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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여기] 재선 동기로 본 통일 대박/안석 정치부 기자

    [지금&여기] 재선 동기로 본 통일 대박/안석 정치부 기자

    “4년 연임제 대통령이라면 가능했을까.” 올 초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을 들었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이다. 연임제라면, 다시 말해 재선 지향적 동기가 있는 대통령이라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2년차에 통일이 국정의 화두가 되도록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임기가 5년인 경우와 ‘4년 더하기 4년’, 즉 8년을 일할 수 있는 경우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4년 연임제에서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첫째도, 둘째도 경제일 가능성이 크다. 다른 일을 아무리 잘해도 경제 성적이 탐탁지 않으면 국민들은 전망적이기보다 회고적이기 쉽고, 재선 가능성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와 진보 간 입장이 뚜렷해 절반의 지지만 얻을 수 있고,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남북 관계는 전면에 내세워도 그다지 얻을 게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만약 4년 연임제였다면 박 대통령은 올해 초 통일 대박이 아닌 ‘경제 대박’을 외치며 2016년을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임제 대통령은 재선이란 압박에서 자유롭다. 대신 임기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해,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행동한다. 역대 대통령에게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아이템은 정치·사회 개혁이나 남북 관계였다. 박 대통령은 그 가운데 ‘통일 대박’을 들고나왔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노력 의무’를 다하기 위해 통일 대박을 외쳤는데, 이게 단지 재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싱겁게 말하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변에 물어보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극복한 대통령으로 기억하는가,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한 대통령으로 기억하는가. 박근혜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0.01%라도 올린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국민이 대통령의 이름을 기억해 주리라 장담하긴 어렵다. 결국 우리 대통령은 거시 담론이나 그와 관련된 대형 이벤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통일대박론은 통일이 우리의 소원이자 사명이기 때문이 아니라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나온 얘기일지도 모른다. 재선 지향 의지만으로 상·하원들의 행태를 완벽하게 설명한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메이휴처럼 ‘재선 동기’만으로 우리 대통령의 행태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임기 5년에 ‘갇힌’ 대통령의 행동 패턴을 이제는 한꺼풀 벗겨 생각해 볼 때도 되지 않았을까. ccto@seoul.co.kr
  • 지성·예술·통속·스포츠… 역사의 좌표를 제시했다

    지성·예술·통속·스포츠… 역사의 좌표를 제시했다

    1945년 해방을 맞자 한국의 지성 역시 과감히 자유와 해방을 선언했다. 이는 사상 학문적 좌우 분열기에도, 반공독재와 부정부패가 횡행하던 시절에도, 물질적 풍요로움과 부의 추구가 정신적 빈곤을 부추길 때도,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해 민족, 해방 등속의 언어가 철 지난 유행가처럼 무시받을 때에도 꿋꿋하게 유지돼 왔다. 집계할 수 없을 정도로 수없이 명멸하면서도 감내해 온 해방 이후 잡지(雜誌)의 역사다. 고스란히 한국의 지성사, 문화사 흐름과 맞닿았다. 이들이 표방했던 내용의 고갱이는 창간사를 통해 압축적으로 담긴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학과 교수는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마음산책)을 펴내며 해방 이후 2000년대까지 발간됐던 잡지 123종의 창간사를 분석해 당대의 시대정신과 조응했던 지성사의 흐름을 짚어 냈다. 1945년 12월 창간한 월간지 ‘백민’은 창간사에서 ‘백민은 대중의 식탁입니다. 문화에 굼주린 독자여 맘것 배블리 잡수시요. 쓰는 것도 자유, 읽는 것도 자유, 모-든 것이 자유해방이외다’(원문 표기)라고 밝히며 ‘말과 정신의 자유’를 천명했다. 1948년 9월 창간한 ‘학풍’은 문학, 과학, 역사학, 사회학, 법학, 정치학 등 전방위 분야를 망라한 종합학술지였다. ‘학풍’의 창간사 제목은 ‘학문의 권위를 위하여’다. 해당 연구가 정치하게 분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인문학의 재출발 선언문이자 곡학아세의 학자들에 대한 천둥과도 같은 계언이다. ‘학자가 오늘은 생활을 위하여 몸을 영리기업에 두기도 하며, 내일은 세속적 위력에 아첨하여 학계를 파는 데 여념이 없다.(…) 우리의 학계가 급속히 자체의 권위를 자각하지 않으면 학문의 이름 앞에 자멸의 길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6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흠칫 놀라 움찔거릴 만한 일갈이다. 이는 함석헌과 장준하라는 한국 현대지성사의 두 거목이 이끌었던 월간 ‘사상계’(1953년 4월 창간)로 이어졌다. ‘사상계’의 존재만으로 만족하기에 박정희 정권의 현실은 참혹했다. 눈엣가시 같던 ‘사상계’ 외에도 ‘모든 지성과 양심의 나침반’을 자부한 ‘청맥’(1964년 8월 창간)이 나왔고 기꺼이 탄압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1966년 당시 스물여덟 살의 서울대 전임강사였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계간지 ‘창작과비평’을 창간한다. 오랜 시간 한국 사회 지성의 전위이자 본대였던 ‘창작과비평’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 문예지의 특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문학과지성’(1970년 창간)과 함께 문예계간지의 축을 이룬다. 지성의 성찰은 1976년 3월 창간한 ‘뿌리깊은 나무’에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한글 중심주의, 민중주의, 생태주의 가치를 전면적으로 표방한 ‘뿌리깊은 나무’ 창간사는 ‘고급문화의 그늘에서 시들지도 않고 이 시대를 휩쓰는 대중문화에 치이지도 않으면서, 변화가 주는 진보와 조화롭게 만나야만 우리 문화가 더 싱싱하게 뻗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1991년 ‘녹색평론’에 이르러 생태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으로 진화한다. 창간사는 ‘파국을 향해 질주하는 산업문명’, ‘정치나 경제의 위기일 뿐 아니라 문화적 위기, 즉 도덕적·철학적 위기’ 등으로 시대를 진단했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가 ‘인간 중심의 관점에 머무르는 한(…) 크게 미흡한 사상’이라고 일갈했다. 물론 엄숙한 잡지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57년 2월 ‘야담과 실화’ 창간호는 ‘육체파 미인 윤인자양’의 총천연색 화보를 앞세웠다.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다는 논란 속에서도 통속 대중잡지의 흐름은 1968년 9월 ‘선데이 서울’ 창간까지 계속된다. 1982년 아무 직함도 없이 ‘박근혜’ 명의로 창간사를 썼던 만화잡지 ‘보물섬’부터 ‘음악동아’(1984년 창간), ‘미술세계’(1984년 창간), ‘과학동아’(1986년 창간) 등 전문지에 이르기까지 잡지의 분화는 본격화한다. 특히 페미니즘을 표방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를 비롯해 2000년 ‘아웃사이더’, 2012년 ‘월간 잉여’ 등이 잇따라 창간됐다. 또한 2000년대 이후 ‘GQ’(2001), ‘맥심’(2002) 등의 해외 판권을 사 온 라이선스 잡지는 자동차, 패션, 섹스, 스포츠 등 ‘남성용 콘텐츠’를 세계적 트렌드로 녹여 냈다. 천 교수는 “잡지를 창간하는 일에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욕망,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퍼뜨리고 싶다는 욕망, 잡지를 중심으로 앎과 삶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 같은 것이 관여한다”면서 “(창간사에는) 현재의 역사적 좌표와 사회상을 말하는 것이 공통적이며, 창간사에 담긴 정신과 말은 당대의 현실과 상호작용해 빚어진 것”이라고 지성사와 문화사의 틀로서 창간사를 분석했음을 밝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민 노래 ‘아름다운 나라’로 10년간 사랑받은 성악가 신문희

