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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형 검찰 출두 TV로 보지 않고…

    李대통령, 형 검찰 출두 TV로 보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조사를 받은 3일 이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없이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첫 일정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했고 이어 열린 국민원로회의에도 참석, 원로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이 전 의원 건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이 전 의원이 검찰에 도착한 모습이 TV로 생중계될 때 국무회의에 이어 김황식 국무총리의 주례보고를 받는 시간이어서 생중계를 직접 지켜보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보통 때와 다름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국무회의를 비롯한 공식 일정을 챙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적 멘토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최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구속될 때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이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대통령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전 의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둘째형은 우리 가족의 희망이었다. 형은 서울에서 고학을 하며 우리 못지않게 고생을 했다.”면서 애틋한 정을 나타낼 정도로 두 사람의 형제애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청와대에는 침울하고 긴장된 기류가 흘렀다. ‘권불오년’(權不五年)을 절감하듯 향후 검찰 수사가 몰고 올 후폭풍을 가늠하면서 직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전 의원의 여권 내 정치적 비중을 고려할 때 만일 검찰 수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게 되면 그 충격이 클 뿐 아니라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이 전 의원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언급할 게 없다.”고만 답했다. 다른 참모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검찰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보자.”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어차피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테니 그때 가서 얘기하겠다.”고 했다. 핵심 관계자는 “TV 생중계로 검찰 소환을 지켜봤다. 현직 대통령의 형 일인데 안타깝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혐의) 내용을 우리가 알 수 없으니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핵심 참모는 “이 전 의원의 검찰 출석은 모양새도 좋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선 수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 전 의원 문제를 이번에 가능한 한 빨리 털어버리는 게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종교 없는 사회가 가장 도덕적이라니/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종교 없는 사회가 가장 도덕적이라니/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종교 문제로 달아오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동성 결혼’ 지지 선언을 하자,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오바마와 각을 세웠다. 보수 기독교계와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들도 ‘오바마 규탄’을 외치며 행동에 나섰다. 그동안 모르몬교도라는 이유로 롬니에 거부감을 보이던 보수 기독교계는 ‘동성 결혼’을 계기로 롬니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진작부터 오바마의 종교를 의심하고 검증하려 했다. 얼마 전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 교회 담임이자 멘토로 유명한 라이트 목사가 “오바마 부부는 교회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밝힌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증폭되었다. 최근 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 성인남녀 1004명 중 44%는 오바마의 종교가 무엇인지 몰랐고, 대통령을 이슬람교도로 알고 있는 사람도 11%나 됐다고 한다. 오바마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을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오바마의 타종교에 대한 개방적 태도가 빌미를 준 셈이다. 종교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는 미국 사회를 보노라면, 같은 서양 문명권이면서도 종교성이 지극히 약한 덴마크와 스웨덴을 떠올리게 된다. 미국의 사회학자 필 주커먼은 2005년 5월부터 14개월 동안 덴마크에서 살았다. 아내와 두 딸이 함께했고, 그곳에서 아이가 하나 더 태어났다. 아이들은 덴마크 학교에 보내 교육시켰다. 그는 수백명의 덴마크인·스웨덴인과 인터뷰를 진행해 두 나라의 종교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물이 ‘신 없는 사회’(마음산책)다. 주커먼에 의하면, 정치인과 공무원의 청렴도에서 덴마크는 세계 4위, 스웨덴은 6위며, 상위 20개국 중 대다수가 비교적 종교성이 약한 나라다. 지니계수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평등 면에서 덴마크는 세계 2위, 스웨덴은 4위다. 소득 평등이 가장 잘 이루어진 상위 20개국 중 대다수는 종교의 영향력이 약한 곳이다. 세계 경제포럼에 따르면 스웨덴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3위, 덴마크는 4위다. 20위권 국가 중 종교의 세력이 강한 곳은 미국(6위)뿐, 다른 나라들은 모두 종교성이 약한 곳이다. 가난한 나라를 위한 자선 행위를 살펴보면 덴마크는 2위, 스웨덴은 3위고, 세계 최빈국들에 가장 많은 원조를 하는 20개국 중 많은 나라가 확연히 비종교적이다. 독일의 싱크탱크인 한스-뵈클러 재단은 사회적 정의의 확립에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기준으로 각국의 순위를 매겼는데, 세계에서 가장 비종교적인 나라인 덴마크·스웨덴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주커먼은, 만약 이 세상에 가장 ‘안전하고 견실한’ 사회가 있다면 덴마크가 바로 그런 곳이라고 단언한다. 흔히 기독교는 ‘빛과 소금’으로 자처한다. 그런데 종교성이 가장 약한 덴마크·스웨덴이 공무원의 청렴도, 경제적 평등, 사회적 정의, 최빈국 원조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대단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그뿐인가? 2011년 1인당 국민소득 순위를 보면 덴마크와 스웨덴은 각각 7위와 8위였고, 미국은 15위였다(한국은 31위). 두 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부자 나라이기도 한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후기산업사회 중에서도 가장 불평등한 나라에 속하며, 부자 나라임에도 경제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예수는 “나무는 그 열매를 보고 안다.”고 했다. “말로만 주여, 주여 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천국에 들어간다.”고도 했다. ‘열매’와 ‘실천’을 놓고 보면 미국보다 덴마크·스웨덴이 예수의 기준에 훨씬 더 부합하는 모범국가인 셈이다. 기독교의 굴욕이다. 매사에 미국을 준거로 삼는 우리에겐 충격이다. 미국 기독교는 동성 결혼이나 오바마 신앙 검증 같은 지엽적 문제로 바람몰이를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의와 경제적 평등 같은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목표에 매진해야 하는 것 아닐까? 미국 기독교를 빼닮은 한국 기독교 또한 빈약한 ‘도덕적 열매’에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 ‘兄’ 출두시간에 주례보고… MB 담담한 일정

    ‘兄’ 출두시간에 주례보고… MB 담담한 일정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조사를 받은 3일 이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없이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첫 일정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했고 이어 열린 국민원로회의에도 참석, 원로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이 전 의원 건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이 전 의원이 검찰에 도착한 모습이 TV로 생중계될 때 국무회의에 이어 김황식 국무총리의 주례보고를 받는 시간이어서 생중계를 직접 지켜보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보통 때와 다름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국무회의를 비롯한 공식 일정을 챙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적 멘토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최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구속될 때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이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대통령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전 의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둘째형은 우리 가족의 희망이었다. 형은 서울에서 고학을 하며 우리 못지않게 고생을 했다.”