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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철현의 이방사회] 차별과 혐오 조장하는 한국 언론

    [박철현의 이방사회] 차별과 혐오 조장하는 한국 언론

    요즘 한국 뉴스를 거의 안 본다. 바쁜 것도 있지만 그냥 낚이기 싫어서다. 자극적인 제목에 끌려 클릭했다가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경험 한두 번이 아니다. 가만 보면 이젠 ‘속보’ 및 ‘단독’은 헤드라인에 자동으로 붙는 것 같다. 매번 ‘이번엔 안 속아야지’ 하면서도 유혹을 참지 못하고 클릭해 버린다. 아니, 단독이라니까 궁금하잖아. 이 낚임의 횟수를 정량적으로 따져 보면 아마 수백 번은 될 것 같다. 어려서 익힌 속독법이 위력을 발휘해 글을 매우 빨리 읽는 편이지만 그래도 기사 하나 읽는데 3~4분은 족히 걸린다. 삼백 번 낚였다고 가정하면 약 1000분, 즉 16.6시간이다. 이젠 나도 빼도 박도 못 하는 중년이다. 중년의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는 줄 아는가. 그 귀중한 16.6시간을 넷플릭스의 인간 다큐멘터리 아무거나에 투자했다면, 최소한 타인의 삶이라도 엿볼 수 있었을 거다. 물론 괜찮은 기사를 보기도 한다. 그럴 땐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려 한다. 현장 기자의 기사를 받아 보니 너무 좋은 내용이라 보다 많이 알리고 싶어 헤드라인을 자극적으로 달았구나라고. 하지만 그런 기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제목도 내용도 부실한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처음 몇 번 낚일 땐 분노의 감정이 먼저 들었지만, 시간이 약이다. 맨날 당하니 이젠 그냥 얼마나 급했으면 저럴까 하는 심정으로 쳐다볼 때도 꽤 있다. 하지만 적어도 언론사라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바로 ‘차별’과 ‘혐오’를 앞장서서 조장하는 행위다. 사실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 논리에 입각한 ‘프레임 짜기’는 해당 신문사의 스타일에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취재한 내용이 팩트에 입각한 것이라면 가치판단이 좀 들어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프레임, 속칭 ‘야마’ 자체가 보편적 상식에서 탈피해 차별과 혐오를 품고 있을 때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해 2~3월 대림동, 가리봉동의 중국동포 거리를 가 보니 침 뱉고 불결하고 비위생적이라는 기사가 하루종일 포털 사이트 랭킹 1위에 걸려 있던 적이 있었다. 보나 마나 뻔한 기사라 읽지 않으려 했지만 하루종일 걸려 있어 결국 읽고 말았다. 내용은 역시 한 치의 오차가 없었고, 결국 나는 또 낚이고 말았다. 조금만 생각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이들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이미 해외여행을 못 하는 상황인데 그들이 무슨 초능력으로 바이러스를 갖고 온단 말인가.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기사가 있었다. 제목이 ‘차이나 머니 부동산 ‘줍줍’, 中집주인에게 월세 줄 판’이다. 뭔 소린가 싶어 기사를 읽어 보니 별 내용도 없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제출한 자료와 발언을 그냥 옮겨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기사가 나가면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확대된다. 혐오를 차단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헤드라인과 받아쓰기로 지령을 내리는 셈이다. 다른 주요국 언론들이 이런 자극적인 제목을 내걸 수 있을까.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수는 약 750만명에 달한다. 일찍이 건너간 사람 중에는 성공적으로 정착한 이들이 꽤 많다. 우리 회사 그룹만 하더라도 부동산이 꽤 있고 세입자는 80% 이상이 일본인이다. 혐한 언론의 선두주자 ‘주간신초’조차 이런 제목은 안 단다.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가 정한 법과 규범에 맞춰 정당한 부동산 거래를 했는데 이따위 제목을 달았다간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 밖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시대에 역설적인 긍정성을 보여 준다. 해외 유수의 언론 아무데나 들어가서 조금만 검색해 봐도 그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뉴스를 보면 한국은 언제나 위태롭기 그지없을뿐더러 각 언론사는 빈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극적 헤드라인으로 페이지뷰 올리기에 혈안이다. 과연 설득력이 있겠는가. 누차 말하지만 750만명이 해외에 산다. 현지 팩트체커들이 수십만 명이다. 장난질이 통용되는 시대는 이미 종언을 고했다. 이 괴리를 언론 종사자들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마 언론사가 먼저 망할 것이다. 회사 망해서 관두면 뭘 해도 먹고살 것 같지만, 바깥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 코로나에도 고객 배려 美택배기사, 주민 격려금 받고 ‘감동 눈물’

    코로나에도 고객 배려 美택배기사, 주민 격려금 받고 ‘감동 눈물’