    [김문이 만난사람] 국민 노래 ‘아름다운 나라’로 10년간 사랑받은 성악가 신문희

    깊어 가는 가을이다. 봄과 여름에 찬란했던 그 커다란 고목이 무게도 없는 낙엽을 떨궈 버린다. 속절없다. 어쨌거나 또 봄은 오겠지. 늘 그러하듯이 말이다. 덕수궁 돌담길이다. 쌀쌀한 바람이 분다. 한 여인을 만났다. 노래 한 곡을 청했다. ‘저 산자락에 긴 노을이 지면 걸음걸음도 살며시 달님이 오시네/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난 행복한 내가 아니냐.’ 대중음악, 드라마음악, 국악의 여운을 담으면서도 파워 넘치는 성악곡이다. 제목은 ‘아름다운 나라’다. 우리 민족,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녹여냈다. 우리나라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노래로 ‘애국가’ 못지않게 잘 불린다. 여인은 16세 때 인간문화재 홍원기 선생에게 가곡을 전수받았다고 했다. 한 곡을 더 부탁했다. ‘어이, 아흐’ 하면서 손바닥으로 무르팍을 탁탁 치며 ‘꺾음새’와 ‘시김새’의 장단을 뱉어낸다.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도 잠시 멈추고 그 소리를 듣는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춘다. 아름다운 광경이 절로 만들어진다. ●‘아름다운 나라’로 한국 빛낸 여류인사 50인에 1981년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와 미국의 전설적인 포크음악 가수 존 덴버가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당시 둘은 ‘퍼햅스 러브’라는 노래를 1~2소절씩 나누거나 함께 부르거나 하며 각자의 개성과 영역을 잘도 넘나들었다. 당대 최고 음악가의 목소리에다 ‘사랑이란 아마도’라는 서정적인 노랫말과 멜로디로 전 세계 팬들의 가슴을 휘어잡았다. 지금은 팝페라가 고유명사처럼 쓰이지만 당시만 해도 성악가와 팝가수가 함께 노래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이후 성악가가 팝뮤직을 부르고 팝가수가 성악을 부르는 일이 많아졌다. 국내에서는 대중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3년 ‘하여가’라는 제목으로 2집 앨범을 발표할 때 국악과 랩을 잘 조화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성악가 조수미씨가 드라마 명성황후의 주제가 ‘나 가거든’을 불러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크로스오버 음악’이란 서로 다른 장르를 넘나들며 교차시킨다는 뜻이다. 완전히 뒤섞어 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르를 결합하면서도 장점을 잘 살려내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융합을 뜻하는 퓨전과는 조금 다르다. ‘아름다운 나라’로 유명한 신문희씨는 성악가이기도 하지만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2004년 ‘크로스오버 음악’이란 이름 자체도 생소하던 그때 1집 음반 ‘위스퍼링 오브 더 문’이라는 음반을 발표하며 이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4년 후에는 2집 앨범 ‘패션’을 통해 국악과 성악을 접목한 감동적인 곡 ‘아름다운 나라’를 선보였다. 이뿐만 아니다. 1962년에 나온 피터폴&메리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500마일’,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에서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 그리고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간다고 하지 마오’ 등 동서양,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10곡을 내놓았다. 특히 ‘아름다운 나라’는 발매 후 중학교 1, 3학년 음악 교과서에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동시 수록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홍보영상에 주제가로 쓰이는가 하면 전국 유치원 재롱잔치부터 각종 합창대회에서까지 선곡되는 등 나이, 성별에 관계없는 전 국민의 노래로 자리 잡았다. 아이돌그룹의 곡이 아닌데도 해외에서 가슴 찡하게 자주 불리는 곡이기도 하다. 얼마 전 베트남 국영 TV에서 한 여대생이 이 곡을 열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본,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인기를 모은다. 유튜브에서도 그 인기를 단박에 확인할 수 있다. 대중적 비주류인 장르에 새로운 창법을 구사하며 10년을 버텨 온 까닭이다. 이 같은 정열적인 시도도 그렇지만 가곡과 성악을 전공하고 유럽 굴지의 음악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크로스오버 음악 세계’로 뛰어들었다는 점이 더욱 이채롭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난 그에게 ‘아름다운 나라’를 부른 10년간의 소감을 우선 물었다. “한마디로 노래만 불러서 먹고살 수 없는 세상에 그것도 대중적이지 않은 창법을 구사하며 10년을 지내 왔습니다. 홀로 걸어 온 10년이 녹록지 않았고 앞으로도 쉽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해야지요.”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클래식이 보수적으로 계속 머물지 말고 대중적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 한국적인 크로스오버를 해 보자는 생각에서 한국인이 소름 끼치도록 좋아하는 음악을 생각했고, ‘아름다운 나라’에 굿거리장단을 삽입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아름다운 나라’로 한국을 빛낸 여류 인사 50인에 뽑히기도 했다. 이 노래는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곡으로 불리며 한류를 일으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번역해 부른다. 우리나라 일부 군부대에서는 아침 기상을 알리는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별명은 ‘신병장’이다. 팬클럽에서 지어 줬다. “무대에서는 여신이라고 하고 일상에서는 신병장이라고 해요. 제가 성격이 좀 털털한 편이거든요. 무대에 선 모습을 보고 여전사라고 하는 팬들도 있어요.” 그렇다면 그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 “평생 데리고 사는 골치 아픈 놈입니다.” 혼자 살고 있는 그에게 나이를 묻자 “물어보는 사람은 많은데 데리고 살지 않을 거면 묻지 말라고 대답한다”고 말했다. 에구, 성격이 까칠한가 보다. 이런 표현에 그는 히죽 웃어넘긴다. 그가 음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2살 때였다. CM송을 죄다 따라 부를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선생이 ‘여창가곡’을 해 보라고 권하면서 인간문화재 홍원기 선생한테 추천을 해 줬다. 그러던 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공연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성악으로 방향 전환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법대에 진학하라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성악가의 길을 걸어갔다. 당시 친척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국제정치학 교수로 있어 다른 나라보다 영국행이 쉽게 이뤄졌다. 하지만 음악적 연고가 없었던 그는 무작정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왕립음악학교에 찾아가 명성이 높았던 줄리 케너드 성악과 교수에게 제자로 삼아 달라고 여러 번 간청해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이후 그는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중앙음악학교에 입학해 성악 정규 코스 및 피아노 과정을 3년 만에 이수했다. 그리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우크라이나국립음대에 최초의 동양인이자 역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다. 특히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성악가 조앤 서덜랜드가 심사위원을 했고 또 성악가 조수미씨가 입상했던 빈센초 벨리니 콩쿠르(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2002년 최연소 심사위원이 돼 유럽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심사위원의 평균 연령이 60대였던 점을 감안할 때 30대의 최연소 심사위원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아름다운 나라’는 ‘희망의 나라’ 다시 요즘 얘기로 돌아왔다. 최근에는 제주 공연을 다녀왔고 영국 공연도 예정돼 있다. 이달에만 자선 공연이 3차례나 있다. ‘아름다운 나라’로 10년 동안 우리 강산을 아름답게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런가요. 열정 하나로 부른 것 같아요. 이제 새로운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포기와 희망이 오락가락했지만 지금은 감사와 열정이 오락가락합니다(웃음). ‘아름다운 나라’는 ‘희망의 나라’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아름다운 곳이지요. 곡이 좋아 시작했고 지금은 전국의 남녀노소가 부르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특히 미래를 짊어지고 갈 아이들이 불러준다는 것은 큰 보람입니다.” 힘든 일도 있을 터.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중적인 음악이 아닌 까닭에 음반을 제작해 주는 제작사가 쉽게 나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집 앨범까지 냈지만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 요건인 음반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2의 ‘아름다운 나라’를 터뜨려줄 때가 된 데 대한 아쉬움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 가슴에 남는 곡 하나 남기고 죽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저 같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노래를 듣고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어린 세대들이 바람직한 어른으로 살도록 하고 싶어요.” 선임기자 km@seoul.co.kr ■성악가 신문희는 우크라이나국립음대 동양인 최초·역대 최연소 교수 美 국회의사당 초청 공연…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도 서울 출생이다. 16세에 인간문화재 홍원기에게서 ‘여창가곡’을 사사했다. 19세에 바리톤 송계묵한테 성악을 공부했다. 1990년 영국 왕립학교의 줄리 케너드 교수에게 성악을 배웠다. 1996년 이탈리아 중앙음악학교에서 성악과 피아노 정규과정을 이수했다. 2000년 우크라이나국립음대 최초 동양인, 역대 최연소 교수가 됐다. 2002년 이탈리아 빈센초 벨리니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이 됐다. 2004년 1집 ‘위스퍼링 오브 더 문’(Whispering of the moon)을 발표했다. 2008년 2집 ‘패션’(Passion, 아름다운 나라 수록)을 냈다. 2010년 싱글 ‘무니’(MOONY) 정규 3집 ‘클래시’(Classy)를 냈다. 2004년 미 국회의사당 초청 공연을 가졌다. 2003, 2007, 2010, 2014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2013 코레일 홍보대사, 2014 교통안전공단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가장 완벽하지만 가장 지루한… 노동이 아편인 세상

