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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훈아 ‘15년만의 외출’ 국민도, 정치권도 들썩들썩

    나훈아 ‘15년만의 외출’ 국민도, 정치권도 들썩들썩

    “저는 옛날 역사책을 보든 살아오는 동안을 보든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는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이런 분들 모두가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 IMF 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1등 국민이다.”15년 만에 방송에 귀환한 ‘가황’ 나훈아(사진)의 소신 발언과 진정성 어린 공연에 추석 연휴인 1일 국민도, 정치권도 들썩였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전국 시청률 기준 29.0%를 기록했을 정도다. 고통받는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비대면 공연을 준비한 그에게 정치권도 ‘팬심’을 드러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늦은 밤인데 가슴이 벌렁거려서 금방 잠자리에 못 들 것 같다. 나훈아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원 지사는 “저만 이런 것 같진 않다. ‘가황’이 추석 전야에 두 시간 반 동안 온 국민을 들었나 놓았다 했다”며 “힘도 나고 신이 났다. 그런데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이십 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곤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나훈아의 소신발언을 다룬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가황 나훈아의 ‘언택트(비대면)쇼’는 전 국민의 가슴에 0㎜로 맞닿은 ‘컨택트쇼’였다”며 “진정성 있는 카리스마는 위대하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SNS를 통해 “가황 나훈아 님에 빠져 집콕 중”이라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이어 “인생의 고단함이 절절히 녹아들어 있는 그의 노래는 제 인생의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 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라며 “그런 나훈아 님이 ‘이제 내려올 때를 생각한다’는 말에 짧은 인생의 무상함도 느낀다”고 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모두처럼 저도 집콕하느라 부모님 산소도 찾아뵙지 못하고 처갓집에도 못 가는 외로운 시간에 가황 나훈아 님의 깊고 묵직한 노래가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신곡 가운데 ‘테스형!’은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KBS는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오는 3일 오후 10시 30분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비하인드를 담은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만의 외출’을 긴급 편성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처칠의 ‘뻐끔담배’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처칠의 ‘뻐끔담배’

    교차로에서 자동차가 신호 대기 중이다. 앞차 운전석 창문이 열린다. 운전자의 왼손이 밖으로 빠져나온다. 손가락 사이에는 담배가 있다. 보기가 불편하다. 아니나 다를까. 신호가 바뀌자마자 담배꽁초를 길에 툭 던져 버리고 냅다 달아난다. 뒤에서 지켜보던 이는 불쾌감이 확 밀려온다. 아파트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담배연기는 윗집 사는 이웃과의 물리적 충돌까지 초래한다. 우리 시대의 풍속도다. 1970년대와 80년대, 아니 90년대까지도 이렇지는 않았다. 영화관에서, 찻집에서, 심지어 열차 객실에서도 대놓고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 있었다. 거리에서 불붙은 담배를 손에 들고 다니다가 지나던 행인의 옷에 구멍을 내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담배 풍속은 급격히 변했다.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간접흡연의 해악이 널리 알려지면서 애연가들은 다들 죄인이라도 되는 듯이 움츠러들고 있다. 보기에 안쓰러울 지경이다. 그깟 담배 좀 끊으면 안 되냐고? 애연가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세상에 담배를 끊는 것보다 쉬운 일은 없다. 나는 천 번도 더 끊어 봤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만큼 담배 끊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흡연 부스에서 눈치 보며 피우는 데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는 것이다. 담배 하면 떠오르는 정치인으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1874~1965)을 빼놓을 수 없다. 처칠은 시가만 따로 보관하는 특별보관실이 따로 있었을 정도였다. 그 방에는 그가 선호하는 아바나(쿠바)산 시가인 로메오이훌리에타가 보관돼 있었다. 처칠이 시가를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을 못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대중과 카메라맨 앞에서 종종 시가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보기와 달리 시가를 많이 피우지는 않았다. 하루에 12개비를 넘긴 적이 결코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처칠은 시가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았다. 그는 시가를 피운다기보다는 시가에 불을 붙였다가 다시 끄기를 반복했다. ‘뻐끔담배’였던 것이다. 처칠은 라이터를 절대 사용하지 않았고 언제나 특별 주문한 아주 커다란 성냥을 썼다. 시가를 피우는 것보다는 피우는 과정을 즐겼다. 91세까지 장수한 처칠이 골초였다는 사실을 들어 담배 무해론을 끌어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처칠은 ‘무늬만 골초’였다. 삼례농협 창고위로 흘러가는 구름처럼 담배는 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코앞에 닥친 수도권 ‘쓰레기 재앙’… 5년 뒤엔 버릴 곳이 없다

