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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평가제 공 정성 관건… 도덕·공익성 철저 검증을”

    종합편성 및 보도 전문 채널 선정 절차는 이제 연내 사업자 선정이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두고 있다. 관심은 몇 개 사업자가 선정될 것인가다. 칼자루를 쥔 방송통신위원회는 ‘절대평가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기준 점수(80점)만 넘으면 모두 허가해주겠다는 것이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2일 낸 보고서에서 “절대평가 방식이기 때문에 종편은 4개 이상, 보도 채널은 2개 정도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KBS가 수신료를 1000원 올리면서 광고 비중(40%)은 줄이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광고 시장이 받쳐주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을 보지 않은 채 조건이 충족됐다는 이유만으로 허가를 내줬다가는 나중에 정책적인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절대평가 방식이기 때문에 오히려 심사 과정이 더 중요하다.”면서 “공정성과 공익성에 최대 비중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명현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라는 이유로 공정성 문제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상대평가일 경우 사업자 수를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라 공정성이 더 부각되어 보일 수 있지만, 절대평가 때는 심사위원의 판단에 따라 사업자 수 자체가 바뀔 수 있다.”면서 “이렇게 평가 주체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공정성 문제는 절대평가에서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공정성의 핵심 요소로 대주주 도덕성과 경영 능력, 공익 기여도, 이익금의 사회 환원 등을 꼽았다. 유영주 언론연대 상임정책위원은 “자사의 이해나 컨소시엄 구성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할 소지,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정치적 목소리를 대변할 소지 등이 있는 경우는 철저히 걸러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심사 배점 때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자를 선정할 때 희망 사업자의 내부 규정이 보도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규제책을 포함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창희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여론 독점, 정치적 결탁 등 정치성을 배제하고 공공성, 공익성이 투명하게 담보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소외된 이웃, 중소기업 등 상대적 약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현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저널리즘의 기본에 입각해 공정성, 즉 불편부당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실에 근거해 특정 정파에 편향되지 않아야 하고, 이념, 종교적인 색깔을 떠나 이슈에 대해 균형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언론과 특정 집단과의 유착을 막기 위해서는 거대 자본과 정치에서 어느 정도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는 게 문 교수의 얘기다. 기존 지상파나 보도 채널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판박이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경우, 새로 허가를 내 주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신규 종편이나 보도 채널 모두 특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뉴스나 프로그램의 생산 방식과는 뭔가 다른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문 교수도 “새로 진입하는 채널들은 차별화가 중요하다.”면서 “색다르게 한다고 자극적이고 연성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지상파에서 점점 약화되고 있는 심층성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초기 투자 부담은 따르겠지만, 이런 투자들이 과감히 이뤄져야 뭔가 다른 방송이 생겼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태성·이은주·이경원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래퍼곡선으로 본 세율과 세수간의 관계/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 교수

    [열린세상] 래퍼곡선으로 본 세율과 세수간의 관계/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 교수

    다시 감세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예정된 법인세 최고세율과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의 인하를 철회해야 하는가 또는 예정대로 시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정치권, 정책담당자, 학자들이 각각 다른 주장들을 펼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감세 논쟁의 핵심은 ‘세율을 인상하는 경우 세수가 증가하는가.’이다. 일부 정책담당자의 주장과 반대로,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정 세목의 세율을 높이면 해당 세수가 증가한다. 세율과 세수 간의 관계를 분석해 보자. 먼저 세율과 세원을 곱하면 세수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법인세율이 20%이고 세원인 법인세 과표소득이 100억원이라면 세수는 20억원이 된다. 세율과 세수 간의 관계는 단순 비례관계가 아니다. 왜냐하면, 세율을 인상하면 사람들이 세금을 피하고자 세원이 되는 경제활동을 줄이기 때문이다. 세율 인상에 대해서 납세자들은 소득, 소비, 근로, 투자를 바꾸는 식으로 대응한다. 세율 인상 때 세원이 조금만 줄어들게 된다면 세수는 늘어나게 될 것이고, 세원이 매우 큰 폭으로 감소한다면 세수는 감소할 것이다. 이러한 세율에 대응한 세원의 변화는 세율 수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세율이 낮은 경우 납세자들은 이 세금에 대해서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세율을 인상해도 크게 반응하지 않아 세수가 증가할 것이다. 이와 달리 세율이 이미 높은 수준의 경우, 납세자들은 세율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세원이 많이 감소하게 되고 세수 자체가 감소할 수도 있다. 세율과 세수 간의 관계를 최초로 분석해 낸 미국의 경제학자 래퍼의 이름을 따서 래퍼 곡선(Laffer Curve)이라고 한다. 가로축에 세율을, 세로축에는 세수를 놓고 그래프를 그리면 세수가 처음에는 증가하다가 일정 세율 수준을 넘게 되면 세율 증가에 따라 오히려 감소하는 역 U자 모양을 가진다. 현실의 세율과 세수 간의 관계가 어떠할 것인가는 경제가 래퍼 곡선 최고점의 왼쪽에 있는가 또는 오른쪽에 있는가에 달렸다. 여러 경제학자가 이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였고, 연구 결과는 대부분의 경제는 래퍼 곡선 최고점의 왼쪽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재정학 교재로 세계 곳곳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로젠(Rosen)의 재정학 교과서에도 이러한 내용이 정리되어 소개되고 있다. 관련된 연구 결과에서 개별 세목의 세율이 인상되면 해당 세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뚜렷이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왜 세율을 인상하여도 세수가 늘지 않는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일까? 이는 개별 세목에서의 세율과 세수 간의 관계를 거시 경제에서의 세율과 총 세수 간의 관계와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개별 세목들의 세율이 지속적으로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총 세수가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는 하우저 박사의 관찰은 개별 세목에서의 세율과 세수 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 아니다. 총 세수가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은 전체적으로 세율과 세원이 서로 상쇄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세목 구성이 변화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율을 변화시켜도 세수가 변화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미국에서 총세수가 일정하게 유지된 것은 이러한 방향으로 사회적인 합의 또는 정치적인 힘이 작동하여 세율과 세목 구성이 변화되어 온 결과로 해석하여야 한다. 세율과 세수 간의 관계에 대해서 정치인이나 정책담당자들은 자신의 가치판단에 따라 편향적인 주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 보수주의자들은 경제가 매우 탄력적이기 때문에 세금 인상에 따라 세원이 대폭으로 줄어들어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진보주의자들은 이와 반대되는 편향을 가지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세원이 세율에 따라 크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세율 인상을 통해 세수를 늘려 이를 복지지출에 사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나온 학술 연구의 결과는 세율 인상에 따라 세원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세수 자체가 줄어들 정도로 세원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연평해전 영화 둘, 크랭크인 못하고 울상

    올 초만 해도 영화계 화두는 ‘전쟁’이었다. 올해 한국전쟁 발발 60년을 맞아 충무로는 전쟁영화 제작에 잇달아 뛰어들었다. 언론들도 앞다퉈 ‘2010 스크린은 전쟁 중’이란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정작 스크린에 걸린 전쟁 영화는 이재한 감독의 ‘포화속으로’가 유일했다. 지난 3월 천안함 침몰에 이어 최근 연평도 사태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2차 연평해전을 배경으로 한 두 대작 영화도 직격탄을 맞았다. 제작비 200억원, 3차원(3D) 입체영상, 화려한 캐스팅(현빈·이정진·주진모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곽경택 감독의 ‘아름다운 우리’는 촬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당초 연말 개봉을 목표로 삼았지만 크랭크인(촬영 개시)조차 못했다. ‘튜브’를 연출한 백운학 감독의 ‘연평해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제작보고회 때 “150억원을 들여 새해 5월 개봉한다.”고 야심차게 밝혔지만 역시 크랭크인에 들어가지 못했다. 곽 감독 측은 “연평해전은 한국전쟁 이후 최대 교전으로 남아 있지만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면서 “연평해전 유가족들이 실명을 쓰는 데 어렵사리 동의를 해 줬는데 (영화 제작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제작 무산까지는 아니지만 무기 보류 상태라는 전언이다. ‘연평해전’ 제작진도 “한창 투자자를 물색하던 중 천안함 침몰 사고가 터져 크랭크인이 연기됐는데 북한의 연평도 포격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일고 있는 연평해전 재조명 움직임과 애국주의 기류에 힘입어 전쟁영화 수혜를 점치기도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는 탄식이다. ‘연평해전’ 제작진 측은 “영화 제작이 재개되더라도 중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라는 점에서 재개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영화배급·투자사 관계자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영화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면 의도치 않게 누군가를 적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올여름 ‘포화속으로’가 논란에 휩싸인 것도 투자자들에게는 학습 효과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드라마 ‘대물’ vs 영화 ‘부당거래’