    가장 완벽하지만 가장 지루한… 노동이 아편인 세상

    사람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한다. 이들에게 휴식이 허락되는 건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뿐이다. 더 이상 사회가 자신의 노동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면 법에 따라 처형당한다. 극단적인 설정의 디스토피아 같지만 과장을 덜어내고 나면 ‘일 중독’에 빠진 한국 사회와 겹쳐진다. 독일에서 주목받는 젊은 극작가 마리오 살라자르(34)가 연극 ‘히에론, 완전한 세상’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의 도이체스 테아터 극장에서 초연돼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로 주목받았던 작품으로, 극단 여행자 대표인 양정웅 연출이 독일문화원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기획한 ‘한·독 커넥션 사업’의 일환으로 독일을 찾은 것이 이번 공연으로 이어졌다. 절대 군주이자 창조자인 ‘히에론’의 세상에는 노동 외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돈과 시간,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오직 노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완전무결한 세상이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듯 일하다 1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알렉산더의 가족들은 웃음도, 말도 잊은 채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 알렉산더는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하고 히에론은 자신이 만든 세상에 싫증을 느낀다. 완벽할 줄만 알았던 세상에 생겨나는 균열은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고독감이 커지는 현대사회의 아이러니다. ‘히에론’의 세상을 두고 마리오 살라자르는 “노동이 권력을 유지하게 하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카를 마르크스는 ‘종교는 아편’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노동이 아편입니다. 노동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권력자는 노동으로 사회를 통제하죠.” 그는 “노동과 권력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절대군주인 히에론뿐 아니라 그의 신하이면서 그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권력자’ 시모니데스도 비중 있게 등장하고 히에론이 만든 완전한 세상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가족”인 알렉산더 가족의 모습으로 섬뜩하게 묘사한다. 베를린에서 태어나 정치학과 북아메리카학, 라틴아메리카학을 전공한 그는 글 쓰는 일 외에 ‘노동’이라는 주제에 대한 실천적인 탐구도 꾸준히 해 왔다. 15년 동안 바텐더를 비롯해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가 본 독일은 “돈을 더 받고 일을 더 하느냐, 돈을 안 받고 일을 더 하느냐의 선택이 아직도 강요되는 사회”다. 그는 “히에론은 자신이 만든 무결점의 세계에 의문을 품고 가족들은 저항을 통해 탈출구를 찾는다”면서 “권력은 반드시 나눠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8~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선돌극장. 3만원. (02)889-3561~2.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진핑 2.0 시대] “시 주석 개혁·법치 성공해야 완벽한 권력 장악”

    [시진핑 2.0 시대] “시 주석 개혁·법치 성공해야 완벽한 권력 장악”

