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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투탕카멘과 할머니의 머리카락/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투탕카멘과 할머니의 머리카락/이집트 고고학자

    투탕카멘의 무덤은 1922년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발견했다. 무덤은 도굴이 되지 않았고, 이집트에서 도굴되지 않은 왕묘가 발견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기에 이 발굴은 즉각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발굴은 여전히 역사상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2022년은 바로 이 고고학적 성과가 이루어진 지 정확하게 100년이 되는 해다.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는 벌써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6월 22일부터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 ‘투탕카멘 무덤 발굴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시작됐다. 전시는 내년 4월까지 계속된다. 투탕카멘 무덤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현재 모두 다 이집트가 소장하고 있다. 이 유물들은 해외 반출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황금 마스크나 황금관 등 주요한 유물들은 이집트의 법률로 일시적인 해외 반출조차도 완전하게 금지하고 있다.이집트의 문화재 가운데 상당수가 과거 제국주의 시대 때 해외로 반출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집트인들이 투탕카멘 유물에 대해 엄격하게 구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고고학 유물이 먼 거리를 이동하면 아무래도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러한 관리는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탕카멘의 유물을 보려면 직접 이집트에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이집트 여행은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이집트에 관심이 있는 모든 한국 시민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게 되는 유물들은 모두 진품이 아니라 재현품들이다. 그러나 이 재현품들은 공신력이 높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들인 만큼 진품을 만났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무덤의 발굴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관람객이 1922년 당시의 무덤을 발굴한 고고학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전시 구성이다. 전시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역시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고학 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마스크는 10㎏이 넘는 순금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라피스라줄리, 홍옥수, 터키석 등 준보석으로 파라오 얼굴의 각 부분이 정교하게 장식돼 있다. 별다른 배경 지식 없이 유물을 보더라도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훌륭한 유물이다. 물론 재현품은 황금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재현품 마스크는 먼저 구리를 사용해 공인받은 장인이 수작업으로 틀을 만들고 그런 다음 전기분해 방식으로 금박을 입혀 완성됐다. 투탕카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이 황금 마스크가 아니더라도 모두 다 주목할 만하다. 그중 ‘왕실 가보’로 분류되는 것들이 있다. 투탕카멘 본인 생전에 제작돼 사용되던 것들이 아니라 선대 파라오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물건들이다. 그렇다 보니 물건들에는 투트모스 3세나 아멘호테프 2세, 아멘호테프 3세 등의 이름이 쓰여 있기도 하다. 이 ‘왕실 가보’들도 모두 다 재현이 돼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특별히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유물이 하나 있다. 바로 아멘호테프 3세의 부인이자 투탕카멘에게는 할머니인 티예 왕비의 머리카락 다발이다. 이 머리카락은 4중으로 이루어진 2개의 미니어처 목관과 2개의 금박관 안에 담겨 있었는데, 이를 통해 머리카락이 아주 소중하게 다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투탕카멘은 어쩌면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을 잊지 못해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계속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간직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버지인 아케나텐의 혁명적 개혁과 아케나텐 사후 이뤄진 급격한 전통 복고의 시대를 모두 다 경험한, 힘없는 파라오였을뿐더러 몸조차 아주 건강하지는 않았던 투탕카멘의 처지를 떠올려 보면 그의 할머니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상상력을 통해 우리는 3300여년 전의 인물 투탕카멘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 진해·서천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 국가등록문화재 된다

    진해·서천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 국가등록문화재 된다

    문화재청은 경남 창원 진해구 화천동·창선동 일원 ‘진해 근대역사문화공간’(7만 1690㎡)과 충남 서천 판교면 현암리 일대 ‘서천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2만 2965㎡)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일 밝혔다. 근대역사문화공간은 근대 시기에 형성된 거리, 마을, 경관 등 역사문화자원이 집적된 지역을 일컫는다. 진해 근대역사문화공간은 1910년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계획도시이자 일본이 제국주의 열강과의 전쟁을 목적으로 주민들을 강제 이전시킨 아픔을 지닌 곳이다. 19세기 중반 서구 도시경관의 개념이 도입된 군사도시로서 방사상 거리, 여좌천, 하수관거 등 도시의 뼈대를 이루는 기반 시설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태백 여인숙, 황해당인판사, 일광세탁, 육각집 등 11건의 문화유산이 있다.서천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은 1930년 장항선 판교역 철도개통과 함께 근대기 서천 지역 활성화의 중심지다. 양곡을 비롯한 물자 수송과 정미, 양곡, 양조산업, 장터가 형성되어 한국 산업화 시대에 번성기를 맞았다. 2008년 철도역 이전으로 본격적인 쇠퇴의 과정을 거친 근·현대기 농촌 지역의 역사적 흐름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문화재청은 “정미소, 양조장, 방앗간, 극장, 구 중대본부 등 근대생활사 요소를 잘 간직한 문화유산 7건은 별도의 문화재로서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개별 건축물 등 점(點) 단위로만 지정했던 등록문화재 체제를 선(線)과 면(面) 단위로 확장해 근대문화유산을 입체적으로 보존·활용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근대역사문화공간은 2018년 목포·군산·영주 일대 3곳이 처음 문화재로 등록됐고, 이어 익산, 영덕, 통영 등 6곳으로 늘었다.
  • 짐 싸는 美 vs 발 들인 中… 아프간 힘의 공백, 새 갈등의 서막인가

