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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모든 것이 미끼다/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모든 것이 미끼다/박상숙 산업부 차장

    포장 삼겹살을 사와 집에서 뜯어 보니 겉과 속이 다르다. 먹음직스러운 일등급 고기는 전면에만 올려져 있을 뿐, 안에는 척 보아도 식욕을 떨어뜨리는 불량육이 포개져 있다. 보기 좋은 것들을 위에 올리고, 작고 못난 ‘허섭스레기’들을 깔아놓는 미끼전략에 당했다는 씁쓸함이 밀려온다. 미끼 상품은 특정 상품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려 한정·한시적으로 파는 품목이다. 대형마트들이 무한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를 유인하는 미끼 상품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라면이 가장 흔했지만 요즘 금값으로 대접받는 삼겹살뿐 아니라 골프채도 미끼 대열에 올랐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화제를 뿌린 미끼상품이라면 ‘통큰 치킨’을 따라갈 수 없다. 비난과 찬사 속에 일주일 만에 막을 내린 통큰 치킨 이후에도 1㎝ 더 큰 피자니 1000원짜리 생닭이니 9900원짜리 청바지니 하는 제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싼 제품을 찾아 대장정을 나섰다가 빈손으로 되돌아오는 소비자들이 허다하다. 싸다는 것만을 내세울 뿐 정확히 몇명의 소비자가 그 제품을 손에 넣을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고객들을 유인하고 보자는 미끼 상술이라는 비난을 들어도 싼 까닭이다. 물론 업체들은 수개월 전부터 치밀한 준비 끝에 내놓은 ‘착한 가격’의 상품이라고 항변하지만, 스스로도 겸연쩍은 표정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뿐, 미끼는 만연한 사회현상이다. 최근 기름값 인하 소동을 보자. 단지 ‘정유사 기름값 인하’라는 제목만 보고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은 낭패를 겪었다. 싸게 살 수 있다는 들뜬 마음만 가지고 갔을 뿐 직영점과 자영점의 차이, 정유사 카드 유무 등을 몰랐기 때문이다. 정부의 성의 표시 요구에 정유사가 모처럼 결단을 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포장을 뜯어낸 삼겹살처럼 기대와는 한참 멀어진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낚시질’이다. 유행어 하나를 더해 ‘낚시질의 종결자’는 현 정권이 아닐까 싶다. 동남권 신공항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후보 지역의 사생결단식 경쟁과 경제성 논란에 없던 일로 했다. 대국민 사과 형식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앞서 세종시 공약 논란에 이어 신뢰에 금이 갈 대로 갔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도 제목과 세목이 다르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신공항 백지화 이후 영남 달래기 차원에서 ‘과학벨트 쪼개기’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분산배치에 대해 “과학도시가 아니라 벨트니까 길게 배치할 수 있다.”는 궁색한 말장난이 나올 정도다. 통큰 치킨이 문제가 됐을 때 몸소 원가 조사까지 하며 ‘미끼 상품’이라는 의견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청와대 수석은 요즘과 같은 ´미끼 공약´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갖고 있을지 궁금하다. 치킨이나 기름값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면 그 점포나 주유소를 다시 안 찾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부나 대통령의 약속은 차원이 다르다. 봉건사회에서도 군주의 말은 땀과 같아서 한번 흘리면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그만큼 국가 지도자의 언행은 파급력이 막강하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물며 국민과의 약속으로 당선된 대통령의 공약 파기가 가져올 부작용은 극심하다. 국민 갈등과 국론 분열을 야기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신뢰의 상실이다. 공적 신뢰가 추락하다 보니, 이웃나라 방사능 공포가 한반도를 덮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정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흔쾌히 믿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국민의 불안은 가중되고, 불안을 이용하는 총체적 미끼 전략에 사회가 현혹되는 것은 아닌지 자못 우려스럽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라는 책에서 국가발전의 관건은 사회적 신뢰자본에 있다고 했다. 믿음은 국가의 현재를 작동시키는 에너지이자 미래를 형성하는 성장동력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것은 믿음인가, 미끼인가. alex@seoul.co.kr
  • 가공식품·개인서비스 물가 잡아라

    가공식품·개인서비스 물가 잡아라

    국제 원자재값이 이달 들어서도 오르면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제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세가 가공식품과 개인서비스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이를 방치할 경우 고물가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판단, 해당 분야의 중점 관리에 나섰다. 10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국제 원자재가격 지수인 CRB 지수는 368.70으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RB 지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세계 3위 석유 소비국인 일본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돼 내림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64달러(1.42%) 오른 116.86달러를 기록, 거래일 8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상황 보고서에서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는 항목들이 점차 늘어나는 등 물가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개인서비스는 행정안전부, 가공식품은 농림수산식품부를 주무 부처로 지정해 수시로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정부는 업체들이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가격을 올리더라도 업체별로 인상 시기를 분산하고 인상 폭을 단계적으로 조절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1월 출범한 가공식품 민·관협의회를 매주 가동, 제과·제빵·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 억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달 외식, 이·미용, 세탁, 목욕 등 전국 주요 직능단체 지역 대표들과 4차례 간담회를 통해 업계 스스로 자정 분위기를 만들고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12일 지자체 물가담당자 회의를 개최, 지자체별 노력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분산배치 모델 獨·日 사례 왜곡”

