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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법원이 시동건 사법개혁 국회가 마무리를

    전국 법원 조직의 심장부인 서울중앙지법이 어제 재판사무분담을 통해 ‘법조경력이 많은 법관들에게 형사단독판사를 맡겨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하는 형태로 중견 법관들을 형사단독판사에 전진 배치하며 사법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재정합의부 신설을 통해 재판의 신뢰성을 강화하겠다는 개혁 방침도 가시화했다. 그런데 PD수첩 판결 같은 이념편향 판결 논란을 부른 1심 판결을 최소화해 보겠다는 대법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알려져 주목된다. 학계나 정치권 등에서는 성향이나 정치적 입장차이에 따라 평가가 조금은 엇갈리고 있지만 우리는 중앙지법의 이날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중앙지법은 이번에 약식, 영장, 정식재판 담당을 제외한 일반 형사사건의 단독판사들은 모두 임관 11~20년차의 중견 법관들을 배치했다. 통상 경력 5~15년차 정도의 법관이 배치되던 기존의 관행에서 보면 파격적이다. 앞으로 이념판결 논란이 빈발했던 서울중앙지법에서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 다소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을 초래한 이른바 튀는 판결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다만 수원·대구·부산·인천·광주·대전지법 등 법관 수가 200~170명 정도인 비교적 큰 지방법원을 제외한 군소 지법과 지원에서는 이같은 중견 판사의 형사단독 전진배치는 요원하다는 한계가 있긴 하다. 그래서 중앙지법의 재판사무분담은 실험적이긴 하지만 의미 있어 보인다. 그동안 사법부는 PD수첩 판결 등을 계기로 사회적 논란의 한가운데 서자 쏟아지는 비난과 압력에 대해 억울하다며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점은 실행하겠다고 했다. 중앙지법이 그 첫걸음을 뗀 것이다. 하지만 사법개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중앙지법의 조치가 다른 법원으로도 확산되어 제도로 정착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법부가 스스로 할 수 없는 개혁조치들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마무리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사조직 해체 및 판사임용방식 개선 등 법원 개혁을 우선하는 한나라당과 대검 중앙수사부 해체를 비롯한 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민주당 등 정치권이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국민들을 위하는 사법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 [도마 오른 사법개혁] 단독판사경력 강화엔 사법부도 긍정적

