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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수신고 50조/국민은행 宋達鎬 행장

    ◎고객엔 신뢰를­주주엔 이익을­직원엔 희망을/외형보다 수익성 중시 ‘IMF속 흑자비결’/21세기 원년 세계 100대 은행 진입 목표/장은과 합병 과정 시너지 효과 극대화 “행장은 희생과 봉사를 해야지,대접받으려고 하면 오히려 고통스러워서 안됩니다”. IMF(국제통화기금) 한파와 은행 구조조정의 격랑 속에서도 흑자경영을 하며 국내은행 사상 처음 수신고 50조원 돌파 기록을 세우는 등 외형과 내실경영을 동시에 다지고 있는 국민은행 宋達鎬 행장이 밝히는 경영철학이다.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으로 슈퍼 리딩뱅크로 재도약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宋행장을 17일 鄭鍾錫 대한매일 경제과학팀장이 만났다. □대담=鄭鍾錫 경제과학 팀장 ●은행권의 올 연간 적자 규모가 10조원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국민은행은 흑자를 낸다는데 우량경영을 하는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직원들이 참 부지런합니다. 올해에는 IMF체제로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국민은행은 부실규모가 다른 은행에 비해 적은 데다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외형성장을 포기하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바꿨습니다. 50∼70개의 지점을 관리하는 지역본부에서 전산시스템을 통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이후의 손익상황을 3일∼1주일 단위로 산출해 내는 등 지점을 독려하는 것이 큰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지점의 손익을 지점장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으로 슈퍼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합병 이후 국민은행의 비전을 말씀해 주십시요. 국민은행의 비전은 21세기 원년에 세계 100대 은행에 진입하고,주주에게는 최대 이익을,고객에게는 거래신뢰를,종업원에게는 꿈과 비전을 주는 은행으로 거듭 태어나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 리딩뱅크가 되는 것입니다. ●국민은행은 소매(리테일) 금융부문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받아왔습니다.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으로 도매(기업)금융 쪽으로도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국민은행은 95년 민영화된 이후에도 일반가계와 소규모기업에 대한 대출비율을 총대출금의80% 이상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도매금융 위주인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으로 도·소매금융 조합을 새롭게 짜 합병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당분간은 경제환경의 불안정 등을 감안,리스크(위험)가 적은 소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면서 점차 도매금융을 늘려나가는 경영전략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소매금융 70%,도매금융 30%의 비율로 자금을 운용할 계획입니다. ●합병은행으로 새 출발하기에 앞서 연내 인원감축 계획은 없으신지요. 인원만 감축한다고해서 구조조정이 성공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생산성을 높이고 대외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비용·저효율의 인력구조를 슬림화하고 정예화해 유연한 인력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오는 19∼22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1,200여명 정도로 줄여 장기신용은행과 합한 인원을 1만2,000명선으로 줄일 생각입니다. ●올 연간 수신고를 얼마로 예측하고 계십니까. 국민은행은 지난 9월30일자로 수신고 50조원을 돌파했습니다.은행권 최초의 일로,‘고객이 선호하는 초우량은행’이라는 것을 고객이 입증한 셈입니다. 올 연말 기준 수신고는 53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각 지점 창구에는 늘 고객들이 붐빕니다. 고객의 수요가 많은 점이 구조조정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런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첨단 전산업무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점포도 모든 업무를 다 취급하는 현 체제를 가령 기업여신전담 지점 등 ‘위성점포 시스템’(Hub&Spoke점)으로 제조정해 국민은행의 특성을 살리면서 경쟁력도 키우려고 합니다. ‘허상을 쫓지 말고,오로지 실상을 봐라.’ 입행 35년여만인 지난 2월 은행 최고의 자리에 오른 宋행장의 좌우명이다. 부드러운 성품에 업무추진에서 무리하지 않으며 부하직원들에게 유난히 자율과 창의를 강조해 임직원들에게 ‘덕장’(德將)으로 불린다.
  • ‘탱크장관’의 자충수/咸惠里 차장·경제과학팀(오늘의 눈)

    ‘탱크장관’의 자충수. 裵洵勳 정보통신부 장관이 계속되는 자충수(自充手)로 궁지에 몰렸다.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문제가 표류,외자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해 온 정책이 장관의 식언(食言)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그런 가운데 裵장관은 공개석상에서 삼성과 대우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裵장관은 지난 16일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초청 월례 조찬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빅딜이란 근본적으로 과잉설비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우전자는 생산량의 95%를 수출하며 대외신인도를 쌓아온 기업”이라고 말했다. 裵장관은 “하지만 정부 또는 해당 그룹들이 다른 측면에서 생각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면서 과거 좀 담았던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빅딜이 진행되는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裵장관은 17일 오전 정보통신부 기자실을 찾았다. 전날의 발언이 ‘자연인 裵洵勳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裵장관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지 국가정책을 비판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현직 장관이 어떻게 이러쿵 저러쿵 얘기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젊은 대우 직원들에게는 물론 안된 일이지만 수출전선에서 일해야 할 직원들이 거리에 나와 투쟁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했는데 반대하는 것으로 비쳐 졌다면 오해를 풀어달라”고 덧붙였다. 裵장관은 22년간 대우에서 일했고 입각하기 전까지 대우전자 사장과 회장을 지냈다. 특히 ‘탱크주의’로 대우전자의 대외 신인도를 높였고 그 같은 이미지 덕분에 내각에 들어도 업계출신 장관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장관의 입장이 아니라도 오랫동안 몸담아 정열을 바쳤던 회사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게 되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기업의 입장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장관이다. 공연히 향수에 빠져들어 공개석상에서 ‘사견’을 밝힌 것이라면 장관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 국가·기업비밀이 새나간다/魯柱碩 기자·경제과학팀(오늘의 눈)

    기업비밀은 물론 국가연구기밀까지 속수무책으로 새 나간다.우리 경제가 IMF체제에 들어선 이래 기업,은행과 정부기관까지 앞을 다퉈 외국 컨설팅업체에 경영진단과 구조조정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일이다. 정확한 액수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올 한 해 동안 우리 업계에서 외국 컨설팅 업체에 내는 돈만 해도 대략 1,000억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7.5%를 차지하는 반도체산업의 경영주체 선정을 맡은 미국의 A.D.L사는 협상은 제자리 걸음인데도 비용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100만달러의 실사비용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현대와 LG 양사는 평가업체선정을 놓고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끝에 전경련의 중재에 따라 이 회사를 선정했다.한 관계자는 “이럴 줄 알았다면 10분의 1도 안되는 비용으로 국내 업체에 맡기는 것이 나을 뻔했다”며 후회하는 눈치다.컨설팅업체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영권이 왔다갔다하는 현실도 현실이려니와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에 불평 한마디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더욱 서글프다. 얼마 전 과학기술부는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25개 출연연구기관의 구조조정을 미국 매킨지사에 맡겼다가 구설수에 올랐다.교육과 함께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일컬어지는 과학기술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내줬다는 지적이었다.더욱이 우리 업체들은 컨설팅업체가 비밀을 지켜주리라고 철석같이 믿는다.계약과정에서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철저하게 비밀유지를 약속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평가업체들의 생리를 너무 모르고 하는 말이다.한국에서 맹활약중인 한 미국계 유명 컨설팅업체는 지난해 컨설팅을 원하는 국내 기업이 2만달러만 내면 희망하는 경쟁기업의 연구개발 전략은 물론 상품개발 전략까지 팔아 치웠다.또 다른 한 유명 컨설팅사는 ‘따끈따끈한’ 기술정보에다 최고 경영진의 신상정보까지 끼워 제공했다.이런 식의 정보세일이 다반사다.한국경제의 모든 것이 외국 컨설팅업체 앞에 발가벗겨진 현실은 물론 귀중한 외화가 낭비되는 현실도 개운찮다.마치 ‘곳간’열쇠를 남의 손에 쥐어준 느낌이다.
  • 뒷북치는 정통부 통계/成惠里 차장·경제과학팀(오늘의 눈)