    [문화계 블로그] 드라마 ‘대물’ vs 영화 ‘부당거래’

    SBS 수목 드라마 ‘대물’과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부당거래’는 권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겹쳐진다. 공교롭게 요즘 정치권을 떨게 만들고 있는 검찰도 양쪽 모두에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은 판이하다. ●‘교훈·감성 정치’ 정당화… 현실성도 없어 우선 대물. 작가와 PD가 교체된 후에도 정치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중도 하차한 황은경 작가가 “국가정보원에 불려 가는 것 아닌지 불안했다.”고 밝힌 대목은 제작진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너무나 저급한 드라마 철학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대물은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비상한 재주를 갖고 있다.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서혜림(고현정)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싶지 않다.”라고 일침을 놓는다. 말로 옮기기에도 쑥스러울 정도로 진부한 ‘발언’임에도 유권자들은 환호한다. 유세 장면은 더 가관이다.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무슨 희망을 갖고 살겠느냐.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어떻게 애를 키울 수 있겠느냐.”라고 절규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다.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기만 하면 하는 얘기인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이 말 한마디에 유권자들은 또 눈물을 주루룩 흘린다. 마침내 국회의원이 된 서혜림은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국민 여러분이 정치인들 종아리에 회초리를 쳐서 국민들을 표 찍어주는 사람으로만 아는 오만 불손함을 타일러 달라.”고 호소한다. 말이야 백번 옳은 소리다. 하지만 뻔한 말로 정치에 훈수를 두는 ‘교훈 정치’나 감동스러운 화술에 의탁하는 ‘감성 정치’를 정당하게 만드는 이 같은 설정은 시대를 역행한다. 현실성도 없다. 이미 국민들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정치인에게 이력이 나지 않았던가. 울부짖고 목소리 높이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정치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데도 서혜림은 국민의 열광적 호응에 힘입어 대통령까지 될 예정이란다. ‘국민=바보’라는 전제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가능할 수 있을까. 국민 의식을 한참 내려다보는 제작진의 태도에 시청자들도 슬슬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리서치에 따르면 대물 시청률은 지난주 24.5%로 전주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 ●여론조작·부당거래 적나라하게 파헤쳐 영화 ‘부당거래’의 흥행 성공은 대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는 검찰과 경찰, 기업 그리고 언론이 한데 얽히고설켜 음모를 만들어내는 ‘권력의 뒤안길’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하지만 대물처럼 감성적인 대안을 강요하거나 교훈을 주려고 안달하지 않는다. 그저 현실을 신랄하게 파헤쳐 여론 조작과 부당 거래의 과정을 거칠게 보여줄 뿐이다. 이 지점에서 관객들은 저절로 느낀다. “아, 권력 유착은 한 개인의 힘으로는 안 되는 것이구나. 이렇게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이구나.” 여기에 힘입어 부당거래는 개봉 9일 만에 관객 115만명을 넘어섰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드라마가 현실 비판을 그대로 담기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물은 서혜림의 교과서적인 발언으로 오히려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심지어 교조적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구태의연한 정치 달변으로 국민을 ‘계몽’하려 드는 대물. 신랄한 리얼리티로 영화가 끝난 뒤에도 관객을 불편하게 하는 부당거래. 대척점이 분명해 보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공동지방정부’ 경남 민주도정協 출범

    ‘공동지방정부’ 경남 민주도정協 출범

    지방 공동정부의 한 형태인 ‘경상남도 민주도정협의회’가 출범했다. 경남도 민주도정협의회 구성은 6·2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도지사에 당선된 김두관 지사가 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협의회 위원들이 야권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김 지사의 정치 성향에 맞는 사람들 위주로 구성돼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도는 9일 강병기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전문가 등 모두 22명의 위원으로 민주도정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위원은 ▲정치권 9명 ▲시민·사회단체 7명 ▲전문가 그룹 6명 등이다. 협의회에 참여한 정당은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이다. 강 부지사와 경남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강재현 변호사가 협의회 공동의장을 맡았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경남도는 도정협의회가 비판과 견제가 살아 있고 도민의 이해와 요구가 관철되는 민주 지방자치를 위한 민관 협력 관리 체계로, 열린 도정을 구현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협의회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경남도는 협의회에 의결·심의기능은 주지 않고 매달 한 차례 회의를 열어 도민 참여, 공약실천 등에 관한 사항과 정책 제안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6·2지방선거 당시 여야의 공방과 논란이 빚어진 데다 지방자치 16년 이래 여소야대의 역사적인 유례가 없는 상황에서 역사적인 민주도정협의회가 출범하게 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여론을 형성하고 도정 자문 역할을 하게 될 민주도정협의회가 민선 5기 경남도정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성명을 내고 “김 지사는 민주도정협의회를 즉각 해체하라.”며 “김 지사와 가까운 이념적 편향 세력과 야당이 참여하는 민주도정협의회는 도민의 민심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기구”라고 주장했다. 또 “경남 발전을 위해 여당,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조하라는 도민의 여망을 무시하고 야당 및 일부 시민단체와 자기들끼리 갈 길을 가겠다는 독선이나 다름없다.”면서 “주민이 선출한 도의회를 무시하고 의회 정치를 경시하는 김 지사의 포퓰리즘적 정치 행태는 도민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진보신당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민주도정 협의회 참여 제안을 받았으나 협의회의 위상이나 역할이 분명하지 않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단순한 자문기구인지 실제 정책이 협의되고 집행되는 기구인지 불분명해 섣불리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北向’ 우려되는 시진핑

    ‘北向’ 우려되는 시진핑

    후진타오 주석에 이어 중국의 최고지도자에 오를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편향된 역사관과 대북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2년 가을 그가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됐을 때 한·중 관계 및 한반도 정세가 큰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시 부주석의 북한 관련 발언은 우려할 만하다. 시 부주석은 지난 25일 중국 군의 한국전쟁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한국전쟁을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중국군의 참전을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조(중·북) 양국 인민과 군대가 단결함으로써 항미원조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북한과의 단결을 강조한 뒤 “중국 인민은 시종 중·조 양국 인민과 군대가 흘린 피로써 맺어진 위대한 우정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의 북한 편향적 발언과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8일 이례적으로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 경축 연회에 참석했다. 북한 노동당 창당행사에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노동당의 새 지도체제와 협력의 정신을 강화해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김정은과 함께 북·중 간 전통적 동맹 관계를 더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을 방문한 김정각 대장 등 북한군 대표단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북한 측 장성들로부터 거수경례를 받는 모습도 연출됐다. 그는 부주석에 오른 직후인 2008년 6월 첫 해외 방문국으로 북한을 선택하기도 했다. 시 부주석은 당 중앙군사위에 이어 지난 28일 국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에도 선임돼 명실상부한 군의 2인자가 됐다. 이전에도 북한 군 인사들과 자주 교류해 왔던 그는 앞으로 북한 당·정·군 고위인사들과 더욱 활발한 교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혈맹관계를 강조하는 그의 대북관이 고스란히 반영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집단지도체제하에서 시 부주석이 2012년 권력을 쥔다 해도 독자적으로 대북정책 등을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국가주석이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외사영도소조의 조장을 당연직으로 맡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생각이 대외정책에 직접적이고 깊숙하게 개입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공통된 우려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법원내부망 정치·이념논쟁 차단

