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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 아니라고? 그냥 안 넘어가” 머스크 저격한 트랜스젠더 딸

    “여자 아니라고? 그냥 안 넘어가” 머스크 저격한 트랜스젠더 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랜스젠더 딸이 아버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부정했다며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비비언 제나 윌슨(20)은 26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머스크가 여성적 특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자신을 괴롭히고, 초등학교 때부터 목소리를 깊이 있게 내라고 몰아붙이는 등 더 남성적으로 보이도록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22일 심리학자 조던 B 피터슨과의 대담에서 자신이 윌슨의 성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나는 근본적으로 아들을 잃었다”며 윌슨이 ‘워크 바이러스’(woke mind virus)에 의해 “살해됐다”(killed)고 표현했다. ‘워크’는 ‘깨어있음’, ‘각성’을 뜻하며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이른다. 피터슨과의 대담에서 머스크는 자신이 딸의 성별 확인 절차에서 속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윌슨은 “그는 절대 속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윌슨은 머스크가 처음엔 머뭇거렸지만 부모 동의가 필요한 치료 절차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었고, 치료 절차에 결국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이 절차는 성별 불쾌감(자기가 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 치료를 말한다. 윌슨은 또 머스크의 최근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했다. 그는 “(머스크는) 내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수백만 명 앞에서 나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윌슨은 머스크가 2000년 결혼해 2008년 이혼한 작가 저스틴 윌슨과 사이에서 얻은 자녀 5명 중 한 명이다. 그는 2022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꿨고 머스크가 물려준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을 갖겠다며 개명도 신청했다. 당시 윌슨은 아버지와의 불화를 개명 신청의 사유로 제시하면서 화제가 됐다. 법원의 개명 허가를 받아 그는 제이비어 머스크에서 비비언 제나 윌슨이 됐다. 윌슨은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가정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가 어머니와 공동 양육권을 갖고 있었으나 어머니나 보모들이 자녀들을 돌보게 했으며 나 역시 거의 돌봐주지 않았다”고도 했다. 윌슨은 머스크를 “매우 차갑고, 쉽게 화를 내며, 무심하고 자기애가 강하다”라고 묘사했다. 머스크는 지난 수년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성년자의 성정체성 전환, 출생 시 성별과 어긋나는 대명사 사용 등 트랜스젠더의 권리에 반대해왔다.
  • ‘고기압 이불’ 덮은 한반도…폭염+폭우 세트로 온다

    ‘고기압 이불’ 덮은 한반도…폭염+폭우 세트로 온다

    26일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겠다. 극한기상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복합재해’를 우려할 상황이다. 현재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위에서 포개져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부는 남풍에 뜨겁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상황이 계속되겠다. 25일 강원산지와 제주산지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106곳)이 폭염주의보(70곳)가 발령된 지역보다 많다. 서울도 올여름 첫 폭염경보가 발령돼있다. 경기 안성시 고삼면은 오후 1시 47분쯤 체감온도가 38도를 찍었다. 당분간 대부분 지역이 고삼면처럼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겠다. 밤에는 대부분 지역이 열대야를 겪겠다. 26일 아침 최저기온은 24~27도, 낮 최고기온은 29~34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 27도와 34도, 인천 27도와 32도, 대전 26도와 33도, 광주 26도와 30도, 대구 26도와 33도, 울산 25도와 33도, 부산 26도와 32도다.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 등의 영향으로 25일 밤까지 대부분 지역에, 26~27일에 오전부터 저녁까지 중부지방·전북·경북에 소나기가 내리겠다. 26~27일 소나기 양은 5~60㎜, 다만 26일 양이 많은 곳은 80㎜ 이상이겠다. 또 소나기가 돌풍·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30~50㎜씩 쏟아질 때가 있겠다. 제주와 전남, 경남은 아예 27일까지 비가 이어지겠다.25일 이미 비가 오기 시작한 제주는 27일까지 북부를 제외한 지역에 80~150㎜, 북부에 30~80㎜가 더 내리겠다. 남풍을 바로 맞는 제주남부와 제주남부중산간에는 최대 200㎜ 이상, 제주산지에는 400㎜ 이상 비가 추가로 오겠다. 전남권과 경남권에는 26~27일 비가 30~80㎜ 내리겠다. 다만 전남 쪽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150㎜ 이상, 경남 쪽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엔 최대 120㎜ 이상 비가 쏟아지겠다. 제주(북부 제외)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는 비가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시간당 30~50㎜씩 내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경기북부와 강원북부내륙·산지에도 26일 밤에서 27일 아침까지 중 가끔 비가 오겠는데 강수량은 20~60㎜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내리면 기온이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일시적인 하강으로 비가 그친 뒤 기온과 습도가 함께 높아지며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대부분 지역에 26일 순간풍속 시속 55㎞(15㎧) 이상의 강풍이 예상된다. 특히 제주산지 바람은 순간풍속이 시속 90㎞(25㎧) 이상, 제주북부중산간과 전남해안, 지리산 부근은 시속 70㎞(20㎧) 이상에 달하겠다. 26일까지 달 인력이 강해 해수면 높이가 높겠다. 이런 가운데 전남·경남 해안과 제주해안에 너울이 강하게 유입되겠다.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높은 물결이 해안으로 들이치겠으니 되도록 가지 말고 해안 저지대에서는 밀물 때 침수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당분간 대부분 바다에 해무가 끼겠다. 그 영향으로 일부 섬은 가시거리를 200m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짙은 안개로 뒤덮이겠다. 풍랑특보가 발효된 서해먼바다·제주해상·남해먼바다에 시속 35~70㎞(10~20㎧)의 강풍과 2~4m(제주남쪽먼바다는 최대 5m)의 높은 물결이 이어지겠다. 26일 오전부터는 서해남부앞바다와 남해앞바다도 풍랑이 거세질 전망이다.
  • “트랜스젠더女가 1·2·3등 싹쓸이” XX 선수들 의욕 상실한 美사이클 대회

