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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민법(존 롤스 지음,장동진 등 옮김,이끌리오 펴냄)현대 미국 사회윤리철학의 이념적 대부로 꼽히는 하버드대 교수인 저자가 지난해출간한 신작.71년 ‘정의론’,93년 ‘정치적 자유주의’ 등 이미 현대정치학 고전이 된 책들을 통해 개인들간의 관계원리로 합당성,공적이성 등을 도출해냈던 저자가 그 이념체계를 국제관계 전체로 확대했다.1부는 자유주의 사회 상호간의,2부는 자유주의 사회와 다소 위계적 사회간의 사회적 합의(만민법) 도출 가능성을,3부는 이에 따르기를 거부하는 무법국가 또는 불리한 여건으로 고통받는 사회의 만민법 편입 가능성을 따졌다.2만원. ◆뭉크뭉크(에드바르드 뭉크 지음,이충순 옮김,다빈치 펴냄)“심하게정신병을 앓고 있는 누이(…) 등으로 인해 나는 자연속에 전쟁이 잠복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삶의 심연에 똬리 튼 불안,공포 등을 형상화,현대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화가 뭉크의 글 모음집. 미공개 일기,후원자에게 보낸 편지 등은 불우했던 뭉크의 유년·개인사 등을 들여다볼 단서가 되어준다.아담과 이브이야기를 섬뜩하게비꼰 ‘알파와 오메가’ 등 석판화를 곁들인 우화에서는 광기가 아니고는 견딜수 없었던 천재 예술가의 도저한 세계인식을 엿볼수 있다.1만5000원. ◆똑같은 것은 싫다(조홍식 지음,창작과비평사 펴냄)10년 현지 거주경험을 토대로 한 프랑스문화 에세이집.사랑 놀이 일 믿음 무대 등 5가지로 나눠 프랑스 사회를 분석.다양성을 인정하며 적절한 에너지로전환할 줄 아는 능력이 프랑스의 저력이라고 강조. 프랑스 사회가 성에 개방적이긴 하지만 프리섹스의 나라는 아니라는 등 프랑스에 관한한국인의 오해를 불식하려 함.학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엘리트주의등을 비판하면서도,한국이 물신주의에 기초한 체면사회라면 프랑스는상대적으로 인본주의적 가치가 살아 있는 양심사회라고 진단.7,500원◆도쿠가와 이에야스(야마오카 소하치 지음,이길진 옮김,솔 펴냄) 일본 전국시대를 평정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와 그 시대 영웅들을 그린 대하소설.‘대망’등의 이름으로 국내에 소개된 지 한세대지났으나 저작권 계약을 맺은 정규판은 이번이처음이다. 제대로 된번역에 전국시대 연보 등 풍부한 자료도 첨부.경영과 처세의 지침서로도 활용가치가 높다.1950년 3월부터 17년동안 일본 3개 신문에 동시 연재된 초대작이자 1억부 이상 단행본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전32권(원작은 26권)중 제1부 9권이 먼저 나왔다.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완간할 계획.각권 8,000원
  • [기고] 낮은 단계 연방제에 대한 오해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님은 다양한 통로로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연합제에 반대입장을 피력하셨습니다. 차기 대권에 가장 유력한 후보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특히 거대야당을 책임진 총재님의 통일관은단지 한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민족 장래와도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일 것입니다.총재님이 통일관을 구체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습니다만 그 내용을 접하면서 몇가지 의문점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첫째는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에 대해 총재님이 부정확한 파악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1980년대 북한이 연방제 통일방안을 제출했을때 우리 사회의 반대논리는,그것이 한반도를 적화하려는 통일전선 전략이라는 점이었습니다.체제를 달리하는 두 국가가 단번에 강력한 권한을 가진 통일정부를 구성하려는 그 방식의 과격함을 비판한 것이었죠.총재님이 최근,낮은 단계 연방제도 결국 높은 단계 연방제로 가는경로라는 점에서 반대하며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신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이라고 저는 봅니다. 북한의 연방제 주장은 90년대이후 사회주의권 붕괴와 체제위기 심화를 겪으면서 적화통일 전략이 아니라,체제유지와 생존보장을 위한장치로 그 성격이 변했습니다.즉,중앙정부의 권한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남북 양측이 정치·외교·군사권을 보유함으로써 과거 1국가론의연방적 통일에서 2국가론에 가까운 연합적 성격으로 선회한 것이지요.6·15 공동선언에서 남북이 낮은 단계 연방제와 연합제의 공통성을인정한 것도 남측의 통일방안은 ‘변화하지 않고’ 북측의 통일방안이 ‘변화한’ 것입니다. 결국 낮은 단계 연방제는 높은 단계 연방제로 ‘가기 위한’ 경로가아니라 북측이 자신의 연방제를 ‘포기하기 위한’ 경로인 셈입니다.때문에 북측의 강경파가 ‘사회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것은 있을 수 있지만 총재님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없다’며반대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남북연합까지 반대하는 총재님의 통일관이 지나치게 흡수통일 지향적이라는 점입니다.과거 김영삼정부 시절,조기 북한붕괴론에근거한 흡수통일 정책이 남북관계에 얼마나 해악을 미쳤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일방에 의한 무력통일이나 일방의 붕괴에 의한 흡수통일이 아니라면,적어도 우리가 지향하는 평화통일은 남과 북의 상호인정과 공존에 의한 점진적인 통일 외에 달리 대안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낮은 단계 연방제뿐 아니라 남북연합까지 반대하시는 총재님은 분명 적화통일을 막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도를 넘어,이제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흡수통일 말고는 어떤 형태의 통일과정도반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화통일을 막기 위한 연방제 반대가 이제는 흡수통일을 위한 연합제 반대로 발전한 것이지요. 그러나 남북이 평화를 정착시키고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키려면,북이적화통일을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남측 역시 흡수통일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자유민주주의로의 한반도 통일을 열망하시는 총재님의 충정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적인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흡수통일의강조는 상당부분 뒤로 미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남북간 상호인정과 평화공존에 토대하여 한반도의 평화·화해·협력을 강조하는 지금의 대북정책이,통일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 실제 자유민주주의로의 통일을 다질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방식이 아닐까요? 이는 또한 총재님이 강조해 마지않는 자유왕래와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총재님의 주장은과도한 흡수통일 때문에 실제로 흡수통일을 불가능하게 하는 비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정상회담의 역사적 성과를 인정하고 6·15공동선언에 총론적 지지를표명한 총재님께서 이제 와서 낮은 단계 연방제를 반대하고 나아가정부의 통일방안인 연합제까지 반대하는 것은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앞으로도 한반도통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시길 바라고 총재님의 앞날에 건승이있기를 기원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김근식 아태평화재단 연구위원·정치학
