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치 편향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경자유전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박근혜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협상 시한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광진구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78
  • 과학·기술분야 교류/학술·문화분야 교류(한·소 새 지평:5·끝)

    ◎국내산업에 첨단기술 접목 기대/정보교류 넓혀 경쟁력 강화 계기로 과학은 국경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순수한 과학이 정치적·군사적으로 응용될 때 국가이익에 큰 영향을 주는 탓으로 국가간 과학협정 체결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중에는 양국간 과학기술협정이 체결됨으로써 과학정보·인적 교류 및 공동연구 추진 등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정조인에 앞서 지난 9월말 최영환 과학기술처 차관의 방소기간중 가조인이 있었으며,과학분야의 교류는 88올림픽 무렵부터 시작됐다. 즉 KIST 도핑콘트롤센터를 통한 기술이전 및 과학자의 왕래가 있었고 올 들어 소련의 주요 기술수준에 대한 조사분석이 국내에서 한차례 이뤄졌다. 소련은 국가과학기술프로그램,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업기술 공동협력대상 1백개 기술 등에 대한 자료 등을 한국에 제공했으며,지난 11월 소련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메드베데프 위원장 내한시 보다 상세한 기술정보를 보내왔다. 11월말 내한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미하일로프 수석부위원장은 한국과학자 1명을 소련 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추전해줄 것을 공식요청했다. 또한 마하일로프는 『소련은 기초과학이 발달돼 있다. 다만 시장체제에 대한 개념이 없어 중요 과학기술이 산업화로 응용되지 못했다』며 한국이 원하는 핵심기술·첨단과학기술 등 무엇이든지 줄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의 과학기술 교류는 미·일·유럽 등 서방선진국에 편향돼 왔었다. 그러나 선진국은 최근 우리를 견제,기술을 팔지 않고 있다. 『우리가 현재 소련과의 과학기술 협력에서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은 어떻게 우리 과학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고 서방과의 기술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을 찾아내 가져오느냐 하는 문제이다』 백창현 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의 지적이다. 『소련은 초강대국으로 세계를 지배했다. 그러나 외부접촉 없이 폐쇄국으로 살아와 우리가 필요한 기술을 어디서 갖고 있느냐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9월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온 KIST 박원희 원장은 어려움을 말했다. 『수학공식처럼 소련은 기초과학이 발달했고,한국은생산기술이 앞섰다느니하는 섣부른 기대·판단은 금물이다. 장기적·미래지향적 시계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KIST 장재중 국제협력실장의 지적이다. 소련은 1917년 볼셰비키혁명으로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중화학공업 및 군사기술 위주의 산업구조와 기술발전으로 항공·우주기술·신소재·생명공학·원자력·입자가속기술·조선 및 발전기술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기술대국이 되었다. 소련에는 수천 개의 연구소와 1백50만명의 연구원이 있다. 그러나 각 공화국마다 횡적 교류가 없어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일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은 틀림없다. 『정부출연연구소 등이 산업화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고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후 기업 쪽에 이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성급한 접근대신 대소 과학교류 방법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시베리아 유물 공동탐사 큰 관심/예술단 선별초청,문화역조 없어야 한소간의 학술·문화교류는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현실화되었다. 동서 냉전체제의 벽을허물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서울올림픽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두 나라의 문화교류는 국제학술회의와 예술행사로 나타났다. 이 무렵 소련의 학자들은 물론 문인과 화가,그리고 음악·무용가를 주축으로 한 공연예술단이 쏟아져들어왔다. 이들을 통해 소련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어느 정도 공헌했고 또 우리는 생소한 소련 문화예술을 직접 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 교류는 소련 쪽에서 더 많이 우리나라를 찾는 문화교류의 역조현상을 가져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예술분야의 경우 올해 소련은 4개 분야 11개 단체 7백39명 규모의 예술단이 내한공연을 가진 데 비해 우리는 2개 분야 6개 단체 2백23명이 소련공연을 가졌다는 사실은 이를 잘 입증한다. 이는 한소간의 제도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그 첫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소련 쪽의 전략적 문화진출 시도에 우리의 언론사나 대기업들이 말려들어 공연예술단을 경쟁적으로 초청한 것도 불균형현상을 가져온 요인이 되었다. 특히 소련 쪽의 공연·전시행사는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대규모적인 상업성교류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소규모의 비상업적 교포 위문행사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문화교류는 주최기업이나 관계 국책기관이 경비를 부담하는 경우이고,소련은 엄청난 공연료를 벌어가는 실정이다. 한 언론사가 주관한 창극 「아리랑」 방소공연 때 주관사와 관계기관이 3억5천7백만원의 경비를 썼다. 반면 올해 내한공연에 나선 소련 국립모스크바서커스단은 83만달러를 받아간 것은 한 사례로 지적될 수 있다. 학술교류도 우리는 거의가 민간연구소나 대학 부설 연구기관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나 소련은 국책연구기관인 소련과학원에 의해 주도되어왔다. 지금까지 한소 학술교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어느 정도 가시화시킨 국제퇴계학회나 한양대 부설 중소연구소,경남대 부설 극동문제연구소 등이 소련과학원이나 그 산하기관을 교류창구로 했다. 국제퇴계학회와 소련과학원이 지난 여름 모스크바에서 공동주최한 퇴계학학술회의는 한국학의 본격적인 소련진출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주로 사회과학분야에서 한소 학술교류를 추진해온 중소연구소나 극동문제연구소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 문화인류학적으로도 소련 시베리아지역은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그래서 두 나라는 고고유물 전시와 고고유적 발굴이 공동관심사로 떠올랐다. 소련과학원 러시아 분소가 지난 여름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한국 고고학자들에게 블라디보스토크 구석기 유적 발굴에 참여해줄 것을 제의하는 등 학술협력의 가능성도 조용히 모색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소 문화교류는 역조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소련의 상업적 공연물이 쏟아져들어왔다. 이제는 우리 문화발전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리유입과 더불어 우리 문화예술이나 한국학을 보다 본격적으로 소개할 북방문화정책 수립이 시급한 것이다.
  • 「모스크바 대좌」의 파급 효과(한·소 새 지평:2)

    ◎대중관계 정상화의 촉매 기대/「서방편향」 탈피,전방위외교 구축/아주 친북 국가와도 협력길 넓혀 한소 수교에 이은 노태우 대통령의 12월 중순 방소는 그 동안 우리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왔던 방북외교의 3거봉 중 「북극 곰」 봉우리를 정복하면서 동시에 본격적인 정지작업에 들어가게 됐음을 뜻한다. 아울러 나머지 2개 봉우리인 북경봉과 평양봉의 정복도 이로 인해 시간문제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만큼 한소 수교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지역의 정세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교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연내 노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한다는 사실은 양국 관계가 수교 이후에 급속도로 밀착되어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따라서 노 대통령 방소 등은 성숙기에 접어든 북방외교에 또다른 날개를 달아준 것이며 바로 그 점은 남북 관계개선 및 한중 관계정상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견인하는데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개선 전기 그리고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등 아시아지역의 미수교 사회주의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탄자니아 등 친북한 노선을 걷고 있는 아프리카 전선국가들과도 차근차근 관계정상화를 꾀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동인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러한 한소간의 우호적 분위기가 한중 관계개선에 엄청난 효과를 미치리란 점이다. 아직까지 북한을 의식,대한 관계개선에 있어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국 당국으로서는 수교에 이은 한소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대한 관계개선 속도를 빠르게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한·중 수교 예상 또한 노 대통령의 방소로 인해 내년 4월께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한이 거의 확실해지는 등 한소관계의 급진전은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에서의 소련 영향력이 증대됨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대한 관계개선에 적극성을 띨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하튼 중국은 노 대통령 방소를 계기로 지난 10월말 한국과 합의한 무역대표부 교환설치 수준을 격상시키는 문제를 긍정 검토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실 무역대표부는 이곳에 파견되는 정부공무원이 외교상의 면책특권을 향유하는 등 준외교공관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양국간에 양해가 된 만큼 중국측의 이같은 대한 관계정상화 움직임이 뚜렷해지더라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양국간 무역대표부는 그 기능과 역할수행에 있어 한소간의 영사처개설보다는 한 단계 높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개선의 행보가 속도를 더할 경우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에 역사적인 한중 수교가 이뤄질 가능성이 많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적어도 92년도까지 노 대통령이 북경을 방문,등소평·강택민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을 갖는 시나리오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같은 예상스케줄은 다분히 기대섞인 우리측의 「희망사항」에 그칠 공산도 있다. 왜냐 하면 북한에 대해 느끼는 중국측의 이념적 유대감이 예상보다 깊은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적인 측면 말고도 외교적 측면에서 이번 노 대통령방소는 종전의 대서방 편향의 절름발이식 외교를 지양하고 명실상부한 전방위 입체외교를 정착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읽혀진다. 특히 전방위 입체외교야말로 우리 정부의 국제적 지위고양에 한몫을 톡톡히 하는 것은 물론 유엔가입·북한사회개방 등 한반도 내부적인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번 방소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 같다. 지금까지는 미수교 사회주의국가들과 수교만 달성하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해왔고 또한 이를 북방외교의 성과로 치부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소 경제진출 및 양국간 경협의 본격착수를 의미하는 이번 방소는 아직까지 미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대동구권 경제협력을 촉진시키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 미수교국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실익도 다시 한 번 생각케 하는 효과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방소는 북방외교의 내실다지기에 확실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방외교 내실 다져 이에 따라 국제무대에서의 한국 발언권도 크게 강화될 것 같다. 이와 관련,내년 1월 가이후(해부준수) 일 총리,3월 부시 미 대통령,4월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 3강 지도자의 연쇄방한은 마치 서울이 세계정치의 중심인 양 그 성과 여부에 관계없이 국제정치적으로 상당한 비중이 두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북방외교의 최대 결실/한·소 수교 공동성명 발표의 의미

