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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추미애 대표 막말, ‘추테르테’ 정계은퇴 해야”…국회일정 보이콧

    국민의당 “추미애 대표 막말, ‘추테르테’ 정계은퇴 해야”…국회일정 보이콧

    국민의당 지도부가 6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강력 반발하면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이날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추 대표 발언은 국민의당에 대한 막말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추 대표가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오늘 이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 “그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추 대표는 24페이지에 이르는 당 진상조사 결과물을 한 번이라도 읽어봤나. 정말 강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추 대표의 과거 행태를 보면 진작 정치권을 떠났어야 한다. 저는 지금이라도 당대표직에서 사퇴함은 물론, 정계 은퇴를 하셔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협치와 관련한 얘기는 모두 진정성이 없는 거짓제안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추 대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탄핵이 기각된 뒤 삼보일배 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지금 보면 ‘악어의 눈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또 “2012년 환노위원장으로서 노동관계법을 날치기 통과시켰고,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독단적인 영수회담을 제안해 촛불혁명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 전 대통령 형사책임을 면제할 수 있다는 메모를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주고받아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후 예정된 국회 예결위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와 관련해서는 “협치를 말하며 등에 비수를 꽂는 사람들과 어떻게 정국을 논하겠나”라며 불참 뜻을 밝혔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 의결도 어려워진 것”이라며 청문회나 보고서 채택 등 국무위원 임명 절차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만찬 일정도 전격 취소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7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향후 정국대응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 원내대변인은 “우원식 원내대표나 윤후덕 예결위 간사 등 민주당 쪽에서 연락이 와 ‘추 대표의 개인적 특성이니 이해해달라’며 넘어가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원내대변인은 “당 대표의 위치에서 반복적으로 국민의당 존재를 부정하는, 협치의 파트너로 보지 않는 발언을 계속하면 가만있을 수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추 대표의 ‘꼬리 자르기 이전에 머리 자르기’라는 발언은 교묘히 디자인된 말이다. 판사 출신이라 허투루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개인의 독특한 캐릭터다, ‘추테르테’(막말로 유명한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빗댄 말)라면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추 대표 발언이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차원을 훨씬 넘는 문제다. 어떻게 보면 역(逆) 수사지시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수사에 압력을 넣는다는 말도 있지만, 오히려 판사 출신 여당 대표가 수사 확대를 압박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입장표명 안하나 못하나…닷새째 침묵·장고하는 안철수

    입장표명 안하나 못하나…닷새째 침묵·장고하는 안철수

    국민의당의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이 불거진 후 닷새째 칩거·침묵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언제 입을 열지 30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당 이용주 의원으로부터 당원 이유미씨의 제보조작 사실을 처음 보고받은 시점(25일)을 기준으로 하면 안 전 대표의 침묵은 벌써 6일째다.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26일만 해도 SNS를 통한 입장표명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씨가 체포되고 사건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직접 입장을 표명하기로 방향을 전환하고 시점을 고민해왔다. 안 전 대표가 30일 입장 표명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그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늘 입장 표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내주 중에 안 전 대표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 표명 시점은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로서는 입장 표명 시기와 함께 내용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조작 사실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씨의 단독 범행이 아닌 당 개입설까지 불거지는 등 수사 상황이 유동적이기에 어느 정도 수위로 입장을 밝힐지 고려 요인이 적지 않다. 일단 안 전 대표는 제보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씨가 이 전 최고위원에게 조작 사실을 털어놨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된데다, 이 전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안 전 대표를 만나 도움을 청한 사실도 알려져 안 전 대표의 관련 여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 아울러 당 지지율이 ‘꼴찌’로 추락하는 위기 상황에서 당 창업주이자 대선 후보였던 안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안팎에서 거세다.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 시점이 다음주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기’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문이 커지면서 안 전 대표가 입장 발표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적지 않은 측근들이 ‘이번 주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지만, 안 전 대표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장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안 전 대표 측에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일이 흐르고 상황이 정리되면 신중히 입장을 내는 쪽이 낫다는 것이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입장을 발표할 경우 일각에서 가능성이 제기한 정계은퇴를 선언하기보다는 후보로서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느낀다는 쪽에 무게를 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동욱, 박지원 특검 제안에 “방귀 뀐 X이 성내는 꼴”

    신동욱, 박지원 특검 제안에 “방귀 뀐 X이 성내는 꼴”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문준용 의혹 조작’ 논란에 대해 특검을 제안한 것에 대해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방귀 뀐 X이 성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신동욱 총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이라”며 “X 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맛을 아는 꼴이고 스스로 욕을 버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꼬리 자르기 맞불치곤 화력이 약한 꼴이고 불똥의 본능적 반사작용 꼴이다”라고 덧붙였다.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특검을 해서 우리 당의 잘못이 있다고 하면 그 잘못도 철저히 규명돼서 관계자가 보고를 받은 사람이 있거나, 지시를 한 사람이 있거나, 또는 가담을 했다면 그대로 정확하게 처벌하고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따라서 저는 특검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동욱 총재는 자신의 트위터에 “‘문준용 의혹 조작’ 몸통 지목 이준서, 대리운전기사로 시작해서 국민의당 인재영입1호 거쳐 최고위원까지 오른 욕망의 조작기관차 꼴이다”며 “정치초년생의 작품치곤 대작이라 배후의 담배연기가 자욱하게 깔리는 꼴이다. 안철수·박지원께 책임 물어야 하는 꼴이다”고 맹렬히 비판했다.신동욱 총재는 “국민의당 ‘문준용 의혹 조작제보’ 당원 이유미 체포, 제2의 김대업 조작사건 꼴이고 안철수 정계은퇴 불씨 피운 꼴이다”며 “국민의당 대국민사기극에 저도 속고 국민 여러분도 속은 꼴이다”며 지적했다. 또 “사기극을 믿고 문재인 대통령과 문준용씨 비판했던 점을 사과드립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獨 역대 최장수 총리 헬무트 콜 별세

    獨 역대 최장수 총리 헬무트 콜 별세

    ‘통일 독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헬무트 콜이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독일 대중지 빌트를 비롯해 현지 언론은 콜 전 총리가 라인강변 루드비히스하펜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도우파 기민당 출신의 콜 전 총리는 1982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16년간 총리를 지낸 역대 최장수 총리다. 집권 기간 중이던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자 ‘조기통일론’을 강력하게 주창, 이듬해인 1990년 동·서독 통일을 이뤄냈다. 이 때부터 그에게는 항상 ‘통일총리’라는 별칭이 따라다니게 됐다.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가 장벽 붕괴 보고를 받고 “실례지만 지금 바로 돌아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곧바로 귀국한 일화는 유명하다. 현재 독일을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콜 전 총리의 ‘정치적 수양딸’로 불린다. 콜 전 총리는 2010년 담낭 수술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크고작은 장 수술과 고관절 치료를 받는 등 노환에 시달려 왔다. 위독설도 여러 차례 나왔으나 이번에는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세무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6세에 기민당의 청년단체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프랑크푸르트·하이델베르그대학에서 역사와 법률­정치학을 전공했고 1947년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특유의 뚝심과 배포로 1973년 기민당 총재로 선출됐고, 1982년 사민­자민당(FDP)의 연립정권 붕괴로 총리에 올랐다. 1994년 총선 당시 다시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통독과 유럽통합을 완결짓겠다는 명분으로 5차 연임에 성공했다. 1996년 말 콘라트 아데나워의 14년 1개월 기록을 깨고 전후(戰後) 최장수 총리가 됐다. 그러나 통일의 후유증과 경제난은 콜에게 정치적 패배를 안겼다. 1998년 잇따라 터진 비자금 스캔들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고, 결국 그 해 치러진 총선에서 슈뢰더 총리에게 총리직을 내주어야 했다. 2002년 9월 정계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요리책 ‘독일 요리기행’을 출간할 정도로 미식가로도 유명했다. 가정적으로는 순탄치 않았다. 41년간 함께했던 첫 부인 하넬로어는 2001년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8년 35살 연하의 자신의 옛 비서 마이케 리히터와 재혼했으나 마이케가 정상생활이 어려운 콜 전 총리를 일거수일투족 감시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첫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둘을 두었다.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자유의 진정한 벗, 전후 유럽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을 잃게 됐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독일 ‘통일총리’ 헬무트 콜 별세… 향년 87세

    독일 ‘통일총리’ 헬무트 콜 별세… 향년 87세

    ‘통일 독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헬무트 콜이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독일 대중지 빌트를 비롯해 현지 언론은 콜 전 총리가 라인강변 루드비히스하펜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도우파 기민당 출신의 콜 전 총리는 1982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16년간 총리를 지낸 역대 최장수 총리다. 집권 기간 중이던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자 ‘조기통일론’을 강력하게 주창, 이듬해인 1990년 동·서독 통일을 이뤄냈다. 이 때부터 그에게는 항상 ‘통일총리’라는 별칭이 따라다니게 됐다.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가 장벽 붕괴 보고를 받고 “실례지만 지금 바로 돌아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곧바로 귀국한 일화는 유명하다. 현재 독일을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콜 전 총리의 ‘정치적 수양딸’로 불린다. 콜 전 총리는 2010년 담낭 수술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크고작은 장 수술과 고관절 치료를 받는 등 노환에 시달려 왔다. 위독설도 여러 차례 나왔으나 이번에는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세무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6세에 기민당의 청년단체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프랑크푸르트·하이델베르그대학에서 역사와 법률­정치학을 전공했고 1947년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특유의 뚝심과 배포로 1973년 기민당 총재로 선출됐고, 1982년 사민­자민당(FDP)의 연립정권 붕괴로 총리에 올랐다. 1994년 총선 당시 다시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통독과 유럽통합을 완결짓겠다는 명분으로 5차 연임에 성공했다. 1996년 말 콘라트 아데나워의 14년 1개월 기록을 깨고 전후(戰後) 최장수 총리가 됐다. 그러나 통일의 후유증과 경제난은 콜에게 정치적 패배를 안겼다. 1998년 잇따라 터진 비자금 스캔들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고, 결국 그 해 치러진 총선에서 슈뢰더 총리에게 총리직을 내주어야 했다. 2002년 9월 정계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요리책 ‘독일 요리기행’을 출간할 정도로 미식가로도 유명했다. 가정적으로는 순탄치 않았다. 41년간 함께했던 첫 부인 하넬로어는 2001년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8년 35살 연하의 자신의 옛 비서 마이케 리히터와 재혼했으나 마이케가 정상생활이 어려운 콜 전 총리를 일거수일투족 감시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첫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둘을 두었다.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자유의 진정한 벗, 전후 유럽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을 잃게 됐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전문] “일자리는 기본권…국회 함께 합시다” 문 대통령 시정연설

