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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만원짜리 영어캠프 서민들엔 ‘그림의 떡’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민은경(38)씨는 서울 풍납동 ‘서울영어체험마을’여름 캠프에 자녀를 보내려다 포기했다.2주 과정이 80만원에 달했기 때문. 민씨는 “5박 6일 정규과정(12만원)에 비해 너무 비싸 깜짝 놀랐다.”며 “서울시가 주도하는 영어교육도 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니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어린이들이 영어권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도록 세워진 ‘서울영어체험마을’ 참가비가 갑작스레 올라 논란을 빚고 있다.●“저소득층 자녀 55명 무료 등록”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해 12월 개관, 민간 단체가 운영하는 영어체험마을 참가비가 6개월 만에 2.5∼3배 올랐다.5박6일 정규 프로그램은 12만원이지만, 새로 개설된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은 10만원,2주 과정 여름 캠프는 80만원이다. 하루 참가비가 2만원에서 주말은 5만원, 여름캠프는 6만원으로 오른 셈이다.서울시 관계자는 “여름 캠프는 정규 프로그램과 달리 야외·문화활동이 많아 원가인상 요인이 많았다.”면서 “여전히 사설 영어캠프(약 300만원)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했다.“여름 캠프는 참가인원 600명이 1주일 만에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았고, 시 지원을 받은 저소득층 자녀 55명도 무료로 등록했다.”고 덧붙였다.●“이윤 내려면 영어마을 불필요” 그러나 사교육비를 줄이려고 시 예산 12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비영리 시설과 사설기관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란 지적도 많다. 민씨는 “제값 받아 이윤을 남기려면 세금 들여 영어마을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서울영어체험마을 홈페이지(www.sev.go.kr)에서 “학부모님들께서 사교육비를 걱정하고 계십니다. 적은 부담에 알찬 대안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밝혔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함혜리 특파원의 파리지앵 스타일] 佛타오르는 바겐세일

    |파리 함혜리특파원| 요즘 파리지앵은 바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 정기 바겐세일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출근 전에 한번 들르고, 점심은 샌드위치로 때우고 사무실 근처 백화점에 들러 점 찍어 놓았던 물건을 사고, 저녁에도 상점 문이 닫기 전에 달려가서 못 다한 쇼핑을 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신상품을 30%에서 최고 70%까지 할인판매하는 바겐세일은 바캉스를 앞둔 쇼핑 마니아들에게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달 24일부터 여름 바겐세일이 시작됐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오는 7월 말까지 세일은 계속된다. 시간이 가면서 물건이 소진되기 시작하면 두번째, 세번째로 값을 다시 내린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원하는 물건을 건지는 행운을 만나기는 힘들다.올 시즌 히트 상품, 무난하면서도 멋스러운 디자인에 내 몸에 딱 맞는 옷이나 구두들은 세일 초반에 모두 동이 나기 십상이다. 세일 첫날 파리의 오스만 대로에 있는 갤러리 라파예트와 프렝탕 백화점 등은 이례적으로 8시에 문을 열어 손님들을 맞았다. 대부분 재고를 남기지 않고 있는 제품들에 한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빨리 가야 물건을 제대로 고를 수 있다. 백화점 여성복 매장과 구두 판매코너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물건이 싸다고 다 사는 것은 아니다. 이것저것 꼼꼼히 따지고, 재보고, 다른 의상들과 어울리는지 충분히 고려한 뒤 산다.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여는 구찌 매장. 첫날 문이 열리기도 전에 상점 앞에는 이미 1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바겐세일에 맞춰 관광을 온 일본 여성들도 눈에 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태도 갖가지. 휴대전화를 거는 사람, 신문이나 잡지를 보는 사람,MP3로 음악을 듣거나 게임보이를 들고 나와 오락을 하며 시간을 때우는 사람 등. 세일이 시작된 첫째주 일요일. 이날 백화점은 문을 닫았지만 생제르맹 데프레, 몽파르나스, 파씨 등의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열었다. 젊은 엄마는 유모차와 갓난아기를 남편에게 맡기고 사라져 나타날 줄을 모른다. 남편이 주차를 하는 동안 아내는 먼저 상점 안으로 들어가 ‘물건 사냥’에 나서기도 한다. 생라자르 근처의 한 여성의류점 주인은 “바겐세일은 몇해 전부터 알뜰한 쇼핑을 원하는 프랑스인들에게 즐거운 ‘스포츠’가 됐다.”고 말했다.제값을 모두 주지 않고, 분명히 싸게 샀다는 엄청난 쾌감을 안겨주는 스포츠가 바로 바겐세일인 셈이다. 이 스포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역시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lotus@seoul.co.kr
  • [데스크시각] ‘애니콜’과 ‘011’/정기홍 산업부 차장

    제품 시장에서는 유럽을 프리미엄급 시장으로, 동남아 지역은 초기 시장으로 대별한다. 첨단 기술을 변화무쌍하게 탑재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의 이런 인식은 더한 편이다. 이는 제품을 팔고 살 시장이 제대로 형성됐느냐, 안 됐느냐의 차이로도 볼 수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우리의 IT기업들이 이 두 시장에 진출한 현장을 접할 기회를 가졌다. 유럽에서는 최고 브랜드인 삼성전자 ‘애니콜’이었고, 베트남에서는 국내 1위 SK텔레콤의 ‘011 서비스’였다. 일정 내내 제값으로 팔리는 애니콜과 현지 착근(着根)에 고심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대비해 보는 것은 욕심이자 고민거리였다. 국내 통신업체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은 몇년이 안 됐다. 유선업체인 KT는 초고속인터넷망으로, 무선업체인 SK텔레콤,KTF는 이동통신 서비스로 진출해 있다. 지분 참여나 컨설팅 등 협력사업으로 진입 중이지만 시행착오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통신업계의 해외시장 진입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가 ‘안방 통신망’을 쉽사리 외국 업체에 내주겠는가. 우리의 주 개척지인 동남아 이동통신 시장을 보면 이같은 어려움이 잘 드러난다. 이들 국가는 시장개방은 했지만 좋은 주파수대를 주지 않는다. 시장도 우리의 방식인 CDMA보다는 대부분 유럽식(GSM)이다. 또한 ‘컬러링(통화연결음)’ 등 우리의 앞선 부가서비스도 시장에 내놓기엔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 SK텔레콤의 경우도 지난 2003년 베트남에 진출해 4% 정도의 시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15년이다. 이후엔 사업권을 베트남 정부에 내놓든지 연장을 해야만 한다. 이 회사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베트남 사업본부장은 “현지법인에 지분을 투자한 단말기 업체와 장비업체는 이익을 봤지만 (우리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손해는 아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서비스의 해외시장 진출 행보가 여기서 멈춰야 할 것인가. 정부 관계자나 업체들도 이 말엔 “아니다.”라고 고개를 흔든다. 국내 통신시장은 포화상태이고, 통신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해외시장 진출로 인한 연관 산업 및 업체와의 시너지도 간단히 말할 게 아니다. 지난 3월 세계 최대의 통신박람회인 독일 하노버의 ‘세빗’에서는 이와 관련한 해답이 제시됐다. 개막식날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슈뢰더 총리는 “독일 것 빼곤 최고다.”라고 밝혔다. 그의 전격 방문은 삼성전자가 그간 문화재 복원사업에 금전적 지원을 해온 문화 마케팅 덕분이었다는 말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애니콜의 문화 마케팅 여파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애니콜 열풍이 일면서 유럽인의 눈길이 한국산 가전 제품과 자동차로 옮아왔다는 점이다. 여행을 인도했던 가이드는 “애니콜 입소문이 돌면서 한국 가전제품이 필립스, 소니 등의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도요타 자동차만 찾던 오너 드라이버들은 현대 쏘나타를 타면 손해는 안 보는 차로 인식하게 됐다.”고 시장 변화를 전했다. 이 말이 맞다면 애니콜의 후폭풍인 셈이다. 이달 중순에 있었던 SK텔레콤의 베트남 이벤트도 이와 비슷한 행사였다. 베트남 시장 ‘진출 3년,25만 가입자 돌파’ 기념식을 베트남 어린이 ‘언청이 수술’ 10주년 축하 행사로 대신했다. 독일에서의 애니콜과 비슷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여진다. 현실적으로 업체 홀로 가는 이동통신의 해외 진출은 다소의 한계가 있어 보인다. 업체들은 국가 기간망이란 점에서 진출국들이 쳐놓은 ‘망(網)’을 뚫는데 어려움을 절감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해당 기업의 노력은 물론이고, 이 기회에 정부의 측면 지원도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투자 결정은 전적으로 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정부의 해당 국가 통신기관과의 잦은 교류는 충분한 측면 지원이 된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수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한 태평양 연안을 두르는 ‘CDMA 벨트’란 정책에 따라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애니콜 후폭풍’이 ‘011 언청이 수술’에서 터지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정기홍 산업부 차장 hong@seoul.co.kr
  • [사설] ‘한국 미래 앞으로 10년에 달렸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매력있는 한국:2015년 10대 선진국 진입전략’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는 한국경제의 실상에 대해 몸집은 세계 11위로 비대해졌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무는 전형적인 외화내빈(外華內貧)형으로 규정했다. 특히 서방선진 7개국(G7)과 비교하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0% 수준,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3%에 불과한 반면 1인당 노동시간은 146%나 된다. 양극화와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체 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비전과 국가 전략은 아직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대결과 배제의 논리가 범람하면서 개인과 기업, 국가, 사회가 역량을 결집하지 못한 채 제각각이다. 총요소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게다가 보고서의 지적처럼 우리는 세계 경제의 블랙홀로 일컬어지는 중국과 이웃하고 있는 데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율, 천문학적인 규모의 통일비용 등을 감당해야 할 처지다. 도약보다는 정체나 퇴보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앞으로 10년 동안 잠재성장률을 6.3%까지 끌어올려야만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자면 지금부터라도 국가지도자를 비롯한 각 부문의 주체들은 우리 국민 스스로가 자랑스러워하고 외국인들도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나라를 만든다는 목표에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 요소별 시스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전문성이 제값을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부는 개별적 경쟁력을 한데 엮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시바삐 제시해야 한다.
  • [공공기관 ‘지방시대’] (중) 이전비용 어떻게