    ◎한반도 긴장완화의 새 받침대/한·중 관계개선도 급진전될듯 한소 외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첫 공식회담에서 양국간 국교수립에 관한 공동코뮈니케 서명·발표 사실은 우리 외교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외교의 종착역이 대소 수교인 데다 양국간의 관계정상화는 앞으로 국제정세,특히 동북아 질서재편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한소 수교는 우리 북방외교가 큼직한 결실을 거뒀음을 뜻한다. 또한 양국 수교는 화해와 협력이라는 탈냉전·신데탕트 사고를 동북아에서 다시한번 입증,실천하는 외교적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수교는 특히 지난 6월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에 한소 수교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지 4개월여 만에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한소 수교는 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는 한중간의 관계개선에도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관계개선 문제에 있어 소련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왔던 중국으로서도 한국과의 관계정상화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자체 내부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형상 「하나의 조선」 논리를 포기한 북한의 대일 수교협상 제의는 한중 관계개선과 맞물려 돌아간다는 측면에서 한중 관계가 지금보다는 빠른 행보로 급진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중 양국이 오는 16일부터 영사기능을 부여하는 무역사무소를 교환설치키로 한 것도 양국 관계의 급진전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한소 수교는 또한 김영남 북한 외교부장의 비망록 공개에서도 드러났듯이 단기적으로는 소·북한 관계의 급속냉각으로 남북 관계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남북 관계개선과 이에 따른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통일 분위기 조성에 상당부분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도 주변상황이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냉엄한 국제현실을 받아들이게 될 것으로 보이며 단적인 증거가 바로 일·북한 관계개선 움직임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따라서 한소 수교는 이같이 남북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과 함께 정치적 측면에서도 소련이 더이상 북한 편향적인 사고방식을 취하지 않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남북한을 공평하게 바라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소 수교로 양국은 이제 『상주대사관을 언제 설치하고 대사를 누구를 임명하는지』 등에 관한 실무문제만 남은 셈이며 양국 정상간의 교환방문 문제에도 아무런 걸림돌이 없게 되었다.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양국 정상 교환방문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으나 빠른 시일내 추진하는 데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아 노 대통령의 연내 소련 방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한도 내년 봄으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전후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소 관계는 수교를 분기점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제반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협력분야는 소측에서 강력히 원하고 있는 만큼 수교에 곧이어 체결되는 투자보장협정·2중과세방지협정등 대소 투자에 따른 안전보장책이 마련되는 즉시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 같다. 때문에 오는 10월26일쯤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2차 한소정부대표단회담에서는 이들 협정에 대한 마무리와 함께 우리측이 제공할 대소 차관규모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련이 최근 들어 이처럼 대한 수교를 서두르고 있는 데는 소련 경제의 심각성,북한과의 일정한 거리유지,아·태지역 특히 동북아지역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이 주요 동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련입장에서 이번 수교를 보면 꾸준하게 경협파트너로 의사를 타진해봤던 일본이 지나칠 정도의 이해타산만을 추구하자 이같은 일본의 태도에 실망감을 느낀 나머지 한국과 꾸준한 접촉을 한 결과 『그래도 한국은 경협파트너로서 믿을 만하다』는 최종 판단을 내리고 한국측의 「선수교 후경협」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소련은 외교적 무례를 일삼는 북한에 대해 식상한 데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그동안의 자세를 포기하고 대한 수교를 강행한 것으로도 생각된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대한 수교를 통보하기 위해 지난 2,3일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이 밝힌 북방 4개 도서에 대한 일본측 입장지지 및 소련내 15개 공화국의 분리자치독립과 이들 공화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의사 천명 등은 소측에서 볼 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소련이 최근 셰바르드나제 장관을 통해 오는 93년 아·태외상회담을 제의한 것이나 아·태지역의 경제협력체인 APEC(아·태각료회의)에의 가입의사를 계속 피력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아·태지역에서의 확실한 위상확보전략에서 연유한다. 결국 이번 한소 외무장관간의 뉴욕회담은 양국간 실질협력을 위한 「기반 다지기」를 충분히 달성했으며 북방외교의 또다른 목표인 중국과의 관계정상화 및 남북 관계개선,나아가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세계 거의 모든 외상들이 모여 있는 유엔본부에서 한소 수교를 공식 발표했다는 사실은 다른 유엔회원국들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음은 물론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한껏 과시한 것으로도 평가된다.〈유엔본부=한종태 특파원〉
  • 남북 총리회담… 북한방송 반응

    ◎“교류 내세워 분단고착 시킨다” 대남 비난/북측 주장 정당성만 되풀이… 편향보도 여전/노대통령 메시지ㆍ제안 등은 일체 언급없어 ○…북한 방송들은 6일과 7일 연형묵 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청와대를 예방한 사실과 박준규 국회의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한 사실을 전했으나 연총리의 발언내용만을 장황하게 보도했다. 이와 함께 평양방송과 중앙방송을 통해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이 폐막된 사실도 보도하면서 북한측 주장의 「정당성」만을 되풀이 강조하는 편향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 ○…내외통신에 따르면 중앙방송은 7일 상오 6시 뉴스를 통해 연형묵 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 일행이 6일 하오 청와대로 노태우 대통령을 예방한 사실을 보도했으나 노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나 제안등 발언내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김일성의 건강 ▲한반도 통일방안 ▲유엔 가입문제 ▲팀스피리트훈련 ▲방북인사들의 석방문제 등 연총리의 발언내용만을 상세히 소개,편향적인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중앙방송은 또 박준규 국회의장이 6일 저녁 북측 대표단을 위해 만찬을 베푼 소식을 7일 상오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만찬에 한국측에서 김대중 평민당 총재,이기택 민주당 총재,민자당의 김영삼ㆍ김종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고 밝히고 연총리의 연설내용을 상세히 보도한 후 박준규 국회의장이 『우리모두 헝클어진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참을성을 가지자』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 방송은 이날 북측 대표단이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하고 북측 기자단이 한겨레신문사와 동아일보사를 방문한 사실도 곁들여 보도했다. ○…평양방송은 6일 하오 9시 뉴스를 통해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이 끝났다고 보도했는데 회담이 끝난 후 가진 북측 안병수 대변인의 회견내용만을 상세히 전했다. ○…중앙방송은 6일 하오 남북 고위급회담이 끝난 것과 관련,「대조적인 두 입장」 제하의 논평을 통해 북한측 제안의 「정당성」을 집중적으로 선전하는 한편 한국측 제안에 대해서는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이 방송은 북한측 대표단의 제안이 「조선반도에서 첨예화되고 있는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가시고 조국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할 수 있게 하는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일 뿐 아니라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정당한 제안」이라고 선전한 반면,한국측 제안에 대해서는 『조국 통일을 이룩하는데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외면하고 당연하게 해결을 보아야할 현안문제들을 도외시한 것으로 그들의 반통일적 입장과 자세를 그대로 드러내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또 『남조선 통치배들은 바로 북남 고위급회담을 통해서 나라의 통일보다도 북남사이의 교류나 껄렁껄렁하면서 분열된 현 상태를 고착시키려는 음흉한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 지구촌 평화와 「서울평화상」(사설)

    「서울평화상」의 첫 수상자가 결정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씨가 영예의 수상자로 정해진 것이다. 그는 임기중에 두번의 반쪽대회를 치르고 마침내 평화라는 의미에서 극적으로 성공적인 「서울올림픽」을 이뤄낸 IOC위원장이다. 80년대를 통해 「평화」를 논의한다면 「서울올림픽」을 빼놓고 거론할 수 없다.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는 「평화」의 생명수가 고갈할 위기에 있는 제일 다급한 땅이다. 서울은 동서냉전의 가장 심각한 피해의 지역이고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제일 많은 희생을 겪은 땅이다. 산소가 결핍되는 것을 측정하기 위한 잠수함 속의 카나리아처럼,지구라는 이름의 잠수함 속에서 평화의 공기가 희석되어가는 것에 맨먼저 질식을 해야 하는 운명에 있는 이 한반도에서 「평화의 잔치」로 올림픽이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해온 사마란치위원장이 「서울평화상」의 첫 수상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세계는 평화의 위협속에 있다. 한 환상적인 아랍주의자의 광적인 전쟁놀이로 지구가족 모두가 긴장해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흔들리는 평화」의 시련속에 있는 것이 지구촌의 운명이다. 화해를 외면하는 침략주의자가 곳곳에 박혀있고 그중에서 악명을 제일 크게 떨치는 집단과 우리는 여전히 대결해 있다. 흔히 편향적인 국가주의자들중 전쟁예찬자들은 이길 수만 있다면 전쟁만큼 국력을 증강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한가지 목표로 국민을 결속하고 보유한 모든 자원을 기울여 과학의 발전을 기하며 구성원 모두의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대망상적인 정치지도자를 착각으로 유혹하기에 적당한 이같은 평화파양의 충동은 끊임없이 지구위에서 거듭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인류 모두는 죽음의 공포를 공유해야만 한다. 올림픽은 환상적인 전쟁광들이 표방하고 있는 「이익」을 평화적으로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대체기능이다. 「규칙」을 따라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국력을 총동원하고 발전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림픽은 평화를 지상의 목표로 한다.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에 분노한 중동 12개국은 새달에 열리는 북경 아시안게임에 이라크의 참가를 중지해주도록 나서고 있다. 만약에 이라크를 그대로 참가시킨다면 집단으로 출전을 포기할 것을 선언하는 듯하다. 주최국인 북경측이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지는 느낌이다. 스포츠게임이 정치적으로 오염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인류가 마련하는 평화의 제전이므로 참가자격을 가진 누구에게나 참가의 문호는 개방되어야 한다. 그러나 평화적으로 결격된 나라의 출전을 제한한다는 논리에도 합당한 근거는 있다. 「서울」이후 첫번째 행사이 북경 아시안게임이 벌써부터 겪고 있는 이런 시련예고에 접하면서 더욱더욱 우리는 서울올림픽의 소중한 승리를 되새기게 된다. 서울평화상에 사마란치위원장이 정해진 것은 평화를 염원하는 인류의 뜻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살아 있는 한 포기할 수 없는 평화노력에 「서울평화상」의 큰 기여가 있기를 기대하며 첫 수상자 결정에 축하를 보낸다.
  • 서울대·동경대의 학술교류(사설)

