… 이 “이슬라믹 지하드 오폭”

    하마스 “이스라엘 소행”… 이 “이슬라믹 지하드 오폭”

    수백 명의 민간인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 병원 참사의 책임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또 다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에 돌렸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가자시티 남부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수백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번 사고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가 발사한 로켓의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슬라믹 지하드의 다우드 셰하브 대변인은 “이 지역에서 알쿠드스 여단의 작전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알쿠드스 여단은 이슬라믹 지하드 산하의 무장조직으로 하마스로 치면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에 해당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슬라믹 지하드는 1980년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점령에 맞서 싸우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단체다. 이란은 하마스와 PIJ 두 단체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미국은 두 단체를 모두 테러조직으로 간주한다. 배후나 경위를 불문하고 폭격이 있었다면 이번 사태가 명백한 전쟁범죄 정황이라는 데 국제사회의 이견이 없다. 국제인도법의 대원칙인 제네바협약은 전쟁에서 전투력을 잃은 군인까지 포함해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살상을 금지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제네바협약 비준국이다.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거나 이들의 무기를 보관하고 있다는 이유로 병원을 공격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무엇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아흘리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렸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WHO는 “입원 환자들의 위중한 상태와 구급차·인력·병상 수용력 등을 고려할 때 대피령에 따르는 것은 불가능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남부에 있는 알아흘리 병원은 성공회에서 선교 업무를 맡은 의사들이 1882년 설립한 곳으로 오랜 분쟁의 역사를 지닌 가자지구에서 전쟁 사상자를 치료해 온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80개의 병상을 갖췄으며 전란 중에 갈 곳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돌보는 대피소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 “中, 탈북민 추가 강제북송 안 돼” 유엔 인권 활동가들 성명…터너 특사 “추가 북송 막는 데 집중”

    “中, 탈북민 추가 강제북송 안 돼” 유엔 인권 활동가들 성명…터너 특사 “추가 북송 막는 데 집중”

    중국이 600여명의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송환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가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는 가운데 유엔에서 활동하는 인권 전문가들이 중국에 추가 강제송환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유엔에서 활동하는 인권 전문가 18명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대다수가 여성인 탈북자 수백명을 중국이 강제로 돌려보냈다는 보도가 우려스럽다”며 “국제법상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탈북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 인권단체들이 반복적으로 강제송환 중단을 요구했는데도 송환이 이뤄졌고, 다른 수백명이 여전히 구금 상태에서 강제송환될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고문 및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굴욕적 대우나 처벌, 사형과 강제 실종과 같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중국이 강제송환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고문 및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굴욕적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과 1951년 난민협약, 1967년 난민협약 의정서에 서명한 당사국임을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북한을 향해 “본국으로 돌아온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고문과 강제 실종, 자의적인 구금을 금지하고 공정한 재판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명에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강제 및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 의장과 부의장, 여성 및 여아 차별에 관한 실무그룹 의장과 부의장,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의장 등이 참여했다. 6년 9개월 만에 공석이던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에 취임해 지난 16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줄리 터너 특사도 이날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를 규탄했다. 터너 특사는 이날 오전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대표, 손명화 6·25국군포로가족회 대표, 황인철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북한에 10년째 억류된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씨 등을 만나 납북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최 대표는 터너 특사에게 전후 납북자 516명의 명단과 함께 자체적으로 입수한 평양 시민 명부를 전달했다. 명부에 따르면 전후 납북자 가운데 최소 21명이 평양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보내는 국내 납북자 문제 해결 촉구 서한도 전달했다. 터너 특사는 납북자들의 이름을 미국 국무부 보고서에 넣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너 특사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가진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납북자 문제는) 강제실종이나 자의적 구금, 이동의 자유 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좀 더 체계적인 인권 침해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쓸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너 특사는 ”많은 납북자 가족, 국군포로 가족, 억류자 가족은 물론 탈북민들과 지난 며칠간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며 “이들의 요구사항에 우선순위를 두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있을 추가 북송을 막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 정부에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수술 중 천장 무너졌다” “학살” 가자 병원은 ‘평화의 안식처’였는데…

    “수술 중 천장 무너졌다” “학살” 가자 병원은 ‘평화의 안식처’였는데…

    “우리는 수술 중이었다.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력충돌을 빚는 가자지구 안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병원에서 일하는 한 의사는 17일(현지시간) 500명에 이르는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폭발 참사 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가산 아부 시타 박사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건 학살”이라고 말했다. 상당수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상태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데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외신들에 따르면 폭발 당시 병원 건물 안팎에는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전쟁 통에 몸을 피할 곳을 찾아온 피란민들이 많았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또 다른 의사는 BBC 방송에 현장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생존자들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태느라 현재 이 병원 안은 텅 비어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격 후 성명을 내고 “환자를 치료하고 난민을 수용하던 병원에 폭발이 발생한 것에 충격받았다”며 “병원과 수많은 환자, 의료 종사자,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이 충격적인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은 표적이 아니다. 이 유혈 사태는 멈춰야만 한다. 더는 안된다”라고 호소했다. 이 병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소수 종파일 수밖에 있는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가 운영하는 곳이다. 교구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의 중심부에 있는 알아흘리 병원은 1882년 설립돼 80개의 병상을 갖췄다. 40세 이상 여성의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과 이동식 클리닉 등 이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구 홈페이지에는 “세계에서 가장 갈등이 깊은 지역의 중심에 있는 평화의 안식처”라며 “가자의 열악한 환경은 특히 두드러지지만 알아흘리 병원은 모든 이에게 평화와 희망의 등불”이라고 적혀 있다. 교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적 비난과 응징을 받아 마땅하다”며 “헌신적인 직원들과 연약한 환자들에 대한 극악무도한 공격에 애도하며 연대해주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아흘리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렸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WHO는“이런 상황에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그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름 없다”며 대피령을 철회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해 왔다. 예루살렘 교구 모금 책임자인 아일린 스펜서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사상자가 너무 많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것 같다”며 “병원이 계속 운영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이번 참사는 어느 쪽의 소행이든 뚜렷한 전쟁범죄 정황으로, 국제법의 허점과 국제사회의 무능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리아 내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최근 전쟁의 와중에 병원이 폭격을 당한 사례는 상당히 많지만 이번만큼 단번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국제인도법의 대원칙인 제네바협약은 전쟁에서 전투력을 잃은 군인까지 포함해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살상을 금지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제네바협약을 비준해 이 규정에 구속된다. 제네바협약과 로마규정을 비롯해 이른바 ‘전쟁법’으로 불리는 국제인도법 체계는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군사적 위협 때문에 병원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전투원을 숨기거나 진지 역할을 하는 등 용도가 바뀐 특수한 경우에 국한된다.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거나 이들의 무기를 보관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의료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국제인도법 해석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병원을 노린 경우 ▲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경우 ▲ 확인된 군사적 위협보다 대응이 과도한 경우 ▲ 임박한 공격에 대한 사전 경고가 없는 경우는 심각한 법 위반으로 전쟁범죄 혐의의 구성요건이다. 시리아 내전에서 병원 폭격을 추적해온 미국 싱크탱크 애슬랜틱 카운슬의 엘리스 베이커 연구원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이 전쟁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알아흘리 병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현재 공신력 있는 보도를 보면 그 병원은 금방 식별할 수 있는 곳에 잘 지어져 있었고 봉쇄 속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던 곳으로 알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아흘리 병원을 파괴하고 그 안에 있던 수백명을 살해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사실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에서는 국제법의 실효성에 실망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쟁이라고 할지라도 법이 있다”며 민간인 보호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지하면서도 ‘전쟁법’(무력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을 지키라고 주문했다. 전쟁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이번 참극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스라엘 ‘악마의 백린탄’ 투하 증거…피할 곳 없는 가자 주민들 (영상)