    정보통신부는 8일 통계청과 공동으로 97년 기준 정보통신산업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각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나 각종 민간 경제연구소에서는 올 한해를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통계를 준비하고 있다.국제통화기금 체제 아래에서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어느 때보다도 변화가 많았던 1년을 보내고 난 이 때에 97년을 기준으로 한 통계자료를 왜 발표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미 통신사업 관련 3·4분기 통계까지 발표된 이 마당에 97년의 사업체수가 96년에 비해 3.6% 늘었고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정보통신산업의 비중도 다소 증가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 통계자료는 정보통신 산업 전 부문을 대표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통계작성을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취지는 그럴듯하다. ‘정보통신산업이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됨에 따라 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통계작성 체제 확립이 긴요해지고…’ 정통부는 지난 9월 ‘정보통신에 관한 연차보고서’를,10월말엔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정보통신 정책의 주요 방향과 내용,각종 통계를 상세히 수록한 ‘정보통신백서’를 출간했다. 그렇다면 이런 연차보고서나 백서는 국가차원에서 하지 않은 것이란 뜻인가?. 이날 통계는 이달 말 발간되는 정보통신산업 통계보고서에 수록될 예정이다.내용면에서 크게 달라보이지도 않고,새로울 것도 없는 통계자료를 내는데 통계청의 공동조사 제의부터 기본방향 합의,교육 및 실지 조사,자료처리, 보고서 발간까지 1년7개월이나 소모했다니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통부 관계자의 말대로 ‘그냥 보관하고 있다가 참고로 사용하라고’ 그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만들어야만 했단 말인가. 정보통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정보화를 촉진하고 국민들의 정보이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수립하려면 어떤 다른 분야보다 업데이트되고,업그레이드 돼야 하는 것이 정보통신 분야의 통계다가 아닐까. 뒷북치는 정통부의 통계행정이 마냥 한심하다
  • 졸속개항 홍콩첵랍콕·말聯세팡 르포(인천신공항성공을위해서:2­2)

