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치자금법
    2026-04-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35
  • [씨줄날줄] 욕먹는 정치인/곽태헌 논설위원

    “입으로 먹고산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 정년이 없다. 출퇴근 시간이 제멋대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나타나는 습성이 있다. 되기는 어렵지만 되고 나면 쉽게 버리기 싫은 직업이다. 맡긴 것도 없으면서 달라고 늘 아우성이다.” 인터넷상에도 널리 퍼져 있는 정치인(국회의원)과 거지의 공통점 중 일부다. 그 많은 직업 중에 욕을 먹는 직업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 정치인이다. 그런 정치인들과 동급으로 비교, 매도당하는 대상이 된 거지들이 오히려 명예훼손 소송이라도 낼지 모르겠다. 인터넷상에는 정치인과 개의 공통점, 정치인과 어린이의 공통점이라는 것도 있다. 제 버릇 남 줄까. 욕먹는 데에는 이골이 나다시피 한 의원들이 최근 또 욕을 먹고 있다. 지난달에는 직계 존·비속의 잘못으로 당선 무효가 되는 것을 공직선거법에서 없애자고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 등 54명이 의기투합했다. 얼마 전에는 당선인의 선거 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요건과 선거사무장과 배우자 등의 선거 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으로 공직선거법을 바꾸자고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등 21명이 발의했다. 이뿐이랴. 정치자금을 마구 거둘 수 있게 고친 정치자금법도 기습 처리한 게 의원들이다. 법조인 출신 의원들은 동료 변호사들의 밥그릇을 챙겨 주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대기업에서 준법지원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하는 법안을 만드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런 강심장도 없다. 여야 의원들은 툭하면 원수처럼 싸우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공통된 이익을 위해서는 항상 똘똘 뭉친다. 역시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인 모양이다. 이런 의원들에게 국가이익 우선의 의무, 청렴의 의무, 이권 불개입의 의무 등 헌법상 의원의 의무조항은 한낱 선언에 불과할 뿐이다. 의원들은 집단으로 욕을 먹으면 별로 개의치 않는다. 오죽하면 의원들은 본인 사망 부고(訃告) 외에는 신문과 방송에 나올수록 인지도가 높아져 좋아한다는 말까지 있을까.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는 우리 속담이 맞는 걸까. 그제 김종인 원광대 보건복지학부 교수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1~2010년) 11개 직업군 중 정치인의 평균 수명은 79세로 종교인에 이어 2위였다. 신문에 나온 부고 기사를 토대로 나온 자료여서 100%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추세는 알 수 있다.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앞으로도 장수를 누리는 데 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기자만의 생각일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의원님들 뭐 하자는 겁니까

    의원님들 뭐 하자는 겁니까

    “정치에 비용이 든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안다. 그러나 돈에 관한 한 국민들은 더 이상 믿어주려 하지 않는다.” 4일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이 좌절되자 한 중진의원은 이렇게 한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개정 의견을 빼기로 했다. 투명성을 높여 정치자금 조달 규제를 풀어 주자는 취지였지만, 반대 여론을 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신뢰의 공간이 사라진 정치 풍토를 재확인시켜 주었다.”고 진단했다. 신뢰의 위기는 정치권이 자초했다는 평가다. 최근 선량(選良)들이 보여준 지역·집단 이기주의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동남권 신공항 결정 등에서 보여준 양태에는 민심의 대변자를 넘어서 민심을 ‘선동’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대립의 와중에서도 타협과 조정을 이뤄내야 할 국회의원들이 국론 분열의 최전선에 선 셈이다. ‘정책’에 관한 일은 그나마 양호한 사례다. 당선 무효 규정을 완화하기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려 한 일에 대해서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열심’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준법(遵法) 지원인’ 제도를 도입한 것도 마찬가지다. 상장기업에 변호사나 법학교수 등을 준법지원인으로 의무 채용하는 법안으로, ‘힘 있고 가진 자를 위한 일’로 치부되면서 민심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러고 나니 저마다 ‘민심’ ‘지역발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름을 내걸어도 그 진정성에 의문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자조도 나온다. 여야 비수도권 의원 12명이 “‘수도권 규제완화법’을 저지하겠다.”며 이날 국회에서 모임을 가진 것은 극단적인 집단의식의 단면을 보여준 일례로 꼽힌다. 한 수도권 의원은 “수도권 규제완화는 정책에 관한 것으로 얼마든지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신공항 백지화로 지방이 홀대를 당했으니 수도권도 당해 봐라.’는 식의 태도는 극단적인 보복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선출된 의원들이 누구를 대표하느냐에 대한 혼돈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 의원 사회가 ‘대표성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처럼 정당·계파가 자신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지역 표’에 집착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지운·구혜영기자 jj@seoul.co.kr
  • [사설] 정치권 갈등 재생산 말고 민생국회 챙겨라

