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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12월말 ‘김학의 동영상’ 촬영”… 檢, 정황증거 활용할 듯

    “영상 속 인물” 여성 진술 보완 가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별장 성접대’ 동영상 촬영 시점을 특정하는 등 새로운 단서를 포착하면서 진척이 더딘 특수강간 사건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으로 알려진 강원 원주 별장 성접대 동영상이 2007년 12월 말에 촬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특수강간은 2007년 12월 21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났는데, 이 동영상은 15년이 적용되는 시점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셈이다. 검찰이 2013년, 2014년에도 이 사건을 수사했지만 동영상 촬영 시점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촬영 시점을 추정하고 있지만 (영상 조작 여부 등) 기술적 검증 절차가 완전히 끝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해 여성들이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과거 수사에서 ‘진술 신빙성’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탓에 객관적 증거 확보에 주력해 온 수사단은 이 동영상을 정황증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에는 폭행이나 강요로 볼만한 장면이 없어 특수강간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해도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밝힌 피해 여성 이모씨의 진술이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보완해 줄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 전 차관이 향후 검찰 조사에서 “별장에 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김 전 차관의 다른 진술까지 의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수사단이 지난달 확보한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성관계 사진도 2007년 11월 촬영돼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김 전 차관과 피해 여성의 관계를 밝히는 중요 단서가 될 전망이다. 다만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규명할 직접 증거는 아직 없기 때문에 수사단은 피해 여성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를 통해 진술을 보강하면서 증거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유재명X이준호 ‘자백’, 단 1회로 증명한 ‘김철규표 장르물’

    유재명X이준호 ‘자백’, 단 1회로 증명한 ‘김철규표 장르물’

    진짜가 나타났다. 김철규표 장르물로 관심을 모은 tvN 토일드라마 ‘자백’이 첫 방송부터 빈틈없는 완성도를 뽐내며 장르물 팬들의 기대를 환호로 바꿨다. 이를 증명하듯 ‘자백’의 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4.6%, 최고 5.7%를 기록하며 뜨거운 호평 속에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지난 23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자백’(연출 김철규 윤현기, 극본 임희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팩토리) 1회에서는 5년의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 두 개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은 최도현(이준호 분)과 사건의 진범을 쫓는 집념의 형사 기춘호(유재명 분)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거대한 미스터리의 서막을 열었다. 5년전 은서구의 주택 공사장에서 살인사건(이하 ‘양애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둔기로 머리에 치명상을 가한 뒤 깨진 병으로 사체를 훼손하고, 피해자의 옷가지 등을 불태워 증거를 인멸하는 잔인한 범행수법 탓에 해당 사건은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시 강력팀 형사반장이었던 기춘호(유재명 분)는 한종구(류경수 분)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이윽고 한종구는 살인죄로 기소됐고 당시 로펌 시보였던 변호사 최도현(이준호 분)이 사건을 수임했다. ‘양애란 살인사건’의 최종 공판 날 춘호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한종구를 진범이라고 확신한 춘호는 자신이 수사한 사실을 가감없이 증언했고 재판의 분위기는 도현과 한종구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도현의 반대 심문과 함께 분위기가 일순간에 전복됐다. 춘호의 증언을 조목조목 반박한데 이어 검사 측이 제시한 정황증거들을 모조리 무력화 시킨 것. 결국 한종구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받았고, 춘호는 범인 검거에 급급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여론의 비난 속에서 경찰복을 벗었다. 그러나 5년 후 ‘양애란 살인사건’과 똑같은 범행 수법을 사용한 ‘김선희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김선희 살인사건’의 증거들이 모두 한종구를 범인으로 가리키며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종구는 즉각 구속됐고 도현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5년 전과 달리 도현은 시작부터 커다란 벽에 부딪혔다. 한종구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무죄를 주장하기에는 사건의 정황이 너무나도 수상했고, 검찰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서 온전한 조서(사건에 대해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 조차 손에 넣지 못했다. 더욱이 극 말미에는 도현이 조서에서 누락된 내용들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사건 현장에 갔다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그려져 충격을 안겼다. 이에 두 살인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도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증이 고조된다. 뿐만 아니라 도현의 면회를 거부하는 사형수 아버지 최필수(최광일 분), 도현의 변호사 사무실에 사무보조로 입사한 정체불명의 진여사(남기애 분), 도현의 뒤를 쫓는 춘호 등 드라마 곳곳에 심어져 있는 미스터리들도 궁금증을 자극하는 요소. 이에 강렬한 사건들과 꼬리의 꼬리를 무는 의문들 속에서 서막을 연 ‘자백’이 향후 어떤 전개를 펼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함께 완성도 높은 ‘자백’의 만듦새 역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살인사건을 묘사하는 연출 방식은 ‘김철규표 장르물’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김철규 감독은 범인의 살인 행위 자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분위기와 간접 묘사만으로 공포감과 긴박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특히 으슥한 골목길을 걷는 피해자를 부감샷으로 쫓아가는 앵글은 마치 피해자를 미로에 가둬버린 듯한 느낌을 주며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일품이었다. 이준호는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와 발성, 예리한 눈빛으로 변호사 최도현을 완성했고 유재명은 지금껏 본적 없는 와일드한 모습과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무엇보다 극중 두 사람이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강렬한 앙상블이 빚어졌다. 또 털털하고 귀여운 매력의 신현빈(하유리 역)과 남기애는 이준호와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고, 살해 용의자로 분한 류경수는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한편 ‘자백’의 첫 방송에 장르물 팬심이 요동쳤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와 드라마가 영화 느낌나네”, “완전 꿀잼! 보는 내내 안 끝나길 바랐다 내일 기대된다”, “진짜 몰입해서 봤어요! 다음 편 너무 궁금해”, “찐장르물의 향기!”, “이준호 유재명 배우 연기 너무 좋아요!”, “이건 찐이다! 오랜만이네 볼만한 장르물”, “넘나 재밌었음! 영상미도 쩔고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 같았음!”, “비숲 이후에 믿고 보는 작감배 탄생”, “대박 조짐이 보인다”, “연출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다 좋네요. 긴장감 몰입감 임팩트 대박입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tvN 토일드라마 ‘자백’은 한번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다시 다룰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 법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린 법정수사물로 오늘(24일) 밤 9시에 2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함께 가요” 영정 품은 노부부는 마지막 잠에 들었다