면서 애틋한 정을 나타낼 정도로 두 사람의 형제애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청와대에는 침울하고 긴장된 기류가 흘렀다. ‘권불오년’(權不五年)을 절감하듯 향후 검찰 수사가 몰고 올 후폭풍을 가늠하면서 직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전 의원의 여권 내 정치적 비중을 고려할 때 만일 검찰 수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게 되면 그 충격이 클 뿐 아니라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이 전 의원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언급할 게 없다.”고만 답했다. 다른 참모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검찰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보자.”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어차피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테니 그때 가서 얘기하겠다.”고 했다. 핵심 관계자는 “TV 생중계로 검찰 소환을 지켜봤다. 현직 대통령의 형 일인데 안타깝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혐의) 내용을 우리가 알 수 없으니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핵심 참모는 “이 전 의원의 검찰 출석은 모양새도 좋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선 수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 전 의원 문제를 이번에 가능한 한 빨리 털어버리는 게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종인 “이한구, 재벌 대변자” 이한구 “金 경제민주화 뭐냐”

    김종인 “이한구, 재벌 대변자” 이한구 “金 경제민주화 뭐냐”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 캠프’가 2일 닻을 올렸으나 핵심 가치로 꼽히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두고 당 안팎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경선 캠프의 정책 분야를 총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종인(왼쪽) 전 비상대책위원과 당 원내 사령탑인 이한구(오른쪽) 원내대표와의 시각차가 커 조율에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김 전 비대위원은 2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경제민주화를 놓고 언쟁을 벌였던 이 원내대표를 향해 “재벌기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그쪽의 이해를 많이 대변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만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는 최경환 의원을 두고는 “최 의원과 이 원내대표와는 괴리가 있다.”면서 “최 의원은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으로서 자기 나름대로 우리나라 경제 실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또 “경제민주화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정치민주화를 이해하느냐고 묻고 싶다.”면서 “정치민주화가 무슨 뜻인지 알면서 경제민주화를 자꾸 왜곡하고, 시장경제 자체를 경제민주화라고 얘기한다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발전과정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재벌과 관련된 것으로 국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김 전 비대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학계 연구에 의하면 경제민주화는 공정 경제를 의미하는데 경제 주체 간 조화를 의미하는 기회의 공정, 공정한 부담, 공정한 거래, 불공정 경쟁 방지, 지역·계층 간 불균형 해소 등 모든 것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과 이 원내대표의 이 같은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정책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박 전 위원장의 ‘경제교사’로 불리며 정책의 멘토 역할을 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대선 과정에서 박 전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강한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 사회가 경제·사회 문제를 어떻게 치유해야만 우리가 지금까지 이룩한 것을 유지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지 박 전 위원장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인 홍사덕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우리가 진정 하고자 하는 목표를 추상적으로 이야기한 것이지 그 자체가 구체적인 정책은 아니다. 치열한 토론이 있겠지만 추상적 목표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제기를 안 한다.”면서 “김 전 비대위원이나 이 원내대표나 추상적 목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서로 하기로 했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저축은행發 게이트] ‘3災’ 속타는 MB

    [저축은행發 게이트] ‘3災’ 속타는 MB

    친형의 검찰 소환, 정치권에 제동이 걸린 한·일 정보보호 협정 체결,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사건 국정조사…. 사실상의 임기를 5개월 남짓 남긴 이명박 대통령 앞에 3대 악재가 놓였다. 지난 27일 12일간의 남미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시름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형님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 이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고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정치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핵심 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이어 정계 입문 전부터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던 친형 이 전 의원까지 사법처리 선상에 오르게 되면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던 자부심은 한없이 구겨지게 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9일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진행상황을) 답답하게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관계자는 “모양새뿐 아니라 시기도 나쁘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맞았다.”고 털어놨다. 29일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서명을 전격 연기하긴 했지만, ‘밀실처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한·일정보보호협정도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악재다. 국회 논의 절차도 생략한 채 비정상적으로 일정을 서두른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일단 한 걸음 물러서긴 했지만, 청와대가 이번 사안을 처음부터 주도했다는 지적과 함께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임기 말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부처와 관련된 사안은 청와대와 협의하는 것이 당연하며, 협정 내용은 양국 간 비공개로 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진 전 민정수석,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 등 청와대 전·현직 핵심관계자들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여야 공방 끝에 결국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도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는 사안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멘토’ 13회 걸쳐 8억·‘왕차관’ 1억6000만원 받았다

    ‘멘토’ 13회 걸쳐 8억·‘왕차관’ 1억6000만원 받았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의 인허가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이른바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왕차관’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18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를 착수한 지 30일 만에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검찰은 속전속결 원칙 아래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을 사법처리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비자금 및 정치자금 의혹, 포스코 인사 개입 의혹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을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이날 구속기소했다.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브로커 이동율(60)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이씨의 운전사 최모(44)씨를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2008년 2월 이정배(55) 파이시티 전 대표가 사업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인테리어업체 EA디자인 사장인 브로커 이씨를 통해 건넨 8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13차례에 걸친 금품수수 가운데 한 번은 이 전 대표로부터 직접 받았다. 특히 고향 후배인 브로커 이씨를 박 전 차관에게 소개해 준 장본인이 바로 최 전 위원장이었다. 검찰은 8억원이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전 차관은 2006년 8월~2008년 10월 브로커 이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1억 6478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8년 7월 코스닥등록 제조업체로부터 울산의 산업단지 승인 알선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새롭게 밝혀졌다. 