    미국 택배회사 UPS의 한 배송기사가 자신의 업무 지역에서 평소 알고 지내온 주민들에게 격려금을 선물받은 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코로나19 유행에 상관없이 언제나 배려심 깊게 배송 업무를 수행해온 그에게 감사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기 때문이다. CNN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있는 인구 800여명의 작은 마을 도핀에서 UPS의 배송기사 채드 턴스는 배송트럭을 몰고 한 주차장으로 들어가다가 주민 12명에게 박수를 받았다.한 주민은 그에게 “채드, 고마워!”라는 격려 어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 모습에 이 배송기사는 감동했는지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지역 주민 애덤 시클리가 최근 페이스북에 공유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의 아내 제니 시클리는 “채드는 마을 주민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덤은 “이 배송기사에 관한 배려심 깊은 일화는 넘친다. 예전에 그는 우리 집으로 배송한 택배 상자에 그림이 붙어 있어 아이들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당시 아이들이 집 밖에서 놀고 있어 선물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그는 업무 교대를 마치고 이곳으로 직접 돌아와 알려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제니도 “그는 코로나19 유행 동안 하루 긴 시간을 일한 뒤에도 사려 깊고 친절했다”면서 “종종 개가 있는 집에 배송할 때 개를 위한 선물을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제니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이 배송기사의 각종 미담을 소개한 뒤 선물을 전달하기 위한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그녀는 그를 위해 2주 동안 모금 웹사이트를 통해 1000달러를 모아 선물을 준비하고 사람들이 한 마디씩 쓴 커다란 카드와 함께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 배송기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가슴이 벅차고 주민들이 나를 이렇게까지 좋게 생각해준 것에 대해 가슴 뭉클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가운데 모든 사람에게 힘든 한 해였다. UPS의 모든 배송기사 역시 감사 인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번 선물의 답례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제니 시클리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전북 군산이 좋은 도시란 것은 누구나 안다. 신선하고 횟감이 그득하고 아름다운 섬들이 지척이다. 전라도 땅이면서 충청 사람이 많아 한결 부드럽고 눙치는 사투리가 질펀하고 지붕 없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지난해 도발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늬들이 서울을 알아?’을 펴냈던 SBS 기자 출신 김병윤 선배가 2편 격으로 ‘늬들이 군산을 알아?’(감미사)를 펴냈다. 전작이 조선시대 얘기가 많았다면 이번은 불과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아픈 얘기들이 수놓는다. 1987년 야구 취재를 위해 처음 찾았다가 바쁜 기자생활 속에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군산을 30년을 훌쩍 넘긴 지난 2019년 운명처럼 다시 찾았단다. 군산의 속살을 취재한다며 고샅을 누비다 창피함을 느꼈다고 했다. 군산의 아픔을 모르고 살았던 스스로가 미워질 정도였다고 했다. 해서 속죄의 심정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아예 군산에 터 잡고 군산사람들 얘기를 속속들이 글로 옮겼다. 과거를 끄집어냈다. 현재를 적었다. 미래를 그렸다. 한 문장을 쓰느라 2시간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원고를 미리 살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울외장아찌였다. 임금님이 먹던 음식이다. 군산의 특산물이다. 울외는 군산에서 많이 재배하는데 성산면이 울외장아찌 특화마을로 조성돼 있다.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인데 박과 오이, 참외를 두루 닮았다.호남평야의 좋은 쌀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비옥한 농지는 일본인에게 빼앗겼다. 소작농으로 전락해 힘겨운 삶을 이어갔다. 군산의 선조들은 먹을 쌀이 없어 벼 옆에 자라는 잡초인 피죽으로 연명했다. “피죽도 못 먹었냐”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군산에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동국사가 남아 있다. 일본식 가옥 170여 채도 잘 보존되고 있다. 히로쓰 가옥은 거의 원형 상태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군산세관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 국내 3대 서양고전주의 건축물의 하나로 보존돼 슬픈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군산내항은 수탈당한 쌀들이 실려나간 고통의 현장이다. 빛바랜 임피역은 그 시절의 아픔을 감춘 채 낭만을 찾는 이들에 쉼터가 되고 있다. 군산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섬이 아름답다. 왕들이 반한 섬이다. 신선의 섬이다. 군산의 섬을 걷다보면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석양이 비출 때 몽돌해변을 걸어 보라. 황혼의 노부부가 걸으면 지나온 삶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서로가 미안한 마음에 두 손 꼭 잡게 된다. 젊은 연인이 걷게 되면 말없이 껴안게 된다. 석양의 붉은 빛보다 더 뜨겁게 사랑해야 되겠다며.” 너무 아름다운 섬들이 많은데 다섯 곳만 책에 실어 안타깝다고 했다. 싱싱한 해산물. 바닷바람을 견뎌낸 채소 등 음식 재료가 풍성한 곳인데 손맛이 더해지고 넉넉한 인심에 사투리가 더해진다. 군산에 머무는 내내 저자는 객지에 와서 먹을 걱정을 안해 행복했다고 했다. 군산 사람들은 강하다.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탈바꿈 시켰다. 진취적이다. 현대중공업과 GM자동차의 철수로 지역경제가 힘들지만 문화예술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융합된 특색 있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양관광도시가 설립된다. 군산은 이방인의 도시다. 많은 예술인들이 정착을 하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터를 잡아 채만식과 이은주 등의 뒤를 잇고 있다. 군산은 건강의 도시다. 시내에 나지막한 산이 많다. 해발 200m 안팎의 산이다. 언제나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면 된다. 자연과 역사가 숨쉬는 트레킹 코스도 자랑거리다. 11개 코스로 이뤄진 구불길은 트레킹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백제부터 현재의 역사를 체험하며 걸을 수 있다.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 몽돌해변의 파도 소리에 시름을 씻겨 보낼 수 있다. 아! 군산 가고 싶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포토] 김연아, 블랙 수트 ‘우아한 카리스마’

    [포토] 김연아, 블랙 수트 ‘우아한 카리스마’