    “함께 가요” 영정 품은 노부부는 마지막 잠에 들었다

    2016년 6월 19일 저녁 부산 금정구의 한 빌라. 노부부는 인생의 황혼기를 함께한 낡은 빌라에서 작은 잔치를 열었다. 할머니의 여든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근처에 사는 둘째 아들이 고기를 사들고 왔다. 할머니가 호호 불어가며 할아버지(당시 85) 입에 고기를 넣어주었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삼킬 수 있는 건 단 두 점이었지만 할아버지는 “맛나다”며 환하게 웃었다. 할아버지는 많이 아팠다. 위암 4기였다. 2011년 이 몹쓸 병이 덮쳤다. 수술을 받고 나은 줄 알았는데 재발했고, 식도와 십이지장까지 번졌다. 의사는 위 전체를 들어내고 식도와 장을 직접 연결해야 하는데,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거부했다. 두 달 만에 15㎏이 빠졌다. 낮에는 걸을 힘이 없어, 밤에는 배를 찢는 고통에 바닥을 기었다. 64년간 해로한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이제 그만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가요. 당신 없이 혼자 남겨지기 싫어요.” 잔칫상을 물리고 아들마저 돌아간 밤 10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안방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둘 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을 잡고, 각자 영정을 팔에 낀 채, 마지막 잠에 들었다. 노부부는 한날한시에 떠났다. 어느덧 석 달 뒤면 탈상(脫喪)이지만 늙은 아들은 아픈 기억을 털어내지 못했다. 같은 동네에 살며 매일 문안을 왔던 둘째 아들 김영성(59·가명)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미 숨을 거둔 부모를 처음 발견해 신고한 이도 그였다. “처음 위암이 발병했을 때는 바로 수술도 받고, 억지로라도 음식 삼키게 하는 약까지 먹어가며 밥 드셨어요. 암이 재발했다는 말을 하니까 두 분 다 충격 많이 받았죠. 그때 그 표정은 평생 못 잊습니다.” 할아버지의 병은 점점 깊어졌다. 가장 큰 고통은 먹지 못하는 괴로움이었다. 새 모이처럼 잘게 썬 것만 간신히 넘길 수 있었다. 죽이 아니면 씹다가 내뱉는 게 대부분이었다. 협심증까지 덮쳤고, 종종 심근경색 증상이 왔다. 1931년생인 할아버지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였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누구보다 건강하다고 믿었지만, 병에는 장사가 없었다. 결국 스스로 백기를 들었다. 자식에게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을 건냈다. “이제 그만 내를 놔도….” 침묵이 흘렀다. “근데 걸리는 건 느그 엄마다. 자꾸 같이 가자고 안 카나…. 만다꼬 그래쌌는지 모르긋다. 니가 쫌 어뜨케 해봐라.”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아들 내외와 좀 더 살며 남을 생을 누려주길 바랐다. 두 사람은 전쟁 통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할아버지는 전쟁 후 공무원으로 일하며 남 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렸다. 할머니는 걱정이 많고 쉽게 우울해지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와 이리 쓸쓸하노’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듬직한 남편인 할아버지를 의지하며 정성껏 세 아들을 길렀다. “내 나이가 인제 팔십인데 느그 아부지까지 없으면 내가 무슨 낙으로 살겠노. 내 친구 중에 살아 있는 아는 아무도 없다. 이 정도면 천수 누린거다. 그카고 맨날 토하는 이 병, 니는 안 겪어봐서 모른다. 하루종일 뱅기(변기) 붙들고 토악질해봐라. 딱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읍따.” 할머니도 아팠다. 젊어서부터 메니에르병을 앓았다. 귓속 달팽이관이 부어 갑자기 어지럽고 구토가 이어졌다. 처음엔 단순히 체한 것인 줄 알았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게 이상해 병원에 가보니 치료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건강할 때는 그래도 버틸만 했지만, 나이가 드니 병은 마치 달거리처럼 어김없이 찾아왔다. 사흘 내내 지속했고, 후유증으로 열흘은 누워 있어야 했다. 아들은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자고 권했다. 노부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병원에 있는 건 딱 하루도 싫다. 고마 마음 편히 내 집에 있다 때 되면 갈 꺼니까 걱정하지 말그라. 몬 참아가 모르핀(마약성 진통제) 맞아야 하믄 때가 온 기다.” 노부부는 하나둘 작별할 준비를 했다. 가장 좋아하는 옷 한 벌씩을 꺼내 입고 사진관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베이지색 남방, 할머니는 분홍색 재킷을 골랐다. 입체(3D) 사진을 찍고서 두 사람의 모습을 20㎝가량의 작은 인형으로 만들었다. 인형 속 두 사람은 죽음을 결심한 사람답지 않게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적금도 해지해 아들들에게 나눠줬다. 마지막 목욕을 하고 하얀 종이에 글을 적었다.할머니의 생일잔치가 열렸던 그날, 노부부는 이미 마음을 굳혔다. 고기를 들고 온 아들에게 숯불로 구워먹고 싶다며 번개탄을 사오라고 했다. 아들이 자리에서 일어난 건 오후 8시쯤이었다. “제가 종종 어무이 곁에서 자거든요. 얼마나 더 사실지 모르니까 조금이라도 품을 더 느껴보고 싶어가…그날도 그랄라고 했는데, 자꾸 집에 가라고 하더라고요.” 노부부가 숨을 거둔 건 아들이 떠나고 2시간쯤 뒤로 추정된다. 지난 2년간 조금씩 모아왔던 수면제를 함께 입에 넣었다. 고기를 굽다 남은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 메스꺼운 연기가 시커멓게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고통 없이 떠나는 방법으로 번개탄을 선택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듯했다. 몸부림친 흔적이 짙게 남아있었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고 싶었던 노부부 바람과 달리 아들은 곤욕을 치렀다. 부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번개탄을 사다 놓은 게 문제가 됐다. 당시 아들은 집에 가지 않고 노부부 집 옥상에 있는 의자에 3시간 반가량 앉아 있었다. 오후 11시 30분쯤 노부부가 잠이 들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조용히 함께 자려는 생각으로 내려갔다가 참사의 현장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게 아들이 노부부의 자살을 예견했던 정황증거라고 판단했다. 아들은 “평소에도 자주 옥상에 있다가 내려갔고, 부모님이 이렇게 돌아가실지는 상상도 못했어요”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아들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적 공방에 지친 아들은 항소하지 않았고, 검찰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모든 일이 마무리 되고서 아들은 아내와 함께 노부부의 집으로 이사했다. 노부부가 숨을 거둔 방을 침실로 사용한다. “저한테는 이 집이 슬프면서도 추억이 어린 장소예요. 맨날 이 문을 열면 두 분이 웃는 얼굴로 앉아 계셨는데…. 텅 빈 방을 보고 있으면 제가 꿈을 꾸는 것 같아요. ‘내한테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셨던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안락사가 허용됐다면 노부부는 좀 더 편히 떠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2월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이 시행됐다. 임종이 임박한 환자가 원할 경우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한 것이다.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땐 가족 동의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환자의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영양 공급을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나 치명적인 약을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노부부가 세상을 떠났던 2016년엔 존엄사법도 시행되지 않았던 때였고, 결국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아들은 우리 사회가 안락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제가 (부모 죽음을 바랐던) 패륜아처럼 보입니까? 제 심정은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로 알 수 없습니다. 그때는 ‘더 사셔야 한다’고 말하는 거 자체가 두 분께 또 다른 괴로움을 주는 거였어요. ‘죽기 전까지 고통을 더 참으라’는 말과 같은 거니까. 죽음을 보는 사회 인식도 이제 많이 바뀌었잖아요. 공포나 두려움, 소멸 이런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보기도 하잖아요. 저는 몹쓸 병에 걸린다면 주저 없이 아버지와 같은 길을 선택할 겁니다. 본인의 죽음을 과연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인지, 공론의 장이 열렸으면 합니다.” 부산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부산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안희정 부인, 김지은 거짓말 주장하며 문자메시지 공개

