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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어디에도 매이지 마시오”

    특별했던 2002년이 저물고 있다.어느 해보다 이런저런 감회가 많은 세밑이다.특별했다고 하는 것은 올 한 해 우리가 일구어낸 성취가 바로 이 시대의전설이고 신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월드컵 4강은 그 성취의 첫 번째 감동이다.그때 거리를 메우고 분출한 붉은 물결의 함성은,적절한 동인(動因)만 주어지면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해낸다는,우리 자신도 미처 몰랐던 우리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만든 국민의 축제였다.그 6월의 열정과 힘이 세밑에까지 이어져,새로운 시민시대를 여는 동력원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는 중이다. 또 하나의 성취는 노무현 현상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선택되기까지의 16대 대선 드라마는 그 의미에 있어서 ‘혁명’이라 할만 한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실제로 ‘정치혁명’의 징후와 현상은 대선 드라마와 동시에 진행되어 왔다.그리고 대선이 끝난 마당에,드라마는 막을 내리는 대신 새로운 막을 올리려는 중이다.이제,정말로 본론을 말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16대 대선이 특별했던 것은 폭로와 비방이라는 옛 수법이 먹히지 않았다는점이 하나다.무엇보다도 색깔 공세가 ‘무효’였다.어느새 훌쩍 자란 시민사회의 성숙은 끈덕진 냉전형 전사(戰士)들의 구태 정치공세를 차단했다. 오늘 이 땅의 시민들은,지난날 정치 방관자였던 자리에서 내려와 정치의 주체 자리에 새롭게 선,이미 적극적인 현실 ‘참여’ 세력이다.인터넷의 온라인 세상이 그 압도적인 수단이자 무대였다.노무현이라는 우리 사회의 한 아웃사이더가 당당한 대통령으로 탄생한 것이,지난 6월 거리응원의 열정이 그밑바탕의 ‘망’을 타고 계속 내연한 결과라는 견해를 부정할 수 없다.정치인들보다 먼저 시민이 변하고,세상의 생각이 저만큼 달려간 것을 정치인들만이 알지 못했다. 대통령 당선자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알몸으로 치받아 처절하게 패배한 여러 차례의 경력이 그의 정치적 간판이다.‘바보 노무현’은 그래서 붙은 이름이다.그는 다시 바보가 되어 마침내 지역주의 극복의 단서를 붙잡는 귀중한승리를 거두었다.패배가 자산이 되었다.져서 이겼다. 져서 이기듯이,그의 당선은 ‘…에도불구하고’의 승리로 점철되어 있다.약점은 그에게 와서 강점이 된다. 우선 그는 몇몇의 거대 언론을 등지고도 선거에 이기는 ‘진기록’을 세웠다.우리 현실에서 누구나 가능하지 않다고 보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놀라운일이다. 그는 또 미국의 눈치를 보거나,미국의 ‘보증’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당선이 되었다.미국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반미면 어때?”라고 막말하는 것으로 비친 사람,“굽실거리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것은 사실 생각하기조차 쉽지 않다. 세상이 모두 그러하리라고 믿어온 상식이 깨져나가는 모습은 또 있다.정당의 거대 조직을 기름칠해서 가동하지 않고도,또 정경유착으로 돈을 거둬 뿌리지 않고도 선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은,어쨌든 이제까지의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고비 때마다 엄청난 스피드와 결속으로 힘을 과시한 팬클럽 형태의 지원세력,그들이 주동이 된 ‘희망 돼지’식 모금의 경이로운결실,그리고 그것들을 아우르는 선거운동의 축제화는 새로운 정치와 변화에대한 시민의 열망을 부지런히 담아냈다.‘언빌리버블!’ 그대로다.그래서 노무현의 승리는 노무현도,정당도,그 누구의 승리도 아닌 국민의 승리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최대 에피소드는 단연 국민통합21의 정몽준 대표다.그는 기상천외한 ‘단일화’ 합의로 여론조사에서 2,3등을 오가던 노무현 후보를 단번에 1등으로 밀어올리는 수훈을 세웠다.단일화가 아니었으면 ‘대통령 노무현’이 과연 가능했을까. 노무현 후보는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과감한 승부수로 고비를 넘었다.그 점에서 그는 승부사다. 그러나 그를 결정적으로 구출해주었던 정몽준 대표는,투표일을 몇 시간 남긴 막판의 고비에서 무슨 ‘꿈’을 꾸고 ‘지지 철회’라는 놀라운 승부수를 던졌던 것일까!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그래서 음모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상황이다.그 점에서 6월의 4강 신화 주역이라는 승자의 자리에서 대를 이어대선에 나섰던 ‘영웅’은,12월 대선에서 가장 이름답지 못한 ‘패장’의 자리로 전락한 인물이 되었다.일장춘몽이다.정몽준이 ‘버린’ 노무현의 승리는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그는 버림받아서 더 살아났다 노무현 당선자는 태어난 집안에서,용모에서,말투에서,학력에서,살아온 이력에서,심지어 부인의 가계에서까지 우리 사회의 비주류를 대표한다고 할 만하다.어쩌면 철저하다고 할 정도의 아웃사이더다.신세진 데가 없다.그래서 그는 대통령으로서 그 누구보다도 자유롭다.‘단풍’으로 큰 신세를 진 정몽준 대표는 신세 갚을 길도 없이 스스로 떠나주었다.정 대표는 그 점에서 은인이다. 노무현 당선자에게는 지금 엄청난 기대와 주문과 요구가 몰리고 있다.‘한국의 대선에선 북한이 승자’라며 딴죽 걸고 나서는 미국의 보수언론만이 아니라도,말을 참고 있는 잠재의 ‘적’들이 한 둘 아니다.공신과 측근들은 멀리 끊고,서먹서먹해 하는 반대편엔 가까이 손을 내밀어야 하는 때다.국민을제외하고는 이 세상 무엇에도,그 어디 누구에도 “매이지 마시오.”- 이것이 대통령 당선자가 새겨야 할 메시지다. 정달영 칼럼니스트 명예논설위원 assisi61@hanmail.net
  • [시론]인수위서 국가大計 짜라

