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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학교 등굣길 매일이 도전”… 학폭 후유증 장애 ‘눈물의 6년’

    “일반학교 등굣길 매일이 도전”… 학폭 후유증 장애 ‘눈물의 6년’

    “남들은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게 목표겠지만, 저희는 수능을 치러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어요.” 어머니 황모(51)씨는 아들 박모(18)군이 지난 14일 수능을 치른 이후에야 중·고등학교 6년 내내 졸여왔던 마음을 잠깐 풀 수 있었다. 박군은 난치병인 복합통증증후군(CRPS) 환자다. 이 병은 스치는 바람에도 출산 이상의 통증을 느끼게 한다. 한 뼘이 넘는 주삿바늘을 수시로 척추에 꽂아야 하고, 독한 마약성 진통제로 버텨야 하는 삶은 스무 살도 안 된 아이가 감내하기에 쉽지 않다. 황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병 기간 중 몇 번이나 학교를 그만둘 뻔했고 아들이 극단적 생각까지 했었는데 고교 졸업 수순을 밟는다는 게 벅차다”라면서 “여전히 아들과 함께 하루하루 견뎌내야 하는 일상이지만 해냈다는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박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14년 4월 학교폭력을 당한 뒤 CRPS를 얻었다. 가해 학생에 떠밀려 차에 치이고서 극한의 통증이 찾아왔다고 한다. 이후 박군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부모는 아들을 보살피려 직업을 포기하고 시간제로 일하며 집, 학교, 병원만 오갔다. 황씨는 “특수학교 대신 일반 중·고등학교를 계속 다녔다”면서 “멋모르고 도전했지만 두 번은 절대 못할 것”이라고 지난 6년을 회상했다. 박군과 부모가 일반 학교를 끝까지 고집한 이유는 가능한 한 또래들과 같은 경험 속에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학교가 박군을 불편하게 여기는 듯했다. 수업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는데도 특수학교 등으로 전학 갈 것을 권유했다. 또 입학 후에는 이동이 불편한 몸 상태 때문에 학교 측에 1층 교실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박군은 1층에서 진행되는 몇 과목 수업만 듣고 나머지 시간은 보건실에서 대기했다. 학교생활을 돕는 활동 보조 지원제도도 부족함이 많았다. 특수교육대상자인 박군은 화장실을 가거나 이동을 할 때 보조원의 도움이 필요한데, 정부가 확보한 보조인력 수가 충분치 않은데다 대부분이 여성이라 남학생을 돕기가 마땅치 않다. 실제 올해 특수교육대상자는 9만 2958명인데 반해 특수교육 보조인력은 1만 2707명뿐이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사회복무요원에게 박군의 생활을 돕도록 했지만, 이들은 전문성이 없는데다 소집 해제나 기초 훈련, 휴가, 병결 등으로 빠질 땐 어머니가 학교로 급히 소환돼야 했다. 수능 응시도 쉽지 않았다. 박군은 ‘기타편의제공 대상’으로 분류돼 시험장 배치 등에서 일부 편의를 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 부족함이 크게 느껴졌다. 황씨는 “찬 바람을 피하기 위해 구급차를 타고 시험장 안까지 들어가게 해달라는 등 맞춤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군은 마취 패치를 다리에 덕지덕지 붙인 채 시험을 치렀고, 종료되자마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다른 수험생들은 논술과 정시 전형 등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지만 박군은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했다. 대학에 진학해도 강의실을 이동해가며 수업 들을 자신이 없어서다. 박군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 봐라’, ‘사이버 수업 들으라’라고만 하지 말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환경, 실력대로 시험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학교폭력 뒤 찾아온 희귀난치병…“수험생활도 이겼는데 못할 것 없어요”

    학교폭력 뒤 찾아온 희귀난치병…“수험생활도 이겼는데 못할 것 없어요”

    극한 통증 느끼는 CRPS 환자…마약성 진통제로 버텨일반학교 진학 뒤 매일이 ‘도전’…보건실에서 대기 일쑤마취 패치 붙이고 수능 치러…“학교 환경 달라졌으면”“남들은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게 목표겠지만, 저희는 수능을 치러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어요.” 황모(51·여)씨는 아들 박모(18)군이 지난 14일 수능을 치른 이후 중·고등학교 6년 내내 졸여왔던 마음을 며칠간 풀었다. 박군은 난치병인 복합통증증후군(CRPS) 환자다. 이 병은 스치는 바람에도 출산 이상의 통증을 느끼게 한다. 한 뼘이 넘는 주사바늘을 수시로 척추에 꽂아야 하고, 독한 마약성 진통제로 버텨야 하는 삶은 스물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감내하기에 쉽지 않다. 황씨는 2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투병 기간 중 몇번이나 학교를 그만둘뻔 했고 아들이 극단적 생각까지 했었는데 고교 졸업 수순을 밟는다는 게 벅차다”라면서 “여전히 아들과 함께 하루하루 견뎌내야 하는 일상이지만 해냈다는 성취감도 크다”고 말한다. 박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14년 4월 학교폭력을 당한 뒤 CRPS를 얻었다. 가해 학생에 떠밀려 차에 치이고서 극한의 통증이 찾아왔다고 한다. 이후 박군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부모는 아들을 보살피려 직업을 포기하고 시간제로 일하며 집, 학교, 병원만 오갔다. 황씨는 “교육 여건이 보장되는 특수학교 대신 일반 중·고등학교를 계속 다녔다”면서 “아들이 중도 장애인이었기에 멋모르고 도전했지만 두 번은 절대 못할 것”이라고 지난 6년을 회상했다. 박군과 부모가 일반 학교를 끝까지 고집한 이유는 가능한 한 또래들과 같은 경험 속에서 성장하도록 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학교가 박군을 불편하게 여기는 듯했다. 수업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는데도 특수학교 등으로 전학갈 것을 권유했다. 또 입학 후에는 이동이 불편한 몸 상태 때문에 학교 측에 1층 교실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박군은 1층에서 진행되는 몇 과목 수업만 듣고 나머지 시간은 보건실에서 대기했다. 어려운 환경에도 학업을 이어가려는 박군의 의지는 담임교사와 일부 학교 관계자들의 마음을 녹였다. 처음 박군의 학교 생활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담임 교사나 일부 학교 관계자가 점차 박군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학교생활을 돕는 활동 보조 지원제도도 현실적으로 부족함이 많았다. 특수교육대상자인 박군은 화장실을 가거나 이동을 할 때 보조원의 도움이 필요한데 정부가 확보한 보조인력 수가 충분치 않은데다 대부분이 여성이라 남학생을 돕기가 마땅치 않다. 실제 올해 특수교육대상자는 9만 2958명인데 반해 특수교육 보조인력은 1만 2707명뿐이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사회복무요원에게 박군의 생활을 돕도록 했는데 이들은 전문성이 없는데다 소집 해제나 기초 훈련, 휴가, 병결 등으로 빠질 땐 어머니 황씨가 학교로 소환돼야 했다.수능 응시도 쉽지 않았다. 박군은 ‘기타편의제공 대상’으로 분류돼 시험장 배치 등에 일부 편의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황씨는 “구급차를 타고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게 해달라는 등 맞춤형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군은 마취 패치를 다리에 덕지덕지 붙인 뒤 시험을 치렀고, 종료되자마자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어머니 황씨의 희생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황씨뿐만 아니라 남편과 큰아들, 친가, 외가 등 온 가족이 조를 짜서 박군을 돌본다. 집은 수중 재활센터와 응급센터가 가까운 곳으로 최근 이사했다. 치료를 위해 집까지 팔았다. 황씨는 “몸도 마음도 성한 곳이 없다”고 한숨짓는다. 때문에 아들이 병원 치료를 받는 틈을 타 자신도 함께 치료받는다. 황씨는 “아픈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사정이 다 마찬가지”라면서 “오죽하면 환자 학부모끼리는 여행 기념품으로도 서로 파스를 돌린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도 골병든다”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들은 논술과 정시 전형 등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지만 박군은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했다.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강의실을 이동해가며 수업 듣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여서다. 박군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 봐라’, ‘사이버 수업 들으라’라고만 하지 말고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환경, 실력대로 시험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못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이보희 기자의 TMI]

    ‘동백꽃 필 무렵’ 못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이보희 기자의 TMI]

