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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이슈] 드빌팽 위기?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가 내놓은 새 청년실업 해소 정책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노동계의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2007년 대권의 꿈을 키워가는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드빌팽 총리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려고 새 노동 법안(기회균등법안)을 의욕적으로 내놓으나 노동계와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좌파 정치권이 노동계와 학생들에 가세해 과거 우파 정치인들의 야망이 학생 시위로 좌초했던 역사가 재연될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최초 고용계약(CPE)이란? 상·하원을 이미 통과한 기회균등법안의 핵심은 고용주가 26세 미만 사원을 채용한 경우 최초 2년간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번 채용하면 해고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을 ‘자유로운 고용의 장’으로 바꿔 신규채용을 독려하고, 청년 실업자들이 좀더 많은 취업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노동계와 학생들은 이 제도가 결국은 고용 불안정을 부추기고, 근로자의 권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와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지난달에 이어 지난주에도 전국에서 수십만명을 동원한 반 CPE 시위를 벌였다.1968년 학생 봉기의 중심지였던 소르본대에서는 농성이 이어졌다. 소르본대 농성은 11일 새벽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끝나긴 했지만 학생들과 노동계는 CPE를 철회하지 않으면 저항을 지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드빌팽 총리가 텔레비전에 출연해 CPE 강행 방침을 밝힌 이튿날인 13일 오후에는 유서 깊은 엘리트 교육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고등학생과 대학생 수백명이 교내로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현재 전국의 40개에 가까운 대학이 부분 또는 완전 휴업 상태다. 학생 조직인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대표는 “우리는 거리에서 말하겠다. 물 한 컵으로 숲에 난 불을 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제1서기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라크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CPE법에 서명하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드빌팽 총리의 정치적 위기 로이터 통신은 과거 프랑스 학생 시위가 몇몇 보수주의 정치가들의 야망을 무력화시킨 경우를 예로 들면서 드빌팽 총리가 같은 운명을 맞을 위험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사태는 여당내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과거 샤를 드골 대통령의 몰락을 예고했던 1968년 학생 봉기의 중심지였던 소르본대에서 점거 시위가 있었던 게 주목되는 대목이다. 드빌팽 총리는 CPE를 강행해 고질적인 청년 실업을 해소,2007년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프랑스 전체 실업률은 9.7%이지만 젊은 층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특히 소외계층 젊은이 실업은 40%나 돼 지난해 소요사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됐다. 학생들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드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49%에서 7%포인트 떨어졌다. lot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李총리 - 崔의원 보도 시각차/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와 최연희 의원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언론보도는 물론 세간의 관심도 이 두 사건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사건을 해석하는 여야의 시각은 상이하다. 여당은 최 의원의 부도덕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반면 이 총리의 골프회동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도 여야와 별 차이가 없다. 일부 언론은 이 총리의 부도덕성이 최 의원의 경우보다 더하다고 비판하고 있고, 다른 일부는 그와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언론은 자기의 시각을 갖지 못하고 여야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 언론의 이러한 보도태도를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고 상대의 잘못만을 문제삼는 정치인들과 유사하게 보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 총리가 골프를 친 3월1일 사람들의 관심은 3·1절 기념행사와 철도노조의 파업이었다. 이날, 스스로 공영방송이라 자처하는 방송사들은 9시 뉴스에서 월드컵 대표팀의 앙골라전 승리 소식을 시작으로 월드컵 관련 보도를 30여분간 방송하였다.3·1절 기념행사와 철도파업은 끝 부분에 한 두 꼭지로 다루었다. 상암 경기장 현장에서 뉴스를 진행하면서 지난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등 마치 한국이 월드컵 16강에라도 진출한 듯이 보도하였다. 이 총리에게 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당연히 공영방송사들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자기 잘못에 대해 돌아보지 않는 것은 신문도 마찬가지다. 황우석 교수 파문 보도에서도 신문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황 교수의 능숙한 언론플레이를 좇아 무작정 박수를 보냈고, 사건이 터지자 방송사의 보도내용에 따라 우왕좌왕하였다. 취재 대상에게 휘둘리고,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계속 오보만 내보내는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마치 남의 잘못인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나마 서울신문을 비롯한 몇몇 신문은 지면을 통해 잘못을 인정했지만 대부분은 아무런 반성도 없었다. 2006년 아메리칸 풋볼리그의 영웅 하인스 워드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다. 신문은 워드를 보도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잠재해 왔던 혼혈인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정부 정책 부재와 사회적 무관심을 비판하면서 다양한 대안까지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동안 어느 신문도 혼혈인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제기하거나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지도 않았다. 그래서 집중적인 취재 세례를 받은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는 “언제 한국 언론이 혼혈인에 대해 관심이나 가졌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우리 신문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모든 잘못을 사회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나마 서울신문은 2월13일자에서 김영희씨의 한국 언론에 대한 쓴소리를 그대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반성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 신문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것도 사안에 따라 남의 불륜을 사소한 것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끝내 흠집을 내고 마는 마조히즘적 가학성까지 보이고 있다. 이 총리의 골프회동 보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버금가는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보도는 이미 우리 신문의 지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도덕성의 기준으로 따지면, 오히려 최 의원 사건이 더욱 주목을 받아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서울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사건을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는 신문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영역이다. 그렇지만 판단의 기준은 기자나 신문사가 아닌 독자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의 잘못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문이 자성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하게 되어 독자들의 신뢰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 “원장님 죄송합니다”

    ‘국정원 도청사건’과 관련해 함께 기소된 신건·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김은성 전 2차장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김 전 차장은 그동안 “옛날 모시던 윗분 앞에서 진술을 할 수 없다.”며 격리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전 국정원장들은 “직접 진술을 듣고 싶다.”고 주장해왔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장성원)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차장은 “원장들이 도청의 책임을 지지 않고 실무자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양심상 볼 수 없어 진실을 말하게 됐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전 차장은 검찰과 변호인들의 신문에 조목조목 답하면서도 “몸이 안 좋다.”며 가끔씩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김 전 차장은 “도청 사실을 책임자인 원장들이 모를 수 없지 않으냐.”며 검사가 묻자 잠깐 머뭇하다 피고인석에 있는 원장들을 뒤돌아보며 “원장님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전 차장은 검사가 DJ의 ‘숨겨진 딸’과 최규선, 황장엽, 국회의원 등 공소사실에 적시됐던 도청사실을 열거하자 “국민과 언론이 국정원이 정치인들 도청이나 하는 곳인 줄 안다.”며 제지하기도 했다. 신 전 국정원장은 김 전 차장의 진술을 들으면서 수긍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거나 메모를 했고, 임 전 원장은 묵묵히 진술을 들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주말탐구-폭탄주] “취해야 통한다” 비즈니스 에티켓 ‘폭탄접대’