    “트랜스젠더女가 1·2·3등 싹쓸이” XX 선수들 의욕 상실한 美사이클 대회

    최근 미국 워싱턴주(州)에서 열린 여성 사이클 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속한 팀이 1~3위를 모두 휩쓰는 일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시애틀 인근 레드먼드의 제리 베이커 기념 벨로드롬(사이클 전용 경기장)에서 열린 메리무어 그랑프리에는 최소 3명의 트랜스젠더 선수가 엘리트 여자부 2인 릴레이 경기에 참가했다. 주최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경기 결과를 보면 상위 3개팀에 모두 MTF 트랜스젠더(성염색체는 XY지만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젠더)가 포함됐다. 이들은 이들은 각각 조던 로스롭, 제나 링우드, 에바 린이다. 이 대회는 인종, 신조, 종교, 성정체성, 성적 지향, 출신 국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와 관련된 괴롭힘이나 경멸적 발언을 용납하지 않을 것을 표방한다. 그러나 대회를 본 관중들은 체구가 큰 이 수상자들이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여성 사이클 선수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이들의 수상 사진을 올리면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으로 이뤄진 팀들이 대회 여자 경기에서 1, 2, 3등을 차지했다”며 “100% 여성인 팀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1위를 한 조던 로스롭은 지난해 한 대회 남자 경기에 출전했으며 남자 선수들 중 22위를 기록했다고 캐나다 지역주간지 코치레인타임스은 전했다. 2위 제나 링우드는 2017년까지 남자 선수로 뛰었고, 3위 에바 린은 미국 새너제이주립대 남자팀 소속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2022년부터 여성 경기에 출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이클연맹(UCI)은 지난해 7월 사춘기를 지난 뒤 트랜스젠더가 된 선수들의 국제경기 출전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몇 달 후 미국사이클협회도 유사한 조치를 발표하고 트랜스젠더 선수들을 인종에 따라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눴다. A그룹 선수는 대회의 첫 경기 90일 전까지 혈청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2.5nmol/ℓ(혈액 1리터당 2.5나노몰) 미만으로 유지됐음을 보여주는 최소 24개월간 의료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B그룹 선수는 첫 경기 30일 전에 성정체성 변화 입증을 위한 신원확인요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 대회의 경우는 여전히 많은 트랜스젠더 선수에게 미국사이클협회 기술감독이 검토한 ‘본인 확인 요청’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코치레인타임스는 지적했다.
  • [사설] 당정, 긴밀한 소통으로 국정 추진력 높이길

    [사설] 당정, 긴밀한 소통으로 국정 추진력 높이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어제 저녁 만찬을 함께 했다. 당정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우리는 운명 공동체”라고 강조했고, 한 대표도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게 저의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향후 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김건희 여사 문제나 ‘채상병특검법’을 놓고 시각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자칫 권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국정은 휘청거릴 것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로 상호 신뢰를 높이는 것이 국정 성공을 위한 절대 조건이 된 것이다. 한 대표는 전대 직후에도 김 여사 수사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채상병특검법 수정안(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 당내 민주적 토론을 전제로 하면서도 ‘추진 필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김재원, 김민전 최고위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국회운영은 당헌·당규상 원내대표가 하는 것”이라고 했고, 김민전 최고위원도 “왜 우리가 윤석열 정부 꼬투리를 잡는 민주당 장단에 맞춰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자칫 탄핵을 집요하게 시도하는 야당에 ‘꼬투리잡기용’ 빌미만 제공해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의원들과 대통령실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충분한 당내 논의와 공감대 없이 당대표 독단으로 밀어붙인다면 여권 내 균열로 인해 국정은 표류하고 국민도 불안해질 것이다. 특히 한 대표는 원외 인사인 만큼 원내 전략을 주도하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보다 긴밀히 소통하며 그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의원들도 여당의 쇄신과 변화, 새로운 당정관계를 내세운 한 대표를 63%의 득표율로 밀어 준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민주당은 당장 채상병특검법 재의결과 방송4법 등 각종 쟁점법안을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김건희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을 어제 법사위에 상정하는 등 여권의 균열을 노린 공세도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 일극체제 강화와 윤석열 정부 무력화를 위한 ‘탄핵 드라이브’에 매진할수록 여당인 국민의힘의 모습은 달라야 한다. 의료개혁, 내수활성화, 부동산값 안정 등 민생현안 해결과 연금·노동·교육·의료·규제 개혁 등 국정과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당내, 당정 간 소통·협력이 관건이다. 한 대표가 어제 현충원 방명록에 적은 것처럼 ‘경청’, ‘설명’, ‘설득’이야말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요체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 [사설] 당정, 긴밀한 소통으로 국정 추진력 높이길

    [사설] 당정, 긴밀한 소통으로 국정 추진력 높이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어제 저녁 만찬을 함께 했다. 당정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운명공동체”라 강조했고, 한 대표도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게 저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이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향후 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김건희 여사 문제나 ‘채상병특검법’을 놓고 시각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자칫 권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국정은 휘청거릴 것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로 상호 신뢰를 높이는 것이 국정 성공을 위한 절대 조건이 된 것이다. 한 대표는 전대 직후에도 김 여사 수사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채상병특검법 수정안(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 당내 민주적 토론을 전제로 하면서도 ‘추진 필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김재원, 김민전 최고위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국회운영은 당헌·당규상 원내대표가 하는 것”이라고 했고, 김민전 최고위원도 “왜 우리가 윤석열 정부 꼬투리를 잡는 민주당 장단에 맞춰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자칫 탄핵을 집요하게 시도하는 야당에 ‘꼬투리잡기용’ 빌미만 제공해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의원들과 대통령실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충분한 당내 논의와 공감대 없이 당대표 독단으로 밀어붙인다면 여권 내 균열로 인해 국정은 표류하고 국민도 불안해질 것이다. 특히 한 대표는 원외 인사인 만큼 원내 전략을 주도하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보다 긴밀히 소통하며 그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의원들도 여당의 쇄신과 변화, 새로운 당정관계를 내세운 한 대표를 63%의 득표율로 밀어 준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민주당은 당장 채상병특검법 재의결과 방송4법 등 각종 쟁점법안을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김건희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을 어제 법사위에 상정하는 등 여권의 균열을 노린 공세도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 일극체제 강화와 윤석열 정부 무력화를 위한 ‘탄핵 드라이브’에 매진할수록 여당인 국민의힘의 모습은 달라야 한다. 의료개혁, 내수활성화, 부동산값 안정 등 민생현안 해결과 연금·노동·교육·의료·규제 개혁 등 국정과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당내, 당정 간 소통·협력이 관건이다. 한 대표가 어제 현충원 방명록에 적은 것처럼 ‘경청’, ‘설명’, ‘설득’이야말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요체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 中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 차관은 한국과 대화…‘북러 밀착’ 견제?

    中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 차관은 한국과 대화…‘북러 밀착’ 견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속에 한국과 중국이 24일 서울에서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었다. 2021년 12월 화상 형식으로 한 9차 대화에 이어 2년 7개월 만에 열린 이번 대화는 중국에서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양자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청사에 들어선 마 부부장은 회의 주제나 한중관계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고맙다’는 인사만 했다. 우리 측은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 등 복합 도발을 감행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밀착 수위를 높여가는 데 대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거듭 당부했다. 또 탈북민의 강제 북송을 중단해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 간의 군사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대화를 통해 중국이 한국과 한반도 문제를 두고 공감대를 넓혀갈지 주목된다. 최근 중국은 군사동맹 수준으로 관계 격상한 북러에 대해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에 불참해 우방인 러시아 편을 든단 평가를 받아왔으나 최근 우크라이나를 챙기며 ‘중재자’ 역할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북한과의 이상기류도 거듭 포착되고 있다. 현재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3일부터 3박 4일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중국을 찾은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 주미 대사, “트럼프 측도 한미동맹 전략적 중요성 인식”

    주미 대사, “트럼프 측도 한미동맹 전략적 중요성 인식”