    [전문] “일자리는 기본권…국회 함께 합시다” 문 대통령 시정연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 때 바로 이 자리에서 당대표 연설을 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인사드리는 것은 처음이지만, 19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많아서 친근한 동료의식을 갖고 있습니다.지난 5월 10일, 저는 국회에서 엄숙한 마음으로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습니다. 오늘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대 가장 빠른 시기의 시정연설이자 사상 최초의 추경시정연설이라고 들었습니다. 국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치하고자하는 저의 노력으로 받아들여주십시오. 그러나 그 보다 더 주목해주시기를 바라는 것은 일자리 추경의 절박성과 시급성입니다.   한 청년이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했고, 입시보다 몇 배 더 노력하며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청년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발 면접이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어요.” 그 청년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수많은 아들딸들이 이력서 백장은 기본이라고, 이제는 오히려 담담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실직과 카드빚으로 근심하던 한 청년은 부모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에 이렇게 썼습니다. “다음 생에는 공부를 잘할게요.” 그 보도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던 것은 모든 의원님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부상당한 소방관은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료들에게 폐가 될까 미안해 병가도 가지 못합니다. 며칠 전에는 새벽에 출근한 우체국 집배원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일이 말씀드리자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들의 고달픈 하루가 매일매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의 책임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분명한 사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맞서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국민의 삶이 고단한 근본원인은 바로 일자리입니다. 누구나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의 고용상황이 너무나 심각합니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우리 모두는,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기가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이미 통계청에서 발표하여 보도된 내용이지만, 우리의 고용상황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고치, 실업자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실업은 고용절벽이란 말이 사용될 정도로 매우 심각합니다. 연간 청년실업률은 2013년 이후 4년간 급격하게 높아졌고,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인 11.2%를 기록했습니다. 체감 실업률은 최근 3개월간 24% 안팎,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입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가 주취업연령대에 진입한 반면에 청년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으면 에코붐세대의 주취업연령대 진입이 계속되는 동안 청년실업은 국가재난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고, 우리는 한 세대 청년들의 인생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도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듯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입니다.   소득분배 악화 상황도 심각합니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계층의 소득이 2016년에 무려 5.6%나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2.1% 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금년 1/4분기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일 잘사는 계층과 못사는 계층 간에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1분위 계층의 소득감소가 5분기 동안,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는데, 시장 상인이나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은 외환위기 때 보다 경기가 더 나쁘다고 호소합니다. 실제로 도소매, 음식숙박업 같은 서비스업은 지난 1/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국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니 쓰는 돈이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이며 식당은 장사가 안 되니 종업원을 고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주로 저소득층이 종사하던 일자리가 줄어듭니다. 앞서 말씀드린, 1분위 계층의 소득이 감소하게 된 이유입니다. 극심한 내수불황 속에서 제일 어려운 계층이 벼랑 끝으로 몰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불평등 정도는 이미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상위 10%가 전체 소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50%, 절반에 육박합니다. 통계상으로는 OECD국가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입니다. 과세에서 누락되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이 많은 실정을 감안하면, 우리의 소득불평등 정도가 미국보다 더 심할지도 모릅니다.   그런터에 잘 사는 사람들은 더 잘 살게 되고 못 사는 사람들은 더 못살게 되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참으로 우려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대다수 국민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습니다. 통합된 사회로 갈 수도 없습니다. 민주주의도 실질이나 내용과는 거리가 먼 형식에 그치게 됩니다.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게 되는 근본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해법은 딱 하나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성장의 결과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려 성장을 이루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경제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현재의 실업대란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재난수준의 경제위기로 다가올 우려가 있습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할지도 모릅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문제의 중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물론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합니다.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고용을 개선하고, 소득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수실적이 좋아 증세나 국채발행 없이도 추경예산 편성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다면, 정부의 직무유기이고, 나아가서는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가 될 것입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예상 세수 증가분 8조 8000억원과 세계잉여금 1조 1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1조 3000억원을 활용하여 총 11조 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중심 추경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번 추경 예산은 재난에 가까운 실업과 분배악화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긴급처방일 뿐입니다.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추진해야할 국가적 과제입니다. 그러나 빠른 효과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에게 필요한 일은 하는 정부’입니다. 그것이 책임 있는 정부입니다. 일자리 대책, 이번 하반기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서 협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시급한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촉진되기를 특별히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제, 추경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려고 하는지 보고 드리겠습니다.   추경 목적에 맞게 일자리와 서민생활 안정에 집중하였습니다. 항구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SOC사업은 배제했습니다. 대신 육아휴직급여,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등 지난 대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공통공약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추경예산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 드리면, 첫째,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에게 최우선 순위를 두었습니다.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거나, 취업과 창업을 돕는 예산입니다. 정부가 직접 고용하는 일자리는 두 가지를 고려했습니다. 안전, 복지, 교육 등 국민 모두를 위한 민생서비스 향상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충원이 꼭 필요했던 현장 중심의 인력으로 한정했습니다.   먼저 소방관입니다.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 되었지만 그에 따른 인원 증원이 없었습니다. 법정 인원에 비해 턱없이 수가 부족해 소방차와 119 구조차량이 탑승 인력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지난해 태풍 때 구조대원이 부족해 대체 투입되었던 구급대원이 순직한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복지 공무원입니다. 올해 초, 한 달 간격으로 세 명의 복지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을 정도로 살인적인 업무량과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근로감독관도 부족합니다. 감독관 1명이 근로자 1만 2000여명, 사업장 1500여 개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저임금 위반이나 아르바이트비 체불 등은 단속할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그밖에도 경찰관, 부사관, 군무원, 집배원, 가축방역관 등까지 합쳐 국민 안전과 민생 현장에서 일할 중앙과 지방 공무원 1만 2000명을 충원해 민생서비스를 개선하겠습니다. 보육교사, 노인돌봄서비스, 치매관리서비스, 아동안전지킴이 등 민간이 고용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도 지원하고자 합니다. 추경이 통과되면,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을 위해 필요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2만 4000개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습니다.   이상의 공공부문 일자리는 사실상 청년 일자리입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동시에 민생수요에 비해 수가 부족했던 현장인력을 확충하는 것인 만큼 청년실업 해소와 민생사회서비스 향상의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번 추경으로 민간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돕고자 합니다. 중소기업 청년고용지원제도를 신설해 중소기업의 청년취업문을 넓히겠습니다. 중소기업이 청년 두 명을 채용하면, 추가로 한 명을 더 채용할 수 있게끔 추가 고용 한 명의 임금을 국가가 3년간 지원하겠습니다. 이번 추경으로 5000명의 추가채용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줄여주는 예산도 편성했습니다. 내일채움공제의 적립금과 대상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청년들도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보다 많은 청년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청년창업지원펀드 확대 등으로 청년 창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겠습니다. 또한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3000억원 규모의 ‘재기지원펀드’ 신설도 포함시켰습니다.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들의 고단함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습니다. 청년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해서 구직활동을 하는 3개월간 월 30만원씩 우선 지원하고자 합니다. 내년도 예산에서는 보다 본격적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들의 거주난도 도울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적은 비용으로 출퇴근에 용이한 역세권에 거주할 수 있도록 다가구 임대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이번 추경에는 2,700호분 공급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지금의 청년세대를 두고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청년들에게만 속 상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자식들만은 우리보다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부모들에게도 가슴이 미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청년 일자리는 자식들의 문제이자 부모들의 문제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함께 팔 걷어 부치고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둘째, 여성들에게 일할 기회를 늘려주고 가정의 행복을 돕는 예산입니다. 육아 휴직을 해도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출산 첫 3개월의 육아휴직 급여를 최대 두 배까지 늘리도록 했습니다. 육아휴직은 끝났는데, 당장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여성경력단절은 여성과 가정, 국가에 모두 손실입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올해 예정한 지원규모보다 두 배 늘려 360개를 신규 설치함으로써 부모들의 육아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민간 어린이집이 없는 지역에 신설하거나 운영이 어려운 민간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으로 민간과 상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집 보조교사, 대체교사를 늘리면 일자리도 늘고, 교사들도 법정 근로시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더 많은 보살핌을 받을 수 있습니다. 5000명을 충원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다시 일하고 싶은 여성들이 보다 쉽게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 예산도 있습니다. 새일센터에 창업매니저와 취업설계사를 새로 배치하고, 직업교육 과정을 확대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됐습니다.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 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학교장이 즉시 대응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셋째, 어르신들의 일자리와 건강을 위한 예산입니다. 어르신들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할 수 있어야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노인 빈곤률과 자살률이 OECD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불명예와 불효,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 노인 공공일자리를 3만개 늘리고 일자리 수당을 월 22만원에서 월 27만원으로 인상하는 예산을 반영했습니다. 은퇴자의 기술과 경험이 청년 창업자들과 만나면 어르신 일자리도 늘리고 청년 창업도 도울 수 있습니다. 청년 창업자와 공동창업으로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륜을 살리는 일자리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치매는 국민 모두의 공포입니다. 어르신들도, 가족들도 그 고통을 혼자 감당해서는 안 됩니다. 치매국가책임제,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전국 통틀어 47개소에 불과한 치매안심센터를 252개로 늘리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전국 모든 시군구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되면 치매 상담은 물론 조기 검진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줄여드릴 것입니다.   넷째, 지역에 밀착한 일자리를 만들고, 취약한 민생과 국민안전을 강화하는 예산입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하수관거 정비 등 낙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지역에서 일자리를 늘리면서 주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업입니다. 특히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경쟁력을 강화시켜 지역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기초생활보장제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위한 제도입니다. 불합리한 부양의무자기준을 완화하여 제도 수혜자를 4만 1000가구 늘리고자 합니다.   구의역 사고 같은 비극은 다시, 없어야 합니다. 스크린도어 안전 보호벽을 개선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국민안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련 업종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추경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 3조 5000억원이 지원됩니다. 지방정부들도 이번 추경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일자리 정책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민생 관련 사업에 중점 사용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약 11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서민들의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응급처방이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는 국민들에게 생명이며, 삶 그 자체입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국민 기본권입니다.   국민들은 버틸 힘조차 없는데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힘들면 지체 없이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게 정부고, 그게 국가라는 판단으로 편성한 예산입니다. 국회가 함께 해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국회는 올해 초 환경미화원을 직접 고용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을 국회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저도 단단히 마음먹고 있습니다. 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만들겠다는 각오입니다. 정부의 모든 정책 역량을 일자리에 집중할 것입니다.   국회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야당과 여당이 함께 힘을 합해야 합니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함께 합시다. 마음 놓고 일하고 싶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호소에 응답합시다.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을 껴안읍시다. 일자리에서부터 국회와 정부가 협력하고, 야당과 여당이 협력하는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께도 큰 위안이 될 것입니다.   이번 추경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되어 기대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합니다. 