    [주말탐구-폭탄주] “취해야 통한다” 비즈니스 에티켓 ‘폭탄접대’

    지난 8일 밤 10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근처에 있는 술집에서 한 동아리의 선·후배 모임이 열렸다. 이미 졸업해 직장을 잡은 선배들이 동아리 후배를 찾아와 “신입생 모집을 잘하라.”는 격려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다. 모두 8명이 모였다. 이들이 모인 술집은 소주와 맥주를 파는 곳으로 대학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고려대 2학년 김성엽씨는 이 자리에서 난생 처음 맥주에 소주를 넣은 폭탄주를 마셨다. 한 중견기업 홍보실 차장으로 근무하는 선배는 “맥주와 소주의 비율이 중요하다.”면서 “‘병권’(폭탄주 만드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잘해야 한다.”고 ‘제조법’을 가르쳐 주었다. 또 “폭탄주를 마신 다음에는 반드시 “딸랑, 딸랑” 소리가 나도록 잘 흔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선배들이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폭탄주를 약간 두려운 마음에 받아 든 김씨는 의외의 ‘목넘김’에 깜짝 놀랐다. 막상 먹어 보니 첫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김씨는 “소주만 먹는 것보다 독하지 않고, 맥주만 먹는 것보다 배부르지 않다.”면서 “폭탄주가 대단한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별거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에서 폭탄주는 여전히 ‘전수’되고 있었다. 선생님 몰래 담배를 처음 피우는 고등학생들처럼 대학생들의 폭탄주는 대부분 호기심 때문이다. 폭탄주는 특히 선후배 관계가 끈끈한 동아리를 중심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폭탄주를 마시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대학생들은 가벼운 기분에 호기심에서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직장인이나 공무원, 정치인들은 다르다. 폭탄주의 특성이 누구나 한번씩 돌아가는 잔으로 똑같이 마시고 빨리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영업이나 접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시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조직 내외의 모임에서 분위기를 빨리 띄우기 위해 마신다. 폭탄주는 윗사람에게 잔이 집중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도 된다. 누구나 같은 양을 마시기 때문에 술이 약한 사람은 싫어할 수밖에 없다. 연세대 2학년인 홍동희씨도 동아리 선배로부터 제일 처음 폭탄주를 받았다. 맥주에 양주를 섞은 ‘양폭’이다. 홍씨는 “보통 양주만 마실 때는 얼음을 넣어 먹기 때문에 독한 줄 몰랐다.”면서 “하지만 폭탄을 만들어 먹으니 너무 쓰다.”고 말했다. 홍씨는 “비싼 양주를 왜 값싼 맥주에 섞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이날 이후로 폭탄주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폭탄주에서 ‘맛’을 강조하는 대학생들은 창의력을 동원해 맛도 좋고 이름도 특이한 신제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한때 대학가에 회자됐던 폭탄주들은 대여섯가지가 넘는다.‘소백산맥주’는 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를 섞은 폭탄주이며, 여기서 파생된 ‘양대산맥주’는 양주 큰것(大)에 산사춘과 맥주를 섞는 폭탄주다. 막걸리를 많이 먹는 고려대의 일부 학생들은 막걸리에 사이다를 섞어 ‘막사’라는 폭탄주를 먹기도 한다. 고려대 전혜영(21·여)씨는 “대학가에서는 폭탄주를 만들어 강요하기보다는 재미를 위해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직장인들이 먹는 것처럼 폭탄주를 만들어 강요하면 ‘왕따’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주의 역한 맛과 냄새를 중화시키려는 대학가 폭탄주의 경우 무엇보다 만드는 과정이 퍼포먼스처럼 술자리를 빛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직장인들의 폭탄주에 대한 의견은 ‘필요악’이란 말로 요약된다. 직업상 폭탄주를 많이 마시는 건설업체의 한 직원은 “폭탄주는 하나의 통과의례”라면서 “특히 비즈니스 관계로 만나는 사람에게 폭탄주를 권하지 않으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폭탄주가 도는 거한 술자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중요한 거래가 성사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폭탄주를 많이 마시는 직군 가운데 하나인 대학 홍보 관계자는 “폭탄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모인 사람들의 동질성이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심리작용으로 인해 먹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폭’은 먹어본 일이 없고, 매번 ‘양폭’을 먹게 된다.”면서 “폭탄주는 주로 접대 장소에서 먹게 되는데 소주로 중요 인사를 접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왕 먹을 폭탄주라면 다음날 아침 그나마 ‘충격’이 덜한 ‘양폭’이 낫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책꽂이]