    ◎수하물 처리시스템 “툭하면 마비”/수산물·야채쓰레기 매일 쌓여/정전으로 짐찾기 1시간 허비/승강기·무인열차 정지 예사 【홍콩·콸라룸푸르 朴建昇 특파원】 홍콩 정부가 ‘첵랍콕공항 청문회’를 열어 졸속 개항의 책임소재를 매섭게 추궁하던 지난 9월8일 오후 2시20분.공교롭게도 첵랍콕공항에서는 때아닌 대낮 정전소동이 일어났다. 컴퓨터시스템과 에어컨은 일순간 가동을 멈췄다. 정전 시간은 불과 3분이었지만 항공기 이·착륙이 연쇄적으로 지연됐다.여객터미널 안의 자동정보안내장치(FIDS)는 절반 가량 먹통이 됐다.승객과 공항청소부 30여명이 10∼15분 동안 엘리베이터와 무인 지하열차에 갇혀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수하물 이동용 벨트 4개가 멈춰서면서 승객 30여명은 1시간이 넘도록 짐을 찾지 못했다.어수선하기는 외관도 마찬가지다.하늘에서 내려다본 첵랍콕공항은 거대한 공사터를 방불케 했다.곳곳에 쌓인 자갈과 모래더미,파헤쳐진 검붉은 산자락,노란불을 켜고 질주하는 덤프트럭,쉴틈없이 고갯짓하는 포클레인…. 첵랍콕 화물터미널에서는 개항 이후 한달 남짓 웃지 못할 풍경이 이어졌다.화물처리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자 각국 항공사 직원들이 제비뽑기로 화물싣는 순서를 정하기도 했다. 개항과 동시에 문제는 화물자동처리시스템에서 터져 나왔다.그토록 최첨단임을 자랑했던 화물자동처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나은 편입니다.처음 일주일간은 화물 처리업무가 완전 마비됐습니다.수십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된 것은 물론이고 수하물을 찾는 데 6시간이나 걸렸습니다.수하물을 찾지 못한 승객들이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지요” 첵랍콕의 ‘실패’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자동정보안내장치에 비행시간·출구·비행편명이 엉뚱하게 표기되는 바람에 승객들이 서로 뒤엉키는 일이 잦았다.탑승교 고장으로 승객들이 2시간 동안 비행기에 갇히기도 했다.심지어는 여객터미널내 급수펌프 고장으로 화장실 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미국계 항공사 직원 스티븐 리(38)는 “개항 당시 주차장 톨게이트 건물이 컨테이너로 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말레이시아 세팡공항도 문을 열자마자 통합컴퓨터망(TAMS)이 말썽을 일으켰다.때문에 열흘 남짓 탑승권을 일일이 펜으로 적어 발급했고,공항요원들이 활주로에서 수하물을 일일이 실어 날라야 했다.짐을 찾는 데 3시간이 걸렸다.오도가도 못한 수산물과 야채는 하루 평균 312t씩 쓰레기 소각장으로 들어갔다.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까지 잦은 고장을 일으켰다. 캐세이패시픽항공 관계자는 “개항한 지 두달이 넘었지만 화물자동화시스템은 여전히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2월쯤 시스템을 정상화할 것이란 공항측의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첵랍콕 개항 4일 체험/KAL 홍콩지점 조영식 과장/화물대란에 이륙 연쇄 지연/컴퓨터망 잦은 고장/음식물 썩는 냄새 진동/승객 10시간 대기도 ●개항 첫날 억수같이 내린 비를 맞으며 밤새워 구(舊)공항인 카이탁에서 이삿짐을 옮겨왔다. 아침 7시.화물터미널에서 본 신공항은 웅대했다.1시간50분 뒤면 우리 여객기가 신공항을 처녀 이륙한다.모두가 설레는 표정이다. 아침 8시,이륙 D­50분.화물을 탑재할 시간이다.그런데 웬일인가.여객기에 실을 화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화물창고로 내달렸다.컴퓨터시스템이 망가져 화물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전 직원이 나서 창고를 이잡듯 뒤졌다. 이륙시간이 20분밖에 남지 않았다.가벼운 화물만 골라 차에 싣고 여객터미널로 가려는데 차가 도무지 움직이질 않았다.보안검색초소를 통과하는 차량이 뒤엉킨 탓이었다.공항 안에서 교통체증이라니 말문이 막혔다.안타깝게 시간만 흘러갔다.결국 신공항에서의 첫 비행은 2시간이나 지연됐다.화물은 절반밖에 싣질 못했다. 12시50분에 출발하는 여객기가 들어왔는데 밖이 무척 소란스럽다.이번에는 수하물 이동벨트가 멈춰 섰다는 것이다.각국의 항공사 직원들이 컨베이어벨트 밑에 들어가 자기 승객 짐을 찾느라 법석을 떨었다.허탈하고 억울한 심정뿐이다. ●둘쨋날 새벽 4시.화물터미널에 진입하는 순간 트럭 행렬이 꼬리를 잇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장비가 모두 가동을 멈추는 바람에 화물을 싣지 못하고 10시간째 대기하고있다는 얘기였다. 공항은 이미 마비상태나 다름없었다.이날도 첫 비행은 2시간 지연됐다.물론 화물은 하나도 싣지 못했다.직원들은 “이럴 수 있느냐”며 눈물을 글썽거렸다.날씨는 찌는 듯 더웠다.여기저기 방치된 화물에서는 생선·음식물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넷쨋날 컴퓨터시스템이 계속 마비되면서 탑재·하기용 장비와 인력 부족현상이 극에 달했다.오후 3시.평소보다 10시간 남짓 여유를 갖고 한국에서 들어온 화물기는 11시간30분만에야 겨우 짐을 내렸다.보통 때보다 작업시간이 11배 남짓 걸린 셈이다. 모든 작업을 끝내고 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라디오에서는 홍콩화물터미널회사의 긴급 발표 내용이 흘러나왔다.“앞으로 9일 동안 긴급 물품을 제외한 모든 화물에 대해 전면적인 수송금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며…” ◎홍콩 신공항 청문회/무리한 공사 추궁/항공국 시겔 국장 증언/시스템 마비 원인 등 진술 【홍콩 朴建昇 특파원】 지난 9월 9일 홍콩섬 완차이(灣仔) 오이콴(愛群)로드 32번지 가디언하우스 14층 대회의실.‘신공항 청문회’ 이틀째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내외신 기자 30여명과 일반 방청객 100여명이 몰려 청문회 열기를 짐작케 했으나 단상의 분위기는 무겁기만 했다.대역사(大役事)를 그르친 책임을 추궁하는 자리인 만큼 엄숙함이 감돌았다. 후궈싱(胡國興) 청문회위원장이 먼저 항공국 리처드 시겔 국장을 호명해 개항 전후 사정을 증언토록 했다.“개항일에 맞추느라 공사를 무리하게 서두른 게 화근이었습니다.끝내는 공사기일을 맞추지도 못했지만….그래서 개항 당일에도 내장공사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지요.이 때 생긴 먼지와 진흙,불순물이 화물처리용 컴퓨터에 끼어들면서 화물터미널 업무가 순식간에 마비됐습니다” 시겔 국장은 증언을 이어 나갔다. “개항 직후의 여객터미널 수하물처리시스템과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완벽한 실패작’이었습니다.자동정보안내장치(FIDS)와 화물터미널시스템 고장은 초기만의 현상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문제입니다” 방청석이 잠시 술렁이는 듯했다.공항이 문을 연 지 두달이 넘도록 첨단시스템이 말썽을 부린다는 얘기가 믿기지 않는 표정들이다. 위원장이 이번에는 양궈창(楊國强) 홍콩화물터미널(HACTL) 부사장을 불러 세웠다. “개항일이 다가오는데 시간은 없고….화물처리용 컴퓨터의 미세 전기·전자장치 설치공사와 엄청난 양의 먼지를 내는 건물 내외장 공사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먼지,시멘트와 배수공사 때 새어나온 물이 엉겨 생긴 진흙이 컴퓨터에 스며 들어가 센서와 반응기를 망가뜨렸습니다.누구도 예기치 못한 일이었지요” 후궈싱 위원장이 화제를 바꿔 “공항 개항일을 언제쯤 알았느냐”고 물었다. “보도를 통해 알 정도였습니다.공항 당국이 최초로 통보한 개항일은 1월14일(실제 개항일 6월7일)이었지만 그 뒤로는 전혀 알려 주지 않았어요.개항 예정일이 수차례 바뀌었는데도 단 한번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바람에 시공사와 공사를 협의하는 데 애로가 많았습니다.시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첫날 화물처리시스템이 1분55초에 한 차례꼴(931건)로 고장났습니다.먼지·진흙으로 인한 컴퓨터장애는 무려 8,500건을 넘어섰고…” 양궈창 부사장의항변섞인 증언을 끝으로 이날 청문회는 막을 내렸다.그러나 방청객들은 공항당국이나 화물터미널측의 처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나둘씩 청문회장을 빠져나갔다. □특별취재반 반장 정종석 경제과학팀장 경제과학팀 박성태 차장 박건승·노주석·박은호·김상연 기자 사회팀 김성주 기자 국제팀 도쿄 황성기 워싱턴 최철호 특파원
  • ‘경기전망’ 꺼리는 재경부/金相淵 기자·경제과학팀(오늘의 눈)

    “30년 가까이 경제관료를 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간부는 경기전망에 대한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내년도 전망은 둘째치고 당장 4·4분기 경기조차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같은 고민은 재경부 내의 다른 관리들도 마찬가지다.“재경부가 전망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어서…”라고 비껴가기 일쑤다.개인적으로라도 소신을 밝히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과 학자들이 내년도 경기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재경부쪽은 선뜻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지난 9월초 “올해 국내 성장률 -5%,내년 2% 전망”이라고 발표했다가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뒤로는 더욱 ‘입조심’을 하고 있다. 李揆成 장관도 “조심스런 낙관(cautious optimism)”이라는 말만 거듭할 뿐이다.전망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은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수출입동향,금리,어음부도율 등을 토대로 예측을 해도 크게 빗나가지 않았지만 지금은사정이 다르다. 당장 일본의 국채등급 하락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경색 가능성,중국의 위안화 절하 가능성,미국 주식시장의 거품붕괴 가능성 등 한 순간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다. 순간의 금융경색으로 한 나라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단순 경제지표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구조조정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확실치 않은 데다 최근에는 ‘대그룹 부도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한 직원은 “잘못 얘기했다가는 ‘바보’되기 십상”이라는 말까지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전망이 어렵다면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대책을 세분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핑계로 대책마저 대충 묻어갈 수는 없다. 재경부가 대외적인 입장표명을 삼가는 것은 그렇다 쳐도 내부적으로도 전망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기에 하는 말이다.‘주먹구구식’은 절대 안된다.하루하루가 불안한 국민들은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 사회 생활상(IMF시대의 자화상:6)