    서울대학교와 일본의 동경대학교가 17일에 학술교류협정을 맺었다. 국제간에 대학들이 상호교류와 협조를 위해 협정을 맺는 일은 별로 드문 일이 아니다. 동경대만 해도 서울대가 6번째로 교류를 맺는 외국대학이다. 그런데도 유독 서울대와 동경대의 교류협정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그 역사적 특수성과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광복 45년이 지나도록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간격을 과감하게 좁히지 못한 사연을 두 대학교는 지니고 있다. 우리의 국립서울대학교는 전신이 경성제국대학이다. 일본에 의해서 설립된 식민지 통치를 위한 관립교육기관이었다. 동경제국대로 출발한 동경대와 서울대는 같은 틀로 찍어낸 규격품이다. 최고의 수준과 격을 목표로 만들어졌던 두 대학의 운명은 우리의 광복으로 갈림길로 헤어졌고 45년의 세월동안 전혀 다른 성장을 해왔다. 그 역사적 상흔 때문에 더는 밀착될 수 없는 소원함을 지녀왔고 아직도 원한과 혐오감을 다 떨쳐버리지 못한 국민감정이 좀처럼 허락하지 않아왔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제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국립서울대학교는 세계에 내놓아도 모자랄 것이 없는 빼어난 대학이다. 대학은 자유로운 탐구와 자유로운 표현을 신봉하는 사회다. 이곳에서는 누가 다음번에 『유리카!』라고 외칠치 예측할 수 없다. 조직체처럼 순서정연하게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분방한 표현을 억누른 채 스러져버리는 일도 생기지 않는다. 『유리카!』는 황금의 순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아르키메데스가 외쳤던 『알았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대학은 더욱이 우리 서울대학교처럼 수준높은 대학은 더이상 불필요한 폐쇄주의에 빠져 있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 서울대와 동경대간에는 교원교류가 이뤄지고 학생교류가 이뤄지게 되었다. 학술정보및 자료도 주고받을 것이며 공동연구·심포지엄 및 강연실시도 활발해질 것이다. 국내의 많은 대학에 일어일문학과도 생기고 일본연구소들이 문을 열었지만 서울대만은 그런 것들을 모두 만들지 않았었다. 서울대가 가진 우리나라에서의 위치와 골수에 사무친 반일감정들이,우리의 자부심인 서울대학교에만은 「일본의 발걸음」을 들여놓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 그런 곡절들을 통과하여 한국의 국립서울대와 일본의 국립동경대가 서로간에 교류를 성립시킨 것은 우선 상징적 의미로도 큰 뜻을 지닌다. 이 기회에 특히 우리 학계가 정색을 하고 대처해야 할 일이 있다. 우리의 「일본연구」에 대한 냉정한 검토가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감상적인 피해콤플렉스와 정치적 이유때문에 편향적인 무지로 일관되어온 것이 우리의 일본정책이었다. 학문적 해부도 없고 전문서도 없었다. 연구인력도 빈약하고 순수 일본학의 독립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 일본을 적으로 삼든,우군으로 삼든,이런 무지는 우리에게 불리하다. 세계가 블록화하는 추세는 경제만이 아니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극일을 위해서나 지일을 위해서나 모르고서는 이길 수가 없다. 일본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확실한 지식을 우리는 배양해야 한다. 이번 기회가 그럴 수 있는 확실한 계기로 될 수 있도록 당부한다.
  • 야통합 중재자마저 “흔들”/김명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재야 통추회의의 김관석상임공동대표가 자청했던 14일 기자간담회는 답보상태에 빠진 야권통합논의의 답답한 실상의 일단을 그대로 반영해주었다. 김대표는 이날 야권통합은 9월 정기국회이전에 완료하고 통합야당의 지도체제는 집단지도체제로 하자는 것등을 골자로 한 통합방안을 제시할 예정이었다. 김대표의 표현대로 한다면 통추회의가 지금까지 평민·민주 양당간의 조정자 역할을 맡아왔다면 앞으로는 한걸음 더 나아가 통합의 제안자로 나서 통합논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당초 의도였다. 그러나 막상 간담회가 시작되자 김대표는 통합에 대한 교과서적인 기본입장만을 밝히고 이날 간담회의 골자였던 통합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내부적인 의견조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입장으로 발표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어디까지나 사견이며 내부용 문건으로 받아들여달라는 당부와 함께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대표가 그러면서도 어정쩡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여익구상황실장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의 회견문은 김대표의 개인적 판단이며 통추회의의 공식입장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결국 간담회는 별다른 내용도 없이 김대표의 모양만 우습게 만들고 끝나고 말았다. 김대표가 이날 자신의 통합방안을 사견으로 격하시킨 것은 통추회의 내부,특히 이부영·여익구씨 등 「민주연합」파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반발의 구체적인 이유는 김대표의 통합방안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평민당의 「선통합 후이견조정」 방안을 거의 그대로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김대표가 내부 여과과정 없이 평민당쪽에 편향됐다고 인식될 만한 통합방안을 밝힌 배경과 관련,한때 거론됐던 야권총재간의 밀약설까지 들먹이기도 했다. 「민주연합」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선 이견조정이 범야권 통합의 취지를 살리는 데는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야권통합논의의 정체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이 무엇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얼버무렸다. 평민·민주 어느 한쪽 주장을 편들기는 쉽지만 양쪽 주장 모두를 포용할 만한 묘안은 중재자를 자처하는 재야쪽에서도 궁리해내지 못하고 있는 딱한 현실이다.
  • 한ㆍ소 정상회담 이후의 과제/한승조 고려대교수ㆍ정치학(특별기고)

    ◎“북방외교는 내치가 밀어준다” ○억센 행운 지난 한소 정상회담과 그를 이은 한미 정상회담의 연속적 성공으로 노태우대통령은 예사롭지 않은 행운의 향수자임을 다시 증명하였다. 그는 언제나 정치적 궁지로 몰릴 때마다 그 입지를 살려주는 사건이 생겨서 살아나곤 하였다. 87년 대통령선거때도 끔찍한 KAL기 폭파로 그의 입지가 보강되었다. 대통령취임후에도 여소야대의 정국으로 몰렸지만 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이 야당의 공세를 지연시켜 주었다. 89년의 중간평가문제와 5공비리문제로 인한 궁지가 야권내부의 경쟁격화와 대립,그리고 보선에서의 여당승리로 모면되었다. 금년 봄의 총체적 난국으로 인한 정치ㆍ사회불안을 벗어나게 해준 것이 6월4일과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소ㆍ한미 정상회담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또 한편 생각해 보면 이것은 단순히 노태우대통령 개인의 운수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요행에서 요행으로 이어지는 이 나라 이 민족의 국운 때문일 것 같다. 하기는 요행으로 보이는 것조차 사실은 누군가의대단한 정치적 경제적 대가와 큰 희생위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노태우대통령은 선임자들 노력의 열매를 거둬들이는 입장에 있었을 뿐이다. 금년 봄의 난국도 5월위기와 6월항쟁으로 이어질 때 민자당 정권이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불안요인을 말끔히 씻어주고 국민을 희망적 기대에 부풀게 만든 것이 한소ㆍ한미 정상외교의 효과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잘되는 나라는 엎어져도 소득이 있는 모양이다. ○연쇄회담의 성과 이번 한소 정상회담은 한편 노태우대통령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오던 북방정책의 소산이다. 또 한편으로는 60년대 이래로 박ㆍ전정권의 역점사업이었던 경제개발정책과 서울올림픽의 성공이 가져온 결실이다. 한국과의 경제협력과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이 소련 고르바초프대통령으로 하여금 노태우대통령에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자는 제의를 하게 만든 원인이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양국의 정상회담의 의의를 애써 외면하려고 든다. 첫째 소련은 한반도분단에 책임이 큰 나라이다. 더구나 북한을 앞세워서 한민족안의 분열과 적대행위를 조장하였다. 또 KAL기 격추사건으로 수많은 인명도 살해하였다. 이에대한 사과ㆍ배상도 받음이 없이 왜 서둘러 국교를 정상화하는가. 둘째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정상적 외교프로토콜도 무시하고 외국여행중의 다른 국가원수의 제의를 받고 허둥지둥 만나러 가는 것은 체통없는 행위가 아닌가. 셋째 고르비가 북한에 영향력도 적고 또 국내 지지기반도 약하므로 언제 권좌로부터 물러나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 왜 무엇때문에 거액의 경제원조를 약속하면서 그를 만나려고 했는가. 이것이 모두 정권생명을 연장하려는 짓들이 아닌가. 그외에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이들은 대체로 현정부에 적대적인 좌파세력이 아니면 냉담한 우파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 연쇄적 정상외교에 획기적인 의의를 부여하며 높이 평가한다. 도리어 건국후 처음있는 역사적 쾌거로 환영한다. 그리고 외국의 매스컴에서 크게 다루어주는 것을 흐뭇해 한다. 국민이 기뻐하는 논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의긴장완화와 화해무드가 한반도에도 미쳤다는 것이다. 이런 화해무드는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촉진할 수가 있으며 이 때문에 평화통일의 전망이 밝아졌다. 둘째 그동안 적대관계에 있었던 두 나라가 상호의존ㆍ협력하는 관계로 발전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한소의 긴밀한 협력은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셋째는 그동안 미,영등 자유진영에 편향되어 있었던 종속적 외교관계에서 탈피하여 공산권을 포함하여 전방위적 자주외교를 할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넷째는 이러한 한국의 지위상승이 자주성 확대,대미관계와 기존 자유우방과의 관계를 조금도 변화시킴이 없이 도리어 그들의 지지와 축복를 받으면서 추진할 수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다. 노­고 회담에 충격을 받은 북한은 일시적이나마 더욱 강경한 노선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래 보았자 별로 소용없는 짓들이다. 북한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긴장완화와 화해의 바람에 거역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바람과 파도에 올라 타야만 한다.이것이 한국을 비롯한 모든 인접국가들이 바라는 우리의 정책목표일 것 같다. ○앞으로의 과제 첫째는 내치를 바로잡는 일이다. 후진국의 정치지도자들은 내치가 잘 안될 때마다 외교문제에 국민의 관심과 욕구를 외부로 배설하고자 국제적 갈등을 야기하나 외교에서 공적을 세우려고 시도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건실한 내치에 뒷받침되지 않는 외교적 성공은 지속될 수가 없다. 한국이 공산국가들보다도 훨씬 풍요롭게 살고 있다고하나 과연 공산국가나 신생국들이 찬양하고 배울만한 나라인지 다시 한번 반성하고 그 시정책을 찾아내야만 한다. 둘째는 국민화합과 단결의 과제이다. 이것없이 한국의 외교목표는 달성될 수가 없다. 더구나 여야가 싸우는 극한적 상황에서는 기대할 수가 없으므로 국민들간의 자생적 노력으로 추진되는 민간주도적인 국민운동이 요망된다. 민주화나 복지사회건설은 물론 평화통일 역시 그 예외일 수가 없다. 셋째 이 국민운동의 리더십을 위한 핵심조직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 조직은 정부ㆍ여당은 물론 야당ㆍ재야세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며 도리어 이들에게 주문도 하고 협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 한반도에 새시대를 열자(사설)

    동서간에 화해와 협력의 기운이 무르익어감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체제에 얽매여 긴장이 고조된 지역으로 남아 있다. 또 남북 예멘이 통일을 하고 동서독이 재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한반도의 분단상황은 국민의 열망과는 달리 고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일 상오(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한소 정상회담에 대해 국민들이 가장 크게 기대하는 바는 바로 이같은 긴장상태를 완화시키고 분단상황에 변화를 주어 통일의 실마리를 잡았으면 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따라서 이같은 기대에 더욱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방향에서 정상회담과 그 이후의 외교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겠다」는 노태우대통령의 출국인사말에 유의한다. 사실 한소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이번 정상회담의 개최는 이런 관점에서 벌인 우리의 능동적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냉전의 주역이던 미소양국의 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길목으로 접어들자 재빨리 이 분위기를한반도쪽으로 끌어오려는 대담한 시도를 했고 또 이것이 어느정도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소 정상회담은 이같은 목표에의 시작에 불과하다. 그리고 양국관계는 국교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될 것이기에 길은 멀다. 빠른 시일안에 외교관계가 수립되고 가능하면 양국정상의 교환방문이 이루어지며 경제적 협력의 기초가 상호이익이란 관점에서 마련되는 것이 순서이다. 그런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포석이 놓여져야 보다 효과적인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선 기본인식에 대한 의견교환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번 한소및 한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분단의 두 주역인 이들 국가에 우리의 입장을 보다 확실히 설명하고 협력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분단책임을 지고 협조토록 유도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아무런 무리가 없다. 특히 한반도 주변 4강 국가중 북한편향으로 남아있는 중국의 대한태도를 보다 호의적으로 변화시키는 문제에 대한 미소의 협조는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남ㆍ북한관계의 발전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4강의 협력이 필요할 뿐이지 궁국적으로는 남북한 스스로의 문제이다. 현재 북한은 동서간의 화해와 동구권국가의 개혁이나 민주화 진행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간의 대화나 협력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진전되지 못한채 팽팽한 긴장만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그 돌파구가 필요하다. 우리가 소련에 바라는 것은 돌파구를 열려는 우리의 노력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도록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우방도 도움을 줄 수 있겠으나 정치ㆍ군사ㆍ경제적으로 북한과 가장 긴밀한 관계에 있던 소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소련이 우리를 무조건 도와주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줄 것은 줘야 한다. 다만 차후의 결산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손해가 나지는 않도록 준비와 점검에 더 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소 정상회담이 민족통일의 길을 여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북방외교의 대미… 실질경협 추진을”/한ㆍ소 정상외교 이렇게 본다