박 전 차관은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시 교통국장에게 인허가 청탁을 해 금품수수 전에 로비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차관이 먼저 청탁에 나선 동기가 뚜렷하지 않는 점이 의문이다. 박 전 차관은 2007년 강 전 실장에게 브로커 이씨를 소개하고 2008년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 시절에도 강 전 실장에게 인허가 청탁을 거듭 부탁하기도 했다. 박 전 차관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서 물러난 시점인 2008년 하반기 사무실 인테리어 명목으로 브로커 이씨로부터 478만원을 받기도 했다.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다니며 국정이나 인허가 등에 관여할 처지가 아니었다.”며 ‘야인’(野人) 시절을 내세웠던 때도 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세간의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박 전 차관을 통해 브로커 이씨를 알게 된 강 전 실장은 인허가 안건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2008년 10월 사례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다른 서울시 관계자에게 금품이 전달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브로커 이씨에게 건넨 금액은 모두 33억 9000만원인 것으로 확인했다. 브로커 이씨는 이 가운데 인허가를 도운 명목으로 5억 5000만원을 챙겼다. 앞서 검찰은 하이마트 수사 과정에서 브로커 이씨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를 압수수색하다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사실이 적힌 수첩을 확보한 뒤 이번 수사에 착수했다. 전달된 ‘돈다발’이 찍힌 사진이 첨부된 편지로 이 전 대표와 최 전 위원장·브로커 이씨 등을 협박해 9400여만원을 빼앗은 브로커 이씨의 운전기사 최씨도 구속기소됐다. 파이시티 이 전 대표→브로커 이씨→최 전 위원장→박 전 차관→강 전 실장으로 이어지는 인허가 로비 수사는 일단락됐지만, 박 전 차관의 자금줄로 지목된 이동조(59·중국 체류) ㈜제이엔테크 회장의 귀국 여부와 박 전 차관의 또 다른 계좌추적 결과에 따라 수사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휴대전화 전원을 꺼놔 가족과 연락하고 있다.”면서 “귀국하겠다고는 했지만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친형으로부터 빌렸다는 3억원의 출처와 관련, 농자재 판매 등 형의 사업에서 나온 정상적인 자금인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세무서 자료와 압수수색 자료 등으로 확인한 결과 친형 계좌는 박 전 차관의 비자금 등과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반성없는 정치권력, 그래서 아직은 5년 단임제다/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前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열린세상] 반성없는 정치권력, 그래서 아직은 5년 단임제다/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前 한국지방자치학회장

    대통령의 5년 단임제 임기 말이 가까워질수록 그동안 잠복해 있던 권력형 비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파이시티로 온 나라가 소란스럽다. 수학용어인 파이(π)는 무한히 진행되어 나눠지는 수로, 지금까지도 계산이 끝나지 않은 수를 말한다. 이처럼 양재 파이시티는 영원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한국 최고의 건물로 남을 것이라는 의미로 작명되었다고 하는데, 작금에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발전을 거듭하기보다는 오히려 비리의 파이(π) 구조로 치달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권력과 비리, 대통령의 임기와 비리 구조의 표출은 불가분의 관계인가. 그동안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지난날을 되돌아 보면, 항상 마지막이 불행한 과거로 점철되어 왔다.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은 헌법이 명시한 임기를 국민들의 눈높이를 외면한 채 자신들과 측근들에게 맞추다 한 분은 부정선거와 4·19혁명에 의해 강제로 하야되는 운명을 맞이하였고, 다른 한 분은 유신헌법으로 임기를 연장하였으며 민주주의를 한동안 후퇴시킨 부작용으로 인하여 10·26 궁정동 사건으로 갑작스러운 비운을 맞이하였다. 박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운명은 민주주의 부활의 신호탄으로 여겨졌으나 또 다른 물리력에 의해 헌법이 왜곡되는 현상을 경험하였으며, 이는 전두환 정권이 출범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두환 정권은 5년 단임제로 헌법을 개정하였고, 이후 5년마다 권력지형이 바뀌는 구조가 되었다.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출발한 전두환 대통령은 집권기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각종 비리로 인하여 수감되었고 깊은 산사에서 영어(囹圄)의 신세로 전락하였으며, 아직도 1760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미납하고 있다. 또한 노태우 대통령도 천문학적인 비자금 운영 등으로 임기 후 국민들의 지탄 대상이 되었으며, 전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수감생활을 하였다. 5년 뒤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도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는 아픔을 겪었다. 또 다른 5년 뒤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와 3남 홍걸씨가 구속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말에도 별다른 권력형 비리가 표출되지 않았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향해 온 클린 대통령과도 깊은 연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당선된 이명박 정권이 등장한 지 2년여가 경과한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은 하향한 고향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최후를 맞이하였다. 기업 회장과 연루된 자녀들의 비자금 문제가 도화선이 되었다. 금년 12월은 또 다른 권력의 출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은 이미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이 대통령의 정치멘토라고 알려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구속되었고, 왕차관이라 불린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구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모두가 파이시티란 후폭풍이고, 앞으로 이 폭풍이 어디까지 휘몰아칠지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5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권력형 비리의 표출, 요즈음 회자되고 있는 파이시티라는 권력형 비리도 전두환 대통령의 공로(?)가 아닐까? 만약 5년 단임제가 아니고 4년 중임제라면 모든 권력이 재임을 위해 총력 매진할 테니 비리가 드러나기는 더욱 어렵고,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권력비리의 폭과 깊이는 넓어지고 공고화됨으로써 비리가 표출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5년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이 현상에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한동안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였고,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의 헌법 개정이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언젠가는 바뀌어야 할 내용이 아닐까 여겨진다. 5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권력형 비리의 표출은 아직도 여전히 5년 단임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4년 중임제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5년마다 발생하는 권력형 비리구조의 모습이 사라질 때가 아닐까. 지금 이즈음 미래의 권력들은 대국민 선언을 해야만 되지 않을까.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면, 미래의 권력을 위해 함께 뛰는 자들은 권력을 얻은 뒤에도 어떠한 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고 정치권력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누구나 출생의 비밀은 있다. 이름을 빛낸 위인의 경우에는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 비밀의 문으로 잠시 들어가보자. 다산 정약용은 1762년(영조 3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꼭 250년 전인 음력 6월 16일, 아버지 하석 정재원(荷石 丁載遠)과 어머니 해남 윤씨(海南 尹氏) 사이에서 출생했다. 태어난 곳은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이다. 아버지는 대과에 급제하지 않았지만 영조 임금의 특별한 지시로 연천현감, 화순현감, 예천군수 등 고을 수령을 지냈다. 조정에 들어와서는 호조좌랑과 한성서윤을 지내고, 다시 수령으로 나가 울산부사를 거쳐 진주 목사까지 지냈다. 어머니는 고산(孤山) 윤선도의 후손이요,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의 손녀였다. 윤선도의 증손자인 윤두서는 한국 회화사에 유명한 자화상을 남긴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세 부인 사이에 모두 5남 5녀, 그러니까 10남매가 있었다. 첫 부인은 24세로 요절한 의령 남씨. 소생으로 큰아들 약현(若鉉)이 있다. 둘째 부인 해남 윤씨와 사이에 약전(若銓), 약종(若鍾), 약용(若鏞) 3형제와 딸을 두었다. 딸은 나중에 조선 최초의 영세교인인 만천(蔓川) 이승훈에게 시집간다. 다산 정약용의 나이 9세 때 어머니 해남 윤씨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12살 때 서울에서 20세의 김씨(1754~1813)를 데려왔다. 