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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천년을 내리는 눈(정소성 지음, 문예바다 펴냄) 동인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한국작가교수회장을 지낸 작가의 42년 문학 인생을 정리하는 문학전집 1차분 3권 중 하나다. 작가가 1983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다. 34권 분량 문학전집 중 이번에 ‘악령의 집’, ‘여자의 성(城)’도 함께 출간했다. 280쪽. 1만 3000원.임신중지(에리카 밀러 지음, 이민경 옮김, 아르테 펴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사회가 여성을 결정과 선택의 주체로 공인한 사례다. 그러나 역사학·사회학·문화정치학을 망라해 재생산에 관한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하는 저자는 임신중지에 ‘선택’이라는 수사가 붙고 여성이 ‘주체’의 자리에 앉은 듯 보일 때부터 ‘백래시’(반발)는 더 견고해진다고 말한다. 352쪽. 2만 4000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표명희 지음, 강 펴냄) 2001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인물 군상을 통해 희망은 왜 오류일 수밖에 없으며, 어째서 오류 속에서만 희망이 진실할 수 있는가를 집요하게 되묻는다. 260쪽. 1만 4000원.철도의 세계사(크리스티안 월마 지음, 배현 옮김, 다시봄 펴냄) 여러 철도의 기원과 유럽 주요 철도망의 발달, 영국의 철도 기술이 여러 나라에 끼친 영향, 인도와 아프리카, 중국에서 이뤄낸 대규모 철도망 등 철도가 바꾼 세상을 다뤘다. 철도는 농업 경제를 산업 시대로 바꿔 대규모 제조업을 가능케 했다. 철도 건설은 많은 전문직이 생겨나는 계기가 됐다. 540쪽. 2만 5000원.팀 쿡(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다산북스 펴냄) 스티브 잡스의 죽음 이후, 모두가 “끝났다”던 애플을 이어 가는 인물 팀 쿡. 혁신에 목숨 걸던 잡스가 왜 안정과 실리에 탁월한 모범생 팀 쿡을 후임자로 확신했는지, 팀 쿡은 어떻게 애플을 1200조 기업으로 만들었는지 저간의 사정을 담았다. 480쪽. 2만 5000원.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부희령 옮김, 더봄 펴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이자 베트남 출신 미국인인 저자가 지난 10년간 베트남전의 흔적을 취재해 내놓은 결과물. 미국과 베트남뿐 아니라 전쟁 당사자였던 라오스인, 캄보디아인, 한국과 동남아시아계 미국인들까지 포함해 윤리적 질문을 제기하고 그를 통해 전쟁의 교훈을 이끌어낸다. 440쪽. 2만 2000원.
  • 봉준호 한국인 최초 황금종려상, 72년 칸에 처음을 장식한 여감독

    봉준호 한국인 최초 황금종려상, 72년 칸에 처음을 장식한 여감독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돌아가자 외신들도 한국 영화의 첫 황금종려상 수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기생충’의 수상은 한국영화로서는 첫 황금종려상 수상”이라고 전한 뒤 “여러 장르가 결합한 이 영화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거의 틀림없이 가장 호평받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일본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 이어 아시아 감독이 2년 연속 같은 상을 수상한 것의 의미를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지난해 고레에다 감독에 이어 아시아 영화가 또다시 칸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dpa통신도 ‘봉준호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첫 한국 감독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계급 문제를 파헤친 영화라고 소개했다. AFP통신도 봉 감독이 72년 칸영화제 역사에 황금종려상을 가져간 첫 한국 감독이 됐다면서 ‘기생충’이 세계적 빈부격차 현상 심화에 따른 갈등을 효과적으로 다뤘다는 평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열두 살 때부터 영화에 미쳐 있었다”는 봉 감독의 수상 소감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영화 ‘레버넌트’를 연출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 심사위원장이 봉 감독의 어깨를 두드리며 함께 환호하는 사진을 싣고 봉 감독이 2년 전 넷플릭스를 통해 먼저 개봉된 ‘옥자’로 칸영화제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이름을 알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넷플릭스가 제작한 경쟁작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품되지 않았다는 점을 덧붙였다.방송은 한국인 첫 수상이란 역사를 쓴 봉 감독처럼 프랑스계 세네갈 감독인 마티 디옵이 최초의 흑인 여성 감독으로 72년 칸에 새 역사를 썼다고 전했다. 그의 작품 ‘애틀란틱스’는 젊은 이민자와 성 정치학을 스크린에 옮긴 세네갈 영화로 두 번째인 그랑프리 상을 받았다. 그는 앞서 자신의 작품이 아프리카계 여성으로는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시사됐다는 점에 약간의 슬픔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미국 감독 ?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인상적인 호평이 쏟아졌지만 빈손으로 영화제를 마쳤다. 또 영국과 미국 복수 국적의 에밀리 비첨이 향기로 행복을 퍼뜨리는 여성을 그린 심리 공상과학 영화 ‘리틀 조’로 여우주연상을, 중년을 맞아 창작의 위기를 겪는 영화 감독을 연기한 ‘고통과 영광’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각본상은 젊은 여화가와 그녀의 모델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다룬 로맨스물 ‘불꽃 같은 여자의 자화상’을 집필한 셀린 시아마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벨기에 형제 감독인 장피에르와 뤽 다르덴느는 차츰 과격화해 선생님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소년을 다룬 영화 ‘어린 아흐메드’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브라질 영화 ‘바쿠라우’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는데 오지 마을을 찾아 어두운 비밀을 파헤치는 영화 제작자 얘기를 다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깨어 있는 시민 사람 사는 세상