    짐 싸는 美 vs 발 들인 中… 아프간 힘의 공백, 새 갈등의 서막인가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지도는 조금이라도 이 지역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존재가 됐다. 프라이팬 손잡이처럼 동쪽으로 길고 가늘게 뻗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동부지역은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으로 불린다. 회랑의 북쪽으로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이, 남쪽에는 힌두쿠시 산맥이 자리잡고 있다. 황량해 보이는 이곳은 오랫동안 중국과 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중 하나였고, 고선지 장군과 마르코폴로 등 역사적 인물들이 이용한 통로였다. 묘한 모습의 와칸 회랑은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100년 동안 러시아와 영국이 중앙아시아를 놓고 대결을 벌인 ‘그레이트 게임’의 결과물이다. 양국은 1873년 아프가니스탄을 중립지대로 하고 그 남쪽을 영국이, 북쪽을 러시아가 다스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양국의 세력이 국경을 접하는 와칸 계곡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고 서로 물러서고 이곳을 중립지대인 아프가니스탄에 속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와칸 회랑은 지도상에 등장하게 됐다. 해발 5000m에 위치한 와칸 회랑은 이곳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을 이동하면 순식간에 3.5시간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의 시차가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완충지대가 되면서 잊혀진 존재가 됐던 와칸 회랑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과정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고 2021년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두 번째 그레이트 게임의 배경이 되고 있다. ●英·소련 이어 美… ‘제국의 무덤’ 된 아프간 2001년 9·11 테러사건으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철수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2021년 8월 31일까지 철수하는 것을 목표로 병력과 장비를 이동시키고 있는 미국은 19세기 영국, 20세기 소련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후퇴하는 또 하나의 세력이 됐다. 20년의 전쟁을 마무리하는 철수는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95% 이상의 인력과 장비가 이미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 알카에다의 위협을 근절하고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리스트 그룹에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자 했던 미국의 목표는 수많은 인명 피해와 엄청난 전비 지출에도 결국 달성될 수 없었다.미군 철수가 본격화되던 지난 5월부터 탈레반 반군은 정부군을 상대로 전면적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많은 행정구역이 탈레반 관할로 넘어갔으며, 이에 따라 카불 등 대도시에서는 20년 만의 탈레반 복귀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군의 이탈과 도주 등으로, 과거 미군 철수 이후 남베트남이 붕괴했던 것과 같은 일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언론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의 진격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방어선 축소의 결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수도인 카불과 몇 개의 대도시,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도로망을 중심으로 전선을 축소시켜 방어선을 강화하고, 이를 공격하는 탈레반의 인명손실을 증가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정부군의 의외로 강한 반격, 그리고 탈레반에 반대하는 민병대의 등장으로 탈레반의 공세는 곳곳에서 둔화됐으며, 두 달 사이 6000명 이상의 탈레반이 사망해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예상과 달리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일방적 붕괴와 탈레반의 조기 권력 장악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군의 철수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거대한 힘의 공백지대를 만든다. 이 공간을 누가, 어떻게 차지하느냐에 따라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의 질서는 1990년대 초반 구소련의 붕괴 이후 다시 큰 변화를 맞이할 상황이다.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 철수 이후 중국이 이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유력하게 대두된다. 중국은 와칸 회랑을 통해 70㎞ 정도를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접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선택적으로 개입하기 유리한 지리적 위치에 있다. 중국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 최대 3조 달러로 추산되는 리튬, 철, 구리, 코발트와 같은 아프가니스탄의 천연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으며, 아프가니스탄과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와칸 회랑이 중국에서 주요한 전략적 요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을 전후한 시기였다. 내륙국인 아프가니스탄의 특성상 전쟁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던 미국과 영국은 파키스탄을 경유하는 기존 경로를 대체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급로로 활용하기 위해 와칸 회랑과 연결되는 지역을 개방해 줄 것을 중국 측에 다양한 경로로 요청했다. 최종적으로는 거부했지만, 당시 중국 내부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고 엉뚱해 보이는 이러한 요구는 아프가니스탄의 안정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2009년부터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국경 10㎞ 근처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새롭게 건설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설도 설치해 원활한 국경 경비와 통신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여기에 더해 2013년부터 시작된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은 아프가니스탄과 와칸 회랑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과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필요성을 절감한 중국은 와칸 회랑을 통과해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도로망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의 결속을 강화함과 동시에 최종적으로는 이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도로망을 기존의 카라코람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인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전략적 위치를 감안할 때 이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는 북쪽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늘리는 동시에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서부의 과다르 항구와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혹독한 지형과 기후조건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 도로는 중국 측에서 보면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사업인 것이다. 와칸 회랑과 아프칸에서의 도로 건설은 중앙아시아와 중국 사이의 더 짧은 파이프라인 경로를 위한 길을 열어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 경제를 중국에 더 긴밀하게 연결시킴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중재자’ 자처한 中, 아프간 정정 안정 우선시 하지만 이러한 구상의 실현 조건은 아프가니스탄 정정의 안정이다. 중국은 탈레반을 적으로 하지 않는 외교적 접근을 꾸준히 시행해 왔으며, 탈레반 역시 중국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우호적 관계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21년 7월 탈레반이 현재 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와칸 회랑 동쪽의 바다흐샨 지역을 장악하면서 중국과 탈레반 사이의 갈등은 최소한 단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탈레반의 아프간 지배 이후 중국은 이슬람 무장 세력의 침투 등을 우려해 왔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무장집단인 투르키스탄 이슬람당(TIP)이 아프가니스탄 내부에 존재하며, 최근 이들이 중국 신장 자치구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으로 이슬람 전사들을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의 안보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16년부터 와칸 회랑과 인접한 국가인 타지키스탄에 군 기지를 설치하고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지대 경비를 강화해 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외에 파키스탄까지 포함하는 4각 테러대응 조정기구를 만들면서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이 지역의 안보적 위협에 대한 대응태세를 높이고 있다.중국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의 안보적 위협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 역시 강화되고 있다. 2019년 6월 모스크바와 베이징은 ‘새로운 시대 조정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협력의 수준을 격상시키고 지구적 안보 이슈에 대한 상호 지원과 긴밀한 조율을 다짐한 것의 배경에는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군사·경제적 입지 강화를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가장 긴장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다. 중국과 국경분쟁을 치르고 있는 인도로서는 도로를 비롯한 중국의 인프라 확충이 경제적 이유를 넘어선 병력의 빠른 이동과 배치를 위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도로망의 확충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의 상호의존성을 강화시키면서 인도를 북쪽에서 포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철수로 발생하는 힘의 공백과 이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능력을 가진 국가는 중국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이를 조용히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의 힘을 공백을 중국이 효과적으로 메운다면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러시아 극동지역에 이르는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수 있으며, 미국의 압박에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충돌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으며,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로 직접적인 단독 개입보다는 주변국과의 협력과 지원을 통한 간접적인 영향력 확대와 안정화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의도가 계획대로 관철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병력 재배치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억제하고자 인도, 일본 등과 함께 중국에 대항하는 체계를 전략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미국은 전술적으로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병력을 보다 기동성 있는 체계로 변화시킴으로써 중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병력 재배치와 더불어 해병대의 역할 재정립, 그리고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배치도 진행하고 있다. 남중국해 및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대립은 본격화될 것이 확실하다. 머나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는 중앙아시아에서의 사건의 마무리가 아닌 아시아 전역에서의 변화와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는 시작점인 셈이다. ●미중의 또 다른 대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무대로 하는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역사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100년 가까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던 영국과 러시아는 불과 몇십 년 후에 벌어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힘을 합치면서 독일에 대항했던 것이다. 국제질서를 양자택일의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지속되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층위와 단계들이 존재하고 있다. 국력에 걸맞은 넓은 시야와 장기적인 관점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며, 대립 속에서 우리의 역할과 전략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냉정하고 과감한 실행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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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달성군, 전국 최초로 구소삼각점 발굴 및 복원