    대법원이 법관과 사법부 공무원의 의사소통 공간인 법원 내부 전산망(코트넷)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코트넷이 종종 정치적 이념 논쟁의 장(場)으로 변질됐던 현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산하 법원행정처는 최근 ‘사법부 전산망을 이용한 그룹웨어의 관리 및 운용에 관한 규칙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6일까지 의견을 수렴 중이다. 코트넷은 현재 행정예규로 운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법적 규제력이 더 높은 ‘규칙’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규칙안은 ▲코트넷이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 또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돼서는 안 되며(제3조)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총괄관리자가 허가를 철회할 수 있고(제9조) ▲위반 행위가 일어날 경우 이용권한을 제한하거나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제11조)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어긋나는 게시물은 올리지 못하고, ▲업무와 무관한 게시물 작성도 금지했다. 코트넷 운영은 법원행정처장이 지명한 총괄관리자가 담당하며, 별도의 운영위원회도 설치하도록 했다. 코트넷은 그동안 판사 등 사법부 공무원의 의사소통 공간으로 활용됐다. 사법부 내 주요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의견을 가감 없이 표출하는 토론의 장이 됐다. 지난해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파문 때는 신 대법관의 용퇴를 요구하는 판사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가 좌편향이라는 논란이 일었을 때도 코트넷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공직윤리, 정치적 중립/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 공직윤리, 정치적 중립/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후보자들의 낙마사태는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우리 국민의 눈높이를 재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헌법은 제7조에서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에게 이번 인사청문회의 사례와 같이 엄격한 공직윤리를 요구하는 동시에 전체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검찰은 민주노동당에 가입하여 당비나 후원금을 납부한 공무원을 전교조 교사와 함께 불구속 기소한 바가 있다. 검찰의 수사과정을 통하여 이들의 당원번호 등이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정기간 당비나 후원회비가 민주노동당 계좌로 이체된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이들 중 89명의 공무원에 대한 징계협조 요청을 소속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하였으나, 상당수 지자체장은 법원의 판결이나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반영하겠다며 징계의결을 유보했다는 것이다.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이 강조되는 이유는, 공무원은 그 임용주체가 국민이고, 그 직무의 공공성으로 특정인이나 특정의 당파·종교·지역 등 부분 이익만을 대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반성으로 공무원이 공직수행에 있어 정치적 편향성을 띠는 것을 방지하고,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는 공무수행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역사적·공익적 요청도 그 이유이다. 이에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등에서도 공무원의 정당가입 및 활동, 선거운동, 각종 지원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공무원에게는 형사적 책임 이외에 법령준수 의무위반에 따른 징계책임이 부과된다. 이는 법령을 집행하는 공무원이 법령을 준수하지 않은 데에 따른 당연한 제재조치이다. 얼마 전 수원지방법원은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는 교육자치 차원에서 교육감의 징계재량권을 넓게 인정한 제1심 법원의 판단일 뿐이다. 대법원은 “지방공무원의 징계와 관련, 징계권자이자 임용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은 소속 공무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과연 지방공무원법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재량은 있지만,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관할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2006도1390). 일부 지자체장이 행안부로부터 징계요청을 받은 공무원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으로 미루는 등의 유보적 조치를 취한 것은 형사상 직무유기 해당 여부를 떠나 지자체장으로서 당해 공무원의 행위가 과연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마땅히 판단해야 할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공무원의 징계절차는 기관의 장이 형사상 기소의 성격과 유사한 징계 의결 요구를 함으로써 진행되고, 특히 징계 의결 요구는 징계 사유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다. 일부 지자체장의 징계 유보조치는 당해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사실상 거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저 지켜만 볼 일은 아닌 것이다. 정당에 가입하고 당비를 낸 공무원의 행위는 공무원의 도덕성이나 윤리만큼이나 중요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이익을 침해하는 것임은 명백하다.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공무원에 대해 납득할 이유도 없이 징계를 유보하고 있는 지자체장들은 이번 인사청문회 사태에서 드러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를 거울삼아,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깨닫고 당해 공무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법절차에 따라 진행하여 공직사회에 법과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마땅할 것이다.
  • [특파원 칼럼] 정권의 운명 쥐락펴락하는 日신문/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정권의 운명 쥐락펴락하는 日신문/이종락 도쿄 특파원

    며칠 전 일본 신문기자, 대학교수와 함께 스모 선수들이 먹는다는 창고나베 식당에 갔다. 최근의 한·일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누다가 양국 신문기자가 있어서인지 화제가 자연스럽게 두 나라의 신문으로 넘어갔다. 참석자 중 한 명이 다소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질문을 불쑥 꺼냈다. 한국과 일본 언론 중 누가 더 영향력이 있느냐는 우문(愚問)이었다. 일본 교수와 기자는 한국 언론이 더 세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 장관실을 불쑥불쑥 드나들 수 있는 한국기자가 더 파워풀해 보인다고 했다. 6개월째 일본 언론을 접해 본 기자는 손사래를 쳤다. 일본 언론, 특히 일본 신문이 훨씬 영향력이 있고 사회의 어젠다를 이끌고 있다고 응수했다. 입씨름이 계속됐지만 결국 기자의 주장에 두 사람이 승복하는 걸로 술자리를 파했다. 일본 신문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08년 기준 30개 회원국의 유료 일간지 발행부수 조사 결과 일본이 5100만부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300만부로 미국(4900만부), 독일(2000만부), 영국(1500만부)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일본인구가 2008년 기준 1억 2728만명인데 이 당시 신문 구독률은 90.25%(일본 신문협회조사)에 이른다. 글을 읽을 수 없는 어린이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성인이 종합일간지, 지방지, 스포츠지 등을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일본 신문은 힘이 세다. 인터넷의 발달로 신문 구독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지만 일본 신문의 영향력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도쿄, 니혼게이자이, 산케이신문 등 6개 신문사가 일본의 여론을 이끈다. 서울신문과 제휴 중인 도쿄신문은 나고야에 본사를 둔 주니치신문사의 도쿄 지역지(블록지)이지만 6개 신문 중 가장 진보적인 논조를 보이는 중앙지 대우를 받는다. 이들 신문은 방송사도 소유하고 있다. 아사히는 아사히TV, 요미우리는 니혼TV, 산케이는 후지TV, 니혼게이자이는 TV도쿄의 대주주이고 마이니치는 TBS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과 달리 신문이 해당 계열사 TV의 논조를 좌지우지하는 형국이다. 한국의 경우 대통령선거 기간 언론의 보도가 어느 정도 선거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승패를 가르진 못한다. 일단 대통령이 선출되면 잘하든 못하든 5년 임기가 보장된다. 언론이 대통령을 중도에 낙마시킨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일본 신문은 정권의 운명도 쥐락펴락한다. 내각책임제인 일본 정치는 여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임기제가 아니어서 여론의 향배에 따라 물러나야 한다. 여론 형성은 당연히 신문이 주도한다. 신문들은 진보(아사히, 마이니치, 도쿄)와 보수(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산케이) 등 이념적 성향에 따라 정부의 정책과 총리를 평가하고 비판한다. 특히 신문사들은 매월 여론조사를 통해 내각 지지도를 발표한다. 보통 한 번 조사하는 데에 200만엔(약 2700만원)을 들여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다. 하토야마 총리 재임 때에도 그랬듯 내각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지면 총리가 옷을 벗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일본에서 여론조사는 ‘참고사항’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난다. 정치와 정당의 머리 위에 앉아 있다. 언론사들이 편향적, 자극적 설문으로 여론조사의 부작용을 조장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신문사의 입맛에 맞춘 ‘권력 개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인들은 언론, 특히 신문기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일본 기자들은 종종 공정성이 도마에 오른다. 객관적인 위치에서 정권을 비판해야 할 신문기자들이 기득권 세력이 돼 정부와 유착관계를 맺고 있다는 신랄한 지적도 듣는다. 언론인이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신화로 들릴 정도다. 일본 신문체제를 도입한 한국 언론이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jrlee@seoul.co.kr
  • 한나라 새 최고위원 4인 살펴보니