    |실용|●미국 땅을 울린 한 마디, 잘 하겠습니다(남문기 지음, 더북컴퍼니 펴냄) “로키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1m 서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태평양으로 흐르고 1m 동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대서양으로 흘러간다.” 시작은 불과 1m 차이지만 그 결과는 엄청나다. 계획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부동산 중개업으로 일가를 이룬 저자는 “계획하는 데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한인으로서 최대의 미국 부동산 그룹을 일군 저자의 석세스 스토리가 담겼다.1만원.●바다에서 배우는 경영이야기, 지혜(지앙용 지음, 김주아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노자의 명언 중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책에는 경영인으로서 금과옥조로 삼을 만한 경구가 가득하다.‘물고기만 바라볼 바엔 그물을 거둬라.’는 말은 적극적인 행동을 강조한 것. 또 공자는 무슨 일을 하든지 얄팍한 기술을 사용하지 말라는 뜻으로 “군자는 고기는 잡되 그물질은 하지 않으며 사냥은 하되 둥지는 공격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1만원.●케네디 리더십(존 바네스 지음, 김명철 옮김, 마젤란 펴냄) 지미 카터는 1976년 선거운동 당시 ‘타임’지가 자신을 “케네디 같다(Kennedyesque)”라고 평가하자 무척 반겼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F 케리는 하인스에서 요트를 즐기던 케네디를 의도적으로 모방해 낸터킷 아일랜드에서 윈드서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현대 미국의 정치와 정치인들의 삶에서 케네디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책은 불굴의 낙관주의적 비전으로 국민을 사로잡은 케네디 대통령이 리더십의 핵심을 소개한다.1만 8000원.●사람을 이끄는 힘 인망력(도몬 후유지 지음, 이규원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일본은 중세에서 근대로 접어드는 기간에 전국시대라 불리는 극심한 변혁기를 거쳤다.1467년 무로마치 바쿠후의 후계자 문제로 시작된 ‘오닌의 난’은 기나긴 전국시대의 시작를 알리는 서곡이었다. 일본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으며 무사와 다이묘(영지를 소유한 봉건시대의 영주)들은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100년에 걸쳐 300명 이상의 군웅이 할거해 각축을 벌이던 시기였다. 이마가와 요시모토, 다케다 신겐, 우에스기 겐신,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이들의 리더십과 용병술을 소개한다.1만 2000원.●화술 노하우 총정리(윤치영 지음, 책이있는마을 펴냄) 경영평론가 피터 드러커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표현이며,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좌우된다.”고 했다. 이 책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화술 포인트가 담겼다.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의 이야기가 1분이 넘으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고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야기를 듣고 가장 잘 이해하는 시간은 45초∼1분 정도다. 그리고 듣기 쉬운 속도는 1분에 270자 정도다. 때문에 말의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야 한다.1만원.●건강 약차(곽순애·최재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질병을 치료하는 맞춤형 웰빙약차를 소개. 우울증을 해소하는데 좋은 파극천용안육차, 다이어트에 좋은 동과자차, 으슬으슬 춥고 떨리는 감기 초기에 마시는 갈근차, 피부보호에 좋은 금연감차, 밥맛을 좋게 하는 맥아사인차, 고운 피부를 만들어주는 무화과율무차 탈모를 예방해주는 뽕잎돌삼잎차, 노화를 방지하는 두충하수오차, 생리통을 제거해 주는 쑥생강차 등을 다뤘다.1만 2000원.|유아·아동|●좋아좋아 이솝(글·구연 동화사랑연구소, 동화사랑 펴냄) ‘여우와 두루미’‘사자와 호랑이’‘서울쥐와 시골쥐’ 등 이솝 대표우화 22편을 담은 그림책 1권과 구연 CD 1장이 묶였다.‘콩쥐 팥쥐’‘견우와 직녀’ 전래동화 16편과 구연 CD가 담긴 ‘좋아좋아 전래’가 함께 나왔다.7세까지. 각권 1만 5000원.●나비(오오시마 신이치 글·그림, 진선출판사 펴냄) 알에서 어른벌레가 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나비 64종이 펼쳐보이는 생생한 성장 앨범. 정밀한 날개 문양 등 나비의 다양한 생태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사실적으로 묘사된 세밀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4세 이상.7500원.|초등·청소년|●참새네 칠판(박덕규 편저, 이가서 펴냄) 평론가이기도 한 박덕규 시인이 한국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동시 40편을 간추렸다. 윤석중의 ‘먼 길’, 강소천의 ‘사슴 뿔’, 정지용의 ‘별똥’ 등 주옥 같은 동시들에 일일이 붙여진 박덕규 시인의 맛깔난 해설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초등생.8900원.●고인돌(이종호·윤석연 글, 안진균 외 그림, 열린박물관 펴냄) ‘과학과 상상력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유산’ 시리즈 첫번째. 한반도의 청동기 시대 및 고대국가 형성의 역사를 우리나라 전역에 흩어진 고인돌을 통해 만나보는 접근방식이 새롭다.2권은 고구려인의 기상을 재조명한 ‘700년 고구려 역사를 지켜온 불패의 상징, 개마무사’. 초등생. 각권 9500원.
  • [서울광장] 정치여, ‘山의 겸손’을 배워라/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여, ‘山의 겸손’을 배워라/이용원 논설위원

    정치권이 한창 들끓고 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인 최연희 의원이 술자리에서 신문사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쫓겨나다시피 탈당을 하더니, 뒤이어 이해찬 총리가 3·1절에 ‘부적절한’ 사람들과 골프를 치는 바람에 낙마의 위기에 놓였다. 5선 국회의원에 역대 가장 큰 힘을 받고 있다는 총리와, 제1야당 지도부까지 오른 3선의원이 보통사람은 상상하지도 못할 이같은 행동을 한 원인은 무엇일까.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불손함에서 비롯됐을 터이다. 곧 겸손함이 부족한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정치는 흔히 등산에 비유되고 실제로 정치인들은 등산을 즐긴다. 멀게는 엄혹했던 독재정권 치하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산악회를 이끌며 정치적 기반을 유지했고, 요즘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함께 북악산에 오르며 때때로 속내를 내비치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17대 국회가 개원하기 직전인 2004년 5월 서울신문사가 정리해 출간한 ‘17대 국회의원 인물 정보’를 보면 당선자 299명 가운데 38.8%인 116명이 등산을 취미로 꼽았다. 이처럼 정치인의 산(山)사랑은 각별한데 정작 산의 품성을 제대로 받아들인 이는 거의 없는 듯하다. 동양의 전통사상에서는 산의 미덕 가운데 으뜸을 ‘겸손함’으로 친다. 지난 연말 사자성어 ‘상화하택(上火下澤)’으로 유명해진 주역의 괘에는 ‘地山謙(지산겸)’이 있다.‘땅과 산은 겸손하니 만사가 형통하다.’라는 뜻의 괘이다. 풀어서 얘기하면, 땅의 속성은 아래에서 위로 쌓아가는 것이고 이를 대표하는 게 우뚝 솟은 산이다. 하지만 산은 더이상 자라지 않는다. 도리어 비·바람에 스스로를 깎아 골짜기·웅덩이 등 주위의 낮은 곳을 메워준다. 또 산이 제 살을 깎더라도 그 높이가 실제로 낮아지지는 않으며 위엄 또한 잃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겸손함이니 만사가 형통할 수밖에 없다. 유학자들은 이 괘에서 군자의 덕(德)을 찾았다. 그래서 ‘사람이 겸손하면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빛나고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누구도 허물하지 않는다.(謙 尊而光 卑而不可踰)’라고 했다. 2000년 넘은 중국의 고전에서만 산이 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설악산 백담사 옆 등산로 초입에는 고은 시인의 시비(詩碑)가 단출하게 서 있다. 제목도 없이 시인의 서명만을 새긴 이 시비의 시는 간단하다.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못 본/그 꽃’ 그렇다. 위만 바라보고 발걸음을 재촉할 때는 한송이 야생화가 외따로 피어 있는지, 풀잎이 바람에 얼마나 흔들리는지 보이지 않는 법이다. 정상에 서거나 중도에 좌절해 하산할 때에야 비로소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는 보통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심성이다. 그렇더라도 정치인은, 특히 큰 정치를 하겠다는 인물은 산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실천해야만 한다. 큰 정치인이라면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길 때에도 늘 주변을 살펴야 한다. 외로운 한송이 꽃을 보아도,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을 보아도 아픔을 공감해야 한다. 또 산꼭대기(정상)에 오른 뒤에는 끊임없이 제 살을 깎아 주변의 낮은 곳을 메워주어야 한다. 그것이 정상에 선 자의 의무이자, 자신을 더욱 빛나게 하는 길이다. 이제 봄이다. 등산로는 형형색색으로 꾸민 상춘객들로 갈수록 붐빌 것이다. 그들 틈에 섞여 산을 오를 정치인들이여, 산의 겸손함을 배우기 바란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최연희 후폭풍’ 떨고있는 여의도