    이스라엘 ‘악마의 백린탄’ 투하 증거…피할 곳 없는 가자 주민들 (영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맞서 보복 공습에 나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유독성 백린탄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백린탄 사용 직접 증거가 될 동영상이 새로 공개됐다.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AA)과 온라인 기반 레드미디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가자지구 리말 근처 항구를 폭격하면서 백린탄을 사용했다. 인화성 물질인 백린(白燐)을 원료로 하는 백린탄은 산소가 고갈되지 않는 이상 계속 연소하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다. 또 백린탄이 터진 주변의 공기만 마셔도 사람은 호흡기에 치명상을 입는다. 몸에 닿으면 뼈와 살이 녹는 심각한 화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무서운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린다.이스라엘군은 민간 어선도 밀집한 가자 항구에 백린탄을 퍼부었다. 백린탄 투하 장면은 현지 폐쇄회로(CC)TV 등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앞서 10일 가자지구 주민과 친팔레스타인 인권단체,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스라엘군이 국제협약에서 금지한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백린탄 폭격으로 불바다가 된 가자지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백린탄 사용 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고, 친이스라엘 진영에서는 팔레스타인이 퍼뜨린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자지구 내 항구 공습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의 백린탄 폭격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이스라엘은 ‘전쟁범죄’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백린탄은 제네바협약과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에 따라 주거지역이나 민간인 밀집시설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연막·조명 목적의 백린탄 사용까지 막는 규정은 없다. 상황에 따라 사용 가능 범위가 모호한 데다 화염이 비처럼 쏟아지는 시각적 강렬함 탓에 무력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백린탄 사용 여부가 논란이 돼왔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해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가 민간시설에 백린탄을 썼다고 비난했지만, 러시아는 줄곧 “국제협약을 위반한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연막용 또는 가자항에 기지를 둔 팔레스타인 해군경찰 타격용이었다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은 면할 수 없다. 이와 별도로 이스라엘군은 같은날 가자지구 북부 민간인 주거지역에도 백린탄을 투하했다. 해당 장면은 팔레스타인 프리랜서 언론인 모하메드 엘 사이페의 카메라에 포착됐다.7일 하마스의 기습 침공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상대로 밤낮없이 폭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10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군 장병과 만나 “나는 모든 (전투) 제약을 해제했고, 우리는 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며 “이제 전면공격을 시작한다”며 보복 작전 투입 부대에 사실상의 ‘백지 위임장’을 내주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보복에 따라 ‘창살없는 감옥’에 갇힌 가자지구에선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모스크와 주택, 병원, 학교 등을 대상으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11일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만 1200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5600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 약 300명은 아동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로 연료가 바닥나면서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 가동이 중단됐고 주 전력이 끊겼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특히 의료 공백을 우려했다.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완전 정전이 임박하면서 가자지구 내 병원이 “거대한 묘지로 변할 것”이라고 ICRC 관계자는 호소했다. ICRC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봉쇄는 민간인이 필수적으로 누려야 할 식량과 에너지 등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적십자의 구호 인력이 활동할 여건을 만들어줄 것을 촉구했다.한편 가자지구의 유일한 탈출구인 라파 통행로를 개방하라는 요구가 빗발침에도, 이집트는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를 우려하며 이를 망설이고 있다. 라파는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이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가자지구 나머지 지역은 바다와 40㎞ 길이의 장벽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의 이동을 제한해 왔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인도주의적 목적인 경우에 한해 라파 국경을 개방했다. 특히 라파 통행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선언하면서 물과 식량 등 구호 물품이 오가는 유일한 통로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라파 통행로 인근을 공습하면서 이집트는 이곳을 무기한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언론과 정치인들은 (대규모 난민 유입이) 이집트가 원하지도 않고 감당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집트의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책임이며 어떤 상황에도 타협이나 안일함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시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모스타파 바크리 의원은 “이집트의 안보와 국토를 위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시나이반도로 수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현재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자국민 500~600명 중 일부를 라파로 대피시키기 위해 이스라엘, 이집트 정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포토] 이어진 이스라엘 보복공격…연기 솟는 가자지구

    [포토] 이어진 이스라엘 보복공격…연기 솟는 가자지구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으로 첨탑만 앙상하게 남겨진 가자지구 건물 뒤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계속되면서 가자지구는 곳곳이 폐허로 변하고 있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닷새째 무력 충돌 중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거지역에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백린탄을 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당국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지구 북부 카라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해 국제적으로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엑스(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쏜 백린탄이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인권운동가 라미 압두는 중심도시 가자시티 북서부 인구밀집지역에서 촬영했다며 곳곳에 채 꺼지지 않은 불티가 도로 곳곳에서 연기를 내뿜는 주택가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스라엘군이 이번 충돌에 개입한 레바논 남부의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백린탄을 쐈다는 주장과 관련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인(P)을 주성분으로 하는 백린탄은 산소와 접촉해 불이 붙으면 대량의 열과 열기·섬광이 발생하고 소화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이어서 제네바협약과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에 따라 주거지역이나 민간인 밀집시설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조명·연막 목적의 백린탄 사용까지 막는 규정은 없다. 상황에 따라 사용 가능 범위가 모호한 데다 화염이 비처럼 쏟아지는 시각적 강렬함 탓에 무력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백린탄 사용 여부가 논란이 돼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가 민간시설에 백린탄을 썼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줄곧 “국제협약을 위반한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하마스와 교전 과정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009년 1월 가자지구 내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RWA) 단지에 백린탄을 쏴 구호품을 태운 사실을 인정하고 고위 지휘관 2명을 징계한 적이 있다. 하마스가 점령한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과거와 달리 학교와 모스크·병원 등 다수 민간인 피해가 예상되는 지점을 경고 없이 폭격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가자지구 내 건물 168곳이 파괴됐고 이 가운데 병원이 7곳, 학교는 48곳이라고 팔레스타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몇몇 고층건물을 제외하면 사전에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공습 경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특정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했지만 과거처럼 구체적으로 알리지는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 “‘악마의 무기’ 백린탄 투하, 가자 불바다”…이스라엘 보복 공습 (영상)