    [공공기관 ‘지방시대’] (중) 이전비용 어떻게

    “서울·수도권 땅과 건물을 팔아 지방의 혁신도시 건설 비용쯤 못 뽑겠습니까.” 공공기관 이전비용 마련 방안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답변이다. 하지만 이전 비용은 ‘갈길 바쁜’ 공공기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을 마련해야만 사업을 착수할 때 빚어질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전 비용 지원을 위한 정치적 합의 도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에 모두 12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8조 7000억원은 공공기관이 보유 중인 건물이나 토지 등을 매각해 조달키로 했다. 하지만 3조 3000억원에 대한 대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다만,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 지원방안으로 혁신도시 건설시 산업단지 수준의 기반시설 건설은 지원해주기로 했다. ●“안팔릴땐 토지공사서 매입” 또 이전할 공공기관의 건물과 땅 매각이 순조로울지도 의문이다. 서울·수도권의 105개 대형 사옥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 제값을 받기 쉽지 않다. 이들 매머드 빌딩을 사줄 만한 기관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공공기관들이 빌딩 등의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 토지공사가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토공이 이들 건물을 매입해줄 만한 여력이 있는지 미지수이다. 또 이 경우 건물과 땅값을 어떻게 책정하느냐를 두고 갈등도 예상된다. 보유하고 있는 땅이나 사옥 부지를 상업지역 등으로 용도변경해 높은 가격에 파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노른자위 기업을 빼가는 데 야당 출신 수도권 단체장들이 쉽게 협조해줄 것이란 보장도 없다. ●12조원 가이드라인 지켜낼까 가장 큰 문제는 12조원이라는 재원 내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마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전국적으로 혁신도시 11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규모는 대략 10만∼50만평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50여만평의 택지지구 개발에는 보상비와 개발비 등 대략 4000억∼8000억원이 들어갔다. 지방의 땅값이 급등하게 되면 그 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건물 신축비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그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12조원 내에서 이전을 마무리짓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도 당초 4조 6000억원이면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보상비 등으로 최소한 1조원가량은 늘어날 것”이라며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토지 보상비도 예상을 크게 빗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지자체 지원 늘려야 공공기관 이전이 성공하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혁신도시 건설은 정부의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 혁신도시 한 곳당 300억∼800억원 수준의 기반시설비 지원으로는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건설을 기대하기 어렵다. 혁신도시 건설은 산업단지 수준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여당이 적극 나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래야만 예산 배정 등에서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배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공공기관의 배분은 야당이 발을 빼 정부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했지만 지원 방안이나 재정지원 등은 여야가 합의를 통해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것이 이뤄져야만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정권교체 등 정치적인 상황변화 속에서도 공공기관 이전이 지속될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176개 공공기관 지방이전] 상업·주택용지로 개발 허용 유력

    [176개 공공기관 지방이전] 상업·주택용지로 개발 허용 유력

    공공기관이 이전하고 난 뒤 기존 사옥과 땅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까. 현재로서 기존 사옥의 이용 방안에 대해서는 ‘백지상태’다. 그러나 서울·수도권에 입지가 빼어나고 이만큼 큰 땅이 없을 뿐 아니라 단순 업무용이 아닌 개발 가능성이 큰 땅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적극 매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새로운 용도로 이용하거나 건물을 헐고 개발하는 것은 행정복합도시건설에 따라 이전하는 부처 청사 이용 방안 등과 함께 연계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용도지정 경쟁입찰 설득력 매각 방법은 미리 개발 용도를 지정, 경쟁입찰에 부쳤던 서울 ‘뚝섬 상업용지 매각’방식이 설득력을 얻는다. 단순 업무용으로 팔면 제값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상업용지나 주택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매각도 원활해질 수 있다. 매각 이후 특정 기업에 개발을 허용해 줄 경우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도 있으며, 공공기관 부지를 사들이기 위한 과열 경쟁을 막아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차원도 있다. 건설업체와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알짜 땅으로 삼성동 한국전력 터와 성남 도로공사 부지를 꼽는다. 한전 부지(2만 4000여평)는 상업지역으로 교통여건이 뛰어나고 한강과 가깝다는 점에서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많다. 벌써부터 주상복합 아파트 등으로 개발할 경우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 매각 일정·방법 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평당 30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이 곳을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 땅(6만 1800여평)도 관심거리다. 자연녹지이지만 2종 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풀어 준다면 판교 택지 공급시 이상의 경쟁률을 예상할 수 있다. 송영민 리얼티소프트 사장은 “땅값이 워낙 비싸 단순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답이 나오지 않는 땅”이라면서 “정부가 개발 방향을 정해 주고 매각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업무용 빌딩으로 매각 반면 분당에 있는 토공, 주공, 가스공사 등과 서울에 있는 사옥 등은 당장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 힘들다. 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업무용으로 못박은 땅이라서 업무용으로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옥 자체가 신축 건물이라서 헐고 새로 짓는다면 엄청난 자원낭비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보다는 서울에서 이전하는 기업, 연구소, 벤처 단지 등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원대학교·연구소 등이 함께 들어서는 방안도 나온다. 서울에 있는 사옥은 임대용 건물로 활용할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울대학교를 팝니다

    서울대학교를 팝니다

    8개 단과대학 몽땅 97억원 판 돈으로 종합「캠퍼스」 문교당국에 의해 지난 달 상아탑 공매방침이 이같이 밝혀지자 새로운 화제로 등장한 것은 그 재산평가와 누가 새 주인이 될 것이냐는 것으로 좁아졌다. 서울대학교 종합「캠퍼스」계획「매스터·플랜」이 10월 중에 나올 예정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방매계획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부동산 관계 매매업자들은 벌써부터 군침이다. 지금 예산으로는 올해 안으로 팔려질 치대 등과 내년으로 미루어진 문리대 등과 아직 계획이 서있지 않으나 수년 내에 팔릴 법대 등 서울대학교의 집값과 땅값이 얼마나 될 것인 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개업자들 훨씬 낮게 평가 문교부당국은 몽땅 97억원이라고만 말할 뿐 정확한 명세서는 내어놓질 않는다. 그러나 관계관회의에 올린 자료에 의하면 단편적이기는 하나 윤곽만은 잡힌다. 68년도에 금싸라기땅인 치대 670평, 사대 4,697평, 사대부국 480평, 부고 400평 등 6,247평에 밝혀지지 않은 땅을 합쳐 11,053평을 판다. 값은 10억 9천만원으로 잡고 있다. 평당으로 따져서 치대를 65만원, 사대 5만 2천원, 부국 10만원, 부고 5만원 꼴. 내년도에는 음대 1,753평, 상대 22,253평, 대학본부 37,819평, 문리대 3,597평을 공매키로 되어있다. 그러나 부동산 소개업자들은 서울대학교가 계산한 땅값보다 훨씬 낮게 평가하고 있다. 올해 팔릴 재산의 경우만 하더라도 치대 땅값을 평당 40만원 내지 50만원, 부고 땅값을 3만원 정도로 보고있고 부국 10만원도 비싸다는 여론이다. 나라재산은 비지값… 그들의 이유는 부르는 게 값이 아니고 실제 팔리는 것이 값이라고 주장하면서 땅덩어리가 크면 제값을 받지 못하고 건물 값은 고옥이어서 값이 쳐지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보는 대학의 값은 치대 2억 6800만원(평당 40만원), 부고(청량리) 12억 5100만원(평당 3만원), 문리대 2억 1582만원(평당 6만원), 대학본부 22억 6914만원(평당 6만원), 상대 5억 5632만원(평당 2만 5천원) 등이다. 그러면서도 개인 재산의 땅값으로 친 것이기에 나라가 주인일 때는 이보다 더 싸질 수도 있다고 사족까지 붙인다. 치대는 한은(韓銀:한국은행)이 산다는 소문 새 주인에 대해서는 아직 점치기에는 이르지만 치대만은 오래 전부터 한국은행에서 사려고 했다는 풍문이 있고 보면 그 쪽으로 기울어지기가 쉽다는 의견이다. 다른 대학도 여러가지 면에서 실력자가 아니면 덤빌 수 없다는 게 공론. 63년 문리대 근처로 서울대학교를 종합화시키려고 했을 때 치대 상대 등을 수의계약으로 사려고 10여 명의「브로커」들이 학교 및 재무, 문교당국에 치열한 교섭을 폈고 모종의 압력까지 있었는 이야기가 있고 보면 이번 공매도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 서울대의 공매는 종합「캠퍼스」가 신축되어야 양도되므로 계약 때와 인도 시까지 수년의 차가 있을 수 있고 그 대금도 일시불로 받지 않고 분할하여 받는다는 점 등 유리한 매입조건과 민간의 땅 시세보다는 쌀 것이라는 추정에서 심한 경합을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최택만(崔澤滿)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0/6 제1권 제3호 ]
  • 농협 직거래 장터도 인기

