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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문위원 칼럼] 언론이 ‘진짜 국감’ 시작하라/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3주 동안 진행됐던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올해 국감은 어느 때보다 정책국감·대안국감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의원의 3분의2가 초선인 데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기존 국감활동과의 차별화를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도를 통해 느낀 국민들의 체감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듯하다. 우선 초반부터 역사교과서 편향 공방과 국방위의 군사기밀유출 논란으로 정쟁의 장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주에는 여당의 ‘4대 개혁입법’ 발표와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라는 대형 이슈에 밀려 국감은 거의 실종되고 말았다. 그동안 우리 언론의 국정감사 보도는 정치인들의 폭로성 의문제기를 사실 여부에 대한 비판적 검토 없이 기사화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치쇼에 가까운 공방을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함으로써 언론의 본질적인 의무라 할 수 있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았다. 올해 국감에서도 역사교과서 공방을 비롯한 몇 가지 사안에서 일부 언론은 이런 모습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국감 초기, 국감장이 이념논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파행으로 치달을 때 보여준 서울신문의 보도 자세는 주목할 만하다. 서울신문은 11일자에 ‘국감-정책은 없고 공방만 있다’를 주제로 3면에 걸친 기획기사를 내놓았다. 이 기획은 구태를 답습하는 국회의원들을 비판하며 정책중심의 국감활동을 촉구했는데 국감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데 기여한 바가 컸다는 생각이다. 역사 교과서 논란과 관련해서도 전국 20개 고교 역사교사들의 견해를 직접 들어보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조사로 ‘별 문제가 없음’을 이끌어내 이념 편향 논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서울신문은 매일 2개 면을 국감지면으로 고정 배치했는데 상당히 효율적으로 운영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요 이슈를 담은 ‘국감 초점’이나 ‘국감하이라이트’는 피감기관의 답변이나 해명도 충실히 전달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보도자료들을 기자의 해석 없이 ‘국감플러스’로 단신 처리해 자칫 홍보로 흐를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한 것도 사려 깊었다.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농어민 등 서민과 관련된 상임위에 소홀했다는 점이다. 서울신문이 보도한 국감기사 130건(‘뉴스플러스’등 단신기사 제외)가운데 여성위 및 농수산위와 관련된 기사는 한 건도 없었고 환경노동위 관련 기사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어느 사안보다 공론화가 필요한 WTO협상,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성매매특별법, 노동문제 등을 다루는 상임위에 대한 지면할애에 인색했다. 내용면에서 질의 답변에 대한 확인 취재나 검증이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문장에 있어서도 ‘따졌다 지적했다 질타했다 주장했다’ 형태의 차용기사가 많았다. 이렇듯 단순 중계형태의 기사는 독자들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회감시의 기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경형 칼럼 ‘수시 국감으로 바꾸자’(10월14일자)에서도 지적했듯이 국감제도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보다 내실 있는 행정부 감시의 수단으로 전환할 때라는 의견이 많다. 사실 피감기관은 국정감사를 무사히 넘기면 되는 몸살감기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국감은 끝났지만 언론의 후속보도가 더욱 절실해 진다. 국감에서 드러난 쟁점들에 돋보기를 들이대기를 바란다. 진짜 감사는 이제부터 언론이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문제를 지적한 의원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당국의 처리 방식은 어떤지를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하는 감시가 필요하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 원어민 교사 3인의 솔직토크

    원어민 교사 3인의 솔직토크

    영어라면 이제 신물이 난다는 회사원 A씨. 올해 스물 여섯인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알파벳을 배운 후 정규교육과정을 따라 14년 동안 영어를 공부했다. 영어를 정복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중학교 때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영어 단어를 외웠다. 영어 수업 시간에는 20∼30개씩 단어 받아쓰기 시험을 봐, 철자가 틀린 개수만큼 선생님에게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기도 했다. 고교 입학 후에는 영문법 교과서의 대명사격인 ‘성문기본·종합 영어 시리즈’를 2∼3차례 정독했다. 수능 외국어 영역 문제집은 셀수도 없이 많이 풀었다. 사전을 찢어 단어를 외우고는 이를 질겅질겅 씹으며 대입의 독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취업을 앞두고는 토익 시험에 매달렸다. 영어실력이 원어민 수준임을 인정하는 토익 800점 획득을 책임진다는 학원만 찾아다녔다. 토익시험에 10여차례 응시 끝에 고득점을 획득했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5분 이상 대화를 이끌어가기가 힘들다. 엄청난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자해도 외국인만 만나면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원어민 강사 3인이 느끼는 우리 영어교육의 문제를 들어본다. ‘부모(parents)’,‘테스트(test)’,‘암기(memorizing)’.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원어민 강사 3명이 공통적으로 짚어낸 키워드는 의외로 간단했다. 한국의 독특한 사회·문화적 특징이 우리 영어 교육의 방법과 초·중·고교생의 영어 실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에도 이견이 없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이 노력과 지력, 열정이 부족해서 영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구조가 영어를 어렵게 배우도록 한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또 우리 영어 교육의 목표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가며 영어를 배워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가문의 영광’위해 자녀교육에 헌신하는 한국 학부모 강남구 일원본동 대모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앰버는 요즘 고민이다. 그는 학생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쉽고 그림이 풍부한 교재로 영어를 가르친다. 단어나 문장을 외우기보다는 교재를 이해하고 학생들이 스스로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숙제를 내주기 보다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비중을 둔다. 그러나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부모들의 건의가 이어졌다.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더 어려운 교재로 가르치고 더 많은 과제를 주고 더 공부를 시켜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를 배우면 하루 아침에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학부모들의 이런 불가능한 요구 때문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UC리버사이드 강사 제레미는 한국 학생들의 대부분이 부모의 강요에 못이겨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억지로 공부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더 낯선 것은 부모로부터 독립해야할 나이인 대학생들이 부모에게 학비와 용돈을 받는 것은 물론 학원비까지 받으면서 영어학원에 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에 과도하게 관심을 가지고 많은 돈을 자녀의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지만 사실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면서 “차라리 몇년치 학원비를 모아 영어권 국가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학원 갈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영어마을 안산캠프 원어민 강사 셔먼은 한국의 학벌주의와 가족주의의 결합이 이런 사교육의 과열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모든 것을 헌신해서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한다.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과는 달리 조상을 공경하고 집안의 어른을 존중하며 부모가 자녀를, 형제와 자매가 서로를 보살피는 문화는 한국 학생들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 학생들은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공부하기 때문에 만 18세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미국, 캐나다 학생들 보다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명문대에 진학해야만 이 사회에 주류를 이루는 파벌에 합류할 수 있고 집안에서 명문대생이 한 명이라도 나오면 ‘가문의 영광’이 되기 때문에 온 가족이 자녀의 명문대 진학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내 아이는 더 나은 교육을 시켜 명문대에 진학시키겠다는 생각으로 경쟁적으로 이 학원 저 학원에 보내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이런 사회적 특징은 공부하는 학생들 간의 순수한 학문적 경쟁을 유도하지 못하고 결국 가족 대 가족의 재력 대결 구도를 만든다.”고 말했다. ●한 번의 테스트로 인생을 결정짓는 수능식 영어 교육 제레미는 “한국 정부는 학생들에게 수능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지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 교육은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셔먼은 “한국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만 15세부터 모든 교육 패턴이 변한다.”고 말했다. 단 한번의 수능 시험이 학생의 평생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오로지 수능 시험에만 매달린다. 앰버는 “이 테스트는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을 보살펴주는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능 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이 모든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순수하게 학문적 호기심에 따라 공부하고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참된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원어민 강사들의 생각이다. 또 언어는 사용하는 도구가 돼야지 테스트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셔먼은 “한국의 영어 과목도 수능 시험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한 뒤에는 ‘죽은 영어’만 배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은 영어권 국가들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며 영어를 배우려하지 않고 또 그렇게 영어를 공부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도 없다. 때문에 학생들은 오로지 수능 시험에서 측정하는 영어 능력인 ‘읽기(Reading)’기술을 향상시키는데 매달리는 것이다. ●테스트를 위한 영어교육은 암기법만 가르친다 단기간에 수능 최고점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부법은 ‘암기(memorizing)’다. 단 1점의 점수 차이로 진학 대학과 학과가 바뀌고 이는 학생의 미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암기하는 법만을 가르쳤다는 것이 원어민 교사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앰버는 “한국 학생들은 매우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교재를 주면 이를 무조건 외우려드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과서를 외우면 내용이 무슨 뜻인지 이해는 하겠지만 책의 내용을 조금만 변형시켜 질문하면 학생들은 대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암기 역기 중요한 공부 포인트이긴 하지만 암기만 해서는 언어를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제레미는 이런 암기 중심의 교육이 한국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한국 학생들은 교사가 시키는 것은 잘하지만 혼자서 공부하는 능력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자유 주제를 주고 영어 발표를 시켜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학생들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컴퓨터 게임이 재미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 영어 발표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사고 능력이 미국의 중·고교생 수준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완벽한 발음과 문장 구조를 갖추어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은 국제 무대에서 세계인과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대화의 깊이와 내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창의력과 능동적인 공부 태도를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육 논리는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돼 셔먼은 “한국 사회의 이 같은 교육 풍토는 영어권 국가의 원어민 교사들에게 돈 벌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돈을 벌기 위해 원어민 강사를 지원하는 미국인들에게 이제 한국은 ‘꿈의 나라’가 됐다. 원어민 강사들의 인성과 자질에 대한 검증 절차가 없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원어민이면 3∼4주 만에 한국에 와 바로 학원 강사로 설 수 있다. 또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이 공교육 보다 더 신뢰하고 있는 사설 학원의 영어교육이 사실 엉망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은 자격 미달의 강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이 태반인데도 학부모들은 사교육만이 공교육의 대안이라고 믿고 매달린다는 것이다. 제레미는 “한국 교육은 오로지 상자 속의 엘리트만을 키워왔지 상자 밖의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초·중·고교에 자질이 검증된 원어민 강사를 배치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앰버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영어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최근 늘고 있는 영어마을과 같은 교육 기관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셔먼은 “교육의 논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인기를 의식한 교육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삭발·혈서… 한나라·헌재 화형식