    ◎고스톱 열풍 꺾이고 火葬엔 긍정적/‘종교로 불안 해소’ 미약… 40%가 무종교/불교 25·기독교 22·천주교 11%順/점집 찾은 사람 34% “사회 어수선해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아래에서도 국민들의 믿음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종교를 믿는 사람의 대부분이 ‘97년 이전부터 신앙을 갖고 있었다’고 답해 종교를 통해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추세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 들어 점(占)을 본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사회가 어수선해 점을 봤다’고 응답,점을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 했음이 엿보였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전생(前生)의 존재를 믿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무종교.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대한매일과 유니온조사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민 라이프스타일 조사결과 응답자의 39.8%가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기존 종교 중 불교가 25.1%를 차지,가장 많았으며 기독교와 천주교가 각각 22.8%와 11.3%였다.불교는 50세 이상 여성 신자들이 많았으며 젊은층과 대재 이상,화이트칼라에서 무종교 응답률이 높았다. 종교인들은 한 주일에 평균 2시간15분을 종교활동에 할애하고 있었다. 1시간 이하가 39.5%로 가장 많았고 2∼3시간은 28.2%,4시간 이상도 20.9%나 됐다.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7%)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 반응은 8.5%에 불과했다. ◆전생(前生)이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 최근 귀신이야기가 유행하는 것은 사회불안 탓=응답자의 53.6%가 전생을 믿고 있었다. ‘없다’는 의견은 45.6%였다. 남성보다는 여성이,노년층보다는 20대 젊은층이 전생을 더 많이 인정했다. 최근 방송이나 사회 일각에서 귀신이나 전생에 대한 이야기들이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5.6%가 ‘IMF 체제 이후 불안한 미래를 반영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견은 고학력,생활수준 중상층에서 높은 동의도를 보였다. ‘실제로 귀신이나 전생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19.8%에 달했다. ◆올해 점을 본적이 있는지,봤다면 이유는?=응답자의 16%가 올해 한 차례이상 점을 봤으며 이유는 ‘예전부터 봤기 때문’(38.2%),‘요즘 사회가 어수선해서’(34.7%),‘그냥 재미로’(25.9%) 순이었다. 50대 여성과 저학력층이 습관적으로 점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직과 부도에 시달리는 40대에서 ‘불안’ 때문이라는 응답률이 높았다. 점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 ‘믿지 않는다’(42.5%)가 ‘믿는다’(4%)를 압도했으나 ‘경우에 따라서 믿는다’가 53%를 차지해 점을 본 결과를 작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았다. ◎화투·포커 등 노름성 오락/“지난해 비해 빈도 줄었다” 80%/최근 한달내 경험 27%/85%가 “그냥 재미로” 한때 ‘망국병’으로까지 불렸던 고스톱이 거센 IMF 파고에 꼬리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화투와 포커 등 노름성 오락 횟수가 줄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여성과 종교인을 제외한 모든 계층이 여전히 고스톱을 치고 있었으며 특히 30대 대졸이상 남성들의 화두와 포커 빈도가 가장 높았다. ‘최근 한 달 이내에 화투나 포커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7.2%가 ‘했다’고 대답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37.5%로 여성 16.8%의 두 배이상이었다. 교육수준별로는 대졸 이상이 32.2%로 중졸 이하 20%보다 높았다. 기·미혼은 물론,직업·소득·지역 등에 관계없이 전 계층에서 화투나 포커를 즐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화투와 포커 등을 하는 빈도의 증감’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80.3%)가 ‘줄었다’고 답했다. IMF 체제 이후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30대 화이트칼라의 감소세가 두드러진 반면,경기침체 여파를 타고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세는 완만했다. ‘화투나 포커를 하는 목적’에 대해 응답자의 85.3%가 ‘그냥 재미로’라고 답했다. ‘돈을 따 보려고’(6.5%)와 ‘시간이 남아서’(5%)는 소수에 그쳤다. ◎火葬 어떻게 생각하나/“국토 이용 측면에서 찬성” 70%/연령 높을수록 거부감/법제화엔 신중한 입장 崔종현 SK그룹회장 작고 이후 사회 지도층 일부에서 일고 있는 장례문화 개선운동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를 법제화하는 데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화장(火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5%가 ‘국토의 효율적 이용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17.9%는 ‘자식들의 결정사항’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고 ‘전통적인 장례 풍습인 매장(埋葬)을 따르겠다’는 의견은 11.9%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화장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며 30대의 동의도(74.1%)가 높았던 반면,20대는 유보적인 태도가 두드러졌다. 종교별 화장 동의도는 천주교가 75.5%로 가장 높았으며 기독교(71.7%),불교(67.4%) 순이었다. 지역별로 수원과 인천 등 수도권지역이 80%에 이르는 높은 동의도를 보였으나 울산지역은 60.2%에 불과했다. ‘화장의 법제화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의 43.3%가 찬성했으나 25.2%가 반대했으며 ‘무어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유보적 태도도 31.5%에 달했다. 남녀간의 의견 차가 없었던 반면,기혼이 미혼보다 10%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화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는 불교도들의 동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뜻밖이었다. ◎정부정책 높은 인지도/가정폭력 방지법 66% ‘동의’/심야영업 해제 64%가 ‘반대’/의료보험 통합 73% ‘찬성’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분야 정책에 대해 응답자들은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야별로 찬반이 엇갈렸으며 특히 가정폭력방지법의 경우 성별에 따라 큰 의견 차이를 보였다. ‘가정내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사용했을 때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3.6%가 ‘안다’고 답해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 생활 및 교육수준이 높을수록,연령이 낮을수록 더했다. 그러나 ‘가정폭력의 법적 처벌’에 대해선 성별 및 연령에 따라 큰 견해차를 보였다. ‘가정내 폭력도 처벌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응답이 66.6%였으나 ‘가정내 폭력은 가정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대답도 30.2%에 달했다. ‘남의 가정사를 법적으로 비화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은 2.6%에 그쳤다. ‘가정폭력의 법적 처벌’에 대해 여자의 75%가 동의하고 있는 반면,남자는 58.3%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여성 동의율은 84.6%였다. 남녀 모두연령이 높을수록 ‘가정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 9월15일부터 심야영업 제한이 풀린 다방 제과점 호프집 등과 내년 3월부터 같은 혜택을 받는 룸살롱 나이트클럽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4.4%가 소비향락 문화 및 범죄발생 증가 우려를 이유로 ‘반대’,35.2%는 소비활성화를 이유로 ‘찬성’하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나이가 어릴수록 심야영업 해제에 긍정적인 반면 고연령일수록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지역의료보험조합과 의료보험관리공단을 통합,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에 대해 응답자의 47.5%는 ‘전국 어디에서나 의료보험 서비스를 받는다’는 이유로,25.7%는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는 계기가 된다’는 이유를 들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18.6%는 ‘보험료가 오른다’는 이유로,또 7.3%는 ‘직장조합이 지역조합의 적자를 메우게 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 쌀 작황 예상과 기상변수/朴建昇 기자·경제과학팀(오늘의 눈)