정부는 국회가 추경을 확정하는 대로 바로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는 비상시국에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상황에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저와 정부도 국회를 존중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협의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한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고용을 개선하고 소득 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확충에 필요한 추경예산의 용도를 설명하고 “일자리 대책이 하반기부터 바로 시작될 수 있도록 의원들께서 협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 때 바로 이 자리에서 당 대표 연설을 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인사드리는 것은 처음이지만, 19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많아서 친근한 동료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0일, 저는 국회에서 엄숙한 마음으로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습니다. 오늘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대 가장 빠른 시기의 시정연설이자 사상 최초의 추경시정연설이라고 들었습니다. 국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치하고자하는 저의 노력으로 받아들여 주십시오. 그러나 그보다 더 주목해주시기를 바라는 것은 일자리 추경의 절박성과 시급성입니다. 한 청년이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했고, 입시보다 몇 배 더 노력하며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청년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발 면접이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어요.” 그 청년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수많은 아들딸들이 이력서 백 장은 기본이라고, 이제는 오히려 담담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실직과 카드빚으로 근심하던 한 청년은 부모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에 이렇게 썼습니다. “다음 생에는 공부를 잘할게요.” 그 보도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던 것은 모든 의원님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부상당한 소방관은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료들에게 폐가 될까 미안해 병가도 가지 못합니다. 며칠 전에는 새벽에 출근한 우체국 집배원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일이 말씀드리자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들의 고달픈 하루가 매일매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의 책임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분명한 사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맞서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국민의 삶이 고단한 근본 원인은 바로 일자리입니다. 누구나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의 고용상황이 너무나 심각합니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우리 모두는,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기가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이미 통계청에서 발표하여 보도된 내용이지만, 우리의 고용상황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고치, 실업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실업은 고용절벽이란 말이 사용될 정도로 매우 심각합니다. 연간 청년실업률은 2013년 이후 4년간 급격하게 높아졌고,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인 11.2%를 기록했습니다. 체감 실업률은 최근 3개월간 24% 안팎,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입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가 주 취업 연령대에 진입한 반면에 청년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으면 에코붐 세대의 주 취업 연령대 진입이 계속되는 동안 청년실업은 국가재난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고, 우리는 한 세대 청년들의 인생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도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듯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입니다. 소득분배 악화 상황도 심각합니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계층의 소득이 2016년에 무려 5.6%나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2.1% 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금년 1/4분기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일 잘사는 계층과 못사는 계층 간에 소득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1분위 계층의 소득감소가 5분기 동안,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는데, 시장 상인이나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은 외환위기 때보다 경기가 더 나쁘다고 호소합니다. 실제로 도소매, 음식숙박업 같은 서비스업은 지난 1/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국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니 쓰는 돈이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이며 식당은 장사가 안되니 종업원을 고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주로 저소득층이 종사하던 일자리가 줄어듭니다. 앞서 말씀드린, 1분위 계층의 소득이 감소하게 된 이유입니다. 극심한 내수불황 속에서 제일 어려운 계층이 벼랑 끝으로 몰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불평등 정도는 이미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상위 10%가 전체 소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50%, 절반에 육박합니다. 통계상으로는 OECD 국가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입니다. 과세에서 누락되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이 많은 실정을 감안하면, 우리의 소득 불평등 정도가 미국보다 더 심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터에 잘 사는 사람들은 더 잘살게 되고 못사는 사람들은 더 못살게 되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참으로 우려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대다수 국민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습니다. 통합된 사회로 갈 수도 없습니다. 민주주의도 실질이나 내용과는 거리가 먼 형식에 그치게 됩니다.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게 되는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해법은 딱 하나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성장의 결과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려 성장을 이루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경제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현재의 실업대란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재난 수준의 경제위기로 다가올 우려가 있습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문제의 중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물론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합니다.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고용을 개선하고, 소득 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수 실적이 좋아 증세나 국채발행 없이도 추경예산 편성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다면, 정부의 직무유기이고, 나아가서는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가 될 것입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예상 세수 증가분 8조 8천억원과 세계잉여금 1조 1천억원, 기금 여유자금 1조 3천억원을 활용하여 총 11조 2천억원 규모의 일자리 중심 추경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번 추경예산은 재난에 가까운 실업과 분배악화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처방일 뿐입니다.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할 국가적 과제입니다. 그러나 빠른 효과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정부’가 아니라‘국민에게 필요한 일은 하는 정부’입니다. 그것이 책임 있는 정부입니다. 일자리 대책, 이번 하반기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서 협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시급한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촉진되기를 특별히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제, 추경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려고 하는지 보고 드리겠습니다. 추경 목적에 맞게 일자리와 서민 생활 안정에 집중하였습니다. 항구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SOC 사업은 배제했습니다. 대신 육아휴직급여,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등 지난 대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공통공약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추경예산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 드리면, 첫째,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에게 최우선 순위를 두었습니다.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거나, 취업과 창업을 돕는 예산입니다. 정부가 직접 고용하는 일자리는 두 가지를 고려했습니다. 안전·복지·교육 등 국민 모두를 위한 민생서비스 향상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충원이 꼭 필요했던 현장 중심의 인력으로 한정했습니다. 먼저 소방관입니다.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 되었지만 그에 따른 인원 증원이 없었습니다. 법정 인원에 비해 턱없이 수가 부족해 소방차와 119 구조 차량이 탑승 인력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지난해 태풍 때 구조대원이 부족해 대체 투입되었던 구급대원이 순직한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복지 공무원입니다. 올해 초, 한 달 간격으로 세 명의 복지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을 정도로 살인적인 업무량과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근로감독관도 부족합니다. 감독관 1명이 근로자 1만 2천여 명, 사업장 1천5백여 개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저임금 위반이나 아르바이트비 체불 등은 단속할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그 밖에도 경찰관, 부사관, 군무원, 집배원, 가축방역관 등까지 합쳐 국민 안전과 민생 현장에서 일할 중앙과 지방 공무원 1만 2천명을 충원해 민생서비스를 개선하겠습니다. 보육교사, 노인돌봄서비스, 치매관리서비스, 아동안전지킴이 등 민간이 고용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도 지원하고자 합니다. 추경이 통과되면,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을 위해 필요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2만 4천개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습니다. 이상의 공공부문 일자리는 사실상 청년 일자리입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동시에 민생수요에 비해 수가 부족했던 현장인력을 확충하는 것인 만큼 청년실업 해소와 민생사회서비스 향상의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번 추경으로 민간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돕고자 합니다. 중소기업 청년고용지원제도를 신설해 중소기업의 청년취업문을 넓히겠습니다. 중소기업이 청년 두 명을 채용하면, 추가로 한 명을 더 채용할 수 있게끔 추가 고용 한 명의 임금을 국가가 3년간 지원하겠습니다. 이번 추경으로 5천명의 추가채용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줄여주는 예산도 편성했습니다. 내일채움공제의 적립금과 대상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청년들도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보다 많은 청년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청년창업지원펀드 확대 등으로 청년 창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겠습니다. 또한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3천억 원 규모의 ‘재기지원펀드’ 신설도 포함시켰습니다.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들의 고단함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습니다. 청년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해서 구직활동을 하는 3개월간 월 30만원씩 우선 지원하고자 합니다. 내년도 예산에서는 보다 본격적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들의 거주난도 도울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적은 비용으로 출퇴근에 용이한 역세권에 거주할 수 있도록 다가구 임대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이번 추경에는 2,700호분 공급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지금의 청년세대를 두고‘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청년들에게만 속 상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자식들만은 우리보다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부모들에게도 가슴이 미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청년 일자리는 자식들의 문제이자 부모들의 문제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함께 팔 걷어붙이고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둘째, 여성들에게 일할 기회를 늘려주고 가정의 행복을 돕는 예산입니다. 육아휴직을 해도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출산 첫 3개월의 육아휴직 급여를 최대 두 배까지 늘리도록 했습니다. 육아휴직은 끝났는데, 당장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여성경력단절은 여성과 가정, 국가에 모두 손실입니다. 국공립어린이집을 올해 예정한 지원규모보다 두 배 늘려 360개를 신규 설치함으로써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민간어린이집이 없는 지역에 신설하거나 운영이 어려운 민간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으로 민간과 상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집 보조교사, 대체교사를 늘리면 일자리도 늘고, 교사들도 법정 근로시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더 많은 보살핌을 받을 수 있습니다. 5천명을 충원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다시 일하고 싶은 여성들이 보다 쉽게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 예산도 있습니다. 새일센터에 창업매니저와 취업설계사를 새로 배치하고, 직업교육 과정을 확대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됐습니다.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 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학교장이 즉시 대응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셋째, 어르신들의 일자리와 건강을 위한 예산입니다. 어르신들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할 수 있어야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OECD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불명예와 불효,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 노인 공공일자리를 3만개 늘리고 일자리 수당을 월 22만원에서 월 27만원으로 인상하는 예산을 반영했습니다. 은퇴자의 기술과 경험이 청년 창업자들과 만나면 어르신 일자리도 늘리고 청년 창업도 도울 수 있습니다. 청년 창업자와 공동창업으로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륜을 살리는 일자리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치매는 국민 모두의 공포입니다. 어르신들도, 가족들도 그 고통을 혼자 감당해서는 안 됩니다. 치매국가책임제,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전국 통틀어 47개소에 불과한 치매안심센터를 252개로 늘리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전국 모든 시군구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되면 치매 상담은 물론 조기 검진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줄여드릴 것입니다. 넷째, 지역에 밀착한 일자리를 만들고, 취약한 민생과 국민 안전을 강화하는 예산입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하수관거 정비 등 낙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지역에서 일자리를 늘리면서 주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업입니다. 특히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경쟁력을 강화시켜 지역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기초생활보장제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위한 제도입니다. 불합리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여 제도 수혜자를 4만1천 가구 늘리고자 합니다. 구의역 사고 같은 비극은 다시, 없어야 합니다. 스크린도어 안전 보호벽을 개선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국민 안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련 업종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추경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 3조 5천억 원이 지원됩니다. 지방정부들도 이번 추경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일자리 정책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민생 관련 사업에 중점 사용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약 11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서민들의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응급처방이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는 국민들에게 생명이며, 삶 그 자체입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국민 기본권입니다. 국민들은 버틸 힘조차 없는데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힘들면 지체 없이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게 정부고, 그게 국가라는 판단으로 편성한 예산입니다. 국회가 함께 해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국회는 올해 초 환경미화원을 직접 고용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을 국회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저도 단단히 마음먹고 있습니다. 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만들겠다는 각오입니다. 정부의 모든 정책역량을 일자리에 집중할 것입니다. 국회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야당과 여당이 함께 힘을 합해야 합니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함께 합시다. 마음 놓고 일하고 싶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호소에 응답합시다.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을 껴안읍시다. 일자리에서부터 국회와 정부가 협력하고, 야당과 여당이 협력하는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께도 큰 위안이 될 것입니다. 이번 추경이 이른 시일 내에 통과되어 기대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합니다. 정부는 국회가 추경을 확정하는 대로 바로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는 비상시국에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상황에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저와 정부도 국회를 존중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협의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국회방송,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연합뉴스
  • [길섶에서] 총리의 일본 친구/황성기 논설위원