    한나라 새 최고위원 4인 살펴보니

    ■쇄신 돌풍 홍준표, 계파초월·소통 능력 강조 “역시 바람은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 홍준표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단기필마’의 한계를 느낀 듯 쓴웃음을 지었다. 쇄신과 화합의 ‘신(新) 체제’ 바람을 일으켰지만, 친이 주류의 탄탄한 조직력을 뛰어넘지 못했다. 그로선 친이 주류 안상수 후보를 2강(强) 구도의 틀로 묶어 두고, 조직력에 맞서 당내 입지를 굳힌 게 그나마 큰 성과다. 홍 후보는 선두를 달렸던 안 후보를 막판까지 몰아세웠다. 안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을 파고들고, 안 후보가 1997년 이웃집과 벌인 송사도 들춰냈다. 특유의 ‘저격수’ 기질을 살려 안 후보의 ‘불통’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소통’의 이미지를 굳혀 갔다. 선거 캠프에 다수의 친박계 의원들을 동참시키며 친이 강경파인 안 후보의 계파적 편향성과 변별력을 뒀다. 특유의 친화력은 계파를 초월한 소통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변화를 부르짖는 민심의 요구에 가장 근접한 ‘신(新)체제’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2위에 머물렀지만 ‘업그레이드’된 그의 입지는 거대 집권여당 지도부에서 막강한 입김으로 표출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저격수 홍준표’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과제로 남았다. 안정을 추구하는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가 “사실을 알렸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쇄신을 화두로 변화의 적임자를 자임했지만, ‘통제 불능의 돈키호테’라는 당내 굴절된 시선을 떨쳐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흥행 파워-나경원, 女후보 1위 ‘상품성’ 재확인 ‘나경원의 힘’ 7·14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 자리를 거머쥔 것은 안상수 후보지만, 가장 뚜렷하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은 나경원 후보였다. 나 후보의 지도부 ‘자력 입성’은 투표 전부터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었다. 나 후보의 대중성은 익히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국민여론조사에서 23.9%로 안 후보,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1등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놀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총 득표율 3위라는 성적은 이런 예상들까지 모두 뛰어넘는 선전이었다. 나 의원의 ‘상품성’은 이미 지난 5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 때도 선거일까지 채 50일도 남겨놓지 않고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원희룡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 단일화에 성공했고, 2위로 선전했다. 이번 전대를 통해 나 후보는 명실공히 여성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차세대 주자에도 한걸음 바짝 다가섰다. 취약했던 당내 기반을 다질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나 후보는 당선소감에서 “우리 딸이 어제 문자메시지를 보내 서울시장(후보) 떨어진 것 꼭 설욕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말로만 변화와 화합, 쇄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변하겠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눈물 카드, 정두언 ‘국정농단 이슈’ 공감 얻어 “저를 힘들게 한 사람들도 많지만, 그분들이 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정두언 후보는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직후 힘겨웠던 선거과정을 돌이키며 “제 얼굴도 안 봤으면서 열렬하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는 전당대회 경선 과정 내내 가장 많은 이슈를 몰고 다녔다. ‘권력사유화’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가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몰리자 격한 눈물을 쏟았다. 최고위원이 되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정 후보의 문제 제기는 마침내 대의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가 흘렸던 눈물이 지도부 입성의 발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적절한 시점에서의 후보 단일화도 주효했다. 정 후보는 안상수·홍준표 후보로 갈리는 양강 구도가 굳혀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이를 깰 승부수로 남경필 후보와의 단일화 카드를 던졌다.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두 후보의 양보와 희생의 모습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확인된 정 후보의 이슈 메이커, 승부사로서의 기질은 ‘전략통’이라는 평가를 넘어 그가 중량급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 당내 소장·쇄신파와 유대관계가 깊은 만큼 당 지도부에 ‘쇄신’의 목소리를 전할 통로로도 기대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물밑 朴心-서병수, 친박 중진들 강력지원 받아 “3선 의원이기는 하지만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전국적 지명도도, 조직도 없었다. 짧은 선거운동을 통해 최고위원이 되다니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서병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처음부터 낙점한 친박계 후보로 알려져 왔다. 친박 후보의 난립 속에서도 중진들의 강력한 물밑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서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하게 된 데에는 친박계의 지원 말고도 온건한 성품, 경제에 밝은 정책 전문성이 당내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아온 덕분이 컸다. 예상과 달리 친박 후보들이 난립, 각각 ‘박근혜 후광’을 앞세우며 각자도생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온화한 기존 이미지대로 선거운동 내내 일절 네거티브식 전략 없이 화합에 방점을 찍은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친박 후보들이 정리될 것을 기다리다 친박 후보들 가운데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같은 그의 성품을 보여준 한 예다. 친이계로부터도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인사다. 서 후보는 2대 민선 해운대구청장 출신으로 원내부총무,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소장을 역임했다. 16대부터 부산에서만 내리 3선을 하면서도 이렇다 할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번 전대를 통해 친박 내 좌장으로 입지를 다지며 새로운 정치인생을 펴게 됐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경남지역 의회 운영 갈등 예고

    한나라당 일색이던 경남도내 광역·기초의회에 비한나라당 의원이 대거 진출하면서 의회 운영에 갈등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독식했던 의장단 구성도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이 양분하는 구도로 바뀌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이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개원 초부터 충돌했고, 시장이 민주당 소속인 김해시는 의회 의장도 민주당 의원이 차지해 소수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강력한 견제가 예상된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5일 도의원 전체 59명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38명(64.4%)만 참석한 가운데 의장단 선거를 해 전반기 의장에 허기도(산청·3선) 의원을 선출했다. 부의장에는 박동식(사천·3선) 의원과 황태수(창원·3선)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무소속 등 비한나라당 도의원 21명(35.6%)은 의석비율에 따라 부의장 1명과 일부 상임위원장을 배분할 것을 한나라당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회의장에서 집단퇴장한 뒤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비한나라당 의원 16명은 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를 구성했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6일 성명을 통해 “경남도의회를 한나라당 의회로 전락시킨 한나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9대 경남도의회 의장단 선거를 무효화하고 비한나라당 의원들과 성실한 협의를 통해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기도 경남도의회의장은 당선 직후 인사말을 통해 “야권 도지사가 도백으로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하겠지만, 편향된 정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해 집행부와도 긴장관계를 예고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몸 낮춘 구청장들… 검소한 취임식

    서울시내 25개 기초자치단체장들이 1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민선 5기 지방자치의 닻을 올린다. 6·2 지방선거에서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민심’의 냉혹한 평가를 경험한 신임 구청장들은 취임식부터 주민들에게 최대한 몸을 낮추고, 예산을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자치구에서 종교·정치적 편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눈에 띄어 논란도 예상된다. 30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상당수 구청장들이 취임식부터 탈권위를 실천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일반 시민 초청석에 앉아 취임식을 치르기로 했다. 주민들과 같은 위치에서 구정을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한 취임식에 으레 등장하던 고가의 얼음조각상을 구매목록에서 빼라고 지시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취임식 직전 자치구내 유력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해오던 그간의 관행을 깨고, 취임식 직후 환경미화원 108명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 또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취임식 다음날인 2일 새벽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대치동 산등성이길에서 청소를 할 계획이다. 취임식 현장에서부터 나눔을 실천하는 구청장도 있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기관장 권위의 상징으로 꼽히던 취임 축하 난()과 화환을 팔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행사의 거품을 빼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취임식장을 따로 정하지 않고, 구청광장을 행사장으로 택했다. 누구나 참석할 수 있고, 누구나 바라는 바를 건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별도의 무대 없이 분수대에서 취임사를 하기로 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당일 행사 사회를 무료로 구했다. MBC 이윤재 아나운서가 고 구청장과 평소 친분이 있어 선뜻 ‘자원봉사’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반면 일부 구청장들은 종교·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칫 논란이 예상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취임식 도중 세족식을 열기로 했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기독교 전통에서 유래한 행사여서 불교 등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굳이 기독교 전통에서 유래한 행사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십자군전쟁-9·11테러 문명의 충돌이라고? 역사를 모르고 하는 소리!

