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치 위기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아동 성희롱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다자회의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불가사의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전자기타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158
  • “투신 시도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 제주 초등생 ‘학폭’·‘맞폭’ 일파만파

    “투신 시도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 제주 초등생 ‘학폭’·‘맞폭’ 일파만파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다 학교 3층에서 뛰어내리려 했던 제주지역 초등학생이 학교폭력 피해자가 아닌 ‘맞폭’ 가해자로 판단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학생을 괴롭혔던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불리한 사실관계가 인정됐다는 게 학부모 측 주장이다. 11일 정치하는엄마들과 피해학생 학부모 측에 따르면 서귀포시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최근 제주 A초등학교 B·C학생 관련 맞폭 사안을 심의했다. 학부모 측은 이같은 결정에 불복절차를 진행해 진실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B학생은 지난해 11월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학교 3층에서 뛰어내리려 했다. 당시 학교는 D·E·F학생에게 B학생을 사과하도록 했고, 이들은 “중국인이라고 놀려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괴롭힘이 이어졌고 D 등 5명은 학교폭력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B학생이 지난 7월 24일 D학생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자 D학생은 다음 날 B학생을 맞폭으로 신고했다. 심의위는 D학생의 진술을 토대로 B학생이 2024~2025년 약 10차례 “맞짱 까자”고 말했고, 지난 7월 22일에는 욕설과 함께 “X새끼”라고 말했다는 등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 측은 “수년간 B학생을 괴롭혀 온 학생의 진술만으로 피해학생의 행위를 인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공익신고자의 자녀인 C학생의 맞폭 사안도 논란이다. C학생 부모는 지난 4월 B학생에 대한 집단 괴롭힘 정황을 발견해 학교폭력을 신고했다. 이후 C학생도 괴롭힘을 당했고 보호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학생이 D·E학생을 신고하자 D학생은 맞폭 신고를 했고, E학생은 C학생 아버지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심의위는 C학생이 D학생에게 여러 차례 ‘초크’ 기술을 걸었다는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학교폭력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C·D·E학생 모두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지난 9일 통보했다. 문제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피해자 B학생을 상대로 G, H학생의 학폭 신고가 잇따라 발생해 학폭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학교와 교육당국의 방치 속에 피해학생은 결국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 학부모 측은 “두 학생의 관계와 신체 조건을 고려하면 초크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기존 집단 괴롭힘의 맥락은 배제한 채 상대 학생들의 진술을 중심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피해학생에 대한 사후지원이 없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주도교육청 조례는 자살을 시도한 고위험 위기학생에게 교육감이 지속적인 심리상담 등 전문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 측은 지난해 11월 B학생의 투신 시도 사건이 관련 보고에서 누락됐고 사후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교육청은 현재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학부모 측은 B학생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와 사후지원, 누락된 자살 시도 보고서 작성, 자문변호사 심의 태도 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피해학생과 공익신고자의 자녀를 가해자로 둔갑시킨 편파적인 결정”이라며 “불복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무수면 사회(김찬호 지음, 21세기북스) 잠이라는 렌즈로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 책.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기술이 발전했는데도 우리의 밤은 더욱 짧고 불안해졌을까. 압축 성장 과정 속 장시간 노동과 통근, 입시 경쟁, 24시간 물류와 심야 배송, 돌봄과 출산, 전쟁과 재난까지 추적하며 개인의 불면 뒤에 놓인 사회적 조건을 살펴본다. 저자는 ‘잠을 빼앗고 다시 잠을 상품으로 파는’ 현대사회의 역설을 짚어낸다. ‘왜 잠들지 못하는가’를 묻는 것에서 출발해 ‘어떻게 살아야 편안히 잠들 수 있는가’를 되묻는 사회학적 탐구로 이어진다. 300쪽, 2만 2000원. 히틀러의 복지국가(괴츠 알리 지음, 최준영 옮김, 생각의힘) 히틀러와 나치는 1933년 권력을 장악한 뒤 1945년 패망할 때까지 12년 동안 독일을 지배했다. 저자는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제기한다. ‘그토록 범죄적인 정권이 어떻게 12년간 유지될 수 있었는가’. 그동안 나치의 야만성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소수의 개인에게 돌렸지만, 저자는 수천만명의 평범한 독일인이 체제로부터 물질적 혜택을 받았고, 적어도 그 범죄를 묵인했다고 주장한다. 국가가 특정 집단의 권리와 재산을 빼앗아 다수의 풍요를 약속할 때, 우리는 어디까지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 묻는 책이다. 464쪽, 2만 8800원. 불평등의 지리(정준호 지음, 산지니) 왜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월급을 받아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부의 축적과 삶의 기회가 달라질까. 지역경제와 부동산, 공간경제를 연구해 온 저자는 한국 사회의 지역 불균형을 소득 격차나 인구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활동이 공간적으로 조직되는 방식과 그 안에 내재된 권력 구조의 문제로 바라본다. 공간 분업에서 출발한 격차가 소득의 지리적 불일치를 낳고, 다시 주택을 중심으로 자산으로 전환되며, 금융과 정치 권력의 집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한다. 560쪽, 3만 8000원. 과학적으로 옳다는 착각(지바 사토시 지음, 김종현 옮김, 부키)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유사 과학, 음모론, 회의론 등 과학의 가면을 쓴 거짓 주장들이 난무하는 시대. 이런 조작되고 왜곡된 주장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심지어 정치와 국가 기관에까지 침투해 과학을 망치고 세상을 위태롭게 한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과학의 위기를 역사적 경위와 함께 살피면서 이런 일이 생기는 원인을 밝히고 이를 어떻게 막을지 해법을 제시한다. 308쪽, 2만 2000원.
  • “폐 뚫고 심장까지 공격” 공포 확산한 동남아…서울 면적 3배 집어삼켰다 [지금, 지구]