    중국 인민대 정치학과 장밍(張鳴)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권력 집중에 매진하는 것은 중국과 공산당을 개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다만 어려운 방법만 고집해 개혁이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 주석이 취임 2년 만에 ‘시 황제’와 같은 권력을 구축했는데. -시 주석은 상무위원들이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시키고 대통령제와 같은 1인지배체제를 구축했으나 외부에서 보듯 권력이 공고한 것은 아니다.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보다는 세지만 ‘상왕’인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권력이 여전히 작지 않다. 군도 아직 장악하지 못했다. →권력 집중의 목표는. -시 주석은 중국을 이끄는 공산당이 심하게 부패해 당의 존립이 위험하다고 보고 권력 집중을 통한 개혁으로 당과 국가를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혁의 보폭이 너무 크고 어려운 방법만을 고집해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시진핑표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개혁 실행안에 모순이 많다. 첫째 목표인 반부패를 보자. 중국은 민중 지지가 아닌 관료를 통해 국가를 다스리는 시스템이어서 반부패를 하더라도 당·정 집단을 안고 가야 한다. 부패 청산을 완벽하게 하기 어렵다. 18기 4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가 내세운 법치 목표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중심인 당이 법보다 크면 인치가 법치를 압도할 수밖에 없다. 법이 당보다 큰지에 대해 여전히 모호한 태도다. →시 주석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조건은. -중국의 권력은 음성과 양성으로 나뉜다. 고유의 직위가 주는 양성 권력보다 실제 힘이 뒷받침될 때 생기는 음성 권력이 중요하다. 시 주석이 추진하는 반부패와 법치 확립 등의 개혁이 성과를 내야 권력이 완벽해진다. 시진핑은 명실상부한 최고 지도자로서 양성 권력을, 장쩌민은 퇴임했으나 음성 권력을 가지고 있다. 투쟁과 갈등이 불가피한 관계다. →저우융캉 상무위원 이후 또 다른 ‘큰 호랑이’(부패 혐의로 사법 처리되는 지도자급 인사)가 나올까. -중국은 지도자 부패 문제를 공개하는 일을 극도로 꺼린다. 당의 이미지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 불만이 폭발해 당이 수동적인 상태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우융캉이 문제가 된 것은 부패 때문이 아니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등과 반(反)시진핑 쿠데타를 모의했기 때문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한·미 소통 한층 강화… 군사위주 쏠림 가능성도”

    “한·미 소통 한층 강화… 군사위주 쏠림 가능성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하며 한·미 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41세의 최연소 주한대사가 부임하며 보다 ‘젊은’ 한·미동맹을 기대하고 있지만, 군사 분야의 핵심 참모를 대사로 임명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을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직통라인이 강화됐다는 점에 대해 대체로 긍정했다. 리퍼트 대사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앞으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 및 동북아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40대 초반의 젊은 대사에게 외교적 역동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한·미 간 소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린치핀’(구심점)으로 보고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주요 공관에 직업외교관이 아닌 정치인 출신을 보낸다는 점에서 한국과 백악관 간의 채널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훈 경남대 정치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의 주한대사가 ‘상징형’이었다면 워싱턴과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리퍼트 대사는 ‘실무형’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주한대사와의 긴밀한 관계 설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퍼트 대사가 한국의 이해관계를 미국에 전달하는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고,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가져다줄 이익이 중요하기 때문에 리퍼트 대사가 한·일 관계에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없으면 한·일 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인데, 리퍼트 대사는 이러한 한국 내 분위기를 잘 파악해 미국에 전할 수 있다”면서 “정부로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 리퍼트 대사는 3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양측이 협력하도록 모두를 조용히 독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가 주한대사에 임명된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동북아 문제에서 군사와 안보 분야에 더욱 경도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 한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관철 등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시각이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이 국방부와 관련된 고위직을 대사로 보낸 것은 처음”이라며 “리퍼트 대사의 부임으로 미 국방부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한국에 투사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외교적 기동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한·미 관계와 한반도가 지나치게 군사 위주 전략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등 문제에서 우리가 미국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있는데 미국은 이를 직접 요구할 수 있다”면서 “이번 주한대사의 부임은 그 징표”라고도 해석했다. 리퍼트 대사가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군사협력 정책에 관여한 인물이란 점에서 이번 부임을 궁극적으로 미국의 대(對)중국 포위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우려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외과 교수는 “현재 한·중 관계는 역대 최고라고 할 수 있고, 워싱턴에서 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대단히 강하다”며 “더불어 오바마의 대중국 정책이 비판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리퍼트 대사가 한국에 부임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한·미·일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는 점을 강조하고 자연스럽게 중국과 거리를 두는 효과를 가져오려 할 것”이라며 리퍼트 대사의 부임을 이 같은 대중국 견제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이번 임명에 지나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시각도 제기됐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과거에도 워싱턴의 실세가 주한대사에 임명됐지만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해 직접 나서지는 않는 상황에서 대사가 직접 나서서 역할을 하기는 어려운 구도”라고 진단했다. 신시내티의 변호사 가정에서 태어난 리퍼트 대사는 스탠퍼드대학에서 정치학 학·석사를 취득했다.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학 중 중국 베이징대에서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어를 배웠다. 1999년에 톰 대슐 상원의원과 상원민주당정책위에서 일하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2000~2005년 패트릭 리히 상원의원을 보좌하고 상원세출위원회에서 정책 경험을 쌓았다.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 입안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정책담당 부국장을 거쳐 백악관에 들어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통령 부보좌관, 국방부 장관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높은 교육열과 좁은 평가의 틀/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높은 교육열과 좁은 평가의 틀/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그렇게 열심히 듣는 학생들은 처음 봅니다.”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아시아 지식인들의 모임에서 정치학자이자 시민운동의 지도자인 프란시스 로 교수가 들려준 이야기다. 그가 말하는 학생들은 의학과 공학만 공부했던 미얀마의 지도자들이다. 이제는 연방제와 정치과정에 대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에 삭제됐던 사회과학을 복원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교육부는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질 높은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고등교육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창조적 인재’와 질이라는 키워드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미래 준비에 걸맞은 단어들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누가 구조조정되는가의 상대평가로 해석되고 있다. 대학 전체 차원에서 정원 감축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논리가 스며들게 된다. 창조는 열린 소통과 토론을 통해 가능하다. 내 아이디어를 네가 가져가지 않을까 염려하는 경쟁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창조가 만들어질 수 없다. 대학 간의 경쟁, 학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소통의 벽은 더 높아지게 마련이다. 현대사회는 새로운 창조를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이중의 틀로 짜여 있다. 산업체는 지적 재산권의 논리를 수용해야 하지만 대학은 적어도 새로운 창조의 산실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격의 없고 자유로운 협력과 소통, 융합이 가능해야 한다. 이 이중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창조적 인재가 산학협력의 인턴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특성화가 구조조정으로 이해되는 혼선을 빚게 된다. 치열한 경쟁이 필요한 부분과 협동이 필요한 부분이 적절하게 분업화되지 않으면 꿩도 매도 다 놓칠 수 있다. 교육부가 대학을 지원하는 취지는 옳다. 그러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아야 정말 창조적 지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 높은 신뢰문화가 바탕에 깔려야 한다. 현재는 지원이 감시와 평가, 개입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학들이 교육부의 점수와 평가에 목을 매는 형국이다. 사회정책은 목표와 수단이 괴리될 수도 있고 실제 정책을 집행하게 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사회학자 머튼이 말한 바 있다. 한국에서의 교육은 과거시험 합격을 통한 입신양명이라는 개인의 지위 획득이라는 측면과 식민지 시대의 ‘애국계몽 운동’에서 나타난 것처럼 공공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집단 지성의 산실로서의 이중의 의미가 있다. 가는 곳마다 신문을 만들고 학교를 세워 민족정신을 잃지 않는 눈빛 초롱초롱한 지도자를 키워낼 수 있었다. 지난 100여 년의 근대정신의 산실이었던 학교가 이제는 개인의 직업교육소와 자격증 발급소가 되고 있다. 취업률을 대학의 평가 지표로 삼았던 정책의 산물이다. 청년실업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의도가 근대 100년의 교육정신의 틀을 무너뜨리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최근 식민통치가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는지의 여부가 새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철도나 다리를 만들었다든지, 생산량이 늘었다는 계량적 지표만 보게 되면 식민지 근대화론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식민지의 식민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구조를 통해 실현되기 때문이다. ‘이등시민’의 굴레를 씌우고 그들끼리 경쟁시키는 분할 통치 전략을 쓰기 때문에 협동보다는 나 하나만 잘살고 보자는 ‘ 이기주의’가 배양된다. 차별의 방식은 교묘하다.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집단이 ‘부락민’이다. 식민지 시절 우리 마을이 ‘부락’으로 변신했어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도입한 정책은 작지만 큰 의미를 주는 개선책이다. 식민지 교육의 특성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사회과학 인문학보다는 실업 교육과 실무 교육을 강조한다. 실무 교육중심으로 교육을 받게 되면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없어지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이렇게 변화가 빠른 시대에 절실한 교육은 종합의 능력, 생각하는 능력,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이다. 지금이라도 창조적 인재를 키우기 위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질 높은 대학 정책의 수단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
  • [동정] 남궁영 한국국제정치학회장(한국외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

