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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혁신위원장 류석춘 교수 내정…‘극우 성향’ 비판 목소리도

    한국당 혁신위원장 류석춘 교수 내정…‘극우 성향’ 비판 목소리도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다.류 교수는 대표적인 우파 진영의 학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류 교수가 극우 성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10일 당 내에서 류 교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관점은 정통 보수 인사로서 우파 재건의 적임자라는 시각이다. 이 같은 시각은 지금은 외연 확장보다 내공을 쌓을 때라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그러나 역으로 ‘극우 성향’이어서 한국당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파 재건의 토대는 될 수 있지만, 국민의 눈에는 ‘수구 꼴통’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탄핵 정국이 한창이었던 지난 1월 22일 “태극기집회는 언론과 국회, 검찰과 특검이 유린하고 있는 대한민국 법체계를 수호하는 의병활동”이라는 칼럼을 썼다. 지난 4월 20일에는 대선을 ‘탄핵쿠데타 세력과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보수진영의 대국민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또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에서 활동했고, 건국절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다. 류 교수는 2006년 9월 강재섭 대표 시절 권영세 의원과 함께 당과 시민단체·교수진영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을 역임했고, 17대 대선에서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정무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류 교수가 혁신위원장이 되면 지금보다 ‘우클릭’ 노선을 분명히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2015년 3월 ‘대통령 지지율 50%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칼럼에서 “반대 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화합을 이루고 지지율 올라갈까? 오히려 지지층까지 떠날 뿐”이라며 “우파 또는 보수 세력이 원하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의 재선 의원은 “류 위원장에게 당을 새롭게 하려는 의지와 식견이 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반면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 쪽보다는 중도에 가까운 분이 오셔서 외부적인 이미지라도 기대감은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은 겉으로는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속내는 향후 류 교수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혁신안이 결정되면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사무총장이 집행하도록 한 부분이 향후 충돌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인적 청산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만든 뒤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원총회 논의 과정은 생략하고 혁신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류 교수는 지난해 11월 5일 ‘단물 빨던 친박은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탈당하는 순간 ‘친박’은 물안개 사라지듯 없어질 것이 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의 한 친박계 의원은 “홍 대표가 데리고 왔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홍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사전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방통행식 당 운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먼지’만 안나면 되죠? vs 그래도 털 건 털어야죠!

    [단독] ‘먼지’만 안나면 되죠? vs 그래도 털 건 털어야죠!

    “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의 약점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각종 폭로성 의혹을 쏟아 내지만 여당은 대상자를 무조건 감싸거나 봐주면서 온갖 논쟁과 설전만 난무한다. 인사청문회가 인격 파괴, 사생활 캐내기, 흠집 내기로 전락했다.” “인사권자가 ‘도덕성에 다소 흠결이 있더라도 일만 잘하면 된다’는 발상을 갖는다면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얼핏 보면 첫 번째 발언은 여당을 옹호하는 것 같고 두 번째 발언은 야당을 편드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첫 번째는 박근혜 정부 첫해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던 2013년 2월 보수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낸 보고서에 등장하는 발언이다. 두 번째는 2014년 8월 새누리당 인사청문 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하자는 의견을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관계자가 비판하면서 나온 경고였다.1 뒤바뀌는 공수… 더 독해진 검증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중심제의 산물이다. 미국은 대통령과 상원 가운데 누구에게 연방정부 공직자들에 대한 임명권을 부여할 것인지 논쟁을 벌인 끝에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우리나라에서 인사청문회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2000년이다. 인사청문회법 제정 당시만 해도 헌법상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만 대상이었다. 이후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꾸준히 확대됐다. 2003년에는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국세청장, 검찰총장, 경찰청장이 포함됐다. 이어 2005년에는 국무위원도 대상에 추가됐다. 인사청문회 경험이 쌓이면서 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인사청문제도의 문제점으로 ▲지나치게 짧은 인사청문 기간 ▲자료 미제출 및 증인 불출석 ▲후보자의 허위 진술 ▲도덕성 검증에 치중한 청문회 ▲당파적인 질의 등을 거론했다. 최신 자료 같지만 사실 이 보고서는 2010년에 나온 것이다. 당시 보고서는 도덕성 검증 등 과거 행적을 확인하는 예비심사를 실시한 뒤 자질과 정책수행능력을 검증하는 2차 청문회를 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대신 인사청문 기간을 확대하고 자료 제출 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허위 진술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자고 했다.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고 확대했던 여당이 야당이 되었다. 각종 도덕성 시비를 일으켜 몇 명을 낙마시키는 ‘성과’를 거뒀던 야당은 여당이 된 뒤 자신들이 10년 동안 낙마시킨 후보보다도 훨씬 많은 후보가 줄줄이 낙마하는 사태를 겪었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졌지만 정권 재창출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흐지부지됐다. 그리고 여당이 다시 여당이 되면서 이전보다 더 큰 낙마 사태로 정권 초기 국정운영 동력까지 잃을 지경이 됐다. 여당은 이제 야당이 됐다. 또다시 공수가 바뀌었다. 방식은 더 독해졌다. 정책 검증은 사라졌다.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만 무려 14건에 이른다. 특히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과도한 신상털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제도 개혁 논의에 불이 붙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분위기를 “주변에 (장관 되고 싶은) 마음을 접은 분이 굉장히 많다”는 말로 표현했다. 장 교수는 “한자리 해 보고 싶은 욕심이 강한 분들은 그래도 욕심을 내지만 전문 분야를 살려서 정책을 펴 보고 싶어하던 분들은 대부분 마음을 접어 버렸다”면서 “결국 지금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정말로 능력 있는 분들은 배제하고 자리 욕심 많은 분들만 남기는 방식”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인사청문회를 하는 본질이 흠이 없는 사람을 뽑는 것인지 아니면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을 뽑는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사청문회가 일종의 미인대회처럼 돼 버렸다. 문제는 보기에 아름답고 흠이 없는 사람을 뽑은들 그런 사람이 장관으로서 일을 잘하겠느냐는 것”이라면서 “지금 인사청문회는 후손들에게 ‘규칙만 지켜라’라고 요구하는 것이 돼 버린다. 인사청문회가 후손들에게 ‘범생이’를 요구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 국가적으로 옳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2 ‘범생이’ 요구… 국가적으로 옳은가 문제는 도덕성이 인사청문회 통과의 주요 기준이 되면 인재풀이 관료 중심으로 좁아질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공무원집단만큼 전문성과 중립성, 객관성에 부합하는 직업군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장관은 정치인인가 관료인가’라는 논쟁과도 직결된다. 이에 대해서는 막스 베버가 꽤 명확한 화두를 던진 적이 있다. “관료의 명예는 그가 보기에 잘못된 명령을 상급자가 고수할 경우 그를 마치 자기의 신념과 일치하는 듯이 정확히 수행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이에 반해 정치인의 명예는 자신의 행위에 전적으로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에서 나온다.” 베버에 따른다면 장관은 관료가 아니라 정치인이다.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애꿎은’ 공무원에게 물어선 안 된다. 통치 이념을 공유하는 대통령·총리·장관들로 이뤄진 내각이 국민들 앞에 ‘정치적’ 책임을 지는 셈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사는 이를 잘 표현했다. “저를 믿고 여러분께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일관되게 실행하십시오. 그다음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하신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 제 역할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렇다면 장관은 도덕적 흠결이 있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일까. 많은 공무원이 일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에 대한 자부심도 자리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D씨가 “공무원들은 승진할 때 음주운전 등 각종 전력을 굉장히 빡빡하게 보는데 장관 후보자들은 대충 보고 넘어가는 것 같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공무원 출신 장관들은 비교적 관리를 많이 하니까 신상털기에서 털릴 게 별로 없기도 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런 인식을 잘 보여 준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정치학 박사)은 이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일종의 전환기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정치는 도덕적으로 살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정치적이되 도덕적으로 바꿔 나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면서 “솔직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했던 ‘5대 인사 배제’ 원칙은 지금 당장 실현하기엔 무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종의 과도기를 설정해 5대 기준을 점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면서 “여당일 때 다르고 야당일 때 다르고, 누구는 통과하고 누구는 낙마하면 공직사회와 국민들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 하위직은 무단횡단만 해도… 이런 고민은 장관의 역할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박 박사는 “장관은 정치인으로서 ‘권력을 해석’하는 자리”라며 “당연히 장관은 선출직에서 나오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장관이 정권과 임기를 함께하고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가는 책임장관제가 절실하다”면서 “임기 1년도 안 되는 장관으로는 공무원조직을 통솔하지 못하고 결국 청와대만 비대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처럼 정무적 역할과 행정적 역할을 하는 차관을 별도로 둬 장관을 보좌하게 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많은 공무원이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느끼는 ‘자괴감’은 “하급직 공무원은 무단횡단만 해도 징계받는데…”였다. 이에 대해서도 이제는 접근법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애초에 공무원들에게 그런 요구를 하는 관행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면서 “우리 사회가 공무원에게 정말로 요구해야 할 것이 ‘착하게 살자’밖에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10년, 20년 전 얘기를 가지고 따지는 건 도덕적 비난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장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별도로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한국 같은 수출경제에서 후보자가 외제차를 탄다고 혼나고 사과하는 게 제대로 된 모습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강남, 욕망의 도시 이데올로기

