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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다 죽어!” 트럼프, 약점 제대로 잡혔다…‘전쟁 수혜’ 빅오일 때린 이유 [권윤희의 월드뷰]

    “이러다 다 죽어!” 트럼프, 약점 제대로 잡혔다…‘전쟁 수혜’ 빅오일 때린 이유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이란전 이후 미국 휘발유 가격이 30% 뛰자 트럼프는 엑손모빌·셰브런에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 생활비 부담과 이를 안고 치러야 할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력에서 열세인 이란 혁명수비대도 이미 트럼프의 중간선거 시간표를 계산에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진전 신호와, 호르무즈 통항료를 둘러싼 대립은 여전하다는 소식이 동시에 나오면서 정치적 여지 면에서는 트럼프가 불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석유회사들을 다시 몰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엑손모빌과 셰브런을 직접 거명하며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휘발유 소매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트루스소셜에서는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를 지목해 “소비자 가격을 지금 당장 낮추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와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에서 쫓겨났다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크고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막대한 돈을 벌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셰브런의 베네수엘라 사업 확대를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등 자신의 행정부 성과로 돌리며, 늘어난 이익만큼 소비자 가격을 낮추라는 논리였다. 기름값 30% 급등…‘친석유’ 트럼프, 빅오일까지 압박실제로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올 2분기에만 각각 145억 달러, 셰브런 120억 달러 등 약 265억 달러(약 37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미국 휘발유 가격을 두 회사가 마음대로 낮출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소매가격은 국제유가와 정제·유통비, 세금 등을 거쳐 결정된다. 미국석유협회(API)도 세계 원유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해협 등 주요 해상 수송로의 불안이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유·가스 증산을 독려해온 대표적인 친석유 대통령이 석유업계의 이익까지 문제 삼은 배경에는 급등한 기름값이 불러온 생활비 부담과 이를 안고 치러야 할 11월 중간선거가 있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월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30% 넘게 올라 3일 갤런당 약 4.10달러까지 뛰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5%로 집계됐다. 특히 경제를 더 잘 다룰 정당으로는 민주당이 37%로 공화당(36%)을 앞섰다.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지만 민주당이 이 조사에서 경제 문제로 공화당을 앞선 것은 거의 10년 만이다. 美 걸프산 원유 수입 8%지만…호르무즈 막히면 기름값 뛴다미국이 지난해 걸프 지역에서 수입한 원유는 하루 평균 49만 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8%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정제제품 가격은 세계시장에서 형성되는 만큼, 미국도 호르무즈 공급 충격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호르무즈를 다른 수송로로 대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2025년 상반기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약 2090만 배럴로 세계 석유류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했다. 전쟁이 시작된 올해 1분기 호르무즈의 석유류 통과량은 지난해 4분기 하루 2070만 배럴에서 1460만 배럴로 약 30% 줄었다. 사우디와 UAE가 보유한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의 총 수송능력은 하루 약 470만 배럴에 그친다. 기존 사용량을 제외하면 실제로 추가 투입할 수 있는 여유능력은 이보다 훨씬 작다. 이란이 호르무즈 통항을 제한하거나 선박 운항의 위험을 높이면 국제유가가 오르고 그 부담은 미국 소비자에게도 돌아간다. 더구나 걸프산 원유의 88%는 미국 일부 정유시설이 필요로 하는 중질·고유황유다.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라고 해서 국내산 경질유로 수입분을 곧바로 1대1 대체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군사력 열세 이란, 호르무즈로 美 전쟁비용 높인다이란도 무한정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ISS는 미국의 해상 봉쇄가 장기화하면 이란 경제에 대한 압박이 누적되고, 석유 수출 차단과 추가 제재는 이란에도 심각한 비용을 안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은 이미 미국 중간선거 시간표를 전략 계산에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지휘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동전에 깊이 얽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전면전 확대를 피하면서 해운·에너지 비용을 끌어올리는 ‘조절된 확전’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의 압도적 공군력과 장거리 정밀타격, 정보·감시·정찰 능력에 맞서, 이란은 미사일·드론과 해상 위협을 병행하며 호르무즈 통항과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의 위험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했다. 미국과 군사력으로 직접 맞붙는 대신 지역 국가와 세계경제에 비용을 떠넘길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호르무즈 열어야 기름값 안정…이란은 ‘입항 통제권’ 요구정치적 시간표만 놓고 보면 결국 트럼프 쪽의 시계가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예고했던 대규모 대이란 공격을 보류하고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4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오만과 호르무즈 통항 확대를 위한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해협 재개 합의가 임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중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 진전 신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4일 브렌트유는 3.9% 떨어진 배럴당 80.4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 하락한 76.67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통항 정상화 가능성이 커질수록 원유 가격에 반영된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 직접 협상하고 있다는 설명은 부인하고 있다. 또한 오만과 논의 중인 임시안에서 호르무즈로 들어오는 선박을 직접 통제하고, 나가는 선박의 운항 정보도 통보받아 필요할 경우 개입할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통항료 부과 방식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여전하다는 소식도 변수다. 미 해군이 군사력으로 해협을 강제로 정상화하는 방안에도 한계가 있다. IISS는 미국이 이란의 전면적인 봉쇄는 저지할 수 있어도 미사일·드론·고속정·기뢰 등을 이용한 산발적인 해상 위협까지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선사와 보험사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군함이 호위해도 상업 운항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IISS는 현 상황에서 군사력만으로 호르무즈를 재개방할 현실적인 선택지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요구를 거부한 채 군사 압박을 이어가면 호르무즈 경색과 고유가가 미국 중간선거 국면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선박 통제 권한을 인정하면 전쟁 전 자유통항 체제보다 이란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고유가를 감수하며 군사 압박을 계속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여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 세계 미술계 서울 앓이… 거장의 전시 쏟아진다