    조현동 주미대사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며 “미 행정부가 바뀌더라도 한미 관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사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공화당 핵심 인사들은 한반도·동북아·글로벌 도전에 대응함에 있어 한미동맹의 전략적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사는 지난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를 직접 방문했고, 여러 행사에서 트럼프 측 인사들과 만나 한미동맹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공화당 관계자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홀로’만이 아니라 언제나 동맹과 같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들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경제, 첨단 분야 협력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총격과 바이든 대선후보 사퇴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미국 대선 상황과 관련해 그는 “매우 이례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 대선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대선이 끝날 때까지 여러 불확실성이 예상된다”며 “현재로선 공화당은 전당대회 이후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고, 민주당은 내분없이 새로운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미 대선 구도가 복잡하다 보니 대선 이후 미국의 동맹 정책, 한반도 정책, 경제통상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내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는 초당적”이라며 “대선 후에도 한미동맹을 계속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양한 경로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이달 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계기에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 등을 언급하며 “북한이 8월 을지훈련에 앞서 또 도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이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 고 박보람, 데뷔 10주년 기념일에 ‘세월이 가면’ 발표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가수 박보람의 데뷔 10주년 기념일인 다음 달 7일 ‘세월이 가면’을 비롯한 기존 음원이 재발매된다. ‘세월이 가면’은 박보람이 지난 2010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 출연 당시 본선 첫 생방송 무대에서 알앤비(R&B) 버전으로 불러 호평받은 노래다. 24일 소속사인 제나두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 데뷔 10주년 앨범을 준비하면서 이 노래를 마지막으로 녹음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번 음원은 박보람의 가족과 동료의 요청으로 발매가 결정됐다. 제나두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앨범의 수익금을 도움이 필요한 독거노인과 고아 등 소외계층에 박보람의 이름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1994년샹인 박보람은 2010년 엠넷 ‘슈퍼스타K2’에 출연해 빼어난 가창력과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2014년 ‘예뻐졌다’로 정식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후 tvN ‘응답하라 1988’ OST ‘혜화동(혹은 쌍문동)’ ‘애쓰지 마요’ 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했다. 올해 4월 11일 지인과 모임을 갖던 중 쓰러져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했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카노사의 굴욕, 명분과 현실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카노사의 굴욕, 명분과 현실

    중고교 시절 세계사 내용 중 한국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하게 다가오는 사건 중 하나는 ‘카노사의 굴욕’(1077)이다. 통상 황제보다 강력한 권력자란 생각하기 어려운 동아시아 역사에서 명색이 황제가 너무나 처절하게 교황에게 3일 동안 용서를 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시아의 역사적 맥락에서 실질적 무력과 행정력을 동원할 수 있는 세속 권력자, 즉 황제나 국왕이 특정 종교 세력의 수장에게 굴복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과연 교황이 어떤 존재였길래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황제와 교황 간의 갈등은 직접적으로 누구를 밀라노 대주교에 임명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사실 11세기 중반까지 신성로마제국 내에서 황제가 성직자를 임명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교황부터 말단 성직자까지 세속 권력의 일부를 이루거나 세속 권력자의 관계망에 긴밀하게 포섭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제후의 장남은 작위와 성을, 차남은 주교직과 성당을 물려받기도 했고 아예 교황이라는 직위부터 권력 게임의 결과로 결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10세기 말부터 시작된 교회개혁 운동은 성직을 가산으로 보는 모든 관습과 절연하면서 교회 조직에서 세속 권력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했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성직매매와 결혼풍습 근절이었다. 11세기 후반부터 이러한 개혁 운동이 교회 내부에서 힘을 얻어 가면서 세속 권력의 개입이 없는 추기경단에 의한 교황 선출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밀라노 대주교 임명과 관련한 분쟁이 발발했다. 황제 하인리히 4세는 로마제국의 전통과 현실적인 힘의 논리에 입각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고자 했다. 반면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교회 조직의 중요한 직책에 황제의 개입을 더이상 허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 특히 밀라노는 독일과 이탈리아 중부 가운데 위치한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경제 거점지였다. 양자의 승패를 가른 중요한 사건은 파문장이었다. 동시대의 이슬람 세력권과 달리 기독교 세력권인 유럽에서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는 말은 인간 자격을 박탈한다는 뜻과 같았다. 그렇다 한들 종이 쪼가리 한 장에 실질적인 무력을 동원할 수 있는 황제가 그렇게 굴욕을 자처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황제가 두려워했던 것은 교황권 자체가 아니라 파문장으로 인한 연쇄반응, 지역 제후들의 봉기였다. 중앙집권적 황제에 대항하려는 제후들에게 파문장은 반황제 봉기에 기독교 윤리 차원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황제 입장에서 전국적인 봉기를 가라앉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황에게 찾아가 파문장 철회를 간곡히 요청하는 것뿐이었다. 교황은 다음해 독일 남부에서 개최할 공의회 참가를 위해 알프스 아래 산골 마을인 카노사에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자객을 피해 간신히 거기까지 찾아간 황제는 거친 수도복을 입고 3일 동안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명분은 명분일 뿐 현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명분이 매서운 현실이 되는 때도 있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황수정 칼럼] ‘강남 우파’만 계속 할 건가

