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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尹 이어 안철수도 “노무현 계승”… 속내는 ‘친노·중도’ 끌어안기

    李·尹 이어 안철수도 “노무현 계승”… 속내는 ‘친노·중도’ 끌어안기

    “노무현(사진)의 꿈이었고 우리 모두의 희망인 그런 나라, 저 OOO가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OOO에 들어갈 이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아니다. 야권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다. 안 후보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12분간의 모두발언 전체를 이 언급을 포함해 ‘노무현 정신’을 설파하는 데 썼다. 이례적인 장면은 이틀 전에도 있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선후보가 제주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다가 눈시울을 붉히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자 다음날 이 후보는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대선후보 3명이 약속이나 한 듯 연일 차례로 ‘노무현’을 소환한 셈이다.민주당 후보는 그렇다 쳐도 야권 후보들은 왜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일까.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지난달 공개된 ‘7시간 통화 녹취록’에서 윤 후보가 노 전 대통령 영화를 본 뒤 “혼자 2시간 동안 울었다”며 원래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윤 후보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 전 대통령의 추모곡으로 쓰였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이 한 달밖에 안 남은 시점에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이 순수한 마음만 갖고 노무현 정신을 언급했다고 보는 정치권 인사는 거의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후보는 아직 자신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는 일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표를 가져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고, 윤 후보와 안 후보는 그 표들을 확보하려고 애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친노 성향 유권자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중도 성향 부동층을 겨냥한 경쟁적 퍼포먼스라는 해석이다. 실제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 묘역을 간 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타깃이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대패(大敗)한 게 친노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역사를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들고 나왔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편을 들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며 “대신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받들겠다는 말로 친노는 물론 친문까지 끌어안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윤, 안 후보의 노 전 대통령 구애에 대해 “노무현이란 정치인이 갖는 상징성은 여야를 초월한다”며 “중도층에서도 특히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계층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PK(부산·경남) 지역구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가 이념적으로도 치우치지 않았고 새 정부 국정 운영에 있어서 노 전 대통령처럼 정치적 이해 관계 등을 떠나 국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외연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후보는 친노에서 친문으로 이어지는 정통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확고하게 얻지 못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윤 후보나 안 후보 입장에서는 이 후보가 친노·친문의 적통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해 간접적 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했다.
  • ‘햇볕정책 원조’ 조순승 前의원 별세

    ‘햇볕정책 원조’ 조순승 前의원 별세

    조순승 전 국회의원이 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우즈시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손아랫동서인 정대철 전 의원이 6일 전했다. 93세. 전남 승주(순천)에서 태어난 조 전 의원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59년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전남 구례·승주, 평민당)을 시작으로 15대까지 3선 의원을 지냈다. 2002년에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선후보 외교담당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정 전 의원은 “1990년대 초에 고인이 나랑 같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솝우화 얘기를 하면서 ‘선샤인 폴리시’(Sunshine Policy·햇볕정책)라는 말을 처음 했다”며 “고인은 그전부터 여러 글에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햇볕정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미국 헤리티지재단 초청 연설부터다. 정 전 의원은 “2월 말쯤 국내에서 추도식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족은 1남 1녀(조영미·조권익) 등이다.
  •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가 즉위하면 카밀라 ‘국왕 배우자’ 불렸으면”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가 즉위하면 카밀라 ‘국왕 배우자’ 불렸으면”

    6일(이하 현지시간)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을 맞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찰스 왕세자가 왕위를 승계하면 그의 두 번째 아내인 카밀라 파커볼스가 ‘국왕의 배우자’ 칭호를 받기를 바란다고 전날 밝혔다. 카밀라에 대해 ‘왕세자의 배우자’란 칭호도 인색했던 것에 비춰 파격적인 격상으로 현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에는 ‘왕비’ 칭호가 붙여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성명을 통해 “아들 찰스가 왕위에 오르게 되면 (대중들이) 나에게 준 것과 같은 지원을 카밀라에게도 줄 것으로 안다”며 “그때가 되면 카밀라가 국왕의 배우자로서 충성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여왕이 카밀라를 왕실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AFP 통신 역시 여왕이 본인의 사망 후 미래를 계획하고 있으며 콘월 공작부인인 카밀라를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살아 있을 때 버젓이 불륜을 저지른 카밀라를 대중이 온전히 국왕의 배우자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최근 카밀라가 활발한 왕실 활동으로 대중적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오랜 연인 사이였던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는 지난 2005년 윈저궁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카밀라도 이혼녀 신분이었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는 1995년 공영방송 BBC 인터뷰를 통해 “이 결혼에는 세 사람이 있다”며 남편이 카밀라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음을 폭로했다. 다이애나는 왕실과 관계가 틀어져 이듬해 찰스 왕세자와 이혼했고,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자신과 밀회남을 쫓던 파파라치를 따돌리려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한편 즉위 70주년을 하루 앞두고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 봉사단체 대표들, 연금 생활자. 여성단체 회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축하 케이크를 자리는 등 소박하게 자축했다. 하늘색 원피스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여왕은 밝은 표정으로 지역 주민이 만든 케이크를 잘랐다. 케이크의 축하 문구가 여왕이 아니라 사진기자들을 향한 채였지만 여왕은 웃으면서 상관없다고 말했다. 여왕이 비교적 큰 규모의 왕궁 밖 대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석 달 보름 만의 일이다. 지난해 10월 19일 저녁 윈저성에서 주최한 글로벌 투자 정상회의 리셉션에서 1시간가량 지팡이도 없이 서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빌 게이츠 등을 만났다가 다음날 런던 시내 한 병원에 하루 입원한 뒤 공석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 리셉션 참석자는 여왕이 “반짝거리는” 모습이었다고 돌아봤다. AP 통신은 여왕이 최근 건강 우려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 자유로웠고 지팡이는 걸을 때보다 서 있을 때 몸을 지탱하는 용도로 쓰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여왕의 플래티넘 주블리 기념행사는 6월 2∼5일 연휴에 거리 파티, 군 퍼레이드, 팝 콘서트 등 다양한 축하 행사들이 기획돼 있다. 즉위 당일은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기일이기도 해서 조용히 지나가고 대신 6월에 떠들썩한 축하 행사를 하는 것이 왕실 관례다. 7일엔 런던 곳곳에서 축포가 쏘아 올려져 축하 행사 시작을 알리게 된다. 여왕은 지난달 말부터 남편 필립공이 즐겨 머물던 샌드링엄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해 4월 필립 공이 세상을 떠난 뒤 처음으로 혼자 즉위 기념행사를 치르게 됐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예상보다 일찍 왕관을 썼다. 어린아이 둘을 둔 25세의 젊고 아름다운 여왕의 등장이었다. 태어났을 때는 왕위에 오를 가능성이 미미했지만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저유명한 심프슨 부인을 선택하는 대신 왕위를 포기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재위 70년을 넘긴 왕은 영국에선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루이 14세 프랑스와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 요한 2세 리히텐슈타인 대공 등이 앞선 사례일 뿐이다. 현재 재위 군주 중에서는 최장수다. 윈스턴 처칠부터 14명의 총리를 겪었고 스탈린과 마오쩌둥 등을 만났고, 미국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부터 조 바이든까지 14명 가운데 린든 존슨만 빼고 모두 만났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정치학 교수인 버넌 보그대너는 “여왕은 거의 비판할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필립공과도 70년 가까이 해로했지만 자식들 문제는 늘 골칫거리였다. 최근엔 손자 해리 왕자가 왕실을 떠난 뒤 부인 메건 마클이 왕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아들 앤드루 왕자가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하며 왕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여왕은 앤드루 왕자의 군 직함을 박탈하고 전하 호칭도 떼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다른 손자 윌리엄 왕자의 평판은 괜찮지만 찰스 왕세자를 향한 대중의 눈초리가 여전히 싸늘해 불안을 키운다.
  • 권력이 부패한 사람 만들까 부패한 사람이 권력을 쥘까