    [도마 오른 사법개혁] 단독판사경력 강화엔 사법부도 긍정적

    도마에 오른 사법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은 동상이몽이다. 한나라당은 법관재임용제 및 재정합의부제 활성화, 단독재판부 경력 상향조정 등 법원견제를 주요 기치로 내걸었다. 반면 야당은 대검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검찰의 직권남용에 대한 가중처벌, 압수수색 요건 강화 등을 내세우며 검찰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법원·검찰도 이참에 필요한 부분은 고치자는 분위기다. 하지만 법원 검찰은 정치권에 떠밀리기 싫은 듯 자체적으로 개혁 논의가 무성하다. MBC ‘PD수첩’과 강기갑 의원 등에 대한 1심 무죄판결로 불거진 논쟁이 사법부 개혁으로 옮겨 붙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원 개혁 목소리가 높아지자 법원도 이에 호응하듯 개혁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사나 변호사 경력이 있는 법조인을 법관으로 임용하는 등의 안에 대해서는 법원도 수긍한다. 한나라당 역시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메스를 들었다. 큰 기류는 ‘법관 인사제도 개선’과 ‘재판제도 개선’ 두 갈래다. 한나라당은 사법제도에 타깃을 맞췄다. 재정합의제 활용과 사법행정권 강화 등을 주창하고 있다. 그러나 먼저 사법부 내부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법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게 이유다. 재정합의제는 단독판사들이 맡게될 사건 중 정치적·사회적으로 반향이 큰 사건을 합의부에 맡기거나 단독판사 3명이 합의부를 구성해 사건을 심리하게 하자는 것이다. 재판에 신중을 기하고, 정치적으로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예상된다. 또 재판배당권이나 사무분담권 등 사법행정권을 통해 법원장이 이념적 성향이 있거나 자질이 부족한 판사들을 특정 재판에서 배제시키자는 것이 도입하자는 쪽의 취지다. 법원장의 사법행정권 강화는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감자’다. 특히 재판배당권의 경우 지난해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시절 ‘촛불사건 재판개입’ 파문이 불거지면서 당시 일선 판사들이 재판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컴퓨터 추첨을 통한 사건배당을 요구했다. 이후 대법원이 이를 수용해 법원장의 재판배당권은 지금까지 행사되지 않았다. 신 대법관 사태 이후 재판 개입 논란을 우려해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다. 사무분담권 역시 특정 이념에 편향됐거나 자질이 떨어지는 판사들을 법원장이 직권으로 형사재판 등에서 배제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를 통해 법원장이 법관과 특정 재판을 통제하려 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과제로 남아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단독판사의 경력 강화와 법관재임용제 부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형사단독판사의 경우 현재 법관 경력 5년 이상부터 맡도록 돼 있는 것을 10년 이상으로 높이자고 줄곧 요구하고 있다. 경륜 있는 판사들에게 맡겨 ‘튀는 판결’을 막자는 게 한나라당의 단독판사 경력강화 취지다. 법원 역시 오래 전부터 단독판사들의 경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을 검토하고 있었다. 문제는 경력 10년 이상의 법관이 풍부하지 않다는 데 있다. 법관재임용제는 법관 임기 10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연임시킨 관행에서 벗어나 법관에 대한 엄격한 근무성적 평가로 재임용을 심사하기 위한 제도다. 법관 자질이 부족하면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것이 핵심.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판결 ▲상급심에서의 파기환송 비율 등을 냉정하게 평가해 법관재임용 규정을 철저히 시행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력법관제(법조일원화)에 대한 요구도 있지만 이는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사나 변호사 경력 5년 또는 재판연구관 경력 3년 이상인 법조인 가운데 법관으로 선발할 것을 전면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사법부도 긍정적이다. 2008년 21명, 지난해 27명을 임용했고, 올해 2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사법부는 앞으로 이 비중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하태훈 고려대 교수는 “거론되는 법원 개혁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제도”라면서도 “일련의 무죄판결로 인해 정치권이 사법부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검찰 개혁 방향·문제점 사법방해죄·참고인강제구인 “수사 효율성” 對 “인권 침해” 검찰은 한나라당이 제기한 사법부 통제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법부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법적 통제가 검찰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번 기회에 형사소송법 개정 등의 과정에서 검찰 수사권 강화라는 숙원을 해결할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황희철 법무부 차관과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25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방문, 사법개혁 방향에 대한 법무부의 견해를 밝혔다. 또 대검찰청은 ‘형사정책단’을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치권발(發) 기소권 남용 등의 비판에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수사권 강화를 위한 제도 도입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영장항고제·사법방해죄·사법 협조자 처벌 감면제(플리바게닝)·양형기준법·참고인 강제구인제 신설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항고제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을 때 검찰이 곧바로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영장전담 판사가 영장을 기각하면 보강수사를 한 뒤 영장을 재청구하는 것이어서 수사가 지연된다는 게 검찰의 추진 근거다. 영장실질심사제가 정착된 2000년 이후 법원에 대한 검찰의 반발은 주로 영장 문제에서 비롯됐다. 2002년 4월 광주지검 검사가 술을 마신 채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집무실을 찾아가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영장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신경전이 본격화됐다. 이후 2007년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등 수사에 공을 들인 사건이 법원 문턱에서 좌초될 때마다 검찰은 발끈해 왔다. 영장항고제를 통해 2008년 75.5%까지 떨어진 구속영장 발부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검찰의 복안이다. 사법방해죄는 수사단계에서 거짓말을 한 참고인을 처벌하는 것이고 참고인 강제구인제는 수사기관의 출석에 응하지 않는 중요 참고인을 강제로 데려올 수 있는 제도다. 검찰은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은 인권침해 가능성과 공판중심주의에 반한다는 이유에서 반대한다. 2008년 참고인의 불출석 및 소재 불명 등으로 미해결의 참고인 중지사건은 2만 1507건으로 전체 형사사건의 0.86%다. 플리바게닝은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뇌물 사건 등에서 제3자의 범행을 진술한 사람에 대해 처벌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200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현실적으로 인정받기 어렵게 되자 검찰은 이 제도의 도입을 주장했다. 갈수록 지능화·첨단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 하지만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관행은 인권침해 우려 이유에서 긍정과 부정이 교차한다. 배심제가 아닌 우리 사법체제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검찰이 추진하는 이런 제도들은 ‘검찰개혁’의 기치를 들었던 민주당의 취지와는 정반대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대검 중수부 폐지, 기소권 제한, 수사기록 공개 등 검찰권을 제한하려는 의도에서 검찰개혁을 주장해 왔다. 한나라당 역시 검찰 수사권 강화가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올 ‘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김선수 변호사는 “검찰 개혁은 기소권과 함께 검찰이 가진 수사권을 분리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검찰은 현재 사안과 무관하게 어떻게든 수사를 위한 모든 것을 장악, 칼자루를 더 쥐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1심 무죄 판결과 용산참사 재판부의 수사기록 공개 결정 등으로 촉발된 ‘법(法)-검(檢) 갈등’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특히 정치권 등이 개입하면서 법·검 갈등은 단순한 대립과 충돌을 넘어 이념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을 21일 만나 갈등의 원인과 해법 등을 들어 봤다.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뭐라고 보나. -하 법원은 증거 부족이다, 법리상 안 된다고 하지만 법원의 판결에 정치적 신념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검찰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소한 것은 아닌지, 정치적 사건에 섣불리 개입해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김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1심 판결에 대한 공격 때문이다. 일부 보수언론과 정치권이 판결을 법리적 시각이 아니라 이념적·정치적으로 규정,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다. 사법부가 좌편향적 판사에 의해 장악됐다는 것은 음모론적 시각이다. 사실 사법부 독립은 보수적 가치이고, 법원 자체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다. →PD수첩 무죄판결이 법·검 갈등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서울고법과 중앙지법의 판결도 다른데. -김 명예훼손의 요건이 되느냐 아니냐인데, 판결에 대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일반인들은 ‘법에는 정답이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법에는 사실 정답이 없다. 그래서 같은 합의부 재판부나 헌법재판소에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민사, 형사적 측면이 다르다. 법의 제정 목적과 효과, 개별제도의 고유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형벌을 가할 목적의 형법과 재산 부담을 지우는 민사는 엄연히 다르다. 미국의 유명한 O J 심슨 사건의 경우에도 형사에선 무죄였지만 민사에선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PD수첩의 판결이 잘됐다 잘못됐다가 아니라 공적 기능을 하는 언론사에 대한 명예훼손은 일반인의 명예훼손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기관에 대해 명예훼손을 일반인과 달리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하 PD수첩 판결이 고법의 판결하고 완전히 배치된다는 것은 판사의 개인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의 판사가 정치적 신념을 드러낸 것으로 국민의 눈에 비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이슈, 사건에서 1심 법원이 2심 법원의 사실관계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지는 납득이 안 된다. 물론 1심은 형사판결이고 2심은 정정보도 사건의 민사사안이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같다. 기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어서 1심 형사단독판사가 2심 고법의 합의부 판결을 완전히 뒤집는 것은 그 판사의 소신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2심에서 결정하면 1심 법원은 그대로 사실관계를 수용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민사, 형사 따로 진행돼도 마찬가지다. 최종심인 대법원이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 인정이 대법원에 가서 민사사건 다르고, 형사사건 다를 수가 없다. 대법원에서 하나로 통일된다. →법원의 판결도 판결이지만 검찰의 기소도 적절했는지에 대해 말이 많다. -김 검찰이 우리 사회의 자유화, 민주화, 인권신장 등에 역행하는 기소가 있었다. 정치, 공안사건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진전됐음에도 불구하고 형법의 잣대로 압박한 것이다. PD수첩, 강기갑 의원, 미네르바 사건 등이 대표적이었고, 용산사건의 경우 법원이 형사소송법에 의해 공개명령을 내렸지만, 법 집행기관인 검찰이 거부했다. 강 의원 판결의 경우 국회의 문제는 국회 내에서 해결해야 하고, 검찰권이 자제돼야 한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에서 일부 과잉이 있어도 행정부인 검찰권을 함부로 행사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네르바의 경우 40여년 동안 적용하지 않았던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했는데, 이를 적용한 검찰 기소 자체가 시대착오적이었다. -하 한때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던 이광범 판사도 있고 해서 그러는데 정치적 신념이 과도하게 개입돼서 나온 판결로 보인다. 강 의원 무죄는 판사의 정치적 성향이 많이 드러났다고 본다. 법원은 대체적으로 종전과 같은 증거에 의한 유죄는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이전 같았으면 조금 엄격한 증거가 아니라도 유죄로 인정했던 그런 사건들에 대해서 지금은 엄격한 증거를 요구한다. 유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법원의 판결 경향이 바뀌고 있다. 또 판사들이 정치적 사건 판결에 있어 소신이 상당히 강해졌다. 검찰도 법원을 비판하기 전에 수사시스템을 한번 더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 준규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정도로 가야 한다고 했다.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여권은 사법개혁을, 야권은 검찰개혁을 주장하는데. -김 이번 사태로 인한 정치적 접근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사법부나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 사법부의 경우 인사권이 대법원장에게 너무 집중돼 있다. 거의 모든 인사권을 쥐고 있다. 대법관 제청권도 갖고 있다. 사법 행정의 분권화를 위해 인사권을 지법원장에게 위임할 필요가 있다. 검찰 역시 무리한 기소를 하지 않고 수사권·기소권의 오용과 남용을 막기 위해 분권화돼야 한다. 검찰이 수직 계열화되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돼 있다. 검찰 역시 정치적 독립을 위해서는 각 지검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검찰의 기소권이 정권교체 때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게 문제다. -하 둘 다 개혁돼야 하지만 법원이 더 급하다. 사법부는 노무현 정권 때 사법개혁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개혁된 게 없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도 변화의 무풍지대가 대법원이다. 대법원은 이걸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법관 1인당 사건 수가 연간 2000건에 이른다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결정하라는 것과 똑같다. 대법관을 대폭 늘리든지, 대법원에 재판부를 두든지, 아니면 법률심에만 전념하든지 해야 한다. 법원 인사시스템도 개혁돼야 한다. 사법시험과 연수원 성적으로 인사를 한다.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법관은 재판 잘하는 판사가 유능한 판사이고, 재판 잘하는 판사한테 승진기회를 줘야 한다. 검찰은 아직도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자백에 의존한 진술에 기대는 경우가 많아서다. 심지어 부인했는데 마지막에 검사가 회유해서 관련자 진술을 억지로 받아냈다가 법원에서 무죄가 나는 경우도 많다. 검찰이 객관적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데 우리 검찰수사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국민의 불만과 불편이 많은데 사법개혁은 안 되고 있다. →정치권이 이용훈 대법원장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대법원장이 개입할 수 없다. 그걸 책임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다만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의 최고책임자여서 사법행정의 잘못은 책임져야 한다. 우리법연구회를 법원 내에 여태 방치한 것은 대법원장 책임이 크다. 일본도 사조직을 용인하지 않는다. 즉각 해체시켜야 하며 취임 후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대법원장의 책임이다. -김 정치적 시각에서 대법원장 책임론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대법원장 책임론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우리법연구회를 중용한다는 등 인신 공격적이다. 검찰이 총장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조직이라면 법원은 헌법에 의해 독립성이 보장받는 수평적 조직이다. 대법원장이나 상급자가 재판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침해하면 헌법 유린행위다. →좋든 싫든 우리법연구회가 도마에 올랐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하 당장 해체해야 한다. 법관은 양심대로 판결해야 하는데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은 자기 정치적 신념으로 판결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집단이 아직도 법원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강 의원 판결과 PD수첩 판결은 우리법연구회와는 관계가 없다.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판결이 좌편향적이라는 주장은 인과관계가 없다. 정치적·이념적 프레임에서 법원을 바라보고, 우리법연구회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주장이다. 법원 내에는 ‘사법제도비교연구회’ 등과 같은 수많은 사조직들이 있다. 회원 수 등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반면, 우리법연구회의 활동은 공개돼 있다. 색칠하는 것은 위험하고, 자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법·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나. -하 객관적,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형사소송법은 기형적이다. 법원과 검찰이 서로 권한을 안 뺏기려고 하는 다툼도 따지고 보면 여기서 비롯된다. 법원조직법, 검찰청법 등을 개정해서 선진화된 사법시스템에 담아야 한다. 그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 원론적이지만 헌법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검찰과 사법부의 제도개혁이 따라야 하고, 정치 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 법원이나 검찰이 권력을 오·남용하지 않았는지 서로 성찰해야 한다.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우리법연구회 해체하지 않을 것”