    코앞에 닥친 수도권 ‘쓰레기 재앙’… 5년 뒤엔 버릴 곳이 없다

    “설계에 2년, 공사에 3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매립지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쓰레기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을 놓고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립지가 위치한 인천시가 2025년 사용 종료를 발표한 뒤 자체 매립장 공모에 나서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경기도는 2015년 6월 체결된 수도권매립지정책 4자 협의체 최종합의서 준수를 주장하면서도 ‘키’를 쥔 인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인천이 빠진 3자 협의체가 대체 매립지 공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인천이 단독 행보를 고수할 경우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의 폐쇄 주장에, 대규모 부지와 자원화시설 및 노하우를 보유한 매립지를 대안 없이 폐쇄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는 비판이 대두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2025년 폐쇄” vs “4자 합의 준수” 논란은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인천은 지난 21일 2025년 수도권매립지 3-1 공구 매립 종료에 대비해 자체 매립지 공모에 착수했다. 생활폐기물 소각재 및 불연성 폐기물을 하루 160t 처리할 수 있는 5만㎡ 이상으로 제시했다. 매립지 사용 종료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인천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공동 매립지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독자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매립지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전과 체감도가 다르다. 서재희 인천시 수도권매립지종료추진단장은 29일 “2025년까지 33년간 인천이 수도권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게 되는데 2026년 직매립이 금지되면 연장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더라도 인천이 ‘영원한 매립장’으로 전락하는 것은 막아야 하고 환경 피해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을 더이상 외면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를 공동 사용하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와 이들 지자체는 인천시에 ‘4자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공동 매립지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6월 28일 환경부와 3개 지자체가 체결한 합의에 따라 사용 중인 3-1 공구는 103만 3000㎡ 면적에 1819만t을 매립할 계획이다. 2018년 9월 3일 매립을 시작해 2020년 8월 말 현재 29.5%인 536만 4000t을 매립했다. 4자 합의안에 매립장 사용은 종료 시까지다. 2025년 매립 종료와 관련해 인천은 연평균 매립량(299만t)을 감안할 때 2024년 하반기에서 2025년 상반기에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3자 협의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활쓰레기 및 사업장·건설 폐기물이 감소하고 올해 반입총량제 시행 등으로 매립량도 줄고 있다. 2018년 311.8만t이던 매립량이 2019년 287만t,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124만t으로 집계됐다. 쟁점은 잔여부지 사용 여부다. 합의안에는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 내에서 추가 사용한다’는 단서 조항을 뒀다. 인천시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이자 논란의 근원이다. 김정환 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장은 “지자체가 소각장 등 직매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해 매립량을 감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생활폐기물을 초과 반입한 지자체에 대해 반입량 감축과 반입 정지기간 확대 등의 페널티를 강화하는 한편 반입량의 68%를 차지하는 건설·사업장 폐기물 감축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대체지 가능할까?… 인천 시민 설득이 우선 전문가들은 2025년 인천의 자체 매립지, 서울·경기 공동 매립지 확보 계획과 관련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수도권매립지가 아닌 다른 장소에 매립지 조성 시 최소 6~7년, 평균 10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 반대 등으로 소송이라도 제기되면 예측 불허가 된다. 수도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남훈 안양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도권매립지가 포화돼 새로운 부지를 구하는 방식이면 모를까 인천이 반대해 옮겨오는 것으로 인식되면 어느 지역에서 수용하려 하겠나, 인천도 대체지를 구하는 게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서울·경기의 부담이 커지더라도 인천을 설득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서울·경기가 감축·저감 노력를 강화하고 주민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신규 매립지 조성보다 오히려 경제적 부담도 적다”고 강조했다. 4차 협의체는 3-1 공구 매립이 시작된 2019년부터 대체 매립지 논의에 착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천은 대체지에 인천 제외 주장과 함께 대체 응모지가 없을 시 수도권매립지 잔여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자체 매립지 조성으로 선회했다. 서울·경기는 매립이 완료되지 않아 쓰레기 대란에 대한 체감이 낮은 데다 연장사용 조항이 있다 보니 대체매립지 조성에 여유를 보였다. 더욱이 반입총량제나 직매립 금지 등도 인프라 부족으로 시행이 늦어지게 됐다. 2025년 폐쇄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잔여지 사용 여부는 차치하고 4자 합의에 따라 인천에 양도된 1·2 매립장 면허권과 매립지 부지 매각대금, 반입수수료 50% 가산료,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인천 도시철도 연결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매립지가 없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면서 “법적 분쟁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4자 협의를 더욱 공고히 하고 폐기물 저감 노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체지 논의 과정에서 인천의 자체 발주가 연장 사용의 정당성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한다. 공동매립지는 고사하고 인천 자체 매립장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일방 종료 시 예측가능한 ‘후폭풍’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인천의 매립지 공모 규모가 작다는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세계 최대 규모·첨단 시스템 갖춰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발생 쓰레기를 처리하는 난지도매립지 사용 종료에 따라 1992년 김포매립지에 조성됐다. 면적이 2074만 9874㎡로 세계 최대 규모다. 2016년 매립 완료가 예상됐지만 종량제 시행과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 금지 등으로 반입량이 줄면서 전체(1~4매립장)의 52%만 사용해 4차 합의를 통해 연장됐다. 운영 노하우와 첨단 기술이 결합돼 폐기물 처리 환경시설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3매립장은 국내 최초로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 구역을 나눠 매립하고, 폐기물은 4.5m 높이로 다진 후 50㎝ 흙을 덮는다. 매립 완료 후 5시간 이내 일일 복토해 흙날림과 냄새, 해충 서식 등을 방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 사면 계곡 매립 방식도 연구 중이다.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는 포집해 발전에 사용하며 침출수는 바닥에 차수시설을 설치해 지하수 오염을 차단한다. 매립 종료된 2매립장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침출수 매립시설 환원정화시설이 구축돼 침출수 재순환으로 처리비용 절감 및 폐기물의 분해속도를 높이는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집콕 추석에 ‘혼술’하면 더 우울해진대요

    집콕 추석에 ‘혼술’하면 더 우울해진대요

    코로나19로 찜찜한 추석 연휴다. 정부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연휴 기간 가급적 고향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 회사 출근도 하지 않고 감염병을 피해 집콕하다 보면 아무래도 건강 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혼술과 야식이 늘고, 심하면 코로나19 걱정으로 우울감을 겪는 코로나 블루에 알코올 의존증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할 시기다. 혼술을 하면 한 번에 과음하는 일은 많지 않다. 대신 자주 소량을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일주일에 남성은 총 14잔, 여성은 7잔을 넘기면 과음으로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혼술이 아니라도 가족끼리 음주를 할 때는 일반적인 주량을 유지해야 한다. 남성은 한 차례 2잔 이하, 여성은 1잔 이하를 권한다.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알코올로, 그것도 혼술로 풀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답답한 마음에 혼술에 의지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겪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가족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외로움을 술로 풀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전 명절 기간에는 가족이나 친지를 만나기 위한 장시간 운전이나 집안 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 가족·친척 간의 스트레스 등이 주로 발생하는 건강 문제였다면 올해는 외로움과 우울감이 주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교수는 여행은 어렵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햇볕을 쬐며 동네에서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다 보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화나 문자 등으로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안부를 묻고 스트레스나 우울감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면 정신건강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코로나 블루 상태에서 특히 혼술은 더 위험한 행위가 될 수 있다. 알코올 중독은 그 자체로 중독환자의 30%에서 우울증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 블루 상태로 알코올에 의지하다가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되면 더 심각한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준호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블루라고 하는 상태가 많이 회자된다. 의학적인 타당성을 떠나 현재 광범위하게 우리 사회에서 자각되는 현상”이라면서 “이때 음주는 더욱더 위험한 행위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혼술의 과정이 진행되면 절제하기가 쉽지 않아 알코올 의존증으로 흐르기 쉽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현재의 방역 지침에 따른 생활의 변화, 이른바 뉴 노멀에 해당되는 정신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좀 더 알코올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잦은 음주로 인한 문제점을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휴 기간 방콕에 따른 우울감이 혼술과 알코올 의존증으로 흐르다 보면 코로나19 방역에도, 본인의 정신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혼술에 야식은 몸 건강도 해친다. 중앙대학교의료원에 따르면 집콕 배달야식과 혼술은 위식도 역류질환을 높인다. 한 20대 대학생은 자취방에서 배달음식으로 혼자 식사를 해결하고 야식을 즐기다 최근 가슴이 쓰리고 신물이 역류하는 느낌이 심해 병원을 찾은 결과 위식도 역류질환 진단을 받기도 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 자료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는 2015년 386만여명에서 2019년 458만여명으로 19% 정도 늘었다. 20대 환자는 같은 기간 31만여명에서 39만여명으로 25% 가까이 늘었다. 30~50대보다 증가폭이 높았다. 김범진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대면 시대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집에서 배달음식 위주의 패스트푸드, 고지방식, 탄산음료나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매운 음식을 즐기거나 집에서 혼술, 야식 후 바로 눕는 습관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때문에 고향에 가지 않고 집콕할 때는 반드시 연휴 기간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게 좋다.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과식과 혼술로 건강을 잃기 십상이다. 이덕철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활동이 줄어들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운동 부족과 체중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꾸준한 운동 습관은 신체 면역력을 높이고 각종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하루 한 시간씩 빨리 걷는 운동만 꾸준히 해도 면역기관을 자극해 각종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병원균에 대한 방어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때문에 일부 의학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이야말로 코로나19에 대한 중요한 대처방안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에 유행하는 코로나19의 주요 특징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이미 바이러스가 다량으로 배출돼 전파력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면서 “따뜻한 위로 전화나 영상메시지로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여느 때와 다른 추석 연휴, 명절 후유증을 잘 관리해야 일상 복귀도 빨라진다. 맥이 빠지고, 소화가 안 되고, 미열이 나며 졸리는 현상이 1주일 넘게 이어지면 명절 후유증을 의심해야 한다.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만성피로와 우울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수면·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연휴 마지막날 하루는 집에서 편안히 쉬도록 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명절 후유증 극복에는 스트레칭이 가장 좋다”면서 “손목, 목, 어깨 여기저기에 뭉치고 뻣뻣한 근육을 풀어줘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GTX·KTX 유치전에 빠진 서울 자치구…우리 동네 철도사업 뭐 있나