    4월 임시국회가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지만 여야의 눈과 귀는 엉뚱한 데만 쏠려 있다. 4·27 재·보궐선거에는 여야가 전·현직 당 대표와 총리급 인사를 대거 후보로 내세워 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있다. 일부 비수도권 의원들은 수도권 규제완화법을 저지하겠다며 지역갈등 조장을 서슴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이 선거판을 무책임하게 키우고,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행위는 국회 외면이자 국민 배신이다. 정치적 외도(外道)를 즉각 멈추고 민생국회로 돌아가야 한다. 여야는 재·보선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우를 범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총리벨트’ 운운하며 선거판을 대책 없이 키우더니 친이계 암투설만 부각시킨 채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당 대표를 지낸 인물을 경쟁력이 없다며 흠집내는 자해적 행위를 한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은 현직 대표를 후보로 내세우는 과정에서 극심한 눈치보기와 등 떠밀기로 민망한 집안 싸움을 벌였다. 이도 모자라 국민참여당과 후보 단일화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의(大義)는 없고, 소리(小利)에만 매몰됐다. 지금이라도 중앙당이 온통 매달리는 정치선거를 멈추고 지역선거로 전환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이어 과학벨트 선정을 앞두고 지역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정치권이 화합을 이끌기는커녕 오히려 지역 간 분열과 갈등을 책동한다면 안 될 일이다. 비수도권 의원들이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즉 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십분 이해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5754개 기업이 수도권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수도권이 기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 지방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 모든 지역의 균형 발전만이 해법이다. 실효성 있는 국토 균형발전 방안이 시급하다. 정치권은 최근 갖가지 보신(保身) 입법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등으로 꼼수를 둬서 눈앞의 밥그릇만 지키려고 한다면 그건 보신도 아니다. 진짜 보신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재·보선의 이상 열기를 식히고, 지역 갈등을 해소하는 입법에 매달리고, 민생 현안을 부지런히 챙기면 가능하다. 여야는 민생국회 주도 경쟁에 나서라. 그게 최선의 총선·대선 전략이다.
  •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세종시 수정안 등 대형 국책사업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정치권의 갈등 양상은 점입가경이다. 4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야 비수도권 의원들은 정부의 대기업 수도권 투자를 뼈대로 하는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기를 들었다. 국책 사업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주요인이기는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표심 경쟁이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 대표성도 가져야 한다.”면서 “당면 현안과 미래 지향적 정책이 부딪칠 때 냉철하게 판단해서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여야 의원들은 당선 무효 규정을 완화하는 법안에 한목소리를 냈고 이날 선관위가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기업 후원금 등 이기적 입법 꼽혀 집단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당선 무효형 벌금 기준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등 여야 의원 21명은 지난 1일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17년 전에 만들어진 벌금 100만원 규정으로 너무 많은 고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낮은 액수로는 합리적인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선자의 직계 존·비속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을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하는 조항을 삭제하자는 법안도 발의돼 질타를 받았다.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 등 여야 의원 53명은 지난달 4일 “헌법에 위배되며 본인이 아닌 친족의 잘못으로 당선이 무효되는 건 과도하다.”며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월 국회 때 기습 합의, 상정한 기업·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이기적인 입법으로 꼽힌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정 의견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11일 통과시킨 상장회사에 준법지원인 1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는 상법 개정안도 “법조 출신 의원들이 만들어낸 변호사 일자리용 법안이며 옥상옥”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 이기주의도 기승이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 민주당 이낙연 의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등 비수도권 의원 13명은 이날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에 대해 관보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등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맞불을 놓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도 충청권 의원들은 “대통령 공약”을, 영·호남 의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을 들어 ‘쪼개기’에 나선 형국이다. ●국가대표성보다 지역대표성 부각 국가정책과 지역정책의 갈등 지수가 높아진 데는 다양한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시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내년이 총선·대선을 치르는 격변기라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이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을 ‘대표성의 전환’으로 규정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과 계파가 더 이상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위기 의식이 심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다 보니 지역 대표성이 점점 부각된다는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밝히며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주장한 것은 지역주의의 위력을 체득한 까닭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이를 두고 “갈등 구조가 존재하더라도 정치권이 조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법’ 과정을 예로 들더라도 그 자체를 전쟁으로 표현하는 등 일상 정치에서부터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적 문제가 합쳐지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것이 의회 정치의 대표적 단상이다. 지역주의가 고착화된 한국 정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객원교수는 “지역주의 구도에서는 국가 균형 발전 정책도 개발주의로 흐르기 쉽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균형 발전 소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정치권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현안이 당장 해결되지 못했다 해서 다른 지역 현안을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식의 극단성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큰 틀에서 논의하고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큰 틀에서 논의·조정 필요”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총선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선만큼은 지역 개발 공약보다는 가치 공약 중심으로 가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 균형 발전의 발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윤철 교수는 “지역 발전은 국가위임 사무의 범위, 자치권 문제, 지방세 등 지방의 내생적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지방자치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종의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집단 이기주의의 경우 개인적으로 양식 있게 대처하는 태도와 함께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책임질 부분을 제대로 하고 문제를 풀어 달라고 해야 설득력을 갖는다. 지금처럼 전혀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요구하면 명분을 얻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전 교수는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 요구에는 개혁과 비개혁이 혼재돼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자기 선거에 유리하게 하려는 현상에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섞이면 바람직한 방향도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률적 기준 외에도 정치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합리적인지, 허용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사회적인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기고] 우리도 이제 PAC 도입할 때/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전 뉴욕 한인회장

    [기고] 우리도 이제 PAC 도입할 때/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전 뉴욕 한인회장