    “폐 뚫고 심장까지 공격” 공포 확산한 동남아…서울 면적 3배 집어삼켰다 [지금, 지구]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하늘이 잿빛 암흑에 갇혔다. 비구름 대신 대기를 뒤덮은 것은 매캐한 유독성 연무다. 서울 면적의 3배가 넘는 산림을 태운 화마는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전역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다. ● 서울 면적의 ‘3배’ 20만㏊ 잿더미로● 지하서 뿜어져 나오는 최루탄급 연무 최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7월 초 시작된 대형 산불로 현재까지 보르네오섬 일대 산림과 농경지 20만㏊ 이상이 소실됐다. 특히 슈퍼 엘니뇨에 따른 극심한 가뭄이 겹치면서 수천개의 화재 발화점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져 기상 패턴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약 2~7년을 주기로 발생하며 1년간 지속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통상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가뭄이 심해지면서 산불 피해가 커지곤 한다. 앞서 2019년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연기가 인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물론 태국과 필리핀까지 넘어가 대기질이 크게 악화한 바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당시 산불 피해 면적은 최소 9420㎢에 달했고 경제적 손실액은 최소 52억 달러(약 7조 2000억원)로 추산됐다.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용소방대원 드위 수자트모코(35)씨는 “최루탄을 정면으로 맞은 것처럼 코를 찌르고 눈이 타들어 간다”며 “지하 화재가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지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수자트모코씨를 비롯한 수천명의 원주민 자원봉사자들은 이동식 소방펌프와 수작업 장비에 의존해 한 달 넘게 불길과 맞서고 있다. 이탄지 화재는 지표면의 불을 꺼도 땅속에서 불씨가 살아남아 유독가스를 뿜어낸다. 불길을 완전히 잡으려면 지반이 ‘죽처럼 묽어질 때’까지 지하 깊숙이 물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극심한 가뭄 탓에 소방용수조차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원들이 땅속 깊이 파이프를 박아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최전선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버티고 있으나, 중부 칼리만탄에서는 최근 대원 2명이 극심한 건강 악화로 목숨을 잃었다. ● ‘땅속의 시한폭탄’ 보르네오 이탄지● 연무 동남아 주요 도시로 확산● 화재 관련 호흡기 질환자 5만명 돌파이번 화재가 전 세계적인 기후 재앙으로 꼽히는 이유는 불길이 보르네오의 광대한 열대 이탄지를 태우고 있어서다. 이탄지란 나뭇가지나 잎 같은 식물의 잔해가 습한 환경에서 완전히 썩지 못한 채 수천 년 동안 쌓여 만들어진 유기물 토지(습지)를 뜻한다. 지구 면적의 적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엄청난 양의 탄소를 품고 있어 중요한 탄소 저장고로 불린다. 보르네오섬에는 넓은 이탄지가 분포해 있으며 한 번 불이 붙으면 지표 아래에서 수주 동안 서서히 탈 수 있다. 이탄지가 마르거나 불이 붙으면 갇혀 있는 탄소가 대량으로 뿜어져 나온다. 인도네시아 자연보전재단(YKAN)의 니사 노비타 박사는 “칼리만탄의 이탄층은 깊이가 최대 20m를 넘는다”며 “이 정도 깊이의 이탄지는 1㏊당 승용차 4800대의 연간 배출량에 맞먹는 6000t 이상의 탄소를 저장하는데, 불이 붙으면 이 탄소가 일시에 방출돼 ‘탄소 폭탄’으로 돌변한다”고 경고했다. 연무는 동남아 주요 도시로 확산해 극심한 보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의 대기오염지수는 일제히 ‘위험’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일부 지역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의 75배를 웃돌았다. 인도네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7~8월 두 달간 발생한 화재 관련 호흡기 질환자는 5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1만 2000여명은 5세 미만 영유아였다. 영국 레스터대 수잔 페이지 교수는 “이탄 화재 연무에 포함된 미세입자는 폐포를 뚫고 혈관까지 침투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며 “이 지역 주민 전체가 거대한 독가스실에 갇혀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 “무분별한 개간이 부른 인재” 지적● ‘토착민 희생양 삼기’ 논란도전문가들은 이번 참사를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수십년간 누적된 무분별한 개발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하르토 집권기 이후 대규모 팜유 플랜테이션과 상업적 농업을 위해 이탄지의 물을 빼내는 대규모 배수 작업이 이어지면서 토양이 바짝 말라 화재에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수하르토는 ‘신질서’ 체제라는 이름으로 32년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하다가 1998년 5월 민주화 바람에 밀려 하야했다. 그는 재임 기간 자국의 풍부한 석유와 가스 개발산업의 수익을 바탕으로 연평균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개발의 아버지’란 별칭을 얻었지만, 동시에 ‘20세기 최고의 부패 정치인’이라는 악명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 산림 파괴가 가장 극심한 칼리만탄 지역에서는 지난해에만 16만㏊에 달하는 산림이 농경지 개간으로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기업형 개간 책임을 회피한 채 전통 방식으로 화전(火田)을 일궈온 토착 부족에게 화재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부 칼리만탄의 다약 카나야튼족 대표 토노씨는 “우리 부족의 전통 농법은 수세대에 걸쳐 자연의 균형을 맞추며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진다”며 “화재 진압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원주민들을 방화범으로 모는 것은 부당한 희생양 삼기”라고 반발했다. 진화 작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현장 대원들의 피로는 한계에 달하고 있다. 수자트모코씨는 “집을 떠나온 지 수개월이 지나 가족들이 너무 그립고 지쳤지만, 재난을 막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기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하루빨리 하늘에서 비가 내려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오염은 지구 온난화를 불렀고 이는 결국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기후 위기는 남 일이 아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뼈 아픈 현실입니다. [지금, 지구]는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위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전쟁·관세로 제 발등 찍더니… 트럼프, 전당대회로 ‘판세 뒤집기’

    전쟁·관세로 제 발등 찍더니… 트럼프, 전당대회로 ‘판세 뒤집기’

    휘발유 4달러 돌파 등 역대급 물가캐나다 보복관세는 경합주 정조준행사 기조·폐회 연설 등 모두 나서세간 이목 끄는 쇼로 부진 정면돌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중간선거(11월 3일)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외 정세 악화와 고물가가 여당의 선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집권 공화당의 패배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인 전당대회를 개최하며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이번 중간선거는 결과에 따라 트럼프 집권 2기 후반부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다. 하지만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중동 전쟁과 캐나다와의 무역 분쟁이 촉발한 새로운 관세 전쟁 등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악재의 연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로 치솟은 유가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노동절인 7일(현지시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갤런당 4달러’를 돌파했다. 노동절 연휴 기간에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유가도 하락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형국이다. 북미 무역 전쟁 격화에 따라 8일부터 시작된 캐나다의 대미 보복 관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부터 280억 캐나다 달러(약 26조 8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700여개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위스콘신주와 메인주 등 중간선거 경합주에 타격을 주도록 ‘표적 설계’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캐나다와 교역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북쪽 국경을 따라 위치한 주들”이라며 “이들 지역의 수출품 중 일부에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유제품, 오토바이, 농기계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캐나다산 유제품과 주류, 오토바이 등에 대해 오는 29일부터 수입을 금지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양국의 정면충돌로 북미 무역 전쟁은 중간선거 전까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화당은 9~10일 이례적인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한다. 대선이 아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 핵심 연사로 참석해 기조·폐회 연설에 모두 나선다. 이는 트럼프 본인이 이번 중간선거의 ‘간판’으로 직접 나서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쇼를 통해 중간선거 패배의 흐름을 뒤집으려는 도박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 중국 반환 격동기 이끌었던 홍콩 초대 행정장관 둥젠화