    “‘악마의 무기’ 백린탄 투하, 가자 불바다”…이스라엘 보복 공습 (영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응해 일명 ‘철의 검’ 보복작전에 돌입한 이스라엘이 민간인 주거지역에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유독성 백린탄을 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 금융 전문가이자 유럽-지중해 인권 단체 ‘유로메드 인권 모니터’ 설립자인 라미 압두는 10일(현지시간) 오후 1시쯤 가자지구 북서부 인구 밀집 지역에 이스라엘군이 백린탄을 투하했다며 관련 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했다. 같은날 밤 아부 알자이드라는 이름의 가자지구 주민도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지구 서쪽 민간인 주거지역 무카바라트에 백린탄 폭격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그는 “집 베란다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화염에 휩싸인 주택가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와 관련해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스라엘군이 국제협약에서 금지한 백린탄을 사용했다며 비난 성명을 냈다. SNS에선 이스라엘군이 이번 충돌에 개입한 레바논 남부의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백린탄을 쐈다는 주장과 관련한 동영상도 확산했다. 다만 이는 진위가 확인된 바 없다.소이탄은 사람이나 시가지·밀림·군사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한 탄환류다. 충전물 종류에 따라 테르밋 소이탄, 백린탄 등으로 나뉜다. 알루미늄과 산화철 혼합물인 테르밋이 충전된 테르밋 소이탄은 연소시 온도가 2000~2500℃에 달한다. 소이탄에 붙은 불을 끄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인화성 물질인 백린(白燐)을 원료로 하는 백린탄은 소화가 더 어렵다. 산소가 고갈되지 않는 이상 계속 연소하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다. 또 백린탄이 터진 주변의 공기만 마셔도 사람은 호흡기에 치명상을 입는다. 몸에 닿으면 뼈와 살이 녹는 심각한 화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무서운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린다. 이런 이유로 제네바협약과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에 따라 주거지역이나 민간인 밀집시설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연막·조명 목적의 백린탄 사용까지 막는 규정은 없다. 상황에 따라 사용 가능 범위가 모호한 데다 화염이 비처럼 쏟아지는 시각적 강렬함 탓에 무력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백린탄 사용 여부가 논란이 돼왔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해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가 민간시설에 백린탄을 썼다고 비난했지만, 러시아는 줄곧 “국제협약을 위반한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이스라엘군은 이번 하마스와 교전 과정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2009년 1월 가자지구 내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RWA) 단지에 백린탄을 쏴 구호품을 태운 사실을 인정하고 고위 지휘관 2명을 징계한 적이 있다. 한편 하마스가 점령한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과거와 달리 학교와 모스크·병원 등 다수 민간인 피해가 예상되는 지점을 경고 없이 폭격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가자지구 내 건물 168곳이 파괴됐고 이 가운데 병원이 7곳, 학교는 48곳이라고 팔레스타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몇몇 고층건물을 제외하면 사전에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공습 경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특정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했지만 과거처럼 구체적으로 알리지는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 제네바 몽블랑 다리에서 만난 철학자 [한ZOOM]

    제네바 몽블랑 다리에서 만난 철학자 [한ZOOM]

    스위스의 수도는 어디일까? 아마도 ‘제네바’(Geneva)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정답부터 말하면 스위스의 수도는 제네바가 아니다. 스위스에는 법률에서 정한 공식적인 수도가 없다. 단지 ‘베른(Bern)’이 사실상 수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제네바를 스위스의 수도로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그 만큼 제네바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유엔유럽본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노동기구(ILO)와 같은 국제기관이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같은 정부간 기구들도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그래서 제네바가 글로벌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제네바를 스위스의 수도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강이 서울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제네바에는 론강(Rhone River)이 도시의 중심을 가로지른다. 알프스 산맥에서 내려온 물은 레만호수를 지나 론강으로 들어오는데, 제네바 중심에서 레만호수가 끝나고 론강이 시작된다. 그리고 레만호수와 론강이 만나는 지점에 남쪽 구시가지와 북쪽 몽블랑 거리를 연결하는 몽블랑 다리(Mont Blanc Bridge)가 놓여 있다. 제네바 국제공항에서 케냐로 향하는 일정에 약 두 시간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천천히 몽블랑 다리를 걸으면서 지인이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가을바람과 론강의 물살 때문인지 몽블랑 다리가 출렁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도착한 곳은 몽블랑 다리 중간에 있는 작은 섬이었다. 루소섬이라고 불리는 이 섬의 가운데는 제네바공화국 출신의 계몽주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의 동상에 세워져 있었다. 장자크 루소의 등장 루소는 1712년 스위스 제네바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루소를 낳은 지 며칠 후 숨을 거두었고, 루소가 열살이 되던 해 아버지도 집을 나가버렸기 때문에 루소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우리 말에 한량(閑良)이라는 표현이 있다. 고려 말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무반’을 의미했고, 후에는 ‘일정한 직업도 없이 놀고먹는 양반’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루소가 그랬다. 초년기 그는 자신도 인정했던 것처럼 한량 그 자체였다. 본인은 세상 모든 직업에 어울리지 않았고, 직업을 유지하기 위한 인내심과 끈기조차 부족했다고 고백한 적도 있었다. 그에게 있어 유일한 낙은 독서와 산책이었다. 루소는 제네바와 파리를 오가며 방황을 계속 했다. 그리고 1749년 서른일곱이 되어서야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회계약 이론과 시민혁명 루소는 1754년 프랑스 디종 아카데미에 제출한 논문 ‘인간 불평등의 기원론’으로 귀족과 사회지도층으로부터 엄청난 저항과 비난을 받았다. ‘인간의 불평등은 왜 생기는 것일까’라는 주제에 대해 루소는 ‘인간은 자연에서 평등하게 살고 있었는데,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회를 만들었고 그 때문에 불평등이 생겨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배층은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었고 사회 불평등은 점점 더 커져갔다’라고 주장했다. 절대왕정과 귀족정치 질서를 정면으로 반박했던 루소는 결국 프랑스를 떠나 고향인 제네바로 돌아갔다. 그러나 제네바에서도 루소는 지도층의 멸시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1762년 루소는 그의 역작 ‘사회 계약론’을 출간했다. 루소는 사회질서의 불합리성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인간의 자유가 억압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소는 사회에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하는 ‘일반의지’가 존재하며, 모든 구성원이 주권자로서 정치에 참여해 일반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인민주권(人民主權)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절대왕정의 시대에 권력의 주인이 민중에 있다는 루소의 이론은 당시로서는 불온한 사상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프랑스 시민혁명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으며 현재 민주주의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루소는 프랑스 혁명을 보지 못하고, 1778년 숨을 거두었다.  루소와의 대화 루소섬을 떠나 제네바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머릿속에는 다음 일정보다는 루소섬에서 바라본 루소의 얼굴이 계속 맴돌았다. 세상을 떠난 후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루소는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民主主義)를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졌다. 자신이 주장한 일반의지가 실현된 사회제도라고 생각할지,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주장에 가까운 사회제도라고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죽은 철학자와 살아있는 대화가 하고 싶어졌다. 
  • 경기도 DMZ 인근에 ‘UN 사무국’ 생길까…김동연 관심에 이목 집중