어린 다산을 친자식처럼 돌봐준 그가 바로 서모(庶母) 김씨다. 서모 김씨는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를 지낸 김의택(金宜澤)의 딸로 슬하에 3녀 1남(약횡)을 두었다. 다산의 작은형 약종은 형제보다 뒤늦게 천주교를 접했지만 그 믿음이 독실하여 신유사옥 때(1801) 희생됐다. 전도에 힘쓰다가 책롱사건(册籠事件)으로 마흔 둘의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형 약전과 막내(다산)가 믿음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형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 엄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배교하지 않은 약종의 아들 철상(哲祥), 하상(夏祥), 딸 정혜(貞惠) 역시 천주교로 인해 요절했다. 형 약전은 학문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다. 다산과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의 인연뿐만 아니라 다산의 학문을 알아주는 지기(知己)이기도 했다. 1801년 11월 하순 함께 귀양길에 올라 나주 율정점(栗亭店)에서 눈물로 헤어진 후 16년 동안 서로 한번도 보지 못했다. 약전은 그의 나이 59세인 1816년에 유배지에서 세상을 떴다.(다산연구소 자료 참조) 올해 정약용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산의 생애와 학문, 사상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국립박물관과 실학박물관의 전시회, 음악제, 국제학술대회 등이 잇따른다. 지난 3월부터 올 12월까지 계속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다산의 일대기가 처음으로 판소리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다산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오는 9월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정해석 명창에 의해 1시간 20분동안 진행된다. 창본은 김세종씨. 특히 영문판 CD까지 제작, 세계 각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다산을 기리는 판소리 무대는 있었지만 75년 생애를 오롯이 담기는 처음이다. 이 밖에 다산이 직접 쓴 글씨와 그림을 전시하는 ‘한국 서예사 특별전-다산 정약용 탄신 250주년 기념전’이 다음 달 9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또 다산 기념 음악회가 8월 24일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다. 다산연구소의 박석무(69) 이사장. 그는 요즘 이 같은 행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올해로 다산 연구에 몰두한 지 40년째가 된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순화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이사장은 연구소 설립 이후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편지를 지금까지 700여회 쓰고 있다. 자리에 앉으면서 최근에 쓴 편지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왔다. ‘대군(大君)이다, 멘토다, 실세 중의 실세다라는 사람들의 감옥행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딱하고 국가 체면도 구겨질 대로 구겨져 버렸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큰소리치면서, 그들을 그런 직위에 임명했던 임명권자의 입장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중략)화려했던 권력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 부와 권세를 놓치고 감옥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분들, 그런 기회에 목민심서라도 읽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감옥행을 보면서 다산의 시선으로 글을 썼다. 또 있다. ‘정약전·약용 형제는 세상에 없는 지기지우인 동포 형제였습니다. 두 분이 주고 받은 편지나 학문적 토론의 글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는 사이였습니다.(중략)오늘의 세상에야 사촌이 남이 된 것은 오래 전의 일이고 친형제조차도 재산 싸움에 남보다 더 원수지간이 되고 있음은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재벌가의 왕자난이나 쟁송(爭訟)의 보도를 읽다보면 다산 형제의 우애가 세상을 바로잡을 청량제로 여겨집니다. 오늘에도 그런 형제애를 복원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편지의 내용은 전국 35만 4000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내진다. 일주일에 주말을 제외한 4~5차례 꼬박꼬박 쓴다. 어리석은 질문 하나, 박 이사장은 목민심서를 몇 번이나 읽었을까. “몇 번 읽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사회 현상을 보면서 문득문득 목민심서나 논어를 다산적으로 해석한 글들을 생각날 때마다 다시 뒤적이고 그 뜻을 가슴에 담지요. 수시로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쓸 때에도 다산의 눈으로 비판하는 것입니다. 대학이나 단체 등에 강의 나갈 때도 다시 목민심서를 읽고 가지요. 성균관대에서 ‘다산과 21세기’라는 교양과목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아주 명품강좌로 소문났다지요(웃음).” 지금도 틈 날 때마다 다산을 연구한다는 그는 대학 시절부터 ‘반계수록’ 등 실학에 관심을 두었으며 1971년 대학원 때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석사 학위논문을 쓴 것을 계기로 다산 연구와 인연을 맺었다. 1973년 유신에 항거하다 투옥됐을 때에 다산의 책을 여러 차례 읽었고 이후 8개월 수배 생활 동안에도 다산을 공부했다. 1982년 3월 복권됐을 때 비로소 7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해 다산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편역,발간했다. 이 책은 지금까지 50여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다산은 학문의 깊이가 끝이 없는 최고의 학자이자 사상가입니다. 다산은 52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통해 정치, 행정, 법학, 경제, 지리, 의학, 공학 등을 아우르면서 인간존중 사상, 개혁정신, 실사구시의 철학 등을 펼쳐 시대정신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학자로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안목과 방대한 지식을 섭렵하고 있지요. 특히 유배지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의 인간성과 철학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산이야말로 칠흑같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실낱같은 한 줄기의 민중적 의지로 75년동안 치열하게 살다 간 역사적 인물이지요.” 가난에 찌들어 굶어 죽어가는 이웃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공동 경작에 의해 공동분배하도록 하자고 혁명적인 전론(田論)을 주장하기도 했고 부정부패와 착취를 일삼는 관리들을 어떻게 해야 올바른 생각으로 돌아서게 할 수 있을까 해서, 관리들의 지침서인 ‘목민심서’를 저술한 것, 그리고 시를 통해서 백성들을 일깨워 보고자 했던 그의 생애는 2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따르고 연구하려는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산은 22세때 진사과에 합격했는데 정조임금이 답안지를 직접 읽고 휼륭한 인재임을 알고는 근처에 있도록 하면서 자주 교류가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시문행사때마다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다산을 늘 아꼈고 기쁨을 누렸습니다. 정조는 다산을 통해서 사실상 정치를 바로 할 수 있었고 그런 다산은 정책 보고서를 임금에게 직접 올리게 됩니다.” 박 이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요즘처럼 가족윤리가 무너지고 사제 간의 의리도 깡그리 파괴된 때, 우리는 다산의 사상과 철학을 통해 가족의 중요함과 사제간의 정다운 의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산의 효제(孝悌)사상을 새삼 강조했다. 다산의 탄신일과 관련해서는 “1762년 6월 16일에 태어났는데 그날이 양력으로 8월 5일이어서 생일 기념은 매년 8월 5일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그날에 회혼례, 산신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석무 이사장은 1942년 전남 무안에서 4대째 한학을 공부해온 집안에서 자랐다. 전남대 법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로 구속되는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 4차례 옥고를 치렀다. 1971년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다산 연구에 집중했다. 1973년 유신반대 유인물인 전남대학교 ‘함성’지 사건에 연루돼 1년 동안 복역하면서 감방 안에서 본격적으로 다산 저술에 대한 연구의 시간을 가졌다. 출옥후에는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발간했다. 지금까지 50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명저가 됐다. 1980년 광주항쟁 때는 관련 주모자로 몰려 오랜 수배생활 끝에 붙잡혀 1년 3개월여를 또다시 복역했다. 1988년 13대 국회에 진출한 후 14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국회다산사상연구회를 조직, 간사를 맡아 활동을 펼쳤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과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연세대학교 초빙교수, 전남대학교 초빙교수와 단국대학교 이사장, 한국고전번역원 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석좌초빙교수이자 (사)다산연구소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다산기행’, ‘우리 교육을 살리자’, ‘풀어 쓰는 다산 이야기1,2’,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가 있으며, 편역서로는 ‘흠흠신서’, ‘애절양’, ‘다산산문선’, ‘나의 어머니, 조선의 어머니’ 및 ‘다산 논설선집’, ‘다산 문학선집’(공편역) 등이 있다.