  • 美 대통령 선거/ 팜비치 手개표 재개 이모저모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락을 가를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수작업 재개표에 대해 16일(현지시간) 주 대법원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결하면서 개표장 주변에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측은 “수검표 진행이 합법이라는 주 대법원의명확한 판결은 플로리다 유권자의 표가 공정하게 집계되는 것을 보길원하는 모든 이들의 승리”라며 만족을 표시했다.그러나 공화당 조지W 부시 후보측은 “이번 결정은 현상(現狀)을 유지하는 것에 지나지않으며 현상은 주 관리들이 재검표 시한을 규정하고 있는 주법에 준해 행동하는 것”이라며 판결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보였다. ■나흘간의 지루한 기다림 끝에 이날 저녁 7시20분부터 시작된 수작업 재개표는 자정까지 계속됐다. 개표 요원 2명과 민주-공화당의 참관인 등 모두 4명이 한 조가 돼 30개조가 100여평 규모 재해대책본부(EOC) 상황실의 계단식 탁자에서투표용지를 하나씩 들어 불빛에 비춰가며 표를 계산했다. 개표 요원이 투표용지를 확인해 각 후보별로 분류하면양당 참관인들이 뒤에 서서 이를 지켜보다 투표 판정에 문제가 있으면 이의를 제기하고 3명으로 구성된 선거감독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작업이밤새 이어졌다. ■팜비치 카운티에서 투표 집계기가 무효처리한 1만9,000여표중 대통령 후보를 아예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기계에 읽힌 표는 1만311표.대통령 선거를 하러 나와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극히예외적인 일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이중 상당수는 수작업 개표를 통해각 후보의 유효표로 가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지역 신문인 팜 비치 포스트는 수작업 재개표가 진행되면 고어후보의 표가 팜비치 카운티에서만 400∼500표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 이 신문은 플로리다대 정치학과의 카틱 크리쉬나이예르 교수의 분석을 인용,고어측이 팜비치 수작업 재개표에서 500표 이상의 추가 득표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 워싱턴 최철호특파원·외신종합
  • [대한광장] 냉전유령은 역사의 무덤으로

    세치 혀의 방자함이 이리도 현란할까.지금 우리 사회에는 하나의 냉전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그 유령의 정체는 반공과 반(反)북한이며,시대착오적인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유령은 등장해야 할 시대를 넘겨 나타났기 때문에 철지난 유령 꼴이 되었다.게다가 어린아이들까지도 유령의 정체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우스꽝스런 코미디 유령이 되고 말았다. 김용갑씨가 예의 철지난 유령 역을 맡고 있다.우리 사회는 1980년대중반 이후의 민주화 과정에서 김용갑씨가 내뱉은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발언목록을 보유하고 있으며,그가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에 익숙한인사라는 사실도 잘 안다.그는 어느 사회에서나 가끔 발견되는,가끔은 희화적인 문학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다.그는언급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비판하기에는 너무 가치가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몰라도 좋은 선남선녀가 아니다.국민의 대표라는 엄청난 직함을 지닌,우리 사회에서는 대표적인 공인 반열에 드는 국회의원 직을 가진 사람이다.그런 그가 국회의 대정부질문 자리에서나라 정책을 책임지는 공당을 향해 “조선노동당의 2중대”니 “남한사회를 김정일에게 갖다바치는 통일전선전술”이니 하는 극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을 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어떻게 국회의원이 그렇게 발언할 수 있는지,어떻게 국민이 저런 사람을 대표로 뽑았는지 의심스럽다. 역사는 두 번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한 번은 비극으로,또한 번은 희극으로 말이다.이 명언이 지금 재현되고 있다.1986년 가을로 돌아가 보자.역시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행한 유성환의원의 ‘통일국시’발언에 대해 전두환 군사정권은 그의 국회의원 직을 박탈하고정치적으로 생매장해 버렸다.그는 단지 통일국시에 대한 총리의 의견을 물었을 뿐인데,군사정권은 사소한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극우 냉전 매카시적 ‘마녀소동’을 벌인 것이다.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런데,당시 ‘마녀소동’을 연출한 냉전주의자들이 14년이 지난 오늘 화해협력적 통일정책을 펴는 여당을 조선노동당의 앞잡이로 모는색다른 냉전소동을 벌이고 있다.정말 웃기는 일이다.지금이 어느 시대인가.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한 소련이 무너졌고 모든 사회주의국가들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남한의 국력이 북한의수십배에 달한다는 것이 정설이다.그런 남한이 북한에 먹힌다니 “쥐가 고양이를 잡는다”고 외치는 것보다 더욱 심하다.이것이 희극이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희극일 수 있단 말인가. 정치권은 그의 발언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소속정당 원내총무가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는 모양이다.정치권은 그렇게 할 수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상처받은 국민 자존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더구나 불량한 대표자를 선출한 유권자들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국회의원을 욕해야 할지 유권자들을 욕해야 할지,그가 책임을 져야 할지 국민이 책임져야 할지 혼돈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따라서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자.국민이 대표로 선출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게다가 정치권에서 제명 운운하는 것도 모양 나쁘고 실익도 없어 보인다.결국은 국민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국민이 자괴감과 수치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그리고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의 반역사적이고 반통일적인행위를 용서하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은결자해지하는 것이다. 김용갑씨는 과거 한때 우리 역사가 그에게 임무를 잘못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회의원직을 비롯한 일체의 사회적 역할에서 물러나야 한다.더이상의 변명이나 사과는 오히려 역사에 똥칠을 하고 국민을 욕되게 할뿐이다. 유령은 십자가와 함께 무덤으로 간다.극우와 냉전과 반공의 모순적형상물인 김용갑씨 역시 냉전역사의 무덤으로 가야할 시간이다.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그의 마지막 인간적 결단을 촉구하고 싶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美 대통령 선거/ 이모저모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혼란을 거듭해온 미국 대통령선거는 결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결과가 결정되게 됐다.미 국민들은 오랜 혼란과 기다림에도 불구,아직까지는 정확하고 공정한 개표를 기대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짜증스럽다는 듯한 태도도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는 16일 인터넷 신문에서 오는 23일 추수감사절이 미국민 인내의 한계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트는 마이클 매커리 전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인용,“미 국민들은 대권싸움을 보는 것 보다 추수감사절날 칠면조 고기를 먹고 축구경기를 보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여론의향배가 판이하게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는 또 이날 고어 후보의 면담 제의를 부시 후보가 거절한 것과 관련,부시가 유리한 상황에서 ‘상황조기 종결’을 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최근 정확하고 완전한 개표를 원하는 여론의 흐름을 감안할때 향후 여론의 향배는 고어진영으로 흐를수도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출신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15일 CNN 방송의 ‘래리 킹라이브’프로그램에 출연,플로리다주 전체의 수(手)검표를 감독할 초당적 선거감시위를 구성하자고 제의하고 자신은 공화당 출신의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과 같이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카터는 또 “플로리다주 투표지 전체를 손으로 재개표하더라도 5∼6일이면 충분하고,그래야만 나라 전체가 조용해질 것”이라면서 “최종적이고 정확한 결과가 나오면 더 이상의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말했다. ◆미 인디애나 대학 정치학 교수인 버터 먼로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의 투표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개혁당 팻 뷰캐넌 후보가 얻은 표들 가운데 최소한 2,800표가 민주당 고어 후보의 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재해대책본부(EOC) 상황실에서 수작업재검표를 기다리는 개표요원들은 며칠째 계속되는 재검표 개시 연장결정에 피곤한 기색들이 역력.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제기되는 소송과 그에 따른 재검표 시작 연기로 끝없는 기다림만 반복되자 개표요원들은 15일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하거나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낮잠을 청하는 등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역사의 현장 운운하는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hay@