    경기도 DMZ 인근에 ‘UN 사무국’ 생길까…김동연 관심에 이목 집중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유엔(UN) 제5사무국’을 유치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남북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DMZ가 세계 평화와 생태의 성지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DMZ 인근에 UN 제5사무국을 유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차근차근 관련 계획 등을 세워 실행하겠다는 게 도의 생각이다. 도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의 의지에 따라 유치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내부 검토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20일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서 열린 ‘2023 에코피스 포럼’ 기조 대담의 좌장으로 참여해 “지난번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유엔 제5사무국 유치 제안이 있었는데, 아시아에 없는 유엔 사무국을 DMZ 인근에 유치하는 게 굉장히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유엔 본부는 미국 뉴욕과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빈과 케냐 나이로비 등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아시아에는 아직 사무국이 없다. 유엔 사무국은 평화유지 기구를 조직하는 것을 비롯해 국제분쟁 중재 등 유엔이 다루는 다양한 일을 한다. 특히 경제와 사회적 흐름을 조사하고 인권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연구도 수행한다.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이슈를 주제로 국제회의를 준비하고 그 회의의 연설을 유엔의 공식 언어로 통역하고 관련 자료를 번역하는 일도 한다. 김동연 지사는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고 불과 5년 만에 남북 관계는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생태의 가치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며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DMZ가 (유엔 사무국 유치를 통해) 세계 평화와 생태의 성지가 될 수 있는 상상력을 발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 리비아 적신월사 “대홍수 사망자 1만 1300명”…“기상 예보만 작동했더라도…”

    리비아 적신월사 “대홍수 사망자 1만 1300명”…“기상 예보만 작동했더라도…”