    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정권 인수위가 어떻게 구성될지,그 역할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높다.역대 정권의 실정과 시행착오가 권위적이고 구태의연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출범에서부터 예견되었다는 역사적 교훈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벌써부터 당선자 주변에는 정권 인수위 멤버에 들기 위해 기웃거리는 정·관계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소문도 들린다. 자칫하면 정치적 혁명을 갈망하던 12·19 선거 승리와 그 기쁨은 잠시가 될지도 모른다.신물나도록 경험한 바와 같이 낡은 정치인들과 수구세력이 기득권 보호를 위해 저항과 공격을 감행하고 변혁과 역사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발점에서부터 국민 중심의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설계할 인적구성이 중요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학계,산업계,노동계,언론계,문화계,정치계 등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노당선자가 시작하는 지식정보화시대의 국가적 대계는 낡은 틀을 벗어버리고,시스템적 접근법으로 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수위원회는 정권 인수,정부 조직개편,취임식 준비 등 크게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먼저 정권 인수는 향후 5년간 노 당선자의 국가경영을 위한 전략적 비전과 국가경영 철학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각 부처별 현안과 업무 인수인계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문제점 파악을 토대로 향후 5년간의 정책목표와 정책과제의 제시가 더 중요하다.그리고 이러한 국가경영의 방향과 정책대안은 정부의 조직개편과 인재등용의 지침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런 작업들은 새로운 국가경영의 청사진을 그리는 매우 중대한 업무인 만큼 정책자문교수단 등 전문성과 소신을 가진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물론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여론 수렴의 장도 마련되어야 한다. 정권 인수와 동시에 그것을 집행할 조직 시스템과 인재등용을 위한 그림이그려져야 한다.노 당선자의 국가경영 철학과 국가적 비전을 실어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효율적인 정부를 구상하고 최적의 인선은 노무현 정권의성패를 좌우하는 중차대한일이다. 따라서 정부 조직은 시스템적 접근에 의해 상호작용하는 단위 조직이 조정과 협력을 통해 효과적으로 국가의 전략적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개편되어야 한다. 아울러 노 당선자의 새로운 정책을 집행하고 선진적인 정치를 구현할 참신하고 도덕성을 갖춘 전문가 풀(pool)이 완전히 새롭게 구성되고 개방되어야한다.그 풀을 적극 활용하여 인재등용의 원칙과 지침에 의해 인사가 체계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시스템도 인수위원회에서 마련되어야 한다.폐쇄적이고특정 지역·인맥중심의 인력구조는 또 다른 실패를 초래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성은 물론 개혁성과 도덕성,애국심을 갖춘 인사로 풀을 구성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도 필요하다. 노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은 국민과 함께 정치혁명의 완수를 선포하는 자리로서 국민 축제로 치러져야 한다. 우리 국민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정면돌파한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다.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의 뜻과 노 당선자의 정치철학에 걸맞게 구성되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희망의대통령과 함께 새 시대를 만들 첫 단추를 학계나 각 분야 전문가 중심으로 잘 끼워 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 정치학 명예논설위원
  • [열린세상]반미의 사회구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곧바로 이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 훈련중인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희생된 두 여중생의 사망을 계기로 급격히 고조된 반미 감정이 그것이다. 반미의 문제는 한국과 미국을 사이에 두고 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의 눈과도 같다.문제는 이 새로운 태풍의 눈이 어떻게 만들어졌고,그 중심에 무엇이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현명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한국사회에서 반미 감정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불행히도 우리는 반미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충전하고 있는 이 사회의 문제에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반미 현상은 한국과 미국을 연결 고리로 점점 심화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이로부터 발생하는 대다수 한국 국민들의 심각한 사회적 박탈 의식과 그 맥이 닿아 있는 듯이 보인다.지난 수 년 동안 진행된 심각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급속히 증가하였고,한국 경제는 국제 자본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엘리트들이 더 이상 그들의성공을 한국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과거 한국의 중산층은 국방의 의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이제 그들의 2세들은 미국을 통해 사회적 성공과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너도나도 미국을 향하고 있다.세계화와더불어 진행되는 급속한 사회 변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사회의 계층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조금 더 지나면 이제 한국을 떠났던 엘리트들이 다시 한국의 지배 엘리트로 등장할 것이다.지난 10여년 동안 한국사회에서는 사회적 계층 구조가 이런 방식으로 짜여져 갔고,이에 대한 불만은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사회적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의 사람들만을 싣고 미국을 향해 달리는 듯한 마차를바라보는 대다수 한국 젊은이들의 심정은 거대한 박탈 의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체육인,연예인,경제인,정치인들과 그들의 2세들이 한국을등지는 상황에서 국방의 신성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가야 하는 젊은이들이 구조조정으로 인해 마땅한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하는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의 건강한 젊은이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그들의 희망을 찾아야 하는가?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이 반미의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을보았다.올림픽,월드컵,반미로 이어져 온 숨가쁜 대중적 몰입의 밑바탕에는심화되는 불평등의 사회 구조가 존재한다.이 구조 속에서 갈 길을 잃은 젊은이들의 박탈감은 그 폭발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반미는 그러한 사회 구조가 만들어내는 집단적 박탈감의 강렬하고,단순하며 분명한 목표이다.여기에 한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너무 가볍게 다루는 듯한 미국의 미숙한 태도는대중의 박탈감에 기름을 쏟고 있다.한국인들은 유사한 사건이 일본에서 발생했을 때 미국이 일본에 대해 취하는 태도와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커다란 실망감을 느낀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반미의 문제는 과거의 반미와는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될 필요성이 있다.우선 미국은 한 편으로 우리 국민들이 일구어 온 정치,경제,문화적 성취와 고양된 자존심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위대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은 그들을 ‘위대한 민족’으로 자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과 미국간에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모르는 반미의 소용돌이 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반미의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천사 미국’은 언제라도 ‘악마 미국’으로 돌변할지 모른다.불평등한 현실에서 좌절하는 대중들이 반미와 손잡을 가능성은 얼마든지있기 때문이다.건강한 젊은 세대의 좌절이 미국에 대한 적대감으로 전환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미의 사회 구조에 대한 성찰과 변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박준식 한림대 교수 사회학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④ 지역감정 해소