    세계 미술계 서울 앓이… 거장의 전시 쏟아진다

    현대미술관 서도호 ‘최대 개인전’리움 전체에 구정아 작품들 채워바젤리츠 전시는 두 곳에서 열려‘호반미술상’ 강요배·이수경 전시도전 세계 미술계 주요 관계자들과 미술 시장 ‘큰손’들이 몰려오는 ‘프리즈 서울’(9월 2~5일)에 맞춰 다양한 명품 전시가 쏟아진다. 국내 미술관, 갤러리들은 세계적인 거장의 전시부터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내세워 1년 중 가장 힘을 준 전시 출격을 예고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지난해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전시를 선보였던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사상 최대 규모 개인전을 오는 27일부터 개최한다. 서도호는 모기장처럼 보이는 얇은 폴리에스터 직물을 사용해 자신이 살았던 집을 반투명의 가벼운 공간으로 만들거나 한옥 표면 전체를 탁본해 재현하는 등 ‘이주와 거주’라는 주제를 끊임없이 다뤄온 작가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초기작부터 주요 작품,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그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작품을 선보인다. 리움미술관은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단독 작가로 선정됐던 구정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작가가 30여 년간 구축해 온 작업 세계를 집약한 만큼 이 전시 역시 작가의 국내 전시 중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야광, 자석, 향 등 작가 작업을 관통하는 주요 요소를 한자리에 모아 기존 전시 공간뿐 아니라 로비와 고미술 상설전시실까지 미술관 전역을 하나의 전시장으로 확장한다. 구정아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단위이자 가설인 ‘우스’(OUSSS)의 세계가 이번에도 펼쳐진다. 우스의 다양한 층위를 하나의 우주로 엮어낸 ‘우스모스’가 이번 전시의 제목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전시도 찾아온다. 지난 4월 타계한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전시는 세화미술관(13일~12월 27일)과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9월 1일~11월 24일) 두 곳에서 만날 수 있다. 독일 신표현주의 거장 바젤리츠는 전후 독일 미술의 정체성을 구축한 작가로, 특히 형상을 거꾸로 그리는 방식으로 유명하다. 세화미술관 관계자는 “바젤리츠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예술로 승화하고 평생에 걸쳐 회화의 본질을 치열하게 탐구한 거장”이라며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 세계를 폭넓게 경험할 기회”라고 소개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개념미술의 선구자인 솔 르윗(1928~2007)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을 마련한다.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전시에서는 그의 월 드로잉(Wall Drawing)부터 기하학적 입체 조각, 회화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조망할 예정이다. 지난해 프리즈 기간 ‘보따리 작가’인 김수자의 전시를 선보였던 SK의 전시 공간 선혜원은 올해 모나 하툼 등 여성 작가 3인의 전시를 선보인다. 레바논으로 망명한 팔레스타인 가정에서 자란 하툼은 이주, 망명, 정치적 갈등과 신체적 취약성을 예리하게 파헤치는 작가다. 선혜원의 한옥 공간과 하툼의 작품이 어떤 조화를 이룰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반미술상 수상 작가들의 전시도 잇따라 열린다. 학고재 갤러리에서는 2024년 수상자인 강요배 작가의 전시(12일~9월 12일)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올해 수상자인 이수경 작가의 전시(9월 4~27일)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이수경은 회화,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매체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독창적인 영토를 구축해 온 작가다. 대형 갤러리들도 굵직한 작가군을 앞세운다. 갤러리현대는 자연과 생명의 에너지를 작품에 담는 김보희 작가의 전시를, PKM갤러리는 단색화 거장 윤형근(1928~2007) 작가의 전시를 예고한 상태다.
  • 전국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분권 역행’ 반발 확산

    정부가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한다는 소식에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공공기관 혁신과 효율화를 위해 여수광양·부산·인천·울산 등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해 가칭 ‘한국항만공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런 소식에 항만업계와 지자체, 노동계 등에서는 “항만이 지닌 고유의 특성과 전문성을 무시한 탁상공론식 행정편의주의”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여수시의회에 이어 광양시의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항만공사 통합이 단순한 공공기관 조직 개편을 넘어 국가 물류체계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항만의 특수성과 차별화된 운영 전략을 무시한 일방적 통합”이라고 비판했다. 여수광양항은 국가 기간산업인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의 물류를 지원하는 수출입 산업 중심항, 부산항은 글로벌 컨테이너 허브, 인천항은 수도권 및 대중국 관문항, 울산항은 에너지·액체벌크 특화항으로서 각각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성현 광양시장도 5일 기자회견을 열고 ‘4개 항만공사의 독립 체제 유지 및 자율성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부당성을 짚을 예정이다. 박 시장은 “특화된 항만들을 하나로 묶어 획일적인 인사·회계·자산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면 항만의 고유한 매력은 사라지고 글로벌 고객들의 대규모 이탈을 초래할 뿐”이라며 “정부는 밀실 검토를 멈추고, 국가 전체의 물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 인천, 울산 등 전국 주요 항만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정치권에서도 거센 반발과 공동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해운항만 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각 항만의 고유한 역할을 말살하고 중앙집중형 통제로 회귀하려 한다”며 “전국 항만공사들의 자율성,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통영시장 “청년·관광… 성장동력 재건”

    통영시장 “청년·관광… 성장동력 재건”

    “단 38표 차이는 구태 정치를 끝내고 오직 민생과 통영의 미래를 구하라는 12만 시민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모든 시민을 품는 대통합 시정으로 이를 실현하겠습니다.” 강석주 경남 통영시장은 6·3 지방선거에서 재검표까지 거치며 불과 38표(최초 44표) 차이로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했다. 4일 서울신문을 만난 강 시장은 민선 9기 최우선 과제로 민생 회복을 꼽으며 “청년 유입과 산업 재편, 관광 활성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으로 ‘통영시민 민생지원금’을 제시한 그는 “관행적이고 방만한 예산, 치적성 사업 예산을 깎아내는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시 보유 여유 자금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르면 이달 중 시민 1인당 33만원을 통영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경제와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강 시장은 청년 유출·인구 감소를 시급한 문제로 꼽으며 ‘100원 주택’과 ‘청년 창업투자회사 통영’ 설립 등 지원책을 제시했다. 100원 주택은 시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이나 원도심 유휴 공간을 활용해 청년에게 월 100원의 상징적 임대료만 받고 제공하는 사업이다. 청년 창투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청년에게 초기 자본을 투자하고 교육·컨설팅·판로 개척까지 지원하는 전문 금융·비즈니스 플랫폼이다. 강 시장은 “청년이 찾아오고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관광 분야 미래 전략으로는 안정국가산단의 친환경 선박 수리·개조 클러스터 조성과 KTX 통영역 중심의 역세권 개발을 제시했다.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합해양관광레저도시 조성과 철도·육상·해상교통을 연계한 광역교통체계 구축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그는 욕지도 해상풍력 사업에 대해 “어민 동의와 상생이 전제되지 않은 일방적 추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주민 참여형 이익공유제와 민관협의체 구성을 강조했다.
  • [황수정 칼럼] ‘바보 노무현’을 도매금으로 넘긴 사람들