    올해 쌀 생산량 최종 집계가 나오면서 농림부의 ‘성급한 판단’이 새삼스럽게 도마위에 올랐다. 농림부는 지난 9월29일 이른바 ‘9·15작황’이란 조사를 토대로 3년 연속 풍작을 예견했다. 집중호우와 이상기후에도 불구,8월 하순 이후 날씨가 좋아 올해 수확량이 평년보다 108만섬이 많은 3,564만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었다. 농림부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열흘동안만 기상이변이 없으면 목표치 달성은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지난 봄과 여름에 발생한 게릴라성 폭우와 병충해로 농민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뒤인 30일 상황은 전혀 딴 판으로 변했다. 농림부가 작황을 낙관적으로 예측하자 마자 태풍 ‘얘니’가 갑작스럽게 한반도에 북상,남부 곡창지대를 휩쓸었다. 예기치 못한 불청객으로 전남을 비롯한 경남·전북지역은 전체 벼 재배면적의 30∼40%가 쓰러져 버린 것이다. 때문에 올해 최종 수확량은 ‘9·15작황’ 발표 때의 예상치보다 24만섬 줄었고 1등급 비율은 사상 최악의 수준인 85%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5년간의 평균 1등급 비율이 92%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결국 농민들은 올해 ‘쭉정이 농사’를 지은 셈이었다. 농림부 관계자는 지난 6일 최종 집계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수확량이 평년작을 웃도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풍작이란 말은 제발 쓰지 말아달라”고 기자들에게 주문했다. 평년작을 웃돌았다면 분명히 풍년이었을텐데 굳이 풍년이란 표현을 꺼린 속내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관계자는 “‘9·15작황’ 발표는 해마다 해 온 관례이므로 태풍이 온다 해서 그만 둘 수가 없었다”고 운을 뗀 뒤 “어쨌든 작황예보가 성급했다는 따가운 시각이 있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 조급함 때문에…”라는 국민의 질책을 의식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하늘의 뜻을 인간이 일일히 헤아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신중한 판단은 필요한 법이다. 땅 한 평에 낟알이 몇개 붙어 있는지를 근거로 작황을 성급하게 예단함으로써 농민을 웃기고 울리는 그런 섣부른 짓은그만 둬야 할 것이다.
  • 누구를 위한 빅딜무용론 인가/金相淵 기자·경제과학팀(오늘의 눈)

    “…정부 발표를 검증없이 단순 중계하기에 급급했다. …하루하루 바닥나고 있는 외환보유고의 진상을 애써 외면했다. …대안은 없이 반대와 비판만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돌입 직후인 지난해 12월초 모 일간지 기자가 쓴 칼럼의 일부분이다. ‘재경원 기자의 고해­5가지 대죄(大罪)’라는 제목의 이글을 읽고 그 솔직한 자성(自省)의 표현에 동감,몇 번이나 곱씹어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글은 IMF 돌입 1년전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며 호들갑을 떨었던 언론의 행태를 반성하는 얘기에서 시작,언론의 잘못을 크게 5가지로 열거한 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그로부터 다시 1년이 지난 요즘,이 글을 떠올리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반도체사업 빅딜과 관련해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 때문이다. 그동안 대다수 언론은 현대와 LG가 빅딜을 통한 구조조정에 합의해놓고도 반도체 협상을 질질 끄는 행태를 질타해왔다. 그런데 요며칠 사이 몇몇 언론의 태도가 돌변했다. ‘내년 반도체시장 전망 밝다’라는 기사를 비중있게 다루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누구를 위한 빅딜이냐”며 ‘빅딜 무용론(無用論)’까지 들먹이고 있다. 물론 반대의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빅딜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문제는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한쪽 의견만 일방적으로 늘어놓는다는 데 있다. 이들 기사에는 업계쪽 주장만 있을 뿐 빅딜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의 견해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의 가격상승이 ‘반짝 특수’일 뿐 내년에 가서는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시각이 만만치 않은 데도 말이다. 언론이 균형감각을 잃으면 자세한 정황을 모르는 여론은 판단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나라의 명운이 걸린 빅딜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극히 신중해야 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1년 뒤 또는 2,3년 뒤 우리는 다시 몇가지 ‘죄목’을 열거해야 할까.
  • 실직자 직업훈련생들 양로원서 봉사활동

    ◎배운 기술 익히며 이웃사랑 실천/숙소 도배·보일러 수리/노인들 돕고 식사 대접/온종일 바빠도 ‘흐믓’ “실습을 하면서 봉사도 하게 돼 큰 보람을 느낍니다.” 6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청운양로원(원장 趙同順)에 현장 실습을 겸해 봉사활동에 나선 실업자 직업훈련생 吳원구씨(42)는 미흡하나마 그동안 배운 기술이 노인들의 환영을 받자 “배우기를 잘했다”며 흐뭇해했다. 노동부의 ‘생산적 직업능력 개발훈련을 통한 이웃사랑 프로그램’에 호응,이날 무료 봉사활동을 한 직업훈련생들은 현대전산직업전문학교와 경성미용직업전문학교·서울정수기능학교·수도요리학원·현대제과기술학원 등 5개 훈련기관 소속 60여명. 이들은 양로원의 16개 숙소를 돌며 꼼꼼히 도배를 하고 보일러와 전기배선을 점검하는 한편 수용된 할머니 123명의 머리 손질과 점심식사·간식 준비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올초 은행에서 명예퇴직한 吳씨도 지난 6월부터 수도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워 이날 탕수육과 불고기를 주메뉴로 한 점심식사를 할머니들에게 대접해 “호텔주방장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마를 받은 金용옥 할머니(86)는 “훈련생들이 친절하고 열심히 해줘 멋쟁이가 됐다”며 즐거워했다. 훈련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봉사현장을 찾은 李起浩 노동부장관은 “직업훈련생들이 실습을 하면서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 식품업계 ‘금강산 특수’ 노린다/제과·우유 등 납품 계약경쟁