    대구 달성군, 전국 최초로 구소삼각점 발굴 및 복원

    대구 달성군이 전국 최초로 구소삼각점 발굴 및 복원했다. 구소삼각점은 대한제국 탁지부에서 설치하여 평면측량을 실시하기 위한 기준점으로 토지조사사업이 전면적으로 시작되기 전 시범사업 성격으로 시작된 구소삼각지역에 설치되었으며, 후에 구소삼각지역은 토지조사사업과 연계되었다. 현재 관내에는 구암원점 68점, 금산원점 46점이 설치되어 있다. 구소삼각점은 1900년대 달성군지역 지적(임야)도 탄생의 기준으로 사용한 삼각점이나, 도시개발 등으로 인한 훼손으로 그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본 사업을 통하여 삼각점 반석을 발굴하고 복원함으로써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달성군은 이번 구소삼각점 발굴 및 복원을 통하여 관내 지적기준점의 신뢰도를 확보하고 지적측량 성과 정밀도 제고 및 군민 재산권 보호에 기여하고자 기대한다. 앞으로 달성군은 관내에 남아있는 구암원점 및 금산원점 지역의 구소삼각점을 추가로 발굴 및 복원 해 설치 당시 삼각점 망도를 재현하여 지적기준점 정밀도를 높이고, 복원된 구소삼각점을 지적기준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반사항을 검토하고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구소삼각점 발굴 및 복원은 지적기준점 정밀도 제고 및 군민 재산권 보호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구소삼각점 발굴 및 복원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78년 전 세상 떠난 니콜라 테슬라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티격태격

    78년 전 세상 떠난 니콜라 테슬라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티격태격

    돌아보면 이 영민한 눈빛의 남성처럼 우리가 이 폭염을 그래도 무탈하게 견뎌내게 하는 데 기여한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니콜라 테슬라(1856~1943년)다. 토머스 에디슨은 직류를 고집한 반면, 그는 손실이 적게 전기를 보낼 수 있는 교류 발전기와 송전 및 배전 시스템을 발명했다. 이른바 전류 전쟁에서 에디슨이 승리했더라면 인류가 지금처럼 마음놓고 전기를 쓰는 시기는 한참 늦어졌을 것이다. 오늘날 상업 전기와 관련한 모든 진전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6개국 언어에 능통했고 수학에도 뛰어났던 그는 평생 발명에 매달렸다. 지금도 그가 생전에 풀지 못하고 남기고 간 아이디어로 꾸준한 발명이 이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가 발명한 것들로는 전자현미경, 수력발전소, 형광등, 라디오, 무선조종보트, 자동차 속도계, 최초의 X선 사진, 레이더 등도 그의 머리와 손으로 세상에 나왔다. 지금 여러분 손에 들려 있는 무선 리모컨도 그가 만들어낸 기술을 활용한단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에디슨을 더 알아줬고, 이런 차별과 무지를 뚫고 1943년 미국 뉴욕에서 세상을 떠난 그의 진가를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다.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덕에 그의 진가를 뒤늦게 깨달은 것일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태어나 일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를 기리는 일을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로아티아 중앙은행은 2023년 유로 주화에 그의 얼굴을 새기기 위해 청문회 등을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유럽연합(EU)에 오는 10월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오랜 라이벌이며 내전을 치르기도 했던 세르비아가 발끈했다. 테슬라가 비록 지금의 크로아티아 땅인 스밀랸에서 태어난 것도 맞고, 그가 생전 세르비아 영토에서 지낸 것이 1892년의 단 하룻밤(!)에 지나지 않은 것도 맞지만, 그래도 피는 엄연히 세르비아인이라는 것이다. 당시 지방에서도 그의 얼굴을 보겠다며 사람들이 베오그라드에 몰려 올 정도로 사랑을 받았단다. 디지털 노마드를 자처하는 한 한국인 블로거는 ‘세르비아 한달 살기’를 체험하던 중 한 세르비아인이 테슬라가 하룻밤 머물렀던 공간을 돌아보는 투어를 무료로, 일종의 ‘덕후질’로 진행해 함께 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오스만제국의 침탈을 막기 위해 지금의 크로아티아 땅인 남동쪽으로 세르비아인들을 이주시켰는데 테슬라 가족도 스밀랸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의 유해가 묻힌 곳도 세르비아란 점을 내세운다. 세르비아 디나르 화폐에 이미 그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수도 베오그라드의 공항 이름에 그의 이름이 새겨진 것도 자부심의 상징인데 뒤늦게 크로아티아가 침해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정부는 물러설 것 같지 않다. 보리스 밀로세비치 부총리에게도 세르비아인의 피가 흐르는데 주화에 그의 얼굴이 들어가면 “자랑스럽고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생전에는 크로아티아도, 세르비아도 없었고, EU나 유로란 것도 없었는데, 하물며 일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가 저하늘에서 이런 갈등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할까?
  • [사설] MBC의 몰상식한 올림픽 중계, 제정신인가