    그제 열린 국회 본회의 총리 인준안 표결을 누구 못지않게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본 일본인. 바로 5월 15일자 이 코너의 바로 위쪽 ‘씨줄날줄’에 소개된 ‘총리 후보자의 일본 친구’의 주인공 니시모리 시오조 전 고치현의회 의장이었다. 전남지사 시절 니시모리 전 의장과 맺은 우정을 다룬 칼럼이 게재된 당일 이낙연 총리가 서울신문 칼럼을 읽고 니시모리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 총리는 9시간 걸려 고치에서 무안까지 지사 퇴임식에 참석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은 물론이다. 니시모리가 “일본 시골의 은퇴한 정치인인 제가 총리와 함께 신문 칼럼에 등장하는 게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하자 이 총리는 “무슨 말이시냐. 전 대단히 기쁘다”고 격려했다고. 인준안이 통과된 직후 이 총리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는 니시모리는 필자에게 “국제감각을 지닌 분이 총리가 되셨으니 한·일 관계는 물론 한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주시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10일 아베 신조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하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목포를 거쳐 서울에서 이 총리와 재회한다고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5년만에 다시 벌어진 빈부격차… 3대 지표 모두 악화

    5년만에 다시 벌어진 빈부격차… 3대 지표 모두 악화

    지난해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가 5년 만에 다시 벌어졌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대통령 탄핵 등 정치·경제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3대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와 소득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이 모두 악화된 것이다. 경기 침체로 임시·일용직이 감소했고, 실업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대거 늘어나면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폭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지니계수 0.353… 불평등 심화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04로 전년보다 0.009 증가했다. 2011년 0.311에서 2012년 0.307, 2013~14년 0.302, 2015년 0.295까지 낮아졌다가 반등으로 돌아선 것이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0.4를 넘으면 소득분배의 불평등이 심한 상태로 보고, 0.7을 넘으면 소득 양극화가 매우 심한 상태로 진단한다. 지난해 지니계수가 상승한 건 소득불평등 정도가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53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가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전까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345)이 가장 높았다. ●하위층 100만원 벌 때 상위층 932만원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5분위 계층(소득 상위 20%)의 평균 소득을 1분위 계층(하위 20%)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도 9.32로 2015년에 비해 1.08포인트 증가했다.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하위 20%가 평균 100만원을 벌었다면 상위 20%는 평균 932만원의 소득을 올렸다는 얘기다.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은 2013년 7.59에서 2014년 8.08, 2015년 8.24, 지난해 9.32로 증가해 왔다. 2013년 5.43, 2014년 5.41, 2015년 5.11로 줄어들었던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지난해 5.45로 반등했다. ●은퇴 연령층 갈수록 소득 격차 급증 특히 은퇴 연령층인 66세 이상에서의 빈부 격차가 심각했다. 이 연령층의 시장소득 기준의 5분위 배율을 보면 2013년 41.09, 2014년 45.36, 2015년 59.92, 지난해 68.13으로 고령화로 인한 소득 격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소득 격차 심화의 원인에 대해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다수가 속한 임시·일용직 근로자들이 구조조정 여파로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실직자들이 영세 자영업으로 뛰어들어 경쟁이 심화되면서 저소득층의 사업 소득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분위 계층의 사업 소득은 17.1%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도 다시 반등했다. 처분가능소득 기준의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 15.2%를 기록한 뒤 2015년까지 13.8%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14.7%로 상승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민연금 수령액 은퇴 전 소득의 24% 불과”

    국민연금 수급자가 받는 평균 수령액이 은퇴 전 생애 평균소득의 24%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2일 감사원의 ‘고령사회 대비 노후소득보장체계 성과분석’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국민연금의 실제 소득대체율 수준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연금 가입자와 노령연금 수급자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활용해 수급자의 월 소득 실적치와 미래소득 추정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뒤 실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추정했더니 23.9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실질소득대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평균소득의 약 70%를 적정 노후소득으로 확보하는 게 좋다고 제시한 것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르웨이 “한국은 아파서 일 못하면 국가가 돌보지 않나요”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르웨이 “한국은 아파서 일 못하면 국가가 돌보지 않나요”

    인구 520만명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 지난해 경제성장률 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4위. 하지만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0%대 경제성장에도 노르웨이인의 삶의 질이 높은 비결은 무엇일까. 세계경제포럼은 활발한 계층 이동, 낮은 실업률, 높은 여성 고용률, 강력한 단체 교섭 등을 꼽았다. 지난 15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에서 시민들을 만나 그들이 행복한 이유를 들어 봤다. 노르웨이인들은 생계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함 없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게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오슬로 중심가 칼요한 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탈레 하메뢰 엘링보그(24·여)는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잘 보호해 주기 때문에 노르웨이에 사는 게 행복하다”면서 “나도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알프 시베르센(51)은 자신이 행복한 이유로 ‘정치 시스템’을 꼽으면서 “안정적인 정치 시스템이 있기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 제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하면 삼성이 떠올라 잘사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면서 “몸이 아파서 일을 못 하게 되면 국가가 돌봐 주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실업자부터 장애인, 이주민, 고령층까지 노르웨이인들은 사회적 약자를 국가가 보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또 이를 위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노르웨이 복지 체제의 틀은 1930년대부터 마련되기 시작했다. 대공황을 겪으면서 복지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당시 집권층이 인근 소련의 사례를 통해 노동자 혁명으로 체제가 전복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면서 복지 개혁은 시작됐다. 1960~1970년대까지 주요한 복지 기관이 생겨났고 1997년 국가보험법 제정 이후 실업수당, 장애수당, 고령연금, 영유아수당 등 현재의 시스템이 이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실업수당은 원래 받던 평균 급여의 67% 정도로 2년간 지급된다. 직업을 잃었다고 해서 당장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당을 받기 위해선 정부에서 제공하는 직업 교육을 받거나 다른 직업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새 일자리가 들어왔지만 거절할 경우 수당을 받을 수 없다. 노르웨이에는 법정 최저임금이 없고 일부 직종의 단체협약에만 최저임금이 정해져 있는데 현재 청소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69.37크로네(약 2만 2700원)다. 높은 물가를 감안해도 우리나라 올해 최저시급 6470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퇴직 연령은 62세에서 75세 사이로 유연한 편이며 67세부터 고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17년 현재 노르웨이인들이 받는 고령연금 평균액은 한 달에 1만 9500크로네(약 261만원) 정도다. 이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노후를 국가가 보장해 주기 때문에 노르웨이에는 가난한 노인이 없다. 노르웨이 왕궁 근처 공원에서 만난 잉게르(81) 할머니는 “내 몸이 여전히 건강해 자연의 변화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5월이 되면 꽃이 핀 거리를 만끽하기 위해 매일같이 산책을 나온다”며 웃었다. 노르웨이 방송사 TV2의 기자로 일하다가 은퇴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셸 아르네 토트란드(72)는 “이 나이에도 아직 활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행복하다”고 했다. 노르웨이인들은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여유, 여가, 여행을 떠올린다고 했다. 20대 때부터 본인이 알아서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의 상황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노르웨이 최대 보험사 옌시디에의 벤테 스베르드룹(50) 인사부 국장은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부동산 등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물론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는 국가가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좀더 나은 여가생활을 원하는 경우엔 그렇다”고 귀띔했다. 노르웨이 사회의 ‘포용성’을 행복의 이유로 꼽은 사람들도 있었다. 부모가 보스니아에서 온 ‘이민 1세대’라는 렉스 코마다리크(21·여)는 “부모님이 처음에는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고 했지만 내 기억에 한 번도 굶어 본 적 없고 불행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와 동등한 권리를 주는 노르웨이에 살아서 행복하다고 했다. 영국에서 온 지 5개월 된 유학생 조슈아 버튼(23)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계기로 유럽과 비유럽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다가 노르웨이로 유학 왔다”면서 “오래 있진 않았지만 이 나라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 들고 차별당한 경험이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또한 노르웨이는 엄마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출산·육아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도 높다. 평일 오후 아이와 함께 쇼핑을 나온 인나 링크(33·여)는 “육아휴직 10개월 동안 100% 월급과 육아수당이 나온다”면서 “내 커리어를 쌓고 일하는 데 아이를 갖는 게 방해되지 않는 나라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10주간 주어지는 ‘아빠 육아휴직’ 중인 마리우스 외프스티(39)는 “강력한 노동조합이 아빠 육아휴직도 가능하게 만든 원인”이라면서 “노조가 내 삶에 실용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는 노사정 3자 협의 체계가 세계에서 가장 잘 실현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동자의 54%가 노조에 가입해 있다. 물론 노르웨이의 사회복지제도가 100%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노르웨이인들도 사회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보완할 방법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다. 노르웨이 금융협회 소속 안야 브로드숄(45·여) 변호사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아파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일을 할 수 있으면서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나 정부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노사정 3자 협의체가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기로 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해 장애인, 고령층의 고용률을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포용하고 정부도 고용을 장려함으로써 복지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오슬로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두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문재인, 노무현보다 실수 적을 것”