    11세기 십자군 전쟁과 2001년 9·11테러의 공통점은 뭘까. 둘 다 복잡한 사정이야 나름대로 있지만, 어쨌든 이들 모두 ‘문명 간 충돌’의 옷을 입고 있었다는 점이다. 거기다 16세기 레판토 해전이나 이라크 전쟁까지 얼추 더하고 보면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명의 충돌은 ‘필연적 역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신간 ‘십자가 초승달 동맹: 우리가 알지 못했던 기독교-이슬람 연합 전쟁사’(최파일 옮김, 미지북스 펴냄)를 펴낸 이언 아몬드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는 “그런 생각은 서구중심주의에서 나온 허구”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 반례로 지난 800년 동안 유럽에서 존재했던 기독교-이슬람 간의 협력과 군사 동맹의 역사를 제시한다. 아몬드 교수가 신간을 통해 내놓은 예를 보면 놀랍다. 십자군 전쟁으로 두 문명이 첨예하게 대립했을 것만 같은 11세기에도 “토마스 옆에 압둘라가, 드미트리 옆에 알리가” 아무렇지 않게 머물렀다. 당시 유럽에서는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 생활을 했다는 말이다. 예컨데 11세기 에스파냐를 두고 저자는 ‘다문화-민족의 용광로’라고 표현할 정도다. 무슬림 칼리프 체제가 붕괴된 이 시기 아랍인들은 20여개 군소 국가로 쪼개져 살았다. 이때 에스파냐를 점령해 가던 알폰소 6세는 무슬림에게 관대한 정책을 펼쳤고, 이슬람 군소 국가 통치자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 시기에는 그의 깃발 아래 기독교인 병사와 무슬림 병사가 호흡을 맞추는 건 예사로운 일이었다고 한다. 14세기 비잔티움과 투르크, 16세기 헝가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잔티움 말기 주변 국가 통치자들은 영토 수호를 위해 이슬람과 거래를 했다. 또 16세기 헝가리 지배층은 합스부르크 제국 통치에 반감을 가지고 스스로 무슬림 통치를 자원하기도 했다. 아몬드 교수는 이런 동맹들이 단지 적을 막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면서 맺은 일시적 동맹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동맹은 기본적으로 현실 정치와 이해관계가 얽히지만, 때로는 지도자들 간의 우정이나 인간애를 바탕으로 삼기도 했다. 또 오랫동안 형성된 역사적 일체감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이런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유럽이 기독교만의 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슬람 역시 유럽의 일부였으며 수많은 아랍인 기독교 신자들이 있었다고 아몬드 교수는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생각하는 ‘문명화된 기독교 유럽’은 단지 환상일 뿐이며, 이제는 그런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유럽을 바라볼 것을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1만 6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韓·北·中·日이 월드컵 보는 엇갈린 시선

    韓·北·中·日이 월드컵 보는 엇갈린 시선

    그리스를 격파하고 아르헨티나에 참패한 한국 대표팀을 중국인들은 어떤 눈빛으로 보고 있을까. 카메룬을 깨고 네덜란드와도 대등한 경기를 펼친 일본팀에 한껏 고무된 일본 열도에선 또 한국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별예선 3라운드를 앞두고 한국과 북한, 일본이 나란히 본선에 오른 동북아에서는 지금 자국팀의 선전 못지 않게 이웃나라의 경기력과 경기결과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이웃나라의 선전을 같이 기원하는가 하면 시샘 어린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남북한과 중국, 일본 등 네 나라의 언론보도와 네티즌 반응을 통해 동북아의 4색 시선을 짚어본다. ■한국-‘인민루니’ 눈물에 감동·日 선전 칭찬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승리, 충격의 아르헨티나전 참패, 그리고 ‘울보 정대세’. 북한의 첫 경기가 열린 지난 16일 국내 언론은 두 번 놀랐다. 당초 G조 최약체로 꼽힌 북한이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면서다. 여기에 다소 험상궂은 외모의 정대세가 북한 국가 연주때 흘린 뜨거운 눈물은 국내 언론은 물론 세계 외신들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 언론은 정 선수의 눈물을 통해 ‘자이니치(재일 한국인)’의 핍박 받아온 삶과 한 축구인의 꿈을 집중 부각했다. 정대세의 출생 배경은 물론 가족들까지 찾아 조명했고, ‘인민 루니’를 넘어 ‘세계의 정대세’로 표현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보수언론은 정 선수를 통해 북송을 선택했던 재일동포의 죽음을 강조하며 북한의 체제를 간접 비판하기도 했다. 정 선수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조국애에 감동한 국내 네티즌들은 21일 밤 북한-포르투갈전을 앞두고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단체 북한 응원전을 조직,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이번 대회 최다 점수인 7골 차로 패했다. 언론은 북한의 ‘주체전법’의 한계가 드러났다면서 선제골을 내준 뒤 조직력이 급속도로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 축구의 영원한 맞수인 일본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열세를 점쳤지만, 아프리카 강호 카메룬을 상대로 원정 월드컵 첫 승을 거두자 그리스를 누른 한국과 함께 ‘아시아 축구의 성장’을 강조했다. 또 일본과 카메룬의 경기 내용을 토대로 한국이 상대해야 할 나이지리아 공략법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19일 일본이 또 하나의 우승 후보인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선전을 펼치자 이를 극찬하며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국의 아르헨티나전 참패 이후 일본도 큰 점수 차로 패하기를 기대했던 일부 네티즌들도 “네덜란드가 오히려 패할 수 있었다.”면서 일본의 경기 운영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북한-한국에 뜨거운 성원·日경기 침묵일관 북한의 조선중앙TV는 한국과 그리스전 경기를 이틀이 지난 14일 녹화 중계한 뒤 ‘평양시민들이 한국 선수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지난 17일 한국팀이 1-4로 대패한 아르헨티나전에 대해서는 나흘이 지난 21일까지도 녹화중계를 하지 않았다. 관련보도도 내지 않았다. 조선신보는 15일 한국팀이 승리하는 것을 지켜본 평양 시민들이 선수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고 평양발로 보도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조선중앙TV는 6·15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는 방송에 이어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9시부터 54분 가량 한-그리스전을 방영했다. 한국팀 승전보와 6·15 기념 분위기가 서로 상승효과를 내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신보는 “동족이 출전한 경기는 다른 경기보다 큰 관심을 끌었고 (평양) 시민들은 예외 없이 남조선팀을 응원했다.”고 전했다. 한-그리스전 해설을 맡은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교수는 박지성·이영표 선수의 유럽 소속팀에서의 활약상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새벽 벌어진 북한과 브라질 간 경기는 당일 오후 8시30분 녹화중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경기 종료 6시간 뒤 “후반전에 조선 선수들은 먼저 두 점을 실점한 상태에서도 신심을 잃지 않고 좋은 차넣기(슈팅) 기회들을 마련했다.”며 경기결과를 알렸다. 하지만 브라질팀 득점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신보는 안보부서 당국자가 “추측이지만 축구팬으로 알려진 김정일 위원장도 월드컵 경기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는 12일부터 매일 주요 경기를 녹화 중계하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일본의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녹화중계도 없었고, 신문이나 통신도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한편 조선중앙TV는 21일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은 포르투갈전을 이번 월드컵 경기 중 처음으로 생중계 했지만 북한이 0-7로 참패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후반들어 네 골 이상으로 벌어지면서부터는 추가 실점에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중국-응원 북>일>한 順… 반한감정 부채질도 중국은 한국, 북한, 일본 등 아시아 팀의 선전을 매우 적극적으로 평가하면서 중국 축구의 자성 계기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충칭(重慶)에서 발행되는 중경신보는 지난 20일 ‘불굴의 아시아 축구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일본, 북한 등 동북아 3개국 축구팀이 강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16강 진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들의 어깨에 아시아 축구의 희망이 걸려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아시아 팀들에게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 축구 명예 보위전’ 뿐 아니라 ‘월드컵 쿼터 보위전’의 의미가 있다.”며 선전을 독려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단순히 관전 밖에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질타도 잇따랐다. 중국 중앙방송(CCTV)의 유명 앵커인 바이옌송(白岩松)은 “한국, 일본 축구에 비해 중국 축구는 여전히 크게 뒤져있다.”며 “월드컵을 지켜볼수록 중국 축구의 현실에 대한 자괴감만 커진다.”고 한탄했다. 실력에 있어서는 단연 한국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팀이 첫 경기에서 유럽의 강호 그리스를 2대0으로 격파하자 “‘태극호랑이’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박지성 등 한국팀 주전들의 유럽무대 활약상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반면 ‘혈맹’인 북한에 대해서는 실력에 대한 평가 보다는 동정적인 여론이 강하다. 특히 정대세가 브라질과의 경기에 앞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반복 보도했고, CCTV의 한 해설가는 천안함 사태로 궁지에 몰린 북한의 현실을 빗대 “정치는 정치일 뿐이고, 축구는 축구일 뿐”이라며 북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일부 국수주의 편향 언론은 월드컵을 반한(反韓)감정 확산의 기회로 삼으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아 3국 대표팀 가운데 누구를 응원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77%의 네티즌이 북한을 응원하겠다고 답했고, 한국팀에 대해서는 70%의 네티즌이 응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네티즌의 응원 선호도는 북한>일본>한국 순이었다. 일부 네티즌은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4대1로 대패하자 “드디어 한국놈들의 코가 납작해졌다.”며 통쾌해 했다. 전통적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축구팀을 좋아하는 중국의 일부 광적인 팬들은 “놈들(한국팀)을 위해 응원할 수 없다.”며 노골적인 혐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일본-강팀과 대등한 경기 “우리가 亞 대표” 개막 전만 해도 잇따른 평가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던 일본 열도는 막상 일본 대표팀이 카메룬을 격파하고 네덜란드와도 선전을 펼친 뒤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대회 초반에는 한국 대표팀에 대한 부러움을 표출하다가 이제는 일본이 ‘아시아의 대표’라는 반응 일색이다. 평가전 1무4패라는 참담한 결과에 감독 교체설까지 나돌았던 일본에서는 대회 초반만 해도 많은 축구 매니아들이 일본보다 한국 경기에 더 관심을 쏟았다. 한국이 ‘아시아의 대표’로 선전하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NHK의 한국-그리스전 중계방송은 시청률이 18%를 기록, 전체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경기 해설을 맡은 해설자 하야노는 경기 내내 한국의 편에서 경기내용을 중계해 화제를 모았다. 그리스가 공격할때는 “아~위험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한국의 공격이 골로 연결되지 못하면 “아 아깝습니다. 저 찬스를 살렸어야 했는데…”라며 한국인 뺨칠 정도로 아쉬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일본 대표팀이 14일 카메룬전에서 예상을 깨고 1대0으로 승리하자 일본에 대해 대대적인 성원을 보내는 모습으로 돌변했다. TV채널마다 정규 프로그램을 월드컵 특집으로 꾸미고 일본의 16강전의 가능성을 점치는 등 열기가 뒤늦게 불붙기 시작했다. 17일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에서도 한국 대표팀이 자책골을 넣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대체로 아르헨티나팀 전력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일본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2ch’의 경기 결과 게시판에서는 한국과 경기를 펼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대해 “무섭다” “한국팀은 메시에게 무릎을 꿇었다” “아르헨티나가 우승후보”라는 글들이 쇄도했다. 비록 패했지만 세계 최강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선수들에 대해서도 일본 네티즌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일본이 19일 강호 네덜란드에 0:1로 석패하자 월드컵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경기를 갖는 덴마크에 골득실차에 앞서 있어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되자 잔뜩 고무된 모습. 나이지리아를 꼭 이겨야 하는 절박한 위치에 놓인 한국에 비해 상당히 여유가 있는 분위기다. 오카다 재팬을 야유하던 일본 축구팬도 이제는 경기 내용에 납득한다며 오카다 감독을 응원하는 모습으로 돌변했다. 이제는 일본이 ‘아시아의 대표’라고 자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마오가 대장정 중 17번 통독한 책 삶의 지혜 일러주는 인생 제왕학 교과서죠”