    리비아 적신월사는 동부 지중해 연안도시 데르나의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 1300명으로 급격히 늘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AP 통신이 보도한 데 따르면 리비아 적신월사 사무총장은 전화 통화에서 데르나 시에서는 사망이 확인된 사람 이외에 추가로 1만 1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종 사망자 수는 최대 2만명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데르나에서는 지난 10일 열대성 폭풍이 동반한 폭우로 인해 상류의 댐 두 개가 잇따라 붕괴하면서 도시의 20% 이상이 물살에 휩쓸리는 참사가 벌어졌다. 참사 이후 구조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전날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1만 8000명에서 최대 2만명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데르나의 인구가 12만 5000명 안팎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런 추정치가 현실로 드러날 경우 주민 6명 중 한 명 꼴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한편 기상 경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진단이 나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단위의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기상 당국이 제 기능을 했다면 홍수로 인한 대부분의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정치적 문제로 기상 경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기상 서비스가 제대로 운영됐다면 홍수 위기가 다가올 때 경보를 발령했을 것이고 비상관리군은 국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기상예보 시스템 개선 작업을 돕기 위해 리비아 당국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실현하지는 못했다”며 “국가 안보 상황이 불안한 점이 요인”이라고 했다. 이어 “분쟁을 겪는 다른 국가들도 기상예보 시스템 실정이 리비아와 유사하다”면서 “조기 경보 체계를 갖추지 않아 위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리비아 홍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비상기금 200만 달러(약 26억 5800만원)를 현지에서 집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리비아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재난으로 인해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며 생존자들의 건강을 보호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비상기금을 집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WHO는 이미 리비아 내에 쌓아둔 구호품을 재난 현장으로 보냈고, 외상 치료와 응급 수술 등에 필요한 의료품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물류 허브에서 리비아로 이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기구와 각국은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CERF) 1000만 달러(132억원)를 홍수 대응에 쓰기로 했고 급파할 구조팀을 편성 중이다. 유럽연합(EU)은 50만 유로(7억원)의 인도적 지원금을 전달한다. 독일과 루마니아, 핀란드는 천막과 야전 침대, 이불, 발전기, 식료품 등을 리비아에 제공했다. 영국은 100만 파운드(16억원) 상당의 긴급구호 패키지를 발표했고 미국은 구호단체에 긴급자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요르단과 튀니지, 쿠웨이트, 알제리 등 주변 나라들도 의약품과 식량, 의류 등과 함께 구조팀을 보냈다.
  • 자연보호부터 순환경제까지… 물 관리는 기후재난 대응 ‘시험대’[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자연보호부터 순환경제까지… 물 관리는 기후재난 대응 ‘시험대’[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환경부의 모태는 1967년 보건사회부 환경위생과에 설치된 공해계이다. 당시 부서원은 4명이었지만 산업화 흐름에 맞춰 인원 증원이 이뤄졌다. 1973년 공해계가 위생국 내 공해과로 바뀌며 부서원이 9명으로 늘었다. 1977년에는 차관 직속 환경관리관(2급)을 설치하고 환경관리관 밑에 환경기획·대기보전·수질보전 담당보좌관을 두면서 관련 인원이 23명으로 늘었다. 1980년 환경청이 출범했다. 이어 10년 만인 1990년 환경처 격상이 이뤄졌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 등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1994년 환경부로 승격했다. 이때 부처 인원이 1373명이다. 2018년 물 관리 기능이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되었다. 현재 환경부는 ‘3실 3국 9관 46과 4팀’ 체제로 소속 기관과 외청을 포함해 총 4087명의 환경 공무원들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깨끗한 물과 공기로 상징되던 환경부의 업무영역은 탄소중립 이행, 녹색 경제 전환, 국민의 안전과 용수 공급을 책임지는 물 관리,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전 영역을 포괄한다. 기후 위기로 비일상이 일상화된 시대에 환경 재난이 전 세계의 핵심 이슈로 대두되면서 환경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지만 현 정부 들어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지난해 서울 도심 침수와 올해 7월 집중호우 당시 하천 범람으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며 물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가뭄과 폭우가 반복되는 일상에서 수질 보전 문제를 넘어 체계적인 물 공급과 수량 관리, 국민 안전을 담보할 과제를 안게 됐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슬기로운 자원 생활과 훼손 없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자연환경 보존도 핵심 역할이다. 댐 건설 재개와 4대강 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등을 놓고 갈등이 고조된 환경단체와의 관계 재설정도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됐다. 장차관 직속 임상준 차관은 지난 7월 3일 국무조정실 출신으로는 첫 환경부 차관에 임명됐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국정과제 수립에 참여했다. 국정과제비서관을 역임해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특히 정무적 판단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무조정실에서 물 관리 일원화와 가리왕산 복원 등 현안에 대한 이견 및 갈등 이슈를 조정한 경험이 많고 규제 개선에 적극적이다. 관행과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깨고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한다. 외강내유 형으로 첫인상은 날카롭지만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으며 자유로운 토론을 즐긴다. 김정환 대변인은 조용한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대기·폐기물·온실가스 관리·기후경제 등 다양한 환경 현안을 경험해 내공이 탄탄하다. 정책홍보팀장으로 일하던 당시 돋보이는 활동으로 환경부 내에서는 준비된 대변인으로 꼽혀왔다. 열린 사고와 깔끔하고 균형 잡힌 업무 처리로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핵심 파악과 업무 조율이 뛰어나고 업무나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경청형’ 리더십을 실천해 같이 일하고 싶은 이로 꼽히는 단골 간부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후배들의 고민 해결에 적극적인 편한 선배로 불린다. 기획조정실 지난달 25일 단행된 환경부 1급 인사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간부가 손옥주 기획조정실장이다. 환경부 출신이 아닌 데다 수자원 전문가로 통하는 손 실장이 기조실장에 임명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강한 추진력이 꼽힌다. 기술직으로는 드물게 활동력과 친화력이 뛰어나고 소통할 줄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토교통부에서 운영지원과장을 맡았을 정도로 신망이 높고 선이 굵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8년 물 관리 일원화로 국토부 조직이 환경부로 이관될 당시 잔류 요청이 쇄도했지만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며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다양한 경력으로 환경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다. 기술 전문가일뿐 아니라 소통 전문가로 합리적이고 친근한 리더로 평가받는다. 이채은 정책기획관은 환경부의 ‘해결사’로 불린다. 기획재정담당관과 물정책총괄과장, 자원순환정책과장 등 주무과장을 두루 거쳤다. 정확한 상황 판단과 논리적·체계적인 대응 논리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뛰어나 현안이 생겨날 때마다 구원투수로서의 등장이 잦아지고 있다. 행시 출신에 학구파인 데다 다양한 실무 경험이 더해지면서 기획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사 구분이 명확하다. 업무 처리는 꼼꼼하고 깐깐하지만 업무 외적으로는 겸손하고 상대방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가 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소탈함으로 대내외 신망이 높아 환경부를 이끌 리더로 꼽힌다. 기후탄소정책실 이창흠 기후탄소정책실장의 장점으로는 ‘형님 리더십’이 꼽힌다. 누구와 만나도 30분 내 우군으로 만들 만큼 친화력이 탁월하다.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유엔개발계획(UNDP) 환경자문관을 거쳐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고 대내외 소통을 통한 환경부 현안 해결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환경규제 혁신 등을 추진하면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갈등 조정 등을 주도했다. 기후 변화와 녹색성장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경제의 상생과 혁신에 관심이 높다. 부드럽고 차분한 성격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간부로 꼽힌다. 한번 맺은 인연은 평생 간다는 것이 생활 신조다. 외모가 출중해 곤혹스러운 일을 겪기도 하지만 싫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영석 기후변화정책관은 대기·폐기물·먹는 물 등 환경 분야뿐 아니라 인사, 홍보 등을 섭렵했다. 본부 주요 부서뿐 아니라 지방청장을 거쳐 핵심 파악과 업무 조율 능력이 뛰어나다. 전문적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통한 사고와 균형 잡힌 업무 처리가 장점이다. 복잡한 상황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고 직원들과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쓴다.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로 따르는 직원들이 많다. 전형적인 외유내강 형으로 업무 처리에서 똑소리가 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경산업·경제분야 경험·전문성 겸비 장기복 녹색전환정책관은 개방형 직위로 환경부와 연을 맺었다. 26년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근무하며 환경산업·경제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주도했고 탄소중립 이행에 필수적인 녹색금융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 정선화 대기환경정책관은 환경부 여성 공무원 중 ‘선두 주자’로 꼽힌다. 약학 전공자로 기획재정담당관, 대변인, 정책기획관 등을 거치며 업무에 대한 균형과 폭넓은 시야를 자랑한다. 위기 대응에 필요한 판단력과 순발력이 강점이다. 영산강청장을 역임해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관계부처 등 인적 네트워크가 넓고 이해관계 조정·통합 및 갈등 관리 역량이 뛰어나다. 밝고 활달한 성격과 친화력으로 직원과 격의 없이 소통해 후배들이 잘 따른다. 물관리정책실 박재현 물관리정책실장은 수자원정책국장, 한강홍수통제소장, 물환경정책국장 등 물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수자원개발기술사, 관련 학위 등을 보유한 물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로 과학적인 물 관리를 위한 주요 정책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남부 지방의 심각한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가뭄대책 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무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업무 지시가 명확해 일 처리가 깔끔하다. 조용하지만 크로스 체크로 위험을 사전 파악하는 등 업무에 진지하고 신중하게 접근한다. 2022년 ‘닮고 싶은 간부 공무원’에 선정되는 등 롤모델 간부로 정평이 나 있다. ●순환자원 인정제도 활성화 이끌어 김고응 물통합정책관은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UNESCAP) 환경정책 전문관과 국제협력과장 등을 지내 국제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장관비서관, 운영지원과장 출신으로 조직 관리 및 대내외 소통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적극행정제도를 활용해 순환자원 인정 요건 및 절차 간소화, 순환자원 인정 확대 등 순환자원 인정제도 활성화를 이끌었다. 겉보기와 달리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신망이 높다. ●대통령실·총리실 등 요직 두루 거쳐 김종률 물환경정책관은 기후 변화·생물 다양성·대기 등 환경 현안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대통령실·총리실·외교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국제적 감각과 균형 잡힌 업무처리 능력이 강점이다. 환경부 대변인이던 당시 기자들과 술이 아닌 토론을 통해 내공을 발휘하는 등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합리적이고 세밀한 업무 능력과 즐겁게 일하는 업무환경 조성을 강조한다.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리더’에 세 차례 선정됐고 ‘테니스 마니아’로 운동을 통한 교감에 적극적이다. 김구범 수자원정책관은 하천운영과(하천), 수자원관리과(홍수), 수자원개발과(댐) 등을 거쳤다. 수자원 분야의 풍부한 실무 경험과 해외 수문학 박사로서의 학문적 지식까지 갖춘 수자원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기후위기 시대에 치수 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댐·하천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을 기획·추진한 주역이다.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는 댐·하천 관리, 홍수 대응 업무 등을 처리할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계획 수립 핵심 국 단위 조직 안세창 자연보전국장은 기후변화정책관을 두 번 맡아 ‘2050 탄소중립 및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교통환경과장, 수도권대기환경청장 등 환경부 내 대표적인 기후·대기 전문가로 꼽힌다.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며 꼼꼼하고 신속한 일 처리 덕분에 ‘믿을맨’으로 불린다. 온화한 성품으로 상하 관계가 부드러우며 정확한 업무 지시로 직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조현수 자원순환국장은 유역총량과장·폐자원에너지과장·환경보건정책과장·녹색전환정책과장 등 다양한 사업부서 경험으로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 불필요한 형식과 절차 대신 효율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선호하며 조용한 카리스마로 업무를 주도한다. 유머를 잃지 않는 외유내강형 간부로 현안을 묵묵히 처리해 직원들이 잘 따른다. 기업·시민사회 등과의 이견을 조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해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황계영 환경보건국장은 법학 석·박사 학위자이자 자연, 물, 보건·화학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환경 전문가로 내공이 깊다. 화력발전소 등 환경오염 취약지역에 대한 선제적 건강영향조사 추진과 합리적인 유독물질 지정·관리를 위한 ‘화학안전제도 개편 방안’, 층간소음 기준 개정안 마련 등을 주도했다. 직원과의 소통에 진심을 다하며 원칙과 소신에 기반한 업무 추진과 날카로운 정무적 감각을 겸비해 조직 내 신뢰가 두텁다. 주중국 대사관으로 해외 파견 중이던 2019년 환경부 내 ‘닮고 싶은 간부 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야, ‘오염수 저지’ 미국·유럽 순방 의원단 출국…국제 여론전 강화