    삭발·혈서… 한나라·헌재 화형식

    신행정수도 예정지 주민들이 24일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 위헌 결정 이후 처음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연기군 남면 주민 2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30분 남면 종촌리 성남중·고교 앞에서 ‘헌법재판소 및 한나라당 규탄대회’를 갖고 삭발식, 화형식에 이어 혈서 등을 쓰면서 헌재의 판결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집회는 행정수도 건설 후 토지수용에 대비해 다른 곳에 살 집과 땅을 샀다가 피해를 본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열렸다. 이들은 ‘타도하자 한나라당 해체하라 헌법재판소’,‘정부와 여당은 개혁정치 중단말고 끝까지 추진하라’,‘수도권만 국민이냐 지방민도 국민이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정수도 사업중단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소수의견으로나 있을 수 있는 불문헌법 논리에 근거한 헌재의 위헌결정은 서울 중심주의와 이기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한 서울 거주 헌법 재판관들의 법 논리적 유희에 불과하다.”면서 “헌재의 신행정수도 특별법 위헌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행정수도 이전에 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박근혜 대표가 총선 전 ‘행정수도 이전은 차질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장담했던 한나라당의 사기극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한나라당도 거세게 성토했다. 시위에 참가한 종천리 주민 서상범(64)씨는 “행정수도 이전을 믿고 다른 곳에 땅을 샀다 망하게 된 집들이 한 둘이 아니다.”면서 “‘핫바지’라고 불리며 번번이 당하는 충청도민들이 더 이상 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어 ‘역사는 헌법재판소를 심판하리라’고 쓴 흰 천을 높이 4m의 볏짚 허수아비에 두른 뒤, 불을 붙이면서 헌재와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주민 3명은 삭발식을 가졌다. 연기군 체육회 부회장인 김춘배(42)씨는 ‘충청단결’이란 혈서를 썼다. 집회에 참석한 이기봉 연기군수는 즉석 연설을 통해 “정치인들이 충청도민을 필요하면 쓰고 필요 없을 때는 버리고 있다.”며 “충청도가 더이상 ‘핫바지’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함께 싸워 나가겠다.”고 분위기를 돋웠다. 주민들은 트랙터로 추수를 앞두고 있는 100여평의 인근 콩밭과 수수밭을 갈아 엎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날 남면 소재지인 중촌리 도로 곳곳에는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던 플래카드가 걷혀지고 ‘우롱당한 자존심 정부는 보상하라’,‘수도이전 왜곡보도 조선·동아일보 타도하자’란 주민들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었다. 시위현장에는 경찰 40여명이 지키고 있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으며, 주민들은 1시간쯤 시위를 벌인 뒤 자발적으로 해산했다. 연기군과 주민,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25일 오전 11시 군의회에서 모여 행정수도 사업중단에 따른 ‘주민비상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다음주 중반 전 군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날 집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열린우리당 오시덕 의원은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비해 준비를 해 온 주민들의 경제적 손실에 대해 정부와 당에서 깊이 생각하고 있으며 후속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시론] 기로에 선 한국신문/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 교수