    안희정 부인, 김지은 거짓말 주장하며 문자메시지 공개

    성폭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지은씨의 성폭력 피해는 사실이 아니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민주원씨는 안 전 지사와 김지은씨가 당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원씨는 지난 13일에도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지사와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재판부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 민씨의 이 같은 공개 글에 대해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2차 가해”라고 항의했다. 공대위는 “사적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건 사생활 침해이고, 메신저 대화는 전체 맥락이 있는데 일부만 발췌해서 재구성하는 건 매우 잘못됐다. 가해자 가족에 의한 2차 가해는 일반적이고 많이 일어나는 심각한 문제다. 2차 가해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민씨는 두 번째 글에서 김 씨가 안 전 지사에게 세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날 밤 주고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와 김 씨가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인사이동된 뒤 주변인에게 섭섭함을 토로한 메시지를 공개했다. 민씨는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있었다. 1심도, 2심도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했지만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도대체 ‘감수성’으로 재판하는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있는지, 성인지 감수성은 법적 증거보다 상위 개념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판부는 왜 주장만 받아들이고 정황증거는 무시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피해자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 주장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다.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 앞서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가해자 가족에 의한 2차 가해 행위는 일반적이고, 많이 일어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50여 개의 단체가 모인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성 한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온갖 오물을 뒤집어쓴 듯 부끄럽고 창피한 상황이지만 제가 경험했고 그래서 알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자유도 권리도 제게는 없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민주원씨 페이스북 글 전문 김지은씨의 2018년 3월 5일 TV인터뷰 훨씬 전인 2017년 10월경 저는 비서실장님에게 김지은씨의 상화원 침실 난입을 이야기했고 비서실장님도 같은 진술을 법정에서 했습니다. 그리고 3월 5일 당일에도 저는 구자준씨에게 같은 말을 했고, 8월 증인석에서도 동일한 진술을 했습니다. 김지은씨가 제게 사과한 통화기록도 있습니다. 저의 일관된 주장이 왜 배척을 당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래서 저는 재판에서 사실이 충분하게 검토되었는지를 다시 묻고 싶습니다. 안희정씨와 김지은씨에 의해 뭉개져 버린 여성이자 아내로서의 제 인격이 항소심에서 다시 짓밟혔습니다. 저는 제 명예를 되찾기 위해 다시 글을 올립니다. 안희정씨에게는 지금보다 더 심한 모욕과 비난, 돌팔매질을 하셔도 저는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김지은씨의 거짓말이 법정에서 사실로 인정되는 것만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김지은씨의 거짓말 입니다. <세 번째 성폭력을 당했다는 거짓 주장 당시의 상황입니다> 세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날 밤에 안희정씨와 김지은씨가 나눈 텔레그램 문자를 보았습니다. 1심 판결문에서 나와 있습니다. 저는 이 문자를 처음 보았을 때 치가 떨렸습니다.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있었습니다.(9월 4일 새벽) 스위스 현지 시간으로 새벽 1시경 안희정씨가 ‘..’이라고 문자를 보내자 즉시 기다렸다는 듯이 동시에(27분) ‘넹’하고 답장을 하고, 서로 애둘러 말하다가 안희정씨가 담배 핑계를 대자 당시 김지은씨는 그 문자 끝에 바로 슬립만 입고 맨발로 안희정씨의 객실로 왔다고 합니다. 물론 김지은씨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법정에서 그러면 무슨 옷을 입고 갔는지, 무슨 신발을 신고 갔는지 묻는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며 아무 대답도 못했다고 합니다. 다른 건 다 기억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성폭행을 당할 때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을 못할 수 있습니까? 그런 사람 진술을 왜 무조건 믿어야 합니까? 그 4일 후 스위스에서 귀국하던 9월 8일 김지은씨는 지인에게 이런 카톡을 보냅니다. [김지은] ㅋㅋㅋㅋㅋ 그래도 스위스 다녀오고선 그나마 덜...피곤해 하시는 것 같아.릴렉스와 생각할 시간을 많이 드린 것 같아서 뿌듯해요~~정말 고생많으셨어요ㅜㅜ[ 0 00] 나보다 지은씨가 고생이지 뭐. 자기결정권과 자유를 빼앗긴 자들은 그것 자체로 힘든거야[김지은] ㅋㅋㅋ 그러게요. 그런데 이게 즐거우니 문제라고들 하는데. 뭐 어쩌겠어요. 제마음이 그런걸요ㅎ[ 0 00] ㅎㅎㅎ안뽕이 오래 가길 바라~ [김지은] 넹 ㅎㅎㅎㅎ > . < 세 번째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그 가해자를 릴렉스시켜드려서 뿌듯하고 즐겁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랬던 분이 상대를 성폭행범으로 고소를 했습니다. 이 기가 막힌 거짓말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양측의 주장이 여전히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판단은 이제 대법원의 몫으로 남았다. 대법원은 사실심이 아닌 법률심이라 추가로 제기된 사실 관계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는다. 다만 2심이 진술 신빙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할 경우 결과는 다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혜경궁 김씨 G메일과 동일한 다음 ID 마지막 접속지는 이재명 자택”

    “혜경궁 김씨 G메일과 동일한 다음 ID 마지막 접속지는 이재명 자택”

    ‘혜경궁 김씨’로 불리는 트위터 계정 ‘@08__hkkim’의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의심할 만한 정황증거가 21일 추가로 전해졌다. 해당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 ‘khk631000’과 똑같은 문자열의 포털 다음(Daum) 아이디가 경찰의 수사 착수 직후 탈퇴 처리됐으며, 마지막 접속지 주소를 추적한 결과 이재명 지사 자택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날 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미국 트위터 본사가 ‘혜경궁 김씨’ 계정의 로그 정보 제출 요청을 거부하자 국내 포털사에도 같은 아이디 ‘khk631000’을 사용하는 회원이 있는지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포털 다음에 정확히 일치하는 ‘khk631000’ 아이디가 과거 생성됐다가 올해 4월 탈퇴 처리된 사실이 확인됐다. 올해 4월은 경찰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의 고발로 ‘혜경궁 김씨 사건’ 수사에 착수한 시점이다. 이 아이디가 해당 트위터 계정 소유주와 무관한 제3자가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khk’ 뒤의 숫자 5자리까지 일치할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다. 트위터 계정 소유주와 해당 다음 아이디 소유주가 서로 동일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결정적인 단서는 이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 주소였다. 해당 다음 아이디는 이미 탈퇴 처리됐기 때문에 회원정보가 이미 다음에서 삭제돼 경찰이 확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경찰이 해당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 주소를 조사한 결과 그곳이 이재명 지사 자택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경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지휘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경찰 측은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구체적인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비공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검찰 역시 이미 사건이 송치된 시점에서 이러한 수사 내용을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은 이러한 내용 등을 토대로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피고인에게 수백만원 향응 받고도…전직 판사 무죄

    피고인에게 수백만원 향응 받고도…전직 판사 무죄

    판사로 재직하면서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 사건 피고인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청탁성 향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판사에 무죄가 확정됐다. 이 피고인이 중범죄 혐의인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재판 받는 중인 것을 알면서도 사석에서 ‘형님’, ‘동생’으로 서로 부르면서 몇달 간이나 향응을 받았지만, 법원은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5일 알선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모(41) 변호사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씨가 재판에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술과 안주를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김 전 판사는 청주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2013년 7~11월 사법연수원 동기의 소개로 만난 이모(40)씨로부터 재판 청탁의 대가로 총 633만원 상당의 술과 안주를 접대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청주지법에서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씨는 김 전 판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총 4가지 이유를 들어 김 전 판사가 받은 향응에 대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우선 이씨가 김 전 판사에게 자신의 혐의명만 말하고 구체적인 혐의 내뇽을 말하지 않은 점을 들어 “재판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전화나 문자 메시지 등으로도 도움을 구하지 않았는 바 재판 청탁을 하고 향응을 제공한 사람의 행동으로서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전 판사와 이씨가 서로를 ‘형님’, ‘동생’이라 부르며 빈번하게 교류한 점도 오히려 무죄 인정의 정황증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입장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씨가 피고인과의 친분 관계에 의해 술과 음식 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판사와 이씨가 법원 근처 식당 등에서 만났고, 당시 담당 공판검사와도 합석해 만남을 가진 사실도 무죄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의 행동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5년에 벌금 640억원을 선고받은 이씨가 접대비를 반환받지 못한 것에 앙심을 품고 피고인을 고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씨가 김 전 판사를 고소한 경위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봤다. 이후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김 전 판사는 재판 중인 피고인으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고도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됐다. 이미 법관을 사직해 공무원 윤리강령 위반에 따른 징계도 피하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숙명여고 쌍둥이 아버지 결국 구속…딸의 ‘수상한 오답’이 결정적