    “분산배치 모델 獨·日 사례 왜곡”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를 충청권과 영·호남에 분산 배치하는 ‘삼각 분산배치설’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분산배치의 주요 근거로 활용돼 온 해외사례가 실제 현실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연구소들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운용되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와 한계는 고의적으로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독일 막스플랑크재단은 통독 이후 지역발전 논리로 의도적인 분산배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예산 낭비는 물론 학문적 퇴보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막스플랑크재단 및 과학자들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 산재해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는 개념 자체가 과학벨트와 전혀 다르다. 뮌헨에 재단본부를 두고 79개 연구소로 나뉘어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전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종합연구소의 개념이 아니라 각기 특성화된 개별연구소에 가깝다.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상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재단 관계자는 “각기 다른 연구소들은 특성화된 대학 및 기업과 개별적인 관계를 맺고 연구를 진행한다.”면서 “같은 분야에서 중첩되는 연구영역을 가진 경우는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벨트위원회 A위원은 “오히려 막스플랑크는 과학연구에 지역발전 논리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막스플랑크재단은 통독 이후 낙후된 동독 지역의 발전을 위해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 등에 일부 연구소를 이전하고 새로운 연구소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전 대상 연구소 연구원들의 반대와 이직 등으로 인해 연구원을 새로 뽑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막스플랑크 플라스마물리연구소의 유정하 박사는 “결국 비슷한 연구소를 새로 만들면서 예산이 낭비됐고, 새로 뽑은 연구원들의 수준이 떨어지면서 ‘물리 등의 분야에서 독일 과학이 10년 이상 정체됐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드레스덴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복잡계물리연구소 관계자는 “드레스덴이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은 것”이라면서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준의 대학이나 기업이 해당 지역에 없다면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연구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 내 5개 지역에 분산돼 있는 이화학연구소(리켄)의 경우도 지역 발전 등의 논리와는 거리가 멀다. 리켄 본원이 위치한 도쿄 근교 와코시는 주변이 주택가에 완전히 둘러싸인 데다 미군 부대까지 있다. 리켄의 김유수 박사는 “1917년 리켄이 처음 이곳에 세워질 때만 해도, 규모는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확장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에 분원을 하나씩 세워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 리켄 효고분원도 피치 못할 배경이 있다. 리켄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국내 대학 교수는 “1995년 한신대지진 이후 이 지역 과학기반이 모두 망가지면서 복구 개념에서 분원이 설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과학연구 자체가 효고분원을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마치 분원이 지역발전을 이끈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벨트위원회 B위원은 “분산배치의 근거를 찾다 보니 막스플랑크와 리켄 사례를 일부만 활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세계적인 과학단지를 만들겠다는 논의에서 정작 과학은 배제돼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東 일본대지진 한달] “오염수 방류 사흘전 美에 통보해 동의”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앞바다에 방사능 오염수를 내보내기 3일 전에 미국 측으로부터 “방출을 인정한다.”는 동의를 받았다고 도쿄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국 에너지부 관계자가 지난 1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일본인 연구자와 함께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났다고 전했다. 이때 미국 측은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해 하루빨리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를 냉각해야 한다. 방사성물질은 바다에서 퍼지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신문은 또 주일 미국 대사관과 일본 정부 관계자가 도쿄전력 본사에서 만나 대책회의를 열었고, 미국 측은 이 자리에서도 오염수 해양 투기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일본 외무성 관계자가 지난 6일 주일 한국대사관 이정일 경제과장에게 “미·일 원전 전문가가 사전에 상의했을지는 모르지만 외교적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와 상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게 거짓이 된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이날 “내각부와 외무성을 통해 파악한 결과 도쿄신문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4일 오후 7시쯤 미·일간 정례 협의회에서 방출 사실을 사후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일 밤 규모 7.4의 강진 발생 직후 50여분 만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등 원전 상황에 이상이 없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통합? 분산?… 과학벨트 개념논쟁 가열

    통합? 분산?… 과학벨트 개념논쟁 가열

    분산? 아니면 통합? 논란을 빚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분산론’과 ‘통합론’의 개념부터 흔들리고 있다. 결국 같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산배치로도, 통합배치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골자만 보면 분산론은 ‘중이온가속기+기초과학연구원(본원)’ 등 핵심시설은 한 곳에 두더라도 연구원 분원(사이트랩)을 다른 지방에 두는 것은 분산배치라는 것이다. 반면 통합론은 ‘중이온가속기+기초과학원’을 한 곳에 두기 때문에 일부 분원이 다른 곳에 가더라도 큰 틀에서 통합배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50개 사이트랩의 절반을 충청권에 두고, 나머지 절반인 25곳 정도를 서울, 광주, 대구, 부산 등에 나눠 주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그 판단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8일 “분산이나 통합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다. 과학벨트의 개념을 당초 한 곳에 집중시키는 도시 개념으로 보느냐, 도시에서 확장한 벨트 개념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산 개념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어제 교과부 장관에게도 (과학벨트) 위원회에서 이런 개념부터 정리하고 시작해야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임 실장은 특히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분리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과학벨트의 양대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은 한 곳에 두되 나머지 분원은 다른 지역에 분산시킬 수 있다는 ‘원안’을 재확인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과학벨트와 자신이 주장해 온 ‘삼각 테크노벨트’는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 시절 “대구와 대전, 광주를 잇는 삼각 테크노벨트를 구축해 각각을 교육과학기술특구로 지정하면 지역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과학벨트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원 설치가 골자지만, 삼각 테크노벨트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과 광주과학기술원, 대전의 카이스트를 고리로 첨단 과학기술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이미 세 지역에 연구·개발(R&D) 특구가 지정돼 실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과학벨트’ 여권선 ‘3道벨트’ 결론?

