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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3지방선거 경남 합천군수 선거

    6·13지방선거 경남 합천군수 선거

    6·13지방선거 경남 합천군수 선거에는 재선인 현직 하창환 군수가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며 출마를 하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재영(55) 후보, 자유한국당 문준희(59) 후보, 바른미래당 조찬용(63) 후보, 무소속 윤정호(50) 후보 등 4명이 출마했다.합천군은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어서 자유한국당 문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더불어민주당 정 후보도 지역에서 농민회 활동을 비롯해 사회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2010년 합천군의원 선거에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당선경력이 있는데다 당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해볼만한 선거라며 의욕을 보인다. 무소속 윤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방선거 출마 경력이 있다. ●정재영 더불어민주당 후보 “합천의 미래를 위해 힘있는 선택을 해야 할 때 입니다. 합천을 제대로 변화시킬수 있는 시간이 왔습니다” 정재영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합천에 올 때 마다 찾는 사람이 정재영 이다”며 “군수가 되면 군민을 대신해 대통령을 찾아가 합천의 현안과 미래를 당당하게 말하겠다”고 문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한다. 정 후보는 “합천농민회 회장을 하면서 농민들과 부대끼며 살았고 바르게 살기 운동을 하면서 합천의 위상과 품격을 올렸으며 군의원을 하면서 군 살림살이를 꼼꼼하게 챙겼다”면서 “준비돼 있고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옥전고분군 사적지 확대와 다라국 역사테마파크 조성, 삼가고분군 발굴 정비 등을 추진해 가야사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만드는 공약을 했다.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해 국민교육장소로 활용하는 사업도 제시했다. 기존 농업정책을 일제 점검해 선순환 구조로 정비하고 6차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등 농정혁신으로 부자농촌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는 숭산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학력이 인정되는 한남중미용정보고를 졸업했다. ●문준희 자유한국당 후보 “일 잘하는 군수로 군민들에게 보답하겠습니다” 문준희 후보는 “경륜과 경험, 역량을 갖춘 사람만이 혁신을 통해 합천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다”며 “도의원 2번과 사회단체 활동을 하며 쌓은 경험과 역량을 합천을 일으키는데 모두 쏟겠다”고 준비된 군수 후보임을 강조한다. 문 후보는 인구 5만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공약 1순위로 제시했다. 그는 “합천을 획기적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서는 황강 직강공사를 추진해 황강의 기적을 창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황강 직강을 통해 확보되는 하천부지에 복합단지와 산업단지, 개방형 스포츠 단지, 골프장 등을 조성하면 인구 1만명이 늘어나게 된다”며 “당선되면 2019년 황강직강공사 재추진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을 하겠다”고 공약했다. 해외 이민자가 귀국한 뒤 거주하는 국제복합도시 유치, 남부내륙철도 합천역 유치, 합천호 주변에 대기업 복지타운과 대형 리조트 유치, 합천벌꿀 브랜드 육성 및 장수말벌 퇴치 유인기 보급 사업, 세계평화공원조성, 합천호 주변 예술인촌 조성 등의 공약도 내놨다. 대구대 국어교육학과와 경남대 행정대학원 정치외교학과(정치학 석사)를 졸업하고 대구 경일여상고 교사를 거쳐 2006년~2014년 경남도의원을 지냈다. ●조찬용 바른미래당 후보, 무소속 윤정호 후보 조찬용 후보는 “중앙과 경남도에 근무한 경험을 살려 합천 발전을 이끌고 군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한다. 조 후보는 “예산·행정·농업·복지·보건·교육 전문가로서 소멸위기에 놓인 합천을 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17개 읍면이 균형있게 발전하는 합천통합정책에 따라 권역별로 맞춤형 개발사업을 추진해 합천인구 5만 회복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조 후보는 진주중·고와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민정당 공채를 거쳐 당 조직국 간사와 청년부장, 경남도의회수석전문위원을 지냈다. 2014년 군수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무소속 윤정호 후보는 농업회사법인 파머스클럽을 운영하는 기업가다. 윤 후보는 “가난을 이겨낸 흙수저 출신이 기업가 정신으로 합천을 살리는 불씨가 되겠다”고 밝혔다. 합천 중심지역에 인구 3만이 거주하는 정주도시를 건설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 후보는 계명전문대 원예과와 진주산업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대학원 분자생명공학과(이학박사)를 졸업했다. 합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문정인 특보 강연] “실용파 김정은, 남북회담때 주한미군 문제 한마디도 안 꺼냈다”