    야, ‘오염수 저지’ 미국·유럽 순방 의원단 출국…국제 여론전 강화

    야당이 미국·유럽 순방 의원단을 꾸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국제 여론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대책위)와 정의당 ‘후쿠시마 오염수 무단 투기 저지 태스크포스’(TF)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정의당, 시민사회는 굳건한 국제연대를 위해 미국과 유럽, 일본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이용선·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은 14일부터 19일까지 3박 6일 동안 미국 뉴욕을 방문해 현지 정치인들과 면담하고, 국제연대 촛불집회·재외동포 간담회·세계시민 기후행진에 참여할 계획이다. 18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정상회의에 앞서 오염수 의제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대책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 등은 15일부터 19일까지 영국 런던,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다. 이들은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을 만나고 유엔인권이사회 특별조사관 등과 면담한다. 대책위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차 방류가 종료됐다. 7800톤의 오염수가 어떠한 국제사회의 동의도 없이 바다에 버려진 것”이라며 “이마저도 후쿠시마 원전에 저장된 오염수 130만톤의 0.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걱정하는 국민과 우려하는 전문가를 산수도 모르는 바보로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일본은 당장 끊임없이 원자로에 흘러 들어가는 빗물과 지하수부터 차단해야 한다. 줄일 수 있는 핵오염수 발생량을 그대로 둔 채 해양오염 범죄행위를 하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세계시민께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5일 한일의원연맹 연차 합동총회에 참석하는 윤호중 민주당 의원(간사장) 등 야당 의원들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한 우려를 총회에서 전달할 계획이다.
  • 우크라 망명 러 조종사에…“귀순 의사 70% 늘어”

    우크라 망명 러 조종사에…“귀순 의사 70% 늘어”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군 조종사 덕에 러시아인들의 귀순 의사가 급증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가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안드리 유소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HUR) 대변인은 전날 자국 ‘라디오 스보보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소우 대변인은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망명을 장려하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 ‘호추지티’(나는 살고 싶다)의 핫라인에 대한 일일 접수 건수가 70%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호추지티 프로젝트의 핫라인 외에 다른 연락 수단으로도 망명 신청이 상당히 늘었다며 “Mi-8 헬기 조종사가 성공적으로 망망한 뒤 이같은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러시아 군인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러시아 육군 항공대 제319 헬리콥터연대 소속 Mi-8 헬기 조종사 겸 지휘관이었던 막심 쿠즈미노프(28) 대위는 지난달 9일 자신의 헬기와 거기에 실려 있던 전투기 부품을 갖고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이 그와 그의 헬기뿐 아니라 그의 가족인 부모를 우크라이나로 데려오기 위해 반년 넘게 공들인 코드명 ‘신니차’(Synytsia·박새) 작전의 결과다. 쿠즈미노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크라이나인뿐 아니라 러시아인 모두에 대한 대량 학살임을 깨닫고 망명을 결심하고 우크라이나 측에 먼저 연락했다. 그는 자신과 부모에 대한 안전 보장과 보상을 약속받고 망명을 준비해 왔다. 망명 계획을 지지한 부모는 먼저 비밀리에 러시아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건너간 상태였다. 정기적으로 러시아 미그 전투기 부품을 실어나르는 헬기를 조종하던 그는 당시 임무 중 우크라이나 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그의 헬기에는 부하 2명이 타고 있었지만, 국경을 넘어 러시아군으로부터 총격을 받기 전까지 이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비무장 상태였고, 조종사인 그를 제외한 누구도 헬기를 조종할 기술이 없어 착륙할 때까지 대항하지 못했다.갑작스러운 러시아 측 사격에 팔과 다리에 총상을 입은 쿠즈미노프는 조종간을 꼭 잡은 채 자신의 부하들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괜찮다. 여기 좋은 사람들이 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그렇게 그는 약 20㎞를 더 헬기를 이동시켜 우크라이나 당국과 사전 약속한 장소에 착륙시켰다. 그러나 러시아군에 보복당할 것을 두려워한 그의 부하들은 헬기가 착륙하자 러시아로 돌아가겠다며 그를 공격하고 급기야 헬기에서 내려 러시아 국경을 향해 탈출을 시도하다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쿠즈미노프는 이번 망명으로 50만 달러(약 6억6700만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돈(약 1848만 흐리우냐)을 보상금으로 받았다. 앞서 우크라이나 의회는 호추지티 프로젝트의 일부로,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군사 장비를 가져온 망명 군인에게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보상금 규모는 전투기 100만 달러, 헬기 50만 달러 등 장비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편 호추지티 핫라인은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예비군을 대거 동원한다고 발표하기 직전 개설된 것으로, 직통전화와 텔레그램을 통해 운영된다. 러시아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로스콤나조르)이 지난해 10월 중순 해당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는데, 그때까지 신청 건수는 2000건 이상이었다고 당시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군인들은 그후로도 우회 접속 등을 통해 호추지티 핫라인에 망명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월까지 이 프로젝트에 신청한 러시아 군인은 약 1만 명에 달한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기관인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기관의 정기적인 접속 차단 시도에도 해당 사이트에는 1400만 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그중 84%는 러시아 영토의 방문자였다.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에 항복을 원하는 러시아 군인들을 위해 핫라인과 챗봇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10명의 상담원이 신청서를 받고 처리하면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전문가들이 협조에 나선다. 핫라인에는 러시아 군인의 가족이나 애인들이 연락하는 사례도 있다.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뒤 인터넷이나 통신에 접근할 수 없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발적으로 항복한 전쟁포로들의 구금은 제네바협약의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 이 포로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교환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우크라이나와 일부 유럽연합(EU) 국가에 망명을 요청할 수도 있다.
  • [사설] 약발 안 먹히는 ‘오염수’ 선동, 세상은 달라졌다

    [사설] 약발 안 먹히는 ‘오염수’ 선동, 세상은 달라졌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1차 방류가 어제 끝났다. 원전 측은 19일간 당초 계획한 7800t을 방류했다고 한다. 갖은 우려와 논란 속에 이뤄진 1차 방류지만, 이 기간 별다른 안전사고는 없었고 방류수의 오염 수치도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한다. 향후 30년 이상 이뤄질 긴 여정 속에 일단 다행스런 첫발을 뗀 셈이다. 1차 방류의 무사고를 넘어 눈에 띄는 대목은 이를 바라보는 국내 민심의 변화다. 방류 반대 여론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과거 광우병 사태 때와 같은 극렬한 반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당장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가 날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3차 집회엔 고작 2000명 남짓 모였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첫 집회 7000명과 비교해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염수 투기 저지를 고리로 단식 중이지만 투쟁 동력은 오히려 사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선물세트 예약 현황을 보면 롯데백화점의 굴비 매출은 지난해 추석보다 4배 이상, 건어물 판매량은 3배 이상 늘었다. 장외집회가 열린 지난 주말 해양수산부 주관 ‘수산대축제’가 열린 서울 강서수산시장은 수산물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당초의 우려와 다른 이런 모습은 우선 국민들의 의식이 성숙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와 과학자들의 설명이 이어지면서 선동과 괴담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과학과 상식이 괴담과 선동을 누른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국제여론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이수진ㆍ이용선 의원은 오는 14일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고 우원식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은 16∼20일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와 스위스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를 각각 찾는다. 딱한 노릇이다. 국내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오염수 방류 반대 투쟁이 국제무대에서 통하겠는가. 야당이 국제여론전에 나선다고 해서 이미 방류를 시작한 일본이 방류를 멈출 리 없다. 오히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점검을 철저히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당은 국제적 망신만 자초하지 말고 더이상 괴담과 선동이 통하는 세상이 아님을 깨닫기 바란다.
  • 설욕하는 獨, 구애하는 韓, 추격하는 中