    ‘최연희 후폭풍’ 떨고있는 여의도

    여의도 국회에서는 지금 ‘최연희 후폭풍’이 거세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이후 국회 주변에서는 성 추문과 관련된 각종 ‘카더라’식 통신이 난무하고 있다. 이는 입법부 등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사 여기자에게 성추행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의원실 내부에서 쉬쉬하는 ‘성추문 사건’들도 적지 않을 것이란 추론과도 무관치 않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제2의 최연희 파동’도 터질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A의원의 경우 여성 보좌진과 매일 출근 전 수영을 함께하며 건강을 관리한다는 괴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B의원은 출근할 때마다 다른 보좌관 등을 제쳐두고 한 여성 보좌진과 독대한 뒤 회의를 갖거나 보고를 받는다는 입소문에 시달리도 있다. 이로 인해 “그 방엔 의원이 두 명”이라는 등 루머성 추측이 무성하다는 소문이다. C의원의 경우 과거부터 여직원과의 추문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여직원 교체가 잦아 구설수에 올랐다.D의원의 경우 지난 연말부터 의원회관 내부에서 ‘여직원과의 염문설’이 꼬리를 무는 바람에 결국 여직원이 사직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의원회관 주변의 삼삼오오 술자리에서는 최 의원 사건이 초특급 화제로 떠올랐고 ‘나도 몸조심’ 분위기가 확연하다. 이에 따라 국회의 ‘음주문화’에도 적잖이 변화가 일고 있다. 일부 의원실에서는 보좌진들의 회식 후 ‘노래방 출입 자제’ 분위기가 역력하다. 성 추문 가능성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의미다. 정치권에 유독 ‘성 괴담’이 난무하는 현실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관공서나 일반회사와 달리 ‘권위주의 문화’가 팽배한 국회 특유의 구조에서 주 원인을 찾는 목소리도 높다.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한 보좌관은 “16대 국회보다 17대 의원들이 연소화됐고 보좌진들도 더욱 젊어진 구조적 변화에다 성개방 풍조까지 결합하면서 의원회관에 과거보다 성 괴담이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정혜신 교수는 “비서진들의 생사여탈의 ‘칼자루’를 의원들이 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성적 추문이 밖으로 터져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 진단했다. 의원 보좌진의 ‘인력수급 구조’에서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보좌관·비서진 대부분 일반 공채가 아닌 의원 개인의 ‘연줄’과 ‘외부 백’으로 들어오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의원 보좌관은 “보좌진을 포함, 여비서들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공론화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직급과 나이 등의 권위에 눌려 쉽사리 성 추문을 공론화하기 어려운 근로 조건”이라고 털어놓았다. 정치인들의 ‘이중성’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최 의원 추행 사건을 강력한 톤으로 지적했던 E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인척과의 부적절한 관계설’로 애를 먹었던 장본인이다.F의원은 지난해 겨울 서울 모 나이트클럽에서 수차례나 부킹을 ‘시도했다.’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DJ정권 때부터 시작된 국회 인턴사원 제도도 ‘문제’가 생길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석·박사 출신의 여성 고급인력들이 각 의원실에서 저임금(100만원 안팎)으로 1년 계약으로 일하고 있다. 정책 인턴으로 일하고 있지만 아슬아슬한 ‘성적 농담’에 직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포털 사이트에 국회 인턴들의 ‘카페’가 개설된 상황에서 지난해 인턴들 사이에서 대책 회의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성폭력상담소 원사 사무국장은 “최 의원의 ‘식당 아줌마’발언은 말로만 국민의 공복을 외치는 정치인 특유의 특권의식이 터져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최의원 사건’은 당장 ‘5·31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성추문 전력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일만 전광삼 구혜영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선거,편협한 대표성 극복해야/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의 부패·비리 문제가 새삼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썩은 지방권력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했고 당은 지방자치단체의 비리에 대한 전면적인 검찰 수사와 국회의 국정감사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를 선거용이라고 비판하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방선거의 본질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정파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이 사안은 그저 선거용 공방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심각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기본은 상이한 정파간 경쟁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매디슨은 인간의 본성은 원래 이기적인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고 해도 권력을 잡으면 부패하고 타락해 갈 수 있다고 보았다. 그 때문에 상이한 이해관계를 갖는 이들이 제도적으로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도록 하는 일이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았다.‘야심은 야심에 의해 통제 받아야 한다.’라는 미국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은 그런 인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여야간 정파적 경쟁과 다툼에 식상하는 이들도 많지만 이렇게 서로 견제하고 비판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제도적인 균형을 이루고 내부 운영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정치 수준에서는 이와 같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이 제대로 실현되어 오지 못했다. 그 까닭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그동안 지방 정치는 사실상 1당제로 운영되어 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의 투표 성향으로 인해 그 지역의 지배 정당을 제외한 다른 정파의 후보들은 거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한 지역의 자치단체장과 의회가 한 정당에 의해 사실상 장악되는 상황에서 상이한 정파간 비판과 경쟁을 통한 감시의 기능이 제대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지방에서는 특정 고교나 대학 출신의 학연, 혹은 지연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데다가 이것이 정파적 동질성과 결합하여 더욱더 지방의회의 제도적인 감시·감독 기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취약한 감시·감독 기능이 심각한 또 다른 까닭은 최근 감사원이 지적한 대로,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자체적인 감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기구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과도 관련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사권을 갖는 조직 내부 부서가 감사 기능을 맡은 상황에서는 단체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의 철저한 감찰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지방 언론이 있지만 중앙 정부에 대한 각종 언론기관의 감시와는 활동 수준이나 규모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이처럼 중앙정부와 비교할 때 지방정부 내의 제도적 견제와 균형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양이를 주변에 둔 쥐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오히려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듯이, 내부의 긴장감이 결여된 조직은 나태해질 수밖에 없다. 선거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에 대한 보다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 기울이게 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감사원·국회·검찰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지방정치 내부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스스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여러가지 제도적 개선책이 있겠지만, 지방정부의 투명성 확보와 비리 근절을 위해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은 역시 유권자들만이 해결할 수 있다. 지방정부의 내부적인 감시·감독 기능이 약해진 것은 정치인들이 부추긴 지역감정에 그 지역 유권자들이 편승하여 만들어낸 지역적 일당 구조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야심이 야심을 통제하도록’ 지방정치의 편협한 대표성을 극복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 [여야 서울시장후보들은 지금…] 한나라 “鄭 지방순방 선거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 주자들이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에게 연일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맹형규 전 의원은 26일에도 ‘정동영 때리기’를 이어갔고,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도 가세했다. 홍준표 의원은 ‘강금실 거품론’에 주력했고, 박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제1타깃’이다. 취임 첫날인 지난 19일 대구에 이어 26일에도 부산에 내려가 “지방권력 10년을 심판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등 연일 한나라당을 맹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맹형규 전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지방권력 심판과 양극화 해소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 의장은 네탓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복지 예산이 지난 90년대 말 GDP(국내총생산) 대비 7% 안팎에서 참여정부 이후 5%대로 줄어들었다.”며 “이것이 양극화 해소를 주장하는 노무현 정권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맹 전 의원은 “정 의장이 전국 700개 실업계 고교를 방문하겠다는 것은 지방선거뿐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선거용 ‘양극화 쇼’”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노인폄하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정 의장이 이제는 고교생까지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무모한 책동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의장이 지방정부의 총체적 부실 운운하며 국정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국정난맥과 경제파탄의 책임을 지방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선거전략용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겨냥,“유시민 장관이 ‘왕의 남자’라면 강 전 장관은 ‘왕의 여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진 의원은 ‘노무현 정권 출범 3년에 부치는 소회’라는 칼럼에서 “차라리 노 대통령이 서울을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공직45년’ 회고록 내는 이의근 경북지사