    “마오가 대장정 중 17번 통독한 책 삶의 지혜 일러주는 인생 제왕학 교과서죠”

    2006년 1권을 내면서 이달 초 완간하기까지 꼬박 4년이 걸렸다. 번역 작업을 시작하기로는 13년 만이었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첫 만남인 대학원 석사 논문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에누리 없는 30년이다. 그가 평생을 다 바쳐 이뤄낸 대역사(大役事)는 이토록 기나긴, 고통스러운 시간을 요구했다. 총 1만 9566쪽에 원고지 8만장에 이르며 각주만 4만 5000개를 넘나든다. 교수 퇴직금을 몽땅 털어부었고, 아내는 은행 빚까지 내며 출판사를 만들어 유지했고, 작은 딸은 편집과 실무를 기꺼이 도맡았으니 그가 쏟아부은 노력이 에둘러 짐작된다. 최근 해설서를 포함해 서른 두 권짜리로 ‘자치통감(資治通鑑)’(삼화 펴냄)을 완역 출간한 권중달(69) 중앙대 역사학과 명예교수를 서울 봉천동 개인연구실에서 만났다. “이제 작은 산봉우리 하나를 넘었을 뿐이죠. 보통 사람들도 쉽게 자치통감을 접하고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치통감 행간 읽기’ 같은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완역본 역시 좀 더 섬세하게 개정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고요.” 필생의 작업을 이뤄낸 뒤끝이건만 흥분과 희열보다는 덤덤함이 앞선다. 2006년 2월 정년퇴직한 뒤 더욱 치열하게 계획하고 모색해 놓은 학문의 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자치통감은 ‘춘추(春秋)’, ‘사기(史記)’와 함께 중국의 3대 역사서로 꼽힌다. ‘춘추’가 포폄(褒貶) 사관으로 강한 주관을 담고 있고, ‘사기’가 기전체(紀傳體)로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펼치며 중복된 데 반해 자치통감은 시간순으로 기술하는 편년체(編年體)를 택해 좀 더 객관적이고 총체적인 역사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북송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사마광(司馬光·1019~1086)이 16개 왕조의 흥망성쇠를 20여년에 걸쳐 서술한, 294권으로 이뤄진 방대한 분량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박제화된 과거 역사의 기록 정도로 치부하면 오산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대장정 기간에도 손에서 놓지 않고 무려 열일곱 번을 통독한 책이었고,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선물받은 책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이 직접 ‘자치통감 훈의(訓義)’ 편찬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이에 앞서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 또한 몽골어로 번역해서 자손들에게 읽도록 했다. 권 명예교수는 “좁게 보면 ‘살아 있는 제왕학 교과서’이고, 넓게 보면 개개인에게 삶의 지혜를 일러주는 ‘영원한 인생 교과서’이기도 하다.”면서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 그 어떠한 것보다 실용적이고 교훈적인 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치통감은 전국시대 주(周) 위열왕 23년(BC 403)부터 시작한다.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공자의 ‘춘추’가 끝나는 지점이다. 공자를 존중했으며 주의 예(禮)를 복원하고자 했던 사마광이 이어 쓴 그 시점부터 전국시대로 분류할 수 있다. 이후 진(秦), 한, 삼국시대, 위진남북조를 거쳐 오대 십국의 후주(後周) 현덕왕 6년(959)까지 1362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단순히 중국 대륙의 역사만이 아니라 흉노, 선비, 거란, 토번은 물론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실질적 동아시아 역사서에 가깝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문화 콘텐츠로서 역사다. 권 명예교수는 “수많은 경험과 이야기가 집약된 것이 바로 역사이며, 역사야말로 미래 문화산업의 보고(寶庫)”라면서 “향후 10년 뒤 정도면 숱한 인물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자치통감이 문화산업을 먹여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생을 과거의 기록인 역사학에 매달려온 학자건만 산업적 가치라는 측면에 대한 인식도 남다르다. “영화 아바타를 보세요. 서구는 고갈된 콘텐츠를 찾기 위해 인도로, 로마로, 아시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2만개가 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자치통감을 비롯한 전통 문화를 우리가 선점하면 미래 문화산업에서 앞서갈 수 있는 것이지요.” 역사학을 ‘지금 우리와 관계없는 것’으로 여기는 풍토에 대고 ‘역사학은 실용학’이라고 외치는 이야기다. 물론 학자로서 그의 관심은 더욱 학문적이다. 그는 “역사학계에 중국 중심 사관, 일본 사학계식 편향 등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한국 중심도, 중국 중심도 아닌 우리의 독자적인 동아시아 사관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중점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31권 각권 2만 8000원, 해설서 3만 8000원. 32권 한 질 90만 6000원.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홀롭티시즘 세대가 뜬다