    크리스챤 디올 뷰티는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고, 용기-열정-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에 빛을 밝혀온 비범한 현대 여성들의 초상&단편 영상 인터뷰 시리즈- #디올친업 #디올스탠즈위드위민 캠페인을 세계 여성의 날 3월8일을 맞아 선보인다. 이번 캠페인에는 세계적인 배우이자 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샤를리즈 테론이 이끄는 총 8명의 여성들이 참가했는데, 세계적인 배우이자 활동가 나탈리 포트만-샤를리즈 테론-리빙빙과 함께 피겨 스케이트 금메달리스트이자 2018 동계올림픽 홍보 대사 김연아가 한국 대표로 전격 참가한다. 한국대표로 이번 캠페인에 참가한 김연아는 “문제에는 언제나 해결책이 있고, 침착하고 당당하게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반드시 좋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면서 18년 동안 쏟았던 열정과 용기, 비하인드 스토리를 진솔하게 전하며 강인한 여성으로서 본보기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사라진 책문과 묵형/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열린세상] 사라진 책문과 묵형/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얼마 전 이직을 위한 서류심사와 공개강의를 통과하고 최종 면접에 임했다. 면접관이 ‘SNS 활용’에 대해 질문을 해 왔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냈던지라 순간 멈칫했다. 개인적으로 전문 영역에 대한 생각을 사회와 소통하는 공간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직설적인 표현으로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세상 사람들 모두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내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아니다. 맞고 틀림이 아닌 다름이고 어쩌면 개인의 취향일 뿐이다. 조선시대 문과 과거시험 중 고급 관료를 선발하는 대과에는 책문(策文)이라는 최종 관문이 있었다. 소과에 급제하고 대과의 초시와 복시를 거치면 최종 33명이 선발된다. 이들의 등수를 결정하려고 임금 앞에서 치르는 최종 논술시험이 바로 책문이다. 책문(策文)은 당시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현안 문제를 묻는 책문(策問)과 답글인 대책(大策)을 모두 말한다. 결국 질문에는 문제를 낸 임금의 고민이 배어 있고, 대책에는 새로운 인재들의 용기와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책문의 과거시험 문제지는 대부분 길다. 아마도 임금이 직접 출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임금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王若曰)라고 시작해 임금이 질문의 주체이자 제시된 대책의 최종 수용자임을 분명히 했다. 문제지가 언제나 과거시험용만도 아니었다. 정조는 개인 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에 책문 문제지 수십 편을 다섯 권에 따로 남겼다. 거기에는 유생이나 일반 신하들에게 던진 질문도 있다. 당시 임금의 질문에는 분명 지금과 동떨어진 것이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다. 정조를 비롯해 조선시대 임금들이 남긴 심오한 장문의 현문(賢問)을 보고 있자면 한 나라 최고지도자로서의 고민과 열정, 노력과 용기가 느껴진다. 시대가 달라져도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쉬 바뀌지 않는다. 현문(賢問)이 있었기에 현답(賢答)이 있기 마련이다. 과거시험 책문의 답안지는 “신은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臣對)라고 시작하고 “신이 삼가 대답합니다”(臣謹對)로 끝맺는다. 답안지에는 정해진 틀과 상투적인 표현이 넘쳐난다. 그러나 그 속에는 젊은 인재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결기가 살아 있다. 임금에 대한 장황한 찬사 속에 실정과 폐단을 질책하고 간언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답안지마다 “삼가 죽기를 각오하고 답하겠습니다”라고 쓴 글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세종 29년 문과중시에서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신숙주는 언로를 열어 직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안을 작성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이석형은 “자기 의견을 내기는 어려워지고, 마음에 드는 계책만 진술하려는 생각에 점점 익숙해져서 좋은 말은 들리지 않고 아첨하는 말만 날로 늘어 가면 국가의 복이 될 수 없다”며 깃털처럼 보잘것없는 의견도 들으라는 대책을 제시했다. 광해군 3년 별시문과에서는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임숙영이 “임금의 잘못이 곧 국가의 병”이라는 답안지를 제출했다. 임숙영은 당시를 직언이 금기가 된 시대이며, 임금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 신하의 얼굴에 먹으로 그 죄명에 대한 문신을 새기는 형벌인 묵형(墨刑)이 사라졌다면서 잘못을 간하는 사람을 존중하라고 직언을 했다. 이 일로 광해군의 노여움을 사 임숙영은 조선 과거시험 역사상 전무후무한 삭과 파동을 겪고 낙방할 뻔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급제해 관직에 나가게 됐다. 만약 지금도 묵형(墨刑)이 남아 있다면 내 얼굴은 어떨까 상상을 해 본다. 우문(愚問)일지라도 현답(賢答)을 할 지혜와 용기가 내게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나는 면접관의 질문에 ‘내게 문제가 있다기보다 내 탓’이라는 우답(愚答)과 함께 좀더 진중하겠다고 답했다. 이제 새로운 곳에서 진정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됐다. 지금껏 꿈꿔 왔던 곳에서 미래에 보이지 않는 묵형이 가해지는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삼가 죽기를 각오하고 고민하며 이 글을 쓴다. “신이 삼가 대답합니다.”(臣謹對)
  • ‘네카라쿠배’ 개발자 몸값 천정부지라지만…여성에게 높은 ‘벽’

    ‘네카라쿠배’ 개발자 몸값 천정부지라지만…여성에게 높은 ‘벽’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과 인권 증진을 위해 기념하는 ‘세계 여성의 날’이 8일 113주년을 맞았다. 1908년 그날, 미국의 열악한 섬유공장에서 화재로 숨진 동료들을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1만 5000명의 여성은 빵(생존권)과 장미(권리)를 달라고 외쳤다. 한 세기가 넘게 지났지만 여성은 남성보다 턱 없이 작은 빵을 받는다. 시든 장미조차 쥐지 못한 여성 노동자도 여전히 많다. 4차 산업혁명 도래로 가장 주목받는 고용시장으로 떠오른 개발자 업계조차 마찬가지다.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당토(당근마켓·토스) 등 정보기술(IT), 게임 분야 기업들이 억대 연봉을 제시하며 개발자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IT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은 전체의 30%를 밑돌고 급여 수준도 남성 직원 연봉의 50~80%에 그친다. 여성 개발자는 2017년에서 1년 새 약 1만 6000명 증가하는 등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IT 시장의 절대 소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 ICT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소프트웨어·디지털콘텐츠 개발제작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9만 3742명으로 전체(32만 1435명)의 29.1%에 불과하다. 성별 임금격차도 존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의 여성 직원 1인 평균 연봉은 5500만원으로 남성(9900만원)의 55.6%에 그쳤다. 같은 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전 업종의 남성 대비 여성 노동자 임금비율인 67.8%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낮다. 네이버의 남여 직원 평균 급여액은 각각 8706만원과 7253만원으로 여성 연봉이 남성의 83.3% 수준이었다. 성별이 아니라 직군에 따라 임금 수준이 다르다는 반론이 있지만 같은 개발자 직군에서도 여성은 임금 차별을 겪고 있다. 게임개발사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연구개발(R&D) 직군 남성의 평균연봉은 8219만원이지만 여성은 남성의 75.3% 수준인 6192만원을 받았다. 남성을 승진에서 우대하고, 출산과 육아부담이 큰 여성 개발자를 선호하지 않는 관행이 임금 격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 여성주의자 모임인 ‘테크페미’에서 활동하는 A(31)씨는 “과장 승진 자리가 하나라면 ‘가장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남성을 승진시키는 식으로 여성을 차별한다”면서 “여성의 객관적인 업무 성과가 우수해도 남성에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기곤 해 여성이 커리어(경력) 관리를 하는 데 더 불리하다”고 말했다. 성차별적 발언에 시달리거나 남성 중심적 조직 운영에 소외감을 느끼는 여성 노동자가 적지 않다. 남녀비율이 4대1인 IT 회사에서 일하는 웹디자이너 B(27)씨는 “상사가 ‘너는 회사의 꽃’이라고 말하곤 했다”면서 “업무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남직원끼리만 공유할 때도 많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 회사를 떠나는 여성들도 있다. 부서원 30여명 중 여성이 2명인 부서에서 일하는 개발자 C(28)씨는 최근 유학을 결심했다. 그는 “여성 선배 개발자가 기획으로 업무를 바꾸고, 남성 임원이 대부분인 것을 보며 계속 일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면서 “외국은 여성 개발자를 키우는 데 회사와 학교 모두 적극적이어서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적고 소속감도 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구글 등 외국기업 역시 IT나 관리자 직군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적지만, 매년 ‘다양성 보고서’를 발표하며 여성 인재 확충에 노력한다. 2020년 페이스북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은 37.0%였고 여성 엔지니어는 24.1%이었다. 여성 고위직 비율은 34.2%였다. 같은 해 구글은 여성 직원 비율은 32.5%, 여성 고위직비율은 26.7%였다. IT 시장의 여성 유입을 늘릴 수 있도록 여성 인재를 국가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관행처럼 굳어진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컴퓨터공학 전공자 등 인력 육성에 노력하고, 구시대적 조직 문화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유연근무제나 육아휴직제도, 재택근무 제도를 확대해 남여 모두 일과 생활을 양립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방역 상황 여전히 살얼음판”... 코로나19 신규 확진 418명(종합)