    권력이 부패한 사람 만들까 부패한 사람이 권력을 쥘까

    ‘대체 누굴 뽑아야 하나.’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둔 지금도 갈피를 못 잡은 유권자들은 혼란스럽다.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거리는 여론조사 지지율, 배우자 논란까지 가세한 깨알 같은 네거티브도 끝없이 이어진다. 어쩐지 늘 최선보다는 차악을 선택해 온 것만 같지만, 다시 돌아온 선거를 앞두고 권력의 속성을 읽어 내고 좀더 나은 권력자들을 뽑을 수 있는 지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왜 우리는 항상 선보다는 악에 가까운 권력자들을 만나는 느낌이 들까. “이토록 뽑을 사람이 없는 선거는 처음”이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들리지만 사실 양당 후보들은 각 당원들과 일부 국민이 참여해서 직접 고른 대표 주자들이라는 것도 잊어선 안 되는 사실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이자 정치컨설턴트인 저자가 권력을 둘러싼 모든 심리를 풀어냈다. 어떤 이들이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지부터 사람들은 어떤 인물을 권력자로 택하는지, 또 어떤 시스템이 권력을 더 쉽게 쥐고 부패하게 만드는지를 10여년의 연구로 설명한다. 저자는 독재자를 밀어내고 대통령이 됐지만 그 자신도 쿠데타로 쫓겨난 마르크 라발로마나나(위) 전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반대파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했던 아피싯 웨차치와(가운데) 전 태국 총리, 중앙아프리카의 ‘황제’를 자처한 장 베델 보카사(아래)의 딸 마리 프랑스 보카사 등 권력의 정점에 섰던 세계 지도자와 주변 인물 수백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리고 독재자나 부패한 최고경영자(CEO)라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의 인간은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다면 권력은 어떤 이들을 끌어들이는 걸까. 교내 농구팀에 키 큰 학생들이 작은 학생들보다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특정 유형의 사람들이 권력을 탐하고 자신을 위해 권력을 손에 넣는 ‘자기 선택 편향’을 보이기도 한다. 해골 로고와 전투용 장갑차,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등장하는 구인광고를 낸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도러빌 경찰서의 경찰들과 아시아계, 마오리족, 여성 등 다양한 경찰이 지역공동체를 돕는 모습을 비추는 광고를 낸 뉴질랜드의 신입 경찰들은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가졌다.여성보다는 남성에게, 키 작은 사람보다는 키 큰 사람에게, 흑인보다는 백인에게 더 신뢰를 표하며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는 지도자 선택의 오류에도 곳곳에 심리학적 요소들이 숨어 있다. 특히 사회가 작고 평평했던 선사시대 위계질서가 농경과 전쟁을 거치며 매우 크고 복잡해졌음에도 여전히 이러한 수렵채집 시대의 기준을 뇌가 계속 기억하고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개인들의 특성만으로 권력과 부패를 논할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미국 뉴욕시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없애기 전인 2002년까지 5년간 쿠웨이트, 이집트, 차드 등 부패로 악명 높은 국가의 유엔 대사들이 불법주차를 가장 많이 한 반면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외교관들은 주차 딱지가 하나도 없었다. 문화와 제도의 영향도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다. 개인의 부와 명성, 자아실현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도덕적 원칙에 따라 공공을 위해 일할 사람. 모두가 원하는 좋은 권력자를 만나고 싶다면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면 좋을지를 비롯해 이력서상 스펙이 아닌 개인 성향이나 팀워크 능력까지 아주 다양한 측정 기준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전지적 영웅이 ‘짠’ 하고 나타나길 바라는 게 아닌 정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유권자 모두가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새로운 틀을 정교하게 다져 가야 한다는 교훈을 이번에야말로 얻어야 한다.
  • 눈물·큰절·습관…대선후보 ‘비언어의 정치학’

    눈물·큰절·습관…대선후보 ‘비언어의 정치학’