    [황수정 칼럼] ‘바보 노무현’을 도매금으로 넘긴 사람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통과시킨 뒤 더불어민주당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제목은 ‘더 좋아진 형사소송법’. 민주당은 정치부 기자들 수준을 심하게 얕잡아 본다. 국민을 너무 만만하게 여긴다. 기자이자 국민으로서 모멸감이 들었다. 보완수사권 폐지의 심각한 구멍은 민주당이 잘 알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제도는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뒤탈이 나면 그때 손보면 된다는 말이다. 국민 생명권이 달린 형사사법 체계를 이런 순서로 뒤틀었다. 검찰은 빼고 보탤 것 없이 개혁 대상이다. 정권은 부침했어도 검찰 권력은 시든 적이 없었다. 괴물 검찰을 만든 책임은 정치집단에 있다. 어느 집권 세력도 예외 없이 검찰을 정치 도구로 썼다. 사냥감을 던져 주었고 물어오게 했다. 민주당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수사, 기소권 분리에 사생결단하면서 특검에는 이 순간에도 권한들을 다 몰아주고 있다. 노골적인 이율배반이다. 형소법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결국 공포됐다. 내가 아는 변호사, 검사, 판사는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진보, 보수 성향 가릴 것 없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이 됐다는 반응들이다. 민주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앤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을 줬다고 생색을 낸다. 범죄 피해자들에게는 숨통이 막히는 장치일 뿐이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청을 이끌어 내는 일 자체가 피해자의 몫이 됐다. 검사가 했던 일들을 범죄 피해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7대 범죄를 정해 검찰에 전건송치하는 보완책을 냈다. 내 사건이 7대 범죄에 해당하는지, 경찰이 옳게 판단했는지 피해자는 법리도 따질 줄 알아야 한다. 흥신소를 찾아서라도 증거들을 직접 찾아내야 할 판이다. 그렇게 해서 검사의 보완수사 요청을 얻어내도 첩첩산중이다. 고소장 작성, 수사관 면담, 이의 신청의 절차들을 반복해야 한다. 변호사 도움 없이는 언감생심. 돈 없고, 힘 없고, 빽 없고, 시간 없는 서민들은 기가 막힌다. 더 기가 막히는 문제. 민주당은 보완수사권을 박탈한 대신에 검사에게 사실관계 확인권을 부여했다. 검사가 피해자, 피의자를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게 한 장치다. 이게 수사권과 뭐가 다르냐고 강성 지지층이 불만하자 법안을 급히 손질했다. 검사가 확보한 진술은 법정 증거로 쓰지 못하게 쐐기를 박았다. 그러니 유의미한 진술을 증거로 활용하겠다면 검사는 각별한 정성을 쏟아야 한다. 경찰이 해당 진술을 받도록 보완수사를 요청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절차를 범죄자는 얼마든 악용할 수 있다. 검사와 경찰을 오가며 계속 진술을 바꾸면 수사는 무한 지연된다. 진짜 더 기가 막히는 문제. 손발이 다 잘린 검사들은 이제 폐족이다. 폐족이 무슨 열의가 있어 보완수사 요구인들 알뜰살뜰히 해주겠나. 보완수사 요구를 한들 경찰의 선의에 매달려야 한다. 경찰이 수사를 깔아뭉개면 어쩔 도리가 없다. 답답한 피해자만 화병이 나고 마는 구조다. 막강 권한을 쥐는 경찰이라도 의욕탱천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 인력 부족에 가뜩이나 숨이 넘어간다. 수사과 기피 현상이 이미 심각해서 경찰대 출신들을 반 강제로 배치시키는 실정이다.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불구(不具)의 법이다. 시중에는 탄식이 쏟아진다. “이게 법이냐.” 검찰이 공중분해됐으니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로소 편안할까.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도한 강성 의원은 “‘야, 기분 좋다!’ 하고 계시지요?”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바보 노무현’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혼돈스럽다. 17년 전 장인의 죽음이 누구보다 애통했을 사위(곽상언 민주당 의원)가 이런 답을 했다. “노 대통령은 재임 시절 검수완박을 추진한 적 없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달라는 경찰 요구를 질타했다.” 노무현의 육성이 그대로 담긴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힘 없는 보통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진보의 미래’ 57쪽) “보수는 강자의 철학, 진보는 약자의 철학”(160쪽) 민주당 사람들은 두 페이지만이라도 꼭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황수정 논설실장
  • 트럼프 최후통첩에도 버티는 이란… ‘타코’ 패턴 읽혔나

    트럼프 최후통첩에도 버티는 이란… ‘타코’ 패턴 읽혔나

    협상 파행 땐 고강도 군사 응징 예고베선트 “오늘이나 내일 합의할 수도”이란은 “그런 적 없다”며 시간 끌기호르무즈 통제권 쥐기 주력하는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 중이라고 밝히며 이란을 향해 미국과 협상할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했으나, 이란 측은 회담 진행설을 일축했다. 종전 시한에 쫓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위협하며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이려 하지만,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패턴에 익숙해진 듯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우방국들의 요청으로 대이란 공습을 취소했다면서 “현재 이란과 대화 중이다. 이번이 그들(이란)이 좋은 문서(합의문)에 서명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간 여러 차례 공습을 예고했다가 철회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무엇이 다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참수하기 전에 그들(이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며 협상이 파행될 경우 고강도 군사 타격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4일까지 완전히 개방하는 방안이 1단계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협상 중”이라며 “4일이나 5일 해협을 개방하고 이 갈등에서 보다 정상적인 입장으로 나아가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란이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항해의 자유가 보장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대화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의 직접적인 회담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향후 수일 내 미국 대표단을 만나거나 이란 협상단을 해외로 파견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카타르 역시 미국과 이란이 직접 대화할 계획은 없으나 중재국을 통해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공습 보류와 대화 재개를 번갈아 발표하고 이란이 이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은 지난 6월 양국 간 종전 양해각서(MOU)가 파기된 이후 반복되고 있다. 이란은 현재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더라도 잃을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판단하에 ‘시간 끌기’ 전략을 취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대이란 전쟁에서 외교적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더 큰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 계파 갈등에 지쳤나… 與전대 첫 ‘1인 1표제’에도 투표율 하락

    계파 갈등에 지쳤나… 與전대 첫 ‘1인 1표제’에도 투표율 하락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첫 주말 순회경선 투표율이 지난해 임시 전당대회 투표율보다 낮아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선 각 권역별 경선 기간 투표를 못한 권리당원을 위해 추가 투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4일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발표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권리당원 투표율은 41.50%로 지난해 8월 임시 전당대회 충청권 투표율(51.46%)보다 9.96%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권리당원 투표율(54.69%)도 지난해 전대 당시 전체 영남권 투표율(65.57%)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1인 1표가 처음 적용되면서 당원들의 투표 유인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과는 상반된 결과다. 이를 두고 6·3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유입된 신규 권리당원의 투표 참여가 저조하다는 분석과 함께 지나친 계파 갈등으로 인해 정치적 피로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는 탄핵 정국을 거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직후라 높은 정치적 관심도가 역대 최고 투표율(56.99%)에 투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신천지 개입 의혹, 배신 프레임 등 수준 낮은 싸움에 유권자의 실망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후보 측은 “지역 순회 경선 이후 미투표자를 대상으로 일괄 투표 기회를 부여하는 등 투표율 제고 방안을 당 선관위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 선관위나 타 후보들 반응이 미적지근했다”고 말했다. 송영길 후보 측은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강성이 아닌 중도 연성 지지층이 최대한 투표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 김용·서미화·박선원·임미애 최고위원 후보도 권역별 합동연설회 전에 권리당원 투표가 마감되는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후보는 페이스북에 “또 룰을 바꾸자고? 반대”라고 썼다. 조승래 의원은 “추가투표를 하자는 주장이 조직적으로 제기되는 모양”이라며 “참여를 높인다는 명분이지만 본질은 당원의 주권을 짓밟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당 선관위 공명선거분과는 이날 친청계 지지자들의 ‘최고위원 생일별 홀짝 투표 지침’과 친명계 일부 의원의 ‘전 당원 100% 투표’ 현수막 게시 건을 심리했다. 홀짝 투표 지침에는 경고 조치, 현수막 논란에는 징계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거론됐으나 최종 결론은 5일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내려질 전망이다.
  • [사설] 대법관 공석 5개월, 후임 인선 더 미뤄선 안 된다