    사업이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처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도 처음 공약을 할 때부터 지키기 어려웠으며, 여권 내에서는 이미 과학벨트를 충청을 비롯해 영·호남 ‘분산유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7일 “2007년 대선 당시 공약을 만들 때 정치권의 이익과 정책이 상충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공약집을 두 가지로 만들었다.”면서 “중앙선대위 공약과 7개 지역 공약, 이렇게 두 가지였는데, 중앙 공약은 (지킬 수 있는) 공약이었고, 지역공약은 민원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는 모두 지역공약에 들어 있다. 결국 과학벨트도 동남권 신공항처럼 민원성인 만큼 충청권 단독유치는 처음부터 어려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 신년 방송 좌담회에서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와 관련, “대선공약집에 있는 것은 아니다. 충청권에서 표를 얻으려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는 중앙 선대위 공약집에 없다는 뜻이며, 충청권 지역공약집에는 과학벨트 충청유치 관련 공약이 포함돼 있다.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공약은 잊어버리라는 말이 있다.”면서 “과학벨트가 원래 ‘은하도시’였는데, ‘도시’라고 하면 여기저기서 난리가 날 것 같아서 벨트라고 나중에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과학벨트는) 본래 세종시하고 연결된 것인데 세종시가 안 되면서 이게 꼬인 것”이라면서 “벨트라고 하면 길게 죽 늘어뜨리면 되는 것이지 않으냐.”고 말했다. 충청권을 포함해 영·호남에 나눠서 유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국책사업 쪼개기 국가경쟁력만 좀먹는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등 굵직굵직한 국책사업이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의 떼쓰기와 맞물려 나눠먹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과학벨트를 대구·대전·광주로 분산배치할 것이란 얘기가 여권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여론 떠보기란 분석도 있지만, 사실이라면 줏대도 철학도 없는 정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LH 본사 이전도 김완주 전라북도 지사가 분산 배치를 요구하며 삭발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국책사업 쪼개기는 국가의 경쟁력만 좀먹는다. 과학벨트는 국가의 과학기술 경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3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다. 향후 과학입국 실현 여부를 좌우한다. 50여개 연구 그룹으로 꾸릴 기초과학연구원, 최첨단 연구실험에 활용될 중이온가속기는 과학벨트의 핵심 축이다. 한곳에 모여 있어야 집적효과가 생긴다. 분산하면 세계적 석학 유치도 어렵다. 김황식 총리 말대로 과학벨트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보상용으로 활용되어선 안 된다. LH 본사도 나눠먹기가 시도되고 있다. 민주당은 LH 본사 분산 이전을 당론으로 정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LH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구상이다. 토공은 전주로, 주공은 진주로 각각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현 정부 출범 뒤 두 공기업의 통합으로 유치전이 벌어졌다. 동남권 신공항 무산 이후 영남권 달래기 차원에서 LH 본사가 유치될 수 있다는 소문에 전북도가 분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주든 진주든 본사는 한곳에 있어야 통합 취지에도 맞고, 경영효율도 제고된다. 사태가 이렇게 악화된 데는 정부 책임이 크다.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갈등 돌려막기 유혹을 버려야 한다. 지역이기주의에 국책사업이 침몰하면 국가경쟁력은 손상된다. 어제 과학벨트선정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과학 경쟁력 논리로 풀어가야 한다.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국익을 최우선 잣대로 결단해야 한다. 결단 뒤 대안사업으로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순리다. 국민은 표를 의식해 툭하면 삭발 투쟁에 나서는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등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해하고 있다. 국책사업의 잣대는 오로지 국익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분열 없게” 신중한 국제과학벨트위 첫회의