    1995년 7월 필자를 비롯한 일단의 한국계 미국인 대표들이 미국의 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이제 한국인들도 당당히 미국의 주류사회에서 정치적 참여를 통해 한인들의 지위향상을 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인이민 역사상 최초 한인 정치활동위원회(KA-PAC)의 출범이었다. PAC(정치활동위원회)는 7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미국 정치자금후원제도다. 합법적으로 자금을 모금해 지지하는 후보자나 정당에 후원금을 전달하거나, 반대 후보자의 낙선운동을 한다. 미국연방선거법에 따라 PAC는 후보 선거캠프에 5000달러, 정당에 연 1만 5000달러를 기부할 수 있다. 또 다른 PAC에 5000달러를 기부할 수도 있다. 단순한 수치로 한 후보를 위해 합법적으로 2만 5000달러를 쓸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PAC의 활동영역은 이것뿐이 아니다. PAC는 모금 활동을 통해 모은 후원금을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액수에 제한 없이 광고비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그 단체의 의제나 믿음에 대해 자체 선전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는 4600여개의 PAC가 활동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PAC를 통해 10억 달러가 넘는 선거자금을 지원받았다. 미국 정치인들은 PAC를 통해 40% 정도의 선거자금을 기부받고 있다. 이들 돈의 흐름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되며 투명하게 공개된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의심스러운 그런 컴컴한 정치자금의 움직임이 아니다. 정치자금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법을 만들어야 할 당사자들이 앞서 나서긴 간지럽고, 또 속보이게 졸속으로 담합해 나섰다가는 국민과 언론의 돌팔매를 맞게 되니 지지부진하다. 국회의원 이름만 한번 달면 평생 연금에 가족 수당까지 챙기는 판이니 더욱 정치자금법 개정에 관한 한 국민의 불신과 비판의 수위를 넘기가 쉽지 않으리라. 그러나 이제 30년 넘은 정치자금법을 개선해야 할 때다. 현재의 정치자금제도는 2004년 봄 개정됐다. 2002년 대선에서 이른바 ‘차떼기 사건’의 후유증으로 부정부패의 차단과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개선되었다. 그러니 지나친 규제로 정치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때로는 음성적 유혹에 휘둘리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개인이 현찰로 100달러 이상을 기부할 수 없다. 또 50달러 이상은 반드시 이름을 밝혀야만 한다. 정치자금의 뒷거래가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으며, 설사 이런 뒷거래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철저히 파헤쳐지게 된다. 단돈 10만원 정도에 정치생명을 끝내고 싶은 정치인은 아마 한국에도 없을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과 역할도 커져야 한다. 이를 통해 정치자금의 투명성, 공개원칙과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차단, 소액기부제도의 활성화와 대대적인 국민 계몽 홍보가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선진화된 투명한 정치자금통로를 만들어 이제 더는 떡값이니, 쪼개기 후원이니 하는 음성적 행위를 몰아내 선명한 정치자금행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정치자금법개혁으로 공정사회로 가는 길목을 만들어 내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靑 “불가피한 결정, 정면돌파 할 수밖에…”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결정된 30일 이명박 대통령은 외부 일정을 하나도 잡지 않았다. 대신 신공항 백지화 이후 대책에 대해 참모들의 보고를 수시로 받았다. 오후 4시부터는 30여분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으로부터 신공항 입지 선정 평가 결과를 보고 받았다. 김 총리가 “밀양과 가덕도 두 군데 다 신공항 추진이 어렵게 됐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한참 동안 대답을 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고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다. 국익 차원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렸지만,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뇌가 컸음을 방증한다. 이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에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를 갖는다. 큰 틀의 보완 대책도 언급할 전망이다. 홍 수석은 “국민과 지역 주민의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대통령은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위기를 ‘정공법’으로 정면돌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 전체의 여론도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모아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국익을 고려해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감을 표명할 방침이다.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09년 11월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대선 공약인 세종시 건설을 수정키로 한 데 대해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사과한다고 해도 후유증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에 이어 신공항까지 대선 공약을 잇달아 뒤집으면서 신뢰의 문제도 제기될 수밖에 없다. “으샤 으샤 해서는 안 된다.”는 이 대통령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곳저곳에서 집단행동 조짐도 보인다. 시점도 좋지 않다. 일부 정부 부처나 기관은 이미 청와대의 방침에 노골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대통령 재가까지 난 국방개혁안에 대해서 예비역 장성은 물론 일부 현역까지 반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마저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하는 청와대를 대놓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공항 백지화로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권 여론마저 등을 돌리면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레임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잃게 될 수 있다. 당의 한 핵심 인사는 “수도권 현역 의원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에게 기댈 의원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일반 국민들까지 정부의 발표에 부정적인 것은 신공항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세종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이어 또다시 대통령의 공약과 국책사업을 너무 쉽게 포기하고 바꾸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라면서 “이 같은 민심 이반이 레임덕을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이창구기자 sskim@seoul.co.kr
  • 靑 정자법 개정반대에 선관위 ‘불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법인과 단체의 정치자금 지정기탁을 허용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 검토안을 낸 것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가 반대의견을 표명한 것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비쳤다. 선관위 관계자는 29일 “청와대가 정치자금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정치 개악’이나 ‘정치권의 청부 입법’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인데 청와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전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깨끗한 정치를 하자는 취지에서 현행 법이 있다.”고 밝힌 것과 정진석 정무수석이 트위터에 “국민 눈높이를 무시하는 ‘정치 개악’은 어떤 명분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또 다른 선관위 관계자는 “당초 선관위가 제시한 개정 의견은 보다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정치자금의 모금 통로를 열자는 취지였지만 전날 청와대에서 언급된 내용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靑 “선관위 정치자금법 개정안 반대”