    [황수정 칼럼] ‘강남 우파’만 계속 할 건가

    미국을 보면서 ‘썩어도 준치’라는 생각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된 JD 밴스를 보면 그런 생각이 깊어진다. 39세 흙수저. ‘문제적 트럼프’도 다시 보게 된다. 정확히 아들뻘(39살 차이)인 초선 상원의원을 어떻게 부통령 후보로 낙점했을까. 둘의 조합이 내 눈에도 흥미로운데 미국인들은 오죽할까. 트럼프의 정치적 셈법이 무엇이었든 밴스는 개천의 용이다. 해마다 수십 명이 헤로인 중독으로 죽는 쇠락한 동네에서 나고 자랐다. 아빠는 언제나 집에 없었고 엄마는 약물 중독자였다. 밴스의 자전 에세이 ‘힐빌리의 노래’가 국내 출간된 것이 7년 전. 일자리도 희망도 없는 러스트벨트(몰락한 공업지대) 출신인 무명의 ‘촌놈’이 몇 년 뒤 미국 부통령 후보가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미국의 개천 용이 쏟아내는 말에 유권자도 아닌 나는 지금 귀를 기울인다. “변두리 지역의 모든 이들에게 약속한다. 나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 절대 잊지 않는 부통령이 될 것이다.” 미국이 그려 낸 개천 용의 서사는 부럽다. ‘리틀 트럼프’가 된 밴스가 미국 우선주의 트럼피즘으로 세계 질서를 골치 아프게 흔들 위험성은 물론 있다. 그럼에도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용이 될 생각은 접고 가재, 붕어, 개구리로 개천에서 행복하게 살라던 위선의 좌파 정권을 벗어난 지 2년. 그래서 무엇이 달라져 있는지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보수 정치는 개천을 바꿔 놓고 있는가. 문재인 정권이 이념으로 교란시킨 민생 질서가 바로잡히길 기다린 사람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동산 정책이 안갯속이다. 전 정권에서 뒤틀린 주거 사다리를 서민 편에서 복원해 줄 절실함은 없어 보인다. 부동산 경착륙을 막겠다며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30조, 40조원씩 풀었다. 최저금리 연 1%대의 신생아특례대출은 5개월 만에 6조원의 신청이 몰렸다. 대출 요건을 더 완화하겠다고 했다. 서민 지원이라는 명분은 과연 진심일까. 나같이 의심 많은 사람은 의심이 커진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값이 12억원. 초저금리로 빌려줄 테니 거품 잔뜩 낀 집값을 평생 노심초사 갚으며 살라, 그 얘기는 아닌가. 진심으로 서민 편이라면 거품을 먼저 걷어내 줘야 한다. 거품이 합리적으로 정리된 집을 저금리로 사게 해 줘야 한다. 그래야 앞뒤가 맞는다. 정부가 청년 영끌족의 편의를 봐주는 것처럼 포장됐지만 이 자금은 집 없는 서민들 돈이다. 무주택자들이 청약저축으로 모은 주택도시기금이 특례대출의 재원이다. 반복된 정책 지원금으로 기금이 헐렁해지자 정부는 다급했다. 공공분양주택 청약통장의 납입 한도액을 지난달 25만원으로 급등시켰다. 월 10만원에서 느닷없이 25만원이라니. 공적기금을 뒷감당 못 하게 헐어 쓰다 사달이 났다. 사람들은 이 불편한 진실을 아직 잘 모른다. 아들딸 등골이 휘는 ‘영끌 빚투’를 부추기면서까지 부동산은 연착륙해야 하나. 누구와 무엇을 위한 연착륙인가. 그게 무엇이든 서민의 주거권보다 급한가. 행여 집값이 떨어질세라 정책자금을 계속 투입하는 모양새다. 집 없는 사람들의 돈(기금)으로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 모순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런 근원적 궁금증은 나만 들고 있는 걸까.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정부는 “2029년까지 크게 저렴한 23만 가구를 분양하겠다”고 했다. ‘크게 저렴’의 뜻은 각자 알아서 해석할 몫. 10개월 만에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한 뒤 내놓은 대책이었다. 은행이 내려 준다는 영끌들의 대출금리를 정부가 올리라고 팔을 비튼다. 그로테스크한 장면이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폐지하겠다는 종합부동산세도 그렇다.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41만 2000여명이다. 야당도 폐지하자는 제도를 손보더라도 기억할 것이 있다. 수혜 국민은 전체 국민 중 겨우 한줌이라는 사실이다. 중산층 이상 기득권을 위한 정책에만 몰두한다는 말이 나온다. 좌우 방향만 바꾼 기득권 정책. 강남 좌파의 위선이나 강남 우파의 모순이나 다를 게 뭐냐는 쓴소리가 왜 커지는지 흘려 듣지 않아야 한다. 소외된 다수 국민 눈에 그렇게 비치고 느껴진다면 그것이 진실이다. 지금의 정권이 어디서 왜 왔는지 출발선을 돌아볼 시점이다. 황수정 수석논설위원
  • “복지 늘려야 할 ‘저성장 시대’, 경제 운영은 아직 1970년대식… 계층 사다리 없는데 출산 할까” [월요인터뷰]

    “복지 늘려야 할 ‘저성장 시대’, 경제 운영은 아직 1970년대식… 계층 사다리 없는데 출산 할까” [월요인터뷰]