    “분열 없게” 신중한 국제과학벨트위 첫회의

    “과학벨트 입지 선정 과정에서 교과부안(案)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과학벨트위) 첫 회의에서 위원장인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작심한 듯 모두 발언에서부터 입지 선정과 관련된 항간의 소문들을 강한 톤으로 반박했다. 세간에 파다한 ‘정치적 판단설’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보였으나 많은 이해 당사자와 국민들이 ‘어찌됐건 과학벨트 입지는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될 일’이라고 믿고 있어 이 장관의 교과부안 부인 발언은 민심수습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장관은 이런 문제를 의식한 듯 “(입지 문제는) 전적으로 위원들과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못 박은 뒤 “지역의 이해득실에서 벗어나 오로지 과학적 판단과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만 생각하고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벨트에 대해 과학계는 물론 지역 유치 욕구가 강해 많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위원들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 사업은 취지와 본질에서 결코 국민을 분열시키거나 걱정하게 할 사안이 아니다.”고 거듭 주장했다. 곧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50여분에 걸쳐 위원 소개와 향후 위원회 일정 및 운영 방안 등이 논의됐다. 산하 분과위원회인 입지평가위원회와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는 각각 김상주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 박상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2차 회의 날짜는 오는 13일로 잡았다. 첫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이준승(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위원은 “오늘은 첫 회의여서 분산배치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면서 “그동안 정부안과 교과부 연구, 전문가 검토 사항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토의됐던 검토안 등을 모두 내놓고 이를 기본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입지 선정 방법과 날짜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은 “분산(배치)이라고 하면 (여러 시설을) 흩트려 놓는다는 건데 꼭 그렇게만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여운을 남긴 뒤 “적어도 6월까지는 모든 게 정리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언급만 한 채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과학벨트 입지 문제는 결코 정치적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정치권은 지금 ‘분할 쟁탈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문제로 정치권이 대혼란에 빠졌다. 최근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대구·경북 대 부산’의 싸움이었다면, 과학벨트는 ‘충청 대 영·호남’의 싸움으로 번졌고,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은 ‘영남 대 호남’의 극심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과학벨트 분산배치설이 확산된 7일 청와대와 정부는 “결정된 게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국책사업을 둘러싼 지역갈등이 첨예해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서상기 “삼각벨트 구축해야” 한나라당에서는 과학벨트는 분산 배치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는 통째로 경남 진주로 내려가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당내 충청권 세력이 과학벨트 분산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 출신인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은 “현재 3조 5000억원 규모인 과학벨트 예산규모를 10조원 정도로 늘려 3조 5000억원씩 충청·영남·호남에 배정해 ‘삼각벨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LH분산’ 당론 추진 국토해양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경남 진주)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전과 관련, “본사를 쪼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합병 이전에 규모가 더 컸던 회사(주택공사)가 애초 이전할 지역인 진주로 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분산배치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학벨트를 놓고서는 당 지도부 및 충청권과 호남권이 팽팽하게 맞선 상태다. 과학벨트와 관련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충청권 입지 선정을 압박했다. ●이회창 “대표직 걸고 유치”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필요하다면 대표직도 내놓을 생각”이라면서 “우리 당과 생각을 함께하는 정당이 있다면 합당도 불사하겠다.”며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를 주장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과학벨트 입지 빠르면 새달 결정”

    “과학벨트 입지 빠르면 새달 결정”

    정부가 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늦어도 6월까지는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 선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어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일정도 확정한다는 복안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를 구성해 7일 첫 회의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위원회는 과학벨트의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한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을 포함해 기초과학연구원 운영 방향, 중이온 가속기 설치, 과학벨트 기본계획 등이 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사실상 실무위원회인 셈이다. 7일 열릴 1차 회의에서는 과학벨트 조성사업의 향후 일정과 위원회 운영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빠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까지는 입지를 결정하고 이어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추진 일정을 확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과학벨트위는 교과부·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지식경제부·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차관 6명과 민간 전문가 13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됐다. 산하 분과위원회로는 입지평가위원회와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가 설치된다. 과학벨트 입지는 입지평가위가 결정한다. 입지평가위원으로는 김 부위원장과 이준승 원장, 강태진 협의회장, 한문희 충남대 녹색에너지기술전문대학원장 등 8명의 민간위원과 김창경 교과부 제2차관이 위촉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日 “오염수 방출 설명 부족… 한국전문가 수용도 검토”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유출과 관련해 일본 외무성이 6일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에게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것은 한국 정부가 신속한 정보제공 등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일본 정부 측은 오전 1시간 정도 이뤄진 면담에서 주일 한국대사관 이정일 경제과장에게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공식적인 외교채널을 통해 설명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은 먼저 “이번 오염수 유출이 불가피하고 긴급하게 이루어져 한국을 포함한 인접국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방출 직후부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한국을 포함한 인접국에 대한 피해가 있을 만큼의 초국경적 오염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일본 측은 오염수 방출 경위를 설명하면서 과학적 데이터와 원전 2호기 오염수 측정결과를 제시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2호기내 오염수를 집중 폐기처리시설로 옮기려 했지만 이미 시설용량이 가득 차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 비교적 오염도가 떨어지는 저농도 오염수를 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일 2호기의 오염수의 방사성 요오드가 520만 베크렐(Bq)에 이르는 등 워낙 상황이 시급해 방출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며 당시의 관련 자료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고방사능 오염수를 대형 부유식 구조물(메가 플로트·Mega Float)에 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설내 방사능 유출 방지 시설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려 방출을 결정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일본 측은 앞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오염도를 공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한국 측이 제시한 한국 원자력 전문가 파견에 대해서는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도쿄전력 등과 협의한 뒤 우리 측에 결과를 통보키로 했다. 두 나라 원전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한국측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일본 정부가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방출하면서 미국과의 사전 협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 미국 전문가 160여명이 상주하고 있는데 일본 전문가들과 사전에 상의했을지는 모르지만 외교적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상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방사능정보 앞으론 신속 제공”