    KBS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이 지난 21일 10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가며, 10주 연속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23.8%, 수도권 24.9%까지 달성하며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은 시청률 그 이상의 뜨거운 여운을 남겼다. ◆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돼주는 로맨스 ‘동백꽃 필 무렵’은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동백(공효진)과 황용식(강하늘)을 통해 ‘그렇다’는 답을 들려줬다. 동백은 어려서는 엄마가 없다는 이유로, 커서는 미혼모가 술집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모진 시선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 칼날과도 같던 시선에 동백은 웅크렸고, 마음을 졸이며 눈치를 봤다. 하지만 용식은 달랐다. 그가 동백에게 보낸 시선은 온기로 가득했다. 언제나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인 사랑과 응원을 쏟아 부었고, 그 사랑은 결국 동백을 ‘쫄보’에서 ‘맹수’로 변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 매 장면마다 스며들어 있는 명대사 ‘동백꽃 필 무렵’에는 매 장면마다 명대사가 스며들어있다. 임상춘 작가 특유의 현실 공감 유발 대사들은 ‘동백꽃 필 무렵’을 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등극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동백씨 저랑 제대로 연애하면은요, 진짜로 죽어요. 매일 사는 게 좋아가지고 죽게 할 수 있다고요”, “엄마가 돼도 엄마를 못 따라간다”, “원래 바람이란 게 시작이 반인거지. 사람들이 바람난 놈, 안 난 놈 그러지, 바람 찔끔 난 놈, 많이 난 놈 그래?”, “어제의 멘붕을 잊게 해줄 건, 오늘의 멘붕 밖에 없을지도” 등 편견, 외로움, 사랑, 모성, 부성, 결혼, 바람 등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관철하고 있는 이 대사들은 때로는 웃기기도, 때로는 울리기도 하며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 행복에 대하여 ‘동백꽃 필 무렵’의 모든 인물들은 저마다의 행복을 꿈꿨다. 보란 듯이 쨍하게 살고 싶었던 동백, 동백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었던 용식, 가장의 책임을 다하고 싶었던 강종렬(김지석), SNS 좋아요 개수가 자신의 행복지수였던 제시카(지이수), 존경 받고 싶었던 노규태(오정세), 남들처럼 규태와 도란도란 살고 싶었던 홍자영(염혜란), 딱 한 사람쯤은 저를 기억해주길 바랐던 최향미(손담비)까지, 저마다의 행복을 좇아 치열히도 살았다. 하지만 왜인지 그럴수록 행복은 멀어져갔고, 점점 밀려나는 ‘행복 등수’에 사무치게 외로워졌다. 그러나 동백은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행복에 등수가 어디 있어. 각자 지 입맛대로 가는 거지.” 각자의 속도로 자기만의 행복을 음미하며 가는 것. ‘동백꽃 필 무렵’이 전하고자 했던 진짜 행복의 의미였다. ◆ 우리 속 평범한 영웅이 만든 기적 건강악화로 혼수상태에 빠진 동백 엄마 정숙(이정은)을 보며 모두가 기적을 바랐다. 하지만 가혹하게도 기적은 없었다. 대신 오지랖으로 똘똘 뭉친 평범한 영웅들의 합심이 있었을 뿐이다. 죽이고 살리는 건 하늘이 정하는 것이지만, “그 직전까지는 좀 사람이 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찬숙(김선영)을 시작으로 옹산의 모두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인맥을 총동원해 최첨단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지나는 자리에 홍해를 가르고,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의료진들을 섭외했다.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곳에는 “착한 사람들의 소소한 선의”가 있었다. 연쇄살인마 ‘까불이’도 무섭지 않았다. 세상에는 백 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싸이코패스보다 착한 사람들이 더 많고, 그렇게 세상은 기적을 만들어 낸다. 그게 바로 용식이 말한 “쪽수의 법칙”이었다. ◆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숱한 고비들을 넘는다. 생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오는 그 시련들에 누군가는 동백처럼 움츠러들기도, 향미처럼 어긋나기도, 또 누군가는 규태와 제시카처럼 관심을 갈구했을지도 모른다. ‘동백꽃 필 무렵’은 그 고난을 통과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폭격과도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의 삶이 아무리 작고 하찮아 보일지라도, 충분히 훌륭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그 따뜻한 응원은 모두가 외롭고 저마다의 고비들을 넘기며 살아가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동백꽃 필 무렵’은 종영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속에는 ‘동백이’ 꽃이 만개했다.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동백, 그를 지켜주는 옹산 사람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는 선행은 없다는 것. 착한 마음과 작은 선행이 모여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 이보희 기자의 TMI : ‘TV’, ‘MOVIE’ 리뷰와 연예계 ‘ISSUE’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검찰 대규모 수사에도 김학의 ‘무죄’...“재판부에 경의를”

    검찰 대규모 수사에도 김학의 ‘무죄’...“재판부에 경의를”

    6년 만에 이뤄진 검찰 재수사증거 부족, 공소시효 벽 막혀세 번째 수사에도 1심 ‘무죄’‘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검찰이 대규모 수사단을 꾸리고 세 번째 수사에 나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구속하는 성과를 이뤘지만 법원은 김 전 차관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5월 구속된 김 전 차관은 6개월 만에 수의를 벗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제3자 뇌물수수, 수뢰후 부정처사 혐의는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고, 성접대 등 뇌물수수 혐의도 공소시효 벽에 막혔다. 이날 오후 2시쯤 시작된 재판에 김 전 차관은 흰 수염을 늘어뜨린 채 연두색 수의를 입고 나타났다.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생년월일을 묻는 질문에 짧게 답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부터 하나씩 열거하며 무죄로 판단한 배경 등을 설명했다. 2006년 9월부터 2008년 2월쯤까지 13차례에 걸쳐 이모씨 등으로부터 성접대를 받고, 윤씨로부터 현금 등 1900만원과 시가 1000만원짜리 그림을 수수하는 등 총 31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뇌물 액수가 1억원이 안 돼 공소시효 10년이 적용되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씨가 이모씨의 상가보증금 1억원을 돌려받지 못하도록 해 사실상 이씨에게 뇌물을 준 것이라고 검찰이 판단한 제3자 뇌물수수와 관련해, 재판부는 “1억원 채무 면제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부분은 무죄라고 했다. 박모 변호사를 통해 윤씨의 부탁을 받고 형사사건 조회를 해 윤씨에게 진행 상황을 알려준 혐의(수뢰후 부정처사)에 대해서도 “증거가 부족하고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또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상품권과 차명휴대전화 사용대금을 받은 혐의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는 공소시효 10년이 지나 면소판결했다. 선고가 끝나자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무죄를 생각하면서 재판에 임했다”면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받는 사건이고 사건 외적으로 압박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법과 정의의 원칙에 따라 판결해 준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7억원을 구형했다. 한편, 윤씨는 지난 15일 1심에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2013년 검찰이 적절히 공소권을 행사했으면 그 무렵 피고인이 적절한 죄목으로 법정에 섰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나 김학의 등 사회 유력 인사들에 대한 원주 별장 성접대는 양형을 정하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포토] 인기유튜버 임선비, 뽀얀속살 꿀벅지 산타

    [포토] 인기유튜버 임선비, 뽀얀속살 꿀벅지 산타

    30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인기 BJ이자 유튜버인 임선비가 뽀얀 속살을 드러냈다. 임선비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의 12월호 커버모델로 나서 화보촬영을 진행했다. 12월에 맞게 크리스마스 컨셉으로 꾸며진 촬영에서 임선비는 특유의 해맑은 미소와 천진스러움으로 스튜디오를 환하게 만들었다. 단아한 체구의 소유지지만 8등신의 비율과 곧은 다리, 한줌도 안 되는 가는 발목을 자랑했다. 특히 초미니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촬영에 임할 때는 뽀얀 가슴라인과 탄탄한 꿀벅지를 자랑해 섹시함도 뽐냈다. 임선비는 “이렇게 준비된 세트에서 촬영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증명사진 외에는 찍어 본적이 없다. 의상, 사진, 포즈 등이 모두 새롭다”며 “색다른 경험이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이번 촬영이 나의 커리어를 풍성하게 만들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선비는 게임광에서 게임BJ로 변신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임선비는 “매일 일이 끝나면 게임에 몰두했다. 새벽을 넘기는 것은 예사로웠다. 하지만 게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 같아 고민이 생겼다. 그러다 게임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BJ에 관심이 생겼다.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인기도 높아져 너무 좋다”며 해맑게 웃었다. 유튜버로서 인기가도를 달리자 임선비는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했다. 바로 ‘술먹방’. 진짜 술을 마시면서 팬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큰 호응을 샀다. 화자가 아닌 청자로서 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것이 임선비의 역할이었지만 되레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자 팬들의 사랑이 더욱 커졌다. 임선비는 “솔직함과 정직함은 유튜버가 구독자에게 선물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다. 술먹방을 할 때는 가급적 술을 조금 먹으면서 대회를 하려고 하지만 가끔 실수(?)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 팬들이 호응해주시고 격려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임선비는 방송 때문에 휴가를 갈 수가 없다. 임선비는 “크리스마스 때 연인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다. 너무 격렬한 싸움이라 헤어질 수도 있지만 너무 재미있다. 팀으로 하면 싸울 일이 없으니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여행을 간다면 진도를 추천한고 싶다.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이다”라며 BJ로서 연인들에게 팁을 제공하기도 했다. 타고난 밝음과 명랑함이 매력인 임선비는 게임과 술먹방 외에 다양한 컨텐츠로 팬들 앞에 설 예정이다. 임선비는 “게임과 술먹방에 더해 여행, 요리 등 여러 가지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할 것이다. 꾸밈없는 나의 일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언제나 팬들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BJ가 되고 싶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팬들이 행복한 시간을 갖길 기원한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한편 크레이지 자이언트는 임선비 외에 탁구선수 출신의 유명 스트리머 연이 등 다양한 화보와 기사로 12월호 크리스마스 특집을 꾸몄다. 스포츠서울
  • 햇살이 빚은 한 잔…여긴 와인천국