    청와대는 28일 중앙선관위가 추진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관위는 법인과 단체는 선관위에 연간 1억 5000만원 한도의 정치자금을 기탁할 수 있도록 하고, 기탁금은 국고보조금 배분비율에 따라 정당에 배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최근 보도된 중앙선관위의 정치자금법 관련 의견은 공식 입장이 아닐 것”이라면서 “선거공영제나 다름없는 현행 제도가 잘 정착돼 가는 마당에 ‘돈 쓰는 선거’로 회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를 무시하는 ‘정치개악’은 어떤 명분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치인이 조금 힘든 부분이 있지만 몇년 동안 국민과 다 함께 노력한 마당에 다시 과거로 회귀하려는 것은 깨끗한 정치를 하자는 국민적 염원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두달 연속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서는 등 고물가현상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는 올해부터 매월 2회 격주로 열던 국민경제대책회의를 다음 달부터는 예전처럼 다시 매주 열기로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대가성? 그것이 바로 정치자금의 기초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희 선거실장의 답변에 흠칫 놀랐다. 선관위가 최근 기업·단체 후원금을 일부 허용하겠다고 내놓은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 때문에 ‘정경유착’ 조장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실장은 “정치자금 통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규제와의 괴리를 메워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지구당 부활 문제와 관련, “국민의 의사를 형성하는 정당의 조직을 법에 의해 인위적으로 없애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구당 후원회 폐쇄로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의 불균형이 생겼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김 실장은 지난 25일 선관위 주최의 정치관계법 개정 토론회가 열린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등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기까지의 고민과 입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 내용을 보면 정당이 할 일을 선관위가 앞서서 한 것 같다. -선관위는 선거 주무 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선거·정당·정치제도에 대해 바람직한 개선안을 줄곧 제시해 왔다. 예컨대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2004년 3월 정치개혁 조치도 그보다 한 해 앞서 선관위가 제출한 개정 의견에 거의 다 들어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번 개정안이 2003년 개정의견을 뒤집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오세훈법의 정의를 기업·단체후원금 금지, 지구당후원회 폐지 등 정자법 관련 내용에 국한된다면 그건 선관위 의견에 포함돼 있지 않던 것이다. 당시 선관위는 불합리하게 돈을 쓸 통로를 차단하고 불법 자금을 추적할 시스템을 만드는 한편 ‘50배 과태료’ 장치 등을 마련해 정치개혁을 뒷받침했다. →정자법 개선안이 정경유착을 불러올 것이란 지적도 있다. -돈을 쓸 구석은 만들어 놓고 돈을 모을 창구를 막아 놓은 게 문제다. 단적인 예로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900억원을 썼다. 당시 한나라당은 국고보조금과 선거 보전금 260억여원, 당비로 120억원 정도를 모으는 데 그쳤다. 현실적으로 이런 차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리한 일(불법 모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기존 국고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금은 그대로 유지되나. -정당의 자생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선거비용 보전금에서 기업·단체 후원금만큼을 공제하는 방안과 정당 국고보조금을 당비와 소액 후원금 모집 실적에 연동해 지급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국민경선제 도입 배경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인 영·호남과 충청권에 이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 이런 곳에선 선거에서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적다. 소외될 수밖에 없다. 또 정당별로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경선제와 관련된 제한도 풀어줄 필요가 있다. 현행대로라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과도한 홍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어서다. →공천에 대한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선관위는 관리만 해줄 뿐 거기에 참여할지 말지는 각 정당이 결정하라는 것이다. 후보의 적격성, 경선 결과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모두 정당의 몫이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게 아니다. 일각에서 한나라당 공천개혁특위 안과 흡사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부탁으로 선관위가 조언을 했기 때문이다. →여야 동시 국민경선제가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봉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정당 간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단일화 경선을 할 수도 있다. →여당 일각에선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후보 단일화 자체가 법 위반은 아니다. 각 당에서 후보를 모두 내놓은 상황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지원하면 불법이지만, 단일화된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해주는 것은 현행 선거법에서도 허용된다. 다만 다른 당의 선거대책기구에 참여해선 안 된다. →도리어 경선 비용과 금품선거 행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꾸로 (경선 참가자) 숫자가 적을 때 더 돈이 많이 들어간다. 경선 참여 시민이 적을 땐 매수하기가 쉽기 때문에 돈이 더 들어간다. 하지만 국민경선제가 도입되면 국민 모두를 매수할 순 없을 것이다. →석패율제와 관련, 일각에선 소수 정당에 불이익을 준다는 지적도 있는데. -오해다. 의석 수를 배분하는 방법이 기존 방식과 동일하다. 지금도 전국 정당득표율을 의원정수에 곱해서 비례대표를 배정하는데, 배정받는 수에 지역 대표 후보를 정당별로 선택해서 올리는 방식일 뿐이다.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직능대표에 대한 배분이 준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다만 그것은 정당이 선택할 몫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지역 후보를 넣을지, 말지는 모두 정당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당의 유력 인사들만을 위한 구제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취약 지역에 공천한다는 것은 사지(死地)에 내보는 것이다. 그렇게 활용될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인터넷 상시 선거운동 허용의 배경은. -사전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이유는 돈이 많이 들고, (후보자의) 빈부차에 따라 불공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안 드는 선거 방법이 있다면 이를 제한할 순 없다. →오프라인 선거운동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데. -오프라인은 인쇄물, 광고, 시설물 설치 등으로 돈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오프라인상에서도 돈 안 드는 선거운동의 경우 (법 개정 논의를 통해) 허용할 수도 있다. →재외국민선거가 도입되는데 해외 부정선거사범에 대한 제재 수단이 있나. -사실 법적으로 단속이 난망하다. (불법선거 혐의자를 영사관 직원이 조사하는) 영사 조사제 등이 개정안에 들어 있지만 사법적 처벌에는 한계가 있다. 국제 분쟁 소지도 높다. 다만 여권 반납 명령제를 통해 현실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재외선거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거론되는 순회투표제 등의 도입 가능성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공관 관할 구역별로 예상 선거인 수 2만명을 기준으로, 초과 2만명마다 1곳씩의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정당 경선비용 왜 국민이 부담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내년 총선·대선부터 여야 동시에 국민참여 경선을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이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을 실시하면 선관위에 경선 관리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신 투표 및 개표관리 비용을 국가가 부담토록 한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당의 당내 경선에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가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 헌법기관이 정당의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선출에 관여하는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당내 경선에 들어가는 비용을 나랏돈, 결국 국민 세금을 쓰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국가 예산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정당이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국민 혈세를 써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선관위는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3개 정당의 대선 경선 관리로 국고 29억여원을 쓴 바 있다. 투·개표소 설치, 투·개표 관리인 수당, 안내 우편물 비용 등으로 쓴 돈이다. 그런데 이제 대선이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후보 경선에까지 확대해 국고를 쓰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전국 각 지역구별로 투·개표소를 설치해야 하는 등 투·개표 관리 비용은 250여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야는 이미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으로, 국민 세금으로 굿판을 벌일 수 있다는데 어느 정당인들 싫다고 하겠는가. 모름지기 당내 경선은 대선이든 총선이든 당비나 당후원비 등으로 치르는 것이 맞다. 불법·타락선거 우려 때문에 선관위에 관리를 위탁해야 할 정도라면, 그런 정당은 간판을 내리는 것이 그나마 국민을 위한 길이다. 선관위가 정당의 후보 경선 과정에 관여하고 엄청난 국가예산을 수반하는 정치 개혁안을 내놓는 것은 오히려 정당의 자율성·책임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선관위는 앞서 정치인이 기업·단체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통해 정치개혁을 유도해야 할 선관위가 정치권과 주요 정당의 ‘총대’를 메는 것처럼 행동해서야 되겠는가.
  • 새달 1일 임시국회 개최