    국민 행복 체감과 복지과거 소농·소상공인 등 약자 보호어려워도 미래 보이니 행복 느껴가족단위→사회단위 복지 바꿔야OECD 자살·노인 빈곤율 1위 참담 저출생 정책은해외 도우미 들인 홍콩·싱가포르한국 다음으로 합계출산율 낮아출산율 높은 북유럽에서 배워야여성 무보수 돌봄은 ‘선택’ 아냐 집값 상승 잡으려면오스트리아 집값, 英 런던의 절반 공공주택 정책 100년 이상 유지해질 좋은 공공주택 대규모로 공급그곳에 살아도 ‘사회적 낙인’ 없어 국가 미래 먹거리 고민가능성 높은첨단산업 분산 투자일부 다른 부분 실패할 것 각오를기업은 실패하면 또 도전하듯이정부 정책에도 실패할 기회 줘야 행복해지려고 돈을 벌었는데 행복을 잃었다. 잘살게 됐는데 미래는 어둡고, 애를 낳는 건 두렵다.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다는데 ‘공정’은 멀어 보인다. 노동으로 돈을 버는 속도는 집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 해법이 있긴 한 걸까. 장하준(61)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학(SOAS) 교수는 지난 17일 70분간의 화상 인터뷰에서 특유의 느린 화법으로 “방법은 있다”고 확언했다. 집값 폭등엔 100년간 공공주택 정책을 펼쳐 집값을 잡은 오스트리아 빈을 사례로 들었다. 해외 도우미 도입 같은 저출생 대응책엔 똑같은 저출산 국가인 싱가포르와 홍콩을 왜 배우냐며 북유럽을 바라보길 권했다. 고성장 시대는 저물고 저성장 시대가 시작됐는데 정부의 경제 운용 방법은 70년대에 머물렀다고 진단했다. 일은 힘들어도 일자리가 늘고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이 보였던 시대, 대가족 제도가 복지를 보완했던 시대가 끝났는데 정부는 여전히 복지 지출에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대해선 “야구에서 말하는 ‘훌륭한 3할 타자’는 타석 10번 중 7차례 아웃된다는 의미”라며 정부 실패에 유독 가혹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최첨단 산업에서 실패를 딛고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경제학 레시피’ 등의 저서로 대중에게 경제를 쉽게 풀어 설명해 준 장 교수는 한국인 첫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고 매년 최고의 경제학자에게 주는 바실리 레온티예프 상(2005년)을 받은 세계 경제학계의 석학이다.-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인데 국민의 ‘행복 체감’은 그렇지 않다. “엄청난 걸(경제성장) 이뤘지만 10위권은 좀 과대평가다. 1인당 소득은 3만 5000달러(2022년 기준 세계 25위)로, 5만 달러가 넘는 유럽의 작은 선진국들에 못 미친다. 또 세상이 바뀌었는데 정부는 아직 1960~70년대식 사고로 경제를 운영하는 것 같다. 경제의 덩치가 커지고 수준이 올라가면 예전과 같은 고성장은 힘들다.” -외려 과거의 경제 환경이 더 나은 측면이 있었다는 건가. “박정희 시대는 ‘선 성장 후 분배’였고 복지비 지출은 국민소득의 3% 정도였다. 그래도 괜찮았던 게, 고성장으로 일자리가 자꾸 생겨 복지가 필요한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복지 정책이라는 이름만 없었을 뿐 약자 보호 제도가 많았다. 50년대 토지개혁으로 농지 소유 상한을 ‘손바닥만 한 땅뙈기’(3㏊)로 정해 지주의 과도한 땅 소유를 막아 소농을 살렸다. 쌀이나 과일 수입을 막아 바나나가 ‘꿈의 음식’인 시절도 있었다. 대형 매장을 못 열게 해 소상공인을 보호했고 중소기업고유업종 제도(1979년 도입·2006년 폐지)로 대기업은 두부 등을 만들지 못했다. 대가족 속 여성의 희생과 친척의 학자금 지원 등도 일종의 복지 역할을 했다. 고급 일자리 증가와 교육 투자 확대로 계층 상승도 굉장히 활발했다. 어려워도 미래가 보였으니, 다른 한편으로 (정치적으로) 강압적인 사회였어도 사람들은 희망을 품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시대를 재연하기는 힘들 듯하다. “1인당 국민소득 2000~3000달러 땐 1년에 10% 성장이 가능하나 2만 달러 때는 불가능하다. 일자리 창출은 줄고 취업도 어렵다. 1970~80년대 계층 상승한 사람들은 자기 자식을 보호하려 장벽을 친다. 가난한 애들이 성공하기 힘든 교육제도인데 복지 증진을 위한 세금 인상에는 반대하니 계층 상승이 어려워졌다. 외환위기 이후 약자 보호 제도들도 사라졌다. 중소기업고유업종이 폐기됐고 대가족은 물론 핵가족도 해체될 마당이다. 과거의 ‘가족 단위 복지’를 ‘사회 단위 복지’로 바꿔야 하는데 (현실은) 경제 규모와 동떨어진 빈약한 복지 국가다. 우리 복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하위권이다. 그러니 OECD 자살률 1위, OECD 노인 빈곤율 1위, 출생률 세계 최저 같은 참담한 사회가 된 거다. 어른(저성장 시대를 맞은 한국)이 중학생(고성장 시대) 사고방식으로 사회생활을 하니 얼마나 어렵겠나.” -역대 많은 정권이 복지를 외쳤는데 부족했나. “복지 정책의 수혜 없이 계산한 OECD 소득분배지수를 보면 우리는 제일 평등한 나라에 속한다. 하지만 복지 정책 등으로 소득 재분배를 하고 난 수치로 보면 OECD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다.” -저출생 문제도 방법이 없어 보인다. “방법은 분명히 있다. 방법이 없다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합계출산율이 1.5명으로 우리나라(0.7명)보다 두 배나 되겠나. 하지만 육아 보조금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아이 한 명에 20억원 정도를 준다면 모를까 돈 받으려고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다. 양성평등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가 세계에서 여성을 가장 잘 교육한 나라인데, 다 포기하고 ‘애 낳아 키워’라고 말하는 식이다. 훈장이라도 주면 모르겠는데 직장에서 아이 때문에 일찍 나가야 하면 눈총을 준다. 우리나라 남녀 임금 격차(31.2%)도 OECD 1위다. 2위인 일본(21.3%)과의 격차도 크다. 엄마가 관여하지 않으면 아이가 불이익을 받는 교육구조에다 육아휴직 기간만 늘릴 뿐 경력으로 쳐 주지 않으니 여성의 경력도 단절된다. 아이가 우리보다 더 좋은 삶을, 더 행복한 삶을 살겠구나 해야 아이를 낳는다. (계층 이동) 사다리는 다 부숴 놓고 이 세상에 아이를 던져 넣으라고 하면 안 된다.” -해외에서 육아·가사 도우미를 들여오는 정책도 나왔다. “필리핀에서 도우미들을 최저임금 이하로 들여온다는데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곳은 홍콩, 싱가포르 등이다. 그곳 합계출산율(1.0명 미만)이 한국 다음으로 낮다. 북유럽에 합계출산율 1.5명인 나라들이 있는데 왜 그런 데서 (복지를) 안 배우는지 모르겠다.” -일각에서 가정의 ‘무보수 돌봄 노동’을 개인의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있더라. “강도가 칼을 들이대고 ‘지갑 줄래 아니면 칼 맞을래’라고 묻는다면 그게 선택인가. 산업혁명 초기에 노동시간은 일주일에 100시간이었다. 당시 노동시간 규제 주장에 근로자들이 원해서 일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여성이 왜 무보수 돌봄 노동을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선택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규정된다.” -사회의 또 다른 화두 중 하나가 ‘공정’이다. 과거의 ‘기회균등’과는 다른 것 같다. “단순화하면 기회의 평등은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건데 이게 꼭 공정하지는 않다. 한 명은 초등학교 2학년이고 다른 한 명은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말이다. 스포츠로 보면 이해가 쉽다. 장애인 올림픽이 따로 있고 축구도 18세 이하, 21세 이하 등 나이로 나눈다. 복싱, 역도, 태권도 등은 체중 제한이 있다. 북유럽은 ‘공정한 경쟁’ 환경이 보다 나은데 부모와 자식의 소득 상관관계가 30% 정도다. 영국이나 미국은 70~80%나 된다.” -고물가, 집값 상승도 서민을 괴롭힌다. “고물가는 두 가지로 봐야 하는데 우선 일시적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값이나 유가가 뛰거나 코로나19로 공급이 막혀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오르는 식이다. 생필품 가격 통제나 부가세 인하 외에 사실 정책 수단이 많지 않다. 하지만 물가 상승 중 사회구조적인 것은 정책 접근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일례로 집값 상승은 질 좋은 공공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방법이 있다. 젊은 교수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오스트리아 빈의 집값은 영국 런던의 절반 수준이다. 사회민주당이 1920년대부터 공공주택 정책을 100년 이상 했다. 질 좋은 공공주택이 많고 그곳에 살아도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일도 없다.” -국가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다. “첨단 산업이란 게 성공한 것 같아도 다른 곳에서 엄청난 기술 혁신을 하면 판이 뒤집힌다. 결국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분산 투자를 하고, 몇 곳은 성공하고 다른 곳은 실패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산업 정책을 하는 정부에 여유를 줘야 한다. 기업들은 하다가 실패하면 또 도전하는데 정부 실패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가혹하다. 첨단 산업 정책은 실패할 기회를 줘야 한다. 우리나라가 자동차나 조선산업을 해 봐서 (과거에) 했겠나. (바닥부터) 만든 거다. 첨단 산업은 더욱 그렇다.”
  • “정우성,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사임…정치적 공격 끝없어”

    “정우성,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사임…정치적 공격 끝없어”

    배우 정우성씨가 최근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2014년 UNHCR 명예사절을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친선대사로 활동해왔다. 21일 한겨레21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3일 UNHCR 친선대사직을 내려놨다. 정씨는 지난 15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UNHCR 한국 대표부와 제 이미지가 너무 달라붙어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됐다”며 “기구와 나에게 끊임없이 정치적인 공격이 가해져 ‘정우성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거나 하는 다른 의미들을 얹으려 하기에 나와 기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친선대사를 사임한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지난 10년간 UNHCR에서 활동하며 레바논과 남수단, 로힝야, 폴란드 등 주요 난민 발생 국가를 방문했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때도 소신 발언을 하는 등 난민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는 활동에 활발히 참여해왔다. 2019년엔 난민 관련 활동을 기록한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펴냈다.정씨는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해마다 세계 곳곳의 난민 캠프를 다니며 난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에 막연했던 난민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뚜렷해진 것 같다”며 “난민 문제는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 난민을 통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얼마나 인간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지를 볼 수 있고 나아가 평화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2018년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소셜미디어(SNS)에 ‘난민과 함께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네티즌의 댓글에 곤욕을 치른 그는 당시 난민을 비난하는 기사 댓글과 게시글을 다 읽었다고 한다. 정씨는 “난민을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며 “지역 사회에 있는 소외 계층 사람들에게 난민이 반가운 손님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극우 정치 진영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문제의 원인을 난민과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향후 계획에 관해 “다시 배우로 돌아가서 배우로 존재할 것”이라며 “내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 문제나 나눠야 할 이야기가 아직 많기에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 “흑인은 영웅, 아빠는 바보” 머스크, 연일 PC주의 때리기