    두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문재인, 노무현보다 실수 적을 것”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79) 신부가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보다 실수를 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들어주는 힘이 있고 생각을 깊이 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이 적을 것 같다. 들어주는 아량이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머리가 좋고 공부를 많이 하고 실력이 있으니깐 다른 사람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그는 어떤 일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결정해 버렸다”고 밝혔다.송 신부는 “적폐 청산 없는 화합은 거짓말 화합”이라며 “아무리 아파도 썩은 것은 도려내야지, 감싼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며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송 신부는 2005년 12월 사목 일선에서 은퇴한 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마을에 정착했다. 1972년 12월 사제 서품을 받은 송 신부는 부산 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다음은 송 신부와 일문일답. -건강은 어떠신지.→괜찮다.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후 이곳에 정착한 지 12∼13년 됐다. -문 대통령이 재수 끝에 당선됐는데.→이번엔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봤다.대세였다. 촛불이 밀어줬다. 촛불이 아니면 선거가 미뤄졌을 것 아니냐. 워낙 국내외 상황이 어려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해도 너무 잘못하니깐 나선 것 아닌가.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인연은 언제부터인지.→문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반정부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이 안됐다. 무일푼으로 변호사 길로 들어섰는데 그때 먼저 개업한 노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만났지.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였어. 젊은이들이 민주화운동으로 연행되면 두 사람에게 (변론을) 부탁하곤 했다. -문 대통령 가족과 인연은.→문 대통령 모친과 아주 오래전부터 친하다. 부산 신선성당 주임신부로 있을 때 모친이 성당 사목위원회 부회장을 맡았다. 굉장히 열심히 활동했다. -참여정부 이후 10여년 만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는데.→이미 문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고 10년간 다른 정부가 하는 걸 보고 공부를 많이 했을 것이다. 준비를 많이 했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등 새 정부 첫 인선을 어떻게 보나.→다 아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대체로 진보적으로 꾸리는 것 같다. 진보적인 것이 꼭 좋은 것만 아니고 발목을 잡힐 우려도 있다. 국회가 딴지를 걸 수도 있으니 참작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새 정부에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것 같은데.→적폐를 청산하지 않는 화합은 거짓말 화합이다. 아무리 아파도 썩은 것은 도려내야지, 썩은 걸 감싼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 적폐를 청산하고 화합을 해야지, 적폐를 포함해서 화합하자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참여정부 때 노 전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안 했다고 보나.→청산이 안됐다. 하려고 하다 말았다. -참여정부 공과는.→참여정부만큼 큰 변혁을 가져온 정권은 없었다. 특히 검찰을 독립시켜줬다. 각각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 아니냐. 당시 그런 걸 놓고 보수언론이 딴지를 걸고 발목을 잡았다. 그때 보수언론을 비롯해 야당, 보수 쪽에서 협조했더라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한 단계 올라갔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장·단점은.→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보다 실수를 적게 할 거다. 그는 들어주는 힘이 있고 생각을 깊이 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이 적을 것 같다. 들어주는 아량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머리가 좋고 공부를 많이 하고 실력이 있으니깐 다른 사람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그는 어떤 일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결정해 버렸다. -문재인 정부에 국민들 기대가 큰 것 같은데.→국민이 신뢰하고 희망 섞인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앞서 국정 운영 경험과 그동안 쌓아온 공부가 있으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새 정부 인사에 대한 생각은.→탕평, 탕평하는데 그 지역 균형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실제로 해당 분야에 우리나라에서 실력이 가장 우수하냐를 봐야 한다. 가장 좋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관계가 여전히 막혀 있는데.→국민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라도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지금 경색된 남북관계 물꼬를 열자고 하면 보수 쪽에서 야단일 거다. 먼저 사람이 사람 도와주는 것,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당부는.→시간이 길지 않다. 5년이 금방 간다. 쉬지 말고 부지런히 계속 일해야 한다. 개혁을 멈추거나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것 같은가.→우선은 그렇다(웃음).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딴지를 거는 세력이 많을 거다. 보수언론이 특히 그럴 것 같다. 이런 세력에 발목이 잡힐 우려도 상존한다고 본다. 노 전 대통령도 이런 부분에 발목을 잡힌 것이 제일 크게 작용했다. -곁에서 개인적으로 본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아주 강하다. 운동을 잘 하지 않느냐. 특전사 출신으로 등산도 좋아하지만, 스쿠버다이빙광이다. 가족 4명이 다 잘한다. 좀 안됐다 싶은 게, 청와대 가서 이제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을지(웃음). 어쨌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는 것도 박력 있고 두려움 없이 잘했다. 축구도 잘한다. 운동에 만능이다. -문 대통령은 골프를 하는가.→못한다. 골프채는 있지만 너무 바쁘고 돈도 들고 하니깐 안 하더라. 하지만 난 언젠가 그것이 핸디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를 할 줄 알아야 다른 나라 수장이 골프를 제의해도 응할 수 있는데 할 줄 모르면 귀한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웃으면서 언제가 후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통화했나.→당선 후 한번 전화가 왔다. 그런데 그냥 끊었다. 내가 ‘바쁘니 끊으라’고 했다. 대통령이 전화할 시간이 있겠느냐. 우리는 서로 아는 사람인데 뭐하려고 전화를 하느냐. 그냥 예의상 전화를 했겠지만, 그냥 ‘끊고 일하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는 전화가 왔길래 그냥 격려만 해줬다. -문 대통령 주변 가족 가운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나.→없다고 본다. 그 집에 식구는 그럴 사람은 없다. 남동생은 오래전부터 멀리 있으면서 배를 탔고 여동생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서 겨를이 없다. 아이들도 다들 각자 삶에 충실한 거로 안다. -오는 23일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나.→지난 9일 지인들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하고 왔다. 이번 추도식에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더더욱 안 간다. 정치인들 많이 갈 텐데 나까지 가면 더 복잡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청와대 밖의 ‘어용 지식인’/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와대 밖의 ‘어용 지식인’/박건승 논설위원

    작가 유시민은 ‘싸가지 없는 진보’의 대명사였다. 2003년 국회 첫 등원 날 정장 아닌 흰색 면바지에 재킷 차림으로 나타나 본회의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2005년에는 같은 당(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으로부터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라는 한탄도 들었다. 2013년 정계 은퇴 이후 한 종편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면서 확 바뀌었다. 예전의 ‘싸가지’와 ‘빽바지’가 무색해졌다. 명석한 논리를 갖춘 예의 바르고 품격 있는 평론가로 변신했다. 대선을 앞두고는 “(새 정부에서) 공무원 될 생각이 없다.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고 선언했다.시인이자 평론가인 김정란 교수는 SNS에서 막강 파워를 자랑한다. 예리한 분석과 상대의 폐부를 찌르는 독설이 예사롭지 않다. 타협하지 않는 단호함이 돋보인다. 페이스북 친구가 1만 2000여명이나 된다. 문재인 후보 진영에서 SNS의 최전방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그는 대선 날 ‘여성 어용 지식인 1호’를 자칭하고 나섰다. 남녀 통틀어 어용 지식인 1호를 유 작가에게 뺏겼으니 ‘여성 1호’라도 해야겠다는 뜻이다. 어용이란 권력자나 권력 기관의 정치적 앞잡이 노릇을 하는 짓이다. 70, 80년대 대학교수들에게 가장 큰 수치는 ‘어용’이란 딱지가 붙는 일이었다. 그것은 학자적 양심을 내팽개치고 출세를 좇는 등아(燈蛾)의 상징이었다. 그런데도 유 작가나 김 교수는 왜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고 선언했을까. 유 작가의 변은 이렇다. “참여정부 때 편들어 주는 사람이 없어서 힘이 들었던 게 아니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지식인이 너무 없어서 힘들었던 거다.”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게 무조건 편들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사실에 의거해 제대로 비판하고 또 제대로 옹호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새 정권에 발 들이는 대신 한 발치 떨어져서 비판과 지원을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이후 SNS에 어용 관련 글이 쏟아진다. “이제부터 나는 어용 시민”이라거나 “어용은 정권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바르게 건설하기 위한 작업”이란 글도 보인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관가에선 벌써 문 캠프에 몰려든 폴리페서 1000여명의 정치 철새들 때문에 한숨짓는다고 한다. 이런저런 위원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그곳이 아마추어 교수들로 채워질지도 모를 일이다. 임기 중 해마다 200명씩 배치해도 자리가 모자랄 판이다. 대세론에 편승해 한자리 노렸던 지식인이라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옳다. 유시민과 김정란이 정답 아닌가.
  • ‘야당’ 범보수 정계개편 예고… ‘호남참패’ 국민의당 연대론 고개