    중국 반환 격동기 이끌었던 홍콩 초대 행정장관 둥젠화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이끌고 초대 행정장관을 지낸 둥젠화가 8일 별세했다. 89세. 홍콩 명보는 둥 전 장관이 전날 요양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9일 보도했다. 존 리 행정장관은 “홍콩의 순조로운 중국 반환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 이행에 탁월한 공헌을 했다”며 “조국과 홍콩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1937년 중국 상하이의 해운업 거물 가문에서 태어나 영국 리버풀대에서 조선업을 공부한 고인은 1985년 홍콩기본법 초안을 마련하는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홍콩기본법은 중국에 반환된 홍콩을 통치하는 소헌법격의 법률이다. 1996년 선거위원회에서 홍콩 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출됐고, 이듬해 홍콩 반환과 함께 취임해 2005년까지 임기를 지냈다. 임기 초기는 시민 지지와 중국 당국의 후원으로 순조로운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 위기를 겪으며 ‘아시아의 경제·금융 중심지’로 각광받던 홍콩의 국제적 위상은 퇴색했다. 2002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현재 국가보안법의 단초가 된 기본법 제23조 개정안을 발의해 홍콩 시민 50만명이 거리로 나와 퇴진 요구 시위를 벌이며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005년 건강 문제로 사임했고, 이후 중국 최고 정치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으로 선출됐다. 영국과 중국은 반환 당시 50년간 홍콩의 자본주의 체제와 고도의 자치권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으나, 불과 30년 만에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이웃 도시 선전에 비해서도 경제 규모가 뒤처지게 됐다.
  • ‘일국양제’서 ‘일당양제’로 퇴색…홍콩 초대 행정장관 별세

    ‘일국양제’서 ‘일당양제’로 퇴색…홍콩 초대 행정장관 별세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이끌고 초대 행정장관을 지낸 둥젠화가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홍콩 명보는 9일 전날 요양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둥 전 장관이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의 순조로운 중국 반환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 이행에 탁월한 공헌을 했다”며 “조국과 홍콩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1937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둥 전 장관은 1996년 선거위원회에서 홍콩 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출된 뒤 아시아 외환 위기와 8000명 이상 사망한 사스(SARS) 사태를 이겨냈다. 해운 재벌 출신 최고경영자로 연 8만 5000채의 주택 건설 공약을 내걸었지만, 외환 위기로 지키지 못했다. 2002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현재 국가보안법의 단초가 된 기본법 제23조 개정안을 발의해 홍콩 시민 50만명이 거리로 나와 퇴진 요구 시위를 벌였다. 2005년 건강 문제로 사임했고, 이후 중국 최고 정치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으로 선출됐다. ‘홍콩은 홍콩인이 통치한다’며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돌려받았지만, 이후 ‘아시아의 경제·금융 중심지’로 각광받던 국제적 위상은 많이 퇴색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중국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우산혁명과 같은 홍콩 민주화운동이 잇따라 좌절되자 ‘일국양제’는 ‘일당양제(공산당 일당 지배)’가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과 중국은 반환 당시 50년간 홍콩의 자본주의 체제와 고도의 자치권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으나, 불과 30년 만에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이웃 도시 선전에 비해서도 경제 규모가 뒤처지게 됐다.
  • “국경 넘는 단일시장으로… ‘한일 경제공동체 TF’ 띄우자”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반도체·배터리 협력 전담기구 필요”최태원 공동체 구상 후 첫 언론포럼“한일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도출하고 실행에 옮길 ‘한일경제공동체 태스크포스(TF)’ 출범 필요성에 공감대를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미래경제포럼’ 개회사에서 “글로벌 경제는 공급망 재편과 첨단기술 패권 경쟁,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대전환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부터 에너지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넓고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주창한 뒤 열린 첫 언론 포럼이다. 참석자들은 한일 경제공동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최 회장의 제안을 국내에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한일 협력이 외교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제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역사의 원칙은 지키되 경제와 산업은 철저히 양국의 국익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공급망 안정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제3국 공동 진출이라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금은 에너지 대전환과 산업 대전환이 함께 일어나는 문명사적 전환기”라며 “이런 시대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위기이자 기회다. 과거 전환기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이자 경쟁자로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이와타니 료헤이 일본연립여당 의원은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일 뿐만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며 “정치권과 기업, 학계가 협력해 국경을 넘는 단일 시장을 만들고 함께 세계 규범을 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상이 아니라 양국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이고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 靑 “김승원·용혜인 인사청문회 간다”

    靑 “김승원·용혜인 인사청문회 간다”

    “김 ‘오빠 녹취’ 본질과 달라 억울용, 과한 욕심이 국민 정서 반해”김 엄호… 李정부에 치명타 우려“용 낙마하면 30대 지명 더 어려워” 청문 정국 논란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여권에선 두 후보자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신약 청탁 의혹 등에도 김 후보자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특혜·사당화 논란에 휩싸인 용 후보자를 두고는 본인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 모두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YTN 라디오에서 신약 청탁 의혹을 받는 김 후보자에 대해 “억울한 점이 있어 보인다”며 “김 후보자도 민원 전달 과정에서의 잘못에 대해 ‘부적절했다’고 유감 표명했다”고 말했다. 반면 용 후보자에 대해선 “저도 잘 알고 아끼는 후배 중 한 명이었는데 과한 욕심, 무리수 이런 게 국민 정서나 형평성·공정성에 반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더 크게 흐르고 있다”며 “(용 후보자) 본인의 그런 입장, 스탠스가 자초한 면이 없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른 여당 의원들의 인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한동훈 의원이 ‘오빠’ 등 자극적인 표현이 담긴 녹취록을 연일 공개하며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우고 있지만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대다수 여당 의원들의 생각이다. 여기에는 이미 검찰이 기소유예를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하며 불법 수사자료 유출 의혹에 대해 역공을 펼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증 명분으로 입수 경로조차 밝히지 못하는 자료와 일부 잘라낸 녹취 동원해 사실관계 왜곡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상대방이 김 후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단순한 민원 전달과 부정한 청탁은 구분돼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당 차원에서 김 후보자 전담 대응팀을 꾸린 데 이어 당 지도부까지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선 것은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인사검증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후임 인선마저 쉽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김 후보자 총력 방어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전담팀을 꾸리면서 당도 김 후보자와 운명 공동체가 됐다”(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용 후보자 지명 이후 2030세대 지지율이 더 낮아지는 등 역효과가 나타나자 당내에선 용 후보자가 더 이상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의원직·장관직 겸직은) 욕심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국민 정서상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청문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그 전에 후보자가 결단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용 후보자가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 같은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2030들이 왜 이렇게 얄팍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용 후보자가 정치를 계속하려면 의원직을 내려놓고 장관으로 성과를 낸 다음 총선을 준비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의원들 각자 판단이니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고 (청문회) 기회는 줘야 한다”, “용 후보자가 낙마하면 향후 30대 정치인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는 더 어렵지 않겠나”라는 의견도 나온다. 용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은 이날도 확정하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인사위원장의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 [김상연 칼럼] 정청래의 도전과 나경원의 도전