    깨어 있는 시민 사람 사는 세상

    선민 의식·보스 정치 부순 시민의 힘 풀뿌리 정치서 촛불혁명까지 이어져 시민, 통치의 대상에서 정치의 주체로 “盧, 시대에 맞는 의제 던진 첫 대통령”‘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23일로 서거 10주기를 맞은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묘석 아래에 간결하게 적힌 문장이다. ‘노무현 정신’의 핵심이자, 그가 우리 시대에 남긴 과제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부터 5년간 나라를 이끌면서 시민의 참여와 탈권위를 국정의 뼈대로 삼았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는 엇갈리지만, 통치의 대상이었던 국민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려 했던 철학은 지금을 사는 모든 정치인이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통령 노무현은 등장부터 시민의 힘에 기댔다. 헌정사 최초로 국민이 직접 뽑는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여당 대선 후보가 됐다. 정치인 팬덤의 시초 격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자발적이고 강력한 지지는 계파와 조직을 앞세우던 ‘보스 정치’를 무너뜨렸다. 당선 뒤 정부의 이름을 ‘참여정부’로 지었고 주요 국정과제 중 첫 번째를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로 삼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선민(애초 선택받은 사람)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깨고 노력하면 누구든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기득권 세력이 누렸던 반칙과 특권을 깨려고 했다.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에 오른 국정 책임자의 당연한 과업이었지만, 정치·언론·검찰 등 권력의 카르텔 앞에서 좌절했다. 비교적 반발이 적었던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 등은 시행에 성공해 시민들이 풀뿌리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넓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화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눈앞에 닥친 외환위기를 극복하느라 시대정신까지 제시하지는 못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기득권에 정면으로 맞서며 처음으로 시대에 맞는 의제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이 열어젖힌 참여 민주주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뒷걸음질치는 듯했다. 시민들도 깨어 있기보다는 각자도생의 길로 달려가는 듯했다. 하지만 2016~2017년 촛불 혁명과 문재인 정부 출범을 거치며 깨어 있는 시민들이 역사의 주인이라는 노무현의 ‘명제’는 재차 증명됐다. 조 교수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붙였다가 처절하게 좌절하고 실패한 노무현의 경험이 우리에겐 역사로 남았다”면서 “그의 길을 되새겨보며 새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깨어 있는 시민’ 문구의 원본 액자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에 걸려 있다. 1990년대부터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고재순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 정의한 ‘노무현’은 이랬다. “철학과 원칙, 상식을 갖고 뜻을 펼친 정치인. 서민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함과 불의에 맞서는 분노를 동시에 지닌 사람. 수십 년 안에 다시 만날 수 없을 대통령.”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깨어 있는 시민 사람 사는 세상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23일로 서거 10주기를 맞은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묘석 아래에 간결하게 적힌 문장이다. ‘노무현 정신’의 핵심이자, 그가 우리 시대에 남긴 과제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부터 5년간 나라를 이끌면서 시민의 참여와 탈권위를 국정의 뼈대로 삼았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는 엇갈리지만, 통치의 대상이었던 국민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려 했던 철학은 지금을 사는 모든 정치인이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통령 노무현은 등장부터 시민의 힘에 기댔다. 헌정사 최초로 국민이 직접 뽑는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여당 대선 후보가 됐다. 정치인 팬덤의 시초 격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자발적이고 강력한 지지는 계파와 조직을 앞세우던 ‘보스 정치’를 무너뜨렸다. 당선 뒤 정부의 이름을 ‘참여정부’로 지었고 주요 국정과제 중 첫 번째를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로 삼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선민(애초 선택받은 사람)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깨고 노력하면 누구든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기득권 세력이 누렸던 반칙과 특권을 깨려고 했다.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에 오른 국정 책임자의 당연한 과업이었지만, 정치·언론·검찰 등 권력의 카르텔 앞에서 좌절했다. 비교적 반발이 적었던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 등은 시행에 성공해 시민들이 풀뿌리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넓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화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눈앞에 닥친 외환위기를 극복하느라 시대정신까지 제시하지는 못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기득권에 정면으로 맞서며 처음으로 시대에 맞는 의제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이 열어젖힌 참여 민주주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뒷걸음질치는 듯했다. 시민들도 깨어 있기보다는 각자도생의 길로 달려가는 듯했다. 하지만 2016~2017년 촛불 혁명과 문재인 정부 출범을 거치며 깨어 있는 시민들이 역사의 주인이라는 노무현의 ‘명제’는 재차 증명됐다. 조 교수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붙였다가 처절하게 좌절하고 실패한 노무현의 경험이 우리에겐 역사로 남았다”면서 “그의 길을 되새겨보며 새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깨어 있는 시민’ 문구의 원본 액자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에 걸려 있다. 1990년대부터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고재순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 정의한 ‘노무현’은 이랬다. “철학과 원칙, 상식을 갖고 뜻을 펼친 정치인. 서민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함과 불의에 맞서는 분노를 동시에 지닌 사람. 수십 년 안에 다시 만날 수 없을 대통령.”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관련기사 3·4·5·27면
  • 호주 총선서 집권당 과반 확보, 호주 경제 ‘청신호’?

    호주 총선서 집권당 과반 확보, 호주 경제 ‘청신호’?

    호주 총선에서 집권 자유국민연합이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뒤짚고 승리한 데 이어 과반 의석을 확보해 호주 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 선거관리위원회(AEC)는 20일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연합이 18일 진행된 총선에서 하원 151석 가운데 과반인 76석을 획득했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나머지 3석 가운데 한 곳에서도 앞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호주 공영 ABC방송의 선거전문가 앤터니 그린은 집권당이 남은 의석 중 최소 1석 이상을 추가로 확보하면 하원의장을 지명할 수 있도록 과반 의석을 유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극적인 총선 승리를 거둔 모리슨 총리의 첫 번 째 업무는 내각 개편이 될 것이며 향후 호주의 정책 노선 변경 여부를 점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장기 불황을 겪어온 거주용 부동산 업계의 기대감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됐던 빌 쇼튼 노동당 대표의 투자 부동산 세재 혜택 축소 공약이 총선 패배로 사실상 폐기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분석회사인 코어로직의 케빈 보르건은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관망하고 있었다. 야당의 패배로 시장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금융시장도 여당의 승리로 사업투자와 기업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금융사인 AMP캐피탈의 세인 올리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당의 총선 승리로 면세 배당이익 철폐, 생계임금 도입 등 노동당의 공약들이 야기한 경제 불안감이 해소됐다”며 호주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예상했다. 그러나 기후변화 정책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모리슨 총리가 화력 발전과 광업 수출에 의존하는 호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신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거부하는 등 기후변화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시드니대 정치학과의 로드니 티펜 명예교수는 “모리슨 총리가 환경 문제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이들을 환경·에너지 장관에 임명한다면 이것은 하나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지지부진한 국가교육위 설치, 탈정치 회의론 극복이 관건”