    [동정] 남궁영 한국국제정치학회장(한국외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

    한국국제정치학회(회장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와 제주평화연구원(원장 문태영)은 3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다자적 국제협력과 한국의 외교’를 주제로 공동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기조연설을 하고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만찬사를 한다.
  • 김성주 사과 “핑계가 유치하다” 지적에 “제가 국제정치학을 공부해서 많이 몰랐다”

    김성주 사과 “핑계가 유치하다” 지적에 “제가 국제정치학을 공부해서 많이 몰랐다”

    김성주 사과 “핑계가 유치하다” 지적에 “제가 국제정치학을 공부해서 많이 몰랐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7일 국제회의 참석차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국정감사 일정에 참석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심려와 불편을 끼친 데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은 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의 지적에 “제가 불편을 끼친 의원 여러분과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대북 교류가 경직돼 많은 분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안타까움에 4년에 한 번 열리는 아·태지역 총재회의에 참석했는데 제 불찰로 잘못 판단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사과했다. ”영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면서 공직을 몰랐다는 핑계는 유치하다”는 새정치연합 최동익 의원의 주장에 김 총재는 “제가 국제정치학을 공부해서 (국내 정치를) 많이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총재는 “제가 공인이 되어본 적이 없이 기업인으로 살며 실용주의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저의 생각이 짧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공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의원님들의 지도로서 많이 성숙해지겠다”고 말했다. 복지위는 지난 23일 대한적십자사 국감을 실시하려 했으나 김 총재가 중국에서 열리는 아·태지역 적십자회의에 참석차 국감에 불출석하자 김 총재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한편, 김 총재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으면 총재를 그만둘 각오를 하는 게 어떤가’라는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의 물음에 “그럴 각오를 하고 있다”며 총재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 논의에 대한 세 가지 시선/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열린세상] 개헌 논의에 대한 세 가지 시선/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개헌 논쟁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 정치사는 개헌 논쟁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가령, 1997년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연대해서 승리했다. 그러나 1999년 7월에 김대중 대통령은 “내각책임제를 하겠다는 그 약속이 연기되고 지연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내각제 DJP 연대’를 파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을 1년 남짓 남겨 놓은 2007년 1월 “장기 집권을 제도적으로 막고자 마련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제 그 사명을 다했다”면서 이른바 4년 중임제와 대선-총선 동시 선거를 골자로 한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며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헌 논쟁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몇 가지 시각이 있다. 첫째, 정략적 시각이다. 이것은 개헌 논쟁이 정권에 상관없이 계속되는 것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그동안 개헌론은 이념과 노선이 다른 정당들 간의 합당, 대권에서 이질적인 세력 간의 연대, 대선에서 불리한 집권당이 정치판을 흔들기 위한 수단 등으로 활용됐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제시한 외치(外治)는 대통령, 내치(內治)는 총리(수상)가 맡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든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 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제기했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대선 구도를 흔들어 놓으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쟁은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면서 반대했지만 정략적 차원의 개헌 논쟁이 전개되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면도 있다. 둘째, 제도 만능주의적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5년 단임제로는 대통령이 책임 정치를 할 수 없고 또한 대선과 총선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재임 중 치러지는 각종 선거로 인해 여소야대 정국이 쉽게 나타나 결국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런 시각은 국정 운영의 실패를 대통령이 아니라 제도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권력 구조를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꾼다고 제왕적 대통령은 사라지고 국정 운영의 효율성이 담보될 수 있는가. 대통령이 정치를 부정하면서 모든 것을 자신이 처리하는 ‘만기친람식’ 리더십을 보이거나, 국회와 야당을 무시한 채 극단과 배제의 정치에 앞장서며, 집권당을 청와대 여의도출장소 정도로 취급하는 한 아무리 권력구조를 바꾸어도 백약이 무효다. 더구나, 현재와 같이 정당들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본질적인 기능을 외면한 채 당파적 이익에만 매몰돼 있는 상황에서 권력 구조를 바꿔 정치를 정상화시킨다는 것은 제도 만능주의에 빠진 사람들의 환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최근 한국 갤럽조사 결과, 개헌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42%, ‘제도보다는 운영상의 문제이므로 개헌이 필요치 않다’는 46%로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빠른 개헌’에 대한 시각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언제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까. 대통령은 아마도 경제가 좋아지고 국민들이 요구하면 그때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개헌 논의를 언제 시작할 것이냐는 문제 못지않게 언제 끝낼 것이냐가 더 큰 쟁점이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개헌을 한다면 선거가 없는 내년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정해 놓고 개헌 논의를 하면 오히려 실패하기 쉽다. 변화된 환경에 맞는 국민 기본권 수립, 통일에 대비한 통일 헌법 등을 마련하는 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헌 논의를 시작하되 단기간에 끝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개헌을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권력 구조 개편에만 치중하며, 조기에 개헌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개헌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정치권은 깊이 명심해야 한다.
  • “정치평론가는 ‘소화제’… 넘쳐 나는 정보 소화하게 하는 역할”