    강남, 욕망의 도시 이데올로기

    강남 만들기, 강남 따라하기/박배균 외 지음/동녘/576쪽/2만5000원 ‘성공한 도시 중산층의 안정된 공간’, ‘생활 패턴의 주도적 창출처’, ‘부동산 불패’, ‘사교육 온상’….한국에서 강남을 말할 때 우선 떠올리는 수식어들이다. 그 말들은 성공과 안정, 리더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 과연 강남은 영원히 실패를 모르는 성공적 공간일까. 책은 ‘한국 도시화’의 원형적 준거랄 수 있는 강남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해부하고 있다. 박배균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를 비롯해 지리학·사회학 연구자 13명이 한국 최초 신도시 강남의 탄생 과정과 전국으로 번져 간 ‘강남화’의 현주소, 그리고 대안을 제시해 흥미롭다. 프랑스의 도시 이론가 앙리 르페브르는 도시를 단지 물질적 존재가 아닌, 이미지와 이데올로기라는 사회적 객체로 정의한다. 일부 학계에선 그 이론에서 더 나아가 도시를 특정 사회적 세력과 집단에 편파적으로 이득을 주는 이데올로기로 간주한다. 그런 점에서 책은 한국형 도시화의 시초인 강남을 이데올로기의 도시로 주목해 도드라진다. 저자들이 한국의 도시화에서 공통적으로 건져낸 테마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고층 아파트단지 건설과 신도시다.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도시화의 시발지대 강남은 출발부터가 서구와는 다른 독특한 도시 이데올로기로 형성됐다는 게 저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우선 강남 개발 과정을 들여다보자. “정치적 정당성 위기에 직면한 정권이 서울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근대화된 도시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체제 순응적인 도시 중산층 집단을 만들어내고자 강남에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며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개발·보급했던 것이다.”(박배균 교수) 1970년대 들어 도시지역 재정비 및 주택공급 정책이 본격 시행됐고 1980년대 후반 추진된 주택 200만호 건설과 수도권 신도시 건설사업을 통해 강남식 도시 공간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복제되면서 이 과정을 통해 ‘강남화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도시 중산층 집단도 확대, 대중화됐다는 것이다. 흔히 강남 바깥의 외부자들은 강남을 부정적으로 묘사할 때 부동산, 땅, 럭셔리 같은 물신적 가치를 우선 들먹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강남에 살고 싶어 하고 강남식 이데올로기에 쉽게 편입하고 싶어 한다. 실제로 한 조사에선 강남 비거주 응답자 117명 중 93명이 강남으로의 이주를 희망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왜 한국인들은 그렇게 강남을 동경하고 따라 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우선 ‘곧게 뻗은 큰길’과 ‘조화로운 경관’ 같은 정돈된 공간에의 선호가 크다. 여기에 부수되는 공적·사적 권력 같은 강남 이데올로기도 작용한다. 특히 저자들은 강남식 도시화에서 주택과 도시를 ‘사용가치’가 아닌 ‘교환가치’ 측면에서 인식하게 된 점에 주목한다. 사회복지가 발달하지 않았던 탓에 중산층은 자산가치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고 부동산 가치 상승에 대한 욕망은 한국 자본주의의 토건 지향적 성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폐단이 만만치 않다. 투기지향적 도시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격 앙등과 전·월세난, 주거비 상승으로 인한 주거위기 심화, 도시공간 상품화로 인한 쫓김과 내몰림 같은 파행들이 확산되고 있다.저자들은 이제 강남식 도시화를 버리고 대신 불안정한 삶을 대체할 새로운 도시 담론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실제로 곳곳에선 대안적 실천들이 생겨나고 있다. ‘다양한 마을 만들기’ 실험이 진행 중인 ‘성미산 마을 공동체’, 전세난 심화의 한쪽에서 각광받고 있는 주택협동조합 실험, 비싼 임대료를 주고 빌린 사무실 공간을 지역 풀뿌리 단체들에 전면 개방하고 있는 ‘마포 민중의 집’…. 모두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는 강남화에서 벗어나자는 몸짓들이다. 저자들의 주장은 결국 하나로 모아지는 것 같다. “이제 도시를 사유재산의 집합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이용하는 공유재로 만들어가자.” 물론 그 새로운 도시는 만남과 마주침의 장이자 폐쇄적이지 않고 열려 있는 공간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술보다 중독성 낮은 마리화나, 연 60만명 단속하느니 세금 걷는 게 낫다?

    술보다 중독성 낮은 마리화나, 연 60만명 단속하느니 세금 걷는 게 낫다?