    일산 5일장과 같은 날 장이 서는 일산농협 ‘농산물 직거래장터’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산물의 품질이 좋은 데다 가격도 30% 정도 싸다고 인정받는 까닭이다. 장터가 열리는 날이면 농협 전담 직원 7∼8명이 매달려도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가 힘들 정도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잣다. 농산물 직거래장터는 일산구 일산동 일산농협 주차장을 빌려 만든 60평 규모의 간이 매장. 토마토·수박·참외 등 과일을 비롯해 옥수수·파·마늘·버섯 등 여러가지 우리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김창규 일산농협 판매과장은 “지난 3월 일산 관내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을 제값을 받고 팔아주기 위해 이 장터를 마련,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 장터를 연지 오래되지 않아 매출액이 많은 편은 못되지만, 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인 만큼 보다 싱싱하고 저렴하다는 입소문이 퍼져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터는 원래 매주 목요일 개설됐으나 재래시장 상인들이 장사에 지장을 준다며 5일장이 서는 날로 옮겨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3일과 8일에 장터를 열고 있다(장날이 토·일요일과 겹칠 경우는 휴무). 일산구 관내의 경우 3만원 이상 구입하면 무료로 배달도 해준다. 일산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기고] 거기에 정치는 없었다/정인화 전라남도 공보관

    지난 2월2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서는 도·농 상생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상징적 행사가 열렸다.‘설맞이 전남 농수산물 직거래장터’가 그것이다. 전남의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판매액은 10억여원. 종래에 열렸던 직거래 행사들의 판매액이 잘해야 1억∼2억원이었던 데 비하면 놀랄 만한 액수다. 작년 12월 17일 서울과 전남이 자매결연한 후 이루어낸 첫 결과물이었다. 사실 이러한 직거래 행사는 심심찮게 있어 왔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향우회를 대상으로 혹은 구청(구체적으로 말하면 강남구)의 지원에 의해 1년에 2∼3차례 이상 도·농이 마음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중간단계가 없기 때문에 농민들은 자식처럼 키운 농산물을 제값에 팔고, 도시민들은 싱싱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싸게 살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 도·농은 원했다. 기왕이면 큰 장을 세워 보다 많은 시·도민들이 이익을 보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규모의 경제라든가 도·농상생과 같은 다소 거창한 용어를 들먹이지 않았지만 그들의 논리는 솔직하고 명쾌했다. 그것은 하나의 큰 흐름이었다. 그 흐름을 읽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였다. 양 시·도간 자매결연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혹자는 말한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러나 이같은 과정을 보고도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되묻고 싶다. 지난 4월18일 전남도청 회의실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서울의 모든 구청과 전남의 모든 시·군이 자매결연한 것이다. 워낙 매머드급이라 많은 시선을 끌기도 했지만 결연서에 서명을 한 단체장들의 소속정당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47명의 단체장 중 열린우리당이 9명, 한나라당이 23명, 민주당이 10명, 무소속이 5명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당파적 이해나 갈등이 전혀 없었다. 그들에게는 오직 주민만이 있었을 뿐이다. 주민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에 그들은 손을 맞잡았던 것이다. 이는 서울시와 전남도간 자매결연의 연장선에서 이뤄졌으며, 또한 실천목표이기도 하다. 서울은 인구 1000만명의 우리나라 중심도시이다. 가장 큰 소비처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거대한 소비자군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원한다. 농약과 제초제 등의 남용으로 오히려 식품이 건강을 위협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당연한 바람이다. 이에 비해 전남은 낙후도 1위의 대표적 농촌지역이다. 가장 깨끗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거기에다 대대적인 친환경농업으로 국내 최대의 안전 농산물 생산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시민과 전남도민이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농산물 직거래만을 위해 자매결연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청소년 교류가 있고, 문화교류가 있다. 행정적 교류는 기본이다. 청소년들의 홈스테이 행사, 수학여행단 방문, 영어마을 초청, 서울 유학생을 위한 제2의 남도학숙 건립,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도립국악단 공연, 양시·도의 행정적 벤치마킹 등. 얼른 생각나는 것만 해도 가짓수가 많다. 모름지기 교류란 가능한 것부터, 호응도가 높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접점을 마련한 후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이미 양 시·도지사는 이것을 공언한 바 있다. 그리고 실천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매사에 정치를 개입시키는 데 익숙해 있다. 내용을 꼼꼼히 따져 보기도 전에 그저 정치적이라고 단언해 버린다. 아마도 이명박 시장이 대권주자로 부각되다 보니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이 시장이 장성군에 있는 유기농 현장을 방문했을 때 한 농부는 이 시장의 손을 꼭 잡고 “더욱 발전시켜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농부의 말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정인화 전라남도 공보관
  •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쌀시장 개방 이후 농업을 경쟁력 있는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개편 방향을 놓고 의견은 분분하다. 쌀·축산·화훼 농가의 이해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식량안보 측면에서 경쟁력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은 농지의 활용방안과 친환경적 농경기법, 생산과 소비를 잇는 유통체제 개선 등으로 모아진다. 전업농이 많고 시장이 개방된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미래 농업의 문제점과 활로를 찾아 본다. 경기도 평택시 동삭동에서 20년째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안희찬(47)씨는 요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300여평 크기의 축사 2동에서 거세(去勢) 한우 120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지난해 초부터 값이 크게 떨어져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그동안 일반 육우(肉牛)를 키워 왔으나 정부의 고급육 육성정책에 따라 4년 전부터 거세우를 본격 사육하기 시작했다. 요즘 거래되는 거세한우 가격은 600㎏ 기준으로 500만∼510만원선. 지난 3·4월에는 450만원까지 떨어졌다. 안씨가 거세우 1마리를 사육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송아지 값 280만원과 출하 때까지 2년간 사료비 180만원 등 모두 460만원. 전기료 등 제반 비용과 인건비 등을 감안할 경우 최소한 600만∼650만원은 받아야 하는데 산지가격은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특히 거세한우를 키우는 데 2배 이상의 노동력과 사육 기간이 걸리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해 양축 의욕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비거세우는 출하까지 기간이 18∼20개월 걸리는 데 반해 거세우는 이보다 10개월 정도 더 소요된다. 또한 고급육 생산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 단계마다 먹이의 영양과 열량을 조절하는 등 세심한 정성을 쏟아야 한다. 안씨는 “노동력과 비용이 더 들어가는 만큼 비싸게 팔려야 하는데 가격면에서 일반 쇠고기와 별 차이 없이 판매되고 있어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는 계속되는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영향도 있지만 고급육이 기대만큼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지 못한 게 더 큰 것으로 축산업계는 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지원금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까지 거세우 장려금과 고급육출하 장려금 등으로 마리당 20만∼30만원씩 지원됐으나 올해부터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거세우 사육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축산물 수입개방에 대비, 고급육 사육을 적극 권장하는 정부 정책만 믿고 많은 농가들이 거세우 사육에 뛰어들었으나 생산비도 건지지 못한 채 빚만 늘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안씨는 “매년 60마리의 소를 출하해 3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지만 생산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은 한푼도 없다.”며 “거세우 사육으로 전환하면서 3억원의 빚만 지게 됐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에는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축사의 악취 발생 등으로 민원이 야기될까봐 주위 눈치를 살피며 소를 키우고 있다. 안씨는 “소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분뇨 등 부산물은 예전에는 퇴비 등으로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비료를 쓰기 때문에 위탁업체에 돈을 주고 처리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창궐하고 있는 각종 가축질병도 양축농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몇 달 전 자신이 키우던 한우가 브루셀라병에 걸려 50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던 충남 공주시 우성면 용봉리 우재찬(45)씨는 지금까지도 당시의 악몽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시중가로 보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아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시가 보상이 돼도 한창 송아지를 낳을 2∼3년 된 소들이 죽어나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송아지 값이 어미 소에 버금가 보상을 받아도 그동안 들어간 사료값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소값은 500㎏짜리 어미 소가 400여만원, 송아지는 마리당 3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우씨의 소들이 브루셀라병에 걸린 것은 지난 1월24일.150마리 가운데 50마리가 이 병에 걸렸다. 새끼가 계속 유산돼 검사를 해보니 이 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우씨는 “이 병은 토착병이 아니고 수입 젖소들이 마구 들어오면서 한우와 교배한다든가 해서 생긴 외래 질병”이라면서 혀를 찼다. 그는 “7∼8년 전쯤 소파동으로 한번 낭패를 본 뒤 구제역도 피하는 등 별 탈없이 길러 왔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했다.”며 “자식 같은 소를 파묻을 때의 심정을 생각이라도 해봤느냐.”며 허탈해했다. 우씨는 소축사를 짓고 사료값 등을 대느라 6억원의 빚을 진 상태다. 그는 “지금은 소값이 안정이 돼 있고 농사를 함께 지어 그마나 다행”이라고 자위했다. 사료는 25㎏에 5000여원에서 8500원까지 오르내리고 1년에 두 번 바닥을 갈아주는 톱밥 값이 모두 1500만원 안팎에 달해 생산비가 늘고 있다는 푸념도 했다. 우씨는 “축산농가들마다 농지를 담보로 보통 2억∼3억원씩 빚을 지고 있는데 소 수입이 전면 개방돼 소파동이라도 나면 쫄딱 망한다.”며 “정부에서 3∼4%에 이르는 농가부채의 이자를 1.5% 정도로 낮춰 축산농가 부담을 덜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대전 이천열기자 kbchul@seoul.co.kr ■ “친환경 축산농 농지 사용 허가를” 남호경 축산단체협 회장 남호경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축산농에 우리 농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현 축산농가의 실태는. -축산업은 쌀농사와 달리 완전 개방됐다. 미국산 쇠고기는 질병 차원의 문제다. 축산농가가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느껴지지만 이는 개방 이후 경쟁력을 키우고 정예화한 결과다. 정부는 과거처럼 쌀값 유지를 위해 무작정 돈을 보태기보다 경쟁력 있는 부문을 가려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축산농가가 바라는 지원 방안은. -식량자급에는 쌀뿐 아니라 쇠고기와 돼지·닭고기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축산은 농업의 일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쌀 위주로만 생각한다. 외국은 육류 자급화에 적극 노력한다. 축산농가가 농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쌀 개방으로 농지가 남는다면 공장이 아니라 축사를 지어 고기와 계란·우유 등을 생산토록 해야 한다.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얘기인가. -농지를 축산농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분뇨문제로 환경단체 등이 반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게 아니다. 또한 친환경적 시설을 갖춘 축산농가에만 허용하자는 얘기다. 허용 면적은 일단 1만㏊ 정도면 된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축농 후계자에게는 농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식당에 육류의 원산지 표시를 하자고 주장해 왔는데. -주로 쇠고기의 문제다. 젖소나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속이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식당이 원산지를 표시할 수는 없다. 일단 100평 이상 등 규모가 큰 식당부터 표시하고 점차 확대하자. 소비자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시급한 문제다. 일각에선 원산지 표시를 허용하면 가격이 크게 오른다고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질병 문제는. -축산농의 승패를 가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국민건강과도 밀접하다. 우리나라의 검역수준이 뛰어나지만 중국 등에서 수입된 가축에 질병균이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축의 밀수를 감안해 검역당국뿐 아니라 세관이나 해양경찰청 등과의 공동대처가 절실하다. 생산자 단체인 농협에 바란다면. -농협은 앉아서 장사한다. 농민조합이 아닌 자기 직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농민들의 생산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육류를 포함한 모든 생산물을 제값에 팔 수 있는 저렴한 유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선진 축산국에선 선진국들은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데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기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이용 등 사후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농지를 전체적인 토지이용계획에 포함시켜 관리한다. 이 때문에 농지를 작물 재배나 축사 시설 등으로 구분해 활용하지 않는다. 다만 축산 선진국들은 가축에서 나오는 분뇨와 폐기물로 인한 토양과 수질 등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축산농장의 토지 면적에 따라 가축사육 수를 제한하고 있다.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하고 식수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덴마크의 경우 토지 1㏊당 소는 1.7마리, 돼지는 1.4마리 이하로 사육토록 하고 있다. 분뇨 저장시설 등의 설치도 의무화했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가축에 대한 사육 수 총량을 정한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축산농가가 쿼터 할당을 초과해 사육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웃 농가 등으로부터 할당량을 사들여야만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처럼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농지를 5종류로 세분화해 농업생산량이 적은 농지는 축산 등으로의 전용을 유도한다. 별도의 농지법이 없이 토지법으로 농지를 관리하는 타이완은 지난 2000년 농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농지 소유를 농업인과 농업법인으로 제한하던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부동산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농지전용시 개발이익을 환수, 농촌발전기금으로 조성·운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특히 축산물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이력 추적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생산에서 유통에 걸친 모든 단계마다 해당 축산물의 생산자와 생산지, 유통경로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인식체계’(RFID)를 갖췄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900원대 저환율시대 맞서 원가절감등으로 경쟁력을”