    ◎판매 수익보다 北에 홍보 노려 금강산 관광특수을 노린 식품업체들의 납품 경쟁이 뜨겁다. 6일 관련업계와 현대 등에 따르면 오는 18일 금강산 관광유람선 첫 출항을 앞두고 제과 우유 등 식품업체들이 금강산 휴게소 등에서 제품을 팔기 위해 납품계약 경쟁에 일제히 뛰어들었다. 롯데제과의 경우 박하 향의 껌과 목캔디,카스타드 등을 공급키로 현대측 대행사인 한국물류측과 계약을 맺었고 크라운제과는 광고대행사인 현대계열의 금강기획을 통해 초코하임 산도 등 4종류의 공급계약을 했다. 해태제과는 맛동산 등 3종류를,동양제과는 웨하스 등 4개 제품의 납품을 추진 중이다. 동서식품은 맥심커피와 녹차 등과 함께 아침식사 대용인 시리얼 등 16개 제품을,한국야쿠르트는 식혜 수정과 단팥죽 등 5개 제품의 납품계약을 마쳤다. 우유업체도 가세해 매일유업 서울우유 등은 우유와 발효유를 유람선과 현지 휴게소에 공급키로 계약했다. 롯데칠성과 해태음료도 자사 음료를 납품하기 위해 물량과 가격조건을 놓고 현대측과 협상 중이다. 업체 관계자는 “판매 수익보다는 북한에서의 홍보효과를 노려 너도나도 납품경쟁에 뛰어든 것같다”며 “현지 휴게소 등지에서의 판매수익도 장기적으로는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 다시 조명해본 원인들(IMF체제 1년:1­2)

    ◎前 정권 ‘환상속 외환관리’가 주범/물적·정치적 요구 충족에 골몰 시스템 붕괴/기술개발 없는 量팽창위주 재벌정책 탓도 우리 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IMF체제 1년을 맞아 위기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에서의 탈출 방안을 모색한다. ■국민의 물질적·정치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만 급급했다=洪尙和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는 지난 6월 펴낸 ‘IMF의 경제식민지를 경계한다’라는 저서에서 “盧泰愚 정권은 ‘한번 믿어주세요’를 앞세운 유화정책으로 물질적 욕구를,金泳三 정권은 ‘중단없는 사정’을 외치며 정치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급급해 경제기반의 붕괴와 사회 위계질서의 파탄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중독’에 빠졌다=尹源培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은 최근 발간한 ‘우리 경제의 내일을 위해’라는 책에서 “문민정부 초기의 잘못된 수요확대 정책으로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중독’에 빠져 기술개발 대신 자산가치의 확대에만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고(高)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조정에 실패했고 금융기관 돈으로 부동산 투기 등을 일삼아 결국 국내·외 경제 여건의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金泳三 전 대통령이 부잣집 아들이었기 때문이다=한 언론인은 모 월간지에서 “金전대통령이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26세에 국회의원으로 선출됨으로써 밑바닥 삶을 일찍 졸업했다”며 “대통령이 된 뒤에도 돈의 소중함을 몰라 IMF를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튼튼한 남산 외인아파트를 1,500억원을 들여 폭파한 것이나 2조원을 더 투입해 경부고속철도 대전·대구역을 지하로 내린 점,쌀시장 개방을 막지 못하고 5년간 50조원을 농어촌 개선에 허비한 것은 경제를 망친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해외차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裵善永 청와대 경제수석실 서기관은 자신이 펴낸 경제전문서 ‘화폐·이자·주가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해외차입이 급격히 늘고 경상수지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외환 당국은 환율 인상을 억제,수출신장과 외채를 줄일 기회를 원천 봉쇄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해외차입액이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허락하는 차입한도액을 넘었고 외국 금융기관들이 신규 자금 지원을 일거에 중단,위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종합금융사는 금융시장의 ‘블랙 홀’이었다=李鎬澈 재정경제부 지역경제과장은 ‘IMF 시대에도 한국은 있다’라는 저서에서 “종금사가 돈을 흡수하지만 배출하지는 못하는 ‘블랙 홀’이 된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종금사들은 해외에서 단기자금을 빌려 중·장기로 운용하다 대외신인도 급락으로 해외 채권금융기관이 상환을 재촉했다. 은행에서 빌린 급전으로 달러화를 사자 외환시장은 마비됐고 당국은 외환보유고로 환율 방어에 나섰으나 보유고만 탕진한 채 환율은 치솟았다. ■금융감독 당국은 ‘눈 뜬 장님’이었다=姜玎鎬 재경부 국세심판소 상임심판관은 지난 2월 펴낸 ‘캉드쉬 총재의 웃음’에서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종금사 투신사 리스사 등이 해외에서 ‘만기에 관계없이 상환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돈을 빌리고 있었다. 그러나 당국은 이 조건으로 말미암아 1개 국내 금융기관의 채무불이행이 국가 전체의 신용도 하락으로 확산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음에도 팔짱만 끼고 있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재벌 지원이 화근이었다=스티브 마빈 자딘플레민증권 이사는 지난 5월 발간한 ‘죽음의 고통’에서 “정부는 재벌 죽이기와 은행 죽이기의 귀로에서 재벌의 손을 들어줬다”고 지적했다. 재벌들은 기업제국의 확대를 위해 은행돈을 마구 썼고 지난해 동남아지역에서의 통화 혼란으로 수출 증가에 급브레이크가 걸리자 한꺼번에 무너졌다. ◎또다른 원인 ‘국제금융 음모설’/‘달러 패권주의’ 美國 속셈 없었나 “우리 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체제로 전락한 배후에 국제 금융시장의 ‘음모(陰謀)’가 있었다” 李贊根 인천시립대 교수는 지난 3월 펴낸 ‘IMF시대의 투기자본과 미국의 패권’이라는 저서에서 “경제위기의 이면(裏面)에는 국제금융의 본질인 국제적 투기자본과 미국의 패권주의가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李교수는 투기자본은 실물경제와 동떨어져 움직이며 국제금융의 글로벌한 통합(자본시장 개방)에 따라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자본은 ‘기러기떼’가 선두만 좇는 ‘군집(群集)심리’를 갖고 있어 불확실한 속성을 지녔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투기자본의 이동속도는 광속화(光速化),한국은 부수이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의 ‘희생물’이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국은 냉전체제가 종식되자 새로운 ‘힘의 행사’를 바랐고 달러화와 자본자유화에서 그 길을 찾았다. 달러화는 더 이상 안정적 통화가 아님에도 미국은 지난 50년간 국제관계를 움직이는 ‘정치적 화폐’로 활용했다. 미국은 IMF 등을 앞세워 자본자유화를 무차별적으로 확산시켰고 투기자본은 이를 틈타 순식간에 개도국을 휩쓸었다. 미국의 ‘전략’은 외환위기 이후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달러화가 국제 상거래를 지배하는 한 개도국은 미국에 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고 미국은 그 대가로 시장개방 등 자국 산업에 이익이 되는 ‘전리품’을 챙긴다는 것이 그의 논지이다. 李교수는 “미국은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 국제금융시장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며 “IMF 위기의 단초가 투기자본에 있는 만큼 국제금융도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해태제과 새달 정상화/채권단