    설욕하는 獨, 구애하는 韓, 추격하는 中

    BMW 차세대 콘셉트카 첫 공개BYD는 ‘실 유’ 선보여 부스 북적모터쇼 첫 데뷔 LG 조주완 사장“가전 노하우 토대로 미래 차 혁신” 4일(현지시간) 개막을 하루 앞둔 ‘IAA 모빌리티 2023’(뮌헨 모빌리티쇼) 행사장인 독일 뮌헨 ‘메세’는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전 세계 미디어와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로 붐볐다. 전시하는 차량을 일반에 공개하기 전 최종 점검하면서 브랜드의 모빌리티 비전을 소개하는 미디어 간담회도 곳곳에서 진행됐다.●안방에서 설욕전 나선 獨제조사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사실상 유럽 최대 모터쇼로 부상한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자동차 산업 전통의 강호였지만 전동화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독일의 제조사들이 ‘설욕전’에 나섰다는 게 첫 번째다. 모처럼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독일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하면서 행사의 무게를 더했다. 뮌헨에 본사를 둔 BMW그룹이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 차세대 콘셉트카 ‘노이어클라세’에 이어 인기 모델인 ‘5시리즈’의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PHEV) 버전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주목을 끌었다. 부스는 BMW만의 독특한 헤리티지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미래적인 모습을 한 노이어클라세를 보려는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주목할 만한 전기차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급 ‘콘셉트 CLA 클래스’도 있다. 벤츠에서 가장 작은 A클래스 크기의 전기차인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국제표준인증(WLTP) 기준 최대 750㎞까지 끌어올렸다. 실리콘 산화물 소재로 양극을 설계한 프리미엄 배터리와 함께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선택지에 포함했다. 럭셔리 브랜드가 저가형 LFP 배터리를 선택지에 포함한 것은 인상적인 장면이다. 주행거리가 다소 짧아지더라도 엔트리급 취지에 맞게 가격을 낮추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세계 2위 완성차 제조사인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포르쉐 등 ‘어벤저스급’ 산하 브랜드를 이끌고 총공세를 펼쳤다. 폭스바겐의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카 ‘ID.GTI’를 공개하며 2027년까지 총 11개의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테디셀러인 ‘티구안’과 ‘파사트’의 PHEV 버전도 공개했다. 아우디도 새 플랫폼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을 적용한 최초의 전기차 ‘Q6 e트론’을 현장에서 선보였다.●주연 같은 조연… 삼성·LG 기술 경쟁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참가하지 않은 한국은 행사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대신 삼성, LG 등의 맹활약 덕에 주연 못지않은 조연으로 대접받았다. 실물 크기의 투명한 자동차 모형을 부스에 전시한 삼성전자는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등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SDI는 배터리 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차세대 전고체 전지와 원통형 ‘46파이’ 배터리의 실물을 선보였다. 국제모터쇼에 처음 데뷔한 LG전자의 조주완 사장은 “롤러블, 플렉서블, 투명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中 전기차·배터리 업체 활약 돋보여 추격자 중국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의 부스는 참가 업체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실 유’(SEAL U)를 포함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공개되는 현장에는 중국 미디어뿐만 아니라 유럽 관계자들로도 북적였다. 유럽은 자동차 헤리티지가 없는 중국을 은근히 내려다보면서도 이들의 추격을 크게 의식하고 있는데, 이런 지점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다. 점유율 세계 1위 기업 닝더스다이(CATL)도 부스를 차리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며 K배터리 대표로 나온 삼성SDI에 맞불을 놨다.
  • [IAA]설욕하는 독일, 구애하는 한국, 추격하는 중국

    [IAA]설욕하는 독일, 구애하는 한국, 추격하는 중국

    미국과 중국에 가려졌던 독일이 모처럼 기술력을 뽐냈다. 한국은 ‘화려한 조연’으로 활약했다.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유럽을 점찍은 중국은 총공세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개막을 하루 앞둔 ‘IAA 모빌리티 2023’(뮌헨 모빌리티쇼) 행사장인 독일 뮌헨 ‘메쎄’는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전 세계 미디어와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로 붐볐다. 전시하는 차량을 일반에 공개하기 전 최종 점검하면서, 브랜드의 모빌리티 비전을 소개하는 미디어 간담회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사실상 유럽 최대 모터쇼로 부상한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자동차 산업 전통의 강호였지만, 전동화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독일의 제조사들이 ‘설욕전’에 나섰다는 게 첫 번째다. 모처럼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독일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행사의 무게를 더했다. 뮌헨에 본사를 둔 BMW그룹이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 차세대 콘셉트카 ‘노이어클라쎄’에 이어 인기 모델인 ‘5시리즈’의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PHEV) 버전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주목을 끌었다. 부스는 BMW만의 독특한 헤리티지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미래적인 모습을 한 노이어클라쎄를 보려는 관계자들로 북적였다.주목할 만한 전기차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급 ‘콘셉트 CLA 클래스’도 있다. 벤츠에서 가장 작은 A클래스 크기의 전기차인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국제표준인증(WLTP) 기준 최대 750㎞까지 끌어올렸다. 실리콘 산화물 소재로 양극을 설계한 프리미엄 배터리와 함께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선택지에 포함했다. 럭셔리 브랜드가 저가형 LFP 배터리를 선택지에 포함한 것은 인상적인 장면이다. 주행거리가 다소 짧아지더라도 엔트리급 취지에 맞게 가격을 낮추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세계 2위 완성차 제조사인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포르쉐 등 ‘어벤저스급’ 산하 브랜드를 이끌고 총공세를 펼쳤다. 폭스바겐의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카 ‘ID.GTI’를 공개하며 2027년까지 총 11개의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테디셀러인 ‘티구안’과 ‘파사트’의 PHEV 버전도 공개했다. 아우디도 새 플랫폼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을 적용한 최초의 전기차 ‘Q6 e트론’을 현장에서 선보였다.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참가하지 않은 한국은 행사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대신 삼성, LG 등의 맹활약 덕에 주연 못지않은 조연으로 대접받았다. 실물 크기의 투명한 자동차 모형을 부스에 전시한 삼성전자는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등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SDI는 배터리 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차세대 전고체 전지와 원통형 ‘46파이’ 배터리의 실물을 선보였다. 국제모터쇼에 처음 데뷔한 LG전자의 조주완 사장은 “롤러블, 플렉서블, 투명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추격자 중국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의 부스는 참가 업체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씰유’(SEAL U)를 포함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공개되는 현장에는 중국 미디어뿐만 아니라 유럽 관계자들로도 북적였다. 유럽은 자동차 헤리티지가 없는 중국을 은근히 내려다보면서도 이들의 추격을 크게 의식하고 있는데, 이런 지점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다. 점유율 세계 1위 기업 닝더스다이(CATL)도 부스를 차리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며 K배터리 대표로 나온 삼성SDI에 맞불을 놨다.
  •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 환경부 1급 승진한 이창흠 기후탄소정책실장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 환경부 1급 승진한 이창흠 기후탄소정책실장