    “방역 상황 여전히 살얼음판”... 코로나19 신규 확진 418명(종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6일 신규 확진자수가 400명대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 418명...지역발생 404명·해외유입 14명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18명 늘어 누적 9만2055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398명)보다 20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 국내 3차 유행은 현재까지 네 달 째 이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수는 올해 들어서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설 연휴 직후 집단감염 여파로 600명대까지 급증했다가 최근에는 400명대를 오르내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04명, 해외유입이 14명이다. 확진자 발생 지역을 보면 서울 126명, 경기 172명, 인천 19명 등 수도권이 총 317명으로 전체 지역발생의 78.5%를 차지했다. 비수도권은 충북 22명, 경북 13명, 부산 12명, 강원·충남 각 7명, 경남·제주 각 5명, 울산·전북 각 4명, 대구·전남 각 3명, 광주·세종 각 1명 등 총 87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직장, 식당, 모임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경기 동두천에서는 지역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제검사에서 1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충북 음성에서도 유리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을 중심으로 10여 명이 확진됐다. 이 외에도 서울 노원구 음식점, 고양시 의류수출업체, 포천시 섬유제조업체, 경기 안양시청 직원, 청주시 식품회사, 부산 서구 항운노조 등을 고리로 한 집단발병도 새로 확인됐다. 사망자 5명 늘어...위중증 환자 총 136명 해외유입 확진자는 14명으로, 전날(17명)보다 3명 적다. 6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으며, 나머지 8명은 서울·광주(각 2명), 대구·인천·세종·경기(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치면 서울 128명, 경기 173명, 인천 20명 등 수도권이 321명이다. 전국적으로는 대전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5명 늘어 누적 1632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7%다. 위중증 환자는 총 136명으로, 전날보다 1명 늘었다. 전날 하루 선별진료소를 통한 검사 건수는 3만2932건으로, 직전일 3만7111건보다 4179건 적다. 전날 검사건수 대비 확진자를 계산한 양성률은 1.27%(3만2932명 중 418명)로, 직전일 1.07%(3만7111명 중 398명)보다 상승했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양성률은 1.35%(682만1943명 중 9만2055명)다. 한편, 방대본은 전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9만1638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지난달 26일 기준 서울 확진자 가운데 검사 과정의 오류가 확인된 1명을 제외한 9만1637명으로 정정했다. “방역 상황 여전히 살얼음판...방역수칙 준수해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며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6일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에서 “계절은 어느덧 봄이 되었지만, 방역 상황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라며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2주간 일평균 370여 명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의 집단감염에 우려를 표하면서 “2월 중순 경기 남양주의 공장에서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집단발생이 양주, 동두천, 연천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포천, 고양, 안산, 이천에서도 사업장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누구든, 언제나, 어디서나 감염될 수 있으며 외국인 또한 예외일 수 없다. 그들을 코로나19로부터 지키는 것이 우리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라며 해당 사업장과 관련 단체의 협조를 요청했다. 권 1차장은 3월 첫 주말을 맞은 만큼 일상 곳곳에서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는 당부도 했다. 그는 “주말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쇼핑물과 관광지 등에 대해서도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는지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간호사관학교 졸업식 간 文 대통령…80명에 일일이 계급장 수여

    간호사관학교 졸업식 간 文 대통령…80명에 일일이 계급장 수여

    임관식에 대통령 첫 참석...코로나 방역 헌신 격려 “간호장교는 총을 든 나이팅게일...소중함 재발견” 故 선효선 소령에 헌화...“강한 국군 자부심 품길”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대전 국군간호사관학교 제61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해 이날 간호장교로 거듭난 사관생도 80명에게 일일이 계급장을 수여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창설 이래 대통령이 임관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헌신한 간호장교들에게 직접 고마운 마음과 격려를 전하기 위해서다.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지난해는 간호사관학교와 간호장교들의 소중함을 재발견한 한 해였다”면서 지난해 3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을 때 신임 간호장교들이 임관식을 앞당겨 현장으로 달려갔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간호사관학교를 깜짝 방문해 장교와 생도들을 격려했다.문 대통령은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첫 간호장교가 탄생한 이래 치열한 전투의 최전방부터 방역의 현장까지 아프고 다친 국민과 장병들 곁에는 언제나 대한민국 간호장교가 있었다”면서 “간호장교들은 ‘총을 든 나이팅게일’이었고 ‘제복 입은 의료인’이었으며 ‘외교 역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군 의료시스템 개선, 복무 중 질병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여성 필수시설 설치,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근무여건 조성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간호장교를 비롯한 군 의료진들이 의료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겠다”며 “강한 국군의 자부심을 품고 소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임관하는 간호장교 80명 한 명 한 명에 직접 계급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임관하는 간호장교들과 일일이 주먹 악수를 했다. 이날 코로나19 방역으로 임관식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생도들의 부모들은 영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2008년 응급환자 헬기 수송에 자원해 이동하던 중 추락해 순직한 고 선효선 소령도 기렸다. 이날 행사에는 선 소령의 유족들도 참석했으며, 문 대통령은 행사 전 선 소령을 비롯해 순직한 군 의료인 4인의 추모 흉상에 헌화했다.문 대통령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의무후송 전용헬기인 ‘메디온’ 등 임관식장에 배치된 첨단 군 의료장비를 둘러보며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5년째 ‘식량부족국’ 북한…김정은, 시군 강습회서 “농업생산증대” 요구