    “위원회, 교육 자치·분권 흐름에 안 맞아” “차기 정부로 출범 미루자” 제안도 나와 정권과 정파에 휘둘리지 않는 교육의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국회 공회전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구 설립도 교육의 탈(脫)정치를 가져올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18일 중앙대에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 정책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교육정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국민이 염증을 느끼는 건 정치에 종속된 교육”이라면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으로 교육 문제가 본격적으로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지적했다. 위원회가 정부와 국회, 교육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추천하는 위원들로 구성되는 탓에, 교육의 비전 제시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교육을 둘러싼 각축전이 벌어지는 정치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위원회 설립을 차기 정부로 미루자는 제안도 나왔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이 같은 날 공개한 ‘한국형 국가교육위원회 모형 연구’ 논문에서 “위원회 설립 법안은 현 정부에서 통과시키되 법안 초안을 마련하는 주도권을 야당과 시민사회에 넘기고, 실제 출범은 다음 정부에서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총장은 “(이를 통해) 위원회가 현 정부의 교육이념을 지속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혹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 설립으로 교육의 탈정치를 가져온다는 구상이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 종속이 제도나 기구의 설립으로 극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교육의 정치 종속은 기구가 아닌 문화의 문제”라면서 “어떤 기구를 두든 정부와 정치권에서 간섭하려 하고, 교육부도 정부의 개입에 저항하지 못하는 문화가 고착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 설립이 교육 자치와 분권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교육시민단체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이달 초 논평을 통해 “중앙정부 수준에서 이뤄지는 과도한 기획은 교육의 분권화 흐름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 정책위원은 “현행 국가교육회의와 그 아래에서의 공론화 경험을 축적,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문 대통령, 법무비서관에 김영식 등 비서관급 5명 인사 단행

    문 대통령, 법무비서관에 김영식 등 비서관급 5명 인사 단행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신임 법무비서관에 김영식(52)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중소벤처비서관에 석종훈(57)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 실장, 농해수비서관에 박영범(54)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 연합회 회장을 각각 임명했다. 여성가족비서관에는 홍승아(58)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을,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사퇴한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의 후임에는 권향엽(51) 더불어민주당 여성국장을 각각 발탁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법무비서관에 임명된 김영식 변호사는 송원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해 40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석종훈 신임 중소벤처비서관은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나무온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박영범 신임 농해수비서관은 성수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정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홍승아 신임 여성가족비서관은 부산 혜화여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 실장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을 지냈다. 순천여고와 부산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권향엽 신임 균형인사비서관은 이화여대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같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 민주아카데미실 실장과 민주당 디지털미디어국 국장을 역임했다. 이번 인선은 문 대통령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이후 첫 청와대 비서관 인사다. 청와대는 조만간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서호 통일비서관, 김봉준 인사비서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등에 대한 교체 인사도 순차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은 “출범 3년차를 맞아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들을 인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국교육행정학회 국제 학술 심포지움 개최