    한나라당이 법원의 ‘PD 수첩’ 무죄 판결을 고리로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해체하라고 공세를 펴자, 우리법연구회가 해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문형배(45·연수원 18기)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21일 “판사들의 학술연구단체에 대해 정치권에서 해체 논의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며, 대법원이 여러 절차를 거쳐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문 부장판사는 이어 “박일환 법원행정처장도 국회에 출석해 ‘우리법연구회가 학술연구단체라서 해체하라 말라 요구하기 어렵다.’고 답했다.”며 해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부장판사는 일부 언론에서 5년 전 자신이 블로그에 이용훈 대법원장과 박시환 대법관 취임을 거론하며 “주류에 편입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회원 출신의 대법관까지 나왔지만, 인사에서 득을 보려는 과거 주류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었다.”고 해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부장판사는 또 “우리법연구회는 노태우 정부 때부터 있었던 모임이며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사람도 이 모임 출신인데 우리를 좌편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한 뒤, “PD수첩 무죄판결이나 강기갑 의원 무죄판결 등도 우리법연구회와 무관한데 이를 끼워넣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10월 우리법연구회 세미나는 공개하고 법원 내부통신망에 학술단체 등록을 마쳤으며, 올해는 학술논문집을 통해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법원 내 사조직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제2차 사법파동 당시 신군부가 대법원 수뇌부를 유임하려고 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결성된 판사들의 연구 모임이다. 120여명의 판사가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치권으로 번진 法·檢 갈등

    한나라당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해체를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무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시국선언 무죄 등 법원의 최근 판결을 두고 한나라당이 ‘좌편향’이라고 반발하며 정면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법원장에게는 책임론을 제기하며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사법제도개선특위(위원장 이주영) 첫 회의에서 “일부 법관의 이념편향적 판결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국민 여론과 함께 법원이 좌파를 비호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라면서 “좌편향·불공정 사법사태를 초래한 이 대법원장은 입장을 밝히고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법연구회 등 법관의 이념적 서클은 반드시 해체돼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법관과 사법의 정치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는 우리법연구회가 해체되지 않으면,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법원 내 사조직 구성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법원 내 보수 성향 판사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도 조직 내 위화감 조성 등을 이유로 해체 요구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대법원 관계자에게 특정단체 해체를 요구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대법원장에게 공식 의견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특위는 이 밖에도 사법제도 개선 과제로 경륜을 갖춘 검사·변호사 출신 법조인을 단독판사로 임용하고, 10년 임기의 예비법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꼽았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관행을 개선하고, 검찰 수사권의 오·남용을 방지하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이에 야당은 ‘사법부 흔들기’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 세력의 사법부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집권 여당이 법원 판결에 간섭하는 것은 아주 몰지각한 막가파적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판결 내용에 집단 반발하고 이를 공격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사법권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관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에서 “정치권이 나서서 제도의 탓으로 돌리고 제도를 고치겠다고 덤벼들면 자칫 소의 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문제를 푸는 것은 사법부에서 우선 할 일이다. 정치권이 해결하겠다고 나설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法·檢갈등 변호사단체로 확산

    法·檢갈등 변호사단체로 확산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1심 무죄 판결과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 결정 등으로 촉발된 ‘법(法)·검(檢) 갈등’이 변호사 단체간 논쟁으로도 번졌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9일 강 의원에 대한 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변협은 성명서에서 “강 의원에 대한 판결에 적용된 일부 논리는 쉽게 수긍하기 어렵고 대법원의 기존 판례와 일치하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면서 “이번 판결이 국민을 실망시킨 것은 물론 향후 국회 폭력의 재발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 사회에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관의 독립은 ‘자기자신으로부터의 독립’ 즉 자기 자신의 성향이나 소신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단체가 개별 판결에 대해 비판적인 성명을 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대한변협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재판이고, 상소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으므로 판결에 대한 고도한 비판은 사법권 독립을 해칠 수 있다.’는 대법원의 반응은 결코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논평을 내고 대한변협의 비판성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성명서 철회를 요구했다. 민변은 대한변협 성명서 발표에 대한 절차적 문제점도 짚었다. 민변은 “변협은 의견을 발표하기 위해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사회적 의미와 영향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법원과 검찰, 언론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을 두고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는 의견을 발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민변은 “변협이 사태 해결 방안으로 ‘법원 내의 이념 서클인 우리법연구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등의 문항이 포함된 설문을 내고 회신기한도 되기 전에 일방적으로 성명을 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평우 대한변협 회장은 설문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성명 발표는 설문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었고 해결책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인데 소통에 일부 착오가 있었다.”면서 “일부 문항 때문에 오해가 있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법원은 불편한 기색이다. 대법원이 사실상 이용훈 대법원장의 목소리라 할 수 있는 성명까지 냈음에도 논란이 변호사 단체로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비판을 한 것도 지나친 처사라며 격앙된 분위기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개 판사의 판결을 두고 국회의원들이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까지 말했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검찰·법원 충돌 격화] 檢·法 충돌 정치권 비화