    [사설] 대법관 공석 5개월, 후임 인선 더 미뤄선 안 된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회의가 어제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 4명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이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본격화된 것은 다행이나 여전히 우려스럽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이 5개월째 공석인 현실을 보자면 추천위 통과만으로 인선 완료를 기대하기 어렵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추천위는 지난 1월 4명을 추천했다. 통상 2주 이내에 제청이 이뤄지던 관례와 달리 반년이 넘도록 조 대법원장은 제청을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물밑에서 의견을 조율한 뒤 제청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최종 후보를 놓고 양측 이견이 크다는 분석이 그래서 지배적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교착이 빚어진 배경이다. 올해 2월 여당은 법원의 반대에도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밀어붙여 통과시켰다. 2028년부터 매년 4명씩 12명이 새로 임명되는 전례 없는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대법원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준비해야 하는데, 현행 14명 정원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해 삐걱대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와의 줄다리기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26명 체제의 구성 과정은 훨씬 더 큰 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 대법관의 다음달 퇴임까지 후임 인선이 또 지연된다면 재판 공백은 더 깊어진다. 그러나 공백이 우려된다고 해서 청와대가 원하는 인선을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어제 추천위가 4명으로 후보군을 추렸고, 노 전 대법관 후임까지 합치면 2명 동시 제청이 가능해진 만큼 선택지는 넓어졌다. 다양해진 후보군을 오히려 협의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대법관 인선은 대법원장의 제청, 국회 인사청문, 대통령의 임명으로 이어지는 절차다. 어느 한쪽의 정치적 견해에 인선이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 검증 절차를 다중으로 설계한 이유를 곱씹어 청와대와 사법부가 합리적인 조율을 해야 할 것이다.
  • [사설] 鄭법무 “고쳐야”… 결함에도 개문발차 ‘보완수사권 폐지’

    [사설] 鄭법무 “고쳐야”… 결함에도 개문발차 ‘보완수사권 폐지’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형소법 개정으로)경찰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의견이 다르다고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빛의 속도로 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부작용으로 피해자들의 피해가 악화하거나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무 장관이 뻔히 부작용을 예상하면서 거부권 행사는 건의하지 않은 채 “부작용이 생긴다면 빨리 고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의 말 하듯 할 일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개정 형소법 시행으로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의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이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수사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 사건을 기한 내 처리한 비율은 27.9%뿐이다. 개정안은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를 거부하면 검사가 징계나 수사기관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수사기관 변경은 의무조항이 아닌 데다 ‘정당한 이유’를 놓고 검사와 경찰 또는 중수청 사이에 소모적 신경전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사건처리는 지연되고 검찰과 경찰이 책임을 떠넘기는 ‘사건 핑퐁’이 심화되면서 수사기간은 무한정 늘어질 수 있다. 검찰 수사권을 없애는 수사·기소 분리는 정치검찰의 폐단 때문이다. 권력과 정치권 수사에서 중립성·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검찰의 행태에는 개혁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검찰의 손발을 완전히 잘라 민생에 피해를 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경찰수사에서 축소됐거나 왜곡된 수사를 바로잡은 순기능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견제받지 않는 경찰 수사가 어떤 혼돈을 불러올지 착잡해진다. 최근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만 해도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진실은 그대로 묻혔다. 경찰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13가지 의혹을 받는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 사건을 11개월째 아무런 처분조차 못 내리고 있다. 강선우 의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을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했고, 쪼개기 후원금 의혹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민적 관심이 쏠렸어도 권력 앞에서 경찰은 어깨를 펴는 시늉조차 못하고 있다. 이런 경찰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모두 맡겨야 한다. 두렵고 막막하다.
  • 美, 건국 때부터 관세정책 의존… 누가 집권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美, 건국 때부터 관세정책 의존… 누가 집권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정부 운영세수 확보 넘어 국가전략 도구로바이든 정부도 중국과 무역 전쟁트럼프, 관세로 경제 활성화 목표‘집권당 무덤’ 중간선거 승리 총력강제노동·과잉생산 관세도 강행정치·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를 ‘관세 왕’이라 부르며 가장 좋아하는 단어도 ‘관세’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가 저물고 ‘각자도생’이 세계 무역 질서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은 지금, 트럼프 집권 이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관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케케묵은 정책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미국이 관세 만능주의를 고집하는 배경을 짚어보고, 거센 관세 압박 앞에 놓인 한국의 경제 안보 대응 전략을 모색해본다. 미국은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연방 정부를 운영했다. 1789년 첫 관세법 제정 이후 1913년 소득세가 상설화되기 전까지 137년 동안 관세가 국가 세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랜 기간 관세에 의존한 경험은 미국이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발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세수 확보 수단이었던 관세를 오늘날 국가전략의 핵심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의 리쇼어링(해외 이전 기업의 본국 회귀)을 끌어내고 자국 경제 강화를 목표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 보조금으로 국내 투자를 장려했다면, 트럼프 정부는 고율 관세로 미국 현지 생산을 강제하고 있다.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세수 확대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이용구 전 관세청장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는 일시적 정치 현상이 아니라 세계화의 한계를 경험한 미국 사회가 선택한 새로운 국가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은 경제 전략일 뿐 아니라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주로 패배했다. 2002년 9·11 테러 이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공화당에 초당적 지지가 쏠렸던 때를 빼면 중간선거에서는 정권심판론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2석으로 여당이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잃은 하원 의석은 평균 12%로, 올해 공화당이 25석 이하를 내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방’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란 전쟁 등에 대한 반감 여론으로 상원까지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는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를 되살렸다”는 주장이 공업지대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 표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트럼프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관세 정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 ‘첨단기술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사실상 100%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래 핵심 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통된 목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에서 부과한 대중국 관세율 25%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태양광 패널·전략 물자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 견제 정책을 계승했다. 트럼프 2기에서 지난해 4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과한 관세는 올해 2월 대법원에 의해 무효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50일간 10% 임시 관세를 부과했다. 임시 관세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난달 24일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에 따른 10~12.5% 관세를 60개국에 매겼다. 불공정 무역을 규제하는 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는 강제노동에 관한 것만 부과되어 과잉생산 관세가 남아있다. 한국은 쿠팡이 지난 1월 301조 조사 개시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철회해 개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신안군 태평염전에 강제노동 명목으로 수입 보류 명령을 발동한 적이 있다. 염전 강제노동 사건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주미 관련 인력이 적극 해명에 나섰음에도 미국 입장만 반영돼 한국은 12.5%의 강제노동 관세율이 부과됐다. 이는 대만과 유럽연합(EU)의 10% 관세율보다 높다. EU를 비롯해 브라질, 호주, 중국 등 대부분 국가가 미국의 강제노동 관세를 ‘정치적 남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에 제정돼 100년 가까이 된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캐나다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 조치도 서슴지 않았다. 남미의 대표적 좌파 정부인 브라질 역시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25% 관세가 부과됐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정책은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정치적·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윤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관세 조치가 확정되더라도 미국 시장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설득하고 예외 조치를 요청하는 활동을 계속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나는 전화 잘 받았는데”…사퇴 압박 인판티노 회장, 트럼프에 도움 요청 시도