    ‘공직45년’ 회고록 내는 이의근 경북지사

    민선 3연임을 하고 오는 6월말 물러나는 이의근 경북지사는 22일 “단체장은 무엇보다 명확한 비전과 통합의 리더십,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전은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비전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이 지사는 “지시와 통제 위주의 리더십이 아니라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주민들의 주인의식이 높아져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리더십으로 지역의 발전을 이끌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라고 단언했다. 이 지사는 “아무리 비전과 통합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도덕성을 지니지 못하면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한순간에 모든 것이 허물어 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행정은 인간의 가치에 중점둬야” 이 지사는 이어 “행정은 인간의 가치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가능하면 낮은 곳으로 임해 필요로 하는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정이어야 한다.”고 지론을 폈다. 이 지사는 공무원 9급으로 출발해 관선 한차례를 비롯, 모두 4차례나 경북지사를 역임한 ‘행정 달인’이다. 최근 지역신문 등의 여론조사에서 거물 정치인들을 제치고 대구·경북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한때 5월 지방선거에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는 소문이 지역에 나돌았다. 그는 오는 27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히말라야시다의 증언을 들으리라’(도서출판 한울)는 회고록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이의근의 목민실서’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공직생활 45년, 도지사 재직 12년 동안 경험하고 실천했던 삶의 뒷이야기를 담고 있다. ●27일 세종문화회관서 출판기념회 그는 “개인의 삶보다는 45년 공직생활 동안 겪고 감당한 공적인 일들을 중심으로 썼다.”며 “이 글이 젊은이들이나 후배 공직자들에게 귀감은 못되더라도 앞날을 위한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이 책에서 가난한 산골마을의 소년으로 태어나 해방 전·후의 혼란 속에서 지낸 성장기의 고백과 4·19를 계기로 공직에 입문, 소용돌이치는 역사 속에서 공직자로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경험들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뜻하지 않게 민선 경북지사에 도전하게 된 과정,IMF체제란 어려운 상황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를 결정해야 했던 일, 동북아자치단체연합 창설을 주도하고 치열한 경쟁 끝에 사무국을 유치했던 과정 등도 들어 있다. 이 책은 ‘물을 차고 거슬러 오르리라.’ ‘바르게 가면 길이 된다.’ ‘변화와 혁신의 지도를 그리다.’ ‘아시아로, 그리고 세계로’ 등 8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책 제목은 어느 날 집무실에서 도청 담을 따라 하늘을 향해 우람하게 서있는 히말라야시다를 보고 “곧게 뻗은 나무는 자신의 그림자가 굽어질까 염려하지 않는다.’는 ‘정관정요’의 한 구절이 떠올라 그 느낌을 적은 자작시에서 따왔다고. 이 지사는 “민선 10년째인 지난 해 지역의 한 신문에 삶의 뒷이야기를 연재한 것을 주위에서 책으로 엮으라고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공직생활 45년 동안 일선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적은 글이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가 끝나면 대구·경북지역에 남아 어떤 식으로든 지역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칠 작정이다. 그동안 자신에게 보내준 지역민들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대구에 거처를 알아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그가 걸어온 길 ▲출생 1938년 경북 청도 ▲학력 대구상고, 영남대 경제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졸 ▲경력 대구 9급 공무원, 부천시장, 안양시장, 내무부 지방행정국장, 경북지사, 대통령 행정수석비서관 ▲좌우명 무실역행(참되고 실속 있도록 힘써 실행한다) ▲가족 이명숙 여사와 2남, 출가 ▲취미 독서, 등산 ▲애창곡 고향무정 ▲골프 핸디 18 ▲주량 소주 반병 ▲기호음식 된장찌개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북한 땅은 자연부터 달랐다. 버스로 군사분계선을 지나니 돌연 황량한 곳이 나타났다. 이곳저곳의 민둥산들. 미국 서부에서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면서 놀랐던 적이 있다.“몇㎞ 상관에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나.” 남북한 경계의 느낌은 그보다 더 했다. 페루 등 중남미 빈국을 방문했을 때의 황당한 이질감에 가까웠다. 얼마전 개성공단을 다녀왔다. 개성시내 관광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못산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참담했다. 낯선 자연환경에, 남루한 주민들. 김정일 정권을 향한 분노가 새삼 끓어올랐다.“국제정세가 아무리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지, 주민과 자연을 이렇게 만들다니….” 다른 경로로 북한을 다녀온 대학교수가 비슷한 한탄을 했다.“북한 주민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그런데 군 고위층은 외제차를 몰고 다니더라고요.” 북한땅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닌 남측 사람들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계자들이다. 그중 한 인사는 “평양이나 개성은 나은 편이고, 시골로 가면 주민 생활수준이 말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곳곳에서 힘있는 계층의 도덕적 타락이 심각하더라.”고 덧붙였다. 문득 양극화를 떠올렸다. 남한에서 지금 양극화가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북한의 양극화는 독재권력까지 연관되어 고난도 방정식이다. 연착륙을 시켜야 할 텐데 얼마나 많은 비용과 정치적 대가가 필요할까. 그 비용을 남측이 부담하자는 주장에 동감하는 우리 국민 숫자는 점점 줄고 있는데….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북풍(北風)’의 정치적 파괴력은 이제 없다. 북핵위기, 남북정상회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겪을 건 모두 겪어서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다. 집권여당이 북한에 강공을 취하건, 시혜를 베풀건 득표에 도움이 될 듯싶지 않다. 시혜 부분은 특히 그렇다. 한국전쟁을 겪은 50대 이상 노·장년층은 김일성·김정일이 밉다.20대 젊은층은 “우리가 잘 살면 되지 북한을 왜 돕느냐.”는 식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통일이 안 돼도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을 연기하라는 한나라당 요구는 타성에 젖은 것이다.DJ 방북이 성사되고, 남북정상회담 등 성과가 있으려면 무언가 ‘대북 선물’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그것을 좋아할 리 없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내 일부 세력들이 5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완벽한 패배를 위해 DJ 조기방북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인들의 얄팍한 표계산은 접어두자. 역사의 긴 호흡에서 북한과 따로 살 수는 없다. 독일이 통일비용을 치르고 있다면 그 역시 민족의 운명이다. 통일이 안 된 상태보다는 낫다고 본다. 북한 주민을 돕자는 ‘북풍’이 선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일었으면 좋겠다. 지도부와 주민을 따로 떼기가 힘든 게 통일론자의 딜레마다.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독재권력 유지보다 주민복지를 우선하는 생각을 가지도록 이끄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DJ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은 그런 차원에서 추진되고, 여야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 김정일을 열차에 태워 남한이나 도라산역으로 억지로 데려오면 뭐하겠는가. 정지작업 없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전시성 합의에만 매달려서도 안 된다.“김정일이 연명하도록 무슨 선물을 줬기에 저러나.”는 식의 냉소가 퍼지면 상황이 도리어 꼬일 우려가 있다.DJ 방북은 김정일이 정신차리고 내부 양극화 해소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英 인문·이공계 ‘등록금 인상법안’ 비상