    지난 1일 0시(현지시간). 도박과 유흥의 도시로 알려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상점 앞에 수백 명이 줄을 서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 시간부터 네바다 전역에서 오락용 마리화나 판매가 합법화됐기 때문이다.줄 선 사람들은 21세 이상 성인이라는 신분증을 제시한 뒤 1온스(약 28.3g)의 마리화나를 구입할 수 있었다. AP통신은 이날 네바다에서 마리화나를 구입한 사람 중 3분의2가 관광객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구매자들은 이를 자신의 집에서 흡입해야 하며 카지노, 바, 음식점과 같은 공공 장소에서 흡입하다 적발되면 600달러(약 69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네바다주의 이 같은 조치는 미 전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마리화나의 합법화 논란에 다시 불을 불였다. 미국에서는 서부의 워싱턴주가 2012년 12월 처음으로 오락용 마리화나 사용을 공식적으로 합법화한 이래 콜로라도, 오리건, 네바다,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메인, 매사추세츠주 등 8개 주와 수도 워싱턴DC 등 9개 지역에서 마리화나 판매가 합법화돼 있다.마리화나를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29개 지역에 이른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2013년 마리화나 문제는 각 주의 법에 따라 어린이와 마약 조직의 손을 거치지 않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재량권에 맡기겠다고 천명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 다시 오락용 마리화나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대마초’라고도 알려져 있는 마리화나는 환각성 때문에 몸과 마음을 좀먹는 마약으로 여겨졌다. 흡입은 주로 담배 종이에 말아 피우거나 ‘봉’으로 불리는 물 담뱃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혹은 주스나 음식에 넣어 섭취하기도 한다. 마리화나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400가지가 넘는 화학물질 가운데 주로 THC(Tetra Hydro Cannabinol)라는 성분 때문이다. 마리화나를 피울 경우 THC가 폐를 통해 혈관 속으로 들어가 두뇌와 몸 전체로 퍼지면서 1~3시간 동안 쾌감을 느끼게 된다. THC는 쾌감, 기억, 생각, 주의 집중, 시간 개념과 관련된 두뇌 부위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CBC(Cannabinoid Receptors)와 결합한다. 일반적으로 THC를 통해 긴장이 완화되고 웃음과 쾌감을 유발하지만, 그만큼 시간 감각이 없어지며 몸의 균형 감각이나 반응 행동이 느려지는 등 복잡한 업무나 운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과도한 마리화나가 몸에 들어가면 흥분 상태에서 망상을 하기도 하며 이 같은 흥분이 사라지면 졸음이 오거나 우울해지고 때로는 불안이나 두려움, 불신,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미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는 마리화나 흡입자 가운데 9%가 중독 성향을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는 술(15%), 코카인(17%), 헤로인(23%), 담배(32%)보다 낮은 수준이다. 마리화나 합법화 찬성론자들은 마리화나가 오히려 술과 담배보다 중독성이 약하다는 점을 합법성의 근거로 제시한다. 특히 마리화나는 의학적 측면에서 진통제, 각종 경화증, 만성질환으로 인한 식욕부진, 발작 질환 등의 치료제로 쓰이는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불법 약물로 분류할 수 없다는 논리다. 2014년에는 THC가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세포의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의 생산을 줄여 치매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마리화나가 위험하다는 주장의 논거 가운데 하나로 마리화나를 피우기 시작하면 더 강한 중독성 약물을 찾게 된다는 ‘입문용 마약’설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 과학아카데미 산하 의학연구소는 1999년 이 같은 논리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실제로 한 해 60만명이 넘는 마리화나 소지자들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만 할 뿐 실익이 없으니 차라리 담배처럼 높은 세금을 부과해 세수를 확보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30일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마리화나는 담배와 알코올 같은 공중 보건의 문제로 다루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는 개인 견해를 피력했다. 이는 마리화나 흡입을 범죄로 다뤄 범죄자를 양산하기보다는 이를 허용하되 사람들이 마리화나에 대해 좋은 정보를 얻고, 만약 중독된다 하더라도 쉽게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리화나 산업 연구기관인 아크뷰 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마리화나 산업 매출은 지난해 6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대로라면 5년 내 연매출이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투자은행 코웬앤코도 2026년까지 마리화나 산업 규모가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지난해 9월 관측한 바 있다. 야후뉴스와 매리스트가 지난 3월 미국의 성인 11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는 마리화나를 피워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피워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44%, 전체 응답자의 22%는 지금도 계속해서 마리화나를 피운다고 했다. 지금도 마리화나를 피운다는 응답자의 52%는 1980년대 출생자가 주축인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였다. 정치 성향으로 보면 민주당 지지자가 43%, 무소속 42%, 공화당 지지자가 14%로 파악됐다. 마리화나를 피워 봤다는 응답자의 65%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었으며, 아직도 마리화나를 피운다는 응답자의 51%도 부모였다. 이는 마리화나가 일부 공화당원을 제외하고는 미국인들에게 보편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의료용 마리화나의 합법화는 압도적인 83%의 지지를 받았으나 오락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는 데는 찬성 49%, 반대 47%로 의견이 팽팽했다. 이 밖에 서베이USA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76%가 트럼프 정부가 현재 주정부들의 마리화나 합법화를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성공한 인물 중 상당수가 청년 시절 마리화나를 흡입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조시 W 부시 전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 클레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 연방정부는 여전히 마리화나를 헤로인, 코카인, LSD와 같이 오남용 위험이 큰 ‘스케줄 1’ 약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화학 요법을 받는 암 환자의 구역질을 치료하고 심각한 체중 감소를 겪고 있는 에이즈 환자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 몇몇 마리화나 기반 약제를 승인한 바 있다. 마리화나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미국에 국한돼 있지 않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의 자유당 정부는 2018년부터 오락용 마리화나를 캐나다 전역에서 합법화하는 법률을 지난 4월 발의했다. 이 법률이 통과되면 2018년 6월부터 캐나다 국민은 집에서 마리화나를 4포기까지 재배할 수 있고, 면허를 받은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18세 이상의 캐나다인은 마리화나를 30g까지 소지하는 것도 허용된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마리화나를 팔거나 주는 것은 불법으로 최장 14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캐나다 정부의 마리화나 합법화 방침은 음성적으로 거래되며 많은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마리화나를 양성화함으로써 마리화나 이용 한도와 유통 경로를 명확히 규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판매업자들은 면허를 발급받아 규제 당국의 감독을 받게 된다. 법안에는 흡입 후 2시간 이내 운전을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돼 각종 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앞서 우루과이는 2013년 12월 마리화나의 재배 및 판매, 사용을 합법화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우루과이 정부도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이를 정부의 통제하에 둘 수 있어 지하시장의 불법 거래를 줄이고 마리화나 사용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얼 블루머나우어 미 연방 하원의원(오리건주)은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같은 인근 국가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함으로써 미국인들의 마리화나에 대한 인식도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마리화나의 합법화가 이제 대세임을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씨줄날줄] 문전박대 日 부산총영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전박대 日 부산총영사/황성기 논설위원

    한반도 남부와 일본 규슈 지방의 왕래는 몇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만큼 부산과 일본의 역사는 길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을 받더니 조선 시대 왜인이 늘어나 재패니즈 타운, 왜관(倭館)을 두고 관리했다. 초량 왜관이다. 1876년 일본이 부산을 개항시킨 뒤 영사관을 세운 곳도 동광동이다. 해방 이후 일본 총영사관이 개설된 것은 한·일 국교 정상화 이듬해인 1966년. 이런 지방 총영사관이 한·일의 국제적 관심을 끈 것은 지난달이다.일본 외무성은 6월 1일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총영사의 퇴임 인사를 발표했다. 후임은 미치가미 히사시(58) 두바이 총영사였다. 6월 16일자 아사히신문 칼럼. 서울지국장을 지낸 하코다 데쓰야 논설위원은 총영사의 ‘경질’ 경위를 이렇게 썼다. “(부산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로) 일시 귀국했던 모리모토가 기자와 식사를 하며 나눴던 발언이 유출됐다. 자국민 보호를 맡은 총영사라 빨리 돌아가 일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다른 언론사 기자가 ‘정권 비판’이라며 정부 고위직에 흘렸다.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통상적인 인사’(일본 정부), ‘사실상의 경질’(아베 정권에 우호적인 산케이신문), ‘이례적인 교체’(반아베 성향의 아사히신문). 평가가 제각각인 인사였다. 미치가미 총영사가 6월 30일 부산에 부임했다. 한·일 제2의 도시 부산과 닮았다는 오사카가 고향이다. ‘코리안 스쿨’로 한국 근무가 네 번째다. 정확한 한국말을 구사하고 7년 가까운 한국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올해 출판한 ‘일본 엘리트는 빗나갔다’에서는 여전히 아시아 최고라고 착각하는 일본, 그리고 미치가미 총영사의 근무 경험이 있는 한국, 중국, 중동의 글로벌화를 비교한 날카로운 분석이 재밌다. 미치가미 총영사는 부임하자마자 2001년 도쿄에 유학 중 전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고 숨진 이수현씨의 부산 묘지를 참배했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부산시장을 예방하며 부임 인사를 다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총영사관이 있는 동구청장 예방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박삼석 동구청장에게 물었다. “미국 애틀랜타 일본 총영사의 ‘위안부는 매춘부, 소녀상은 증오의 상징’ 발언을 듣고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면담 신청을 거절했다. 앞으로도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총영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러 온 것도 아닌데 “국민 감정도 그렇고, 만나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뜰 것 같다”는 박 청장의 걱정은 기우다. 일국을 대표해 부산 사람과 소통하겠다는 외교관을 내치는 건 예의가 아니다.
  • 넉 달간 89명 사망 베네수엘라… 정권·검찰총장 갈등 ‘악화일로’