    GTX·KTX 유치전에 빠진 서울 자치구…우리 동네 철도사업 뭐 있나

    서울 강남구가 삼성역 고속철도 도입 당위성을 설명,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와 국회,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등에 보내며 본격적으로 삼성역에 수서고속열차(SRT) 도입 추진을 본격화 하고 있다. 여기에 성동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의 왕십리역 정차를, 강동구는 GTX-D 노선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등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의 자치구들이 앞다퉈 철도 유치에 나서면서 각 지역에 어떤 노선이 추진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강남구 SRT 삼성역 연결 추진 먼저 강남구는 미래 서울의 경제 중심지가 될 삼성역 일대에 광역교통망을 확충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2016년 경기도 덕정~수원을 잇는 GTX-C(47.9㎞)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신청하면서 수서발 고속열차를 하루 25회 운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기존 삼성역복합환승센터 설계에 포함된 고속철 승강장 제외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서울시와 강남구의 반발하자 국토부는 저·고상홈 겸용 고속열차 도입 등 대안 검토를 약속했다가, 최근 “신규 수요가 불투명하다”며 또 다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삼성역복합환승센터는 GTX-A·C 노선, 위례신사선, 지하철 2·9호선이 들어오고, 인근에 건설예정인 105층짜리 GBC(현대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코엑스와도 지하로 바로 연결돼 신규 수요는 충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대비편익(B/C) 분석과 계층화 분석(AHP)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면서 “국토부가 비용 문제나 수요예측 등을 다시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지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성동구 “GTX-C 왕십리역사 건설 필요” 성동구는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GTX-C 노선의 왕십리역사 건설을 위해 역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23만 2000명이 서명 명부를 국토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역사 건립 비용과 사업 속도 등을 이유로 왕십리역사 건설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왕십리역은 수도권 외곽에서 광화문, 을지로, 마포, 공덕 등 서울 도심 내 업무지구간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왕십리역 정차는 수도권 지역 전체의 교통복지를 좌우하는 문제”라면서 “정차시간 2분 투자로 연간 1억 명이 누릴 수 있는 교통편익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왕십리역의 GTX-C 역사 건설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왕십리역의 경우 환승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에 민간사업자와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충분히 건설이 가능 할 것”이라면서도 “사업을 위한 건설비용과 방식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건설 여부가 결정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동구 GTX-D 노선 유치전 스타트 강동구도 GTX-D 노선 유치를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 23일 10만 주민 서명부를 국토부에 제출한 강동구는 서울시, 경기도와 협력해 GTX-D 강동구 경유안이 ‘제2차 광역교통기본계획’과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강동구는 2019년 10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광역교통비전 2030’에서 ‘서부권 신규 노선 검토’를 밝힌 이후 6월 연구용역에 착수했고, 8월에는 주민설명회와 토론회를 열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출퇴근을 위해 길 위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주민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교통”이라며 “강동구는 대규모 재건축, 개발 사업으로 향후 3년 안에 10만 명 인구가 늘어 인구 55만 도시로 성장하는 만큼 폭증하는 광역교통난을 해소할 획기적인 교통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TX-D가 강동구를 경유하면 강남권은 10분대, 수도권 주요 거점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현재 진행중인 지하철 5·8·9호선 연장 사업, 세종~포천간 고속도로 개통과 맞물려 강동구가 수도권 동부 교통 중심지로 도약하게 된다. 은평-고양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공약 반드시 지켜져야” 현재 용산까지 건설하기로 되어 있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은평구의 교통개선 핵심 과제다. 하지만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예비타당성조사 용역 보완 결과가 늦어지면서 지역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용역 결과 발표가 미뤄지면서 KDI 예타 결과 발표도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4·15 총선에서 지역구 핵심 공약 사업이기도 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서울 용산에서 경기 고양 삼송지구까지 약 18㎞를 연장하는 것으로, 2013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식 발표했다. 총선 직후 연구 용역 발표가 연기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전 총리는 서울시 도시교통실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신분당선 (연장) 추진의 필요성을 이미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유럽행 석유·가스 길목서… 아제르·아르메니아 전면전 위기

    양국 보복 다짐하며 계엄령 선포 등 나서러시아·터키 패권 다툼 등 뒤엉킨 분쟁지유엔 등 중재에도… 터키 “아제르 지원” ‘캅카스의 화약고’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27일(현지시간)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해 최소 3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양국이 보복을 다짐하는 등 전면전 비화 우려에 국제사회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AFP통신 및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전투기, 탱크, 드론을 앞세워 상대 지역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아르메니아 무장세력 32명과 여성·아이 등 민간인 2명, 아제르바이잔 민간인 가족 5명 등이 사망했다. 충돌 직후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아제르바이잔의 권위주의 정권이 다시 우리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며 “남캅카스에서 전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위협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양국은 모두 계엄령과 성인 남성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전운이 짙어졌다. 옛 소련 시절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계가 다수이면서도 영토는 아제르바이잔에 속해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려는 주민 움직임을 놓고 양국이 1992~1994년 전쟁을 치르며 불씨가 이어져 왔다. 현재 이 지역의 실효적 지배는 아르메니아가 하고 있다. 러시아 지원을 받는 아르메니아, 터키를 배후에 둔 아제르바이잔이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터키가 패권 다툼을 벌이는 캅카스 지역은 석유·천연가스의 유럽 배급로이기도 해서 이 지역이 불안해지면 국제 에너지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최근 수주간 이어진 갈등에 대해 국제사회의 중재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오면서 유엔과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가 대화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파시냔 총리에게 ‘적대행위 중단’을 권했고, 미 국무부는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민족이자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 국민은 언제나처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제르바이잔의 형제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코로나 이전의 인류는 잊어라… 이제 대세는 ‘포노사피엔스’