    대학들이 등록금을 최고 3000파운드(약 51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 영국의 새 고등교육법이 올해 시행됨에 따라 일부 순수학문과 이공계 학과들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대학입학사정원(UCAS)의 2006년 가을학기 대학지원자 집계결과 이른바 순수인문학 계열의 지원자수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UCAS에 따르면 철학과 역사학 지원자는 각각 3.9%,7.8% 줄었다. 고전문학은 8.5%, 예술분야는 11.4%가 감소했다. 학습량이 많고 학업 난이도가 높은 일부 이공계 학과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기계공학 지원자가 7.3% 줄어든 것을 비롯해 컴퓨터 공학은 10.3%, 전자·전기공학계열은 무려 18.6%가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학비가 종전보다 3배 가까이 오르면서 전체 대학 지원자가 전년보다 1만 3000명가량 줄어든 데다 그나마 지원자들도 구직에 도움되는 학과들로 몰렸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지원자 감소 추세에도 취업률이 높은 사회복지 분야는 7.4%, 약학은 9.6%, 간호학은 15.4%나 지원자가 늘었다. 등록금 인상 반대운동을 벌이는 전국학생조합(NSU)은 대학 지원자가 줄어든 것은 졸업후 빚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학비 시스템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등록금 인상법안을 주도한 노동당 정부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빌 람멜 고등교육부 장관은 “일부 학과 지원자가 줄어든 것이 학생들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전공을 선택하려는 경향 때문이라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고 논평했다. 당연히 해당학계가 발끈했다. 역사학계는 “장관의 발언은 매우 짧은 소견”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옥스퍼드대의 논리학 교수인 티모시 윌리엄슨은 “철학은 잘못된 주장의 논리적 오류를 찾아내도록 가르치는 학문”이라며 “정치인들이 철학교육에 관심이 없는 것은 놀라울 게 못 된다.”고 비꼬았다. 보수당도 “많은 국민들이 대학교육에 대한 노동당 정부의 설익은 실용주의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가세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 FTA와 정치의 죽음/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한다고 한다.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 미의회 앞에서 미국과 공동으로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갑자기 머리가 뻐근해진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이 어떻게 한번도 제대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지 나로서는 그저 신기롭기만하다. 언론도 애써 공론화를 피하는 것 같고, 정치인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시민사회 단체는 갑자기 날아든 소식에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다. 향후 한국의 산업, 문화, 심지어 방위정책과 통일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이 정치의 손을 떠나 관료의 입으로 발표되었다. 정치는 명백히 죽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미 FTA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선 메가톤급 쓰나미가 될 것이다. 김영삼 정부가 추진했던 세계화 정책보다 더욱 큰 해일이 몰아닥칠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 쿼터나 농산물 개방만이 문제가 아니다. 산업의 구조조정을 넘어서, 문화에 이르기까지, 남북경협과 안보정책에서 대중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영향권에 들어간다. 미국측이 이구동성으로 협상개시를 자축하는 것은 불안한 한·미동맹에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나도 FTA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순이 틀렸고, 협상하는 방식이 졸속이다. 정말 조마조마한 느낌마저 든다. 일단 경제규모의 압도적 차이에서 오는 협상력의 비대칭성에서 출발해보자. CIA의 2005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미국의 7% 수준에 불과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멕시코의 GDP 규모가 8% 수준이다. 이런 수준이라면 미국에 한·미 FTA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올려놓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이 겪어야 하는 것은 쓰나미 수준의 해일이다. 업계는 공산품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미관세가 그다지 높지 않은 마당에 업계가 한·미 FTA를 목 놓아 기다리던 분위기는 아니었다. 대신 농촌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피해를 입을 것이고,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문화산업은 송두리째 무너져버릴 것이다. 경쟁력이 허약한 서비스 산업도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멕시코의 예를 보자면 금융업과 유통업은 너무 쉽게 미국의 손으로 넘어갔다. 교육, 의료, 법률 서비스 부문도 미국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 위로거리를 찾는다면 기러기 아빠들이 줄 것이고 과거보다 영어 발음이 조금 유창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실업은 더욱 늘어나고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논란을 거듭한 한·미투자협정의 핵심내용도 고스란히 FTA에 옮겨지게 될 것이다. 미국인투자는 내국인 수준으로 보장되고, 노동의 유연화는 무역협정에 내장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사관계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게 되리라. 그래서 나는 한·미 FTA가 무역을 넘어서 한국 사회의 미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혁명적 수준이 되리라 예견한다. 혹시 공론화는 정책결정을 더디게 만드는 비용이라 생각해서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일까. 한·미 FTA는 제2의 개국에 버금가는 사안이다.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준비가 덜 된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정책으로 IMF 사태를 맞았던 우리가 아닌가. 성장과 안정이 보장되는 한·미 FTA가 되기 위해서 시민사회, 학계, 언론은 향후 1년 내내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당연히 이 사안은 다음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되어야 하고 협상도 차기정부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닌 것 같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새만금 소송 재판 빨라져