    지역감정에 대한 영남과 호남의 시각은 꽤 다르다.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에따른 앙금도 상당히 남아 있다. 해법에 대한 접근에도 어느 정도 차이는 있으나,고른 인재 등용과 지역균형개발 등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데는 영호남이 크게 다르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20일 당선 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주의의 장벽을 허물지 못한 데는 큰 아쉬움이 남지만,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은 발견했다.열심히 노력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혔지만 해묵은 불신의 벽을 헐어내기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양 지역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영남의 마음 “호남지역의 개표상황을 보면서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김대중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호남 사람들의 마음이 열렸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나였다.”(김성진·39·경남 진주시 동성동) 16대 대선이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끝나자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영남지역 주민들은 착잡한 가운데 패배에 따른 실망감과 아쉬움을 안으로 삭이는 듯한 표정들이다.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 동서간 지역주의,특히 노 당선자에 대한 호남 몰표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는 식의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경남에서조차 이 지역 출신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기쁨보다 호남지역에서 나타난 몰표현상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상인 우모(55·대구시 중구 동인동)씨는 “대구·경북에서 노 당선자에게 20% 안팎의 지지를 보냈는데 호남이 노 당선자에게 90% 이상의 몰표를 몰아준 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며 “앞으로 동서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택시기사 황모(53·경북 안동시 용상동)씨는“손님들이 애써 선거 이야기를 외면한다.”면서 “호남에 또 졌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주부 정종숙(47·경남 창원시)씨는 “이제는 전라도 사람들이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하고,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세력들을 정치권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노 당선자를 적극 지지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번 선거가 지역주의를 희석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영남 출신으로 동서화합에 제격인 노 당선자로 인해 지역감정이 수그러들고 진정한 화합이 이뤄질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대학생 이모(21·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대구·경북에서 노 당선자가 20%안팎의 지지를 받은 것은 지역주의 극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호남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어간다는 자세가 중요하며,노 당선자가 흩어진 민심을 추스르고 지역갈등 봉합에 앞장서는 등 정치를 잘할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보험회사 직원 이모(33·여·부산 사하구 괴정동)씨는 “동서간 표쏠림 현상이 이번에도 나타나 아쉽지만 이제 모두 힘을 합해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식인들은 동서화합을 위해 고른 인재 등용과 지역균형개발,영호남 공동사업 등을 새 정부에 주문했다. 김태일(47·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DJ 정부가 동서화합에 실패한가장 큰 요인은 호남 편중의 인사와 영·호남 토호 수구 세력간의 연대를 통한 지역주의 해결 모색”이라며 “새 정부는 지역과 계파,계층을 초월한 유능한 인재의 고른 등용과 함께 개혁세력을 동서화합의 파트너로 삼아야 할것”이라고 주문했다.이동철(46·의학박사) 포항지역사회연구소장은 “인재등용과 지역개발 측면에서 영·호남인들 서로가 피해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원 이정규·부산 김정한·대구 황경근기자 jeong@ ◆호남의 마음 호남지역 유권자들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이유는 여당으로 누렸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호남을 텃밭으로한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영남 출신 대통령을 배출함으로써 오랫동안 피해의식으로 자리잡았던 지역감정을 떨쳐버리고 동서화합과 개혁을 이뤄보겠다는간절한 소망에서다. 호남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영남 출신 후보에 몰표를 준 투표결과에 스스로 놀라며 이번 대선으로 망국적인 지역감정이란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지는계기가 됐다고 자평하는 한편 이같은 모습이 다른 지역에 어떻게 비쳐질지걱정하는 모습이다. 회사원 조동균(40·광주시)씨는 “개표 방송을 지켜 보면서 다른 지역에 미안한 마음도 느꼈다.”며 “그러나 현 정권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던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는 없었다.”고 털어놓았다.회사원 이모(36·광주시)씨는 “정몽준 대표의 투표 전날 ‘지지 철회’ 발언에 위기의식을느껴 투표 당일 아침 친구와 친지들에게 전화를 걸어 꼭 투표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나 진보적 지식인들도 “노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80년 5·18 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이곳 주민들의 변화와개혁에 대한 열망”이라고 진단했다.전남대 정근식(사회학과) 교수는 “영남 사람인 노 당선자를 열렬히 지지한 것은 그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외길을 걸어온 경력과 무관치 않다.”며 “이를 해묵은 지역주의 잣대로 가늠해 또 다른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호남주민들은 노 당선자가 이번 대선 결과 동·서로 양분된 민심을 추스르고 이를 제2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생 김모(23·전북 전주시)씨는 “노 당선자는 정치개혁을 통해 구시대인물을 퇴출시키고 참신한 인물을 골고루 발탁해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광주에서 사업을 하는 김영환(41)씨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는 연고주의를 배제한 능력 위주의 인사와 지역 균형개발이 최우선 과제”라며 “정치인들 역시 지역주의를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엄격한 감시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이정천(47) 위원장도 “지역감정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감정적인 편중인사를 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하고 “노 당선자가 지방분권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중앙정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지방정부에이양해 지방자치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도 지역감정을 뿌리뽑는 기반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지역 기업인들은 새 정부가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기고 지역균형발전정책을 함께 추진할 경우 그동안 발전에서 소외됐던 전북,충북,호남·충남 서해안,경북 북부지역이 자연스럽게 발전하면서 지역감정의 벽도 허물어질것으로기대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전문가 해법 “지역갈등을 없애고 우리 같은 서민을 위하는 좋은 대통령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위해 TV에 출연,화제가 됐던 부산 자갈치시장 아지매 이일순(58)씨가 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한 말이다. 무엇이 이 평범한 서민 아지매로 하여금 첫마디에서 ‘지역 갈등’을 없애야 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한 것일까. 지난 40여년간 한국정치의 최대 화두는 ‘지역감정’이었고,역대 선거에서도 이만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무기가 없었다.따라서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정책을 제시하려 하기보다는 지역감정이란 편리한 무기를 거머쥐는 데만 관심을 쏟게 됐다. 원래 애향심과 관련된 ‘자기지역 우선주의’와,타 지역 사람과의 감정 및정서상 이질감에서 비롯된 지역감정을 나쁘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그러나 이런 순수한 지역감정이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권력의 획득·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지역패권주의로 전락했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끼친 해악은실로 엄청났다.특히 지역갈등이 영·호남간 정치적 대결구도로 고착되면서우리는 심각한 국론분열 현상에 직면하게 됐고,이런 상황에서 지역갈등은 이미 그 어떤 이성적 설득도 통하지 않는 맹목적이고 교조화된 도그마로 정착된 느낌까지 갖게 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우리는 지역갈등 극복의 새로운 희망을발견하게 된다.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스스로 편한 길을 마다하고 험난한 길을 걸어온 노 후보에게 국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냄으로써,지역갈등은이미 고질적 병폐에서 치유 가능한 것으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아직도 표의 동서 양분현상이 존재하고,선거 후에도 노 후보에 몰표를 던진 호남지역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타 지역에서 나오는 등 넘어야 할 산과 강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표의동서현상은 과거 지역대결 구도와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본다. 호남인들이 영남 출신 후보에게 보낸 높은 지지는 동서화합을 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로 노 후보를 선택한결과이기 때문이다.노 후보가 영남지역에서도 나름대로 높은 지지를 얻은 데서 지역갈등 극복을 바라는 전국적국민 여망이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이제 지역갈등보다는 누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지도자인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젊은유권자들의 표심이 크게 작용했다.민심은 이미 과거 지향적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미래 창조적 국민주의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제 남은과제는 정치인들이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변화하는 것이다. 이제 21세기 첫 대통령이 될 노 당선자는 이같은 국민 여망을 절실히 인식하고 지역갈등을 20세기의 유물로 확실히 묻어버리는 과감한 개혁과 화합책을 도모해야 한다.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국민 단합과 지역갈등 극복이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가 지역갈등을 극복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 점에 유의했으면 한다. 첫째,역대 정부의 인사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되 가능하면 지역간 고르게 등용함으로써 지역화합을 도모해야 한다.이 점에 있어서 노 당선자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자유로운 입장에 있기 때문에 그리어려운 일이 아니다. 둘째,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을 지역에 분산시켜 수도권에는 삶의 질을 높이고,지방에는 발전의 기회균등을 도모,건강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지역간 균형발전은 교육제도의 근본적 개혁에서 찾아야 한다.대학마다 특성화되지 못하고 백화점식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지역간 인적교류는 기대하기 어렵다. 넷째,지역화합뿐 아니라 장래의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이 선진민주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국가적차원에서 도모했으면 한다.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자기 이익과 함께 남을배려하는 여유를 배우는 것만이 정치개혁을 이룩하는 첩경이다. 아무쪼록 한반도의 우리 민족은 이제 모두 하나되는 열린 마음속에 21세기첫 대통령과 함께 대동세상을 활짝 꽃피우는 데 앞장서야 하겠다. ◆영.호남.충청 표분석 16대 대선은 세대와 지역의 승부로도 관심을 모았다.세대간 대결 양상이 고질적 병폐인 지역대결 양상을 누를 것인가,2030세대는 과연 지역감정의 벽을 뛰어넘을 것인가 등이 화두(話頭)였다.결론은 가능성을 확인한 ‘미완의 성공’으로 보인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인 영·호남 대립구도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실히드러났다.특히 호남지역의 몰표는 뿌리깊은 지역구도의 현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영남에서 68.6%를 득표한 반면 호남에서는 고작 4.9% 득표에 그쳤다.노무현(盧武鉉) 당선자는 민주당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무려 92.3%의 압도적 승리를 거뒀고 영남에서도 25.5%를 얻었다.노 당선자의 호남 득표율은 15대 대선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얻은 92.9%에 맞먹는 수치다.호남에서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영남에서는 4명 중 1명이 노 당선자를 찍은 셈이다. 영남의 표심은 노 당선자의 득표율만 놓고 보면 지역감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노당선자는 고향(김해)인 경남에서 27.1%,부산에서 29.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울산에서는 35.3%를 얻었다.PK(부산·경남·울산)지역을 합하면 29.1%로,10명중 3명이 그를 지지했다.15대 때 김 대통령이 부산 15.0%,울산 15.2%,경남 10.8% 등 13.4%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약진한 셈이다. 그러나 당시 선거가 3자대결구도로 치러진 반면 이번에는 양자대결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이회창 후보의 득표율도 15대 때보다 부산(3.4%포인트)과 경남(12.4%포인트)에서 모두 상승했다. TK(대구·경북)에서도 노 당선자는 대구 18.7%,경북 21.7%로 김 대통령의 12.4%,13.4%보다 4∼7%포인트 더 득표했다.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15대 때보다 대구에서 6.1%포인트,경북에서 12.5%포인트가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3자대결구도가 양자대결구도로 전환한 것이 노 당선자 득표율 상승의 첫째 요인임을 말해준다.다만 15대 때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얻었던 표가 모조리 이 후보에게 가지 않고 절반 정도 노 당선자에게 갔다는 점에서 다소나마 지역감정의 벽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영호남과 달리 충청권 표심은 의미있는 현상을 담고 있다.DJP연대가사라지고,이 지역에 연고를 둔 이인제 의원이 빠진 상태에서 노 당선자가 이 후보와 득표율 상승분을 양분한 것이다.노 당선자의 득표율은 15대 김 대통령의 것보다 대전에서 11%포인트,충남에서 5%포인트,충북에서 14%포인트 상승했다.반면 이 후보도 대전에서 11%포인트,충남에서 18%포인트,충북에서 12%포인트 더 얻었다. 15대 대선때 김 대통령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의 연대로 충청권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노 당선자는 김 총재가 중립을지킨 가운데 대전과 충남북 모두에서 승리했다.지역 연고를 갖고 있는 이 후보는 고향인 충남 예산과 홍성,충북 제천 등 3개 지역구에서만 앞섰을 뿐 대전 5곳을 비롯,나머지 28개 지역구에서 패했다. 이는 노 당선자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효과를 거둔 때문으로 풀이된다.정책공약이 지역감정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역감정 극복의 가능성은 2030세대의 투표행태에서도 나타난다.대선 투표당일인 지난 19일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가 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투표자 조사에서 PK지역 20대의 42%,30대의 40.3%가 노 당선자를 찍었다고답했다.이는 노 당선자의 지역 득표율 29.1%를 11∼13%포인트 정도 웃도는수치다. TK에서도 20대의 31.6%,30대의 28.4%가 노 후보를 지지해 전체 득표율 19.97%를 11%포인트 가량 웃돌았다.물론 전국적으로 20대의 60.6%,30대의 60.5%(19일 한국갤럽 조사)가 노 당선자를 지지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 영남권 2030세대가 지역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결국 영남지역 젊은 층의 표심은 지역감정 극복에 있어서 이번 대선이 안겨준 성과이자,과제인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
  • [편집자문위원 칼럼]대선 ‘경마중계식’ 보도 탈피

    기억 하나.1992년 대선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공정선거감시단’이라는 활동에 참여했었다.주로 한 일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금호동 일대의 식당과 술집,미장원 등을 돌아다니며 금품이나 향응제공,불법 비방유인물 살포 등이 없는지 감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눈앞에서 버젓이 돈봉투가 오가는 모습을 목격하고,유권자들을 관광버스에 가득 태워 집단적으로 투표를 마친 후 온천으로 향하는 버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란 말을 저주했었다. 기억 둘.97년 선거가 끝나고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그러나 오랜 바람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내가 가진 한 표를 행사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결과를 지켜보는 것뿐,선거의 주체가 아니라 구경꾼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때문이다. 16대 대선이 끝났다. 희비가 뚜렷이 엇갈린다.그러나 지지한 후보가 이겼건 졌건 간에 우리 모두는 이번 대선을 통해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정치문화 출현의 가능성을 보게됐다. ‘돈·거리선거 퇴색,넷혁명’(대한매일 12월19일 자 5면)이라는 문구가 대변하듯이 이제는 더 이상 조직과 돈을 무기로 구태의연한 과거의 정치에 안주하거나 자신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원칙과 신의를 저버리는 철새 정치세력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는 학습효과가 우리 사회전반에 자리잡게 될 것이다.또한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각 후보의 정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벌이고,지지후보의 팬클럽을 만든 후 이동통신 문자메시지로 ‘번개(오프라인 상의 만남)’를 제안해 거리유세나 선거자금 모금에 집단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고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실험의 장을 열었다.이는 97년의 필자처럼 자신이 구경꾼이었다는 자괴감에서 많은이들이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이 주도하는 정치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벌써부터 온라인 상의 흑색선전 등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린다.그런 분들은 대한매일 12월12일 자 7면의 ‘엄동설한 선거,인터넷 달군다’라는 칼럼을 다시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의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언론의 선거보도에서도 확실히 이전 선거에 비해 진일보한 면이 보인다.‘우리가 남이가.’,‘핫바지의 본때를 보여주마.’ 식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말이나 무책임한 폭로성 발언을 큼지막하게 실음으로써 그런 저질 정치인들이 도덕적으로는 비난받지만 정치적으로는 승리하는 이율배반에 기여하는 모습도 사라졌고,소위 ‘경마중계식’ 선거보도도 많이 사라졌다.물론 자신들이 ‘베팅’한 후보를 사설이나 교묘한 말장난을 통해 측면 지원하는 일부신문이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말이다. 대한매일이 선거기간 동안 ‘후보 대선공약검증’,‘이·노 집권능력 검증’,‘대선 핫 이슈’ 등의 기획기사를 통해 정책선거를 유도하고 유권자들에게 합리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려고 노력한 데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다만 아쉬운 점은 행정수도 이전이나 대북·대미관계,재벌정책 등 주로 큰 이슈들에만 초점이 맞춰졌다.여성,장애인,외국인노동자,정보통신상의 표현의자유와 사생활보호,양심적 병역거부 등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점검은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재훈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 [데스크 시각]이민가지 마세요

