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자·노약자들에겐 ‘두려운 봄’ 불청객 황사 대처 이렇게
벌써부터 황사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 대륙의 이상고온에 따른 가뭄으로 사상 최악의 황사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 때문이다. 면역력이 약하고 활동성이 강한 어린이나 알레르기·호흡기질환자와 노약자들에게는 두려운 봄이다. 황사에 섞인 유해 미세먼지는 0.2∼20㎛ 크기로 호흡할 때 직접 허파꽈리에 흡입되는 3∼10㎛ 사이가 대부분이어서 각종 질환을 유발·악화시킨다.
황사에는 이밖에도 ▲알루미늄, 철 등의 미세 금속입자 ▲병원성 세균 및 바이러스 ▲꽃가루 등 알레르기 항원물질이 섞여있어 한층 위험하다.
●호흡기·안질환 황사가 폐로 들어가면 기도 점막을 자극, 정상인도 호흡 곤란과 목의 통증을 느끼며, 기관지가 약한 천식·폐결핵 환자와 어린이·노약자는 피해가 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도 황사 때문에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 증상을 겪는다. 이같은 호흡기의 황사 피해가 예상되면 외출을 줄이고, 창을 닫아 외기 유입을 차단하는 게 좋다.
●기관지 천식 황사가 천식 환자에게 주는 직접적인 피해는 호흡 곤란이다.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하면서 숨이 차오르고 숨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심해진다.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기관지 점막을 자극, 기관지가 좁혀지는 과민반응 때문이다. 따라서 황사철이 되면 천식환자는 외출을 삼가고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으며, 실내에도 황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기정화기와 가습기를 가동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30%, 성인의 10% 정도가 코 알레르기 증상을 갖고 있는데, 이런 사람이 황사에 노출되면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중상을 보인다.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일 수 있으나, 이런 약물은 가려움증 등 부작용을 보이며 근본적인 치료책도 아니다. 이런 경우 코점막 충혈을 완화하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거나 크로몰린 소디움을 미리 코에 뿌려주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안질환 황사는 자극성 결막염과 건성안의 원인이기도 하다. 눈이 가렵고 눈물과 눈곱이 많아지며, 충혈과 함께 눈에서 이물감이 느껴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할 때 보호용 고글을 착용하고 귀가해서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 눈을 자극하는 소금물 대신 깨끗한 찬물에 눈을 담가 깜빡이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가 완화된다.
●피부질환 황사 먼지는 피부에 해로운 산성 성분인 데다 입자가 미세해 피부 모공 속 깊숙이 파고들어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킨다. 땀과 피지가 증가해 여드름도 생기기 쉽고, 모세혈관이 수축돼 피부노화가 촉진되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외출 후 미지근한 물로 꼼꼼히 세안을 해줘야 한다.
특히 아토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온도와 습도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므로 적정 실내온도(18∼20도)와 습도(40∼60%)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물에 많이 닿을수록 건조함이 심해지므로 외출을 줄여 덜 씻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기미·주근깨 봄에는 강렬한 자외선의 영향으로 기미·주근깨가 기승을 부린다. 기미는 피임약·스트레스·유전적인 원인도 있지만 자외선이 주범인 경우가 많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고 모자나 선글라스를 써서 자외선 노출을 막아야 한다. 또 몸이 지치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과 함께 1일 8잔 이상의 물과 비타민C·E가 풍부한 과일·채소·견과류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안과 정태영 교수,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