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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특검 만능주의’에 국민 피로감, 못 보는지 안 보는지

    [사설] ‘특검 만능주의’에 국민 피로감, 못 보는지 안 보는지

    검찰만 수사권을 내려놓을 뿐 수사기관은 더 많아졌다. 문재인 정부 이후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 담당 기관은 계속 늘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예정이다. 그런데도 정작 이 기관들을 만든 여권은 특검 수사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해병 특검 등 3대 특검에 이어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건진법사 수사 과정의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에도 상설특검이 추진된다. 가동 중인 특검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신속하고 정치 중립적이라는 특검 수사의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수사 신뢰를 깎아 먹을 구설이 줄줄이다. 지난 10일 양평군청 공무원은 김건희 특검의 강압 수사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인의 회사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다가 상장폐지 직전 매도해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팀장인 한문혁 부장검사가 해당 주가조작 연루 피의자와 술자리를 함께한 정황이 드러나 교체됐다. 이런 특검에 특별수사의 자격이 있는지 묻게 된다. 특검의 인력과 예산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검찰에서 민생·부패·조직범죄 사건 등을 처리할 인력과 시간을 기회비용으로 지불하고 운영되는 것이 특검이다. 실제 3대 특검에 검사 110여명이 파견되면서 검찰 미제 사건은 두 달 새 30% 급증했다.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특검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수사·기소권 집중을 만악의 근원으로 보고 검찰개혁을 강행한 여권의 개혁 논리와도 어긋나는 모순이다. 수사·기소권 독점, 피의사실 유출, 수사관과 피의자 간 유착 스캔들 등 여권이 척결하려 했던 검찰의 병폐가 특검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그런데도 문제점에는 눈을 감고 전가의 보도처럼 특검 카드를 계속 흔드니 국민 피로감은 꼭대기까지 차오른다. 자가당착을 못 보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이며, 애써 안 보고 있다면 염치가 없는 것이다.
  • ‘기후와 지방자치 위한 아카데미’ 내달 개강

    ‘기후와 지방자치 위한 아카데미’ 내달 개강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 단체인 탄소제로숲고양네트워크(이하 고양탄소제로숲)가 ‘기후와 지방자치를 위한 아카데미’를 다음달 1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한다. 고양탄소제로숲은 25일 “이번 아카데미는 지방자치 차원의 기후 정책 역량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비 정치인과 시민 활동가의 기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의제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양탄소제로숲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응해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2022년 4월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이번 아카데미는 지방정부와 시민이 함께 기후 대응 역량을 높이고 지역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의는 폭염, 집중호우, 미세먼지, 에너지 전환 등 지역이 직면한 현실적 과제에 초점을 맞추며, 예비 정치인·공무원·시민사회 활동가·청년 리더 등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다. 교육은 11월 중 매주 토요일 4회에 걸쳐 8강으로 구성됐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선다. 특히 여야 국회의원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등은 개강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전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기후 전문가 자격으로 특강을 한다. 이은형 고양탄소제로숲 대표는 “여야 정치인들의 동시 참여는 기후위기 대응이 정치적 이념을 넘어선 국가적, 전 지구적 과제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지역 차원에서 초당적 합의를 이루고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고교 급식 시간에 ‘김어준 유튜브’ 상영…한동훈 “강제시청 안 돼”

    고교 급식 시간에 ‘김어준 유튜브’ 상영…한동훈 “강제시청 안 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급식 시간에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이 송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고등학교 급식 시간에 한동훈 라이브 방송을 틀면 안 되듯이 김어준 유튜브를 틀어 ‘강제 시청’ 시키면 안 된다”며 “상식”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고등학생들한테 밥 먹을 때 김어준 유튜브 강제 시청시킨다고 민주당 지지자가 되지 않는다”며 “특히 ‘밥 먹을 때’ 저런 거 보면 혐오감과 반감만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경제매체 이투데이는 이 학교 점심시간 때 급식실 내 TV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상영했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정치적 발언을 듣게 된다”며 “사실상 교육 공간에서 정치 선전이 이뤄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육기관의 정치 중립성 논란이 일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주로 보수 진영을 비판하는 진보 성향 시사 프로그램이다. 교육기본법 제6조는 1항은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돼야 한다’,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려는 방편으로 이용돼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이한 개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진보 성향 유튜브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강제로 시청해야 했다”며 “학생들이 왜 식사 시간에 김어준 얼굴을 강제로 봐야 되나”라고 했다.
  • 與 ‘이완규 선서 거부’에 “내란 동조” 野 ‘대장동 변호사’ “조원철 사퇴” 공방

    與 ‘이완규 선서 거부’에 “내란 동조” 野 ‘대장동 변호사’ “조원철 사퇴” 공방

    여야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안가 회동’ 관련 수사를 받는 등의 이유로 증인 선서를 거부한 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동조’를 고리로 이 전 처장에 대한 공세를 펼친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사였던 조원철 법제처장을 두고 ‘보은 인사’라며 반발했다. 이 전 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에 따라 선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선서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오늘 신문 예정 사항으로 돼 있는 안가 모임과 관련해서는 수사 중에 있고, 특히 민주당 의원들께서도 저를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수사 중이기 때문에 선서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12·3 비상계엄 하루 뒤 대통령 안건가옥에서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과 회동하고 사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처장에게 “증언할 책무가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나오셨으니 선서는 하시고, 위원님들의 질의에 대해 증언 거부를 차라리 하시는 게 낫겠다”고 제안했으나 이 전 처장은 “고발한 사람이 수사하고 고발한 사람이 재판하고 그래도 되는 것인가”라며 다소 격양된 말투로 재차 선서를 거부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저렇게 잘 아는 사람이 윤석열에게 동조하느냐”고 했으며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헌법을 잘 지켜서 내란을 저질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은 당연히 선서 거부권이 있다”며 “국회가 선서를 강요하고 압박하는 것은 국회가 국민 이름을 팔아서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이 전 처장이 아주 착잡할 것”이라며 “작년 이맘때와 1년 사이에 세상이 이렇게 바뀌어 있다”고 했다. 한편 국감에 출석해 “이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조 처장을 두고 국민의힘은 질타를 쏟아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모두 무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의에도 조 처장은 “그렇다”며 “대장동 사건 같은 경우에는 제가 변호인단을 했기 때문에 잘 안다”고 했다.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도입됐을 경우 이 대통령의 연임이 가능한지를 묻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결국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답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조 처장의 발언을 두고 “이 대통령 재판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는데 법해석을 스스로 뒤집는 법왜곡죄”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은 “심각한 공직 중립성 위반이고 정치 관여다. 위증의 문제가 아니고 탄핵감”이라고 말했고, 송석준 의원도 “법제처장이 범죄처장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조 처장이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조 처장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 대장동 사건 위증교사 사건 변호인”이라고 했고, 송 의원은 “재판받고 있는 대통령이 자기 변호사들을 공직 구석구석에, 대통령실에 성 쌓듯이 자리를 줬다. 이게 나라냐”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공무원은 중립 의무가 있다. (조 처장) 월급 민주당이 주느냐”고 따져 물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인 조 처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이후 추 위원장을 겨냥한 ‘졸속입법 방지법’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나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국민이 야당 의원들에게 부여한 발언권, 토론권을 되찾아 대한민국 국회가 정상화하는데 기여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 “노예 계약엔 노(No) 말해야 대등… 경제·기술로 한미동맹 2.0 열자”[오일만의 천태만상]