    “요즘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도대체 누가 앞서고 있습니까.○○○가안 되면 이민 가겠습니다.” 16대 대통령 선거전이 중반전에 돌입했을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걸려온 전화다.전화를 건 사람은 “×××가 되면 앞으로 5년간 어떻게 눈뜨고 살아갈 수 있겠느냐.”면서 “나라를 떠나야겠다.”고 말했다.아마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돼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게 되면서 지인들로부터 이같은 전화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이민 가겠다는 말을 듣고 나서 야릇한 감정이 교차했다.80년대 후반과 90년대 민주화세력이 YS,DJ 등으로 나뉘고,지역으로 갈리고,민주-반민주의 구도로 갈려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회전을 할 때 쓰였던 말이 탈정치의 시대에도 여전히 회자된다는 것에 약간 당혹감을 느꼈다.정치에 냉소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현실에서 아직도 그런 열정이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한편으로는 자기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통치자가 됐다고 해서 이민을가야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 닥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내가 받은 전화 목소리의 주인공은 40대 중반이었다.신세대로 대변되는 네티즌도 아니고 50대 이상의 보수층도 아닌 이른바 ‘낀 세대’다. 이민 가겠다는 말에는 대통령이면 임금님처럼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왕조시대의 의식이 깔려있는 건 아닌지.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권위주의 시절의 대통령에 익숙해진 기성세대들이 이런 생각을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닐듯싶다. 그러나 권력을 잡으면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칼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승자전취(勝者全取)’ 의식은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변화의 양상은 선거전에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가 조용히 치러진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대규모 거리유세를 위한 청중동원,후보자를 소개하는 벽보·전단이 넘쳐나는 것이 우리가 보아왔던 선거운동이다.그러나이번 선거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금품살포 등 불법·타락선거도 발을 붙일 수 없었다. 선거중반에 도청설 등 폭로전술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내 고개를 수그렸다.근거없는 흑색선전이 더 이상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문화가 이렇게 바뀌게 된 일등공신은 인터넷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없다.거미줄처럼 펼쳐져 있는 사이버망은 불법,타락선거의 무서운 감시자가됐다.네티즌에게 잘못이 적발되면 인터넷이 가진 무한한 복제력은 이 사실을 즉각 모든 사람들에게 알렸다.사정이 이럴진대 과연 누가 허튼짓을 하겠는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자.대통령선거를 15번 치르면서 알게 모르게 민(民)의 힘은 커졌다.비리를 저지른 대통령의 아들들을 구속시키고,전직 대통령을재판정에 세운 것이 바로 우리들이다.국민들의 지지가 없었으면 이러한 일은 불가능했다. 우리들에겐 또 선거라는 제도가 있다.선량을 뽑는 국회의원선거,지역일꾼을 뽑는 지자체선거를 통해서 국민들은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선거가 이제 끝났다.어느 시인의 말처럼 잔치는 끝나고 이제는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또는 그 반대로 싫어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수 있다.그러나 자신이 한표를 준 후보가 떨어졌다고 해서 실망할 이유는 없다.앞에서 본 것처럼 당신에게도 많은 힘이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선거결과도 바로 우리가 만든 것이다.민심의결집이 바로 선거결과다.정치인들에게 손가락질만 할 게 아니라 그 화살을이제 우리에게 돌려야 한다.열심히 욕한 우리,이제 이민가지 말고 책임을 지고 살아가자. 임태순 사회교육팀장
  • 새 대통령에 바란다

    ◆이원재(28·민주노동당 서울시 학생위원장) 우선 산적한 노동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주 5일 근무제 실시와 공무원 노조 인정 여부,공기업 민영화 문제 등을 원활하게 해결하기를 기대한다.노무현 당선자가 이 문제들에 대한해결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눈에 띄는 조치를 기대한다.또 빈부격차의 해소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문제다.공정한 과세가 될 수 있도록 조세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급선무다. ◆강찬기(40·노무현후보 자원봉사자) 토건사를 운영하기 전에 서울에서 언론사 지국장을 했던 적이 있다.그때 언론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잘못된 언론은 만악의 근원이다.새 대통령은 언론문제를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다른 한가지는 지역감정이다.이제껏 우리 정치인들은 지역감정을 타파하자면서도 실제로는 이용만 해왔다. 더 이상 구태가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김금룡(29·이회창 후보 자원봉사자) 노무현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이 마음에 안 들고 당선도 바라지 않았지만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기대마저 없는것은 아니다.전남이 고향인 내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것은 단순히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을 본 것이기 때문이다.노 후보가 잦은 말실수로 곤욕을 치렀지만 이제 대통령 당선자로서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을 해 나가길 바란다.김대중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집안단속도 잘해야 될 것이다. ◆홍석주(49·조흥은행장) 현재 중소 기업들이 활로를 못찾고 있는 것 같다.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데 새 정권에서 선진기술을 통해 중소기업을 육성했으면 좋겠다. 산업의 가장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살아나야 은행도 함께 커갈 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정부조직의 효과적인 개편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영수(63·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290만 중소기업계는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중소기업계는 현재 심각한 인력난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소기업인적자원특별법 제정,주5일 근무제 도입 유예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60대 정책과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기 바란다. ◆김재철(67·한국무역협회장) 기업인들에게는 사업할 의욕을 고취시켜 주고,근로자들에게는 일할 맛 나는 일자리를 제공하며,외국인들이 와보고 싶은매력있는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경제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획기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세계의 기업,정보,사람이 몰려오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특히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상품 위주의 무역에서 탈피,서비스 수출산업을 같이 육성하는 복합무역을 새로운 전략으로 추진해야 할 때다. ◆이건희(60·삼성 회장) 이제는 국민적 에너지를 총집결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특히 대통령 당선자는 리더십을 발휘해 월드컵 때보여줬던 국민들의 열정을 화합으로 승화시켜 나가기 바란다.글로벌 경쟁시대와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추세여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각중(77·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기업의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바란다.시장원리에 충실한 정책을 앞세워 국가경쟁력 강화와 대외신인도 제고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특히 인기영합주의에서탈피,실현 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당부한다.아울러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골고루 등용,민심흐름과 국정방향을 제대로 읽어야할 것이다.
  • 선택2002/김영규.김길수 마무리 호소

