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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산업銀 민영화 연기 불가피

    우리금융지주와 산업은행 등 정부 보유 은행들의 민영화 일정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3일 “세계 금융시장이 위기에 빠지고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회사나 민영화 대상인 국책은행을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를 고려해 민영화 착수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당초 우리금융의 정부 지분 72.97% 중 51% 초과분의 매각을 하반기에 시작하기로 했으나 이를 연기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이달 10일 현재 1만 1750원으로 지난해 말이나 지난 5월의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기업은행도 정부 지분 51% 초과분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팔려고 했으나 주가가 5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나 어려울 것으로 이 관계자는 예상했다. 금융위는 산업은행을 이르면 연말에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내년부터 정부 지분 매각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시장 여건을 감안해 매각 시기를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산업은행 지분 일부를 해외 투자은행(IB)에 먼저 매각하고 산업은행을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는 일단 연내에 산업은행의 민영화 법안부터 국회에서 처리하고 나서 민영화 일정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있게 결정하되 산업은행 지분 49%를 출자해 정책금융기관인 한국개발펀드(KDF)는 예정대로 내년에 설립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이나 자산관리공사가 지분을 가진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현대종합상사, 쌍용건설 등 구조조정기업의 매각 작업도 경제와 금융시장의 여건 악화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금융위기] 시중銀, 외화자산 유동화 검토하지만…

    [금융위기] 시중銀, 외화자산 유동화 검토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보유 중인 외화자산의 유동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들도 자구 노력을 하라.’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문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쉽게 유동화할 수 있는 외화 주식·채권 등의 규모는 전체 외화자산의 10분의1 정도인 데다 이마저도 국제 금융시장 악화로 제값을 받고 거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유동외채 2223억달러 중 은행들의 단기외채 비중은 전체 유동외채의 73.1%인 1623억달러에 이른다. 또한 외화유동성 문제가 생겼을 때 자구노력을 통해 줄일 수 있는 민간(은행 포함)의 해외유동자산 규모는 1825억달러로 9월 말 외환보유액 2397억달러의 76.1% 정도다. 일단 국민, 우리은행 등은 “그동안 외화증권 처분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왔지만 더 처분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으며 하나은행도 “유럽 등 해외채권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외화표시 자산 중 절반 이상이 외화대출에 몰려 있어 실제로 유동화할 수 있는 액수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부보증채권(ABS) 발행 등으로 외화대출을 유동화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국제 채권시장이 과거의 5% 물량 정도만 거래되는 상황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동화할 수 있는 외화채권·주식 등의 규모는 전체 외화자산의 일부에 불과하다.6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권 중 외화자산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의 경우 전체 301억 9000만달러의 자산 중 유가증권은 17억달러 정도다. 이어 ▲농협 22억달러 ▲신한 21억 7000만달러 ▲외환 20억달러 정도의 유가채권·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조건 없이 바로 매도할 수 있는 매도가능주식·채권은 절반 수준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4) 공기업 민영화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4) 공기업 민영화

    지난달 1·2차 공기업 선진화 추진계획이 발표된 데 이어 이달 내에 발표될 3차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개혁 대상에 오른 기관은 전체 319개 검토대상 기관 중 79개다. 이번 3차 방안에는 20여개 안팎의 공공기관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통합을 비롯한 민감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여 전체 공기업 개혁의 성패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6일 시작되는 국감의 최대 이슈인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국회 공기업대책특위 간사를 지낸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과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이용섭 의원간 지상대담을 게재한다. 각 의원의 답변은 상대 의원이 미리 서울신문에 제출한 질문에 대해 이뤄졌다. 1 민영화 방안 평가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3차 발표를 앞두고 있는 등 윤곽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이종구 의원 공기업 선진화 계획이 당초 일괄적으로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이는 당·정이 추진계획에 대한 검토와 준비를 충분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회에서 공기업특별위원회 활동까지 마쳤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3차 발표이후 선진화 로드맵이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여·야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용섭 의원 공기업 선진화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공공성에 비해 기업성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공기업 위주로 민영화 대상을 선정해야 하는데 선정기준이 모호하고 의혹이 많다. 추진방법도 졸속이다. 사전 면밀한 검토 없이 불쑥 발표하고 비판이 많자 이를 축소 조정해 정책이 혼선을 빚고 신뢰도 잃고 있다. 2 기관장 낙하산 논란 ▶청와대에서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안하겠다고 했지만 낙하산 인사가 난무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면서 공기업 선진화를 말할 수 있나. 이종구 의원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공기업 인사는 철저하게 공모제를 통해 심사를 하고 인사에 관한 검증도 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정치인 출신이 공기업에 일부 진출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정치인 임명은 외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의 공기업 인사야말로 낙하산 인사를 한 게 아닌가. 이용섭 의원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오류는 ‘과거 정부에서도 잘못했지 않았느냐.’는 식의 사고와 대응이다. 낙하산 인사가 국민적 선택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새 정부가 개혁을 위해 철학과 소신을 공유하는 전문가를 등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공기업 개혁에 대한 청사진이나 기본 방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없이 취임하자마자 과거 정부에서 임명된 모든 공기업 사장들에게 일괄적으로 사표를 강제하고 임기가 남아있는 사장들의 절반 이상을 해고했다. ▶공기업 민영화는 효율 극대화와 공공성 유지라는 상충된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공기업에 대한 가치 재평가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런 결과를 얻은 후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어떠냐. 이종구 의원 민영화(선진화)야말로 과거 정권 10년동안의 묶은 과제가 아닌가. 단순히 민영화라는 작은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선진화의 대상이 되는 기관의 입장이나 특성을 고려해 민영화, 통폐합, 기능조정, 경영효율화 등 4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상충된 목표라기보다는 공공성이나 국민경제적 편익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에 충분한 비용-편익 및 비용-효과 분석을 통해서 추진되고 있다. 3 인천공항공사 매각 ▶공기업 선진화(민영화)는 10여년전부터 미뤄져 온 지난 정부의 핵심과제였는데. 이용섭 의원 공기업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나, 정당성과 신뢰를 충분히 확보해 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작업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밀실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인천공항공사처럼 국민의 세금이 투입돼 건설되었고, 단기간내에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우수 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량 공기업을 매각한다는 것은 문제다. 주가가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해 향후 대규모 이익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귀속되는데도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하는 오류를 범했다. 특히 대통령 측근 관련 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천공항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2012년 이후로 매각을 늦출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종구 의원 작금과 같은 개방화된 국제환경의 변화에서 2012년에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한가.5년후의 주가, 환율, 물가요인, 국제환경변화 등을 고려할 때 얼마를 받는 것이 제값을 받는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나. 인천공항공사를 매각하는 것은 국제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외국의 전문공항운영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및 지분매각(49%)을 통한 경영효율화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4 주공·토공 통폐합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폐합방식과 관련해 선 통합 후 구조조정, 또는 선 구조조정 후 통합에 대한 지역 및 기관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가장 만족할 만한 대안이 있는가. 이용섭 의원 주공과 토공이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나 뼈를 깎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나 정부가 의도된 목적으로 결론을 내놓고 ‘정부를 따르라.’는 식의 개혁은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다. 정부가 합리적인 개혁방향을 제시하면 주공과 토공 직원들도 적극 협조할 것이다. 정부는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에서 토공과 주공의 개혁방향을 찾는 진지함과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주공·토공 통폐합 문제도 의견수렴절차와 연구가 부족했고,‘혁신도시 이전’ 대상 지역의 참여도 부족하다. 이로 인해 소모적 사회갈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해결책은 뭔가. 이종구 의원 주공·토공의 통폐합은 중복기능 및 민간과의 경합부분, 기능조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통폐합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야권도 반대하지 않는 사안이다. 다만 혁신도시 이전으로 인한 지역간의 갈등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소모적인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게 필요하다. 5 인력 구조조정 ▶선진화의 성패는 인력구조조정에 있다고 본다.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 통폐합시 강제퇴직 없이 자연스러운 감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정부가 2단계로의 인력감축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용섭 의원 공기업 개혁은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인력구조조정 위주의 개혁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이율배반적인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현 정부는 민영화 대상 공기업별로 이러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사전 고민과 전략 없이 일단 밀어붙이기 식으로 발표만 해놓다 보니 많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았다. 힘없고 규모가 작은 산하기관 몇 군데만 통합하는 선에서 그치게 된다. 대상 기업별로 인력 진단을 통해 가장 효율성이 제고되면서도 구성원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매쿼리 매각 가능 발언 등 정부가 오히려 민영화 과정의 투명한 절차를 훼손하고 있다. 대통령 측근 연루 의혹도 나오고 있다. 불신과 의혹을 극복하고 국민적 합의에 따라 민영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이종구 의원 언론보도에 의하면 민영화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적 합의와 투명하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니까 공기업 선진화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여·야간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선진화의 기관장 선임방법에 있어서 공모제의 형식성과 실효성에 대한 대안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용섭 의원 기관장 공모제는 17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마련한 공공기관운영법의 성과다. 그러나 현 정부는 법에 정해져 있는 사장의 해임과 임명에 관한 절차를 처음부터 철저하게 무시하고, 자의적이고 반 강제적으로 임기가 남아있는 사장들을 해임하고 있다. 공기업 선진화는 기관장 공모제의 취지를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부산(58)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17회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청와대 경제수석실 근무 ▲금융감독원 감사 ▲한나라당 수석정조위원장 ▲사무1부총장 ▲17·18대 국회의원 ■이용섭 민주당 의원 ▲전남 함평(57) ▲학다리고, 전남대 무역학과 ▲행정고시 14회 ▲재경원 조세정책과장 ▲국세청장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 장관 ▲민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 ▲18대 국회의원
  • [미국發 금융위기] ‘월가발 쇼크’ 공기업 민영화 찬물