    햇살이 빚은 한 잔…여긴 와인천국

    지난 15일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 여기저기서 “역시 영동 와인”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충북 영동군 시나브로와이너리와 갈기산와이너리가 과실주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와이너리는 포도주 양조장을 말한다. 심천면에 있는 시나브로와이너리는 은은한 레몬골드빛 색감과 감귤류 계열의 상큼한 향을 자랑하는 화이트와인을 출품해 심사위원들 입맛을 사로잡았다. 학산면의 갈기산와이너리는 아름다운 장밋빛 색감과 부드러운 향이 특징인 로제와인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매년 개최되는 최고 국가공인 주류품평회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다. 맛과 역사, 판매량 등을 종합 평가한다. 상을 받는 것은 술을 빚는 사람들에게는 ‘가문의 영광’이다.●맛·향 다른 와인 100종류 즐겨볼까 이날 영동 와인은 판매에서도 대박 행진을 이어 갔다. 와이너리 7곳의 부스에서 판매되던 와인이 순식간에 동났다. 박수진 영동군 와이너리 육성 담당은 “영동 와인은 2013년부터 해마다 우리술 품평회에서 상을 받는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고품질 포도, 군의 지원, 농가의 노력이 만들어 낸 성과”라고 말했다. 영동군이 대한민국 와인 1번지로 성장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처럼 유명한 와인 고장을 만들겠다는 영동군의 꿈이 이뤄지고 있다. 21일 군에 따르면 현재 와이너리는 기업형 1곳, 농가형 41곳 등 총 42곳이 있다. 전국 와이너리 190곳의 22%에 달한다. 영동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연간 90만병(750㎖ 기준)으로 국내 와인 생산의 24%를 차지한다. 농가형 와이너리 가운데 8곳은 연매출이 1억원을 넘는다. 이런 성장은 군이 포도 주산지라는 지역 특성을 살려 2008년부터 와이너리를 육성한 결과다. 와인아카데미 운영, 와인포장재 지원, 와인컨설팅, 와인산업해외연수, 와인상설판매장 건립 등 군이 전폭적으로 지원했다.영동 와인은 맛과 향이 다른 종류가 100가지가 넘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20년 전 귀농한 안남락(61) 부부가 운영하는 도란원은 오크통 대신 국내산 대나무통으로 숙성해 특유의 맛을 살렸다. 대표작은 로제와인과 아이스와인이다. 로제와인의 색과 맛은 포도를 으깨 즙을 낸 뒤 언제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안 대표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7일’이라는 최적의 시간을 찾아냈다. 안 대표는 “영동에서 로제와인을 처음 만들었다”며 “포도가 주원료지만 딸기, 장미, 체리향이 난다”고 설명했다. 도란원의 아이스와인은 얼린 포도즙의 수분만 걷어내 당도를 30브릭스 이상으로 끌어올린 뒤 발효해서 만든다. ●친환경 와인·청와대 만찬주 등 유명 컨츄리농원은 영동군 포도 최초 시배지인 영동읍 주곡리에 있다. 무수아황산 또는 소르빈산과 같은 산화방지제나 보존료를 넣지 않는 건강한 와인을 만든다. 과실의 풍미를 그대로 담으려고 모든 공정에서 산소접촉을 최소화했다. 김덕현(37) 대표는 “화학첨가물 대신 저온열처리를 통해 보존기간을 늘려 유기농 매장에서 판매된다”며 “1965년 할아버지 때부터 가양주 개념으로 술을 만들어 오다 2010년 와인을 제품화한 역사가 깊은 양조장”이라고 자랑했다. 여포와인농장은 청와대 만찬주로 사용된 ‘여포의 꿈 화이트’로 유명세를 탄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때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이 청와대 만찬에서 마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박을 쳤다.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등의 청포도를 씨와 껍질을 제거한 후 저온에서 숙성·발효시켜 만든 ‘여포의 꿈’은 약간 달달하면서 여러 가지 꽃향이 복합적으로 나는 화려한 와인이다. 김민제(50) 대표는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계열 포도가 단백질이 많아 다루기가 쉽지 않지만 저희만의 노하우로 와인을 생산한다”며 “초콜릿, 치즈케이크 등과 함께 디저트용으로 먹으면 좋다”고 했다. 이어 “여포는 공동대표인 남편의 별명”이라며 “우리 농장은 ‘초선의 꿈’이란 와인도 생산하는데 초선은 제 별명”이라며 웃었다. 용산면 법화길에 있는 금용농산은 압력을 가해 거품을 녹여 넣는 샤르망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다. 영동읍 산막골길에 있는 산막와이너리는 제초제를 쓰지 않은 포도로 만든다.●와인터널·아카데미 등 다양한 와인 인프라 영동 지역은 와인의 고장답게 와인 인프라도 넘쳐난다. 군은 135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0월 와인터널을 준공했다. 터널 규모는 폭 4∼12m, 높이 4~8m, 길이 420m다. 내부는 전 세계 포도주산지를 소개하는 포도밭여행, 와인의 기원을 설명해 주는 와인문화관, 영동와인관, 세계와인관, 와인저장고, 레스토랑, 기념품 판매장 등 10개의 테마로 꾸며졌다. 이 터널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한 뒤 흙으로 덮어 만들었다. 성인 입장료는 3000원이다.2014년에는 지자체 처음 와인연구소 문을 열었다. 고품격 와인 제조기술 개발, 와인 명품 브랜드화 연구, 기능성 와인 제조기술 개발, 와인 저장·유통 기술 개발 등을 한다. 와인연구소는 최근 ‘8월 8일’을 와인데이로 선포했다. ‘8’자가 와인의 주원료인 포도 알맹이 모양과 비슷한 데다 ‘8’자를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 기호(∞)와 비슷해 영동 와인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할 수 있어서다. 와인을 마시면 팔팔하게 구십구살까지 산다는 뜻도 내포한다.유원대 와인발효식음료서비스학과와 손잡고 와인아카데미도 운영한다. 신규반, 심화반, 심층반, 고급반, 소믈리에반, 와이너리반 등으로 세분화했다. 출석률 60% 이상, 평가결과 60점 이상이면 수료증을 받는다. 현재 28명이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0년부터는 해마다 대한민국 와인축제를 연다. 군은 난계 박연 선생이 태어난 국악의 고장과 와인을 동시에 알리기 위해 국악와인열차도 운행한다. 지난해 첫해 34회를 운행해 6459명이, 올해는 23회를 운행해 4500명이 이용했다. 정경순 군 와인산업팀장은 “와이너리가 많다 보니 정보 교환과 경쟁이 이뤄져 제조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며 “로제나 화이트와인은 외국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자랑했다. 이어 “외국 와인은 떫은맛이 강하지만 영동 와인은 우리가 먹던 포도로 만들어 친숙하고 거부감이 없다”며 “대형마트 입점을 늘리기 위해 와이너리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대형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동 와인의 도수는 12도다. 가격은 750㎖ 한 병에 1만 3000~5만원이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中지방정부 2925조원 부채 덫에… 의사·교직원도 ‘대출 앵벌이’