    여야는 4월 임시국회를 다음 달 1일부터 30일 동안 개최한다. 한나라당 이군현,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다음 달 4·5일, 대정부질문은 6~8일과 11일에 각각 열린다. 이어 12~27일 상임위 활동을 한 뒤 ‘4·27 재·보궐 선거’가 끝난 직후인 28·29일 본회의가 개최된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대책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처리를 촉구하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국회 선진화 법안, 이달 초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기습 통과시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 여부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문수지사 후원금수사 불만 “6개월 가만있다 이제와서…”

    “청렴하면 영생하고, 부패하면 반드시 죽는다.”(청렴영생 부패즉사) 김문수 경기지사가 23일 자신의 소신을 이렇게 밝혔다. 최근 자신의 후원회를 둘러싼 검찰의 ‘쪼개기 후원금’ 수사에 쏠린 삐딱한 시선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권내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 손상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김 지사는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의 주최로 열린 명사강연에 나와 “나는 피의자도, 피고발자도 아니다.”라면서 이렇게 말하고, 검찰 수사와의 무관함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동부지검과 수원지검은 각각 지난해 6·2 지방선거 직전 KD운송그룹 노동조합원이 3억원, 경기신용보증재단 직원들이 6000만원을 김 지사에게 후원한 사실과 관련해 노조관계자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대권 구도에서 김 지사의 약점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기류도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강연을 통해 “저는 돈하고는 정말 상관없는 사람이다. 국회의원 중에서도 저만큼 재산 없는 사람 없을 것이다. 숨겨둔 돈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의 한 측근은 “경기도가 KD운송그룹에게 보조금 360억원을 지급한 것과 후원금의 대가성을 운운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도내 전체 버스 가운데 KD그룹 소속 버스가 38%를 차지하지만, 지원 금액은 전체의 32.9%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 측은 검찰 수사의 뒷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지사는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서 “검찰이 (선관위 수사의뢰 뒤) 6개월 동안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지금와서 이렇게(수사) 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검찰 수사 배경과 관련) 여러 설이 있다.”고도 했다. 그의 측근은 “최근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검찰 개혁 방안과의 연관설 등도 제기된다.”고 귀뜀했다. 또다른 측근은 “이번 수사로 여야의 다른 대권주자들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김 지사 측은 당분간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의혹 확산을 차단하는 데만 주력할 계획이다. 한 측근은 “이러쿵저러쿵해도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후원금제도 정치현실 맞게 틀 바꿀 것”