    일본 정부가 6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앞으로 한국 정부에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오전 주일 한국대사관 이정일 경제과장에게 이번 방사능 오염수 방출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앞으로는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번 오염수 유출은 긴급하게 이뤄져 한국을 포함한 인접국에 상세한 설명을 할 기회가 부족했다.”면서 “방출 직후부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인접국에 피해가 있을 만큼의 초국경적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저농도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물을 바다로 내보낸 것에 대한 설명이 어업 관계자나 주변 국가에 불충분했다.”면서 “주변국이나 관계자에게 더 상세하고 정중한 설명을 사전에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인접국인 한국 등에 오염수 방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한 데 대해 주한 일본대사관 측에 우려를 공식 전달했다. 장원삼 동북아국장은 가네하라 노부카쓰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 행위에 대해 국내의 불안과 우려를 전달하고 모니터링 분야에서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윤설영기자 jrlee@seoul.co.kr
  • “국책사업 혼란은 장관해임 사항 아니다”

    “국책사업 혼란은 장관해임 사항 아니다”

    여야 의원들은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논란 등 국책사업의 혼란에 대해 정부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한 장관 등 책임자 문책에 대해 “갈등의 책임은 있지만 법률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면서 “공식으로 해임을 건의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영남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은 동남권 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추진 방식과 평가의 합리성·객관성이 결여됐다고 성토했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은 무(無)절차·무내용·무책임·무대안·무철학 등 다섯 가지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평가항목 중 연간 안개 일수가 11일인 가덕도는 68점, 60일인 영종도는 90점”이라면서 “평가 결과에 대한 상세한 기준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평가는 과학·기술의 문제”라면서 “(전문가에게) 믿고 맡겼으면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신공항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대형 국책사업을 정치권에 미루다 행정력을 낭비하고 지역 갈등을 조장해 국민 신뢰를 떨어뜨린 책임을 누가 질 거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은 “총리한테 설거지시키지 말고 청와대가 진두지휘한 책임을 지라.”고 몰아세웠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영남에 난 급한 불을 끄겠다고 충청권을 빗자루로 사용하는 것은 영남과 충청을 다 태우는 어리석은 행위”라면서 “신공항 백지화가 과학벨트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충청권 과학벨트 유치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해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는데 문책성 인사도 없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대통령의 말 바꾸기에 신물이 난다.”며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김 총리는 “법이 정한 타당성 조사 결과로 인해 공약 이행을 못한 건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공약을 함부로 한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일부 수긍했다. 일본의 ‘독도’ 교과서 왜곡에 대한 정부의 저자세 외교,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안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총리는 독도 정책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일본의 정책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 원전 방사성물질의 국내 유입은 “전문가들이 인체에 해를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 총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문제는 “6월 안에 틀림없이 결판내겠다.”고 말했으며,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LH·과학벨트 ‘비겁한 나눠먹기’

    앞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어느 한 지역에서 수행하는 일이 불가능해질지 모르겠다. 당면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본사 이전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 문제가 그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이 두 가지 대형 국책사업은 본질적으로는 ‘균형 발전’과 ‘효율적 발전’ 간 저울질의 문제여서 앞으로도 유사한 논쟁은 더 잦아질 것이라고 5일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특히 정부의 운영·관리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과학벨트는 국론의 충돌을 피하려다 형성된 문제다. 과학벨트는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에 더해진 ‘플러스 알파(+α)’로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세종시 원안을 수정하는 대신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배치하는 안이 제시됐으나, 세종시법이 원안대로 통과되자 ‘충청권만의 α’는 무산됐다. 이후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로 결정나면서 영·호남으로의 분산 배치론이 힘을 얻어가기 시작했다. LH의 본사 이전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될 때 배태된 문제였다. 참여정부 시절 지방분권화 정책에 따라 주택공사는 경남 진주로, 토지공사는 전북 전주로 가게 되어 있었던 것이 두 기관이 합쳐지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2009년 10월 통합공사 출범 직후 정부는 빠른 시간 내에 결론을 내겠다고 했지만 1년 반이 지나도록 확정을 짓지 못하면서 긴장감만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분산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부는 분산 배치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사석에서 “LH 본사나 과학벨트는 분산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해관계의 충돌을 ‘돌려막기식’으로 해결해서는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컨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불만과 반대를 잠재우기 위해 지역 민심 무마용으로 섣부른 결정을 해선 안 된다. 반대 여론의 압박 때문에 또 다른 정책이 만들어지면 또 다른 백지화를 유발하고 정책 변경이 꼬리의 꼬리를 물게 되는 것”이라면서 “국가결정 번복의 반복이라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위원회 결정 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도 “시간이 걸려도 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자.”고 제언했다. 이번 기회에 아예 노무현 정부 당시의 혁신도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혁신도시는 지난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단기간에 강행한 정치적 과욕의 결과”라며 “경제성이 결여된 국토균형 개발은 우리 미래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소”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더 늦기 전에 혁신도시의 목표와 개념을 재정립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운·허백윤기자 jj@seoul.co.kr
  • 과학벨트 특별법 발효… 지자체들 뜨거운 유치전