    넉 달간 89명 사망 베네수엘라… 정권·검찰총장 갈등 ‘악화일로’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수사 선상에 오른 검찰총장이 대법원 청문에 출석을 거부하는 등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루이사 오르테가 디아스(59) 검찰총장은 이날 자신의 불특정한 부정 행위가 밝혀질 경우 면책특권을 박탈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대법원 청문에 출석을 거부했다. 오르테가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에 의해 진행되는 위헌적이며 불법적인 나에 대한 법적 절차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겉으로는 그럴싸한 형식이지만 나의 비판을 침묵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정권을 비판했다. 앞서 마두로 정부는 정권을 비판해 온 오르테가 총장에 대한 회계 감사 및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등 사정의 칼날을 들이댔다. 오르테가 총장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현 정권과 같은 좌파 성향이지만 지난 3월 말 대법원이 야권의 입법권을 대행하는 판결을 내리자 반대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마두로 대통령이 추진 중인 제헌의회 구성을 통한 개헌 및 정부의 시위 강경 진압도 비판해 왔다. 검찰총장이 정권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은 친정부 성향의 캐서린 해링턴을 검찰 부총장으로 임명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오르테가 총장의 후임을 대비하는 한편 오르테가 총장을 압박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베네수엘라 군사법원은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27명의 학생을 반란 혐의로 수감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 감시단체인 포로 페날의 소장이자 변호사인 알프레도 로메로는 “검찰이 학생들을 반란 선동, 군 자산 절도, 안전지역 침범 및 파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베네수엘라에서의 정치범은 433명으로 늘어났다. 마두로 대통령이 오는 30일 개헌 의회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려고 하면서 반정부 시위와 군경의 폭력 진압은 격화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89명이 사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사설] 개혁 이끌 ‘경제 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 진용이 완성됐다. 경제 관료와 교수, 정치인이 골고루 포진한 모양새이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 4명만 빼고 11명이 대선 캠프와 민주당 출신이다. 문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공유하는 캠프 출신 교수들의 기획력에 관료의 추진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벌써 개혁 성향의 교수들이 다수 포진한 청와대와 내각 간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우려는 청와대의 경제팀 면면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재벌개혁을 주장해 온 진보 성향의 개혁론자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문 정부의 성장 담론인 ‘국민성장론’을 입안한 김현철 경제보좌관 이외에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론의 이론적 주창자인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가 그제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모두 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인물들로 이들의 발언권이 너무 강해지면 ‘책임 부총리’, ‘책임 장관’ 공약이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김 경제부총리와 장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라고 못박았다.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 간 역할 분담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자리였는데, 이번 후속 경제팀 인선은 오히려 이 같은 우려를 키웠다. 어느 정부에서든 초대 내각에서 청와대의 영향력은 강할 수밖에 없다. 향후 5년의 경제정책 방향을 정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언권이 너무 강해지면 경제수장인 부총리의 운신 폭이 좁아질 수 있다. 김 부총리가 지난달 1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토론하되 조율 끝에 결정된 메시지는 부총리를 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논의 과정에서는 모두가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되 결정된 뒤에는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줘 한목소리를 내야 경제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혼선도 줄일 수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정부는 어제 김 부총리 주재로 청문회를 통과한 장관들과 두 번째 경제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김 부총리는 이달 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전략회의를 거쳐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 경제팀의 팀플레이를 기대해 본다.
  •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피곤증·사학 스캔들 직격탄…127석 중 자민 23석뿐

    도쿄도의회 선거 Q&A 3일 확정된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 드러난 집권 자민당의 역사상 최대 참패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일본 정국에 어떤 후폭풍을 부를까. 이번 선거의 의미와 영향, 특징 등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살펴본다. Q. 이 같은 선거 결과가 나온 이유는. A. 5년차로 접어든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피곤증 속에, 독선적인 정국 운영 행태 등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이 떠났다. 개혁과 국민 중심 정치를 표방해 온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행보와 전략이 크게 먹혔다. 가케학원 스캔들, 지난달 15일 테러대책법(공모죄법) 강행 통과 등 독선적 정국 운영, 방위상 등 주요 각료 및 자민당 의원들의 잇단 실언 및 일탈 행동이 정권의 신뢰를 흔들었다. 견제 세력 없이 독주해 온 집권 세력의 오만함이 불러온 업보란 지적이 나온다. 아베 신조 총리는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 수의학부 특혜 신설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문부과학상을 맡았던 4년여 전 가케학원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와 민심의 이반을 불렀다. Q. 영향과 파장은. A. 127석 가운데 56석을 보유한 집권 자민당이 23석만을 건지고 나머지 6할의 의석을 잃는 사상 최대의 참패를 겪었다. 언론들은 “역사적 참패”란 표현을 썼다. 아베 총리의 구심점과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고,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를 이끈 고이케 지사가 도쿄도정은 물론 국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됐다. 고이케발(發) 정국 변화가 예상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고이케 지사와 도민퍼스트회가 중앙정치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다. 내년 말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에서 몇 명의 후보를 내고, 의석을 확보할지가 향후 일본 정치 변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NHK가 지난 2일 선거 당일 출구조사를 하면서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의 도정 개혁에 대한 지지율은 77%였다. Q. 지방선거인 도쿄도의회 선거가 아베 정권의 정국 운영에 영향을 줄까. A.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방선거지만 중앙정치에 영향을 미치며, 중앙정치와 정국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다. 2009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현 민진당)은 이어진 중의원 선거도 이겨 5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뤘다. 2013년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역대 최하인 38석 선이 무너지면 아베 책임론과 집권당 내 반대 세력 집결 등으로 정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일반적이다. 당장 내각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숨죽여 온 당내 견제 세력들이 고개를 들고, 아베 총리의 독주가 끝나고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도 커졌다. Q.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정부 등 정국에도 변화를 가져올까. A. 집권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은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에서는 자민당에 창을 겨눈 고이케 지사의 ‘도민퍼스트회’와 손을 잡았다. 그 결과 자민당과 달리 헌법 개정에 부정적인 공명당과 자민당 간의 균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자민당은 일본유신회 등 보수정당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5석을 얻는 데 그친 제1야당 민진당의 경우 부진에 따른 지도부 교체도 예상된다. 정당별 역학 관계 변화와 이합집산도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Q. 중의원 해산 등 향후 정치 일정에 변화가 올까. A. 자민당의 참패로 아베 총리가 저울질해 온 중의원 해산 등 당초 계획은 미뤄지게 됐다. 해산 시점은 아베 정권이 추진해 온 평화헌법의 개정을 위한 작업을 상당히 진척시킨 뒤 당 총재 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가을부터 중의원 임기가 끝나는 내년 12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 Q. 아베 정권이 추진 중인 헌법 개정에도 타격이 될까. A.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자민당의 부진은 내년 말 중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명당과 연립여당을 유지하며 자민당이 국회에서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3분의2 선의 의석을 유지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로서는 중의원 해산을 의원 임기가 끝나는 내년 12월까지 미뤘다가 임기 만료 시점에 헌법 개정을 발의하면서 중의원 선거까지 함께 치를 가능성도 있다. Q. 도민퍼스트회는 중앙정당이 될까. A. 고이케 지사는 이날 “지사직에 전념하겠다”며 도민퍼스트회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또 총리직 도전 등 국정 진출을 위한 신당 창당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상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도민퍼스트회를 모체로 중앙정당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내년 말로 예정된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주자를 내고 중앙정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례도 있다. 2010년 4월 당시 오사카부(府) 지사였던 하시모토 도루가 만든 오사카유신회가 일본유신회로 이름을 바꾸고 중의원, 참의원을 내며 중앙정당이 됐다. 고이케 지사가 총리의 꿈을 버렸다고도 보기 어렵다. Q. 고이케 지사가 집권 자민당과 영합하면서 더 보수적인 정권이 될 가능성은. A. 보수 성향의 고이케 지사가 아베 정권과 힘을 합쳐 더 국수주의적인 성향의 집권당을 만들 것이란 분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세이고 집권 자민당의 인기가 추락하는 가운데 자민당을 탈당한 고이케 지사는 당분간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독자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고이케 지사는 어느 한 주의나 주장에 몰입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정치적 포지션을 취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분열하는 제국(콜린 우다드 지음, 정유진 옮김, 글항아리 펴냄) 미국을 종교, 문화, 정치적 성향에 따라 11개 지역으로 분류하고 지역 국민의 무수한 정체성에 의한 국가적 분열 증상을 진단한다. 504쪽. 2만 4000원. 현대자동차 푸상무 이야기(프랭크 에이렌스 지음, 이기동 옮김, 프리뷰 펴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서 18년간 기자로 일하다 현대자동차로 옮겨 글로벌 홍보 임원으로 일했던 저자가 겪은 사무실 문화를 담았다. 384쪽. 1만 7000원. 세상을 측정하는 위대한 단위들(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재경 옮김, 반니 펴냄) 높이, 거리, 넓이, 온도 등 세상을 이해하는 기준이 된 단위의 역사와 기원을 살핀다. 268쪽. 1만 4000원. 인디언 자치공화국(여치헌 지음, 이학사 펴냄)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형성한 500여개의 자치공화국을 통해 현대 국가의 역할 가운데 중요한 공동체적 가치에 대해 짚는다. 368쪽. 1만 8000원. 숲 속 배달부(한병호 그림, 최형미 글, 한솔수북 펴냄) 꿀벌 빙빙이 우연히 거미 할머니의 상자를 대신 전해주는 것을 계기로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여정을 그렸다. 40쪽. 1만 2000원. 문학소녀(김용언 지음, 반비 펴냄) ‘부잣집 철부지 문학소녀’의 대명사로 자주 불려나온 수필가이자 번역가인 전혜린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읽기와 쓰기가 폄훼되어 온 역사를 파헤친다. 236쪽. 1만 5000원.
  •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내무부·대법원에 헬기 수류탄 공격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내무부·대법원에 헬기 수류탄 공격