    “나는 전화 잘 받았는데”…사퇴 압박 인판티노 회장, 트럼프에 도움 요청 시도

    전 세계 축구계 전반으로부터 강한 사퇴 압박을 받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대회를 운영할 자회사를 신설하고 민간에 그 일부 지분을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후 거센 사퇴 역풍이 불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비공개 화상 회담을 추진했다. 뉴욕포스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판티노 회장이 부정적 여론 속에 ‘고립감’을 느끼며 유력 동맹의 공개 지지를 구하기 위해 이 같은 행보에 나섰다고 전했다. 애초 양측의 통화가 예정되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미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과 인판티노 간의 통화 계획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상업권 매각 계획이 좌절된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판티노 회장은 FIFA의 중계권과 스폰서십 등 핵심 상업 자산을 떼어내 자회사를 만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시 쿠슈너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스라이브 캐피털’에 지분 20%를 약 40억 달러에 매각하려 했다. FIFA의 자산을 단 한 차례의 공론화 없이 트럼프 측근에 팔겠다는 그의 계획이 드러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은 월드컵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반발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도 반대 성명을 내며 인판티노 사퇴를 압박했다. 내부 비판도 거세졌다. 케빈 라무르 FIF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AP통신을 통해 “직원들 역시 속았다”며 “논란을 일으킨 프로젝트는 FIFA가 아닌 인판티노 회장 개인의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를로스 코르데이로 수석 고문은 월드컵 지분 매각에 반발해 사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노골적인 ‘친트럼프’ 행보로 FIFA의 정치 중립을 깨뜨렸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2026 북중미월드컵 기간에는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퇴장 후 출전 정지’ 징계가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의 전화 통화 후 징계 1년 유예로 번복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아군 무인기 격추할뻔” vs “사전 인지”…2라운드 격돌 ‘무인기 사태’ 전말은 [외안대전]

    “아군 무인기 격추할뻔” vs “사전 인지”…2라운드 격돌 ‘무인기 사태’ 전말은 [외안대전]

    최전방 경계의 핵심이자 육군의 핵심 전력인 제1군단이 최근 연이어 터진 사태로 작전기강 해이 논란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중 미 무인기를 요격할 뻔한 상황부터, 전방 경계 작전에서 실탄을 삽탄하지 않도록 지침을 바꾼 상황까지 연이어 논란이 터진 가운데, 이번엔 정치권에서 “미 무인기도 아닌 아군 무인기를 격추할 뻔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2차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1군단에서 어제(3일) 또다시 초대형 사고가 터졌다”며 “이번에는 미군도 아니고 아군 무인기를 적군으로 오인해 격추 직전까지 가고 두루미 발령 직전까지 갔었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우리 육군시험평가단의 드론을 1군단이 격추할 뻔 했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육군시험평가단에서 ‘드론 시험 평가를 위한 비행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1군단 측에 통보하고 오전에 정상적으로 드론 비행이 1군단 상공에서 이루어졌다”며 “그런데 오후 4시 20분쯤 또다시 1군단 상공에서 드론 시험 평가가 이루어지자 1군단은 이것을 적군기로 오인하여 격추 직전까지 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에 시험 비행을 정상적으로 마친 것은 사전에 통보가 됐다는 것인데, 오후 비행에서 아군 드론을 구분하지 못한 것은 ‘군의 작전 시스템 붕괴’라는 주장이다. 이에 합참은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작전부대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반박에 나섰다. 합참은 “3일 경기 북부 지역에서의 무인기 비행은 절차에 따라 사전에 1군단에서 승인했고 관련 작전부대가 인지하고 있었다”며 “무인기는 당일 오전과 오후 500피트 이하로 비행 승인이 됐으나 오후에는 승인된 고도보다 높은 고도로 비행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이에 따라 1군단은 해당 무인기가 사전 승인된 무인기 또는 미승인된 무인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 및 평가하기 위해 정상 작전절차를 수행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시스템 붕괴가 아닌 고도 위반에 따른 규정상의 확인 절차였다는 취지다. 적 무인기 대응 태세인 ‘두루미’ 발령은 이뤄지지 않았다. 성 의원은 1군단장이 직무배제된지 하루 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을 두고 ‘장관 책임론’을 주장했다. 성 의원은 “1군단장이 직무에서 배제된 이후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휘관 교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안규백 장관은 우리 군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든 데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1군단 사태’의 발단은 최전방 경계부대 실탄 미장착 논란에서 시작됐다. 일반전초(GOP) 및 최전방 소초(GP)에서 규정상 갖춰야 할 경계 작전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 군은 전방부대에서 공용화기 실탄 삽탄을 원칙으로 하지만, 1군단은 군단장 재량으로 이처럼 경계작전 지침을 변경했다고 한다. 당시 합참은 이에 “보고 받지 못했다”며 “일부 부대에서 예외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장 확인 후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두 번째 논란은 지난달 30일 미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격추 직전 상황까지 가며 시작됐다. 당시 주한미군 측은 “해당 무인기 비행 계획을 한국군에 미리 통보 및 공유했고, 정상적인 연합훈련 절차의 일환이었다”고 밝힌 반면, 우리 군은 “해당 무인기의 비행계획을 정식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상반되는 입장을 내놓으며 혼선을 키웠다. 국방부는 지난 3일 한기성 육군 1군단장(중장)을 조사기간 동안 직무배제했다. 학군장교 출신인 한 중장은 지난해 11월 진급해 비육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육군 내 주요 보직인 1군단장을 맡았다. 이에 더해 합참은 같은 날 “실무자가 (미측의 무인기 비행훈련) 통보를 받고 상급자에게 보고하거나 관련부대에 전파하지 않았다”며 “미측도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의 승인을 받기 위한 공식 절차를 수행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점은 미흡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원칙상 미측은 일정 고도 이하 훈련일 경우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 이상일 경우 공작사에 공문을 통해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일정 고도 이상의 훈련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에 따라 기존 관행대로 실무자가 미측과 문자메시지로 이를 승인한 뒤,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단 것이 이번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측이 원칙과 달리 훈련 전날에야 이를 통보한 점도 지적됐다. 안 장관은 같은 날 합참 작전지휘실에서 긴급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소집해 특별기강 점검을 지시했다. 안 장관은 “국방부 감사관 주도로 ‘합동 특별 기강점검 TF’를 구성해 1군단을 비롯한 전군을 대상으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종료 전까지 작전기강과 보고체계를 집중 점검하라”고 말했다.
  • ‘올공 시위 지지’ 최시원에 “한동훈은 안 돼” 댓글 쏟아져…입 열었다