    15년째 ‘식량부족국’ 북한…김정은, 시군 강습회서 “농업생산증대” 요구

    작년 수해로 농산물 감소...올해 130만t 가량 부족 김정은, 경제성과 절박하지만 자본·기술 없어 한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15년째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로 지정된 북한이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통해 농업 생산 증대를 중요한 경제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새로운 자본이나 기술 투입 등 실질적 방안 없이 당 구성원들의 무한한 책임과 노력만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성과를 내기엔 한계가 있다.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 이틀째 회의 결론에서 “시·군당 위원회들이 자기의 사명과 역할을 원만히 수행해야 당과 국가의 전반 사업이 잘 되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이 촉진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군당 책임비서들이 당 제8차 대회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제시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사업을 주도 세밀하게 작전하고 지도해 시·군의 경제사업과 인민생활 개선에서 뚜렷한 실적을 내야 한다”며 “선차적인 경제 과업은 농업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군 협동농장 경영위원회가 농사 작전을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게 과학적으로, 세부적으로 세우고 철저히 집행하도록 요구성을 높이며 경영위원회의 사업상 권위를 세워 시·군 안의 농사를 실질적으로 지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실제 현장 농업을 책임지는 현장에 힘을 싣는 주문을 했다.김 위원장이 우리로 치면 시·군 기초자치단체에 해당하는 전국의 시·군의 당 책임비서들을 모아 강습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것은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난 1월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한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연이은 장마와 태풍, 수해로 농산물 생산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달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이 120만~13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시·군 경제 강화 방안으로 지방 공업공장 활성화, 인민소비품 증산, 축산·양어 등을 제시하고 리 당비서와 관리위원장 등 기층 간부대열 강화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것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면서 “결국 새로운 자본이나 기술 투입이 어려운 북한의 현실적인 상황을 잘 보여준 것으로, 지방경제나 주민생활 향상, 지방균형 발전이 시·군 당 책임비서들의 비상한 각오와 열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北, 2007년부터 식량부족국가..주민 47% 영양부족 한편 FAO는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1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 45개 중 1개로 꼽았다. 북한은 2007년부터 식량부족국가로 지정돼 왔다. FAO는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접근하기 힘든 나라’로 분류하고 북한 내 적은 양의 식품 섭취 수준, 다양성 부족, 경기 침체와 홍수 등을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적 제약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 더욱 취약해졌다고 봤다. 북한은 지난 1월 FAO와 세계식량계획(WFP)·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발표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식량안보와 영양 보고서’에서도 주민의 약 47%가 영양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AO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지정한 45개국 중 34개국은 아프리카 국가였으며, 아시아 국가는 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 등 총 9개국이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마감 고통에 몸부림… 그래도 또 쓴다, 작가니까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마감 고통에 몸부림… 그래도 또 쓴다, 작가니까

    잘 쓴 글을 보면 심장이 뜁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까.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마거릿 애트우드라는 이름 들어 보신 분 많을 겁니다. 부커상을 2회 수상했고,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도 매년 거론됩니다. 소설 ‘시녀 이야기’로 수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기도 했지만 시, 논픽션에도 능한 작가로 알려졌습니다. ‘글쓰기에 대하여’(프시케의숲)는 그가 등단 40년을 맞았던 2002년 케임브리지대에서 했던 여섯 번의 글쓰기 강의를 묶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책 한 권이 들어 있다고, 시간만 있으면 글로 풀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말이 작가가 된다는 것과 동의어인 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암흑 속에 있는 것이고, 영감이 떠오르는 것은 섬광과도 같다”면서 작가를 꿈꾸는 이에게 조언합니다. “지금에서 옛날 옛적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야 한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고.이번에는 마감 때문에 고민하는 작가들의 모습을 살펴볼까요. ‘작가의 마감´(정은문고)은 글 때문에 끙끙 앓는 일본 유명 작가들의 피폐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원고를 쓰려고 마음먹은 날이 되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위경련이 일었다”. ‘타락론’, ‘백치’로 알려진 사카구치 안고의 말입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명한 나쓰메 소세키는 “14일에 원고를 마감하란 분부가 있었습니다만, (중략) 17일이 일요일이니 18일로 합시다”라고 조금은 구차하게 변명합니다. “열흘이나 전부터 무엇을 쓰면 좋을지 생각했다. 왜 거절하지 않았을까”라는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후회도 재밌습니다. ‘나생문’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말도 와닿습니다. “다 쓰고 나면 언제나 녹초가 된다. 쓰는 일만큼은 이제 당분간 거절하자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일주일쯤 아무것도 안 쓰고 있으면 적적해서 견딜 수 없다. 뭔가 쓰고 싶다. 그리하여 또 앞의 순서를 되풀이한다. 이래서는 죽을 때까지 천벌을 받을 성싶다.” gjkim@seoul.co.kr
  • 24시간 통합상황실 가동… ‘안전 송파’ 뜀박질

    24시간 통합상황실 가동… ‘안전 송파’ 뜀박질

    서울 송파구가 지역 주민의 ‘안전한 삶’을 위해 24시간 재난지원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총력전에 나선다. 송파구는 주간에만 가동했던 ‘안전통합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기도 했다고 4일 밝혔다. 24시간 안전통합상황실은 재난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재난상황을 365일·24시간 모니터링하고, 종합 대응하는 컨트롤타워다. 구는 ‘안전한 송파’를 민선 7기 주요 구정 방향으로 정하고, 2018년부터 구청사 내 마련된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지진, 화재 등 각종 재난 정보를 수집·전파하는 것은 물론 폭염, 한파 상황을 관리하는 등 지역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올해 재난 취약시간대인 야간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난안전사고에 대비해 ‘재난전문요원’을 추가 채용하고, 안전통합상황실 24시간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구는 지난해 각종 재난상황에 대비해 재난관련분야에서 1년 이상 종사한 경력을 가진 ‘재난전문요원’ 3명을 채용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재난전문요원을 추가채용(3명)을 완료해 안전통합상황실 운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전통합상황실은 재난발생 시 국가재난 관리시스템(NDMS)과 유선을 통해 안전신고 접수를 일원화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하천, 교통, 방범용 폐쇄회로(CC)TV와 연계돼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발광 다이오드(LED)영상시스템, 지진계측기, 영상회의 시스템, 핫라인 전화기(소방, 경찰) 등을 구비하고 있어 신속한 대응을 위한 빈틈없는 24시간 안전감시 태세를 완비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24시간 안전통합상황실을 적극 활용해 재난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면서 “주민들이 언제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도시 송파’를 만들어가기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오한아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되도 예술가 및 스텝 구제방안 없어”