    ◎최평길/유엔가입 지원도 기대 이번 한소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외교관계수립과 한국의 유엔가입 지원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등장할 것이다. 유엔가입문제는 이번에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어떤 간단한 원칙이나 천명하고 실질적인 문제는 차후에 외교교섭을 통해 풀어가자는 선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한소외교관계 수립은 보다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아마도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대사급 수교를 하기로 이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어 내년초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면 노대통령의 방소초청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기는 내년 중반이나 하반기로 추측할 수 있다. 이같은 급작스런 한소관계의 접근은 김일성정권에 대해 「실질적인 남북대화」에 임하라는 촉구신호가 될 수 있다. 북한은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같은 상황전개를 받아들일 수도,안받아들일 수도 없게 된다. 따라서 북한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할 것이 분명하다. 그 방법은 우선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밀착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결국 내부개혁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렇게되면(선전차원을 넘는) 실질적인 남북대화의 길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소의 접근으로 미국은 보다 홀가분한 입장에서 북한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한국이 너무 독자적으로 대소경제ㆍ군사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지 않을까 우려할 수는 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내년초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만약 이때 일소간의 현안인 북방 4개섬 문제가 풀리면 우리에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일본의 소련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고,그렇게 되면 한소간 경제ㆍ기술협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빨리 소련에 진출해서 그들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내년초 고르바초프가 일본에 오는 길에 한국도 방문할 수 있도록 미리 손을 써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정용석/북한,빗장 더 걸을수도 북한이 한소 정상회담을 예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이처럼 빨리 이루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기습적일 수밖에 없는 이번 회담에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고 또 당황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과 소련의 관계는 당연히 악화될 것이다. 소련은 동구권의 개방화와 민주화를 유도 내지 구현시키는 데 직ㆍ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관철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북한만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때문에 소련은 한소 정상회담을 앞당김으로써 다시 한번 북한의 개방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북한은 한소의 급격한 정치적 접근으로 말미암아 대내외적으로 곤경에 빠질 수 밖에 없으며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지금의 폐쇄적인 체제에서 벗어나 단계적이나마 민주화와 개방화를 추진,국제적인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더욱 빗장을 무겁게 닫아 걸고 「우리식대로 살겠다」는 이른바 주체적인 사회주의 노선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이 권좌에 버티고 있는 한,또 제9기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이루어진 권력구조의 개편결과를 놓고 볼때 앞으로 더욱 폐쇄내지 고립정책을 다그쳐갈 것이며 대내적으로 주민에 대한 감시와 사상교육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소관계의 급진전에 맞서 미국ㆍ일본을 비롯한 서방진영과 관계개선을 모색할 수도 있겠지만 김일성ㆍ김정일 세습체제의 동요를 우려한 나머지 그같은 시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내에 외교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를 강화한 것은 서방국가들과의 외교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적 준비였지만 한소 정상회담으로 이 위원회의 기능도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는 상호의존적인 차원에서 보다 유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남전략에서는 앞으로 그 경색도가 훨씬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석렬/한­중 관계에 긍정적 효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환기적 한소관계가 공식외교관계로 가게 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 시베리아개발등 한소경제협력도 보다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분간은 북한이 과거 그들의 종주국인 소련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될 것이므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한소관계의 진전에 저항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본다면 단기적으로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오히려 북한측의 대한자세 변화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충격이며 궁극적으로 북한이 과거와 같이 폐쇄정책을 지속할 수 없을만큼의 압력을 작용할 것이다. 한소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미소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북한으로 하여금 더이상 개혁과 개방이라는 시대조류를 역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무형의 압력이 될 것이다. 북한은 단기적으로 이번 회담을 「한반도분단 고착화음모」라고 한소 양측을 동시에 비난하면서 중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는등 중국 편향적인 노선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역시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북한을 외교적으로 두둔하는 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보이나,중국 역시 세계사의 큰 흐름을 직시한다면 북한의 폐쇄노선이 옳지 않다고 설득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볼 경우 이번 회담은 한중관계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소련은 시베리아개발참여ㆍ교역증대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한소경제협력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소련은 일본이 현재 적극적인 일소경제협력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도 한소경제협력의 진전을 기대할 것으로 본다. 물론 소련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진출을 위해서도 우리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소관계에는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현안의 「난국수습」 정치적 조율/국회 3개상위 소집 언저리

    ◎“정치권 경색이 위기상황 초래”공감/여야의 인식달라 처방제시 불투명 국회 노동위와 외무통일위가 4일,문공위가 7일 각각 소집됨으로써 최근의 난국을 풀어 나가기 위한 정치권의 타결책 모색이 본격화 된다. 여야는 이번 상임위 활동을 통해 현대중공업사태와 연관된 노사문제,KBS사태와 언론사노조들의 동조제작거부 움직임,노태우대통령의 방일과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문제 등 현안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이들 문제외에 증시침체와 부동산투기심화,물가앙등 등의 경제현안들은 지난달 중순 소집됐던 재무ㆍ경과ㆍ건설위등 관계상위에서 문제시 삼았던만큼 정부쪽의 대처움직임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것이 여야의 대체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상임위 소집은 현재의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데 대해 여권은 물론 야권도 함께 절감한 데 따른 것임은 물론이다. 위기상황 자체가 정치권 전반의 경색된 분위기와도 연관됐다고 할 수 있으므로 여야가 적어도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는 모양이라도 갖춰야 한다는 본질적인 책임감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최근 일련의 상황들이 자칫하면 사회 전반에 파국을 야기할 만큼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외견상 이번 3개 상임위소집은 평민당의 요규에 민자당이 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그러나 속사정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여권 역시 야권 못지않게 적극성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이는 노동ㆍ외무통일위 소집이 지난 주말 단한차례의 여야총무회담에서 합의를 보았고 문공위 역시 4일 상오의 첫번째 여야간사회의에서 결론이 난 점에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민자당은 현재의 난국이 3당통합이후 더욱 심화됐다는 여론의 질색이 더욱 거세지자 그동안 국회차원의 대책논의 주장에 미온적이었던 태도를 바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여야의 적극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상임위활동에서 뚜렷한 처방전이 나올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지난달의 5개 상임위처럼 여야의원들간의 정치적 공방만 되풀이하다 아무런 결론없이 끝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고 할 수 있다. 여야가 현안에 대한 기본적 인식에서부터 궤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노사분규와 경제상황 악화등 일련의 사태를 별개로 인식해 분야별로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각론적 대응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비해 야권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현 정권의 통치력부족과 3당통합에 따른 여권의 내분,그리고 민주화ㆍ개혁조치의 후퇴때문이라는 총론적 해석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민자당은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가 각기 다른 목소리로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상임위에서도 확고한 대처방안을 도출해 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단 하룻동안 열리는 이번 상임위에서는 현안사태들의 전말과 문제점,부작용들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국회차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는 데서 의미를 찾아야 할것 같다. 노동위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공권력투입과 최근 노조간부들에 대한 집단구속및 수배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야당의원들은 특히 노사분규의 확산이 노동정책 부재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주장하고 노동부장관에 대한 인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사분규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정부가 노사간의 자율적 해결보다는 탄압일변도로 대처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에서도 노사간 타결의 여유가 있었음에도 정부측이 무리해서 공권력을 조기에 투입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노사문제를 다루는 정부측의 입장이 사측에 편향돼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여당의원들은 노동권의 연대파업과 대형노사분규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책을 정부측에 적극 따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원들은 또 상당수 분규현장에는 외부 불순세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아래 외부세력의 차단방안과 실체규명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동위에서는 특히 노조간부들에 대한 형사처벌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무통일위에서는 지난달 30일 한일 외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된 재일한국인후손의 법적지위개선방안이 현실적 관점에서 과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놓고 여야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있을 전망이다. 여야의원들은 일제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는 재일한국인 1,2세들에 대한 근본적인 차별제도가 해소되지 않은 이유와 경위를 따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현실적 타결이 되지 않은 만큼 노대통령의 방일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의원들은 지난 4월 법사ㆍ내무위에서 거론했던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의 방소비사에 대해서도 문제삼을 태세다. 7일의 문공위는 방송사들의 공동제작거부움직임이 소집전에 해결될지의 여부가 상임위 활동의 강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원들은 그러나 그동안 여러차례 공표해왔던 것처럼 KBS에 대한 공권력재투입이 정부측의 언론장악을 위한 폭거라고 주장하면서 최병렬공보처장관과 서기원KBS사장의 퇴진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구속된 KBS노조원 11명에 대한 석방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공위는 특히 권정달씨를 소환해 언론통폐합의 진상을 규명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의원들간에 설전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KBS사태와 관련해 김용갑 전총무처장관을 소환할지 여부도 주목거리다.
  • 사립교 노조금지/간통죄 처벌규정/“합헌”ㆍ“위헌”뜨거운 논쟁