    ‘야당’ 범보수 정계개편 예고… ‘호남참패’ 국민의당 연대론 고개

    승자에게는 영광이, 패자에게는 시련의 시간이 왔다. ‘5·9 대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현재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청와대 입성에 실패한 야 3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털어 내야 하는 공통의 숙제를 떠안게 됐다.한국당은 다음달 개최되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처절한 당권 경쟁을 예고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박지원 당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벌써부터 책임 공방에 휩싸였다. 바른정당도 대선 기간 소속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당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대선 패배로 9년 2개월여 만에 야당이 된 한국당은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후보의 24.03% 득표율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당 지지율을 웃도는 득표율에 의미를 두는 시각과 좌우 대결 구도에서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는 지적이 상존한다. 따라서 한국당은 새 리더십을 세우기 위한 전당대회부터 서둘러 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이정현 전 대표의 사퇴 이후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으로 이어진 임시 지도체제가 오래가선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6월, 늦어도 7월에는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의 패인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보수 진영의 분열이 지목된 만큼 ‘통합형·혁신형 리더십’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정 원내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수도권의 나경원·홍문종 의원, 충청권의 정진석 의원도 전대 출마 예상자로 이름이 나온다. 홍 후보의 의중과 행보도 중요하다. 앞서 홍 후보는 지난 9일 대선 결과에 대해 “무너진 한국당을 복원”한 것에 방점을 찍었던 만큼 당 대표를 맡아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강한 야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아직 남은 세월이 창창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할 일이 남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국민의당은 박지원 대표가 이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야심 차게 임했던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참패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특히 당의 지역적 근간인 호남에서도 대패를 면치 못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창당 후 위기 때마다 수시로 불거지던 ‘연대론’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특히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심상치 않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에 음으로 양으로 ‘러브콜’을 보냈으나 결국 성사되진 않았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 ‘원심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으로의 흡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에 ‘여당 프리미엄’이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에 대한 ‘의원 빼가기’ 움직임은 언제든 시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철수 후보의 정계 은퇴 카드는 현재로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는 전날 대선 결과에 승복하는 발언을 하면서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며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인으로서 계속 뜻을 펼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당분간 현실 정치에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6.76%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른정당은 지난 3월 당시 정병국 대표가 자진 사퇴하면서 현재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새 지도체제 구성과 관련, 대선 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의 거취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은 대선 이후 당의 전략적 로드맵 논의를 위해 다음주 초쯤 소속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연찬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국민의당, ‘安 정계은퇴’ 발언한 송영길에 “갑질 사과하라”

    국민의당, ‘安 정계은퇴’ 발언한 송영길에 “갑질 사과하라”

    국민의당은 10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안철수 후보에게 정계를 은퇴하라고 말한데 대해 “승자의 여유도 패장에 대한 배려도 없는 망발”이라고 질타했다.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송 의원은 700만 국민이 지지한 안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하고,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 하고만 연정하겠다는 막말을 했다”면서 “국민의당은 선거기간의 앙금을 씻고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데 이 분위기에 고춧가루를 확 뿌렸다”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과 협치를 말하면 송 의원이 바로 뒤이어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합 리더십을 걱정하는 국민이 문 대통령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듣기 힘든 이유”라고 했다. 이어 “송 의원의 기고만장한 모습 속에는 오직 갑질하는 졸부의 모습뿐”이라며 “안 후보에 대한 막말에 정중히 사과하고 다시는 오만한 입에 국민의당을 올리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송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된 전날 밤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의원직도 사표를 냈고, (대선에서) 3등으로 졌는데 더는 정치를 할 명분도, 근거도 없다”며 “안 후보는 사실상 정계 은퇴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송 의원은 “안 후보는 비겁하게 민주당 강세 지역구(노원구)에 와서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출마를 못 하게 했다”며 “이는 야권을 분열시키는 것이지 확장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연정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수의 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기에 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의 연대 전략은 계속 관철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盧 유서 늘 품고 다녀…두 번째 도전 ‘10년 만에 정권 교체’

    盧 유서 늘 품고 다녀…두 번째 도전 ‘10년 만에 정권 교체’

    (6) 카트만두에서 접한 탄핵 2003년 12월이 되면서 이듬해 4월 총선에 출마하라는 압박이 거세지자 문 당선인은 민정수석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다. 무엇보다 총선에 출마하라는 ‘징발론’이 가장 괴로웠다. 이듬해 2월 청와대에 들어온 지 1년여 만에 ‘자유인’ 신분으로 돌아간 그는 오랫동안 꿈꿔 온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다. 그러던 중 네팔의 카트만두 호텔에서 예상치 못했던 소식을 접하게 된다. 호텔방으로 배달된 영자신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접한 것. 급하게 귀국해 노 전 대통령 대리인단 간사로 실무적 역할과 함께 여론전도 맡았다. 5월 14일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됐고 3일 뒤 그는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 “대통령이 간곡하게 부탁했다. 날 염두에 두고 국민참여수석실을 시민사회수석실로 확대 개편했다고. 뿌리칠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이후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7) 생애 가장 길고 힘들었던 날 2009년 5월 23일 새벽. “생애 가장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었던 ‘그날’”은 봉하에서 걸려온 김경수 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화로 시작됐다.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지신 것 같다”고 했다. 한걸음에 양산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이미 늦었다.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그럼에도 ‘나까지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고 되뇌며 버텼다. 경황이 없는 유족들을 대신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게 서거 사실을 알렸다. 영결식 상주였던 그는 “그날만큼 내가 마지막 비서실장을 했던 게 후회된 적이 없다. 시신 확인에서부터 운명, 서거 발표, 그를 보내기 위한 회의 주재까지. 나 혼자 있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다”고 회고했다. 영결식장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헌화 도중 백원우 의원이 ‘정치보복을 사죄하라’고 고함치자, 문 당선인이 찾아가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 당선인은 지금도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품고 다닌다. 가끔 꿈에서라도 한 번씩 만나는 것이 반갑다고 한다.(8) 운명처럼 불려나온 2012년 대선 2012년 4·11 총선 때 부산 사상에서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다. 측근들은 그에게 “총선에 출마해 주십시오”라는 말 대신 “안 하겠다는 말씀만 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때만 해도 ‘권력 의지’는 거의 없었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강제 소환’되듯 제18대 대선에 뛰어들었다. 안철수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를 둘러싼 진통 끝에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됐다. 하지만 그는 역대 당선인을 능가하는 득표를 하고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51%(1577만 3128표) 대 48%(1469만 2632표)라는 근소한 차였다. 2012년 12월 19일 밤, 낙선 소식을 접한 그는 패배를 인정했다. “나의 실패지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의 실패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대선 패배의 반성문 격인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노무현을 넘어서는 것이 그의 마지막 부탁이라는 것을 안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9) 모두 말린 2·8전대… 4·13총선 승리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주변에서 반대가 컸다. 원로들은 물론 측근들도 “가만히 있으면 꽃가마 태워 대선에 데려갈 텐데 흠집만 잡힐 게 뻔한 대표를 왜 하려고 드느냐”고 만류했다. 하지만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후 가시밭길의 연속. 두 달 만에 치러진 4·29 재보궐 선거 참패로 ‘책임론’이 불거졌다. 4·13총선을 치르기 위한 공천혁신안을 처리하기 위해 당 대표직 재신임 투표까지 내걸었지만, 안철수 전 대표와 비주류들이 친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당을 박차고 나갔다. 정치인 문재인의 최대 시련이었지만, 문 당선인의 ‘정치근육’은 이때 단련됐다. 4·13총선을 앞두고 또 승부수를 띄웠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씨를 비상대책위 대표로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결국 100석조차 어렵다던 선거에서 원내 1당으로 우뚝 섰다. 문 당선인이 정계은퇴까지 공언하며 공들였던 호남에선 참패했지만, 두 번째 대권 도전 기회를 열기엔 충분했다. 매번 문 당선인의 정치적 승부수에 대해 여의도는 고개를 내저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 (10) 탄핵과 조기 대선 가장 유력한 주자임에도 박스권 지지율은 움직일 줄 몰랐다. 범보수진영의 강력한 대항마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최순실 게이트가 ‘촛불’에 불을 댕기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에 3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지만 2주 뒤 100만명이 운집했다. 10년간 쌓인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했고, 정권교체의 바람이 거세졌다. 막상 등판한 반 전 사무총장은 제풀에 쓰러졌다. 당 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잠시 위협했지만 문 당선인의 조직과 경험, 콘텐츠를 넘어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본선에서는 중도·보수표를 흡수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보수층을 결집시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역전을 노렸지만, ‘준비된 대통령론’과 ‘적폐청산’을 내세운 문 당선인이 친구 노무현에 이어 10년 만에 진보정권의 맥을 잇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제일기획 부사장에서 책방주인으로…‘카피의 숲’ 떠나 ‘생각의 숲’을 걷다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제일기획 부사장에서 책방주인으로…‘카피의 숲’ 떠나 ‘생각의 숲’을 걷다