    [문정인 특보 강연] “실용파 김정은, 남북회담때 주한미군 문제 한마디도 안 꺼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주최 제19회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북핵 협상 관련 중요한 내막을 공개했다. ‘판문점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문 특보는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는 북핵 협상 추이와 방대한 현상에 대해 특유의 분석을 막힘 없이 펼치기도 했다. 문 특보의 강연 내용을 직접화법 형식으로 싣는다.얼어붙었던 한반도 작년 한 해 상당히 어려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해서 지난해 12월 말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11차례 했다. 지난해 9월 3일 6차 핵실험을 했는데 수소폭탄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폭탄이 19킬로톤,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게 25킬로톤이었는데, 북한이 실험한 수소폭탄은 최근 추정에 의하면 300킬로톤이다. 문 대통령은 정신이 없었을 거다. 또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최초 입장은 대화와 협상은 안 한다는 거였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계속 강조했다. 군사 행동까지 옵션에 있었다. 지난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 등은 “예방 전쟁을 하겠다”, “북한이 가진 전략 무기 중에서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을 뿌리 뽑겠다”고 얘기했다. 미국 언론과 워싱턴의 전문가 대부분이 “선제 타격할 때가 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이 북한에 선제 타격했을 때 한국이 큰 부수적 피해를 입을 거라는 이해가 있었는데, 일부가 얘기했던 게 ‘코피(bloody nose) 전략’이었다. 그들은 “북한의 중요 핵 군사 시설과 거점을 선별적으로 골라서 타격을 가하면 북한이 손들고 나올 거다”, “시리아처럼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에 군사적 행동을 할 용의가 있었고 실제 준비를 했다. 펜타곤(미 국방부)은 올해 3월까지 (군사적) 방안을 갖고 나오기로 했었다. 그에 앞서 지난해 12월쯤 펜타곤은 1차적으로 11가지 (군사)옵션을 전부 다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한반도가 상당히 위태로웠다. 북한이 계속 도발적으로 나왔고 미국은 과거와 같이 대화를 하거나 적대적 무관심 전략으로 가는 게 아니라 군사 행동을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하면서 미·중 간, 한·중 간 갈등이 생겨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정치 지형은 상당히 양극화돼 문 대통령이 일하기 상당히 어려웠었다.이런 상황에 반전을 가져 온 게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당히 전략적으로 나왔던 거 같다. 지난해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북한은 “우리는 완전히 핵무장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ICBM의 경우 미국은 15~17차례 시험 발사해 안정성과 통제성, 표적에 대한 정확도를 확정 지은 다음에 실전 배치한다. 그런데 북한은 한 번 하고 성공했다고 해석하고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나왔다. 그때 북한을 전공한 사람들은 북한이 평화공세로 나올 거라고 봤다. 아니나 다를까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가겠다”, “남측하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다행스러운 건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1월 4일에 전화를 해 “남북한 간 대화를 축복해 줄 테니 계속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창올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하는 거 동의한다고 했다. 이 얘기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계속 (북한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봄’ 북측에서는 (평창올림픽 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왔고 문 대통령이 김 부부장을 따뜻하게 환대했다. 김 부부장이 돌아가서 보고했고, 김 위원장은 화답으로 3월 5일 특사단이 평양에 갔을 때 아주 정중하고 따뜻하게 대접했다. 그리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때 와서 실질적인 얘기를 했다. 핵심은 3월 5일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 갔을 때 저녁에 김 위원장이 식사하면서 우리 측이 계속 제기했던 문제에 대해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즉 “4월 이내에 정상회담을 한다”, “남북 정상 간 직통 전화를 개설한다”, “군사적으로 체제 위협이 없으면 우리는 핵무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 “비핵화는 선대 유훈이다”, “우리는 미국하고 대화하고 싶다” 등. 김 위원장은 이런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우리 대표단에 얘기했다. 나아가 “한·미가 예년 수준의 군사훈련을 하면 우리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과거에는 북한이 이런 답변을 할 거라고 기대도 못 했다. 특사단이 평양에 갔다 오자마자 워싱턴에 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특사단을) 만날 일정이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원장이 첫 접근을 잘했던 거 같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가 (평창에) 와서 상당히 성과가 좋았다”, “이방카가 아주 외교적으로 잘해서 한국에 이방카 팬클럽까지 생겼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했다더라.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방카가) 아주 잘할 거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했다는데, 이방카를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특사로 보내는 데 (참모들의) 반대가 있었던 모양이다. (특사단 방문) 당시 맥매스터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참석했는데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 표명을 했었다고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왜 클린턴, 부시, 오바마가 대북정책에 실패한 줄 아느냐. 참모들 얘기만 들어서 실패했다. 나는 내 길로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사단 면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대변인실로 가서 한·미 합의 내용을 한국 특사단이 얘기할 거라고 말했는데, 사전에 준비된 게 아니었다. 리얼리티쇼 할 때처럼 본인이 전부 했다. 그렇게 지금 상황까지 온 거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남북미 정상들의 ‘케미’ 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문 대통령이 이를 잘 파악해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아주 성실하고 효과적인 중재 역할, 중간자 역할을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에 화답을 하는 등 3박자가 맞으면서 지금 상황까지 온 거 같다. 그래서 판문점 회담이 열렸다. 나는 판문점 선언에 직접 참여한 사람은 아니지만, 선언을 보면 놀라운 게 서문에 통일이란 단어가 들어가지만 통일보다 강조하는 게 평화라는 점이다.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건 문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다. “평화가 먼저 있어야 통일이 의미 있지, 평화 없는 통일은 흡수통일, 무력통일일 텐데 이는 바람직한 게 아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입장이 반영됐다. 판문점 선언 3조는 제일 의미 있는 부분이다.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채택하고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평화체제를 만들며 병행해서 남북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즉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나온다. 이를 위해서 남과 북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국제적 협의와 지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게 기본 내용이다. 마지막에는 올해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돼 있다. 선언문 자체는 아주 좋았다고 본다. (1, 2차와 비교해) 3차 남북 정상회담은 상당히 방대한 목표를 설정했다. 더이상 전쟁은 없고 평화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못을 박았다. 사실상 종전선언을 남북 간에 한 거다. 얼마나 이행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 과거에는 남북이 의제 설정 때문에 엄청나게 싸웠다. 우리는 쉬운 거 먼저 하고 어려운 거 나중에 하자, 경제·사회적인 접근을 먼저 하고 정치·군사적인 문제는 나중에 하자는 입장이었다. 이유는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먼저 다루면 (북측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나오니까 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은 역으로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돼야 쉬운 것도 되지 이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사회·문화적인 접근 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냐는 논리였다. 남북이 엄청 싸워서 의제 조정이 안 됐다. 그런데 이번엔 우리 측이 화끈하게 북측 제안을, 즉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다루자는 것을 받은 거다. 핵심은 비핵화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상당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 한·미 동맹 재조정 문제를 한마디도 안 꺼냈다. 김 위원장도 이를 의제로 꺼내면 한국이 안 받아서 회담 못 하는 거를 알았기 때문이다. 특사단이 평양 갔을 때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상당히 새로운 접근이었다. 그래서 우리도 아주 쉽게 정치·군사적인 의제를 다루자고 나왔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북측에서 안 들고 나오면 못 할 이유가 없으니까 (회담에) 나간 거다. 비핵화 문제의 경우 문 대통령이 강력히 얘기해서 완전한 비핵화,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북한이 수용했다. 비핵화를 종전선언, 평화협정과 연계시켜 북한이 동의한 것도 새로운 형태라 볼 수 있다. 과거 우리는 북한이 합의 사항을 이행 안 한다고 비판해 왔다. 이번엔 김 위원장 스스로가 “과거 많은 합의와 성명이 있었지만 다 이행되지 않았다. 이번엔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얘기했다. 우리 입장에선 허를 찔린 거다. 맥스선더, 즉 한·미 공중 훈련을 했을 때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판문점 선언에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기로 돼 있는데 남측이 합의 이행을 안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것도 상당히 새로운 모습이다. 또 흥미로운 대목은 1, 2차 남북 정상회담에 군 지도부가 나왔는데 그들이 군복 입은 거 한 번도 못 봤다.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에선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이 군복을 입고 와서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과거 남북 회담 관련해 북한의 주무부서는 통일전선부였다. 통전부가 나서면 다른 부처는 참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군부도 오고, 리용수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자 외교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도 나왔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원맨쇼 정신이 상당히 강해서 본인이 다 결정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단적 의사로서 우리가 판문점에 왔고, 판문점 선언은 우리의 집단적 의사를 반영했다는 것을 보여 줬다.평화협정 체결 이후 지난해 생각해 보면 전쟁 공포 속에서 몸서리쳤는데 지금은 평화의 봄을 얘기하고 벌써 기정사실처럼 얘기하고 있다. 난관은 많을 것이다. 북한의 경우 이번에 총정치국장과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 3인방을 바꿨는데, 군부의 저항이 클 것이다. 재래식 군축을 하고 핵무기를 폐기하고 개혁·개방을 하고 당과 내각이 우월적 지위에 오르면 군은 완전히 밀려날 텐데 군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회담 결과가 어느 수준으로 나와야 미국민이 만족할지 고민할 것이다. 내가 뉴욕과 워싱턴에 가서 300명 이상과 토론하며 느낀 바로는 미국 전문가의 80% 정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할 거라고 본다. 그런데 어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조사를 보면 미국 시민의 80%가 ‘트럼프가 잘한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상당히 우호적이지만 중요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거래할 때처럼 (가격을) 후려치는 것은 좋으나 지나치게 후려쳐 판이 깨져버리면 모든 부담은 우리에게 온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판문점 선언에 이어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게 되면 주한미군하고 한·미 동맹의 미래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국내에서 이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다룰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또 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 모두 예측 가능하지 않은데 이들을 어떻게 추스르면서 가야 하는가, 엄청난 외교적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일본은 오늘 아베 신조 총리가 미국에 갔다. 자신을 배제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중국은 (이 국면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자신이 인사이더(insider)라고 생각한다. 결국 중국이 참여 안 하면 판이 깨진다. 만약 북한이 합의를 깨면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미국의 제재는 효과가 없다. 중국이 제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 또 미국이 북한 체제보장을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을 수 있는데 북한의 체제보장을 담보할 수 있는 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문정인 특보는 문정인(67)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951년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등학교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 학교 부근에 있던 주한미군과 대화를 하며 영어 실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1969~1971년 제주보건소 평화봉사단원으로 친분을 가졌던 미국인 비올시는 이후 200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 서울 거점장을 지내기도 했다. 군 복무 시절에는 육군정보사령부 판단관실과 해외공작국 산하 대북공작단 지원 요원으로 영어 번역 업무 등을 담당했다. 1978년 8월 미국 유학을 떠나 메릴랜드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 윌리엄스대 조교수, 켄터키대 부교수로 재직하며 재미한국인 정치학회, 미국국제정치학회 등 미국에서 활동하다 1994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장관급),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과 통일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햇볕정책, 동북아균형론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외교, 통일, 안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00년과 2007년 1, 2차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모두 참석한 유일한 학자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직을 제의받기도 했으나 당시 자신과 아내가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었고 아들이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서 스스로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캠프를 지원했고,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직접 지원 활동을 하지는 않았으나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참모들의 좌장으로 평가받았다. 주된 학문적 연구 분야는 동아시아 정치경제, 동아시아 국제정치, 남북한 관계, 중동정치, 국가정보론 등이다.
  • [시론] 지방선거 선거운동은 시작됐는데/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지방선거 선거운동은 시작됐는데/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선거가 전국선거화한 지 아주 오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지방자치가 부활해 이제 곧 30년이 다 돼 가는데 지방선거는 아직 제자리를 못 잡고 있다. 지방선거는 그간 대통령의 중간평가로 변질됐다. 다만 20년마다 한 번씩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밀월기 효과에 의해 여당이 유리했다. 이번에도 대통령의 임기 초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인 데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유례없이 높아 현직자의 지방자치 운영에 대한 업적과 무관하게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만약 지방선거 전날인 6월 12일 북ㆍ미 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열리면 지방선거는 비단 전국선거를 넘어서 세계선거로 변할 것이다. 국제적 이슈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란 말이다.사실 따지고 보면 지방선거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정치학 교과서에서 지방선거를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와 같은 전국선거와 구분해 중요도가 낮은 선거로 분류한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지방선거는 우선순위에서 더 밀려 있다. 대통령선거에서 TV 토론회는 높은 시청률울 기록하고 후보라면 꼭 참석하는데 지방선거에서는 TV 토론회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유권자도 있고 앞서가는 후보나 준비 덜 된 후보는 아예 참석하지 않기도 한다. 공직선거법 제261조 제③항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대담·토론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사람”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지만 이를 가볍게 보는 경우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1인당 7표를 행사한다. 유권자 한 사람이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회의원, 기초의회의원, 광역비례대표, 기초비례대표, 교육감 등 모두 7명을 뽑는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 추천이 아니기 때문에 나머지 후보와 달리 기호를 받지 못하고 이름이 투표용지에 인쇄되는 순서도 투표구마다 서로 다르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전국적으로 12개 선거구에서 실시되니 해당 유권자는 1인당 8표를 찍는다. 이렇게 많은 표를 한 사람이 찍다 보면 유권자의 안테나에 하나라도 더 걸리게 마련이다. 광역단체장에 대한 기대, 기초단체장에 대한 자격, 의회의원에 대한 정책, 교육 관련 공약 등 유권자의 관심을 다양한 측면에서 자극하게 된다. 출마자 전체 숫자도 많기 때문에 유권자와의 접촉도 빈번해질 수 있다. 유권자의 선거 관심이 증폭되면 참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적고 참여도 덜하다. 그래서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1995년에 68.4%로 시작해 1998년 52.7%, 2002년 48.9%, 2006년 51.6%, 2010년 54.5%, 2014년 56.8%로 50%대를 오르내리는 중이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사전투표제를 도입해 유권자에게 투표할 시간을 획기적으로 더 많이 제공했다. 그런데도 4년 전에 비해 투표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높고 여당의 지지율이 50%를 오르내리는 데 비해 야당의 지지율은 그의 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어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건만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보장을 둘러싼 북ㆍ미 정상회담이 유권자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선거 결과가 다 정해졌다고 ‘샤이 표심’까지 기권할까 우려된다. 지난 주말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마감됐는데 경쟁률이 2.3대1로 집계됐다. 1998년 지방선거와 똑같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공교롭게 20년 전 지금과 똑같이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실시됐던 선거였다. 그만큼 선거의 역동성까지 줄어들어 근심인데 그나마 주목을 끄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6~17일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했던 정기 유권자 의식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70.9%에 이르렀다. 4년 전에는 55.8%만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그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이제부터라도 북ㆍ미 정상회담만큼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4년간 지방자치를 이끌 인물을 잘 골라서 투표일에는 반드시 7표 또는 8표를 찍으러 투표소에 가야 할 것이다.
  • [백지연의 생각의 창]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