    李, 가족 얘기에 눈물 ‘펑펑’…거듭 몸 낮추며 비언어 행보“우리 가족들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으십시요….” 가족사를 힘겹게 내뱉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목소리가 엷게 떨렸다. 그의 뺨 위론 여러 줄기의 눈물이 내렸다. 지난 24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 성남을 찾은 이 후보는 작정한 듯 가족 이야기를 꺼내며 울음 섞인 연설을 이어갔다. 경기 성남 상대원 시장에서 단상에 오른 이 후보는 “여기가 바로 이재명과 그의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아버지는 청소노동자,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는 사람, 자신은 공장노동자였다고 어린 시절을 소환했다. 친형 故이재선씨를 포함한 자기 형제들의 삶도 언급했다. 형과의 갈등은 형의 시정 개입을 막다가 벌어진 일이며 남은 형제들은 여전히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후보의 갑작스런 울음에 지지자들까지 눈물을 훔치면서 장내는 온통 흐느끼는 소리로 뒤덮였다. 정책 공약·네거티브 등 ‘말’들이 넘쳐나는 대선판에서 최근 대선후보의 ‘비언어’가 되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 비과세·병사 월급 200만원 등 여야 후보의 공약들이 엇비슷해지면서 눈에 띄는 정책 차별화가 실종되고 욕설·녹취록 등 네거티브로 대선 피로감만 쌓이는 와중에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충남 논산의 한 시장을 돌던 도중에도 왈칵 눈물을 터뜨린 적이 있다. 분식집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할머니를 마주한 이 후보는 “우리 어머니는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오래 오래 사세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취재진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 눈 주위를 훔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성남 시장을 찾았던 날 앞서 경기 용인에서 지역 공약 발표를 하면서 경기 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국민들이 ‘내로남불’이라고 민주당을 질책한 데 대한 사죄의 의미라는 설명을 붙였다. 부동산 실책과 조국·윤미향 사태 등으로 국민들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면서 정권교체론이 50%를 웃돌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감정을 건드리는 ‘비언어’를 택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큰절에 이은 공식석상에서의 두번째 큰절이었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수도 없이 허리를 숙이고 바닥에 몸을 붙여왔다. 尹, 도리도리 교정·수어통역 동반…이미지 쇄신 ‘총력’비언어적 메시지를 통해 지지율 반전을 꾀하는 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마찬가지다. 당의 내홍으로 지지율 추락을 경험한 윤 후보는 새해 첫날 선거대책위원회 신년 인사 자리에서 구두까지 벗고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다. 또 선대위 쇄신 이후엔 특유의 ‘도리도리’ 습관을 교정하는 등 비언어적 메시지를 내보이는 데 집중했다. 지난 11일 홀로서기 후 첫 기자회견에 나선 윤 후보는 회견문을 읽는 10분 동안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지 않았다. 시선 아래에 있는 프롬프터만 종종 쳐다봤고, 취재진의 질의에도 꼿꼿한 자세로 서서 질문에 답했다. 말투도 차분해졌다. 오로지 정책 문제에 대해서만 차분히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해 “미친 사람들” “같잖다” 등 거친 표현을 내뱉으며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대비됐다. 수어통역사를 동반하면서 강성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도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어통역사는 윤 후보의 모든 발언을 동시통역했다. ‘약자와의 동행’ 기조에 발맞춰 따뜻한 후보로 유권자에 다가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행보다. 두 후보는 지난해 머리모양에도 변화를 주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기도 했다. 이 후보는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하며 젊은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전략을 썼다. 젊은 이미지를 부각해 핵심 전략층인 2030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윤 후보는 기존의 가라앉은 팔자 모양의 머리를 볼륨감을 준 올림머리로 바꿨다. 윤 후보의 변화 역시 구세대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층들에게 소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눈물 광고·108배…역대 대선후보의 ‘비언어 정치’는?역대 대선에서도 ‘비언어 감성 정치’는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왔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후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의 한 노인복지회관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 참석해 어르신께 큰절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어떤 정당은 저보고 노쇠한 후보라 하는데 어르신들 맞는 말입니까? 오히려 나이가 경륜이고, 나이가 지혜고, 그렇지 않습니까?”라며 어르신 표심에 구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서울 조계사에서 108배를 올리면서 위기에 빠진 당을 기사회생시킨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불법선거자금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상태였다. 2002년 ‘노무현의 눈물’은 선거 광고로까지 만들어져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었고, 2007년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를 살려달라는 할머니를 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강골’ 이미지를 희석하기도 했다.
  •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지난 18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서 전남 함평으로 한달음에 내려갔다. 그곳에서 안 후보가 만난 사람은 ‘도가(道家) 철학의 대가’인 최진석(63) 서강대 명예교수였다. 최 교수는 과거 민주화 운동권 세력과 문재인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해 소신 있는 지식인으로 평가돼 왔으며, 교수 정년퇴임을 7년 이상 앞둔 2018년 함평으로 내려가 인재 양성과 대중강연, 저술활동을 해 왔다. 초야에 묻혀 있던 철학자는 왜 이전투구의 현실정치에 뛰어들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품고 지금은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란 직함을 갖고 있는 그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26일 만났다. -철학자가 왜 정치에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학교에서는 철학과 정치학이 분리돼 있지만, 사실 이 둘은 출생 생년월일이 같고 지행합일의 한 형태다. 정치가 살이 빠지면 철학이 되고 철학에 살이 붙으면 정치가 된다. 지금 우리 정치는 막장이고, 국민은 외통수에 걸렸다. 지식인은 문제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다 투입해 노력해야 한다고 배웠다.” -도가철학은 속세와 거리를 두는 것 아닌가. “도가는 속세를 떠나는 철학이 아니라 속세에 깊이 개입하는 철학이다. 공자는 본성을 바탕으로, 노자는 자연의 질서를 모델로 해서 사회에 개입한다. 공자와 노자 모두 현실참여다.” -왜 꼭 지금 참여해야 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말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인식을 했다.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사람을 폄하하고 적(敵)인 사람을 높였다. 예를 들면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백선엽 장군을 무시하고 김원봉을 높였다. 국가정보원 원훈석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감옥에 살던 사람의 필체로 바꿨다.” -친일 문제보다는 반공이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그게 아니라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군통수권자라는 얘기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친일 문제는 학계나 사회단체에 맡겨야 한다.” -과거 5·18 특별법을 반대했는데. “5·18 항쟁은 우리가 더 민주적인 사회, 더 자유로운 나라로 가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법은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 자유와 민주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5·18을 왜곡하는 한두 마디 말은 현행법으로도 막을 수 있고, 몇 사람의 왜곡으로 5·18 정신이 절대 손상되지 않는다. 5·18에 대해 좀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거 촛불혁명을 실패라고 규정했는데. “혁명은 ‘달라지는 것’이다. 낙하산 인사가 문제라면 안 하는 게 혁명이다. 이런 식의 낙하산 인사를 다른 식의 낙하산 인사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이런 식의 검찰 장악을 다른 식의 검찰 장악으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그것은 반항이다.” -왜 그런 잘못이 반복될까. “시선의 높이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보는 시선, 세계를 보는 시선 등 인간은 자기가 가진 시선 이상의 무엇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한 생각의 결과를 보고 자랐다. 선진국으로 가면 ‘생각을 하는 삶’으로 바뀐다. 생각의 결과를 받아서 사는 삶에서 생각하는 삶으로의 이행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차이가 없다. 두분은 시선의 높이가 같다.” -왜 안철수 후보를 택했나. “안 후보와 대화하며 두 가지 말을 듣고 감동했다. ‘왜 정치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하더라. ‘무엇으로 나라를 살려야 하냐’고 물으니 ‘과학과 교육’이라고 했다. 이제 우리는 과학도 최첨단의 시대로 가고 있다. 과학을 중심으로 한 문명사적 흐름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 안 후보를 처음 만나서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 국가 운영의 비전이 분명하고 나와 꿈이 같았다. 안철수도, 나도 선도국가로 가야 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중도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다. 안 후보도 현재 지지율은 3등이다. 이번엔 다를 수 있나. “세상의 어떤 일은 결과와 상관없이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중도라는 것은 ‘가운데 길’이 아니라 더 나은 길을 말한다. 중도는 중간이 아니라 거대 양당 위에 있는 탁월한 길이다. 이 탁월한 길이 더 낫다고 해도 유권자는 이득이 아닌 믿음을 추종하는 성향으로 묶여 있다. 믿음으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의 선택이 당신의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국가의 주도권이 2030으로 넘어가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미래세대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밖에서 정치를 보다가 막상 정치권에 들어오니 어떤가. “개안(開眼)을 한 것 같다. 내가 이(정치권) 세상을 모르고 죽었다면 세상의 반쪽밖에 모르고 살다 죽었을 것 같다. 나는 선과 악에 대해 사유한 사람이지만, 선악이 어떻게 연결돼 구현되는지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 진실한 말과 착한 말, 정확한 말만 다뤘는데 그 말이 어떻게 감춰져 있다가 드러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내가 선대위원장을 맡고 나니까 주변에서 그렇게 맑고 깨끗한 분이 그런 탁한 세상에 들어가서 어떻게 하냐고 했다. 하지만 맑기만 한 세상도, 탁하기만 한 세상도 없다. 두 세상이 서로 착종하면서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좀더 폼나게 얘기하면 내가 그동안 찾았던 수행처를 발견한 것 같다. 책으로 가득 찬 내 서재도, 산 속도 완벽한 수행처가 아니었다. 여기가 완벽한 수행처다. 서재에서 수행의 승부를 보려고 해서는 이 판에서 수행을 해낸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 몸은 힘들 수 있겠지만, 자기 완성을 한번 꿈꿔 본 사람이 완벽한 수행처를 발견한다면 그 이상으로 좋은 일이 있을까.” 이 말을 하는 그의 눈이 호기심 가득한 사춘기 소년처럼 빛났다.
  •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지난 18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서 전남 함평으로 한달음에 내려갔다. 그곳에서 안 후보가 만난 사람은 ‘도가(道家) 철학의 대가’인 최진석(63) 서강대 명예교수였다. 최 교수는 과거 민주화 운동권 세력과 문재인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해 소신 있는 지식인으로 평가돼 왔으며, 교수 정년퇴임을 7년 이상 앞둔 2018년 함평으로 내려가 인재 양성과 대중강연, 저술활동을 해 왔다. 초야에 묻혀 있던 철학자는 왜 이전투구의 현실정치에 뛰어들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품고 지금은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란 직함을 갖고 있는 그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26일 만났다.   –철학자가 왜 정치에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학교에서는 철학과 정치학이 분리돼 있지만, 사실 이 둘은 출생 생년월일이 같고 지행합일의 한 형태다. 정치가 살이 빠지면 철학이 되고 철학에 살이 붙으면 정치가 된다. 지금 우리 정치는 막장이고, 국민은 외통수에 걸렸다. 지식인은 문제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다 투입해 노력해야 한다고 배웠다.” –도가철학은 속세와 거리를 두는 것 아닌가.  “도가는 속세를 떠나는 철학이 아니라 속세에 깊이 개입하는 철학이다. 공자는 본성을 바탕으로, 노자는 자연의 질서를 모델로 해서 사회에 개입한다. 공자와 노자 모두 현실참여다.” –왜 꼭 지금 참여해야 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말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인식을 했다.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사람을 폄하하고 적(敵)인 사람을 높였다. 예를 들면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백선엽 장군을 무시하고 김원봉을 높였다. 국가정보원 원훈석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감옥에 살던 사람의 필체로 바꿨다.” –친일 문제보다는 반공이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그게 아니라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군통수권자라는 얘기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친일 문제는 학계나 사회단체에 맡겨야 한다.” –과거 5·18 특별법을 반대했는데.  “5·18 항쟁은 우리가 더 민주적인 사회, 더 자유로운 나라로 가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법은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 자유와 민주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5·18을 왜곡하는 한두 마디 말은 현행법으로도 막을 수 있고, 몇 사람의 왜곡으로 5·18 정신이 절대 손상되지 않는다. 5·18에 대해 좀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거 촛불혁명을 실패라고 규정했는데.  “혁명은 ‘달라지는 것’이다. 낙하산 인사가 문제라면 안 하는 게 혁명이다. 이런 식의 낙하산 인사를 다른 식의 낙하산 인사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이런 식의 검찰 장악을 다른 식의 검찰 장악으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그것은 반항이다.” –왜 그런 잘못이 반복될까.  “시선의 높이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보는 시선, 세계를 보는 시선 등 인간은 자기가 가진 시선 이상의 무엇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한 생각의 결과를 보고 자랐다. 선진국으로 가면 ‘생각을 하는 삶’으로 바뀐다. 생각의 결과를 받아서 사는 삶에서 생각하는 삶으로의 이행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차이가 없다. 두분은 시선의 높이가 같다.” –왜 안철수 후보를 택했나.  “안 후보와 대화하며 두 가지 말을 듣고 감동했다. ‘왜 정치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하더라. ‘무엇으로 나라를 살려야 하냐’고 물으니 ‘과학과 교육’이라고 했다. 이제 우리는 과학도 최첨단의 시대로 가고 있다. 과학을 중심으로 한 문명사적 흐름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 안 후보를 처음 만나서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 국가 운영의 비전이 분명하고 나와 꿈이 같았다. 안철수도, 나도 선도국가로 가야 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중도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다. 안 후보도 현재 지지율은 3등이다. 이번엔 다를 수 있나.  “세상의 어떤 일은 결과와 상관없이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중도라는 것은 ‘가운데 길’이 아니라 더 나은 길을 말한다. 중도는 중간이 아니라 거대 양당 위에 있는 탁월한 길이다. 이 탁월한 길이 더 낫다고 해도 유권자는 이득이 아닌 믿음을 추종하는 성향으로 묶여 있다. 믿음으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의 선택이 당신의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국가의 주도권이 2030으로 넘어가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미래세대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밖에서 정치를 보다가 막상 정치권에 들어오니 어떤가.  “개안(開眼)을 한 것 같다. 내가 이(정치권) 세상을 모르고 죽었다면 세상의 반쪽밖에 모르고 살다 죽었을 것 같다. 나는 선과 악에 대해 사유한 사람이지만, 선악이 어떻게 연결돼 구현되는지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 진실한 말과 착한 말, 정확한 말만 다뤘는데 그 말이 어떻게 감춰져 있다가 드러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내가 선대위원장을 맡고 나니까 주변에서 그렇게 맑고 깨끗한 분이 그런 탁한 세상에 들어가서 어떻게 하냐고 했다. 하지만 맑기만 한 세상도, 탁하기만 한 세상도 없다. 두 세상이 서로 착종하면서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좀더 폼나게 얘기하면 내가 그동안 찾았던 수행처를 발견한 것 같다. 책으로 가득 찬 내 서재도, 산 속도 완벽한 수행처가 아니었다. 여기가 완벽한 수행처다. 서재에서 수행의 승부를 보려고 해서는 이 판에서 수행을 해낸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 몸은 힘들 수 있겠지만, 자기 완성을 한번 꿈꿔 본 사람이 완벽한 수행처를 발견한다면 그 이상으로 좋은 일이 있을까.”  이 말을 하는 그의 눈이 호기심 가득한 사춘기 소년처럼 빛났다. 
  • “대북기조 법제화 통해 유지를… 남북경색 풀려면 北에 선의 보여야”