    사회당 김영규 후보와 국태민안호국당 김길수 후보도 18일 유세를 갖거나불공을 드리는 등 마지막 한 표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김영규 후보는 서울역에서 거리연설을 갖고 ‘빈익빈 부익부 해소와 차별철폐를 위한 평등선언’을 통해 “돈이 아니라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사회당에 표를 주면 집 걱정 없고 정리해고도 당하지 않는다.”면서 “결코 사표(死票)가 되지 않고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그는 또 “사회당은 한국의 유일한 좌파 정당으로 자본주의 틀 내에서 평등을 추구하고 북한관도 모호한 민주노동당과는 다르다.”고 진보진영내 차이를 강조했다. 서울 명동과 대학로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는 당원,지지자 200여명이 모여 이번 선거를 평가했다. 서울예대 오은희 교수가 살풀이 춤을 공연하는 등 축제 성격으로 마무리지었다.박윤기 부대변인은 “첫 사회주의 표방 후보로 완주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길수 후보는 정확한 장소를 밝히지 않았으나 호남지역의 모사찰과 토굴등지에서 동안거를 하며 마무리 불공을 하고 있다고 최용주 수행비서가 전했다. 묵언수행 중이라 말은 할 수 없지만 “투표 결과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정치인들이 백성의 고통을 외면한 채 본인들의 당리당략만을 위해 싸우는 모습에 일침을 놓고자 나섰다.”는 뜻을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선택2002/노후보 마지막 유세 “정치 새시대 함께 열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주의 극복을 역설한 데 이어 최대 승부처인 서울로 이동,밤 늦게까지 ‘마라톤 유세’를 펼치며 막판 표몰이에 전력을 쏟았다. 노 후보는 이날 선거운동 마감시간인 자정까지 강서 양천 용산 마포 은평성북 성동 관악 동대문 등 서울시내 15개 유세장을 돌며 한 표를 당부했다.특히 서울 명동과 종로 유세에서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정동영(鄭東泳) 국민참여운동본부장 등이 총출동,퇴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정치의 실현’을 강조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분열 극복의 절호의 기회” 노 후보는 투표일까지 남은 마지막 24시간을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을강조하는 데 온 정력을 쏟았다.이번 대선이 수십년간 이어내려온 지역주의를 허물고 새로운 국민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치에 국민 모두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아침 후보로서의 마지막 기자회견도 지역주의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그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동서화합을 위해 희생하고정치생명을 던져왔다.”면서 “우리 정치를 왜곡시켜온 분열의 지역주의를청산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부산에서의 잠못 이루는 밤’ 노 후보는 전날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이날 아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평소 밤에 잘 자는 편인데어제는 거의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부산 시민의 최종 선택을 기대하는초조한 심정을 토로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열렬한 지지를 바라는 그의 속마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났다.그는 “저는 부산에서 세 차례나 낙선하는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대통령후보가 돼 서울과 경기,강원,호남과 충청,제주 등 전국곳곳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제 영남만 도와주시면 제가 전국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남은 제가 태어난 곳이자 대통령후보가 된 오늘의 저를 키워준 곳”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한 뒤 “이제 영남이 앞장서서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특히 “부산과 마산은 지난 4·19와 79년 부마항쟁,87년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큰 물줄기를열어냈던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번에 동서화합의 물줄기를 열어주기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 손으로 새로운 정치를” 노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점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공격하기보다 새로운 정치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서울 용산 거리유세에서 노란 풍선을 들고 있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이 어린이들의 소박한 꿈이 우리 정치인들의 목표가 되는 사회,소박하지만미래를 향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요청했다.이어 “1인당 100명씩 (지지자를) 더 모으는 ‘일당백’의 정신으로 여기 있는 우리의 아들 딸들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노 후보는 중랑 테크노마트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지지자들을 겨냥,사표 방지를 위해 지지를 몰아줄 것을 부탁했다.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진보정당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그러나 이번에는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저를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명동입구 유세에서 정동영(鄭東泳) 국민참여본부장은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로 빈곤과 독재,IMF의 고비를 넘었고이제 한 고비만 넘으면 희망이 보인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정 대표는 “돼지저금통을 동전으로 가득 채우듯 우리 정치도 감격과 감동으로 가득 채우겠다.”고 다짐했다.노 후보는 종로 유세에서 “50대 젊은 지도자인 정 대표와 제가 손잡고 새로운 정치를 완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대북정책 격한 공방/ 李 “盧 북한동조론자” 盧 “李 전쟁불사론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북한 핵 대책 등 대북정책을 놓고 서로를 ‘북한 동조론자’‘전쟁 불사론자’라고 맹비난하고 나서 막바지 대선정국에 색깔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조평통이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며 “북한의 음해와모략을 앵무새처럼 외워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후보다운 행동이라 할 수 있느냐.”고 노 후보를 비난했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노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북핵 문제에 대한인식,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그리고 국민을 위협하는 사실 왜곡과 선동은가히 충격적 수준”이라며 “실패로 끝난 햇볕정책을 연장하겠다는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앞날은 불 보듯 위태롭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을 개발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줘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이회창 중누가 더 전쟁론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노 후보는 서울 여의도 유세에서 “지난 94년 북핵 위기 때 한나라당정치인들은 속수무책이었고,그때나 지금이나 하는 말이 똑같다.”며 “이회창 후보는 현금지원을 끊으라고 하는데 이는 금강산 관광과 경제교류를 끊으라는 것이고,그러면 남북대화도 끝난다.”고 반박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긴장으로만 가고 전쟁의 위협이 계속된다면 동북아 시대는 영원히 안온다.”며 “이는 곧 이번 선거가 평화냐 전쟁이냐를 결정지을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노 후보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알렉산드르 만소로프 박사가 지난 9일 발표,11일 인터넷 신문에 인용된 글을 참조한 것으로,이는 북한 조평통 발표 이전”이라며“노 후보가 북한 조평통 주장을 되풀이했다는 이 후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그는 또 “매사를 북한에 맞춰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것은 외눈박이 체질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진경호기자
  • 盧.政첫 공동유세 미오저모“단일화 승복 새정치 모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13일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첫공동유세를 갖고 수도권 및 충청권의 휘몰이식 득표전에 돌입했다. 노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 톨게이트에서 정 대표를 만나 거리유세장인 서대전 사거리광장에 모습을 함께 드러내는 등 ‘노·정 후보단일화’ 효과의 극대화를 꾀하는 모습이었다. 노 후보는 연설에서 “정 대표가 결단을 내려주시고 내가 결단을 받아서 후보 단일화를 해냈다.”면서 “당선되면 국민여러분의 정권이자 정 대표와 함께 하는 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 후보단일화 의미를 집중 부각시켰다.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갑자기 며칠 전부터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만들면 수도권이 공동화되고 집값이 폭락하고 주가가 하락된다고 주장한다.”면서 “한마디로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또 “한나라당측의 집값폭락 주장은 부동산 재벌 이익을 대변하는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한다.”고 맞받아쳤다. 정 대표도 공동유세를 통해 “저를 성원해주신 것보다 두배 세배 노 후보를 도와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면서 “낡은 정치를 깨려고 저와 노 후보는 단일화를 했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낡은 정치인들은 낡은 정치를깨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노 후보는 낡은 정치를 깰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이에 앞서 노 후보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가진 ‘경기지역 공약 발표회’에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대북관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노 후보는 “한나라당과 이 후보는 강력하게 정부의 대북 현금지원 중단을얘기하는데,정부차원에서 현금지원은 한 일도 없거니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제재 수단을 얘기하는데,이를 사용하다 실패했을 때 결과가 너무 가공할 만하기 때문에 평화를 유지하자는 생각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노 후보는 또 “북한의 결정은 취소되고 즉시 철회해야 한다.”면서 “북핵 문제는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대전 홍원상기자 wshong@