    中지방정부 2925조원 부채 덫에… 의사·교직원도 ‘대출 앵벌이’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루저우(汝州)시 지역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전화벨이 울리기만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 그들이 받는 전화가 위급 환자를 빨리 치료해 달라는 의료적인 문제가 아니라 병원장이 거액을 마련해 오라고 대출을 부탁하는 ‘대출 앵벌이’를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병원장은 루저우에 병원을 새로 지어야 한다며 건설비 명목으로 대출을 받아 달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의료직 종사자 대부분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처럼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 까닭에 수천 달러를 대출받으면 갚을 길이 없는 만큼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지방정부 온라인 게시판에는 “상처를 덧내는 것과 같다. 정부 사업에 왜 서민들의 돈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인구 100만명의 루저우시는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인 부채 과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 도시다.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병원 의사와 간호사, 학교 교직원들이 ‘대출 앵벌이’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직접 나서 직원들에게 공공기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이 필요하니 대출을 받아 달라고 다그치는 일이 심심찮게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일자리 창출과 공장 가동을 위해 지속적으로 부채를 늘려 왔지만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돈줄이 말라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30년래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눈덩이처럼 불린 대규모의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바람에 지방정부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금융위기가 중국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려 4조 위안(약 666조원)을 시중에 내다 풀었다. 이 덕분에 중국 경제는 ‘반짝 효과’를 맛봤다. 2009년 1분기 6.4%로 곤두박질쳤던 성장률이 곧바로 반전돼 10%대 두 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공급한 거액의 돈은 시간이 갈수록 부실화하는 바람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당시 중국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가 공급한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별도의 자금 조달 기관, 즉 지방정부융자 플랫폼(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을 만들었다. LGFV는 지방정부의 부동산 담보를 근거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방정부에 자금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지방정부는 경제성장률을 높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LGFV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려 인프라 사업에 쏟아부었다. 중국 금융 당국 조사에 따르면 지방정부들은 담보 가치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오거나 심지어 담보 설정도 하지 않은 채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은행들도 기업대출을 통해 돈을 벌 최고의 호기라고 생각하고 기업 부실 여부를 면밀히 살피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 줬다. 지방정부는 파산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지원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부채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중앙정부가 부채 감축 정책을 완화하면서 다시 LGFV를 통한 자금 조달이 급증했다. LGFV는 올 들어 9월 말까지 2조 37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16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인 2조 5600억 위안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나 다름없다.중국 정부는 지방부채 총계를 2조 5000억 달러(약 2925조원) 규모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8조 달러 규모를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더군다나 지방정부가 떠안은 채무 가운데 2021년 말까지 2년 반 사이에 3조 8000억 위안이 상환 만기를 맞는 탓에 중국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뇌관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컨설팅 업체 로듐그룹 주밍치(朱鳴岐)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타이태닉호와 같은 배라고 생각하면 지방정부 부채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지방정부의 부채는 갑판에 쌓여 있는 화물 컨테이너와 같다. 이미 화물 컨테이너가 너무 많이 쌓여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루저우와 같은 지방도시 정부의 숨어 있는 부채는 중국 정부에 큰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아직도 ‘흰코끼리’(겉보기에는 좋지만 실속 없다는 뜻) 사업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생각에 목을 매고 있다. 중앙정부가 ‘스포츠’를 강조했을 때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건설했다. 1만 5400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과 농구장, 컨벤션센터, 베이징 인민대회당과 같이 으리으리한 강당을 지었다. 중앙정부가 ‘기술’을 슬로건으로 내세우자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빅데이터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센터로 개명하고 스타디움을 내려다보는 이커머스 맨션을 짓기도 했다. NYT 취재진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브레이크댄스 팀이 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반면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 4년 전에 첫 삽을 뜬 루저우 판자촌 재개발 사업은 자금 부족으로 현재 중단된 상태다.지방정부가 이런 대규모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세금과 대출만으로는 자금이 많이 부족한 만큼 중앙정부 지원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원 조달에 나서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 루저우가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루저우는 더 많은 돈을 빌리기 위해 LGFV를 설립했다. LGFV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 등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천즈우(陳志武) 홍콩대 아시아글로벌연구소장은 “LGFV는 지방정부가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대출 도구일 뿐”이라며 “중앙정부가 이 도구를 없애면 지방정부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수년 동안 지방정부의 부채를 감축하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가 가팔라지면서 루저우가 높은 이자를 갚지 못하고 연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은행들이 루저우의 병원 세 곳과 공공기관들에 대해 4500만 달러 규모의 빚을 갚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어 8월에는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등 공공기관과 중의학병원 등이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대출이나 다른 사업 거래에 대한 자금 조달이 제한받고 있다. 가오인량(高銀亮)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융자부 주임은 “단순히 대출 보증인으로 연루됐을 뿐 돈을 빌리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돈줄이 마르자 중국 지방정부들은 병원과 학교, 기타 기관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방정부 관리들이 지역 병원 관리자들에게 지역 투자펀드를 지원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메모에는 “병원 관리자와 직원들은 병원 신설을 위한 전환사채를 매입할 것을 권장한다”고 적혀 있다. 일부 병원들은 직원들이 돈을 갹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경영자들은 할당량을 정했다. 중의학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1인당 10만 위안에서 20만 위안을 내라는 병원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루저우 산부인과·소아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6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을 투자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방정부는 재빨리 발뺌을 했다. 장위항(張宇航) 루저우 중의학병원장은 “결코 자금 조달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병원들이 정부 정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모두 자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아빠 찬스’ 조선대 교수가 아들 박사학위 도움 논란

    조선대학교 대학원생인 직장인 아들이 같은 학교 교수인 아버지 수업을 수차례 수강한 뒤 부친은 물론 동료 교수들로부터 높은 학점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조선대 공과대학 전·현직 교수 10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조선대 공대 현직 교수의 아들인 A씨의 석·박사 통합학위 과정을 지도하면서 출석과 과제 평가에서 특혜를 줘 대학 행정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수년간 석·박사 과정을 거쳐 지난해 2월 최종 공학박사 학위를 정식 취득했다. 직장인인 A씨는 이 과정에서 석사 2과목, 박사 1과목 등 모두 3과목을 친아버지이자 해당 대학 소속인 B교수로부터 강의를 들은 뒤 모두 A학점 이상의 고학점을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대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시민대책위원회는 “모두 20과목 가운데 아버지가 3과목에 A+을 주고 나머지 17과목은 10여명의 교수들이 수강 여부와 관계없이 석·박사 학위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며 “명백한 학사 부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B교수는 일부 교수에게 전화해 ‘(아들의) 학점을 올려줄 것’을 요구한 의혹도 사고 있다. B교수와 A씨의 특수관계 사실은 올해 초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게재된 익명의 진정서를 통해 외부로 알려졌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대학 측의 자체 진상조사에서도 일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A씨의 석·박사학위를 취소와 관련 교수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교수는 이와 관련 “강의를 맡을 당시만 하더라도 대학상피제나 수업회피제 같은 것은 없었고, 학내 규정에도 저촉되지 않았는데 올해 초 교육부에서 ‘자녀수업 출강 금지’ 공문을 보내오면서 뒤늦게 문제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달콤한 그 이름, 참다래와 키위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달콤한 그 이름, 참다래와 키위

    얼마 전 전북 김제에서 열린 국제종자박람회에 다녀왔다. 다양한 작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실외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주요 채소의 다양한 품종을 소개한 정원이 펼쳐졌다. 그중 한 무밭엔 ‘전무후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나만 이 이름이 흥미로웠던 게 아니었는지 박람회 관련 뉴스에서 전무후무 무 육성자의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그는 꽃이 안 피는 무에 전무후무하다는 의미로 이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지인은 작년에는 이곳에서 ‘따다죽어’라는 고추를 보았다며, 결실률이 워낙에 좋아 따다 죽을 정도라는 설명에 같이 웃었다. 모든 식물에는 이름이 있다. 산과 들에서 남몰래 살던 어느 식물을 인간이 발견하는 순간 그에겐 이름이 붙고 세상에 알려진다. 모든 것은 이름을 붙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몇 년 전 한 식물학자가 제주 백약이오름에서 참나물속 미기록종을 발견했고 국명을 무엇으로 지을지 고민한 끝에 이름을 백약이참나물이라 했다. 또 다른 식물학자는 울릉도에서 바늘꽃속 신종을 발견하고, 크기가 큰 바늘꽃인데 ‘큰바늘꽃’은 이미 있다며 결국 ‘울릉바늘꽃’이라 이름 붙였다. 산과 들에 사는 자생식물의 이름에는 대체로 원산지 정보나 식물의 특징을 띠는 이름이 많다.그러나 우리가 도시에서 이용하는 원예 식물은 다르다. 식물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대중이 원하는 이름으로 붙여지기 쉽다. 도시의 식물은 원예 ‘산업’ 안에 있고, 산업에서 식물은 우리에게 선택돼야 비로소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 기관에서 육성한 품종은 상업적인 이유보다는 공공의 목적에서 탄생한 것이기에 식물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름이기 쉽지만, 기업에서 육성한 경우엔 좀더 직관적인 이름을 띠게 된다. 기업은 이익 창출을 위한 곳이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름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 곁 식물들은 다들 그만한 사연으로 이름을 얻는다. 그리고 여기 조금은 특별한 사연으로 이름을 가진 과일이 있다. 요즘 한창 마트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키위. 키위의 원래 이름은 키위가 아니었다. 1900년대 초 식물에 관심 많은 프랑스와 영국 출신 선교사들이 중국 서남부에서 다래나무속 한 종의 종자를 뉴질랜드에 가져가 ‘차이니즈 구스베리’라는 이름으로 재배했다. 그렇게 재배와 개량을 거쳐 1950년대 이후 재배 면적이 증가하며 과일로서 산업화됐다. 이후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을 하려고 보니 ‘차이니즈 구스베리’라는 이름이 거슬린 것이다. 새로운 이름을 고민하던 차, 당시 헤이워드라는 우량 품종이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새와 닮았다며 키위라 이름 붙여 수출길에 올렸다. 그렇게 중국의 다래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키위라는 이름을 얻었다. 누군가는 이 사건을 세계 최고의 마케팅이자 ‘희대의 식물 납치 사건’이라고 말하지만, 언제나 인간이 끼어드는 순간 모든 일은 늘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가. 키위는 뉴질랜드의 대표 과일로서 세계로 퍼져 나갔다. 현재 뉴질랜드와 이탈리아에서 키위 생산의 80%를 차지하며, 중국도 최근 생산이 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을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키위’라는 이름은 결국 브랜드명이기에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것은 ‘다래’에 진짜라는 의미의 ‘참’을 붙여 참다래라 부르고 있다. ‘다래’라는 이름 또한 ‘달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니 키위와 참다래는 결국 같은 말이다.이들은 사과처럼 수백 년 전부터 우리가 이용해 온 과일이 아니다. 불과 50여년밖에 안 된 과일이고, 기억을 돌아보면 나 역시 키위의 그림 기록은 본 적이 없다. 모두 사진 기록이다. 키위가 육성된 후에는 이미 사진 기술이 발달해 품종을 사진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건 지금 우리가 먹는 헤이워드 품종 외에 아보트, 브루노, 몬티 등의 품종이 존재했으나 크기와 맛에서 헤이워드만 못해, 사라진 이 품종의 기록 또한 사진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조급한 마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참다래를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다. 달콤한 골드키위인 스위트골드 참다래, 그리고 골드원과 감록. 모두 이름에서 달콤함을 띠는 우리나라 육성 신품종 참다래들이다. 최근엔 그려야 할 ‘다래’가 더 생겼다. 우리나라 자생의 토종 다래를 개량한 새로운 품종들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어 소비자 입맛과 선택의 폭은 넓어졌고, 결국 품질이 좋다면 이름이 어떻든 알려지고 사랑받을 수 있는 여지는 많아진다. 이름이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는 있지만,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결국 품질에 있다. 자연과 식물에 있는 ‘진정성’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LG 의류건조기 소비자에 위자료 10만원”…고민에 빠진 LG전자