    “흑인은 영웅, 아빠는 바보” 머스크, 연일 PC주의 때리기

    SNS서 보수적 정치관 표출 이어가“미국을 다시 하얗게?” 비판도 나와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문화계의 PC(정치적 올바름)주의를 비판하는 글을 연일 게시·공유하고 있다. 최근 총격 피습 사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를 공식화한 그는 자신의 보수적인 정치관 표출을 이어가는 중이다. 머스크는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 계정에 만화 캐릭터와 이를 연기한 실제 배우 32쌍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올렸다. 해당 사진들의 공통점은 오리지널 만화 캐릭터의 경우 거의 모두가 백인인데 실사 영화·드라마 또는 새로 펴낸 만화에서는 흑인으로 바뀌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디즈니의 ‘인어공주’ 실사판도 여기에 포함됐다. 1억 90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머스크의 이 게시물은 5시간여 만에 2700만회 넘게 조회됐고, 22만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미국 할리우드와 방송계 등에서 원작 캐릭터는 백인임에도 흑인 등 소수인종을 캐스팅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수 성향 시민들 사이에선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머스크가 이런 비판에 동조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비슷한 시각에 최근 넷플릭스 영화의 특징을 비판한 게시물을 공유하며 “대체로 맞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은 ▲백인 남성은 악당 ▲흑인 남성은 영웅 ▲게이(동성애자)는 이성적인 목소리 ▲배짱 있는 여자 ▲아빠는 바보 ▲엄마는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성적 특색을 부여받은 아이들 등을 넷플릭스 최근 콘텐츠들의 특징으로 짚었다. 넷플릭스 콘텐츠들이 백인과 남성을 역차별하고 성소수자를 편애한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의 게시물엔 “적어도 타잔은 언제나 백인일 수밖에 없다. 디즈니가 흑인 남성에게 원숭이처럼 연기하는 배역을 줄 용기는 없을 테니까” 등 동조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트럼프와 머스크가 함께 서 있는 그림 등을 올리며 두 사람을 지지하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았다. 한 엑스 이용자는 “중국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기할 때 배우들은 중국인이다. 뮤지컬 ‘캣츠’에 실제 고양이가 등장하지는 않는다”며 “비(非) 다원적 콘텐츠는 다원적 사회에선 다원주의적 해석을 갖게 된다. 캐릭터의 피상적인 특성은 새로운 아티스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없다면 보존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미국을 다시 하얗게 만들자는 건가? 우리가 왜 가상의 인물 피부색에 신경을 써야 하냐”고 지적했다.
  • ‘글밥’ 먹은 지 23년, 여전히 글쓰기 고민하는 소설가

    ‘글밥’ 먹은 지 23년, 여전히 글쓰기 고민하는 소설가

    소설가로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다. 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도 가르친다. 그런데 스스로 던지는 질문은 자꾸만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백지 앞에서의 공포는 어떻게 극복하는가. 첫 문장은 어떻게 쓰는가. 아니, 당최 글은 왜 쓰는가. 산문집 ‘왜 글은 쓴다고 해가지고’와 장편소설 ‘아콰마린’을 동시에 출간한 소설가 백가흠(50)을 18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소설도 그렇지만 산문집 제목이 퍽 인상적이다. 그는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광어’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글밥을 먹은 지 23년, 이 업을 후회하고 있는 건가.“어머니가 제게 자주 하는 말이다. 글을 쓰면서 살아가는데, 그것 때문에 일상을 놓치거나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많더라. 하지만 원망과 후회보다는 푸념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다시 펜을 잡고 마감 안에서 매일 똑같은 고난을 겪는다.” “나는 작가가 안 됐으면 목수가 되려고 했다.” 그가 산문집에 적은 문장이다. 작가로 데뷔하고 한창 소설을 쓸 때 든 생각이다. 자신의 소설이 문학사 한편에 어엿하게 자리잡았으면 하는 마음. 그러나 세상에 작가는 많고 삶에 치이다 보면 야망은 초라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군복무 시절 벙커를 잘 짓고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잘한 목공보다는 큰 건물을 올리는 대목수. 하지만 그러면서도 목수의 일을 소설가의 글쓰기에 빗댔다. “소설 쓰기는 결국 집 짓기다. 기초를 닦고 무너지지 않도록 기둥을 튼튼하게 갖추는 것. 소설에서는 주제나 인물이겠지. 목수가 되고 싶다는 건 결국 소설을 잘 쓰고 싶다는 말이기도 했다.”‘아콰마린’은 미스터리 전담반(미담반) 형사들을 앞세운 추리소설이다. 청계천에서 토막 난 손이 발견되고 미담반의 수사가 시작된다. 결말이 조금 허무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란다. “장편소설은 낚시질”이라는 그의 말처럼 뿌려 놓은 떡밥은 차기작에서 거둬들일 예정이다. 단순한 추리소설은 아니다. 선악의 문제를 과거와 접목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부채감을 건드리기 위해서다. “지금껏 ‘나쁜 놈’을 그려 왔다”는 작가는 이 문제를 깊이 건드리고자 성경 ‘욥기’의 한 구절을 취해 소설에 옮긴다. “악한 자들이 오래 살며 늙을수록 점점 더 건강하니 어찌된 일인가?”(욥기 21장 7절) 다시 태어나도 작가를 하겠느냐는 유치한 질문에는 “디제이(DJ)를 하겠다”는 뜻밖의 고백이 튀어나왔다. ‘목수에 DJ까지 참 꿈이 많은 사람이군’ 하는 찰나, 덧붙여지는 그의 설명에서 DJ 역시 소설가의 다른 이름에 불과한 것이구나 생각했다. “속도감을 즐기고 싶다. 관객(독자) 앞에서 공연(글쓰기)하고 음악(소설)을 들려주면서 완전히 일상과 결별하는 순간(몰입)을 창조하는 일. 진짜 제대로 해보려고 ‘맥북’도 샀었는데, 소설 쓰느라….”
  • “처제 결혼 선물로 1800만원 긁은 아내”…얼마가 적당한가요?[이슈픽]

    “처제 결혼 선물로 1800만원 긁은 아내”…얼마가 적당한가요?[이슈픽]