  • [李·盧 집권능력 검증] ② 用人術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용인술(用人術)로 대표되는 리더십 양태는 차기정부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는 데이론이 없다.김영삼(金泳三)·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시스템에 의한 인사보다 ‘비선(^^線)’에 의존한 인사를 자주 해 국정난맥상을 초래한 측면도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두 유력 후보의 리더십 양태를 집중 분석,유권자들에게 판단의 기준을 제공한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근은 있으나 가신은 없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용인술(用人術)을 가리켜 주변 사람들은이렇게 말한다.당직 등을 맡아 그의 지근거리에 있다 해도 특정인에게 모든일을,전적으로 맡기지 않는다는 것이다.능력을 우선시하되 골고루 인재를 발탁하는 스타일이다. ◆능력 중심 이 후보는 ‘의리 중심’이 아닌 ‘능력 중심’으로 사람을 쓴다고 한다.당 관계자들은 “이런 점이 이른바 ‘3김(金) 정치’와 분명히 구별된다.”고강조한다.“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동교동계처럼 계보를 형성하지 않은 것도 공적인 일에 사사로운 정을 배제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당 인사들은 이런 용인술이 측근 비리를 없애고,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이 후보는 또한 업무에 들어가선 특정인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이른바 ‘등거리 용인술’로 주변사람들간에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을 하게 한다.한 당직자는 “그래서 이 후보의 주변 사람들은 늘 긴장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공식 라인 중시 당 사람들은 “이 후보의 측근은 당직자들”이라고 한다.이는 당직이 바뀌면 측근이 바뀐다는 얘기도 된다.“당의 의사결정 과정을 총재의 특별한 비선(秘線)이 좌지우지하는 과거의 정당과는 달리,당직자를 중심으로 하는 공식 라인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된다.”는 설명이다.핵심 당직자는 “이 후보에게도 외부의 많은 조언 그룹이 있지만,이들은 말 그대로 조언자 역할을 할 뿐”이라면서 “(사람을) 쓰지 않으면 그만이지만,쓰려면 자리를 주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골고루 쓰기’ 이 후보는 오랫동안 특정인에게 큰 역할을 계속 맡기지 않는 편이다.200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최측근으로 불렸던 김기배(金杞培) 의원과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은 어떤 면에서 보면 지금 ‘백의 종군’하고 있다.이처럼 한카드만 계속 쓰는 게 아니라,이 카드와 저 카드를 번갈아 쓰는 식의 ‘골고루 쓰기 방식’을 인재 기용에서도 구사하고 있다. 이 후보의 이런 행보는 당내 2인자를 키우지 않으려는 평소 소신과 맥이 닿는다고 한다.한 당직자는 “이 후보의 측근들은 한 때의 측근일 뿐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진짜 측근이 아니다.”라고 털어 놓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작 본인이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몸을 기꺼이 던질 측근이 없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장세동(張世東) 안기부장과 같은 ‘심복’을 키우지 못했다는 뜻이다. ◆천칭원리에 따른 의사결정 가신이 없는 만큼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어느 한 사람의 말을 일방적으로 믿거나,그의 말에 힘을 실어주는 일도 없다.오랜 기간 판사 생활을 한 까닭에서로 상충되는 양측의 주장을 듣고 판단을 내리는 습관이 몸에 밴 것이다.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이 후보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듣고 충분한 토론을 거친다고 한다.최종적으로는 마음 속으로 혼자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물론 조언을 듣고 싶을 때는 양정규(梁正圭) 고문 등 당 중진들을 수시로 찾는다. 오석영기자 palbati@ ★권철현 비서실장이 본 李후보 “후보 자신도 유머와 재치가 뛰어나고 따뜻한 사람인데,주변 사람들이 잘모르는 것 같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진면목에 대해 권철현(權哲賢) 비서실장에게 물어보자 나온 대답이었다.그러면서 권 실장은 “아마도 대법관 출신인 탓에 정서적인 부분이 덜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라는 말을 곁들였다.이어 “똑똑하고 예리한 것보다는 의외로 소탈하고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함께 잘 어우러지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대쪽 이미지’로 인해 가려져 있던 이 후보의 다른 면모를 소개했다.이 후보의 용인술에 대해서는 “특정인에게 권한을 주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로운집중을 이끌어내는 운용의 묘가 있다.”고 설명했다.“정치입문 6년간 특별한 측근이나 가신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비서실장인 나에게도 역할이 범위를 넘지 않고 경계를 지키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경기고·서울대 인맥만을 찾는다.’는 항간의 소문은 “확실히 잘못됐다.”고 손사래를 쳤다.“이 후보는 주변사람의 아이디어를 광범위하게 수렴하는,이른바 ‘브레인 스토밍’을 선호한다.”면서 “사안별로 늘 여러 교수·기업인 그룹으로부터 다양한 의견들을 듣는다.”고 소개했다. 이지운기자 jj@ ★민주당 노무현 후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용인술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의 인생역정을 반영하듯 원칙과 철학이 정치적 고려보다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잠재력 및 검증 중시 사람을 쓸 때는 겉으로 알려진 능력보다 잠재력을 중시하고,인사를 할 때는 자신의 판단보다는 시스템에 의한 검증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3당 합당에 반대했듯이 철새행각에 대해서는 질색이라고 한다.가난했던 시절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짧은 판사생활을 거쳐 시쳇말로부산에서 ‘잘나가는 조세전문 변호사’로 사는 재미에 젖어들다가,남보다늦은 30대에 운동권 논리를 배우고,인권변호사로서 민주화 투쟁을 했던 경험이 그런 습성을 갖게 한 것 같다. 사실 노 후보는 지난 4월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당선되기 전까진 큰 조직의인사를 해 본 경험이 없다시피 하다.짧은 해양수산부장관 시절을 제외하고는 고작 자신의 지구당이나 개인사무실 인사 등 적은 조직의 인사만을 했었다.때문에 그의 인사스타일을 검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용주의와 권한 위임 노 후보의 인사스타일은 그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당선된 뒤 비서실장과 대선기획단장 인선 등을 할 때 조금씩 드러났다. 지난 5월 첫 비서실장 인사 때 다수는 노 후보에게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대기업인 출신의 김택기(金宅起) 의원을 추천했으나,노 후보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출신으로 자신과 이념적으로 가까운 정동채(鄭東采) 의원을 택했다.평소 원칙과 철학을 반영한 셈이다.하지만 실용 추구 또한 중요 인사 기준으로 알려졌다.대선기획단장에 범동교동계로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는 문희상(文喜相) 의원을 중용한 데서 잠재력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인사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이런 노 후보의 기대에 부응,문 의원은 선대위원회가 출범할 때까지,이후에도 당내 반노(反盧)·비노(非盧)세력에 시달리던 노 후보를 적절하게 보좌했다는 평이다.그의인사스타일에서 또하나 중요한 측면은 한번 기용하면 끝까지 가는 ‘권한 위임형’이란 점이다.노 후보는 선대위 인사 때 선대위원장이나 본부장급 인사 등에만 신경썼을 뿐,실무급 인선 권한은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에게 거의 주다시피 했다. 서갑원(徐甲源)·안희정(安熙正)씨 등 과거 경선캠프 때부터 도왔던 젊은 인물들이 선대위 핵심 실무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않으면 “끝까지 쓴다.”는 인사 스타일을 반영했다는 평이다. ◆기준은 탕평인사 그러면서도 실수를 하거나 조직보다 개인적 욕심과 이해관계를 앞세울 경우엔 가차없이 내치는 냉정한 면도없지 않다. 물론 노 후보는 당내분과정에서 드러났듯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큰 조직을 관리해 본 경험이 짧아 집권시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노 후보는 ‘민주적 리더십’ 추구와 더불어 ‘탕평인사’를 모든 인사의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냉혹한 정치 현실이 그의 원칙을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이춘규기자 taein@ ★신계륜 비서실장이 본 盧후보 “나도 깜짝 놀랐습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신계륜(申溪輪) 의원은지난달 말 국민통합21과의 후보단일화 협상을 최종 마무리하고 몇몇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털어놨다.협상을 하면서 노 후보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협상이 잘못되면 자신도 대통령후보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노 후보만 바라보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까지 생각하면 엄청난모험이었지요. 그런데 노 후보는 협상의 고비 때마다 곧장 한 길로 가더군요.철저히 국민들을 믿었습니다.” 그는 협상에 가장 큰 힘이 됐던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서슴지 않고이렇게 답했다.“저에 대한 노 후보의 믿음이었습니다.자신의 운명까지 걸린 문제였지만 한 번 맡긴 일을 끝까지 믿어 주었습니다.” 그는 대화 말미에 노 후보의 성품을 평가했다.“소탈하고 내성적이라고나할까요.기존 정치인들과는 달리 주변 사람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그러다보니 말실수도 있었습니다.지금은 본인도 노력하는 것 같아요.많이 나아졌습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법원도 정치권 눈치보기? 김영배.김윤환씨등 선고 내년으로 연기