    최근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의 공기업 민영화와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금융시장 자체가 경색된 상황인 데다 기업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M&A에 성공한 기업들이 주가 폭락이라는 ‘승자의 저주’를 겪고 있는 탓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당초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산업은행 민영화와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의 매각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산업은행 민영화의 목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육성하는 것이었지만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흡수 통합 등으로 ‘모범답안’이 사라지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내년 초에 해외 IB를 대상으로 지분 20∼30%를 기업 공개하려던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매각 상황 역시 어두워졌다. 세계 금융시장 혼란과 유동성 경색에 따라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좌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소유 지분을 매각하는 첫번째 원칙은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최대한 수익을 많이 얻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매각을 연기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A 시장도 냉각될 전망이다. 대기업들이 국제 유동성 악화에 따라 당분간 무리한 M&A보다는 현금성 자산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 대형 딜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최대 매물인 대우조선의 경우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 국내 자본 중심이거나 이미 컨소시엄을 짜놓은 상태라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월가 쇼크에 따라 글로벌 M&A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사모투자펀드(PEF) 활동이 위축되면서 인수 경쟁에 나선 기업들이 재무적 투자자들을 찾기 어려워 M&A 성사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두산 등과 같이 ‘M&A 후폭풍’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 품위 없이 국가 브랜드 없다/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열린세상] 국민 품위 없이 국가 브랜드 없다/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베이징올림픽에서 나타난 ‘혐한(嫌韓)’ 기운은 우리에게 큰 우려를 안겨주었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이 현상의 원인을 분석해 내놓았다. 우선, 한국에서 일어난 성화봉송 반대 움직임이 혐한 무드에 불을 지른 가장 큰 원인이라는 의견이 있다. 또 인터넷에 뿌려진 한국에 관한 허위 정보가 주범이라는 분석, 경제발전으로 인해 한껏 북돋워진 중국인의 민족주의가 경쟁자인 한국을 적대적으로 여기게 했다는 주장도 있다.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들은 혐한의 원인을 정치적인 이유에서 찾거나, 중국 내부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안이한 구석이 있다. 만약 혐한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 중국뿐이라면 그러한 해석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겠지만, 사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몽골에서도, 또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모양이다. 따라서 우리가 미움 받는 이유를 굳이 외부에서 찾으려 노력할 일이 아니라, 작심하고 우리 눈의 대들보부터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지난 여름휴가 때 동남아의 리조트에서 그렇게 잘해주던 종업원들이 필자가 한국인임을 알게 된 직후부터 입가에 띠었던 웃음을 싹 없애고 갑자기 차갑게 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었지만 호텔방이나 식당에서 보이는 한국 관광객들의 언행은 추태를 넘어서 만행(蠻行)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호텔 룸에서 김치·고추장에 라면 끓여 먹고 뒤처리 않기, 프런트에 여러 명이 둘러서서 큰 소리로 “빨리 빨리”를 외쳐서 공포분위기 조성하기, 격식 있는 레스토랑에 야구모자 쓰고 핫팬츠에 민소매 셔츠 입고 들어오기,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뛰어다녀도 제재하지 않기,‘거리의 여자’ 동행입실을 막는 종업원에게 욕하기 등등. 판소리 흥부전의 놀부 어린 시절 이야기와도 같은 망나니짓이 일부 한국인 관광객에 의해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기본적 매너 부재(不在)는 비단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시아인 근로자나 유학생들에 대한 일부 한국인들의 무례는 보통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몇몇 아시아인 유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물건을 사려고 상점에 가면 대뜸 반말로 “야. 만지지 말고 저리가!”라고 고함치는 경험을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일부 한국인의 이런 작태는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가장 큰 적으로 만드는 참으로 우둔한 매국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국가브랜드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혔다. 국가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한 과제라는 데 공감한다. 낮은 국가 이미지 때문에 기업은 좋은 물건을 만들고도 제값을 못 받고, 국민은 외국에서 많은 돈을 지불하고도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 평가기관 안홀크-GMI가 발표한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국내총생산의 37%에 불과해 일본의 224%에 비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국가 순위로는 39개국 중 32위다. 저평가된 국가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가 이미지를 시정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광고나 홍보, 이미지 조작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밑바닥에 떨어져 있는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해법은 방법론이 아니라 내용에서, 나라 밖이 아니라 나라 안에서 먼저 찾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품위를 높이지 않고 국가의 이미지가 높아질 리가 없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영어몰입교육’이 아니라 ‘예절 몰입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제 곧 설치될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바로 이런 점을 유념해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 美모기지기관 국유화설… 韓銀 대규모 손실?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 기관인 페니매와 프레디맥 부실 ‘쓰나미’가 우리나라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두 회사는 추가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 역시 연일 내려앉으면서 국유화설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 등이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 39조원 규모 채권의 일부 부실도 우려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페니매와 프레디맥 주가는 각각 6%,4%씩 떨어졌다. 전날에도 25%,22%씩 폭락하는 등 4영업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월가 투자자들은 월스트리트 저널 자매지 밸런스가 “두 기관을 결국 준 국유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재무부가 “추측일 뿐”이라고 부인했지만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두 기관을 인수해 경영진을 교체하고 일부 비즈니스도 제한하는 극단의 조치가 취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프레디맥이 이날 30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채권 발행에 성공했지만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치른 게 되레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채권 금리는 4.172%로 미 채권과의 스프레드는 역대 최고 수준인 1.13% 포인트에 이르렀다. 프레디맥이 지난 5월 발행한 채권의 경우 국채와의 금리차가 0.69%포인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굴욕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에서 약 50% 정도, 금액으로는 377억달러(39조원)를 이들 회사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서울신문 7월16일자 17면 참조). 이들 업체가 국유화되면 미 정부가 기존 일반채권을 5∼18% 할인된 수준에서 매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10%만 할인돼도 4조원 가까이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고 다변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미국의 주택금융법에는 ‘패니매 등의 채권을 미 정부가 보증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들 채권은 미국 정부의 암묵적 보증을 받아왔기 때문에 떼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약의 경우 미국 정부가 페니매와 프레디맥을 국유화하면서 채권은 제값에 매입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도를 스스로 훼손한다는 의미”라면서 “때문에 페니매·프레디맥 부실에 따라 실제로 외환당국이 외환보유고 손실을 입는 상황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당정 공기업 민영화 방안 ‘엇박자’