    ◎6,000억 출자전환… 유통·음료 해외매각 결정 해태그룹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그룹 주력사인 해태제과에 대한 대출금 중 6,000억원 안팎을 출자로 전환해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유통과 음료도 다음 달 초 해외 유명업체와 매각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태그룹 처리문제가 일단락된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최근 회계법인으로부터 제과와 유통 및 음료 등 3개 계열사에 대한 실사자료를 넘겨받아 제과에 대한 출자전환 규모와 유통·음료의 해외매각 금액을 최종 산정하는 작업을 펴고 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제과에 대한 출자전환 규모는 해태에서 제시했던 7,000억원보다는 적은 6,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며 “이번 주 말까지 최종 수치를 산출한 뒤 다음 달 초 채권단 회의를 열어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과에 대한 출자전환은 다음 달 중 이뤄진다. 채권단은 또 출자전환과 유통 및 음료의 해외매각을 통해 제과를 바로 정상화시킨다는 복안으로 다음 달 초 두 회사의 매각금액을 결정해 외국업체와 매각계약을 맺기로 했다.조흥은행은 유통은 3,000억원,음료는 5,000억원은 무난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어두운 시절 노동자의 등불로/40돌 맞은 영등포 산업선교위원회

    ◎초기 선교활동서 노동운동 탈바꿈/82년 원풍모방 사건으로 유명/30·31일 회관서 다양한 자축행사 ‘노동선교’의 깃발을 높이 들고 산업현장의 정의와 평화를 추구해온 영등포산업선교위원회(위원장 인명진 목사)가 올해로 40년을 맞았다. ‘도산(都産)’,또는 ‘산선(産宣)’이란 약칭으로 널리 알려진 영등포산업선교위원회는 독재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노동자교육과 선교에 힘써 오면서 어두웠던 시절 작은 등불이 되어왔다. 70∼80년대 노동운동가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배출됐으며 노동조합의 간부나 운동권 학생 중 이곳의 성문밖교회 집회에 한번쯤 참석해보지 않은 이가 드물 정도로 노동자나 재야세력 사이에서는 ‘성가’가,경찰 등 공안기관에는 ‘악명’이 높았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200여명의 회원에,12개의 노동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땅에 산업선교위원회가 첫발을 내디딘 것은 공업화의 싹이 움트던 1950년대 후반. 57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전도부안에 ‘예장산업전도위원회’가 조직된 뒤 58년 4월19일 예장(통합) 경기노회가 주축이돼 영등포지구 산업전도회가 출범함으로써 본격적인 산업선교가 시작됐다. 처음 10년동안은 말 그대로 ‘전도’에만 관심을 두었으나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의 권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종교의 장벽을 너머 비개신교인도 참여대상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68년에는 이름을 ‘도시산업선교회’로 바꿨다. 그러나 10월 유신이후 정권의 탄압이 본격화됐고 80년대 들어서도 탄압의 고삐는 늦춰지지 않았다. 82년 콘트롤데이터와 원풍모방사건을 계기로 산업현장 일부에서는 “도산(都産)이 회사에 들어가면 도산(倒産)한다”는 악성 루머까 퍼뜨리기도 했다. 87년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소그룹 형태의 비합법조직에서 대중적 활동으로 틀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들어 노동시장에 태풍이 불어닥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영등포산업선교회’는 출범 40주년을 맞아 30,31일 서울 영등포 당산동 회관에서 기념잔치를 마련한다. 30일 오후 2시 산업선교 40주년 정책토론회에 이어 이튿날 오후 3시 ‘영등포산업선교회 40년사’출판기념회,기념예배,축하공연,영상자료감상회 등 행사를 펼친다. 정책토론회에서는 이갑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과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이 ‘민주노동조합과 산업선교의 역할’과 ‘한국 노사관계의 진단’을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선다. ‘영등포산업선교회 40년사’는 산업선교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천명한 문건들과 신학자들의 주요논문,시기별 약사,인명진 이근복 진방주목사와 한명희(콘트롤데이터) 송효순(대일화학) 이옥순(원풍모방) 김미순씨(해태제과)등의 회고담 등을 담고 있다.
  • 행자부 人事 내무부·총무처 벽 허물기

    ◎金 장관,국장급 능력위주 배치 어려운 결단/내무부 출신 반대 불구/李星烈씨 공보관 기용 ‘2국(局) 5과(課) 감축보다 더 어려운 결단이 필요했던 인사’ 金正吉 행정자치부 장관이 20일 일부 국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 과정에서 金장관의 고심은 그러나 사무관급 이상만 51명을 감축했던 지난 7월의 제2단계 구조조정 때보다 결코 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金장관은 인사국장에 趙泳澤 전 공보관,공보관에 李星烈 전 정부전산정보관리소장,세제심의관 직무대리에 權康雄 세제과장을 기용했다. 이번 인사는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기획운영실장(1급)에 李萬儀 전 인사국장이 승진 임명되고,權善宅 전 세제심의관이 기획운영실 총괄심의관으로 옮긴 데 따른 것이다. ‘내무부 자리’에 ‘내무부 사람’이 가는 만큼 趙인사국장과 權세제심의관을 임명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옛 총무처 소속이던 인사국장 자리는 지난 인사에서 옛 내무부 소속 자치지원국장과 이른바 혼합인사 차원에서 상대 부처 출신으로 맏바꾸어 내무부 출신자리가 됐다. 문제는 옛 총무처 출신인 李공보관. 공보관과 감사관은 그동안 옛 내무부와 총무처 출신이 나눠 맡고 있던 자리. ‘내 자리’와 ‘네 자리’가 명확히 구분된 상황에서 내무부 출신의 ‘권리’가 총무처에 침해당한 셈이었다. 따라서 金장관이 지난 16일 李전소장을 공보관에 내정하자 내무부 출신들 사이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내무부 출신들은 ‘조직의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16일 밤부터 토·일요일 내내 金장관에게 맹렬히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능력위주의 인사’를 내세운 金장관은 요지부동. 19일 오후 전격적으로 20일자 임명장을 주었다. 金장관은 이날 하루종일 외부행사가 있는 것으로 공표했었다. ‘오늘은 아닐 것’이라는 내무부 출신들의 방심에 허를 찌른 것이다. 金장관으로서는 두 부처 출신 사이의 두터운 인사의 벽을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 허문 셈이었다.
  • 55개 퇴출기업중 25社만 청산