  • 인지도 3%서 결선 51% 지지로 당선된 리틀 미테랑

    인지도 3%서 결선 51% 지지로 당선된 리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 프랑수아 올랑드(57)의 정치적 멘토는 사회당 출신 최초의 대통령인 프랑수아 미테랑(1916~1996)이다. 미테랑 시절 특별자문위원을 지냈다.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니즘이 절정에 달한 1980년대에 미테랑은 좌우동거 정부를 구성하는 등 유럽 사회주의자들의 마지막 보루였다. 올랑드는 선거 내내 미테랑처럼 말하고, 걷고, 행동했다. 목소리도 미테랑처럼 내기 위해 발성 교정도 받았다. 26세이던 1982년 그는 미테랑의 권유로 프랑스 중남부 코레즈를 지역구로 삼았다. 이곳은 미테랑의 정적이자 보수파 거목인 자크 시라크의 철옹성이었다. 시라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올랑드는 1988년 처음 이곳에서 하원에 진출했고, 1997년부터 사회당 대표를 맡아 왔다. 올랑드는 개성이 함축된 여러 개의 별명을 갖고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무슈 노르말’(보통사람)이다. 바퀴가 세 개 달린 스쿠터를 타고 사회당사로 출근하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이다. 이 때문에 ‘피자 배달 소년’이란 별명도 붙었다. 둥근 얼굴에 둥근 안경을 착용하는 바람에 언론에서는 ‘마시멜로맨’,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러멜 푸딩 브랜드에 빗대 ‘무슈 플랑비’로도 불렸다. 물컹물컹한 푸팅처럼 물러터져 카리스마가 없다는 의미다. 이에 그는 2009년 다이어트에 돌입해 30파운드(13㎏)를 빼고 안경과 옷차림 등을 바꿨다. 도시적 카리스마를 갖기 위해서였다. 그에겐 한때 ‘무슈 루아얄’이란 닉네임이 붙었다. 2007년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패한 전 애인 세골렌 루아얄을 적극 지원하면서다. 루아얄이 당선되면 공직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음을 비꼬는 의미였다. 지난해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인지도는 3%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꼽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뉴욕 한 호텔 여직원과의 성추문으로 낙마하면서 올랑드가 사회당 대선후보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랑드는 1954년 프랑스 북부 도시 루앙의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프랑스 정치 엘리트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NA)와 파리정치대학에서 수학하며 엘리제궁의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판사로 잠깐 일한 것이 그가 정부 월급을 받은 경력의 전부였다. 올랑드란 이름은 16세기 홀란드(네덜란드)에서 종교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이주한 칼뱅교 조상으로부터 유래됐다. 하지만 그의 종교는 가톨릭이다. 19세이던 1979년 사회당에 입당했다. 올랑드는 어젠다를 앞장서 만들거나 정면대결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타협안을 도출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다른 정당의 입장까지도 요약 정리하는 바람에 ‘종합의 남자’ 또는 ‘미스터 타협’이란 별명도 붙었다. 행정경험이 부족한 올랑드는 가장 먼저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취임 직후인 5월 말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와 6월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참석한다. 올랑드는 중도우파 보수의 화려한 언변을 가진 사르코지 대통령과 달리 좌파적 시각으로 경제를 해석해 시장의 우려를 사 왔다. 특히 부자증세와 성장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연간 100만 유로(약 15억원) 넘게 버는 고소득층에 75%의 세금을 물리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르코지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주도했던 긴축 중심의 신재정협약도 재협상을 통해 재정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의 당선 직후 재협상론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올랑드는 기존의 유로존 질서가 유럽연합(EU) 강국인 프랑스의 새로운 정치질서와 맞물리면서 높아진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됐다. 올랑드 측은 “유럽에 새로운 위기를 불러올 의도가 없다.”며 시장을 진화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데스크 시각] 檢, 제 몫을 해야 한다/박홍기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檢, 제 몫을 해야 한다/박홍기 사회부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09년 5월 위원장 시절 일본을 방문했을 때다. 방문 3~4일 전 방통위 산하 기관의 선발대가 도쿄에 도착하더니, 또 하루 이틀 전 방통위 직원들이 입국했다. 행사 진행을 챙기기 위해서다. 장관급 위원장이었지만 장관이 아니었다. 그 이상이었다. 귀국길 하네다 공항의 출입국 심사대를 거칠 때 경고음이 울렸다. 최 위원장의 허리띠 버클이 문제가 됐다. 일본 공항 직원이 매뉴얼에 따라 허리띠를 풀 것을 요구하자 소리쳤다. “나, 위원장이야.” 최 전 위원장에게는 항상 대통령의 멘토 중 멘토, 실세 중 실세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영향력과 힘이 그만큼 막강했다. 그런 그가 4월 30일 한밤중 “뭔가 많이 잘못됐다.”는 묘한 메시지를 남기며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실세의 위세도, 40대 같은 정열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느 피의자와 다르지 않았다. #또 다른 실세, ‘왕(王)차관’으로 불릴 만큼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핵심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결국 법망에 걸렸다. 박 전 차관은 MB(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정무국장으로 일하다 집권 이후 실세로 등장했다. 그동안 SLS그룹 이국철 회장의 술접대 로비 주장, 아프리카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과 관련된 CNK 주가 조작,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등 굵직굵직한 사건 때마다 끊임없이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막상 검찰의 수사는 의혹 하나 확실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검찰 안팎에서 “검찰의 무능이냐.”, “봐주기냐.”라는 비아냥 섞인 비난이 나왔던 이유다. 그러다 복합유통센터인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대가로 1억 7000만원 정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최 전 위원장의 구속 수감은 5월의 시작을 알렸다. 정권 말기의 이른바 권력형 비리 사건의 신호탄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빠짐 없이 대통령 가족이나 측근에서 부정 비리가 터져 감방 신세를 져야 했다. 1997년 5월 17일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2002년 5월 18일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 6월 21일 차남 홍업씨가 구속됐다. 2007년 5월은 넘어갔지만 2년 뒤인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엉이 바위 위에 섰다. 5년마다 반복되는 정권교체의 불행한 고질병 같다. 5월의 저주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이럴 줄 알았다.” 자조적이고 짜증 섞인 불평들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떠도는 소문 속에 “설마” 하며 심증만 갖다 실체를 드러내는 의혹에 황망해하는 분위기다. 심화되는 정치 불신은 말할 나위도 없다. 막스 베버가 ‘권력은 상대방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정의했지만,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권력은 분명 법을 얕보고 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법의 범주에 있지 않는 한 부정과 비리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5년을 주기로 교도소의 담장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실세들도 적지 않았지만 여전히 학습효과는 없다. 경각심조차 내팽개친 격이다. 착잡하다. #검찰을 다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실패한 정권은 투표로 단죄할 수 있다지만 비리 권력층의 죗값은 검찰의 칼로써 물을 수밖에 없는 까닭에서다. 해 넘어가는 권력만이 아닌, 살아 있는 권력에 ‘정의의 여신’ 디케의 칼을 휘두르며 검찰권을 발휘했으면 하는 게 더 큰 바람이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 등의 부패와 비리가 어제가 아닌 훨씬 이전, 정권 초기부터 움텄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뒷걸음치거나 미적거리지 말아야 한다. 냉정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찍이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 칼춤(劍舞)을 췄더라면 잔인한 현재의 5월을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 편파·표적 수사라는 반발,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도 나름대로 씻을 수 있을 것이다. 검찰은 “성역 없이”, “나오는 대로” 한다는 수사 원칙을 상시 체제로 돌려 거악(巨惡)을 수시로 척결, 엄격·엄정한 사회적 기풍을 닦는 데 제대로 한몫을 해야 한다. 정말 5년 뒤 또다시 같은 일을 보고 싶지 않다. hkpark@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美 광우병 때문에 ‘불안’ 정권실세 몰락에 ‘씁쓸’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美 광우병 때문에 ‘불안’ 정권실세 몰락에 ‘씁쓸’