    정부와 여당이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해 대기업과 외국인의 인수에 제한을 둘 것인지를 놓고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일부 기업의 경우 외국인이나 대기업의 지분 참여에 제한을 둘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12일 국회 공기업 특위에 참석해 “대우조선해양 같은 케이스는 대주주 지분이 외국 해외 투자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특위에서 민주당 강봉균 의원이 “규모가 큰 기업들은 재벌기업이나 외국인 투자가 외엔 인수할 돈이 없는데 어떻게 매각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매각 대상이 되는 구조조정 기업의 특성이 대우조선해양처럼 방위산업을 포함하고 있다면 대주주 지분이 해외 투자자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차관도 이날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공기업 매각과정에서)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문제가 우려될 수 있다.”면서 “매각 과정에서 동일인 한도를 제한한다든지 매수자 요건을 지정한다든지 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엄격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즉, 공기업 매각과정에서 외국인이나 대기업의 인수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 최경환 수석정책조정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필수 공익서비스의 경우 외국인 지분을 49% 이내로 제한하는 부분 이외에는 외국인이든 대기업이든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수석위원장은 “경영효율을 높이고, 국민 재산을 매각할 때 제값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멋쟁이는 자전거를 입는다

    멋쟁이는 자전거를 입는다

    “하이힐을 신고 알이 큰 선글라스를 낀 채 자전거를 타는 여성들,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일본 감상이다. 그는 얼마 전 패션지 보그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자전거에 관한 단상에서 일본에서 본 풍경을 거론하며, 도쿄 도심을 질주하는 여성을 그린 스케치까지 곁들였다. 그의 그림은 지구온난화와 고유가 시대를 사는 ‘스타일리시한’ 도시인의 모습은 바로 이래야 한다고 말해 주는 듯하다. # 패션 명가들 앞다퉈 자전거 출시 붐 혼잡한 도심에서 손쉽게 이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멋스럽게 보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한 진보적 사상가는 인류가 공유할수록 가치가 커지는 세 가지로 도서관, 시, 자전거를 꼽았다. 자원부족과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즘, 페달을 밟는 것만으로 당신은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려 깊은 사람으로 저절로 격상될 수도 있다. 자전거는 이제 취미, 운동, 운송 수단을 넘어 패션이요, 문화가 됐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유명 디자이너나 명품 브랜드들의 움직임에서도 나타난다. 자전거에서 영감을 받아 구치, 폴 스미스, 조지오 아르마니, 루이뷔통 등 패션 명가들은 앞다투어 브랜드 로고나 이름을 새긴 자전거와 가방 등을 내놓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와 외제차 브랜드들도 이륜차에 자신들의 상표를 기꺼이 빌려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국내에서도 1∼2년 사이 도심형 자전거인 ‘미니벨로’의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바퀴 지름이 18∼22인치 정도로 작고 몸체도 앙증맞은 자전거들의 도심 출현은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자그마하고 날렵한 모양새도 그렇지만 핑크, 그린, 스카이블루, 레몬라임, 아이보리 등 튀는 색깔로 무장한 미니벨로의 행렬은 그저 탈것으로만 인식됐던 자전거를 달리 보게 만들고 있다. 독일의 미니벨로 브랜드인 ‘버디’를 수입, 판매하는 플러쉬바이시클의 김진욱 대표는 “4년 전 ‘버디’를 수입했을 때 비싼 가격(140만원대) 때문에 주변에서 그걸 누가 타겠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미니벨로 시장이 이토록 커지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요새 젊은이들에게 자전거는 의류, 가방, 신발 못지않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패션 아이템이 된 것 같다.”며 “때문에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버디·브롬톤·비토 등 미니벨로 인기 여전 미니벨로 제품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영국의 브롬톤(Brompton)과 스트라이다(strida), 독일의 버디(birdy), 한국 업체가 중국에서 주문 생산하는 비토(Vito), 타이완의 다혼(Dahon) 등이 꼽힌다. 가격은 20만∼200만원대까지로 폭이 넓다. 자전거는 초기 비용을 높게 잡아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싼 만큼 제값을 하는 것은 당연지사. 가장 저렴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는 ‘비토’로 길고 가느다란 프레임과 담백한 아이보리 컬러로 여성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단점은 접히지 않는다는 것. 도심에서 이용할 때 만약의 경우 자전거를 휴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접이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3년 전부터 자전거를 선보여온 푸마가 올해 도심 질주에 맞춰 내놓은 ‘글로 라이더’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야간에 자체 발광이 가능한 페인트를 프레임에 발라 어둠 속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라 야간 주행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기에 어렵지 않았다. 최근엔 (페달과 뒷바퀴가)고정된 자전거라는 뜻의 ‘픽스드 바이크(fixed bike)’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 자전거의 특징은 기어도 브레이크도 없다는 것. 뒷바퀴가 지면에 닿아 있는 상태에서는 페달이 뒤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이게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초보자나 힘이 달리는 여성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팔길이가 맞지 않은 미니벨로에 불편함을 느꼈던 남성들이 주로 반색하고 있다. 바퀴 지름이 28인치로 매우 크며 타이어 폭은 매우 좁아 포장된 도심 도로에서 속도를 내기에는 그만이다. 김 대표는 “초기 자전거 형태라고 볼 수 있는 이 자전거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매력으로 현재 뉴욕, 런던, 도쿄 등의 멋쟁이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전했다. 80년대 후반 뉴욕 빌딩숲을 누비는 자전거 배달부를 그린 영화 ‘퀵실버’에 등장하는 게 이 자전거다. 원래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사람들이 부품 교체 비용 걱정 없이 타는 것이었는데 이게 오히려 심플한 멋을 내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마니아인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직접 타고, 파는 자전거 종류도 이 픽스드 바이크라고 한다. 청바지나 티셔츠, 후드티 등을 입고 큼지막한 메신저백을 등에 업은 채 도시를 질주하는 외국 젊은이들의 역동적인 모습에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매료되고 있다. 구조는 단순해졌지만 가격대는 만만치 않다. 인기 제품은 영국의 설리(surly)로 140만원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금융공기업 민영화 ‘속도 조절’