  • [대한시론] 광해군을 위한 변명

    젊었을 적에 센케비치의 영화 ‘쿼바디스’를 보면서 네로(Nero) 황제의 비인도적인 정사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었던 일이 있었다.그러나 훗날 역사를 공부하면서 알아 봤더니 네로가 로마 시를 불태우면서 시를 읊었다는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고,따라서 그는 그의 학정을 침소봉대하기 위해 역사학자들이 곡필한 희생양이었다는 것을알고서는 더욱 황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이런 식의 역사 곡필이 어디 네로뿐이었겠으며 어찌 고대의로마뿐이었겠는가.한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많은 원혼(怨魂)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만주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했다가 역신으로 몰려 김부식(金富軾)의손에 죽은 묘청(妙淸),세종대왕의 옥체를 걱정한 것이 오히려 한글창제를 반대했다는 누명으로 바뀐 최만리(崔萬理),이순신(李舜臣) 현창사업의 희생양이었던 원균(元均),문중 사학의 희생양이 되어 역사의 죄인처럼 기록된 김성일(金誠一)….이들은 아마 저 세상에서 눈을감지 못하고 아직도 원혼이 구천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학을 공부하는나로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역사의희생양은 광해군이다.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계모 슬하에서 슬픔을 되새길 수밖에 없었던 그는 늘 고독하고 우울한 소년 시절을 보낸다.그러다가 젊은 나이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함경도에서 전라도에 이르기까지 그가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는 백성을 어루만지며 왜병을 물리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이미 어린 나이에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의 운명을 체험했고,국력이 약한 나라의 백성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느꼈다.서자의 몸으로 온갖 우여곡절과 음해를 겪은 후 왕이 되었을 때그는 꿈도 많고 야망도 있는 젊은이였다. 그의 첫번째 꿈은 왜란으로황폐화된 조국의 경제를 건설하는 일이었다. 국고는 바닥이 났으며생산성은 한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그는 우선 경작지를 개간하여 국가의 재원을 확충하고,선혜청(宣惠廳)으로 하여금 대동법(大同法)을 실시케 하여 민생의 안녕을 도모했으며,허준(許浚)으로 하여금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쓰게 하여 질병에 허덕이는 백성을구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왜란으로 인해불타 없어진 많은 서적을 복간(復刊)하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아‘신증동국여지승람’이며 ‘용비어천가’가 모두 이때 되살아났다. 위와 같은 공적 이외에 정치가로서 광해군의 제일의 업적은 외교였다.그는 명나라와 청나라가 교체하는 그 미묘한 시기에 국경을 튼튼히 함은 물론 탁월한 외교술로써 국가 안보를 튼튼히 했으며,일본과의 조약(己酉條約·1609)을 체결함으로써 동북아시아의 3각관계에서굳건한 입지를 구축했다.그런 그가 퇴위하자 곧 병자호란이 일어났다.광해군을 아무리 비하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재임 기간 중에는 외환이 없었으며,그 시대의 국방과 외교가 조선왕조 500년 동안 가장 튼튼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 시대를 연구하는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그는 외치에 몰두하면서 점차 내치를 소홀히 했다.그것이 그만의 실수는 아니며 당시의 정파 싸움 때문이었다고 변명할수도 있다.소북파는 사사건건 정사의 발목을 잡았고,그를 둘러싸고있던 대북파에는 “그게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충신이 없었고,모두가 자신의 보신과 영달에만 눈이 멀어 광해군을 혼군(昏君)으로 몰아갔다. 계모인 인목대비(仁穆大妃)에게 불효한 것도 사실이고, 이복동생인영창대군(永昌大君)을 죽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어디 그 사람만의책임이며,조선왕조에서 형제를 죽인 왕이 어디 그 사람뿐이었겠는가. 그게 잘한 일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 부덕했던 사람도 그처럼 혹평을 받지는 않았다는 점이 야속하기 때문이다. 그런 즉,정치란 우선 안을 다스리고 밖을 보아야 한다.가정이고,조직이고,나라고 따질 것없이 안이 화목하지 않고 행복한 법이 없다.관자(管子)의 말처럼 안에서 의식(衣食)이 풍족해야 밖에 나가 예절을아는 법이다.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나는 왜 광해군에 대한 안타까움만이 이토록 더해지는 걸까. 신복룡 건국대대학원장·정치학
  • 2000 미 대선/ 美자존심 ‘경제’보다 ‘도덕’ 택했다

    지도자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경제호황 속에서도 제소리를냈다. 새로운 부자(父子) 대통령의 역사를 다시한번 만들어낸 2000년 미대선은 지도자의 제 1 덕목으로 도덕성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이 담겨있었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2,000만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30년만의 재정흑자를 이뤘음을 누누히 강조했지만 국민들은 이에못지 않게 도덕성을 추구했다.국민여론중 가장 많은 26%가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요소를 도덕성으로 도덕성을 요구,경험을 중시한 17%를 누른 것에서이번 선거의 결과는 이미 예측됐다. 그러나 국민들의 도덕성 요구의 이면에는 백악관내 성추문이란 스캔들로 실추한 미국민들의 자존심을 찾는 심리적 욕구가 숨어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따라서 자존심이 상한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호황경제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상하 양원의 우위 보전은 물론 백악관의 탈환하게 됐다. 또한 호황경제의 덕은 민주당 보다는 세금감면을 공약으로 내건 공화당이 받은 셈이다.공화당은 애초부터 호황경제하에서 정권이 이양된 적이 없었음을 이전 사례를 통해 목격,이를 뒤집을 전략으로 세금감면이란 거대한 ‘떡’을 미국민들에게 던졌다. 즐긴 사람들은 더 즐길 것을 요구한다는 인간본연의 욕구에 호소,호황경제아래 세금이 감면될 경우 가질 수 있는 몫이 커질 것에 국민들이 주목하도록 만든 것이다.결국 1조 6,000억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안은 국민들의 가용예산을 늘려 폭발적 성장을 보여왔던 미 경제에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전략의 핵심으로 국민들에게 접수돼 승리에 기여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집권했다고 해서 미국민들의 자존심이 되살아날지는 알 수 없다.이번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미국내 세력 양분 현상을 정치학자들은 지적한다. 즉 정통 보수 공화당의 핵심을 이루는 중산층 이상의 상공인들 중심의 백인사회와 그외 다수 소수민족과 저소득층의 구별은 이번 선거로더욱 구별됐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국민정치硏 ‘국민곁으로’