    “대북기조 법제화 통해 유지를… 남북경색 풀려면 北에 선의 보여야”

    지난해 한중 양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는 등 분위기 개선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남북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에도 해묵은 갈등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미중 역시 무역전쟁과 감염병 책임론, 홍콩, 신장, 대만 문제 등을 두고 전방위로 대립했다. 중국 내 대표적 남북 문제 전문가인 한셴둥(韓獻棟·54) 정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는 23일 “한국은 진보나 보수 중 누가 집권해도 대북 기조가 바뀌지 않도록 법률로 제도화해야 한다”며 “(억울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경색된 국면을 깨려면 북한에 좀더 선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를 통해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한 중국 내부의 목소리를 들었다.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다. 2017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얼어붙은 양국 관계가 풀릴까. “두 나라 언론에서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한중은 지금도 ‘만족에 가까운 관계’를 구가하고 있다. 사드 사태 이후에도 양국 간 교역액이 계속 늘어 지난해에는 3600억 달러(약 429조원)를 넘었다.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중국의 세 번째 무역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감염병 방역 여파로 시 주석의 방한이 무산됐지만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한국을 찾아 고위급 교류를 이어 갔다. 큰 틀에서 볼 때 두 나라의 관계는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韓 콘텐츠 인기… 청년들 TV 잘 안 봐 -중국 내 비공식 제재로 ‘한류’ 열풍이 많이 식었다.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 노래를 듣기 힘들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열풍에서 알 수 있듯) 한류 콘텐츠는 여전히 중국인에게 인기다. 단지 TV에 나오지 않을 뿐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한류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가 TV를 보지 않는다. 이들이 더우인(틱톡) 등에서 동영상을 즐기다 보니 방송국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방영할 유인이 줄었다. 중국 당국이 문화 주권을 지키려고 외국 작품 방영 편수를 제한한 것도 영향을 줬다. 그런데 이는 한국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앞으로 한중 문화 교류는 방송 콘텐츠나 연예물 등 대중문화에 국한하지 말고 올림픽 등 체육이나 예술, 청소년 교육 등 개념을 광범위하게 넓히고 다양화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북중 교역 재개… 일방적 北에 퍼주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지만 중국은 제재는커녕 물자 교류를 재개하며 한층 밀착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5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돼 남북 간 군비경쟁이 촉발된 상황에서 미국이 지속적으로 제재를 가해 이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열린 조선노동당 회의 결정을 보면 북한은 앞으로도 미사일을 계속 발사할 것이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 제재를 가할 것이고 한미동맹 및 대북 억제 태세 강화에도 나설 것이다. 한반도가 긴장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북중 관계도 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북중 교역이 일부 재개됐지만 중국으로 들어오는 북한 화물 기차는 안이 텅 비어 있다. 무역이라는 건 서로 뭔가를 주고받는 것인데, 지금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받아 가기만 하는 특수 상태다. 북중 무역이 정말 다시 시작된 것인지, 지속가능한지 등은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남북, 신뢰 쌓기 훨씬 쉬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북한의 고위 관리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 남한에 대한 감정이 생각만큼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두 나라가 같은 민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미가 신뢰를 쌓는 것보다 남북이 신뢰를 쌓기가 훨씬 쉽다. 이를 감안해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남북 관계 관련 정책을 법률로 고정시켜야 한다.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수십 년을 통치해 옳든 그르든 대남 정책에 변화가 적다. 반면 남한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 기조가 춤을 춘다. 진보나 보수 가운데 누가 집권해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합의가 필요하다. 둘째, 남한 정부가 일부 분야에서라도 미국의 입김에서 독립적으로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 예를 들어 개별 관광객의 북한 여행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남한이 미국에 사사건건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면 어떻게 믿고 협력할 수 있겠는가.” ●한반도 평화 위해서 남한이 양보해야 -그러나 북한은 민간인 박왕자씨 살해(2008)와 천안함 피격(2010), 연평도 포격(2010),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2015), 남북연락사무소 폭파(2020) 등 수시로 도발을 감행하는데. “그래도 (국력이 크게 앞서는) 남한이 좀더 양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통일부와 국방부의 대북 정책이 다르다. 한쪽에선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말하지만 다른 쪽에선 미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재래식 전력에서 열세인) 북한에게 이런 불일치는 엄청난 위협으로 인식된다. (남한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지만) 현 상황을 풀려면 북한에 좀더 선의를 보이는 수밖에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치밀하게 중국을 괴롭힌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근본 이유는 중국이 자신들의 패권에 도전할 것으로 믿어서다. 미국은 앵글로색슨족이 대서양을 건너가 세운 나라다. 영토 확장을 위해 수백 년간 끝없이 전쟁을 치르며 ‘경쟁 상대를 이겨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국가관을 체득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 세계사에 기록된 정화(1371~1433)의 대원정을 보라.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물자와 병력을 이끌고 세계를 누볐지만 단 한 번도 식민지를 만든 적이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이는 와중에도 중국은 미국과 기후변화 위기 대응에 협력했고 워싱턴에서 파견한 고위 관리들과 현안을 논의했다. 두 나라 모두 극단까지 가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양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전처럼 친밀해질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래를 비관할 필요도 없다.” ●美, 양안 갈등 부추기지 말고 물러서야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과 홍콩 민주주의 후퇴 등으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졌다. “중국인에게 홍콩·마카오, 신장 논란은 국가 내부 문제다. 홍콩에서는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홍콩인이 다스리는 홍콩’에서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으로 통치 기조가 바뀌었다. 이는 중국과의 융합을 앞당기고 사회 안정을 촉진하려는 의도다. 신장 문제의 본질은 ‘인권’이 아니라 ‘반테러’다. 실례로 2014년 윈난성 쿤밍에선 동투르키스탄(위구르인들이 추구하는 독립국) 테러리스트들이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러 31명이 숨지고 14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4~5년 전까지도 신장 내부에서 독립분자들의 무차별 테러가 시도됐다. 개인의 인권이 중요하지만 무고한 이들의 희생을 막는 것이 더 급하다. 서구세계가 테러에 대한 언급 없이 인권 침해만 비난하는 것은 ‘전체의 진실’을 보지 않으려는 것이다.”-대만을 둘러싼 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의 근본 원인과 충돌을 피할 방법은. “양측이 수십년 간 지켜 온 ‘하나의 중국’(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정부는 하나뿐이라는 원칙)과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한 1992년 합의)을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과 차이잉원 총통(대통령)이 깼다. 지금이라도 민진당은 이전 정부처럼 92공식을 수용하고 (더이상 독립 추구를 말하지 않는) ‘현상유지’에 나서야 한다. 미국이 뒤에서 대만을 부추겨 양안 갈등을 키우는 것도 멈춰야 한다. (2편에 계속) 한셴둥 교수는…중국 인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경남대 북한대학원(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법학 및 정치학 분야 최고 명문으로 불리는 정법대에서 한반도연구센터 주임 겸 국제정치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냉전 이후 동북아 안보 체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 내 대표적 지한파이자 ‘북한통’으로 인정받는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남북한을 수시로 오가며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한국의 보수주의:특징과 영향’(2012), ‘조선반도 전략적 딜레마’(2017), ‘평화를 중심으로: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2018) 등이 있다.
  • 민주당, 건설 노동자·김구 증손 등 청년 인재 영입