    [백지연의 생각의 창]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

    근 몇 년 동안 페미니즘의 사회적 관심사를 담은 작품 창작과 더불어 고전적 이론서에 대한 관심이 부쩍 활발하다. 청년 세대들이 ‘성의 정치학’(케이트 밀레트)이나 ‘다락방의 미친 여자’(산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와 같은 고전들을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면 ‘페미니즘 리부트’의 열기가 새삼 실감난다. 여러 책 중에서도 근대 여성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에 스며들어 있는 불안과 분노, ‘괴물’과 ‘미친 여성’의 상징을 고찰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페미니즘 비평 담론에 주요한 상상력을 제공한다.오랜만에 다시 본 이 책에서 나의 눈길을 여전히 붙드는 부분은 ‘제인 에어’에 관련된 해석이다. 십대 시절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제인 에어’는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와 ‘작은 아씨들’의 조, ‘빨간머리 앤’의 앤이 성장한 듯한 모습을 보여 주는 캐릭터였다. 제인은 예쁘지 않지만 지적이며 독립심이 강한 매력적인 여성이다. 더구나 고아인 제인과 귀족 로체스터의 사랑, 제인의 유산 상속으로 벌어지는 반전은 신데렐라 로맨스의 대중적인 플롯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페미니즘 비평 공부를 하면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새롭게 만나는 버사 이야기는 그동안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몽환적 존재를 생각하게 했다.다락방에 감금된 미친 여성 버사는 당대 영국의 제국주의 이데올로기가 억압한 식민지 현실을 상징하기도 하고 상속제도에 얽혀 원치 않는 결혼 생활을 해야 하는 가부장적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기도 한다. 비평가인 길버트와 구바가 무엇보다 공들인 해석의 중심은 제인 에어와 버사 메이슨의 공통점에 있다. 버사는 엄격한 계급사회에서 고아로서 투쟁하며 살아온 제인의 표출되지 않은 분노를 투사하는 인물이다. 제인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여성이기는 했지만, 큰 틀에서는 당대 사회의 관습과 규범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따르는 여성이었다. 그녀 내면에 숨겨진 결혼에 대한 불안, 신분사회에 대한 비판, 잠재한 광기와 폭력은 버사라는 존재를 통해 작품 속에서 발현됐던 것이다. 최근 5권으로 재출간된 ‘오정희 컬렉션’(문학과지성사ㆍ2017)을 살펴보며 환기하는 것도 여성 존재의 내면 안에 숨은 여러 가지 욕망의 양상이다. 오정희 소설이 주목하는 광기와 불안, 황폐한 일상은 가부장적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역사를 다양하게 보여 준다. ‘유년의 뜰’ ‘중국인 거리’ ‘저녁의 게임’ 등 뛰어난 작품들이 많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야회’(夜會ㆍ1981)다. 이 작품은 어떤 현란한 이론과 비평에도 묶이기를 거부하며, 여성의 삶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주부의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명혜는 어느 날 남편을 따라 한 저택의 사교 모임에 참석한다. 그녀는 아이를 키우는 주부의 일상 속에서 소설을 쓰는 쉽지 않은 시도를 하고 있다. 그녀 마음에 일렁이는 고독과 불안은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의 시간에 극대화된다. 가족들의 식사 준비를 하며 무심히 내다보는 바깥 풍경은 “한없이 느린 흐름과 불투명한 긴장” 그리고 “해가 지고 밤이 되기까지의 외로움과 적막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녀가 대저택의 숨겨진 풍경에서 발견한 감금된 미친 남성은 자신의 내면에 일렁이는 불안과 욕망이기도 하다. 밤이 깊어 아이를 업고 길을 걸어나오는 명혜는 술기운에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더러운 모임’이라는 욕지기를 내뱉는다. 그녀의 나지막하면서 싸늘한 이 고백은 오정희의 ‘야회’를 떠올릴 때 독자인 내가 가장 위로받는 구절이기도 하다. 가부장적 삶의 모순 속에 살아가는 여성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현실들을 마주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세계를 끊임없이 꿈꾼다. 소설 속의 명혜는 밤마다 늦도록 불을 켜놓고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려고 분투한다. “흰 종이 위에서는 어떤 것도 유치하고 흔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명혜는 밤마다 책상 앞에 앉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구절에서도 감지되듯이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의 기나긴 흐름을 날아가는 흰 새’는 ‘글 쓰는’ 여성의 내부에만 있는 열망이 아니다. 삶이라는 들끓는 현실을 감당하면서 또 다른 나은 세계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있는 상징이다.
  •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극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65년 만에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가 갑작스런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로 분위기가 급속 냉각되는가 싶더니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려 다시 훈풍이 부는 등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날아드는 충격적인 뉴스로 한반도의 앞날이 시계제로인 가운데 방한 중인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를 28일 서울에서 만났다.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잘 아는 대표적 전문가인 박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속내,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이 가능할지 등에 대해 특유의 식견을 드러냈다.→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열렸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논의되는 등 연일 숨가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을까. -무엇보다 정상들이 누구인지가 과거와 다르다. 이런 방식의 정상회담은 과거엔 생각도 못 했다. 정상과 정상이 만난다는 건 사전에 상당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 26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만 해도 준비를 전부 생략하고 정상들이 만났다. 북·미 정상 간 만남도 현재 준비 부족 상태다. 따라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참모 중 누구한테 얘기를 듣느냐에 따라 극과 극의 의견 나오니까 트럼프도 지금 정신이 없는 상태다. 트럼프는 이거(북·미 정상회담) 하면 국제적 이목과 찬사를 받겠다 싶은 생각, 어느 대통령도 못한 걸 내가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덕으로 알고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모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공이 어디로 튈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오히려 낙관적인 요인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했다가 다시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는데 이유가 뭘까. 협상 전술일까. -트럼프는 원래 결정을 못 하는 사람이다. 원래 그런 사람이다. 내가 교수로서 얘기한다면 사고 능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진짜 이 회담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기 혼자 진심으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절대적으로 있다. 조선반도에 핵이 없어야 한다는 게 김일성의 유훈이다. 북한은 지금도 김일성이 지배하는 나라다. 북한에서 김일성의 유훈은 성경 말씀과도 같다. →핵을 포기했다가 나중에 미국이 변심하면 무장해제 상태가 될 것으로 걱정하지 않을까. -북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현재 갖고 있는 핵무기와 핵시설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그걸 포기하더라도 핵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인력, 경험, 자원은 여전히 남는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인 것이다. 갖고 있는 핵은 없앨 수 있지만 핵을 다시 만들 능력은 영원히 자기 것이다. 핵보유국이란 핵탄두를 지금 몇 개 보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핵을 언제라도 만들 수 있는 나라를 말한다. 따라서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현재의 핵무기를 없애고 더이상 핵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 체제를 보장해 줄까. -미국에게 북한은 악마 내지 불량국가이기 때문에 쉽게 체제보장을 해 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적(敵) 중의 적인 미국한테서 제재받으면서 그 고생을 해 왔는데,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 준다는 말을 쉽게 믿겠나.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은 안전할 것이고 계속 북한 지도자로 있을 것”이라며 체제보장성 발언을 하지 않았나. -지금 김정은이 원하는 건 개인적인 신변 보장이 아니다. 국가지도자인데 ‘너 혼자 잘살게 해 줄테니 핵 포기해’라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김정은을 공격 안 하겠다’는 정도로는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답은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를 안 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아직 그런 말을 트럼프가 안 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진정으로 보장해 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문 대통령에게 표출했다는데. -나도 트럼프를 못 믿겠다.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나. -정상회담은 할 거다. 악수는 할 거다. 트럼프 앞에 노벨상이 아른아른하니까. 하지만 최종적인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는 앞으로 잘해 보자는 원론적 합의를 하고 이후 계속 협상을 통해 진전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는 걸까. -트럼프는 돈을 최우선시하는 사람이다. 북한을 봉쇄하고 공격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과 북한과 거래하고 수교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 사이에서 계산을 하는 사람이다. 북한이 갖는 지경(地經)학적 이득이 있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북한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한 거다. 특히 나진·선봉 지역과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 지하자원은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 강경론으로 무기를 파는 것보다 더 수익이 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트럼프가 북한만 놓고 계산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마음속엔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북한 경제를 미국 자본이 개발해 북한을 중국에서 떼어 놓으려는 의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하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담화를 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는데, 북·미 관계 개선을 북한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건가. -그렇다. 북한은 대화를 함으로써 경제제재를 완화시키고, 경제 사정을 좋게 하고 싶어 한다. 그건 북한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 국면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중매 역할을 잘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 입장에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잘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한·미 군사훈련 규모를 줄이는 문제 등을 좀더 과감히 해야 한다. 80%대의 압도적인 여론 지지를 바탕으로 보수층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 ‘촛불혁명’의 의미가 무엇이겠나.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할 때 평양에 여러 번 있어 봤다. 한·미가 훈련을 하면 평양은 사이렌이 울리고 등화관제를 하고 마비가 된다. 전쟁이나 다름없다. 자기들이 언제라도 공격당한다는 걱정을 하니까 한사코 군사훈련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안 되고, 비핵화가 안 되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암시하기도 하는데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그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그게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올 것으로 보는가. -어떤 통일이냐에 따라 다르다. 동독이 서독한테 흡수되는 식의 통일이라면 안 된다. 북한 스스로 자본주의화해서 남쪽과 비슷한 국가가 되는 것은 북한이 원하지 않고, 남한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 것도 안 된다. 따라서 연방제 통일이 가장 합리적이다. 김상연 정치부장 carlos@seoul.co.kr ■세계적 北전문가 박한식 교수는 카터-김일성 만남·빌 클린턴 평양행 주선… 50여 차례 방북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해방 시기 평양으로 건너가 피난민 수용소 생활을 하다 분단될 때 할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청도로 왔다.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71년부터 조지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조지아 주지사였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덩샤오핑을 만났고, 그의 도움으로 평양 땅을 밟은 이후 50여 차례나 방북했다. 이후 카터와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했고, 미국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석방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처럼 북·미 사이에 깊숙이 관여한 그는 ‘북·미 관계의 설계자’란 별명을 얻었으며, 지금도 BBC, CNN 등 주요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세계적인 북한 전문가다. 최근 ‘선을 넘어 생각한다’는 제목의 한반도 문제 관련 책을 펴내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 신임 세종연구소장에 백학순 박사

    신임 세종연구소장에 백학순 박사

    외교·안보·통일 분야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신임 소장에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다음 달 1일 취임한다고 연구소가 28일 밝혔다.백 신임 소장은 서울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북한 국내정치와 남북관계·통일문제, 북미관계, 북핵문제 등을 연구해 왔으며 통일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위원, 통일부 자체평가위원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국회통일외교통상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을 맡아왔으며 주요 저서로 ‘북한 권력의 역사 : 사상·정체성·구조’ 등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13지방선거 부천시장] 장덕천 더불어민주당 후보 “원도심권 도시재생 추진하고 마을주차장 조성에 주력”

    [6·13지방선거 부천시장] 장덕천 더불어민주당 후보 “원도심권 도시재생 추진하고 마을주차장 조성에 주력”