    여의도에 때 아닌 ‘사법 개혁’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에, 민주당은 한명숙 전 총리를 비롯한 민주개혁 진영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각각 ‘뿔’이 났다. 이에 대해 여야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만 꼬투리 잡아 ‘개혁’이란 명분을 갖다 붙이고 있다는 빈축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일부 법관들이 보여준 정치성과 편향적 행태는 국민이 우려할 수준이 됐고, 개혁으로부터 무풍지대에 있던 법원, 검찰, 변호사 등 사법제도 개선에 시간을 늦출 수 없는 상태”라면서 “원내대표 산하에 사법제도개선특위를 만들고, 야당이 요구하는 검찰개혁특위 문제와 결합해 국회 차원의 특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검찰 개혁에 더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브레이크뿐만 아니라 핸들 조차 없이 질주하는 오만한 검찰을 개혁하는 것이야말로 18대 국회의 역사적·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안 원내대표가 검찰 개혁에 진정성을 갖고 임한다면, 민주당도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선진화법안 심의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지속적으로 국회 검찰개혁특위 설치를 요구했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여야의 움직임을 두고 근본적 개혁보다 여야의 정치적 필요가 우선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법원 개혁에 대해서는 자칫 잘못하면 헌법상 보장된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개악(改惡)’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직과 판사직을 역임한 한 중견 법조인은 “검찰은 엄연히 법무부 산하의 행정기관이자 준 사법기관으로 정치적 영향과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혁 필요성이 높지만,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 개혁은 독립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검찰·법원 충돌 격화] 檢·法 이례적 공개충돌… 후폭풍 예고

    검찰이 용산참사 미공개 수사기록 열람·공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1심 무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렇게 가다가는 기소할 사건이 없고, 결국 사법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대검 간부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법원을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비판의 수위를 한껏 높인 김 총장이 한발 더 나아가 ‘신속한 조치’를 주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신중한 행보를 보이던 대법원도 15일 오후 입장을 내놓았다. 재판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비판은 재판의 독립이 침해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판장의 개인성향을 공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대법원의 우려 표명 또한 이례적이다. 이런 일련의 ‘법·검 갈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서울고검의 한 검사는 “판사의 양심을 존중하고 믿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지나치게 극단적인 판결은 이런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판사 스스로가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에둘렀다. 그러나 검찰의 여론몰이가 지나치다는 불만도 새어나온다. 법원 관계자는 “수사가 참 힘든 작업이라는 점을 알기에 검사의 열정과 노력은 충분히 인정하고 존중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건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판사들 사이에는 막상 수사자료를 보면 입증이 허술하거나 (수사 방향이) 편향된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재판 결과의 과도한 정치적 해석도 논란거리다. 최근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을 둘러싼 논쟁을 보면 기준은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냐 아니냐.’라는 것이다. 이런 분류에 강한 반감을 나타낸다. 한 판사는 “그런 논리라면 민감한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은 모두 극우보수라는 얘기냐.”면서 “판사의 판결을 그런 식으로 싸잡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판결의 본질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판사가 어느 단체 소속이었다는 식으로 이념적 색칠을 가하고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헌 변호사는 “법원의 강 의원 무죄 판결이 실정법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법조계가 입장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이면서 법원과 검찰의 충돌은 당분간 소용돌이칠 수밖에 없다. 조태성 김지훈기자 cho1904@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저널리즘의 본질에 투철하길/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저널리즘의 본질에 투철하길/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저널리즘의 본질은 기사의 객관성, 공정성, 정확성에 있다. 다시 말하면 철저하게 확인된 사실을 일반 대중을 위해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정확하지 않고 특정 집단이나 특정 사상에 편향된 기사는 저널리즘의 본질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다. 최근 우연히 만난 한 사람이 내가 언론정보학과 교수라는 사실을 알고는 우리나라에 신문다운 신문이 존재하는가를 물은 적이 있다. 사실 내게 대답을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이 우리나라 신문에서 느끼는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분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았다. 그분은 지나치게 정파적인 신문들이 존재하고 편향성이 넘치는 잘못된 정치적인 기사들이 뒤덮는 현상에 분노하고 있었다. 신문들이 서로 편을 갈라 특정 사안에 대해 너무나도 다른 방향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었다. 정치적인 성향의 기사뿐만 아니라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거래되는 기사들에 대한 분노도 포함하고 있었다. 특정 기업의 신제품을 홍보성 기사로 소개하거나 기업에 유리한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광고를 거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튀어나왔다. 그분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도 어려웠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어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언론학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잘못해서 신문들의 상태가 그렇게 되었다고 마치 나를 질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눅이 들어 내가 겨우 대답한 말은 우리나라 신문들에 그러한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꼭 우리나라 신문만의 문제는 아니고 선진국 신문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하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면서 변명이라고 덧붙인 말이 신문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과 같다고 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 국민수준이 높아지면 신문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는 신문이 있어야 국민들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그분의 신문에 대한 감정을 다시 자극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언론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해본 적도 없고 학문 연구와도 크게 관련이 없는 직업에 종사하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그분의 지적에 언론학을 전공하는 내가 펄쩍 뛰며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신문의 현실이라고 생각된다. 신문기사는 권력자나 광고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것이 저널리즘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신문의 존재가치는 결국 신문이 저널리즘의 본질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된다. 올 한해 옴부즈맨 칼럼에서 ‘신문기사-인물사진 남용 자제를’이라는 글을 시작으로, ‘나눔 바이러스 온 국민에 전하길’, ‘지구촌 뉴스 창 역할 잘했으면’, ‘정확하고 균형 잡힌 의제설정을’, ‘신문의 장래, 고품질 정보에 달렸다‘, ‘뉴스와 광고 경계 명확해야’라는 글로써 서울신문에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람직한 저널리즘의 방향을 나름대로 제시해 보았다. 내가 지적한 문제들이 당장 완벽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서울신문의 저널리즘적인 성숙을 위해 점진적인 개선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옴부즈맨들이 칼럼에서 지적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을 위한 노력이 가시적으로 신문에 나타나야 칼럼을 운영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려고 서울신문이 노력하는 만큼 독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서울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올 한해 내게 부여된 옴부즈맨 칼럼을 마친다. 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 [씨줄날줄] 우리법연구회/노주석 논설위원

    1993년 4월2일 서울 동빙고동 군인아파트에 ‘하나회’ 명단이 적힌 유인물이 뿌려졌다.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한 육사 출신 정치군인들의 비밀결사체인 하나회 회원명단이 만천하에 까발려졌다. 동기회장 선출을 놓고 하나회와 비(非) 하나회로 나뉜 육사 31기생들의 자중지란 탓이었다. 하나회는 결성 30년 만에 몰락의 계단을 걸었다. 기수별 우수자를 비밀리에 뽑아 내부결속을 강화하고 주요보직을 회원에게 대물림해 세를 과시하는 군내 대표적 사조직 하나회는 가입 자체가 출세길이었다. 최근 개혁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법조계의 좌파 사조직’이라거나 ‘사법부의 하나회’ 등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 회원들이 참여정부 요직에 대거 발탁됐고, 회원을 가려 받았으며, 인터넷 사이트와 회원 명단을 비공개하는 등 특혜와 폐쇄적 운영이 두 조직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이유다. 우리법연구회 소속으로 민노당 당직자의 공소를 기각한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가 논란을 본격화시켰다. 지하 운동권 출신으로 한국노동당 창당에 관여한 전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간만에 고삐를 쥔 여당과 보수진영은 우리법연구회 회원명단의 완전 공개는 물론 자진해체까지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편 가르는 좌편향 판결은 물론 신영철 대법관 파문에도 이 모임 회원들이 깊숙하게 개입돼 있다는 주장이다. 1989년 창립회원 10명으로 시작한 우리법연구회는 1993년 25명, 1998년 90여명, 2003년 100여명으로 몸집을 불렸다. 지난달 한 보수시민단체가 공개한 회원명단을 보면 현직 법관이 129명이고 탈퇴자가 53명으로 돼 있다. 전체 법관의 10%에 육박한다. 제2, 3차 사법 파동을 촉발시켰으며 평판사회의 설립을 주도했다. 지난해 촛불집회 관련 배당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사법부의 자성과 개혁을 주도한 공이 큰 것도 사실이다. 우리법연구회가 어제 정기총회를 열고 “바깥의 불필요한 오해를 벗겠다.”며 명단 공개 추진 방침을 밝혔다. 회원명단을 보안에 부치는 것은 비밀결사체나 할 일이다. 떳떳하게 알리고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게 정답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휴대전화·인터넷 등 이동통신 어떻게 사회를 뒤흔들까