    “LG 의류건조기 소비자에 위자료 10만원”…고민에 빠진 LG전자

    “‘콘덴서 자동세척’ 광고와 달리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LG가 결정 수용하면 조정 참여 안한 소비자에도 효력 LG전자가 ‘자동세척 기능 불량’ 논란으로 무상수리에 나섰던 트롬 의류건조기 소비자에게 각각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한국소비자원의 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 의류건조기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들이 자동세척 기능 불량 등을 이유로 구입대금 환급을 요구한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7월 소비자 247명은 LG전자가 광고했던 것과 달리 LG전자 의류건조기의 자동세척 기능을 통한 콘덴서 세척이 원활하지 않고, 내부 바닥에 고인 잔류 응축수 때문에 악취와 곰팡이가 발생한다며 구입대금 환급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지난 8월 트롬 건조기를 사용하는 50가구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한 뒤 LG전자에 시정 권고를 내린 바 있다. LG전자는 이를 받아들여 2016년 4월부터 판매된 트롬 의류건조기 약 145만대의 부품을 무상 교체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후 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집단분쟁조정 절차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50명 이상 소비자에게 같거나 비슷한 유형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개시된다. LG전자는 콘덴서 먼지 낌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고, 잔류 응축수와 콘덴서 녹이 의류에 유입되지 않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 기능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게 광고했다는 입장이었다. ●“일정조건 충족돼야 자동세척 작동…광고와 달라 선택권 제한” 그러나 위원회는 광고를 믿고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됐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1회 건조당 1~3회 세척’, ‘건조 시마다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등의 표현을 쓴 광고 내용과 달리 실제 자동세척은 일정 조건이 충족돼야만 이뤄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LG전자가 무상 수리를 하고 있지만 수리로 인한 불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 무상보증 실시’를 발표했고,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무상수리를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보증 책임은 이행됐다고 봤다. 또 의류건조기의 잔류 응축수와 녹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 질병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인과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LG 수용시 모든 소비자에 효력…위자료 1400억원 이상 될 수도 소비자원은 이날부터 14일 이내에 조정결정서를 LG전자에 송달할 예정이다. 이번 조정 결정은 LG전자가 수용하면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한다. LG전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안 수락 여부를 소비자원 분쟁조정위에 통보해야 한다. LG전자가 수용할 경우 위원회는 보상계획서 제출을 권고해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도 조정 결정과 동일한 효력이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결정을 LG전자가 수용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반대로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한 소비자도 이번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소송을 낼 수 있다. LG전자는 고민이 깊다. LG전자가 소비자원의 결정을 받아들이면 위자료 규모가 최소 2470만원에서 최대 1400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 LG전자가 무상수리하기로 결정한 의류건조기만 해도 145만대가 넘는다.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소비자도 배상 결정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정안을 검토한 후 기한 내에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은 광고에 따른 사업자의 품질보증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사업자의 정확한 정보제공 의무를 강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전격 경질, 후임은 ‘우승 청부사’ 모리뉴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전격 경질, 후임은 ‘우승 청부사’ 모리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구단이 팀을 일약 리그 강호의 반열에 올려놓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으로 조제 모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감독을 임명했다. A매치 휴식기를 틈타 속전속결로 처리한 구단의 능력이 놀랍니다. 토트넘 구단은 19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그가 토트넘을 마지막으로 지휘한 경기는 지난 9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긴 경기가 됐다. 구단이 밝힌 공식적인 경질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2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14만 얻었다. 토트넘은 지난 2월부터 따져 프리미어리그에서 24경기 승점 25로 거의 강등권 성적에 그쳤다. 모리뉴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맨유 사령탑에서 경질된 뒤 놀고 있었는데 포체티노 해임 소식이 전해진 지 12시간도 안돼 계약을 맺었다. 거의 1년 만에 현장에 돌아온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2022~23시즌까지 팀을 지휘하게 된다. 그의 토트넘 지휘 첫 경기는 오는 23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13라운드 원정 경기가 된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포체티노의 해임을 전하며 “최대한 구단의 이득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레비 회장은 “이와 같은 결정을 하기가 매우 망설여졌다”면서도 “구단 운영진은 가볍거나 섣불리 (포체티노 감독의 경질을) 결정하지 않았다. 후회스럽게도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올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 성적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구단 운영진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마우리시오와 함께 한 시간, 추억을 생각할 때 이번 결정은 더 어려웠다”고 밝혔다. 레비 회장은 아울러 “마우리시오와 그의 코칭스태프 구성원은 토트넘 구단 역사에 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홈 구장이 지어지는 가운데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팀을 이끌어준 그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마우리시오와 그의 코칭스태프 구성원은 언제나 우리 홈 구장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사령탑 선임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는 재능 있는 선수단이 있다. 힘을 되찾아 팬들에게 긍정적인 시즌을 선물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전드 개리 리네커는 “포체티노는 몇년 동안 무게 이상으로 강력한 펀치를 먹였다. 더 나은 대체자를 찾는 행운을 기원하는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014년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최근 네 시즌 연속 리그 4위권에 들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토트넘이 리그에서 4년 연속 4위권에 진입한 건 1959~1963년이 마지막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올려놓으며 포체티노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군사행보’ 김정은, 이번엔 물고기가공장 시찰…태도 변화 왜?

    ‘군사행보’ 김정은, 이번엔 물고기가공장 시찰…태도 변화 왜?