    수개월째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27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법원과 국회를 겨냥한 공격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과 AP통신, BBC방송 등이 전했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상공에 탈취된 경찰 헬기가 나타나 대법원 사무실 방향으로 총을 발사한 뒤 수류탄 2발을 떨어뜨렸으나 불발됐다고 밝혔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부 장관은 “조종사가 탈취한 헬기로 내무부에 총기 15발을 발사했으며 이후 가까이 있는 대법원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무부에 80여명이 참석한 행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칫하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법원이 휴정 중이어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시 대통령궁에 있던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현 정권을 뒤흔들려는 테러 공격”이라며 곧바로 대공 방어 체제를 가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은 “수십 명이 죽거나 다치는 비극이 일어날 뻔했다”며 테러를 감행한 이들을 반정부 시위 세력으로 규정하고 체포하겠다고 선포했다.‘오스카 페레즈’라고 신원을 밝힌 남성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베네수엘라 범죄수사대(CICPC)‘ 특별대응팀 소속 조종사라고 소개하며 마두로의 폭압에 항거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내일이 돼서야 우리의 양심과 국민에게 심판받거나 오늘 당장 이 부패한 정부에서 해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군인과 경찰관, 공무원 연합을 대변해 발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거나 정당에 속해있는 것이 아니라 민족주의자이자 애국자”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남성이 미겔 로드리게스 토레스 전 내무장관 밑에서 헬기 운전사로 일한 적이 있다며 토레스 전 내무장관과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토레스 전 장관이 좌파 지지자들을 결집해 현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이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레스 전 장관 측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연루설을 즉각 부인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용의자가 베네수엘라 주재 미 대사관과 중앙정보국(CIA)의 지령을 받아 테러를 저질렀다며 미국이 반정부 시위의 배후라고 주장하면서 개헌 절차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베네수엘라 국회에서도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수류탄과 폭탄 등을 터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지금까지 70명 이상이 숨지고 1000여명 이상이 다치는 등 극심한 혼돈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反이민 행정명령 내일 발효… 트럼프 정치적 돌파구 찾아

    대법 판결 ‘보수 우위’로 회귀… 최종심도 트럼프에 유리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이란과 시리아 등 이슬람권 6개국 출신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내용의 수정 행정명령이 29일부터 발효된다. 이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 수정안의 효력을 조건부로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이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수단 등 아랍권 6개국 국민이 미국에 있는 개인 또는 단체와 ‘진실한 관계’가 있음을 신빙성 있게 진술하지 못하면 90일간 입국 금지 조처를 내릴 수 있다고 결정했다. 이는 수정 행정명령의 발효를 모두 금지했던 연방항소법원 2곳의 판결을 일부 번복한 것으로, 대법원 판결 전에 일단 수정 행정명령을 긴급하게 발효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트럼프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첫 공판을 열고 정부의 반론을 청취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또 모든 난민의 입국을 120일간 금지하는 수정 행정명령 조항도 일단 발효를 허용한다고 결정했다. 보수 성향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국가안보를 지키려는 정부의 이해관계가 입국을 거부당하는 국민의 어려움보다 더 중요하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또 다른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 닐 고서치 대법관도 반이민 금지 조치가 전면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뒤 1주일 만에 6개국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나 연방법원이 연이어 효력 중단 판결을 내렸다. 이후 트럼프 정부는 지난 3월 일부 내용을 수정한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렇지만 지난달 버지니아주 제4연방순회 항소법원은 수정된 반이민 행정명령의 효력을 정지한 1심 법원 판결을 인용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제9항소법원도 6개국 출신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효력을 정지시켰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반이민 행정명령의 효력을 조건부로 인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환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의 우선적 임무는 미국인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한 확실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법원 결정이 9대0 만장일치라 더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만장일치였는지는 불분명하다. 국무부도 해당 행정명령이 72시간 뒤인 29일부터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부는 사람들이 계속 미국에 여행 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적절한 시기에 관광업계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정 행정명령 시행으로 생기는 변화에 대해서도 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 국토안보부와 법무부, 국무부 등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이행지침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삼권분립 원칙의 재건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미국 입국자에 대한 심사는 국가안보에 중요한 요소로, 여행 금지 조치가 10월에 열리는 본공판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연방대법원의 결정으로 ‘러시아 스캔들’로 고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정치적 승리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수 성향 고서치 대법관의 합류로 ‘보수 우위’로 회귀한 대법원의 최종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盧시절 사법개혁 위원 활동… “공수처 신설·법무부 탈검찰화”