    2004년 3월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3개의 교외열차가 폭발해서 192명이 죽고 1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 폭발은 원격조종으로 작동하는 이동전화에 의해 이뤄졌다. 스페인 국회의원 선거 나흘 전이라는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기에 발생한 폭탄테러였다. 당시 선거의 주요 쟁점은 스페인의 이라크 전쟁 참가 여부였다. 집권여당인 국민당 정부는 마드리드 폭탄 테러에 대해 어떤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는데 ETA라는 바스크 과격주의 단체가 폭발의 배후라고 발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알 카에다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지자, 스페인 국민의 67%는 정부가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테러 공격에 관한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스페인 국민은 파병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의회 조사위원회도 정부 측 편향을 보였다. 수천명의 시민은 3월12일과 13일 정보조작 실체를 확신했고, 이동전화의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을 통해 전 국민에게 퍼뜨렸다. 선거를 이틀 앞둔 토요일 이동통신의 문자메시지 전송량은 평시보다 20% 증가했고, 하루 앞둔 일요일에는 평소보다 40%가 증가했다. 당시 국민은 정부의 직간접적인 통제하에 있던 주요 방송사와 신문·라디오를 신뢰하지 않고, 대안통신 채널을 이용했다. 선거 결과는 사회당이 77%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사회당 정부는 즉각적으로 이라크에서 철군했다. ●이동통신이 정치·경제에 미친 영향 분석 스페인의 이 경험은 2001년 임기를 3분의1도 채우지 못한 필리핀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낸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커뮤니케니션 역사의 전환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동전화를 갖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개인과 민중활동가들은 강력하고 광범위하며, 개인화된 즉각적인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 강력한 통신망을 확보하고 정보를 통제하는 것은 정부나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휴대전화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이동통신과 사회’(마누엘 카스텔·미레야 페르난데스-아르데볼 등 4인 지음, 김원용·성혜령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는 이처럼 휴대전화와 무선 인터넷 등 이동통신이 현대 사회의 청년문화와 정치,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흥미로운 책이다. 분석대상을 유럽이나 미국으로 국한하지 않고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라틴아메리카 등으로 확장시켰다. 때문에 아프리카 최빈국에서 이동통신이 어떻게 유선 전화의 대체재로서 존재하는가를 통계와 함께 접할 수 있다. 4명의 저자들 중 마누엘 카스텔은 미국 서든캘리포리아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이자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개방대의 연구 교수이고, 잭 린추안 추는 홍콩 중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등으로 최첨단 정보통신(IT)이 어떻게 사회를 뒤흔들 수 있는 지를 살펴보고자 한 것 같다. ●문자메시지로 ‘청년문화’ 발전 스페인이나 필리핀, 2002년 한국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당선사례만 보면 이동통신과 문자메시지가 마치 정치사회적 변혁을 쉽게 이끌어내는 도구처럼 보이지만, 그 활용에는 본질적으로 제한적 성격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은 함께 보여준다. 2003년 중국 광둥성 병원에서 사스가 출몰하자, 병원관계자와 희생된 가족, 친구들은 이런 이질적이고 낯설고 치명적인 질병에 대해 주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 문자메시지는 광둥성 도시 주민들은 물론 성 밖으로도 퍼져 나갔는데, 이때 중국 베이징 공공 위생 당국자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역정보를 보내며 공식 캠페인에 들어갔다. 결국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를 통한 정보는 신뢰도가 낮은 정보로 인식돼 소문은 잦아들고, 국민은 정부를 신뢰했다. 그러나 몇 주가 지나고 나서 국민은 사스가 창궐하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무선통신과 정치권력 간의 관계를 사례로 소개했지만, 이 책은 문자메시지를 통한 각국의 청년문화현상이 대체로 비슷한 양상으로 발전하는 것도 보여준다. 모국어의 맞춤법 파괴 사례라든지, 젊은이들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개인 네트워크를 확장시켜나간다든지, 세대 간 격차를 뛰어넘는다든지 하는 문화적 현상 말이다. 휴대전화로 시간과 공간적인 격차를 뛰어넘기 때문에 세계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평평해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동통신의 보급과 확대는 또한 가난한 나라가 ‘건너뛰기식’ 경제발전을 할 가능성도 보여준다. 이동전화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촉진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저소득 국가에서 인구 100명당 평균 10명 이상이 이동전화가 있으면 1인당 국내총생산이 0.59%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선진국은 유선전화가 네트워크 효과를 수행하지만, 개발도상국은 이동전화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가 훨씬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 국가 내에서도 이동전화가 유선전화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훨씬 유용하다는 분석이 나타난다. 때문에 중국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리틀 스마트폰’ 시스템이나, 인도 저소득층을 위한 ‘코텍’, 우간다의 ‘모바일 공중전화 시스템’과 ‘빌리지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모바일 공중전화 대리점’ 등은 선불카드와 저렴한 통신요금 등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고 일자리에 접근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8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요약본이 달려 있다. 어지럽게 읽고 요점정리를 읽으면 머릿속이 더 개운해진다. 2만 5000원. 이 책과 함께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쓴 한국사회에서 전화의 정치사회적 역할을 다룬 ‘전화의 역사’(인물과 사상사 펴냄)를 읽는다면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보이스피싱, 전화매춘, 휴대전화 만능시대 등 각종 사회문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정치적 편향 없었다” 손석희 ‘100분’ 자진하차

    “정치적 편향 없었다” 손석희 ‘100분’ 자진하차

    MBC ‘100분 토론’의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진행자 교체 외압 논란 속에서, 사퇴한다고 22일 직접 밝혔다. 손 교수는 이날 ‘100분 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시청자 여러분, 손석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마지막 인사차 올리는 글’이라면서 “이미 저의 퇴진 문제가 공론화된 마당에 모두에게 부담만 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100분 토론’을 진행하면서 어떠한 정치적 당파성으로부터 자유롭겠다고 한 처음 약속을 크게 어긴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일부에서는 퇴진 문제를 논하면서 편향된 면은 있었지만 퇴진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거론하며 “실제로 그랬다면 ‘100분 토론’이 오늘날 대표적 토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방송부터는 새로운 진행자가 이끌어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손석희 MBC ‘100분 토론’ 자진하차 선언