    “확장 공사 부진…반드시 교훈 찾아야”군 지도부 강하게 질타…기강 잡기 의도연합훈련 연기되자 경제 행보 나선 듯 낙하산 침투 훈련을 지도하며 군사 행보에 나섰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튿날 수산사업소를 찾아 먹거리 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8월25일수산사업소와 새로 건설한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를 현지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이렇게 찾아온 것은 인민군대 수산부문 사업 정형을 요해(파악)하던 중 이곳 수산사업소에 건설하게 돼 있는 물고기가공장 건설이 진척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보고를 받고 현지에서 직접 요해 대책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인민무력성 본부에 각 부서들이 있고 숱한 장령(장성)들이 앉아있는데 누구도 당에서 관심하는 수산사업소에 계획된 대상건설이 부진 상태임을 보고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런 문제까지 최고사령관이 요해하고 현지에 나와 대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고 답답한 일”이라고 엄한 어조로 질타했다. 이어 “자체로 변변히 대책을 하지 못하면서도 당 중앙에 걸린 문제 하나도 제대로 똑똑히 장악 보고하지 않은 것은 총정치국과 무력성이 범한 실책”이라며 “반드시 교훈을 찾아야 할 문제”라고도 지적했다.그러면서도 수산사업소 지배인에 대해서는 “욕심이 지내(너무) 커서 매번 최고사령관에게 ‘이것을 하자, 저것을 하자’고 많은 것을 제기하는데 정말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일꾼”이라며 “최고사령관을 돕자고 부리는 욕심…충성스러우며 바른 욕심”이라고 치켜세웠다. 북한이 지난 16일(보도일 기준) 김정은 위원장의 공군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참관과 18일 저격병들의 낙하산 침투 훈련을 직접 지도하는 모습을 보도하는 등 군사적 행보를 강조하다가 이날 먹거리 문제 지도 공개로 전환한 것은 미국의 연합공중훈련 연기 등 대화 분위기 조성과 관련 있어 보인다. 또 일반 사업장이 아닌 군이 운영하는 사업장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체제 수호와 함께 정권 차원에서 주민 먹는 문제 해결과 경제 건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총정치국과 무력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알린 것은 군에 대한 기강 잡기를 보이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또 기존 물고기가공장과 냉동저장고에서 일하는 어로공(어부)들과 가족들의 수고를 높이 치하했으며 그들의 생활 편의를 잘 돌봐주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김정은 정권은 수산업에서 대풍을 의미하는 ‘황금해’를 ‘황금산(과수업)·황금벌(농업)’과 함께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3대전략자산’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수산업은 선박 등 필요한 물자를 보유한 군이 장악하고 있다. 8월25일수산사업소는 2013년 장성택 처형 직후 사흘 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찾았던 첫 수산사업소로, 김정은 위원장은 “언제나 마음속 첫 자리에 놓여있는 단위”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수산사업소 확장에 대해 “총적으로는 군인생활과 관련된 문제이자 인민생활문제이고 전투력 강화이며 싸움준비완성”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새로 건설된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에서는 “마치 물고기바다, 기계바다를 보는 것만 같다”면서 냉동저장고에 차곡차곡 쌓인 물고기들을 보며 “금괴를 올려 쌓은 것 같다. 올해는 농사도 대풍인데 수산도 대풍이 들겠다”고 기뻐했다. 현지지도에는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리정남·현송월·홍영성 부부장들이 동행했으며 육군 대장인 서홍찬 군 후방총국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맞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길섶에서] 엄마의 김장/전경하 논설위원

    지난해까지 김장은 집안 행사였다. 엄마가 입동이 지나고 주말 중 하루를 고르면 일정을 맞춰 엄마 집에 전날 늦은 오후부터 모였다. 재료를 씻고 다듬어 둔 뒤 다음날 아침 여자들은 양념 버무리기를, 남자들은 운반을 했다. 중간중간 생굴과 돼지 수육이 겉절이에 얹혀지면서 오랜만에 구성된 대가족은 웃어 가며 온갖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이런 풍경이 사라졌다. 팔순이 코앞인 엄마는 기력이 쇠해 진두지휘가 버거웠다. 나이와 함께 음식 솜씨도 사라지는지 지난해 담근 김장 김치가 영 맛이 없어 더욱 그랬다. 지난해 김장 김치가 여전히 김치냉장고 한쪽을 차지하고 있으니 자식들도 일 벌이기가 귀찮았다. 김치는 언제나 마트에 있고, 온라인에서 주문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엄마는 지난 주말 알타리무 3단, 배추 3포기로 혼자 김장을 했단다. 늦가을 연례행사를 그냥 지나가려니 서운했던 거다. 맛난 김치 하나만 있으면 찌개, 전, 볶음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데 든든한 기본이 없으니 허전하긴 하다. 김장문화가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이제 그 의미가 다가온다. 엄마의 기력처럼 ‘집 김장’은 사라지고 다양한 이유의 ‘단체 김장’만 남는 것 같다. lark3@seoul.co.kr
  • ‘보좌관2’ 이정재 신민아, 심각한 분위기 ‘김갑수의 반격’

    ‘보좌관2’ 이정재 신민아, 심각한 분위기 ‘김갑수의 반격’

    이정재와 신민아의 위기가 포착됐다.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2’(극본 이대일/연출 곽정환) 지난 방송에서 장태준(이정재)은 송희섭(김갑수)에게 전면전을 선포했다. 송희섭은 이에 반격을 준비했다. 이성민(정진영) 의원의 불법 선거자금 사건을 내사 중인 최경철(정만식) 부장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것. 또한 이창진(유성주) 대표는 강선영(신민아)의 신변을 위협했다. 이제 막 공조를 시작한 두 사람의 행보에 빨간 불이 켜진 것. 18일 본방송을 앞두고 ‘보좌관2’ 측이 두 사람의 또 다른 위기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스틸컷엔 장태준, 강선영 두 의원실 사람들이 모여 이창진 대표가 무마시킨 7년 전 화학 물질 유출 사고를 추적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런데 무언가를 보며 놀라움과 분노가 섞인 표정을 감추지 못한 장태준과 강선영. 예상치 못했던 정황이 포착됐음을 예측케 한다. 지난 방송 직후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는 이 위기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최경철은 송희섭(김갑수)과 독대한 자리에서, “영장 청구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노골적으로 장태준을 ‘쓰레기’라 칭했던 그가 불법 선거자금 관련 결정적 단서를 찾아냈음을 시사하는 바. 여기에 이창진과의 대립도 드러났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라고 분노한 장태준에게, “등에다가 칼 꽂아놓고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은데”라며 비아냥댄 것. 그러나 지난 시즌 장태준은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더군다나 이번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가 이창진에게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모두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반드시”라는 다짐을 보인 이유였다. 장태준의 전면전 선포에 반격을 개시한 송희섭과 이창진에게 장태준이 어떻게 대응할지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보좌관2’ 측은 “이정재와 신민아에게 새로운 위기가 닥치며 그들의 공조 또한 난관에 부딪힐 예정이다”라고 전하며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진다. 어떤 사건이 그들을 덮칠지, 이들이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함께 시청해달라”고 당부했다. 18일 오후 9시 30분 방송. 사진 = 스튜디오앤뉴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X강하늘, 이별할 줄은…봄날 다시 올까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X강하늘, 이별할 줄은…봄날 다시 올까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강하늘이 헤어졌다. 아들 김강훈을 그늘지게 키우고 싶지 않은 공효진의 선택이었고, 강하늘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동백(공효진)이 살아온 나날은 헤어짐의 연속이었다. 어릴 적 엄마 정숙(이정은)과 헤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열렬히 사랑했던 첫사랑 강종렬(김지석)과도, 가족같이 여겼던 향미(손담비)와도 헤어지며 가슴 아픈 이별을 겪어야 했다. 연이은 ‘어퍼컷’에 지친 동백, 필구(김강훈) 마저도 아빠와 같이 산다며 동백 곁을 떠나자 좀처럼 멘탈을 붙잡고 있을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필구는 종렬의 집에서 잘 섞여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말소리 한번 시원하게 내지 못했고, 행여 큰소리라도 날까 의자를 들고 일어났으며, 발뒤꿈치는 언제나 들려있었다. 누가 뭐래도 ‘깡’ 하나는 넘쳐났던 아들이 눈치를 보며 그늘져 가자 엄마인 동백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그에게서 꼭 자신의 과거를 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 필구를 자신처럼 키우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시간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아 절망한 동백이었다. 설상가상 덕순(고두심)이 필구더러 ‘혹’이라고 얘기한 걸 알게 되었다. 필구가 갑자기 아빠랑 살겠다고 선언 한 이유였다. 그 길로 서울에 있는 필구의 학교를 찾은 동백, 학교 친구들이 필구를 ‘단무지’라고 칭하는 걸 듣게 되었다. 급식소 비정규직의 파업으로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데, 비싼 아파트에 사는 필구는 즉석밥에 단무지를 매일같이 싸왔던 것. 아홉을 줘도 하나를 못 줘 매일이 미안한 게 엄마인지라, 그 모습을 본 동백의 세상은 무너져 내렸다. 그 자리에서 필구와 함께 학교를 나온 이유였다. 엄마에게 ‘혹’이 되지 않기 위해 떠났던 필구는 끝내 그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엄마와 야구 중 택일하라는 동백에게 “엄마가 결혼하는 애는 나뿐이 없어. 자기 엄마가 결혼하는 마음을 엄마가 알아? 나도 사는 게 짜증나”라며 힘겨운 마음을 토로한 것. 자신이 소녀가 되어가는 동안, 필구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말에 봄날에 젖어있던 동백은 현실로 돌아왔다. 자신 때문에 필구가 그늘져가는 걸 볼 수 없었던 동백, 결국 용식에게 헤어짐을 고했다. “연애고 나발이고 필구가 먼저”라는 것. “타이밍이니 변수니 다 개소리라고 생각”한 용식도 동백의 이별선언에 아무런 반박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받아들였다. 동백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그래서 엄마로 행복하고 싶다는 동백의 마음을 이해했기 때문. 누구도 탓 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이별이었다. 앞으로 2회(PCM기준 4회)만을 남겨둔 ‘동백꽃 필 무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겐 기적 같던 봄날은 다시 올 수 있을까. 그 마지막 이야기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앞면만 덩그러니… 포르투갈 식민지 처연함이