    “정치평론가는 ‘소화제’… 넘쳐 나는 정보 소화하게 하는 역할”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이 앞다투듯 시사 토크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정치와 시사 이슈를 향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는 현상이지만 일각에선 정치를 예능 프로그램처럼 가볍게 소비하거나 편향된 시각을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율(53)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부터 YTN에서 처음 시도하는 시사 토크 프로그램 ‘신율의 시사탕탕’ 진행자로 마이크를 잡는다. 매주 월~금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8시 20분까지 방송되는 ‘신율의 시사탕탕’에는 정치 원로들과 뉴스메이커들이 출연해 거침없는 토론과 현안 분석에 나선다.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만난 신 교수는 정치 및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대해 ‘정보의 정확성’과 ‘중립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단순히 떠도는 이야기나 개인적인 경험들을 단순 나열해 정보의 정확성이나 분석적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시사 프로그램은 정확한 정보를 분석해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극단적이고 편향적인 분석은 지양하고 최대한 중립에 서려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8년 촛불 시위와 2012년 대통령 선거,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등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이슈는 끊이지 않았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다양한 정보와 의견이 넘쳐 나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 쏠린 대중의 관심이 ‘지나친 자기 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신 교수는 “인터넷 뉴스와 커뮤니티, SNS를 통해 정보와 의견을 접하는 인터넷 환경이 자기 확신의 극대화를 만든다”고 짚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이념적 성향에 따라 나뉘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기사와 정보를 선별해 보는 게 자연스러워진 환경 속에서 “반대편의 의견을 들어 보고 역지사지하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자기 확신만 극대화되고 있다”고 신 교수는 우려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명지대 교수로 재직 중인 신 교수는 2000년부터 정치평론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각종 시사 토론 프로그램과 선거 후보 토론회 등의 진행을 맡았다. 방송 경력만 10년이 넘은 데다 자문하는 기자들의 전화도 하루 5통에서 많게는 20~30통에 이른다. 교수의 본업과 병행하는 게 빠듯할 듯하지만 “정치사상이 현실과 유리된다면 쓸모가 없다”는 생각에 평론가로서의 활동을 놓지 않고 있다. 신 교수에게 정치평론가의 역할과 자질에 대해 물으니 “소화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넘쳐 나는 정보를 제대로 소화하게 하는 역할”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나는 스스로 많은 것을 알기보다 시청자와 눈높이를 맞춰 함께 궁금해하는 스타일”이라며 “판단의 기준을 제공해 시청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하는 게 대한민국의 정치를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광장] 문제는 권력갈등이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제는 권력갈등이다/진경호 논설위원

    인도에 가본 분들은 동의하리라 믿는다. 거리마다 사람 얼굴을 담은 대형 광고판이나 현수막이 차고 넘친다. 죄다 그 지역 정치인들 사진이다. ‘지상 최대의 자유민주국’이 아니랄까봐 그런가. 인도인들의 ‘정치 사랑’은 짐작을 뛰어넘는다. 아직도 신분계급제를 갖고 있는 나라이건만 내 손으로 뽑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신분에 관계없이 뜨겁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모순 아닐까. 현지인의 설명은 안타까웠다. “그 지역 국회의원이나 시장, 지방의원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내 삶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마다 연줄과 이권으로 얽혀 있어 누가 권력을 잡느냐에 따라 내가 앉는 의자의 높이와 지갑의 두께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우리는 어떤가. 하루 쓰는 돈이 1달러가 안 되는 사람만 3억명인 인도하고는 그래도 다를까. 민선자치 20년간 이런저런 이권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된 지방의원이 1000명을 웃도는 통계수치는 인도와 우리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중앙정치로 눈을 돌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니 더하다. 김영삼 정부 들어 빚어진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의 권력 다툼을 보면서 우린 비로소 둘이 같은 영남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뒤론 정치적 물갈이가 어떤 건지, 정권교체는 내 주위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일터에서까지 목도했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정권에 따라 잘나가는 주변 인사가 5년 단위로 바뀌는 오묘한 현상을 보며 ‘세력교체’가 어떤 것인지도 실감했다. 엊그제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내놓은 자료는 우리 사회의 갈등이 이념도, 계층도, 지역도 아닌 권력의 유무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정치사회 엘리트 이념의식 조사’라는 이름 아래 정치인(국회의원·보좌관)과 기자, 교수, 시민운동가 70명씩 280명을 상대로 서울대 동아시아연구원이 실시한 통합위의 설문조사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이들 여론주도층은 이념 갈등을 계층 갈등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으로 꼽았다. 한데 문제는 자신을 진보 또는 보수라고 대답한 인사들 가운데 일관되게 진보나 보수의 가치를 견지한 인사는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을 진보라고 말한 응답자 중 5개 항목에서 일관되게 진보적 가치를 주장하거나 진보정책을 지지한 사람은 17.9%에 불과했다. 나머지 10명 중 8명은 1개 이상 항목에서 보수적 입장을 취했다. 자신이 보수라고 답한 사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6.7%만이 일관되게 보수적 가치를 말했고 나머지는 오락가락했다. 여론주도층조차 분명한 이념적 정체성을 갖지 못한 채 서로에게 돌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권이 바뀌면 자신의 인사나 사회활동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응답이다.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가 ‘자칭 진보’는 73%, ‘자칭 보수’는 51%였다. 모두에 밝힌 인도 거리의 풍경이 어른댄다. 정권 향배에 목매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보수정권에 대한 진보진영의 피해의식이 더 크다는 점은 지금의 갈등 정국을 읽는 단서로 손색없다. “이념갈등이란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이 만들어낸 과장된 표현에 불과하다”고 한 미국 정치학자 앨런 울프가 “한국을 보라”며 목에 힘 줄 수치다. 이제라도 갈등의 다층구조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 이념·계층·세대·지역으로 구분되는 갈등은 사실 표피적 양태나 포장에 불과하고 그 뿌리에는 내 삶을 바꿔줄 권력을 둘러싼 정파와 세력의 쟁투가 자리해 있다는 사실을 바로 봐야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논의 불가피’ 발언으로 정치권이 뒤숭숭하다. 갈등의 뿌리가 권력 독점이니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이를 나누자는 발상은 언뜻 자연스럽다. 그러나 권력을 나눠 먹는 개헌이 갈등 해소나 정치부패 척결의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정권과의 거리가 내 삶의 질을 결정짓는, 또는 결정짓는다고 느끼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그 어떤 개헌도 무용지물일 것이다. jade@seoul.co.kr
  • 북한학, 일상으로 재부팅하다