    ‘900원대 환율시대에 대비하라.’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윤종용 부회장은 이달 초 발표한 월례사에서 “올해 대내외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여서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면서 “1달러당 900원의 환율에도 경쟁력을 갖도록 원가를 절감하고 제값을 받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LG전자 김쌍수 부회장도 “환율 핑계를 대서는 안 되며 1달러당 950원까지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양대기업 CEO들이 900원대 환율에 대해 언급한 것은 환율로 인해 실적이 나빠진 지난 1·4분기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1·4분기에 환율 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9000억원가량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LG전자 역시 환율로 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2000억원 정도 영향을 받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외제차 제값에 사면 바보

    수입차 업계의 가격인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해외보다 국내 판매가가 높다는 비판에도 ‘관세’ 등을 들어 고자세를 고집하던 업체들이 판매 경쟁이 불붙자 잇따라 가격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더 많은 사람에게 운전해보는 기쁨을 주기 위해서”이지만, 가격 거품을 빼 시장을 지키려는 의도가 크다. 이 과정에서 “가격 인하는 없다.”는 해당업체의 말만 믿고 차를 구입했다가 손해를 본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수입차업계의 가격인하 전쟁은 올초 BMW가 신차 3시리즈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더 싸게 파격적으로 책정하면서 본격 점화됐다. 시장 판세와 ‘원 프라이스’(언제 어디서나 동일가격으로 판매) 정책 사이에서 갈등하던 업체들도 최근 들어서는 잇따라 가세하는 양상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이 회사의 한국내 베스트셀러 모델인 ‘뉴비틀’(일명 딱정벌레차)과 ‘뉴비틀 카브리올레’ 가격을 10일 각각 170만원,185만원씩 내렸다. 이에 따라 3340만원이던 뉴비틀은 3170만원,3970만원이었던 뉴비틀 카브리올레는 3785만원으로 내려갔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출시한 고급세단 ‘페이톤’도 경쟁 수입차종에 비해 10%가량 싸게 책정, 한시적으로 8440만∼1억 560만원에 팔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은 “더 많은 고객들에게 ‘드림카’로 불리는 뉴비틀과 뉴비틀 카브리올레를 운전하는 기쁨을 드리기 위해 가격 조정을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랜드로버코리아도 이달 말부터 본격 판매되는 ‘디스커버리3’의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예약하는 고객들은 정상가보다 300만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 주행거리 10만㎞까지 무상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300만원 상당의 쿠폰이 제공돼 사실상 총 600만원가량의 할인혜택을 받게 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세금 지원’ 명목으로 가격을 낮췄다. 콤팩트 세단 S40, 스포츠 세단 S60, 고급세단 S80 등 인기 차종에 대해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고 등록세 및 취득세를 지원(세전가격 기준)키로 했다. 이에 따라 6226만원이던 볼보 S80 2.0T는 5247만원으로 1000만원 가까이 싸졌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이달 한달간 크라이슬러 컨버터블 전 모델을 24개월 무이자 할부 판매하며 크라이슬러 PT크루저와 지프 랭글러 사하라 구입 고객에게는 저리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 8일 폐막한 서울국제모터쇼때 현장 구매고객을 상대로 추가 할인혜택을 주기도 했다. 이렇듯 가격인하가 잇따르자 구매예정 고객들은 반색을 하고 있지만 이미 차를 산 고객들은 “이렇게 가격이 고무줄이 돼서야 어떻게 명품차라고 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나이키의 굴복/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지난주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의 ‘기업책임보고서’ 발표는 풀뿌리 NGO들이 거대 다국적기업을 굴복시킨 또하나의 쾌거로 기록될 것이다. 글로벌 익스체인지 등 NGO들은 나이키가 여성과 어린이 등 제3세계 노동력을 착취한다고 비판하며 하청공장 실태를 공개하도록 압력을 넣어왔다. 나이키는 마침내 569개 해외 하청공장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시간외 노동강요, 신체적·언어적 학대, 어린이 노동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NGO들은 보고서를 토대로 개선을 촉구하며, 전세계 생산 현장에 감시의 눈길을 바짝 갖다 댈 것이다. 나이키 역시 응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모두가 선진국의 불공정한 무역을 개선하여 제3세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자는 ‘공정무역(Make Fair Trade)’운동의 결과이다. 공정무역운동의 뿌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시민단체 옥스팜 등은 제3세계의 가난한 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수공예품을 사들이고 교육과 지역사회 발전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곧 제3세계 빈곤의 원인은 다른 데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선진국과의 불공정한 거래다. 예를 들면 제3세계는 커피, 차, 바나나, 코코아 등의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 공급하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쥐꼬리만 한 임금이나 헐값의 판매대금 뿐이다. 고가의 제품판매 이익은 다국적 기업들이 챙긴다. 이른바 ‘자유무역’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개선되지 않고는 제3세계 생산자는 만성적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 여기서 나온다. 공정무역운동은 자연스럽게 생산자에게 제값을 주고 다국적 기업들에 책임을 일깨우는 ‘대안무역(Alternative Trade)’운동으로 발전한다. NGO들은 ‘대안무역’ 인증서를 붙여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를 시도하기도 하고 다국적 기업의 횡포를 고발하기도 한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효과는 마침내 나타나고 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의류업체 갭이 고개를 숙였고 이번엔 나이키가 반응을 보였다. 충분치는 않지만 희망적인 변화의 조짐이다. 이젠 ‘윤리경영’이란 말이 기업에 당연한 명제가 되지 않았는가. 계란은 안돼도 풀뿌리는 바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어바웃 러브’-미지의 러브레터 남편이 보낸게 아냐?