    법원이 정치인들에 대한 선고를 대통령선거 이후로 연기해 지나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당 재판부는 선고 결과에 따라 특정 대통령 후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李興福)는 10일로 예정됐던 민국당 대표 김윤환 피고인과 민주당 의원 김영배 피고인의 항소심 선고를 모두 내년 1월14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대선 전에 정치인들에 대한 선고가 내려지면 법원이 정치적 공세나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어 변호인의 연기 요청 없이 재판부가 직권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영길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선고가 지난 6일 내려졌고,김 대표의 혐의가 정치 사건이 아닌 뇌물 수수여서 법원의 몸사리기가 지나쳤다는 견해다.재판부는 “김윤환 대표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대선 유세를 돕고있어 선고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천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에 추징금 33억 5000만원을,김영배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각각 1심에서 선고받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선택2002/대선중반 판세와 각당 전략

    ※비상걸린 한나라 선거전문가들은 대통령선거전 중반의 판세 점검 결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전국의 표밭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각종 미공개 여론조사에서도 당선가능성과 단순 지지도상의 선두가 다르게 나타나는 등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지역별로는 특히 서울·인천·경기를 포함하는 수도권과 부산·경남 및 충청 지역에서 후보간 열띤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후보들의 입장에서 보면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아무도 마음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각 후보진영은 아직도 상당수 남아있는 부동표를 흡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대통령선거가 10여일밖에 남지 않았으나,단순지지도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노무현 후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지난 5일에는 초조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6일에는 다소 얼굴이 펴진 것 같았다.당 관계자는 “5일 저녁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 이 후보와 노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지난 3∼4일 조사보다소폭이지만 좁혀졌다.”고 주장했다.다른 관계자도 “단순지지도는 뒤지지만 투표율 등을 감안한 판별분석 지지도는 팽팽하다.”고 거들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선거전략회의에서 “다음주 초에는 역전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서 대표의 이러한 말에는 희망도 섞여있지만,흔들리는계층에 대한 공략에 자신이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는 듯하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부산·경남(PK),충청권,20∼30대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PK에서의 노풍(盧風)을 막기 위해 이날 입당한김광일 전 의원을 긴급 투입,박찬종 전 의원과 투톱체제 가동에 들어갔다.박찬종·김광일 전 의원은 PK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들로 평가된다.이들은 노무현 후보와 ‘미니 민주당’을 함께해 누구보다도 노 후보에 대한약점도 잘 알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측의 얘기다. 청와대비서실장을 지낸 김광일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는 돌출적인 행동과 무분별한 발언으로항상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면서 “인권과 무한도청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김대중 정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비판하지 못한 사이비 인권운동가”라고 비난했다. 충청권 공략을 위해서는 충남 천안 출신인 서청원 대표와 충북 옥천이 외가인 박근혜 선대위 공동의장을 투입했다. 또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이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유세를 할 경우충청권 표를 흡수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결국 충청권 유권자들은 충남 예산이 고향인 이회창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나라당은 하고 있다. 취약계층인 20∼30대 공략을 위해서는 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새물결 유세단’을 활용하고 있다.김덕룡 선대위 공동의장,이부영 김홍신 김부겸 김영춘 의원을 비롯한 개혁적인 인사들을 대학가와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강남,대학로 등에 투입해 젊은 표를 훑고 있다.새물결 유세단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젊은 표심 공략에 나서면서 반응도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곽태헌기자 tiger@ ※신중한 민주당 민주당관계자들은 6일 대선 중반전 판세가 ‘낙관적’이라는 점을 감추지않았다.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안정적인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그런 가운데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조바심도 엿보였다. 민주당은 각종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들이 지난 3일 첫 TV합동토론회 뒤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 후보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효과를 지속시키며 이 후보를 안정적으로 앞서는 추세가 유지됐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일부 조사에서는 오차범위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고 있고,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공조로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데다,전략지인 부산·경남의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현상 때문에 긴장감도 늦추지않았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선대위 본부장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결코 어둡지 않고,해볼 만하지만 자만해선 안 된다.”면서 “나폴레옹의 이야기대로 최후의 5분을 잘 싸우는 사람이 승리자이기 때문에 샴페인을 먼저 터뜨려선 절대 안된다.”고 당직자들을 독려했다. 노 후보 미디어자문위원회는 그러나 ‘노무현 브리핑’이란 정례 보도자료를 통해 “노 후보는 단일화 이후 급등한 지지율이 대선 13일전인 6일 현재까지 계속되면서 이회창 후보와의 격차가 줄지 않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도청의혹 문건과 땅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등 폭로공세에 나섰으나 10여일 넘게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판세분석에 따라 남은 유세기간 중 수도권과 부산·경남(PK),충청권 등 마지막 승부처에 유세단 등 당의 화력을 총집중,승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대선의 최대 전략지로 떠오른 부산·경남지역 공략은금주말까지 통합21측과 정책조율이 마무리될 경우 개시될 정몽준 대표의 지원유세에 기대를 걸었다. 50대인 ‘노무현·정몽준 공동유세’가 이뤄지면 ‘세대교체’가 쟁점으로부상하면서 노 후보 지지율이 다시 상승기류를 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약점보완도 병행하는 모습이다.민주당은 노 후보의 ‘안정적 이미지’ 보강을 위해 총리를 지낸 거물급 인사의 영입이나 지지선언도 추진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또 충청권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연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대책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리고 지역감정 조장이나 대형폭로전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당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춘규기자 taein@ ※약진하는 민노당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노동계의 실질적인 단일 후보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노총충남본부(의장 홍재복)는 6일 권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홍 의장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당선가능성이 있는 한나라·민주당 후보를 찍자는 일부 의견이 있지만 이는 노동자들을 다시 분열시키는 보수정당의 전략”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권 후보를 찍자.”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경남·경기도지부 등 지역 지부와 금융노련,금속화학노련 등의산별노조 등 평소 권 후보에 호의적이었지만 분위기를 살피고 있던 노총 지부 및 연맹들도 권 후보로 지지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노총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승리21 후보로 나왔던 권 후보 대신 민주당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는 등 민주노총과 묘한 경쟁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총이 주도하고 있는 민주사회당이 민노당과 노동계 단일후보에 대한 의견을 함께하는 등 양 노총의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다. 나아가 노총 지도부가 ‘누가 노동자 후보인가.’라는 대선 후보 가이드라인을 제시,사실상 권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노동계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노당 노회찬(魯會燦) 공동선대본부장은 “노총이 전례 없이 지지 후보를정하지 않은 것 자체가 실질적인 노동계의 대선후보 단일화를 이룬 발전적의미를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철(金鍾哲) 대변인도 “TV 토론을 통한 권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생긴 ‘이제는 우리도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노총 지지선언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사설]자고 나면 불거지는 흑색·비방전

    자고 나면 상대편 후보를 겨냥해 최소한 한 건 이상의 검증되지 않은 흑색·비방자료가 폭로되는 등 선거판이 점차 혼탁해지고 있다.그제는 한나라당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신문광고란에 게재하더니,어제는 ‘노 후보가 해양수산부장관 시절 동아건설 보물선 사건에 관한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주가조작을 부채질해 소액투자자들에게 수천억원의피해를 입혔다.’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민주당도 뒤질세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큰아들의 수백억원대 주가 시세차익 의혹으로 맞받아치고,이 후보의 판교·화성 땅투기 의혹을 거푸 제기했다. 양당의 기류를 감안할 때,이같은 흑색·폭로전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으로종반전으로 갈수록 매우 살벌해질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그토록 이번 대선은 3김정치를 청산하고 21세기 첫 대통령을 뽑는역사적인 선거임을 강조해왔건만,정치인들에게는 쇠귀에 경읽기였던 모양이다.이처럼 사생결단식 네거티브 캠페인만이 횡행하다 보니 국민들은 정치에서 희망을 발견하지못해 좌절감을 맛보게 되고,결국 정치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것이다.이는 결국 투표참여 저조로 나타나 민의가 왜곡되는 현상을 초래하고,급기야 나라 전체가 심각한 선거 후유증을 겪는 등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 후보의 과거행적과 도덕성은 중요한 선택 기준의 하나다.그러나 이미 검증된 자료를 국민들의 기억력을 무시한 채 슬그머니 다시 들고나오는 재탕·삼탕의 관행은 사라져야 할 구태이다.벌써 세차례 대선을 경험한 우리 유권자의 수준을 과거 낡은 잣대로 쟀다간,낭패를 보기 십상이다.서둘러 각 후보진영은 선거전략을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이제는 21세기 국가 비전과 실천 전략으로 다가서야 민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 [열린세상]꿈의 정치를 위하여

    정치의 계절이므로 이상과 현실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이상만을좇거나 현실만을 고려하는 정치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그래도 역시 정치의 묘미는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노력과 기술에 있을 것이다.이상만을 좇는 정치는 독단과 아집,배타적 폭력을 낳는다.현실만을 바라보는 정치는권력지향적 음모와 술수,패거리 문화에 휩싸인다.이상과 현실의 균형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어떤 절묘한 신산(神算) 없이 위대한 정치는성립한 적이 없다.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것은 그만큼 그 둘이 서로배반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모든 위대한 것은 언제나 어떤 역설의 실현이다.불가능해 보이던 것이 마치 자연스럽고 처음부터가능했던 것처럼 눈앞에 펼쳐질 때 우리는 시적인 감동에 빠진다.여기서 지난 6월의 한·일 월드컵 축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그때 기대조차 하기힘들었던 일들이 기적처럼 생생한 현실이 되었다.그때 붉은악마는 우리의 벅찬 감동을 실어내기에 부족함 없는 슬로건을펼쳐들었다.‘꿈★은 이루어진다.’고. 이 구호가 요즘에 들어서는 많이 퇴색되었다는 느낌이다.이유야 많겠지만,그 ‘꿈★’을 독점하거나 사취하려는 욕심도 한몫 했음이 틀림없다.일류 브랜드를 꿈꾸는 대기업의 광고언어로,대권을 꿈꾸는 대선 후보의 정치 슬로건으로 차용되면서 원래의 꿈은 조금씩 기억의 뒤편으로 명멸해갔다.시적이고초월적인 차원을 상실한 꿈,세속적 조건 안에 갇혀 있는 꿈,별을 잃어버린꿈으로 전락한 것이다. 물론 현실의 중력과 울타리를 무시한 꿈은 공허할 수 있다.그런 꿈은 종종현실을 등지기 위한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현실과 정면으로 맞설 능력과 용기가 없어서 실현 불가능한 이상으로 도망가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다.과거에 독일 철학자 헤겔은 낭만주의자들을 그런 식으로 비난했다.잘못된 현실을 손가락질하면서 고고한 이상에 머무는 ‘아름다운 영혼’이지만,정작 그런현실에 대한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꿈이 아니라 현실이 도피처일 수 있다.가령 학창시절에는 어떤 이상을 위해 살고자하던 이가 사회에 나가서는 자신이 멸시하던 부류의 사람들보다 한술 더 떠서 세속적 이익을 좇는 경우를 본다.특히 남다른 재능과 열정 때문에 장래가 기대되던 여학생이 평범한 주부로서 살아가는 데만족하는 것을 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 현실은 꿈보다 안락할 수 있다.이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들이 겪을 필요가 없는 고난을 감수해야 하고,그래서 꿈속에 오래 머물러 있기 어렵다.그런고난을 면제받을 뿐 아니라 여러가지 보상을 약속하는 현실로 피신하게 되는 것이다.현실에 순응한다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이상을 좇을 때의어려움에 비하면 그래도 그게 편한 일이다.그런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은 젊은 시절 하늘에 그리던 이상을 내팽개치고 현실의 요구에 순응하고 산다. 이런 사례는 아마 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공천과당선 가능성을 위해 초발심(初發心)을 잃어버리는 일이 너무 자주 눈에 띈다. 선거 때마다 당을 옮기는 철새 정치인들은 꿈에서 도망쳐 나와현실로 피신하는 대표적 행렬이다. 요즘 대선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든다.오늘날 한국정치의 최대 과제가 지역정서에 기초한 3김 정치의 청산에 있다는 것은 이제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이런 공유된 자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꿈★,별 달린 꿈을 두려워하는 눈치다.오히려 그런 꿈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배반하는 목소리,지역정서와 세대 갈등에 호소하는 목소리가 다시 살아나려는 조짐이다. 성서에 수록된 바울의 편지에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말이 나온다.꿈은 믿음을 먹고 자라고 믿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정치인들이 이 시대의 꿈을 믿지 않고 현실에 안주한다면,적어도 유권자들이라도 그 꿈에 대한 확신을 지켜야 할 것이다. 김상환 서울대 교수 철학
  • [2002길섶에서]아름다운 사람