    코로나 이전의 인류는 잊어라… 이제 대세는 ‘포노사피엔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10개월이 넘도록 전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는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어 치료가 어려운 감염병이라는 의학적 차원을 넘어 인류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바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인류 역사에서 ‘특이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빅뱅 이전과 이후 우주가 전혀 다른 세계이고 빅뱅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인류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삶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낯선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 타인과 얼굴을 마주하고 큰 소리로 웃으며 대화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먼 과거의 일처럼 됐다.코로나19 대확산은 20세기 초 전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국제경제, 금융, 사회, 기술 전반을 재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20세기 후반부터 강조돼 온 세계화는 다시 국가주의, 고립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리쇼어링’이라고 불리는 국외 생산기지의 본국 회귀가 늘고 유럽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과 국경 폐쇄 같은 방역조치로 자유 왕래가 무력화되면서 유럽연합(EU)의 정치적, 경제적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다. 여기에 자국 중심주의를 강조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의 대립은 격화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비대면 활동이 재택근무, 원격진료, 원격교육 등으로 확대되고 일상화되면서 의도하지 않게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근무가 힘든 저임금 서비스직과 취약계층은 경제적으로 더 큰 위험에 노출되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사회적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또 감염병 확산이란 차원에서 ‘우리’의 바깥에 있는 외부에 대한 혐오, 배척 등이 증가하면서 국제사회의 불안정성은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뉴노멀시대의 인류’라는 주제와 ‘혁신이 일상이 되다’라는 표어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예측하고 언택트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이 미래를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지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기조연설과 토론에서는 코로나 이후 세계에 대한 예측을 제시하고 SFC토크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직업과 교육, 산업, 기술 분야가 어떻게 변화하고 이에 대해 국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식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최재봉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대확산이라는 상황에서는 ‘포노 사피엔스’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디지털 플랫폼으로 생활공간이 반강제적으로 이동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사람을 일컫는 포노사피엔스는 이전처럼 성공의 조건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디지털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생존전략은 기술이나 자본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노사피엔스로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구글 스타트업 성장매니저로 활동하고 주영민연구소 대표인 주영민 작가도 코로나19 이후 기술산업은 지금까지 ‘연결’, ‘링크’라는 추세와 완전히 반대 개념인 ‘단절’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 작가는 “앞으로 다가올 단절의 시대 기술은 공유가 아닌 독점, 통합이 아닌 해체라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유경제가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독점적 기술과 가치를 제공하며 닫힌 생태계를 구축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뭉치면 죽고 쪼개지면 산다?…LG화학·대림산업·KCC로 본 기업분할 3사3색

    뭉치면 죽고 쪼개지면 산다?…LG화학·대림산업·KCC로 본 기업분할 3사3색

    ‘뭉치면 죽고 쪼개지면 산다.’ 코로나 시대, 회사를 분할하는 것으로 활로를 찾는 기업들이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사업 분할 관련 공시를 한 곳은 24곳으로 나타났다. 회사를 쪼개면 뭐가 좋을까. 당장 떠오르는 것은 ‘사업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전략 수립’이다. 대주주 지배력 강화와 관련이 있는 곳도 있다. 어쨌든 회사가 내세우는 명분은 ‘주주가치 제고’다. 회사들은 언제나 이렇게 약속하지만, 매번 지켜지진 않는다. 대표기업 3곳(LG화학·대림산업·KCC)을 통해 분할 전략과 현황을 짚어봤다. “배터리만 보고 투자했는데”…뿔난 개미들 LG화학은 올해 분할 관련 최대 관심을 받은 기업이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사업을 떼어낸 뒤 상장(IPO)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 그러나 주주들은 크게 실망했다. 분할 방식이 문제였다. ‘인적분할’이 아니라 ‘물적분할’이어서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신설법인(새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다. 물적분할은 존속법인(기존 회사)가 새 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한다. 새 회사를 나중에 상장한다면, 기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된다.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배팅했던 투자자들은 “LG가 뒤통수를 때렸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실제로 지분이 일부 희석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 석유화학 사업과 함께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에서 배터리 사업에만 대대적인 투자가 어려웠다는 점,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가치가 제고된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다. 중장기적 전망과 분석은 당장 와닿진 않았다. 분사 소식이 알려진 뒤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15일 72만 6000원에서 열흘 만인 29일 65만 40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 오너 지배력 강화!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는 사업이 한 회사에 묶여 있어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을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라고 표현한다. 최근 회사를 3개로 쪼갠다고 공시한 대림산업이 내세운 이유도 이것이다. 대림산업은 건설, 석유화학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사(디엘)와 건설사(디엘이앤씨), 석유화학사(디엘케미칼)로 나누기로 했다. 건설사는 건설사답게, 석유화학사는 석유화학사답게. 각 사업에 맞는 전략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거란 구상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대림산업의 분할을 오너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한다. 대림산업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지만, 이 회장의 지배력은 약하다. 이 회장이 지분 52.3% 확보한 그룹 지주사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의 지분을 21.7% 확보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분할 이후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과 디엘이앤씨 대주주에 오르고 앞으로 디엘과 대림코퍼레이션을 합병하는 형태로 지배력을 강화할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분할 이후 구체적인 사업 전략이나 배당 정책이 공개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반영돼 대림산업 주가는 꾸준히 떨어져 분할을 발표한 지난 10일 9만 2800원에서 지난 29일 7만 7400원을 기록했다. “본사가 중심을 잡고 촘촘한 전략을” 기업 분할이 무조건 부정적인 이슈는 아니다.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작용할 때가 더 많다. 기업 분할은 기본적으로는 주가에 호재라는 뜻이다. 지난달 KCC도 실리콘 사업부문을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CC가 분할 계획을 밝힌 지난달 17일 주가는 당일 껑충 뛰어 전날 14만 7500원에서 15만 800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이후 조정되면서 지난달 28일 기준 14만 4000원에 거래됐다. 한 기업분석 전문 연구원은 “한 기업이 여러 사업부를 거느리며 마냥 비대하게 되는 것을 두는 것보다 작은 단위로 나눠 역동성을 주는 것은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도 “역동적인 분위기가 혁신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본사가 중심을 잡고 계열 회사에 대한 전략을 촘촘히 짜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일할 때 들으면 잘되는 느낌”… 노동요 ‘로파이’의 매력