    “노예 계약엔 노(No) 말해야 대등… 경제·기술로 한미동맹 2.0 열자”[오일만의 천태만상]

    한미 투자 협상, 수익 불균형 우려통화 스와프·외환 안정장치 필요성군사 넘어 반도체·데이터 협력 과제 中 한화오션 제재, 미중 충돌 산물한중 교류에 불필요한 자극 피해야AI·공급망·탄소중립, 신안보 핵심다극화 시대 실용외교 주도 과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나면서 세계 질서의 변화가 확연해지고 있다. 통상에서 시작된 보호무역 흐름이 안보 질서의 재편으로 번지며 세계는 다시 세력 경쟁의 시대로 진입 중이다. 이 격랑의 중심에서 한국은 한미동맹 재조정, 미중 전략 경쟁, 북중러 연대, 공급망 재편 등 동시다발적 압박에 놓여 있다. 안보와 산업, 기술이 얽힌 복합 위기 속에서 ‘한미동맹 2.0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중의원연맹 사무총장, 한미의원연맹 이사를 맡고 있는 홍기원 의원(더불어민주당)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복합 질서 속에서 한국 외교가 지향해야 할 현실적·균형적 방향점을 짚어 본다. -한미 투자 협상이 막바지에 들어섰는데. “IMF 외환위기 당시 조급한 타결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수익 구조의 불균형입니다. 미국안대로 이익의 90%를 가져간다면 동맹이 아니라 종속입니다. 협상의 기본은 공정성·대칭성·상업적 합리성입니다. 미국이 이를 무시하고 ‘노예 계약’을 고집한다면,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관세로 피해를 보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국익을 지키는 길입니다. 우리가 서둘러 합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의 산업 전략과 국익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에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한미 투자 협상 성패의 가늠자는 무엇인지. “핵심은 통화 스와프와 외환 안정장치입니다. 이번 투자 협상의 숨은 축이기도 합니다. 자금 이동 규모가 워낙 커서 환율·채권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IMF 시절의 금융 불안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투자 협약·금융 안전망·정책 공조가 하나로 작동해야 합니다. 진짜 동맹이라면 위기 때 금융시장을 열어 주는 것이 신뢰의 증거입니다. 이것이 말로만 하는 동맹이 아닌, 위기 공조형 경제동맹의 출발점입니다.” -트럼프 집권 이후 글로벌 질서가 급변하고 있는데. “소련 붕괴 이후 35년간 지속된 미국 주도의 일극 질서는 이제 균열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며 ‘경제 안보화’를 강화하고, 중국은 기술·에너지·해양 패권에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인도·브릭스 국가들이 각자의 축을 세우면서 세계는 다극 경쟁 체제로 전환 중입니다. 과거의 자유무역·세계무역기구(WTO) 중심 질서가 약화되고, 안보·기술·경제가 얽힌 복합 질서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한미동맹의 방향은. “기존의 한미동맹이 ‘안보·군사 중심의 단일 동맹’이었다면, 이제는 경제·기술 동맹의 다층화된 구조로 가야 합니다. ‘반도체 동맹’, ‘인공지능(AI) 윤리규범 협의체’, ‘탄소 중립 공동기금’ 같은 형태로 협력이 산업과 제도 안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이것이 제도로서의 동맹, 즉 ‘한미동맹 2.0’입니다. 한미동맹 2.0의 목표는 단순한 방위 협력이 아니라 글로벌 기술·산업 질서의 공동 설계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군사훈련보다 데이터 표준, 탄소 배출권, AI 거버넌스 같은 신경제 질서가 동맹의 실체가 되어야 합니다.” -트럼프 2기 이후 고율 관세가 부활하면서 동맹국 간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데. “미국의 관세정책은 ‘미국 우선의 경제 체제로 개편하기 위한 동맹의 재조정 과정’입니다. 트럼프 2기는 한국·일본·독일 같은 제조업 강국이자 동맹국을 상대로 ‘비용형 동맹’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의 정책을 역이용해 한국형 고부가가치 모델을 심는 전략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No)를 말할 수 있는 외교’입니다. 우리가 ‘No’를 말할 수 있을 때 협상은 비로소 대등해집니다. 외교는 감정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상대가 우리의 필요를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곧 실용 외교의 본질입니다.” -최강국 앞에서 ‘No’를 말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동맹을 거래로 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복종으로 보지도 않습니다. 진짜 동맹은 조건부 신뢰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양보가 있다면 상응하는 대가가 있어야 하고, 대가가 없다면 협상을 중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스(Yes)만 외치는 동맹은 오래가지 않는다.’ 우리가 No를 말할 수 있어야 미국도 우리를 진짜 파트너로 대합니다. 결국 외교의 핵심은 ‘관계의 대칭성’입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흔들림 없는 동맹으로 유지하되 정치적 동조와 경제적 종속은 구분해야 합니다.” -미국 중심의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은.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입니다. 민감한 분야는 분리하고, 비민감 분야는 협력하는 ‘분리+완충 전략’이 필요합니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최대 무역 파트너입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유연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동맹의 본질은 대립이 아니라 균형입니다. 한중 관계에는 전략적 모호성보다 전략적 명료성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하되 협력의 문을 닫지 않는 것이 외교의 기술입니다.” -최근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중국의 제재 조치도 이런 복합적 관계의 단면인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보복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강화한 규제에 중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한화오션이 연쇄적으로 걸린 것입니다. 사드(THAAD) 때처럼 특정 국가를 직접 겨냥한 보복이 아니라 미중 산업정책 충돌의 부산물입니다. 중국은 최근 비자 완화와 관광·문화 교류 재개 등에서 한국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필요한 자극이나 정치적 과잉 반응은 피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분석과 ‘조정 외교’의 복원력입니다.” -복합적 외교 환경 속에서 앞으로 한국이 주도해야 할 새로운 의제는. “첫째는 AI, 둘째는 공급망, 셋째는 탄소 중립입니다.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가치의 문제입니다. 데이터의 투명성과 윤리를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공급망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반도체·희토류·배터리 원재료의 공동 비축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탄소 중립은 지속 가능성의 문제입니다. 이 세 축은 군사안보를 대체하는 ‘신(新)안보의 방향’입니다. 특히 AI는 단순한 산업혁명이 아니라 윤리와 책임의 혁명입니다. 한국이 이 논의를 선도할 수 있다면 기술 강국을 넘어 규범 설계 국가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그런 전환점인지.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AI 표준, 반도체 조기 경보, 전환금융과 같은 실질 의제를 제안할 겁니다. 이건 선언이 아니라 룰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APEC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실행형 동맹 시스템으로 가는 시금석이 되어야 합니다. 정상회의가 끝난 뒤에도 사무국·민간·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동맹은 구호가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이런 다극화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방향은. “다극화는 기회이자 위험입니다. 기존 질서의 안정성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협력 구조를 주도할 여지가 있습니다. 핵심은 유연한 실용주의입니다. 첫째, 동맹의 축을 유지하되 종속은 피해야 합니다. 둘째, 인도·베트남·유럽연합(EU) 등 중견국과의 다층 협력을 넓혀야 합니다. 셋째, 반도체·배터리 등 기술 자립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거대한 다극의 해류를 거슬러 오를 수는 없지만, 방향을 먼저 읽는 나라만이 주도권을 쥡니다. 한국 외교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수동형 외교에서 주도성 외교로 전환해야 합니다.” -중견국 한국이 지향해야 할 국익 외교는. “지금 세계 질서는 미중 두 강대국의 경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유럽, 중동 등 중견국들이 외교적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그 흐름 속에서 자신의 공간을 넓혀야 합니다. 패권은 쥘 수 없지만, 규칙을 설계하고 네트워크를 주도할 수는 있습니다. 중견국 외교의 핵심은 ‘균형’과 ‘연결’입니다. 가치사슬이 맞는 국가들과 산업·기술·에너지 연대를 형성해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예컨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재가동, 중견국 산업·기술 연합(MITA) 같은 협력이 그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견국 외교는 초강대국 틈새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한 축을 세우는 능동적 외교입니다. 한국은 그 중심에 설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 홍기원 의원은 외교관 출신이자 중국과 미국 양국의 외교 현장을 두루 경험한 전략통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했다. 이후 외교통상부로 자리를 옮겨 주중대사관 참사관, 주이스탄불 총영사 등을 역임하며 통상과 국제 외교의 복잡한 현장을 경험했다. 2020년 21대 국회에 입성한 뒤 현재 외교통상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며 외교·안보·통상 분야의 주요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한중의원연맹 사무총장, 한미의원연맹 이사로서 양대 외교 축을 잇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실무형 전략·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이념보다 현실을 중시하며 “균형 잡힌 국익 외교”를 강조해 왔다. 오일만 논설위원
  • 트럼프의 첫 칼끝, ‘정부 안의 반대세력’ 향했다