    과학벨트 특별법 발효… 지자체들 뜨거운 유치전

    ■충청 “대선공약 지켜라” 주민 246만명 서명지 靑전달 “유치 무산 땐 정권퇴진 운동” 충청권의 대전과 충남·북 주민과 자치단체, 시민단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통령의 공약이고 남에게 넘겨줄 수 없는 사업”이라며 강도 높은 유치 선전전을 선언했다. ‘범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오후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과학벨트 대선공약 사수를 위한 시·도민 서명운동’에 참여한 246만여명의 서명지를 전달했다. 서명지는 충청권 주민 500여만명의 절반에 이르는 수다. 전달식에는 재경충청향우회까지 합세해 2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이 버스에서 서명지 더미를 내리는 과정에서 이를 ‘시위 도구’라고 판단한 청와대경비단이 저지하면서 가벼운 몸싸움이 발생했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성명서를 돌리고 “대통령의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 선언으로 충청인의 생존권과 자존심까지 짓밟혔다.”면서 “이는 세종시 수정안을 거부한 충청권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터무니 없는 결정을 대통령 혼자 내렸다고 상상할 수 없다.”면서 충청권 유치가 무산되면 정권 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선 비상대책위 상임 공동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때는 영남권에 사과를 하면서 세종시 등 충청권과 관련된 국책사업 때는 사과 한번 안 했다.”면서 “당연직 위원회 구성도 대부분 영남권 인사들로 채워져 ‘형님벨트’를 만들겠다는 색깔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공약에 앞서 과학자 등 모든 이들이 대전 대덕, 세종시, 충북 오송과 연계된 충청권을 과학벨트 최적지로 꼽고 있다.”며 “또 분산 배치는 국익 차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대전 이천열·청주 남인우기자 sky@seoul.co.kr ■경북 “과학벨트 다 달라” 위원회에 해외석학 참여 건의 “기초과학기반·인프라 우수”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5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특별법 발효에 따른 경북도의 입장과 유치 추진 현황,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김 지사는 “밀양 신공항의 유치 노력이 무산된 것은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나 (과학벨트) 유치 노력을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만큼 영남권 3개 시·도(대구·경북·울산)가 힘을 합쳐 반드시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가 백년대계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정치적 접근은 반드시 배제돼야 한다.”면서 “일부에서 내륙 삼각벨트안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기초과학 없이 지역 안배만을 고려한 나눠 먹기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과학벨트위원회에 해외 석학을 참여시켜 줄 것을 교육과학기술부에 건의했다고 했다. 이어 “경북은 포항의 3·4세대 방사성가속기와 경주의 양성자가속기 등 가속기클러스터와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기초 과학 연구 기반과 성과의 산업화, 인프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자연·교육·문화 등 정주 환경이 우수하다.”면서 “최근 국제 포럼에 참석한 피터 풀데 막스플랑크 복잡계 물리연구소 초대 소장도 ‘포항공과대(포스텍)의 연구 역량과 정주 여건 때문에 경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강운태 광주시장은 성명을 내고 “광주권은 부지 확보와 지반 안정성 등 입지 여건이 다른 경쟁 지역보다 절대적인 우위에 있고, 첨단 산업단지와 연구개발특구 등 인프라의 집적도가 높다.”며 “이런 이점을 살려 광주에 본부를 두고, 대구·경북과 충청권에 각각 제2, 제3캠퍼스를 분산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일본과 독일이 이화학연구소(9개)와 막스플랑크(8개) 등 기초과학연구소를 각각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해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를 소개하며 ‘국토 삼각벨트’ 등 분산 배치를 요구했다. 광주 최치봉·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과학벨트 성패는 연구환경… 분산되면 성과 내기 힘들다”

    “국내외 과학자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연구시설과 문화·교육·주거 단지를 만들어 달라.”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를 두고 ‘입주자’격인 과학자들은 정치논리보다는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곳으로 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과학벨트 분산배치론’에 대해 회의적이다. 과학벨트를 분리해서는 기초과학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물리학자는 5일 “오자형 벨트나 삼각형 벨트도 있지만 과학벨트를 지역별로 분리하면 그건 과학벨트라고 부를 수 없다.”며 “과학벨트가 무슨 물건도 아니고 이렇게 무 자르듯이 딱 자를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과학벨트가 아니라 국토 균형 분배사업이라고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생물 과학자도 “과학보다 비즈니스가 강조되면서 지자체의 유치경쟁이 치열해진 것 같다.”면서 “경제효과 등으로만 무조건 유치경쟁에 나설 것이 아니라 해당지역이 과학자들을 유치할 조건을 갖췄는지를 스스로 평가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벨트의 성패는 연구 환경조성에 달려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 의견이다. 한 과학자는 “특히 기초연구는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장기간 연구를 해야 하는데 연구시설과 문화·교육·주거단지가 함께 이뤄져야 정부가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과열된 입지 선정문제에 대해서도 오히려 이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과학자는 “과학벨트는 이미 정치 문제로 변했기 때문에 과학계에 맡겨 달라는 요구는 설득력이 없다.”며 “정치적 논쟁을 없앨 수 없다면 차라리 국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벨트 입지 경쟁을 단순 경쟁에서 해당지역의 정치·교육·예술 등 전체 지역사회의 협조를 구하는 장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벨트의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 이화학연구소나 스위스에 있는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연구시설도 훌륭하지만 과학자들이 장기간 머물면서 연구할 수 있는 매력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외에서도 인재가 모이고 있다. 이화학연구소의 외국인 연구자 비율은 30%에 달하고, CERN에는 전 세계에서 매년 1만명에 달하는 연구자들이 찾아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벨트위원회는 7일 1차 회의를 연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교과부·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지식경제부·보건복지부 차관 등 6명의 당연직 위원과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등 민간전문가 13명을 포함한 20명으로 구성된다. 올 상반기에 과학벨트 입지가 선정될 계획이다. 다른 과학자는 “위원회가 정부 주도의 일방통행식이 아니라 정부 당연직과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도 존중돼야 한다.”며 “민간 전문가가 들러리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3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과학벨트에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고, 연구원도 300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들의 30%를 외국인으로 채울 계획이다. 김효섭·최재헌기자 newworld@seoul.co.kr
  • 밀가루·설탕값 오르니 과자·빵·음료 줄줄이↑