    [시론] 기로에 선 한국신문/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 교수

    열린우리당이 신문개혁법안을 확정했다. 신문사주의 소유지분 제한을 제외하면, 그동안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안들이 대부분 반영되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공정거래법상 제재를 받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1개사 30%,3개사 60%로 명시해 거대신문의 시장독과점 행위를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의 권익 보장을 위해 신문사의 구독계약 강요나 무가지 증정, 경품 제공 행위도 금지시켰다. 신문의 여론 왜곡을 방지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독자가 신문의 편집에 관한 의사 결정에 참여할 독자권익위원회를 설치했고, 신문사주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편집규약 제정을 의무화했다. 신문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공식화되어, 신문발전기금이 생기고 한국언론진흥원이 설립된다. 현재 한국의 신문시장은 그야말로 복마전이다. 경품, 무가지 등 불법행위가 성행하고, 발행부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100여개에 달하는 일간지 중 흑자를 내는 곳은 1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문을 닫는 신문사는 나오지 않는다. 한국 신문이 그나마 연명하는 것은 신문의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은 여전히 신문기사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한다. 독자들이 가장 외면하는 정치기사이지만 신문지면 중에는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되고, 가장 많은 면수를 차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극히 정치화된 한국의 신문은 정당의 대리전을 벌이고, 심지어 정쟁을 독려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진보적 신문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승리를 쟁취했다. 보수적 신문은 비록 정치적으로 패배했지만 신문시장에서는 여전히 70%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며 위세를 유지해 왔다. 그결과 한국사회는 보수와 진보가 팽팽하게 대립하며 국가적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수신문이 시장을 장악한 것은 자본의 위력 덕분이었다.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보수신문사들이 택한 생존전략은 물량공세였다. 신문의 질적 수준을 높이거나 신문시장 전체 규모를 늘리는 전략보다는, 경쟁신문사의 독자를 끌어오는 방편을 택했다. 각종 경품과 무가지를 동원해 경쟁신문사의 독자를 확보하려 했고, 결국 제값 내고 신문구독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신문개혁법안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소지가 있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신문시장의 질서를 회복하고, 신문산업을 회생시킬 대책들도 들어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 모두 조건반사적인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신문은 “비판 신문을 향한 복수”라고 주장하고, 진보진영은 “족벌언론의 위세에 눌려 지레 겁먹은 표정이 측은하기까지 하다.”고 열린우리당을 힐난했다. 신문개혁법안을 여전히 정치논리로 재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 국민의 편에 선 신문이라면, 국민을 위한 개혁세력이라면, 신문개혁을 정략적 차원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은 진보적인 정권을 지지하기도 하지만, 보수적인 신문도 지지하고 있다. 보수신문의 여론독과점도 마땅치 않지만, 정부의 언론자유 침해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궁극적 신문개혁안은 타협안이 되어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존의 법칙이 담긴 신문개혁법안을 여야가 함께 완성하길 기대한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 교수
  • [이런 책 어때요] 알렉산더/프랑수아 슈아르 지음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로 세련된 정치가이자 능숙한 전략가, 잔인한 전사였던 알렉산더. 그는 마케도니아의 젊은 왕으로 동방원정을 통해 광활한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하고 그리스 문명을 인도와 아프가니스탄까지 전파하며 자신을 ‘살아있는 신’으로 인정하게 만들었다. 책은 기원전 356년 마케도니아 펠라에서 태어나 기원전 323년 바빌론에서 33세로 죽기까지 알렉산더의 삶을 다룬다. 알렉산더의 삶은 서른셋에 멈추고 말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된다. 그는 숱한 예술가와 작가, 정치인들을 통해 정치적·철학적·종교적 신화가 됐다.1만 8000원.
  • [토요일 아침에] 양심의 소리 듣고 싶다/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요즘 우리가 접하는 뉴스는 국가보안법 철폐니 수도 이전이니 과거사 정리니 사립학교법 개정이니 하는 것들이다.또 계속해서 들리는 뉴스는 경제지표의 절망적인 수치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도덕적 붕괴,북한의 인권 문제,핵위협의 문제 등이다.그리고 세계 도처에서 테러에 대한 소식도 끊이질 않는다.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예민한 문제들에 대한 접근 방법이 너무나 획일적이라는 것이다.대부분 이원론적이고 이념적인 수준이다. 어쩌면 이렇게 견해가 다르고 입장이 다를 수가 있을까?과연 양심과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일까? 수많은 의구심이 꼬리를 문다.언어는 이미 폭력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특히 인터넷 폭력은 테러에 가깝다.흥분된 상태에서 검은 것을 희다 말하고 흰 것은 검다고 서슴없이 말한다.양심과 지성의 소리는 죽은 것일까?좀 희망적이고 건강한 의견은 없을까?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정직한 말은 없을까?사랑과 평화와 기쁨을 주는 말은 없는 것일까?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조금 더 참고 덜 쓰고 기다리면 된다.참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은 기다려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배처럼 떠돌 때 불안한 것이다.사람들은 비전을 갖게 하고 기쁘게 고통을 분담하도록 해주는 지도자를 갖고 싶어 한다.하지만 요즘 정치에는 옳고 그름이 없는 것 같다.오로지 누구 편인가,무슨 당인가 하는 편가름만 존재하는 것 같다.그렇게 기대했던 정치 신인들도 기성 정치인들을 닮아가는 듯하다.소속된 정당의 주장이 옳고 그른 것은 따지지 않고 앵무새처럼 따라하기에 바쁘다.그처럼 똑똑하고 지성적인 언변도 다른 당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도구일 뿐이다.과거의 존경받는 경력은 오간 데 없고 조직의 충실한 대변인으로 변신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조직 폭력배와 다를 바 없는 수준에 이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은 편할 리가 없고 희망이 설 자리도 없어 보인다.사람들의 얼굴을 보라.분노와 더불어 불안함이 깃들어 있지 않은가?어디를 가나 걱정스러운 화제뿐이다. 사람들은 희망을 주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안도감을 심어주고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며 믿음을 주는 지도자의 용기있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것이다.그래서 지도자의 결단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그리고 가진 자의 책임 또한 어느 때보다 무겁다. 이제 우리는 앉아서 망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떨치고 일어나 말하고 행동하고 선택하고 결단해야 할 때가 됐다.우리 사회는 정치를 혐오하면서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그래서 정치 현장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용기있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다.“정당을 떠나서 양심의 소리를 내보십시오.의로운 행동을 해보십시오.양심과 지성이 있는 국회의원들끼리 따로 모여 제3의 당이라도 만들어 보십시오.” 국민은 국회에서 울리는 양심의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국회의원들이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외롭게 투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지금은 이 나라를 구하고 살려야 할 때다.곪은 상처는 도려내야 한다.늦으면 더 큰 재난이 다가올 것이다.환자도 시기를 놓치면 수술을 한다 해도 때가 늦을 수가 있다.우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리더를 보고 싶다.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선 소수의 의견이 아니라 다수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국민들은 양심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것이다.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씨줄날줄] ‘먹고살게 해달라’/김경홍 논설위원