    공중 화장실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다.‘아름다운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이다.화장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으면서도 다시 한번 옷을 추스르게 만드는 것이다.훈시형이나 명령조글귀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훨씬 더 강하다.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이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상대 후보 헐뜯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상대방의 불행 위에 행복의 탑을 쌓겠다는 듯,온갖 험악한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대선 후보가 짐승 이하로 비하되기도 하고 흉측한 괴물로 묘사되기도 한다.분탕질을 할수록 표를 더 얻는다는 경험법칙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 같다.‘아름답다.’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다.하지만 유권자들의 눈에는 화장실의 표어만도 못한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덤비는 정치인들이 불쌍하게 비친다. 이 때문에 천국에 들어간 교황은 오두막집에서 빵껍질로 허기를 채울 때 정치인은 초호화 별장에서 진수성찬을 즐긴다고 했던가.정치인이 천국에 들어갈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뜻일게다. 우득정논설위원
  • [시론]신물 나는 폭로정치

    선거일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각후보의 유세장에는 제법 많은 인파들이 모여들고 있다.그러나 이번 선거의분위기는 이전 같지는 않은 듯하다.세 김씨가 정치적으로 퇴장하면서 과거우리 사회를 분열시켰던 지역감정이 가라앉았고 그만큼 선거 분위기도 차분해진 탓일 것이다. 유권자들이 성숙한 모습으로 차분하게 선거를 바라보는 것에 비해 후보자측의 움직임은 과거에 비해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후보자 각 진영은 여전히 폭로와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 캠페인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국정원이 정치인들과 언론인 등에 대해 불법적으로 도·감청을 했다고 폭로하였고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자금 수수와관련된 폭로로 맞서고 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선거는 지난 정부의 업적을 평가하고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장이다.따라서 현 정부의 실정과 정책적 문제점을 비판하거나 혹은 잘한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일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마땅히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또한 선거 운동 과정에서 행해지는 후보자의자질에 대한 상호 평가 역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이런 점에서 본다면 여야간에 벌어지고 있는 폭로전 역시 정부의 실정이나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보다 자극적인 방법을 통해 극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제기한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에 대한 폭로가,정부와 민주당이 폭로 내용 자체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폭로의 내용 자체가 충격적인 탓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이 실제로 도·감청과 관련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선거는 이처럼 후보자들이 적절하게 제기한 문제에 대해 선거 운동 기간 동안사회적 토론을 통해 문제 해결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해 주는 효과적인 제도적 장치이다. 그러나 지금 각 후보자간에 행해지는 폭로는 정치,사회적 문제의 해결이나효과적인 상호검증을 위한 적절한 문제 제기라고 보기 어렵다.지금 제기되고 있는 폭로는 부정적 현상에 대한 비판과 문제 제기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 해결까지 염두에 두고 제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짧은 선거 운동 기간을 감안할 때 폭로된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가 선거 전 밝혀지길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지금 두 후보자 진영간에 전개되는 폭로전은 사실상 선거가 끝나고 나면 그만인 선거용 이슈인 셈이다.불법 도·감청과 같은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안 역시 정략적인 선거용 이슈로 ‘폭로'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사회적 토론은 물론 실체적 진실도파악하기 어렵게 되었다.무성한 ‘설'과 도청에 대한 사회적인 불안감만 고조된 셈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치고 빠지는' 식의 무책임한 폭로전은 제기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발전으로 이끌어 가는 계기를 마련하기는커녕,오히려 국민들의 의혹과 불안감만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이는 또다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정치적 냉소주의로 이어지게 하는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이야기한다.3김의 사당 정치와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다.그러나 지금 전개되고 있는 폭로전에서 보듯이 선거판에서 벌어지는 여야 후보들의 모습은 여전히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낡은 부대에 새 술을 담을수 있을까? 국민들은 안타깝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 정치학
  • 美軍범죄 현장조사권등 쟁점/한.미 SOFA협상 방향

    한·미 양국이 최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개선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개선안 마련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최근 한국내 반미(反美)감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증폭돼 이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주한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음에도,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으며,이를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대선의 주요 이슈로까지 부상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의선·동해선 연결과 관련,군사분계선(MDL)의 월선 승인권을 둘러싸고 남북한 및 유엔사(미군이 주축)가 갈등을 빚는 등 일련의 상황들이 한·미 동맹 자체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일 직접 SOFA개선을 언급한 것도 정부의 우려정도를 반영하는 것이다.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 대사도 1일과 2일 잇따라 우리 정치인들을 만나 SOFA개선 의지를 내비쳤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미양국 관계의 질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란기대가 나올 정도로 미측의 우려도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미 양국 정부가 취할 조치는 SOFA합동위 형사 분과위를 통한 개선이지,SOFA협정 자체의 개정이 아니다.틀은 그대로 두고,합동위 ‘합의사항’으로 보완한다는 입장이다.우리 정부는 지난해 1월 두번째 개정한 현 협정이 독일·일본 수준으로 비슷해졌고,여중생 사망사건과 같은 공무중 발생 사건의 재판권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주재국에 양보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현실적으로 개정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합동위 합의 사항을 통한 ‘운영상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정부의 노력이,재판권이양 등 전면적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어느 정도납득시킬지는 미지수다. 한·미 양국은 개선조치와 관련,‘주한미군 범죄 발생시,한국경찰의 초동수사 강화 방안’세부 규정 마련에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초 한·미 양국이 SOFA 합동위를 통한 합의사항 마련에 실패한 뒤2개월여만의 진전이다.최근 반미분위기 확산을 계기로 미측이 적극성을띠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미 양측은 ▲주한미군 훈련장의 안전 시설 설치 ▲이동시 주민에 대한사전 통지 ▲훈련장 도로 확보 등에는 일찌감치 합의를 이뤘다.그러나 초동수사시 우리 경찰의 현장 접근 및 조사권 확보,미군 피의자의 신병 인도 전예비수사 단계에서 우리측의 개입 범위와 방법에선 2∼3개 핵심 조항을 놓고 계속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형사공조 방안이 마련되면,우리 수사당국은미측으로부터 사건발생 즉시 통보받고 현장수사에 참여하게 된다.법무부 관계자는 “사실상 협정 개정 효과와 같다.”면서 미군범죄 수사·재판의 공정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오늘의 눈]2002년 겨울, 푸둥과 서울

    지난달 27일 오전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아시아에서 가장 높은(468m) TV송신탑으로 중국이 자랑하는 ‘둥팡밍주(東方明珠)’에 올라 내려다 본푸둥은 솟아오르는 거대한 용의 머리를 연상시켰다. 둥팡밍주 옆으로 40∼80층의 빌딩 수십 채가 마천루를 이루고,시선을 옆으로 던지면 창장(長江)하이테크단지의 중추가 눈에 들어온다.아직도 푸둥 곳곳은 타워크레인의 숲이다. 고인이 된 중국 정치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1990년 푸둥을 경제특구로지정,중점 개발하기 시작한 지 12년만에 이곳은 황량한 개펄에서 중국 경제의 심장으로 탈바꿈했다.같은 날 오후 푸둥지구를 행정적으로 관할하는 푸둥신취(浦東新區) 청사안 브리핑룸.10여년 전까지 교직에 있었다는 60대 초로의 신사가 열심히 푸둥의 현황과 투자유치 전략 등을 설명했다. 한국어로 제작된 10여분 분량의 투자유치 비디오는 더욱 압권이었다. 그러나 불과 비행기로 2시간여 거리의 대한민국 서울의 풍경은 어떤가.3일 오전‘뉴스의 눈’은 온통 서울 여의도에 집중돼 있다. 온통 대통령 선거전과 도청 공방으로 도배질된 신문 한쪽에 ‘내년 취업 더 어렵다’는 제목 하나가 눈길을 잡는다.5년 전의 외환위기 원인이 기업부실이었는데 또다시 외환위기가 닥친다면 개인부실 탓이어서 그 파장이 5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분석도 전문가들의 입에서 잇따른다.솟아오르는 푸둥의 모습과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풍광들이다. 지난해 푸둥의 1인당 평균GDP는 7700달러(상하이 전체는 6000달러).‘푸둥개발→상하이 경제발전→중국 경제발전’이라는 개발초기 구상이 들어맞고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생각인 듯하다.덩샤오핑이 ‘푸둥 개발을 왜 앞당기지 않았는지 후회막급이다.’라고 유언했다는 얘기를 상하이 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정치보다 중요한 것이 경제인 까닭을 우리 정치인들은 과연 언제쯤 깨우칠지,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푸둥을 지켜보면서 새삼 생각해 본다. 박홍환 산업팀 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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