    장덕천 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장 후보는 24일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온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시장이 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장 후보는 “마지막 남은 부천의 노른자땅 대장동에는 현 시책을 이어받아 친환경산업단지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박근혜 정부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자 이에 부당함과 제지를 위한 헌법소원을 전국 최초로 제기한 바 있다. 획일화되고 강제주입식 교육을 철저히 배격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평소 ‘평등은 약자 편’이라는 정치적 신념을 가진 율사 출신이다. 다음은 장 후보와의 일문일답. ⇒왜 부천시장이 되려고 하나. —정치란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하느냐, 민주주의 제도를 어떻게 정착시키느냐에 있다. 촛불정국과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지금 지방분권이 매우 강화되는 추세다. 앞으로 자치단체장이 할 일도 많아지고 있다. 시장이 자치분권을 이해해야 하고 제도로 활용하고 시민 삶을 개선해야 한다. 변호사로서 정치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이 분야에 특화돼 있다고 본다. 시장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시장에 도전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은. —도로위 미세먼지가 발생량의 70%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도로위 미세먼지를 확실히 줄이겠다. 큰 도로보다 작은 도로, 이면도로 같은 곳은 골목골목길을 작은 도구를 사용해 미세먼지를 처리할 수 있다. 또 원도심과 신도심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원도심을 중심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역량마을과 공유경제마을, 안전마을, 친환경마을, 문화마을을 만들겠다. 공동체 활동으로 주민들이 함께하는 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시 시민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 ⇒핵심정책 톱3를 든다면. —첫 번째로 원도심권 도시재생을 지원하고 마을주차장을 조성하겠다. 주차장 관련해서는 정부서 추진하는 도시재생문제와 연계하려고 한다. 두 번째로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고도 정수처리하고 있다. 현재 부천시는 표준정수처리인데 갈수기 때는 냄새도 난다. 고도 정수처리해서 안전하고 더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겠다. 세 번째로 빠르고 편리한 교통정책을 추진하고 싶다. 부천은 인구가 줄어들고 발전이 정체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래먹거리와 세수확보를 위해 도시를 발전시킬 생각이다. ⇒현재 대장동 친환경산업단지를 추진 중이다. 농업생태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현 시책대로 친환경산업단지 개발 형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대장동은 부천 미래살림 성장동력의 한 축이다. 부천시 노사정 협력 노하우를 활용해 대장동 산업단지를 노사상생특구로 선정하겠다. 일각에서 환경파괴 염려가 많다는 점을 알고 있다.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관광농업테마파크와 거점별 생태 서식공간인 비오톱(Biotope)을 조성해 우수한 지역인력을 공유하고 재정을 확충할 계획이다. 기업을 대거 유치해 7만여명 일자리를 만들겠다. 산업용지와 상업용지를 조정해 녹지와 관광농업용지의 증대 변화를 구상하고 있다. 여월농업단지 같이 일자리창출도 하는 단지를 4곳 더 추진할 생각이다. ⇒상동 영상문화산업부지에 신세계영상복합산업단지 조성이 물거품됐다. 향후 어떻게 활용할 건지. —만화산업을 조성하고 웹툰과 관련된 산업을 유치해서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싶다. 웹툰융합센터에 예술인행복주택을 포함해 부천기업혁신클러스터를 만들 것이다. ⇒부천은 문화특별시라 할 정도로 다양한 축제가 있다. 그런데 부천문화생활에서 전통소리인 판소리문화가 거의 없다. —판소리는 서양식 뮤지컬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한국적이다. 국민 정서에 부합한 훌륭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저는 판소리 본고장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많다. 좋은 제안이 있다면 앞으로 우리 전통문화인 판소리 문화 저변확대를 위해 공연사업 등 열심히 지원할 생각이다. ⇒변호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15년11월 박근혜 정부때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의 부당함과 제지를 위한 헌법소원을 전국 최초로 제기했다. 제 아내와 아들을 대리해서 제기한 거다. 민변에서도 수천명을 모아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제가 추진한 것과 병합돼 올라갔다. 문재인정부로 정권교체된 뒤 각하판결됐다. 각하된 내용이라도 법리적 판단을 해줘야 하는데 그점이 없어 아쉬웠다. 획일화되고 강제주입식 교육을 철저히 배격한다는 판단에서 제기한 거다.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에서 최종후보로 결정됐다. 탈락한 후보들 보듬을 원팀 방안은 . —모든 후보들이 치열했지만 깨끗한 경선을 했다. 성숙한 선거문화를 부천 후보들이 선도했다고 본다. 원팀을 넘어 드림팀을 구성했다. 화학적 결합으로 경선 부담을 덜었다. 특별히 ‘나벤저스지원단’이라고 명명한 나번 후보자만을 위한 별도 지원조직을 뒀다. 나번 후보들을 대상으로 정책과 캠페인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SNS활동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소음을 최대한 줄이겠다. ⇒시장 후보로서 장점은 뭔가. —‘평등은 약자 편’이라는 정치적 신념이 있다. 사회 약자정책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부천시와 경기도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지방정부 행정을 잘 알고 있다. 자치분권이 강화되는 때 시장으로서 제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정치입문 계기는. —누구 소개로 정치입문한 게 아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변호사로 활동했으나 현실정치를 고민해왔다. 그래서 더디지만 꼼꼼히 다지며 준비했다. 최종 결정하기 전 제 자신을 살피고 살아온 과정을 돌아보며 ‘너는 정치를 할 수 있느냐’, ‘정치를 선도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수차례 자신에게 반문하고 고민했다. ⇒가장 중시하는 정치철학이나 행정철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해왔다. 그것이 곧 제가 추구하는 최고의 선이자 정치철학이다. 행정은 대민서비스다. 불편을 해소하고 갈등과 아픔을 치유하는 행정서비스를 약속하겠다. 부천시와 경기도의 법률자문 역을 맡은 바 있고 지방정부 행정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부천시민들에게 이익을 챙겨주는 행정서비스를 펼치겠다. ⇒시장에 나서는 각오 한마디. —희망을 더하고 갈등은 빼겠다. 혁신을 곱하고 행복은 나누겠다. 내 곁의 시장이며 시민의 든든한 빽이 되겠다는 초심을 지키는 시장이 되겠다. 비록 더불어민주당 시장후보이나 저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도 모두 부천시민이다. 모든 시민의 시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카탈루냐 ‘반역 내각’에 자치권 틀어쥔 총리

    스페인 총리 “내각 구성 막을 것… 합법정부 구성해야 자치권 허용” ‘독립 불가’ 원칙을 세운 스페인 중앙정부와 강경 독립파가 장악한 새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양보 없는 강대강 대결을 예고하면서, 카탈루냐 분리독립 갈등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스페인 일간 엘스파이스는 20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자치권 박탈을 유지하는 데 야당 지도부와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전날 발표한 새 내각 인선이 문제가 됐다. 토라 수반은 중앙정부가 구속하거나, 중앙정부의 추적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인물을 새 내각에 대거 기용해 분리독립 운동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총 13명의 장관 중 4명이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추진했다가 반역 혐의로 구금됐거나 망명 중인 인사였다. 이 중에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자치정부 수반의 ‘복심’으로 현재 구금 중인 호르디 투룰 전 자치정부 대변인도 있다. 앞서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투룰 전 대변인을 차기 수반으로 선출하려 했으나, 중앙정부의 반발로 무산됐다.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에 합법적인 정부가 들어서면 완전한 자치권을 되돌려주겠다”고 했지만, 토라 수반의 인사로 이런 약속도 무색해졌다. 중앙정부는 즉시 이번 인선을 “중앙정부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하고 “내각 구성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야당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 대표 역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내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라호이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카탈루냐가 합법적 정부를 구성할 때까지 헌법 제155조를 계속 적용할 것”이라고 현지 일간 라라존에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토라 수반 취임 직후에만 해도 카탈루냐의 자치권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내각 인선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면서 “중앙정부에서는 토라 수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토라 수반은 초강경 독립주의자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17일 취임식에 중앙정부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와 “카탈루냐인들의 의지에 복무할 의무가 있는 자치정부 수반으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는 짤막한 취임사만 남겼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국기와 국왕의 사진을 걸어야 한다는 취임식 규정도 어겼다. 당시 취임식은 3분여 만에 끝났다. 푸지데몬 전 수반의 권유로 정치에 발을 들인 그는 ‘푸지데몬의 꼭두각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 15일 자치의회에서 수반으로 선출된 직후에는 “푸지데몬이 카탈루냐의 정당한 대통령”이라면서 “카탈루냐 새 정부에서 푸지데몬 수반의 재선을 향한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카탈루냐어 사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인간의 탈을 쓴 짐승’, ‘독사와 하이에나와 같은 존재’로 묘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치자문기업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안토니우 바로소는 “토라 수반이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국제적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이라면서 “카탈루냐 독립의 정당성은 민주주의에 뿌리를 둔다. 그러나 스페인 인구의 일부를 배제해버린 토라 수반 때문에 카탈루냐 독립운동은 민주주의적 정당성을 상실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마드리드의 카를로스3세 대학의 파블로 시몬 정치학 교수는 “푸지데몬 전 수반이 현재의 긴장과 대립을 유지하려는 수단으로 토라 수반을 선택했다”면서 중앙정부와의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점쳤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카이사르에서 ‘YS·DJ’까지… 역사 바꾼 11개 선거의 교훈