    숙명여고 쌍둥이 아버지 결국 구속…딸의 ‘수상한 오답’이 결정적

    임민성 영장전담 판사 “범죄 사실 소명, 증거인멸 우려”경찰, 결정적 물증 없이 정황증거만 제시…추가 조사 예정서울 숙명여고 문제유출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인 전임 교무부장 A(53)씨가 6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범행의 특성과 피의자와 공범 관계 등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심사에서 A씨는 “문제를 유출한 적 없고, 자택과 딸들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메모는 공부하면서 남겨둔 단순 메모이며, 경찰이 정황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두 달 넘게 수사했지만, A씨가 시험지나 정답 자체를 오롯이 복사본이나 사진으로 유출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A씨가 학교에서 자료를 빼돌리는 결정적인 장면을 포착한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대신에 경찰은 A씨가 문제를 유출한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를 다수 수집하는 전략을 택했다. 구속영장에 제시된 정황 증거만 18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 중 하나는 A씨의 ‘수상한 야근’이다.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 사흘 전인 4월 21일과 기말고사 닷새 전인 6월 22일에 교무실에 남아 야근했다. 두 번 모두 교무실 금고에 시험지가 보관되기 시작한 직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는 “금고 비밀번호를 모른다”고 말했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4월 21일 야근할 때 과거 적어뒀던 비밀번호를 찾아 금고를 열었다”고 말을 바꿨다. 다만 “결재가 완료되지 않은 시험지를 추가로 넣느라 금고를 연 것이고, 해당 과목 선생님도 함께 있었다”며 문제유출 혐의는 부인했다. 경찰은 A씨가 이외에는 시간 외 근무를 한 적이 없어 문제에 손을 대기 위해 일부러 야근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경찰이 제시한 다른 핵심 증거는 쌍둥이 자매 중 이과인 동생의 ‘수상한 오답’이다. 이 학생은 화학시험 서술형 문제에 ‘10:11’이라고 적어냈는데, 이는 출제 및 편집 과정에서 잘못 결재된 정답이었다. 정답은 ‘15:11’로 수정돼 채점에 반영됐다. 정정 전 정답인 ‘10:11’을 적어 낸 학생은 쌍둥이 동생이 유일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문제·정답 결재라인에 있었던 A씨가 정정되기 전의 정답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쌍둥이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영어시험 서술형 문제의 정답 부분만 적혀 있는 메모를 확인했고, 이들 부녀의 자택에서 시험 정답을 손글씨로 적어둔 종이도 확보했다. 문제유출 의혹이 불거진 후 A씨가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추가 소환조사 등으로 A씨 부녀 혐의를 더 구체적으로 입증한 뒤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곰탕집 성추행 판결’ 누명이라는 당당위···‘피해자 2차 가해’라는 남함페

    ‘곰탕집 성추행 판결’ 누명이라는 당당위···‘피해자 2차 가해’라는 남함페

    27일 혜화역 인근서 동시 열려···집회 참석자보다 경찰 더 많아당당위 “한쪽만 편드는 것 아냐”…남함페 “가해자 입장만 대변”‘곰탕집 성추행’ 판결을 성토하는 집회와 ‘가해자만 대변한다’는 맞불 집회가 27일 동시에 인근에서 열렸다. 이날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 쪽에는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이라는 단체가, 2번 출구에는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라는 단체가 자리 잡았다. 이날 당당위 집회에 3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봤지만 160여명이, 남함페의 집회 신고당시 예상 참석인원을 500명으로 신고했으나 실제로 100여명이 참여했다. 경찰은 두 집회 참가자 간의 갈등을 우려해 9개 중대 약 720명의 병력을 투입했다.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지난달 5일 나온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성추행 사건 판결이다. 곰탕집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한 남성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다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괘씸죄’까지 더해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에 일각에서 누명을 쓴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급기야 ‘무죄 추정이 아닌 유죄추정의 원칙이 작동했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유튜버 양예원씨의 ‘비공개 촬영회’ 성추행 사건과 관련, 수사 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스튜디오 실장의 동생이 연단에 올라 “수사 기관은 결백한 피의자가 있다면 수사해 혐의없음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당위 측은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면) 한순간에 가정, 경력, 직장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며 “내가 고소를 당해서 방어하려고 얘기하는 것을 가지고 2차 가해라고 몰아가면 누가 자기를 방어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이름을 밝히지 않고 단상에 선 당당위의 한 여성 운영진은 “일부 언론은 우리 시위가 남성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하고 우리가 성 갈등 유발 단체라고 한다”며 “보시는 바와 같이 저는 여자고 이 시위는 모든 여성에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 성(性)의 편만 들지 않으며 남자든 여자든 억울하고 힘든 사람의 편을 들 뿐”이라며 “곰탕집 판결은 판단 기준이 법이므로 어쩔 수 없다면 낡은 법을 고쳐나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전북 부안의 중학교에서 학생 성희롱 의혹을 받다가 스스로 숨진 한 교사의 아내는 입장문을 보내 “남편은 경찰에서 혐의없음 판단을 받았는데 교육청은 남편을 성추행범으로 단정 지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남편의 마지막 모습은 상처로 새겨져서 죽도록 잊히지 않는다”며 “(남편을 죽게 한) 가해자들은 자기가 저지른 죄를 알면서 자기들이 살자고 거짓말로 일관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는 남함페는 이런 접근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취업준비생인 박모(23)씨는 “왜 피해자를 꽃뱀을 몰아가냐”며 “당당위는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함페 측은 “곰탕집 사건을 두고 인터넷에는 오직 가해자 입장만 대변하는 글이 수없이 공유되며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이 유포돼 2차 가해가 양산됐다”며 “남성들은 침묵을 지키고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당위는 성추행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잡히지 않았으므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한다”며 “이는 정황증거와 직접증거 사이 위계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 형사소송법의 자유심증주의를 몰라서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정황증거가 있는 만큼 넉넉히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내밀한 사적 공간이나 찰나의 순간에 발생하는 성범죄는 CCTV와 같은 물적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우리 법원은 성범죄 재판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핵심 증거로 채택하는데, 당당위는 이런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증거’만 따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함페는 이어 “당당위의 주장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만을 의심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다”며 “가해자 진술에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피해자 진술만 문제시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자들이 겪어온 2차 피해”라고 강조했다. 남함페 집회의 한 남성 참가자(23)는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외모를 가린 채 “제가 여성이었으면 신변 노출 타격이 더 컸을 것”이라며 “(당당위는) 죄를 짓지도 않은 피해자를 무고범으로 몰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함페도 이번 맞불 집회를 ‘성 대결’이나 ‘남녀혐오’로 보는 시각을 단호히 거부했다. 남함페의 한 운영진은 “남함페 운영진 중에서는 남자가 더 많이 활동하고 있다”며 “오히려 홍익대 불법촬영 편파수사 시위가 있었던 혜화역에서 집회를 벌인 당당위가 성 대결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전관예우 관례 깨는 등 법조인 스스로 자정 노력해야”