    아내가 처제의 결혼을 앞두고 1800만원어치의 가전을 선물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은 자신의 카드를 말도 없이 긁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 게시판에는 ‘처제 결혼선물이 1800만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년 전에 결혼해 2살 아이를 두고 있다는 글쓴이 A씨는 “제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 생겼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처제가 10월에 결혼하는데 지난 달에 집안 사람들이 모여서 축하한다고 했고 다음 달부터 혼수 채운다고 해서 큼지막한 가전 몇 개 선물해주겠다고 했다”면서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자리를 마무리 했고, 지난 13일 가전 보러 간다고 해서 아내 카드는 이달 한도가 200만원 남았다고 해서 제 카드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3시에 S스토어에서 자그마치 1850만원이 결제됐다. 정확히 1853만 4000원이다”라고 아내가 결혼 선물로 결제한 금액을 밝히며 “큼지막한 가전 몇 개 사주겠다고 한 금액치고는 너무 과한 액수가 아니냐”고 토로했다. A씨는 “제가 큼지막한 가전 몇 개 사주겠다고 한 것 맞고, 금액 설정을 따로 하지 않았던 것도 맞다. 하지만 제가 생각한 기준은 500~600만원 정도였다. 많이 나오면 700~800만원 정도겠거니 생각했다”며 “제가 생각한 기준이 일반적인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거냐”고 물었다. 이어 “아내는 ‘큼지막한 거 몇 개 사준다고 했잖아’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면서 “사주겠다고 한 거 쿨하게 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아내 태도 때문에 더 화가 난다. 처제나 처가 쪽에는 얘기할 생각 없다. 누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지 판결을 받고 싶다”고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링크도 보내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에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네티즌 의견은 “결제한 것 취소하라”였다. 댓글에 따르면 “가격 협의를 사전에 안 했다고 해도 1850만원이면 긁기 전에 말을 먼저 해야하지 않나”, “경제력이 좋으니 카드 한도가 높은 것 같은데 아내가 작정하고 긁은 것 같다. 선 넘은 것 맞다”, “부부라도 그렇게 큰 돈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쉽지 않은데 아내가 너무 했다”라며 아내의 행동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친동생·처제·도련님 등 가족 축의금 고민 글 상당수 한편 고물가 시대에 결혼 비용 또한 치솟으면서 적정 축의금 액수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족의 축의금 액수를 고민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지난 14일 결혼·육아 정보 공유 카페 ‘레몬테라스’에 올라온 ‘남동생 결혼식 축의금’을 묻는 질문에는 “200만원~300만원”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8월 ‘처제의 축의금으로 얼마 정도가 적당하냐. 현재 전세 살고 넉넉한 사정은 아니다’고 묻는 한 네티즌의 글에는 “100만원~200만원 정도”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2월 맘카페에 올라온 ‘도련님 결혼할 때 축의금’을 묻는 질문에는 “전 100만원 했다”, “최소 100만원~300만원 하는 것 같다” 등의 답글이 달렸다. 한편 지난 4월 신한은행이 발간한 ‘2024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인의 적정 축의금 액수는 ‘참석하지 않고 봉투만 보낸다’면 5만원을, ‘직접 참석한다’면 10만원을 내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평균 액수는 불참할 경우 8만원, 참석한다면 11만원으로 나타났다. 결혼식이 호텔에서 열릴 경우에는 평균 12만원으로 올랐다.
  • “형에서 언니 됐다” 함께 성전환…자매가 된 베트남 형제

    “형에서 언니 됐다” 함께 성전환…자매가 된 베트남 형제

    함께 성전환 수술을 받고 자매로 살아가는 베트남 형제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형제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자매가 된 응우옌 반 응아(36), 응우옌 반 차우(33)의 사연을 전했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여자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고 남자를 좋아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형인 응아가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는데 아버지 응우옌 반 응옥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소문을 듣고 응아를 때리고 다리를 묶어 외출을 못 하게 막는 등 엄하게 다뤘다. 아들이 말을 듣는 것 같자 풀어줬지만 달라지지 않았고 아버지는 계속 폭력을 가했다. 아들이 무서워서라도 여자처럼 행동하지 않기를 원해서였다. 계속된 갈등은 아들의 잦은 가출로 이어졌다. 반면 어머니는 아들의 정체성을 인정해줬고 남편을 계속해서 설득했다. 아버지 역시 아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고통스러웠고 아내의 중재 덕에 아들을 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응아의 성전환 수술로 이어졌다.형이 혼나고 차별당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숨겨왔던 차우도 용기를 냈다. 그는 자신도 성전환 수술을 하겠다는 말을 꺼냈고 부모는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 차우는 “부모의 사랑과 관용은 끝이 없고 가족은 언제나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성전환 수술을 위해 태국으로 갔고 비용은 부모가 모두 부담했다. 성전환 수술 후 예뻐진 자매를 보고 사람들이 칭찬하는 것이 부모에게는 이제 자랑거리가 됐다. 응옥은 “사람들이 제 두 딸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저는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자매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음식을 팔고 있다고 한다. 결혼도 했다. 차우는 2살 연하의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응아도 결혼을 하고 9년을 함께했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 한 남편이 이별을 통보해 헤어졌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응아와 차우는 늘 아이들을 사랑하고 관용을 베풀어 준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두 자매는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며 “모두가 자녀가 더 쉽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日 축구 국가대표 사노, 성폭행 혐의 체포 충격

    日 축구 국가대표 사노, 성폭행 혐의 체포 충격

    일본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이자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 입단하며 축구계 기대를 한몸에 받은 사노 가이슈(24) 선수가 집단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7일 NHK에 따르면 사노는 지난 14일 오전 4시쯤 도쿄 분쿄구 유시마에 있는 한 호텔 근처에서 지인인 20대 남성 2명과 함께 3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호텔 주변에서 사노 등 3명을 발견해 곧바로 체포했다고 한다. 이들은 범행 전날 저녁 이 여성 일행과 식사를 했고 여성의 지인은 만남 도중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사노는 공을 빼앗는 능력이 뛰어나 일본 축구를 이끌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오카야마현 출신인 그는 지난해부터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11월 아시안컵으로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 4일 사노는 마인츠 이적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 4년으로, 이적료는 250만 유로(약 38억원)였다. 사노는 “해외에서 축구하는 건 언제나 나의 꿈이었다”는 소감을 전했고, 일본 축구계는 사노가 마인츠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한국 선수 이재성과 호흡을 맞추며 활약할 거라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인츠와 사노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마인츠가 선수들을 소집하자마자 사노가 범죄로 자멸했다면서 “이대로 선수 생명이 끝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총알이 귀 관통” 트럼프 구사일생…“아, 아깝다” FBI 직원글 논란