    대법원은 5일 정치·경제·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국민의 관심이 큰 중요재판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중요사건 적시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새만금 소송’을 첫 대상으로 선정했다. 중요사건은 재판이 지연될 때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거나, 다수의 당사자가 관련된 사건, 일정 시한이 지나면 재판결과가 무의미한 사건, 사회내 소모적 논쟁이 우려되는 사건 등이다.이에 따라 경부고속철 천성산구간 공사 착공금지 가처분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논쟁을 불러온 동국대 강정구 교수 사건, 송두율 교수 국가보안법 사건 등이 중요사건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정치인들의 재판도 빨리 진행될 전망이다. 법원은 그동안 ‘충실한 심리’를 강조해 ‘신속한 심리’를 못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권리침해를 위해 소송을 했지만 3심까지 가는 동안 몇년이나 걸려 결국 분쟁은 분쟁대로 악화되고 판결을 받았더라도 이미 ‘때늦은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사회생물학적으로 본 한국정치/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소위 민주정치를 한다는 국가 중에서 한국만큼 그 사회와 정치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지난 40여년간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토대로 현재 한국사회는 각 분야에서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정치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한국정치가 현재 경험하는 변화의 속도는 너무 빨라 때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있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언론 및 전문가 집단에서도 한국 정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조금 더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입장에서 한국정치를 바라본다면, 많은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사실 해외의 정치학자들은 대부분 한국이 그동안 이룩한 여러 정치발전의 성과를 보고 놀라며 부러워하고 있다. 민주화, 평화적 정권교체, 분권화와 같은 커다란 성과는 물론이고 경선제 도입을 통한 정당 민주화의 진척, 선거법 개정을 통한 1인2표제 도입, 개선되고 있는 정치 및 선거문화 등은 대표적인 부러움의 대상이다. 물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되어야 할 점은 많다.TV에서 보이는 의원들의 욕설과 몸싸움을 보고 치를 떨어보지 않은 국민은 드물 것이다. 타협보다는 극한 대결로 치닫는 노사 관계, 여야 관계 및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는 한국적인 대결주의 문화의 표출이다. 또 특정한 개인을 중심으로 뭉치는 정치인들의 행태와 그에 따른 정당 제도화의 어려움 등은 한국인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파벌주의와 연고주의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거시적으로 사회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한국정치가 나타내는 이러한 문제점도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하여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 보면, 개체들의 사회적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생태환경적 요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구 밀도는 이 개체들의 공격성향에 영향을 미치며, 음식이 부족한 정도는 개체의 사회적 네트워킹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은 우리나라에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이 상대적으로 격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오랫동안 먹을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연고주의가 발달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빈 공간도 많고 경제적으로 풍부한 스웨덴에서 발견되는 정치 스타일(노사간 혹은 여야간 정치적 타협, 개인적 연고에 바탕하지 않은 깨끗한 정치)을 한국에서 바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행히도 현재 한국사회 및 정치는 사회생물학적으로 볼 때 긍적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구증가율이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중요하게는 그간의 경제발전과 기술 발전 덕분에 경제적인 여유가 대폭 증가하였다. 물론 이러한 생태학적 환경 변화가 의식 및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그러나 조금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한국정치를 관찰한다면, 이러한 변화는 이미 감지할 수 있다. 요즘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있는 탈(脫)물질주의적 가치관의 부상과 확산은 좋은 예이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경제적 환경에서 자란 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매우 다른 형태의 정치문화와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설이 지나고, 이제 명실상부한 새해이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국민이 한국 정치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정치캠프 해부] 이념따라 뭉친 ‘여의도 캠프밸리’

    [정치캠프 해부] 이념따라 뭉친 ‘여의도 캠프밸리’