    “후원금제도 정치현실 맞게 틀 바꿀 것”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23일 “늦어도 올해 말까지 정치자금을 포함한 정치개혁 문제를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을 없애는 새로운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개특위에서는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치 현안을 다룬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정치자금이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기업·법인이 정치자금을 후원하고 정당후원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달 초 국회의원이 기업·단체 후원금을 개인 명의로 쪼개 받아도 문제가 없도록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두가지 방안이 모두 확정되면 의원 개인은 물론 정당의 돈줄까지 터줄 수 있다. 문제는 따가운 국민 여론이다. 이경재 위원장은 “정치자금을 규제하는 이른바 ‘오세훈법’이 깨끗한 정치를 하자는 이상적 측면에서 만들어졌지만 후원금 제도 자체를 범죄시하는 등 현실 정치와는 동떨어진 측면도 많다.”면서 “다만 행안위 처리 방식은 절차와 시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원금 제도 취지는 살리되, 제도가 안고 있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틀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별 인구 증감에 따른 선거구 재조정도 ‘뜨거운 감자’다. 문제는 여야 간, 의원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2002년 헌법재판소에서 국회의원 지역구 인구 상한 편차가 3대1을 넘지 않도록 한 만큼 객관적 기준에 맞춰 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총선에서 석패율 제도 도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지역구의원 출마자를 비례대표의원 후보로 이중 등록시켜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하더라도 비례대표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동서 대결 구도를 깨기 위해 여야 간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면서 “각 정당에서 당선 가능권 비례대표에 지역 몫을 배정하는 이른바 ‘지역할당 비례대표제’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에서는 재외국민 투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간주된다. 이 위원장은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 20만~30만표로 당선자가 뒤바뀌기도 했는데, 200여만명의 재외국민이 투표에 참여하면 당락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여야 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관위는 재외국민 2만명 이상 거주 도시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우편 투표도 실시하자는 입장”이라면서 “국민참정권 확대와 직접·비밀선거 위배 논란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개특위에는 지구당 부활이나 선거법 처벌조항 완화 등 수많은 쟁점이 쌓여 있다. 그는 “어떤 문제를 다루겠다는 선을 그어놓은 것은 아니다.”면서 “논의는 특위가 중심이 되나, 결론은 국민 여론이 우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기업·단체 정치후원금 부활 옳지 않다

    정치권이 제 호주머니를 채우려고 무리수들을 두더니 이번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나섰다. 기업과 단체가 정당에 후원금을 내도록 허용하고 내역을 공개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키로 한 것이다. ‘오세훈법’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정자법은 투명한 돈으로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자는 취지에서 ‘소액 다수’의 정신을 근간으로 한다. 정당 후원제를 부활시키면 ‘다액 소수’, ‘거래의 정치’로 변질될 소지가 다분하기에 선관위 의견은 재고돼야 한다. 선관위가 구상하는 지정기탁금 제도는 기업이나 단체가 정당을 지정해서 기탁하되 50%만 해당 정당에 주고, 나머지는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으로 각 정당에 나눠주는 방안이다. 선관위는 정치자금의 편법성과 탈법성을 차단해 공개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하지만 더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게 뻔하다. 미국만 해도 간접 후원을 허용하지만 심심찮게 논란을 빚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004년 폐지된 정당 후원회를 부활하는 방안도 폐습 되살리기에 불과하다. 두 의견은 정치 개혁의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는 개악이 될 뿐이다. 선관위는 기탁금 상한을 1억 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71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은 106억 5000만원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기업들에 합법적인 로비의 길을 열어주는 것과 다름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예 준조세를 공식화해서 돈을 내라고 압박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은 금권정치를 양성화하고, 정경 유착의 부패 사슬을 다시 제도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후원금을 내도록 하는 완충 장치를 함께 내놨지만 이 역시 오너 1인의 지배를 받는 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데 불과하다. 정치권이 기업과 단체들에 휘둘리면 국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차라리 국민 세금으로 정치권을 먹여살리는 게 더 생산적이다. 여야 정당들은 현재의 국고 보조금에 만족하고 기업이나 단체의 돈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대신 청목회 사건 이후 국회의원들은 여야 없이 후원금이 끊겼다. 그들이 투명한 돈으로 깨끗한 정치를 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후원금의 대가성을 엄격히 해석해서 면책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 소액 다수의 정신을 살릴 수 있다.
  • 정치개혁특위 11분 만에 파행