    카이사르에서 ‘YS·DJ’까지… 역사 바꾼 11개 선거의 교훈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함규진 지음/추수밭/396쪽/1만 7800원선거철을 앞두고 관련 책들이 속속 출간되는 모양새다. 역사에서 교훈을 이끌어내 보자는 뜻일 터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도 그중 하나다. 책은 세계사 속 11개의 중요한 선거를 들춰 보고 있다. 로마 카이사르부터 링컨, 대처 등을 거쳐 우리나라의 ‘양김’까지 등장한다. 그 가운데 ‘1784년 영국 윌리엄 피트’ 부분부터 들춘다. 책은 연대기 순으로 나열됐어도 서로 내용이 달라 어디서 시작해도 무리가 없다. 이름값에서 피트는 다른 이들에 한참 뒤진다. 그런데도 먼저 책을 여는 이유는 단 하나다. 대한민국에선 지리멸렬해 가는 ‘보수’의 가치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다. 앞뒤 빼고 피트의 정치 인생을 요약하면 이렇다. 그는 반대파의 말처럼 “금수저”에 “애송이 학삐리”다. 보수 성향이 강한 토리당에 속했다. 돈으로 유권자 매수가 가능한 부패선거구를 통해 하원에 입성한 그는 1784년 24세의 나이로 총리에 발탁됐다. 위기는 곧바로 찾아왔다. 당시 의회를 장악한 진보적 휘그당에 의해 탄핵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의회 해산으로 맞섰고, 이어 열린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입지를 다졌다. 총선 뒤 그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부패선거구 폐지였다. 자신의 지원세력이었던 왕과 귀족의 어깃장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그는 워런 헤이스팅스 벵골 총독 탄핵 때도 이들과 부딪쳤다. 헤이스팅스 총독은 프랑스와 결탁한 반영국세력을 물리치고 인도 지배 기반을 탄탄하게 닦은 인물이다. 한데 그 과정에서 인도인들에게 자행한 가혹행위가 문제였다. 이는 휘그당의 탄핵을 불렀고, 피트는 그의 탄핵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애국이 자유와 평등보다 우선한다는 자신의 지론과 배치되고, 보수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게 뻔한데도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노예무역 폐지법안 등으로 걸핏하면 왕의 역린을 건드리던 그는 결국 ‘아일랜드와 가톨릭교도에 대한 관용’ 정책에 발목을 잡혀 1801년 사임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저자의 생각이 드러난다. 나라에 필요한 건 진보나 보수가 아니다. 상식이다. 피트는 자신의 이념이나 성향보다 상식을 따랐다. 저자는 그에게 보수의 가치를 세웠다는 후한 평가를 내린다. 원칙과 상식을 세우고 개혁을 꾸준히 추구하는 리더십, 여러 입장을 무시하지 않는 정치에 높은 점수를 준 거다. 책 제목은 프랑스 격언인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따왔다. 원래는 개와 늑대를 분간하기 힘든 황혼의 순간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책에서는 민의의 선택을 받은 개와 이를 배반하는 늑대로 나눠 표현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뉴스 분석] 트럼프 ‘김정은 체제 보장’ 카드 꺼냈다

    [뉴스 분석] 트럼프 ‘김정은 체제 보장’ 카드 꺼냈다

    北에 리비아식 아니라고 못박아 볼턴 발언에 화난 김정은 ‘달래기’ “합의 안 되면 카다피처럼” 경고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정권의 ‘체제 안전 보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냐’고 묻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김 위원장)는 보호받을 것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비핵화’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북·미 정상회담 보이콧’을 시사한 북한의 반발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이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계속 권좌에 남게 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북한이 큰 ‘선납’을 하면 동시적 과정이 수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주장했던 ‘선 핵포기 후 보상’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유연성을 드러낸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비핵화 방식은 여전히 모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의 강경 발언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볼턴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두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두둔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식 모델이라는 것이 아직 만들어진 게 아니다. 내용이 거의 없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리비아식에서 마이너스 알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모델은 미국이 현재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북한과 협상하면서 리비아식 모델에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 가며 뺄셈의 정치학을 작동하겠다는 것”이란 설명이다. 체제 보장에 대해서도 뚜렷한 조건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모델’(a South Korean model)을 제시하며 비핵화에 따른 번영과 체제 보장을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경제에 투자해 주고 번영시켜 주는 것이 일종의 체제 보장 아니겠는가 하는 유인책을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 (북·미 정상) 회담이 열린다면 열리는 것이고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면서 “우리는 리비아를 초토화했다. 우리는 ‘우리가 당신을 보호하겠다’고 카다피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고, 우리는 가서 그를 학살했다. 우리는 이라크에서도 같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리비아와 이라크는 미국과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살됐지만,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하면 두 나라와 전혀 다른 모델이 된다는 설명인 셈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영세중립 평화통일로 한반도 평화 제도화하자”

    [인터뷰 플러스] “영세중립 평화통일로 한반도 평화 제도화하자”