    영화 ‘어바웃 러브’(The truth about love·21일 개봉)는 ‘노팅힐’ ‘브리짓존스의 일기’ ‘러브 액추얼리’로 이어지는 맛깔스러운 영국산 로맨틱코미디의 전통을 충실하게 따르는 작품이다. 사랑에 관한 리얼리티와 팬터지 사이의 황금비율을 교묘히 유지하는 스토리, 남녀의 심리를 콕 집어내는 촌철살인의 대사, 그리고 해피엔딩에 이르는 아슬아슬한 라스트신까지. 물론 불가항력의 매력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여주인공의 존재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모든 사건의 발단은 밸런타인 데이에서 비롯된다. 술에 취해 밤거리를 걷던 아치(더그레이 스콧)는 술김에 짝사랑하는 여인 앨리스(제니퍼 러브 휴잇)에게 러브레터를 보낸다. 문제는 그녀가 절친한 친구 샘(지미 미스트리)의 아내라는 것. 게다가 샘과 앨리스는 누가 봐도 샘낼 만한 닭살 커플이니 아치가 우체통에 카드를 떨어뜨리자마자 후회하는 건 당연한 일. 그나마 이름을 적지 않은 걸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하지만 폭탄은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익명의 러브레터를 남편이 보낸 것으로 지레 짐작한 앨리스는 둘 사이의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남편에게 ‘미지의 여인’이란 이름으로 노골적인 유혹의 편지를 보낸다. 가벼운 장난으로 시작한 앨리스의 행동은 그러나 뜻하지 않게 남편의 외도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앨리스는 배신당한 사랑에 절망한다. 이제 남은 일은 오랫동안 자신의 옆에 존재했던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는 것. 러브레터의 발신자가 아치임을 뒤늦게 깨달은 앨리스는 멀리 떠나는 아치를 붙잡기 위해 기차역으로 달려간다. 영화의 일등공신은 단연 제니퍼 러브 휴잇이다. 지난해 ‘이프 온리’로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그녀는 가냘프면서도 육감적인 몸매에서 드러나는 섹시함과 귀여움의 이중적인 매력으로 여성 관객조차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로맨틱코미디의 새 히로인을 발견하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제값을 하는 영화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⑤ 청해진에서 해법을 찾는다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⑤ 청해진에서 해법을 찾는다

    ■ 어류양식 ‘쪽박’… 전복양식은 ‘대박’ “빼도 박도 못하요.”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전남 완도군 신지도. 쪽빛 바다와 모래사장, 해송 등 빼어난 경관 뒤로는 어민들의 슬픔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육지와 바다에 온통 어류 양식장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지금 빚과의 전쟁 중이다. 불과 5년 전, 완도읍 내 단란주점 등 술집에서 “신지도 사장님과 사모님들 덕분에 산다.”는 말이 돌았다.90년대 말 광어와 우럭을 키워 뭉텅이 돈을 만졌을 때다. 신지면사무소 앞 금모래 식당 주인 아주머니는 “5년 전에는 면 소재지에 다방만 9개나 됐고 여종업원만 20명 가까이 됐으나 지금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완도수협 신지지점 남자 직원도 “신지도 수협 대출자 1000여명 중 10% 가량이 악성 연체자”라고 실상을 전했다. 완도군 내 어류양식 400여 가구 중 신지도(1900여가구)에만 160여 가구가 우럭과 광어를 기르고 있다. 나머지는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을 한다. 이 섬에서 ‘부자마을’로 통하던 송곡리.163가구 중 45가구는 어류양식이고 나머지는 패류와 해조류를 기른다. 어류양식 중 35가구는 바다에서 가두리를 막아 우럭을,10가구는 육상 축양장에서 광어를 키운다. 이 마을 김원재(59) 이장은 “마을 주민 중 50명 이상이 신용불량자이고 빚 5억원은 기본,10억∼20억원도 부지기수다. 일반대출 때 서로가 연대보증해 줄초상 났다.”고 말했다. 사모님 소리 듣던 이 마을 젊은 아낙들 가운데는 완도읍 내 전복 선별장이나 미역·톳 가공공장을 전전하며 날품을 팔고 있었다. 가두리 양식장으로 종종걸음을 치던 박종두(50·송곡리)씨는 “수협과 농협 빚이 10억원도 넘소.2년 동안 키운 우럭이 30만마리나 되는 데도 본전은 커녕 연체이자(17.0%)도 못낼 판이요.”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해상 우럭과는 달리 육상 광어는 값이 지난해 절반으로 폭락하면서 부도자가 속출하고 있다. 신지도에서는 지난해 말이후 네집이 부도처리됐고 서너집이 경매로 나올 태세다. 2㎏짜리 광어는 마리당 5000원가량 손해보고 1만 500원이나 1만원에 넘긴다. 사료값을 아끼기 위해서다.8만마리 기르는데 한 달에 사료값 3600만원, 전기료 700만원, 영양제·어병 약품비·인건비(3명) 600만원 등 5000만원이 든다. 20∼50% 수입관세를 무는 중국산 농어는 ㎏에 5000원선이다. 완도지역 양식업자들이 중국으로 건너 가 기른 뒤 다시 들여오기도 한다. 수입된 농어와 점성어는 완도읍 내 농공단지 축양장에서 기른다. 지난해 완도항으로 수입된 중국산 활어는 1만 7000㎏. 농어·점성어·감성돔 순이다. 지지난해는 2만㎏ 넘게 들어왔다. 반면 완도군 노화읍은 대박을 터트린 전복 양식장으로 유명하다. 미역과 다시마 등 전복 먹이를 직접 기르는 복합양식으로 생산원가를 줄였고 남들보다 먼저 시작해 성공했다. 지난해 노화읍 내 830㏊에서 400억원을 벌어들였다. 미라리 마을에서만 150억원을 벌었다. 미라리 최운재(45) 자율어촌계장은 “92년 전복 시험양식을 거쳐 97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갔고 지금은 70가구가 호당 연 평균 3억원을 번다.”고 말했다. 글 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기고] 어획량 제한 어종 확대해야/ 김영규 국립수산과학원 원장 최근 우리나라의 수산자원은 지속적인 생산을 위협할 정도로 자원이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어획물의 구성도 고급어종에서 저급어종으로 바뀌고 각 어종의 미성어 어획비율도 증가하는 등 생태적으로 불안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수산자원 회복정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과학자, 업계, 어업인 등 수산관련분야에 종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과학자들은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자원을 보다 정확히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자원조사전용선 등을 이용해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자원조사를 하고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 주요 어종들에 대한 정확한 자원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산란, 성숙, 성장, 분포 이동 등 자원생태학적 변동요인 역시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어업인 스스로 자원을 이용하고 관리하는 자율관리어업체제의 확산을 유도하고, 현재 고등어 등 9개 어종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총허용어획량 대상 어종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수산자원보호를 위한 법령, 규제 등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하며, 수산자원관리법 같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법령제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 과다사용 어구수를 제한하고 어구의 실명제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 생분해성어구, 치어탈출장치 등 환경친화적이고 자원관리형의 어구를 어업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적극적인 자원조성을 위해서 생태학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우량품종인 수산종묘의 연구개발 및 환경보전을 위한 연안환경의 변화와 예측능력을 높이는 연구도 뒤따라야 한다. 황폐화되어 가는 연안어장에 대해서는 연안 해조장, 해중림의 조성, 종묘생산과 방류, 인공어초어장 조성 등을 통해 산란장과 성육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생활하수의 유입을 차단하는 하수처리종말처리 시설 등을 확충해 바다 오염을 최대한 막고 해상쓰레기 수거시설을 확대해 깨끗한 바다를 유지하는데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산자원을 이용하는 어업인들은 수산자원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우리 앞바다 자원은 내가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양식 성공사례 2題-경남 거제수협 김선기 조합장 “품종 선택만 잘하면 해외시장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습니다.” 경남 거제수협 김선기(42) 조합장은 내로라하는 어류양식업체 3개를 경영하면서 2000여 조합원의 소득증대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경영자다. 김 조합장은 지난해 7월 아무도 생각지 못한 해삼 종묘생산에 성공, 이를 어민들의 소득증대로 연결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해삼은 해저의 모래나 뻘 속에 포함된 유기물을 섭취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어느 해역에서도 양식이 가능하다.”며 “양식대체 품종으로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떨어진 넙치·우럭 등을 대신할 경우 생산량 조절로 제값을 받을 수 있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해삼은 판매가 용이해 1석2조라는 것이다. 지난해 울진 어류센터로부터 종묘를 분양받은 ‘강도다리’도 ‘대박’이 예감된다. 곧 채란할 수 있어 종묘를 대량으로 생산할 채비도 갖췄다. 희귀종을 선호하는 중국 바이어들이 몸길이 5㎝를 기준으로 마리당 3달러에 사겠다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6남매의 맏이로 5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그는 거제고를 졸업한 84년 피조개 양식에 손을 댔다가 실패하고,2년 후 우렁쉥이 종묘생산에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한창 인기를 끌던 넙치와 우럭 종묘를 생산, 히트를 쳤다. 그는 “대량생산의 ‘노하우’는 초기 먹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먹이의 영양과 양, 방법, 시기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수산통계는 엉터리”라며 정확한 통계와 어자원 보호를 위해서는 수산물 ‘강제상장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임의상장제로는 집계가 제대로 될리 없고, 치어 남획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1차 산업도 하늘만 쳐다보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배우고 연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거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양식 성공사례 2題-경북 경주시 감포읍 나정2리 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식품 참전복 등의 양식사업으로 ‘부자(富者) 어촌’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경북 경주시 감포읍 나정2리 어촌계. 이 마을은 지난 96년부터 황폐화된 마을어장을 새롭게 단장, 고부가 품종인 참전복을 비롯해 성게·미역·해삼 등을 대량 생산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자연산 참전복 6.6t을 비롯해 미역 등 어패류 50여t을 생산,37명의 계원들이 가구당 27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마을어장의 연간 어업생산에 따른 어촌계원들의 수입은 50만원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어촌계는 지난 10년 동안 스스로 어린 전복 100만 마리를 방류하는가 하면, 불가사리 등 어패류 해적생물 퇴치와 함께 오·폐수 수거작업 등을 꾸준히 벌여 왔다. 이른바 어촌계원들이 타율적 어업관리에서 벗어나 어장과 어자원을 직접 관리하는 ‘자율관리형 어업’을 추진해 왔다는 것이다. 2002년 전국 최우수 어촌계로 선정돼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사업비 10억원 전액도 양식장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아울러 매년 어촌계원들의 수익금 가운데 20%를 적립했다가 다시 어장에 투자하는 등 ‘기르는 어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어촌계는 이와 함께 양식장 개발과 관광기반 조성을 위해 1㏊의 먹이어장을 개발하고, 전복초를 이용한 양식 및 보라성게 채취 체험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나정2리 어촌계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서·남해 어민 등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섭(53) 나정2리 어촌계장은 “이런 추세라면 2007년쯤에는 가구당 4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제값 못하는 ‘회의실 공연’