    ‘올공 시위 지지’ 최시원에 “한동훈은 안 돼” 댓글 쏟아져…입 열었다

    최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이어지고 있는 ‘재선거 요구 시위’를 공개 지지한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겸 배우 최시원(40)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책 한 권을 소개했다 쏟아진 네티즌들의 댓글에 입을 열었다. 4일 가요계에 따르면 최시원은 전날 채널A 김진 앵커의 책 ‘품격있는 대화를 위한 지식 브리핑’을 소개한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저를 걱정해 주시고 생각해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언론인분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수많은 현안을 깊이 고민하실 것”이라며 “그런 만큼 개인적인 호불호나 일부 의견만으로 특정 인물이나 진영의 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고민 끝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밝힌 견해라면, 그 내용과 취지는 차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나와 다른 의견이라도 곧바로 단정하기보다, 먼저 상대의 생각과 배경을 이해하려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시원은 지난달 김 앵커와 만난 사실을 SNS에 공개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김 앵커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추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책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적 배경과 국제 정세를 둘러싼 여러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이에 그의 게시물에는 “한동훈 라인에 서는 건가”, “한동훈은 안 된다”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김 앵커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연결 지으며 최시원이 마치 자신의 ‘진영’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풀이된다. 그는 네티즌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잘못한 것은 분명히 비판하고, 잘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라며 “한 사람을 단순히 진영으로만 판단하기보다, 각각의 선택과 행위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는 것이 공정한 평가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시원은 지난 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자신의 SNS에 “의롭지 못하면 망한다”는 뜻의 ‘불의필망, 토붕와해’라는 한자 문구를 게재했고, 지난달에는 ‘재선거 시위’를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가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 반발해 ‘악플’을 단 일부 팬들과의 법적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온라인에 악성 게시물을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익명 이용자 10명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모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 이란, 우크라 3곳 폭격 직전?…‘이 한마디’에 공격 취소 [밀리터리+]

    이란, 우크라 3곳 폭격 직전?…‘이 한마디’에 공격 취소 [밀리터리+]

    이란이 카스피해에서 자국 화물선이 피격된 뒤 우크라이나 내 세 곳을 보복 공격하려 했지만, 키이우 측의 해명 이후 작전을 취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이란은 표적과 공격 수단, 준비 단계 등을 공개하지 않아 실제 작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지낸 모센 레자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의 발언을 전했다. 레자이는 이란군이 우크라이나 내 세 지역을 공격할 준비를 마쳤으나, 우크라이나가 사과해 계획을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달 25일 카스피해에서 이란 상선이 공격받은 사건과 관련해 나왔다.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당시 폭발로 선원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다쳤다. 이란은 우크라이나가 적대적이고 범죄적인 공격을 벌였다며 테헤란 주재 우크라이나 외교관을 불러 항의했다. 우크라이나는 카스피해에서 러시아 군함과 이란 관련 군수물자를 운송하던 선박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피해 선박을 민간 상선으로 규정하며 우크라이나가 전쟁 범위를 확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란 “세 곳 타격 준비”…표적·무기는 함구 레자이는 이란이 겨냥했다는 세 곳의 위치나 성격을 밝히지 않았다. 미사일과 드론 등 어떤 무기를 동원하려 했는지, 실제 공격 명령이 내려졌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이란 정부나 군 당국도 관련 작전 계획을 뒷받침할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레자이의 발언은 현재까지 프레스TV를 통해 전해진 주장으로, 외부 기관이나 다른 국가가 이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란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우크라이나를 직접 공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란과 우크라이나의 직접 군사 충돌로 번질 수 있었음을 보여 준다. 이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이란제 설계 드론 문제로 키이우와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란에 러시아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으며 중동 국가들에는 이란제 드론을 요격한 경험과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우크라 “민간 선박 겨냥 안 해”…‘사과’ 해석 엇갈려 양국은 지난달 28일 외교장관 통화를 통해 확전을 피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에게 우크라이나의 군사 행동은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한 것이며, 민간 선박이나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에도 긴장을 높이지 말고 러시아 지원을 끝내라고 요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시비하 장관이 선박 공격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으며 우크라이나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 국민과 이익을 겨냥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며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레자이는 이 통화를 우크라이나의 ‘사과’로 표현했지만, 공개된 우크라이나 측 설명에는 명시적인 사과라는 표현이 없다. 우크라이나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이란의 대러시아 지원을 다시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레자이의 발언은 실제 공격 계획을 공개했다기보다, 이란이 군사적 대응을 준비했고 우크라이나의 해명을 끌어내 보복을 멈췄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성격일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란 측의 정치·군사적 주장으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 부산 남구 ‘재정비상사태’ 선언에…전임 구청장 “정치 선동” 법적 대응 예고