    盧시절 사법개혁 위원 활동… “공수처 신설·법무부 탈검찰화”

    논문·칼럼 통해 검찰 강력 비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손 떼야” 취임 땐 고강도 인적 쇄신 예고 27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상기(65)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개혁론자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핵심 과제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무부 탈(脫)검찰화 등은 사실 박 후보자가 지속적으로 밝혀 온 지론이기도 하다. 각종 스캔들로 낙마한 안경환(69)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비해 개혁 성향이 더 짙다는 평가도 나온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대표를 지내는 등 시민운동가로 활동해 온 진보 성향 학자인 박 후보자가 장관에 오르면 조국(52)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인적 쇄신·제도 개선 등 고강도 검찰개혁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세종로출장소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출근한 박 후보자는 “그간 학자·시민운동가의 경험을 기초로 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상식과 원칙에 부합하는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통합과 소통으로 민생 안정을 이루는 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1987년부터 연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법제도 개혁 등을 꾸준히 주장해 온 ‘현실 참여형’ 법학자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5~2006년 대통령 자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실무위원을 맡았다. 그간 저술 등을 통해 우리 검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2003년 ‘한국 검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그는 “권위주의 권력하에서 검찰은 정치 종속적이었고, 민주화된 정치 환경 속에서는 우월적 권력을 추구하고 정치권력과의 이해동맹관계를 구축하려 했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또 같은 해 ‘검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TV토론에서 박 후보자는 “검찰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손을 뗌으로써 오히려 중립성이 강화될 수 있다”며 “특별검사제라든가 공직자 비리 조사처라든가 하는 것은 결국 검찰 불신에서 나온 의견들이다. 검찰 조직과 독립된 조직을 두는 게 당연히 맞다”고 강조했다. 또 “법무부는 수사기관이 아님에도 현직 검사를 (국·과장으로) 임명함으로써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전문화가 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의 조직을 개편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1년간 서울신문 고정 칼럼을 맡아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해 9월 ‘국가보안법과 한국인의 의식’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그는 “이 법(국가보안법)의 존재로 인해 한국인의 의식 세계에 사상의 자기 검열이라는 인식체계가 자리잡게 됐다”고 밝혔다. 6월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는 “인권 문제처럼 보편적이고 중요한 사안까지도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한 우리나라는 국제관계에서 종속변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당장 각계의 천거 이후 실무 진전이 없는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이 본격화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자의 출신 지역(호남)이나 학교(연세대) 등이 향후 총장 인선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친박서 탈박… ‘경제 전문가·전략통’ 3선

    19대 대선 유승민 도와 실무진 지휘 원내 3개정당 ‘여성대표 시대’ 열어 26일 선출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보수진영에선 비교적 개혁적인 성향의 경제 전문가이자 전략통으로 꼽혀 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출신으로 2004년 17대 총선 때 서울 서초갑 지역에서 당선된 뒤 18대와 20대 국회까지 보기 드물게 보수정당의 텃밭인 서초 지역에서 3선을 지냈다. 한때는 친박근혜계의 핵심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를 비롯해 여러 면에서 쓴소리를 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멀어졌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원내 5개 정당 가운데 3개 정당의 대표를 여성이 맡게 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여성’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은 대표적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2012년 당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도 당당히 2위에 올라 여성 몫으로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최고위원 자리를 거머쥐는 이변을 선보였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오랫동안 가깝게 지낸 유승민 의원을 도와 실무진을 진두지휘했다. 워낙 강경한 목소리를 내다 보니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 대표는 “당이 하나가 되는 일이라면 백 번, 천 번이라도 무릎 꿇는 화해의 대표가 되겠다”면서 당내 화합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옛 내무부 장관과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지낸 고 김태호 전 의원의 맏며느리로, 남편은 김영세 연세대 교수다. 이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한 하태경 최고위원의 활약도 눈에 띈다. 하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 총 33.1%의 득표로 이 대표와의 격차가 6.8% 포인트에 불과했다. 특히 여론조사에선 하 최고위원(35.4%)이 이 대표(35%)를 앞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와 하 최고위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국정조사특위 청문위원으로 활약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초선이지만 이명박 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중량감을 갖췄고, 바른정당 내 유일한 호남(전북 전주을) 현역 의원이다. 김영우 최고위원은 합리적인 성향과 인품으로 당 안팎에서 좋은 평을 얻는 인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당 당권주자 첫 합동연설회…“내가 강한 보수 야당 이끌 적임자”

    한국당 당권주자 첫 합동연설회…“내가 강한 보수 야당 이끌 적임자”

    자유한국당 당권을 노리고 나선 후보들이 6·25전쟁 67주년을 맞은 25일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을 비판하며 ‘보수적자’ 경쟁을 벌였다.신상진·홍준표·원유철(기호순)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첫 합동연설회를 열고 부산·울산·경남(PK) 당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문 정부를 견제할 ‘강한 보수 야당’을 이끌 적임자라고 호소했다. 홍 후보는 최근 연평해전 참전 용사가 생활고를 겪다가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훔치다 걸린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회질서를 파괴한 좌파 사범들이 민주유공자로 둔갑해 엄청난 보상금으로 살아가는 반면,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사람들은 점점 망각으로 가고 있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비서진들은 전대협 주사파들로 다 채워져 있다고 들었다.”며 “정말 무서운 것은 이 사람들이 펼쳐가는 대한민국의 정책에 관한 문제“라고 현 정부에 날을 세웠다. 그는 ”좌파 시민단체 주장대로 가뭄에 아무 대책 없이 4대강 보를 열었고 세계 3위의 원전 기술을 가진 나라가 느닷없이 원전중단을 발표했다“며 ”대한민국이 위기로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KBS,MBC를 장악하려고 온갖 궁리를 다하고 있다. 제가 당권을 쥐면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신문은 절독운동을 하고 방송은 시청거부 운동을 할 것“이라며 ”1인 미디어 시대에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1인 방송인 조갑제·정규재 TV를 스마트폰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신 후보는 ‘새 인물론’을 내세우면서 ”과거처럼 누가 힘이 있고 유명한 정치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투표하는 낡은 방식을 깨고, 이번에는 새롭고 신선한 저에게 한 표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전대에서 ‘무계파 정치인’임을 강조해 온 신 후보는 ”한국당에 유명한 정치인이 많았지만 오늘의 위기를 막지 못했다“며 ”계파청산과 한미동맹을 기초로 한 안보를 지키는 데 온몸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신 후보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에 투신하고 2000년 의약분업 때 투쟁하다 투옥된 일을 소개하면서 ”과감하게 진보 좌파 이념과 결별하고 보수의 가치로 이 나라를 지키는 인생을 살겠다며 이념 전향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원 후보는 북핵 문제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며 ”문재인 정권을 이대로 뒀다간 나라가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권 한 달도 안 돼 국정파탄·국정 불안의 씨앗을 곳곳에 심어놔 지뢰밭을 만들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빠진 트럼프와 김정은의 ‘햄버거 회담’은 인정할 수 없다고 지난해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장으로 방미 때 미국 측에 전했다“며 ”북한이 비핵화하든 핵 폐기를 하든 둘 중의 하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후보와 5명의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하는 5명의 후보들도 열띤 연설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최고위원 후보자인 친박 성향 김태흠 의원은 ”여자 대통령의 속곳까지 들추며 마녀사냥을 하는 여론과 언론, 검찰, 광분에 쌓인 이 사회 모습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 ”만약 홍 후보가 당대표가 되고 영남 출신 세 명의 후보가 지도부에 참여한다면 국민들은 ‘영남당’이라고 할 것”이라며 홍 후보를 겨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29일 트럼프와 첫 만남…북핵·사드 등 ‘정공법’