    [인터뷰 플러스] “전관예우 관례 깨는 등 법조인 스스로 자정 노력해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이 사회의 중심이 된 요즘 연수원 동기 황동욱 변호사(한양대 88학번)와 후배인 김병길, 공성록 변호사(한양대 90학번) 등 4명이 일산의 고양지원 앞에서 새로운 운영방식으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변호사들이 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해 사법시험 과락에 해당한다는 일침도 가하고, 사법개혁을 넘어 군사법원의 개혁도 힘주어 말하는 원용선 대표 변호사를 만나 사법개혁에 대한 담론과 그의 법 사랑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뷰는 지난 8월 8일 고양지원 앞 고양합동법률사무소에서 이루어졌다. 편집자 주→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데 변호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법부 승진제도가 문제의 본질입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면 차관급인데, 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에 관한 권한을 매개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전체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상고법원을 신설하려는 의도도 그렇습니다. 누가 임명합니까. 대법관은 대통령이 임명을 하지만 상고법원의 법관은 대법원장이 모두 임명하는 거죠. 이 막강한 인사권을 가지고 사법부 전체를 장악하려고 한 것이 양승태의 저의가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저는 박근혜 탄핵 시점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채웠다면, 양승태 임기 만료 후 차기 대법원장도 역시 박근혜가 임명했을 것이고, 대법원장의 임기가 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권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개혁은 요원해졌을 것이에요. 더구나 최근 드러나고 있는 양승태의 사법농단 사태는 전혀 문제조차 되지 않고 그대로 덮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요. 최근 김선수 대법관이 임명되었는데, 이 분이 대법관이 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었겠죠. 촛불혁명이 사법부에게 매우 소중한 개혁의 기회를 국민이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사는 승진과 무관하게 재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사실에 의하면, 대법원 행정처 또는 대법관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에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어요. 폐기하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문건에서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이는 법질서를 문란케 함은 물론,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에요. 법조인들 스스로 자정 노력도 해야 합니다. 전관예우의 관례를 깨는 노력들이 보다 많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박보영 대법관이 여수시 시·군판사를 지원한 것은 좋은 사례로, 대법관 퇴임 후 진로를 새로이 개척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또 법조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데, 그중에 법원의 조정센터 같은 곳이 그런 곳이라 봅니다. 법조인들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 페이스북에 통진당 해산과 이석기 의원직 박탈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해 ‘찌라시 수준의 헌재 결정문’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 그 이유는. -사법시험에는 과락 제도가 있어요. 다른 법 과목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한 과목에서 40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없죠. 법조인으로서 자질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재 재판관들의 결정문을 사법시험에서 그대로 썼다면 그 답안은 반드시 과락인 것이죠. 사실인정은 증거에 의해야 하는데 헌재 재판관들은 이를 무시했어요. 증거에 의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회합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의 이름을 거명했다는 것이 명백한 증거이고 그 방대한 양의 재판기록을 그 짧은 시간 내에 모두 검토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법원의 판결이나 헌재의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야 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근간입니다.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 어디에도 헌재가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할 권한은 없어요. 의원 자격을 문제 삼으려면 그건 국회가 하면 되는 것인데 헌재는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 주어지지도 않은 권한을 행사한 것이죠. 정부의 국회의원 자격상실 청구는 법적 근거가 없어요. 정부의 청구를 그대로 인용한 헌재는 스스로 법치주의를 부정한 꼴이 된 거죠. 사법시험에서 헌재 결정문을 답안으로 받은 채점자는 무조건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줄 것입니다. 법조인으로서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죠. →현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을 위해 무엇을 중시하고 실행하여야 하는지. -양승태 대법관 문제와 달리 저는 최근 기무사령부의 촛불혁명 당시 계엄령 준비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에 군사법원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군사법원에는 고등군사법원과 보통군사법원이 있어요. 보통군사법원은 군단사령부 등에 설치되고 군사법원에는 ‘관할관’이 있습니다. 고등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국방부 장관이고,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설치되는 부대의 사령관 등이죠. 관할관은 유기징역 등의 판결을 확인하는데, 이를 관할관의 ‘확인조치’라 하죠. 2016년 개정을 통하여 피고인이 작전, 교육 및 훈련 등 업무를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로 제한하고, 선고된 형의 3분의 1 미만 범위에서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였어요. 그러나 전시가 아닌 평시에, 계급이 지배하여 인권 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있고, 지휘관이 관할관이 되어 형을 마음대로 감경할 수 있도록 한 군사법원은 폐지되어야 마땅한 것이죠. 군사법원은 군판사와 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재판관으로서의 인격과 학식이 충분한 영관급 이상의 장교 중에서 관할관이 임명합니다. 법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이 없는 장교가 재판관이 된다는 것이죠. 또한 군인들의 범죄라고 하여 일반법원과 구별되는 특별법원으로서의 군사법원에서 다룰 이유가 있습니까? 전시와 같이 특별한 상황에서 군인 범죄에 한하여 특별한 사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전시가 아닌 평시에 군인이라고 하여 특별한 절차에 따라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봐요. 이에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군의 개혁과제 중에 군사법원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법은 보수적이다’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법학이란 학문은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개혁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만들어진 것, 즉 있는 것을 공부하고 가치관에 의해 해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죠. 법조인은 무엇인가를 개혁하고 변화를 꾀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전제가 있어요. 저는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봐요. 법조인들 스스로 국민을 우선시하는 가치관 정립이 중요하고 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시대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물론,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법을 제정하고 개정할 때 국민의 편에 서서 한다면 사법부나 법조인의 가치관 정립의 문제는 보다 수월해 지리라 봐요. →대학 시절 학생운동과 이후 노동운동에도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1987년 12월 대선 당시 KBS 점거 투쟁으로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후 1988년도 총학생회 총무부장을 했어요. 한양대학교에서요. 총무부장 일보다는 전대협 중앙정책위원 역할을 더 많이 했어요. 당시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생 전방 입소철폐 투쟁의 성공이에요. 한양대에서 시작한 전방 입소거부 운동이 전대협으로 확산되어 1988년에 대학생의 전방 입소교육이 완전 폐지됐어요. 지금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는 당시 전대협 3기 임종석 총학생회장에게 학생회 사업을 인수인계하느라 학교에 남아 후배들을 지도하고 노동운동을 위한 준비 기간을 통해 동료들과 울산으로 내려갔죠. 동료 중에 지금은 의정부지방법원에 있는 박정길 부장판사가 있어요. 그 친구도 고생 많이 했는데 아마 판사가 아닌 변호사가 되었다면 지금도 함께 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울산에서 3년 있었어요. 제가 일했던 회사는 현대자동차 하청회사로 컨베이어에서 자동차 보닛에 고무 패킹을 삽입하는 노동을 했어요. 물론,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했는데 당시에도 이러한 노동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금도 해결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어떤 연유로 사법고시를 준비했고 고양시로 옮긴 사법연수원 1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양에 자리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1993년 복적 이후 저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법학은 현실 문제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학문이라는 면에서 현실을 잘 반영한다는 판단이 들었고 매력을 느껴서 고시 공부를 했어요. 초등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 하신 부친이 젊은 시절 사시 공부를 하셨기에 저에게는 제일가는 후원자가 되어 주셨어요. 당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이 이루길 바라는 순수한 부정(父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복적 후 결혼하고 1997년에는 첫째 딸도 출산했어요. 그리고 2001년에 사시 합격하고 2년간 연수원 생활을 위해 고양으로 바로 이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고양은 저에게 제2의 고향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연수원 동기였던 황동욱 변호사(한양대 88학번)는 사법시험 준비를 할 때 스터디그룹 멤버였어요. 황 변호사의 제안에 따라 고양지원장을 역임한 강현 변호사사무실을 인수·인계받은 이곳에서 황 변호사와 법조인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던 첫 약속을 지금도 지키며 운영하고 있어요. 즉, 두 사람의 수임료 전체를 2분의 1로 분배합니다. 보통 사람은 실행하기 쉽지 않은 방식인데 황 변호사의 제안과 도움으로 지금도 우리 두 사람은 깨지지 않는 신뢰와 믿음으로 실천하고 있어요. 이후 우리와 결합한 김병길, 공성록 변호사(한양대 90학번)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변호사 사회에서도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앞으로의 포부와 꿈이 있다면.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아올 때는 사건이 끝까지 간 거죠.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분쟁 소지도 없고 재판을 청구할 이유가 없겠죠. 우리 법원이 아직은 합리적인 정황 증거보다 실체적 진실을 부합하지 않는 서증을 중심으로 판결이 이루어지기에 억울한 민원인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서증에 따른 사실보다는 여러 가지 정황증거에 따른 사실관계가 능히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서증에 따른 사실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존의 관행에 맞고 상급법원에서 판결이 파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합리적인 정황증거에 의한 판결사례가 우리 법원에서도 더 늘어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그래야 이 사회에 억울한 사람이 적어질 것이고 법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국민의 법조인으로서, 이 시대에 맞는 법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작은 역할을 담당하고 천직으로 삼고 살고자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주요 프로필 1965 강원 횡성 출생 1984 원주 진광고등학교 졸업 1985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입학 1988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총무부장 및 서대협 중앙정책위원 1989 노동운동 1993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복직 1995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0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33기) 2004 고양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조정위원, 고양세무서 과세 전 적부심사위원, 일산동부경찰서·일산서부경찰서 상담위원 역임.
  • 청와대 “남북미 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성과에 연동”