    [김상연 칼럼] 정청래의 도전과 나경원의 도전

    예상이 자꾸 틀리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정청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오지 않을 줄 알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 의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정황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서슬 퍼런 정권 초기 여당 의원이 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내 선거에 나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정 의원은 기어이 출마했고, 경선을 완주했다. 반면 3년 전 나경원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올 줄 알았다. 경쟁자들에 비해 지지율이 월등히 높았고 계파색도 옅었기에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나 의원의 출마에 반대하는 정황이 매우 뚜렷했고, 결국 나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다. 당시 나 의원을 주저앉히기 위한 ‘친윤’의 행동은 가히 폭력적이었다. 친윤계 초선 의원 50명은 나 의원의 불출마와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말이 성명이지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오죽했으면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특정인에 대해 초선 의원들이 떼를 지어서 린치를 가하는 건 정당사에 없다.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개탄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 의원의 출마에 반대한다는 신호가 명백해지자 당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지층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의원의 지지율이 급속히 빠진 것이다(이런 일사불란함은 보수정당의 특징일 수도 있다). 지지율 1위 자리에서 밀려난 나 의원은 출마의 동력을 잃었다. 3년 전의 국민의힘에 비하면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분위기는 양반이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출국 환송장에 김민석(당시 국무총리) 의원은 부르고 정 의원은 부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례적으로 김 총리를 극찬하며 치켜세웠다. 누가 보더라도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두 사람 중 김 의원에게 힘을 싣는 제스처였다. 하지만 연판장을 돌리는 식으로 정 의원을 강제로 주저앉히는 방식은 쓰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정치의 영역은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3년 전 친윤에 비하면 소심해 보일 정도였다. 실제로, ‘정청래 패싱’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군색하게도 이 대통령 귀국 환영장에는 정 의원을 불렀다. 물론 정 의원이 출마하면서 같은 당 식구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볼썽사나운 아귀다툼이 벌어지긴 했다. 인신공격, 파묘, 적통 논쟁, 조롱이 난무했다. 하지만 그 모든 악다구니를 합해도 정치의 ‘아레나’는 넘어가지 않았다. 그러니 선거가 끝난 뒤 승자와 패자는 겉으로나마 악수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원수처럼 싸우던 후보들이 경선 직후 이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 모여 건배함으로써 당의 면모는 유지됐다. 이 대통령은 후보들과 기념사진 촬영 중 정 의원이 표정을 풀지 않자 “웃어~” 하고 농담을 던졌는데, 싸움이 정치의 한계선을 넘지 않았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이런 상상을 해 본다. 만약 친윤이 그토록 무지막지하게 나 의원의 출마를 막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래서 나 의원이 출마해 승패를 떠나 경선을 완주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윤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지만 모든 게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지 않았을까. 뒤집어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유력한 여당 당대표 주자가 대통령의 뜻대로 낙마하는 걸 보면서 과도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아닐까. 그때의 자신감이 이듬해 무모하고 황당한 비상계엄을 밀어붙일 생각으로 발전한 것은 아닐까. ‘여당 대표 자리도 내 마음대로 되는데, 못할 게 뭐가 있나.’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최고위원 선거는 ‘친청’이 사실상 승리했고, 당대표 선거도 선호투표까지 간 끝에 김 의원이 겨우 이겼다. ‘친명’ 입장에서는 최고위원까지 죄다 차지해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싶었을 테니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3년 전 국민의힘 경선과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운명을 교훈으로 삼는다면, 이번 민주당 경선 결과를 친명은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친명이 압승했다면 폭주하려는 욕망을 제어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그 종말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프리즈가 남긴 것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프리즈가 남긴 것

    지난주 ‘프리즈 서울 2026’이 막을 내렸다. 데이미언 허스트를 비롯한 젊은 브리티시 아티스트들의 등장과 함께 미술 잡지 프리즈는 1991년 런던에서 창간되었다. 영국 현대미술의 주역들이 창간한 프리즈는 2003년 리젠트 파크에서 아트페어로 확장하며, 오늘날 세계 미술시장을 선도하는 담론의 진원지가 되었다. 필자가 2016년 리젠트 파크 안에서 만난 프리즈 런던은 근현대 미술사 섹션을 함께 두어, 신작과 중세시대 작품이 나란히 놓인 두터운 시간의 층을 보여주었다. 공원을 산책한 뒤 만나는 전시관과 관람 동선도 여유로웠다. 반면 프리즈 서울은 키아프, 즉 한국국제아트페어와의 동시 개최라는 축제성과 도심 빌딩에서 열리는 편리한 접근성 때문에 속도감과 편리성이 두드러졌다. 아시아 첫 개최지로 선정된 프리즈 서울에 대한 반응은 첫해부터 뜨거웠다. 이후 5년, 서울은 실제로 아시아 미술시장의 새 거점으로 부상했고 참여 갤러리와 해외 컬렉터, 세계 각지 언론의 관심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런 흐름 속에서 눈여겨볼 것은 프리즈 뷰잉룸이다. 뷰잉룸은 대체로 프리즈 개막 일주일 전부터 폐막 후 일주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5월 프리즈 뉴욕에서 처음 등장한 이 플랫폼은 이후 참여 갤러리의 작품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가 되었다. 뷰잉룸은 지리적·경제적 이유로 현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프리즈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는 점과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바꿔 놓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프리즈 런던의 야외 조각 전시 역시 공원을 산책하는 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역할을 해 왔다. 결국 두 창구 모두 프리즈가 문턱을 낮춰 관람객을 맞이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대중들을 끌어들인 방식은 내년이면 다른 시험대에 오른다. 프리즈 서울의 강점 중 하나는 통합 티켓 하나로 프리즈와 키아프를 에스컬레이터 하나로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접근의 편리함이었다. 그러나 내년 코엑스 공사로 프리즈 서울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자리를 옮기면, 두 페어는 처음으로 다른 장소에서 열리게 된다. 두 장소 간 물리적 거리를 메울 장치를 지금부터 세밀하게 준비하지 않는다면, 접근성이라는 프리즈 서울의 최대 강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장소 분리는 이미 예정된 일이지만, 그 불편함을 어떻게 상쇄할지는 준비의 몫으로 남아 있다. 2016년 브렉시트라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프리즈 런던은 역대급 관람객을 모으며 시장의 저력을 증명한 바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신중하고 절제된 구성으로 이어져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셈이다. 지금의 프리즈 서울도 비슷한 갈림길에 서 있다. 2027년 코엑스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개최 장소가 갈라지는 변화 앞에서, 이 불확실성과 불편함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서울이 런던처럼 위기를 성장의 계기로 바꿀 수 있을지를 가를 것이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민사회는 왜 항상 ‘위기’일까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민사회는 왜 항상 ‘위기’일까