    손석희 MBC ‘100분 토론’ 자진하차 선언

    MBC의 간판 시사 토론 프로그램인 ‘100분 토론’을 8년간 진행해 온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진하차 의사를 밝혔다. 최근 갑작스레 KBS ‘스타골든벨’에서 개그맨 김제동이 퇴출되면서 손 교수 역시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프리랜서는 회사 입장에 따를 뿐”이라고 밝혔으나 22일 직접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다.  손 교수는 ‘100분 토론’ 진행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이미 퇴진 문제가 공론화된 마당에 모두에게 부담만 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혹 ‘100분 토론’에 남게 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이어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으며, 행간의 의미를 찾으실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의 글에 유능한 진행자를 더 이상 TV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젠 100분 토론 볼 자신도 없고 또 세상문제에 무관심하게 살아갈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바보가 될까 두려워진다.” “손석희 없는 100분토론 보지 않겠다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다니 이제 100분토론 보지 않겠다.” 등 아쉬움의 글이 넘쳐났다.    다음은 손석희 교수가 쓴 글의 전문이다.    ‘100분토론’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손석희입니다.  제가 ‘100분 토론’을 두 번 진행한 뒤인 지난 2002년 1월 26일에 이 게시판에 처음으로 인사차 글을 올린 후 7년 10개월 만에 두 번째 글을 올립니다.  제 거취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열흘 가까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걱정도 해주셨고 격려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진심으로 저를 아껴주시는 차원에서 조언도 많이 주셨습니다. 물론 저의 퇴진 문제와 관련해서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습니다. 제가 상황을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만, 회사측도 어느 쪽으로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들었습니다. 보도된 것처럼 제 문제는 노사관계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제가 입장을 좀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회사측의 결정에 따른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퇴진이 결정된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결국 이 글은 마지막 인사차 올리는 글입니다. 이미 저의 퇴진 문제가 공론화된 마당에 모두에게 부담만 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혹 제가 ‘100분 토론’에 남게 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을 그대로만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으며, 행간의 의미를 찾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7년 10개월 전에 제가 이 게시판에 올린 첫 글에 “저는 어떠한 정치적 당파성으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저는 지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100분 토론’을 진행하면서 이 약속을 크게 어긴 적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부에선 저의 퇴진 문제를 논하면서, 편향된 면은 있었지만 퇴진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걸 봤습니다. 물론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자칫 이것은 인상 비평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실제로 그랬다면 ‘100분 토론’이 오늘날 대표적 토론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토론진행자로서 허물이 없을 순 없겠지만 8년을 진행하고 물러나면서 가질 수 있는 이 정도의 자부심은 허락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저의 퇴진문제가 프로그램의 새로운 출발과 연관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저의 퇴진문제로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으면 합니다.  사실 지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주일에 하루씩은 거의 밤을 새워야 했습니다. 이제는 밤샘에서 해방됩니다. 일주일에 세 번씩 했던 회의에서도 벗어나게 됩니다. 남는 시간은 학업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좀 더 매진하는 데에 쓰겠습니다. 그 동안 새벽 두시가 돼서야 끝나는 프로그램을 시청해주시느라 함께 고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잊지 않겠습니다. 동시에 저나 ‘100분 토론’을 아프게 비판해주신 분들께도 특별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한 비판 덕분에 또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개편 때까지 이제 저의 진행은 네 번 정도 남았습니다. 11월 26일부터는 새로운 진행자와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하는 ‘100분 토론’을 저도 시청자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지원 좋은세상]대한민국에서 중립으로 살기

    [강지원 좋은세상]대한민국에서 중립으로 살기

    지난주 한 언론인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앞으로 출범 예정인 사회통합위원으로 거명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립적이고 공정한 인사이므로 기대가 된다는 것이었다. 아직 청와대비서관으로부터 시민사회 몫으로 참여해 달라는 전화 한 통을 받았을 뿐 합의된 것이 아닌데도, 이와 관련된 일부 언론기사는 당사자를 무척 황당하게 만들었다. 위원후보명단이 거론된 첫 기사는 10월14일 자 조선일보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사에는 단순히 본인 이름이 거명되는 데 그쳤다(황대진 기자). 그날 자 연합뉴스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고위직을 지낸 인사도 포함되었다.’고 하며 그 예로 김모 전 장관, 이모 전 청와대수석과 함께 청소년보호위원장과 정보통신윤리위원장을 지낸 강지원 변호사 등이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이순우 기자). 그리고 같은 취지의 기사가 그날 자 문화일보(김상협·방승배 기자), 다음 날 자 한겨레신문(황준범 기자)에도 게재되었다. 또 다른 매체에서는 어떻게 보도되었는지 알지 못하나 대충 검색해 본 결과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에 파장도 있었다. 우파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이 보도자료를 내고 이런 ’좌편향인사’들만 위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좌편향인사라는 말인가. 또 그게 아니라고 부인하면 반대로 우편향인사란 말인가. 이 문제가 한 개인의 문제라면 그냥 허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목하 맹렬하게 추진하고 있는 매니페스토운동의 대표자인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매니페스토운동은 각 정파간 정책선거를 촉구하는 것이므로 가장 중립적이고 공정한 위치에서 오해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보호위원장이라는 자리는 당시 현직 검사 신분으로 파견나간 것으로 정권적 차원의 고위직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그것도 1997년 김영삼 정권 때였다. 그때부터 김대중 정권 때까지 3년간 일하고 검찰에 복귀했다. 그 후 2002년에는 정치검찰의 행태를 더 이상 볼 수 없어 ‘정치검사들은 검찰을 떠나라.’고 일갈하고 검사직을 던졌다. 그 후 나는 다시는 공직에 나서지 않으리라고 작심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장은 1년에 몇 번 회의만 주재하는 비상근자리였다. 이를 두고 무슨 정권에 참여했다고? 그렇다면 실제 특정정권에 참여했던 인사들로 이뤄진 모임의 명단을 한번 자세히 뒤져 보시라. 거기에 내 이름이 단 한번이라도 등장하는지. 솔직히 지난 세월 정치권의 유혹을 수도 없이 받았다. 나는 모두 사양했다. 심지어 조금이라도 정파적 성격을 띠는 경우라면 그 어떤 성명서에도 서명하지 않았고 기자회견장에 나서지도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동안 청소년들에게 강조해 왔듯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에게 속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도 사람인데 어찌 세상사, 이념, 문화, 정치사회문제에 대해 생각이 없겠는가. 나는 다만 정파적으로 ‘무표시층’에 속할 뿐이다. 세상엔 일단 그렇게 살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 예컨대 각종 선거를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선거관리종사자,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무원, 법관, 공영방송진행자 등등이다. 또 매니페스토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 그래야 한다. 나는 정파적인 인사들도 존중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택했을 뿐 아니라 건강한 정파가 존재해야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상에는 비정파적인 사람도 있다는 사실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 나아가 매니페스토운동처럼 특별히 중립적인 노력이 절실한 부분도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암적 존재인 정파간 적개심을 선의의 정책경쟁으로 계도하는 것이 매니페스토운동 아닌가. 대한민국에서 중립적으로 살기가 아무리 어렵다 해도 이런 중립적인 일에 보다 많은 이들의 성원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한다. 강지원 변호사
  • 뉴스,왜 허깨비를 좇게 됐을까