    지난달 잇따라 열린 세계적 명성의 두 여가수 노라 존스와 다이애나 크롤 내한 공연의 공통점은 뭘까. 둘 다 정식 공연장이 아닌 회의실에서 열렸다는 점이다. 또한 공연을 주최한 기획사가 같다. 존스의 공연은 코엑스 컨벤션홀에, 크롤의 경우는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 무대가 마련됐다. 두 공연의 티켓 값은 각각 최고가가 25만원과 15만원선. 요즘 같은 불황기가 아니더라도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러나 이들 공연이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돈값’을 제대로 했는지는 의문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제대로 된 그릇에 담기지 못하면 맛을 반감시키는 법. 공연이 열린 곳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객석, 무대, 음향, 조명 모두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가장 불만을 많이 산 부분이 객석. 평평한 바닥에 각각 6000개와 1500개의 의자를 빼곡히 놓아 만든 공연장은 최소한의 시야 확보도 어렵게 만들었다. 그나마 존스의 공연에서는 대형 스크린 두 대가 설치돼 나은 편이었지만 크롤의 경우는 이마저도 없어 S석에 앉아서도 목을 길게 빼야 겨우 연주팀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휴게실용 간이 의자는 1시간 이상 앉아 있어야 할 청중들에게 고욕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에다 기획사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까지 보태져 불쾌감은 더 컸다. 크롤의 공연 때 아무런 안내 없이 공연이 시작되는 바람에 뒤늦게 나머지 관객이 서둘러 입장하느라 법석을 떨었고 공연 중반을 넘어서도 출입문이 쉴새 없이 여닫혀 공연 감상을 방해하기도 했다. 당연히 기획사 게시판에는 두 공연에 대한 불만이 속속 올라왔다.“싸지도 않은 공연에…얼마나 기다린 공연인데”“도대체 대관료가 얼마기에 매번 회의실을 빌려 공연하는지 이해가 안간다.”“훌륭한 가수를 데려다가 회의실에서 노래시키는 건 예의에도 어긋난다.”는 등등. 최근 무성의한 공연 기획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관객들이 참다 못해 모임을 결성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해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한 기획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한편 앞으로 올바른 공연문화를 가꿔 나가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각오도 밝혔다.“공연의 주인은 관객이지만 아직도 관객이 좌석을 채워주는 방청객 역할만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는 이들의 성토를 이제부터라도 기획사들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봄 바다에 진달래 꽃빛이 드리울 무렵이면 홍어의 북상이 시작된다. 한류성 어족인 홍어가 남쪽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면 봄이 완연하다는 증거이다.‘자산어보’에도 ‘동지 후에 비로소 잡히나 입춘 전후라야 살이 두껍고 제맛이 난다.2∼4월이면 몸이 쇠약해져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흑산도 홍어’를 입에 달고 산다. 당연히 흑산도를 홍어문화의 본산지로 안다. 홍어 주산지가 흑산도임은 분명하지만, 홍어 식도락문화의 본향은 영산포다. 잡힌 홍어들이 배에 실려 구비구비 영산강 뱃길을 따라 일주일여를 올라와 옛 남도의 물류거점이었던 영산포에 닻을 내리면 어느새 홍어는 ‘푸욱∼’ 발효되어 예의 ‘썩은 홍어’가 되고 만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 먼 뱃길을 따라 올라오는 사이에 자연발효돼 독특하고 절묘한 맛을 연출하는 것. ●1915년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등대 설치 영산포는 흑산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흑산도 앞 영산도 사람들이 왜구들을 피해 몰려와 살면서 ‘영산포’라는 지명이 붙었기 때문이다. 섬과 강변, 바다와 강은 이렇게 하나로 연계되었다. 정작 흑산도 사람들은 ‘싸하게 썩힌’ 홍어보다 생물을 좋아한다니 역시 홍어 원조는 영산포임에 틀림없다. 사실 홍어는 백령도 근해에서도 많이 잡힌다. 그러나 경기 일원에는 판로가 없다. 제값을 받으려면 백령도에서 잡은 홍어도 영산포까지 가져와야 했다. 뱃길로 보름여, 혹은 차에 실어 먼 길을 내려오다 보면 그 새 홍어는 삭아 제 살에 다른 맛을 들이곤 했으니,‘실크로드’에 견줄 서해안의 ‘홍어길’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영산강은 이름만 옛 강이로되 사람도, 풍광도 옛것이 없다. 하구언이 막히면서 물길이 끊겨 ‘끝발 날리던 포구’의 영화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조운선이 진을 치고, 남도의 숱한 어선들이 모여들어 도회를 이뤘던 영산포에는 홍어뿐 아니라 흑산도·낙월도 등지에서 올라온 소금과 온갖 해산물이 철철이 산을 이뤘고, 이 ‘갯것’들은 ‘염질’을 거쳐 광주 등 내륙의 대처로 팔려나갔다. 등대는 바다의 상징이다. 누구나 그렇게 아는 등대가 이곳 영산포에는 바다가 아닌 강에 서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 등대이다.1915년에 설치됐는데, 그 시절 얼마나 많은 배들이 몰려들었으면 여기에 등대를 세웠겠는가. 그 관록의 강변에는 지금도 홍어집들이 즐비해 옛날의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필자가 영산포에 들어선 날, 마침 한 방송국의 홍어문화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은 영화배우 오정해씨와 조우했다. 목포에서 태어나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오씨는 ‘장군의 아들’을 촬영했던 이곳 옛 거리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었다.“일제시대에 지어진 이런 건물들을 잘 보존해서 교훈으로 삼어야 쓸 것인디, 자고 나면 없어지고 해서 정말 안타깝지요.” 이곳 선창의 창고 건물이나 가게터들은 근대 백년의 확실하고도 소중한 증거들이지만 그 노쇠함이 도도한 개발 붐을 버텨내지 못한다. 천만 다행으로 ‘영산포선창 근대거리’를 조성하는 계획이 입안되고 있다. 나주시 김종순 학예사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영산포거리 보존은 영산포뿐 아니라 남도 포구문화의 핵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종 홍어 빈자리 칠레산이 대신 옛적, 일제는 널디 너른 나주평야의 쌀들을 영산포에 모았다가 일본으로 실어냈고, 지금도 남아 있는 정미소 건물은 이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개항과 더불어 왜인들이 이곳에도 몰려왔으니, 영산포는 영산강 하구의 목포와 쌍벽을 겨누던 침략의 대상이기도 해 당시 동양척식회사의 문서고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그나마 올해는 예기치 못한 풍어로 뜻밖에 홍어 맛을 보기는 하지만 값이 비싸 범접이 쉽지 않다. 그런 탓일까.