    “5000년 역사의 새로운 운명의 길에 꽃이 피려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세계 평화의 중심 국가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와야 동북아 평화가 있고, 세계 평화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남북은 이 기회를 잘 살려 평화를 먼저 제도화시키면서 경제협력을 하고 통일로 나가야 합니다. 제도화란 영세중립입니다.” 강종일 한반도중립화연구소 소장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영세중립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통일비용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없다”면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인력과 자원이 만나고, 여기에 미·일의 자본이 덧붙여지면 되레 남한은 국민소득 4만 달러 북한은 2만 달러를 10년에서 15년이면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글로벌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가 예측한 ‘통일 한반도 세계 2등 국가 된다’는 예측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또 “남북경협은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를 10개에서 15개 정도 건설해 북한 사람들의 경제생활 수준을 먼저 올려 줘야 한다”면서 “이때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들이 북한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종일 소장은 1937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1962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 수료(1964),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1992)를 거쳐 1997년 미국 하와이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강 소장은 1964년 대한일보 기자를 거쳐 주미얀마 대사관 1등 서기관, 원광대학교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외래교수, 선문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1999년부터 한반도중립화연구소 소장을 21년째 맡아 한반도의 평화정책을 위한 제도방안으로 영세중립을 주창해 오고 있다. 저서로는 고종의 대미외교(2006), 한반도 중립화로 가는 길(2007), 한반도 생존전략 중립화(2014·오른쪽 사진), 고종의 영세중립 정책(2015)이 있다. 편집자 주→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개최를 계기로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시대의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북미정상회담도 앞두고 있습니다. -4·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 선언은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의 대전환입니다. 그런데 평화란 제도적 장치로 뒷받침돼야 지킬 수 있습니다. 남북이나 북미나 평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이런 점에서 남북 간 1단계는 4·27 정상회담의 성공개최로 끝났고, 이제 2단계로서 북미정상회담이 있습니다. 북미정상 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는 새로운 질서가 나오게 될 겁니다. 동북아 역사는 상당히 바뀔 것으로 봅니다.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질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씀이시네요. -지구상에 평화가 오려면 반드시 한반도에 평화가 먼저 와야 한다는 것은 전제조건입니다. 그 이유는 세계 1·2·3·4등 국가들의 이해가 한반도에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가 세계평화의 중심국가인 거죠. 아직도 한반도는 세계평화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강국들의 싸움터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한반도가 영세중립을 함으로써 완전히 4개국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겁니다. 이제 남북정상회담으로 발동이 하나 걸렸어요. 북·미, 남·북·미, 남·북과 미·중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히 결판을 내야 합니다. 어찌 됐든 한반도 입장에선 5000년 역사 운명의 길이 꽃을 피우려 하고 있잖습니까. 우리가 먼저 평화를 해 놓고, 제도화시키면서 경제협력을 하고, 통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선은 평화입니다. 그다음 북미회담 후에 개성공단 열고, 금강산도 열면 남북경제공동체 논의가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북한에 개성공단 같은 것을 최소한 10개에서 15개 정도 개발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남한의 투자로 북한의 경제특구를 열자는 말씀인가요. -네, 그래요. 다만 북한에 제1차로 들어갈 기업은 남한의 기업체여야 합니다. 이때는 국내에 있는 기업체가 아니라,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체가 들어가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기업체는 한국을 먹여 살리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나가 있는 기업체들이 북한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 등 4가지 생산요소가 결합되도록 해야겠죠. 그렇게 10년을 가면 한반도는 세계에서 1등 국가가 됩니다. 우리는 4만 달러 이상 올라가고, 북한도 2만 달러로 올라가면 코리아가 세계 1~2등 국가가 된다는 골드만삭스의 예언대로 되는 겁니다. →평화와 함께 남북경협이 당면과제란 말씀인가요.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이 판을 크게 흔들고 있어요. 이때 우린 바로 경제협력으로 들어가서 남북경제공동체로 가야죠. 북한 사람들의 경제생활 수준을 올려 줘야 해요. 그래야 통일 비용도 안 들어가요. 북한은 북일수교를 조건으로 북한이 일본에 요구한 200억 달러 청구권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미국이 가만히 있겠어요. 미국도 북한에 그 대가를 내놔야 될 겁니다. →평화가 정착단계에서 비전이 좀 필요한데요. 그 제도적 장치가 영세중립화란 말씀이죠. 평화는 제도적으로 지켜내지 않으면 또 무너집니다. 제도적 정착이란 중립화가 됨으로써 가능합니다. 만일 중국의 시진핑이 중국몽을 이뤄가지고 영구집권을 하면 우리가 영세중립화하기가 어려워요. 미국은 이제 평화를 외치는 국가로 재탄생하면, 제국주의 미국은 가고 중국이 제국주의로 올라서서 군사력과 국력 면에서 미국을 능가했을 때는 또 제1국이 되어가지고 세계를 좌지우지합니다. 그러기 전에 영세중립 평화통일을 향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중립화 통일 운동의 저변확대였습니다. 다음은 정책화를 거쳐 제도화로 나가야죠. 우리가 통일을 했다 하면 인구가 8000만에 가까워요. 세계 10위 권에 들어 있어요. 유럽의 독일, 프랑스 레벨에 들어갑니다. 우리는 4대 강국 속에 끼어 있어요. 이것은 소위 지정학적 문제로 숙명인데요. 숙명은 바꿀 수 없어요. 그러나 운명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서 바꿀 수 있습니다. →제도적 장치로서 보통 ‘자립· 동맹·중립’의 세 가지를 말하는데요. -지구상에 192개의 독립국가가 있다고 하지만 이 3가지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자립을 하는 것, 그러나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어렵습니다. 자립을 못 하면 그다음은 동맹인데요. 우리가 미국과 동맹하고, 북한은 중국하고 동맹하는 체제가 굳어지면, 동맹은 강자와 약자가 하는데 약자는 서러움이 있어요. 그래서 동맹도 그렇고, 3가지 중에 하나밖에 없어요. 영세중립이에요. 그래서 안보를 영세중립으로 하면 국방비로 쓰던 돈을 복지로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 잘 살아요. 북한은 연방제로 체제유지를 원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연합제나 북한의 연방제가 시스템 면에서 거의 동일하므로 남과 북이 통일을 위해 이제는 양편의 안을 모두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덩샤오핑식의 개혁개방으로 간다는 말씀이신가요. -중국이 개방을 하면서 사회주의 이념과 정치를 꽉 쥐고 있으니까 발달은 발달대로 되고 있잖습니까. 북한이 덩샤오핑의 모델을 도입하면 평화가 돼서 우리는 물론 일본, 미국이 또 투자하지 않겠습니까. 평양의 대동강변 트럼프타워 가능성이 있지요. 만약 평양에 트럼프타워가 건설되면 세계평화의 상징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러시아는 또 가만히 있겠습니까. →앞서 제도화를 말씀하셨는데요. 국내적으로 영세중립법 제정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직은 정책화가 안 돼 시기적으로 좀 이릅니다. 정부가 우리 영세중립에 대해서 검토할 때가 정책화입니다. 정부의 안이 국회에서 입법화되었을 때 제도화가 된 겁니다. →그렇다면 중립화 방향, 방법은 무엇입니까. -현재 중립화에는 4가지 사례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방법은 외국의 승인을 받아서 하는 스위스 모델입니다. 스위스 모델은 1515년에 우리는 영세중립을 하겠다고 국회가 선언을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300년 후인 1815년에 스위스가 영세중립국이 됩니다. 그때 8개국이 보증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오스트리아 모델입니다. 1945년에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이 오스트리아를 4등분 했어요. 그래서 4개국 군대가 주둔을 했습니다. 오스트리아 국민들이 1945년에는 우리가 패전국이니까 좋다 했는데, 46년 되니까 숨을 못 쉬겠어요. 4개국 주둔비 줘야 되죠. 46년부터 ‘자, 우리는 영세중립으로 나가겠습니다’ 하고 세월이 흘러 1954년이 되었어요. 거의 9년 만인데 10년째가 되니까 소련이 ‘프라하의 봄’으로 그 병력을 다른 데로 돌려야 했어요. 그래서 1955년에 영세중립에 관한 모스크바 협정을 맺었습니다. 이를 미국, 영국, 프랑스가 추인으로 찬성해 영세중립국가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 모델은 코스타리카 모델이에요. 그 나라는 2차 대전 이후에 과거에 군대들이 태국처럼 계속 혁명을 해요. 미국하고 손잡고 혁명을 하고, 그러면 미국은 무기 팔고… 국민들은 가난하게 됐죠. 그러자 소위 애국지사들이 중심이 된 국회가 영세중립을 한다고 선언을 함과 동시에 군대 해산 명령을 내려 버렸습니다. 스스로 원한 영세중립 선포예요. 과거 우리 고종이 그렇게 했잖아요. 고종 1904년 1월 20일 조선은 영세중립국이라 선포했지만 러일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실패합니다. 네 번째는 유엔에 요구한 방법입니다. 1995년 9월에 투르크메니스탄 모델로서 유엔이 승인한 경우입니다. 이상과 같은 모델이 있으니까 우리가 미·중·러의 동의를 못 받아도 남북만 합의해 버리면 어떤 모델로 하든 상관이 없어요. 유엔에서 코리아 영세중립국이다고 승인하면 되는 거죠. 물론 미국이나 중국이 비토하면 어렵습니다만 한반도를 영세중립하지 않으면 미국은 한반도를 중국에 빼앗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은 발도 못 붙여요. 한반도가 완전히 중국으로 들어가 버릴 수 있어요. 미국이 1953년 남한의 영세중립국을 거론한 이유이기도 합니다.→영세중립국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동기는 무엇인가요.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 근대사를 연구했는데, 고종의 영세중립 정책을 알고부터입니다. 고종의 대미정책은 초기에 갈등이 있었어요. 우리는 신미양요라고 하는 한미전쟁이 있었잖아요. 그때 우리가 전쟁에서 이겼지요. 당시 미국은 조선을 개방하려고 들어왔다가 전쟁하고 그냥 나간다, 그래서 미국이 실패했다고 했죠. 그래서 고종은 기대를 했어요. 1882년 5월 22일 한미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 미국이 수호해 줄 거로 알았죠. 미국이란 든든한 배경이 생겼으니 일본도 이제 우리를 못 먹는다고 기대를 했어요. 그런데 이후에 미국이 우리를 배반한 거죠. 그것이 1905년 7월 29일의 카쓰라 태프트 밀약 아닙니까. 그다음 2주 후인 8월 12일 일본은 제2차 영일동맹을 맺고, 9월 5일 일본이 루스벨트 미 대통령을 친일파로 만든 후에 러일전쟁을 종식하는 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루스벨트는 이것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아요. 그리고 11월 17일이 옵니다. 을사늑약이죠. 그리고 나자 미국은 11월 30일 철수해 가버립니다. 우리가 비참한 식민지로 전락하는 역사적 과정의 책임입니다. →영세중립에 대해 현실에서 국민적 관심, 학계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래도 연구를 꾸준히 해 오셨습니다.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어요. 왜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그렇게 되었는지는 우리 국민들에게 첫째 내가 만든 용어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외세지향성입니다. 5000년 역사에서 자주독립보다는 어떤 큰 나라하고 동맹이냐 보호냐 이런 데 기대고 살려는 우리나라 국민성입니다. 처음에는 안보를 위해서 강한 국가에 붙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권력을 잡기 위해서 개인의 욕심이 나와 버려요. 그래서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좋은 모델 하나가 있죠. 우리나라가 망한 거죠. 두 번째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지정학은 강대국 4개에 좌지우지 당하는 이 숙명을 운명학적으로 바꾸고 싶어요. 지정학적 숙명은 못 바꿉니다만 지정학적 운명으로 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외세 지향적 국민성을 바꿔 보겠다는 거죠. 지금도 우리 국민의 외세 지향성의 뿌리는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제가 중립화 통일 운동을 21년째 하는 이유입니다. 한반도에 씨 뿌리는 사람도 필요하잖아요. 지정학적 숙명을 바꾸려면 씨 뿌리는 자가 있어야겠죠. 나는 씨 뿌리는 자예요. →마지막으로 중화(中和)를 마음의 중심에 두고 한반도의 영세중립화로 지정학적 숙명을 운명으로 바꾸기 위한 길을 걸어오셨는데요. 박사님에게 중화란 무엇인가요. -중화를 연구해 보니까, 우주 만물에 연관되어 있어요. 중화에서 주역이 나옵니다. 주역이라는 것은 4500년 전에 나오는 이론으로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주역이, 그 다음에 중용이 나옵니다. 공자가 완성을 했죠. 주역은 공자가 완성을 했고,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완성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거의 연결이 됩니다. 중용에서 다시 중립이 나옵니다. 중립에서 이제 영세 중립화가 나와요. 중화란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를 위한 뿌리입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판문점 선언 돋보기] “한반도 평화협정 로드맵, 양자→소다자→6자 협업 필요”

    [판문점 선언 돋보기] “한반도 평화협정 로드맵, 양자→소다자→6자 협업 필요”

    하나의 다자틀로 묶어서는 안 돼 유럽·유엔 추인하면 완전한 형태 북핵 폐기 과정 등 정보 공유 통해 공동 목표 다른 국가와 유지 필요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은 1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질 다자구도 협업 방식에 대해 “하나의 다자 틀로 묶어서는 안 된다”며 “양자, 소다자에 이어 동북아 6자회담 틀에 더해 유럽국가까지 포함한 유엔 국가가 평화협정을 추인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 전문가인 진 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가 공동의 목표를 다른 국가와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일 관계 정상화도 언급했는데. -일본 신문은 이번 회담에 대해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일본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를 한국의 대북정책의 지지자로 만드는 길이다. 2005년 9·19 공동선언 뒤 일본이 약속했던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아 결국 방해자가 된 전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일본을 협력자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만난 일본 국회의원은 “조금 아쉽지만 한국의 대북정책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발표한 ‘북·일 평양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핵·미사일·납치 문제는 함께 진전시켜야 한다’는 골자다. 핵문제 해결의 진전이 없는데 납치자 문제만 먼저 제기해서는 안 되고 핵 문제가 해결되면 납치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뜻이다.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핵 문제가 진전됐을 경우 납치자 문제를 걸림돌로 삼아 일본이 경제협력이나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우려다. 그렇게 되면 지난번 6자회담 실패를 되풀이하는 셈이다. 정부가 일본과 정보 공유를 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게 필요하다. →주변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소외당하기 싫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미국의 룰대로 동북아 국제질서가 짜여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전 국제정치의 기본 가설은 ‘미국은 동북아 긴장이 고조될수록 미국의 역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였다. 그런데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동북아 질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됐다. 과거 미·일 동맹 중심으로만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일본은 이제는 새로운 질서에서 따돌림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고 미국 중심 질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 다른 형태의 동북아 질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발 빠른 열강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주의할 점은. -평화협정으로 가는 핵폐기 과정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양립시키면서 각 국가의 정보 공유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다자구도 협업 방법은. -다자 틀을 하나의 다자 틀로 묶어서는 안 된다. 양자, 소다자가 복합적으로 진행돼 가야 한다. 북·일, 한·중, 미·북 등 양자 회담에서 비핵화 과정에서의 각국의 이익을 조율하고 거기에 남·북·미, 남·북·중·미 등에서 긴장완화 프로세스를 갖고 평화체제를 논의해야 한다. 두 가지가 잘되고 동북아 6자회담 틀에 더해 유럽까지 포함한 유엔 국가가 평화협정을 추인하는 형태로 가면 완전하다. 일단 (북한과) 양자 간에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은 개혁개방에 대해 국제 제재가 풀리면 나서고, 미국은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면서 북핵 문제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과정이다. 거기에 한국이 평화협정을 위한 종전선언을 준비하면서 각 국가가 참여하는 6자회담 플러스 알파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반도 냉전 체제는 해체의 과정에 있을 수 있다. 두 가지다. 하나는 핵폐기이고 하나는 남북한 냉전 체제 해체라는 두 가지 틀이 있다. 다만 정부 관계자와 국민 모두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한다고 해도 핵 신고·폐기 과정에서 어려운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 해서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전락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진창수 소장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표적 민간 공익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소장으로 2015년 6월 1일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을 맡았다. 1994년 일본 도쿄대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연구원을 거쳐 1996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됐다. 세종연구소 일본센터장, 부소장, 도쿄대 객원 연구원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현대일본학회 회장과 한·일기본조약 문서공개 민간위원 등을 맡았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 전개, 쟁점 그리고 한국의 대응’, ‘일본의 정치경제’ 외 다수가 있다. 196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 장덕천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 후보 최종 확정