    한국교육행정학회는 대한교육법학회, 한국교원교육학회,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한국교육정치학회와 합동 개최하는 연합 학술대회의 일환으로 오는 18일 중앙대학교 R&D 센터에서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International Comparison of the Mechanism for Securing Policy Stability and Rationality at the Time of Policy Change”를 주제로 한국교육행정학회, 일본교육행정학회, 서울특별시교육청이 공동주관하는 국제 학술 심포지움으로 개최된다. 이번 국제 학술 심포지움에서는 반상진 한국교육행정학회장, Toshiyuki OMOMO 일본교육행정학회장,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환영사를 할 예정이다. 국제 학술 심포지움의 프로그램은 주제발표와 청중토론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주제발표를 위해 핀란드, 대만, 일본 등에서 교수, 연구원, 학생 등이 참석해 각국의 교육정책을 발표하고 국제 비교 관점에서 논의한 후, 시사점을 공유하는 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첫 번째 발제자인 일본의 Saiko Sadahiro 교수(Chiba University)는 ‘Educational Policy Making in Japan: Increasing Influence of Politics’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두 번째로는 핀란드의 이동섭 교수(Korea Technet Consortium)가 ‘The 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 Since the 1990s: Changing Role and Relational Identity’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세 번째 발제자인 대만의 Angela Yung Chi Hou 교수(National Chengchi University)가 ‘Three Major Initiatives in Higher Education by the 2016 Taiwan Tsai Administration-Self Accreditation, Higher Education Sprout Project and New Sound Bound Policy and Their Impact on Taiwan University’ Governance‘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박남기 교수(광주교대)와 양영유 기자(중앙데일리)가 ‘Korean Model of National Board of Education’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춘계 학술대회는 오전에 교육행정학회 윤리위원회의 주관으로 ‘교육행정학 연구자의 자세와 윤리: 학문의 자유, 정치권력, 정책연구’라는 주제의 워크숍 형태로 운영되며, 오후에는 개인발표 세션도 진행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5·16 때 간첩 몰린 고 진승록 서울대 법대학장 재심 무죄변호사 재등록 2년 만인 1985년 명예회복 못한 채 작고정치학 교수된 막내딸이 2015년부터 재심 절차 밟아와“이 사건 피고인이 간첩 활동 또는 이를 방조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는 대단히 부족하고, 심지어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가 선고됐으므로 판결이 잘못됐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원심 판결 중 유죄였던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16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가 한 재심 사건에 대해 판결을 선고하자 정장 차림의 여성이 방청석에서 일어나 “감사합니다”고 말하며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고인이 된 부친을 대신해 2015년부터 재심 과정을 진행한 진미경(64) 한국외대 초빙교수였다. 재판장은 “고생 많았어요 그동안, 잘 돌아가셔요”라고 따뜻한 인삿말을 건넸다. 재심 사건 피고인인 진승록 전 서울대 법과대학장은 해방 전 보성전문학교 교수, 해방 후 고려대 교수와 1952년 고시위원회 위원장을 거칠 만큼 널리 알려진 법학자였다. 그러나 5·16 군사정변이 발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새벽, 진 전 학장은 불현듯 자택에 들이닥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불법 연행됐다. 진 전 학장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납북됐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왔는데, 군사정권은 이를 이유로 진 전 학장이 북한 측에 간첩으로 포섭됐다는 혐의를 씌웠다. 남으로 돌아와서는 다른 간첩을 만나 ‘남북 협상에 대한 학생들의 동향을 보니 반은 찬성하고 반은 반대한다’는 식의 정보를 알려준 뒤 금괴를 받았다는 혐의도 더해졌다. 1961년 1심 군법회의는 진 전 학장의 간첩죄와 간첩방조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군법회의의 2심과 대법원에서의 상고심을 거쳐 간첩죄는 무죄가 되고 간첩방조죄만 유죄로 인정된 진 전 학장에게는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이후 2개월이 채 되지 않아 진 전 학장은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빨리 풀려난 점에 대해 진 교수의 남편 이수철(67) 용인대 명예교수는 “군사정권이 사건을 조작한 걸 스스로 인정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이날 재심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전) 진술을 봤을 때 적법한 영장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은 게 아니라 불법적으로 감금된 상태에서 협박성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돼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모든 조서는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사도 진 전 학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진 전 학장은 풀려난 지 15년이 되던 1978년 사면을 받았고 1983년엔 변호사로 재등록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1985년 1월, 진 전 학장은 만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진 교수는 “연행되기 전까지 아버지는 ‘민법총론’, ‘물권법’ 등 6권의 책을 저술했는데, 석방된 후에는 글을 하나도 못 썼다”면서 “풀려난 뒤에도 정기적으로 형사가 자택을 방문해서 정신적으로 많이 위축되셨고, 사회적으로도 간첩으로 알려져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막내인 내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은 공부를 잘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교수까지 됐다. 정치학을 전공한 이유도 아버지가 억울하게 잡혀가는 걸 봤기 때문이다”는 진 교수도 부친의 전과 기록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진 교수는 “박사과정 유학을 가려는데 당시 외무부에서 여권이 안 나왔다. 신원조회에서 아버지의 전과가 걸렸기 때문”이라면서 “고위공직자 2명의 신원보증을 받아와야 여권을 내주겠다고 했고, 다행히 아버지의 서울법대 제자 2명이 보증을 서 줘서 겨우 유학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가 된 후 정부에서 고위직 제안도 받았지만 아버지 전과가 노출될까봐 대학에만 조용히 남기로 했다. 다른 죄도 아니고 간첩죄니까…”라고 말하던 진 교수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진 교수는 “아버지가 5·16 때문에 누명을 쓰고 고초를 당하셨는데 오늘이 마침 이날(5월 16일)이라 감회가 깊다”면서 “살아 생전에 잠 못 이루시고 ‘억울하다, 원통하다’고 하셨는데 이제 오명을 벗으셨으니 부디 천국에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정치인은 막말해도 괜찮아…과학적 근거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정치인은 막말해도 괜찮아…과학적 근거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폄하하는 막말을 공공연히 하고, 저잣거리에서 나올 만한 시정잡배 수준의 막말을 공공장소에서 내뱉는 수준 이하의 정치인들 이야기를 듣노라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요즘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극우파 정치인들이 부상하면서 혐오와 저주의 말을 내뱉고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일들이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정치인들이 이렇게 막말을 내뱉는 이유는 뭘까. 막말을 하는 정치인들을 여전히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는 뭘까. 미국 미시건주립대 형사행정학부, 정치학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랠리) 경영학부 공동연구팀은 막말을 하는 정치인들이 정치권에서 여전히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세력이 있기 때문이며 유권자들이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는 것은 유권자 본인들의 ‘신뢰기준’과 ‘도덕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전역의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정치인 신뢰 기준, 정부 신뢰 기준, 응답자 본인의 도덕적 기준 등에 대한 것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그 결과 특정 정치인을 신뢰하는 것은 유권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신뢰 기준’과 ‘도덕 기준’에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권자들이 단순히 진보와 중도, 보수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층위로 나눠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연방정부가 펼치는 정책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정부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낼 수 있는가라는 차원의 업무능력, 옳은 일과 정의로운가에 대한 청렴성, 특정 집단만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비심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서 나타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조셉 햄 미시건주립대 형사행정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제문제나 정치스캔들 같은 큰 문제들이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라며 “정치 싱크탱크나 여론조사기관이 설문조사를 할 때 정치인을 신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인의 약점이나 단점까지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뭔가와 같은 대중들이 갖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의 심리적 본성을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미중 스파이 분쟁 끊이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미중 스파이 분쟁 끊이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스파이 역사는 유구하다. 스파이를 역사무대에 올린 주인공은 ‘병법의 대가’ 손무(孫武·BC 545~470)다. 그는 ‘손자병법’에서 그 효용성을 강조하며 5종의 간첩, 즉 ‘오간’(五間)을 소개했다. 적국 사람을 활용하는 향간(鄕間), 적국 관리를 이용하는 내간(內間), 적국 스파이를 역이용하는 반간(反間), 적국에 침투해 혼란을 일으키는 사간(死間), 적국 기밀을 빼내오는 생간(生間)이 그들이다. 스파이의 원조는 월(越)나라 서시(西施)가 꼽힌다. 오(吳)나라와의 전쟁에서 참패한 월왕 구천(句踐·BC 520~465)은 온갖 수모를 당한다. 구천이 복수의 칼을 갈 때 그의 책사 범려(範蠡)가 미인계를 제안했다. 그는 전국을 돌며 찾은 ‘천하일색’ 서시를 간첩으로 낙점했다. 가무(歌舞)와 남자 유혹법, 정보 수집 등에 대해 3년간 특별훈련을 받은 그는 손짓 하나로 남자의 혼을 빼놓을 정도였다. 오왕 부차(夫差)는 서시에게 마음을 빼앗겨 호화 궁궐을 짓고 주색에 빠져 정사에 소홀했다. 구천은 마침내 오나라를 멸했다. 20세기 국공내전 때 여성 스파이 선안나(瀋安娜·1915~2010)도 돋보인다. 고교 때 공산당 간첩 화밍즈(華明之)를 만난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배운 속기를 활용해 국민당에 침투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기밀취급 속기사로 발탁돼 1급 정보에 접근했다. 당시 문서는 모두 속기로 기록한 까닭에 국민당 기밀을 꿰뚫었다. 15년간 국민당 기밀을 송두리째 공산당에 넘겼다. “장제스(蔣介石)가 아침에 어머니 욕을 하면 저녁에 마오쩌둥(毛澤東)의 귀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간부를 지낸 진우다이(金無怠·1922~1986)도 걸출하다. 베이징대를 졸업한 그는 출중한 영어 실력으로 미 영사관에서 일하다 공산당에 포섭됐다. CIA로 옮겨 해외정보분석관을 거쳐 아시아 총책까지 지냈다. 6·25전쟁 중 미군 작전 기밀을 중국에 빼돌렸다.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포상금까지 받은 그의 ‘완벽한’ 위장이 벗겨진 것은 1985년 정협 주석을 지낸 위정성(兪正聲)의 형이자 중국 정보기관 간부 위창성(兪强聲)의 망명 탓이다. 망명 대가로 미국에 스파이 정보를 몽땅 넘긴 것이다. 중국 스파이 문제로 미국이 시끄럽다. 전 CIA 요원 리전청(李振成)이 중국에 기밀을 팔아넘겼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그는 이를 대가로 10만 달러와 평생 보장을 약속받았다.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론 한센도 80만 달러를 받고 중국 간첩으로 암약했다고 시인했다. 중국은 정보 수집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보기관 침투는 물론 컴퓨터 해킹, 군수업체 투자, 사이버 절도, 정보 접근 가능 중국계 인사 포섭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 미 백악관 관리는 “러시아는 빠르고 강한 허리케인이다. 중국은 진득하고 느리면서도 구석구석 침투하는 기후변화”라고 비유하며 양국 스파이를 비교하기도 했다. 굳이 국제정치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스파이는 필요악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익과 기술 발전에 그만큼 ‘가성비 높은’ 수단을 찾기 힘들다. 다만 발각돼서는 안 된다. 미중 대결이 첨예할수록 간첩을 둘러싼 창과 방패의 싸움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khkim@seoul.co.kr
  • 달라진 손학규… 사퇴촉구 바른미래 당직자 13인 즉각 해촉