    6·2 지방선거 보름이 지났지만 해석이 여전히 분분하다. 여론조사로는 확실히 먹혀든 것 같던 북풍(北風)이 실상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도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대중은 알고 있었다.”에서 답을 찾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아무리 선택적으로 정보를 노출시켜도 대중은 그 배경이나 맥락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터넷 서비스 기획자 전명산은 계간지 문화과학 여름호에 실은 ‘홀롭티시즘 세대가 온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홀롭티시즘을 소개했다. 홀롭티시즘(Holopticism)이란 정보기술(IT)이 낳은 새로운 현상을 말한다. 당초 IT 발달의 부작용으로 우려됐던 ‘파놉티시즘’(Panopticism)의 반대말이다. ●21세기판 빅브러더 파놉티시즘 우려 파놉티시즘이란 프랑스 현대철학자 미셸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쓴 말로 파놉티콘(Panopticon·‘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라는 뜻의 opticon 합성어)에서 유래됐다. 파놉티콘은 1명의 교도관이 다수의 범죄자를 감시할 수 있는 원형 감옥을 말한다. IT 발달로 인해 모두가 소수의 권력에 의해 감시당한다는 의미다. ‘21세기판 빅 브러더’인 셈이다.홀롭티시즘은 이와 반대인 상황이다. 파리의 겹눈, 그러니까 수백개의 홑눈이 겹쳐져 붙어 있는 복안(複眼) 구조를 뜻하는 홀롭틱(Holoptic)에서 따왔다. 평범한 일개 개인이라도 IT 발달로 수천, 수만 개의 겹눈을 지닌 사람이 되어 전체 상황을 훓어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아무리 특정 권력집단이나 제도권 언론이 편향된 정보만 제공하더라도 각종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등을 통해 순식간에 정보가 공유된다는 얘기다. 천안함 사건 직후 소집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두고 ‘군 미필자 모임’이라는 냉소가 퍼진 것이 한 예다. 수도이전 위헌 판결·황우석 사태·광우병 파동 등 중대 현안이 터졌을 때마다 온 국민이 전문가 수준으로 따지고 들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전씨는 “IT 발달로 당초 파놉티시즘이 우려됐지만 현실은 그 반대인 홀롭티시즘”이라며 “순식간에 정보 확산이 가능한 트위터 등에 익숙한 젊은 층은 홀롭티시즘 세대”라고 진단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나 정확성이 아니라고 전씨는 지적했다. 정보 접근비용이 거의 제로이기 때문에 “단순히 정보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를 둘러싼 전체 맥락을 다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홀롭티시즘 연구는 외국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연구로 유명한 프랑스 시민운동가 장프랑수아 누벨은 홀롭티시즘과 집단지성의 관계(wiki.thetransitioner.org/English/Holopticism)를 파고든다. 파리 겹눈을 가진 이들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바로 집단지성이기 때문이다. ●“한번 분출로는 바뀔 게 없다” 비관론도 홀롭티시즘을 둘러싼 비관론도 적지 않다. 욱 하는 한번의 분출이 제도정치권으로 유입되지 못하면 바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전씨는 “그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변화를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여론조사 이것이 문제다] 조작 못하게 관련법 정비… 여론조사위 구성 바람직

    [여론조사 이것이 문제다] 조작 못하게 관련법 정비… 여론조사위 구성 바람직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주 전 의원에게 여론조사는 ‘악몽’이다. 영등포 갑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과 맞붙었던 김 전 의원은 선거기간 내내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애를 먹었다. 지지율 차이가 20% 포인트 가까이 나는 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위축된 당 조직은 움직이지 않았고, 여론조사 결과에 휘둘려 지레 투표를 포기하는 지지자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득표율 차이는 1.2%포인트, 900여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김 전 의원은 “직접 겪어 보니 여론조사에 의도가 들어가 있고, 객관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어떻게 추출한 대상에게 어떤 내용을 물었는지 정확한 정보까지 공개하지 않으면 똑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계속 조사를 하는지, 설문 문항이 편향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길이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6·2 지방선거 이후 ‘여론조사 무용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당시의 여론 패턴을 조사한 것뿐”이라고 항변하지만, 유권자들은 “조작이나 왜곡을 한 것이 아니냐.”며 믿지 않는다. 민심과 괴리된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론조사기관의 노력뿐 아니라 법·제도 정비, 언론기관의 인식 전환 등 총체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객관·공정성 심사 통과 조사만 발표를 한나라당 경기도당은 지방선거 직전 한 인터넷언론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진행한 여론조사결과를 공표했다는 이유였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 언론사는 질문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응답률이 낮은 조사결과를 보도해 다른 언론사도 인용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108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때는 대상 선정 방법, 조사방법, 응답률, 질문내용 등을 함께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 처벌 받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함께 공표할 사항들을 준수하라고 안내하고는 있지만, 그중 하나를 빼놨다고 해서 처벌까지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항을 편법으로 악용하는 후보들도 있다. 선거법상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운동에 이용할 때는 보도일시와 출처만 밝히면 된다. 이에 오차범위 등의 정보는 따로 명시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단순 지지율만 문자메시지로 보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때문에 공정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보다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랑스의 경우 별도의 여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의 객관성·공정성 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조사기관의 전문성 고양도 시급한 과제다. 표본 오차는 샘플 수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지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비표본오차’는 조사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비표본오차는 자연과학으로 따지면 실험실이 무균상태라는 전제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여론조사에서는 객관적 문항 설계와 전문적 소양을 갖춘 조사원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비표본오차가 크다는 것은 조사절차에 문제가 있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뉴스사이트 위키트리 김행 부회장은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조사원들이 질문을 원문 그대로 제대로 하는지,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는 않는지 모니터링하는 감시원을 두는 조사기관도 있지만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절차를 생략하는 실정”이라면서 “여론조사기관은 가장 중요한 선거정보를 유권자와 정치권이 공유하도록 한다는 책임의식, 윤리의식을 갖고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동조사로 비용 분담·표본 확대 필요 한국조사협회의 42개 회원사들이 공동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KT 전화번호부의 등재율은 50~60% 안팎이다. 대표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기관에서는 임의번호걸기(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랜덤 방식이라 결번도 많아 전화가 걸릴 확률이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언론사 간 공동작업의 필요성도 제시된다. 보다 정확한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비용과 인력이 더 확충돼야 하는데, 언론사 한 곳이 다 떠안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방송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는 인력과 비용을 2~3배로 늘려 과거에 비해 정확성을 높였다. 휴대전화로 여론조사를 하는 방법도 제안되지만, 개인 정보 침해 우려가 더 크기 때문에 현실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휴대전화로 설문을 할 수 있게 하려면 아마 개인정보보호법 전체를 다 뜯어고치고 조항마다 전제조건, 제한을 달아야 할 것”이라면서 “아무리 권위있는 여론조사기관이라고 해도 개인 정보를 함부로 넘겨주는 것에 동의할 가입자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흥미 위주 경마식 보도 그만 해야 흥미 위주의 경마식 보도, 후보자 줄세우기식 보도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2008년 총선 때 선거활동을 모니터링한 시민단체 ‘총선미디어연대’는 여론조사 보도준칙을 내놨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언론사는 여론조사 방법과 오차, 응답률 등은 물론이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조사 설문지와 결과분석표도 모두 게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지율 및 선호도 관련 내용을 중요 보도나 제목으로 부각시키지 말고, 지지율 차이가 표본오차 안이면 순위를 명시하지 말도록 권했다. 여론조사 보도는 되도록 결과만 건조하게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결과를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지지율을 밝힐 때는 꼭 눈에 띄도록 표본오차 범위를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예를 들어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A후보 35%, B후보 20%이고 표본오차가 ±3%라고 하자. 이 경우 실제 지지율 격차는 15%포인트에서 표본 오차를 감안해 9%포인트까지 줄어든다는 의미다. 에이스리서치 대표인 조재목 한양대 특임교수는 “반드시 오차범위를 표시하고 이를 감안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해야 한다.”면서 “이 구간을 정확히 표시하지 않으면 결과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여론조사 이것이 문제다] (2) 유권자가 바라본 여론조사