    민주당, 건설 노동자·김구 증손 등 청년 인재 영입

    민주당 청년 인재 영입…“청년들의 버팀목 될 것”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백범 김구의 증손자인 김용만(36)씨, 건설 현장 근로자인 송은혜(28)씨 등 청년 인재 5명을 추가 영입했다. 민주당 선대위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회는 21일 두 사람을 비롯해 ‘러닝 전도사’ 안정은(29)씨, 청년 농부 이석모(31)씨, 미국 시카고 예술대 입학을 앞둔 이다호라(19)양 등이 선대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씨는 MBC ‘아무튼 출근’에 출연에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은 인물로, 20대 나이에 병환 중인 부모님을 모시며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무소 중개보조인을 거쳐 건설현장 소장이 된 송씨는 1톤 트럭을 몰며 건설현장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송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부모님 식사를 준비하고, 자기계발과 늦깎이 대학 신입생으로서 학업까지 병행하고 있다. 송씨는 “15년간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살며 안 해본 일이 없다”며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 국민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나라,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나라를 만들어달라”며 후보에 바라는 점을 밝혔다. 김씨는 2001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역사문화콘텐츠 기업 대표를 맡고 있다. 김씨는 장기간 미국 생활을 한 이후로도 영주권을 신청하지 않고 2010년 귀국해 공군 장교로 임관했다. 김씨는 선대위 산하 역사정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독립운동사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김씨의 할아버지는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 아버지는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이다. 안씨는 중국 항공사 승무원 취업 실패 이후 달리기를 통해 활력을 되찾고 달리기를 전도해온 작가 겸 인플루언서다. 경북 청송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이씨는 농업회사법인 (주)청년연구소를 설립해 온라인 직거래 판매로 사과 농가의 활로를 찾아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이양은 넉넉지 않은 집안 사정으로 충분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시카고 예술대학에 합격한 미술 인재다. 백혜련 국가인재위 총괄단장은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우뚝 선 것은 도전하는 청년들의 역동성 덕분”이라며 “청년들의 빛나는 오늘이 더 나은 내일이 되도록 버팀목이 돼주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복잡해지는 야권 단일화…安, 25일 기자회견선 완주 표명 예정

    복잡해지는 야권 단일화…安, 25일 기자회견선 완주 표명 예정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보수 원로 인사를 영입하며 몸집을 불리고, 2주째 지지율 17%를 유지하면서 야권 단일화 셈법이 복잡하게 꼬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설을 전후부터 선거일 전까지 안 후보 지지율 등락에 따라 국민의힘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풀어야 할 단일화 방정식의 난이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1일 KBS라디오에서 “지지도가 18% 이상까지는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는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윤 후보를 향해서 김 전 위원장은 “1+1이 2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1.5가 될 수도 있다”면서 “단일화하면 그 숫자가 다 자기한테 올 거라 생각하지만 꼭 선거에서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는 단일화를 하든 안 하든 내가 당선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선거를 끌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야 대선후보 지지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후보는 17%를 기록했다. 전주 같은 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17%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지지율 뿐 아니라 연이은 인사 영입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안 후보는 전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자택을 찾아 후원 회장을 요청했고 김 명예교수는 “그게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서 수락했다. 지난 19일에는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안 후보는 오는 25일에는 신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안 후보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차기 정부 비전과 정치 개혁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견해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신년 기자회견에는 새로 국민의당에 합류한 인사들도 함께 자리할 방침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국민들의 정권교체 요구를 거부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단일화 압박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교수는 “설 직후와 후보 등록 사이 기간이 단일화 최적의 시기”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결국에는 단일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지난 16대, 18대 대선을 비추어 보면 선거 40~45일 전에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설 전에 협상을 시작해 국민의 바람인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총리 리더십 없어” 英 보수당 의원, 탈당 후 노동당 입당

    “총리 리더십 없어” 英 보수당 의원, 탈당 후 노동당 입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사적 모임 제한 기간 총리실 직원들의 와인 파티를 묵인했다는 이른바 ‘파티게이트’로 퇴출 위기에 몰린 가운데 여당인 보수당 하원의원이 탈당 후 야당인 노동당에 입당했다. 19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크리스천 웨이크퍼드(36) 하원의원은 존슨 총리와 보수당을 향해 “당신들은 정부를 이끌 지도력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비판 메시지를 남기고 탈당했다. 맨체스터 인근 베리사우스를 지역구로 둔 웨이크퍼드 의원은 “영국은 민생 위기를 해결하고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정부가 필요하다”라며 “나는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의 정책이 우리 지역 유권자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그들이 매일 마주하는 투쟁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2019년 당선된 웨이크퍼드는 랭커스터대와 오픈대에서 정치학과 화학을 공부했고, 정치 입문 전 통신, 보험 분야에서 일했다.영국 노동당 대표인 키어 스타머 경은 웨이크퍼드의 입당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국민들은 생활고에 직면해 있지만 무능한 보수당 정부는 스스로 만든 혼란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바람을 타고 정권을 잡을 존슨 총리는 30년 만에 최대 의석을 차지했지만 코로나19 봉쇄기간 총리실에서 정기적으로 술 파티가 벌어졌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정치 생명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보수당 내부에서도 존슨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수당이 총리 불신임 표결을 하려면 360명의 보수당 하원 의원의 15%인 54명 이상이 평의원 협의회인 1922 위원회에 불신임 서한을 보내야 한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까지 위원회에 접수된 서한은 20통으로 알려졌다.보수당 의원 중에는 파티게이트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가 나온 후 불신임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진상 조사의 책임자는 60대 중반의 여성 공무원 수 그레이다. 영국 정부에서 공직자 윤리 관련 업무를 해온 그레이는 존슨 총리가 지난 2020년 5월 20일 총리실 파티에 참석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그레이 보고서’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는 당시 파티가 업무상 모임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거짓 해명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 JTBC, 3월 대선 때 비공중파 첫 자체 출구조사

    JTBC, 3월 대선 때 비공중파 첫 자체 출구조사

    JTBC가 오는 3월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처음으로 자체 출구조사를 한다 JTBC는 “오는 3월 9일 선거 당일 오후 6시 투표 종료 직후, 후보별 예상 득표율과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을 예측해 결과를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전국 규모 선거에서 비공중파 방송사가 출구조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JTBC는 설명했다. JTBC는 2020년 4월 총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메타 분석에 기초해 예측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 당일 실제 투표를 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출구조사를 실시해 더 빠르고 정확한 당선인 예측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조사는 여론조사 업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하며 3월 9일 출구조사를 한 뒤 투표 종료 직후 후보별 예상 득표율과 당선인을 예측한 결과를 공개한다. JTBC는 “정치학·통계학자들로 구성된 특별 자문 교수단을 구성해 설계 단계부터 당일 결과 발표까지 출구조사 전반에 걸쳐 자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신공항·신청사·취수원 3대 숙원사업 매듭… ‘위대한 대구’로 도약”

    “신공항·신청사·취수원 3대 숙원사업 매듭… ‘위대한 대구’로 도약”