    여권내 개혁세력의 중추를 자임하는 국민정치연구회(이사장 李在禎)가 외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개혁정치와 통일시대 준비 등에 관심있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제1기 ‘국민정치학교’를 개설·운영하고있어서다.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30일까지의 일정으로 매주 화·목요일 저녁에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강의가 예정돼 있다.국민정치학교가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돋보이는 강사진에 있다. 첫날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이 ‘향후 한국정치의 과제’를 주제로 강의를 하는 등 이인제(李仁濟)·정대철(鄭大哲)·정동영(鄭東泳)·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 등 여권의 차세대주자군이 대거강의를 하거나 할 예정이다. 각계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도 강사로 초빙됐다.7일 ‘미디어와 정치’를 주제로 강의를 한 윤흥렬(尹興烈) 대한매일신보사 부사장을비롯,이석연(李石淵) 경실련 사무총장,조창현(趙昌鉉) 한양대 부총장등이다. 이런 탓에 당초 40명을 목표로 했던 교육생이 9명을 초과했고 강의때마다 열의는 대단하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교육생들의 직업도의사,은행원,사업가 등으로 다양하다.까닭에 연 2회로 예정했던 당초계획을 수정, 4회로 확대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중이다.민주당 최용규(崔龍圭) 의원이 이 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한종태기자 jthan@
  • [대한광장] 누가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하는가

    우리 사회에 두 개의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하나는,국회는 국민 주권을 대표하는 주권기관이라는 헌법적 진실이다.이 진실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또 하나는,21세기는 시민운동(NGO)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언적 진실이다.그 결과 정부기구(GO)를 중시했던 전통적 입장에서 벗어나 NGO를 또 하나의 권력으로 인정하는 경향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회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적 주권기관이지만 그동안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군사독재 아래서 민주주의의 원리인 삼권분립이 부정되었던 악습이 관행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이런 이유 때문에 시민운동은 삼권분립의 확립과 국회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명백하게 시민운동이 국회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흥미로운 점은 국회를 지원하는 시민운동을 국회가 거부하는현실이다. 그 결과 헌법적 주권기관인 국회와 국민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시민운동이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시민운동이 국정감사모니터활동을 통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총선연대를 구성해 낙선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이유때문이 아닌가 한다. 정치학자의 눈으로 볼 때 민주국가에서 의회는 사회적 갈등이 전개되는 합법적인 공간이다.역사적으로 이러한 갈등은 발전을 동반했다. 봉건 귀족정치에 대한 신흥 자본가계급의 저항이 의회제도의 싹을 틔웠다면,19세기 부르주아적 의회제도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저항이 참정권의 확대를 낳았다.20세기 들어서는 관료화된 의회제도에 대한 불만이 시민사회의 확장과 참여민주주의로 연결되었다.이런 점에서 국회와 시민운동의 갈등 역시 발전을 위한 진통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발전을 위해서라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이제 권력에 약하고 주권자인 국민에게 강한 못난 국회를 용납해서는 안되겠다.국회는 오랫동안 권력의 시녀로서‘통법부’라 불리었다.민주화 이후에는‘뇌사국회’와 ‘식물국회’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국회가 국민을 배신했다는 증거이다.또한 자정 능력도 없고,생산성도 낮고,탈법과 편법을 도맡아 하는 국회의 낡은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이런 국회를 위해 국회의원 선거를 하고,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일을 계속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이야기도 있다.국회는 국회의원이국민을 대신해서 의정활동을 하는 곳이지 국회의원만을 위한 배타적공간이 아니다.국민들이 가장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국회요,국민들을 가장 높이 떠받들어야 할 곳도 국회다.국민 없이 존재하는국회가 아니기 때문이다.그런 국회가 담장을 쌓아 국민의 자유로운출입을 막는 것도 부족해서 본청과 의원회관의 앞면 2층을 1층이라하여 국회의원만 출입하고 뒷면 1층을 지하 1층이라고 부르면서 국민들이 출입하도록 하는 어색한 일을 계속하고 있다.어떻게 국회의원눈에는 2층이 1층으로 보이고 1층이 지하로 보이는지,왜 주권자인 국민들은 왜소한‘민원인’이 되어 뒷문 지하로만 드나들어야 하는지국회가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이제 권력에 뺨맞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국민은 일개 민원인이 아니라 당당한 주권자이며 국회의 정치적 주인이다.국회의 담장을 허물고 불필요한 경비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국민들이 국회의원과 함께 정문으로 출입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국회가 국감연대의 활동 등 국민의 권리를 공적으로 대변하는 시민운동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없다.시민운동의 국회 감시활동은 무능한 국회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이 국회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는사실에 주목해야 한다.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계속 국민을 무시하고시민운동을 거부한다면 국민과 시민운동 역시 국회를 거부할 수밖에없다. 국민과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회는 존속이 불가능하다. 여러 나라의 역사적 경험으로 보더라도 국회를 대체하거나 국회의원을 대체하는 일은 가능하다.이제 국회가 스스로 환골탈태하든지,아니면 국민들이 나서서 국회와 국회의원을 바꾸든지 일대 결단이 필요한시점이다. 정대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유럽서 싹튼 자율적 사회운동 조명 ‘정치의 전복’

    ‘68혁명’에 참여했던 이른바 ‘68년 세대’는 최근 유럽 각국의선거에서 좌파물결을 일으켰다.또한 ‘68년 이데올로기’로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모두에 반대하는 ‘제3의 길’을 대안으로 내놓기도했다.그러나 신좌파는 자신이 비판했던 구좌파의 권위주의와 관료화,운동과의 단절 등의 문제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구좌파를비난했던 신좌파가 구좌파의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는 역설적 상황을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신좌파’는 어디로 갔는가.미국의 정치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조지 카치아피카스(웬트워스공대 교수)가 ‘정치의전복’(윤수종 옮김,이후 펴냄)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강조하는 자율적 사회운동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저자가 말하는 사회운동의 자율성이란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가아니라 운동과정에서 자연스레 수렴돼 나타난 것이다.그것은 정당과노동조합으로부터 사회운동의 독립, 전통적인 지도-피지도 관계에 대한 거부,반핵운동과 점거운동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이 자율운동은결코 자본주의적 사회질서를 전복시키려는 ‘노동의 자율성’이나 안토니오 네그리의 ‘전복의 정치’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정치에 대한관념 자체를 뒤엎고 대의제 민주주의를 뛰어넘어 공동의 의사결정에따라 생활하는 집단적 삶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저자는 1980년대유럽에서 다양하게 일어난 자율적 운동들을 적극적으로 평가한다. 암스테르담의 급진파인 프로보들(Provos)과 점거자집단인 크라커들(Kraakers)의 운동을 살펴보고,새로운 사회적 실험으로 자리잡은 코펜하겐의 크리스티아니아 자유공화국의 생활도 소개한다. 이 유럽적인모델들이 과연 한국의 사회운동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저자는 그 해답을 ‘국제적 연대’에서 찾는다.70년대 독일의 한 방직공장에서 일어난 남한 여성노동자들의 해고에 맞서 싸웠던 자율집단 ‘붉은 조라’를 언급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1만4,000원김종면기자 jmkim@