    오한아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되도 예술가 및 스텝 구제방안 없어”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으로 축제가 취소될 경우 공연을 준비한 예술가 및 스텝을 구제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서울시 축제위원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오한아(노원1,더불어민주당)의원은 3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299회 임시회에서 출범한 지 1년이 넘은 축제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서울시 축제위원회는 서울시 각 실·본부·국별로 독자적으로 추진되는 축제가 콘텐츠·시기·장소의 중복·차별성 부족 등 축제에 대한 통합·조정 기능이 부재한 상황에서 축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기대하며 2019년 7월 15일 만들어졌다. 이듬해 3월 서울시 축제위원회는 ‘서울특별시 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6조에 규정되며 시정의 전문성을 제고하여 합리적인 정책추진을 도모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하여 행정의 전문성·민주성·투명성·공정성 제고에 기여해 줄 것을 기대했다. 또한 제12조에는 축제위원회에 상정될 안건의 사전 검토, 축제정책의 세부실행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하여 ‘실무위원회’를 두고 실무위원회는 월 1회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명시돼 있으나 2020년 두 차례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지난해 대부분의 축제가 중간에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공연을 준비했던 예술가 및 스텝들이 구제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 및 산하기관에서 개최하는 축제의 계약서, 과업지시서, 협약서’에 대한 요구자료를 통해 서울시에서 제출한 자료를 확인한 바, 16개의 축제 중 ‘코로나19’로 협상의 해지 규정을 명시한 축제는 서울대공원에서 운영하는 ‘장미원 축제’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축제가 보상이나 구제와 관련된 규정없이 단지 과업내용서 혹은 과업지시서에 ‘날씨나 장소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하여 행사 일정에 차질이 생겼을 경우 협의에 의해 행사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라고만 명시되어 있을 뿐이었다. 오한아 의원은 “각 실·본부·국별에서 축제 공모 시 게재되는 과업지시서, 과업내용서조차 혼용되어 사용되고, 계약당사자와의 의무에 대해 협약서 작성 또한 제 각각으로 정비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질타했다. 이에 “자연재해를 넘어 코로나19와 같은 일이 발생했을 시 예술가와 스텝들이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의 연습에 대한 인건비 및 연습비용을 보전해 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문화본부 내 공모사업은 예술가들을 위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선정된 업체가 대부분의 수익을 챙겨 예술가들과 스텝은 노동력을 착취당하거나 최저수준의 임금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게다가 일부겠지만 받은 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이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 업체가 축제나 행사시 인건비뿐 아니라 무대설치비용 및 장비들에 대한 표준단가에 대해 연구 해 볼 것”을 제안했다. 끝으로 오 의원은 “본 위원이 앞서 제시한 모든 제안들이 현재 축제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나 축제위원회는 당장 현안인 축제 지원 방안에 대해서만 회의가 이루어지고 실무위원회 월 1회 개최라는 조례에 규정된 사항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서울시 축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넘어 축제도시 서울 추진을 위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강력히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尹 “수사청, 법치 말살”… 靑 “절차 따라 의견 내라”

    尹 “수사청, 법치 말살”… 靑 “절차 따라 의견 내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에 대해 “법치를 말살하고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또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겠다”며 초강수 대응을 예고했다. 검찰 인사에서 시작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 힘겨루기가 검찰 수사권 폐지 문제를 둘러싸고 극대화하는 모습 속에 이날 박 장관은 “윤 총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윤 총장은 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사청 설치에 대한 반대 소신을 밝힌 뒤 일선 검찰청의 의견까지 취합해 추가 입장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수사청과 관련한 일선 검찰청의 의견 취합이 완료되면 적절한 방법으로 추가 입장을 내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합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은 3일 전후로 정리돼 윤 총장에게 보고될 전망이다. 윤 총장은 이에 앞서 여권의 수사청 설치 추진과 관련해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규정했다. 윤 총장은 이어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년 형사사법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며 “검찰을 정부법무공단처럼 만들려는데 이는 검찰권 약화가 아니라 검찰 폐지”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장관은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여러 걱정을 잘 알고 있고 또 이해하고 있다”면서 “(윤 총장과의 만남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고 만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회가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 의견을 두루 종합해서 입법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이 언론을 통해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 것에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박범계 “수사청 관련 검찰 의견 들을 것...윤석열과 만날 생각 있어”

    박범계 “수사청 관련 검찰 의견 들을 것...윤석열과 만날 생각 있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 추진에 검찰의 반발과 관련해 “검찰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과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2일 박 장관은 국무회의를 마치고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 복귀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여러 걱정을 잘 알고 있고 또 이해하고 있다”며 “민주당 검찰개혁특위에서 법안 준비를 위한 논의를 하는 과정인 만큼 당연히 검찰 구성원들의 여러 다양한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내부의 수사·기소 분리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틈나는 대로 현장에서 일선의 의견을 듣고 있으니 크게 걱정 마시라”고 덧붙였다. 특히 윤 총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 언제나 열려있고 만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윤 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사청 설치를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긴 어렵다”며 직접적인 반응을 피했다. 박 장관은 수사청에 대한 장관의 입장을 묻자 “먼저 말씀드리면 의견 수렴 과정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그간 여러 차례 “궁극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면서도 “국가적 수사 대응 역량에 공백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외과 의사 위한 증강현실?…수술 중 환자 장기 정보 보여준다