    “제주도가 처한 환경적인 현안들이 매우 많습니다. 특히 플라스틱없는 제로섬, 탄소 없는 섬(CFI․Carbon Free Island)으로 가는 길목에서 환경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이창흠(55)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이 2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주에서 선도적으로 펼치는 환경정책이 제대로 뿌리내리고 성공해야 그 파급효과가 다른 지역에도 나타날 수 있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제주도와의 관계를 이같이 강조했다. 이 실장은 지난 28일자로 환경부에선 유일하게 제주 출신으로 1급으로 승진했다. 환경부 실·국장급 인사에서 1급 실장 3명 중 2명이 국토교통부 출신인 것과 달리 26년간 환경부처에서만 잔뼈가 굵은, 그야말로 뼛속까지 환경부 출신으로는 유일해 더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신임 이 실장은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정책을 총괄 수행하고, 생활환경과 자연환경 등 주요 환경 정책을 수립하게 된다. 또한 녹색산업, 대기환경, 기후변화 국제 업무를 전담한다. 이 실장은 “평소에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물론, 기업과의 접점을 찾는 문제, 국제적으로 글로벌하게 벌어지는 생물다양성 소멸 등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서 “한국도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기후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응한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문제에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수질·토양·폐기물 등 배출시설들을 개별적으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하는 통합환경관리제도를 만드는데 공헌해 2017년 제3회 대한민국공무원상(녹조근정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가 고향인 이 실장은 남주고와 경희대 행정학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40회)에 합격, 1997년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또 2002년부터 3년동안 국비로 유학을 하며 영국 키일(KEELE) 대학원 국제관계학과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세먼지가 국가간에 미치는 영향 등 국제환경에 대한 메커니즘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환경부 장관 비서관, 대변인실 정책홍보팀장, 환경산업경제과장,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 주제네바대표부, 유엔개발계획 아태본부 파견 근무, 원주지방환경청장, 정책기획관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환경부 내 대표적 환경정책 기획통으로 꼽히고 있다.
  • UN “보안 문제로 폐쇄됐던 제네바 사무소 다시 열었다”

    유엔은 지난 18일 보안 문제로 폐쇄했던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 본부를 다시 열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X(트위터의 후신)에 낸 성명에서 “팔레 데 네이션의 보안 문제가 이제 해결되었음을 알려드린다”며 “모든 액세스 포인트가 다시 열렸다”고 밝혔다. 다만 유엔은 지난주 금요일에 발생한 보안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팔레 데 네이션 건물은 유엔 인권이사회(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uncil)가 입주해 있으며 외교관, 인도주의 활동가, 정부 관계자들의 중심지다.
  • [열린세상] 400년 전통 스위스 시계산업의 시사점/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열린세상] 400년 전통 스위스 시계산업의 시사점/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스위스 시계산업은 품질의 대명사인 ‘메이드 인 스위스’(Made in Swiss)를 대표한다. 생산품의 95%가 수출되며 명품시계, 스포츠시계, 쿼츠시계, 패션시계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군에는 소수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방형 개인기업부터 대량생산하는 대기업까지 존재하지만, 특정 개별 기업보다는 생산 클러스터인 지역공동체가 시계산업을 선도한다. ‘시계 밸리’(Swiss Watch Valley)로 불리는 이러한 생산 클러스터는 프랑스어 권역인 제네바로부터 독일어 권역인 바젤로 이어지는 활 모양의 스위스 동북부 지역에 걸쳐 있다. 라쇼드퐁에 국제시계박물관, 빌에 스위스 시계산업협회가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시계는 프랑스와 독일의 다문화적 특징이 반영돼 우수한 기계적 성능과 예술성을 자랑한다.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스위스 시계의 탄생 배경이다. 스위스 시계산업은 16세기 중반부터 시작됐으며, 초기에는 프랑스와 독일 기술에 의존했다. 당시에도 세계 최고의 시계 생산 국가가 된 것은 독특한 산악 지형과 열악한 기후 조건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낙농 농부들은 여름에는 농사를 주업으로, 겨울에는 시계 제조를 부업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풍부한 시계 제조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세계 시계산업을 선도했다. 수제 명품시계의 핵심 부품과 소재, 손목시계, 그리고 방수시계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400년간 스위스 시계산업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은 바로 장인정신이다. 개별 시계 회사와 산업협회, 그리고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다양한 부품과 완제품에 ‘Swiss Made’라는 예외 없는 엄격한 품질 기준이 적용된다. 시계산업에 특화된 실용적 교육기관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약 60%의 학생이 진학하는 실습 중심의 응용과학 대학과 함께 시계 전문학교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뇌샤텔의 오트에콜ARC대학과 보스테프 시계전문학교가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도 쿼츠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1969년 12월 25일 일본 세이코사가 ‘아스트론’으로 불리는 전자 쿼츠시계를 출시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정확성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일본 쿼츠시계는 스위스 기계시계를 대체했다. 그 결과 10여년 동안 시계 수출 시장 점유율이 55%에서 30%로 급감했다. 스위스에서만 1000여개의 회사가 사라졌으며 종사 근로자는 9만명에서 3만명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쿼츠 위기는 1983년 스와치시계의 등장으로 극복됐다. 스와치는 고품질·저가의 패션 쿼츠시계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면서 필요 부품을 55% 줄이는 동시에 자동화된 대량생산으로 생산비용을 80% 절감했다. 스와치시계는 첫 5년 동안 4000만개가 판매됐다. 스와치로 인한 스위스 시계산업의 빠른 회복은 시계 제조에 필요한 설비와 기술, 그리고 고숙련 인력 등과 같은 산업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는 패션 쿼츠시계의 효율성과 전통적인 명품 기계시계의 품질이 공존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스와치사와 오메가사가 협력해 바이오세라믹 소재의 문스와치라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간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다양한 산업을 육성했다. 디지털 변환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 여부의 기로에 서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이 전통과 혁신을 결합시켜 지속적인 성장 모델을 개발했듯이 우리 역시 역경과 도전에 흔들리지 않을 혁신적인 산업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현재의 우수성이 미래로 연결돼 먼 훗날 400년 이상 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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