    부산 남구 ‘재정비상사태’ 선언에…전임 구청장 “정치 선동” 법적 대응 예고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이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하자 전임 오은택 구청장이 ‘정치 선동’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오은택 전 부산 남구청장은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재범 남구청장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박재범 남구청장이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고강도 세출 조정과 지방채 100억 원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반발이다. 당시 박 구청장은 2027년에 462억 원의 재원 부족이 예상되고, 순세계잉여금이 2022년 1004억 원에서 올해 288억 원으로 4년 만에 71%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입·세출의 균형과 재정 안정성이라는 기본적인 예산 편성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전임 구청장의 구정을 비판했다. 그러나 오 전 구청장은 박 구청장의 발표가 사실과 다르며 ‘정치적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2021 회계연도 순세계잉여금은 915억 원이며, 이 재원이 복합청사, 국민체육센터, 도서관, 도시재생 등 주민 숙원사업에 쓰이고 통합안정화기금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오 전 구청장은 “박 구청장은 민선8기가 순세계잉여금 약 1000억 원을 소멸시켜 남구 재정이 바닥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데, 공공자산에 투입한 재원을 ‘날아간 돈’ 또는 ‘소멸된 돈’으로 표현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선동에는 숫자로 답하겠다. 동일한 예산·결산서 등 자료를 놓고 주민과 언론 앞에서 일대일 끝장토론을 하자”라고 제안했다. 또 내년 재원 부족과 관련해서는 “확정된 결산 결과가 아니라 세입과 세출을 미리 가정한 추계”라며 “462억 원에 포함된 사업별 내역과 민선 9기 신규사업 부담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관세왕’ 트럼프의 만능 몽둥이…“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관세왕’ 트럼프의 만능 몽둥이…“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를 ‘관세 왕’이라 부르며 가장 좋아하는 단어도 ‘관세’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가 저물고 ‘각자도생’이 세계 무역 질서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은 지금, 트럼프 집권 이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관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케케묵은 정책’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미국이 관세 만능주의를 고집하는 배경을 짚어보고, 거센 관세 압박 앞에 놓인 한국의 경제 안보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미국은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연방 정부를 운영했다. 1789년 첫 관세법 제정 이후 1913년 소득세가 상설화되기 전까지 137년 동안 관세가 국가 세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랜 기간 관세에 의존한 경험은 미국이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발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세수 확보 수단이었던 관세를 오늘날 국가전략의 핵심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의 리쇼어링(해외 이전 기업의 본국 회귀)을 끌어내고 자국 경제 강화를 목표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 보조금으로 국내 투자를 장려했다면, 트럼프 정부는 고율 관세로 미국 현지 생산을 강제하고 있다. 이용구 전 관세청장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는 일시적 정치 현상이 아니라 세계화의 한계를 경험한 미국 사회가 선택한 새로운 국가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은 경제 전략일 뿐 아니라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주로 패배했다. 2002년 9·11 테러 이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공화당에 초당적 지지가 쏠렸던 때를 빼면 중간선거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초반부터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첫번째 집권했던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주며 탄핵 위기를 맞았던 경험이 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2석으로 여당이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잃은 하원 의석은 평균 12%로, 올해 공화당이 25석 이하를 내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방’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란 전쟁 등에 대한 반감 여론으로 상원까지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관세 정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에서 부과한 대중국 관세율 25%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태양광 패널·전략 물자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 견제 정책을 계승했다. 트럼프 2기에서 지난해 4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과한 관세가 올해 2월 대법원에 의해 무효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50일간 10% 임시 관세를 부과했다. 임시 관세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난달 24일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에 따른 10~12.5% 관세를 60개국에 매겼다. 법원의 제동에도 대체 법률을 찾아내 촘촘한 관세 장벽을 구축한 것이다. 불공정 무역을 규제하는 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는 강제노동에 관한 것만 부과되어 과잉생산 관세가 남아있다. 한국은 쿠팡이 지난 1월 301조 조사 개시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철회해 개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신안군 태평염전에 강제노동 명목으로 수입 보류 명령을 발동한 적이 있다. 염전 강제노동 사건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주미 관련 인력이 적극 해명에 나섰음에도 미국 입장만 반영돼 한국은 12.5%의 강제노동 관세율이 부과됐다. 이는 대만과 유럽연합(EU)의 10% 관세율보다 높다. EU를 비롯해 브라질, 호주, 중국 등 대부분 국가가 미국의 강제노동 관세를 ‘정치적 남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에 제정돼 100년 가까이 된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캐나다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 조치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중도좌파 성향의 캐나다 정권을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부르며 적대감을 드러냈고, 캐나다 산불 피해가 미국에 영향을 미치자 이를 빌미로 관세를 매겼다. 남미의 대표적 좌파 정부인 브라질 역시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25% 관세가 부과됐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정책은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정치적·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윤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관세 조치가 확정되더라도 미국 시장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설득하고 예외 조치를 요청하는 활동을 계속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한국은 일본에 역대급 호감인데…‘독도는 일본땅’ 망언, 다카이치 방위백서 논란 [핫이슈]

    한국은 일본에 역대급 호감인데…‘독도는 일본땅’ 망언, 다카이치 방위백서 논란 [핫이슈]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처음 발간한 방위백서에 독도가 자국 고유 영토라고 명시했다. 무려 22년째 이어지는 억지 주장이다. 일본 방위성이 4일 각의(국무회의) 이후 발표한 올해 방위백서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 환경에 관한 기술에는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적혀 있다. 일본에서 고유 영토는 한 번도 외국 영토가 된 적이 없는 땅을 의미한다.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로 지칭한 것은 22년 전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일본은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독도와 관련한 억지 주장을 방위백서에 담아왔다. 더불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이라는 제목의 지도에서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를 둘러싼 영토 문제’라고 표기했다. ‘우리나라 주변 해·공역에서의 경계·감시’ 지도에서는 독도 주변에 파란색 실선을 쳐 자국 영해라는 주장을 강조했고, ‘우리나라와 주변국·지역의 방공식별구역’(ADIZ) 지도에서도 한국 ADIZ 내의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했다. 방위백서는 국가 안보를 위해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 뒤 그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는 보고서다. 올해 역시 다카이치 총리 주재로 열리는 각의에서 2026년도 방위백서가 채택됐다.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일본은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면서도 한국을 중요한 안보 협력 파트너로 명시했다.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과제에 대한 대응에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테러 대책,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 해양 안전보장 등 한일 양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하고 복잡해지면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위 분야 협력국을 다룬 부분에서 한국과 관련한 내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호주, 인도, 유럽에 이어 네 번째로 배치됐다. 일본은 2024년 이후 3년 연속 방위백서에서 한국을 ‘중요한 이웃 나라’로 명시하고 있다. 한미일 공조와 관련해서는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관해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여러 안보상 과제 대처에 중요하다”고 적었다. 한국인 절반 이상 “일본 좋다” 응답한편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54.3%를 기록하며 2013년 첫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본인의 한국 호감도도 1년 새 10.5% 포인트 급증했다. 양국의 민간 연구소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국제문화회관(IHJ)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 EAI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제13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인의 일본 호감도(좋은 인상)는 지난해(52.4%)보다 1.9% 포인트 오른 54.3%로 조사됐다. 호감도는 2020년 최저점(12.3%)을 기록했으나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대를 기록했다. 2013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일본 호감도 상승에는 여행과 쇼핑, 음식, 대중문화 등 민간 차원 교류 확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들은 일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 ‘친절하고 질서를 중시하는 국민성’(66.9%)과 ‘매력적인 식문화와 쇼핑·여행’(43.9%) 등을 주로 꼽았다. 반면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은 38.5%, 중립 응답은 7.2%로 집계됐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는 역사 반성 미흡(74.9%), 독도 문제(46.9%), 위안부·강제동원 등 역사 문제 미해결(42.0%)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 국민의 한국 호감도도 증가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큰 폭으로 회복됐다. 일본인의 한국 호감도는 지난해(24.8%)보다 10.5%포인트 급등한 35.3%로 조사됐다. 한국 호감도가 올라간 원인으로는 한류 콘텐츠 및 여행·식문화 등 민간 교류 확대가 작용했다. 한국 정국 안정화와 한일 셔틀외교를 통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인상 호전 등 정치·외교적 요인도 긍정적 변수로 꼽혔다. 부정적인 인상은 44.1%로 지난해(51.0%)보다 대폭 낮아졌다. 중립 응답은 20.6%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과 일본의 만 18세 이상 성인 309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한국에서는 1547명, 일본에서는 1552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 친명·비명 싸움판에 등장한 ‘일베’ 단어…김영호 분통 터뜨린 최민희의 ‘황당 사과법’