    달라진 손학규… 사퇴촉구 바른미래 당직자 13인 즉각 해촉

    기존 온건 이미지 대신 냉혹한 카리스마 불명예 퇴진 땐 더이상 정치적 재기 불가손학규(얼굴) 바른미래당 대표가 달라졌다. 온건한 정치지도자 이미지가 강했던 그가 냉혹한 카리스마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3일 전현직 원외위원장들 100여명과 함께 지도부 총사퇴 요구 결의문을 발표한 바른정당 출신의 현명철 전략홍보위원장과 임호영 법률위원장 등 정무직 당직자 13명을 해촉했다. 결의문 발표 이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즉각 해임한 것이다. 지도부 사퇴를 하태경 의원은 “정치학살의 날”이라고 했고 지상욱 의원은 “사당화 행위는 중단하고 떠나라”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꿈쩍하지 않는다. 손 대표는 과거 민주당 대표 시절 자기 사람을 지도부와 주요 당직에 심지 않는 등 갈등을 피하고 계파 간 화합을 도모하는 온건한 정치 양태를 보여 왔다. 선거에서 지면 남은 권력에 연연하지 않고 산으로 들어가 칩거하는 등 인내하며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지난 4·3 보궐선거 참패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내분에 따른 당 일각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지금 손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공격을 가차 없이 응징하고 있다. 손 대표는 왜 달라진 걸까. 손 대표 측은 만약 사퇴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자칫 당이 자유한국당과 통합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실제 유승민 전 대표는 최근 “한국당이 개혁 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대표가 어차피 바른미래당은 갈라져 보수와 진보로 재탄생하는 구도를 염두에 두고 분당에 대비하는 전략적 행보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 대표 개인의 정치적 상황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나이로 볼 때 지금의 불명예 퇴진은 더이상의 재기를 불가능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손 대표가 강경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이미 손 대표는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계에서 은퇴했고, 2017년 은퇴를 번복한 뒤 정계에 복귀했다는 점에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선당후사라는 말도 있지만 이렇게 물러나면 망신”이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분노를 넘어서서… 다름을 인정하는 국회를 원합니다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분노를 넘어서서… 다름을 인정하는 국회를 원합니다