    뉴스와 정치의 끈끈한 역학관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정치 담론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선택되거나 누락된다. 언론과 정치의 상호작용을 논한 ‘뉴스, 허깨비를 좇는 정치’(W 랜스 베넷 지음, 유나영 옮김, 책보세 펴냄)는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커뮤니케이션과 시민참여센터’의 창립인인 저자 랜스 베넷이 미디어와 정치의 상관관계에 비판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1983년 이 책이 출판된 뒤 지난해까지 8차례 개정해 꾸준히 새로운 현상과 사례를 추가했다. 최신판에는 웹서핑, 블로깅 등 뉴미디어 체계의 발전과 정치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2008년 대선에서 이라크 전쟁에 이르는 최신 사례들을 넣었다. 국내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저자는 “이상적인 세계에서라면 언론인은 가장 다양하고도 통찰력있는 관점을 제시해주는 취재원을 찾아 뉴스를 제공하고, 이런 이상적인 뉴스 취재원은 대중이 최선의 행동 방침을 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설득력 있는 논쟁을 벌일 것이다. 이상적인 대중은 이렇게 접한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배우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언론은 뉴스 조직이 받는 이윤 압력, 게으른 시민, 기만적인 정치인 등이 뒤섞이면서 ‘이상’을 거스른다. 저자는 뉴스가 민주적이지 않은 경로로 발전한 것은 개인화, 드라마화, 파편화, 정부 권력-무질서 편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뉴스 생산자는 사회·경제·정치적 맥락을 경시하고 사건 표면에 드러난 개인의 시련, 비극, 승리를 과도하게 선호한다(개인화). 또한 언론은 과학적이기보다는 이야기 중심으로 보도하면서(드라마화), 뉴스들이 더 큰 맥락과 단절되는 파편화가 강화됐다. 실패와 무질서에 휘둘리는 권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보니 여론주도층이 보는 엘리트 신문인 ‘뉴욕타임스’가 대중지인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에 비해 기사량이 더 많고 내용이 상세하지만 전달하는 메시지와 전개, 구성에 큰 차이가 없다고 비판한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1996년 미국 의회를 통과한 통신법을 든다. 통신법은 언론에 ‘자유 시장’을 도입해, 미디어 소유 규제를 완화했다. 통신법이 기업간 경쟁을 일으키고 다양한 콘텐츠 생산과 지역사회 가치 반영, 폭넓은 채널 선택권 등의 완벽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통신법이 시행된 뒤 수많은 군소 언론사들이 통폐합되면서 미국 미디어 산업은 세계 최대의 미디어 재벌인 타임워너, 케이블 재벌 비아컴, ABC와 ESPN 등 여러 미디어 회사를 거느린 디즈니 등 5대 미디어 재벌로 재편됐다. ‘경쟁자들이 전혀 경쟁할 길이 없는 차원’의 권력을 쥔 미디어 재벌들은 철저하게 ‘이윤 추구’를 목표로 삼았다. 통신법 이후 50개 주에서 1200곳이 넘는 방송국을 차지하게 된 ‘클리어채널 라디오’의 설립자 로리 메이스는 2003년 5월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뉴스와 정보… 좋은 음악을 발굴해 제공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책은 미국 언론의 상황을 제시하지만, 한국에서도 거대 미디어 기업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은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해 남의 나라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책을 통해 엿본 미국 현실은 한국이 맞닥뜨릴 미래일 수도 있다. 2만 7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벤 버냉키 FRB의장 연임

    벤 버냉키(55)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휴가지인 매사추세츠 주의 마서즈 빈야드 섬에서 버냉키 의장을 대동한 채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버냉키 의장이 붕괴 직전의 금융체계를 침착함과 지혜, 과감한 행동과 독특한 생각으로 다뤄 경제추락을 막았다.”며 4년 임기 연장을 공식 밝혔다. 이에 버냉키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 결정과 FRB의 독립성을 지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4년 임기의 FRB 의장 임명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버냉키 의장은 2006년 1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 일부의 반대에도 무난한 통과를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경제 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대통령’의 교체는 시장에 불필요한 억측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 52명에게 버냉키의 연임에 대해 물은 결과 47명이 연임에 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버냉키 의장이 적극적 개입전략을 구사했기에 이 전략을 되돌리는 시점을 그가 가장 잘 알 것이라는 현실론적 시각도 작용했다. 그는 FRB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넓혔다. 주택담보(모기지)업체인 페니맥과 프레디맥의 모기지증권, 자산담보부 기업어음(CP)까지 사들였다. FRB가 은행의 중앙은행이 아니라 사실상 경제 전체의 마지막 대부자가 된 것이다. 금융 위기에 앞서 언론의 관심이 FRB 의장 개인에서 조직 전체로 옮겨가도록 유도, 정책 수립에 앞서 조직 내부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정책 수행과정에서 보여 준, 재무부는 물론 백악관과의 긴밀한 공조도 시장의 호평을 샀다.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FRB의 공격적 대응이 금융시장의 붕괴, 나아가 대공황의 도래를 막았다고 평가한다. 반면 FRB의 재무제표는 2조달러(약 2494조원)에 육박한다. 금융회사 지원과정에서 ‘대마불사(大馬不死)’, 정치적 편향 여부 등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신용경색 초기 위기를 과소평가했고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방치했다는 것은 그의 지지자들도 인정하는 실수다. 초기 대응은 미흡했으나 위기가 확인된 뒤에는 경제대공황을 주전공한 경력을 살려 전례없는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FRB 의장에 임명되기 전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을 지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방송심의 결정서를 판결문 수준으로”

    “방송심의 결정서를 판결문 수준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품에 돌려주겠다.” 이진강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의위의 목적은 건전한 방송 문화와 인터넷 문화의 정착”이라면서 “가급적 사전에 자율적으로 (건전한 문화가)이뤄질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미흡한 부분은 사후 심의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정치권은 물론 사업자나 시민단체 등 여러 곳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체 회의 내용 원칙적으로 공개 →회의 내용을 공개한다고 했는데. -개인의 명예나 국가 안위와 관련된 문제 등을 제외하고 비공개해야 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전체 회의는 원칙적으로 토론 과정과 내용을 전부 공개하겠다. 소위원회 회의의 공개여부는 논의 중이다. 또 심의 결정서를 판결문 수준으로 끌어올려 오랫동안 보전하고 일반인의 평가를 받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이 교체됐는데 배경은. -1기 위원회 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명이 바뀌며 새로 선출하는 게 타당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심의연구관제 도입… 전문성 높여 →위원 보좌관제를 도입한다고 했는데. -심의연구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복잡하고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 안건을 심의할 때 심의연구관의 보좌를 받을 것이다. →취임사에서 심의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강조했는데. -국민 관심이 많은 사항은 적기에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시청자 바람을 충족하기 위해 심의 내용은 시의성,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1기 위원회에선 정치적 편향성 논란도 있었는데. -과거는 되돌아보지 않겠다. 심의위는 구성 단계에서는 여야 추천 등 정치적 성향이 있겠지만, 일단 업무를 시작하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각자 소신껏 결론을 내고 국민의 판단을 받겠다. →방송의 공정성 관련 기준 확립 연구는 어떻게 되고 있나. -1기에서 연구 용역을 준 것이 최근 납품됐다. 이를 토대로 정말로 방송의 공정성 관련 기준이 필요한지부터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부패지수와 국가이미지/고형식 국제변호사

