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바로 알아야 한다/이상안 경찰대 교수(공직자의 소리)
◎느닷없는 중립화 요구에 국민 불안
모처럼 국민의 치안심리가 안정되는듯 하더니 느닷없이 불어닥친 정치권의 경찰중립화 회오리로 국민불안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 13대 국회 막바지에 여·야합의로 경찰의 중립화장치가 마련되었고(경찰법:1991.5.31) 이를 근간으로 경찰은 두차례의 공정한 선거지원 및 효율적인 민생치안을 성공적으로 이루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또 무슨 논쟁인가에 대한 회의와 불안이다.
논쟁의 취지와 논지는 이렇다.
한 주장은 경찰중립화의 제도적 장치를 확대·실험해 보자는 것이고 다른 한 주장은 정치권이 이미 마련해준 중립화 장치를 좀더 안정적으로 유지·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국민을 혼란시키지 않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네가지 기준에서 어느쪽이 적절한지를 밝히기로 한다.
첫째,논쟁의 주체에 대한 차별성의 문제이다.
경찰문제를 주제로 논의할 때 논의의 주체는 공식정책결정 참여자로서 의회와 행정부(경찰)는 물론,비공식 참여자로서의 정당 및 언론 등이 공히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정치권은당연시되고 행정부의 경찰은 안된다는 논리는 그 자체가 비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탐색되어 합리적으로 선택되어야 할 정책대안이 정상화의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둘째,경찰 정책목표와 정책수단간의 적실성 문제이다.
경찰은 「국민보호와 질서유지」를 정책목표로 한다.이의 목표달성을 위해 적실한 정책수단으로는 경찰기관의 지위,관청형태,경찰청장의 인사제도,자치경찰의 도입 등이 거론될 수 있다.확정되기까지는 집행부서의 과학적 검증이 선행되어야 시행오류를 줄일 수 있다.
셋째,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찰의 중립화문제는 아주 한정적 개념이다.즉,정치세력집단(정당 등)으로부터의 행정부 간섭배제이다.정치권이 스스로 지켜주면 행정부는 중립성을 보장받는 셈이고 따라서 대통령의 직무명령으로부터의 차단이 중립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넷째,쟁점별 사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도 조심스럽게 고려돼야 한다.국무총리 직속으로서의 소속변경은 국민으로부터 더욱 멀어진다는 저항감이 있고 국가 경찰위원회와의 합의제 관청으로의 지위변화는 준국방기능과 범죄와의 전쟁에 대응해야 할 기관으로서는 부적절하다.지방자치경찰에 대한 기대도 미국 동북부주 등 많은 주에서 시장재선에 경찰이 악용되는 사례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지역할거구도로 미루어 이와같은 전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9년 2월10일 당시 야권3당(평민,민주,신공화)이 공동주최한 「민생치안확립을 위한 합동공청회」때의 일이다.야권3당 의원들은 민생치안의 요체를 처벌강화에 두고 이를 정책수단으로 확정하려 했다.당시 필자는 발표자로서 처벌강화가 아닌 경찰의 검거확률 제고가 범죄억제의 가장 유효한 정책수단임을 지적,이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지도록 했다.
대부분의 야당의원들이 공감한 부분이다.정치인들이 잘못 알고 잘못된 정책결정에 참여하면 국민은 불안해진다.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