    “총알이 귀 관통” 트럼프 구사일생…“아, 아깝다” FBI 직원글 논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세 중 총격 사건으로 국제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이번 사건이 지지층을 결집해 대선 결과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암살 시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박해받는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추문 입막음 재판이나 기민정보 유출, 대선 결과 뒤집기선동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됐고 일부는 유죄 평결을 받은 상태를 설명하면서 “지지자들의 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범죄 혐의와 맞서 싸운 정치적 박해자로 거듭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유세를 하던 중 저격범이 쏜 총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총상을 입었다. 총알이 조금만 우측을 향했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단 뒤로 몸을 숨긴 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무대를 내려오면서, 경호 차량에 탑승하면서 여러 차례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들어 보였다.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 직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에 대해 “(죽지 않아) 너무 아깝다”는 메시지를 SNS에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데일리메일, 더 페더럴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FBI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나 하웰은 저승사자가 인형뽑기 기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한 인형을 집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아아, 아깝다”(AWWW SO CLOSE)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는 “여러분 모두 총을 쏘고, 수정헌법 2조(총기 휴대·소지권을 규정한 조항)를 사랑하는 이들은 총기 규제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그냥 앉아서 조용히 있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전직 FBI 분석가인 크리스 툼파스는 자신이 하웰과 함께 FBI에서 일했다며 그가 국립 즉석범죄기록 조회시스템(NICS)의 총기 배경 조사 관련 부서에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총기를 구매하려면 NICS를 통해 범죄나 정신 질환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하웰은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SNS 계정을 삭제했다.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가 논란이 된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코미디 록 밴드 터네이셔스 D의 멤버 잭 블랙(54)은 밴드 동료가 무대 위에서 총격 사건에 대해 농담을 하자 불쾌함을 표했다. 그의 동료 카일 개스(64)는 호주 시드니에서 공연 중 생일을 맞아 케이크 초를 끄면서 소원을 빌었다. 이 자리에서 개스는 “다음에는 트럼프를 놓치지 말아 달라”고 말했고, 블랙은 이같은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악마”(Evil)는 표현을 썼고, 호주 연방 상원의원인 랠프 바벗은 “호주에는 타인의 암살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을 자리가 없다”며 밴드를 즉시 호주에서 추방하고 비자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밴드는 향후 공연 일정을 취소했다. 블랙은 “지난 공연에서 나온 발언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나는 어떤 형태로든 증오 발언을 용납하거나 정치적인 폭력을 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개스 역시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하며 끔찍한 실수였다. 심각한 판단력 부족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베니 톰슨 하원의원실 직원인 재클린 마르소 역시 “폭력을 용납하지 않지만 다음에는 (목표물을) 놓치지 않도록 총격 수업을 받아 달라”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물을 올려 질타를 받았다.
  • 마인츠 이적하자마자 성폭행으로 자멸한 선수…日축구계 충격

    마인츠 이적하자마자 성폭행으로 자멸한 선수…日축구계 충격

    일본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이자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 입단하며 일본의 기대를 모은 사노 가이슈(24) 선수가 집단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17일 NHK에 따르면 사노는 지난 14일 오전 4시쯤 도쿄 분쿄구 유시마의 한 호텔 주변에서 지인인 20대 남성 2명과 함께 3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호텔 주변에서 사노 등 3명을 발견해 곧바로 체포했다고 한다. 이들은 범행 전날 저녁부터 여성과 여성의 지인인 또 다른 여성 5명과 함께 식사를 했고, 지인 여성만 도중에 귀가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이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사노는 공을 빼앗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일본 축구를 이끌 기대주로 주목받은 선수다. 오카야마현 출신인 그는 지난해부터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11월 아시안컵으로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사노는 이달 4일 마인츠로 이적이 발표돼 더욱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 4년간으로 이적료만 250만 유로(3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인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대표 미드필더 이재성과 좋은 호흡을 맞추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었다. 사노는 “해외에서 축구하는 건 언제나 나의 꿈이었다”는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인츠가 선수들을 소집하자마자 사노가 범죄로 자멸하면서 그의 꿈은 꿈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도 이번 사건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마인츠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 일본 언론은 “이대로 선수 생명이 끝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인스타그램 시대, 詩가 변했다… 한없이 가볍고 감각적으로

    인스타그램 시대, 詩가 변했다… 한없이 가볍고 감각적으로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거나, 세상을 향한 저항의 외침을 담고 있거나. 한국문학에서 그동안 시(詩)의 역할은 분명해 보였다. 어느 모로 보나 무겁기 그지없었던 것. 그러나 최근 짧은 호흡이 강조되는 인스타그램이 젊은 세대의 주된 소통 창구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들의 시 소비 방식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없이 가볍고 감각적인 바야흐로 ‘힙한 시’ 전성시대다. 16일 국내 주요 시인선 출판사(문학과지성사·창비·문학동네·민음사) 관계자들은 이미지와 짧은 글 중심의 소셜미디어(SNS)의 활성화로 독자들의 시 소비 경향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독자가 단순히 시집을 읽고 감상하는 데 그치는 ‘소극적 소비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 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껏 재단하며 편집·큐레이션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좋아하는 시편을 접어 두고 필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X 등 SNS에 텍스트를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개인의 취향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공감받고자 한다. 고선경(27) 시인의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가을과 겨울의 길목인 지난해 10월 출간된 이 시집은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여름에 읽기 좋은 시집’으로 소개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의 속성이 느껴지는 제목과 바다를 연상케 하는 청량한 파스텔톤 파란색 표지가 어우러지며 독자에게 더운 여름철 시원한 ‘피서의 감각’을 선사해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집은 올 상반기 문학동네 시인선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강윤정 문학동네 편집부장은 “젊은 시인의 첫 시집이었던 만큼 인지도나 유명세를 기대하기 어려웠음에도 SNS에서 10대, 20대로 추정되는 독자들 사이의 입소문만으로 꾸준히 판매된 인상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런 경향이 과감한 ‘수용미학’으로도 발전한다. 시인의 의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걸 받아들이는 독자의 감각이 훨씬 더 의미 있다는 얘기다. 출판사 난다 대표이자 오랜 기간 시집을 편집한 김민정 시인은 “작가가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 소설과는 달리 흩뿌려진 시구와 단어에서 일부만 취할 수 있는 시는 특히 인스타그램 시대에 독자를 주체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는 장르”라며 “이제는 저명한 문예지나 평론가의 호명 없이도 독자의 마음에 가닿으면 충분히 성공적인 시집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비로소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이른바 ‘완독의 신화’도 여기서 해체된다. 어느 한 시인이 시집 전체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요즘 독자는 그리 관심이 없다. 창비시선 500번을 기념해 일부 시집에서 선집 형태로 엮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 올 상반기 창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시집인 것이 그 증거다. 문학동네는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면 시인선에 수록된 시를 아무거나 들려주는 ‘인생 시 찾기’ 이벤트에 지난 6일간 무려 23만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고 이날 밝혔다. 표지에서 어떤 문장을 봤을 때 독자의 마음이 확 당겼는지도 관건이다. 올 상반기 문지시인선 베스트셀러인 이병률(57) 시인의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은 이런 지점에서 성공을 거둔 제목이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편집주간은 “시집 일부를 소개하는 카드뉴스나 짤막한 ‘시인의 말’을 비롯해 최근에는 시집의 제목도 감성을 시각적으로 자극할 요소가 있는지 고르고 정하는 데 편집자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2000년대 한국 시단에는 ‘미래파’ 논쟁이 한창이었다. 이전의 전통적인 시 경향에 반기를 든 당대 젊은 시인들의 낯설고도 새로운 시풍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시는 언제나 무겁고 진지했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그 진지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은 언제나 있었다는 이야기다.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애초 장르적으로 ‘쇼트 문학’인 시가 스마트폰 등장으로 우호적 분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가볍다는 비판도 있지만 독자 존재론에 따라 문학 장르는 끝없이 변하는 것이기에 이런 움직임이 한국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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