    진즉부터 그랬지만, 요즘 국회는 난장판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조정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면서 국회는 볼썽사나운 장면들을 연출했다. 흥미로운 건 패스트트랙 등이 포함된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한 정당이, 원내대표가 일명 ‘빠루’까지 들고 결의에 찬 모습을 보인 바로 그 당이라는 사실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당해산 국민청원’이 올라와도, 반성은 없이 남 탓만 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정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마저 놓고 싶어진다. 하긴 정치는 본래의 의미를 이미 오래전부터 상실했고 당리당략, 아니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득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정치의 본래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의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 따르면, 오늘 우리 시대의 정치는 ‘분노의 정치’를 넘어선 ‘비통한 자들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독재자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전체주의를 향해 끝없이 대항하는 비통한 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저자도 그런 마음을 품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 2001년 9·11 테러에 대응하는 미국 사회의 반응은, 진지한 시민사회의 리더로 하여금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난민이 된 듯한 기분’에 빠지게 할 만큼 절망적이었다. 당시 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중 50%가 ‘정부가 테러와 싸우기 위해 법원의 허가 없이 전화나 이메일을 모니터할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자신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 즉 “무심한 상대주의, 정신을 좀먹는 냉소주의, 전통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멸, 고통과 죽음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하다. 이는 ‘분노의 정치’로 이어지고 ‘적의 악마화’로 귀결된다. 기어이 밟고 일어서야만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저열한 정치를 2019년 한국의 국회가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 셈이다. 저자는 분노와 비통함이 하나의 마음에서 출발함을 역설한다. “분노는 비통함이 걸치고 있는 가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신념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다만 그 신념을 다른 신념을 가진 이에게 돌처럼 던지는 행위, 즉 분노로 표출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고통을 나누는 데서 다시 출발하자고 권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저자는 2008년 오바마 캠프의 선거 전략 중 하나였던 ‘공적 서사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당시 미국은 여야를 막론하고 실망스러운 지경이었고, 부의 불평등은 날로 악화되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에서 “무기력하고, 고립되어 있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바마 선거 캠프는 이들을 불러내 발언하게 했고, 그 아픔들을 정치적 행동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일명 ‘공적 서사 프로그램’이라 불린 이 선거 전략은 오바마 당선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저자는 오바마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고 해서 ‘공적 서사 프로그램’을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국민의 마음속에 비통함, 곧 정치에 대한 올바른 신념이 있고, 그것이 공적으로 드러날 때 세상은 하나씩 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국민은 많은 쟁점에서 언제나 이견을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동의하지 않을 자유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선물 가운데 하나이자, 그 위대한 힘 가운데 하나입니다.” 민주주의의 위대한 선물인 다름을 인정하는 지혜를 우리 국회에서 볼 수 있는 날은 언제나 올까.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2000자 인터뷰 9] 전봉근 “지정학 어려움 돌파하려고 신남방 신북방 정책“

    [2000자 인터뷰 9] 전봉근 “지정학 어려움 돌파하려고 신남방 신북방 정책“

    “국제정치학계 석학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몇년 전 한국 강연에서 한국, 폴란드, 우크라이나가 세계에서 지정학적 위치가 가장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에서 미중 간의 세력확장 경쟁도 있죠. 신남방·신북방정책은 한국이 지정학적 위치를 넘기 위한 핵심입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대리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주로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던 신남방·신북방정책에 대해 외교안보적 측면의 접근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중의 압박을 동시에 받지만 일방적인 의존을 할수 없는 한국에게는 외교 다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국립외교원은 오는 8일 ‘신남방·신북방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외교전략’ 정책포럼을 연다. Q. 한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3개국이 최악의 지정학적 위치를 갖는다는 말을 인용했다. A.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낀 우크라이나는 최근에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합병당했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폴란드도 영토 분할의 역사를 갖고 있다. 폴란드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구적인 미군 주둔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견제를 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한국도 중국의 북조와 남조가 싸울 때나 일본의 세력이 급부상할 때와 같이 동아시아에 두 개의 패권국이 나타나면 피해를 입었다. 세 나라는 지정학적 충돌의 축선 위에 있다고 보겠다. Q. 현재도 미중이라는 패권국 2개가 나타난 상황인가? A. 많은 학자들이 미중 경쟁시대가 금세기에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전부터 중국이 부상하면서 생긴 긴장관계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국은 일대일로(BRI) 전략을 주장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미중이 각각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팽창을 통해 자신을 선택하도록 다른 나라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 사드 사태로 미중 압박에 대해 표면적으로 느끼게 됐다.Q.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A. 미중의 지정학적 경쟁에서 우리와 같이 한쪽에만 의존할 수 없는 다른 국가들과 일종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지역이 신남방정책의 아세안과 신북방정책의 중앙아시아다. 한국 입장에서는 외교·경제 다변화를 위한 신외교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정부는 실제로 아세안 대사를 차관급으로 올려 4강 수준의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Q. 아세안과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한국과 연대를 원하나. A. 그들도 지정학적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중소국가와 협력을 원하고 있다. 모든 나라는 경제발전과 외교적 자율성을 원한다. 현재 아세안은 미중 사이에 껴 있고,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일방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입장이니 이들도 한국을 중요한 외교적, 경제적 협력자로 보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선진화된 기술과 산업 역량이 있고, 중앙아시아는 에너지가 있다. 아세안과도 인적교류 등으로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Q. 우리가 이들 국가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A. 중앙아시아와 아세안이 둘다 지역협력기구와 비핵무기 지대도 가동하고 있다. 한국과 매우 비슷한 성향이다. 또 구소련의 핵무기를 계승했다가 포기한 카자흐스탄의 성공적인 비핵무기 지대 운영 방식은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문덕호 駐핀란드대사 급성 백혈병 별세

    문덕호 駐핀란드대사 급성 백혈병 별세

    문덕호 주핀란드 대사가 지난달 30일 별세했다. 59세. 주핀란드 한국대사관은 문 대사가 지난달 22일 현지에서 급성 백혈병으로 갑자기 쓰러졌고 헬싱키대학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던 중 타계했다고 1일 전했다. 문 대사는 1987년 외무고시 21회로 외교부에 들어온 뒤 북핵외교기획단 북핵1과장, 뉴욕영사, 주이라크대사관 공사참사관, 아프리카중동국장, 시애틀총영사 등을 지냈고 지난해 11월 핀란드대사로 부임했다. 저서로는 ‘유엔 안보리 제재의 국제정치학’이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내 장의 절차 등을 검토 중이고 유해가 빠르게 국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유가족과 협의하고 있다”며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어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 대사관에서도 빈소를 마련해 2일부터 조문객을 받는다. 지난달 30일에는 핀란드 외교부 의전장과 대통령실 부관이 대사관을 방문해 핀란드 대통령 명의의 위로전과 조의 화환을 전달했다. 유족은 부인과 1남 1녀.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선제압박에 ‘노딜’로 끝난 북러회담… 더 꼬인 비핵화 방정식