    1970년대 이후 각국에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커졌고 세계화와 함께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시민단체를 조직해 정부를 설득하거나 압박하면서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운동이 본격화되었다. 라틴아메리카는 1980년대에,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는 1989년 이후 민주화와 함께 정부로부터 시민사회가 상대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1987년 6월항쟁 이후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했다.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1993년 환경운동연합, 1994년 참여연대의 창립으로 이어지며 1990년대의 시민운동은 기존 정치가 제기하거나 수용하지 않았던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고 관철하면서 성장해 나갔다. 이들은 정부 정책과 국회 입법에 관여하는 ‘대의의 대행’으로 자리잡았다. 오랜 권위주의 통치를 거치면서 민주화 이후에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정당정치를 대신하는 ‘준정당’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시민운동이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던 바로 그때, 시민사회 내부에서는 위기를 경고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1994년 경실련은 스스로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1996년에는 한겨레신문이 같은 제목의 특집기획을 통해 이 문제의식을 확산시켰다. 당시에는 시민의 참여보다는 명망가와 전문가, 상근활동가 중심 운동으로 시민적 대표성이 과대대표되고 있다는 진단이 주를 이뤘다.2000년대에 들어서는 위기 담론의 강조점이 달라져 정치권력과 얼마나 거리를 두는가 하는 독립성의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2000년대 초반 낙천·낙선운동으로 절정에 이르렀던 시민운동의 정치적 영향력은 역설적으로 시민단체의 정치적 편향성을 둘러싼 논란을 초래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넷과 촛불을 앞세운 개인 시민 주체가 등장하면서 시민단체가 누려 온 ‘대의의 대행’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 담론이 제기되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시민사회와 정부 간 거버넌스의 변동성이 커지고 취약한 재정 구조의 문제가 겹친 데다 정부의 노골적인 배제와 탄압까지 더해지면서 위기 담론은 복합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렇게 시민 부재에서 독립성 상실로, 다시 ‘대의의 대행’ 지위의 상실과 재정 구조 문제가 겹친 복합 위기로 위기 담론의 강조점이 옮겨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위기라는 말이 매번 서로 다른 실체를 가리켜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위기의 내용이 이렇게 계속 바뀌는 동안에도 그 위기를 진단하는 단위만큼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민사회의 위기를 말할 때 우리는 언제나 시민단체라는 조직의 영향력과 신뢰라는 차원에서 진단을 시도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시민사회의 위기라 부르던 것은 대개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의 위기였다. 언론이 이 위기론을 상당 부분 과장하고 증폭시켜 왔다는 지적과 2010년대 이후 시민사회라는 장 전체는 오히려 팽창하고 다원화되어 왔다는 분석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민사회는 확장과 위기, 혁신을 동시에 겪는 가운데 전통적인 시민운동의 접경지대에서 새로운 시민 주체가 끊임없이 형성되어 왔다는 것이다. 참여가 생겨나고 연결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장 전체, 곧 하나의 생태계로 시민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여기서 제기된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이 구도를 재확인해 준다. 2024년 겨울부터 2025년 봄까지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시민사회는 신속하게 연대기구를 결성해 광장의 목소리를 조직해 내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그 열기가 가라앉은 이후에는 다시금 그 에너지를 지속적인 참여와 조직적 재생산으로 이어 갈 통로가 부재하다는 위기 담론이 제기되었다. 1990년대에 등장했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진단이 삼십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소환된 셈이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그때는 운동 내부에 시민 참여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운동 바깥에 이미 존재하는 시민의 에너지와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다시 시민사회는 항상 위기였는가 하는 질문을 곱씹어 보자. 매 시기 위기의 언어로 자신을 설명해 왔다는 점에서 분명 상시적인 위기였다. 그러나 그 위기의 상당 부분은 시민사회를 몇몇 시민단체와 동일시해 온 우리의 고정관념이 만들어 낸 이야기였다. 시민사회의 재생산을 생태계 전체가 참여를 얼마나 순환시키는가 하는 문제로 바라보면 어느 한 단체의 쇠퇴도 생태계가 분화하고 새로워지는 하나의 국면으로 다시 읽힌다. 광장에 모였다 흩어진 에너지가 말해 주는 것은 연결 통로의 부재다. 시민의 참여 의지는 광장에서 이미 입증되었고 남은 과제는 그것을 이어 갈 통로를 만드는 일이다. 실제로 시민 참여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느슨한 모임과 프로젝트형 결합, 이슈별 기부와 온라인 행동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참여를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 담는 플랫폼과 중간지원조직, 그리고 기성 시민단체가 문턱을 낮추어 새로운 주체와 협업하는 실험이 바로 그 연결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느슨한 참여는 더 깊은 연결, 즉 연대로 건너가는 입구이며 그렇게 형성된 연대가 다시 새로운 참여를 불러올 때 비로소 순환이 성립한다. 시민사회의 생명력이란 결국 이 순환을 지속하는 데 있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최재성” 통화 녹취록 또 공개… 한동훈 활약에 속내 복잡한 野

    “최재성” 통화 녹취록 또 공개… 한동훈 활약에 속내 복잡한 野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 제기로 존재감을 키우면서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한 모양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청문 정국이 한 의원 복당에 긍정적일 것이라 기대하지만 주류에선 ‘한동훈 독무대’가 탐탁찮은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개각 이후 한 의원은 매일 소셜미디어(SNS)에 30여 개의 게시글을 올리며 김 후보자 청탁 의혹과 관련된 이슈를 끌고 있다. 한 의원은 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청탁 브로커 양모씨가 제넨셀 대표인 강모씨와 통화 중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대표 특보단장 등 전·현직 민주당 의원들을 언급하는 녹취록을 재차 공개했다. 일일 브리핑을 자처하고 있는 한 의원은 이날도 로텐더홀에서 “여러 민주당 정치인들이 등장한다. 특검해서 다 밝혀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친한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의원의 공세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박정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 의원의 ‘수사 기록 유출 논란’에 대해 “한 의원은 법률가다. 문제없이 잘 처리하고 있는 거라고 본다”고 옹호했다. 한 의원의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 그를 법제사법위원회로 보내 달라는 문자도 보내고 있다. 국회법에 따라 무소속 의원의 사보임은 국회의장 몫인데 이를 국민의힘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친한계 등에선 한 의원의 커진 존재감이 복당 여론을 움직일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서도 한 의원의 수사 기록 입수 경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팬엔마이크 유튜브에서 “(김 후보자 검증에) 오빠를 강조하는 것은 본질을 흐린다”며 “사생활과 관련지어서 녹취록을 어디서 구했냐로 바뀌어버리면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심각한 불법 행위와 주가 조작 공범이라는 심각한 본질을 놓친다”고 했다. 한 의원 복당에 반대해온 안철수 의원은 “(자료 공개 경로를) 수사 검사와 책임자를 불러 확인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참에 한 의원과의 연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4선의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한 의원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며 “장 대표는 ‘잘 싸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고 바로 지금이 그 약속을 실천할 때다. 부당한 공격을 받는 동료와 함께 싸워야 한다”고 했다.
  • “같은 세대라 더 따진다”…‘청년 정치인’에 더 매서운 청년들