    정부가 금융공기업 민영화 일정에 ‘속도 조절’을 내걸었다.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금융공기업을 지나치게 흔들거나 동시다발적인 민영화 추진으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세계 증시 침체로 투자선이 명확치 않은 데다 현 정권 임기내 완전히 민영화를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은 굽히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국회 공기업대책특별위원회에 낸 ‘금융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방향’을 통해 정책금융 부문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민영화 방안은 산업은행 민영화로 설립될 한국개발펀드(KDF)가 중소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분야에서 안착한 것이 확인되는 2010년 이후에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KDF는 단계적으로 얻게 되는 산은 민영화 대금을 바탕으로 2010년쯤부터 중소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또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증권·대우조선해양·현대건설·하이닉스·현대종합상사 등 9개사의 지분은 KDF 출범 전까지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하면 KDF로 넘겨 국가가 매각하도록 했다. 한국전력·도로공사 같은 공기업 지분은 아예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KDF로 넘어간다. 금융위는 산은 민영화를 2012년까지 끝내기 위해 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9월쯤 국회에 낼 방침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첫 월급으로 송아지 사 지역구 기증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이 첫 월급으로 송아지를 구입해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도 홍천·횡성군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황 의원은 18대 국회가 개원조차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해 첫 월급을 주민에게 환원하기 위해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지난 24일 홍천의 한우 경매시장을 찾아 송아지 2마리를 직접 구입해 27일 홍천군에 기증하기로 한 데 이어 다음달 2일에도 횡성 한우 경매시장에서 송아지를 구입해 횡성군에 기증하기로 했다. 황 의원은 “18대 국회가 개원하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의 의미로 첫 월급을 지역 주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며 “송아지는 필요한 농가에 분양돼 나중에 제값을 받고 팔리는지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농정의 성공 여부를 지켜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Metro] 국내 첫 공정무역품 전문점 시민주주형태로 27일 개점

    국내 최초로 시민 주주로 이뤄진 공정무역 물품 매장이 문을 연다.㈜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오는 2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그루 1호점’을 개업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무역은 가난한 제3세계 생산자들이 만든 환경친화적 제품을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통해 제값을 주고 사자는 윤리적 녹색소비자 운동이다.이제까지 아름다운 가게와 YMCA 등이 주로 제3세계에서 생산된 커피를 위주로 판매해 왔지만 옷, 수제 패션소품, 도자기, 차, 아로마용품 등 다양한 물건을 매장에 내놓는 오프라인 가게가 문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루 1호점은 시민 74명이 1주에 1만원씩 하는 주식을 최소 10주 이상 사들여 만든 최초의 시민 주주 형식으로 운영된다. 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960년대말 재일동포 애환… 객석도 뭉클

    1960년대말 재일동포 애환… 객석도 뭉클

    할 일 없는 사내들은 철판에 곱창을 구워 먹는다. 아낙들은 쇳내가 나는 수돗가에서 설거지를 한다. 낡은 함석 지붕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 굉음이 질곡처럼 드리우는 곳. 한국말과 일본말이 아무렇게나 차려놓은 밥상처럼 섞여드는 곳. 이곳은 1960년대 말 일본 간사이 지방에 엎드려 살던 재일교포들의 살림처, 용길이네 곱창집이다. 연극 ‘야키니쿠 드래곤’(25일까지·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풍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태평양전쟁에서 왼팔을 잃고 일본에 자리를 잡은 용길. 전처와 낳은 딸 시즈카·리카, 후처인 영순의 딸 미카, 영순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 도키오와 함께 곱창집을 운영한다. 사계절을 보내며 세 딸은 제 짝을 찾아 일본, 한국, 북한으로 각각 떠난다. 날마다 학교에서 상처투성이가 돼 돌아오는 아들은 여느날처럼 지붕 위에 올라갔다가 그림처럼 떨어진다. 한편 일본 당국은 용길이가 제값 주고 산 옹색한 땅을 ‘국유지 점거’라며 빼앗으려 한다. 한·일 배우들이 함께 극을 이끌어가고 자막도 한국어와 일본어가 번갈아 나오는 ‘야키니쿠 드래곤’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못된 채 이국땅에서 살아야 했던 재일동포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린다. 비관적 현실 속에서도 의지로 낙관하는 인물들을 보는 마음은 뭉클하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패악도 부리고 오열도 한다. 객석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지는 지점은 침묵을 지키던 아버지의 속내가 비로소 드러날 때. 땅도 자식도 팔도 모두 잃은 용길은 절규한다.“일하고 일하고 일만 하다가….” 한번 터진 울음을 그칠 줄 모르는 용길역의 신철진, 커튼콜 때도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미처 지우지 못한 미순역의 고수희는 극에 또렷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처음 왔던 것처럼 빈 수레를 끌고 떠나는 가족 위로 축복처럼 벚꽃이 내린다. 이 연극은 영화 ‘피와 뼈’의 작가로 유명한 재일교포 출신 극작가 정의신(51)과 한국의 연출가 양정웅(40)이 한·일합작으로 만든 작품. 실제로 오사카 인근 국유지에서 고물상집 아들로 살았던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극에 녹여낸 정의신의 체취가 뚜렷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스타일리스트적 면모가 강한 양정웅 특유의 연출색이 그리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02)580-130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일부 병원 평가맞춰 직원 3배로

    일부 병원 평가맞춰 직원 3배로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전국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대한 의료기관평가 결과는 공개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보건의료노조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보여주기식 일회성 평가로는 안 된다.”면서 제도개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료기관평가위원회 회의 정례화 ▲위원회를 제3의 기구로 독립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별도의 전문평가요원 선발 ▲평가 예고기간 최소화 및 불시에 불규칙적으로 평가 등을 제시했다. ●병원직원 환자 보호자로 둔갑시켜 평가과정에도 잡음이 있었다. 현장에선 일부 병원들이 평가기간에 맞춰 직원을 3배까지 늘리는가 하면 병원직원을 환자보호자로 내세워 조사에 응하기도 했다. 복지부도 장관보고까지 마친 자료를 오류가 발견됐다면서 하루만에 재평가에 나서고, 항목이 많을수록 정확한 평가지표를 오히려 축소하는 등 미숙한 처리과정을 드러냈다. 복지부가 중간자료라고 설명한 보고문건에선 ‘환자만족도´ 외래환자 항목의 A등급과 최하점수인 C등급간의 점수차가 불과 7점 안팎에 불과했다. 상대평가라는 이유로 상위 25%, 중위 50%, 하위 25%로만 나눈 탓이다. 외래환자 만족도는 삼성서울병원이 89.1점, 서울아산병원이 88점으로 A등급을 받은 반면 서울대병원(80.8점), 신촌세브란스병원(80.2점), 강남성모병원(80.1점)은 최하인 C등급으로 분류됐다. ●발표직전 재평가 신뢰성 의문 문건에는 복지부가 공표를 앞두고 고민한 흔적도 있다. 기관전체나 평가부문, 영역에 걸쳐 ‘실제값 공표’,‘등급화 공표’ 등을 섞어 모두 12가지 방안이 고려됐으나 결국 실제값(점수)은 발표에서 모두 배제됐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문건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보내온 것을 요약한 것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이를 바로잡았을 뿐”이라며 “‘임상의 질’은 몇개 항목갖고 전체를 평가하는 데 문제가 있어 막바지에 임상이란 용어를 뺄 것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한 보건전문가는 “병원평가는 국민에게 공개돼 해당병원의 생사를 가름하는 ‘살생부’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중요한 평가를 진행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불과 1∼2일 사이에 바로잡아 발표 직전 수정했다는 것은 평가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4월 생산자물가 9.7%↑ 9년 5개월만에 최고