    이번 추석에 귀향활동을 벌인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지역민들이 경제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한 정치인은 시민들이 “제발 좀 먹고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고,다른 정치인은 “첫째도 경제,둘째도 경제,셋째도 경제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정치인들의 이런 말을 들으면 ‘이제야 이런 민심을 알았나.’싶어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언제까지 이런 민심을 기억할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시민들이 먹고살게 해달라는 것은 한마디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다.지금이 1960년대 새마을운동 시절도 아닌데 먹고사는 타령이 나오는 것은 정말 한심한 일이다.바깥 세계는 경제호황을 맞고 있다는데 우리는 거꾸로 먹고사는 걱정을 할 지경으로 전락했다.민생이 어렵고,실업률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기업은 투자의욕을 버렸고,소비마저 얼어붙은 상황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경제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도리가 없다.설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복합적인 문제의 원인이 딱 어디라고 꼽을 수는 없을 것이다.그렇지만 현재의 경제불황과 무기력,의욕상실에 대해서는 보통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마디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IMF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한 마당에 왜 또다시 먹고사는 문제가 불거졌을까.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인가,국제환경 때문인가,기업 때문인가,노조 때문인가,정치 때문인가,국민성 때문인가.적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생각뿐 아니라 말도 그렇게 한다.오죽하면 모임에서 정치 얘기나,특정 정치인 얘기를 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우스개까지 나왔을까. 정치인들이 추석민심을 전한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싸움질부터 먼저 한다.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을 놓고 장외투쟁으로 협박하고,열린우리당은 밀어붙이기로 맞서고 있다.17대 국회 출범당시 유권자들의 요구는 ‘돈 먹지 말고,싸우지 말고,일 좀 하라.’는 것이었다.그러나 외견상 돈 먹는 것만 나아졌을 뿐,싸우면서 일 안 하는 것은 여전하다.싸울 일이 국보법밖에 없다면 걱정거리도 안 된다.행정수도,과거사 문제 등 도처에 지뢰밭이다.지금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고 며칠 있으면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나라 팔아먹는 것만이 매국이 아니다.민생을 팽개치고 당파싸움에만 몰두하는 것도 매국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사설] 정치권, 추석 민심 제대로 살펴라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다른 때보다 긴 연휴지만 즐거운 표정을 짓는 시민들은 드물다.백화점이나 재래시장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불우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손길도 줄어들었다고 한다.이처럼 추석 민심을 얼어붙게 만든 것은 무엇보다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장래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다.이런 우울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전부 정치권에 돌릴 수는 없지만 말로는 민생정치를 외치면서도 정작 민생은 뒷전인 정치권에 상당부분 그 책임이 있다. 추석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은 재래시장과 철도역 등을 방문하면서 민심을 살피고 있다.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정치인들의 민생현장 방문도 그리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여당의 원내대표는 24일 남대문 시장을 찾아 얼굴알리기에 나섰으나 과거와 달리 상인들은 냉담했다고 한다.“장사도 안 되는데 뭐 하러 왔느냐.” “힘들어 죽겠으니 국회에서 제발 싸우지 말고 우리를 살려달라.”는 상인들의 말은 바로 민심의 현주소다.정치인들이 그저 듣고 넘겨버릴 말들이 아니다. 제17대 국회가 출범한지 넉달 가까이 됐지만 민생정치라고 내세울 것은 거의 없다.일부 시장을 방문한 정치인들이 재래시장육성법 제정을 홍보할 작정이었다고 하는데,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내놓고 자랑할 만한 일도 못된다.지금까지 정치권은 산적한 민생현안은 내버려두고 과거사니,수도이전이니,국가보안법이니 하면서 사생결단식 논쟁만 벌였다. 최근에는 국회 의정활동비를 인상하고,정치자금법을 고쳐 돈줄을 늘리자는 움직임도 슬금슬금 고개를 들고 있다.국회의원들이 지금처럼 한다면 돈이 더 필요할 이유도 없다.국회에 출근해 일만 한다면 세비로도 충분할 것이다.정치권은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 국민들의 삶의 현장을 둘러보고,쓴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국민들이 얼마나 민생을 발목잡는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지 몸소 느끼고 돌아오기를 바란다.
  • [열린세상] 푸르른 가을, 그리운 공동체/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가을이다.하늘의 가을은 절실하게 푸르러서 순정한 무엇을 담고 있는 듯 더할 수 없이 맑다.한번 톡 쳐서 소리를 듣고 싶고,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지상의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봄과 여름의 지극한 공양을 받아온 감사함을 풍성한 수확으로 예비하고 있다.자연은 이처럼 장엄하고 정직하여 감동을 준다.이 푸른 가을날을 견딜 수 없어 시인은 노래하였던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서정주). 가을은 귀소의 계절이다.한가위가 휘영청 밝은 달과 함께 더도 덜도 없이 고향으로 이끄는 계절이다.고향! 그 얼마나 가슴 벅찬 설렘인가.우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믿는 곳.고향에서 유년의 우리는 일진광풍을 일으켜서는 구름을 불러 타고 동에 번쩍,서에 번쩍 법석을 떠는 길동이었다.남학생은 총싸움,칼싸움으로 고향 율도국을 지키는 병사.여학생은 야무지게 치마를 부여잡고는 노래와 율동으로 고무줄을 출렁이는 요정이었다.생각만 해도 가슴을 치는 미열로 예쁜 흥분이 이는 곳.만남과 이별에 감격시대의 눈물도,아리랑 고개의 발병도 더이상 없는 시대에서 조우하는 이상한 두근거림.고향은 희·비극적인 내용과는 상관없이 아무리 과장해도 흉해지지 않는 시절과 언행들을 껴안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을의 고향은 선생님과 부모님이 함께 한다.이제 와 보면 빛날 것도 어두울 것도 없고,자랑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한숨 같은 추억은 왜 이리 그리운 건지.제자를 잘못케 한 선생이 더 나쁘다며 자신을 때리라고 선생님이 들려주신 회초리와 우리들의 통곡.추상 같은 벌 뒤에는 용서와 더 큰 자애가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거지에게도 쟁반이나 개다리소반에라도 밥과 국을 올려놓던 부모님들. 선생님의 말씀은 세상에서 으뜸이고 부모도 따라야 한다고 가르쳤던 시절.우리의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보이지도 않고 듣지도 못했던 이상한 곳에서 전학온 아이도 곧 한 가족처럼 되게 하는 요술쟁이였다.그들은 서로서로의 학연·지연·혈연의 차이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게 했던 공동체의 전령사였다. 2004년 9월,이 가을에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우리 사회가 서로 신뢰하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하기 힘들 만큼 사분오열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정부시책을 둘러싼 전부 혹은 전무식의 찬성과 반대가 시국선언과 가두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찬성측과 반대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수백수천의 경찰이 동원된다.국가보안법의 경우 국가의 기본이 뿌리 뽑히므로 손도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인권유린,국가 억압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서는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핏대를 올린다. 일제시대를 포함하는 역사청산도 박정희라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요설로 그 정신을 훼손해오다가 이제는 우리의 지난 과거 거의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엄정해도 혼란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과거 묻기를 집중과 선택의 기준도 없이,태생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는 정치인들이 어떻게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급기야 지난주에는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과 국회예산정책처장이라는,행정부와 입법부를 대표하는 책임있는 자리의 최고위 경제전문가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정치)와 시장경제체제(경제)라는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없다.’로 논쟁을 벌였다.이쯤 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공방인 것이다. 논쟁은 다양하고 치열해야 한다.성역과 금기가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그러나 이런 백가쟁명 속에서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공동체감 형성과 고양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쪽은 우선 정부와 여당이다.리더십의 부재는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이명박-손학규의 ‘동네사랑법’