    4월 넷째 주는 정치적 이슈가 상위권을 점령했다. 한 주 동안 시선을 집중시킨 ‘최시중 금품수수’를 단숨에 넘어선 검색어 1위는 ‘미국 광우병 발생’이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중부 한 농가가 키우던 젖소에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4번째 광우병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무부가 광우병 젖소 고기가 식품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한국 정부는 검역강화 조치만 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8년에 정부가 국민을 안심시키겠다면서 내놓은 방안과 다른 대처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고문 대선 출마 공식화 관심 ‘MB멘토’로 불리면서 현 정권 최고 실세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금품수수는 2위다. 최 전 위원장은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금품수수 일부를 인정했다. “수수한 금품은 대선 여론조사 비용에 쓰였다.”고 밝혀 파문이 일자 하루 만에 개인적으로 썼다고 말을 바꿨지만, 수사대상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으로 옮겨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상황이다. 3위는 ‘문재인 사퇴’이다. 문 상임고문이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한 것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문 상임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 추모 행사를 치른 뒤에 사임 시기를 밝힐 예정이다. ●“사장 낙하산” 대구 MBC 방송중단 눈길 대구MBC 사상 초유의 사태인 방송 중단이 4위를 차지했다. MBC가 대구MBC 사장에 차경호 전 MBC 기획조정본부장을 내정하자 이에 반발한 대구MBC 노조가 23일 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낙하산 사장 반대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정규 뉴스 중단은 대구MBC 창사 49년 만에 처음이다. 18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쓰는 것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토의조차 되지 못한 채 2017년 차기 총회로 미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해 병기 무산’이 5위로 뛰어올랐다. ●IHO 동해병기 무산 아쉬움 북한이 25일 오후 조선중앙TV 특별방송에서 미국과 남한 정부가 위협할 경우 즉시 보복하겠다고 한 ‘북한 특별방송’이 6위, 에쿠스 뒤에 매달려 죽은 개 사건을 두고 에쿠스 운전자와 가수 이효리 사이에 벌어졌다는 명예훼손 고소 공방이 7위, 가수 타블로의 학력 의혹을 제기한 온라인 카페 ‘타진요’가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8위에 랭크됐다. 25일 오후 분당선 열차 안에서 한 여성이 갑자기 대변을 봤다는 목격담인 ‘분당선 대변녀’는 9위, YG엔터테인먼트가 최근 ‘YG표 소녀시대’로 불리는 9인조 걸그룹 결성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10위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설] ‘대선 공신의 임기말 추락’ 공식을 이젠 깨자

    현 정권의 최고 실세로 꼽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어제 대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다. 복합물류단지 시행사 파이시티로부터 검은돈 수수 혐의로 소환되면서다. 물론 청와대 측이 “(돈을 받았다 하더라도)개인적으로 썼을 것”이라고 선긋기에 나서긴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도 임기말이면 실세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던 역대 정부의 참담한 전철을 밟아 가는 꼴이 아닌가. 5년마다 되풀이되는 데자뷔(旣視感)를 느끼는 국민으로선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일부 시인한 최 전 위원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본인은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관련 기관장에게 민원성 전화를 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고 한다. 그의 신분이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으로 바뀌는 순간 현 정부의 도덕성은 치명적인 흠집을 입게 된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명박 후보의 ‘멘토’로 꼽혔던 그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 정부의 또 다른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도 파이시티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지 않은가. 전두환 정권 이후 역대 단임 정권은 임기 4∼5년차면 어김없이 친인척·측근 비리로 레임덕과 국정의 표류를 자초했다. 권위주의 정권은 차치하고, 문민정부·국민의 정부·참여정부 모두 예외가 아니었다. 이명박 정부도 역대 정부의 불행한 하산길을 답습하는 꼴이다. 이미 지난 대선 때 ‘MB 선거대책위’의 핵심 실세 중 성한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떠밀리듯 정계를 은퇴했고, 박희태 국회의장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불명예 하차했다. 차제에 권력형 비리로 인한 대선 공신들의 임기말 추락이라는 한국정치의 ‘불행한 공식’은 반드시 깨야 한다. 최시중·박영준 두 실세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는 별개로 유사 사태를 제도적으로 막을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대선 캠프를 기웃거리는 인사들의 양식에만 맡길 일이 아니란 얘기다. 우리는 권력형 측근비리 전담기구의 설치도 유용한 대안의 하나라고 본다. 즉, 고위공직비리수사처 등을 신설해 측근·실세들에 대해 검찰이나 청와대 민정수석실과의 경쟁적인 감시·관리·보고체계를 운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 민주 “대선자금 낱낱이 수사하라”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액 수수의혹이 초반 대선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 사건으로 규정, 대여 파상공세에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즉각 청와대와 선 긋기에 나섰지만 수위 설정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25일 “검찰은 이 돈이 들어오고 나간 과정, 2007년 대선자금 전체에 대해 낱낱이 수사해야 한다.”며 공세에 돌입했다.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사건의 실체를 알고 있으면서 총선 이후에 공개되도록 시기를 조정한 게 아닌가 의문이 든다.”면서 철저수사를 촉구했다. 문 대표대행은“이명박 정부 들어서 검찰은 정치검찰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갖고 있었다. 불명예를 스스로 벗어 던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라며 추가공세도 예고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대선불법자금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꼬리자르기 수사, 선긋기 수사에 대한 문제를 따지기 위해서 법사위를 즉각 소집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검찰에 수사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불법대선자금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다. 민주당은 엉터리 수사를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검찰 등 관계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정국에 예측불가능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어수위 설정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사건이 정권 말 비리 게이트로 확산될 경우 민심이반 가속화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래서인지 전광삼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위원장이야말로 2006~2007년 실시된 각종 대선후보 관련 여론조사의 최대 피해자였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아는 일”이라고 박 위원장에 대한 방어막을 쳤다. 5년 전 대선후보경선 승패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거리두기 노력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당내에서는 “새누리당이 현 정권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책임지는 자세로 반성하고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춘규 선임기자·이재연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곽승준 - CJ회장 부적절한 술자리는 뭔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년 전 호화판 술자리를 여러 차례 가졌다고 한다. 