  • 스칼라피노 버클리대교수 본지 단독인터뷰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 버클리대 명예교수(81)는 21일 대한매일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향후 남북관계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호교류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그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북미관계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테러활동 중지 여부 등이 장애요소로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반도문제 전문가인 스칼라피노 교수는현재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한반도 및동아시아 정세에 대해 강의하기 위해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다음은스칼라피노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이후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는 등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최근 발표된 북미 공동성명을 보면 북미관계에 특별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았다.그렇지만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은 북미관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클린턴 대통령은임기내 마지막 업적으로 북미 관계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좋은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반면 북한의 테러활동 중지와 미사일 개발프로그램 중단 여부 등이 관계 정상화로 가는 길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의 급진전 등을 북한의 대외개방 선회로 볼수 있는가. 현재의 북한 변화는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정책을원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북한은 국가의 규모·문화적 토대 등이중국과 달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우선 사기업과 농업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사적 부문에 대한 광범위한 개방프로그램을 확대 추진해야 한다.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집권하게 된다면 대북(對北)정책 기조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하나. 부시 공화당 후보의 대북정책 노선은 강경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부시 후보가 당선되더라라도 대북정책의 기조에는 큰 변화가없을 것으로 본다.클린턴정부보다는 더많이 상호주의에 입각해 대북정책을 수행하겠지만,기본적으로는 남북화해를 추구하는 클린턴의 대북정책과 같은 틀 안에서 추진될 것이다. ◆오는 30∼31일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북한과 일본간에 수교협상이 열릴 예정인데. 북한과 일본 양국은 오랫동안 관계 정상화를 위해 대화와 협상을 꾸준히 해왔다.시작은 그리 쉽지 않을 수 있다.북한은 일제 식민지 통치 36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일본은 요도호 납치범 송환을 요구하는 등 양국관계에 적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는 탓이다. 그러나 남북간의 상호교류가 활성화되고 북·미관계가 크게 진전된다면 일본도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북한과의 수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일본이 북한에 대해 식량지원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일 수교협상도 좋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보완할 점이 있다면.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어 매우 환영할 만하다.다만 앞으로 군사적·전략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경제및 문화적 측면에서 지속적인 대화와 교류 등을 통해 남북간에 신뢰감을 형성한 뒤 군사적·전략적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는. 김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김 대통령은 평생을 민주화 및 인권투쟁에 몸바쳤기 때문에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다. 특히 대통령 취임 후 실시한 대북(對北) 포용정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었다.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그의 정책을 지지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던 덕분이다.따라서 향후 남북관계는 후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으로 본다. ◆노벨상 수상 이후의 남북관계에 대해 전망한다면. 남북관계의 앞날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싶다.남북관계의 진전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지만 한국이 남북간의상호교류를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한다.이 길은험난하고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북간 상호교류를 활성화하려면 정치 부문보다 경제·문화적인 측면으로 접근,남북간에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해야 한다.남북간의화해·평화무드 조성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그렇다고 불가능한일도 아니다. ◆스칼라피노 교수 약력▲1919년 미국 캔자스주 출생 ▲1948년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 ▲1949∼1990년 UC버클리대 정치학과 교수 역임 ▲1978년 UC버클리대 부설동아시아 문제 연구소 설립 및 소장 역임 ▲현재 미 버클리대 명예교수.미 학술원 회원,미 백악관 자문위원▲북한 4차례 방문(89,91,92,95년)▲‘한국의 공산주의’ 등 아시아 정치와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관한 저서 38권▲아시아 정치에 대한 논문 및 기사 500여편khkim@
  • [대한시론] 모리 일본총리 망언을 읽는 법

    잊을만 하면 우리의 복장을 짓찧는 일본 우익들의 ‘독도 발언’을들은 것이 한두 해도 아닌데 그러한 발언이 언제까지 지속될는지,그리고 듣는 우리는 언제까지 번번이 발끈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지각이 없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독도를 차지하겠다는 것도 아니면서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저들의 망언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첫째,우리는 한·일관계사에서 일본에 대한 일종의 체념이 필요하다.이 대명천지에 그들은 한일합방이 무단통치가 아니었다고 강변하고있다.아마도 그런 식의 망언을 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이 수만명은 될 것이며 그런 식의 되풀이는 앞으로도 천년을 지속할 것이다.이런 점에서 볼 때 21세기를 위하여 한·일 두 나라가 과연 역사인식을 같이하는 것이 가능하며,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따라서 우리는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는 민족’이라는 의연함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노력하되 크게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우리는 우표에 안중근의 초상을 싣고 저들은 화폐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초상을 싣는 방식으로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둘째로 민족주의와 역사학의 조화로운 가르침이 필요하다.