    MBC의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 국민의 얼굴은 화끈화끈했다.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장면에서 띄운 사진과 자막이 상식을 갖고 만든 방송인지 의심스러웠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구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처참한 장면이 소개됐다. 누리꾼들은 우크라이나의 공영방송이 한국을 소개하면서 무너진 삼풍백화점 사진을 올린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성토했다. 이뿐이 아니다. MBC는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내전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에는 불법 재배한 양귀비를 당나귀로 운반하는 사진을 냈다. 리비아는 ‘오랜 내전’과 함께 오스만제국의 지배와 관련한 내용을, 마셜제도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소개했다. MBC는 자막으로 각국의 ‘백신 접종률’도 제시했는데, 백신 편중 현상이 심해 저소득국이 크게 고통받는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온갖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지구촌이지만 4년에 한 차례라도 화합해 보자는 ‘세계인의 축제’가 올림픽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창궐로 한 해 연기된 끝에 가까스로 열린 대회 아닌가. 감염병으로 항공편이 중단돼 냉동 참치 화물기를 타고 도쿄로 날아간 선수단도 있다. 주요 국가가 된다는 건 세계적으로 지켜보는 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황당한 중계 소식은 영국, 미국, 일본의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MBC의 올림픽 개막식 중계는 공영방송의 책임과 거리가 멀었다. ‘도쿄올림픽 방송 참사’다. MBC는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냈지만 충분치 않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MBC는 재발 방지책을 세우고, 문제의 사진과 자막을 거르지 못한 책임자 등을 징계해야 한다.
  • [근대광고 엿보기] 일제강점기에 창궐한 매독 치료제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일제강점기에 창궐한 매독 치료제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알렉산드로 6세(교황), 루이 14세(프랑스 왕), 에두아르 마네(화가), 베토벤(작곡가), 하인리히 하이네(시인), 가토 기요마사(임진왜란 때의 왜장).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매독 환자였다는 사실이다. 매독의 원인균은 트레포네마팔리덤이라는 병균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다. 매독을 서양 세계에 퍼뜨려 수백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 바로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다. 신대륙의 인디언들이 유럽에서 전파된 천연두와 황열병 등으로 절멸의 위기에 내몰렸다면 신대륙에서는 매독을 구대륙으로 보내 ‘앙갚음’을 해 준 셈이다. 매독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당도하기 전부터 잉카 제국의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잉카의 목동들은 라마 떼를 이끌고 먼 곳까지 다녔는데 그 동물로 욕구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매독균이 인간에게 전파됐다고 한다. 잉카 제국은 라마 암컷을 소유하는 사람을 사형으로 다스리는 법률까지 제정했지만, 매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세계문화기행’, 이희수). 매독이나 코로나19나 동물을 마구 다룬 인간에게 동물이 내린 형벌인 것이다. 매독은 매화나무 ‘매’(梅) 자를 활용해 ‘梅毒’이라고 쓴다. 매독으로 생기는 피부 궤양의 형상이 매화꽃을 닮았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매독균은 궤양과 발진을 일으키는 데 이어 잠복기를 거쳐 심장과 혈관 등 중요한 신체 장기까지 침범해 고통스러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성적 접촉만큼 빠른 전파력은 없어 신대륙이 발견된 것은 1492년인데 일본에서 매독이 창궐한 때는 1512년이니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겨우 20년 만에 지구를 돈 것이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따르면 조선에서 매독이 처음 발생한 것은 일본보다 빠른 1510년 무렵이다. 이처럼 매독은 조선에서 16세기부터 번져 나갔고, 조선의 개항과 청일전쟁 등을 통해 주변국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급속히 퍼졌다. 일제강점기에는 임질과 함께 매독이 크게 유행했는데, 주범은 공창제도였다. 공창을 만든 이유는 일본인 거류 여성들의 매독 감염이 심각하다는 점이었다. 매독에는 특효약이 없었고 중금속인 수은을 치료제로 쓰기도 했는데 매독보다 수은 중독의 부작용이 더 심각했다. 20세기 들어 매독 치료제가 개발되기 시작했고, 가장 자주 실린 광고의 하나가 매독과 임질 등 성병약 광고였다. 위 광고는 그중 하나인 ‘푸로다’를 선전한 것이다. 광고는 매독의 1~3기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며 매독이 얼마나 무서운 전염병인지 깨우쳐 주고 있다. “일본 내무성에서는 공무원을 해외에 파견해 매독 멸종법을 연구하는 중”이라고도 했다.
  • 통영시, 등록문화재 김상옥 시조시인 생가 매입

    통영시, 등록문화재 김상옥 시조시인 생가 매입

    경남 통영시는 통영시 항남동 일대 국가등록문화재 제777호 근대역사문화공간 안에 있는 개별등록문화재(제777-8호)인 시조시인 김상옥(1920∼2004) 생가를 사들였다고 24일 밝혔다.초정 김상옥은 통영 출신 시조 시인이면서 삼절(三絶)로 불릴만큼 시 창작 외에 붓글씨와 그림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경남 통영시 항남동에 있는 김상옥 생가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2층짜리 일본식 목조 건물로 지금까지 여러 번 소유주가 바뀌었다. 내외부 모두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는 평가다. 통영시는 매입한 김상옥 생가를 역사적·예술사적 가치를 고려해 기념관이나 초정 문학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통영시는 2008년 김상옥 생가가 있는 항남 1번가 골목을 초정거리로 명명했다. 김상옥 생가가 있는 항남동 일대는 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까지 통영시에서 가장 번화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근대건축물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3월 항남동, 중앙동 일대를 국가등록문화재 제777호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했다. 해당 부지안에 있는 김상옥 생가를 비롯한 근대건축물 9점도 개별 문화재로 등록했다. 통영시는 개별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나머지 근대건축물도 사들여 정비할 계획이다. 통영시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을 통영만의 특화 명품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을 문화재청 공모사업으로 지난해 3월 부터 추진하고 있다. 2024년까지 5년간 국·지방비 50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시는 근대역사문화공간 보수·정비 및 활용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 日 톱가수 미샤, 도쿄올림픽 개막식서 ‘기미가요’ 부른다

    日 톱가수 미샤, 도쿄올림픽 개막식서 ‘기미가요’ 부른다

    일본 톱가수 미샤(MISIA)가 23일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기미가요(君が代)를 부른다. 23일 닛칸스포츠와 스포츠호치 등 현지 매체는 가수 미샤가 올림픽 개막식에서 기미가요를 부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9년 데뷔한 미샤는 일본에서 여성 솔로 가수로는 처음으로 5대 돔 투어에 성공한 톱가수다. 기미가요는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은 제국주의 시절 일본 국가로, 욱일승천기와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꼽힌다. 공식 국가이지만 일왕 숭배의 의미가 강하다는 이유에서 일본 내에서도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미가요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폐지됐으나, 1999년 일본 정부가 국기·국가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국가로 법제화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조선총독부가 황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인에게 기미가요를 강제로 부르게 했으며, 오늘날 일본에서는 극우단체 회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 주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유럽 속 진짜 유럽, 동화 속 마을… 언젠가 꼭 가 보고 싶다