    앞면만 덩그러니… 포르투갈 식민지 처연함이

    마카오에 10년 만에 갔을 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코타이 지역엔 거대한 쇼핑몰과 카지노, 대형 리조트가 번쩍거려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방불케 했다. 자본의 향기가 넘쳐흐르는 이곳에서 허름한 배낭을 메고 온 나는 외로운 이방인이 돼 버렸다. 카지노에서 욕망에 잠깐 취하기도 했다. 3만원이 15만원으로 불어난 초심자의 행운을 안고 마카오 반도로 향했다. 역시! 마카오는 다닥다닥 붙은 낡은 아파트가 보여야 정겹다. 건물이 빽빽하게 늘어서 햇빛 한 줌도 잘 들어오지 않는 서민의 골목, 쿰쿰한 냄새가 퍼져 나오는 노포 앞에서 ‘난닝구’만 입고 부채질하는 할아버지, 읽을 수 없는 한자로 써 있는 빨간 메뉴판, 냄새와 소리가 만들어 낸 행복한 현기증. 웃음이 번졌다. 1557년부터 1999년까지 무려 442년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마카오에서 포르투갈의 흔적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카오의 명물인 에그타르트조차 포르투갈이 이 땅에 남겨 놓은 유산이다. 옛 포르투갈의 수도원에서는 옷을 빳빳하게 만들기 위해 계란 흰자를 썼다. 수녀들은 남는 노른자를 처리하기 위해 고민하다 에그타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유명하다는 에그타르트 집에 갔다. 에그타르트를 한 입 무는 순간, ‘바사삭’ 겉면이 부서지면서 무릎에 빵가루가 쌓였다. 겉은 탱탱하고 속은 촉촉한 커스터드 크림이 입안 가득 퍼졌다. 풍성한 맛에 마음까지 풍성해졌다. 그 옛날 수녀들 덕분에 종교적 신념은 몰라도 에그타르트에 대한 신념은 확실히 생겼다. 먹거리도 그렇지만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올라있는 마카오 역사지구 대부분이 포르투갈의 문화를 담고 있다. 물결무늬의 타일 바닥과 노란색, 민트색의 콜로니얼 건물로 잘 알려진 세나도 광장을 비롯해 25개 건축물 모두가 해당한다. 광장을 따라 언덕을 향해 10분쯤 걸으면 드디어 마카오를 대표하는 ‘성 바울 대성당의 유적’이 처연한 자태를 드러낸다. 1602년 이탈리아 예수회가 설계했고 일본의 종교 박해를 피해 나가사키에서 건너온 일본인 기독교 석공과 중국인 공예가들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1640년이 돼서야 완공된 성 바울 대성당은 당시 아시아 최대의 유럽풍 성당이면서 교육기관이었다. 1835년 대화재로 인해 몸통을 상실한 채 지금은 정면만 덜렁 남아 있지만 언제나 북적거리는 사람들 덕분에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파괴된 그리스 신전에서 원형을 상상해 보듯 성 바울 대성당의 형태를 머릿속에 그려 보는 것은 여행자의 몫이다.‘성모 마리아와 천사, 포르투갈 범선이 섬세하게 조각돼 있는 아름다운 창문으로 햇빛이 가늘게 들어온다. 포르투갈인, 중국인이 한데 섞인 성당에 경건한 성가가 퍼진다.’ 내가 상상해 보는 300년 전 마카오의 한 풍경이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지방정부가 연명해 나가는 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지방정부가 연명해 나가는 법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루저우(汝州) 지역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전화 벨이 울리기만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 그들이 받는 전화가 위급 환자를 빨리 치료해 달라는 의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병원장이 거액을 마련해 오라고 대출을 부탁하는 ‘대출 앵벌이’를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인 탓이다. 병원장은 루저우시에 병원 시설이 부족하니 병원을 새로 지어야 한다며 건설비 명목으로 대출을 받아달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의료직 종사자들의 대부분은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 까닭에 수천 달러를 대출받으면 갚을 길이 없는 만큼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린다. 지방정부 온라인 게시판에는 “상처를 덧내는 것과 같다. 정부 사업에 위해 왜 서민들의 돈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인구 100만 명의 루저우시는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인 부채 과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 도시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병원 의사들과 간호사, 학교 교직원들이 ‘대출 앵벌이’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의 기관장들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에게 공공기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이 필요하니 대출을 받아달라고 다그치는 일이 심심찮게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일자리 창출과 공장 가동을 위해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부채를 늘려왔지만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30년래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규모의 부채 감축에 안간힘을 쓰는 바람에 지방정부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가 중국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4조 위안(약 666조원)을 시중에 내다풀었다. 이 덕분에 중국 경제는 ‘반짝 효과’를 맛봤다. 2009년 1분기 6.4%로 곤두박질쳤던 성장률이 곧바로 반전돼 10%대 두 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내다푼 거액의 돈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실화해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당시 경제성장의 핵심 추동력인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별도의 자금조달기관, 즉 지방정부융자 플랫폼(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LGFV)을 만들었다. LGFV는 지방정부의 부동산 담보를 근거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방정부에 자금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지방정부는 LGFV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려 인프라 사업에 쏟아부었다. 중국 금융당국 조사에 따르면 지방정부들은 담보가치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오거나 심지어 담보 설정도 하지 않은 채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은행들도 기업대출을 통해 돈을 벌 최고의 호기라고 생각하고 기업 부실 여부를 면밀히 살피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줬다. 지방정부는 파산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지원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것이다. 히자만 올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경기둔화세가 이어지면서 부채 문제가 발등에 불로 떨어진 중앙정부가 부채감축 정책을 완화하면서 다시 LGFV를 통한 자금조달이 급증했다. LGFV는 올들어 9월 말까지 2조 37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16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인 2조 5600억 위안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나 다름 없다. 중국 정부는 지방부채 총계를 2조 5000억 달러(약 2925조원) 규모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8조 달러 규모를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더군다나 지방정부가 떠안은 채무 가운데 오는 2021년 말까지 2년반 사이에 3조 8000억 위안이 상환 만기를 맞는 탓에 중국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뇌관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듐그룹 주밍치(朱鳴岐)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타이타닉호와 같은 배라고 생각하면 지방정부 부채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지방정부의 부채는 갑판에 쌓여 있는 화물 컨테이너와 같다. 이미 화물 컨테이너가 너무 많이 쌓여 있다고 경고했다.상황이 이런 만큼 루저우와 같은 지방정부의 숨어 있는 부채는 중국 정부에 큰 골칫거리일 수 밖에 없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아직도 ‘흰코끼리’(겉보기에는 좋지만 실속 없다는 뜻) 사업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생각에 목을 맸다. 중앙정부가 ‘스포츠’를 강조했을 때 루저우시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건설했다. 1만 5400 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과 농구장, 컨벤션센터, 베이징 인민대회당과 같은 으리으리한 강당을 지었다. 중앙정부가 ‘기술’을 슬로건으로 내세우자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빅데이타와 e커머스(전자상거래) 센터로 개명하고 스타디움을 내려다보는 e커머스 맨션을 짓기도 했다. NYT 취재진이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브레이크댄스 팀이 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반면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 4년 전에 첫 삽을 뜬 루저우 판자촌 재개발 사업은 자금 부족으로 현재 중단된 상태다. 지방정부가 이 같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세금과 대출만으로는 자금이 많이 부족한 만큼 중앙정부 지원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원 조달에 나서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 루저우시 정부가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루저우시 정부는 더 많은 돈을 빌리기 위해 LGFV를 설립했다. 루저우시 정부는 LGFV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복합 스포츠센터와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것이다. 천즈우(陳志武) 홍콩대 아시아글로벌연구소장은 “LGFV는 지방정부가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대출 도구일 뿐”이라며 “중앙정부가 이 도구를 없애면 지방정부는 또하나의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수년 동안 지방 정부의 부채를 감축하는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가 가팔라지면서 루저우시 정부가 높은 이자를 갚지 못하고 연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은행들이 루저우의 병원 세 곳과 공공기관들에 대해 4500만 달러 규모의 빚을 갚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어 8월에는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등 공공기관과 중의학병원 등이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대출이나 다른 사업 거래에 대한 자금조달이 제한받고 있다. 가오인량(高銀亮)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융자부 주임은 “단순히 대출 보증인으로 연루됐을 뿐 돈을 빌리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돈줄이 마르자 중국 지방정부들은 병원과 학교, 기타 기관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지방정부 관리들은 지역 병원 관리자들에게 지역 투자펀드를 지원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메모에는 “지역 병원 관리자와 직원들은 병원 신설을 지원하기 위한 전환사채를 매입할 것을 권장한다”고 적혀 있다. 일부 병원들은 직원들은 돈을 갹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경영자들은 할당량을 정했다. 중의학 병원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1인당 10만 위안에서 20만 위안을 내라는 병원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불평했다. 루저우 산부인과·소아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6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을 투자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방정부는 재빨리 발뺌을 했다. 장위항(張宇航) 루저우 중의학병원장은 현지 지역 관영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결코 자금 조달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병원들이 정부 정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두 자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능 이의신청 하루새 80건… 사탐이 36건 ‘최다’