    트럼프의 첫 칼끝, ‘정부 안의 반대세력’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후 정부 기관의 ‘정치적 무기화’를 바로잡겠다며 백악관과 정보·사법기관을 총동원한 초광범위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임 정부의 위험한 정부 기관 남용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정부 기관 무기화 대응 공동조정그룹(IWWG·Interagency Weaponisation Working Group)’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이 그룹에 전·현직 연방기관 인사 최소 39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사실상 ‘딥스테이트’를 겨냥한 조직”이라고 전했다. 개버드 정보국장이 직접 설립…“바이든 정부 남용 조사” 폭스뉴스에 따르면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은 국가정보국뿐 아니라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방부 등 주요 기관 인력을 모아 IWWG를 직접 출범시켰다. 개버드 국장은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정부 기관의 무기화를 멈추고 헌법적 정의를 회복하기로 선택했다”며 “각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조율하며 집행하도록 협의체를 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책임 추궁이야말로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첫걸음”이라며 “감시가 문제가 아니라 권력 남용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나의 정의 체계 복원”…트럼프 진영 ‘개혁’ 강조 팸 본디 법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시절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을 표적 삼고, 낙태 반대 시위대와 학부모를 테러리스트로 몰았다”며 “트럼프 정부는 이런 정부 기관의 무기화를 종식하고 ‘하나의 정의 체계’를 복원하기 위해 매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시 파텔 FBI 국장도 “바이든 정부는 법 집행 기관을 정치적 무기로 전락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우리는 그 뿌리를 뽑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39명 명단 확인…‘딥스테이트’ 목표 논의” 로이터통신은 IWWG 내부 문서 20여 건을 검토한 결과 백악관·CIA·법무부·국세청 등 9개 기관에서 최소 39명이 협의체 명단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소식통을 인용해 “이 그룹의 주요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딥스테이트’를 겨냥하는 것”이라며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총괄했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등이 내부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국가정보국 대변인은 “특정 개인을 보복 대상으로 삼은 적은 없다”며 “우리는 과거 정부 기관이 불법적으로 권한을 남용했는지를 조사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기술망 검색 논란…의회는 “투명성 요구”로이터는 또 국가정보국이 비분류 통신망과 일부 기밀 네트워크(SIPR·JWICS 등)를 활용해 ‘딥스테이트 관련 데이터’를 검색하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가정보국은 “그런 방식으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미 의회는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며, 최근 통과된 국방예산법안에 “IWWG의 인원 구성·예산·보안 승인 절차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보복이냐, 개혁이냐”…美 정치권 긴장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각 부처에 “과거 행정부가 정부 기관을 무기화한 행위를 조사하고 시정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후 공식 석상에서 “이제 정부 권력이 국민을 향해 휘둘리는 시대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야당과 일부 전직 관리들은 “정부 권력을 이용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탈정치화’를 명분으로 정부 전반의 인사와 정보 체계를 재편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미국 행정권력의 중립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트럼프, ‘정부 내 반대세력’ 색출 착수…기관 총동원해 전방위 대응 [핫이슈]

    트럼프, ‘정부 내 반대세력’ 색출 착수…기관 총동원해 전방위 대응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후 정부 기관의 ‘정치적 무기화’를 바로잡겠다며 백악관과 정보·사법기관을 총동원한 초광범위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임 정부의 위험한 정부 기관 남용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정부 기관 무기화 대응 공동조정그룹(IWWG·Interagency Weaponisation Working Group)’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이 그룹에 전·현직 연방기관 인사 최소 39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사실상 ‘딥스테이트’를 겨냥한 조직”이라고 전했다. 개버드 정보국장이 직접 설립…“바이든 정부 남용 조사” 폭스뉴스에 따르면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은 국가정보국뿐 아니라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방부 등 주요 기관 인력을 모아 IWWG를 직접 출범시켰다. 개버드 국장은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정부 기관의 무기화를 멈추고 헌법적 정의를 회복하기로 선택했다”며 “각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조율하며 집행하도록 협의체를 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책임 추궁이야말로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첫걸음”이라며 “감시가 문제가 아니라 권력 남용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나의 정의 체계 복원”…트럼프 진영 ‘개혁’ 강조 팸 본디 법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시절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을 표적 삼고, 낙태 반대 시위대와 학부모를 테러리스트로 몰았다”며 “트럼프 정부는 이런 정부 기관의 무기화를 종식하고 ‘하나의 정의 체계’를 복원하기 위해 매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시 파텔 FBI 국장도 “바이든 정부는 법 집행 기관을 정치적 무기로 전락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우리는 그 뿌리를 뽑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39명 명단 확인…‘딥스테이트’ 목표 논의” 로이터통신은 IWWG 내부 문서 20여 건을 검토한 결과 백악관·CIA·법무부·국세청 등 9개 기관에서 최소 39명이 협의체 명단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소식통을 인용해 “이 그룹의 주요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딥스테이트’를 겨냥하는 것”이라며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총괄했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등이 내부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국가정보국 대변인은 “특정 개인을 보복 대상으로 삼은 적은 없다”며 “우리는 과거 정부 기관이 불법적으로 권한을 남용했는지를 조사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기술망 검색 논란…의회는 “투명성 요구”로이터는 또 국가정보국이 비분류 통신망과 일부 기밀 네트워크(SIPR·JWICS 등)를 활용해 ‘딥스테이트 관련 데이터’를 검색하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가정보국은 “그런 방식으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미 의회는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며, 최근 통과된 국방예산법안에 “IWWG의 인원 구성·예산·보안 승인 절차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보복이냐, 개혁이냐”…美 정치권 긴장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각 부처에 “과거 행정부가 정부 기관을 무기화한 행위를 조사하고 시정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후 공식 석상에서 “이제 정부 권력이 국민을 향해 휘둘리는 시대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야당과 일부 전직 관리들은 “정부 권력을 이용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탈정치화’를 명분으로 정부 전반의 인사와 정보 체계를 재편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미국 행정권력의 중립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 대통령 임기 중 대법관 22명 임명 가능… 與 재판소원 속도조절