    정치개혁특위 11분 만에 파행

    내년 19대 총선의 ‘잣대’를 정할 국회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가 22일 두 번째 전체회의 만에 파행을 겪었다. 정개특위 소속 여야의원 20명 가운데 이경재(한나라당) 위원장을 포함한 8명만이 참석,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개회 선언 직후 11분 만에 산회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훈 의원 등 여야 의원 상당수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치자금법 개정을 위해 상임위 기습 처리에 나서며 ‘입법 이기주의’ 행태를 보였던 여야가 정작 공개 회의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정개특위가 국민적인 시선을 모으고 있다는 걸 감안해서 회의할 때 출석을 비롯해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일부에서는 ‘여론 눈치 보기’를 본격 논의의 걸림돌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아직 각 당별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쟁점들이 많다.”면서 “여론의 관심이 쏠린 첨예한 현안이 많다 보니 당내에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개특위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사건으로 불거진 소액후원금제 등 정치자금제도 개선, 지구당 부활, 석패율 제도 도입, 지역구 재조정, 선거법 처벌 조항 등 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관련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개정 문제에 대해선 이미 ‘입법 로비 합법화’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터다. 기업·단체 관련 자금의 후원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도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의 기습 처리 직후 질타를 받았다. 여야 모두 2004년 3월 법 개정을 통해 기업·단체 후원금을 전면 금지시킨 이른바 ‘오세훈법’을 거스르기에는 부담이 크다. 지구당 부활 문제도 비슷한 맥락에서 논란거리다. ‘지구당은 금품·조직 선거의 온상이다.’라는 여론의 인식이 아직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구 출마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이중 등록시켜,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시키는 ‘석패율’ 제도는 지역주의 극복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호남 패권자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의에 따른 전격 도입도 기대해볼 만하다. 정개특위는 조만간 주요 논의 대상을 정하고, 4월 중 주요 쟁점별 공청회를 연 뒤 5월부터 소위별로 법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개특위 활동 시한은 오는 8월 17일까지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선관위, 기업·단체 정치자금 허용 추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1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기업과 단체가 정당에 정치자금 후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이 같은 방향으로 의견을 정리해 가고 있다.”면서 “오는 24~25일 추가 논의를 통해 선관위 법 개정 의견안을 확정하고 국회 정치개혁 특위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 의견은 기탁금의 50%는 지정 정당이 가져가고 나머지 50%는 공동 펀드로 조성해 의석 수와 득표율 등을 고려한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에 따라 각 정당에 분배하는 방안이다. 한 기업과 단체의 연간 후원금 한도를 1억 5000만원으로 제한하고 기탁 내역을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선관위는 또 2004년 3월에 폐지된 정당 후원회도 부활하는 의견도 준비했다. 정당 후원회에는 개인만 후원금을 낼 수 있고 연간 모금한도는 중앙당이 50억원, 시·도당이 5억원이며 전국 단위의 선거가 있는 해에는 모금한도가 2배로 늘어난다. 후원인은 연간 2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 불신과 정치자금법 파동/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정치 불신과 정치자금법 파동/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 교수

    개학과 더불어 ‘정치학개론’ 첫 강의에서 필자는 “여러분들이 정치에 대한 불신이나 냉소주의를 극복하여 보다 나은 정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고, 능동적으로 정치적 결정과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과목을 가르치는 목적”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강의를 시작한 첫 주에 국회에서 소위 정치자금법 파동이 일어나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번 파동의 내용이나 과정을 살펴보면 국회의원의 입장에선 억울한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정치자금법 중 애매모호한 조항들을 수정해 법사위로 넘겼는데 기습처리, 밥그릇 챙기기, 제 식구 봐주기 등으로 몰아붙이니 말이다. 개정한 31조 2항의 경우 정치인들이 그토록 원하는 법인이나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허용 대신 여전히 법인과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한 채, 다만 ‘법인과 단체 관련 자금’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 대신 ‘법인 또는 단체의 자금’으로 고쳤다. 그리고 32조 2항의 경우 입법 로비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바꾸었다. 지금까지 힘있는 로펌이나 재벌, 단체들은 직접·간접으로 입법 로비를 해오고 있는데 이들보다 훨씬 힘이 약한 청목회 같은 사회적 약자들도 입법을 위해 정당하게 국회의원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소위 끈이 없는 약자들은 그나마 표에 민감한 국회의원들이 그래도 자신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이명박 대통령이 표방한 공정사회가 되려면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힘이 약한 자들도 정책 결정 과정에 접근할 수 있을 때 가능해질 것이다. 이번 정치자금법 파동의 경우 정치인들은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법 개정에 참여한 행정안전위 소속 국회의원의 3분의1은 여전히 법 개정이 타당하다는 소신을 펴고 있다. 그런데 왜 언론으로부터 융단 폭격을 맞고 있을까. 그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치 불신 때문이고, 입법의 시기와 절차가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교훈을 잊은 탓이다. 개정 법조항 위반으로 기소된 국회의원들이 있는 행정안전위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바람에 소위 청목회 사건에 연루된 국회의원들을 봐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렀다. 더욱이 정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은 아직도 입법 로비를 허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런데 우리가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데만 몰두할 게 아니라 지금까지 정치자금법을 시행해 오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의 정치문화에 적합한 제도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특히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행 정치자금제도의 골간이 흔들리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현행 제도의 골간인 소액다수주의 정치자금 후원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투명성 확보 노력을 비롯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10만원 이하의 무기명 후원금의 경우 정치인들이 단체와 관련된 후원금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이를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으로 작년 지방선거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에게 일부 단체가 10만원씩 쪼개기로 입금시킨 경우만 해도 당사자가 선거기간에 수만명을 대상으로 소액 후원금의 단체 관련 여부를 일일이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앞으로 정치자금법 개정 논의를 하면서 일부 지방선거 후보자에 대한 후원회 허용 여부, 후원금의 한도 조정, 집회를 통한 후원금 모금 허용 여부 등을 신중하게 토론해야 한다. 언론이나 학자들은 ‘정치인 때리기’에만 앞장설 것이 아니라 현행 정치자금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합쳐야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조금씩 해소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정치자금법을 비롯한 선거법, 정당법 등에 대한 본격적인 개정 작업에 착수한다니 기대가 크다. 이들의 작업이 성공적이어야 필자의 이번 학기 강의도 힘을 얻게 될 것이다.
  • [사설] 국회선진화 무산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어제 3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71개 법안이 처리됐지만 국회선진화법은 상정되지도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국회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관련법안을 이번 국회 회기 내에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지만 결국 빈말이 되어 버렸다. 여야는 청목회 면죄부법이라는 정치자금법을 기습 처리할 때는 찰떡 궁합을 과시하더니 국회선진화법을 놓고는 딴소리만 늘어놓다가 허송세월만 보냈다. 국회가 자기 개혁을 계속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냉엄한 심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여야는 정치자금법 기습 처리 등 갖가지 잇속 챙기기 행태로 여론의 뭇매를 그렇게 맞고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을 이번에 처리했다면 그간의 잘못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겠지만 그 기회마저 스스로 걷어찼다. 그들에겐 후안무치, 몰염치란 말 외에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 국회사법개혁특위의 사법개혁안 역시 속된 말로 자기 뱃속은 열심히 채우고, 제 머리를 깎지 못하면서도 남의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어설프게 덤벼든 꼴이 됐다. 그마나 법원·검찰은 차치하고 여야 내부에서 제동을 걸어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모양새가 됐다. 국회선진화법을 놓고 여당은 야당의 물리력 저지, 야당은 여당의 강행 처리라는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자동 상정부터 다루자고 고집하고, 민주당은 직권 상정 요건부터 논의하자고 우겨대기만 했다. 둘 다 수용하거나 부분적으로 절충의 묘를 살리는 게 정치의 요체인데 여야는 그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다. 여야는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즉 필리버스터 제도 등의 적용 시점을 놓고도 티격태격했지만 즉각 적용하는 게 온당하다. 자기 개혁안이라고 포장하면서 다음 국회부터 적용하자는 건 이율배반이다. 사법개혁안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국회가 국민의 염원인 사법개혁 소임을 포기해선 안 된다. 국회선진화법부터 합의 처리해 도덕적 수치심을 떨쳐버린 뒤에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서 사법개혁안 관철에 매진해야 한다. 김무성 한나라당,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위시한 여야의 원내 지도부는 4월 처리를 공개 약속하기를 바란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전원 사퇴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해야 한다. 이번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김문수 ‘쪼개기 후원금’ 경기신보 압수수색