    ◎헌재심판대에 오른 쟁점법 지상중계 「전교조」와 관련,그동안 많은 논란을 벌여온 교원의 노동운동을 금지한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1항4호의 위헌법률심판사건과 형법제241조의 간통죄는 헌법상 행복추구권등에 위배된다는 헌법소원사건에 대한 변론이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날 변론에는 정원식문교부장관등 관계ㆍ학계ㆍ법조계인사 10여명이 참가,열띤 찬반공방을 벌였다. 헌법재판소가 사립학교법 제55조 등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이 조항에 의해 해직된 사립학교 교사들이 모두 복직되고 교원노조의 합법성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돼 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각급 법원에서 모두 88건이나 위헌법률심판을 해주도록 제청하고 있으나 서울민사지법 합의42부(박용상 부장판사)는 최근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위헌제청신청 자체를 기각,법원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간통죄의 경우도 여성계ㆍ학계ㆍ법조계에서 그동안 끊임없는 논란을 벌여온데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는 별도로 법무부가 폐지를 추진하고 있어 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이날 변론에서 공방을 벌인 이들 두 문제에 대한 합헌ㆍ위헌 양론을 간추려 소개한다. ◎사립학교법/「집단목적」위한 학생이용은 부당 합헌론/노동권 부정은 기본권의 본질 침해 위헌론 ▷합헌론◁ ▲정원식 문교부장관=사립학교는 국ㆍ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감독권아래 있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보통교육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공교육기관이다. 이법 55조는 사립학교교원의 법적지위를 공립학교교원과 동등하게 취급하기 위한 조문이다. 사립학교교원의 자격 및 직무가 국ㆍ공립교원과 같으므로 이들에게 노동권을 인정하는 것은 헌법 제11조(평등권)에 어긋난다. ▲강린제 동북고교장=「교원노조」는 목표달성을 위해 학생을 선동ㆍ의식화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등 나쁜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주장하는 「참교육」의 실체는 「민중교육론」을 바탕으로 한 편향된 의식화교육일 뿐이다. 학교는 선동ㆍ선전의 장소가 되어서도 안되며 사회운동이나 정치운동의 장소도 아니다. 학생들에게 보편타당성이 없는 편견이나 사상을 주입하는 것은 제자를 병들게 하는 것일 뿐이다. ▲김상철 변호사=우리나라 중등교육에서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45.3%나 되는 등 사학의 공교육적기능의 원활한 수행이 강조되고 있다. 사립학교교원도 임용주체만 다를뿐 임무ㆍ자격ㆍ보수ㆍ신분보장의 면에서 헌법상의 공무원에 해당한다. 교원의 교육의 자유는 공교육체계와 국가입법에 의한 교육제도 및 정책의 틀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이상규 변호사=경제적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기본권에 대한 제한을 국ㆍ공립학교 교원과 같도록 규정하는 55조만을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립학교교원의 권익보장의 기초가 사회적 책무의 효과적 수행에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사립학교 교원에게 노동기본권을 인정하는 것은 국ㆍ공립학교 교원 및 학생들에게 차별을 받게하는 것으로 불평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위헌론◁ ▲양건 한양대교수=58조의 「노동운동」이라는 규정자체가 교원면직사유로서는 지나치게 막연하기 때문에 위헌이다. 헌법 제33조는 근로자의 노동3권 제한은 「공무원」과 「주요방위산업체종사자」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밖에 다른 근로자는 제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교원의 단체행동권 제한은 이론이 있을수 있으나 사회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위해 자유롭게 단결할 권리조차 침해하는 것은 명백히 위헌이다. ▲임종률 숭실대교수=헌법 제37조3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립학교법은 노동3권자체를 전면부인하고 있어 헌법에 어긋난다. 직무의 공공성을 근거로 단결권까지 부정할 수 있다면 지하철공사 근로자의 단결권까지 부정할 수 있는 것처럼 사립학교 교원의 직무가 공익성을 띠고 있다는 이유로 단결권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근로자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해서는 안되고 재산권보호에 부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노동3권을 전면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사립학교 교원이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에 부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노동3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수호 「교원노조」 부위원장=교사를 새로 임용할 때 기부금을 받는 행위,결혼을 앞둔 여교사에게 사표를 강요하는 행위등 사립학교 교사의 신분을 위협하는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교원에게 노동3권을 부여해야 한다. 사립학교 교원은 의무는 공무원과 같으면서도 피고용자로서의 권리는 더 많이 박탈당해 이를 위해서도 노동3권은 인정돼야 한다. ◎형법 간통죄/일부일처제의 건전혼인생활 보호 합헌론/예민한 사생활…국가통제는 안될말 위헌론 ▷합헌론◁ ◇박윤흔 경희대교수=간통죄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하나 헌법규정은 자유스러운 성적행동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한 것이지 간통에 있어서의 성적행위까지 보장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간통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 추세와 국민의 의식변화에 따라야 한다고 하나 아직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간통을 비범죄행위로 받아들일 만큼 의식이 바뀐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간통죄가 위헌이 아니라고 해서 계속 존치시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입법론이나 형사정책적으로 존치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간통죄가 헌법 제12조(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은 간통죄를 형법에 규정하고 있는 것이 헌법상의 다른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따로 거론할 필요가 없다. ◇박정근 중앙대교수=헌법 제10조에서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이 보장된다면 「자기결정권」도 존중되어야 한다. 혼인을 자기결정으로 한 배우자들은 성적성실의무도 부담한 것으로 해석해야하므로 이를 서로 지켜야 할 것이다. 간통죄는 국가가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참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게 하는 것이며 참된 성적인 행복을 추구하도록 보장한 것이다. 간통행위는 실제로 축첩ㆍ중혼하는 것으로 일부일처제를 침해하는 것이다. 국가가 간통죄를 처벌하는 것은 바로 일부일처제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존엄과 남녀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장을 규정한 헌법 제36조에도 합치된다. ▷위헌론◁ ◇용태영 변호사=혼인은 이성사이의 동거계약과 자녀생산계약이 혼합된 일종의 복합계약이므로 형법이 아닌 다른 법률로 다스릴 수 있다. 간통은 개인적인 혼인감정에 의해 처리되는 당사자처분주의에 속하는 것이어서 국가의 형벌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전광석 한림대교수=형벌의 목적과 그 객관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사회윤리의 유지자체가 형벌의 목적이 될 수 없다. 간통행위가 사회윤리에 반하는 것은 사실이나 사회질서가 심각한 위위기에 빠질 정도는 아니며 개인의 성적생활의 한 단면이 될 뿐이다. 따라서 간통은 형법이 아닌 개인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상의 혼인관계규정에 의해 규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즉 민법상 간통행위를 이혼의 사유로 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충분히 표현되고 있다. ◇박은정 이화여대교수=간통죄는 형법이라는 최후수단이 고소인 개인의 사적인 감정에 좌우되는 점,간통죄의 추적수사 및 소송절차에서 피고인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에게 인격적인 손상을 주는등 피해를 준다고 볼 때 부분적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개인의성적자유추구권은 그것에 피해를 입는 다른 가치가 있는 이상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제한됨이 마땅하며 따라서 간통죄가 전체적으로는 헌법정신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사생활영역의 자유권은 정치ㆍ사회ㆍ경제의 전반적인 자유와 보조가 맞아야 하므로 성적자유와 권리만이 유달리 보호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간통죄의 위헌성은 더 커질 것이며 지금 이를 무효화시키기에는 현실적인 저항이 너무 크다할 것이다.
  • 김일성의 딜레마(특별 기고)