    “일할 때 들으면 잘되는 느낌”… 노동요 ‘로파이’의 매력

    “덕분에 과제 끝내서 종강했습니다. 이 노래엔 뭐가 있나 봐요. 이 노래 들으면서 과제를 하면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잘되는 느낌이에요. 에러도 금방금방 찾아지고요.” 6개월 전 유튜브에 올라온 ‘과제 할 때 집중하기 좋은’ 로파이‘(Lo-fi) 재즈 힙합’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이 영상의 조회 수는 6개월 만에 122만 회를 돌파했고, ‘좋아요’만 4만 5000개에 이른다. 영상은 거창하지 않다. 구식 키보드를 치는 일본 애니메이션 장면이 38분 12초간 반복할 뿐이다. 또 LP처럼 잡음이 섞인 재즈와 힙합 음악이 영상과 함께 반복한다. 평범할 것 없는 이 영상에 댓글이 총 1800여개 달렸다. 아이디 ‘지수’는 “(로파이 음악은) 너무 잔잔하지도 너무 캐치하지도 않은 딱 적정선의 흘러가는 노동요”라고 적었다. 디지털환경에 익숙한 MZ세대(1990~2000년대 출생)를 중심으로 ‘로파이’ 음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학교 과제나 공부할 때 로파이 음악을 틀어놓는 게 유행이 된 것이다. 특히 젊은 프로그래머들이 코딩할 때 집중이 잘된다며 로파이의 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로파이는 저음질(Low Fidelity)의 약자로 고음질(Hi Fidelity) 음악의 반대말로 생각하면 쉽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고음질 음악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일부 2030 세대들은 독특하게 저음질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일할 때 듣는 ‘노동요’로 로파이 음악을 소비하는데,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고 가사가 뚜렷하지 않아 백색소음처럼 일할 때 틀어놓기 좋다고 말한다. 사실, 로파이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음악 장르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록과 힙합, 재즈에서 발전했다. LP나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때의 질감이 특징인데, 의도적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가미했다. 초고음질을 추종하며 기술이 발전한 요즘 시대를 일부러 역행하며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 셈이다. 가사도 뚜렷하지 않고 차분한 리듬이 반복돼 편안하게 듣기 좋다.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접근하기도 쉬워졌다. 27일 기준 유튜브에서 로파이를 검색하면 기본 수십만 회를 기록한 로파이 관련 영상이 쏟아진다. ‘지브리 로파이,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채워줄 노동요’는 38만회, ‘자기 전 듣는 keshi의 로파이’ 34만회, ‘집중할 때 듣기 좋은 Kofi한 노래들’은 73만회다. 외국의 로파이 전문 유튜브 채널 ‘Chilledcow’에선 1000만회 이상인 영상도 있다. 요즘 세대가 로파이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과제나 일을 하는데 배경음악이 너무 자극적이면 외려 집중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뉴트로’(New+Retro)를 추구하는 유행과 맞물리면서 힙(Hip)한 것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소비되고 있다. 대학생 김지은(24·여)씨는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는 라디오를 틀어 놓고 일을 했다는데, 라디오는 진행자의 메시지가 거슬릴 때가 있지만, 로파이는 뚜렷한 가사가 없어 그런 게 전혀 없다”며 “로파이는 어쩌면 우리 세대의 라디오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파이의 또 다른 특징은 독특한 이미지와의 결합이다. 유튜브 플랫폼과 결합하면서 자연스레 영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 버렸다. 실제로 로파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인 ‘스튜디오 지브리’다. ‘지브리 로파이’라는 말까지 탄생했을 정도다. 꼭 이 회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로파이 음악의 배경 영상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한 것만 같은 영상의 단속 반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축제기획자 김민수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따온 것 같은 이런 이미지는 향수를 자극하고 아날로그적 사운드와 결합한다”며 “책 한 번 넘기고 고양이 한 번 쳐다보는 정도의 작은 움직임이 반복되는 영상은 배경으로서의 기능에도 충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상이 실제로 업무의 효율을 늘려줄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로파이와 집중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연구된 것은 없지만, 조심스럽게 업무 효과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제나 업무를 볼 때 다른 자극을 차단해주는 효과가 업무의 효율을 올려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 실험을 위해 프로그램 코딩을 할 때 꼭 배경음악을 틀었다는 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음악이 자극적이면 우리의 신경을 포획하기도 하지만, 단순하고 반복적인 로파이 같은 음악은 오히려 다른 소리를 막아주는 차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로파이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하면 스마트폰 등에 주의를 덜 뺏기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트럼프 ‘배럿 대법관’ 지명 강행… 비밀 공동체 전력 논란도

    트럼프 ‘배럿 대법관’ 지명 강행… 비밀 공동체 전력 논란도

    사생활 통제하는 종교단체 활동 드러나민주당 “대법 보수적 판결에 영향” 우려트럼프, 신념 공격에 ‘인간적인 면모’ 강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새 연방대법관 후보에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하며 워싱턴 정가가 또다시 진영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집권당이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신앙공동체 성격의 우파 종교단체 활동 등 배럿의 자질·전력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럿을 지난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대선 이후 지명을 주장했던 민주당의 반발에도 공화당은 즉시 인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음달 12일 나흘간의 청문회 개최 후 29일 상원 투표를 진행해 대선 닷새 전에 속전속결로 인준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원은 100석 중 53석을 차지한 공화당이 우위다. 미 정가 안팎에서 주목하는 논란 가운데 하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이 초교파 신앙단체 ‘찬양의 사람들’에 가입해 활동한 전력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가 2017년 배럿이 제7연방고법 판사에 지명됐던 당시 익명의 제보를 받고 그가 이 단체의 여성 회원 모임에 참석한 사진 등을 보도한 바 있지만 현재 이 사진 등은 단체 웹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가디언은 “배럿의 지명으로 이 비밀스러운 종교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종교계에서도 이 단체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대법관 중에도 여러 신자가 있다는 점에서 배럿의 종교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종교지도자가 회원의 금전 문제나 직업 선택, 결혼, 양육 등에 관여하는 등 사생활을 통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일반적인 종교단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혼한 가정에서는 가부장적 역할 분담을 강조하고, 미혼 회원은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단체는 배럿의 가입 여부에 대한 언론의 확인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등에서는 그의 종교관이 대법원 판결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는 수정헌법 2조의 총기 소지 권리와 이민, 낙태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 왔고, 이는 과거 행적으로도 확인된다. 그는 2018년 법원이 낙태 후 태아를 화장하거나 묻도록 한 인디애나주 낙태 규정 논란에 대한 재고를 거부하자 보수파 동료와 함께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해 대법원이 2012년 합헌 판결을 하자 이에 결정적 역할을 한 같은 보수 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입양한 2명을 포함해 자녀가 7명인 배럿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최초의 ‘엄마 대법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NYT는 이에 대해 “배럿의 철학과 종교적 신념에 대한 공격을 예상하고 그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농담 때문에…또래 칼로 살해한 英 16세 소년에 종신형

    농담 때문에…또래 칼로 살해한 英 16세 소년에 종신형

    농담 때문에 또래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기쁨의 무도’까지 춘 영국의 10대 청소년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BBC 등 현지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당시 15세였던 밥티스타 아드제이는 친구들과 함께 런던 동부로 여행을 떠났다가 또래의 공격을 받았다. 가해자 중 한 명인 마빈 다이어(16)는 라텍스 장갑을 손에 낀 채 피해 소년이 탔던 버스에 올라타 칼을 휘둘렸다. 이 과정에서 피해 소년은 심장과 폐가 칼에 찔리는 중상을 입었다. 피해 소년은 상처를 입은 채 버스에서 내려 도망쳤지만 인근 도로에 쓰러졌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소년도 가해 소년이 휘두른 칼에 팔과 다리를 다쳤지만 목숨은 건졌다.주위를 더욱 충격에 휩싸이게 한 것은 가해 소년인 다이어의 범행 동기였다. 가해 소년은 사건 발생 2주 전,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여럿 들어와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을 ‘난쟁이’라고 놀린 피해 소년에게 분노를 품었다. 이후 가해 소년은 범행을 계획했고 칼로 잔혹하게 또래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현장에서 도망친 가해 소년은 피해 소년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해당 사실을 전하며 기쁨의 춤을 추는 모습이 거리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약 1년간 이어진 재판 끝에 가해 소년은 최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또 최소 16년을 복역해야 가석방 기회가 주어지도록 명령했다.재판부는 “사망한 소년은 가해자의 또래였다. 그는 학교에서 사랑받는 인기 소년이었고, 그와 그의 가족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었었다”면서 “가해자는 많은 사람의 삶을 황폐화시켰다.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오간 농담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는 언제나 피해 소년이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당한 수준의 계획과 사전 연습이 있었으며 절대 우발적이지 않았다”면서 “단체 채팅방에서의 농담은 어떤 공격에 대한 정당성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 소년의 어머니는 “이 무의미한 살인이 아들의 꿈을 빼앗아갔다. 우리는 여전히 매일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우리 삶에는 엄청난 공허함만 남았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정은의 사과와 친서…남북관계 분위기 반전 될까