    석유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5월 소비자물가도 4%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4월 생산자물가 지수가 지난해 4월에 비해 9.7% 상승,1998년 11월 11.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1%를 시작으로 상승 반전된 뒤 10월 3.4%,11월 4.4%,12월 5.1%, 올해 1월 5.9%,2월 6.8%,3월 8.0% 등으로 8개월째 오름 폭을 매월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6%로,1998년 1월 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생산자물가 상승은 유가의 경우 2주 후에 소비자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대로 이어진다. 생산자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다.4월 국제유가 평균(두바이유 기준)은 배럴당 103.62달러로 지난해 4월의 63.98달러에 비해 62% 폭등했다. 환율도 올 4월 평균은 987.24원으로 1년 전 930.95원에 비해 5.9%가 상승했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배달당 12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환율이 1000원을 훌쩍 넘어선 상황에서 소비자물가가 지난 4월 4.1% 수준보다 하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공산품은 원유, 곡물, 금속소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음식료품,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대다수 제품이 상승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13.6% 급등했다.1998년 10월 13.8%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밀가루가 49.3% 급등한 것을 비롯해 비스킷(38.2%), 된장(22.2%), 경유(32.7%), 등유(37.6%), 휘발유(11.5%) 등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의 경우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과 쇠고기 수입 개방의 여파로 닭고기는 전월보다 5.6%, 쇠고기가 3.6%, 계란은 4.1% 떨어진 반면 대체 수요가 늘면서 돼지고기 값은 28.0%나 급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비해 축산 농가들이 조금이라도 제값을 받으려고 출고 시기를 앞당기면서 쇠고기 산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뉴타운 공약 어디로] ‘空約 후폭풍’ 솔깃했던 민심 분노로…