    “같은 세대라 더 따진다”…‘청년 정치인’에 더 매서운 청년들

    “청년 정치인이라고 무조건 청년 편일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 세대니까 더 꼼꼼하게 보게 되는 만큼 기성 정치인과 별 다를 바 없을 땐 가차 없습니다.” (30세 이정규씨) 1990년생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청년 정치인’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과 과거 행보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청년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8일 서울신문이 만난 10여명의 2030 청년들은 ‘젊다’는 이유만으로 청년 정치인을 자신들의 대변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30세대가 처한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더 엄격한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취업과 주거, 자산 형성 등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지, 공정성과 능력을 갖췄는지도 주요 판단 기준으로 꼽았다. 서울 직장인 전수아(29·여)씨는 “청년 정치인은 또래 청년들의 취업이나 주거 문제를 얼마나 이해하고 고민하느냐가 중요한데, 용 후보자의 논란을 보면 그런 모습은 찾기 어려워 아쉽다”고 밝혔다. 구호만 앞선 ‘청년 정책’ 대신 실제 삶에 와닿는 정책을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강모(34·남)씨는 “결혼이나 주거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서 청년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보다 실제로 내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며 “청년 몫이 필요해 나섰다는 식이면 공감보다는 반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청년 정치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주류 정치와 닮아가는 데 대한 아쉬움도 표출했다. 이씨는 “청년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건 신선하고 도전적인 모습인데, 용 후보자가 장관·의원 겸직에 나서거나 배우자에게 주요 당직을 맡겨 급여를 지급한 모습을 보면서 정작 본인은 특혜를 누렸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젠더 이슈에서도 ‘여성’ 정치인만 내세워서는 여성 청년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고, 여성 정치인이 여성·젠더 의제를 강하게 내세울수록 남성 청년층의 반발은 더 커졌다. 대학생 이모(24·남)씨는 “여성 정책도 필요하지만 다른 집단이 느낄 박탈감이나 역차별 논란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페미니즘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면서 청년층의 반발과 갈등을 키웠다”고 말했다. 대학생 안모(23·여)씨도 “젊은 여성 정치인이 국회에 더 많아져야 하지만, 여성 청년이라고 해서 젠더 의제를 내세운 정치인을 일률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젠더 의제를 실제 정책과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청년 정치인을 둘러싼 기대와 엄격한 검증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2020년 국회에 입성한 1992년생 류호정 전 의원, 2022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1996년생 박지현 전 위원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엔 청년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까다로워진 분위기다. 이는 청년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압박도 자리 잡고 있다. 취업문은 좁아지고 주거비 부담은 커진 데다 자산 형성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또래의 정치인이 빠르게 정치적 기회를 얻은 데 대해 기대만큼 실망도 커질 수 있다. 취업준비생 김산(24·남)씨는 “취업도 어렵고 집값도 올라 미래를 계획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 정치인이 나오면 ‘우리 고민이 더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며 “하지만 무능하거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정말 청년을 이해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청년 정치인을 젊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취업준비생 한모(25·여)씨는 “청년 정치인들이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용 후보자가 워킹맘을 내세웠지만 아이를 보좌관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면서, 정작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청년 워킹맘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청년 정치인이 공정성과 신선함을 자산으로 정치적 기회를 얻었는데 막상 기성 정치인과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더한 모습을 보이면 청년들의 실망과 배신감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정종혁 경기도의원, OBS 라디오 출연… “현장에서 답 찾는 의정활동 펼칠 것”

    정종혁 경기도의원, OBS 라디오 출연… “현장에서 답 찾는 의정활동 펼칠 것”

    경기도의회 정종혁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7)은 지난 4일 OBS 라디오 FM 99.9 ‘오늘의 기후’의 ‘민생의회’ 코너 사전녹음에 참여해 기후재난 대응과 도민 안전, 분당 재건축을 비롯한 지역 현안 등 제12대 경기도의회에서 펼쳐갈 의정 활동의 방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초선의 패기로 더 많이 듣고 발로 뛰며 현장의 작은 목소리까지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으로서 기후위기에 대비한 재난 대응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어 사후 수습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평가는 예방에 있다며 사전 위험 요인 점검과 실시간 현장 정보 공유 체계 구축, 그리고 실효성 있는 실전 반복 훈련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119특수대응단과 관련해서도 “재난 현장의 마지막은 결국 사람”이라며 장비 확충과 함께 실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 및 교육·훈련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구 최대 현안으로 분당 재건축 문제를 꼽았다. 정 의원은 “올해 특별정비구역에 6만 6037가구가 신청했지만 지정 물량은 1만 2000가구에 불과하다”며 “초기부터 물량을 제한하기보다 준비된 단지는 신속히 추진하고, 실제 이주 단계에서 주택 수급을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여야를 떠나 정부가 결단해야 할 문제”라며 정비 물량 제한 폐지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법무사 실무 경험을 살려 법률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도민의 권익을 두텁게 보호하는 입법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정보 취약자가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한편, 소방공무원의 근무 여건 개선과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끝으로 정 의원은 “정치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며 “사무실에서 주민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현장으로 찾아가는 의원이 되겠다. 약속은 가볍게 하지 않되, 한 번 드린 약속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의원이 출연한 OBS 라디오 FM 99.9 ‘오늘의 기후-민생의회’는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부터 8시까지 보이는 라디오로 송출될 예정이다.
  • “더 강력하게 칠 것” 北, 한미일 훈련에 분노… ‘진화된 도발 카드’ 꺼내나 [밀리터리노트]

    “더 강력하게 칠 것” 北, 한미일 훈련에 분노… ‘진화된 도발 카드’ 꺼내나 [밀리터리노트]