    “2022년은 대내외적으로 대전환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 종식 가능성과 더불어 미래 신산업으로의 산업생태계 전환 노력이 가속화하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도시 간 경쟁 구도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를 기회로 삼아 위대한 대구로의 도약을 시도하겠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시장은 이를 위해 오는 5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가스총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가스 연관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군위군 편입과 동서남북 균형 거점 완성을 통해 살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대구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권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지난해 평가와 주요 성과는. “코로나19로 인한 고난 속에서도 지난 8년간 혁신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운 노력이 가시적으로 증명되고 열매를 맺기 시작한 한 해였다. 오랜 숙제였던 통합신공항 건설, 취수원 다변화, 신청사 건립 등 3대 숙원 사업이 해결 실마리를 찾은 것은 큰 성과였다. 또 3000억원 규모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과 물산업 핵심 전초기지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도 유치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10개 기업 3554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대구형 일자리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서대구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민간투자사업 등을 확정했다. 수도권에 대응하는 대구경북 초광역도시의 국가적 모델 제시와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등을 통해 대구·경북, 대구·광주의 상생 영토를 확장했다, 1조 400억원 규모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공공배달앱 출시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들어줬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로 현장 중심 복지행정 분야 전국 최고의 성적을 냈다.” -큰 관심 사항인 군위군의 대구 편입 진행 상황은.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40일간 군위군 대구 편입 법률안에 대해 입법예고했다. 이달 중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상정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월 국회 임시회에 법률안이 상정돼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5월부터 법률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돼 후속조치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더 큰 대구 구현을 위해 중장기 발전 목표와 미래 비전을 제시해 군위가 함께 발전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 군위군 편입 후 개발 수요, 산업구조 혁신, 정주 여건 개선 등에 대한 시민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은 어디까지 와 있나. “지난해 8월 신공항 이전부지 확정 후 우리 시는 군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국토교통부는 민간공항 규모와 항공수요 산정 등을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연내 마무리한다. 그렇게 되면 군공항은 기획재정부 심의 등의 선정 절차를 거쳐 2024년 건설을 시작한다. 민간공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뒤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건설이 추진된다. 공항철도는 대구경북의 지속적인 건의와 노력으로 지난해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과 8월 정부의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반영됐다. 현재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중이다. K2 종전부지 개발은 지난해 초 외부전문가를 총괄계획가로 임명하고 개발 기본구상을 수립하고 있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과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취수원 문제 현재 상황은. “페놀 사고 등 9차례의 수질오염사고를 겪은 대구시민들은 구미공단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취수원을 갖는 게 오랜 염원이다. 구미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해 오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대구와 구미 주민들의 어려움을 상생협력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 취수원 다변화 방안이다. 지난해 정부정책으로 확정됐다. 해평취수장에서 모두 취수하는 기존의 ‘취수원 이전’과 달리 대구의 필요수량 절반 정도인 취수함으로써 수량부족·수질악화·재산권 침해 확대 등 구미의 우려 사항들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 구미 발전을 위해 대구시의 일시금 100억원 지원과 농산물직거래 장터 마련, 낙동강 수계기금을 통한 매년 100억원 지원, 구미숙원사업 해결 등의 지원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구미에서는 대구와 상생 발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장세용 구미시장도 구미에 피해가 없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지역 간 상생을 위해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2038년 광주·대구 하계아시안게임 유치 선언에 따른 추진 계획은. “시민들의 공감대 확산을 위해 체육계와 함께 범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에는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100여명의 유치위원들과 공동유치준비위원회 출범식을 했다. 아시안게임 개최지가 14년 전에 발표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2024년도에 유치 결정이 예상된다. 현재 대구경북연구원과 광주전남연구원에서 공동 연구하는 유치기반 조사 및 경제파급 효과분석 용역을 바탕으로 하반기에 대한체육회 국내 유치 후보도시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가스총회가 열릴 예정인데 행사 성격과 기대효과는. “세계가스총회는 가스산업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가스 분야 최대 규모 행사다. 현재 셰브론,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기업 25개사가 참가 및 후원을 결정했고 전시장 예약도 80% 이상 완료됐다. 50여개 글로벌 미디어사가 참가하는 만큼 개최 도시 대구가 전 세계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유발 4499억원, 부가가치유발 1944억원, 취업유발 4185명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산업구조 혁신, 인재 혁신, 군위군 편입을 계기로 한 미래도시 공간구조 혁신, 신공항·취수원 다변화·신청사 등 3대 현안 사업의 완전한 매듭과 민생 회복에 힘을 쏟고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는 소프트웨어적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완전한 일상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세대별, 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 금융지원 등을 통한 민생 회복을 앞당기겠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과감한 출산지원금 확대는 물론 청년 주거 안정 대책을 실시하겠다. 경북도청 후적지를 K컬처를 선도하는 글로벌 한류 문화 허브로 조성하고, 새로운 여행 트렌드에 맞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해외 각국과의 여행협정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 미래에 대한 집중투자로 시민들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하겠다.”  ■ 권영진 시장은 경북 안동 남선면에서 태어났다.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 보다 큰 도시로 가서 공부를 해야 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대구 청구고로 진학했다. 고려대 영문학과에 입학했지만 영어보다는 사회에 관심이 많아 정치, 경제, 철학 등을 더 열심히 공부했다. 대학원에서 결국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전국대학원 총학생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에 올랐다. 2006년에는 43세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발탁됐다. 민주당 텃밭인 서울 노원구을에서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제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에 내려와 시장에 도전했다. 재선인 그는 대구경북신공항건설 등 대구의 3대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대구경제의 판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대구 최초의 3선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 [열린세상] 포퓰리즘과 증오의 정치로 얼룩진 대선/유창선 정치평론가

    [열린세상] 포퓰리즘과 증오의 정치로 얼룩진 대선/유창선 정치평론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의 광경이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우선 유력 후보들이 지지율에 따라 시시각각 변신하는 모습은 유권자들의 이성적 판단을 방해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함께해 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며 부동산 세제 완화 정책을 쏟아낸다. 국토보유세를 신설하고 불로소득을 뿌리뽑겠다며 서슬퍼런 규제를 예고했다가 부동산 민심이 아님을 파악한 순간 돌변한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을 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관심이 잦아들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냥 지나가기로 작심한 모습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TV토론을 제안했다가 막상 하겠다고 하니까 “조급하다”면서 피하려 한다. 여론에 따라 너무도 태연하게 말을 바꾸는 모습들이 줄곧 이어져 왔다. 한때 신지예씨와 이수정 교수를 영입해 여성주의 인사들까지도 껴안는 모습을 보였던 윤석열 후보는 반페미니즘의 ‘이대남’(20대 남성) 지지를 얻기 위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 구호를 던진다. 곧이어 재벌 회장의 ‘멸공’(滅共) 챌린지에도 참가한다. ‘펨코’에서 열광적인 환호를 얻고는 있지만, 갈등을 조정해야 할 대선후보가 갈라치기에 편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갈라치기에 염증을 내고 돌아섰던 사람들이 다른 것은 다 잊고 ‘윤석열의 갈라치기’만 기억하게 만들지 모른다. 그런 갈라치기 행보는 ‘이대남’을 얻는 대신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과 다른 세대들을 잃게 만드는 우가 되기 쉽다. 극단으로는 극단을 이길 수 없다. 후보들의 일관된 철학은 찾아보기 어렵고, 눈앞의 여론만을 쫓아다니는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는 선거가 되고 있다. 포퓰리즘은 이성을 멀리하고 정념을 친구로 삼는다. 선악의 이분법에 근거해 자신을 연민의 대상으로 연출하고 상대를 악마로 만들어 지지자들의 분노를 선동하는 것이 포퓰리즘이다. 정치학자 얀 베르너 뮐러가 ‘누가 포퓰리스트인가’에서 지적했듯이 “포퓰리즘은 갈등 속에 번창하고 정치 양극화를 조장할 뿐 아니라 정치적 반대 세력을 ‘국민의 적’으로 취급하고 배제”하려 든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는 대선 광경이 그러하다. 상대에 대한 증오만이 넘쳐 ‘악마의 집권’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결기만 넘칠 뿐 자신들의 집권이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대선 때마다 죽기 살기 식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승자독식의 권력구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선거 결과가 51대49로 승패가 갈리더라도 승자는 100의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지금의 권력구조다. 51과49를 가진 세력의 협치가 아니라 승자만이 정의가 되고 패자는 불의가 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전개된다. 그래서 선거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고 봐야 하는 전쟁터가 되는 것이다. 그 피투성이 상처는 우리 공동체의 가장 깊숙한 곳에 두고두고 남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에서 지식인 숙청을 주장했던 카뮈는 막상 숙청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증오의 숙청’을 우려했다. 카뮈는 “가해자들의 증오에 희생자들의 증오가 화답했다”며 가해자들이 떠난 프랑스에서 피해자들이 증오에 중독된 마음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잔인한 숙청 속에서 카뮈가 강조했던 것은 “우리가 지성을 간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종주의, 성차별, 반유대주의 같은 증오의 정치로 무장된 ‘트럼피즘’이 미국의 지성주의와 민주주의를 몰락시킨 과정도 우리는 지켜봤다. 우리는 어떨까. 증오에 중독된 대선을 거치고 과연 공동체의 지성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정념에 앞서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
  • [기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시행에 즈음하여/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