    [뉴타운 공약 어디로] ‘空約 후폭풍’ 솔깃했던 민심 분노로…

    ‘뉴타운 후폭풍’이 거세다.18대 총선에서 뉴타운 추가 지정과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내세운 일부 당선자들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당분간 선정을 고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뉴타운 사업 지정권을 아예 광역단체장에서 중앙부처로 넘기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뉴타운 추진을 바라는 지역주민들은 항의 시위도 계획 중이다. 뉴타운을 둘러싼 지역민심과 지정권 이관 여부, 서민주거 안정책으로서의 정책 효율성 등을 짚어본다. ■들끓는 상계동 주민 “지역발전 위해 한나라 찍었는데…” 18일 오후 2시 서울지하철 4호선 상계역 앞.18대 총선 후보들의 당선·낙선사례 플래카드가 주변에 붙어 있는 것을 빼면 총선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들끓고 있었다. 한나라당 현경병 당선자를 통합민주당 정봉주 후보가 고발하면서부터다. 노원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세 곳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휩쓸었다. 여기엔 ‘노원구 발전’이란 지상명제가 한몫했다.“돈 없는 서민층만 모여 산다느니, 낙후지역이라느니 해서 노원구민이 얼마나 서러움을 많이 받았나. 이제라도 노원구가 발전해서 아파트도 제값을 받으려면 한나라당 후보를 찍는 게 최선이었다.”결혼 후 줄곧 노원구에서 살았다는 박모(45)씨의 말은 이곳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고개역 앞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이성찬(61)씨는 “한나라당을 찍으면 상계 뉴타운 진척이 빨라질 거라는 여론이 없었다고는 말 못한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씨는 “선거운동 기간에는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와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 지지도가 비슷했는데, 총선 직전 홍 후보쪽으로 분위기가 급격히 쏠렸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뉴타운 공약을 내건 한나라당 현 당선자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거론했다는 이유로 통합민주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자 주민들은 동요했다. 월계 뉴타운 지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현 당선자는 통합민주당 정봉주 후보를 2759표 차이로 따돌렸다. 월계 뉴타운 추진시 예정지가 될 월계 1·4동에서만 정 후보보다 1018표를 더 얻었다. 현 당선자가 내건 ‘월계 뉴타운 추진’ 때문에 현 당선자에게 한 표를 던졌다는 이모(47)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현 당선자 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렇게 잡음이 생기는 게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역시 현 당선자를 지지했다는 최모(39)씨는 “허위 학력 논란도 있는 걸 보면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으니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술렁이는 시흥3동 주민 “지켜지지 않으면 가만 있지 않아” “시흥 3동은 서울시에서 버려진 동네예요. 이번에도 뉴타운이 안 되면 항의 시위에 나설 겁니다.” 서울 서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금천구 시흥3동 주민들은 정치권과 서울시간 뉴타운 공방에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8일 뉴타운 공방으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시흥3동을 찾았다. ‘시흥3동 뉴타운 개발, 마지막 기회입니다. 서명운동과 서울시청 앞 시위에 동참해 주세요.’‘시흥3동은 뉴타운 개발이 생명입니다.’ 마을 어귀마다 내걸린 뉴타운 개발을 촉구하는 항의 플래카드에는 주민들의 분노가 담겨 있었다. 20여년을 이 동네에 살았다는 김모(54)씨는 “경계에 있는 안양시에도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한데 이 동네는 5층 이상 건물이 별로 없을 정도로 낙후돼 있다.”면서 “주민들 사이에는 서울에서 버려지느니 차라리 안양시로 이사를 가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박모(43·여)씨는 “이곳은 이미 2005년 8월에 뉴타운으로 지정됐는데 총선에서 여야 후보가 뉴타운을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부동산 거래도 거의 없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뉴타운으로 지정만 됐을 뿐 언제 시작될지 몰라 가격 변동도 없고, 매기도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가는 빌라 60㎡(18평형)가 1억 7000만∼2억원 선이다. 한나라당 안영환 후보와 통합민주당 이목희 후보가 맞붙은 이번 총선에서 안 후보는 342표 차로 신승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안 후보는 뉴타운 사업지구로 지정된 시흥3동에서만 2531표(51.10%)를 얻어 1881표(38%)를 얻은 이 후보에 650표 차로 압승했다. 시흥 3동의 표심이 당선에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총선 직후인 지난 10일 인터넷 카페인 ‘시흥뉴타운 발전을 위한 모임’에 안 후보의 당선 글이 오르자 주민들은 “이 후보에게는 미안하지만 뉴타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금천 토박이라서 지인들을 동원해 20표 이상 몰아줬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논란 이는 뉴타운 효과 “서민주거 안정” vs “집값폭등 초래”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집값 안정을 위해 뉴타운 추가 지정은 당분간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겨 서민 주거 안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이라지만 뉴타운 사업 같은 도시정비사업의 특성상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 김규정 부동산 114 콘텐츠팀장은 “뉴타운이 지정되면 보수적으로 얘기해도 2∼3배 이상 오른다. 용산 등 심한 곳은 평당 억단위”라면서 “주택가격 상승이 목적이 아니어도 개발하다 보면 가격이 어쩔 수 없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기수요가 몰리고 개발비용·토지가격이 상승하다 보면 자연스레 원주민의 재정착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도 “현재 30%대인 재정착률을 높이는 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인정하고 있다. 남은경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뉴타운 같은 도시재생사업은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전부 철거해서 아파트를 짓게 되면 원주민들의 열악한 경제력으로는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처음에는 뉴타운을 환영하던 지역주민들이 사업이 가시화된 후 소송을 제기하고 반발하는 것도 높은 비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간에 뉴타운 사업추진을 위한 조합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발절차 등에 대한 내용을 잘 몰라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 만큼 행정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현장설명 등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원주민의 재정착률을 높이는 등 뉴타운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뉴타운 추진의 완급 조절을 조언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뉴타운을 너무 많이, 한꺼번에 지정하다 보니 전세 수요 등 기존 주택시장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면서 “도시 구조를 바꾸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보고 순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타운 추진에 SH공사 등 공공부문의 입김이 세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뉴타운이 공공사업인지 민간사업인지 애매하다 보니 개발이익 환수 등 투기억제 수단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SH공사가 지원해 저렴한 주택을 만들든, 아니면 민간에 이양해 세금을 확실히 거두든 성격이 좀더 명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여당 추진에 서울시 난색 지정권한 중앙부처 이양 논란 한나라당 일각에서 뉴타운 지정권한을 중앙부처로 넘길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와 실현 가능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가 공개적인 반발을 자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자치제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면호 서울시 대변인은 21일 이와 관련, “서울시는 현행법에 따라 충실하게 뉴타운 정책을 추진할 뿐이다. 국회의원들이 법을 개정하는 것은 차후 문제”라면서 “최근 정치권 논쟁에 대해 ‘의견 자체가 없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도 지정 권한을 자치단체장에게 맡기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는 등 정치권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은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반대의견을 피력한 셈이다. 앞서 홍준표, 유정현 당선자 등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타운 추가지정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지자, 사업지정권한을 국토해양부로 넘길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현행 도시 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상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권한은 광역 시·도지사에 있다. 세부적으로는 관할 구청장이 주민과 구의회의 의견을 들은 뒤 시장이나 도지사에게 뉴타운 지구 지정을 요청하게 된다. 국회의원으로서는 뉴타운 추가지정을 공약했더라도 서울시장이 반대하면 공약을 실현할 수 없는 것이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뉴타운 사업 지정권한을 중앙정부로 이양하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뉴타운 공약을 내놓은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서울시 추진 현황 총 26곳… 주거중심형 길음만 입주 시작 서울에는 현재 26곳의 뉴타운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2년 10월 전국 처음으로 지정된 은평 왕십리 길음 등 3곳의 시범뉴타운과 이후 추가지정된 23곳이다. 이 지역들은 ▲주거중심형 ▲도심형 ▲신시가지형 뉴타운으로 각각 조성된다. 현재 입주를 시작한 곳은 주거중심형인 길음 뉴타운뿐이다. 신시가지형인 은평 뉴타운은 오는 6월 입주예정이다. 왕십리지구는 조합원 토지보상 및 세입자 이주대책 등을 위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준비 중인 상태다. 이곳은 도심형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26개의 뉴타운과 별도로 9곳의 균형개발촉진지구(촉진지구)도 있다.26곳의 뉴타운과 9곳의 촉진지구 가운데 아직 재정비촉진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곳은 한남, 중화 뉴타운 등 11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연내에 재정비촉진계획을 모두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는 5∼6월 중으로 상계, 흑석, 거여·마천, 중화 뉴타운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분쪼개기에다 남산 고도제한 문제 등으로 사업이 늦게 시작된 한남, 시흥, 창신·숭의 뉴타운은 하반기 중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마련한다. 이밖에 구의·자양, 망우, 천호·성내 촉진지구와 세운상가지구의 재정비촉진계획안은 상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한편 뉴타운 추가지정 여부는 부동산시장 안정화 시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 ▲1∼3차 뉴타운의 안정 가시화라는 2가지를 추가지정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는 21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지금은 당분간 선정을 고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혀 ‘부동산 가격 안정’에 무게중심을 뒀다. 현행 뉴타운 사업의 가시적 진척 여부보다는 부동산가격 안정이라는 심리적 요인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최근의 정치적 상황이 감안됐다는 지적이다. 뉴타운 사업의 가시화 시점을 추가지정 요소로 볼 경우, 앞으로 최소한 2년은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뉴타운 개발기본계획 승인에서부터 사업시행까지 통상 2∼3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철근 사재기’ 고발

    최근 철근 사재기가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건설단체들이 ‘강경대응’에 나섰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와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철근 사재기를 하고 있는 유통업체(대리점)를 건설업계의 신고를 받아 정부에 고발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이는 철근 값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철근 유통업체들이 단기차익을 노려 또다시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남양주 진접지구 A아파트 공사 현장의 경우 제값을 주고도 철근 수요량의 절반밖에 공급을 못 받는 등 사재기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사재기 신고는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02-3485-9293)와 대한건설협회(02-3485-8303)로 하면 된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단독]G마켓, 판매상 수익금 ‘가로채기’

    온라인 장터 G마켓에서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신모(30)씨는 지난해 12월 거래실적을 확인하다 황당한 오류를 발견했다.1만 1500원짜리 실내용 온도계를 팔았지만 물품대금으로 1058원만 입금됐다. 중개수수료 8%를 뺀 1만 580원이 G마켓으로부터 입금됐어야 했지만 정산 과정에서 ‘10580’의 끝부분 ‘0’이 빠져 1058원만 입금된 것이다. 신씨가 그제서야 지난해 거래내역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같은 방식으로 받지 못한 돈이 무려 200여만원이었다.G마켓 측은 “담당자가 명확하지 않다.”며 누락분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G마켓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윤모(27)씨는 최근 구매자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구매자가 4900원짜리 티셔츠를 사면서 배송비 2500원을 착불(물건이 도착하면 구매자가 배송비를 지불하는 방식)로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선불로 결제가 돼 이중으로 돈을 냈다는 주장이었다. 윤씨는 2500원을 되돌려 줘야만 했다.G마켓 측으로부터 배송비도 돌려받지 못했다. 한 해 거래액이 3조원에 달하는 국내 오픈마켓 1위업체 G마켓이 중간 정산 과정에서 결제 금액이 누락되는 등의 시스템 오류를 방치해 판매자가 물건의 제값을 받지 못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G마켓은 개인 소상인들이 올린 물건이 팔리면 구매자로부터 물건값을 받았다가 1∼2주일 뒤에 중개 수수료를 떼고 돈을 전해 준다. 이 과정에서 판매금액이나 배송료 일부가 누락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게 판매자들의 주장이다. 판매자들은 행여 불이익을 당할까봐 공식적인 항의도 제대로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음 카페 ‘내가게:인터넷쇼핑몰운영자모임’의 ‘G마켓-문제토론’ 게시판에는 정산 누락으로 피해를 봤다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품 접수가 몰릴 때 서버가 다운돼 그로 인한 오류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정산 누락 같은 심각한 오류는 없었던 걸로 안다.”면서 “일단 시스템상 오류인지 아닌지 확인한 뒤 오류가 확인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착한 소비’ 바람 분다