    이명박-손학규의 ‘동네사랑법’

    두사람이 중원에서 먼길을 가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다. 이 시장은 청계천복원,뉴타운건설 등 ‘서울개조론’으로 바람을 일으키고,이에 맞서 손 지사는 외자유치 등 ‘경제살리기’에 힘을 내고 있다.인구가 밀집해 있는 서울에서는 아무래도 대규모 토목공사가 적격이다.반면 각종 공장이 몰려 있는 경기도에서는 경제체감온도가 중요하다.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의 두 사령탑을 탐구해본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수도이전 등 공동 현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지역간 이해관계가 얽힌 민원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세운다.때로는 ‘용호상박’하다가 때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않는 이중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손 지사가 먼저 영어마을을 만든다고 발표하자 이 시장도 강북에 영어마을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도에서 안산 공무원 수련원을 개조해 영어마을을 조성하자 서울시도 서둘러 송파구 풍납동에 영어마을을 만들고 있다.아무튼 경기도는 영어마을을 국내 최초 운영하는 자치단체가 됐고 서울뿐 아니라 강원도·충청도 등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행렬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이 영어마을을 만든 이유는 “우리의 살길을 찾아보자.”는 데 있다.자체 자원이 거의 없는 네덜란드가 유럽의 중심국가로,국제적인 비즈니스 센터로 성장한 것은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영어 때문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먼저 출발한 경기도는 안산 영어마을에 자극 받은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내용의 영어교육을 실시하면 우리나라 전체의 영어교육 수준과 내용이 달라진다고 말한다.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매년 1000억원씩을 투입해 특수목적고 설립을 지원하고 농어촌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특성화고 지원,과학 선도학교 육성 등 다양한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영어마을 조성에 나선 이 시장과 손 지사는 “교육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된다.”는 철학을 강조한다. 이들은 2002년 당선 직후 서로 만나 환경문제 등 광역적인 관심사에 대해서는 손을 맞잡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지하철 연장운행을 비롯한 각종 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등 이상기류가 생기는 일도 적잖다.임기 초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던 사업이 현실화된 사례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수도이전 반대에는 마치 한사람처럼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들은 지난 16일 수도이전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국론분열을 가중시키는 행정수도 이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에 대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국민적 여론 수렴 없이 처리한 책임을 따진 점에서도 경쟁자이면서도 협력자라는 묘한 관계를 읽을 수 있다. 수원 김병철 서울 송한수기자 kbchul@@seoul.co.kr ■ 원세훈 제1부시장이 오른팔 이재오의원은 ‘원내 대리인’ 원세훈 행정1부시장을,전면으로 나선 이명박 시장의 인맥으로 첫 손에 꼽는 데 망설이는 사람은 서울시에서 별로 없다.이 시장이 취임 이후 내내 강조하는 ‘실·국 책임제’에 따라 인사담당 부시장인 그에게 거의 전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시에서 몇 안되는 ‘마당발’로 일컬어진다.이 때문에 중앙정부 부처 등 차관급들 가운데 늘 리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서울시장의 장관회의 배제 등으로 중앙정부와의 연결고리가 끊긴 공백을 메우는 몫도 크다. 또 다른 축은 정당 인맥이다.시장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이 시장이 전면에 나서기 힘든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대리인’ 역할을 할 정도로 깊은 관계다.이 의원은 당론이 분명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지난 17일 서울시의회 주도로 시작된 ‘수도이전 반대 1000만명 서명운동’에 원내에서 유일하게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장을 맡은 같은 당 홍준표·비서실장 정두언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하고 야인으로 돌아간 당시 대변인 오세훈 전 의원도 ‘이명박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양윤재 행정2부시장도 이 시장이 정력을 쏟고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를 이끈 학계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중요한 인맥으로 분류된다.이춘식 정무부시장은 96총선에서 이 시장이 신한국당 후보로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강동갑에 출마하면서 포항중 선·후배라는 사실을 알게 돼 지근(至近)의 사이가 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학교·운동권·교수·정치인 4개 분야에 골고루 포진 손학규지사의 인맥은 크게 2가지로 나눠볼수 있다.삶의 과정에서 함께해 왔던 인맥과 두차례의 민선도지사 선거과정을 통해 알게된 선거인맥이다. 첫번째 인맥은 다시 경기고와 서울대 등 학맥과 운동권 및 사회운동 출신 인맥,정치학 교수시설 맺었던 교수인맥,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다져온 정치인맥 등 4가지로 세분할수 있다. 우선 학교인맥 가운데 경기고 동기로는 유영구 명지학원 이사장과 구자홍 LG부회장이 있으며 김태동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서상목 전의원 등이 대학 동기생들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동기들로는 김계동 국가정보대학원 교수,나성린 한양대 교수,노경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을 들수 있다. 손 지사가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시설 맺은 김지하 시인,유홍준 영남대 교수,황석영 소설가,KNCC 총무를 지낸 김동완 목사,전 CBS사장인 권호경 목사 등이 있다.학맥으로는 윤영오 국민대교수와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박호성 서강대 교수 등이 있으며 작고한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인 조중래 대한교통학회 회장 등 20여명의 교수가 자문교수 그룹으로 손 지사를 도와주고 있다.정치인으로는 같은당 전재희 의원과 김문수 의원,심재철 남경필 의원 원희룡 의원 등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이밖에 선거인맥으로 손 지사와 고교 및 대학 선배이면서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송태호 경기문화재단 대표, 이수영 전 교통개발연구원장 등과 교수 시절 제자 등 20여명이 최측근으로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 확 바꾸기 그는 과연 ‘막 가는 불도저’인가 ‘서울 꿈의 엔진’인가? 청계천 복원공사와 뉴타운 개발,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압축되는 서울시의 굵직굵직한 사업에는 숱한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서울을 통째로 바꾸는 대역사(大役事)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1970년대∼80년대 말 대기업 6개를 이끌며 붙은 불도저라는 별명을 아직도 듣는 이명박(63) 시장은 “오늘날 밀어붙여서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한번 굳힌 결심은 끝까지 관철하려는 옹고집도 있다. 사업 시행을 앞뒤로 반대가 거세지는 가운데 발휘되는 추진력 때문에 불도저 별명이 따르게 마련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있다.지난 7월 단행한 대중교통체계 개편 뒤 교통카드 문제 등으로 여론이 들끓자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한 직후다.이 시장은 교통국 9개 과별로 하사금을 내려보냈다.통념을 완전히 깨트린 일이었다. 온갖 문제점 때문에 다른 부서의 직원들까지 버스 정거장 등 현장으로 불려나가는 덤터기를 쓴 마당에 벌집이라 할 교통국의 직원들에게 ‘당근’을 줬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K과장은 “수장(首長)으로서 언론을 통해 사과까지 한 터에,공직사회가 아니라 민간이라도 그러진 못할 텐데 주무부서 직원들을 문책은커녕 잘못도 추궁하지 않고 격려금을 줬다는 일만으로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이같은 행동은 “원칙에 맞으면 아무리 문제점이 나타나도 물러서거나 큰 틀을 깨지 않겠다.”는 특유의 근성 때문으로 비쳐진다.큰 틀을 유지하기 위해 작은 것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면서도 빠른 적응력을 보인다.사과문 발표 때 대책으로 내놓은 지하철 정액권 발급도 실무선에서 말렸지만 ‘그 게 아니다.’라며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이 역시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한편으로는 ‘밀어붙이기’라는 도마에 오를 여지도 아울러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서울을 개조하겠다는 뚝심이 엿보이는 장면은 취임 뒤 입버릇처럼 “안된다고 하지 말라.”고 말한 데서도 내비친다.대학 때 이태원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어렵게 지낸 경험으로 강남·북 대결구도로 짜인 서울을 뉴타운 사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소박(?)한 꿈이 주민들의 반대에 막히자 “10년 뒤 강남에서 이사오고 싶어하는 강북으로 만들겠다.”며 설득했다. 청계천 복원사업도 마찬가지다.대한민국 수도인 서울,그것도 서울의 얼굴인 중심권역이 바뀌어야 한다며 상인들을 직접 만났다.불안해하는 상인들에게 “반드시 2년 안으로 마치겠다.”고 약속했다.이 시장 취임 전부터 ‘공약’은 있었지만 교통정체 악화,상인들을 위한 대책 등 문제점이 많아 검토만 하다 그쳐 상인들의 피해의식이 여전히 큰 때여서 “이 사람이면 하긴 하겠구나.”라는 신뢰가 움트면서 사업의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제 살리기 잰걸음 손학규 경기도지사 만큼 해외출장이 잦은 단체장도 드물다.올들어 벌써 다섯번째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반도체·LCD·자동차 등 외국의 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지난 2∼7일에는 4박6일 일정으로 미국 3개 도시와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미국에서는 다섯끼를 기내식으로 때우고 한끼는 거를 정도로 일정이 빡빡했다.함께 간 공무원들은 파김치가 됐다.당시 만난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있는 세계 제1위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델파이사 바덴버그 회장은 연봉 600억원을 받는 CEO다.그런 그가 손 지사를 만나기 위해 다른 약속을 취소하고 기다렸다. 손 지사측은 당초 바덴버그 회장의 입장을 고려해 30분 정도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그쪽에서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1시간이나 할애했다. 손 지사가 외국의 CEO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출신의 민선 도지사라는 배경과 함께 뛰어난 영어구사력 등 밑천이 든든하기 때문이다.통역없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신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한국의 삐뚤어진 노사문화가 외국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는 점에 착안,두차례의 투자유치 활동에 한국노총 간부를 동행시킨 것도 그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기 위한 복안이었다. 일본의 한 기업인은 손 지사에게 “이런 도지사 처음 봤다.도지사가 아니라 영낙없는 세일즈 맨”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동안 LG필립스 LCD단지를 파주에 유치한 데 이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첨단부품업체를 중심으로 모두 41건 11억 16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기업을 위해 진입로를 만들어주고 기업인 자녀를 위한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김포의 한 중소기업이 관련 규정 때문에 1억 9500만원의 상수도 설치비용을 부담해야할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알고 규정을 고쳐 2300만원만 내도록 했다.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예산 지원을 통해 신용불량자 구제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IMF보다 경제·사회적으로 더 어렵다는 요즘 상황에서 경제 도지사라는 좋은 이미지를 닦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섞인 시선에 대해 손 지사측은 ‘경기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잘라 말한다. 경기도의 큰 그림은 미국 일본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며 첨단기업유치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손 지사는 가는 곳마다 “10년후의 먹을거리를 준비하기 위해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업무스타일 이 ‘주저함이 없다.’ 이 시장의 업무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명쾌함’이다.업무와 관련해 최소한 이 시장은 “한번 연구 해보자.”,“상황을 지켜 보자”는 식의 애매한 판단이나 결정은 없다. 올초 지하철 파업때나 청계천 복원사업 과정의 집단민원 대처방법 등에서 보듯 안되는 것은 절대 안된다.아무리 친한 사람이 부탁해도 듣지 않는다.이 때문에 절대 그에게 작아 보이는 민원조차 하지 않는다. 빠르고 확고한 결정은 잘못을 시인하는 데도 마찬가지다.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지난 7월1일 대중교통체계 개편 과정에서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곧바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이 시장은 이후 지금까지 매일심야회의를 주재하며 문제점을 체크하고 개선해 나갔다.과장급의 한 직원은 “업무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철저함을 요구해 힘들때도 많지만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담당자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줘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손 지사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토론과정을 거친다.자신의 의견을 던져 놓고 난상 토론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간다.이런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은 우직하게 밀어붙인다.토론대상도 가리지 않는다.6·7급 공무원들과 넥타이를 풀어놓고 토론하는가 하면 간부회의도 토론식으로 진행한다.공무원이 지사의 의견을 반박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공무원 조직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수평적 조직관계’를 중시하는 손 지사의 단면이다. 차명진 공보관은 “어느 자치단체건 임기중반이 지나면 장사 밑천이 떨어지게 마련인 데 아직도 아이디어가 넘쳐 고민”이라고 털어놨다.손 지사는 특히 학자출신임에도 선언적 사고나 선입견에 얽매이지질 않는다.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자신의 정책 결정의 중요 지침으로 삼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취할 때가 많다.예컨대 주한미군 주둔문제를 놓고 찬성과 반대를 논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상과 통일 이후 동북아 안보를 위해서 안보비용을 분담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식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단점은 무엇 이 명쾌한 업무스타일이 장점이라면 ‘자기 중심적이다.’는 것은 단점이다. 업무를 결정할 때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지만 한번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잘 바꾸려하지 않는다. 시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샀던 대중교통체계 개편 시기를 결정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늦출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개편일 하루전에 연기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경상도 또는 고대 출신을 신임한다.”는 인사 스타일에 대한 끊이지 않는 지적도 자기 중심적인 성격과 이어지는 듯하다. 한 6급 직원은 “전임 고건시장과 달리 이 시장은 직원들의 고충에 좀 무관심한 것 같다.”는 불만도 털어놨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손 지사에게서 일부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독한 결단’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가급적 주위의 충분한 의견 청취를 통해 결정하는 스타일인 만큼 깜짝 놀랄 만한 폭탄 발언이나 돌출행동은 삼가는 편이다. 보도자료 작성을 직원들에게 위임하지 않고 과도한 표현이 없는지 등을 꼼꼼히 챙기기도 한다. 때문에 이같은 신중한 성격은 순간적인 판단이나 신속성을 요하는 결정 과정에서 선점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정치행보에서 종종 발생해 측근들은 아쉬워한다. 한나라당 차기대선 예비주자로 꼽히고 있는 손 지사의 중앙과 지방을 넘나드는 행동반경에 대해 도민들로부터 ‘대선행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솜방망이로 끝난 대선자금 처벌