    [글로벌 시대] 부패지수와 국가이미지/고형식 국제변호사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하여 국민들의 시선을 주목할 수 있는 선거 슬로건을 잘 사용하였다. 다름 아닌 ‘변하자(change)’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이 슬로건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민주당은 집권당 공화당을 백악관과 국회서 퇴출시키기 위해 2008년 선거에 앞서 수년 전부터 더 강력한 정치 슬로건을 역이용했다. 바로 공화당의 ‘부패문화(Culture of Corruption)’라 불리는 것이다. 공화당의 부패문화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제2차 임기에 이루어진 일련의 정치와 로비스트 부패 사건을 말한다. 부시 미 대통령 정권시절 집권당인 공화당 지도부가 만들어낸 워싱턴의 게임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고자 하는 모든 이들은 정지 헌금을 오직 공화당에만 내야 하고, 로비스트는 오직 공화당 출신들만 사용하여야 한다. 로비스트들은 공화당 지도부에 의해 법 제정이 이루어지도록 권력을 집중시키는 데 지원을 아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로비스트와 정치헌금자들이 원하는 대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공화당 지도부는 비밀리에 법안을 작성하게 하고, 개정안은 절대 허락하지 않으며, 투표 전에 국회의원들이 그 법안을 검토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주지 않으며, 중요한 법안은 늦은 밤에 통과시키며, 민주당과의 화합을 금하였다. 이러한 정치법칙하에 부패가 만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후 워싱턴의 주요 로비스트 회사들이 부시정권 때 홀대받았던 민주당 출신의 로비스트를 채용하려고 혈안이 됐다는 것을 볼 때 공화당 지도부가 정치권력을 얼마나 편향적으로 이용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물론 공화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는 이라크전쟁에서의 실정과 경제의 침체, 빈부격차를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제일 근본적인 패배원인은 민주당이 들고나왔던 공화당의 부패문화라는 슬로건이 사실로 확인되었고 이로 인해 공화당을 향한 국민들의 정치적 신뢰가 산산조각났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시정권 임기 기간에 일어났던 실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나라의 지위를 유지하는 까닭은 아마도 정치적 문제가 자유롭게 언론매체를 통하여 부각되게 하고, 이를 정치권에서 솔직히 인정하게 함으로써 문제의 해결 대안을 국민앞에 경쟁적으로 내놓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을 가장 부러워하는 이유는 이 자기정화 시스템인 것이다. 우리는 해마다 자존심이 상하는 한 사실을 모든 언론매체를 통해 알게 된다. 바로 세계 각국의 부패지수가 어느 국제기관을 통하여 발표되는 날인 것이다. 신기한 것은 이러한 국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부패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반복해서 망신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요 국가 중 하나다. 인적자원이 풍부하여 굴지의 기업뿐만 아니라 뛰어난 운동선수며 한류 스타들이 세계무대에서 성공해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자랑스러운 사실이 세계부패지수 때문에 제대로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못 받는다는 게 상당히 안타깝다. 한국은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타고난 재능이 풍부한 사람들의 나라로 세계가 인식하기 시작했다. 부상하는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패국가의 이미지가 어색하게 상존하는 것에 대해 문제인식을 가지고 좀더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제도적 해결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오랫동안 지녀온 한국문화의 요소나 전통 자체가 부패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데 문제가 된다면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세계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고형식 국제변호사
  • [새 미디어시장 전망] 방송시장 ‘뜨거운 감자’ 3제

    강행처리된 미디어 관련법이 무효 논란에 휩싸인 것과는 별도로 미디어 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 대행사) 도입과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공영방송법으로 인한 공영 및 민영 방송 재편 등 뜨거운 감자가 줄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광고수주 위한 상업·선정성 우려 지금까지 지상파에 광고를 하려면 무조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코바코)를 거쳐야 했다. 1981년 설립된 코바코는 그동안 지상파 광고판매 대행을 독점하며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은 지역 및 종교 방송의 광고를 끼워넣는 식으로 취약 매체를 지원했다. 광고 단가가 치솟지 않게 하는 역할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가 코바코의 방송광고 판매 대행 독점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올 12월까지 관련법을 고쳐야 하지만 여야의 극한대립으로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큰 틀에서 보면 방송 광고 요금이 자율화되고 방송사가 직접 광고 영업에 뛰어들 수도 있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1공영·1민영이나 1공영·다민영 미디어렙의 제한 경쟁 체제로 갈지, 완전 다민영 경쟁 체제로 갈지 정부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상파들도 자사 입장에 따라 미디어렙 소유 구조나 허가제 또는 등록제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방송 광고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전망도 있지만 미디어 플랫폼 교차 소유로 인해 이종 매체 광고 묶어 팔기 등 새로운 광고 판매 형식이 나오며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고를 따내기 위한 시청률 경쟁은 방송 프로그램을 상업성과 선정성으로 물들이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KBS·MBC 이사 추천 정부편향 논란 KBS, MBC, EBS의 이사진이 임기 만료로 8~9월 모두 교체되는 것도 앞으로 중요한 화두다.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9명과 감사 1명은 새달 8일, KBS 이사 11명은 같은 달 31일, EBS 이사 9명은 9월14일 등 차례차례 바뀐다. EBS 사장도 교체된다. 지난 16일 방문진 이사 및 KBS 이사 후보 공모를 마감한 결과 각각 119명과 114명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50명은 중복 지원했으며 보수단체 인사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여당에 편향된 인선으로 정치적 종속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관례적으로 인정되던 MBC 노사의 방문진 이사 2명 추천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이러한 전망을 부채질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방문진 이사 사전 내정 의혹까지 일었다. ●MBC·KBS2 공영·민영 선택 갈림길 공영방송법(방송공사법) 추진도 논란의 대상이다. 공영방송법은 공영방송으로 규정된 방송사가 수신료 인상과 정부 지원 등으로 광고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예산과 결산의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실화될 경우 민영 미디어렙 도입 문제와 얽혀 현재 공영방송이지만 재원의 대부분을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MBC나 KBS2가 공영이냐 민영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여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나치게 우편향된 한국사회 비판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강화론이 화제다. 좌우 이념 대립에 휘말리지 않고 서민 경제회복에 전념해 대선때 자신을 지지한 중도 세력을 되찾아 오겠다는 얘긴데 보수와 진보 양 진영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보수는 현 정권의 이념적 좌표가 중도로 옮겨간 것 아니냐는 불만이고, 진보는 진정성없는 정치쇼라는 비난이다. 귀화한 한국학 학자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가 보기에 이러한 중도 담론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극우 정권이 국민을 통치 시스템 안에 수렴하고 순치시키기 위한 구색맞추기용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가 워낙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진정한 좌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급직전이고 과감하게 왼쪽으로 행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한겨레출판 펴냄)에서 박 교수는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날카로운 성찰을 토대로 진보적 미래의 가능성을 점검한다. 그는 극우 보수 정권은 물론이고 이른바 자유주의적 온건개혁의 한계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한다. 지난 10년 간 국가보안법 등의 악법 폐지, 대자본에 대한 국가적 견제, 관료제의 합리적 개선 같은 개혁 과제에 실패한 점을 근거로 든다. 박 교수가 제시하는 진보적 사회는 ‘양육과 교육, 의료를 공동체가 책임지는 나라’, 즉 공공 복지국가다. 이를 위해선 진보 세력의 역량이 우선 강화돼야 한다. 진보 정당이 복지형 국가로의 전환을 위한 현실적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이를 대중들이 지지할 때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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