    ◎23社 합병·매각 추진… 나머지 법정관리 지난 6월 퇴출기업으로 선정된 55개 기업 가운데 청산에 들어간 기업은 절반도 안되는 25개 뿐이다. 16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55개기업 가운데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 이외에 13개 기업의 합병,10개 기업의 매각이 각각 추진되고 있다. 나머지 7개 기업은 법정관리를 신청했거나 정리방안을 확정짓지 못했다. 금감위는 부실판정을 받은 기업이 생존을 위해 합병이나 법정관리를 추진하는 것은 퇴출판정의 취지에 역행되지만 정리수단으로 불가피하게 활용할 경우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퇴출기업의 처리현황은 다음과 같다.▲청산=선일상선·현대중기산업(이상 현대) 삼성시계·한일전선·대도제약·이천전기(삼성) 한국산업전자(대우) 경진해운(SK) 동아엔지니어링(동아) 오트론·한화관광(한화) 동광화성·효성원넘버·효성미디어(효성) 고합정밀화학(고합) 신호상사·신호전자통신·영진테크(신호) 대한중석·거평산업개발.거평종합건설(거평) 동국전자(동국무역) 태성주택(우방) 양영제지 대한모방 ▲합병=현대리바트·현대알루미늄(현대) LG전자부품·원전에너지·LG이엔씨(LG) 에스케이창고(SK) 고합텍스타일(고합) 해태유통(해태) 뉴타운기획·시대축산·시대유통(뉴코아) 신한견직(갑을) 이화상사(한국합섬) ▲매각=오리온전기부품·동우공영·대창기업(대우) LG오웬스코닝(LG) 마이티브이(SK) 고합아이티·에프씨엔(고합) 해태제과(해태) 남주개발(한일) 우정병원 ▲법정관리=한일합섬(한일) 일화(통일) ▲정리방안 미확정=한국자동차연료(대우) 범아석유(쌍용) 해태전자(해태) 신남개발·진해화학(한일)
  • 까르푸,제조업체에 ‘횡포’/세일기간 광고비·경품협찬등 일방 요구

    프랑스의 다국적 할인업체인 까르푸가 창립 35주년 행사의 하나로 15일부터 1개월 동안 ‘노마진’ 세일을 실시하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에 광고비,진열대,장식비용 등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코카콜라,제일제당,OB맥주 등 대형 제조업체들은 까르푸의 이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나 세일대상에 오른 300여개 품목 제조 업체 가운데 대다수가 납품계약 파기,신상품 입점 불허 등 불이익을 우려,이에 응하고 있는 상태다. 제과업체의 한 관계자는 “까르푸가 광고 전단 게재상품 한품목당 사진 크기와 위치에 따라 100만∼200만원의 광고비를 내라고 요구,동의서에 어쩔 수 없이 서명했다”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금액의 차이는 있으나 전단광고비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신상품과 매출액이 많은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에도 TV 냉장고 세탁기 등 경품 협찬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까르푸측은 “최소한의 경비협조를 요청한 적은 있으나 강요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 5개 그룹 내부거래 조사/당초 거론 롯데그룹 제외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19일 부터 동양,한진,동부,한솔,한화 등 5개 그룹 25개 계열사를 상대로 부당내부거래 조사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당초 조사대상으로 거론됐던 롯데그룹은 제외됐다. 조사대상 그룹과 개열사는 △동양그룹의 동양시멘트,동양제과,동양매직,동양시스템하우스,동양종금 △한진그룹의 (주)한진,대한항공,한진해운,한진중공업,한불종금 △동부그룹의 동부제강,동부한농화학,동부건설,동부고속,동부화재가 포함됐다. △한솔그룹은 한솔제지,한솔전자,한솔화학,한솔건설,한솔파이낸스 △한화그룹은 (주)한화,한화종합화학,한화기계,한화유통,한화증권이 대상이다.
  • 외국업체 해태 3社에 ‘연정’/영업호조·체인망 등 건실

    ◎美社 등 13개 업체서 눈독/채권단 등 ‘제값받기’ 낙관/제과 ‘민족기업’ 부각 고무 해태그룹의 주력사인 음료와 유통을 인수하기 위한 해외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출자전환후 해외에 팔 예정인 제과 역시 사정은 비슷해서 해태그룹과 채권단 모두 흡족해 하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계와 업계에 따르면 일괄 매각되는 음료와 유통의 경우 미국의 뉴브릿지사를 비롯,12∼13개의 유명 외국업체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태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초 두 회사에 대한 해외매각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해태음료와 유통은 영업이 잘되는 데다 음료의 경우도 유통 체인망이 잘 갖춰져 있는 점에 외국업체들이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음료 부문은 체인망을 갖추는 데에도 1조원 가량은 들어가기 때문에 예상보다 높은 값을 받고 유통과 함께 처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태측은 음료는 못 받아도 5,000억원,유통은 3,000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음료와 유통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없이 외국의 한 업체에 일괄 매각된다. 채권단은 제과의 해외매각 시기도 당초 예정했던 내년 말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출자전환 규모를 확정짓기 위해 회계법인의 실사가 진행 중이며 15일쯤 그 규모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사작업 중에도 제과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온 업체가 여럿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태제과는 오는 15일부터 ‘제2창업 운동’을 실시하기로 했다.지난달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한 ‘굿 코리아 뉴 해태’(Good Korea New Haitai)를 이 운동의 슬로건으로 정했다. 회사측은 해방둥이 해태제과의 ‘민족 기업’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회사제품 판매액의 일부를 결식아동을 돕는 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 문제·정답 왜 공개않나(공무원 시험 변화의 바람:5)

    ◎출제·채점 잦은오류 ‘모른척’… 불신감 자초/관련당국 ‘어쩌다 생기는 문제’/잘못 지적땐 회유­무마압력 일관/수험생들 “행정편의주의 발상” 張모씨는 올해 사법고시 1차시험 합격자 및 성적 발표를 믿을 수 없었다.선택과목의 성적이 터무니없이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張씨는 행정자치부에 가서 따졌고 행자부의 잘못을 확인했다.컨닝을 막기위해 문제순서를 다르게 한 유형을 감독관이 잘못 분류한 것이었다.장씨는 결국 추가 합격됐다.컴퓨터 채점을 거쳐 수작업으로 3번의 검토작업을 거쳤는데도 이런 실수가 나온 것이다.張씨가 행자부를 믿고 가만 있었더라면 1년 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뻔한 일이었다. 공무원 시험에서 채점 시비는 끊이지 않는다.공인회계사(CPA) 시험에 응시한 李모씨(36)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시험출제 오류를 주장했다.지난 3월 1차 시험의 경영학 과목에서 3개의 문제가 출제가 잘못됐다며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에 심판도 청구했다.李씨는 시험 주관기관인 증권감독원측이 자신에게 압력을 가해 무마 회유하려했다고 밝혔다. 이런 탓에 수험생들은 시험제도를 불신한다.학원 관계자들은 “과목당 40개 문제 가운데 한 두개는 정답이 두개이거나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학원 강사가 책을 갖다 놓고 문제를 풀어도 한두개 문제는 정답이 서로 다르다는 얘기다. 수험생들의 시험제도에 대한 불신은 상당부분 문제와 정답이 공개되지 않는 데서 생기고 있다.수험생 申모씨는 “법은 해석에 따라 학설이 달라지므로 출제교수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며 시험이 투명성을 갖기 위해서는 문제와 정답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못하는 까닭은 이런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수험관계자들은 행정기관을 성토한다.어떤 수험생은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고 관청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행자부는 이에 대해 출제 잘못은 어쩌다 생기는 문제라며 문제공개는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다고 버티고 있다.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기출문제에 관심을 두지 말고 기본 중심으로 공부하면 될것”이라고 궁색한 답변을 늘어놓고 있다.이런 저런 시비 탓에 행자부 내에서는 고시관리과나 고시출제과는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잘해 봐야 본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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