    [기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시행에 즈음하여/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하고 1월 11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찬성 입장이라 시행이 눈앞에 다가왔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란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인 비상임 이사를 1명 선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 개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같이 정치권력이 공공기관의 자원배분을 왜곡해 왔다는 지적은 진보ㆍ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계속됐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긍정적인 의미와 함께 공공기관 내부의 노사 갈등을 증폭시키고 경영권과 주주이익을 침해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노동이사제는 1920년대 독일 사민당의 경제민주주의 노선에서 출발한다. 사민당은 카를 마르크스의 급진적인 공산혁명 노선을 폐기하고 노동조합 운동, 노동자의 의회 진출 등 사회민주주의를 제창했고 이를 바탕으로 나프탈리가 최초로 경제민주주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노동이사제를 주장한 것이다. 1951년 독일에서 노동이사제가 시행돼 유럽 19개국에서 이를 도입했고 스페인, 포르투갈 등 4개국은 우리와 같이 공공부문에만 적용했다. 독일의 노동이사는 감독이사회에만 참여해 회계부정 등을 감시하는 역할만 수행하고 경영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우리의 공공기관 노동이사는 경영에도 참여한다. 독일은 산별 노조를 기반으로 협력적 노사문화가 정착된 데 반해 한국은 기업별 노조 중심의 대립적 노사관계여서 이사회에서 노사 갈등이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1981년 저명한 정치학자 로버트 달이 정치적 민주주의 이외에 경제 영역에서도 경제민주주의를 위해 노동자들이 기업의 소유와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자치기업이론을 주장해 노동이사제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바 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노사 간 상생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노사 갈등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인가.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자유주의를 억압했으나 세계 최초로 의료보험, 산재보험, 연금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를 시작했고 1970년대 박정희 역시 저소득층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해 오늘날 세계적인 수준의 건강보험제도의 기틀을 갖추었다. 인간의 역사는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과 응전의 과정이었다. 2022년 7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역시 경영의 공정성 확보와 경영권 침해라는 측면이 대립하고 모순을 극복해 나가는 변증법적 과정인 것이다.
  • 의전도, 조사도 없이… 文대통령 조문의 정치학

    의전도, 조사도 없이… 文대통령 조문의 정치학

    대통령이 망자에게 애도를 표하는 방식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이자 정치행위다.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8, 9일 연거푸 직접 조문을 한 일정은 그래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광주 조선대병원에 마련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1987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문 대통령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이한열 열사의 모친에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전날에는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평택 화재 소방관 합동영결식에 참석했다. 이날 새벽 갑작스럽게 결정하면서 조사(弔辭)나 소개 등 일절 의전 없이 행사장 뒷줄에 앉아 마지막 운구 차량이 떠날 때까지 2시간가량 식장을 지켰다. 맨 마지막에 헌화·분향을 했고, 유가족에게 일일이 조의를 표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페이스북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가는 것이니, 별도 의전이나 형식을 갖추려 말라는 말씀과 함께였다”고 밝혔다. 조사 여부를 묻자 문 대통령은 “조사 없이, 그저 순서가 허락하면 헌화와 분향 정도로”라고 답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2019년 12월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 합동영결식 때처럼 대통령이 순직자 희생을 기리는 조사를 공식적으로 낭독하는 게 더 의미가 있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족 한 분, 한 분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직접 전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직접 조문은 현재진행형인 국정 과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메시지와 맞물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난·위험에서 안전할 권리(제천 및 밀양 화재 참사) ▲국가를 대신해 국민을 보호하던 중 순직(독도 소방헬기 추락, 평택 화재 소방관) ▲국가시설의 안전 미비 및 부적절한 대응(평택항 산재 이선호씨) ▲병영문화 폐습과 국가가 지켜 주지 못한 죽음(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등이다. 특히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경색되던 2019년 1월 김복동 할머니에 대한 조문은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빈소를 찾은 것이어서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조문 정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구평회 E1 명예회장 빈소를 찾은 것과도 대조적이다. 현 정부에서는 이건희(삼성), 구본무(LG), 김우중(대우), 신격호(롯데) 등 재계 거물의 조문을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책실장이 대신했다. 김종필 전 총리, 백선엽 장군,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거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처럼 논란이 된 죽음에도 직접 조문을 하지 않았다. 조화만 보내고 비서실장 등이 대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조화는 물론 청와대 차원의 조문도 없었다.
  • 토론 벼르는 李·토론 받겠다는 尹-TV토론의 정치학

    토론 벼르는 李·토론 받겠다는 尹-TV토론의 정치학

    선거대책위원회 내홍을 봉합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TV토론에 나설 의지를 밝히며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에서는 압도적 우세를 자신하는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정책 능력을 의심하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을 기회로 여기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토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며 그간 토론에 부정적이었던 입장을 뒤집었다. 이어 지난 7일에도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정 토론 3회 갖고는 부족하다”며 “법정 토론 이외에는 당사자 협의가 필요하니 실무진이 협의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후보도 “언제든 환영한다”는 입장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나온다”, “정책 토론을 많이 한다는 게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고 했며 토론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해왔다. 윤 후보가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은 대선후보를 검증할 유권자의 권리를 뺏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읽힌다. 과거 TV토론이 판세를 뒤엎진 못했지만, 지금과 같은 박빙 선거에선 큰 영향 끼칠 가능성도 있다. 각 당은 TV토론에 따른 유불리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후보는 토론을 통해 지지율 30% 후반대 박스권을 탈출하고 40%대에 진입해 대선 승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그동안 정책이나 공약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던 윤 후보 는데 토론을 통해 ‘무능’ 이미지 탈피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지지율 상승세 보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경우 과거 TV토론에서 약세 보인 바 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TV토론에서 안 후보를 상대로 우위를 보이며 오차범위로 좁혀지던 지지율 다시 벌렸다. 양측 후보가 추가 토론 개최에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토론 주관 방송사 선정 등 절차가 원만하게 협의될 경우, 빠르면 이달 중순쯤 TV토론이 성사될 수 있다. 현행법상 대선 후보 법정토론은 오는 2월 중순인 후보 등록 이후에 3번 실시하도록 돼 있지만, 각당의 논의에 따라 법정 횟수를 초과해 토론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 이념 떠나 ‘탈모·임플란트’ 취향저격 공약… ‘모퓰리즘’ 신조어도

    이념 떠나 ‘탈모·임플란트’ 취향저격 공약… ‘모퓰리즘’ 신조어도

    김원이(54)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모약 한 알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0대 초반부터 탈모가 시작된 김 의원은 40대 중반부터 탈모약을 먹기 시작했다. 피부과에서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싼 시술도 받아 봤다. 한 달에 6만~10만원 정도 들어가는 탈모약 비용도 ‘고정비’라는 점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이젠 ‘실생활 밀착 공약’ 먹힌다 김 의원은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저도 늘 걱정하지만, 제 머리숱을 보며 한숨짓는 아내의 걱정도 크다. 방송 출연 때 흑채를 뿌리면 아내가 좋아할 정도”라며 “탈모는 질병이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털어놨다. ●李, 임플란트 건보 확대 검토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탈모가 2030세대 청년들의 고민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탈모로 고통받는 국민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의원의 주장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죽하면 한 기자가 “탈모를 겪는 이해 당사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제척 사유 아니냐. 이해충돌이다”라고 놀렸다고 한다.  그러던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확 바뀌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일 검토를 지시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까지 40개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발표했지만,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없었다. 탈모인들이 모여 있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탈모갤’에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이 후보의 선거 슬로건을 인용한 재치 있는 게시물도 줄을 이었다. 탈모방지용 샴푸를 만드는 한 회사의 주식은 상한가를 찍었다. 이 공약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 후보를 수행하던 이소영 대변인이 지난 4일 오후에 급하게 후보의 동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민주당 청년선대위는 5일 ‘청년 탈모 비상대책위원회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탈모 고민을 토로한 김 의원, 이동학 청년최고위원 등이 간담회에 참석해 지원 사격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에게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 탈모가 건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 진지하게 접근하면 좋겠다”며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경계선을 어디까지로 정할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으로, 이른 시일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탈모증으로 치료를 받은 국민은 23만 4780명이다. 그러나 치료를 포기하거나 탈모 고민을 안고 있는 ‘샤이 탈모’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충청도 인구는 550만명 수준이다. 1000만명은 그 2배인 데다 대부분 투표권이 있는 성인이다. 만약 ‘1000만 탈모인’이 지역과 이념을 떠나 결집한다면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고도 남는 규모라는 얘기다. 기존의 경제성장, 복지확충, 사회개혁 등의 공약은 이제 유권자에게 식상한 주제가 된 데다 여야 후보가 중도층을 겨냥해 각각 우클릭, 좌클릭하면서 공약의 차별성을 보여 주기 어려워졌다. 먹을 게 별로 없는 ‘레드오션’이 된 것이다. 탈모 공약의 인기는 어쩌면 후보들에게 공약의 ‘블루오션’을 제시해 준 것일 수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이날 탈모 카피약 가격 인하와 탈모 신약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하며 탈모인을 향한 구애 행렬에 합류했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미용과 건강의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정치권이 이 분야에서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만한 공약을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이 후보는 장년·고령층을 겨냥해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1일 새해 첫 ‘소확행’ 공약으로 내놓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남녀 청소년 무료접종’도 같은 취지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피부과에서 받는 주름 시술도 어떤 분에게는 미용이지만 치료의 영역일 수 있다‘는 지적에 “우리가 선진국이고 상당히 국부가 늘어났기 때문에 그런 소소한 부분도 국가가 잘 살펴보는 복지 선진국가로 가야 하니까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의료 분야의 공약 경쟁이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해치고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의 탈모 공약을 놓고 ‘모(毛)퓰리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작은 공약을 하나씩 내놔서 중도층의 표심을 야금야금 먹으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는 국민보다는 치아에 문제가 있거나 탈모인 사람이 더 많지 않겠나”라며 “유권자 개인에게 해당되는 작은 부분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침에 탈모약을 삼키면서 이 기사를 읽는 김 의원도 과연 ‘모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동의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 가려운 데 긁었더니 유권자가 움직였다