    북한이 한미일 3국의 다영역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와 미군의 역내 전략 자산 전개에 격렬히 반발하며 고강도 무력시위를 예고했다. 특히 북한 군부의 수장이 교체된 직후 나온 첫 고위급 공식 담화라는 점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정세가 또 한 번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새로운 대결 기도 시 반사적 대응”… ‘타이폰’ 배치에 민감 반응 김성기 북한 국방상은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핵 요소를 동반한 위험한 공격적 실체”라며 “미국과 추종국가들이 새로운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힘의 입장에서 강력하고 반사적인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이토록 날을 세운 배경에는 한미일 공조의 심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역내 타격 자산 확대에 대한 실질적인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국방상은 담화에서 ‘프리덤 에지’ 훈련 외에도 미·일·호주의 ‘오리엔트 실드’ 훈련, 미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체계인 ‘타이폰’(Typhon)의 일본 배치, 그리고 미 육군 다영역신속기동부대(MDTF)의 연내 한국 전개 추진 등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강하게 비난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를 운용하는 타이폰 시스템과 MDTF의 한반도 주변 배치는 북한의 핵심 군사 시설과 지휘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력이기에, 북한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진화된 새로운 대응력’… 북한의 다음 도발 시나리오는? 일각에서는 담화에 포함된 “진화된 새로운 대응력의 부단한 적용”과 “헌법적 의무 결행”이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말폭탄에 그치지 않고 명분을 앞세워 한 차원 높은 무력시위를 감행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꺼내 들 ‘진화된 카드’로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우선 최근 취역식 및 시험발사를 거친 최신형 5000t급 구축함(강건호)을 활용한 전략순항미사일 실전 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도발적 운용이 있다. 이를 위해 사거리 확장과 탐지·피격 회피 성능을 고도화한 탄도미사일의 고각 또는 정상각 발사 재개도 꺼내 들 수 있다. 또 한미일의 다영역 훈련에 맞서 사이버·위성 전파 교란과 함께 군사정찰위성의 전격 재발사 강행 전망도 나온다. 강 대 강 대치 고착화… 정세 불확실성 증대 이번 담화는 노광철 전 국방상에서 총정치국장 출신의 김성기로 국방 수장이 바뀐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메시지가 명확하다. 군부 전열을 정비한 북한이 향후 한미일의 정례적·다영역적 군사 협력에 맞서 더욱 단호하고 즉각적인 맞불 대응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한미일 3국 역시 북한의 위협에 밀리지 않고 억제력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강 대 강 대치의 평행선을 달리며 예측 불가능한 긴장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지구는 아프지 않다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지구는 아프지 않다

    네팔 홍수 사태는 국제 전쟁과 유가, 인공지능(AI)이라는 이슈에 잠시 파묻혀 있던 기후 위기 문제를 다시 소환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과학자들이 탄소 배출량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경고했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한 듯하다. 이제 알프스와 안데스 같은 설산들도 히말라야와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보도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탄소 중립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 왔지만, 전쟁의 포화와 AI에 수반되는 막대한 에너지 소모는 이러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우리 정부도 얼마 전까지 세계적인 흐름인 탄소 중립화와 RE100 정책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으나, 현재에 와서는 AI를 국가의 핵심 역량으로 삼으면서 기후 위기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최근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며 RE100 정책을 잊지 않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는 어디까지나 AI 폭증에 따른 전력 수급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지 기후 위기 그 자체를 해결하려는 관심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22년 이후로 전 세계 언론은 모든 관심을 전쟁과 AI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때 세계 대부분의 언론이 이와 관련된 주제로 다룬 사안은 기후나 환경이 아니라 유가와 주가였다. 현대 자본주의를 작동시키는 가장 주요한 이 두 축은 또한 국가의 존립을 위해 반드시 국가가 관리해야 할 경제적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현재와 같은 전쟁국가 및 자본주의체제가 세계적인 정치·경제의 표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이상 기후 및 환경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한 것은 아닐까. 물론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기후 위기와 환경 위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산에 버려진 페트병은 환경 위기 유발 요인일 수 있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에 기후 위기 요소는 아니다. 즉 이른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라 할지라도 지구의 수많은 종 중 하나에 불과한 인간이 막대한 에너지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책에 불과하며 이는 다른 종류의 생태계 위기를 몰고 온다. 1년 내내 매일 밤낮으로 발생하는 풍력의 진동과 번쩍이는 태양 반사광, 원자력의 핵폐기물을 생각해 보자. 이 지경에 이르렀을 때 늘 나오는 이야기는 ‘아픈 지구’ 또는 ‘지구의 복수’와 같은 말로 요약되는 담론들이다. 하지만 아픈 것은 지구가 아니다. 45억 년 전 탄생 당시의 지구, 또 지질학적 연대가 보여 주는 5번에 걸친 대멸종, 또는 수억 년에 걸친 가뭄이나 홍수를 생각해 보자. 지구는 그저 무심하게 변해 왔을 뿐이다. 문제는 인간의 생존 환경이 인간이 만든 생존 방식에 의해 무너질 위기에 처한 모순적 상황이다. 다행히도 인류는 그 해결책을 알고 있지만, 불행히도 그것을 실행할 방법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이흥구 ‘계엄 직후 대법원 침묵’ 작심 비판… “말해야 할 때 못 하면 말할 기회 잃어”

    이흥구 ‘계엄 직후 대법원 침묵’ 작심 비판… “말해야 할 때 못 하면 말할 기회 잃어”

    “사법부 의지·판단 국민에 설명해야”조희대 ‘침묵’… 대법관 두 자리 공백 이흥구(63·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이 7일 본인의 퇴임식에서 “법원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입장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작심 발언하며 성찰과 소통을 촉구했다. 이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의 힘과 권위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나오기 때문에 신뢰받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면서 “불신을 신뢰로 바꾸기 위해 그 원인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해소하려는 미래 지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이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선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소통하면서 사법부가 어떤 판단과 의지를 갖췄는지 설명해야 한다”면서 “법원이 말해야 할 때 제대로 못 하면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게 냉정한 진실”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시행된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서도 “불공정하고 충실하지 못한 재판, 당사자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문적이지 못한 재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재판 등이 입법 배경이었다”며 “사법부가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은 뒤 투명하고 설득력 있는 재판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계엄 직후 대법원이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곧바로 밝히지 않은 것이 이후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정치권의 압박을 키웠고, 결국 사법개혁 3법 추진 과정에서 법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 대법관은 또 “사법부가 자기 문법과 지향점에 충실했는지,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한다”면서 “충분히 성찰하지 못하면 법원은 정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법관은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다수의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때 오경미 대법관과 함께 무죄 취지의 상고기각 의견을 냈다. 이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면서 대법관 두 자리가 공석이 됐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후속 조치에 관한 질문에 침묵했다.
  • 혼란 속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법원 불신 심각…겸허한 인정·적절한 소통 필요”

    혼란 속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법원 불신 심각…겸허한 인정·적절한 소통 필요”