    카피라이터로 명성을 날렸다.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가 그의 작품이다. 입사 16년 만에 삼성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이 됐다. 삼성에서 여성 부사장 시대를 처음 연 것도 그였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 선릉로에 들어선 ‘최인아책방’의 주인장 최인아(56) 전 제일기획 부사장의 화려한 이력이다. 50대 초반이던 2012년 1월 회사를 ‘졸업’하고, 늦깎이 대학원 공부를 하던 그가 강남 한복판에 서점을 오픈한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침체의 늪에 빠진 출판계 현실과 맞물려 큰 관심을 모았다. 책방이 문을 연 지 이제 9개월째, ‘책방마님’을 자처하는 최인아 대표가 그간 이뤄온 변화와 앞으로의 계획에 호기심이 생겼다. 광고쟁이 30년 인생과 책방주인 8개월의 삶은 얼마나 다른지도 궁금했다.‘생각의 숲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하철 선릉역 7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붉은 벽돌로 된 건물 앞에 초록색 작은 간판이 보이고, 그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런 문구가 적힌 팻말이 손님을 맞는다. 화살표 세 개를 쌓아 나무 혹은 산을 떠올리게 하는 로고가 단아하게 박혀 있다. ‘이런 곳에 서점이 있을까’ 내심 반신반의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내려 문을 연 순간 ‘짠’하고 책의 숲이 펼쳐졌다. 동네 책방치고는 규모가 꽤 큰 것에 우선 놀랐다. 천장이 높아 시야가 탁 트인 데다 푹신한 소파와 테이블 등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해 북카페 같은 분위기다. 향긋한 커피 내음과 은은한 음악, 한쪽에 자리한 그랜드피아노까지 잘 꾸며진 누군가의 서재에 와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단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생각과 감성을 교류하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을 꿈꿨다는 책방 주인의 바람이 고스란히 녹아든 모습이었다. →공간 자체가 인상적입니다. 벽돌 건물인 점도 특이하고, 이렇게 천장이 높은 장소를 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연회장 공간이었대요. 의상 디자이너인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다가 손이 많이 가고, 수익은 안 나서 세를 놓은 건데 이왕이면 문화 업종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인연이 닿은 거죠. 피아노도 원래 여기에 있던 거예요. 건물주가 피아노를 치우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을 원했는데 저로선 감사한 일이었죠. 책방을 해야겠다 마음먹은 뒤 머릿속에 그렸던 그림이 강연도 하고, 연주회도 하는 그런 공간이었거든요. 운이 좋았어요. ●7000권 중 1600권은 광고계 선후배·지인이 추천 →서가 진열 구성도 남다릅니다. -이곳에 7000권 정도의 책이 있는데 이 중 1600권가량은 광고계 선후배, 동료 등 지인들로부터 추천받은 책이에요.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책’ ‘고민이 많아지는 마흔살’ 등 12개 주제로 나눠서 추천 이유를 자필로 적은 북카드를 꽂아뒀어요. 매대도 장르나 분야별이 아니라 그때그때 테마를 정해서 진열합니다. →서점이라기 보다 북카페 같아서 책을 소홀히 다루는 분들도 있지 않나요. -사실 시작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에요. 구입한 책을 다른 데 가져가서 읽지 말고, 여기서 차 마시면서 편하게 읽으시라고 책 보기 좋은 환경을 만든 건데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어요. 도서관처럼 여러 권 쌓아놓고 본다든지 책을 말아쥐고 읽는다든지 혹은 책에 밑줄을 긋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헌책이 돼서 판매를 못해요. 대형 서점이 아니라 재고를 많이 갖다놓지도 못하는데 그럴 때 속상하죠. 다만 2층에 있는 ‘책방주인이 즐겨 읽은 책’ 코너에 있는 책들은 마음대로 읽으셔도 됩니다. ●‘어떻게 돈 벌까’ 보다 ‘어떤 콘셉트 잡을까’ 고민 →출판계가 워낙 어려운 데다 연초에 송인서적 부도 사태까지 있었는데 실제 서점을 운영해 보니 어떻던가요. -책방을 처음 열겠다고 했을 때 ‘어떻게 돈을 벌까’ 보다는 ‘어떤 콘셉트의 책방을 만들까’가 훨씬 중요한 과제였어요. 8개월 준비하면서 6개월 정도를 그 고민을 붙들고 있었어요. 애초에 큰돈 벌겠다는 생각은 없었으니 하고 싶은 대로 만든 뒤에 죽어라고 하면 굴러가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었어요. 송인 부도 이후에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출판사가 늘어서 힘들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으로 잘 굴러가는 편이에요. 신간 10% 할인도 없는데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으니 감사하죠. →책방의 지향점으로 표방한 ‘생각의 숲’은 어떤 의미인가요. -회사에서 보고서를 쓰든 제안서를 내든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획을 찾잖아요. 아는 것이 힘이던 시대는 가고, 지금은 생각이 힘인 시대에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일상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려면 생각하는 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데 책이야말로 다양한 생각들을 만나고, 자신의 생각을 넓힐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콘텐츠가 아닐까 싶어요. 매달 두어 차례씩 강연을 열고, 주제가 있는 콘서트를 여는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지난해 9월부터 ‘생각’과 ‘모색’이라는 2가지 주제로 강연 시리즈를 진행했어요. 광고쟁이의 생각법, 글쟁이의 생각법 등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시리즈와 좋은 국가란 무엇인지,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강연이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콘서트도 피아노가 있으니 연주회 한번 해볼까 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주제를 정해서 그에 맞는 음악을 고르고, 연주자와 이야기하면서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도록 기획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강연과 콘서트는 꾸준히 열 계획입니다. →추석, 설날 같은 명절에는 손님들과 파티를 연다고요. -책방이 강남 대로변에 있다 보니 처음엔 근처 20~30대 직장인들이 주로 찾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동네 주민들이 많이 오시더라고요. 심지어 지하철로 세 정거장 떨어진 곳에 사는 분들도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생겨서 좋다’면서 오시는 거예요. 그런 고마운 분들께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지난 추석 때 혼자 명절을 보내는 분들 대상으로 음식을 가져와서 나눠 먹고, 수다 떠는 모임을 준비했는데 20여명 정도가 오셨어요. 설 명절에는 30여명이 참석했고요. 동네 주민들이 이곳에 와야 할 이유를 계속 만드는 게 책방 주인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5월부터는 옥상에서 루프탑 콘서트도 열 거예요. →퇴직하고 대학원에 입학해 사학을 공부하셨는데 어쩌다가 책방을 열게 됐나요. -은퇴할 때 ‘내 인생에 더이상 일은 없다’고 다짐했어요. 하고 싶은 공부하면서 학생으로 살겠다 했죠. 그런데 2년 정도 지나니 일이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광고 관련 창업을 구상하는 와중에 프로젝트 제안이 하나 들어왔는데 책을 많이 읽게 하는 솔루션을 찾아달라는 거였어요. 세 명이 모여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데 한 명이 ‘이거 우리가 직접 하죠’ 이러는 거예요. 광고인에게 ‘직접’이라는 말은 의미가 남달라요. 광고인은 항상 누군가의 일을 대행하잖아요. 셋 다 책에 관해선 끈을 하나씩 갖고 있던 터라 그 자리에서 바로 책방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한 명은 중간에 사정이 생겨서 빠지고, 정치헌 디트라이브 대표와 둘이서 문을 열게 됐죠. 정 대표가 경영을 맡고, 저는 기획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어요. →대표님이 책에 갖고 있던 끈은 무엇인가요.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책을 제일 좋아한 건 틀림없지만 남보다 훨씬 많은 책을 읽었다던가 그렇지는 않아요. 그래도 책과 관련된 생각들은 끊임없이 해온 편이에요. 1999년 시카고 출장 때 ‘원시티 원북’이라고 매달 시에서 책을 한 권씩 골라서 시민들에게 읽히는 캠페인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당시 시카고 모든 서점에 ‘앵무새 죽이기’가 놓여 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제일기획 임원으로 일할 때도 업무비 대부분을 직원 책 선물하는 데 썼어요. 200명쯤 되는 직원 한 명 한 명 전부 다른 책을 맞춤형으로 선물했어요. 틈날 때마다 알라딘 보관함에 저장했다가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 주면 다들 깜짝 놀라죠. 높은 자리에 있으면 어린 후배들과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데 책 선물을 통해서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책방에 자신의 이름을 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동업자인 정 대표의 강력한 뜻이었어요. 저는 민망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해서 다른 대안들을 제시했는데 계속 퇴짜를 놓더라고요. 어떤 이름을 붙이더라도 사람들은 ‘최인아가 하는 책방’이라고 얘기할 거라면서요. 사실 이름보다 더 중요한 건 왜 서점이 아니고, 책방이냐예요. 서점은 책을 사고파는 가게 같잖아요. 책방은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가 강하고요. 처음 책방을 구상할 때부터 강연도 하고, 음악회도 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꿈꿨는데 다행히 현실이 됐어요. ●광고인으로 받은 훈련, 책방 운영에도 그대로 →책방주인과 광고쟁이로서의 삶을 비교한다면요. -회사 다닐 때는 광고주를 모시고 살았고, 지금은 고객을 모시고 사는 점이 같다면 같고, 다르다면 다른 점이랄까요(웃음). 사실 광고인으로서 받았던 훈련들이 책방 운영에도 그대로 쓰이고 있어요. 강연 기획을 하거나 콘서트 아이디어를 내거나 그걸 실행하는 과정들이 30년간 제가 했던 일의 연장이에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즐거워할까, 우리가 하는 일을 특별하게 여길까 고민하는 건 마찬가지예요. 그런 점에서 광고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아, 프레젠테이션(PT)을 안 해도 되는 건 다른 점이네요. 회사 다닐 때는 광고주가 오케이 해야 일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하고 싶으면 바로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겠네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회사에 다닐 때 이해 안 됐던 일 가운데 하나가 연초마다 특정 숫자를 목표로 제시하는 것이었어요. 고객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어떻게 높일지를 고민하기보다 100억, 200억 수치를 앞세우는 게 이상했어요. 책방도 마찬가지예요. 2호점, 3호점 늘려나가겠다는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이곳에 꼭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이자 임무라고 생각해요. ●내 인생의 책은 베르나르 올리비에 ‘나는 걷는다’ →‘인생의 책’을 딱 한 권 꼽는다면요.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쓴 ‘나는 걷는다’예요. 올리비에는 은퇴한 뒤 65세 나이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만 1000㎞를 홀로 걸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한창 고민할 때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통찰과 용기를 준 책이에요. 이순녀 문화부장 coral@seoul.co.kr
  • [대선 D-1] 文, 40%땐 국정 탄력… 洪, 30%대 ‘역전극’… 安, 최고점 뒤집기