동아시아에서는 현대화 과정이 어느 정도는 국가에 의해 촉진되었기 때문에국가를 떠나서는 보편적 가치와 권리를 보호해줄 다른 무엇을 찾기어렵다.그러나 한·일 양국의 교과서문제를 위한 국제 협력의 궁극적 목적은 어느 정도까지 빗나간 민족주의로부터 역사 교육을 해방시키는 것이다.정부 대표들이 마치 국제 통상을 위한 협상을 하듯이 역사를 다루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역사는 결국 이념의 문제를 담을 수밖에 없고 정치인이 거기에 정서적인 부분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까지는 양해할 수 있지만 지식인의 글조차도 시정(市井)논리와같을 수는 없다.당대의 지식인들,특히 역사학자들은 민중의 눈을 가리고 있는 민족주의의 백내장을 걷어 주어야 한다. 셋째,한·일 역사 교육이나 교과서문제의 해결을 주도하는 주체가누구냐의 문제가 있다.우선중요한 것은 정치권을 배제하고 민간학자들의 수준에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과서에서 역사라는 용어가 마치 정치사나 국가간의 분쟁사처럼 되어 있고 정치적·군사적 의미가 그 개념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한 역사학이 정치적 의미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영향을감소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역사라고 하는 학술적인 문제를 논박할 위치에 있지않기 때문에 이 문제는 민간 차원의 역사학자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 넷째로는 한·일관계가 언론의 선정주의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오늘날 ‘동해’의 표기나 독도의 영유를 표기하는 고지도의 문제는 언론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설령 동해가 ‘Sea of Korea’로 표기된 고지도가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국제 사회에서조차도 동해를 ‘East Sea’나 ‘Sea of Korea’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허망한 짓인가? 동해가 ‘Sea of Japan’이 아니듯이 ‘Sea of Korea’도 아니라는것을 정직하게 시인하는 데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하며,지도 한장만 나타나면 부산을 떠는 언론의 선정주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일본을 미워하는 감정이 일본에게서는 배울 것이 없다는 논리로 비약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우리는 분명히 일본에 뒤떨어져 있고 그들은 세계를 누비고 있다.아무리 시인하고 싶지 않더라도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담징(曇徵)이나 왕인(王仁)만 가지고는 한·일관계가 설명되지 않는다.‘일본은 없다’느니 하는 지적(知的) 허위의식으로부터 벗어날때 우리는 진정으로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신 복 룡 건국대 대학원장·정치학
  • 서울대 ‘연합 전공제’ 도입 추진

    서울대는 17일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고 실무 능력을 키울수 있도록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연합전공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기술경영(경영학+경제학+공학) ▲국학(국문학+중문학+사학+철학+사회학) ▲영상문화(인문학+정보산업공학+신문방송학) ▲통상외교(외국어문학+경제학+정치외교학) ▲PPE(철학+정치학+경제학) 등으로 현 전공제보다 사회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인문학 전공자는 아예 자유롭게 자신에게 의미 있는 교과목을 다양하게 이수토록 하는 ‘무전공제’ 도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전공을 ‘설계’토록 하는 ‘학생 고안·설계 전공제’와 교수와 학생간 개인교수를 통해 학문을 전수하는 ‘교수주도 전공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권두환(權斗煥)교무처장은 “단과대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섭렵해 사회생활에서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뿌리 깊은 학문간 벽을 얼마나 허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면서 “현재의 부족한 교수 인원으로 제대로 된 전공 교육도 힘든 상태”라며 시행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美대선 여론조사 믿을만한가

    미 대선 여론조사를 과연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거의 매일 발표되는 대선 여론판도에서 민주당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시소게임이 계속되면서 여론조사의 신빙성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조사기관들의 의도적 장난이라거나 혹은 정치집단들의조작이 가세하고 있기에 선거 일주일 전 여론조사를 못하게 하는 프랑스처럼 여론조사 자체를 중지해야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한 칼럼을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뉴욕주립대 정치학과 여론전공 제임스 캠벨 교수의 연구를 인용한지난 11일자 워싱턴 포스트는 여론조사기관 가운데 가장 권위가 있다는 갤럽이 편차를 심하게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유에스에이 투데이와 함께 여론조사를 벌여 이들 매체를 통해 발표하는 갤럽은 지난 10월 초순의 발표가 눈에 띄게 편차가 많이 나 그간의 조사결과에 신빙성을 잃고 있다.지난 3일과 4일 조사에서 51%대 40%으로 고어가 11%포인트 앞선다고 했던 갤럽은 바로 다음날인 4∼6일 조사결과에서는 41%대 48%로 부시가 다시 7%포인트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 편차가 18%포인트에 이르렀다. 캠벨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갤럽의 이같은 편차는 질문받는 대상자의 선정시 민주당쪽 사람이 많으면 고어가,공화당 사람이 많으면 부시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근거를 들어 제시했다.즉 고어가 11%포인트 앞섰을 때에는 조사대상자 가운데 37%가 민주당,30%가 공화당이었으며,부시가 7%포인트 앞섰을 때에는 공화당 사람이 38%,민주당사람이 30% 였다는 것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서울평화상 오가타 판무관 成大서 정치학名博 학위

    제5회 서울평화상 수상자인 ‘난민의 대모’ 오가타 사다코(緖方 貞子)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이 14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심윤종(沈允宗) 총장 등 국내외 인사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가타 판무관은 학위를 받은 뒤 ‘인도주의 전선에서 보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의 50년’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탈냉전 시대로 들어서면서 분쟁의 양상이 국가간에서 국가내의 인종적,사회적,정치적 파벌들간의 내전 등으로 보다 복잡해졌다”면서 “인도주의적 활동이분쟁의 근본 원인을 쉽게 치유할 수 없는 한계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난민 망명의 자유화,난민 문제의 사회·경제적 해결,지역사회의 공동체 건설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어 “한국이 UNHCR 집행위 회원국으로 가입,전인류적 난민문제에 대한 새로운 책임을 맡게된 것을 적극 환영하며 국제적 난민보호체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오가타 난민판무관 서울평화상 수상

    ‘난민의 대모’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이 13일 제5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오가타 여사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철승(李哲承)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상장과 트로피,상금 20만달러의증서를 받았다. 오가타 여사는 이날 받은 상금 20만달러를 12월 UNHCR 창설 50주년에 맞춰 독립기관으로 출범할 난민교육신탁기관(Refugee Education Trust)에 기부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청와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예방한 오가타 여사는 14일 성균관대학교에서 명예정치학 박사를 받은 뒤 15일방콕으로 떠날 예정이다. 곽영완기자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어떻게 선정하나