    유럽 속 진짜 유럽, 동화 속 마을… 언젠가 꼭 가 보고 싶다

    화려한 관광명소가 많은 유럽 안에는 진짜 유럽의 정겨운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마을들이 곳곳에 있다. 여행안내 책자에선 찾을 수 없고 누군가 쉽게 알려 주지도 않는다. EBS 1TV ‘세계테마기행’은 19일부터 23일까지 유럽 속 진짜 유럽을 마주할 수 있는 힐링 시골기행을 소개한다. 깊은 산속 외딴집부터 높은 고원에 있는 마을, 호숫가의 그림 같은 집까지 언젠가 꼭 가 보고 싶은 곳들의 풍경이 이어진다. ●슬로바키아 타트라산맥 ‘푸른빛’ 장관 1부 ‘동화 속 마을, 슬로바키아’(19일)는 큐레이터를 맡은 성악가 고희전과 함께 슬로바키아를 찾는다. 1949년 슬로바키아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타트라산맥을 찾아 층층이 쌓인 녹음과 아름다운 빙하호 스칼나테플레소가 어우러진 맑고 푸른빛을 만끽한다. 타트라산맥에서 내려오면 나오는 비호드나 마을에선 약 1000년 동안 헝가리 지배를 받으면서도 민속음악을 통해 뿌리를 지켜 낸 이들의 흥을 엿볼 수 있다. ●검은 숲을 간직한 독일 슈바르츠발트 2부 ‘검은 숲에 살다, 독일’(20일) 편에선 라인강이 흐르는 만하임에서 130년 된 만하임 급수탑과 벤츠 기념비 등을 통해 독일의 뿌리를 만난다. 특히 독일 남서부로 가면 해발 1000m 고산에 자리한 슈바르츠발트가 나온다. 30m가 넘는 가문비나무와 전나무가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빼곡해 붙여진 ‘검은 숲’이라는 이름처럼 울창하다. 약 6000㎢의 면적의 슈바르츠발트에는 곳곳 작은 마을마다 특색이 넘친다.●조지아 고산지대 마을 ‘그림 같은 풍경’ 이어지는 3부 ‘코카서스의 사람들, 조지아’(21일) 편에서는 최호 타슈켄트 부천대 교수와 국토의 3분의2가 산악지대인 동유럽의 스위스, 조지아로 간다. 고산지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따라 작은 마을들의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간직한 카즈베크산에는 14세기에 지어진 츠민다사메바 교회가 있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터키 파묵칼레, 인간의 역사 고스란히 류성완 동화고 역사교사와 함께 떠나는 4부 ‘낭만로드, 터키’(22일) 시골기행도 정겹다. 터키 명소 중 하나인 파묵칼레와 기원전 2세기에 지어진 휴양도시 히에라폴리스는 인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진 세계문화유산이다. 에게해의 대표 휴양지인 준다섬에서 노부부의 운명적 사랑 이야기와 한 가족의 행복한 여행에 동행하며 낭만 가득한 길을 떠난다. 오스만 제국이 발원한 아나톨리아 고원의 정겨운 시골풍경과 화산지대 카파도키아의 절경도 빼놓을 수 없다.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절경 시골기행은 심용환 작가와 함께한 ‘맛있는 크로아티아’(23일)로 마무리된다. 수도 자그레브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슬룬의 동화 같은 풍경에서 시작해 와인과 프로슈트로 유명한 오클라이에서 특별한 맛 기행이 이어진다. 영화 ‘아바타’의 모티브가 된 16개 호수와 약 90개 폭포로 장관을 이루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여행의 멋을 키운다.
  • 통일부 존폐 논쟁으로 본 통일부 역할론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통일부 존폐 논쟁으로 본 통일부 역할론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통일부 필요성에도 존재감은 미미역할·기능 재정비의 기회로 삼아야“北과 직접 접촉, 교섭력 강화해야”‘북한인권’ 업무는 상충…분리해야현 시대 맞는 통일방안 마련 과제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작은 정부론’을 설파하며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 폐지론을 도마에 올리면서 한바탕 논쟁이 일었다. 이 대표는 “통일부는 항상 가장 약하고, 가장 힘없는 (부처)”라며 외교와 통일 업무의 효율성 측면에서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남북관계는 통일부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보통 국가정보원이나 청와대에서 바로 관리했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의 설익은 주장은 안팎에서 비판을 받으며 곧 사그라들었지만, 정부는 이 논쟁을 좀 더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헌법에 통일이 명시돼 있다는 이유로 통일부가 있어야 한다고 반박하기에는 국민의 뇌리에 통일부의 존재감이 너무나 약한 게 사실이다.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남북 대화와 교류 협력을 지원하는 역할로서 존재 이유가 분명하다면 이번 논쟁을 그냥 넘길 것이 아니라 통일부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통일부 폐지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초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도 폐지안을 내놨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적이 있다. 당시 논리는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 경제협력 및 사회문화 교류가 크게 늘어나면서 철도, 관광 등 관련 부처들의 남북 업무도 크게 확대되자 아예 이를 통일부에서 떼내 각 부처가 하고, 통일부는 남북회담 기능만 갖고 외교부와 통합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북 간 협력 사업이 단순히 특정 분야의 전문성만으로 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통일 정책을 총괄하는 별도 부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외교부와의 통합 역시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 관계’(남북관계발전법)로 보는 통일 업무와 국익을 목표로 협상하는 외교 업무의 성격이 달라 유기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 그러나 이번 논쟁에서 통일부로서 가장 아픈 대목은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국가정보원이 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일 것이다. 그 어느 정부보다 남북관계 개선에 심혈을 기울인 문재인 정부이지만, 대북 협상의 막전과 막후를 전부 청와대와 국정원이 주도하면서 통일부의 역할은 소외됐다. 통일부 내에서도 “남북교류협력청이나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동안 남북은 1971년 첫 회담이 열린 이후 다섯 번의 정상회담과 660여 차례의 정치·군사·경제·인도·사회문화 등 분야별 회담을 진행했다. 1969년 설립된 통일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통일부의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국정원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이뤄졌던 대북 접촉 및 협상 기능을 이제는 통일부로 옮겨 통일부가 처음부터 실질적인 대북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남북 협의 과정도 더욱 투명하고 제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일부가 북한의 통일전선부와 채널을 확보하고 직접 접촉해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교섭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주장처럼 정치적 성격이 강한 북한인권 업무 등은 과감히 다른 부처에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 대화와 협력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탄압을 거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유엔을 비롯해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인권문제와 인도적 지원 등을 분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 통일부가 해야 할 일은 통일방안 ‘업데이트’다. 1994년 1민족·1국가·1체제·1정부를 목표로 하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완성)이 제시된 이후 시대가 바뀌었지만 통일방안은 28년째 그대로다. 독일도 분단 시기에 연방 내독성이 있었지만 동서 교류에 집중하면서 사후 통일 정책 준비는 부족했다는 평을 받았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통일부가 스스로 개혁 노력도 부족했다”면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안을 내놓기 위해 통일부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 [여기는 중국] “미접종자? 월급 안 줘!”…백신 두고 갈등 첨예