    이흥구(63·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이 7일 퇴임하며 “법원에 대한 불신을 신뢰로 바꾸기 위해선 지금 상황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법부의 판단과 의지를 잘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에 대한 불신이 점점 심각해지고 비판과 변화 요구는 매섭다”며 “법원의 힘, 권위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나오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소하려는 미래지향적인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법관 제청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대립 중인 가운데 이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면서 대법관 두 자리가 공석이 됐다. 조희대(13기) 대법원장은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지만 청와대가 사전 협의하는 관례를 무시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후속 조치에 관한 질문에 침묵했다. 이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오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결원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법관은 “(2024년) 12·3 비상계엄 이후 대법원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법원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적절히 소통하며 사법부의 판단과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재판뿐 아니라 사법 행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말해야 할 때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시행된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의 배경에도 국민의 불신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법관은 “입법 배경을 보면 불공정하고 충실하지 못한 재판, 당사자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문적이지 못한 재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재판 등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사법부가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전문적이고 투명하며 설득력 있는 재판을 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법관은 지난해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2명 중 10명의 다수의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때 오경미 대법관과 함께 무죄 취지의 상고 기각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대법관은 “정치 사건 재판의 여파로 법원이 흔들릴수록 진영의 구분, 대결 등 정치 문법이 아닌 공정한 룰, 공존과 상호 존중 등 법원의 지향점에 충실했는지,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면서 “충분하지 못하면 법원이 정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 李대통령 “북미대화 페이스메이커 될 것…권력분산 개헌해야”

    李대통령 “북미대화 페이스메이커 될 것…권력분산 개헌해야”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미 대화 재개를 돕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며 “이는 북한의 핵 능력 증강을 중단시키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 국빈 방문을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와 관련해 “불신의 벽을 몇 가지 조치만으로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해 “한미 동맹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닌, 변화하는 시대의 현실에 맞게 동맹을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국방비를 늘리고 안보에 필수적인 군사적 역량을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등 한미 동맹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모든 갈등을 해결해야만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프랑스 방문에 대해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 온 양국의 우정이 미래를 향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양국의 협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4월 방한 당시 호르무즈 해협 사태 대응 ‘독립군 연대’ 구상과 관련해 “헤게모니를 원하지 않는 국가, 현재의 예측 불허 상황을 우려하는 국가들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던 점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 인권, 법치와 같은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분야에서 실질적인 행동이 가능한 국가들과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며 “자국 안보를 스스로 확보할 역량을 높이면서 기존 동맹을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정치 현안과 관련해서는 12·3 비상계엄과 같은 정치적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많은 희생을 치러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한을 보다 적절하게 분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 [임혁백 칼럼] 초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하는 양자국가론

    [임혁백 칼럼] 초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하는 양자국가론

    인공지능(AI) 국가는 극단적 초불확실성의 재난인 네팔 대홍수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AI 국가는 기존의 선형적인 기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예측불가능한 비선형적인 돌발적 구조붕괴를 감지하지 못했다. 네팔 대홍수는 초다변수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기후 위기를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자 국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절감케 해 준다. 근대 산업국가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시계’(Clock) 국가였다. 영화‘모던 타임즈’가 보여 주듯,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며 완벽히 예측 가능한 생산을 수행하는 체제였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과 함께 탈근대에 진입하면서, 사회는 초연결성과 복잡성으로 인해 불규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지배하는 거대한 ‘구름’(Cloud)으로 변모했다. 이에 따라 정당과 정부 등 전통적인 ‘시계’ 국가의 통제력은 약화되었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정보의 탈중앙화와 다원화가 가속화되었다. 결국 권력의 원천은 정보를 독점하는 힘에서, 정보를 촘촘히 연결하는 ‘네트워킹 능력’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탈근대 시대에 ‘구름’ 국가의 특성이 전면에 부상하자, 불규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구름’ 속에서 기후재난, 팬데믹 등 글로벌 위험이 상존하는 복잡계 사회를 분석하고, 사회적 회복 탄력성을 높이며,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탈근대 국가 형성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AI 국가’는 불확실한 ‘구름’ 속에서 규칙적인 ‘시계’를 발견하려 한다. 이는 가브리엘 알몬드 교수가 이미 1977년에 짚어낸 것처럼, AI 국가는 “모든 구름은 시계다”라는 뉴턴주의적 행동법칙의 지배체제 안에 머물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국가는 ‘구름’과 같은 복잡계적 사회현상을 입력값으로 삼아, 정밀한 ‘디지털 톱니바퀴’ 알고리즘을 통해 사회를 예측 가능한 통제 영역으로 환원하려는 일종의 ‘초시계’적 기획이다. 그러나 AI 국가는 구름의 유동성을 제어하기 위해 완벽한 기계적 예측을 추구하면서도, 알고리즘 내부의 ‘블랙박스’ 현상, 즉 투명성과 검증 불가능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양자 국가’(Quantum State)는 ‘구름’ 그 자체의 유동적 속성을 온전히 인정하는 탈근대 국가이다. 양자 국가는 원인과 결과가 인과론적으로 맞물리는 기계적 사고에서 탈피해, 관측하기 전까지는 결과를 단정할 수 없는 ‘확률적 통치’를 지향하는 진정한 의미의 ‘구름 국가’이다. AI 국가가 ‘시계 국가’의 속성이 극단으로 진화해 ‘구름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가교역할을 수행한다면, 양자 국가는 정치·사회적 현상 자체가 본체론적으로 구름이라는 점을 철학적, 정치학적, 기술적으로 수용하는 완결된 형태의 탈근대 국가라 할 수 있다. 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AI 국가와 이를 넘어서는 양자 국가’ 토론회에서는 초불확실성 시대의 위기대응 체계를 단선적이고 선형적인 발전론에 가둬 두지 말고, 복수의 대안적 경로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서 필자는 ‘비동시성의 동시성’(2014)에서 이야기한 역사적 시간의 ‘중첩성’이, 입자가 0이면서 동시에 1일 수 있는 양자역학의 ‘중첩’ 원리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함을 발견했다. 양자 컴퓨터는 바로 이 0과 1이 공존하는 중첩 원리를 극대화해, 초불확실성이 파생시키는 수억 개의 미래 가능성을 한순간에 병렬로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가가 나아가야 할 최적의 선제적 대안을 도출해 낸다. 따라서 우리는 탈근대적 ‘양자 국가’의 도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후 위기와 같은 현대적 재난들은 원인과 결과의 경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비선형적으로 분출된다. 수십억 개의 변수가 유기적으로 얽힌 초복잡성을 해결하는 데는 AI 슈퍼컴퓨터조차 수백 년의 계산 시간이 걸린다. 초불확실성이라는 ‘구름’을 잡기에는 AI 국가라는 디지털 ‘시계’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시계’의 패러다임에 갇힌 채 다가올 ‘구름 사회’로의 가교역할에 머무르고 있는 AI 국가를 넘어서야 한다. 초불확실성의 문제를 온전한 ‘구름의 논리’와 ‘구름의 기술’ 그리고 ‘양자 컴퓨팅’으로 돌파해 나갈 진정한 탈근대 ‘양자 국가’의 시대를 대망한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