    문 대통령, 29일 트럼프와 첫 만남…북핵·사드 등 ‘정공법’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는다.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세계질서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국가원수다. 이번 정상회담이 단순히 한·미 양자외교 차원을 넘어 국격과 위상이 높아진 한국이 앞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운신과 역할을 해나갈 것이냐를 가늠해보는 시금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한국 외교, 특히 정상외교에 있어 의미와 파급력이 막중하다는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출범한 지 각각 40여 일과 4개월여밖에 안된 ‘걸음마 단계’의 정권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점이다. 대외정책의 세부적 기조와 인적 진용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국 정상의 ‘개인기’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외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두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케미스트리’를 형성하느냐는 향후 양국관계의 전반적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두 정상의 외교스타일은 매우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일관된 원칙과 목표를 중시하며 ‘정공법’으로 승부를 거는 방식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가가 수완을 발휘하듯이 상황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전략을 바꿔가는 ‘임기응변’ 또는 ‘변칙’형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이는 그만큼 두 정상의 이념적 배경과 성장 과정,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인생궤적이 달랐음을 반영하고 있다.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진보·개혁진영의 전폭적 지지를 얻어 당선된 문 대통령과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백인 보수층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을 잡은 트럼프 대통령인 만큼 서로가 딛고 선 국내 정치적 기반 역시 크게 다르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서로 부딪히거나 이견을 표출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두 정상의 상이한 성향과 스타일만으로 ‘궁합’을 속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동맹의 기본 가치를 재확인하고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가 형성된다면 정상 간의 개인적 유대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역대 한·미 양국 정부는 서로 이념적 성향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음에도 정상 간의 유대는 한·미동맹의 틀 속에서 대체로 좋았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 모두 정권 초기 양국관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제각기 대외정책을 운용하는 데 있어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갈등’을 부각하기보다 ‘협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정상회담의 콘셉트를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문 대통령은 원칙과 목표를 중시하고 이를 토대로 상대방을 집중 설득하는 스타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강한 스타일의 지도자와 오히려 호흡이 더 잘 맞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놓고 허를 찌르는 변칙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핵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상대로 지나치게 공세적으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기간 백악관에서 환영 만찬을 베푸는 것은 문 대통령을 특별히 배려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외국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공식 환영 만찬을 베푼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정부에서는 한·미 정상 간에 만찬 없이 오찬회동만 이뤄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환영 만찬을 하는 것은 사전에 ‘스킨십’을 강화함으로써 회담의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이끌고 상호 ‘윈윈’이 되는 쪽으로 결론을 도출해내려는 미국 측의 뜻이 반영돼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사드와 FTA 등 예민한 쟁점을 논의하는데 있어서도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면서도 전향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동 가치 복원할 적임자”…조대엽 후보자 구원투수 나선 노동계

    “노동 가치 복원할 적임자”…조대엽 후보자 구원투수 나선 노동계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음주 운전과 사외이사 겸직 등의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노동계는 연이어 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 노조들의 모임인 ‘사회보장기관노조연대’는 22일 오후 성명을 내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조 후보자를 “박근혜 정권하에서 노동자 착취를 합법화하려는 소위 ‘노동선진화법’의 폐해를 적시하고 자본과 정치권력에 맞서 싸운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후보자가 ‘국민대통합’과 ‘노동존중’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걸맞은 행보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음주 운전 전력과 사외이사 겸직 등 논란에 대해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결정적 결함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노동계가 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그 경위 등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옹호했다. 이들은 일자리 문제와 당면한 노동현안을 해결하고 노사정 대타협을 끌어내기 위해 고용노동부 장관이 조속히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국금속노조연맹(금융노련)도 성명을 내 정부·여당에 “신임 장관 후보자가 촛불 정신과 노동존중의 노동정책 집행에 적합한 인사라고 한다면 노동자와 국민을 믿고 임명 절차에 소신 있게 임하라”고 요구했다. 조 후보자에게도 평소 주장한 대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겠다는 신념과 노동자의 삶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공공노련)도 “조 후보자는 국민의 열망과 노동자의 희망을 담아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의 가치를 복원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 의견을 냈다. 금융노조도 조 후보자에 대해 “노동의 가치가 쓰레기통에 처박혔던 박근혜 정권 시절 끊임없이 노동을 옹호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실장과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센터장(고려대 노동대학원 졸업생)도 노동 관련 매체에 조 후보자의 임명을 촉구하는 글을 기고했다. 민주노총도 이달 11일 조 후보자 지명 직후 “노동부 관료나 유력 정치인 출신이 아니며 친기업 성향의 보수적 학자 출신도 아니란 점에서 과거 인사와 차별성을 보인 인사”라며 “노정 간 신뢰와 소통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를 주고 있다”고 논평한 바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달 30일로 결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교육감들이 교육정책 중구난방 주물러서야

    특목·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연일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 내 외고·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불씨는 지펴졌다. 뒤질세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같은 방침을 표명했다. 당장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서울 소재 일부 자사고와 외고의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특목·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교육공약이다. 교육현장 안팎에서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던 사안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이 숨 고를 새도 없이 급물살로 밀어닥칠 줄은 예상치 못했다는 당혹감이 크다. 직격탄이 눈앞에 닥친 서울 자사고연합회는 어제 “정치적 진영논리에 입각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극심한 고교 서열화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사회 병폐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대다수 학생들이 시작도 해보기 전에 패배의식에 젖는 현실은 지켜보기 안타까울 정도다. 하지만 수십년을 이어온 정책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정책의 행태는 제동이 걸려야 한다. 절대평가를 강화하려는 기조 아래 서울, 경기 지역에서 특목·자사고 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당장 서울 강남 8학군이 들썩거린다.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적 불화와 혼돈은 감수해야 할 몫이다. 그렇더라도 지금 같은 분위기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일부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듯한 인상은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굳건한 교육정책 비전을 가진 게 아니라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입김대로 풍타낭타한다는 의심이 들어서야 되겠는가. 중·고교의 일제고사도 지역별 학업능력을 줄 세우지 말라는 교육감들의 요구로 지난주 느닷없이 폐지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 취소 권한을 교육감에게 완전히 넘겨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다. 수십년 이어진 교육제도를 허무는 작업은 고통이다. 그 고통의 대상자는 다름 아닌 학생들이다. 이런 마당에 몇몇 진보 교육감들의 목소리에 정책 논의조차 실종되는 현실은 불신만 키운다. 교육감들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뒷일을 책임질 보장도 없으면서 포퓰리즘 정치를 한다는 쓴소리마저 들린다. 정책의 생명은 신뢰다. 어떤 순간에도 교육이 ‘정치’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뒷짐 진 정부도, 목청 높이는 교육감들도 새겨듣길 바란다.
  • 표창원 “정치인, 문자 받을 의무…국민 비난하는 비겁한 정치 마라”

    표창원 “정치인, 문자 받을 의무…국민 비난하는 비겁한 정치 마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정치인은 주민께 수시로 문자를 보내며 홍보한다”며 “국민감정 자극하는 정치적 언행한 정치인에게 보내는 국민의 문자 받을 의무도 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라는 의심을 받는 무차별적 문자 발송 등을 일삼는 정치인이, 일시적으로 비난 문자가 쏟아진다고 언론을 이용해 유권자 국민을 비난하는 비겁한 정치 하지 말자”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글에서 “저도 (국민 문자를) 수만 건 받아봤고 문자 보낸 분들을 성향별로 분류, 그 전화번호들을 정치자산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또 “(문자에) 욕설 협박 등 범법 행위도 있다. 그에 대한 조치는 각자의 판단”이라면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자 보낸 국민 고소 등 법적 조치를 한다면 저도 제게 욕설 협박 문자 보낸 한국당 당원 및 지지자들에게 동일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음을 이해 및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이는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문자 폭탄’을 비판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다만 표 의원은 “하지만 저는, 결단코, 어떤 정치인,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상대방에게 욕설이나 협박의 방식으로 보내는 문자는 전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차분하고 사실과 의견을 담아 보내는 내용이 관심과 생각, 공감과 변화를 이끈다. 부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우리 함께 깨끗한 소통문화 만들자”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같은 날 英·佛 분노로 몸살…테러가 일상화된 유럽