    美 선제압박에 ‘노딜’로 끝난 북러회담… 더 꼬인 비핵화 방정식

    푸틴 “러도 美처럼 완전한 비핵화 지지” 대북제재와 경협엔 구체적인 답변 회피 트럼프 “푸틴 성명에 대해 고맙게 생각” 실망한 김정은, 시찰 취소 후 조기 귀국 北외무성, 비동맹국 순방… 우방 다지기 3차 북미회담 위한 대외적 여력 높일 듯 北 TV, 金 위원장 방러 성과 대대적 선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를 미리 단속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전술이 통하면서 김 위원장이 원했던 대북 제재 완화 등 실질적 소득을 러시아로부터 얻어내지 못한 정황이 여러모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어제 있었던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그 역시 그것(비핵화)이 이뤄지는 걸 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대북 제재의 ‘누수’를 만들지 않은 데 대한 언급으로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7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러시아에 급파했고, 러시아에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25일 북러 정상회담 후 대북 체제보장과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언급했을 뿐,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특히 대북 제재로 올해까지 전원 철수해야 하는 북한 노동자의 잔류 문제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여기에는 몇 가지 다른 문제가 있다”고만 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및 전력망 연결 사업 등 장기적인 경협 사안에도 “꾸준히 집중적으로 끈기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인 시각만 내비쳤다. 더 나아가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란 무엇인가. 북한의 군사력 축소’라며 미국의 비핵화 해석과 맥을 같이했다. 또 미러가 북핵에 대한 인식이 같으냐는 질문에도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 이튿날인 26일 남은 일정을 대부분 취소한 채 당초 예상보다 7시간가량 먼저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난 것도 북러 회담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결렬됐을 때도 남은 일정을 대폭 취소하고 귀국길에 오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않은 것도 ‘노딜’ 관측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8시부터 김 위원장의 출발부터 귀환까지 전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담은 ‘조로(북러)친선의 새 시대를 펼친 역사적인 상봉’이란 제목의 50분 분량 기록영화를 방영,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대북 제재의 ‘우군’으로 표현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5일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모두, 러시아도 중국도 그것들(핵무기)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큰 도움이 돼 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28일 “박명국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비동맹 운동 성원국들인 시리아, 이란, 아제르바이잔, 몽골을 방문하기 위해 27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알렸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부 교수는 “연말까지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한을 발표한 북한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는 자력갱생을, 밖으로는 외교 다변화로 국제 여론전에 나서면서 대미 회담을 위한 여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분열’된 스페인, 4년 새 세 번째 총선…5개 정당 지지율 10%넘어 정부 구성 ‘안갯속’

    ‘분열’된 스페인, 4년 새 세 번째 총선…5개 정당 지지율 10%넘어 정부 구성 ‘안갯속’

    28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앞둔 스페인의 분열된 정국이 총선 후에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5년 12월 이후 세 번째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선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극우 정당 ‘복스’를 포함한 5개 정당이 모두 11%이상의 지지율을 고르게 얻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 구성을 둘러싼 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좌파와 우파로 양극화된 스페인은 총선 후에도 연정 구성을 위해 수개월간 정파간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과반을 확보할 정당이 없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엘 파이스 등 현지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현 총리가 소속된 여당인 사회노동당(PSOE)은 29.6%의 지지율을 얻어 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하원 350석의 과반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다. 사회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하길 원하는 급진좌파 포데모스당(PODEMOS)은 12.9%, 중도우파 국민당(PP)은 20%, 국민당과 연정 구성 의지를 비친 중도·리버럴 성향의 시우다다노스(C‘s)는 14.6%, 극우·초국가주의 정당인 복스(VOX)는 11%를 기록했다. 프랑코 독재 거친 스페인에서 1975년 민주화 이후 44년 만에 극우정당의 원내 입성이 확실시된다. 정파를 아우른 정부 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회노동당은 포데모스와 카탈루냐 민족주의 소수 정파를 규합하거나 시우다다노스와 연합하는 방안 등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총리 취임 후 카탈루냐 민족주의 진영에 유화 제스처를 보였던 산체스 총리가 최근 다시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기류 등을 감안하면 총선 후 사회노동당이 카탈루냐 소수정파와 연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발렌시아대 정치학과 아스트리드 바리오 교수는 “민주화 이후 최대 정치적 위기”라면서 “정부 구성은 제도적 안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응집력 유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민주주의 자체의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인 정치의 분열상은 카탈루냐 지방독립 문제, 세제 개편, 불법이민 등을 주요 쟁점을 둘러싼 여론이 그만큼 분산됐음을 보여준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2년 전 독립 찬반 시민투표를 실시한 후 독립 선언과 동시에 카탈루냐공화국 탄생을 선포했다. 당시 스페인 중앙정부는 즉각 진압에 나서 이 지역의 자치권을 빼앗고 이듬해 6월 지방선거까지 직접통치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 다시 분리독립 세력이 주정부를 장악해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특히 지난 2월 당시 분리독립을 주도했던 인사들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하원 카탈루냐 지역당 의원들이 산체스 총리에게 이들의 사면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후 잠잠하던 문제가 다시 터져나왔다. 세제 개편에 대해서도 이견이 갈린다. 사회노동당과 포데모스당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금 인상과 최저임금 상승을 주장하지만 국민당과 시우다다노스당, 복스당은 개인 및 기업소득세의 최고세율을 현행보다 낮추자는 입장이다. 우파 정당들은 또 현 정부의 포용적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 2월 의회가 올해 예산안을 부결시키자 산체스 총리가 의회 해산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스페인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세 번이나 총선을 치를 정도로 불안정한 정국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혼란이 경제 회복 조짐에 치명타를 안긴다는 것도 문제다. 2010년부터 닥친 경제위기로 25%가 넘는 실업률에 신음했던 스페인은 라호이 정부의 노동개혁 및 긴축정책, 관광 호황이 겹쳐 지난해 실업률이 10년 최저인 14.4%를 기록한 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집트 시시 장기집권 헌법 개정… ‘아랍의 봄’은 끝났다