    김정은의 사과와 친서…남북관계 분위기 반전 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남측 공무원 총격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하면서 경색된 남북 관계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가 이날 공개된 북한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을 보면 남북 관계를 희망적으로 묘사하는 표현들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김 위원장은 통지문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해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 받은 친서의 내용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이라며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코로나19와 태풍 등을 언급한 뒤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린다”며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통지문으로 남북 정상 간 소통채널이 살아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도 희망적이란 분석이다. 지금까지 ‘먹통’으로 알려진 청와대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양 정상회담 2주년을 앞둔 시점에 교환한 친서의 핵심은 양 정상 간 신뢰를 확인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올해 코로나19 등의 위기가 지나면 내년 북한의 당대회 이후 남북 관계의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장 남북 관계가 ‘극적 반전’을 맞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북측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 전까지는 남북관계에 별다른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북한은 현재 다음달 10일 당창건 기념일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고 현재 코로나19 등 내부 ‘삼중고’로 인해 당분간은 대외 상황관리를 하면서 내부 안정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행사에서 “북한의 사과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남북간에 엄청나게 큰 대화계기가 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文 대통령 “생명존중 의지에 경의”…김정은 “깊은 동포애”

    文 대통령 “생명존중 의지에 경의”…김정은 “깊은 동포애”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 9일, 12일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 간의 친서 교환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문 대통령은 최근 주고받은 친서 내용도 있는 그대로 모두 국민들에게 알려 드리도록 지시했다”며 전문을 공개했다. 남북 정상 간 친서의 전문 공개는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를 사살하고 불태운 사건에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청와대가 가감없이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너무나도 길고 고통스러운 악전고투의 상황에서 집중 호우, 그리고 수차례의 태풍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에게 큰 시련의 시기”라며 “나는 국무위원장께서 재난의 현장들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 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며 “무너진 집은 새로 지으면 되고, 끊어진 다리는 잇고 스려지 벼는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꾸루수 없는 절대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이라며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친서에 김 위원장은 12일 친서로 답했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 닿은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하고 시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린다”며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했다. 또 “다시 한번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다”고 했다. 앞서 서 실장은 이날 오전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 전문 발표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최근 친서를 교환했다는 사실도 처음 공개했다. 서 실장은 김 위원장이 통지문에서 “최근 적게나마 쌓아온 남북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를 언급한 것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친서를 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일상 바꾸는 ‘스마트싱스’… 미래의 집을 현실로

    일상 바꾸는 ‘스마트싱스’… 미래의 집을 현실로

    말 한마디와 손짓 하나로 일상이 스마트하게 바뀐다면 어떨까? 집 밖에서 냉장고 안을 들여다보며 장을 보는 동안 집 안에서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알아서 빨래를 마무리한다. 집에 돌아오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준비를 마치고 최적의 컨디션으로 맞이한다. 이렇듯 ‘스마트싱스(SmartThings)’는 영화에서만 보던 미래의 집을 현실에서 경험하게 해준다. 스마트싱스는 삼성 가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조사의 IoT 기기를 연결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자사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스마트싱스가 국내 월간 앱 사용자 수에서 500만명을 넘어서며 1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2020년 7월 기준).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꿈꾸던 스마트홈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공간이 아니다”라며 “스마트싱스가 있다면 원하는 대로 자신만을 위한 스마트홈을 바로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글족과 맞벌이 신혼부부, 그리고 다둥이 엄마까지 약 1년 동안 스마트싱스와 함께 한 세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기관리도 휴식도 더 스마트하게… 싱글족의 꿈같은 홈 오피스를 완성하다 #싱글남 이상민 씨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이상민 씨는 복층 집에 살면서 2층을 작업실로 활용하고 있다. 2층에서 작업하는 중에 청소·빨래를 하려면 1층까지 내려와야 하는데 스마트싱스를 통해 2층에서도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고 있다. 또한 이 씨는 스마트싱스와 에어드레서의 조합으로 수많은 의상을 간편하게 관리하고 있다. 매번 드라이클리닝 하기도 번거롭고 비용도 부담이었는데 이제 소재별·계절별 추천 코스로 한층 편리하게 케어한다고 한다. ‘마이 클로짓’ 기능으로 옷의 바코드를 인식한 후 코스를 추천받거나, 새로운 코스도 다운로드해 사용한다. 마이 클로짓 기능은 현재 삼성물산 6개 브랜드(GALAXY·KUHO·ROGATIS·LEBEIGE·BEANPOLE·8seconds) 의류를 자동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외 브랜드 의류는 소재를 수동으로 등록해 활용할 수 있다. 이 씨는 영상을 촬영할 때 스마트싱스에 등록해 둔 ‘촬영모드’로 준비를 시작한다. “촬영모드 켜줘” 한마디면 무풍에어컨과 무풍큐브가 실행된다. 조명 열기가 뜨겁고, 한 번 촬영하면 몇 시간씩 걸리기 때문에 쾌적한 실내 공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촬영을 마치면 “TV 켜 줘”라고 명령해 ‘더 세리프로’ 영상을 모니터링한다. 모니터링이 끝나면 2층에서 스마트싱스를 통해 1층의 세탁기와 로봇청소기를 돌리고, TV로 영화를 보며 휴식을 취한다. 이 씨는 “세탁이 끝나면 TV 화면에 알림이 온다. 세탁이 끝났는지 확인하러 내려갈 필요 없어 편리하다”고 전했다. 출근 뒤부터 퇴근 때까지 집밖에서 가전 제어… 맞벌이 신혼부부의 집안을 책임지다 #맞벌이 신혼부부 최성국·문미희 씨 맞벌이 신혼부부인 최성국·문미희 씨는 스마트싱스의 기능 덕에 매일 새로운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최성국 씨는 스마트싱스로 함께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낀다고 전했다. 특히 스마트싱스를 만난 이후 부부의 출근 풍경은 달라졌다. 집 밖에 나서면서 깜빡 잊기 쉬운 가전의 전원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기 때문. 최 씨는 “함께 출근 준비를 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 급히 나오다 보니 그대로 켜둔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이 뒤늦게 생각나 당황하곤 했다”며 “이젠 스마트싱스를 통해 집밖에서도 전원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최 씨가 집에 들어오면 꿉꿉한 공기와 불쾌한 습기가 가득 차 있곤 했다. 하지만 스마트싱스는 언제나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줬다. 집 근처에 도착하면 무풍갤러리와 무풍큐브가 자동으로 켜지는 ‘웰컴 쿨링’·‘웰컴 케어’ 덕분이다. 무풍큐브는 실내외 공기 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청정 모드로 깨끗하게 관리해줬다. 최 씨는 “쾌적한 공기 덕에 기분 좋은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홈케어 매니저’가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시기를 알려주고 바로 구매까지 해줘서 더 편리했다”고 전했다. 스마트싱스는 세탁 풍경도 바꿔놨다. 최 씨는 귀가 시간에 맞춰 세탁이 완료되도록 설정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건조를 시작한다. 여유롭게 저녁 식사를 즐기다 보면 패밀리허브에 건조 완료 알림이 떠 있다. 최 씨는 “집안일을 빨리 끝내고 함께 쉴 수 있도록 스마트싱스가 달콤한 휴식을 선물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세탁과 장보기는 기본, 자년 스케줄 관리도 ‘OK’… 다둥이 엄마에게 여유를 주다 #다둥이 맘 황유림 씨 아이가 많을수록 기쁨도 커지지만 가사의 피곤함도 배가 된다. 스마트싱스는 끝없는 집안일로 하루를 보내던 세 아이의 엄마 황유림 씨에게 자유로운 일상을 선물했다. 아이들이 귀가하면 바빠지는 탓에 세탁기에 돌려둔 빨랫감을 꺼내는 것을 깜빡 잊곤 했던 기존의 일상이 달라졌다. 이젠 날씨에 적합한 코스를 추천하고 건조 시간을 알려주는 ‘건조 플래너’ 덕에 빨래를 간편하게 끝낼 수 있다. 황 씨는 스마트싱스를 이용해 밖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맞춰 세탁기를 돌린다. 황 씨는 “옷감 종류나 색상, 오염도에 따라 최적의 코스를 추천해 주는 ‘세탁 레시피’ 덕에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전했다. 스마트싱스와 함께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새로운 여유를 가져다줬다. 이전에는 냉장고 속 숨어있던 식재료를 발견하지 못해 사둔 재료를 다시 사 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어디서나 패밀리허브 내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뷰인사이드’ 기능 덕에 식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스마트싱스는 가족 스케줄 관리도 똑똑하게 책임진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볼 수 있는 ‘패밀리보드’로 아이들 일정이나 준비물을 놓치지 않고 챙길 수 있다. 황 씨는 “‘TV 켜줘’만 외치면 요리 중 양념이 묻은 손을 닦지 않고도 바로 TV를 켤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리모컨 기능은 가장 애용하는 기능이다. 채널을 손 안 대고 바꿀 수 있어 리모컨을 잃어버렸을 때도 유용하다. 든든한 조력자 같은 스마트싱스 덕분에 집에 있는 시간이 더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어패류, 오징어에 풍부한 타우린이 알츠하이머 예방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어패류, 오징어에 풍부한 타우린이 알츠하이머 예방한다