    같은 날 英·佛 분노로 몸살…테러가 일상화된 유럽

    ■대낮에 파리 샹젤리제서 가스통 실은 차량, 경찰차 돌진 총선 결선투표 끝난 다음날 발생…국가비상사태 11월 1일까지 연장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가 끝난 지 하루 만인 19일(현지시간) 파리의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가스통을 실은 차량이 경찰차에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최근 두 달 새 발생한 세 차례의 테러가 모두 경찰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정치 불안을 노리고 공권력을 위협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프랑스에서 일상화된 것으로 진단된다. 제라르 콜롱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샹젤리제 거리 ‘그랑팔레’ 전시관 인근에서 르노 승용차 한 대가 경찰차를 향해 돌진했다”면서 “차 안에 있던 용의자는 심각한 화상을 입고 체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곧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차 안에서 칼라슈니코프 자동 소총과 권총, 칼, 가스통들을 발견했고 사건 직후 샹젤리제 거리 전철역 2곳을 일시 폐쇄했다. 용의자 외에 이 사건으로 인한 다른 부상자는 없었다.AFP통신은 용의자는 이슬람 원리주의 살라피 종파에 속한 31세의 아담 자지리로 전과기록은 없었지만 2015년부터 프랑스 안보 당국의 테러 위험 인물 리스트에 올라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밤 파리 도심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용의자의 자택을 수색했고 공범과 배후 세력 유무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콜롱 장관은 “이번 사건은 프랑스가 아직도 테러 위험이 높다는 점을 보여 준다”면서 “21일 각료회의에서 오는 7월 15일부터 11월 1일까지 국가 비상사태를 연장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총선 1차 투표를 5일 앞둔 지난 6일에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앞 광장에서 괴한이 “시리아를 위해서”라고 외치며 순찰 중이던 경찰들을 망치로 공격했다. 대선 1차 투표를 사흘 앞둔 4월 20일에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옹호하는 괴한이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관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평범한 아저씨의 말버릇 “무슬림 증오” 범죄의 씨앗됐나 英 40대 백인 남성 모스크 테러 범행 당시 “모든 무슬림 죽일 것”평소 이웃집 무슬림 아이에 욕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반(反)이슬람’ 차량 테러의 용의자는 네 아이를 둔 가장인 47세 백인 남성 대런 오즈번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오즈번은 이날 밤 12시쯤 흰색 승합차를 타고 런던 북부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이슬람 사원) 인근 ‘무슬림복지센터’ 앞에서 라마단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신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희생자는 모두 무슬림이었다. 목격자들은 오즈번이 범행 당시 “모든 무슬림을 죽일 것”이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오즈번은 주변 사람들에게 붙잡혀 제압된 뒤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오즈번은 제압됐을 때 ‘내 할 일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태생의 오즈번은 영국 남서부 웨스턴슈퍼메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웨일스 남부의 카디프에서 사실혼 관계인 세라 앤드루(42)와 아이 넷을 낳고 살았다. 몇 개월 전부터 아내와 별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오즈번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종종 무슬림에 대한 증오를 드러냈다. 한 주민은 “오즈번이 술에 취하면 술집에서 쫓겨났는데 무슬림을 증오하며 해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무슬림 가정의 이웃집 아이도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게 ‘근친교배’라고 말했다”고 했다. 오즈번이 극단주의적 성향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즈번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런던 경찰은 “현 단계에선 (오즈번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할 것이며 용의자의 이름은 기소 전까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테러를 “무슬림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사고 직후 애도 성명을 내고 현장을 방문해 무슬림 지역대표들과 만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메이 총리는 지난 14일 발생한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 때 늑장·소극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충격의 29석… 프랑스 사회당은 왜 몰락했나

    충격의 29석… 프랑스 사회당은 왜 몰락했나

    프랑스 대표 좌파 정당인 사회당이 반세기 역사가 무색하게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18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39)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신당이 과반 의석을 확정 지으며 승리의 축배를 든 반면, 사회당은 창당 48년 만에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프랑스 좌우 양당정치의 한 축이던 사회당의 몰락은 정통 좌파로서의 야성을 상실하고 오락가락하는 경제정책을 거듭하다 좌우 양쪽 진영으로부터 ‘샌드위치’ 신세에 몰린 탓으로 분석된다.AFP통신은 이날 총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민주운동당 연합이 하원 의석 577석 가운데 350석을 확보했고 공화당과 민주독립연합(UDI)의 우파 연합은 131석, 중도 좌파 사회당은 29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급진 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17석,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FN)은 8석을 확보했다. 직전 집권당으로 지난 총선 당시 280석을 확보했던 사회당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11일 1차 총선 투표에서 이미 참패가 예고됐음에도 사회당의 처지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정치판에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대선에 출마했던 자당 후보 브누아 아몽이 낙선한 것은 물론 당 대표인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마티아스 페클 전 내무장관 등 내로라하는 중진 의원이 대거 쓴잔을 들이켰다. 1969년 사회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창당된 사회당은 프랑수아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독일의 사회민주당, 영국의 노동당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3대 좌파 정당으로 성장했다. 1995년부터 세 차례 우파 성향의 공화국연합과 공화당에 정권을 빼앗기긴 했지만 거대 정당 지위는 고수했다. 사회당의 몰락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무능과 오락가락한 경제정책, 당내 분열 심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만성적인 경기침체와 10% 안팎의 실업률, 25%에 육박한 청년실업률, 잇단 테러 등 계속된 악재로 임기 말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4%까지 곤두박질쳤다. 올랑드 정부는 2012년 100만 유로(약 12억 6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75%의 최고세율을 부과하는 부유세를 추진했으나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을 받고 2013년 추징 대상을 개인이 아닌 기업으로 바꿨다. 하지만 세수 확대 효과가 미미해 2015년 부유세를 철회했다. 지난해에는 이와 대조적으로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근로시간 연장과 정리해고 유연성 확보를 위한 노동개혁을 내세웠지만 노동계가 총파업으로 반발하면서 중단됐다. 당시 경제장관으로서 노동개혁을 주도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반발해 장관직을 사퇴하고 사회당에서 탈당했다. 그는 좌파와 우파를 포괄하는 정치를 내세워 대권까지 거머쥐어 사회당 몰락을 가속화시킨 주역이 됐다. 올랑드 정권이 도입한 우파적 노동개혁에 실망한 지지자들은 선명한 좌파 노선을 고수한 장뤼크 멜랑숑이 이끄는 극좌 정당 앵수미즈로 몰려갔다. 중도 실용주의를 지지하는 일부는 마크롱의 지지층으로 고스란히 흡수되는 등 사회당의 존재감은 미미해졌다. 여기에 마누엘 발스 전 총리까지 마크롱 지지 선언을 하는 등 당의 분열은 가속화됐다. 사회당 중진인 쥘리앵 드레는 “우리는 이제 사회주의자로서 당의 정체성을 재조직해야 한다”고 뒤늦은 자성을 촉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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