    청와대 “남북미 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성과에 연동”

    청와대는 28일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 성사 여부에 대해 “북미정상회담 성과에 연동된 문제”라고 말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도 다음달 12일 (남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한 것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판문점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의가 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기준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실무협의에서 의제까지 완벽하게 다뤄질 경우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제라는 것은 결국 비핵화 문제와 북한의 체제보장 문제 등 두 가지 축으로 보면 된다”며 “체제보장 축 가운데 하나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미 실무협의의 결과 역시 남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연결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실무협의가) 어느 정도로 진행될지는 전혀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말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근거는 얘기하지 않았다”는 질문이 나오자 “정상 간 일들에 대해서, 또 상대방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 직접 언급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시는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그러곤 “대신 문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것을 정황증거로 거론하지 않았나”라며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있어야 회담에 응할 수 있다고 했다. 회담에 응한 것 자체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이 한미정상회담 직후 평양을 방문해 북한 고위급을 면담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모른다. 이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미국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고 사후에 설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에 대해서도 정보가 없지만,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공동경비구역(JSA)을 통과해 접경지역을 넘어가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곳을 관할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나 주한미군사령부에 통보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 통화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핫라인 수준을 넘어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익산 약촌오거리사건 진범 18년 만에 단죄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진범에 대한 단죄가 사건 발생 18년 만에 이루어졌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진범 김모(3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쯤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2016년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발생 당시에는 최초 목격자인 최모(당시 15세)씨가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0년 형을 확정받고 2010년 만기 출소했다. 최씨는 출소 뒤 “경찰의 폭행과 강압으로 허위자백 했다”며 재심을 청구해 2016년 11월 무죄를 선고받고 살인 누명을 벗었다. 재심 선고 직후 검찰은 2003년 당시 용의자로 지목됐던 김씨를 체포해 구속기소 했다. 김씨는 사건 직후 개명해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왔다. 그는 기소 이후에도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경찰은 사건 발생 2년 8개월이 지난 2003년 3월 이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김모(당시 19·현재 37)씨는 경찰에 긴급체포돼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김씨의 친구로부터는 “사건 당일 친구가 범행에 대해 말했으며 한동안 내 집에서 숨어 지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의 범인이 이미 검거돼 복역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김씨와 친구는 진술을 번복했다. 풀려난 김씨는 이혼한 부모에게 충격과 고통을 줘 재결합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변명했다. 김씨 친구도 주변 사람들에게 김씨가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검찰은 구체적인 물증이 부족하고 사건 관련자의 진술이 바뀐 점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진범 김씨는 재판 한 번 받지 않고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범행 18년이 지난 뒤 김씨는 진범으로 확정돼 죄값을 치르게 됐다. 한편 최모(33)씨는 2000년 8월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최씨는 10대 초반부터 다방에서 배달일을 했다. 최씨는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께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끔찍한 현장을 목격했다. 길가에 세워진 택시 운전석에서 기사 유모(당시 42)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던 것. 예리한 흉기로 12차례나 찔린 유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그날 새벽 숨을 거뒀다. 최초 목격자인 최씨는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현장에서 남자 2명이 뛰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자꾸 그를 범인으로 몰았다. 강압에 못 이겨 한 거짓 자백이 발목을 잡았다. 경찰은 최씨가 택시 앞을 지나가다가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오토바이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발표와는 달리 최씨가 사건 당시 입은 옷과 신발에서는 어떤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은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범인으로 몰린 최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0년 만기출소했다. 출소한 최씨는 2013년 경찰의 강압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6년 11월 “최씨가 불법 체포·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사건 발생 당시 15세의 나이로 구속돼 청춘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던 최씨의 누명이 풀린 것이다. 사건을 변호한 박준영 변호사는 “뒤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지고 단죄가 이뤄져 다행”이라며 “진범이 따로 있는 현장에서 목격자인 15살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고 이 소년이 복역 중인 상황에서 진범을 풀어준 당사자들은 아직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당시 수사진의 속죄를 촉구했다. 최씨는 형사보상금 8억 4000여만 원 중 사법 피해자 조력 단체와 진범을 잡는 데 도움을 준 황상만(64)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에게 각각 5%를 내놓기로 약속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국정농단’ 최순실 20년형 무겁지 않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몰고 온 최순실씨에 대한 법의 심판은 준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어제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고, 기업들에 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을 인정해 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2016년 11월 최씨가 재판에 넘겨진 지 450여일 만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 관련 뇌물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씨에 대한 중형 선고는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국정농단의 ‘몸통’이라는 검찰의 판단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결과다. 검찰은 앞서 최씨에 대해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이라며 징역 25년,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 9735만원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최씨의 범행과 광범위한 국정 개입으로 국정에 큰 혼란이 생기고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까지 초래했다”고 질책했다. 뇌물 규모가 대단히 크고,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의 분노와 실망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중형선고는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재판부는 검찰이 최씨에게 적용한 공소사실 18개 중 주요 범행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죄와 관련해 삼성이 코어스포츠에 보낸 승마 지원금 중 36억원을 뇌물로 보았다. 말 3마리에 대한 실질적 소유권도 최씨에게 있다고 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승마 지원금 중 말 사용 비용 등만 뇌물로 인정했었다. 반면 영재센터 후원금과 재단 출연금은 항소심과 마찬가지로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의 판단은 최씨가 지난 수년간 박 전 대통령과의 오랜 사적 인연에 기대 얼마나 국정을 농락하고 이익을 챙겼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출연 강요, 딸에 대한 승마 지원 형태의 수십억원대 뇌물 수수, 지인 운영 납품업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강요, 포스코와 그랜드코리아레저에 스포츠팀 창단 강요, 검찰 수사에 대비한 증거인멸 교사, 광고회사 지분 강탈 미수 등 마치 ‘범죄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항소심과 마찬가지로 삼성 승계작업에 대한 묵시적 청탁은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2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난 뒤 말한 내용을 안 전 수석이 적어 놓은 수첩을 정황증거로 본 것이다. 기업의 뇌물 공여에 대해 책임을 엄히 물은 것도 눈길을 끈다. 신동빈 회장 실형 선고와 관련해 뇌물범죄는 공정성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는 재판부의 지적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정치권력을 가진 대통령과 경제권력을 가진 재벌회장 사이에 형성되기 쉬운 유착관계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재판부의 이번 판결로 상처입은 국민이 조금이나마 위로받기를 기대한다.
  • 이재용 2심 판단과 달랐다…안종범 수첩은 ‘스모킹 건’