    법원의 정치인 봐주기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서울고법은 지난 22일 불법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최돈웅씨에게 징역 1년이라는 최저형을 선고했다.그전에도 한나라당의 김영일·서정우씨와 노무현 캠프의 이상수·최도술씨 등이 줄줄이 감형되거나 집행유예형을 받고 풀려났다.24일에는 이한동 전 총리와 김승연 한화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1심 때까지만 해도 단호했던 엄벌 의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유독 정치인들에게 관대한 사법부의 태도는 고질적인 병폐라고 할 수 있다.특히 항소심에서 형량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문제다.피고인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70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기업에서 받아 내 선거자금으로 뿌리도록 한 이들이 아닌가.형량이 줄어드는 첫째 원인은 물론 정치인들이 거액을 들여 법원에 영향력이 있는 변호사를 동원하기 때문일 터이다.그러나 혹여 권력형 비리에는 관행처럼 형을 깎아주는 일이 없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지난해 검찰이 서릿발 같은 기세로 대선자금 수사에 나섰을 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깨끗한 선거풍토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기대하며 국민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그러나 온정적 판결로 검찰 수사의 의미는 퇴색됐고 겨우 자리잡은 듯한 투명한 정치풍토가 언제 다시 더럽혀질지 알 수 없게 됐다.솜방망이 처벌은 같은 범죄의 재발을 부추긴다.감형되고 풀려난 정치인들이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다음 대선에서도 똑같은 비리가 없으리라고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다.이렇게 되면 법원이 특별히 엄단 의지를 밝힌 올 총선 사범들에 대한 판결도 기대할 것이 없게 된다.엄단은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 “시행1년도 안돼 개정… 여론 용납 않을 것”

    기업·단체가 정치자금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한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적지 않은 국회의원들은 현재 세비로는 의정활동을 뒷받침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투명성 강화를 전제로 정치자금 확대를 요구하는 터여서 향후 찬반 논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그러나 ‘깨끗한 정치’‘돈 안드는 정치’를 표방한 17대 국회에서 기업·단체의 정치자금 제공 허용문제가 재론되는 데 대한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관계자도 “현행 정치자금법이 시행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정치권이 개정을 논의한다면 여론을 설득해내지 못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폈다. 국회 윤리위원회가 21일 국회에서 개최한 ‘정치자금과 후원제도에 관한 공청회’에서 오기현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은 “현행 정치자금법의 기부자는 개인으로 제한돼 있으나,정당한 기업·단체 명의의 정치자금 제공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유럽 국가들은 기업과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허용하고 있고,미국·일본 등도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을 펴는 정치인들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간접 기부를 허용하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PAC 설립을 통한 기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치 현실무시… 자금수요 엄존”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상무는 “기업의 정치자금 전면 금지는 현실에도 안맞고 외국 사례도 없다.”면서 “대규모 정치자금 수요가 엄존하고,정치자금의 상당 부분을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정치현실을 무시한다면 또 다른 편법과 불법이 야기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기업인과 정치인 모두가 법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재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구체적으로 ▲대선이 있는 해에 한해 기업의 기부 허용 ▲자금 후원한도 축소 ▲선관위 지정기탁 허용 ▲기업에 대한 정치자금 요구 금지조항 신설 등을 통한 기업의 제한적 기부행위 허용을 제의했다. ●“미디어 선거시대 웬 돈 타령” 그러나 국성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한 선거활동과 선거공영제 확대로 선거 비용이 줄어 정치자금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면서 “기업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토론자로 나온 한나라당의 임태희 대변인은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위한 국고 지원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기업이나 정치인 모두 현행 정치자금법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행위 허용을 반대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는 친구인 카이사르의 시신을 차지한 뒤,비참하게 난도질당한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슬퍼하면서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자신임을 공식화했다.또 스탈린은 레닌이 사망하자 시체를 영원히 썩지 않도록 방부 처리함으로써 ‘레닌숭배’의 초석을 세우고 자신은 그 후광을 물려받았다.그런가 하면 볼리비아 군대는 체 게바라를 총살한 뒤 손을 절단하고 공항 활주로 밑에 묻음으로써 혁명의 싹을 잘라버렸다.권력은 죽은 자로부터 나오는 것인가.사자(死者) 숭배는 권력의 영원한 유혹인가.한 시대를 주름잡은 영웅이 죽은 뒤,그 시신과 무덤을 둘러싸고 산 자들이 벌인 치열한 투쟁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안토니우스, 카이사르 시신 차지후 후계자 선언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김희상 옮김, 작가정신 펴냄)은 이러한 사자 숭배가 권력의 정통성 확보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추적한다.저자는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 대학에서 문화사를 가르치고 있는 중세사의 권위자.책은 친구를 죽인 헥토르의 시체를 마차에 묶어 끌고 다니며 모욕했던 아킬레우스에서 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어 로마의 황제가 되기를 꿈꾼 무솔리니,600년 전에 묻힌 세르비아 왕의 시신을 다시 찾아온 밀로셰비치에 이르기까지 죽은 자와 권력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세기 전반 로마의 황제들은 시신을 무덤에서 빼내거나 돌덮개를 옮긴 범법자들을 사형에 처하도록 명했다.이른바 ‘황제의 칙령’이다.저자는 이 칙령은 예수부활의 역사와 결코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마태복음’에 따르면 유대 대제사장들은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예수의 무덤에 보초를 세워줄 것을 요청한다.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내 부활을 꾸며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서다.저자는 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냈다고 대제사장들이 소문을 퍼뜨리고 총독이 로마에 진상보고서까지 써 보냈던 것을 보면 황제의 칙령은 부활의 역사와 관련이 있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한다. ●日 정치인 야스쿠니 참배… 우리 ‘과거사’ 논쟁 정적인 아우구스투스를 제치고 후계 자리를 차지한 안토니우스,레닌이 죽기 전 정치적 유서라 할 비밀편지에서 스탈린에 대한 불신을 밝혔음에도 결국 레닌의 뒤를 이은 스탈린,2000년 전의 위대한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무덤을 재건하며 옛 영광이 다시 찾아올 것을 열렬히 희망한 무솔리니.이들에게 사자 숭배는 정치권력의 정통성을 부여받고 사회의 질서를 기져다준 상징적 지주였다.이들은 사자를 숭배하고 무덤에 참배하는 것이야말로 과거를 연출해 보임으로써 미래를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굳게 믿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무덤은 저절로 기억을 한데 묶어주는 추모의 장소가 아니라는 점이다.무덤은 어쩌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집단이 창조해내는 산물인지 모른다.결속을 다질 공동의 기억이 필요할 때 사회는 무덤을 찾는다.거룩한 무덤과 성스러운 유골은 결국 만들어지는 셈이다. ●死者숭배는 정치권력 정통성의 상징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떠올리면 그런 정황은 어렵잖게 이해된다.일본의 많은 지도자들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2차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안치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고집한다.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벌거벗은 욕망이 그들을 ‘또 다른 범죄’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과거를 담보로 미래의 권력을 장악하려 했던 ‘추악한’ 역사를 되돌아보는 이 책은 과거사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검찰 “조동만씨 정치권에 주식로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주철현)는 16일 조동만 한솔그룹 전 부회장이 정치인들에게 주식로비를 벌였다는 첩보를 입수,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가 보유주식을 이용해 로비를 한 부분과 관련해 살펴보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씨가 2000년 6월 자신이 소유한 한솔PCS 주식 615만주를 KT에 매각하면서 받은 SK텔레콤 주식과 자신이 창업한 한솔아이글로브 주식 일부를 정치권에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씨는 이 거래로 사실상 1900억원대의 전매차익을 챙겼으며 이중 일부를 김현철씨 등에게 불법 정치자금으로 건넸다.한편 검찰은 김한길 열린우리당 의원과 김중권 전 대통령 비서실장,유종근 전 전북도지사 등 조씨로부터 자금을 수수한 정치인들을 김현철씨 기소가 마무리 되는 다음 주부터 소환,조사키로 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경제·민생국회 행동으로 보여라