    장덕천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 후보 최종 확정

    출판기념회도, 사무실개소식도, 출마기자회견도 하지 않은 장덕천 변호사가 6·13 전국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장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장덕천(당원 54.52% ,일반시민 56.89) 후보가 조용익(45.48%, 일반시민 43.11%) 후보를 10% 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총 9명 예비후보가 참여한 1차 컷오프 경선에서 서진웅·한선재·김문호 예비후보가 먼저 탈락했다. 이어진 2차 경선에서 장덕천·조용익·강동구·김종석·나득수·류재구 후보 등 6명이 참여해 장 후보와 조 후보 2명이 통과했다. 최종 3차경선 여론조사에서 55대45%, 장 후보가 조 후보를 누르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 최종 주자로 확정된 장 후보는 “낙천 후 쓰라린 마음을 달랠 틈도 없이 부천발전과 당 발전을 위해 한마음으로 저, ‘장덕천’과 정책연대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준 강동구·김종석·나득수·류재구 후보와 서진웅 전 후보의 큰 결심과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경선승리를 5명 후보의 공으로 돌렸다. 이어 장 후보는 “본선에서 기필코 민주당 승리를 이끌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며, “저와 함께 최종후보로서 좋은 경쟁을 펼쳐주신 조용익 후보를 비롯해 전 후보들에게도 심심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당 승리와 부천발전을 위해 저와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2016년 4·13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 민주당) 부천원미을에 출사표를 올렸다. 당시 현 설훈의원과 여론조사로 경선해 33%대67%로 쓴잔을 마신 바 있다. 2016년 박근혜정부 탄핵 촉구 촛불시위에 참가하며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평소 ‘평등은 약자의 편이다’는 정치적 신념하에 민주노총과 민변 추천으로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을 맡았다. 부천노동 고문변호사와 부천시노사민정협의회 위원으로 노동자들과 교류해 왔다. 장덕천 후보는 전북 남원출신으로 부천남초등학교와 부천중학교, 서울 중경고등학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부천더불어포럼 상임공동대표를 지냈다. 현재 경기도법률고문변호사와 부천시여성청소년재단이사, 부천지역 노사민정협의회 위원, 대한법률구조공단 법률자문위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 부천시체육회 부회장 및 고문변호사, 부천노총고문변호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5권으로 묶어낸 재일동포 문학 연대기

    재일 동포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경계인으로서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는 문학 선집이 나왔다. 김환기 동국대 일본학연구소장 등 총 9명이 참여한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의 글로컬리즘과 문화정치학 연구팀’이 엮은 ‘재일디아스포라 문학 선집’(1~5권)이다. ‘재일디아스포라’는 해방 이전에 일본에 건너가 해방 이후까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과 그 후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재일 동포 1~3세대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망라한 이번 선집은 1권 시선집, 2·3권 소설집, 4권 평론집, 5권 연구서로 구성됐다. 선별 기준은 디아스포라의 특성이 잘 드러난 작품,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거나 다시 번역해 소개할 필요가 있는 작품, 재일디아스포라 문학 계보의 흐름을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작품 등이다. 시선집은 일제강점기가 끝난 1945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나온 시들을 수록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한 1세대의 시는 조국을 그리워하고 분단된 조국을 안타까워하는 시가 주를 이루지만 해방 이후 일본에서 나고 자란 2, 3세대의 시는 조국에 대한 복잡한 시선과 조국과는 관계없이 내면의 흐름에 집중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소설집은 1세대 작가 김사량의 ‘Q백작’에서 3세대 작가 김유정의 ‘검은 감’까지 시대별 작품을 망라했다. 특히 3권 첫 부분에 수록된 단편 ‘자상함이란, 바다’를 쓴 이기승 작가는 1985년 ‘제로한’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받고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평론집은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의 정의와 세대론적 전개과정을 언급한 문학론과 김사량, 홍종우, 김시종, 허남기, 한무부 등의 작가론 및 작품론을 실었다. 국내 교수진이 필자로 참여한 연구총서에는 재일디아스포라가 1946년 일본어로 발간한 최초의 잡지인 ‘민주조선’을 비롯해 ‘진달래’, ‘계림’, ‘한양’, ‘계간 삼천리’, ‘계간 마당’, ‘청구’, ‘민도’, ‘땅에서 배를 저어라’에 관한 연구를 담았다. 재일디아스포라가 해방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창간한 주요 잡지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연구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해리스 주한 美대사 재지명…‘초강력 매파’ 라인업

    해리스 주한 美대사 재지명…‘초강력 매파’ 라인업

    폼페이오·볼턴과 함께 급부상 WP “폼페이오가 트럼프에 건의”주호주 대사로 지명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이 한국주재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이날 “존 설리번 미 국무장관 대행으로부터 전날 이 같은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예정됐던 해리스 지명자의 ‘호주 대사 상원 인준 청문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인사가 단행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초강력 매파 라인업이 형성된다. 일본계인 해리스 사령관은 4성 장군인데다 중국에도 강경파로 인식되고 있어, 한국은 물론 중국·일본 등을 모두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지명자가 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그(김정은 위원장)는 승리의 춤을 출 것으로 믿는다”면서 “우리가 한국, 일본과 동맹을 파기한다면 그(김 위원장)은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핵·미사일 문제를 “내가 지금까지 겪은 위기 중 최악의 위기”라고 규정했으며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 배치를 결정하고 실제 배치 작업까지 완료했다. 지난해 북·미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북한에 대한 ‘상상하기 어려운 군사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2015년 영토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암석과 암초 등을 매립해 온 중국을 향해 ‘모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난했고, 이후 중국 언론은 해리스 사령관이 자신의 모태인 일본 편을 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WP는 “해리스 사령관이 주한 미 대사로 임명되면 그를 비난해 온 중국이 우려의 시선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첫 해군 제독에 오른 해리스 사령관은 1956년 일본인 어머니와 미 해군 중위 출신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8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비행훈련을 받은 후 해군 비행장교로 임관했다. 1990년 8월부터 1991년 2월까지 걸프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등에서 활약했다. 2011년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디세이의 새벽’에도 참여했다. 그는 400시간이 넘는 전투시간을 포함해 4400여편의 비행기록을 남긴 유명한 파일럿이다.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미 조지타운대학에서 각각 국제정치학과 안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따는 등 군사와 정치외교에 두루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해리슨 사령관은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의 아버지가 해군 항해사로 한국전에 참전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도 1950년대 중반 2년여간 미 해군 군사고문단(현 주한해군사령부)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항해사들에게 선박 엔진과 관련한 기술을 가르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5급 행정·외교관후보직 2차 준비 어떻게… 합격자 노하우 쏙쏙

    5급 행정·외교관후보직 2차 준비 어떻게… 합격자 노하우 쏙쏙

    지난 8일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 채용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필기시험 합격자 2661명이 공개됐다. 총 1만 421명이 응시해 평균 경쟁률 30.8대1을 뚫고 1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최종합격까지는 2차 시험과 면접이 남아 있다. 선발 예정인원은 383명. 행정직과 외교관후보자직은 오는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2차 시험을 치르며, 기술직은 7월 3일부터 7일까지 2차 시험을 치른다. 60~70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1차 합격자들이 어떻게 2차 시험을 대비하면 좋을지 합격자들에게 공부법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연동현 외교관후보자 전체 맥락 살펴 퍼즐 맞추듯 답안 작성을연동현 외교관후보자는 반복된 학습 패턴의 힘을 믿었다. 특정 시간대 특정 과목만 공부해 ‘오늘은 뭘 공부할까’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었다. 스터디를 안 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고 필요한 부분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했다. 오답이나 기억해 둬야 할 것들은 수시로 노트에 필기했다.지엽적인 부분을 외우려고 하기보단 전체 맥락을 파악해 답안을 쓸 수 있도록 훈련했다. 특히 국제정치학의 경우 암기한 내용을 드문드문 쓰기보다 ‘술술 읽히는’ 글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외교사도 마찬가지였다. 세부적 부분에 집중하기보다 해당 사건의 함의, 전후 맥락 등을 유심히 살폈다. 국제법에서 가장 하기 쉬운 실수는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내용이나 이론, 학설을 찾는 데 골몰하는 것이다. 주요 내용을 제대로 숙지한 다음에 최근 학계 논쟁이나 새로운 해석에 대해 공부하길 권했다. 연 후보자는 2015년 2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3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6년 2차 시험에서도 떨어졌지만 우울해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남들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문제점이 있으면 빠른 시간 내 그것을 고칠 수 있도록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3차 시험 대비를 위해 모의면접보다는 실제 시험장에서 말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외교부 누리집에서 외교부가 가진 대목표와 중목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들을 정리했고, 무엇보다 정부가 원하는 ‘공직관’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에 맞는 태도를 배양하기 위해 노력했다.■이승재 사무관 (5급 행정·교육) 나만의 논리 녹인 ‘서브노트’ 효과 만점이승재 사무관은 만 5년을 꽉 채워 수험 생활을 했다. 매번 2차 시험에서 미끄러졌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데 공을 들였다. 1차 시험 직후 이 사무관은 오전(3시간)과 오후(2시간)에 이어 늦은 저녁(2시간)까지 스터디로 채운 뒤 틈틈이 개인 공부를 했다. 이 사무관은 “스스로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해 스터디를 공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말했다.시험 2주 전부터는 스터디를 하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다. 이 사무관 일정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하루 1시간은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 시간을 비워 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바로 서브노트다. 이 사무관은 시험준비 3년차부터 컴퓨터로 서브노트를 편집·제작했다. 행정법의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교수의 사례집을 참고해 만들었을 정도다. 이 사무관은 “각 교수의 교과서는 물론 유명 강사의 모의고사와 교재 등의 내용도 반영해 나만의 논리를 녹여 서브노트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행정법 외에도 교육학, 행정학, 교육심리학을 서브노트로 만들었고 경제학은 시중교재를 바탕으로 단권화했다. 이렇게 만든 서브노트는 제본소에 맡겨 책으로 만든 뒤 반복암기했다. 미처 반영하지 못했거나 새로 추가되는 정책은 수시로 추가했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시험이 임박했을 땐 서브노트만을 봤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이 시기엔 과목별로 3~5일씩 날짜를 정해 놓고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서브노트를 바탕으로 교육학은 교육부 누리집 등을 통해, 행정학은 신문 스크랩 등을 활용해 최신 정책을 파악하고자 했다. ■황온후 사무관 (5급 기술·토목) 매일 목표 높게 잡고 초과 달성 ‘채찍질’황온후 사무관은 아침형 수험생이었다. 오전 5시 45분부터 일어나 아침식사, 세면, 스트레칭을 했다. 7시까지 등교한 뒤 8시 반까지 운동, 샤워, 간식을 먹은 뒤 9시에 스터디를 시작했다. 새벽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공부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든 것이다.황 사무관의 과목별 공부 시간은 매일 달랐다. 가장 달성하기 어렵도록 계획을 세운 뒤 초과달성을 해 가면서 스케쥴을 고쳐 나갔기 때문이다. 시험 2주 전부턴 예상문제를 뽑아 1주 전부터 모두 풀어보며 마지막 점검을 했다. 당시를 떠올리면 “항상 불안에 떨면서 공부했던 것 같다”고 황 사무관은 말했다. 혼자 절대평가 시험을 본다는 기분으로 100점 만점에 120점을 맞을 수 있게끔 공부하도록 자신을 채찍질했다. 시험을 1주일 앞뒀을 때는 배탈이 나지 않도록 그간 자주 먹던 것 위주로 먹었다. 우황청심환도 미리 복용해 보았으며, 계산기의 배터리가 나가지 않았는지도 수시로 확인했다. 일단 시험이 시작되면 전날 친 시험에 연연해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역학 과목의 경우 문제풀이 과정과 공식 풀이과정을 아는 대로 다 쓰는 걸 추천했다. 측량은 구성과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문제의 포인트에 집중해 줄글로 모두 작성했다. 그래야 틀려도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3차 면접 대비를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우리나라나 공동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평소에 생각해 두어야 돌발질문에도 제대로 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요강 갑질’ 이재환 CJ파워캐스트 회장은 누구