    서울 여의도는 이제 ‘캠프 밸리’로 불려도 좋을 것 같다. 가까이는 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와 5·31 지방선거, 멀리는 차기 대선을 겨냥한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중심으로 속속 캠프를 차리고 있다. 최근의 정치캠프는 자금과 조직을 앞세우던 과거 3김(金)시대와는 달리 자발적인 참여와 의기투합, 정치이념으로 뭉친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표심의 향방에 따라 승패가 엇갈리는 정글의 법칙은 여전하다. 새로운 정치를 꿈꾸며 희망을 일구고 있는 각 캠프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51064 국회 의사당이 있는 서여의도 일대에만 여야 정치인 10여명의 캠프가 자리잡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 출마자와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는 여야 유력 정치인이 대부분이다. 정치 1번지인 종로와 증권가가 자리잡은 동여의도 등에도 한두 곳씩 산재해 있다. ●다국적 연합군의 힘 이들 캠프의 공통적인 특징은 과거에 비해 구성원의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이다.“예년에 비해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일꾼인 의원회관 보좌진은 기본이다. 스스로 참여하고 싶어하는 대학원생과 회사원, 개인사업자 등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다국적 연합군이라 할 만하다.”(우리당 모 캠프 관계자) 자발적인 ‘결합’이다 보니 열의도 대단하다. 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중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 캠프 실무자는 “후보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해 밤늦게까지 작업하느라 날 새는 줄 모른다. 본격적인 대선 캠프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기가 후끈하다.”고 전했다. 김근태 후보 캠프에는 과거 민주화운동 인맥이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 캠프에는 사회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정 후보와 끈끈한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폭넓게 포진하고 있다. 이같은 캠프의 역동성에는 정치문화의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또다른 캠프 관계자는 “과거 군사독재와 3김(金) 시절의 캠프 출신이라면 당연히 ‘한자리’를 차지했지만, 이젠 딴세상 얘기”라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지지자들은 언제든지 삶의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탄탄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정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의 모 서울시장 후보측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당선 가능성이나 당내 권력기반, 경제력 등을 보고 사람들이 캠프에 몰려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각 후보 진영이 인간적인 의기투합과 정치관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 관리와 댓글 지원, 이메일 발송 등 ‘사이버 홍보’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과거 ‘캠프정치’와는 달라진 새로운 풍속도로 꼽힌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은 현 직책과 연관된 구설을 염려하는 듯 공식적 캠프는 아직은 꾸리지 않거나,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밥값과 활동비는 각자 해결” 인적 구성의 개방성·자발성은 캠프의 저비용 구조와 연결된다.“사무실 운영비 정도만 후보가 부담한다. 식대와 활동비 등은 실무팀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정도로 ‘궁핍한’ 상황이다.”(한나라당 모 캠프 관계자) 그러다 보니 정책자문위원단이나 핵심 실무진들이 대부분 ‘비용’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 후보의 기존 인맥을 바탕으로 꾸려지고 있다. 정당 사상 처음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관리하고 있는 것도 캠프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선관위의 관리가 본격화하자 각 캠프는 안도와 불평이 교차하고 있다. 후보자 개인 모금 한도가 과거 전당대회 소요자금보다 턱없이 부족한 1억 5000만원으로 제한됐고, 지지자 간담회에서 식사비를 대납하는 것도 금지됐다. 한 40대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종전에는 당의장 선거 한번 치르면 5억에서 10억까지 쏟아부어야 한다는 말이 돌았지만, 이번에는 법망이 상당히 촘촘해졌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딸리는 우리로선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일부 캠프에서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전당대회 출마비 6500만원에 기본 홍보물 제작 비용 3000만원, 여기에 사무실 운영과 후보 일정 경비까지 포함하면 1억 5000만원이 빠듯하다는 것이다. 최근 지지율 조사결과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 후보의 캠프는 “지지표를 단속하기 위해 밥 한끼 사려 해도 선관위가 금지하고 있고, 캠프 일꾼들의 밥값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있다.”며 호소했다. 전광삼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 x
  • [국제플러스] 칠레 ‘남녀 동수내각’ 구성

    칠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미첼 바첼렛 당선자가 ‘남녀 동수 내각 구성’ 약속을 지켰다. 바첼렛 당선자는 30일(현지시간) 내각 인선 내용을 발표하면서 20명의 장관 가운데 비비안느 블랏론 국방장관 내정자를 포함해 10명의 여성을 지명했다고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들이 31일 전했다. 리카르도 라고스 현 대통령 정부의 여성 각료는 4명에 불과하다. 또 3월 11일 공식 취임할 예정인 바첼렛 당선자는 재무장관으로 안드레스 벨라스코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내정했다. 전문가들은 그가 사회보장제도에 더 많은 구리 생산 수입을 써야 한다는 좌파 정치인들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감세땐 부유층만 혜택”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은 신년 기자회견문의 절반 이상을 양극화 해소 방안에 할애했다. 한나라당을 겨냥한 정치공세도 양극화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 대해 문제 해결의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하지 못한 채 선언적인 제안과 추상적인 대책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다. 야당은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유 의장이 언급한 ‘국회 양극화 해소 특위’는 지난해 10월13일 문희상 전 의장이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국회 양극화 대책 특위’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 의장은 “감세 주장으로 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들면서, 다른 한편으로 증세가 뒤따르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감세 정책의 혜택은 대부분 부유층에 돌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의장은 당초 회견문에 한나라당의 사학법 장외투쟁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문구를 실었다가 전날 여야 원내대표의 산상회담 직후 대폭 수정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등원 합의로 연설문 원본을 크게 고쳤다.”고 말했다. 야당의 평가는 인색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양극화가 무슨 유행어도 아니고, 필요하면 여야 정치인들 말잔치에 불려다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논평했다.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국제플러스] 할로넨 핀란드대통령 재선 성공

    타르야 할로넨 현 핀란드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했다. 핀란드 첫 여성 대통령이기도 한 할로넨 대통령은 이날 밤 94.7%가 개표된 가운데 51.9%를 얻어 48.1%를 획득한 최대 야당 국민연합당의 사울리 니인니스토 후보를 제쳤다. 사회민주당 소속인 할로넨 대통령은 오는 3월 1일 제19대 대통령으로서 임기 6년의 집권 2기를 위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할로넨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정파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높은 차원에서 국가를 이끌어 이전 정치인들과 다른 면모를 보였다.
  • 외국 CEO들이 본 서울 “고용시장 경직…투자 꺼려져”

    “서울이 매력적인 투자처이긴 하지만 고용시장의 경직성이….’ 지난 25∼29일 스위스에서 열린 ‘2006 다보스포럼’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개최한 서울에 대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쏟아진 얘기들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시장이 지난 26일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CEO를 상대로 마곡지구의 투자 매력과 인센티브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자 외국인 CEO들은 서울의 인프라와 우수 인재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다고 호평하면서도 노조의 강경투쟁과 경직성을 걸림돌로 꼽았다. 이 자리에서 윌리엄 로데스 씨티은행 회장이 “노조의 경직성이 해결되면 세계 제1의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이 시장은 “매우 좋아졌고, 향후 2∼3년 내에 확실하게 바뀔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부탁했다. 이 시장은 이같은 지적에 반시장정책에 대한 비판과 친기업정책 강화를 주장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이 시장은 28일 ‘아시아의 통합’을 주제로 열린 만찬 기조연설에서 청계천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을 소개한 뒤 “그동안 가장 어려웠던 것은 국내·외 많은 정치인들이 기업의 사회공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반기업인 정책을 펴고, 시장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시장기능을 활성화하기 보다는 이를 억제하는 반시장적인 정책을 사용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쉬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이 시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필요하다면 한국 관련 의제를 별도로 설정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과 함께 참가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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