    수능 이의신청 하루새 80건… 사탐이 36건 ‘최다’

    ‘불수능’ 작년 120건 보다는 줄어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정답에 대한 수험생의 이의신청이 하루 사이 약 80건 제기됐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의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이날 15일 오후 4시 기준 97건의 글이 올라왔다. 이 중 문제나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글은 약 80건, 감독관이나 화장실 등 시험에 대한 기타 불만이 10여건이었다. 평년보다 매우 어려워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작년에는 수능 다음날까지 120여건의 이의신청이 있었다. 영역별로는 사회탐구영역에 36건의 글이 올라와 가장 많았다. 까다로운 난도였던 것으로 평가된 국어영역 게시판에도 29건이 게시됐다. 그다음으로는 과학탐구 13건, 수학 8건, 영어 5건 등이다. 사회탐구에서는 ‘생활과 윤리’ 과목 10번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많았다. 분배의 정의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두 사상가를 제시하면서 사상가의 입장으로 적절한 답을 고르는 문제로, 정답인 선택 문항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문의하는 수험생들이 있었다. 다만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는 문제 오류는 없는 것 같다”면서 “‘불수능’으로 불릴 만큼 어려웠던 영역이 없었기 때문에 이의 신청이 적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평가원은 18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이의신청을 접수한 후 이를 심사해 이달 25일 오후 5시 정답을 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12월 4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이 “인생 드라마”로 불리는 이유 [SSEN리뷰]

    ‘동백꽃 필 무렵’이 “인생 드라마”로 불리는 이유 [SSEN리뷰]

    지난 3개월 간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종영까지 단 2회(PCM 기준 4회)만을 앞둔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 제작 팬엔터테인먼트). 첫 회부터 전채널 수목극 1위의 자리를 지켰고, 많은 시청자들 사이에선 ‘인생 드라마’라고 회자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돼주는 로맨스 ‘동백꽃 필 무렵’은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기저에 두고 있다. 그리고 동백(공효진)과 황용식(강하늘)을 통해 ‘그렇다’라는 답을 들려줬다. 동백은 어려서는 엄마가 없다는 이유로, 커서는 한부모가 술집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모진 시선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 칼날과도 같던 시선에 동백은 웅크렸고, 마음을 졸이며 눈치를 봤다. 하지만 용식은 달랐다. 그가 동백에게 보낸 시선은 온기로 가득했다. 언제나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인 사랑과 응원을 쏟아 부었고, 그 사랑은 결국 동백을 변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맹수의 본능을 깨운 그녀는 더 이상 말끝도 잘 못 맺는 ‘쫄보’가 아니었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마주한 순간 생기는 기적을 목도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는 짙고 깊은 여운으로 꽉 들어차고 있다. #. 매 장면마다 스며들어 있는 명대사 특히 임상춘 작가 특유의 현실 공감 유발 대사들은 ‘인생 드라마’로 등극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동백꽃 필 무렵’에는 매 장면마다 명대사가 스며들어있다. “동백 씨 이 동네에서 제일 세고요, 제일 강하고, 제일 훌륭하고, 제일 장해요”, “나를 잊지 말아요”, “너 눈깔을 왜 그랴” 등 어느 장면을 봐도 꼭 한 번씩은 등장하는 공감 가득한 대사에 뭐 하나 딱 골라서 뽑기도 힘들 지경이다. 편견, 외로움, 사랑, 모성, 부성, 결혼, 바람 등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관철하고 있는 이 대사들은 때로는 웃기기도, 때로는 울리기도 하며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 한 사람이 아닌, 등장인물 모두에게 주목하게 되는 이야기 ‘동백꽃 필 무렵’에는 동백과 용식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에게만 집중된 이야기가 아닌 모두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그래서 아빠의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는 강종렬(김지석), “자존감은 없고 자존심만 머리 꼭대기인 관종” 제시카, 철없는 ‘어른아이’ 노규태(오정세),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홍자영(염혜란), 한 사람쯤에게는 꼭 기억되고 싶었던 향미(손담비), 자식에게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 동백과 용식의 엄마 곽덕순(고두심)과 조정숙(이정은), 그리고 동백을 까불이로부터 지키겠다고 나선 멋진 ‘옹벤져스’ 언니들까지. 누구도 미워 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에 설득되고야 만다. 소시민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가득 차 있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의 마음이 뺏길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블랙독’ 서현진X라미란, 첫 스틸컷 공개 “호흡? 두말하면 잔소리”

    ‘블랙독’ 서현진X라미란, 첫 스틸컷 공개 “호흡? 두말하면 잔소리”

    ‘블랙독’ 서현진과 라미란이 차원이 다른 공감을 장착하고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준비를 마쳤다. tvN 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후속으로 오는 12월 16일 첫 방송되는 ‘블랙독’(연출 황준혁, 극본 박주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얼박웍스) 측은 15일, 현실 밀착형 캐릭터를 입은 서현진과 라미란의 첫 스틸컷을 공개해 기대감에 불을 지핀다.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초년생 고하늘(서현진 분)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프레임 밖에서 바라본 학교가 아닌, 현실의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간제 교사를 통해 그들의 진짜 속사정을 내밀하게 들여다볼 예정. 기존의 학원물과 달리 교사를 전면에 내세워 베일에 싸인 그들의 세계를 밀도 있게 녹여내며 완벽하게 새로운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한다. 여기에 서현진, 라미란을 비롯해 하준, 이창훈, 정해균, 김홍파 등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극의 리얼리티와 완성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색이 확실한 두 배우 서현진, 라미란의 만남은 ‘블랙독’을 기다리게 만드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손꼽힌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 속, 서현진과 라미란의 180도 달라진 분위기가 드라마 팬들을 설레게 한다. 먼저, 교육열이 높기로 소문난 사립고등학교로 첫 출근하게 된 신입 기간제 교사 ‘고하늘’로 완벽 변신한 서현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깔끔한 단발머리에 사회초년생다운 풋풋한 미소는 ‘고하늘’ 그 자체. 반짝이는 눈빛 속에 담긴 설렘은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지만,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신입 기간제 교사 고하늘의 면면을 엿볼 수 있다. 치열한 입시 전쟁터에 떨어진 고하늘은 특유의 생존력으로 온갖 문제들을 극복해가며 성장통을 겪을 예정. ‘뭘 모르는 무경력’ 사회초년생 고하늘이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사립고등학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소문난 워커홀릭이자 대치동 입시‘꾼’인 진로진학부장 ‘박성순’으로 변신한 라미란의 카리스마도 흥미롭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광대 짓도 마다하지 않고, 대학 입학처를 다니며 ‘영업맨’의 역할까지 도맡는 열혈 선생님 박성순. 베테랑의 노련함과 여유가 엿보이는 표정은 ‘입시의 달인’ 박성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한다. 특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상대를 꿰뚫어 보는 듯한 예리함은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이어진 사진 속 고하늘과 박성순 사이에 흐르는 싸늘한 분위기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신입교사 고하늘은 진학부 부장인 박성순의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잔뜩 긴장한 모습. 온도차 다른 두 사람의 대비가 이들의 관계에 궁금증을 자극한다. 훗날 치열한 전쟁터에 떨어진 사회 초년생 고하늘의 멘토를 자처하는 박성순이기에 서로에게 어떤 자극제가 될지, 연기력에 이견이 없는 두 배우가 그려나갈 특별한 ‘워맨스’에 그 어느 때 보다 기대가 쏠린다. 서현진, 라미란이 빚어내는 시너지는 기대 그 이상으로 완벽하다. 서현진은 “저는 호흡이 좋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은 현장에서 에너지가 굉장히 좋으셔서 모두를 웃게 해주신다”며 “안 그런 듯하면서도 늘 전체를 보고 계셔서 무심히 지나가듯 던져주는 단어들이 연기의 힌트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선배님의 내공이구나 느끼고 있다. 그리고 현장에서 끊임없이 노래하시는데 그것이 선배님의 매력”이라며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라미란 역시 “서현진 배우와 호흡은 두말하면 잔소리. 언제나 화기애애한 촬영현장 분위기로 현장에 오는 것이 즐겁다. 뜨거운 열정을 지닌 배우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촬영 중이다. 시청자분들께도 공감되는 뜻깊은 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기대 심리를 자극했다. tvN 새 월화드라마 ‘블랙독’은 ‘유령을 잡아라’ 후속으로 12월 16일 월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 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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