    이 대통령 임기 중 대법관 22명 임명 가능… 與 재판소원 속도조절

    대법관후보추천위 10→12명 늘려법원행정처장 빼고 헌재 사무처장대법관 3년간 26명으로 순차 확대2000년 8월 선고부터 하급심 공개 더불어민주당이 20일 대법관 증원 등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입법 추진 배경과 향후 대법원 운영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그간 논란이 된 재판소원을 제외시킨 배경을 두고 당 지도부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사법개혁안 발표 자리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절차를 지켜야 할 사법부가 졸속 재판을 하며 대선 개입을 했던 정황이 밝혀졌다”며 사법개혁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했다. 이날 사개특위안이 발표한 대법관 증원안은 현행 14명을 26명으로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에선 이를 두고 친여 성향의 인사를 배치하기 위한 술수라며 “사법부 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백혜련 사개특위 위원장은 “계산을 해 보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임명되는 대법관은 총 22명이고, 다음 대통령 역시 똑같은 22명을 임명하게 된다”면서 “현 정권과 차기 정권이 대법관을 균등하게 임명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대체로 대법관 증원에 대해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 수가 증가하면 대법원 사건 심리에 속도가 붙어 국민의 기본권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1명의 대법관이 추가되면 재판을 돕는 재판연구관 증원도 필요해 일선 법원의 법관 차출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일선 법원의 재판 속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백 위원장은 “재판연구관도 대법관 한 명당 세 명 정도는 필수적으로 늘어야 한다”며 “향후 판사 증원이 300명 정도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도 현행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면서 기존 당연직 위원인 법원행정처장 대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들어간다. 하급심 판결 공개는 미확정 사건 중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 2000년 8월 1일 판결 선고 사건부터 공개가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 제도 도입으로 영장 발부 전 판사의 대면 심문 절차를 거치도록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재판소원과 관련해선 “당론 추진 절차를 밟아 본회의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발표한 사개특위안을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1월 말까지 입법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다음달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설] 與 추진 ‘대법관 26명’, 사법 독립 훼손 우려 매우 크다

    [사설] 與 추진 ‘대법관 26명’, 사법 독립 훼손 우려 매우 크다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위가 어제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비롯한 사법개혁 6대 의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법관을 1년 뒤부터 매년 4명씩 3년간 12명을 늘리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증원되는 12명과 2027년 만 70세로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6년 임기를 마치는 9명 등 모두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 대법관 절대다수가 친여 성향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행정부, 입법부에 이어 사법권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쏟아지는 까닭이다. 증원을 하더라도 재판 지연이 심각한 1, 2심의 판사를 먼저 늘리는 것이 합당하다는 지적이 높다. 개혁안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도 기존 위원 10명에 법관대표회의 추천을 2명 추가해 12명으로 늘리도록 했다. 추천위의 다양화를 내세웠으나 법관대표회의는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이 주도하고 있다. 대표성,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존 추천위원인 법원행정처장을 빼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넣도록 한 것은 ‘조희대 대법원 힘빼기’ 의도로 읽힌다. 개혁안은 또 법원 내부에서 해 온 법관평가에 대한변호사협회 평가를 반영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평가의 객관성을 높인다는 명분이지만 재판의 독립성 침해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특위는 논란이 큰 ‘4심제’를 의미하는 재판소원제 도입은 당론으로 추진하는 5대 개혁안에 포함시키진 않았다. 그러나 정청래 대표는 “당 지도부 의견으로 법안 발의를 할 예정”이라며 당론 추진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이 위헌성과 재판 장기화에 따른 국민의 비용·부담 증가 등 부작용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헌법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명문화했고,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했다(헌법 제101조).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제103조) 보장도 헌법에 엄연히 명시돼 있다. 더욱이 국민의 인권과 생활에 실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법체계의 개편이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 견해만으로 하루아침에 완력으로 밀어붙여질 일은 결코 아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선 직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대선 개입”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렇게 밀어붙여서는 조희대 대법원에 대한 정치보복,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 제거를 위한 심각한 무리수 법안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사법부의 참여와 여야 협의 속에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국민이 공감하는 사법개혁안을 도출하기 바란다.
  • “공무원 불법선거 의혹” 공세에…유정복 “수사 중, 말 못해”

    “공무원 불법선거 의혹” 공세에…유정복 “수사 중, 말 못해”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시 정무직 공무원들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천시 국감에서 유 시장을 향한 범여권 의원들의 맹공이 거셌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 시장의 대선 경선 출마 당시 인천시 공무원들이 불법 선거운동을 한 의혹이 있다”며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인천시 정무직 공무원 10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유 시장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 시장은 이들을 동원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달 9일 인천시청 시장 비서실, 정무수석실, 홍보수석실, 홍보기획관실, 영상편집실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같은 달 27일에는 유 시장을 소환 조사했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은 “공무원들이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의 선거운동을 했다”며 “공직사회의 정치적 중립이 어디까지 무너졌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질타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도 유 시장에 대한 공세에 가담했다. 정 의원은 “유 시장이 올린 페이스북 글에는 ‘당내경선 과정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썼는데, 이는 거짓말”이라며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유 시장은 경찰의 압수수색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내경선 과정이 공직선거법상의 선거운동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명확하게 있다”면서 “선거 결과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에도 압수수색까지 한 것에 대해 과잉수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는 2010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공무원 등의 당내경선 운동 금지 조항을 신설하고 처벌 근거를 명확히 했다. 유 시장이 말한 대법원 판례는 공직선거법 개정 이전 사례다. 유 시장은 범여권 의원들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 장동혁 “조희대 탄핵, 李대통령 사법리스크 면하려는 것…민중기 미공개 주식거래 고발”