    ‘착한 소비’ 바람 분다

    분당에 사는 정모(34·여)씨는 지난해 8월 공정(대안)무역으로 인도에서 들여온 천을 사서 임신 중인 아기의 배냇저고리를 준비했다. 마하라슈투라 지역의 농민공동체 연합이 재배한 목화를 원료로 빈곤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복지단체 아시시가먼트가 만든 제품이다. 지난달 딸을 순산한 정씨는 “농약을 덜 친 환경친화적인 천인 데다 빈곤 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체에 근무하는 최모(31·여)씨는 제3세계 저소득층에 자금을 빌려주는 키바운동에 동참할 계획이다. 마이크로파이낸싱(무담보 소액대출) 중계 사이트로 일반인이 도와줄 사람을 직접 선택하고, 손쉽게 소액을 빌려줄 수 있는 키바(www.kiva.org)는 전세계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는다. 최씨는 “고리대금업에 지나지 않았던 대부업이 윤리적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고 말했다.‘키바’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조화’나 ‘일치’를 뜻한다. 소비 자체로 빈곤층을 도울 수 있는 ‘착한 소비(윤리적 소비)´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단순히 가격이나 품질을 비교하는 것을 넘어 생산 과정의 윤리까지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 행태도 바뀌고 있다. ●스타벅스·나이키도 착한 소비자들에게 굴복 2003년부터 동남아 수공예품으로 공정무역을 시작한 아름다운 가게는 2006년부터는 ‘히말라야의 선물’이란 커피를 팔고 있다. 커피 매출은 2004년 3600만원에서 지난해 1억 6600만원으로 늘었다. 네팔에서 공정무역의 일환으로 들여온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YMCA도 매출액이 2006년 1억여원에서 지난해 2억여원으로 뛰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현재 의류, 패션소품, 도자기, 커튼, 차, 아로마용품 등 12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정무역도 로하스(친환경 소비)의 범주에 포함되면서 노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웰빙 및 로하스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윤리적 제품으로 오인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는 이미 ‘착한 소비’가 기업 행태를 바꾼 사례가 많다. 스타벅스는 윤리적 소비자들의 압박에 못이겨 2000년부터 에티오피아 등에서 커피 원두를 시장가격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에 구입하고 있다. 나이키는 2005년 제3세계 국가의 아동들을 착취해 운동화를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달 24일 다보스 포럼에서 “자본주의는 부유한 사람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생각을 ‘창조적 자본주의’라 부르겠다.”고 선언했다. ●아직은 걸음마 한국에서는 2004년 두레생협이 필리핀 네그로스 섬의 설탕을 팔기 시작했다. 이후 YMCA·아름다운재단·여성환경연대·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커피, 의류 등의 공정무역 제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착한 소비’가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많지만 자세히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지난해 10월 아름다운 가게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안무역 설문조사에서 ‘대안무역 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가 69.6%나 됐지만 ‘대안무역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람은 3%에 그쳤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이미영 사장은 “미국은 공정무역 운동의 역사가 50년이 넘었지만 한국은 2∼3년밖에 되지 않아 인지도를 넓히는 일이 우선”이라면서 “제품의 양을 확대하고 질을 높여 ‘착한 소비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이경원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용어 클릭 ●공정(대안)무역 1950∼60년대 유럽에서 태동한 소비자 운동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 공정한 가격, 건강한 노동, 친환경유지, 생산자들의 경제적인 독립 등을 전제로 한 무역을 일컫는다. 가난한 제3세계 생산자들이 만든 환경친화적 제품을 제값에 사는 윤리적 녹색소비자 운동이다. ●윤리적(착한) 소비 공정무역 운동을 포함한 소비자 운동으로 인간, 동물, 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을 사지 않고, 공정무역에 의한 상품을 구입한다.
  • [단체장 새해설계] 김태환 제주지사

    [단체장 새해설계] 김태환 제주지사

    “첫째도 경제고 둘째도 경제입니다. 올해를 ‘제주 투자의 해’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올 들어 간부회의를 경제회의로 바꾸고 도청 현관에는 1일 관광객 수, 투자유치 실적 등 제주의 경제 상황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1일 실물경제 표지판’을 설치토록 했다. 경제 문제에 다소 둔감한 공무원들이 출·퇴근하면서 자연스럽게 실물 경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공무원들에게 신문 경제면을 꼼꼼하게 읽는 습관을 들일 것도 주문했다. 김 지사는 “노지 감귤 가격 하락으로 재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면서 “비상품 유통 차단 등 감귤 값 안정을 위해 행정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농가와 생산자단체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제주 노지감귤은 10㎏당 5000원선마저 무너지는 등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김 지사는 “비상품 유통을 차단하고 고품질 감귤 생산만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며 “비상품을 몰래 유통하는 등 소탐대실하는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있으면 직접 찾아갈 터 관광개발 사업 등 투자 유치에도 김 지사는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제주에 투자 의향만 있다면 어디라도 먼저 찾아가겠다.”면서 “현재 투자유치가 협의가 진행 중인 사업은 빠른 시일내 제주에 직접 돈이 들어오는 실질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는 7개 사업에 1조 4487억원 규모로 컨벤션센터 앵커호텔, 폴로승마장, 여래휴양형 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등 제주의 관광지도를 바꾸는 굵직굵직한 사업이 투자유치 성공으로 첫삽을 떴다. 김 지사는 “교육과 의료, 첨단산업 분야의 투자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제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서 “올해는 이들 분야의 실질 투자를 이끌어내 1차와 3차산업에 치우친 제주의 산업구조를 선진미래형으로 개편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광개발사업 승인 10개월로 줄여 도는 올해 투자유치 환경 개선을 위해 도가 먼저 개발용 토지를 확보,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토지비축제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는 “과거에 관광개발사업의 경우 사업 승인을 받는 데만 22개월 이상이 걸렸고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13개월로 단축됐다.”면서 “올해는 다시 10개월로 줄이는 등 빠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에도 큰 기대를 나타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 추진돼 2010년에는 영어전용학교가 문을 열게 된다. 도는 최근 재정경제부, 교육인적자원부, 기획예산처, 국무조정실 등 중앙 부처와 제주영어교육도시 추진에 따른 이행협약(MOU)을 체결했다. 영어교육도시는 1단계 시범사업으로 공립 초·중·고(국제고) 각 1개교를 201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내년 1월에 학교시설공사를 착공한다. 그는 “아직 도민들이 영어교육도시가 가져올 경제 효과 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관광산업 등 제주경제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기지 갈등은 ‘대화’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제주 해군기지는 국회가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민관 복합형 기항지’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김 지사는 “다양한 이해 주체들이 참여하고 협상, 중재, 조정 역할을 맡게 되는 사회협약위원회를 빠른 시일내에 만들어 갈등 해소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전 지역 면세화·법인세 인하 가닥 잡아 아직 무늬만 특별자치도라는 평가에 대해 김 지사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2단계 제도 개선으로 전 지역 면세화, 법인세 인하 등 핵심 과제의 실마리는 풀었다.”고 말했다. 법인세 특례는 정부의 2단계 균형발전정책과 연계, 제주지역에 대한 우대 방안이 마련하는 방향으로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도 전역 면세화는 내국인 면세점 구제완화를 통한 쇼핑관광을 활성화하는 요구가 반영됐고 영어도시 외국교육기관의 내국인 입학 비율이 50% 상향된 것도 성과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새 정부가 규제완화를 내걸고 있어 특별자치 제주는 또 다른 기회가 온 것”이라며 “도민과 함께 특별자치도 완성과 국제자유도시 건설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루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쇠꼬리가 떨어져 맞고소 붙었는데