    이집트 시시 장기집권 헌법 개정… ‘아랍의 봄’은 끝났다

    최대 2030년까지 대통령 임기 가능해져 “민주화 운동 효력 상실… 인권 탄압 우려”이집트의 ‘아랍의 봄’은 끝났다. AP통신 등은 23일(현지시간)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고 3연임을 허용하며, 군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일 실시한 국민투표 결과 88.9%가 개정안에 찬성했다. 투표율은 44.33%였다. 시시 대통령은 2014년 첫 임기를 시작해 지난해 3월 재선에 성공했다. 애초 그의 임기는 4년으로 2022년까지였지만 이번 개헌안에는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임기가 2024년까지로 늘어난 시시 대통령은 이번 개헌안 덕분에 차기 대선에서 당선되면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됐다. 군부의 권한도 강해졌다. 군의 역할은 종전 국가와 안보를 지키는 것에서, 헌법을 수호하는 데까지로 확대됐다. 시시 대통령이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면서, 8년 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이 이집트에서 효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시 대통령은 2011년 민주화 운동의 성과를 파괴했을 뿐 아니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독재를 능가하는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를 만들고 있다”고 논평했다. 반정부 성향의 현지 활동가는 NYT에 “무바라크 대통령 재임 때보다 지금이 더 나쁘다.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거나 순진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산 나파 이집트 카이로대 정치학 교수는 “우리는 더 많은 탄압과 인권을 제한하는 정책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30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하다가 2011년 권좌에서 밀려났다. 이후 무함마드 무르시가 첫 민선 대통령이 됐지만, 2013년 7월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시시 대통령이 쿠데타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이듬해 선거로 대통령직을 차지했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사미 아난 전 육군참모총장 등 유력한 경쟁자를 체포해 출마를 막는 식으로 재선에 성공했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여검사를 황영감이라니요”/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여검사를 황영감이라니요”/손성진 논설고문

    지금이야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수십 년 전에는 남성의 전유물 같았던 직업이 많았다. 그 속에 끼어 남성과 경쟁한 한 명의 여성, 홍일점은 개척자이자 선구자였다. 1948년 정부 수립 직전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은 67명이었는데 그중에 여성은 단 1명, 이화여중 5학년 학생인 투원반 선수 박봉식(1930~1950)이 있었다. 1948년 제헌국회 총선에 여성 18명이 출마했지만 전원 낙선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의 표적이 됐다. 그러나 1949년 보궐선거에서 임영신이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당선됐고, 이듬해 총선에서 박순천이 홍일점으로 배지를 달았다. 1952년 1월 발표된 고등고시 2회 사법과 합격자 명단에 고 이태영 박사가 들어 있다(동아일보 1952년 1월 23일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최초의 여판사 황윤석은 1953년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검사시보로 근무했다. 직원들이 “황 영감님”이라고 부르자 황씨는 얼굴을 붉히며 “미스 황”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고 한다. 기사가 나자 황 시보에게 러브레터가 전국에서 쏟아졌다. 어떤 이는 ‘황 영감’의 사진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이듬해에는 최초의 여성 공군 조종사로 6·25전쟁에도 참전한 김경오 대위의 기사가 실렸다. 석사 학위를 받는 여성도 극히 드물어 기삿감이었다. 1962년 이미순씨가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서울대 농대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해에 프랑스에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약학박사 학위를 받은 함복순씨 기사도 실렸다. 그때까지도 함씨는 홍일점 약학 박사였다(경향신문 1962년 8월 28일자). 1969년에 여성 박사는 국내 박사 75명, 해외 박사 11명이었다. 의학 박사를 빼면 문학, 법학, 정치학, 사학 등 각 분야에서 1~2명씩에 불과했다(동아일보 1969년 3월 20일자). 1962년에 홍일점 영화감독인 홍은원씨가 ‘여판사’라는 제목의 영화 데뷔작을 촬영 중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은 박남옥씨인데 1955년 ‘미망인’이라는 영화를 촬영했다. 아기를 업고 15명이나 되는 스태프의 식사를 차리면서 영화를 찍었지만 개봉 3일 만에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동아일보 1955년 2월 27일자). 홍숙자씨는 1959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외교관이 됐다. 외교관으로 10년 동안 근무하고 동국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7년 사회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 교육자이자 정치가였던 정희경씨는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에 홍일점 대표로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평양 만찬장에서 정씨가 술을 사양하자 북측 박성철이 “술 연습 좀 하시죠”라고 말했다.
  • 북미 중재 보폭 빨라지는 靑… 정부 “다양한 창구로 北과 대화 중”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공개 메시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박고 ‘공유 가능한 방법론 제시’를 내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3차 정상회담에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비핵화 해법 변화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는 등 ‘시간 게임’을 벌이는 상황이다. 다음달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디딤돌을 놓는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교착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 북미는 물론 ‘중재자’이자 ‘촉진자’인 문 대통령도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청와대의 보폭도 빨라지고 있다. 청와대는 21일 비공개 메시지의 존재는 이례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내용은 함구했다. 이날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 주재 현안점검회의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접촉 움직임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다양한 창구를 통해 대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주 북한은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주간이었고 지금 북러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서두르는 모양새를 보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16~23일)에서 돌아온 뒤 가시적 움직임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공개 메시지가 조기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려면 북한에 대한 ‘동기부여’가 관건이다. 미국 CNN은 “메시지에는 현재의 방침(course of action)에 중요한 내용과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빅딜과 대북 제재 고수로 압축되는 미국 협상 기조의 변화 조건이 담겨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은 물론 오는 25∼27일 중국이 주최하는 제2회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러시아·중국과의 관계를 다지면서 ‘자력갱생 총력전’의 상징적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북미 대화 조건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일 뿐 시간이 자신들 편은 아니란 점을 알고 있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에 대한 갈증이 큰 만큼 대화에 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문 대통령을 통해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가령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합의할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판문점이나 평양에서 만날 수도 있다’고 했을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는 방식일 수 있는데 북측에는 솔깃한 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한 방’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공존한다. 비핵화의 세부 조건은 향후 북미 실무협상에서 논의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를 북측에 재확인시키고 남·북·미 정상 신뢰를 복원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대화로 나오면 북한의 밝은 미래를 도와주겠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면서 “단계적 타결이나 제재 완화 같은 ‘선물’을 줄 거면 직접 접촉을 통해 제시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부 교수도 “기존 입장(포괄적 합의)을 뒤집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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