    여야 원내대표들이 어제 오랜만에 자리를 같이했다.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민생 문제에 집중하며,모든 의안처리에 있어 정쟁을 지양하고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도출에 노력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이전에도 정치인들은 입으로는 경제·민생을 계속 강조해왔다.그러나 실제 행동은 상호비방과 정치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지금도 여야 정당의 지도부는 국가보안법 등 정치현안에 대한 지지세 확보 활동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여야 모두 인정한다.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도 대체로 수긍한다.그러면서도 여야 정당의 우선 순위를 보면 경제는 뒷전이다.국가보안법,친일규명법,과거사법도 중요하다.문제는 정치 현안에 정당의 명운을 거는 것이다.민생·경제 안건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정치 현안도 차분하게 논의하면 된다.국보법 논쟁 등에 힘을 소진하다 보니 경제·민생 안건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달 들어 정기국회가 열린 뒤 지난해 결산심의가 수박겉핥기식으로 진행됐다.이래서야 내년 예산심의가 심도있게 이뤄지기 힘들다.일자리창출특위,규제개혁특위 등 국회 내에 의욕적으로 만든 민생기구들도 개점휴업이다.공정거래법 개정,기금관리법 개정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경제관련 입법들도 여야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집권다수당인 열린우리당은 주요 법안을 당분간 강행처리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민생법안은 물론,국보법 등 정치 쟁점 법안들도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야당을 끝까지 설득하고,절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여야 원내대표가 만났지만,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서로 견해차만 확인했다면 다음 만남에서는 상대 의견을 일부라도 수용하는 절충안을 들고 나와야 한다.2차,3차 등 후속회담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국회내에서 민생을 행동으로 챙기고,정치 현안에는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 [열린세상] 아바타(Avata)의 세상/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아바타는 분신(分身)·화신(化身)을 뜻하는 말로,사이버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이다.원래 아바타는 산스크리트 ‘아바타라(avataara)’에서 유래한 말이다.아바타라는 ‘내려오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아바트르(ava-tr)’의 명사형이다.고대 인도에선 땅으로 내려온 신의 화신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인터넷시대가 열리면서 3차원이나 가상현실게임 또는 웹에서의 채팅 등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그래픽 아이콘을 가리킨다. 아바타는 그래픽 위주의 가상사회에서 자신을 대표하는 가상육체라고 할 수 있다.아바타는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이어주며,익명과 실명의 중간 정도에 존재한다.과거 네티즌들은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에 매료되었지만 이제는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되어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아바타가 생겼다. 평소에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TV,휴대전화,냉장고,에어컨 그리고 자동차 등의 일상용품들을 사용한다.과학기술을 우리 몸에 지니는 장신구의 하나쯤으로 여기고 당연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요즈음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기업은 물론 정부도 엄청난 투자를 연구개발에 쏟고 있다.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이고 기술을 가진 기업이 세계시장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민간기업은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하여 매출을 늘리고 수익을 남기면 그만이지만,정부는 어떤 목적과 내용으로 어떻게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지 일정한 잣대가 아직 없는 것 같다.분명한 것은 정치인들은 4∼5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에 도움이 되도록 모든 예산지원에 대한 성과를 요구한다는 것이다.정부연구사업의 딜레마는 바로 여기에 있다.과학적 아이디어나 기술개발이 제품개발과 고용창출로 연결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요구되는데,정부는 재정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성급한 성과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미국 국가과학재단(NSF)이 이미 이런 과학적 연구의 활용성을 파악하기 위해 신상품을 역추적하는 TRACES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다. 녹음테이프와 피임약이 대상의 하나였는데,녹음테이프는 100년 전의 아이디어에 자료,자기이론,전자,주파수 변조 등 단편적인 이론이 모여서 개발되었고,피임약도 19세기 중반 번식에 관한 연구에서 시작하여 복제,호르몬,스테로이드 화학작용에 관한 생리학 연구결과로 빛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많은 연구의 결과가 최종제품에 활용되는 데는 우연과 시간을 필요로 했다는 것이다.우리 정부의 연구사업으로 성공했던 D-램,TDX,CDMA 등의 연구는 기술혁신 사이클에서 기술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하부(down stream)에서 시작된 것이라 개발과 상업화의 기간이 단축되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런 목적의 정부연구사업이 계속 유효할 것인가.세계시장에서 상품의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우리 생존의 관건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산업진흥을 위한 목적에 연구비의 절반 정도를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그러나 원천기술의 개발에 초점을 둔 연구사업이 되어야 한다.원천기술이 앞으로 우리 경쟁력을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얼마 전 휴대전화 단말기가 고급화될수록 국산화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자료가 발표되었다.원인은 카메라폰의 경우 CCD 칩,MP3폰의 경우 음원 칩의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중국과 같은 자본력이 있는 우리의 경쟁국이 새로운 생산시설에서 저임금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이다. 또한 정부연구사업을 현재의 형태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한번 짚어보자.정부출연연구소나 대학이 산업개발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기업이 활용하게끔 되어 있다.따라서 기술이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계시키는가의 문제가 지금까지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미국의 국방연구비의 대부분을 민간기업이 사용한다.그 이유는 군수제품의 생산자인 기업이 개발연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우리 정부가 산업진흥을 위한 연구를 할 수밖에 없다면 정부연구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민간기업을 참여시키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기초연구나 원천기술개발에 개별기업이나 기업간의 연구컨소시엄으로 정부연구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열린세상] 동북아시아의 비전경쟁/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연 공동대표

    지금은 냉전과 자본주의의 고도성장기가 끝난 전환기이다.그리고 전환기의 지도자와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새 시대를 위한 ‘비전’이다.왜냐하면 상당히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냉전기와 고도성장기 시절에 비교하면 전환기인 지금은 미래가 불확실하여 불안한 국민은 방향을 잡아 주는 나침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지도자와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숙제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모른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만들고 제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따라서 하시가 급한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은 전심전력하여 철학적인 깊이와 현실적인 혜안을 가진 비전을 어렵게 만들기보다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몇가지 쉬운 대체 유혹을 느끼게 된다.그중 하나가 인기 영합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고,또 다른 하나가 과거의 비전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동북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들은 모두 이러한 비전의 문제를 안고 있다.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중국은 지역간,그리고 도시내부에서의 빈부격차 문제,50개가 넘는 소수 민족의 내부적 통합 문제 등에 직면하여 이들을 틀어잡고 미래로 가기 위한 탈사회주의적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최근 장기침체에서 막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미래가 불확실한 일본도 국민들에게 국내외적으로 지향해야 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한국의 경우는 탈냉전과 세계화라는 물결 속에서 대북,대미관계에 대한 혼란,국가주도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자성을 경험하고 새로운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그런데 세 국가 지도자들은 지난한 철학적 고찰과 깊은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앞에서 말한 매우 쉬운 대체 유혹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즉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영합의 이벤트나,아니면 과거에 사용되었던 비전을 재활용하는 것이다.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그것이 민족주의의 재활용으로 나타나고 있으며,한국의 경우는 주로 국내적인 이벤트에 치중하고 있다.중국은 동북공정과 반일정서를 자극하는 등의 민족주의를 통하여 사회주의를 대체하는 이념을 제공하고,이를 통하여 내부 단속을 꾀하는 비전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일본도 소위 재무장한 ‘보통국가’를 지향하고,국제적으로 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국가이익 중심의 민족주의를 비전으로 제시하여 영토문제,과거사 문제 등을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뜨거운 감자로 만들고 있다.한국은 민족주의보다는 국내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한풀이 이벤트에 주로 치중하고 있는데,친일규명·국가보안법·행정수도이전 문제 등이 그러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구도를 정리해 보면 앞으로 동북아시아는 서로를 품을 수 있는 대안적인 비전이 제시되지 않는 한 매우 불안정한 지뢰밭이 깔릴 것으로 예상된다.왜냐하면 각국이 추구하는 비전이 모두 인류 보편이념에 근거하기보다는 상호 배타적인 갈등구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심의 민족주의가 한국과 일본을 자극하고,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민족주의가 한국과 중국을 자극할 것이다.이러한 자극에 따라 한국 역시 민족주의적으로 반응하게 될 것인데,민족주의에 대한 깊이있는 비전이 없는 한국의 반응은 역시 감성적 이벤트의 차원으로 다루어 질 것이다.그런데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이 추진하는 민족주의적 비전 경쟁 앞에서 감성적 반응만 하면 될 것인가,아니면 우리 나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나침반을 찾아야 할 것인가? 미국과 같이 가든,중국과 같이 가든,동북아 시대를 열든,아니면 자주를 하든,국민을 안심시키면서,철학적,현실적으로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끌고 나가지 못하면 한국은 동북아 비전 경쟁에 휘말려 또한번 미래에 한풀이 이벤트를 해야 할지 모른다.지금 대책없이 한풀이 이벤트를 중심으로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연 공동대표
  • [사설] 우라늄실험 의혹 증폭 경계한다