‘민주당 홍어’라는 말에서 읽히듯 홍어는 정치권에서도 고급 선물용으로 으뜸이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홍어 두 마리를 선물로 보낸 일화가 홍어의 위상을 웅변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 목포 인근이라는 사실과 결부되어 ‘홍어정치’라는 말까지 나왔으니, 아마도 물고기 중에서는 가장 높고, 크게 노는 게 홍어 아니겠는가. 토종 홍어의 빈자리를 칠레산 등 수입산이 채운다. 칠레 홍어를 처음으로 들여다 판 사람은 ‘영산강 지킴이’로 불리는 양치권(영산강홍어 대표)씨. 부산으로 유학을 떠나 수산대학을 졸업한 양씨는 20여년 전인 지난 83년에 원양어선을 타고 칠레까지 진출해 그곳 홍어를 알게 됐다. 주변에서 그를 ‘홍어잡이와 보급, 홍어식도락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평하거니와 남도문화의 중심 먹을거리에서 전국구 음식으로 퍼져나가는 홍어 붐의 배경에 양씨의 숨은 노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는 “냄새도 못맡던 사람들이 홍어의 진미를 알고 찾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라며 넉넉하게 웃는다. 하구언 때문에 막힌 것은 물길만이 아니다. 국산 홍어 자체의 수급도 막히고 말았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잡히지 않는 홍어가 수급조차 안 되니 눈길은 자연히 칠레 등 외국으로 돌릴 밖에. 말이 칠레산이지 전문가들이 우리 홍어와 맛이 가장 닮은 것을 용케 골라 수입하기 때문에 때깔도 그렇거니와 삭혀 놓으면 맛까지 흡사하다. 물론 살 씹히는 맛이야 우리 것을 따를 수는 없지만…. 홍어를 칠레에서만 들여오는 건 아니다. 아르헨티나·미국·뉴질랜드산도 한 자리를 잡고 앉으니 홍어어물전만큼 세계화에 일찍 눈뜬 곳도 없다. 물론 수입산도 맛이 제각각이다. 예부터 오방풍토부동(五方風土不同)이라 했다. 풍토가 다른 데 맛이 같을 수 없다. 홍어는 남도 사람들의 관혼상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식이다. 오죽하면 “홍어 빠진 잔치는 잔치도 아니여.”라는 말이 나왔을까. 전라도와 무관한 서울 사람들의 혼례식에까지 홍어가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문화 전파의 힘이 강력함을 의미한다. 홍어문화는 전라도 특유의 것이되 20세기 후반부터 차츰 북상하여 이제는 가히 전국구로서 손색이 없다. 문화변동의 중요 사례로 역사에도 기록해 둘 일이다. ●홍어요리의 제왕 ‘홍탁삼합’ 알싸한 맛 그만 홍어는 정말이지 버릴 게 없다.‘애’라고 부르는 내장은 날것으로도 먹지만 요즘 철에 보리 새싹을 뜯어넣고 끓여낸 홍어탕은 맛의 고향이라는 이곳에서도 ‘맛을 못보면 한 철 땡친다.’고 할 만큼 선호도가 높다. 보리싹이 어우러진 홍어탕은 쑥국, 냉잇국과는 또 다른 격조의 식도락이다. 연한 뼈가 오독오독 씹히는 튀김에 무침과 전, 찜, 회, 탕, 심지어 새로 개발된 탕수육까지 홍어요리의 지평은 자꾸 넓어진다. 그러나 이런 것을 모두 제압하는 것이 바로 ‘홍탁삼합’이다. 홍어에 막걸리와 묵은 김치, 기름 뺀 돼지고기 수육을 곁들이는 삼합의 도도한 취흥은 어떤 음식도 따를 수 없는 홍어문화의 절정이다. 군동내 풍기는 묵은 김치와 익힌 돼지고기를 곁들여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 절정의 중심에는 홍어와 ‘환장하게 잘 맞는’ 김치가 있다. 진한 젓갈로 맛을 내 겨우내 곰삭힌 김치맛이 삼합의 묘미를 보장하는 것인지라, 같은 홍어라도 다른 곳 김치에 싸먹으면 그 맛이 영 아니다. 그 홍어식도락은 홍어 삭힘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푹푹 찌는 두엄더미 속에 묻어 사나흘 푸욱∼ 썩힌 홍어의 아린 맛과 특유의 향내는 홍어식도락의 절정이다. 외국인들이야 이 냄새와 맛에 저절로 나가 떨어지지만 그 ‘치명적’인 향내야말로 홍어를 가장 홍어답게 하는 것이니, 누가 그 절차에 시비를 걸겠는가. 썩은 두엄더미 속에서 썩혔어도 세상에 홍어먹고 탈났다는 이가 없으니 이 절묘한 과학성과 문화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홍어의 발효과학은 아직 미궁이다. 분명한 것은 다른 물고기보다 10배나 많은 요소가 발효 과정에서 암모니아로 변하면서 알칼리성으로 숙성된다는 점. 현장의 발효실에 들어서니 마치 온 몸을 소독하는 기분이다. 양치권씨는 코를 내두르는 필자에게 “만병통치실에 들어온 소감이 황홀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친다. 홍어가 내뿜는 기운이 워낙 강해 이곳 일꾼들은 피부병을 모르거니와 홍어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신 뒤 속쓰림이 없는 것도 홍어의 강력한 알칼리성 때문이다. 홍어. 요즘의 ‘웰빙’ 개념에 딱 들어맞는 발효식품이다. 홍어를 민간에서 천식과 관절염, 골다공증 등에 좋다고 여긴 것도 강한 냄새와 뼈까지 씹어먹는 섭생 특징에서 비롯됐으리라. 최근에는 홍어가 항암성분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까지 제시돼 잘나가는 판에 날개를 단 형국이다. 영산포 사람들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다. 남도 사람들은 덜 익은 홍어를 즐기는 반면 서울사람들 중에 간혹 옛 맛을 잊지 못하는 팬들은 남도 사람들도 코가 얼큰할 만큼 쏘는 맛이 강한 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짜 강력한 맛을 본바탕보다 서울 사람들이 선호한다니 맛의 유전인자가 갖는 강력한 이동성의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짜 봄을 꿈꾸며 전라도 속담에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란 말이 있다. 그토록 귀하고 맛있는 홍어가 왜 ‘만만한 것’으로 비유됐을까. 솔직히 필자도 홍어를 찾아나서면서 그 대목이 가장 궁금했다. 수컷의 생식기는 한 쌍으로 꼬리 양쪽에 길게 늘어져 있는데, 이게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그래서 어부가 숫놈을 잡으면 우선 홍어거시기부터 잘라 버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되었단다.‘자산어보’에 ‘수놈에는 양경이 있다. 그 양경이 곧 척추이다. 모양은 흰 칼과 같은데, 그 밑에 알주머니가 있다. 두 날개에는 가는 가시가 있어서 암수가 교미할 때에는 그 가시를 박고 교합한다. 낚시를 문 암컷을 수컷이 덮쳐 교합하다가 함께 잡히기도 한다. 결국, 암컷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어 음(淫)을 탐내는 자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고 적었다. 실제로 암수가 붙은 채로 끌려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놈들은 갑판 위에서도 떨어질 줄을 모른단다. 그래서 어부들은 ‘그 꼴이 거시기 해’ 수놈의 양물을 싹둑 잘라 버리니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 아니겠는가. 낚시를 문 암컷을 덮치는 수놈, 그 처절한 섹스의 미학을 홍어가 연출하는 셈이니, 과연 놀라운 섭리라 하겠다. 하구언 때문에 바닷길이 막힌 강변을 따라 걸었다. 봄빛이 완연하다. 그 옛날, 얼음이 녹으면 겨우내 잠자던 배들도 이곳 영산포로 뱃머리를 돌렸으리라.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정한 봄은 과연 언제쯤 맞을 수 있을까. 한 쪽에서 일고 있는 ‘하구언 없애기’야말로 영산강에 대한 축복이며, 생태환경에 대한 각성이 없었던 지난 시절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증표가 아닐까. 홍어에만 글을 받쳤지만 어찌 영산강에 홍어문화만 있었을 것인가. 남도 사람들의 온갖 애환을 실어나른 영산강 뱃길문화의 복구야말로 바다와 강이 만나는 문화 다원성의 값진 복원 아니겠는가.
  • 워크아웃社 속속 회생…채권銀 ‘빈손’ 속앓이