    4월 장바구니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 등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납작 엎드려 있던 식품기업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아원이 이날부터 밀가루 가격을 8.6% 인상했다.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등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방침이다. 설탕값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두 차례 연이어 9~10% 올랐다. 이에 밀가루와 설탕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라면·빵·과자·음료 등의 제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은 시간 문제였다. ●해태제과, 24개 품목 평균 8% 인상 해태제과가 5일 주력 제품인 오예스, 홈런볼, 후렌치파이 등 24개 품목의 대형 유통업체 공급가격을 평균 8% 올리면서 ‘총대’를 멨다. 롯데제과·오리온·롯데칠성 등 다른 업체들도 이르면 1~2주, 늦어도 이달 안에 제품 가격을 올릴 조짐이다. 유한킴벌리는 이미 일부 유통업체에 립톤 아이스티 10여개 품목에 대해 평균 10%가량 가격 인상을 요청해 놓은 상태로 이번 주 안에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수입맥주 밀러도 10여개 품목에 대해 평균 5%가량 값을 인상하는 방안을 유통업체와 협의 중이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소매업체에 들어가는 펩시콜라·사이다 등의 납품가를 5~10% 올린 바 있다. SPC그룹과 CJ푸드빌을 비롯한 외식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거나 일부 품목에 대해 이미 값을 올리기도 했다. ●롯데제과·오리온 등도 이달내 올릴 듯 버거킹은 지난달부터 콜라값을 1500원에서 100원 올리고 콜라가 포함된 일부 세트메뉴값도 100원씩 인상했으며,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일부터 런치세트 메뉴를 최대 300원, 던킨도너츠는 베이글 일부 제품을 100원씩 올렸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상승 압박은 오랫동안 계속 쌓여 왔던 것이고 선두업체가 나설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며 “조만간 너도나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세종시 수정안 등 대형 국책사업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정치권의 갈등 양상은 점입가경이다. 4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야 비수도권 의원들은 정부의 대기업 수도권 투자를 뼈대로 하는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기를 들었다. 국책 사업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주요인이기는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표심 경쟁이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 대표성도 가져야 한다.”면서 “당면 현안과 미래 지향적 정책이 부딪칠 때 냉철하게 판단해서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여야 의원들은 당선 무효 규정을 완화하는 법안에 한목소리를 냈고 이날 선관위가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기업 후원금 등 이기적 입법 꼽혀 집단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당선 무효형 벌금 기준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등 여야 의원 21명은 지난 1일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17년 전에 만들어진 벌금 100만원 규정으로 너무 많은 고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낮은 액수로는 합리적인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선자의 직계 존·비속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을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하는 조항을 삭제하자는 법안도 발의돼 질타를 받았다.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 등 여야 의원 53명은 지난달 4일 “헌법에 위배되며 본인이 아닌 친족의 잘못으로 당선이 무효되는 건 과도하다.”며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월 국회 때 기습 합의, 상정한 기업·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이기적인 입법으로 꼽힌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정 의견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11일 통과시킨 상장회사에 준법지원인 1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는 상법 개정안도 “법조 출신 의원들이 만들어낸 변호사 일자리용 법안이며 옥상옥”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 이기주의도 기승이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 민주당 이낙연 의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등 비수도권 의원 13명은 이날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에 대해 관보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등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맞불을 놓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도 충청권 의원들은 “대통령 공약”을, 영·호남 의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을 들어 ‘쪼개기’에 나선 형국이다. ●국가대표성보다 지역대표성 부각 국가정책과 지역정책의 갈등 지수가 높아진 데는 다양한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시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내년이 총선·대선을 치르는 격변기라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이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을 ‘대표성의 전환’으로 규정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과 계파가 더 이상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위기 의식이 심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다 보니 지역 대표성이 점점 부각된다는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밝히며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주장한 것은 지역주의의 위력을 체득한 까닭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이를 두고 “갈등 구조가 존재하더라도 정치권이 조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법’ 과정을 예로 들더라도 그 자체를 전쟁으로 표현하는 등 일상 정치에서부터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적 문제가 합쳐지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것이 의회 정치의 대표적 단상이다. 지역주의가 고착화된 한국 정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객원교수는 “지역주의 구도에서는 국가 균형 발전 정책도 개발주의로 흐르기 쉽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균형 발전 소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정치권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현안이 당장 해결되지 못했다 해서 다른 지역 현안을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식의 극단성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큰 틀에서 논의하고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큰 틀에서 논의·조정 필요”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총선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선만큼은 지역 개발 공약보다는 가치 공약 중심으로 가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 균형 발전의 발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윤철 교수는 “지역 발전은 국가위임 사무의 범위, 자치권 문제, 지방세 등 지방의 내생적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지방자치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종의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집단 이기주의의 경우 개인적으로 양식 있게 대처하는 태도와 함께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책임질 부분을 제대로 하고 문제를 풀어 달라고 해야 설득력을 갖는다. 지금처럼 전혀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요구하면 명분을 얻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전 교수는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 요구에는 개혁과 비개혁이 혼재돼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자기 선거에 유리하게 하려는 현상에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섞이면 바람직한 방향도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률적 기준 외에도 정치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합리적인지, 허용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사회적인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홈플러스·킴스클럽 PB상품 세균 ‘범벅’