    북한학, 일상으로 재부팅하다

    북한학은 불온했다. 북한을 연구한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기에는 분단의 시절이 길었다. 현실 정치는 학술적 접근조차 금기하는 선을 곳곳에 그어 놓았다. 2000년 6·15공동선언 즈음해서 몇 년 동안 활발한 연구가 수면 위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잠시였다.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학문의 영역에서 제 대접을 받지 못해 온 것이 북한학의 현실이었다. 남북 간 북·미 관계 또는 동북아 문제 등을 주제로 하는 정치학의 방계 학문이거나 북한의 특수한 경제체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의 하위 범주에 속했을 따름이었다. 그나마 한반도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뒷받침됐기에 지역학적 연구 측면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의 관심이 끊이지는 않았다. 오는 28~29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북한학학술대회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그래서다. 해외학자 40여명, 국내학자 100여명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학술대회는 다르다. ‘외교안보’ ‘국내 학자’ ‘학술연구자’ 중심이었던 굴레를 벗어던졌다. 북한학의 연구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연구의 주요 주제는 그동안 서해상 총격, 국지 도발, 북핵 위기 등 군사외교안보 문제 또는 3대 세습, 북 인권 등 이념적 범주에 머물렀다. 북한학은 남한, 미국, 중국 등과의 관계 속에서, 대외정책적 차원에서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 독자적인 측면에서의 연구 대상으로는 소홀히 다뤄졌다. 이번 학술대회는 북한의 문화예술, 역사, 건축, 음악, 여성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 북한 연구 방법론에서도 전체주의 및 사회주의 계획경제 이론뿐만 아니라 독재국가·체제전환·민주화·문화확산·정체성 이론 등 다양한 학술적 접근이 시도될 전망이다. 또한 전 세계 곳곳에 흩어진 150여명의 북한학 연구자들을 하나로 모아 학술 네트워크를 꾸릴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민간 또는 정부 부문에서 북핵, 외교 등 대북정책 연구자들을 제외한 규모다. 국내 560여명의 학자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북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다. 북한학의 세계화와 동시에 한반도 통일비전 및 통일편익을 세계 및 주변 국가들과 함께 구상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학술대회는 대중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행사의 성격도 띤다. 북한의 영화, 건축, 미술, 문학, 음악, 무용, 문화재 등에 대한 특별 문화세션을 마련, 북한의 문화예술에 대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는 만큼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지난 8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한국관의 큐레이터 안창모 경기대 교수가 서울과 평양으로 상징되는 도시 건축양식을 비교 설명하고, 청중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전영선 건국대 HK연구교수가 기록영화, 아동영화 등 북한의 다양한 영상자료를 활용해 평범한 북한 사람들의 의식과 삶을 자연스럽게 풀어 낸다. 이 밖에도 옥류금 독주, 25현 가야금 등 북한 악기 연주를 들려주며 북한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박종철 대회조직위원장은 “그동안 군사, 외교, 안보 차원에 편중됐던 북한에 대한 관심을 생활, 음악, 건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균형을 잡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목표”라면서 “세계적으로 산재한 북한학 연구자들의 학술적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북한 연구를 더욱 체계적으로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동정]남궁영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동정]남궁영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회장 남궁 영 한국외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는 17일(금)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중‧대일 외교정책: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 [열린세상] 뉴글로벌시대, 한국의 해양 군사전략/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평택대 남북문제연구소장

    [열린세상] 뉴글로벌시대, 한국의 해양 군사전략/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평택대 남북문제연구소장

    21세기 역시 ‘바다의 국제정치학’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해양 전략’은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해양 국가전략’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최근 몇 년 동안 ‘바다’와 관련한 안보태세와 발전전략이 격렬한 한반도 정치와 국내정치 갈등에 함몰됐기 때문이다.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의 남북한 충돌과 지속적인 정쟁(政爭),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 등에 대한 국가와 급진 시민단체의 충돌, 예기치 못한 ‘세월호의 비극’은 우리의 ‘바다’에 대한 관심을 내해(內海)로 국한했다. 지금 우리는 뉴글로벌 시대에 직면해 있다. 1991년 12월 말 구소련의 붕괴 이후 탈냉전의 세계질서는 공존과 공영의 제도화, 무(無)국경 글로벌시대라는 장밋빛 미래가 기대됐다. 그러나 2001년 9·11사태와 ‘중국의 급부상’은 글로벌 시대가 결코 협력과 통합의 시대가 아니라 경쟁과 갈등이 더욱더 복합적 형태로 고조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예를 들면 중국 동해(East Sea)에서의 미·중의 긴장, 중·일, 한·일, 그리고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의 ‘해양 영유권 분쟁’은 뉴글로벌 시대 바다를 둘러싼 긴장과 대립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요동치는 동북아 국제질서에 우리는 어떻게 해양 전략을 수립하고 정책화할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뉴글로벌 시대 해양 전략은 한반도 차원의 대북억지 전략의 재구성, 동북아 해양갈등과 영유권 분쟁에 대한 실효적 대비와 대응, 해로(海路)를 둘러싼 경제이익의 보호와 확대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준비돼야 할 것이다. 이런 준비는 한국 해군의 전략 및 운용 변환과 직결된다. 첫째, 우리의 해양 전략은 대북 및 통일 전략과 관련해 굳건하고 유연한 군사 대비태세의 일환으로 재구성되고 개혁돼야 할 것이다.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은 핵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군사도발이었다. 이와 같은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억제하고 계속되는 추가도발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해군은 ‘공세적 방어’(offensive defense) 태세를 확립하고, 함대 전력의 변환과 운용 등 ‘입체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평택 2함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수도권 연안의 철벽 방어와 대북 역강압(counter-cohesion)의 중심함대로서 ‘방어 공격’의 연계전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미·중과 중·일 해양 경쟁은 영토, 군사, 경제 등 다층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각국은 자국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해군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일본 남쪽 이즈제도에서 괌과 사이판을 잇는 공세적 제2열도선(列島線) 선언과 항공모함을 배치했다. 한편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강화하고 첨단화된 해군력 작전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항공모함을 서해에 급파했다. 이렇듯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바다는 강대국의 해양 전략의 마찰과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제주 민군복합항의 조기 준공과 해로 안전의 지속적이고 확장적 확보에 주력하고, 동해함대는 대북 타격, 독도수호의 대일 감시 및 접근차단 전력과 작전능력을 향상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한국의 조선업은 현재 중국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LNG선 등 첨단 조선 능력에서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북 군사 억지와 전력 우위, 동북아 해양경쟁에서의 적실성 있는 대응을 위해 해군과 조선업계의 유기적인 결합이 훨씬 더 요구된다. 왜냐 하면 뉴글로벌 시대의 전 세계 바다는 미·중의 군사경쟁뿐만 아니라 국가 간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 자원, 물류 등 다양한 해양 갈등의 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조하자면 정부는 해양전략에 있어서, 삼군(三軍)의 역할 및 비중의 조정 문제를 넘어서 범정부 차원에서 민·군(民軍) 협력과 국제 협력을 더욱더 심화, 확대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적 해양 전략은 주변국들의 해양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한반도 통일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원동력이 돼야 한다. 해군은 해양을 통해 국익을 증대시키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상을 제고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통일시대 ‘대륙-해양’ 연결을 선도해야 할 것이다.
  • 5급 국가직 2차 합격자 15일 발표