    친명·비명 싸움판에 등장한 ‘일베’ 단어…김영호 분통 터뜨린 최민희의 ‘황당 사과법’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선거전이 상호비방으로 뜨거워진 가운데 최고위원 후보자 간 공방 도중 극우 성향 커뮤니티를 뜻하는 ‘일베’(일간베스트) 단어까지 등장하며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는 최민희 후보의 “박쥐” 발언과 이에 따른 사과 태도를 두고 “모멸감을 주는 일베 문화가 몸에 밴 것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 1일 충청권 순회경선 합동연설회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후보에 따르면 자신이 연설 도중 “당권파 저지를 위해 송영길·김민석 후보와 연대하겠다”고 언급하자 옆에 있던 최 후보가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박쥐네”라고 중얼거린 장면이 포착됐다. 김 후보는 최 후보의 계파주의적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동료 의원에게 박쥐라는 표현을 쓰고 폄하하며 모멸감을 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일베 문화”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일자 최 후보는 지난 3일 OBS 경인TV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일베식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사과드리고 그런 표현은 다시는 쓰지 않겠다”면서도 “공개적으로 조롱한 게 아니라 작은 소리로 ‘혹시 이렇게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이 마이크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 같은 해명이 자신을 더 분노하게 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님이 그 이야기를 들으셨네, 그럼 사과드리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에 불과하다”며 “김영호 의원이 못 들었으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매우 황당한 일베식 사과법”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최 후보를 향해 “본인이 듣기 싫은 당원들의 비판을 모두 일베 문화라고 몰아붙이더니, 정작 본인의 언행에 일베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지도부의 대국민 메시지 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 후보의 자격을 재차 문제 삼았다. 그는 “최고위원은 본인의 알량한 정의감이나 소신으로 아무 말이나 뱉어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지역 현장에서 피땀 흘려 고생하는 원외위원장과 당원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지도부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절제되지 않은 발언을 남발하면 당 전체가 위기에 빠지고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팀을 만들고 통합을 이끌 3선 의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박쥐 발언’과 ‘일베 공방’은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대립 구도가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과열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힐난으로 시작한 이번 파장이 향후 당내 표심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반도체 품은 전남광주,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판 커졌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인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를 향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단순한 기관 유치를 넘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용수’와 ‘인재’를 책임질 전문 기관을 추가로 정조준하며 유치판을 대폭 키우는 모양새다. 4일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최근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기존 40개 건의 대상 기관에 더해 반도체 산업 지원 기능을 수행할 4~5개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을 국토교통부에 강력히 건의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확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특별시가 유치 전략을 수정한 배경에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규모가 당초 후공정 패키징 중심에서 전공정 팹(Fab) 4기 구축으로 대폭 확대된 점이 주효했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250만 평 규모의 반도체 팹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6.3GW의 막대한 전력과 하루 64만 톤에 달하는 산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특별시는 나주댐 농업용수의 대체 공급과 하수재이용수 활용 등을 통해 일일 100만 톤 이상의 용수 확보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배치가 산업 생태계 구축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의 우호적인 기류도 유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특별시에 대한 공공기관 집중 배치 방침을 시사함에 따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적 결단’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별시는 유치전의 승기를 잡기 위해 행정부시장 주재의 ‘공공기관 유치추진단’을 가동하고, 범시도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아울러 핵심 기관 이전을 위한 법률 개정 등 국회 차원의 지원 사격도 요청한 상태다. 특별시 관계자는 “반도체 산단 조성 확정에 따라 발굴 기관이 45개 상당으로 확대됐다”며 “국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서남권 클러스터의 성공적 안착과 지역 발전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9월 중 발표 예정인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지방분권 역행’ 반발 확산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지방분권 역행’ 반발 확산

    정부가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한다는 소식에 해당 지자체들이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공공기관 혁신과 효율화를 위해 여수광양·부산·인천·울산 등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해 가칭 ‘한국항만공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소식에 항만업계와 지자체, 노동계 등에서는 항만이 지닌 고유의 특성과 전문성을 무시한 탁상공론식 행정편의주의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광양시의회는 여수시의회에 이어 최근 성명서를 통해 “항만공사 통합이 단순한 공공기관 조직 개편을 넘어 국가 물류체계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각 항만이 가진 특수성과 차별화된 운영 전략을 무시한 일방적 통합이다”고 비판했다. 여수광양항은 국가 기간산업인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의 물류를 지원하는 수출입 산업 중심항, 부산항은 글로벌 컨테이너 허브, 인천항은 수도권 및 대중국 관문항, 울산항은 에너지·액체벌크 특화항으로서 각각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양시의회는 정부를 향해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4개 항만공사 강제통합 계획의 즉각 철회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 구성 및 투명한 공론화 절차 이행을 요구했다. ‘해양 전문가’로 불리는 박성현 광양시장도 지난 6월 당선인 시절부터 “국가 백년대계를 흔드는 무책임한 시도다”며 “항만공사 통합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박 시장은 “특화된 항만들을 하나로 묶어 획일적인 인사·회계·자산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면 항만의 고유한 매력은 사라지고 글로벌 고객들의 대규모 이탈을 초래할 뿐이다”며 “정부는 밀실 검토를 멈추고, 국가 전체의 물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전면 재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4개 항만공사의 독립 체제 유지 및 자율성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부당성을 짚을 예정이다. 부산, 인천, 울산 등 전국 주요 항만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정치권에서도 거센 반발과 공동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해운항만 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각 항만의 고유한 역할을 말살하고 중앙집중형 통제로 회귀하려 한다”며 “전국 항만공사들의 자율성,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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