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갑·전북 군산을(4·11총선 표밭 현장을 가다:10)
◎서울 성북갑/「전통 야세」에 여 후보 맹렬 도전/3선 이철 의원에 심의석씨 등 맞서
중앙선관위의 「공명선거」현수막이 겨우 총선분위기를 낼 정도로 차분하다.선거일이 42일이나 남은데다 후보들의 출진이 다른 지역보다 늦은 까닭이다.그런 만큼 각 후보들의 임전채비는 숨가쁘기만 하다.조직을 정비하랴,얼굴 알리랴 저마다 짧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야4당 후보와 3명의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민주당의 이철 원내총무(48)의 4선 고지 등정을 신한국당 심의석(59)·국민회의 유재건(59)위원장과 자민련 이용준 의원(57·전국구)이 가로막고 나섰다.무소속으로는 송영기(49)·유인현(56)·김세현(40)씨가 도전장을 냈다.
민주당 이총무와 신한국당 심의석,국민회의 유재건 위원장이 고정표를 바탕으로 초반분위기를 선점하고 있다는 게 지역의 여론.이총무는 12대 국회부터 12년째 의원직을 맡아 주민들에게 낯이 익다는 점이 우선 자랑이다.3김정치 청산의 지론과 깨끗하고 강직한 의정활동이 65%에 이르는 20∼40대 유권자들의 지지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다.다만 지난해 국민회의 창당이후 시·구의원 14명중 11명이 이탈,조직이 한동안 흔들린데다 중앙활동으로 지역구에 매달릴 수 없어 애를 태운다.
「반DJ의 선봉」인 그를 낙선시킬 주자로 국민회의가 내세운 유재건씨는 지난 해까지 방송 시사토론 사회자로 활동한 재미변호사 출신.이총무의 경기고 11년 선배로 숙명의 동문대결을 벌이게 됐다.전통적으로 강세인 호남표와 높은 지명도,참신성에 기대를 걸며 지하철역과 상가,시장을 헤집고 있다.무소속의 세 후보가 모두 호남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감사출신의 경제통인 신한국당의 심위원장은 25%안팎의 여권고정표와 서민층을 집중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송철언 전 위원장의 구속 등으로 조직이 상당부분 와해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권자가 17만5천여명인 이곳은 전통적으로 호남세와 서민층이 두터운 야세지역으로 꼽힌다.그러나 동소문동의 재개발사업으로 지난해 4천세대의 아파트대단지가 들어섬으로써 과거와는 선거양상이 달라질 공산이 높다.적어도 이 아파트주민의 70%,즉 1만2천여명은 비호남출신의 「외지인」이라는 분석이어서 이들의 투표가 선거향배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후보들의 공명선거 다짐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인신비방성 흑색선전이 나도는가 하면 지난 27일엔 민주당 이총무의 선거기획팀 사무실이 두번째 도난사건을 당해 혼탁선거로 흐를 조짐도 엿보인다.
◎전북 군산을/야 텃밭에 경륜의 여 후보 부상/강현욱 전 장관 “이번만은 승리” 기염
전북 군산시와 옥구군의 도농통합으로 선거구가 14대때와는 크게 달라진 지역구이다.옥구읍과 나운 1·2동 등 군산시 서쪽의 13개 읍·면·동을 포함하고 있다.그래서인지 지역여론이 희한한 지역이다.택시기사,시장상인 할 것 없이 만나는 사람마다 『참 아까운 사람인데…』라고 말한다.신한국당 공천을 받은 강현욱 전 농림수산부장관(58)을 가리키는 말인데,아직은 이 이상 더 나아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 지역은 지난 전북지사 선거때 패배한 강 전 장관의 재기여부와 국민회의 공천결과가 현재로선 가장 큰 관심사이다.14대때는 군산에서 당시 민자당 강현욱 전 장관과 민주당 채영석 의원이,옥구에서는 민자당 원형연 전 군산부시장과 민주당 강철선 의원(61)이 대결했다.그러나 이번에는 신한국당 강현욱 전 장관과 국민회의 강철선의원 또는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의장(54),민주당 고홍길씨(52),자민련 채의석씨(55)가 격돌할 예정이다.
신한국당 강 전장관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전북지사,경제기획원차관,농림수산부장관을 지낸 엘리트 관료출신으로 이번이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호소,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강전장관은 『이번만큼은 군산시민들이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흔들리지 않은 지지표를 중심으로 새만금사업·용담댐 건설 등 그동안의 활동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군산고,전북대를 졸업한 검사출신의 국민회의 강의원은 우선 공천이 주 과제로 강 전장관과의 「맞수론」을 내세워 공천권과 승리를 따낸다는 생각이다.강의원은 정치자금법,상무대 비리조사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내세우며 저변조직 확충 및 그동안 소홀했던 조직정비에 온 힘을 쏟고있다.강의원과 공천경합자인 김전도의회의장은 경희대 법대를 졸업하고 전북일보 사회부장,논설위원 등을 거쳐 91년 도의회 의원으로 입문했다.지역을 지켜온 「신토불이」 정치인임을 강조하면서 강의원이 지난 지방선거때 좋지못한 성적을 낸 점을 들어 이번 선거에 어떤 형태로든 출마하겠다는 의지다.
민주당 고위원장은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당 교육연수원부위원장 등을 지낸 당료 출신으로 이변을 일으키겠다며 새벽부터 중산층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고있다.
자민련의 채위원장은 중앙대를 졸업한뒤 한국일보 기자로 출발,세계일보 도쿄특파원,논설위원,기자협회부회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 14대때 패배를 기필코 설욕하겠다는 각오이다.특히 이번에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높아진 만큼 지난번처럼 3등은 하지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