    쇠꼬리가 떨어져 맞고소 붙었는데

    대구(大邱)지검 14호 송종의(宋宗義)검사는 19건의 방대한 관련서류와 증거물로 넘어온 6백g짜리 쇠꼬리를 책상위에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시장에서 9살짜리 소를 흥정하던 점잖은 시골양반들이 떨어진 쇠꼬리를 놓고「잡아 뗐다」「풀로 붙였다」의 삿대질인 것. 꼬리 없는 소는 말이 없고, 고소자들은 서로 결백을 주장하는 이 해괴한 사건의 자초지종-. “멀쩡한 꼬리 잡아뗐다”에 “풀로 붙였더라”고 맞서 「쇠꼬리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이 해괴한 사건은 지난 3월12일 낮12시쯤 경북성주군 성주면 경산동에 있는 쇠전(우시장)에서 시작됐다. 이날 9살박이 암소 한마리를 팔려고 끌고나온 정(丁且·50·성주군 대가면칠봉동123)는 중개인을 넣어 쉽게 소를 사려던 조인제(趙仁濟·60·칠곡군 약목면평북동462)씨를 만나 10만원 안팎에서 흥정은 무르익어갔다. 조씨는 사기전에 다시한번 무슨 흠이없나 소를 훑어 보던끝에 꼬리의 3마디부분에 유달리 지저분하게 똥이 묻어있는 것을 발견. 『오른손으로 꼬리에 묻은 똥을 닦아주었을 뿐』이라고 진술에서 주장했듯이 조씨는 소의 꼬리를 힘주어 잡아당기지 않았는데도 꼬리가 힘없이 떨어지더라는 것. 조씨의 손에 쥐어진 끊긴 쇠꼬리를 보자 소를 팔려던 정씨는 『왜 남의 쇠꼬리를 잡아당겨 떼어놓느냐』고 삿대질. 너무도 순간적인 일이었다. 특히 꼬리를 잃은 소는 정씨 자신의 것도 아니고 형인 정팔광씨(64·성주군 대가면 옥성동)의 것으로 대신 팔러나왔다가 이런 변을 당하게 됐다. 꼬리가 없어져 육체적으로 불가결한 기능의 일부를 잃은 이 소를 놓고『사야된다』『못산다』로 싸움은 더욱 격화. 조씨는『환갑인 내 나이에 무슨 힘으로 쇠꼬리를 잡아뽑느냐, 떨어져있는 것을 풀로 붙여 눈속임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구의 잘못인지를 입증할 수 있는 소와 끊긴 꼬리는 말이 없고, 끝내는 난투극으로 까지 번졌으나 타협이 이루어지지않아 정씨는 조씨를 걸어 재물손괴로 성주경찰서에 고소를 했고 이에 맞서 조씨는 정씨를 사기미수및 상해죄를 들어 맞고소. 솟장에서 정씨는 10만원짜리 소가 꼬리를 잃어 제구실을 다못할 불구가 됐으니 끊긴 꼬리의 값은 2만원 이상의 재물이라 주장하고 있다. 흑백 가려낼 확증이 없자 쌍방은 증인 찾기에 나서 한편 조씨는 꼬리가 자신의 행위로 인해 끊어진 것이 아님을 입증하기위해 성주군 성주면 경산동 종로가축병원 원장 배경호씨등 2명의 수의사가 발행한 진단서를 붙여 재물손괴의 무혐의를 주장하면서 꼬리 끊긴 소를 속여 팔려했다고 정씨를 사기로 고소. 특히 조씨는 쇠전에서 정씨로부터 매맞아 2주의 치료를 요한다는 상해진단서(중앙외과의원·강신완)까지붙여 상해사건도 같이 묶었다. 사건 다음날인 3월13일 수의사 배씨가 발행한 진단서에는「피하 점막이 조조하고 점막하층의 출혈점이 없고 그 부위가 건락화된것으로보아 꼬리 탈락이 5~7일쯤 경과된 것으로 진단함」이라는 사람의 진단서보다 어려운 용어가 나열된 의견이 기록되어 있다. 이 진단서의 의미는 사건의 4~6일전에 이미 그 소의 꼬리는 떨어져 있은 것을 입증하고 있지만 정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정씨는『지난해 11월부터 이 소를 사서 길러왔는데 얼마전 꼬리부분에 약간의 상처만 있었을뿐 떨어진게 아니고 멀쩡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송치된 이 사건의 관련서류들은 두사람의 고소장과 진단서, 참고인 진술서등 모두 19가지. 물적증거물로서는 떨어진 쇠꼬리 1개가 넘어와 대구지검에서 귀중하게 보관중이다. 사건의 흑백을 가려내기 위해 부심하는 담당 송검사는 기록을 검토하면 할수록『쉽고도 어려운 사건』이라고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고 있다. 그동안 수사를 펴온 성주경찰서 역시「쇠꼬리 사건」자체에 관련된「사기·재물손괴」피의 사실엔 확증을 잡지못해 증거불충분으로 모두 불기소의 의견을 달아놓았고 파생적인 사건인「상해」고소에 대해서만 기소의견을 달았다. 검찰이 부를 날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은 황(黃·59)모씨등 유력한 증인을 확보하기에 여념이 없는데 그런 사정도 아랑곳없는 꼬리잃은 소는 극성스럽게 덤벼드는 파리떼를 쫓지못해 큰 고생을 하고있다. 재판해서 집안이 망해도 꼭 끝장내겠다 서로 별러 꼬리가 없어졌기때문에 뒷덜미에 파고드는 파리를 쫓을 수가 없어 몸부림을 치고 있는 실정. 『재판하면 집안이 망한다지만 이번만은 끝장을 내야겠다』고 벼르는 두사람. 조씨는『끊어진 꼬리를 풀로 붙여서 병신소를 가지고 제값을 받아내려다가 들킨 것을 부끄러워 할줄은 모르고 10살이나 위인 나에게 손찌검을 했으니 꼭 벌을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도의적인 문제까지 내세우고 있다. 한편 정씨는『멀쩡했던 소의 꼬리를 끊어 놓았으니 꼬리만이 아니고 당연히 소값을 치러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에서 그는『조씨를 때린 일은 없고 멱살을 잡았을 뿐』이라고 진술, 상해사건도 혐의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또 정씨는『6백g의 무게가 있는 꼬리를 무슨 재주로 풀로 붙여 매달아 몇시간씩 끌고 다닐 수 있느냐』고 자신의 결백을 내세우고 있다. 과연 쇠꼬사건은 어떻게 그 꼬리가 마무리 될지 흥밋거리다. [선데이서울 71년 5월 2일호 제4권 17호 통권 제 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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