    ◎북한,「폐쇄적개혁」ㆍ「배타적개방」기로에/「정치안정」ㆍ「경제활력」 두 과제사이서 갈등/주민요구ㆍ국제환경 대응할「변화」불가피/소련개혁 결과따라 개방여부 결정될듯 북한에서는 4월15일이 김일성의 생일로 「민족 최대의 명절」이 다. 이날에는 김일성의 「위대성」을 조작하고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하는 각종 경축행사가 국내외적으로 성대히 펼쳐진다. 금년 78회 생일날에도 북한의 공식적 발표는 「우리 인민이 수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모신 위대한 수령」이라든가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임을 자축하고 있지만 북한의 현실적조건은 아마도 북한정권 수립이래 「최대의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북한은 6ㆍ25이후 지금까지 주변환경의 충격적 변화가 있을 때마다 변화된 환경에 「창조적」 「주체적」으로 적응해 왔고 주체사상에 기초한 북한식 사회주의 노선을 충실히 밟아왔다. ○북한,「최대궁지」에 1953년 스탈린 사망,1964년 국제 공산주의운동 원칙에 관한 중소이념논쟁,1979년 미ㆍ중국 국교수립 등국제환경의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주체적 적응방식으로 극복했다. 그러나 1989년6월 중국 천안문에서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군중에 총격을 가한 유혈사태를 비롯,1985년에 등장한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1989년11월 베를린장벽의 붕괴,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한국과 공산권과의 급속한 관계개선,그리고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부처에 대한 전격적 처형사태에까지 직면한 북한은 이제 소련ㆍ동구사회주의 여러나라의 혁명적 대개혁 앞에 더이상 「주체적」 대응방법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당도한것이다. 이와같은 급격한 대변혁의 폭풍속에서 북한은 이제 체제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그것은 현존체재를 어떻게 유지ㆍ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김일성 주체사상의 기초위에서는 찾아내기 어렵게 되었다는데 있다. 기존 체제이 고수를 위해 대내적 통제를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고르바초프의 신사고에 따라서 대외적 개혁ㆍ개방을 강행할 것인가를 놓고 그 어느쪽도 김일성 자신이 지금까지 시도해왔고 의도했던 바대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북한은 김일성이 하고자 했던 제반 정치적 목표달성을 보장할만한 조건들이 성숙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체사상」도전 직면 여기에서 북한 사회주의체제가 계속해서 그 정당성을 입증하고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란 오직 기존의 김일성 유일사상체제를 고수하는 일이다. 그런데 내외적 환경변화 속에서 주체사상에 기초한 「대를 이은 혁명노선」과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의 명분이 어느정도 구속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라는 현실적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체제고수”입장 불변 적어도 지금까지 북한은 제4의 공산주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정통적 마르크스ㆍ레닌주의로부터 변형되고 편향되어 있다. 지난해 9월9일 정권창립 41주년 기념 노동신문 사설에서 『우리 혁명은 사회주의 완전승리의 전환적 계선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와 같이 북한사회주의는 중국의「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이나 소련의 개방ㆍ개혁적 사회주의,그리고 동구제국의 사회민주주의와도 구별되는 북한 특유의 독자노선(주체노선)을 주창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은 엄청난 실험과 기회가 교차하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역사의 대변혁속에서도 현존체제를 그대로 고수한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다. 그 논리는 ①북한의 혁명목표가 전혀 변하지 않고 있으며 혁명전략에 있어서도 근본적 변화가 없고 ②40여년간의 사회주의 혁명과정을 거쳐 김일성주체사상이 유일적으로 지배하는 「김일성 한사람의 나라」가 건설되었으며 ③「수령론」이라든가 「대를 잇는 충성」그리고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를 내세워 부자간의 세습체제까지도 합리화할 만큼 수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④그뿐만 아니란 아직도 북한 사회내부에는 기존체제에 저항할만한 도전세력의 조직화 가능성이 희박하며 ⑤적어도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앞으로도 「주체의 지도적 지침」에 기초한 위로부터의 의도적 변화만이 진척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체적」선택 어려워 이런 면에서 북한은 외래사조를 「잡사상」「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이라 규정하고 오직 『수령을 충성으로 받들며 수령의 사상과 의지대로 싸워 나가야만 조국의 독립을 쟁취할 수 있고 김일성ㆍ김정일의 영도를 떠나서는 오늘의 번영과 내일의 전도에 대해 말할 수 없다』라고 가르치고 있다(노동신문 1989년7월14일). 공식적 공표와 정치적 맥락에서 보면 북한이 대내적인 사상통제와 사회구조적 폐쇄성을 당장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분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40년 넘게 1인1당 독재체제를 지속시켜온 북한 사회가 대변혁의 국제환경에 대하여 기존의 주체노선으로만 대응이 가능할 것인가도 또한 의문이다. 적어도 대외적 측면에서 최근에 있었던 몇가지 징조들은 북한이 대공산권은 물론 대서방에 대해서도 몹시 서두르는 접근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의 대외개방적 움직임은 한국의 북방정책,동구권의 대변혁,그리고 고르바초프의 신사고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르바초프의개혁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귀결되며 북한의 존재를 어떻게 규정하는가는 보다 직접적 작용력이 될 것이다. 소련은 최근 북한에 대하여 『개혁흐름을 외면함으로써 페레스트로이카가 겨냥하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구축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련의 언론매체들은 아직까지 제한적이고 조심스런 자세를 버리지 않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비해서는 전혀 새로운 입장에서 남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김일성은 빨치산의 한 부대만을 지휘한 소련군대위였다」는 등,김일성과 김일성주체사상을 격하하고 있으며 「항일 빨치산 투쟁」의 성과에 대한 북한측의 과장을 견제하는 내용의 보도를 의도적으로 공개하고 있는가 하면 북한정권 수립과정과 6ㆍ25에서의 소련의 기여를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 그 반면 한소관계에 있어서는 「양국관계에 장애요소는 없다」는 입장변화와 더불어 김영삼-고르바초프 회담과 같은 충격요법을 사용함으로써 현실에 기초하여 북한에 대한 소련의 일방적인 북한지지자세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경고적 태도표명이 점차 노골화 되고 있다. 이는 북한-소련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가 된다는 면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취할 수 있는 활동공간이 그 만큼 좁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주민의식 점차 와해 물론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대단히 비판적이고 단호하다. 북한 중앙통신은 「한민전」의 성명을 인용하는 형식을 빌려 『우리의 우방인 소련은 우리 인민의 적과 친구가 되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고귀한 사회주의 주권국가가 남한과 외교관계 수립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을 건전한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김영삼의 방문에 대한 모스크바의 코뮈니케가 사실이라면 이는 소련이 남한에 대한 미국의 지배와 점령을 묵인하고 노태우 군사파시스트 정권을 지원,한반도의 분단상태를 영구화하는데 협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북한중앙통신 90년4월10일)』. 이상과 같은 북한의 비난태도는 한소관계의 진전을 북한으로서는 믿고 싶지 않지만 그것은 현실임을 인식하고 있다는증거이며 나아가 한소수교를 계기로 소련으로부터 더욱 드센 개혁ㆍ개방적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한 상황을 인식한데서 오는 반사적 행동으로 보여진다. 여기에서 북한은 개방이냐 고립이냐, 체제고수냐 체제개혁이냐의 갈림길에서 그 어느쪽의 선택도 「주체적」으로 내릴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상과 같은 대외적 변혁흐름과 더불어 체제내적 사회문제들을 안고 있는 북한이 주민들의 사상을 강화하고 「90년대 속도창조운동」과 같은 구태의연한 정치행정적 대중동원운동을 촉구한다고 해서 그것이 얼마만큼 효과를 볼 것인지는 극히 의심스럽다. 「평축」이후 현재까지 전주민들을 대상으로 외래문화에 대한 배타심을 길러내기 위하여 정치사상사업을 적극 강화하고 있지만 외래문화의 전파,즉 「제국주의자의 문화적 침투」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풍토는 주체사상이 지금까지 발휘했던 사회정치적 기능이 점차로 약화되고 나아가 김일성ㆍ김정일 지향적인 의식구조마저 와해되고 있다는 한 증거이다. 이러한 북한상황의 특수성을 전제할 때 북한으로서 선택해야 할 체제유지 방법은 산업화 과정에 따른 주민의 기대상승과 외부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개혁적조치(혁명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가 불가피하게 된다. 인민의 요구와 환경적 작용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그 체제 자체의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적 혁명」의 연장 그러나 현실조건은 북한사회의 체제존속을 위해서 개방화,민주화 방향의 변화가 필연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우리식대로」사회주의 혁명을 한다는 방법상의 현실적용 차원에 한정시키려 할 것이며 김일성 주체사상이나 체제자체의 본질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북한이 1958년 사회주의적 제도의 개혁이 완성된 이후 일관해 왔던 「보수적 혁명」의 연속된 실험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상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북한사회는 결국 사회주의의 발전단계에 있어서 현실적으로는 주체사상에 기초한 정치적 안정과 과학ㆍ기술에 바탕한 경제적 효율을 동시에 극대화시켜야 할 상황이며 이 두가지 목표간의 상극적 관계 때문에 이른바 「폐쇄적 개혁」 내지 「적대적 협력」「배타적 개방」이라는 모순 내포적 변화형태를 선택해야 할 딜레마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 기대되는 한ㆍ소 수교(사설)

    한국과 소련간의 정치적 관계가 눈에 띄게 긴밀해짐에 따라 멀지 않은 장래에 수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망은 소련을 방문 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이 22일(한국시간)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극비회담을 했고 노태우대통령의 친서를 전했으며 소련의 사실상 제2인자인 야코블레프공산당정치국원과의 회담에서 한소 양국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제의한 데서 보다 확실해지고 있다. 우선 김영삼­고르바초프회담은 아직 그 구체적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소련의 최고책임자가 미수교국 집권당 최고위원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눈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이다. 이는 상대를 공식 인정한 것이며 한소관계 개선과 특히 수교문제에 대한 소련의 전진적 자세를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이 자리에서 김최고위원이 노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야코블레프에게 제의한 양국정상회담 문제를 다시 제기했을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친서에 정상회담 제의가 포함되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소련측도 이 문제에 대해 아직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정상회담은 우리가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고 소련측이 이에 대해 아무런 거부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기대할 만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관계개선을 위한 극적인 돌파구로 정상외교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이었다는 과거의 예들을 보더라도 노태우­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수교뿐만 아니라 보다 진전된 양국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수교 전의 만남은 수교를 전제로 한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소수교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크다. 왜냐하면 이것이 한반도의 안정,나아가 통일추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북한에 편향됐던 소련의 자세가 보다 공평해질 것은 물론 교조적 냉전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의 고집스런 행태를 직ㆍ간접으로 변화시켜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모색토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 한중간의 관계개선과 수교에 보다 좋은 영향을 줄 것이며 이렇게까지 되면 남북관계는 호전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다른 미수교국과의 국교에도 힘이 되고 유엔가입이라는 외교목표달성도 손쉬워질 것이다. 이제는 한소수교와 정상회담을 위한 외교채널의 마지막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때이다. 두 나라간에는 이미 영사관계가 이루어져 있지만 이 영사처뿐만 아니라 가능한 채널을 총동원하여 수교시점을 당겨줄 것을 기대한다. 최호중외무장관의 체코및 불가리아와의 수교협정체결도 한소수교 분위기를 고양시킬 것이지만 한소 외무장관 회담의 조기개최에 노력하고 이에따른 대응전략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사실 소련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중요부분은 경제협력의 강화이다. 이미 「현대」의 정주영명예회장이 50억달러 규모의 시베리아 석유화학단지사업과 임산개발 등에 참여할 계획을 발표했고 그밖에 여러 기업에서 소련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김최고위원의 방소에 상의회장 등을 대동한 뜻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나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보다 짜임새있는 협력 청사진을 만들어 제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강택민의 「평양나들이」 2박3일

    ◎중국ㆍ북한,“사회주의 공동보조”재확인/북,「등소평식 권력승계」지지 요청한듯/「한ㆍ중 경제교류」엔 미묘한 입장차이/「한반도」문제 집중논의… 중국의 유연한 대한관 표출 강택민 중국공산당총서기의 북한방문은 지난해 11월 김일성의 비밀북경방문에 대한 의례적인 답방의 형식을 띤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택민총서기와 김일성과의 3차례에 걸친 공식회담에도 불구하고 회담에 따른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공개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이제까지 알려진 내외신보도를 종합할때 강총서기와 김일성은 이번 만남에서 ▲공산권의 변혁에 따른 공동대처방안 ▲한ㆍ중국관계를 비롯한 한반도문제 ▲북한의 권력세습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특히 15일 첫 회담후 열린 강택민총서기의 방북환영리셉션에서 김일성이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공동위업수행에서 중국인민과 어깨걸고 함께 싸워나갈 것』임을 역설하고,강총서기 역시 『추호의 동요도 없이 사회주의 노선을 따라 나갈 것』을 강조함으로써 중국과 북한은 소련 및 동구공산국가들의 개혁과 관계없이 정치개혁을 거부하는 한편 아시아적 사회주의노선을 공동으로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통일 연수원 윤병익교수는 『강총서기와 김일성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과 중국이 소련ㆍ동구에 이어 아시아의 몽고에까지 파급된 정치개혁을 거부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중국ㆍ북한ㆍ베트남이 연계해 아시아형공산주의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중국이 대외개방정책과 경제체제개혁을 거부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 뿐아니라 북한역시 84년 합영법도입이래 시도해온 경제적 대외개방정책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도흥렬교수(충북대)는 『북한이 50만명의 주민을 동원,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펼치면서 강총서기를 최고의 국빈대접을 한 것은 북한이 소련이나 동구의 개방압력에 독자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힘의 한계에 도달했음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김일성은 강총서기와의 이번 회담에서 중국과의동지적 유대를 일층 강화,외부의 압력에 저항하면서 자신의 의도에 따른 계획적 개방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고 이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은 소기의 목적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도교수는 『김일성이 2차회담에서 강총서기에게 북한의 사회주의 건설작업에 관해 설명하고 당과 정부가 경제건설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것을 밝힌 것은 개혁을 하되 사회주의 이념을 고수하면서 「우리식대로 하겠다」는 자신의 방침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총서기가 김정일에 대한 권력세습을 승인하는 대가로 양국간의 단결과 우호를 가일층 강화하는 문제가 중점 논의됐을 것』이라는 홍콩의 성도일보의 보도와 강총서기가 자신의 방문목적을 김일성이외의 다른 당지도자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사실,김정일과 강의 만남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 등을 들어 강총서기의 이번 방문이 김정일세습체제에 대한 중국의 보증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프랑스 르몽드지의논평에도 불구하고 이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어 이문제가 어느정도 비중을 두고 다뤄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도흥렬교수는 『북한이 당총비서와 국가주석직을 하나의 개념으로 보는 기존의 수령론을 필요에 따라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때 김정일의 4월 승계설은 설득력이 있으며 그럴 경우 현재 중국에 편향되어 있는 김일성이 등소평식의 권력승계 모델을 뒤따르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그 의사를 강총서기에게 전달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병익교수는 『북한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이나 서구 정치학적인 시각에서 볼때 김정일의 권력승계설이 설득력은 있으나 이를 단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나 근거가 없다』며 이번 강택민의 방북회담에서 김일성­김정일권력승계문제가 과연 논의됐는지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택민총서기의 방북중 한ㆍ중관계등 한반도문제는 예상대로 심도있게 거론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제까지 드러난 것을보면 중국은 북한에 대해 한국과 정치적인 교류,더 나아가 국교수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보이나 경제교류 등의 문제에 있어서는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택민은 주한미군철수,남ㆍ북한과 미국과의 3자회담지지등 북한의 통일방안에 적극적인 동의를 표명했으나 김일성의 『남조선인민은 반미ㆍ자주화ㆍ반파시스트투쟁을 용감히 전개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북한의 고려연방제통일방안에 대해서도 『북한의 많은 합리적 주장과 제안을 지지한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유연한 대한관을 표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김창순씨(북한연구소이사장)는 강총서기가 밝힌 3자회담개최촉구,주한미군철수주장 등은 중국이나 북한으로 봐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그가 북한 및 대만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2개의 한국을 인정하는 선까지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면서도 오는 10월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과 경제ㆍ문화ㆍ체육 등의 교류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성을설명하고 이의 양해를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분단의 「미ㆍ소 공동책임론」/한종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통일원이 9일 동서양진영의 신데탕트 추세에 맞춰 공무원 교육기관ㆍ기업체 연수기관 등에 배포한 「통일교육지침」의 일부 내용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가 된 내용은 한반도 분단의 경위를 설명하면서 「분단책임주체로서의 미소에 대한 균형적 인식」을 강조한 대목으로 분단의 미소공동책임론을 전개,종전의 반공교육과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반공교육은 분단과 6ㆍ25전쟁의 책임에 대해 『소련이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지침은 사뭇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결국 이번 지침은 정부가 그동안 경원시했던 수정주의적 시각을 원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갑작스런 인식변화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인지,대다수 국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쳤는지 많은 사람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대미협력강화와 반공이데올로기 등을 「국시」로 교육받았던 이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통일원측은 80년대들어 반미감정의 증폭과 더불어 『분단의 주요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대학생들의 그릇된 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미소의 분단공동책임론」을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통일원 관계자는 이같은 표현이 이번에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해 문교부에서 마련한 「통일안보지침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적혀 있다고 밝히며 결코 「반공」국시와는 반대입장에 있는 수정주의적 입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대다수 국민들이 제대로 마음의 준비자세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분단에 대한 인식변화가 공식적인 정부문서에 표기됐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리 없다고 본다. 비록 젊은층의 편향된 인식을 고쳐준다는 순수한 목적으로 지침을 마련했다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또 정부가 최근의 동구권 개방화와 함께 한소수교 가시화 등 최근의 「장미빛 미래」에 지나친 환상과 기대를 갖고 있지 않은가 지적하고 있다. 여하튼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추진의 주도기관인 통일원은 국민들간에 「인식의 아노미(anomie)」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지적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이러한 때에 통일원이 일반 국민들의 오해가 없도록 문제가 된 표현을 자세히 서술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했다니 정말 다행스럽다.
  • 민자당 초대 당3역ㆍ대변인의 “포부”