    안전행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치러진 5급 국가직(행정) 공무원 2차시험 합격자를 오는 15일 사이버 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www.gosi.go.kr)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총 391명(행정직 298명, 기술직 93명)을 최종 선발하는 5급 공채의 1차 시험 응시자 1만 1700명 중 30.9%를 차지하는 3612명(행정직 2784명, 기술직 828명)이 29.9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이어 치러진 2차시험에서는 행정법, 경제학을 이틀간 본 뒤 나머지 3일 동안 정치학, 국제경제학, 통계학, 지방행정론 등 직렬별 필수과목 및 선택과목을 치렀다. 2차시험 합격자 발표 이후 다음달 14일부터 15일까지 면접시험이 진행되고, 최종합격자는 12월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 “日 집단 자위권, 헌법 부정하는 것”

    “日 집단 자위권, 헌법 부정하는 것”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는 9일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헌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서 인정할 수 없다”며 아베 신조 내각의 집단적 자위권 정책을 비판했다. 또 “한·일 정상회담을 열어 일본군 위안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정권이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에는 명백히 반대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시되는지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일 관계가 좋지 않지만 정상회담을 열지 못할 일은 없다”며 “양국 관계뿐 아니라 아시아의 발전을 위해서도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국민이 반대하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지 총리가 답해야 하고,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정상끼리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표명해 협의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과 군의 강제성 인정)와 ‘무라야마 담화’(1995년 무라야마 당시 총리의 태평양 전쟁 당시 식민지배 공식 사죄)를 부정한 데 대해 “두 담화는 국제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수정하는 것은 불가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민·사회당 연립정권 아래에서 1994년 6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총리를 역임했다. 1995년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 숭실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다음카카오] 이석우, 4개국어 능통한 소통 달인… 최세훈, 관리능력 탁월한 살림꾼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다음카카오] 이석우, 4개국어 능통한 소통 달인… 최세훈, 관리능력 탁월한 살림꾼

    이석우(48)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4·19의 횃불이 된 서울대 4·19 선언문 작성을 주도한 고 이수정 전 문화부 장관의 첫째 아들이다. 이 전 장관은 한국일보, MBC 기자를 거쳐 노태우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는 문화부 장관을 맡았다. 고인은 경북고 39회 졸업생으로 동창 가운데 50대 유명 인사들로 구성된 경북고 경신회 회원이다. 경신회는 노 전 대통령 인맥의 핵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 2000년 지병으로 작고한 그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동양사학과 84학번으로 미국 하와이대에서 중국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도 아버지를 따라 1992년 중앙일보 기자가 됐으나 2년 후 미국행을 택하고 루이스앤드클라크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땄다. 1997년 로스쿨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포틀랜드에서 조세 변호사로 약 2년간 일한 그는 1999년 한국IBM 사내 변호사로 특채돼 귀국했다. 이 대표를 한국으로 불러들인 이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의 남편인 디엘에이파이퍼 이원조 변호사다. 당시 이 변호사는 한국IBM의 법무실을 이끌었다. 로스쿨에 진학할 때 추천서를 써 준 이도 이 변호사였다. 남동생인 이석준씨도 영국 로펌인 클리퍼드챈스 홍콩사무소에서 활약하는 미국 변호사다. 석준씨는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밴더빌트대 로스쿨을 나왔다. 이 대표는 깔끔한 대외 매너를 갖춘 것은 물론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상대방에게 능숙하게 전달하는 ‘소통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어에도 능하다. 주영 대사관 공보관, 주네덜란드 공보관을 역임한 아버지 덕에 어려서부터 해외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올해 고가영씨와 재혼했다. 이 대표는 전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성진(22)씨를 두고 있다. 성진씨는 군 복무 중이다. 다음 출신인 최세훈(47) 공동대표는 1990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1994년 6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 석사를 취득했다. 첫 직장은 ING베어링이었고 2000년 라이코스코리아로 직장을 옮겼다. 최 대표는 2002년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훌륭한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최 대표는 2004년 37세의 나이로 최연소 보험사 사장에 올라 다음다이렉트보험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와튼스쿨 MBA 동문 가운데 동문회장인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 및 박찬구 웅진케미칼 대표와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조용한 성격의 최 대표는 외부에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 법인인 다음카카오에서도 외부 활동보다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내실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남(18), 1녀(16)의 자녀가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국회입법조사처장에 임성호씨

    국회입법조사처장에 임성호씨

    정의화 국회의장은 2일 국회입법조사처장에 임성호(55)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임 신임 처장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장, 한국정당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 [오늘의 눈] 대안없는 비판만 넘치는 피케티 논쟁/유영규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대안없는 비판만 넘치는 피케티 논쟁/유영규 산업부 기자

    ‘21세기 자본론’을 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방한하기 이틀 전인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사옥에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과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고 해 현장을 찾았다. 국내 학자들의 성찰을 기대했지만, 토론은 시작부터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엉터리라는 결론으로 내달린 반(反) 피케티 세미나에 가까웠다. 모인 이들의 대부분은 피케티가 지적한 소득 불평등 확산에 따른 자본주의 붕괴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부자 증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는 오히려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의 저서에 이용된 데이터는 신빙성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40대가 경제를 알면 뭘 알겠냐” “좌파 선거캠프서 일한 정치학자의 이상론” “한국학자의 수준이 프랑스 경제학자보다 뛰어나다”는 기대 이하의 비판도 나왔다. 토론보다 흥미로운 점은 피케티 논쟁에 이례적으로 전경련 등을 필두로 재계가 선제적이고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한 재계인사는 그 배경에 대해 “마이클 샌델의 학습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샌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서점가를 강타했을 때 재계는 스쳐가는 베스트셀러로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한 권의 책이 경제민주화란 화두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한동안 대기업이 곤욕을 치렀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류경제학회의 ‘피케티 때리기’에는 피케티 신드롬이 향후 재벌이나 대기업의 부자증세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머리는 명료해졌지만, 가슴은 더 먹먹해졌다. 피케티의 이론을 자본주의가 양산해 온 모순을 단박에 해결할 금과옥조처럼 떠받들 생각은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피케티의 자본론을 반대하는 목소리 속 그 어디에도 대중이 왜 그가 던진 담론에 열광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는 아우성이 높지만 부와 소득이 어떻게 집중됐는지를 정확히 보여줄 만한 적확한 지표조차 없다. 판도라의 상자를 품은 국세청은 분위별 소득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는다. 국세통계연보를 통해 과세 자료를 공개한다고는 하지만 분위(소득 크기에 따라 등분)별이 아닌 임의로 소득규모를 나눠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런 자료가 가장 절실한 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읽어내 해결점을 모색해야 할 학계지만 이를 검증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현재진행형인 피케티 열풍은 급속히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양극화에 대해 진지하게 반추해 볼 시간을 준다. 이런 기회를 단순히 ‘그의 이론이 틀렸다는 점을 검증했으니 우린 더 이상 논의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식으로 마침표를 찍지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경제학은 자연과학처럼 하나의 정답이 있는 학문이 아니다. 똑똑한 한국 경제학자들이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외치는 대중의 마음만이라도 제대로 읽었으면 한다.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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