    이재용 2심 판단과 달랐다…안종범 수첩은 ‘스모킹 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쓴 수첩,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기록한 업무일지는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 건’으로 지목됐지만 재판에서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놓고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이 수첩을 정황증거, 간접증거로 채택한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비교적 중한 형을 선고했다.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최씨의 유죄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63권에 달하는 ‘안종범 수첩’ 등을 간접증거로 인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재판부는 앞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 후원을 강요한 혐의로 최씨 조카 장시호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할 때에도 ‘안종범 수첩’을 간접·정황증거로 활용했다. ‘안종범 수첩’엔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세세하게 적혀 있다. 박 전 대통령 재임 중 ‘적자생존’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수석들이 대통령 발언을 열심히 받아 쓰는 모습이 수차례 공개됐고, 수첩에 적힌 대로 국정농단이 실행된 정황이 포착되며 수첩은 국정농단의 전모를 밝힐 핵심 증거로 떠올랐다. 반면 수첩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을 적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발언자인 박 전 대통령이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는 이상 법정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안종범 수첩’ 등의 증거능력을 배척한 뒤 1심에서 실형이던 이 부회장의 형량을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재판부별로 다른 판단을 한 대목은 ‘안종범 수첩’만이 아니다. 삼성의 승마지원 뇌물 혐의를 두고 이 부회장은 준 쪽, 최씨는 받은 쪽이지만 재판부별로 산정한 뇌물액에 차이가 났다. 최씨의 1심 재판부는 삼성이 최씨 회사인 코어스포츠에 지불한 36억 3400여만원에 3마리 말 값 등을 더해 72억 9000여만원을 뇌물로 규정했다. 반면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마필은 삼성 것”이라며 코어스포츠로 간 36억 3400여만원만 뇌물로 인정했다. 뇌물 액수 산정은 상급심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말의 소유권까지 최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인정되면 뇌물액이 50억원이 넘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면서 “이 부회장 항소심에 비해 최씨 1심 판결이 확정될 때 박 전 대통령에게 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통령 업고 휘저었다…최순실 징역 20년

    대통령 업고 휘저었다…최순실 징역 20년

    안종범 징역 6년·벌금 1억 신동빈 2년 6개월 실형 법정구속 삼성 승마 지원 73억 뇌물 인정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의 기폭제가 된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62)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 18가지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고 72억 9427만원을 추징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5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정농단 사범 가운데에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재판부는 또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 뇌물로 받은 핸드백 2개 몰수, 추징 4290만원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신 회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재판부는 최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해 774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비롯해 삼성그룹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요구, 롯데그룹에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지원 요구 등이 모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죄로 유죄 판단됐다. 재판부는 최씨를 향해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대통령과의 오랜 사적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대통령 등의 권한을 이용해 여러 기업들을 압박했다”면서 “이러한 범행과 광범위한 국정 개입으로 국정질서는 큰 혼란에 빠졌고 결국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결정으로 인한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태까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부여된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5일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항소심 판단과는 반대로 ‘안종범 수첩’ 63권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단독 면담에서 대통령과 면담자 사이에 수첩 기재와 같은 내용의 대화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이 뇌물이 맞다면서 뇌물액수에 마필값을 포함시켜 뇌물수수액을 72억 9427만원으로 봤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마필값을 뇌물에서 제외해 삼성 측의 승마지원 뇌물공여액을 36억여원으로 판단했고, 이 부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풀려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정농단’ 최순실 징역 20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법정 구속

    ‘국정농단’ 최순실 징역 20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법정 구속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의 기폭제가 된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 18가지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고 72억 9427만원을 추징했다.함께 재판을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겐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안 전 수석에게 뇌물로 받은 가방 2점을 몰수하고, 4000여만원을 추징했다. 재판부는 또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재판부는 최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동시에 박 전 대통령과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기업들은 사업 타당성이나 출연 규모를 충분히 검토하지도 못한 채 ‘박 전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는 말만 듣고 하루 이틀 사이 출연을 결정해야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 기업체에 재단 출연을 강요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최씨가 재단 설립 이후 직원들로부터 회장님으로 불리며 추진 사업 보고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 납품을 따내도록 최씨가 알선한 혐의, 최씨 측이 롯데 측에 70억원 규모의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을 요구해 성사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의 조력이 있었다고 인정했다.최씨의 사업상 민원이 박 전 대통령의 정책 지시 발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짐작케 하는 ‘안종범 수첩’ 63권을 재판부는 정황증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안종범 수첩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 간 대화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기 때문에 수첩을 간접·정황 증거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판부의 판단은 지난 5일 최씨 등에게 승마지원 등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다룬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가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을 기각한 판단과 정반대였다. 최씨 1심 재판부는 또 삼성이 최씨에게 승마지원 명목으로 제공한 뇌물액수에 마필값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가 마필값을 뇌물에서 제외한 채 계산한 승마지원 뇌물공여액은 36억여원으로, 최씨 1심 재판부가 집계한 승마지원 뇌물수수액은 72억여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생겼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재용은 안 되고 최순실은 되는 이유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재용은 안 되고 최순실은 되는 이유

    피고인이 누구인지, 혐의 무엇인지에 따라 수첩 증거능력 달라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깨알같이 적어 둔 이른바 ‘안종범 수첩’이 ‘국정농단’의 중심 인물 최순실의 1심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됐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가 이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과 배치된다.결국 피고인이 누구인지, 박 전 대통령의 독대와 재단 설립 등 피고인별로 문제 되는 혐의가 어떤 것인가에 따라 수첩의 증거 능력 판단이 정반대로 갈린 것이다. 안종범 수첩은 안 전 수석이 2014년∼2016년 경제수석·정책조정수석으로 일하며 작성한 63권 분량의 수첩이다. 박 전 대통령 등의 지시를 일자별로 상세히 받아적었다. 특히 대기업 총수와 독대한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포함돼 있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수첩을 ‘사초(史草)’라 표현하며 ‘삼성 뇌물’의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해왔다. 수첩에는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 대기업들에 대한 출연 강요 등을 뒷받침하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구체적인 이행 과정 등도 담겨 있다. 최순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가 이 수첩을 증거로 받아들임에 따라 최씨의 주요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판부는 이날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정황증거로 사용되는 범위 내에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거능력이란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 자격을 말한다. 법원은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를 대상으로 혐의의 증명 정도를 판단해 유죄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이는 수첩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며 이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서울고법의 2심 판결과는 다소 다른 결론이다.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적힌 내용이 객관적 일정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기재한 것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두 사람 사이의 내밀한 독대에서 오간 내용까지 직접 증명하는 자료가 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간접 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2심 재판부는 “수첩이 간접 증거로 사용될 경우 우회적으로 진실성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며 증거능력 자체를 부인했다. 반면 최순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에 박 전 대통령이 지시한 각종 사업의 구체적 내용이 적혀있고 이것이 최씨의 재단 설립 및 관련 활동 정황을 설명해주는 유력한 정황이 된다는 점에서 재판부는 정황 증거로 사용하는 범위 내에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정했다.이 부회장 1심 재판부는 “업무 수첩은 대통령이 안종범에게 지시한 내용,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의 대화 내용 등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능력과 가치를 가진다”며 승마지원 72억여원, 영재센터 지원 16억여원 뇌물 혐의를 인정해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달 5일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을 이 부회장 의 혐의 증명에 관해 간접 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다며 승마 지원 약 36억원만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이 부회장 공소사실의 ‘동전의 양면’과 같은 최씨의 재판에서 이날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 다시 인정됨에 따라 수첩의 법적 효력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전 유명 맛집 거액 도둑들 징역 4년