    ◎박준병 사무총장/대화ㆍ타협으로 당내외 융화에 총력 『화학작용과 용광로 용해작용 등을 통해 다소간의 이질적 요소를 극복,신당이 국민정당ㆍ정책정당ㆍ민주정당ㆍ개혁정당ㆍ통일지향정당으로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통합신당인 민주자유당의 초대 사무총장에 선임,민정당에서 두차례 총장을 역임했던 것을 감안할 때 「총장3선」이라는 여권내 보기드문 기록을 가지게된 박준병총장은 인화와 단결,대화와 타협을 거듭 강조했다. 박총장은 88년 4ㆍ26총선직후 여소야대상황에서 또 금년초 5공청산 후유증에서 비틀거리던 민정당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친화력」으로 다독거렸던 인물. 따라서 3당이 합쳐지면서 예상되는 불협화음 해소에도 적격이 아니냐는 판단이 이번 총장임명의 배경인 듯. 박총장은 『15인 통합추진위원으로 일하면서 3당대표들이 하나가 되고자하는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그런 마음만 지속된다면 어떤 어려움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총장은 『일부 국민이 거대여당의 독주 혹은 내부분열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제,『그러나 정치의 본질이 대화ㆍ타협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않고 있으며 신당은 대내 이질요소 극복뿐 아니라 지역성 타파에도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총장은 또 『가능하면 지금이나 아니면 14대 총선전후해 진보적 정당이 출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보혁구도 정립에 대한 기대를 비췄다. 육사 12기로 4성장군출신이면서도 성품이 온화해 「제복」분위기를 전혀 풍기지 않는다. 서울대 및 국민대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했고 요즘도 책을 항상 가까이하는 학구파. 금년초 정계개편작업의 중핵인물로 등장하면서 박철언정무1장관과 업무상 호흡이 잘 맞고 있다. 민정계보에서 중부권 선두주자의 1인이나 『아직은 파벌형태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계보형성은 자제. 부인 김혜정여사(53)와의 사이에 1남1녀 ▲충북 옥천출신ㆍ57세 ▲대전고 ▲육사12기 ▲서울대ㆍ국민대대학원 사학과 ▲국군보안사령관 ▲대장예편 ▲12ㆍ13대 국회의원 ▲국회보사위원장 ◎김용환 정책의장/소외계층ㆍ서민 위한 제도개혁 역점 『국민 모두의 바람과 뜻을 받들면서 시대정신에 뒤지지 않는 정책개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당구조의 말석정당정책위의장에서 거대여당의 정책위의장으로 「간택」된 김용환의장은 특히 소외계층과 서민들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전개를 강조,성장과 안정을 동시 추구해나갈 것임을 확인했다. 그는 신당의 정책방향의 초점에 관해 『꾸준한 개혁속에 민주적 제도와 관행을 체질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 어려운 국면의 경제상황을 극복하고 성장잠재력을 북돋울 수 있는 정책개발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의장은 『법과 제도의 개혁에 앞서 국민의 정치주인이라는 사고의 전환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당면 현안법안 등에 대한 제정ㆍ개정노력과 함께 국민들이 민주시민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개발고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의 침체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에 대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을 되찾는 것이며 일단 안정을 회복시킨 뒤 수시로 나타나는 경제변화와 흐름에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토지공개념과 금융실명제등 정부의 경제개혁정책에 대한 당의 입장과 관련,『경제정의의 실현을 위해 이미 결정된 제도는 계획대로 시행해 나갈 것이며 시행과정에서 역기능이나 문제점이 제기된 경우 그에 대한 보완ㆍ수정은 이후의 문제라고 본다. 당정간에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관리로 출발,지난 78년 4년여동안의 재무장관직을 끝으로 정부를 떠났던 김의장은 12년 만에 다시 집권여당의 정책파트 책임자를 맡아 관운만큼이나 정치운도 따른다는 평을 받고있다. 공화당정책위의장 시절 JP의중을 가장 잘 헤아려 5공청산추진 및 정계개편작업 등에서 「JP대리인」 역할을 해냈다. 작달막한 체구에 출중한 지모를 갖추고 있으나 차가운 성격으로 정치인다운 친화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춘구여사(52)와의 사이에 2남 ▲충남 보령출신 58세 ▲서울대 법대졸 ▲고시행정과 합격 ▲재무부 이재국장 ▲대통령경제특보 ▲재무장관 ▲13대의원 ▲공화당정책위의장 ◎김동영 원내총무/여야 갈등없는 상호협조체제 유지 『민주자유당내에 유능한 인물이 많은데도 나를 총무로 지명한 것은 당과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하라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원내점유율 73%에 달하는 거대여당의 원내총무로 2백16명의 매머드의원단을 지휘하는 원내사령탑을 맡게된 김동영의원은 『16일 의원총회의 인준을 남겨놓고 있는 만큼 아직은 내정자…』라면서도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좋은 사람이 많아 처음에는 총무지명을 고사했었다』고 밝힌 김의원은 자신의 카운터파트가 될 평민당 김영배총무에 대해 『참 좋은 사람』이라며 일반의 우려와는 달리 대야관계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피력했다. 김의원은 『평민당은 옛날에 같은 동지였던 만큼 그들의 마음을 내가 잘알고 있고 그들 또한 내마음을 잘알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해 대야관계가 갈등이 아닌 상호협조차원에서 유지될 것이란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의원은 85년 4월19일 당시 1백2명의 의석을 가졌던 신민당원내총무에 임명됐었던때를 회상하며 『그당시 처음 총무를 맡았을 때는 총무가 뭔지,정치가 뭔지를 모르고 했는데 신의 가호로 욕을 먹지 않았다』고 말한 뒤 이번에는 야당이 아닌 여당의 총무가 된 데 대해 『아직 실감이 별로 나지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의원은 자신이 민자당 전체의석 2백16석의 정확히 4분의1에 불과한 구민주당측을 대표해 총무직에 지명됐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듯 『조그만 일이라도 법테두리안에서 일이 진행돼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최고위원 세분이 지명했지만 인준 전에는 총무가 아니다』며 계속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이번 총무지명이 김영삼최고위원의 강력한 지원에 의해 이뤄진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의원의 정치경력은 김최고위원과 분리시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졸업후 부산동성중학교 교사생활을 하다 당시 야당의 원내부총무였던 김최고위원을 보좌하는 국회전문위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불곰」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뚝심과 의리로 뭉쳐져 있다는 평. 12대 국회전반기에 신민당 원내총무로 유성환의원 구속에 책임지고총무직을 물러날 때까지 여당과의 개헌협상을 주도하며 「성가」를 높였다. 부인 신길자여사(47)와의 사이에 1남2녀. ▲경남 거창출신ㆍ54세 ▲동국대 정치과졸 ▲9ㆍ10ㆍ12ㆍ13대의원 ▲신민당 원내총무 ▲민주당부총재ㆍ사무총장 ◎박희태 대변인/다양한 목소리 조율… 여의 참모습 국민에 전달 『어깨를 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민의 원하는 밝고 희망찬 내일을 건설하기 위해 민주자유당이 믿음직한 목소리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3일 지역구(경남 남해ㆍ하동)활동도중 거대 여당으로 출범한 민자당의 초대 대변인으로 임명통보를 받은 박희태의원은 『과거 여소야대때 야당측을 공격하는 데 치중했던 구태에서 탈피,국정을 주도하는 여당의 참모습이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초년생답지않게 지난 1년2개월동안 중간평가ㆍ공안정국ㆍ5공청산으로 이어지는 어려운 정국상황아래에서 민정당의 대변인을 맡아 때론 맞받아치고 때론 한발비켜서는 「히트 앤 런」작전을 적절히 구사,「명대변인」으로 평가받았던 박의원은 『앞으로 당내에 상존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적절히 조화시켜 한목소리로 발표하기까지 어휘선택에서도 상당히 고심해야 될 것 같다』며 대변인의 고충을 미리 예견했다. 그는 『이번 정계개편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모두 호의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일부의 오해나 편향된 시각을 인정하면서 『이같은 오해를 빠른 시일안에 불식시키고 민자당을 국민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일도 대변인에게 주어진 중대한 책무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한 전달자이상의 적극적인 역할을 떠맡을 뜻을 비췄다. 고시 13회의 선두그룹으로 부산고검장까지 지낸 박의원은 특유의 「판단력과 재치있는 화술」로 정치데뷔 2년 만에 민정당의 원내부총무와 대변인을 거치면서 정치인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정당시절 당총재인 노태우대통령으로부터 유달리 부드러운 눈길을 받았던데다 고검장 출신의 경력으로 인해 「3선급」 중진예우를 받아왔다.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장시절에 일어난 중국민항기 납치사건때는 중국대표단과의 협상에서 수완을 인정받았으며 원내진출후에는 율사로서 능력을 발휘했다. 국정감사및 조사법ㆍ증언감정법 심의당시 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행사에 맞서 강공으로 치달을 때 「동행명령제」란 묘안을 찾아내 대치정국을 푸는 등 법안심의때마다 자문역으로 떠받들어지곤 한다. 박의원은 매주 한차례씩 지역구인 남해ㆍ하동에 내려갈만큼 조직관리에 열성적. 화전주부대학등 두개의 주부대학을 세워 지역구민들에게 학사모를 씌워주고 있다. 김영삼최고위원과는 경남고 동창이어서 인선과정에 불리하게는 작용하지 않았을 거란 관측들.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서울시내에 모르는 술집이 없을 정도로 「폭탄도사」라는 별명을 듣는 애주가. 건국대교수인 김행자여사(49)와의 사이에 딸만 둘. ▲경남 남해출신ㆍ52세 ▲서울대 법대졸 ▲고시13회 ▲미버클리 법대수학(법학박사) ▲법무부출입국관리국장 ▲춘천ㆍ대전ㆍ부산 지검장 ▲부산고검장 ▲민정당대변인
  • “「개혁바람」 한반도 유도”신호/소 외무의 “장벽제거”발언의 의미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지난 10일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마친뒤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의 「장벽」 제거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촉구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데탕트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소련의 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한반도의 남북교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일단 한반도평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언의 배경과 의미를 국내전문가들과 도쿄의 시각을 종합해 정리한다. ◎한국정부의 시각/「장벽」보도 엇갈려 공식적 논평유보/대소외교 강화… 새 대북채널도 가동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의 양국외무장관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장벽철거」를 촉구한데 대해 외무부와 통일원등 정부관계부처는 「장벽」의 의미가 확인안돼 일단 공식논평을 유보한 채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의 정확한 발언진의를 알수 없는데다 「한반도장벽」에 대한 APㆍ로이터등 서방진영통신과 소련관영 타스통신의 보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통신은 단순히 「한반도장벽」이라고 표현했지만 타스통신은 『한반도를 두부분으로 분할하고 있는 군사분계선지역의 콘크리트장벽 해체와 주민의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데 대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의 제의에 적절한 반응이 없다』고 밝혀 북한측이 주장하고 있는 휴전선남쪽의 콘크리트장벽을 지칭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정부의 시각도 크게 둘로 나뉘어지고 있다. 