    ‘요강 갑질’ 이재환 CJ파워캐스트 회장은 누구

    수행비서를 하인처럼 부렸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는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며 이재현 CJ 회장의 동생이다.이맹희 회장은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의 형이다. 이재환 대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과 사촌관계다. 이재환 대표는 배재고등학교와 타이완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경복고,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국내파’인 형 이재현 회장과 달리 청년기를 해외에서 보냈다. 2000년대 초반에는 CJ제일제당 일본지사 부장과 CJ그룹 경영기획실 중국담당 상무로 근무하며 경영에 참여했다. 이재환 대표는 외부활동을 꺼리는 은둔의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임원으로 있으면서도 공식석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재환 대표는 2005년 옥외광고 사업을 하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세웠다. 이 회사는 CJ계열사의 광고를 몰아 수주하면서 급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산커뮤니케이션이 CJ CGV와 내부 거래를 통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약 102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재환 대표는 재산커뮤니케이션이 CJ올리브네트웍스에 흡수합병되면서 다시 CJ그룹에 들어왔다. 시장전문지 ‘더벨’에 따르면 “이재환 대표를 대면한 사람들은 그를 겸손하면서도 결단력을 갖춘 인물로 평한다”고 한다. 이재환 대표는 박정희 정권 때 7~9대 국회의원을 지낸 민기식 전 의원의 딸 민재원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쿠바 혁명 2세대’ 전면에… 라울은 ‘그림자 정치’

    ‘쿠바 혁명 2세대’ 전면에… 라울은 ‘그림자 정치’

    쿠바에서 ‘포스트 혁명’ 세대의 집권이 시작됐다. 쿠바는 18일(현지시간) 미겔 디아스카넬(58) 수석 부의장을 국가평의회 새 의장으로 선출하면서 ‘포스트 혁명’ 세대로 정권을 이양했다. 디아스카넬은 이미 라울 카스트로(86) 전 의장의 지지를 얻으면서 차기로 지목받아 왔다. 그러나 라울 카스트로가 공산당 서기직을 2021년까지 유지할 예정이어서 디아스카넬의 ‘홀로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중국의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 주석처럼 쿠바에서도 ‘상왕’ 카스트로가 그의 제자(디아스카넬) 뒤에서 개혁개방을 가속화할지도 주목된다.이날 수도 아바나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가 평의회의 투표는 의례적인 절차였다. 2008년부터 집권한 라울의 전임자는 1959년 혁명 정부를 세우고 50년간 통치하다 2016년 사망한 다섯 살 위의 형 피델 카스트로다. 디아스카넬은 쿠바의 ‘포스트 혁명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는 카스트로 형제가 풀헨시오 바티스타 친미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이듬해에 태어났다. 그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교사로 재직했다가 1994년 비야 클라라주 공산당 지방위원회 제1서기장으로 선출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고등교육 장관, 포스트 혁명 세대 첫 국가평의회 부의장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혁명 초기 쿠바에서 금지됐던 로큰롤 음악을 즐기고 비틀스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쿠바의 인터넷 환경 개선 추진, 동성애자 권리 옹호 등 각종 정책에서도 기존 지도부보다 개방적이다. 그러나 디아스카넬 의장은 한동안 ‘카스트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울이 2021년 예정된 차기 공산당 총회 때까지 공산당 최고지도자인 제1서기로 남을 예정이어서다. 라울은 당과 군대의 수장을 계속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울의 행보는 덩 전 주석을 연상케 한다. 덩 전 주석은 1992년 장쩌민에게 주석 자리를 물려주고 실권은 쥔 채로 뒤로 물러나 있다가 1997년 사망했다. 라울은 피델을 사회주의로 인도한 장본인으로 형보다 더 강한 사회주의자였지만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 취임식 날 국유산업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개혁 개방을 선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울은 덩 전 주석이 그랬던 것처럼, 죽을 때까지 어마어마한 ‘비공식적 파워’를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AFP통신은 “라울의 비공식적 통치는 안정된 과도기를 보장하고, 그의 제자(디아스카넬)를 지켜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쿠바의 새 정부에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는 경제 재건이다. 실용주의 노선을 취했던 라울 전 의장은 쿠바 경제를 작은 민간기업 위주로 전환하는 동시에 외국인 투자 개방 정책을 도입했다. 그 결과 인구 1120만명 중 자영업자의 수는 10년 전 15만명에서 현재 58만명으로 늘어났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도 호전되면서 2015년 국교 정상화를 맺는 등 쿠바 경제에 장밋빛 전망이 드리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또 동맹국이자 중요 교역국인 베네수엘라에서 정치적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쿠바 경제도 영향을 받아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낮아졌다. 2017년에는 그마나 관광업 덕분에 1.6% 성장했지만 제조업 기반이 거의 없고, 무역 구조도 베네수엘라, 중국, 캐나다, 스페인 등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재정이 취약하다.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를 향한 정치적 관점을 바꾸지 않는 한 새 정권에서도 쿠바의 큰 변화를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윌리엄 레오그랜드 아메리칸대학 정치학 교수는 “만약 라울의 후계자가 개혁을 계속한다면, 그는 중국을 실패한 중앙 계획에서 사회주의 시장으로 변모시킨 덩샤오핑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라울은 자신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제를 바꾸지 못한 그저 한 명의 개혁 공산주의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美, 유일한 슈퍼파워…中은 기본 역량 부족”

    “美, 유일한 슈퍼파워…中은 기본 역량 부족”

    “중국만의 세계 질서 제시 못해 군사·경제·소프트파워 부족”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74) 전 파리대 정치학연구소 교수가 “국제사회의 유일한 ‘슈퍼파워’는 미국”이라면서 “중국은 야망과 목표를 이루기에 기본 역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의 초청으로 ‘유럽이 보는 시진핑(習近平) 체제하의 중국과 세계질서’라는 주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과거 냉전 시대 소련이 강력한 국가라고 생각했지만,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할 경제적 역량이 없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중국 역시 현재 지정학적으로 높은 야망과 목표를 품고 있지만 이를 달성할 군사적·경제적 능력과 소프트파워 모두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를 주도하고 싶은 중국이 중국만의 세계질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태평양, 대만,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이 중국의 영향력에 들어 장기적으로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고 싶어하지만, 어떤 군사력을 통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질서나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제시하는 모델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혁신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미국에 뒤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전 세계 특허출원 건수가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순”이라며 “중국 국가의 우수한 인재가 미국으로 가는 등 개발도상국의 고급 인재가 미국에 있고, 미국이 전 세계 자금과 우수 인재, 특허를 끌어들이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에 이 분야에서의 우위를 내 줄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임금과 간단한 수출품에 의존하는 중국의 기술개발은 독일이나 일본에서 출원한 특허에 약간 변화만 줘서 출시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강점을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꼽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아무리 강력한 주장을 해도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입법부, 사법부, 군부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강력한 시스템 덕분”이라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미국이 있었고, 그가 임기를 마쳐도 미국은 존속하기에 미국은 앞으로도 유일한 경제 초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청년 실업률이 늘어나고 성장이 둔화하며 한국식 경제모델이 더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현재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첫 한국계 여성 샌프란시스코 시장 탄생하나

    첫 한국계 여성 샌프란시스코 시장 탄생하나

    오는 6월 5일로 예정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첫 한국계 여성 시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3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페어뱅크가 지난 2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인 교포 2세 제인 김(40) 시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2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8명의 후보 가운데 선두인 런던 브리드(44) 시의회 의장(29%)에 이어 26%의 지지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마크 레노(66) 전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19%로 3위를 기록했다. 뉴욕에서 태어나 1990년대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김 의원은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캠퍼스 로스쿨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을 거쳐 현재 시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에 시장 출마를 선언해 가장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아시아계와 젊은층의 지지에 힘입어 가장 괄목할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장 선거는 자신이 ‘동성연애자’임을 밝힌 레노 전 상원의원과 흑인 여성으로 첫 샌프란시스코 시장에 도전한 브리드 의장, 그리고 아시아계 첫 여성 후보인 제임 김 간 3파전으로 전개돼 누가 되든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들 세 후보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며 샌프란시스코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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