    피곤에 찌들어 있고 기운이 없을 때 복용하면 반짝 기운을 나게 만들어주는 피로회복제나 자양강장제의 성분표를 보면 주성분이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항산화 효과, 피로회복, 콜레스테롤 감소, 혈압 안정 등 효과가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어패류나 오징어에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실제 효과를 영상진단기술을 통해 확인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RI응용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써 타우린의 효능을 영상진단으로 평가하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23일자에 실렸다. 타우린이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뇌신경 보호효과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해 치료효과 평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존에도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의 효능 연구는 약물 투여 후 나타나는 행동변화나 사후 조직검사를 통한 병리학적 분석에 국한돼 있었고 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약효 분석은 직접 평가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신호 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알츠하이머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린을 알츠하이머 생쥐에게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7개월간 투여하고 ‘글루타메이트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실시했다. 그 결과 타우린을 투여한 알츠하이머 생쥐는 그러지 않은 생쥐와 비교해 베타아밀로이드 침착으로부터 뇌 속 신호전달체계인 글루타메이트 보호 효과가 있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살아있는 생쥐을 분자영상기법으로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약물의 생물학적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재용 박사는 “이번 연구는 분자영상기법을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에 적용해 임상시험 전 생물학적 효과를 조기에 평가하는데 성공해 신약개발에 있어서 경제적으로나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문현웅의 공정사회]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문현웅의 공정사회]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그리스도인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기도입니다. 비단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여타 다른 종교의 신앙생활도 그 기본은 기도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그리스도 신앙의 본질을 깨닫고 제대로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복적인 기도에만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기복신앙을 바탕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나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기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게 해 달라, 자식이 명문대학에 합격하게 해 달라, 승진을 하게 해 달라 같은 매우 일차원적인 기도를 합니다. 이에 더하여 자신의 욕망에 따른 아주 시시콜콜한 내용의 기도까지 모두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기도하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예수님의 이름으로 자신에게 복을 내려 달라 기도를 드리면서 그런 신앙생활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자신이 복을 받는 것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린 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어주신 결과로 받아들입니다. 그 결과 자신의 욕망에 따른 기도가 신앙생활의 전부가 되기도 합니다. 이 같은 신앙관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을 자신이 겪는 고통을 제거해 주시는 존재, 자신들을 안락하게 해 주시는 존재라 믿습니다. 그런데 이런 신앙관이 그리스도교 제일 계명인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라는 계명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기보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하느님을 도구로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라는 계명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고 하느님의 섭리에 순종하며 그분의 신비와 함께 사는 것을 말합니다. 용서의 신비, 화해의 신비, 사랑의 신비 속에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체험하며 모든 것을 오로지 하느님 뜻에 따라 사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느님을 흠숭하기 위해서는 기도가 하느님을 도구로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여 주신 용서, 화해, 사랑의 신비에 눈을 떠 ‘하느님이 거룩하신 것처럼 너희도 거룩하게 되어라’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한 신앙생활의 중요한 방식이 됩니다. 그러한 신비 속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체험을 한 사람들은 기복적인 기도가 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그러한 기도가 신앙의 본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은 일상의 고통을 제거해 주시거나 사람들에게 안락함을 제공해 주시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이 보여 주신 그 깊은 신비 속에서 우리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시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 비상 사태에서 기독교의 대면예배가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것을 신앙에 대한 박해로 단정 짓고 순교를 각오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지경에 이른 원인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라는 계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보여 주신 용서, 화해, 사랑의 신비를 함께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일차원적인 기복신앙에 머문 폐해의 결과가 아닌가 싶어 씁쓸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용서, 화해, 사랑의 신비를 살기 위해서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어떤 방식의 예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신비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라는 계명도 주일만 거룩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주일 단 하루만이라도 하느님의 섭리 속에서 하느님이 베푸시는 신비 안에 머물러라’라는 말씀으로 이해돼야 합니다. 이웃들이 코로나의 고통에 신음한다면 그 고통에 함께 동참하는 것이 그리스도 신앙인다운 모습입니다. 고통에 동참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앙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사정을 헤아려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사랑의 신비의 한 모습이고, 그러한 신비 속에 사는 것이 진정한 대면예배이며, 코로나 사태 속에서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는 것입니다.
  • “수십개 조합 공공재개발 참여 타진… 12월부터 시범사업 지역 선정할 것”