    장동혁 “조희대 탄핵, 李대통령 사법리스크 면하려는 것…민중기 미공개 주식거래 고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조국혁신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하자 “진짜 탄핵 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직무 정지를 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의 미공개 정보이용 주식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법관) 인사를 앞두고 어떤 무리한 행동이라도 할 것이다. 당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어떻게든 면해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그렇다면 내년 인사에서 모든 재판부나 형사재판부, 영장전담 등 주요 재판부에 대해서 이 정권 입맛에 맞도록 인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 재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탄핵 소추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박탈한 뒤 친여 성향 위주 법관 인사를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이어 “사법부를 압박하다 보면 (이 대통령의) 5개 재판 중 어떤 것이라도 다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국혁신당의 탄핵소추안은) 내용을 들여다보거나 평가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했다. 장 대표는 ‘추미애 법사위’의 대법원 현장 검증을 “습격 사건”이라고 맹공했다. 그는 “이번 주 국정감사 내내 보여준 것은 법사위의 대법원 습격 사건”이라며 “거기서 드러난 게 뭐가 있나. 그저 대법원장 사퇴 내지는 탄핵으로 가기 위한 선전과 선동 작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앞에서 쇼츠를 찍고, 시시덕거리고 사법부와 대법원장을 능멸하는 게 지금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자행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탄핵 사유가 있는지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오전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구체적인 소추 사유로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결정과 관련해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침해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 침해 등을 제시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현재는 입장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또 민중기 특검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태양광 테마주 ‘네오세미테크’에 투자한 뒤 1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과 개딸들의 비호 아래 정의의 사도를 자초하던 민 특검의 진짜 모습은 법복 입은 도적, 법비(法匪)였다”며 “서울고등법원 판사 시절 미공개 정보로 막대한 주식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특검 측의 해명에는 “궤변”이라고 공격했다. 장 대표는 “7000여명의 서민 투자자들이 4000억원 피해를 입고 피눈물을 흘리는 동안 민 특검은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들 배만 불렸다”며 “회사 관계자가 아닌 지인 소개로 투자하고 증권사 직원 권유로 매도했다는 민 특검의 변명은 국민과 피해자를 기만하는 파렴치한 궤변일 뿐”이라고 공격했다. 앞서 특검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민 특검은 2000년 초 회사 관계자가 아닌 지인 소개로 해당 회사에 3000만~4000만원 가량 투자했다가 2010년경 증권사 직원의 매도 권유로 해당회사 주식을 1억 3000여만원에 매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민 특검의 네오세미테크 미공개 정보이용 주식거래 의혹과 공무원 강압수사 의혹에 대해 즉각 고발 조치하겠다. 불의한 세력이 정의의 가면을 쓰고 국민을 약탈하고 끝내 죽음으로 내몬 무도함을 반드시 끝장내겠다”고 강조했다.
  • 조국혁신당, ‘조희대 탄핵소추안’ 공개… 민주당은 “현재는 입장 달라”

    조국혁신당, ‘조희대 탄핵소추안’ 공개… 민주당은 “현재는 입장 달라”

    조국혁신당이 “지금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본질은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이에 더해 재판소원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사법개혁안도 함께 공개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사법부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 민주주의 위기”라며 “대법원이 자초한 이 위기는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에서 비롯됐다. 이제 소모적 상황을 끝내고 국민이 원하는 ‘사법개혁의 시간’으로 전환할 때”라며 조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조 대법원장의 탄핵소추 사유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결정을 언급하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민주주의·정치적 표현의 자유·자유로운 선거운동 권리 침해를 들었다. 서 원내대표는 “조 대법원장의 행보는 6·3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전 계획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진행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대법원 전체를 정치적 행보의 도구로 삼은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신당은 이어 “조희대 없는 대법원, 지귀연 없는 재판부를 만들겠다”며 ‘민생중심 사법개혁법안’을 발표했다. 법안에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즉각 설치 ▲대법원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감찰기구 설치 ▲법원행정처 폐지·사법행정위원회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소비자법원·노동법원 신설 ▲대법관 31명 증원 ▲판결문 완전 공개 ▲인성지능(AI) 판례 추천 서비스 개방 ▲AI 법률서비스 산업 진흥 ▲집단소송·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경력법관 임용 ▲전자정보 압수수색 제한 ▲국민참여재판 제도 개선 등 13가지의 내용이 담겼다. 반면 민주당은 혁신당의 조 대법원장은 탄핵소추안에 대해 “현재는 입장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사법부와 조 대법원장으로부터 두 가지 답변을 명확하게 받고자 하는 압박 전략”이라며 “첫째는 지귀연 판사가 진행 중인 내란 재판이 침대 재판으로 지연돼 내년 초 내란수괴 윤석열이 다시 석방되는 일이 없도록 명확히 답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대통령 선거법 파기환송이 왜 그렇게 번갯불에 콩 볶듯 이뤄졌는지 답변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내란특검, 조태용 前 국정원장 재소환 조사

    내란특검, 조태용 前 국정원장 재소환 조사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17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솬했다. 조 전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2분쯤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면서 “성실히 질문에 따라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9시쯤 대통령실로 호출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한다는 사실을 고지받았다. 이후 대통령 집무실을 나가면서 계엄 관련 문건으로 추정되는 종이를 양복 주머니에 접어 넣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하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으므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국정원법 15조에 따르면 국정원장은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대통령 및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또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앞서 특검은 15일 조 전 원장을 불러 15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 [단독 인터뷰] “허위조작정보 유통, 표현의 자유 아냐… 배상액 최대 5배 될 수도”

    [단독 인터뷰] “허위조작정보 유통, 표현의 자유 아냐… 배상액 최대 5배 될 수도”