    [여기는 중국] “미접종자? 월급 안 줘!”…백신 두고 갈등 첨예

    중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 정책을 시행해 논란이다. 중국 허난성 탕허현 지방정부는 이 일대에 소재한 국공립기관 종사자에 대한 출근 금지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고했다. 해당 소식은 탕허현 방역 당국이 운영하는 웨이신(위챗) 공공계정 ‘윈상탕허’를 통해 인근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됐다. 해당 공고문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도록 요구받은 공산당 소속 근로자 및 국공립기관, 국영 기업체 소속 직원은 반드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출근 금지 명령을 내린다’고 명시됐다. 사실상의 퇴직 조치나 다름없는 강력한 조치로 인해 백신 미접종 근로자들은 모든 임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게 됐다. 단,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 접종이 불가한 상태의 환자에 대해서는 접종 불가 사유서를 첨부해 제출토록 했다. 이 정책이 공고된 시기는 지난 17일 오전이다. 19세 이상의 지역 주민이라면 반드시 20일 이전까지 백신 접종 뒤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 탕허현 지방정부는 오는 9월 말까지 19세 이상의 지역 주민들의 백신 접종률을 최소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방침이다.하지만 해당 공고문이 공개된 직후 현지 누리꾼들은 인권 침해를 넘어 생계를 위협하는 정부 정책에 난색을 보이는 분위기다. 특히 해당 지역의 경우 학부모와 조부모 등 총 3세대에 걸친 백신 접종 의무화를 강제한 상태다. 만일의 경우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 부모 세대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을 경우, 해당 가정의 자녀의 초중고교 입학 및 통학이 동시에 금지되는 등 추가 강경책이 공개돼 논란을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누리꾼은 “백신 접종을 각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공공연하게 입장을 발표했던 정부는 어디로 가고 이런 인권 침해 요소가 다분한 강경책을 정부 정책이라는 말로 교묘하게 포장해서 발표하는 것이냐”면서 “부모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해서 자녀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니 이 정책을 허가하고 고안한 관리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 강경한 정책을 통보한 것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몇 시간이나 길게 줄을 서고도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례가 다수인데, 이런 행정적인 늦장 처리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정부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 병·의원에 속한 관리들의 늦은 행정처리와 주민들을 대하는 고압적인 태도 등 백신 접종 과정에서 마주해야 하는 모든 문제를 주민들에게 돌리는 것은 올바른 해결 방법이 아니다”고 했다.이와 관련, 논란이 가중되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질병통제국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중국위건위 측은 중국 내 백신 접종은 각 개인의 동의를 받고 자발적으로 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질병통제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의견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 외에도 중증 질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전염병 퇴치법에 기반해 각 지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권고를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무원은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 주민들에게 강제적으로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사례에 대해 주의 감독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개별 지역 정부가 관할하는 백신 접종 과정 중 주민 통제가 일률적으로 이뤄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적된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체육회 ‘이순신 현수막’ 철거…IOC “욱일기도 똑같이 적용” 약속

    체육회 ‘이순신 현수막’ 철거…IOC “욱일기도 똑같이 적용” 약속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내건 ‘이순신 장군 명언’ 현수막을 떼기로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인데, 대신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도 올림픽 헌장을 적용하겠다는 IOC의 약속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회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착안해 ‘신에게는 아직 5000만의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제작해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의 한국 선수 거주층 발코니 외벽에 부착했다. 온 국민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결연한 각오로 도쿄올림픽에 임하겠다는 재치 있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이를 ‘반일 메시지’라며 문제 삼았고, 극우 세력이 나서 일본 제국주의 전범기의 상징인 욱일기를 흔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체육회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IOC 관계자가 전날 대한민국 선수단 사무실을 방문해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고, 서신으로도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여하는 장군을 연상할 수 있기에 IOC 헌장 50조 위반으로 철거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체육회는 즉시 IOC에 응원 현수막 문구와 관련해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욱일기는 국가나 문화마다 상징하는 바나 의견이 다른 만큼 정치적 중립성 원칙을 적용한다”면서 “사건이 발생하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할 방침”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한 바 있다. 특히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그 자체가 정치적 주장이나 차별적 내용은 되지 않아 반입 금지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욱일기의 경기장 내 반입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그러나 ‘이순신 현수막’을 계기로 욱일기 문제가 다시 부상하자 IOC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해 판단하겠다고 체육회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체육회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IOC 올림픽 헌장 50조는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건 올림픽 기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고 명시했다.
  • [책꽂이]

    [책꽂이]

    신의 전쟁(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교양인 펴냄) 영국 종교학자인 저자가 인간 폭력의 역사와 종교의 관계를 추적했다. ‘종교는 본래 호전적’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과도한 단순화라고 반박한다. 십자군 원정은 교황이 교회 권력을 확장하려고 벌인 전쟁이며, 이슬람 테러는 서구 제국주의 식민 지배의 산물이지 종교의 본질과 크게 관련 없다는 논리를 푼다. 746쪽. 3만 4000원.문화재 전쟁(이기철·이상근 지음, 지성사 펴냄) 서울신문 선임기자와 문화재 운동가인 저자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문화재 약탈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 온 세계 각국의 문화재 반환 과정을 조명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모나리자’를 사수한 사례를 비롯해 종전 후 약탈 예술품을 둘러싼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 등을 소개한다. 352쪽. 2만 8000원.엄마 마음 설명서(나오미 스태들런 지음, 김진주 옮김, 윌북 펴냄) 심리치료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30년 이상 다양한 엄마들과 나눈 깊은 대화를 종합했다. 초보 엄마들이 육아 과정에서 겪는 고충과 아이가 원하는 것을 망라한 이 책은 엄마와 아이의 신뢰와 사랑을 강조한다. 408쪽. 1만 7800원.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지?(이규영 지음, 이지북 펴냄) 삼성리더십센터에서 미래 사업전략 컨설팅을 맡은 저자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수학의 필요성과 발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자연수, 허수, 무리수, 지수, 로그 등의 탄생 배경을 소개하며 수학의 근본은 어려운 문제 풀이가 아닌 일상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있다고 설명한다. 460쪽. 3만 5000원.네 편이 되어 줄게(한기호 지음, 창비 펴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인 저자가 갓 태어난 손자를 위해 쓴 편지글을 모았다. “손자가 태어나자 세상이 달리 보인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그는 자신의 삶도 돌아본다. 40년간 일에 미쳐 살았던 출판인답게 책에 대한 깊은 사유와 인생을 살아 가는 지혜를 들려준다. 208쪽. 1만 3000원.변화하는 사람이 이긴다(곽근호 지음, 북코리아 펴냄)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시대를 맞아 개인, 기업에 변화를 제안했다. 지난해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한 회사 성과를 바탕으로 저자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려면 4차 산업혁명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336쪽. 1만 6000원.
  • 일대일로에 불똥 튈라… 아프간·탈레반 중재자 자처한 中

    일대일로에 불똥 튈라… 아프간·탈레반 중재자 자처한 中

    왕이 “탈레반, 테러 세력과 결별해야”군대 파견 않고 인도적 지원·협력할 듯탈레반, 파키스탄 국경 요충지도 점령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서 100만명 이상의 무슬림을 강제 수용하는 중국, 그리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아프가니스탄의 무장단체 탈레반. 미군의 전면 철수 이후 내전이 격화하고 있는 아프간에서 양극단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손잡을 수 있을까. CNN은 14일(현지시간) “중국과 탈레반은 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곧 그들이 협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아프간 당국과 탈레반 사이 새로운 ‘중재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탈레반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책임을 의식하고 모든 테러 세력과 단호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아프간 정부에 대해선 “국가 통일, 사회 안정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했다. 혼란을 겪고 있는 아프간에서 중국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건 이 지역이 장기적인 개발 계획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CNN은 “중국 외교부는 지난 5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아프간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며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아프간의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 중국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봤다. 탈레반 대변인 역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에 대해 “환영하는 친구”라며 관계 재건을 위한 대화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은 이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제국의 무덤’에 뛰어들어 구소련처럼 무너지기를 바라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중국 전문가도 탈레반 등이 중대한 위협이 된다면 중국이 조치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테러 방지를 위해 아프간 정부에 물질적·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무기 제공이나 정보 협력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탈레반은 지난주 아프간 영토 85%를 장악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은 파키스탄 국경 요충지까지 차지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탈레반이 아프간 특수부대원 22명을 총살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에 백악관은 미국에 협조해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노출된 아프간 주민에 대한 피신 작전도 시작하고 있다.
  • 워킹맘 총리·개미의 벗 ‘로빈후드’… 남다른 그들