    “여론조사가 잘못된 게 아니라 여론을 조작한 것 아니냐.” 6·2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여론조사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네티즌들은 ‘조작’이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응답’의 심리 서울 광진구에 사는 유권자 나모(42·여)씨는 선거 막바지에 서너번씩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 처음에는 몰라도 나중에는 귀찮기도 해서 답을 하지 않았다. 기계음으로 걸려오는 ARS 응답 여론조사에 답을 하는 것이 딱히 내키지도 않았다. 나씨는 “아는 사람이 묻는 것이라고 해도 여론조사라고 하면 꺼리게 되는데 기계음이니까 더 안 하게 되고, 보이스피싱이 의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KT 전화번호부를 기반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 전화를 받는 대상은 정해져 있고, 여러 기관이 동시에 여론조사를 진행하다 보니 전화를 많이 받게 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인천에 사는 회사원 황모(28)씨도 지난달 말 회사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가 선거 여론조사라는 말을 듣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황씨는 “평소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왠지 정부에 대해 더 우호적일 것 같다.”면서 “여론조사 신뢰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시간을 투자해서 응답하고 싶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신뢰성 의문’ 여론조사기관이 객관적인 조사를 하는지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이념적·정치적으로 편향된 문항으로 설문을 하거나 조사 결과를 유리한 대로 왜곡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크게 빗나간 선거예측결과를 내놓은 한 여론조사기관의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서 득표율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와 이를 적당히 조정한 뒤 공표했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일종의 ‘마사지’를 했다는 것이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회사원 이모(30)씨는 지난달 6일 낮 12시 반쯤 집으로 걸려온 ARS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 전날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쉬던 중에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가 달갑지 않았지만 끝까지 대답을 해줬다. 이씨는 “이 시간대에 전화조사를 하면 20~30대의 직장인들은 전화를 받기가 어려운데 젊은 층의 투표성향이 제대로 조사되는 것인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불안감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지난달 6~7일 실시한 여론조사가 진행되던 중 한 남성은 “도대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느냐.”고 서울신문으로 항의전화를 하기도 했다. 부인이 운영하는 약국으로 전화가 걸려왔는데, 114 안내나 KT 전화번호부에 약국 번호를 등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전화를 했느냐며 불안해했다. 이에 대해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본인의 전화번호가 찍히니까 응답자들이 조심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 특히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결과가 큰 차이를 보였다.”면서 “의사표현이나 행위에 대해 (보복을) 당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불안감이 확산돼 사회 전체적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조심스러워하고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원·조사기관의 전문성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다고 욕을 하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지난달 7일 오후 10시쯤 서울신문 편집국 정치부로 항의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사업을 한다고 소개한 이 40대 남성은 여론조사 전화를 받고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6시30분쯤 회사 전화와 연결돼 있는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기에 바빠서 답변할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중년 여성으로 추정되는 조사원이 대뜸 욕을 했다는 것이다. 충북 지역의 한 유권자는 다짜고짜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지지하십니까?”라고 묻는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 당황스러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었더니 조사원은 “네, 지지하시는 걸로 체크됐습니다.”라고 했다. 조사원이 답변 처리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자신의 편의대로 처리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사이에 과열 덤핑 경쟁이 벌어지면서 여론조사의 전문성과 질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뉴스사이트 위키트리 김행 부회장은 “의뢰 언론사에서 보통 여론조사 표본 한 샘플(명)당 1만원을 준다. 이걸로도 조사를 진행하기 힘든데, 요새는 5000원까지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조사원과 문항 설계 등의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6·2선거로 본 여론조사 4대 문제점

    여당의 패배로 끝난 6·2지방선거에서 ‘패자’ 이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대상이 있다. 바로 여론조사 전문기관과 이를 보도한 언론이다. 하지만 사실 이는 우리나라 여론조사의 방법론적 문제와 구조적 모순에 유권자와 언론의 인식 부족이 더해져 생겨난 ‘필연적 오류’였다. 1. ‘광속정보시대’ 1주일 공백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6일 전부터 선거가 끝나는 투표일 오후 6시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1주일 사이에도 여론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 기관들의 입장이다. 투표소에 가서야 마음을 정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는 “여론조사 공표를 막는 동안 오히려 유권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걸러지지 않은 비방이나 흑색선전만 접하게 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아직까지 법 개정 등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기간을 1주일로 정한 것은 2005년으로, 이전에는 선거운동기간 내내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할 정도로 훨씬 엄격했다.”고 설명했다. 2. 대낮 유선전화조사 한계 KT 전화번호부를 근거로 한 여론조사 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낮 시간대에 집으로 전화를 하기 때문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 전화 보유 가구나 유선전화를 쓰지 않고 휴대전화를 주로 쓰는 젊은 계층 등의 여론은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제도적 보완을 통해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업계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지금도 자기 전화번호가 찍힌다는 생각에 조심해서 응답하는 유권자들이 많은데 휴대전화로 답을 한다고 가정하면 응답이 정말 진실에 가까울지부터 현실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3. 적극적 투표층의 ‘거짓말’ 사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결과 사이에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전 여론조사는 실제로 투표를 하지 않는 유권자의 응답도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은 투표를 할 것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당당하게 안 하겠다고 대답하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대답하길 꺼리는 심리는 ‘가급적 투표할 것’, ‘별일 없으면 투표할 것’ 등의 응답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답변은 적극 투표층에 포함시키지도 않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TNS 정치조사본부 이창복 수석부장은 “누구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응답하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투표할 생각이 없어도 있다고 답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까지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4. 무너진 신뢰·경마식 보도 선거가 끝난 뒤 가장 많이 지적된 문제점은 응답률이 낮은 여론조사를 공표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응답률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사를 의뢰하는 언론기관의 책임이 더 크다. 조사의 신속성과 경제성을 고려해 하루이틀 사이에 조사를 끝내라고 주문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응답하지 않은 가구에 지속적으로 여론조사를 시도해 응답률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응답률, 샘플 수, 오차범위 등 기본정보를 명확히 명시하지 않고 지지율 수치만 전면에 내세우거나 결과 이상으로 적극적인 해석을 내놓는 ‘경마식 보도’도 언론 보도 행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신뢰 받지 못하는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기관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학적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여론조사기관이 정부쪽 인사의 영향을 받는다든지, 이념적 색채를 띠고 있다면 아무리 정확한 방법으로 조사를 했다고 해도 결과 또한 편향성부터 의심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과가 나왔을 때 ‘여기 여론조사는 제치고 가도 된다.’고 하는 기관이 있다.”면서 “우리도 느끼는 민심과 바닥 분위기가 있는데 얼토당토않은 결과가 나오면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야 ‘공동지방정부’ 자리 나눠먹기 안 된다

    야권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공동지방정부’를 약속한 뒤 당선한 단체장들이 인수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선거 전의 합의를 실천에 옮긴다고 한다. 공동 정책협의회도 만들어 정책을 함께 입안하는 등 명실상부한 공동정부를 이끌겠다고 한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이런 약속을 한 광역단체장은 송영길(인천)·이광재(강원)·김두관(경남) 당선자 등 3명이다. 기초단체장도 노현송(서울 강서구청장) 당선자를 비롯해 28명이나 된다. 이 밖에 진보신당과 단일화한 안희정(민주·충남지사), 국민참여당과 합친 이시종(민주·충북지사) 당선자도 협조해 준 정당을 배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정부는 지방자치 사상 처음 있는 현상이다. 새로운 정치실험이어서 관심과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 야당들이 공동정부를 잘 운영해서 성공 모델을 꼭 만들어 내길 바란다. 하지만 걱정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미 김대중 대통령 때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정부’를 겪었다. 이들 정치세력은 인사 나눠먹기와 정책 혼선 등으로 3년반 만에 갈라섰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정치역량이 부족한 지자체에서 공동정부를 과연 성공시킬지 회의(懷疑)가 들기도 한다. DJP연합의 실패에서 보듯 공동정부의 성패는 공정·투명한 인사에 달렸다. 단체장은 공무원 인사를 포함해서 정무직 부단체장, 지방공기업 경영진, 산하 출연기관장 등 크고 작은 자리를 좌지우지한다. 그러나 공무원에 대한 편파적 인사나 임명직에 나눠먹기식 배치를 한다면 성공은 어려울 것이다. 예산집행과 정책조율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소지도 적지 않다. 지자체별 정책협의회에 야권인사와 시민단체 회원들만 참여하는 방식도 위험하다. 여기에는 여권의 인사도 참여시켜 편향성을 경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적극 나서 공동정부가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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