    언론개혁 아닌 정보통신망법 개정언론만 타깃 아닌 유튜브도 규율 상습·악의적 보도의 범위는 축소 표현의 자유 훼손 우려엔‘사실적시 명예훼손’ 시대 소명 다해‘배상배액제’ 부작용 방지 장치 검토李정부 출범 4개월, 자체 평가는쌍방향 브리핑제로 정보 출처 강화국무회의 생중계, 국정 투명성 높여이 대통령과의 인연은성남시장 시절 ‘파격 정책’ 첫 인터뷰소통 능력 등 노무현 전 대통령 닮아초대 홍보수석으로서 목표는유능하고 꿈을 준 정부로 만들어야합리적 지적에 감사… 더 소통할 것“언론개혁이 아니라 허위조작정보 퇴치라는 프레임으로 봐야 한다.” 이규연(63)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3일 서울신문 9층에서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이 언론의 변화를 희망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의 초대 홍보수석이 된 그는 정보의 출처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대통령 대변인실에 쌍방향 브리핑제를 도입했다. 인공지능(AI)이 활성화하는 시대에 한국 언론이 신뢰받으려면 투명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이 수석에게 개혁에 대한 생각을 들어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 정부에서 언론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언론개혁이란 말을 안 썼으면 좋겠다. 허위조작정보를 퇴출시키는 법이다. 신문, 방송, 유튜브 등에서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하는 것은 여야는 물론, 전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추세다. 얼마 전에 서해안이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유튜버들의 스트리밍 때문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조사해서 허위사실이라고 밝힌 일도 있었다. 한여름 피서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분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AI가 만드는 영상이나 사진 등은 더 심각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 대통령이 ‘언론만 타깃으로 하지 마라’고 한 뒤로 유튜브 등도 규율할 수 있도록 언론중재법 개정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돌아섰다.” -보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허위조작정보 규율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보도의 위축을 막기 위해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범위는 좁고 엄격하게 하고, 배상 액수(징벌적 손해배상)는 강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이 중과실은 빼자고 한 것은 상습적이고 악의적인 보도의 범위를 엄격하게 축소한 것이다. 언론에 큰 피해를 보신 분이 대통령이다. 배상 액수 등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구체안을 만들고 있다. 언론시민단체와도 협의해야 한다. 3배에서 최대 5배로 공표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으로 규제하면 제3자의 고발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조항이 있다. “형법 제307조의 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시대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나 싶다. 형법에서 먼저 논의해야 한다. 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이 형법개정안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삭제’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만약 형법이 먼저 개정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자 고발 건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 과거 방송심의위원회가 적용하던 ‘공정성, 적격성 심의’ 조항도 삭제했으면 좋겠다. 윤석열 정부에서 수많은 고통을 줬던 조항이다.” -배상배액제(징벌적 손해배상안) 도입에 대해 보도를 전략적으로 못 하게 할 것이라며 우려한다.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 우려다. “민주당의 노종면 의원 등이 방지 장치를 고민하고 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걱정이 많고 우려도 있다. 하지만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는 자유는 언론의 자유가 아니니 분리해야 한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준수하는 일반적인 언론사라면 배액배상제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언론계는 소송을 통해 보도를 전략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권력자의 손해배상 청구 자격을 제한하자’고 제안한다. “현재는 보편적 법적 테두리에서 만드는 것이라 앞으로 국회가 시민단체와 조금 더 논할 사안으로 본다. 누군가는 빼고, 누군가는 넣고를 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공인의 범위나 전략적 봉쇄소송이나 허위사실 입증 책임의 전환 등은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악의적 허위조작정보를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 “고의는 악의랑 다르다. 고의로 악의적 보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좁혀진다고 볼 수 있다. 사례로 들자면 비상계엄 이후 한 매체가 중국인 부정선거 개입에 대해 보도한 것과 같은 것을 문제 삼을 것이다. 특정 언론들이 정부를 악의적으로 비판하지만 그것이 허위조작정보는 아니다. 의도성은 있지만 저널리즘의 원칙을 준수한다면 팩트를 허위로 조작하지는 않는다.” -입증 책임을 누구에게 지울 것인가도 논란이다. 미국에서는 언론이 아니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공인이 허위조작임을 입증해야 한다. “일부의 경우는 언론사에도 입증 책임이 있을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4개월이 지났다. 홍보소통수석의 입장에서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무회의 생중계와 대변인실의 쌍방향 브리핑제를 손꼽을 수 있다. 특히 대변인실의 쌍방향 브리핑제는 익명 취재원이 너무 많은 한국 언론 보도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봐 주면 좋겠다. 정보 출처의 책임성을 강화한 것이다. 기사를 보면 ‘정부 관계자는’ 또는 ‘검찰 관계자는’이라면서 책임을 지지 않는 보도가 적지 않다. 그걸로 한 사람을 망가뜨리거나 난도질한다. 쌍방향 브리핑제를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도 한다면 피의사실공표죄 논란도 사라지고 인권침해를 줄이지 않을까 싶다. 기자들 평가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쌍방향 브리핑을 찍는 KTV 영상을 무료로 공개하는데 부가적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다만 ‘악마의 편집 기술’을 적용해 기자들을 곤란하게 하는 게 아쉽다. 유튜버들의 클릭 장사 때문이다. ‘과도한 영상 편집은 민형사상의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안내문을 KTV가 영상에 넣어 환기시키고 있다.” -국무회의 생중계는 어떻게 결정된 것인가. “지난 7월 29일 국무회의 시작 11분 전에 이 대통령이 “홍보수석님 오늘 생중계하면 안 됩니까”라고 요청해서 시작됐다.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는 것이 처음이라 당황했다. KTV에 생중계로 바꿀 수 있느냐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국무회의 시작 시각인 10시를 맞출 수 있었다. 그때 체중이 아마도 1kg 정도 빠졌을 것이다. 법안 심의 부분은 민감하니 공개하지 않고 장관과의 토론만 공개한다.” -국무위원들이 토론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나. “대통령이 이른바 ‘약속 대련’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관들이 준비를 많이 한다.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보여 주려는 노력이지 장관들을 곤란하게 하려는 건 아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통령의 질문은 대안을 찾아내려는 노력이다.” -언론인으로 살다가 정무직 공무원이 됐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다른 세상이다. 언론인으로서는 어떤 사안에서 중립을 지키는 노력이 숙명인데, 대통령실에서는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수용성을 먼저 본다. 홍보수석은 언론인과의 접점이 있으니 정책이 발표되기 전에 기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도 늘 생각한다. 그럴 때 기자일 때의 경험이나 추억을 떠올려 본다. 다른 수석실보다도 홍보수석실은 정무적 판단 51%와 시민적 시각 49%가 공존해야 일할 수가 있다.” -대통령과의 인연을 설명한다면. “첫 번째 인연은 성남시장 시절이었다. 당시 성남시가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 등 파격적인 정책을 많이 낼 때라서 인터뷰를 했다. 두 번째는 2016~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절로 당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를 제작할 때다. 광화문 광장에서 어느 정치인보다 가장 먼저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이 시장을 만났다. 세 번째는 2020년 경기지사 시절인데 현장서 코로나 방역을 지휘할 때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 해결하고 있었다. 튀고 창의적인 현장에 강한 리더라는 인상을 받았다. JTBC 대표 시절에는 섭외로 몇 번 인사를 했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과 후의 변화가 있나. “원래도 창의성과 주관이 뚜렷했는데 대통령이 된 후로 소통 능력을 더 발휘하시는 것 같다. 기자 시절 인터뷰한 분 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인상 깊은 분인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토론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내려 한다. 대안을 찾아내기 위해 참모들과 국무위원들과 생산적인 토론을 계속한다. 독특하면서도 장점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홍보수석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다. 유능했던 정부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꿈을 준 정부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그런 정부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대통령은 현재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퇴임 후 지지율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더불어 최근 대통령이 ‘언론이 제대로 지적하면 감사해야 하고 기사를 쓴 언론인들에게 표현하라’고 하셔서 앞으로 기자 등 언론인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할 예정이다.” -최근 강유정 대변인에서 김남준 대변인을 추가해 공동 대변인 체제를 구성했다. “다른 정부와 비교해 보면 브리핑 분량이 2배가 넘는다. 강 대변인 혼자 담당하기 쉽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옆자리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읽었던 인물이라 대변인실의 기능이 더 좋아질 것이다.” -정부 홍보담당으로서 부처나 여당 등에 요청하거나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업무 매뉴얼도 없고, 인수위도 없었던 상황에서 이 정도로 발을 맞춰서 가는 것은 기적이다. 외부에서 볼 때는 어쩔지 모르겠지만 정부와 당과 대통령실이 같은 방향을 걸어가고 있다.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국회를 존중하라는 대통령의 뜻을 따른다.” ■ 이규연 수석은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1988년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빈곤 아동의 실태를 조명한 기사로 2005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탐사보도협회 특별상을 받은 한국 탐사저널리즘 1세대다.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JTBC 보도국장, JTBC 보도 담당 대표를 맡았다. 세명대 등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했다.
  • 경찰,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3차 소환 통보

    경찰이 체포적부심사를 통해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세번째 조사를 위한 소환을 통보했다. 1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 전 위원장의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변호인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다. 이 전 위원장 측 임무영 변호사도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가 왔으며, 조서 열람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 안내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의 출석일은 양측 조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 변호사는 “이 전 위원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과 제 재판 일정이 겹치지 않는 날을 정해 출석 일자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자택 인근에서 체포된 이후 4일 법원의 석방 명령이 나올 때까지 2차례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위원장은 보수 유튜브나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발언을 하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는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경찰은 이 전 위원장 체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적법한 법 집행 절차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체포영장은 경찰 단독으로 (발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절차에 따라서 집행했고, 법원에서도 체포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가 10년이기에 체포의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위를 이용한 것이 드러나지 않으면 공소시효 6개월이 적용된다”며 “지위를 이용했는지 알아보려면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매번 난동 부리냐” “사퇴해”…‘내란’ 두고 막말·고성 오간 국방위 국정감사