엊그제 서울신문이 사정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거액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나라가 어수선한 판에 정권 실세와 재벌가의 부적절한 과거 만남까지 불거져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두 사람은 집안이 서로 알고 대학도 함께 다닐 정도로 친한 사이인 만큼 술자리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와 재벌 총수가 벌인 호화판 술자리라면, 평가가 전혀 달라진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곽 위원장을 서울 강남 청담동 C룸살롱으로 초대해 함께 술을 마시며 평균 수천만원대의 술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문건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6~7차례 만났다고 하니 술값만 억대가 훌쩍 넘어간다. 웬만한 직장인 연봉이 몇 시간 향응에 지출된 것이다. 일반 국민의 정서적 수용 범위를 한참 넘어선 일이다. 곽 위원장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술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했다고 한다. 당시는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 여파로 연예인의 사회지도층 성접대 문제가 이슈로 등장한 때였다. 곽 위원장은 호화판 술자리 자체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지만, CJ 측은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두 사람이 술자리를 가진 것은 정권의 힘이 한창 셀 때다. 곽 위원장은 장관급 고위공직자로서, 더구나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품위와 절제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일탈행동을 적절히 조치하지 않고, 넘어갔으니 사정기능이 한심하기만 하다. 사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대통령의 측근 인사는 물론 친인척의 비리가 여기저기서 줄줄이 터져 나오는 것 아닌가.
  • “그 정도 나이에 구차하게 얘기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수뢰 혐의가 불거지자 청와대는 충격 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가 ‘대선자금’ 문제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최 전 위원장이 수뢰한 자금을 대선 때 여론조사를 위해 썼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발언의 의도를 놓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돈을 받았다고 하고 대선 때 여론조사에 썼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쓴 건지, 정말 대선자금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면서 “여론조사도 공식적으로 한 것이 있고, 개인적으로 한 것이 있을 텐데 당시 대선 캠프에서도 다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돈을 받기는 받았는데 허튼 곳에 쓴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 정도 나이 되면 그렇게 구차하게 얘기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의 양아들 격인 정용욱씨 관련 스캔들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돈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면서 “(수뢰사실 시인은) 청와대를 끌고 들어가려는 ‘물귀신 작전’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대가성이 없다는 것을 밝혀 상황을 조기 진화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강원도 평창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든 예외 없이 책임을 져야 하고, 법에 따라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원론적 발언과 달리 새누리당은 12월 대선의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 전 위원장이 2008년 추석 직전 친이계 일부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지난 1월 말 언론에 보도됐다가 사그라든 적이 있는 만큼 사안의 폭발력에 주목하고 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최 전 위원장의 연루 의혹이 있는 대선 불법자금 부분에 대해 검찰은 단호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파문] 마침내 터진 ‘崔화산’… 정권말 대형게이트 비화 조짐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파문] 마침내 터진 ‘崔화산’… 정권말 대형게이트 비화 조짐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이자 정권의 실세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결국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됐다. 최 전 위원장은 23일 대규모 복합유통센터의 인허가와 관련, “2004년부터 지금까지 고향 후배(브로커) 이동율(61)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시인한 데다 “받은 돈은 2007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현 정부의 ‘2007년 대선자금’을 건드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의 하이마트 수사 과정에서 복합유통센터인 ㈜파이시티의 인허가 로비 의혹이 불거졌고, 로비 대상으로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지목됐다. 검찰은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와 최 전 위원장의 중학교 후배인 건설브로커 이씨 사이에 오간 11억여원 외에 더 많은 금품이 오갔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최 전 위원장이 시인했지만 실제 전달된 돈의 규모를 추적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검찰에서 “이씨 측에 2005년 말부터 모두 61억 5000여만원을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표는 이씨 소개로 한국갤럽 회장이었던 최 전 위원장과 서울시 정무국장이었던 박 전 차관을 만나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사실상 ‘휴화산’이었다. 터질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말 ‘2008년 9월 추석 직전 친이계 일부 의원들에게 수백만~수천만원이 든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이른바 ‘최시중 돈봉투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최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 김학인(49·구속기소)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의 로비 의혹에도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그러나 파이시티 의혹은 차원이 다르다. 스스로 시인하고 나선 까닭에서다. 때문에 현 정권 말기 대선자금 수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SK그룹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처럼 ‘기업 수사→수상한 돈 발견→정치권 유입 확인’이라는 ‘수사 공식’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무성하다.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범죄 혐의가 확인된 바가 없다.”며 최 전 위원장과는 달리 정황만 파악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정치인 신분이 아닌 최 전 위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을 적용하기는 어려워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멘토’의 자백… 대선자금 수사 불가피

    ‘멘토’의 자백… 대선자금 수사 불가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대규모 복합유통센터인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 수억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25일 오전 10시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건설브로커 이동율(61)씨로부터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전 위원장에게 출석을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22일 최 전 위원장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이씨에게 61억여원의 자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이 전 대표와 이씨 사이에 2007년~2008년 말 11억여원의 돈이 오간 구체적인 증거를 밝히고 추가적인 자금거래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공직에 있었던 당시 인허가 로비에 영향력을 미쳤는지와 일부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이었던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고 밝힘에 따라 대선자금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파이시티 사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했다. 최 전 위원장과 이씨는 중학교 선후배이자 동향(포항 구룡포)이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대선 여론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용처에 금품을 썼다는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일부 자금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 캠프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인허가 사업 청탁을 받고 영향령을 행사한 정황에 대해서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에 나섰다. 