    [고든 정의 TECH+] 외과 의사 위한 증강현실?…수술 중 환자 장기 정보 보여준다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에 가상의 정보와 이미지를 보여주는 증강현실은 실생활에서 점점 활용범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구를 실제 사지 않고도 집에 가상으로 배치하거나 차량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자동차 앞 유리에 가상의 화살표로 목적지를 표시해주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증강현실의 응용이 주목받았던 장소 중 하나는 병원입니다. 미래의 증강현실 기기로 주목받았던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의 경우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몇몇 의료 기관에서 테스트 됐습니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처음 기대와는 달리 현재까지도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후 한동안 소식이 끊겼던 구글 글래스는 2017년 기업용 버전인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로 다시 부활했습니다. 2019년에 업데이트한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2는 기업뿐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도 적용 범위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증강현실 분야에서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기업인 파나소닉이 새로운 개념의 의료용 증강현실 장치를 선보였습니다. 환자 몸에 염색약을 주입한다고 하면 의료 사고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병변이나 조직을 더 잘 보기 위해 사용하는 조영제나 각종 색소는 의료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입니다. 인도시아닌 그린(indocyanine green), 약자로 ICG는 혈관에 주입하는 인공색소 중 하나로 핏속의 알부민과 재빨리 결합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간세포에 의해 흡수됩니다. 그리고 대사되지 않은 본래 형태로 담즙으로 배설됩니다. ICG는 안전한 약물일 뿐 아니라 혈관에 주입하면 거의 간을 거쳐 배출되는 특징 때문에 간기능 검사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간 수술 중 간 구조와 병변을 확인하는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수술 중 ICG를 혈관을 통해 투여한 후 살아 있는 간을 염색하면 정확한 수술 범위와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간 수술에 사용되는 ICG 형광 이미징 기술(ICG fluorescence imaging techniques)이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영역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과 의사는 수술 중 적외선 카메라 모니터를 수시로 바라봐야 합니다. 당연히 수술 집중도가 떨어지고 수술 시간이 더 걸리게 됩니다. 일본의 파나소닉, 교토 대학, 미타카 코키(의료기기 제조사)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적외선 카메라와 프로젝터를 연동해 수술 중 적외선 카메라 이미지를 실제 장기 위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MIPS(Medical Imaging Projection System)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파나소닉은 증강현실(AR)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현실의 사물 위에 가상 이미지를 더해 새로운 정보를 보여준다는 데서 증강현실의 정의에 부합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연 시간은 0.2초 정도인데 수술 중 장기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현재 MIPS는 임상 전 테스트 단계로 실제 수술 환경에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대만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ICG 형광 이미징 기술이 사용되는 심장이나 눈 수술 등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의료 영역에서도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 적용은 시작단계입니다. 기술 초장기에 과도한 기대와 기술적 미숙함으로 생각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국 실패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적용 사례를 개발하면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문명의 도구들이 사실 많은 실패와 좌절 끝에 개발 된 것처럼 증강현실 역시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의료 분야에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오래된 학폭, 기억의 부활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오래된 학폭, 기억의 부활

    쌍둥이 배구선수의 중학교 때 폭력이 폭로됐다. 자필 사과문을 올렸지만 수습이 되지 않았고 무기한 출장 정지가 됐다. 다른 운동과 연예계까지 퍼졌다. 피해자들이 생생하게 과거의 아픔을 이야기했고, 많은 사람이 격한 반응을 하며 사과와 처벌을 요구했다. 그 과정의 일정한 패턴이 눈에 띈다. 먼저 가해자로 지목되는 사람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관련 정보가 많아지고 유명해진다. 얼마 안 있어 꽤 오래된 일을 상세히 되살린 피해자가 나타난다. 여기에 대중은 강한 공감으로 반응을 하고, 호감은 강력한 비난으로 반전돼 퇴출이 일어나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한 밴드의 멤버나 매니저의 학폭 관련 사건도 비슷했다. 쌍둥이 자매도 방송 출연과 소셜미디어 활동을 했고, 같은 팀 선배를 암시하며 “갑질과 괴롭힘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란 글을 올려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같이 보였다. 이것이 피해자가 “본인이 과거에 했던 행동을 잊고 있는 것 같아서”라며 나서게 되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여기에 대해 십 년도 지난 과거의 일을 왜 굳이 지금 꺼내는지 하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잘나가는 게 부러워서라는 억측도 한다. 더욱이 양측 당사자가 기억하는 내용이 한참 다르니 말이다. 가해자는 자기가 한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지냈고, 피해자는 십 년이 넘게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억누르고 있었을 뿐. 그것은 사건이 벌어지던 시기의 감정 유무에 기인한다. 가해자에게 당시 괴롭힘은 하나의 놀이였고,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었다. 일상적이니 시간이 지나서 곧 소거가 돼 버렸다. 그들에게는 노래방에 갔던 주말 저녁, 맛있는 식사를 한 날 정도의 일이었을 것이다. 뇌는 일상적 정보는 저장장치에서 삭제해 버린다. 반면 피해자에게는 같은 상황이 심각한 트라우마였다. 생존과 관련한 경보장치를 작동시키는 일이었을 것이다. 부정적 감정과 연관된 기억은 오래 남고 잘 지워지지 않는다.사건 기억은 해마에 저장되지만 감정 기억은 편도에 저장돼 사건이 일어난 날짜가 지워진다. 날짜가 저장되면 시일이 지나 오래된 것은 지울 수 있다. 반면 언제 일인지 정보가 없으면 그 일은 언제나 생생하다. 언제든지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즉각적으로 마치 지금 벌어지는 일같이 대응할 수 있기 위해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들이 사건 순간을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같이 경험하는 ‘플래시백’ 현상도 같은 과정이다. 거기다 실패, 좌절, 상처와 관련한 사건은 더 세세한 정보를 저장한다. 위험해질 만한 상황을 잘 피하려면 가급적 잘 기억해야 하니 말이다. 이렇게 감정과 함께 저장됐던 사건은 유명인으로 인터넷에 나타나면서 어디서든 눈에 보이고, 억눌러 왔던 기억이 멀리서 소환된다. 십 년이 지난 일이라도 어제 일어난 일같이 생생하게. 이것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건에 대한 기억의 차별성 메커니즘이다. 가해자는 까맣게 잊고 지나간 사건이고, 이렇게 자세하다면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면서 강력히 반박하기도 힘든 기억의 파편들만 남아 있으니 말이다.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는 왜 갇혔는지도 모른 채 15년 동안 만두만 먹었다. 나중에야 비로소 그가 학교에 다닐 때 퍼뜨리고 다닌 이야기가 이진우의 누나를 자살하게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완전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기억의 비대칭성을 이해해야만 피해자의 아픔과 지금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다. 왜 십 년이나 지난 일을 지금 끄집어내냐고, 시기와 질투 때문에 하는 폭로가 아니냐는 말은 삼가야 한다. 더욱이 학생 시절의 폭력은 수준의 차이가 있을 뿐 아주 많은 사람이 직접 피해 당사자가 돼 보았거나, 간접적으로 피해자를 무력하게 지켜본 기억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런 폭로에 대해 폭발적인 공감적 반응을 하게 된다. 나는 이 일이 힘센 학생들에게 중요한 메시지가 됐으면 한다. 지금 너희는 재미로 스트레스 푼다고 하는 행동일 수 있어. 졸업하고 십 년 지나면 완전히 잊어버리겠지. 그렇지만 잘나가게 되면 재미로 했던 일이 너희 인생의 발목을 잡을 거야. 지뢰가 터지듯이 말이야. 그 지뢰는 너희가 묻어 놨던 거야. 그러니 지금 친구들 괴롭히지 말고 착하게 지내자. 알았지?
  • [데스크 시각] 화해와 용서의 기술/이제훈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화해와 용서의 기술/이제훈 체육부장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거나 잘못할 수 있다. 아직 완전한 인격체로 자라지 않은 어린 시절에 그런 일은 더 많이 벌어질 수 있다. 못 말리는 개구쟁이가 성인이 돼서 점잖은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고 둘도 없는 모범생이 교활한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심리학자 딕 티비츠는 자신의 저서 ‘용서의 기술’에서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하고 인생을 살아가며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실수를 하면 두 번째 기회라는 것이 주어지는 것이다.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어 성숙한 인격체로 발전할 수 있어서다. 유명 소설가 파울루 코엘류는 2018년 자신의 트위터에 “누구나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실수가 계속되면 의도가 있는 것으로 고의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또 신은 언제나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를 준다고도 밝혔다. 최근 프로배구와 프로야구, 프로축구까지 번진 ‘학폭’(학교폭력) 문제를 바라보면서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두 번째 기회라는 것이 생각났다. 인기 구단에서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던 이재영ㆍ다영 쌍둥이 자매는 학폭 가해자란 낙인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가대표 무기한 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에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박상학은 학폭 문제가 불거지자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며 은퇴했다.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꿈 많은 어린 시절 누군가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면 그것은 바로 지옥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괴롭혔던 이가 유명인이 돼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간다면 그 트라우마를 다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성인인 국가대표에게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같은 업계에서 지도자로 활동한다면 괴로움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국가대표 시절 코치로부터 전치 3주의 폭행을 당했던 박철우가 이상열 당시 코치의 태도에 화가 나 SNS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적은 것만 봐도 피해자가 느꼈을 분노가 어느 정도일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10여년 전의 끔찍한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갈 수는 없다. 가해자나 피해자나 정상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피해자가 이들의 사과를 받아들여 마음을 풀고 용서해야 한다. 그래서 화해와 용서의 기술은 그 사회의 성숙성을 보여 주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폭로하기 전에 가해자에게 자신의 괴로움을 알리고 먼저 사과를 요구했으면 어땠을까? 견디다 못한 피해자의 폭로가 이뤄진 뒤에 언론이나 여론을 의식해 마지못해 사과문을 발표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피해자를 찾아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해자의 아팠던 과거에 공감하며 용서를 구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피해자가 원했던 것은 무기한 자격정지나 은퇴로 가해자가 스포츠계를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와 사과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가해자를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학폭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는 분위기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곳곳에 있는 폭력 문제가 단번에 사라지기는 힘들 것이다. 학폭으로 불거진 사회적 분노를 일부에게 화풀이 대상처럼 풀어 버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학폭 문제에 접근해야 할 때다. parti98@seoul.co.kr
  • [뉴스분석]‘불행했던 역사’ ‘중요한 이웃’에 담긴 文의 속뜻은?