    워크아웃社 속속 회생…채권銀 ‘빈손’ 속앓이

    ‘잘 나가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기업, 속 타는 채권은행’ 워크아웃 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해당기업들이 속속 정상화하고 있지만 정작 돈줄을 댄 은행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업의 주가가 올라 제값에 매각해도 그동안 채권단에 의한 채무탕감과 출자전환, 감자(減資) 등 채무재조정이 여러차례 이뤄진 탓에 투입된 자금만큼 회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구조조정기업 정상화 가속 15일 금융계 등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와 SK네트웍스, 쌍용자동차, 현대건설,LG카드 등 워크아웃 또는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돼 구조조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6조원, 순이익 1조 7000억원의 실적을 올려 연내 워크아웃 졸업이 유력시된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700억원의 순익을 냈으며, 올해 수주 잔량도 2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SK네트웍스와 LG카드 등도 실적이 호전돼 몸값을 올려 조기에 워크아웃을 졸업하거나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무담보채권 회수 15%뿐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도 채권은행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주가가 올라 채권이나 지분을 매각해도 그동안 쏟아부은 자금에 비하면 회수율이 ‘새발의 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매각된 벽산건설이나 KP케미칼, 신호제지 등은 채권단이 보유한 무담보채권의 경우 회수율이 15%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담보채권은 어느정도 회수됐지만 무담보채권은 채무조정 과정에서 거의 날린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KP케미칼의 경우,5조원을 빌려줘 4조원을 탕감하고 1조원 중 4000억원을 출자전환해 나머지 6000억원만 겨우 나눠 가진 셈”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구조조정 중인 하이닉스와 현대건설,SK네트웍스,LG카드 등도 지분을 아무리 잘 팔아도 그동안 쏟아부은 돈에 비하면 상당규모의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중 매각 예정인 인천정유의 경우, 채권단이 2조원 이상을 지원해 감자 등을 거쳐 1조원 정도 남았지만 현재 7500억원 수준에서 매각협의가 진행 중이다.LG카드도 채권단 전체 지원액이 5조원을 넘지만 손해를 줄이려면 감자 이후 주가가 3만 5000원을 넘어야 하지만 이같은 주가 전망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는 채권단의 전체 여신 9000억원 중 충당금으로 쌓은 40%의 등급이 올라가 15∼19%로 줄어들면서 3000억원 정도가 환입됐지만 나머지 채권을 회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김종열 행장 내정자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SK네트웍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지만 채권단의 손실이 줄어든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공동 채권관리 역할 논란 기업 구조조정의 결실이 은행권에 별다른 이득이 없는 상황에서 채권단 공동관리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채권단 의결을 거쳐 채무재조정이 이뤄지지만 기업 살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은행의 사정은 감안되지 않는 등 비효율적인 측면이 많다.”면서 “사모투자펀드(PEF)의 참여 등을 통해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면서 떠안을 수밖에 없는 위험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아날 수 있는 기업이 채권단 지원을 받지 못하면 청산으로 가는 등 부작용이 커지기 때문에 은행간 더욱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금융연구원 김병연 박사는 “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한 채권단 관리가 없으면 은행들이 서로 채권을 회수해 기업과 채권단이 모두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이 손실을 입어도 기업의 청산을 막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구조조정촉진법에 대한 연장 여부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필요성이 큰 만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치솟는 진로 몸값…돈은 외국자본이 ‘꿀꺽’?

    치솟는 진로 몸값…돈은 외국자본이 ‘꿀꺽’?

    ‘재주는 국민이 넘고 돈은 외국인이 챙긴다?’ 진로 매각작업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외국인만 배불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진로를 팔아 번 돈을 챙기는 사람(채권자)도, 이 알짜배기 기업을 사가는 사람(공동인수자)도 외국자본이기 때문이다. 몇년 전 진로 채권을 외국자본에 헐값에 팔아넘긴 정부나,“국민소주를 망하게 할 수 없다.”며 한결같은 ‘참이슬’ 사랑으로 진로의 경영 정상화에 기여한 국민들은 외국인들의 돈잔치를 구경만 해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과거 진로 채권을 외국자본에 매각할 당시 “추후 이익이 생기면 50대50으로 나눈다.”고 계약서에 명기했던 만큼 이 몫이라도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외국자본 매입금 10%만 지불 진로의 인수가격은 당초 1조 5000억∼2조원선이 거론됐다. 그러나 과열 조짐으로 3조원까지 얘기된다. 매각대금은 법에 따라 전액 빚 갚는 데 쓰여진다. 진로 채권의 73%(1조 8986억원,표 참조)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도이치 인터내셔날·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외국계가 갖고 있다. 왜일까.1997년 진로그룹이 부도나자 국내 은행들은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1조 4659억원어치의 채권을 불과 8%인 1261억원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 넘겼다. 캠코는 이를 2742억원에 골드만삭스 등에 되팔았다. 이렇게 해서 외국자본은 진로의 최대 채권자로 떠올랐지만 실제 이들이 낸 돈은 채권액의 10%대에 불과하다. 진로의 매각금액이 올라갈수록 이들이 떼돈을 버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외국채권자들이 진로 몸값을 부풀리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무엇보다 “제휴협상 과정에서 얻은 기업정보로 채권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골드만삭스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진로가 경영위기에 처했을 때 외자유치를 타진한 대상자였다. 부도 이후 지루한 법정공방으로 진로의 발목을 잡은 장본인도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측은 “기업비밀 유용혐의는 이미 법원에서 기각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골드만삭스 진로 발목 잡아 진로의 몸값이 치솟다 보니 단독으로 인수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국내 업체들은 앞다퉈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14개 업체 가운데 ‘빅3’로 꼽히는 롯데·두산·CJ그룹은 각각 일본 아사히·산토리·기린맥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체들도 뉴브리지캐피털 등 크고 작은 외국계 펀드들과 손잡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표면적으로는 국내 기업이 진로를 인수하더라도 그 뒤에는 외국자본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절반이 넘는 시장점유율,100% 현금결제, 수년째 1위인 일본 현지법인(진로재팬) 등을 갖추고 있는 진로는 최근 몇년새 시장에 나온 매물 중 가장 알짜배기로 통한다. ●캠코와 ‘50대50 배분’ 단서조항 캠코는 1998년 골드만삭스에 진로 채권 700억원(장부가 기준)어치를 매각하면서 ‘추후 이익이 발생하면 50대50으로 나누기’로 단서조항을 달았다. 한때 진로의 법률 자문을 맡아 내부사정에 밝은 고형식 변호사는 “골드만삭스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위법은 아닌 만큼 50% 분배 몫이라도 반드시 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단서조항은 채권 700억원어치에만 적용된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측은 이 채권을 다른 펀드에 되팔았기 때문에 5대5 분배 계약은 무효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캠코측은 “당시 채권을 수익증권 형태로 매각했기 때문에 제3자에게 양도해도 5대5 분배조항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회수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이찬근(인천대) 교수는 “인수가격에 거품이 끼면 사들인 측에서 원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직원 감축 등 기업에 부담을 떠넘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나마 진로 채권을 제값 받고 팔았던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국내 채권을 거저먹으려고 달려들었던 외국계 펀드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진저리난다.”면서 “외국자본을 배척하는 국수적 시각은 곤란하지만 그에 맞설 금융노하우와 전문인력을 우리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후회없는 전원주택지를 고르려면

    경치 좋고 물이 있다고 모두 전원주택이 들어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 업체가 주장하는 광고만 믿고 덥석 계약하는 것도 위험하다. 발 품을 충분히 팔아야 웰빙형 전원주택단지를 고를 수 있다. 전원주택지는 가능한한 대단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단지가 클수록 기반시설이 잘 갖추고 있다. 나홀로 전원주택과 비교, 시세도 딴판이다. 거래도 쉽고 제값을 받을 수 있다. 단지가 크면 입주민들끼리 커뮤니티가 자연적으로 형성되고 추가로 단지 시설 투자 등이 필요할 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접근성이 뛰어나야 한다. 주말주택이라면 몰라도 서울로 출퇴근을 해야 한다면 차량이 밀리는 시간에 직접 현장을 다녀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 거리만 믿고 투자했다가 ‘시간 거리’가 멀어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 구성원의 생활 반경을 고려한 뒤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전원생활을 하다가 자녀 학교 문제로 도심으로 유턴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인이라면 출퇴근을 따져본 뒤 입지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가까운 곳에 생활편익시설이 있어야 한다. 시장을 보거나 병원 등을 오가는데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무조건 산꼭대기로 올라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연환경이 도심과 크게 다르다. 도심에서는 눈이 내려도 금방 녹아버리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 겨우내 눈이 얼어있어 차량 운행이 불편한 경우도 많다. 물가만 따라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가치·환금성도 체크해야 한다. 여차하면 도심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하고 쉽게 팔리는 곳이라야 후회하지 않는다. 단지형 개발의 경우 시행사와 시공사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흔히 단지 개발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받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만약 시행·시공사가 쓰러지거나 공사를 게을리하면 전원생활의 꿈은 그 순간 물거품이 된다. 등기부등본에 대지로 구분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되고 조경·전기·통신공사 등 마감 공사가 완벽하게 끝났는지 체크해야 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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