    “수십개 조합 공공재개발 참여 타진… 12월부터 시범사업 지역 선정할 것”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수십개 조합이 공공재개발 참여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으며 오는 12월부터 시범사업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은 기존 일정에 맞춰 사업지 발굴을 위한 사전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일부에서는 본격 공모 전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감정원의 수급동향지수는 균형치인 100에 점차 근접하고 있다”며 “3기 신도시 홈페이지 방문자 100만명 돌파 등 공급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잇단 공급대책으로 이전보다 주택을 팔려는 심리가 사려는 심리보다 높아져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얘기다. 서울의 공공재개발 사업은 흑석2구역, 한남1구역 등 20여곳이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참여해 낙후지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빌라 등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사업이다. 공공재개발 대상이 되면 용적률 상향, 인허가 간소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지원을 받는다. 다만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50%를 임대로 공급해야 한다. 반면 기반시설이 양호한 곳에서 진행하는 공공재건축 사업에 관심을 표명한 조합은 6곳에 불과하고,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단지 조합들은 아예 외면하고 있다. 공공재건축은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으로 올리고 용적률을 300~500%까지 높여 주지만, 늘어나는 용적률의 50~70%를 공공주택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가 그대로 있어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서울에서 공공재건축으로 5만 가구, 공공재개발로 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K방역’ 정은경 ‘K무비’ 봉준호

    ‘K방역’ 정은경 ‘K무비’ 봉준호

    소개글 의뢰받은 文 “정, 인류에 영감” 틸다 스윈턴 “봉, 영화계 새로운 태양”K방역을 지휘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영화 ‘기생충’으로 칸과 아카데미를 석권한 봉준호 감독이 23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타임지로부터 정 청장에 대한 소개 글을 의뢰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인용해 “‘페스트’에서 의사 리외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고 말했는데 정 청장의 성실성이야말로 우리에게 남겨질 가치가 있는 이야기,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와 맞서고 있는 수많은 ‘정은경’들에게,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연 인류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됐고 정 청장은 방역 최전방에서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여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정 청장은 선정 소감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짧지만 묵직한 답을 남겼다. 청와대는 애초 소식을 전하면서 “정 청장은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알렸으나, 봉 감독도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생충’에서 보여 준 봉 감독의 상상력과 감수성은 국민들에게 큰 자부심이 됐다”며 “두 사람의 선정이 힘든 시기를 이겨 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봉 감독의 소개 글은 영화 ‘설국열차’(2013), ‘옥자’(2017)에 출연한 배우 틸다 스윈턴이 썼다. 스윈턴은 “새로운 태양처럼 2020년 영화계의 비전으로 떠올랐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매우 똑똑하고 전문적이며 영화를 잘 알고, 활기가 넘치고 불경하다. 또 결단력 있고 로맨틱하며 끝까지 연민을 잃지 않는다”면서 “그의 영화에는 언제나 이 모든 것이 담긴다”고 했다. 타임지가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한 것은 17년째로, 2018년엔 문 대통령, 2019년엔 방탄소년단(BTS)과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이회성 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글로벌 In&Out] 새 한일관계 위한 문재인·스가 정권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새 한일관계 위한 문재인·스가 정권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가 출범했다. 한국인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역사수정주의가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주요인이라고 봤으니 스가 정권에 거는 기대감이 작지 않다. 그런데 스가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필자는 자민당의 한 유력 정치인의 “앞으로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공손한 무시’”라는 말을 떠올렸다. 이번 대응은 한국 지적대로 ‘무시’였다. 아베 정권의 승계를 밝힌 스가 정권이 한일관계 타개를 위한 주도권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오히려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에 따른 현금화가 실행돼 일본 기업에 손해가 미치면 보복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의 기대와 달리 일본의 다수 여론이 지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또한 민관 차원에서 대일본 대항 조치를 취할 것이다. 현재 한일의 긴장은 단순히 2018년 대법원 판결이나 아베 전 정권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2000년대에 뚜렷해진 한일관계의 ‘비대칭에서 대칭으로 전환’한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 따라서 양국의 정권교체로 한일관계가 변하기 어렵고, 한일 간 경쟁의식이 커져 쟁점에 대한 타협도 쉽지 않다. 특히 일본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사람이 많아진 점이다. 또한 과거에는 안보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역사 문제의 표면화를 억눌러 왔지만 북한이나 미중 대립을 대하는 한일 간 괴리가 커지면서 억제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수출규제나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에서 보듯 과거사가 경제와 안보를 둘러싼 대립으로 파급될 뿐 아니라 새로운 역사문제를 재생산하는 악순환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한일 모두 정권 지지율의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서 대립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긴장은 ‘상대방의 책임’이지 ‘내 책임’이 아니다. 상대가 양보한다면 모를까 먼저 양보할 마음은 전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도 사회도 양보 못 하면 현재의 긴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포스트 코로나’의 지구촌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비슷하다. 양국 모두 안전보장에 관해서는 대미 동맹을 기축으로 한다. 경제에서는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인 한일은 미중 대립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북한 문제까지 안고 있다. 미중 협력 속에 북한 비핵화를 통해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를 추구하려는 한국 외교는 더욱 어려운 국면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 대립의 격화 속에서 한일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본 일각에서는 ‘한국은 중국 의존이 심화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한국 내 논의를 보면 그 ‘의견’이 얼마나 한국을 모르고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다. 일본 사회는 미중의 틈바구니에서 북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지 않는다. 적어도 고민을 공유할 수는 있을 텐데도 말이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와 사회에 그러한 어려움을 전달하는 노력을 하는지 묻고 싶다. 한일 정부 간에는 역사문제가 가시처럼 박혀 있어서인지 국가 생존 문제에 대한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않다. 스가 정권은 북한 문제와 미중 갈등의 격화라는 상황 속에서 한일 간 괴리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한일 공통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일본 외교에서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평가함으로써 역사문제가 경제와 안보로 파급되지 않도록 관리했으면 한다. 그를 위해 한일 정상 간 소통을 긴밀히 하고 한국 정부가 ‘현금화’에 대해 전향적 타협안을 제시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도 청구권 협정과 대법원 판결, 피해자 구제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 트럼프 “中에 코로나 책임 물어야” 시진핑 “코로나 낙인찍기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시작된 뉴욕 유엔본부 총회에서 “유엔은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을 그들(중국·세계보건기구)에게 물어야 한다”며 대중 압박에 나섰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낙인찍기 같은 코로나19의 정치화는 안 된다”며 반박하는 등 G2 지도자는 국제무대에서 정면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화상연설에서 두번째로 등장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고 세계를 감염시키는 항공편은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는 세계보건기구(WHO)도 대인 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으로 선언했다”며 “이후 무증상자는 병을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으로 말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중국에 만연한 오염을 무시한 채 미국의 예외적인 기록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단지 미국을 벌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엔은 세계의 진짜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여기에는 테러, 여성 탄압, 강제노동, 종교적 박해,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청소가 포함된다. 미국은 언제나 인권문제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와 반대로 시 주석은 이날 네번째 순서로 진행된 화상연설에서 “WHO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동대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과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전날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회의 화상 연설에서도 “어떤 나라도 국제 정세를 지배하고 다른 나라의 운명을 지배하며 발전 우위를 독점할 수 없다”며 “일방주의는 출구가 없으므로 각국이 안전을 함께 수호하고 발전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이날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화상연설 전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으로 북한 지도부를 만났고, (이후) 새로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실험도 없었다”고 언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북 언급을 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의 전적인 반대에도 대이란 제재를 독자적으로 복원하면서 핵·탄도미사일·재래식 무기 개발과 관련해 북한과 협력해온 기관 및 인사를 포함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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