첫째로는 북한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휴전선남쪽에 콘크리트장벽이 존재한다는 북한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시각이고,분단이후 40년 넘게 계속돼온 장벽을 단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분단」의 의미로 언급했을 뿐이라는 다분히 축소적인 해석이 두번째 시각이다. 전자의 경우는 미소 외무장관회담을 앞두고 북한측이 콘크리트장벽철거와 자유왕래문제에 대해 소련측과 사전협의를 거쳐 소련측이 앵무새처럼 북측입장을 대변한 것을 의미하며 국제적인 여론을 유리하게 전개시키기위한 북측의 술책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셰바르드나제의 기자회견전문을 미국측을 통해 입수,「장벽」의 의미를 정확히 분석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상호 교환설치된 주소 한국영사처와 주한 소련영사처라는 한소간 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콘크리트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사실을 소측에 납득시킬 방침이다. 또 소련의 고위관리가 때 맞춰 문익환목사,임수경양등 밀입북 인사에게 중형을 내린 남한정부를 비난한 사실도 한반도 문제해결에 대한 소측의 편향된 자세를 보여준다는 것이 정부측의 분석이다. 반면 정부내에서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발언이 대체적으로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간의 직접대화촉구등 한반도문제해결에 적극성을 띠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많다. 즉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해 「완전철수의 분위기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고 밝힌 점은 소측이 그전보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균형을 찾아간다고 볼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같은 관점에서 셰바르드나제의 발언은 북한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대 한반도정책의 또 다른 표현으로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으로 한반도문제가 베를린장벽과 함께 국제적인 문제로 격상됐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남북관계의 정확한 현실을 알리는 홍보외교에 주력하는 한편 북한개방유도를 위해 기존의 대화와 함께 새로운 대화채널을 가동시키는등 남북회담에서의 이니셔티브를 잡아 남북관계를 주도해 나가기로 했다. ◎일본 언론의 시각/크렘린의 「정치ㆍ경제적 이해」직결/태평양지역서의 군축촉진도 겨냥 합의내용에 있어서 획기적 진전을 가져온 이번 미소외무장관회담에서 지역분쟁문제의 하나로서 한반도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는 사실을 일본외교소식통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공동성명에서 『미소 양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라며 남북대화 지지를 표명했다. 소련측은 북한이 가까운 장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보장조치협정을 맺을 전망이라고 말했다』라며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언급한 사실을 중요시하고 있다. 더구나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10일상오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차 한반도긴장완화에 대해 소신을 밝힌 것은 소련의 한반도정책자체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쿄(동경)신문은 모스크바 특파원 해설기사를 통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한반도문제에 관해 국제사회는 남북한간의 벽을 헐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자유왕래 실현에 강한 의욕을 표명한 것은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촉진하고 유럽군축의 흐름을 극동에 파급시키며 남북한의 국경개방,나아가 남북통일을 목표로 하는 소련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셰바르드나제외무가 미소 외무장관회담 석상에서 한반도의 벽철거구상에 지지를 요청했을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에서도 그 실현을 위한 여론조성을 당부한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배경에는 크렘린의 정치ㆍ경제적 이해관계가 한반도ㆍ극동지역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상기시켰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구상에 따라 시베리아극동부의 경제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소련은 경제대국 일본과의 경제ㆍ과학기술교류를 바라고 있으나 「북방영토 반환문제」가 장애로 되어있기 때문에 급진전의 전망은 없다. 따라서 소련은 극동제2의 경제대국인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더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회주의동맹국 북한 김일성정권에의 정치적 배려가 필요하다. 만일 이벽을 헐고 남북교류ㆍ대화가 진행된다면 북한이라는 정치적 걸림돌은 없어지게 된다. 소련의 남북한장벽제거 주장에는 또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일본언론들은 지적한다. 그것은 미제7함대,필리핀,오키나와(충승)등 미측이 압도적 우세에 있는 극동ㆍ태평양 지역에서 긴장완화ㆍ군축을 촉진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베를린장벽의 철거등 동서유럽에서의 긴장완화는 유럽군축을 크게 촉진시켰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성공한 외교수법을 아시아에도 적용해 온 고르바초프정권은 이와 같은 한반도장벽의 철거에 의해 극동ㆍ태평양군축에 미치는 정치ㆍ심리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본의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아사히(조일)신문은 11일자 사설에서 『종래 미소간에는 제안­역제안­비난­결렬이라는 패턴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그것이 무너졌다』며 양보에 의한 획기적인 미소대화의 전진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독일재통일문제,아프가니스탄ㆍ중미ㆍ중동ㆍ일본의 북방영토문제등 세계의 지역문제를 또하나의 중요테마로 삼았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요미우리(독매)신문도 사설에서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관련,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들은 이미 이 문제에 관해 북한이 하루빨리 국제원자력기구의 전면사찰을 받아들일 것을 당부했다. 새삼 북한의 조치를 촉구한다』며 북한측에 화살을 겨누었다. ◎미소외무 공동성명 한반도관련 부분 미소 외무장관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중 한반도 관련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무장관과 소련외무장관은 태평양 및 동북아시아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이 문제들에 관해 조속히 미소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양국 외무장관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줄이고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소련측은 북한이 핵안전문제에 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정을 맺을 직전단계에 와 있다는데 유의했다. 미국측은 이 협정이 속히 체결돼 성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반응/대한교류 확대ㆍ대북 개방압력 시도/장기적으론 남북관계의 안정에 기여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한반도의 「장벽」제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소련이 자유개혁 및 냉전종식의지를 극동으로 확산시켜보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미소간의 핵무기 감축 및 유럽주둔군 대폭 감축에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고 동구의 민주화개혁과 베를린장벽의 붕괴에 따른 동서독간의 통일논의가 한껏 무르익은 시점에서 이제 유일하게 청산돼야 할 냉전의 유산은 한반도문제 뿐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논평위원 서병철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소련은 현상태에서 동서독의 경쟁상황이 동구동맹국들의 성장과 소련의 개혁진전에방해가 된다고 판단,통독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한반도에서도 동서독과 같은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번 발언의 의미를 분석했다. 셰바르드나제의 발언은 소련의 최대 관심사를 유럽에서 극동까지 확대한다는 의미와 함께 유일하게 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소련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한국과의 교류확대를 절실히 희망하는 소련의 속사정도 이번 발언의 의도에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안정을 통해 소련은 한국과의 교류확대 및 북한에 대한 경제ㆍ군사원조 부담 경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소련은 이번 발언을 계기로 앞으로 북한에 대한 개혁ㆍ개방 압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초로 예정된 김일성의 방소때도 이같은 문제가 주요관심사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에 대해 로이터통신등 서방언론들은 한반도의 「장벽」을 상징적인 의미로해석,분단상황 그 자체로 전달하고 있는 반면 소련관영타스통신은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 공세를 폈던 구체적인 콘크리트장벽을 지칭,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이 북한을 거들어 주기 위해 사전협의를 거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셰바르드나제가 설령 남한의 콘크리트장벽(실제로 있지도 않지만)을 지칭했다 하더라도 이는 북한의 반발을 다소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한 언어구사일뿐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북한의 개방과 무력도발의지 포기를 통한 한반도의 안정추구가 발언의 주목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북한이 당장 개혁정책을 받아들이기에는 지난 40여년에 걸친 강권통치의 유산이 너무 뿌리깊이 박혀있어서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북한의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일단은 지배적이다. 북한이 소련의 예속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발언을 계기로 오히려 중국과의 밀월관계 유지쪽으로 돌아서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경제의정체,국제정치의 변화,김일성사후 격하운동의 소지를 사전에 예방하고 김정일에게도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서울신문 논평위원 최평길교수(연세대)는 『이번 발언은 소련의 한반도개입 및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의지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쨌든 이번 발언으로 한반도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최대관심사로 부각됐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는 주변강대국들의 협조없이는 이뤄지기가 쉽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남북한 양측의 성실하고도 적극적인 노력과 대화라 하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