    “매번 난동 부리냐” “사퇴해”…‘내란’ 두고 막말·고성 오간 국방위 국정감사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13일 시작된 가운데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내란’ 표현을 두고 고성과 막말로 난타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는 국방부 국정감사가 열렸다. 국방부는 줄곧 12·3 비상계엄의 중심에 있었고 여파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오갔다. 국방 현안과 비상계엄 후속 조치 등을 놓고 비교적 잔잔하게 진행되던 국정감사는 오전 감사 말미에 국방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명칭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자문위를 출범했다. 성 위원장은 “‘내란극복 미래국방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를 장관님 직속으로 만드셨다”며 “내란 극복이라는 말은 정당은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장관님은 지금 행정부 장관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내란’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비판해왔다. 성 위원장은 정치적인 논쟁의 영역에서는 가능하지만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장관 입장에서 ‘내란’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5200만명이 실시간으로 목격했고 5200만명이 피해자”라며 “무장한 군인들이 군홧발로 국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당연히 내란이다. 총칼로 국회를 유린하고, 헌법과 법질서를 위반했기에 반드시 내란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은 “이런 걸 가지고 내란이라 하지 않으면 무얼 가지고 내란이라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성 위원장과 안 장관의 대화 중에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국정감사가 파행 직전까지 갔다. 김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목에 핏대를 세우며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 “내란을 내란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냐”, “내란 세력 맞잖아”, “위원장 사퇴해라” 등의 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의 격한 항의에 성 위원장은 “내 얘기 듣고 얘기해라”, “마이크 드릴 테니까 내란이라고 주장해라”, “난동 부리지 말아라”, “왜 매번 그렇게 대드느냐” 등 날을 세웠다. 한참이나 설전을 주고받은 양측은 성 위원장의 질의 시간이 끝나고 각자 의사 진행 발언을 이어가면서 흥분이 가라앉았다. 박 의원은 “무죄 추정의 원칙도 한계와 범위가 있다”면서 “오늘의 우리 군은 내란을 극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장관 권한으로 위원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설전을 가만히 지켜보던 황희 민주당 의원은 “일반적인 경우에는 위원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데 나라가 통째로 뒤집어진 사건 아니냐”면서 “겉표지는 계엄 때문에 탄핵됐지만 실제로는 내용적으로 헌재에서도 내란 때문에 탄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위원장에게도 질의 권한이 있다”면서 “민주당이 내란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한다”는 말로 민주당을 반박했다. 성 위원장은 한 의원의 발언을 끝으로 오전 국정감사를 마쳤다.
  • 이진숙 수사 실무책임자 교체…李측 “형식적 재소환이면 고발할 것”

    이진숙 수사 실무책임자 교체…李측 “형식적 재소환이면 고발할 것”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수사 실무책임자가 정기 인사로 교체됐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에 대한 3차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위원장 측은 “형식적인 소환이면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수사 실무를 이끈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2과장이 서울 중부경찰서로 전보했다. 하반기 정기 인사에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는 서울 노원경찰서 소속이었던 경정급 인사가 부임했다. 경찰은 이날 전 위원장 관련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내부 논의 등을 통해 추가 출석 요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주말 사이 소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위원장 변호인인 임무영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출석요구서 허위 발송, 공소시효 관련 경찰의 허위 주장 및 변호인에 대한 명예훼손, 3회에 걸친 체포영장 신청 경위 등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찰 출석 요구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3차 소환이 형식적인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직권남용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보수 유튜브나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발언을 하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는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일 이 전 위원장을 공직선거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고, 이날까지 두차례 조사를 마쳤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 측이 법원에 청구한 체포적부심이 인용돼 지난 4일 풀려났다.
  • [서울광장] ‘거대한 체스판’의 승부, 귀퉁이의 착각

    [서울광장] ‘거대한 체스판’의 승부, 귀퉁이의 착각

    트럼프 2기 미국이 벌이는 관세전쟁의 주적은 누구일까. 중국을 떠올릴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늘 그렇게 말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세협상 초반 드러난 적은 하나가 아니었다. 트럼프는 내부 정치 상황을 이유로 브라질에 50% 관세를, 우크라이나와의 휴전을 종용하며 러시아에 100% 관세를, 러시아 원유 구매를 빌미로 인도에 50% 고율 관세를 경고했다. 오히려 중국에는 힘을 뺀 채 손을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는 최근 “대두와 다른 작물들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중국의 미국 대두 수입 재개를 위해 노력 중이다. 앞서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에 나섰을 때도 트럼프는 대중국 협상을 유예했다. 트럼프 2기 주적이 ‘중국’을 넘어 ‘중국이 작동시키는 무언가’라고 하면 유력한 용의자는 ‘브릭스’(BRICs)다. 브릭스는 2009년 출범한 신흥 경제국 협력체이지만, 과거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를 통칭했던 ‘아시아의 4마리 용’과는 성격이 다른 협력체로 성장했다. 4마리 용이 수출 주도 성장으로 미국 주도 세계경제의 막내 그룹이 되었다면, 브릭스는 달러 패권에 도전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미국 중심 질서를 흔드는 도전자들이다. 중국은 일대일로로 유라시아를, 러시아는 에너지로 유럽을 겨냥했다. 인도와 브라질은 지역 맹주 역할을 자처한다. 이런 양상은 국제정치학자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1997년에 낸 책 ‘거대한 체스판’에서 브레진스키는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에 비유하며,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면 유라시아를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속방 간의 결탁을 방지하고 안보적 의존성을 유지시키며, 조공국들을 계속 순응적인 피보호국으로 남아 있게 만들고 야만족들이 하나가 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봤다. 특히 “만일 유라시아 동쪽의 두 주요 게임 참가자가 단결하게 될 경우 미국의 일등적 지위가 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레진스키는 국제 정세를 노골적이지만 정확하게 꿰뚫었다. 하지만 그가 예측하지 못한 중요한 변화가 있었으니, 바로 중국의 부상이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달랐고, 브릭스처럼 지역의 주류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비주류인 맹주국들 간의 연합체가 등장한 것도 그의 시야 밖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국이 ‘체스판 세계관’에 입각해 이 같은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길은 주요 7개국(G7), 나토 등 동맹 강화다. 그동안 국제법 준수, 동맹국 배려, 달러 패권 유지 등을 위해 은밀하게 진행했거나 멈췄던 이 움직임을 트럼프가 대놓고 단행 중이다. 이달 말 한국에서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G7이나 브릭스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경제 블록화에 대응해 1989년 출범한 APEC은 태평양 주변 21개국의 경제협력체다. G7이 가치 동맹이고 브릭스가 반서방 연대라면, APEC에선 이념보다 무역과 투자가 우선이다. 미국과 중국이 한 테이블에 앉고 러시아도 참여한다. 이념이 다른 국가들이 모인 만큼 구속력 있는 약속보다는 자발적 이행에 기댄다. APEC은 진영 논리를 초월한 다자체제의 가치를 지녀 왔다. 하지만 ‘G7 대 브릭스’의 체스판 대결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립적 경제협력의 한계는 분명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특히 한국이 동맹국 중 관세협정을 마무리 짓지 못한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된 상황에서 국내 외교 자원이 동맹파와 자주파 간 갈등에 소모되고 있다. 거대한 체스판에서 ‘북한 문제’라는 한 귀퉁이 말다툼에 매몰돼 전체 판세를 놓치는 형국이다. 브레진스키의 노골적인 화법을 빌리자면, 한국 외교사에서 북한 대신 미국과의 관계가 핵심이 된 지 이미 수십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한미 FTA로 물꼬를 튼 FTA 최대국 도약, G20 참여 등은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북한을 넘어선 세계’를 염두에 두었기에 가능했다. 체스판이 흔들리는 지금, 우리 시선의 방향을 잘못 두어서는 안 될 일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데스크 시각] 로앤오더