    [대선 D-1] 文, 40%땐 국정 탄력… 洪, 30%대 ‘역전극’… 安, 최고점 뒤집기

    5·9 대선을 이틀 앞둔 7일 후보들의 당락뿐만 아니라 각각의 득표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득표율에 따라 차기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좌우되고 향후 정치지형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는 사실상 ‘당선’ 이외의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초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턱밑까지 쫓아왔을 때에도 ‘당선 가능성’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대세론’을 유지했다. 특히 문 후보는 대선 재수생인 만큼 이번에 패배하면 정계 은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선되더라도 득표율이 40% 이상이냐 미만이냐에 따라 향후 국정 동력은 달라질 수 있다. 40%를 넘으면 민주당 중심의 야권 대통합을 바탕으로 안정된 국정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0%대 득표율로 신승할 경우 임기 동안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거센 견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30%대 후반 득표율로 ‘대역전승’하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패배하더라도 ‘30%를 초과한 2위’를 기록한다면 정치적으로는 홍 후보에게 나쁘지 않은 결과가 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당이 벼랑 끝까지 몰린 어려운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대반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도 보수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20%에 미달되거나 안 후보에게 뒤져 3위를 기록한다면 홍 후보는 정계 은퇴 압박을 받게 되고 한국당은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안 후보는 4월 초 정점을 찍었던 여론조사 지지율이 되살아나 득표율로 이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안 후보가 승리하면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정당 세력까지 흡수하면서 거대 정당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패배하더라도 20%를 초과한 2위를 기록한다면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 정당으로서의 위상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5%에 미달해 선거비용의 50%만 돌려받게 될 경우 안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소멸되고 국민의당은 민주당과의 합당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당선이 여의치 않다면 최소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올려야 정치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선으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꺾고 4위를 지켜야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가지 목표 달성에 모두 실패하면 바른정당은 존폐의 기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심 후보에게도 유 후보처럼 두 자릿수 득표율로 4위를 지키는 게 정치적 성패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 후보는 유 후보와는 달리 국회 비교섭단체 후보이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남는 장사’가 될 여지도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누굴 찍을까 다투다가 일자리로 끝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누굴 찍을까 다투다가 일자리로 끝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며칠 전 동호인 모임에 다녀왔다. 비정기적으로 해외 오지 트레킹을 하거나 국내의 산들을 오르는 사람들로 이뤄진 모임이다. 전문 산악인도 있지만, 형편에 따라 지리산이나 북한산에서부터 대모산, 아차산까지 크고 작은 산을 오르는 그저 산이 좋은 사람들이 모였다. 회사원에서부터 자영업자, 은퇴자, 현역 공무원까지 직업군은 다양하다. 연령대는 60대 둘에 나머지는 40~50대다. 화제는 코앞에 닥친 19대 대통령 선거였다. 촛불 집회 단골 멤버도 있고, 자기 가게 앞에 태극기를 붙인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나이에 맞게 사회의 한 모퉁이에 모나지 않게 자리잡은 소시민이다. 모임 때마다 정치적인 문제로 다툰 적은 거의 없다. 서로 민감한 화제를 올리는 걸 싫어하는 데다 정치 논쟁이 술과 만나면 ´싸움´이라는 화학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모임에서는 제법 다툼이 있었다. 촛불의 결실로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측과 안보와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 사람이 누군지를 찾아야 한다는 측이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속내를 감추고 이쪽저쪽 편을 넘나들다가 나중에 정체(?)를 드러낸 사람도 있다. 목소리가 커지며 위험 수위에 달했을 즈음에 누군가가 자녀 취직 얘기를 꺼냈다. 별도의 소방수가 필요 없었다. 화제가 갑자기 일자리로 옮겨 갔다. 연령대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이 모임에서만큼은 일자리가 가장 민감한 문제다. 그래서 정치 얘기 못지않게 자녀 취직 얘기도 별로 하지 않았던 모임이다. 하지만 이날 보니 취직을 앞뒀거나 취직을 못 한 자녀를 둔 집이 적지 않았다. 하기야 청년(만 15~29세) 실업률이 11%에 달하고, 잠재 실업자가 160만명에 달하는 판에 취직이라는 짐을 진 부모들이 한둘이겠는가. 후보마다 앞다퉈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놓았다. 81만개에 달하는 공공 일자리 창출에서부터 규제 완화, 4차 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중기 채용 보조금까지 장밋빛 청사진들이 즐비하다. 꼼꼼히 뜯어보면 ´어떻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집권을 하면 일자리 말고도 복지와 안보 등에 이르기까지 돈 쓸 일이 산더미일 텐데 일자리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궁금하다. 말의 성찬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과거를 보면 알 수 있다. 대선 후보 때 25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노무현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로 대표되는 다양한 고용정책을 폈다. 이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비정규직 양산 문제와 일자리의 질적인 저하 문제를 낳았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4대강 사업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돈만 쏟아붓고 논란을 양산하는 등 상책은 아니었다. 또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한다며 기업에 정규직 전환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자율의 형식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기업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밀어붙인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고졸 취업도 장려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대우조선해양이다. 당시 남상태 사장이 고졸 신화를 만들겠다며, 고졸생들을 많이 뽑았다. 합격한 대학도 마다하고, 대우조선해양을 택한 인문계 고졸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이들을 잘 건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에도 대선이 끝나면 기업들은 새 정부 보란듯이 올해 채용 규모를 확정해 발표하고, 수조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선 채용하고, 뒤에선 구조조정하는 게 우리 산업의 현실이다. 투자도 대부분 연구개발(R&D)로 고용유발 효과는 별로 크지 않다. 들여다볼수록 재정 부담에 의존하고, 다음 정부나 후대에 부담이 되는 공약들이 수두룩하다. 6일 후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누가 당선되든지 서민들의 숙원이 담겨 있는 일자리 정책만큼은 전시성보다는 현실성 있고, 체감할 수 있게 과감하게 손질을 했으면 좋겠다. sunggone@seoul.co.kr
  • [데스크 시각] 법인세 인상 언급 전에 정부 씀씀이부터 따져 보자/전경하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법인세 인상 언급 전에 정부 씀씀이부터 따져 보자/전경하 산업부 차장

    하루에 1000만원씩 매일 쓰면 얼마가 지나서 1조원을 다 쓸 수 있을까. 기자가 기획재정부를 출입하던 시절 예산실 간부들이 던졌던 질문이다. 답은 ‘1조÷(1000만원×365일)=273.8’, 273년을 써야 한다. 조 단위 돈에 대한 현실감이 적은 사람들에게 그 돈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 주려고 하는 질문이다. 하기사 1억원 모으기도 버거운데 올해 정부 예산 400조 5000억원은 그저 거대하다는 느낌뿐이다. 대선 후보들은 대통령을 하겠다는 ‘그릇’에 맞게 큰 돈에 대한 발언도 쉬운 모양이다. 아동수당, 기초노령연금 등을 신설하거나 확대하겠다는데 이 실행에는 조 단위 돈이 들어간다. 이 돈의 출처는 제대로 거론되고 있지 않다. 유력한 후보는 법인세 인상이다. 우리나라의 10% 후반대인 법인세 실효세율이 선진국의 30% 안팎인 실효세율의 절반 수준이라 그 유혹이 강하다. 공무원들이 은퇴하고 사업을 하거나 회사를 차리면 잘되는 경우보다는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를 대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분석했다. 계획 세울 때 돈이 자연히 생길 거라고 생각하니까. 고위공무원 출신의 민간인은 내기 골프를 예로 들면서 돈에 대한 집착이 약해서라고 평가했다. 공무원들은 공직에서 사업을 할 때 예산을 받는다. 국세청이 세금으로 걷고 기획재정부가 나누는데 사업의 공익성과 필요성만 설득하면 된다. 설득 대상이 국민이 아니라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공무원이다 보니 공감대 형성이 일반인 대상보다 쉽다. 10원, 100원 따지며 치열하게 고민해 보지 않는다. 남의 돈이니까. 민간에서 정부 조직으로 파견 갔던 한 기업인은 왜 언론에서 ‘혈세’라고 쓰는지 실감했다고 했다. 정부 예산은 조금이라도 불용되면 다음 연도에 예산을 받아 오는 것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그해에 예산을 다 쓰려고 난리를 친다고 했다. 예산 집행이 3년 이상의 중장기 계획이면 마지막 해에 몰아 쓰는 관행도 낭비를 조장한다. 법인세 인상 등 증세를 논하기 전에 정부의 씀씀이 방식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 불용예산이라도 합리적으로 절약해 발생한 경우라면 되레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관행적으로 정부 예산을 지원해 시장구조를 왜곡해 놓은 경우는 없는지도 점검해 봐야 한다. ‘사교육 절감용’이라고만 하면 학교 규모와 상관없이 도서관 신·증축 예산이 집행되고, 저출산이라는 슬로건만 달면 출산·양육과 상관없는 사업이어도 예산 따기가 쉽다. 늘 해왔던 사업들이 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왔다는 현재와 미래에도 필요한지 짚어 봐야 한다. 올 연말이면 기업소득환류세제도가 끝날 예정이다. 대기업이 거둔 이익에서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에 쓰지 않는 돈에 세금을 매기는 법안인데 대선이 끝나면 연장 여부에 대해 논란이 붙을 거다. 반(反)기업 정서가 강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연장하고, 임금 증가에 협력업체를 포함한 직원들의 복지 확대를 넣자. 투자에선 비수도권 지역이나 취약지구에 대한 투자에 가중치를 부여하자. 나아지고 있는 경기 지표가 ‘반디’(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 확대에 따른 현상이라 체감 경기는 여전히 춥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데 정부 차원에서 드는 돈이 2300억원이라고 한다. 이 돈 들여서 수십조원의 돈을 불필요하게 더 걷는 정권을 만들 수는 없다. 예산도 매년 꼭 늘어나라는 법은 없다. 정부는 더 걷기 전에 내부 단속을 하고, 기업들이 먼저 근로자와 협력업체를 위해 더 쓰게 해야 한다.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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