    워킹맘 총리·개미의 벗 ‘로빈후드’… 남다른 그들

    관심사 공유하는 이미지·영상 세대추구하는 가치 실현에 적극적 행보앞으로 어떻게 세상 물들일지 주목 해외에서도 MZ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사회 전반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기술에 친숙하며 텍스트보다 이미지, 영상에 더 친숙한 세대로 상대방과 관심사를 공유하고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하는 데 익숙하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며,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각종 사회현상을 읽는 데 중요한 키워드로서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물들일지 주목되는 이유다.●평등·자유·연대 강조하는 36세 최연소 총리 “저는 36세 총리이자 세 살배기 딸의 엄마입니다. 제게 중요한 가치는 평등, 자유, 세계적 연대입니다. 이것들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죠. 환경문제와 생태적 지속 가능성도 제겐 매우 중요합니다.” 언뜻 보면 여느 인권단체의 안내 문구 같은 이 글은 핀란드를 이끄는 산나 마린(36) 총리의 공식 홈페이지 소개다. 마린 총리는 2019년 임명 당시 세계 최연소라는 타이틀로도 잘 알려졌는데, 남성 일색의 세계 정치계에서 대표적인 젊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보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소속인 마린 총리는 당내에서도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스스로 동성 부부 밑에서 자라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례로서 복지국가의 혜택을 더 넓히려 한다. 스무살 때부터 정당에서 일하며 인권과 평등 등 다양한 진보적 가치를 내세웠고, 총리 취임 이후엔 관련 정책에도 집중하고 있다. 총리는 최근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핀란드의 ‘프라이드 마치’(성소수자 행진)를 축하한다는 글을 올리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적극 옹호했고, 각종 인터뷰에선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차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낸다.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번도 내 나이나 성별을 장애물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며 “내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를 떠올렸고, 그게 유권자의 신뢰를 얻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혼식 역시 소박하게 치렀다. 마린 총리는 취임 이후인 지난해 동갑내기 배우자 마르쿠스 라이쾨넨과 결혼했다. 18살 무렵 처음 만난 둘은 오랫동안 동거했고, 어린 딸까지 낳아 키우고 있었다. 총리의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식을 올렸는데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하객은 극소수만 참여했다. 핀란드 국민이 마린 총리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일반적인 정치인과 다르게 권위를 벗어던지고, 특권 의식을 멀리하며, 여느 ‘워킹맘’처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힘쓰는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잡지 보그는 마린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이자 페미니스트 환경 운동가”라고 표현하며 “그는 아마도 인스타그램에 모유 수유하는 사진을 게시하거나, 페이스북에 파스타 소스 요리법을 올리는 유일한 총리일 것”이라며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젊은 창업자가 만든 앱에 날개 달아준 개미들 MZ세대는 글로벌 기업 생태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미국의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끈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창업자 블래드 테네브(34)와 바이주 바트(36)가 한 예다. 미 스탠퍼드대 동문인 이들은 거대 증권업계에 대한 반발 시위인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존 증권사는 주식 거래에 약 10달러 정도 의 수수료를 받는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그 수수료로 거대 증권사와 업계 관계자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구조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이들은 2013년 사용자에게 수수료 없는 주식 매매를 가능하게 한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를 만들었다. 로빈후드 고객은 계좌를 등록할 때 돈을 내지 않고, 미국에 상장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때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회사는 증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되돌려 준 중세 영국의 의적 ‘로빈후드’의 21세기 버전이다. 서비스의 혁신에 젊은층은 열광했고, 로빈후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현재 로빈후드의 고객 계좌 수는 3100만개가 넘고, 미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9억 5900만 달러(약 1조 900억원)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무려 245% 급증한 수치로 기업공개(IPO) 절차까지 밟고 있다. 다만 잦은 시스템 중단과 허위 정보 제공 등으로 이용자의 원성을 사고,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역대 최고액인 7000만 달러의 벌금(배상금 포함)을 부과받은 점 등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이 앱을 ‘띄운’ 2030세대 주 고객 역시 주목할 만하다. 로빈후드는 손쉬운 인터페이스로 젊은 ‘개미 투자자’(개인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은데, 이들의 활약은 지난 1월 게임스톱 사태에서 두드러졌다. 당시 기관 주도 대규모 공매도에 큰 불만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집단 매수하며 증시를 뒤흔들었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젊은 세대였다. 이들은 간편한 주식 중개 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기존 체제에도 반기를 든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일하는 10대의 비율은 최근 10년 중 가장 높다”며 “여름 임시직에서 일하든, 투자하든, 용돈을 쓰든 10대는 경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들의 경제관념이 과거에 비해 진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반정부 시위에선 온라인 해시태그 강조 MZ세대는 시위 문화도 바꿨다. 홍콩 ‘우산혁명’의 대표적인 활동가 조슈아 웡(25)과 아그네스 차우(25)는 고등학생 때부터 홍콩의 민주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2014년 홍콩에선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가 열렸는데, 시민들이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탄을 막아섰다. 이 중심에 있었던 웡과 차우는 학생단체 ‘학민사조’ 주최자로 조직적 시위에 나섰고, 이후 네이선 로(28)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만들고 반중 노선을 주장해 왔다. 반중 집회를 조직한 혐의로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나는 등 고초를 겪었지만, 이들의 리더십과 학생운동은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줬다. 웡은 2015년 포천지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17년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됐다. 차우 역시 지난해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홍콩에서 시작한 MZ세대의 민주화 운동은 태국, 미얀마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태국 반정부 시위 현장에는 노란색 고무보트 ‘러버덕’이 등장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물대포를 막기 위해 러버덕을 동원했는데, 노란색이 태국 왕실을 상징하는 색이라는 것 때문에 저항의 상징이 됐다. 지난 2월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 이후 적극적으로 반군부 항의 시위를 열고 현지 상황을 온라인으로 전하는 이들의 대다수도 MZ세대다. 이들은 과거 군부 독재에 대항해 열린 민주화 시위와 달리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독재에 저항하며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영화 ‘헝거게임’에 나온 세 손가락 경례다.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의 청년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 [포토] 서양·일본 고지도도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독도재단 공개