    [데스크 시각] 로앤오더

    “형사사법 체계는 서로 독립돼 있지만 동등하게 중요한 두 집단, 즉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과 범인을 기소하는 검사들로 대표된다. 이것은 그들의 이야기다.” 늘 이러한 문장을 읊으며 시작하는 미드(미국 드라마)가 있다. ‘로앤오더’(LAW & ORDER)다. 1990년 시작해 2010년 한 차례 종영됐다가 10년 공백을 딛고 2021년 재개해 스물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장수 범죄 수사물이다. 의료사고를 저지른 저명한 의사를 법정에 세우는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방영된 에피소드만 무려 530편에 달한다. 맨해튼 27번서 형사들과 뉴욕 검사들이 주인공이다. 35년 동안 승진, 전입, 전출 등 인사 발령 나듯 수많은 배우가 거쳐 갔다. ‘CSI’를 비롯해 수많은 범죄 수사 드라마가 명멸했지만 로앤오더는 오랜 세월을 버텨 내고 있다. 로앤오더는 이야기가 독특하게 전개된다. 여느 범죄 수사물이라면 범인이 막바지에 밝혀지거나 잡히기 마련인데 로앤오더에서는 일찌감치 체포된다. 전반부는 범죄 현장을 누비는 형사를, 후반부는 경찰 수사를 바탕으로 범인을 기소해 법정 다툼을 벌이는 검사의 모습을 비추는 것이다. 피고인이 모두 유죄 평결을 받는 것도 아니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검사가 배심원 설득에 실패하는 바람에 풀려나기도 한다. 종종 의견이 갈리고 갈등도 겪지만 결국엔 서로 존중하며 함께 정의를 실현해 나가는 형사와 검사의 협업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로 앙숙 같은 모습을 보여 온 우리 검찰과 경찰의 모습을 떠올리면 더욱 그러하다. 기자가 된 뒤 첫 출입처는 검찰이었다. 원래 그렇게 될 일은 아니었다. 법원과 검찰이 자리한 서초동은 수습기자 훈련에서 한 번은 맛봐야 하는 체험 과정 정도로 예고됐다. 일주일 뒤에는 수습의 기본인 경찰 기자 훈련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일주일의 마지막 날, 서초동 선배들과 석별의 식사까지 했는데 돌연 다음날 중요한 기자회견이 열린다고 예고됐다. ‘최규선 게이트’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눌러앉아 2년 가까운 시간을 서초동에서 보냈다. 서울지검(당시는 중앙지검으로 승격되기 전이었다) 피의자 고문치사, SK그룹 분식회계, 대북송금 특검, 불법 대선자금 사건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그 짧은 시간에 검찰총장이 2명이나 사퇴하는 등 나름 격동기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다. 후보 시절부터 여러 검찰개혁 방안을 공약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인사권 등을 두고 평검사들과 격하게 토론을 벌였다. 대통령과 검찰 고위직도 아닌 평검사들의 토론이라니. 파격이었지만 결과는 생산적이지 못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던 게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검찰은 늘 개혁 대상이었다. 정치적 중립에 대한 불신, 과도한 권한에 더해 남용 우려가 컸다. 특검 제도가 도입되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폐지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되고 직접 수사권이 축소되는 등 역대 정부마다 크고 작은 변화가 이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 10월 검찰청이 아예 문을 닫는다고 한다. 검찰의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 신설 기관인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의 신설 기관인 공소청으로 각각 옮겨진다. 검찰 스스로 불러온 불신과 우려를 떨쳐 내지 못한 결과다. 검찰청이 폐지된다고 법정에서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검사의 직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편에서는 부작용과 혼란,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회와 정부는 보완 수사권이든, 보완 수사 요청권이든, 그 무엇이든 비대해진 경찰권을 견제하고 검사의 정의 실현을 지원하며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후속 조치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1년 후 뒤뚱뒤뚱하는 게 아니라 척척 들어맞아 정의 실현을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우리 검찰과 경찰의 이인삼각 달리기를 기대해 본다. 홍지민 문화체육부장
  • [사설] “싸우듯 개혁”, 정쟁용 트집… 민심 듣고 와서도 이럴 건가

    [사설] “싸우듯 개혁”, 정쟁용 트집… 민심 듣고 와서도 이럴 건가

    여야는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공방을 벌였다. 민심을 경청하겠다더니 정작 행태는 거꾸로였다. 지난 2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공무원의 정치 중립의무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가 법원의 체포적부심으로 풀려났다. 그러면서 여야는 정치 보복과 위법 수사 여부를 놓고 연휴 내내 거칠게 공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모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한 녹화 일정(9월 28일)을 둘러싼 논란도 거셌다. 이 문제를 놓고 고소·고발전으로까지 이어졌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방송 녹화를 놓고 이런 진흙탕 싸움까지 벌여야 하는지 기가 꽉 막힌다. 야당 쪽에서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이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고 문제 삼았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화재 대응 일정을 밝히며 또 반박했다. 티격태격하다 거짓 해명 논란까지 보태지더니 급기야 국민의힘, 민주당,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뒤엉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전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그제 “손가락질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 삶에 한줌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여야가 이렇게 물고 뜯고만 있으니 공허하게만 들린다.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 민생경제협의체 복원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당정 간 개혁을 둘러싼 온도 차도 국정 불안을 키우고 있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하는 것은 좋은데, 싸우듯이 하는 것에 대해선 피로를 얘기하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여당이 백번 귀담아들어야 마땅할 말이다. 내란재판부, 방송법, 검찰개혁 등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속도 조절 의지와 다르게 정청래 대표를 위시한 여당 지도부는 강경 일변도였다. 정무수석의 말에 공감한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이렇듯 개혁 피로감의 역풍을 걱정하고 있건만 정작 정 대표는 귀담아들을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 “상기하자 조희대의 난, 잊지 말자 사법개혁”, “상기하자 검찰만행, 잊지 말자 노무현 대통령 죽음” 등의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집권여당 대표답게 진중하게 숙고하는 태도가 아쉽고 또 아쉬울 따름이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 이쯤에서 입법 독주에 브레이크를 밟는 판단력을 먼저 보여 줬으면 한다. 야당 또한 정부·여당 견제에 민생을 망각하는 패착은 없어야 한다. 70여건의 비쟁점 민생법안만큼은 우선 처리하는 이성적인 면모를 보여야 도리다. 민심을 듣고 왔다면 여야 모두 민생 정당에 다만 한 발짝이라도 다가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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