    한국 과학자들의 우라늄분리 및 플루토늄추출 실험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미 워싱턴포스트는 어제 한국이 6년전부터 핵개발 계획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국내 전문가와 정치인들은 미국내 강경파가 의도적으로 관련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의심한다.계속되는 외신의 억측보도도 그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미국 정부의 선의를 의심하고 싶지 않다.그러나 20여년전 플루토늄 실험까지 논란이 된 과정을 돌아보면 석연치 않다.미국내 강경론자들이 북한 압박을 위해 이번 사태를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에서부터,6자회담 연기를 노린 정보유출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북한 핵문제는 6자회담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해법이 추구되어야 한다.한국의 자존심을 깎는다고 북한이 태도를 바꾸리라고 기대한다면 북한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다. 특히 미국 고위관리가 “한국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 외신이 보도한 것이 사실이라면 불쾌하기 그지없다.정부 당국자는 와전된 내용이며,안보리까지는 안갈 것이라고 기대했다.하지만 전혀 별개 사안인 우라늄과 플루토늄 파문이 엮어지면서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그제는 중국·일본 정부도 한국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한반도 주변국과 외신들은 단발성 실험을 놓고 이렇듯 파문을 확산시켜서는 안된다.정부도 외신에 보도되니까 해명하는 땜질식 대응을 반복해선 안된다.또 의혹을 받을 만한 연구가 있었는지 다시한번 총점검하고 투명하게 밝혀라. 이번 두 경우가 전부라면 국제사회를 향해 당당하게 설명하라.원자력 활용 선진국인 우리가 핵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비핵화원칙을 준수해온 노력이 여기서 흠집이 가서는 안된다.미국측과 오해가 있다면 풀고,보조를 맞추어야 한다.13일 시작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 철저히 대비하고,안보리 상정 논란은 시초부터 잘라야 할 것이다.
  • 조동만씨 “여야 4~5명에도 거액줬다” 진술

    조동만씨 “여야 4~5명에도 거액줬다” 진술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외에 여야 정치인들에게도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주철현)는 이미 구속기소된 조씨가 여야 정치인 4∼5명에게 거액을 제공한 단서를 포착,조씨가 한솔엠닷컴 주식(588만여주)을 KT에 매각해 남긴 차익 1900억원의 용처를 캐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특히 2000년 이후 조씨 금융계좌에서 20억∼30억원의 뭉칫돈이 여러차례 출금된 점에 주목,빠져나간 돈의 최종 귀착지를 캐기 위해 계좌추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현철씨에게 건네진 돈도 이렇게 밝혀냈다. 현철씨의 변호를 맡은 여상규 변호사도 이날 “누군지 말할 수 없지만 조씨가 검찰에서 현철씨 외에 돈을 준 사람이 더 있다는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도 “조씨의 자금 출처와 용처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현철씨는 7년만에 이날 또 다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불려나왔다. 다시 소환된 현철씨의 혐의는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을 통해 조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0억원을 수수했다는 것.7년 전 자신이 김 전 차장을 통해 조씨에게 대선잔금 등 70억원을 맡긴 사실이 드러난 이후 이들의 ‘질긴 인연’이 재소환의 계기가 됐다.현철씨는 이날 조사에서 20억원의 성격에 대해 “조씨에게 맡겨 관리토록 한 70억원의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받지 않은 이자일 뿐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반면 조씨는 “분명히 정치자금조로 건넸다.”고 반박했다. 이날 밤늦게 현철씨를 돌려보낸 검찰은 주말 전에 한 차례 더 불러 김 전 차장 및 조씨 등과 3자 대질신문 등을 벌여 돈의 성격을 밝혀낼 방침이다.검찰 관계자는 “1997년 6월 대검 수사과정에서 현철씨와 조씨가 연명으로 재산권 양도각서를 작성했고,1999년 8월 국고에 환수됐다.”면서 “돈의 성격 등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힌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여 변호사는 “현철씨가 2001년쯤부터 돈을 받기 시작했는데,정치자금 명목이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현철씨에게 김 전 차장이 ‘이자를 받아 쓰라.’고 권했다.”고 주장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서울광장] “나에게도 과거는 있다”/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나에게도 과거는 있다”/이목희 논설위원

    요즘 정치권에서는 과거괴담이 난무한다.○○○의원,△△△장관 부친이 일제시대 때 뭘 했다더라는 식이다.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된 것도 있다.신기남 의원이 열린우리당 의장직에서 낙마하고,이미경 의원이 곤욕을 치렀다.정치인이라면 신경이 안 쓰일 리 없다. 주변 사람들의 과거와 관련,한때 떨었던 적이 있다.1990년대 중반까지 청와대 취재기자가 되려면 엄격한 신원조회를 거쳐야 했다.2개월여 동안 시쳇말로 사돈의 팔촌까지 조사한 뒤 출입기자증이 나왔다.신원조회 후 출입을 거부당한 기자가 꽤 있었다. 95년 회사의 명으로 청와대 출입을 신청해 놓고,기분이 찜찜했다.친가와 처가모임에서 “과거가 있으면 다 나올 것”이라고 엄포성 언급을 했다.그때 실감했다.우리의 전(前)세대가 얼마나 험한 인생을 살아 왔는지를.“이런 정도도 문제되느냐.”면서 과거사를 공개한 집안어른이 있었다.문제될 것 같기도 하고,안 될 것 같기도 하고,얼마동안 고민하며 지냈다.결국 출입증이 나옴으로써 ‘큰 과거’는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그때는 친일이 아니고 주로 사상쪽이었다.친일 과거를 뒤지기로 한다면 다시 챙겨봐야 할 것이다. 청와대 출입을 거부당한 언론사 선배들을 보면 친가뿐 아니라,외가·처가가 문제된 경우도 많았다.본인이 전혀 알 수 없는 과거가 있었던 셈이다. 신기남 의원은 지금 아르헨티나에 가 있다.한국도서관협회장 자격의 방문이라지만,아픈 마음을 추스르기 위한 외유일 것이다.신 의원측 관계자는 “부친이 일본 헌병을 지냈다는 사실이 밝혀진 점보다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더 마음 아파한다.”고 전했다.개인적으로 신 의원을 조금 안다.붙임성은 없지만,태연히 남을 속이는 성격은 아니다.그는 부친 관련 폭로를 처음 터뜨린 월간지의 해명요구에 응하지도 않았다.부친이 일본군 출신이란 사실은 알았으나,심각한 친일행위가 있었으리란 생각은 안 한 듯싶다. 그러나 살벌한 정치판에선 “몰랐다.”는 “속였다.”로 바로 이어진다.과거사에 관한 한 “모르는 X이 용감하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아버지,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외할아버지,외증조할아버지,그리도 처가쪽 조상들….그 분들의 삶의 역정을 다 아는가.모든 조상의 과거사를 알지 못하면서 먼 친척 한 분이 독립운동을 했다고 자랑하지 말라.아버지,할아버지 세대의 역사를 새로 쓰는 작업은 그만큼 민감하다.여야 정치인들이 “나에게도 과거는 있다.”는 자세를 가지는 순간 정쟁은 비켜간다. 신중함은 여권쪽에 더 요구된다.정녕 한 시대를 털고간다는 역사의식에서 접근해야 한다.다른 정파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지금 야당은 마지못해 따라오는 형국이다.설령 무언가 나와도 여권보다는 타격이 덜하다.친일 족보를 뒤져서 야당 인사 7할,여당 인사 3할이 나오면 일반인들이 “야당만 친일집단”이라고 할 것 같은가.과거사규명법에서 연좌제적 피해가 없도록 2중,3중의 장치를 해놓는 것이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당이 오히려 친일규명에 앞장서야 할 판이다.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 박근혜 대표의 지지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는 정치를 모르는 얘기다.매국노 이완용에 버금가는 행적이 새로 발굴된다면 모를까,지금 수준이라면 박 대표의 정치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과거사 규명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어느 칼에 누가 다칠지 모른다.개인적 고백을 강요해선 안 되지만,드러난 사실에는 솔직해야 한다.정치권은 겸손한 마음으로,옥석을 가릴 준비를 해야 한다.그래야 진실한 역사를 다시 쓸 수 있고,정치·경제적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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