    대전의 유명 맛집 주인집에 침입해 8억원대 현금을 털어 달아난 일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3단독 김지혜 부장은 20일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47)씨 등 2명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3월 13일 오후 9시부터 30여분 사이 대전 J 음식점 주인집에 침입해 현금 8억 5150만원과 금반지 등 시가 11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이 집에 침입하기 전 다른 집에서 2100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치기도 했다. 이들은 “도박판이 열린다고 해 대전에 왔지만 열리지 않아 진주로 돌아왔을 뿐 범행한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실제로 경찰은 도난 당한 현물을 찾지 못했고, 범행 현장에서 이들의 것으로 보이는 족적, 머리카락, 지문 등 직접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김 부장은 “경찰이 내놓은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를 종합하면 A씨 등이 범인임을 충분하게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A씨 등이 승차한 택시 운행기록과 승차시 CCTV 사진, 대전 진입 후 CCTV 사진, A씨 등이 마대 자루를 짊어지고 걸어가는 영상 등이다. 이들은 범행 전후 9시간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못했고, 대부분 “기억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김 부장은 “피고인들이 범행 후 2주도 안돼 자동입출금기를 통해 고무줄로 묶은 5만원권 현금 뭉치를 자신 또는 가족 계좌에 입금했다. A씨는 2억원을 입금했을 뿐 아니라 변제 기간이 15년이나 남은 주택담보대출금 1억 3500만원도 전액 5만원권 다발로 한꺼번에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이어 “전문적이고 지능적인 아파트 빈집 절도범으로 보인다”며 “정황증거가 충분한데도 직접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행을 극구 부인하며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아 상응하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조양호 또 영장기각, 검경 갈등 고조…경찰 “납득할 수가 없다”

    조양호 또 영장기각, 검경 갈등 고조…경찰 “납득할 수가 없다”

    30억원대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또다시 청구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검찰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들자 경찰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3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하고 “조 회장이 자택공사 계약, 진행, 비용처리 등 모든 과정에 대해 보고받았다는 것을 밝혔는데 그 이상의 소명이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지난달 16일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반려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조 회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던 2013년 5월∼2014년 1월 공사비용 65억∼70억원 가운데 약 30억원을 개인 돈이 아닌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영장을 돌려보내면서는 ‘보완수사 지휘’를 언급했다. 통상 이는 ‘어떤 부분에 대한 혐의 소명이 부족하니 보완하라’는 취지로, 조건을 충족해 영장을 재신청하면 법원에 청구할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날 검찰은 보완수사 언급 없이 ‘영장 기각’이라는 표현을 썼다.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는 횟수에는 제한이 없지만, 검찰의 이같은 입장은 사실상 불구속 수사 지휘라는 것이 검경 안팎의 해석이다. 검찰은 조 회장 자택공사비 일부가 회삿돈으로 충당됐다는 사실을 조 회장이 알았거나 보고받았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관련자 모두 이같은 사실을 부인해 직접 진술이 없고, 정황증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경찰청장까지 나서 “혐의를 충분히 입증했다”며 자신을 보인 사안이었고, 한 차례 보완수사까지 거친 다음이라 경찰은 상당한 불만을 나타냈다. 경찰 관계자는 “뇌물이나 배임 사건에서는 대부분 양쪽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정황증거 중심으로 수사하는 일이 흔하다”며 “조 회장이 공사 과정을 일일이 보고받았다는 등 증거가 확실해 영장 불청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사실상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만큼 경찰이 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칫 검찰을 상대로 오기를 부리는 듯 비칠 수 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이 화두인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과거 부장검사 친형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포함해 영장을 7차례나 반려한 일이 재차 거론되는 등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체제에 대한 불만이 다시 터져나올 분위기다. 조 회장 변호인단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전관 변호사들이 포진해 현재 검찰 수사라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사건(7)박상은씨 피살/손성진 논설주간

    [그때의 사회면] 사건(7)박상은씨 피살/손성진 논설주간

    1981년은 두 살인사건으로 나라가 떠들썩했다. 서울 원효로 ‘윤노파 피살 사건’과 ‘여대생 박상은씨 피살 사건’이다. 두 사건 모두 수사기관의 강압 수사와 증거 부족으로 피고인들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두 사건 중에서도 윤 노파 피살 사건의 두 달 후 발생한 박씨 피살 사건에 사회적 이목이 더 집중됐다. 1981년 9월 18일 부산 S대 3학년 학생이던 박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인조석 야적장에서 목을 졸린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외여행을 꿈도 못 꾸던 시절, 외국 연수를 보내 줄 정도로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던 박씨는 대학 미전에 입선해 상을 받으려고 서울로 온 길이었다. 용의자는 4명이나 됐다. 3명은 연수를 같이 간 학생이었고 1명은 사업가였다. 먼저 경찰에 연행된 J씨는 그의 치흔이 박씨의 귀에 난 치흔과 일치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살인의 증거가 될 수 없었다. 단지 애무하다가 난 상처일 뿐이었다. 강압 수사에 자백을 했지만 곧 그는 무죄를 주장했고 검찰은 치흔이 직접적인 살인의 증거가 되지 않는다며 석방했다.경찰은 치흔이 박씨가 숨지기 직전에 난 것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고 J씨를 계속 수사하려 했으나 검찰은 또 다른 용의자를 지목, 체포했다. 박씨 친구의 제보로 박씨가 J씨를 사귀기 전에 사귄 또 다른 J씨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왔고 증거를 13가지나 찾아냈다며 검찰은 의기양양했다. 그러나 모두 정황증거였다. J씨의 승용차 뒷좌석에서 혈흔이 발견됐는데 박씨의 것과 같은 O형인 점 등이었다. 박씨 옷의 혈흔과 승용차의 혈흔이 비슷한 시기에 생겼다는 국과수의 분석도 있었다. 거기에다 검찰은 또 다른 J씨가 임의 자백을 했다며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J씨는 공판 과정에서 강압에 못 이겨 허위 자백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결국 정황 증거밖에 없었던 또 다른 J씨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회창 대법관)는 “가장 중요한 증거인 검사 앞 자백이 임의성은 있으나 객관적 정황에 비추어 신빙할 수 없으며 기타 직접적인 범행 증거도 없어 피고인을 범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혔다. 사건의 공소시효는 끝이 났고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박씨 사건은 수사에서 큰 획을 그었다. 전까지는 검사 앞의 임의 자백은 증거로 인정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비록 강압이 없었다고 해도 수사 분위기 때문에 한 자백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법원이 보여줬다. 확실한 물증만이 증거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진은 이 사건으로 자백수사 시대가 끝났다고 보도한 1982년 11월 20일 자 동아일보.
  • 朴 앞에 서는 안종범, 어떤 증언 할까

    朴 앞에 서는 안종범, 어떤 증언 할까

    업무수첩 놓고 공방 치열할 듯 블랙리스트 항소심 내일 첫 공판지난 13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이 이번 주 안종범(오른쪽)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법정에서 처음 대면한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20일 구속 기소돼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마주하는 것은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는 오는 19일 안 전 수석이 증인으로 나와 롯데와 SK그룹 뇌물 사건에 대해 진술할 예정이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기한은 16일 24시까지였지만 검찰의 요청에 따라 롯데와 SK 뇌물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이 추가로 발부됐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를 비롯해 국정농단 주요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특히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증거능력을 문제 삼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벌써 안 전 수석에 대해 신문할 사항이 많아 이틀간 이어진 뒤에도 부족할 경우 추가 기일을 지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다. 앞서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을 정황증거로 채택했다. 지난달 18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모셔온 대통령 앞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증언을 거부했다. 안 전 수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수첩 내용에 대해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그대로 받아 적은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틀에 걸쳐 적극적으로 증언한 바 있지만 정작 박 전 대통령과 마주한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안 전 수석에 앞서 17일에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소환돼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및 CJ 외압 의혹 등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계획돼 있다. 16일로 1차 구속만기를 앞두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연장되면서 국정농단 사건 재판들도 더욱 속도를 내며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17일에는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항소심이 첫 공판기일을 갖는다. 공판준비기일을 혼자 진행해 재판에 나왔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조윤선·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7명의 블랙리스트 관련 피고인들의 항소심이 처음 열린다. 특히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던 조 전 장관이 두 달 남짓 만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19일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이 열리는 이 부회장 등의 삼성 뇌물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 과정을 쟁점으로 특검과 변호인단 프레젠테이션(PT) 공방이 이어질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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