    ‘돈맛 안 대형 마트들,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다.’ 홈플러스· 킴스클럽 등 대형 마트가 판매하는 자사브랜드(PB) 제품이 위생점검에서 기준치를 넘는 세균 수와 표백제로 쓰이는 이산화황이 검출돼 잇따라 판매중지됐다. 지난달에는 홈플러스 PB 사탕에서 철사가 발견되는 등 대형 마트 PB 제품 위생관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킴스클럽마트’ PB 제품 가운데 송림수산이 위탁생산하는 ‘날치알레드’(유통기한 2012년 9월 9일)에서 세균 수가 g당 2400만 마리나 검출돼 판매금지 및 회수처분했다고 4일 밝혔다. 검출된 세균 수는 수산물 가공품 위생기준의 240배 수준이다. 식약청은 또 ‘홈플러스’가 가교버섯영농조합법인에 의뢰해 판매하는 PB 제품 ‘표고버섯절편’(유통기한 2012년 1월 22일)에서 기준치 이상의 이산화황이 검출돼 역시 판매금지 및 회수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산화황은 표백제나 보존료 용도로 쓰이는 식품첨가물로, 과다섭취하면 두통이나 복통, 기관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달에는 홈플러스가 국제제과에 위탁생산해 판매한 PB제품 ‘알뜰상품 디저트 과일맛 종합캔디’에서 길이 8㎜의 철사가 발견돼 식약청이 회수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금지 및 회수 조치가 내려진 부적합 제품들은 서울시 유통식품 안전관리 수거·검사 계획에 따라 검사한 결과 세균 수 및 이산화황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제품들”이라면서 “구매한 소비자는 섭취를 중단하고 즉시 이랜드리테일과 홈플러스 측에 반품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의원님들 뭐 하자는 겁니까

    의원님들 뭐 하자는 겁니까

    “정치에 비용이 든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안다. 그러나 돈에 관한 한 국민들은 더 이상 믿어주려 하지 않는다.” 4일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이 좌절되자 한 중진의원은 이렇게 한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개정 의견을 빼기로 했다. 투명성을 높여 정치자금 조달 규제를 풀어 주자는 취지였지만, 반대 여론을 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신뢰의 공간이 사라진 정치 풍토를 재확인시켜 주었다.”고 진단했다. 신뢰의 위기는 정치권이 자초했다는 평가다. 최근 선량(選良)들이 보여준 지역·집단 이기주의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동남권 신공항 결정 등에서 보여준 양태에는 민심의 대변자를 넘어서 민심을 ‘선동’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대립의 와중에서도 타협과 조정을 이뤄내야 할 국회의원들이 국론 분열의 최전선에 선 셈이다. ‘정책’에 관한 일은 그나마 양호한 사례다. 당선 무효 규정을 완화하기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려 한 일에 대해서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열심’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준법(遵法) 지원인’ 제도를 도입한 것도 마찬가지다. 상장기업에 변호사나 법학교수 등을 준법지원인으로 의무 채용하는 법안으로, ‘힘 있고 가진 자를 위한 일’로 치부되면서 민심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러고 나니 저마다 ‘민심’ ‘지역발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름을 내걸어도 그 진정성에 의문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자조도 나온다. 여야 비수도권 의원 12명이 “‘수도권 규제완화법’을 저지하겠다.”며 이날 국회에서 모임을 가진 것은 극단적인 집단의식의 단면을 보여준 일례로 꼽힌다. 한 수도권 의원은 “수도권 규제완화는 정책에 관한 것으로 얼마든지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신공항 백지화로 지방이 홀대를 당했으니 수도권도 당해 봐라.’는 식의 태도는 극단적인 보복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선출된 의원들이 누구를 대표하느냐에 대한 혼돈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 의원 사회가 ‘대표성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처럼 정당·계파가 자신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지역 표’에 집착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지운·구혜영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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