    가려운 데 긁었더니 유권자가 움직였다

    김원이(54)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모약 한 알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0대 초반부터 탈모가 시작된 김 의원은 40대 중반부터 탈모약을 먹기 시작했다. 피부과에서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싼 시술도 받아 봤다. 한 달에 6만~10만원 정도 들어가는 탈모약 비용도 ‘고정비’라는 점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이젠 ‘실생활 밀착 공약’ 먹힌다 김 의원은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저도 늘 걱정하지만, 제 머리숱을 보며 한숨짓는 아내의 걱정도 크다. 방송 출연 때 흑채를 뿌리면 아내가 좋아할 정도”라며 “탈모는 질병이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털어놨다. ●李, 임플란트 건보 확대 검토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탈모가 2030세대 청년들의 고민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탈모로 고통받는 국민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의원의 주장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죽하면 한 기자가 “탈모를 겪는 이해 당사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제척 사유 아니냐. 이해충돌이다”라고 놀렸다고 한다.  그러던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확 바뀌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일 검토를 지시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까지 40개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발표했지만,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없었다. 탈모인들이 모여 있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탈모갤’에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이 후보의 선거 슬로건을 인용한 재치 있는 게시물도 줄을 이었다. 탈모방지용 샴푸를 만드는 한 회사의 주식은 상한가를 찍었다. 이 공약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 후보를 수행하던 이소영 대변인이 지난 4일 오후에 급하게 후보의 동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민주당 청년선대위는 5일 ‘청년 탈모 비상대책위원회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탈모 고민을 토로한 김 의원, 이동학 청년최고위원 등이 간담회에 참석해 지원 사격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에게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 탈모가 건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 진지하게 접근하면 좋겠다”며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경계선을 어디까지로 정할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으로, 이른 시일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탈모증으로 치료를 받은 국민은 23만 4780명이다. 그러나 치료를 포기하거나 탈모 고민을 안고 있는 ‘샤이 탈모’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충청도 인구는 550만명 수준이다. 1000만명은 그 2배인 데다 대부분 투표권이 있는 성인이다. 만약 ‘1000만 탈모인’이 지역과 이념을 떠나 결집한다면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고도 남는 규모라는 얘기다. 기존의 경제성장, 복지확충, 사회개혁 등의 공약은 이제 유권자에게 식상한 주제가 된 데다 여야 후보가 중도층을 겨냥해 각각 우클릭, 좌클릭하면서 공약의 차별성을 보여 주기 어려워졌다. 먹을 게 별로 없는 ‘레드오션’이 된 것이다. 탈모 공약의 인기는 어쩌면 후보들에게 공약의 ‘블루오션’을 제시해 준 것일 수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이날 탈모 카피약 가격 인하와 탈모 신약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하며 탈모인을 향한 구애 행렬에 합류했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미용과 건강의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정치권이 이 분야에서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만한 공약을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이 후보는 장년·고령층을 겨냥해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1일 새해 첫 ‘소확행’ 공약으로 내놓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남녀 청소년 무료접종’도 같은 취지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피부과에서 받는 주름 시술도 어떤 분에게는 미용이지만 치료의 영역일 수 있다‘는 지적에 “우리가 선진국이고 상당히 국부가 늘어났기 때문에 그런 소소한 부분도 국가가 잘 살펴보는 복지 선진국가로 가야 하니까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의료 분야의 공약 경쟁이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해치고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의 탈모 공약을 놓고 ‘모(毛)퓰리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작은 공약을 하나씩 내놔서 중도층의 표심을 야금야금 먹으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는 국민보다는 치아에 문제가 있거나 탈모인 사람이 더 많지 않겠나”라며 “유권자 개인에게 해당되는 작은 부분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침에 탈모약을 삼키면서 이 기사를 읽는 김 의원도 과연 ‘모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동의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 이념 떠나 ‘탈모·임플란트’ 취향저격 공약… ‘모퓰리즘’ 신조어도

    이념 떠나 ‘탈모·임플란트’ 취향저격 공약… ‘모퓰리즘’ 신조어도

    김원이(54)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모약 한 알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잊지 않고 탈모약을 챙기는 덕분에 고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30대부터 50대 중반에 이른 지금까지 탈모가 급격히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젠 ‘실생활 밀착 공약’ 먹힌다 김 의원은 피부과에서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싼 시술도 받아 봤다. 한 달에 6만~10만원 정도 들어가는 탈모약 비용도 ‘고정비’라는 점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김 의원은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저도 늘 걱정하지만, 제 머리숱을 보며 한숨짓는 아내의 걱정도 크다”며 “탈모는 질병이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털어놨다. ●李, 임플란트 건보 확대 등 내놔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탈모가 2030세대 청년들의 고민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탈모로 고통받는 국민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의원의 주장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죽하면 한 기자가 “탈모를 겪고 있는 이해 당사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제척 사유 아니냐. 이해충돌이다”라고 놀렸다고 한다.  그러던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확 바뀌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일 검토를 지시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까지 39개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발표했지만,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없었다. 탈모인들이 모여 있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탈모갤에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이 후보의 선거 슬로건을 인용한 재치 있는 게시물도 줄을 이었다. 탈모방지용 샴푸를 만드는 한 회사의 주식은 상한가를 찍었다. 이 공약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 후보를 수행하던 이소영 대변인이 지난 4일 오후에 급하게 후보의 동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민주당 청년선대위는 5일 ‘청년 탈모 비상대책위원회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탈모 고민을 토로한 김 의원, 이동학 청년최고위원 등이 간담회에 참석해 지원 사격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에게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 탈모가 건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 진지하게 접근하면 좋겠다”며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경계선을 어디까지로 정할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으로, 이른 시일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탈모증으로 치료를 받은 국민은 23만 2167명이다. 그러나 치료를 포기하거나 탈모 고민을 안고 있는 ‘샤이 탈모’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충청도 인구는 550만명 수준이다. 1000만명은 그 2배인 데다 대부분 투표권이 있는 성인들이다. 만약 ‘1000만 탈모인’이 지역과 이념을 떠나 결집한다면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고도 남는 규모라는 얘기다. 기존의 경제성장, 복지확충, 사회개혁 등의 공약은 이제 유권자에게 식상한 주제가 된 데다 여야 후보가 중도층을 겨냥해 각각 우클릭, 좌클릭하면서 공약의 차별성을 보여 주기 힘들어졌다. 먹을 게 별로 없는 ‘레드오션’이 된 것이다. 이번 탈모 공약의 인기는 어쩌면 후보들에게 공약의 ‘블루오션’을 제시해 준 것일 수도 있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미용과 건강, 치료와 예방의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정치권이 이 분야에서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만한 공약을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이 후보는 장년·고령층을 겨냥해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1일 새해 첫 ‘소확행’ 공약으로 내놓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남녀 청소년 무료접종’도 같은 취지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피부과에서 받는 주름 시술도 어떤 분에게는 미용이지만 치료의 영역일 수 있다‘는 지적에 “우리가 선진국이고 상당히 국부가 늘어났기 때문에 그런 소소한 부분도 국가가 잘 살펴보는 복지 선진국가로 가야 되니까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의료 분야의 공약 경쟁이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해치고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의 탈모 공약을 놓고 ‘모(毛)퓰리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작은 공약을 하나씩 내놔서 중도층의 표심을 야금야금 먹으려는 전략”이라며 “실제 공약 채택 여부와 무관하게 관심을 증폭시키면서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는 국민보다는 치아에 문제가 있거나 탈모인 사람이 더 많지 않겠나”라며 “유권자 개인에게 해당되는 작은 부분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침에 탈모약을 삼키면서 이 기사를 읽는 김 의원도 과연 ‘모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동의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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