    김문수 경기지사의 후원계좌에 입금된 ‘쪼개기 후원금’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이태형)는 11일 경기도 산하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을 압수수색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도 후원금 규모가 3억원에 이른다는 단서를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수원 이의동 경기신보 이사장실과 기획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회계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신보는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지사의 후원회 계좌로 6000여만원을 소액으로 나눠 입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경기신보 직원 280여명이 직급별로 10만~100만원씩 모두 6000여만원을 김 지사 후원회 계좌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12월 경기신보 이사장과 기획본부장, 기획부장 등 3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경기선관위는 “직원들이 이들 3명의 강요로 후원금을 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신보는 “후원금은 자발적으로 냈다. 강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동부지검도 김 지사 계좌에 입금된 금액이 당초 알려진 1억 500만원보다 2억여원 더 많은 3억원에 이른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KD운송그룹 산하 경기고속, 대원고속 등 계열사 노조원 3000여명의 명의로 10만원씩 총 3억여원의 후원금이 김 지사 계좌로 분산 송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최근 노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회사 노조가 그룹 경영진의 지시에 따라 강제로 억대의 후원금을 입금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슈 추적] 법조계·전문가 반응

    [이슈 추적] 법조계·전문가 반응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및 특별수사청 신설을 합의한 10일 검찰은 격한 반발로 들끓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오전부터 종일 부장급 이상 간부들과 긴급회의를 가졌고, 대검은 공식 성명을 냈다. 대검 한찬식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에서 “검찰로서는 이번 합의안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안인지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개특위의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사법개혁은 공론의 장에서 각 주체가 충분한 의견을 개진해 이뤄져야 하는데도 이 같은 절차가 생략됐다.”며 “전국적으로 큰 사건을 수사하는 중수부의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고, 특별수사청은 심각한 예산 낭비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곳곳에서도 강한 비난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특별수사청 수사 대상에 공직자비리수사처에는 포함돼 있었던 국회의원이 왜 빠져 있느냐.”고 반문한 뒤 “고위층 ‘잡는’ 중수부가 폐지되면 가장 ‘덕’ 보는 사람들은 그들”이라고 정치인들을 힐난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개정이 잘 안 되니 검찰에 분풀이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특별수사청의 수사 대상을 판·검사로 제한한 것은 국회 이기주의”라면서 “수사대상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전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희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변인은 “중수부는 권력과 검찰이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는 지점인 만큼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면서 “여태까지 중수부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은 권력에는 비굴하고 반대 세력에는 검찰권을 남용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법원 역시 대법관 증원 합의안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대법원은 2007년 개정된 법원조직법을 통해 대법원장을 포함한 14명의 대법관을 두고 있으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이 3개의 부를 구성하고 있다. 대법관 수를 한꺼번에 6명 증원하고, 재판부를 6개로 늘리자는 합의안은 사법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법원 관계자는 “대법관 업무부담이 대법관 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법원에 사건이 무분별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상고심사부를 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사개특위 안은) 법원의 안과 많은 차이가 나는 만큼 조율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대법관 몇명을 증원한다고 해서 상고심 업무 부담이 줄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다.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대법관 1명이 수만개의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완성도가 높은 판결문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당사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판결이 나오기 위해서는 1인당 업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권 독립을 명문화하겠다는 사개특위의 합의안을 반겼다. 경찰청은 “이번 사개특위 합의는 선진 일류국가에 걸맞은 수사시스템을 마련해 가는 과정에 있어 큰 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검찰과 경찰을 명령복종관계로 규정한 검찰청법 규정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임주형·이민영·윤샘이나기자 herme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