이 전 대표의 진술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19일 이씨와 이씨의 전 운전기사 최모(44)씨를 체포해 구속했다. 이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최씨에게는 “로비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이씨를 협박해 9000만원을 빼앗은 공갈 혐의 등이 각각 적용됐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2개 조직 테러 준비” 노르웨이 테러범 증언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피고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3)가 법정에서 “2개의 다른 조직이 노르웨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증언한 것으로 AFP가 18일 보도했다. 브레이비크는 재판 3일째인 이날 “노르웨이 국민들이 두 조직의 공격을 정말 두려워해야 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테러를 준비하는 조직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브레이비크는 “2002년 5월 영국 런던에서 현지 민족주의자 4명과 여러 차례 만났다.”며 “그들 가운데 리처드라는 이름의 영국인이 나의 멘토”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람은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정치·군사전술가”라고 말했다. 유럽의 무장 민족주의자들이 알카에다로부터 테러 방법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브레이비크는 무죄나 사형선고를 원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사건은 무죄이거나 사형이지만 둘 다 현실적이지 않다.”며 “사형을 바라지는 않지만 (사형) 선고를 존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는 사형제들 두고 있지 않다. 브레이비크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없으면 법정 최고형인 실형 21년이 선고될 수 있다. 이후에도 사회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간주되면 형기는 연장될 수 있다. 브레이비크는 “21년형은 형편없는 처벌”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안철수 사단’ 누가 있나

    ‘안철수 사단’ 누가 있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 행보’를 드러낸 지난 수개월간 그의 지원세력도 변화가 생겼다. 사실상 ‘안철수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종인 전 경제수석, 법륜스님 등 1세대는 안 원장과 거리감이 생겼다. 윤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안 원장이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할 즈음 “안 원장에 대한 기대도 없고(그가 대선에) 나가든 말든 내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법륜스님 또한 안 원장의 신중한 행보가 이어지자 “기존 정치에 들어가서 능력을 발휘할 사람은 아니다.”라며 일찍 선을 그었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과도 비슷한 이유로 관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진다. 대신, 총선을 지나면서부터는 2세대 지원 세력이 새로운 정치적 필요에 의해 형성되는 분위기다. 안 원장도 과거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통합당 김효석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본인의 적극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 측과의 회동설이 나돌았다. 총선에서 ‘안철수 마케팅’을 폈던 야권의 수많은 후보들도 필요에 따라 뭉칠 수 있는 잠재적 안철수 사단이다. 안 원장 측은 새누리당의 이정현 의원 등 몇명에게 접촉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의 김부겸 최고위원과도 만나려 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안 원장과 학술적 교류를 나눈 교수진들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철수 사단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안 원장과 만나 한국정치경제발전사,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대선학습’이라는 추측을 내놓았었다. 안 원장이 기부한 안랩의 주식을 토대로 재단을 만드는 일을 지원했던 강인철 변호사는 변함없는 핵심 측근이다. 여성운동계의 대모, 안철수재단 박영숙 이사장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 원장의 지원 세력은 여전히 구체적이지는 않다. 300명쯤으로 알려진 ‘멘토단’은 면면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진영논리 수명 다했다/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영논리 수명 다했다/김종면 논설위원

    진영논리라는 말이 요즘 부쩍 입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말이 좋아 논리지 속을 들여다보면 형편없는 반논리다. 내 편이면 무조건 옳다는 식이니 애당초 건강한 공론은 이뤄질 수 없다. 4·11 총선을 통해 우리는 그 허상을 똑똑히 봤다. 민주통합당은 총선 전까지만 해도 원내 과반의석, 아니 통합진보당과 함께 여소야대 국회까지 내다봤다. 그러나 민간인 불법사찰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참패했다. 단순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말하면 민주당의 실패는 한마디로 어설픈 진영논리 때문이다. 야권연대라는 편가르기 득표수단에 매몰돼 별다른 정책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 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민주당은 진보진영 눈치만 살피며 허송세월했다. ‘나꼼수’ 멤버 김용민 막말사태도 얼버무리기식 사퇴 권고로 어물쩍 넘어가려다 성난 민심에 덜미를 잡혔다. 너른 중원에서 사슴을 쫓을 생각은 안 하고 제 울타리 안의 토끼나 잡으려 했으니 어떻게 천하의 표를 모을 수 있겠는가. 진영논리의 저주다. 진영논리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 세력에게는 꽤 유용한 무기였다. 강철 같은 단일대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진영논리로 무장하는 게 필요했다. 피아를 엄격히 구분하는 일도양단의 흑백논리도 한수 접고 봐줬다. 민주화라는 대의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를 모색하는 지금 그런 이분법은 통하지 않는다. 진리의 빛깔은 흑도 백도 아닌 회색이라는 역설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는다. 좌니 우니 진보니 보수니 하지만 그 경계는 날로 희미해지고 있다. 복지포퓰리즘 전선에는 왼쪽도 오른쪽도 없다. 한국 사회에는 진보주의는 있는데 진보파는 없고 보수파는 많은데 보수주의자는 없다고들 한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우리 주위에는 생각은 진보, 삶은 보수 혹은 그 반대인 이들이 적지 않다. 비난을 하자는 게 아니다. 이념이 더 이상 소용이 닿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할 따름이다. 진영논리는 수명이 다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특정 진영의 논리에 사로잡혀 국민 다수의 생각을 읽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꼽는다. 총선의 교훈을 바로 새기지 못하면 대선의 미래도 없다.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겠다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선언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야 융합과 통섭의 시대정신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한편에는 여전히 진영논리에 빠져 상대를 갈라치고 분열의 프레임을 이어가려는 세력이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야권연대 총선 멘토단으로 나선 그는 김용민 막말파문 와중에 “관타나모 성폭행을 비판하며 한 말” 운운해 눈총을 받았다. 총선 후에는 “단박에 과잉 우편향 세력관계가 바뀌지 않는다.”며 진보진영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치인보다 더 정치에 몰두한다는 소리를 듣는 그에게 파당성을 버리라고 하는 것은 무리인지 모른다. 하지만 지적 엄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학자라면 사물을 보는 최소한의 균형감각은 있어야 한다. 한 방향으로 멈춰선 정치 나침반에 따라 세상을 재단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젊은이들에게 특정 진영논리만 전파해 편협한 터널 비전을 갖게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멘토의 역할이 아니다. 국민이 역(逆)계몽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나. 미국 컨트리 가수 멀 해거드가 부른 ‘무스코기에서 온 오클라호마 촌놈’(Okie from Muskogee)이란 노래가 있다. 히피로 몸살을 앓던 40여년 전 미국에서 유행한 ‘애국계몽’ 가요다. 국내에는 ‘철날 때도 됐지’라는 번안곡으로 알려졌다.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죠/어릴 때는 벌써 지났다고/다운타운 정이 들었지만/ 때가 되면 멀리 떠납니다…” 조 교수도 이제 그 넓은 오지랖 좀 거두고 학문이든 정치든 한곳에 닻을 내렸으면 좋겠다. 그게 자신이 말하는 ‘후진 진보’의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 아닌가.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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