    [포토] 서양·일본 고지도도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독도재단 공개

    경북도 출연기관인 독도재단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증명하는 18세기 유럽과 일본 고지도 20여점을 15일 공개했다. 사진은 일본제국과 조선왕국도(1794). 평해(Pinghai) 동쪽 바다에 조선의 영토로 울릉도(Fanling-tao)와 독도(Tchiang-chan-tao)가 그려져 있다. 독도재단 제공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식민지배는 ‘합법’이다?/한신대 교수

    [이해영의 쿠이 보노] 식민지배는 ‘합법’이다?/한신대 교수

    지난 6월, 16개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배소 각하 선고가 있었다. 재판부의 판단에 뒤늦게 논평을 추가할 생각은 없다. 단지 나는 그 법적 판단의 중심 논변을 짚고자 한다. 판결문에 의하면 “일본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도 자신들의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였다는 자료가 없고 국제법적으로도 그 불법성이 인정된 바가 있다는 자료가 없다.…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이 조약 형식을 가장한 강점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그 당시 ‘식민지배 금지’라는 국제사회의 관행이나 법적 확신을 보여 주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 국제법적 현실인 것이다.” 그래서 식민지배, 구체적으로 일제의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말일까. 그래서 당시 조선을 실효적으로 지배한 ‘합법적’ 국가권력 일본국에 항거하는 모든 행위, 즉 독립운동은 모두 ‘불법’행위가 되는 것일까. 식민지 시대 국제법 현실을 대변할 유일하고 권위 있는 국제기관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1차 세계대전 후 창설된 국제연맹 정도를 언급할 만하다. 국제연맹 규약 제22조를 보자. “지난 전쟁의 결과 과거 자신들을 통치하던 국가의 주권에서 벗어났지만, … 여전히 자립 능력이 없는 인민들의 식민지와 영토에 대해서는 아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 인민들의 안녕과 발전이 문명의 신성한 신뢰를 형성하고 이 신뢰 수행을 위한 안전이 본 규약에 구체화되어야 한다. 이 원칙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최선의 방법은 자원, 경험 또는 지리적 위치로 보아 이 책임을 가장 잘 수행하고 또 그럴 용의가 있는 선진국에 이 인민들에 대한 후견을 위임하여 국제연맹 대신 선진국에 의한 위임통치를 집행하는 것이다.” 1차대전의 승전국으로서 일본은 국제연맹의 상임이사국이었고, 또 국제적으로 승인된 아시아의 강대국이자 ‘문명국’이었다. 식민지 조선은 잘해야 반(半)문명국으로 선진국 일본의 ‘위임통치’가 당연하다는 것이 적어도 국제연맹 규약으로 확인되는 게 당대의 국제법적 현실이다. 로마법학자 가이우스는 “노예제는 만민법(jus gentium)에 따라 승인된 상태”라고 정의했다. 만민법은 현대국제법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당대의 국제 관습법이라 할 만하다. 로마 건국 이래 노예제는 성장과 확장의 동력이었다. 한때 노예 인구가 제국 전체 인구의 40%까지 차지한 적도 있을 정도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체제라 할 만한 로마 공화정 역시 노예제 농경경제에 기초해 있었다. 하지만 로마공화국의 지배 정당성에 대한 정면 도전이 바로 노예반란, 곧 노예전쟁이었다. 그중 제3차 노예전쟁, 곧 스파르타쿠스 전쟁(BC 73~71)은 외부가 아닌 내부로부터, 그것도 로마 본토에서 로마 생산력을 담당하던 계급이 기존의 낡은 소유 관계에 도전한 것이었다. 노예는 인격이 아니라 사유 재산이었기 때문에 로마 지배계급에게 노예전쟁은 살아 있는 사유 재산의 반란이었다. 이들에게 스파르타쿠스는 흉노(凶奴)의 대명사이자 천하의 범법자였다. 하지만 스파르타쿠스 전쟁을 “역사상 유일하게 정당한 전쟁”이라고 평가한 이는 18세기 프랑스 계몽철학자 볼테르였다. 이 불법 반란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나는 로마의 어떤 정치인이 노예제의 ‘불법성’을 인정했다거나 혹은 이를 금지했다는 당대 국제 관습법에 대한 기록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때가 1863년이니 스파르타쿠스 반란이 일어난 지 약 2000년 뒤다. 현대 국제법에서 노예무역은 완전히 금지된다. 식민지배의 불법성이 국제법상 강행규범(jus cogens)으로 정착되는 것은 1970년대다. 폭력적 방식으로 식민지배를 창설, 유지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이것이 현대 국제법의 현실이다. 노예제도 식민지배도 당대 현실에서 합법적이었다. 그러나 노예제, 식민지배라는 ‘사실’에서 정당성이 도출되지 않는다. 합법성은 정당성의 한 형태일 뿐이다. 법이 (역사) 정의로부터 분리돼 사법관료적 기능으로서의 합법성에 매몰될 때 법은 존재 이유를 추궁당한다. 또한 국제정치의 속성상 20세기 제국주의 열강이 식민주의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것은 혁명 정부가 아닌 다음에야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보편 규범이 아니라 제국주의 정책의 범죄적 결과에 따른 책임 때문이다. 국제법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국제정치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근거로 국내법적 판단을 하는 게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는 행위는 그 자체로 정당하다.
  • 강북, 이번 강의는 ‘일제의 북한산 풍수침략’

    강북, 이번 강의는 ‘일제의 북한산 풍수침략’

    서울 강북구는 유튜브를 통해 북한산에 얽힌 역사 얘기를 풀어내는 인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는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가 강북구 유튜브 채널에서 운영 중인 인문학 강의 29번째 강사로 나서 북한산을 주제로 강연한다고 11일 밝혔다. 김 교수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북한산은 서울의 진산(鎭山)이다. 진산은 고을의 뒤에서 난리를 진압하고 보호하는 큰 산이라는 의미다. 강의는 조선의 수호신을 상징하는 북한산의 지위를 일본 제국주의가 어떻게 격하시켰는지를 다뤘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진산은 도읍지 전체를 아우르는 중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조선 수도 한양의 진산으로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로 이뤄진 북한산이 제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조선을 강제 병합한 일제는 북한산이 가진 지위를 낮추려고 했다. 김 교수는 “1914년 일제가 북한산의 행정구역을 국가 도읍지인 한성에서 경기도 관할로 변경했다”며 “한양 행정구역인 한성부 지위를 사실상 박탈한 셈으로 풍수침략이 자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일제강점기를 둘러싼 생생한 북한산 얘기는 유튜브 ‘역사문화관광의 도시 강북구’ 채널에서 시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의는 상시 게재돼 언제든 볼 수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번 강연은 북한산에 얽힌 숨어 있는 일제 잔재를 새롭게 깨닫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며 “북한산이 가진 본래 의의를 바로 세우고 서울의 진산으로서 역사·문화적 위상을 회복하는 날이 조속히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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