    노벨 ‘평화상’은 노벨상 최고의 영예를 지닌 상답게 특별한 선정과정을 거친다. 스웨덴 한림원이 수여하는 다른 분야와 달리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지명하는 5인위원회가 선정한다.노벨상 제정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에 따른 것.위원들은 전직 총리,의원,학자 등 노르웨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는 최고 지성들로 구성된다.노르웨이 국회는 물론어느 기관,단체의 영향도 받지 않으며 독립적으로 기능한다. 첫단계는 후보자 추천.매해 2월1일까지 각국 인사들로부터 후보자를추천받아 심사에 들어간다.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각국의 현직 정부각료 및 의원,국제사법재판소 및 국제중재재판소 위원,국제의원연맹 의원,국제영구평화사무소 집행위원,각국 법학·정치학·사학·철학 교수 등이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1차 후보수는 통상적으로 100여명 안팎으로 유지돼왔다.명단이 추려지면 위원회 사무국장 및 지원요원 등이 위원회 도서관 등 곳곳에서이들에 대한 정보수집에 나선다.각국 언론 등에 탐문조사를 벌이기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위원회는 회의를거듭해가며 후보수를 압축,최종 결정을 내린다.수상자는 10월 첫째주무렵 판가름나는 게 관례.일단 수상자가 정해지면 발표일까지 그 이름은 철저한 보안속에 위원들만 아는 비밀로 지켜진다.표결까지의 전과정이 비밀에 부쳐지는 이같은 엄격한 심사방식은 1901년 첫시상 이후 한세기를 이어온 전통과 함께 노벨상 권위를 지켜온 요소라 해도과언이 아니다.특히 평화상은 다른 분야에 비해 해당자가 없었던 해가 가장 많을 만큼 잡음 최소화를 위해 극히 까다로운 심사가 행해져왔다. 스웨덴인인 노벨이 평화상의 선정과 시상을 노르웨이에 위임한 까닭에 대해선 설이 분분하다.19세기 당시 스웨덴 주축의 연방에서 탈퇴하려던 노르웨이의 강력한 요구를 진무하려 했다는 설과 국제사회 화해를 위해 많은 일을 한 노르웨이 국회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라는 설등이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오늘 제5회 서울평화상 시상식

    제5회 서울평화상 수상자인 오가타 사다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이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13일 방한한다. 오가타 판무관은 이날 오후 5시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난민 구호 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가타 판무관은 14일 성균관대학교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고 기념 강연회를 가진 뒤 15일 출국한다.
  • ‘北·美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급 대담

    *李 鍾 奭[세종연구소 연구위원·북한학] 全 寅 永[서울대교수·국제정치학].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클린턴 미대통령 면담 등 일련의 사건은 55년간 지속해 온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관계정상화를 향한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북한 전문가인 서울대 전인영(全寅永)교수와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 연구위원의 긴급 대담을 통해 향후 한반도 냉전해체와 평화정착,동북아 정세에 미칠 파장등을 조명해 보았다. ◆ 조명록 방미 의미와 성과. ◆이위원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선 두가지 방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남북한간에 군사적 긴장완화 및 평화구축 등 제반 교류협력이 하나고 국제적으로 군사적 긴장 대결의 핵심인 북미간 대결구조를 완화시키는 것입니다.북한 조명록 부위원장의 방미는 이런 의미에서 한반도 문제가 국제적 해결과 남북관계 해결이 동시 진행하는 시기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한반도의 냉전해체는 남북관계 개선만으로 해체되는 것이 아니고 북미 적대관계 해소가 병행돼야 종합적인 완결판이 됩니다.북한도과거와 같은 통미봉남(通美封南) 차원에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도모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북한은 현재 대남,대미,대중 관계라는 3개 중심축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습니다.군사 문제 모두를 미국과 풀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전교수 조명록 부위원장이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정말 이변입니다.1950년 10월과 2000년 10월이 이렇게 차이가 있을 수 있는지 참 놀랐습니다.1950년 10월엔 미국과 우리가 북진했고 상당히 긴박했었는데 이제는 북한 사람이 군복을 입고 미국에 가서 클린턴을 만나다니….미국도 실세가 오니 대접이 다르지 않습니까. 북한으로서는 클린턴이 이제 물러나는 것이 좀 아쉬울 겁니다.북미관계를 보면 주로 미국 정책이 독립변수고 북한은 종속변수였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을 안 받아 준 것 아닙니까.지금 미국의 제일큰 관심사는 미사일 개발을 동결하는 것입니다.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벗어나는 것이구요.그래야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기름도 받고차관도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그래서 그런지 북한도 이번협상에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조명록 부위원장을 보내고 특히 조부위원장이 군복을 입고 간 것으로 그네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북미 관계정상화. ◆전교수 북미간 수교도 머지 않은 장래에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 수교 조건도 본격 논의되고 있습니다.미국으로선 북한 미사일개발문제가,북한은 테러지원국 해제 등이 최대 관심사입니다.북한이미사일문제에 대해 부담스런 요구를 할 때 미국은 돈도 많이 필요하고 의회에 의결도 거쳐야 하는 등 난처할 수 있습니다.미국과 북한은 많이 협상해 본 경험이 있어서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미국은 휴전협정 때부터 북한과 협정을 해 보지 않았습니까. ◆이위원 테러 지원국이 해제되면 정상국가 복귀와 경제문제에 도움이 됩니다.이것은 초보적 외교관계 수립으로 이어지고 결국 미사일개발에 대해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지요.조명록 방미는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고 미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방북 등의 후속적인 조치와 추가 협상 등을 통해 마무리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조부위원장의 방미로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곧장 평화체제로 가는 것이 아니고 ‘포괄적 협상’이란 물꼬가 터지는 것입니다. ◆ 남북관계 전망. ◆전교수 북한이 그동안 학수고대해 왔던 북미 관계가 개선됐을 경우 남북관계도 적지않은 영향이 예상됩니다.전체적으로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좋아졌습니다.하지만 제주도 회담이후 속도가 많이 늦춰졌고아직 핫라인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습니다.우리는 또 군사적 문제 해결을 원하는데 북한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에 만족하고 우리를 골탕 먹일 수도 있다는점을 명심해야 합니다.저쪽은 항상 선별합니다.자기네들이 하고 싶은 대로 큰 계획을 갖고 일을 진행시킵니다.하지만 우리는 아닙니다.더욱이 여론으로부터 몰매를 맞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김정일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통일도 할 수 있고 수교도 할 수 있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이위원 북미 관계 개선은 양국의 적대관계가 해소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남북 관계에도 여러 형태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북한은 남한을 상대하지 않고 미국,나아가 국제사회와의 관계증진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체제유지를 위해 남북관계의 속도조절을 시도할지 모르지만 의도적으로 관계를 악화시켜 지금까지의 성과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동북아 정세 변화. ◆이위원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주변국들의 입장과 대응 전략도 다양한 것 같아요.