    [뉴스분석]‘불행했던 역사’ ‘중요한 이웃’에 담긴 文의 속뜻은?

    美 중재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상황관리’ 필요 日기업자산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여부가 변곡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맞물려 한일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미래’와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대일 유화 메시지를 증폭시킨 것이어서 그동안 대화를 거부해 온 일본의 반응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일 위안부·강제징용 문제를 ‘과거 불행했던 역사’로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한일관계를 ‘가장 가까운 이웃’, ‘언제나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면서 “이웃나라 간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중요한 이웃’은 일본 측이 한미일 3각 공조 속 일한 관계를 언급하며 쓰던 표현이다. 마지막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2019년 12월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일한, 일한미 간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양국 협력은 동북아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정부가 사활을 거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다짐하면서 “한일, 남북, 북일, 북미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한미일 3각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유화적 언급을 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잊지 않겠다’ ‘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부른 것은 상당한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적반하장 격으로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압박해온 일본이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지혜로운 해결’이 눈에 띄는데 추상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과거사를 ‘로키’로 다루겠다는 것이고, 투트랙으로 접근하되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건데 일본은 구체적 해법을 기대하고 있어 화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도 “날이 저무는데 갈 길이 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지가 숙제”라면서 “일본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미국을 적극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남은 임기 동안 ‘상황관리’가 필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 전면 수용. 2015년 위안부 합의 전면 수용. 2018년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 번복을 전제로 걸고 우리를 외통수로 몰아넣는 상황”이라면서 “일본도 한발 물러서게 하는 미국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양보를 한다는 건 국내정치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중재가 안 통한다면) 관리 국면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교협상을 통해 일본이 사죄를 언급하고, 우리가 (배상)물질을 책임지는 형태도 있는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한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한일관계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도쿄올림픽은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그때까지 강제징용 현금화 등을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올림픽이 열리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생기겠지만, 무산되면 일본 정국이 요동치면서 현 정부내 한일관계 개선도 물건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속보] 文 대통령 “코로나와 싸움 끝 보여...11월 집단면역 목표”

    [속보] 文 대통령 “코로나와 싸움 끝 보여...11월 집단면역 목표”

    지난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며 “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1일 문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많은 위기와 역경을 이겨왔고, 지금도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에 있어서 투명성을 제1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하며 “백신 접종 전략과 물량 확보, 접종 계획과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언제나 국제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백신 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경계해주시고, 백신 접종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文 대통령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어…언제든 日과 대화”

    文 대통령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어…언제든 日과 대화”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면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처음 열린 102주년 3·1운동 기념식 기념사에서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으며,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일관계 복원의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뤄진 문 대통령의 4번째 3·1절 기념사는 이처럼 과거사와 미래를 분리해야 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되, 후자에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거듭 밝혔지만,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본과 우리 사이에는 과거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으며 오늘은 그 불행했던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기억하는 날”이라면서 “우리는 그 역사를 잊지 못한다.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강조해온 과거사 문제의 제1원칙인 피해자 중심주의를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양국 관계를 ‘경제·문화·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한 뒤 “수십 년간 한일 양국은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왔고,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이라며 일본 측의 진심어린 사과가 과거사 문제의 해법 임을 역설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남북, 북일,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며, 나아가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봄’의 물꼬를 튼 2018년 평창올림픽처럼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남북과 한일, 북미, 북일관계 복원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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