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불안정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신에게도 유리하기 때문에 북미관계 개선을 환영할 것입니다.러시아도 마찬가지지요.북한이 미국과 군사적 유착하는 것이 아니고 정상국가로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입장은 미묘합니다.원칙적으로 북미관계 개선을 지지하지만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일본 정치권에서는 환영하지만 언론과 시민사회에서는 아직 문제를제기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일본 외교가 대미 추종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상당 부분 따라갈 것으로 생각됩니다.북한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북일 관계의 족쇄도 풀어질 것입니다. 특히 일인 납치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경우 북일 관계는 급격히 진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교수 중국은 어쨌든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아직까진 북한에 어느정도 영향력도 행사하고 있지 않습니까.한편 북한이 잘못된다면 자기네 부담이 늘어날 것도 알고 있습니다.이런 측면에서 남과 북이 대화를 해서 풀라고 말한 적도 있는 것처럼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것에대해 반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약 미국이 이쪽에서 패권을 차지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이미 너무 힘을 많이 잃었다.러시아는 4자회담 실시도 환영했습니다.북한과 한국이 자기네 나라 문제를 가지고 하는 것 가지고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지 않습니까.러시아는 단지 6자회담도 병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요. ◆ 4자회담에 대한 영향. ◆이위원 북미 관계 개선으로 앞으로 4자회담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한반도 주변 4국의 입장과 구상이 서로 틀리기 때문이지요.남한은 2+2에,북한은 북미 협상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4자회담의 궁극적 목적은 ‘원인·해결 방식’으로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에 있습니다.북한이 4자회담을 더 활용해서 평화협정을 위해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판을 치울지 고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교수 4자회담 자체가 출발부터 상이한 목적으로 시작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지 않아요. ◆ 정부의 향후 과제와 대응. ◆이위원 북미관계 진전에 따라 정부도 과거와 다른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남북관계 개선만 몰두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복잡한 변수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남북관계 개선은 북미관계 진전으로탄력을 받을 것입니다.남북,북미 관계는 보완 관계지 결코 대체 관계로 보면 안됩니다.북미관계 진전은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받을 것입니다. 따라서 북미관계가 진전된다는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와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며 북일관계 개선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가 됩니다.하지만 북한이 주변국과의 관계 증진에 있어서 우리와 조율하지 못할경우 ‘부적합한 상황’이 도래할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외교적으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따라서 한반도 평화에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선 남한은 미국과 중국,일본,러시아 등과 공고한 협력체제를 일구면서 남북 신뢰구축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동안 남북관계라는 단순한 변수만을 생각했다면 이제 국제관계라는 보다 복잡한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북한이 정상국가로서주변국가와 관계를 맺게 되면 변수가 다양해지고 자칫 부작용도 나올 수 있습니다.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대북정책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입니다. ◆전교수 역시 대미외교가 중요합니다.미국처럼 영향력이 큰 나라는없지 않습니까.요즘 미국과 소원했습니다.매향리 사건,기지촌 여자살인사건,폐기물 유출 사건 등의 문제로 우리나라에게 야속함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예전에는 정부가 다 알아서 덮어줬는데 말입니다.한미 공조체제를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중요합니다.한·일 공조체제도필요하고 중국에게도 잘 해줘야 합니다. 밉든 곱든 북한과도 링크가 잘 돼서 더이상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잘관리해야합니다. 정리 오일만 홍원상기자 oilman@
  • 올 노벨경제학상 2인의 업적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맥패든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63)는 계량경제학의 대가로 꼽힌다.서른한살의 나이에 정교수로승진,일찌감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명쾌한 이론과 명강의로 이름을날려왔다. 개인의 직장·거주장소 선택에 관한 경제이론의 근거를 마련했으며이 이론은 샌프란시스코의 고속통근철도(BART) 설계와 전화 서비스및 노인용 주택에 대한 투자에 응용됐다.특히 ‘쌍대성’(duality)을이용한 생산이론은 국내 주요 대학원 계량경제학 교과서에 실려있다.맥패든 교수는 또 환경경제학 분야에서도 연구작업을 벌여 지난 90년대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엑슨 발데스 유조선의 기름 유출 피해에따른 복지 손실을 분석하기도 했다. MIT 대학에서 버클리대로 옮겨올 때 ‘계량경제 연구소’ 신설을 조건으로 내걸었을 만큼 학문적 애착이 대단하다.버클리대 출신인 숙명여대 유진수(兪鎭守) 교수는 “물리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등 학문적 관심범위가 매우 폭넓다”고 전했다. 맥패든 교수에게서 수업을 들은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김선병(金琁炳) 서기관은 “백발에 콧수염을 기른데다 말씨가 나긋나긋해 ‘노신사’로 불렸다”고 말했다. 193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수도인 랄리에서 태어났으며 미네소타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이때 터득한 수학적 소양과 통계학적 통찰력이 뒷날 계량경제학의 토대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교수(56)는 노동시장의 데이타는 일반시장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통계분석기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전제에서 출발,노동시장 고유의통계분석기법을 개발해냈다. ‘개개인의 인지능력의 차이가 노동임금의 차이를 결정짓는다’는게 그의 이론의 핵심.한림원 회원인 칼 구스타프 외레스코그는 “헤크먼 교수가 개발한 모델에 힘입어 1년간의 교육이 임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분석할 수 있게 됐고 특정한 교육정도와 나이라는 조건이 주어졌을 경우 남자와 여자의 임금 차이에 대해 연구할 수 있게됐다”고 설명했다. 헤크먼 교수에게 배운 명지대 윤창현(尹暢賢) 교수는 “강의가 어렵기로 정평나 학생들 사이에서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불렸다”고전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헤크먼 교수가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KDI의 모 박사는 “업적에 관계없이 최근 노벨경제학상을 시카고학파가 독식해오고 있다”고 평했다. 안미현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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