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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신임 법무장관에 테러전문 판사 임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 전문’ 판사였던 마이클 머카시를 신임 법무장관에 임명한다. 부시 대통령은 ‘법과 원칙’에 충실한 보수주의자이면서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도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을 물색한 끝에 머카시 전 판사를 선택했다고 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1987년부터 뉴욕시에서 19년간 연방판사로 재직한 머카시는 지난 1993년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이 발생한 뒤 범인 오마 압델 라만의 재판을 담당했다.머카시는 이 사건을 담당한 뒤 몇년간 정보당국의 엄중한 신변보호를 받기도 했다. 머카시 판사는 재직 당시 뉴욕의 정치인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머카시는 현재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로버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캠프에서 법률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또 뉴욕 주 출신인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도 머카시가 법무장관으로서 손색이 없다며 인준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dawn@seoul.co.kr
  • 미술계 ‘신정아사건’ 뒤 시장위축 우려 전전긍긍

    미술계 ‘신정아사건’ 뒤 시장위축 우려 전전긍긍

    학력위조로 비롯된 신정아씨 파문이 권력형 스캔들로 비화되면서 미술계는 모처럼 맞은 호황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미술작품 구입 예산 확대나 정치인들의 전시장 방문이 신정아씨 사건과 더불어 부정적으로 보도되면서 우려를 더해가고 있다. 청와대가 2004년부터 구입했다고 공개한 미술품 내역을 보면 민중미술 계열 작가들의 작품 숫자가 유독 많다. 청와대가 2005년 고 제정구 의원 기념사업회로부터 구입한 임옥상, 전태일기념사업회에서 산 민정기,2004년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기금마련전에서 구입한 강요배 등은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가들이다. 강요배가 전속으로 있는 화랑인 학고재측은 민미협에서 기금마련전을 할 때 작품을 대여했고 이를 청와대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작품 대금의 40%는 작가에게, 나머지 60%는 민미협에 보냈다는 것.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미술에 조예가 깊은 이해찬 전 총리도 더 이상 전시장에 안 올 것 같다.”며 정치인들의 미술품 애호가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이 전 총리는 민중미술 작가들이 전시를 하면 자주 찾아 200만원 내외의 작품을 주로 샀고, 나중에 후원회에서 기금마련 전시회도 열곤 했다.”고 귀띔했다. 출판사와 화랑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우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저서를 출판한 인연 때문에 오히려 조심했다.”면서 “청와대가 대여만 하지 말고 작품을 직접 구입하라고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작품은 한 점도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미술투자클럽’에서는 17일 현재 1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신정아 사건이 9월 미술경매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답이 55%를 차지했다. 미술계는 사건의 본질이 파헤쳐져야지 그림을 구입하는 것이 무조건 매도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그동안 미술 작품이 부유층의 ‘세금없는 재산축재’ 수단이나 정치인에게 주는 뇌물로 사용된 전례가 없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이 미술계 자정과 검증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대선 D-100, 반성해야 할 정치판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 특히 유권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를 갖추지 않고 있다. 오늘로 제17대 대통령선거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유력 대선후보로 누가 맞붙을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이는 범여권의 책임이 크다. 이합집산과 신당 놀음에 이제서야 대선후보를 뽑는다고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유권자들이 후보를 꼼꼼히 살필 기회를 아예 박탈하고 있는 셈이다. 후보를 뽑는 과정 또한 문제다. 네거티브전이 만발할 뿐 정책선거는 먼 나라 얘기다. 한나라당은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 끝에 이명박 후보가 승리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잡탕 후보들이 모여 말싸움을 벌일 뿐 정책차이가 뭔지 알기 어렵다. 국민경선이라는 제도를 내세웠으되 불합리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나라당에 이어 통합민주당에서도 경선 룰이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예비주자들은 정책입안보다 경선 룰 다툼에 목을 매고 있다. 여기에 전·현직 대통령의 선거개입 역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 후보를 검찰에 고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범여권 후보 지원을 공언하고 나섰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후보를 공개지지하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이 지역감정과 정치판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니 그 또한 국민들에게 무례한 처사다. 그나마 민주노동당 경선은 나은 사례다. 순회 경선을 통해 후보들의 열띤 정책 제시가 돋보였으며 이제 결선투표를 남겨 놓았다. 다른 정당들은 앞으로 남은 기간만이라도 그동안 나타난 후진적 행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길 바란다. 정당정치를 확고히 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판단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후보 검증을 엄격히 하되, 정책 부분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대선은 미래한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축제이므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정책비전을 충분히 알고 투표장에 가도록 해줘야 한다.
  • [주말탐방] 전·현직 대통령 생가 르포

    [주말탐방] 전·현직 대통령 생가 르포

    정치의 계절이다. 대선 정국이다.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은 당내 예선을 치르느라 바쁘다. 대선 정국인 지금, 대통령들이 꿈을 키웠던 생가(生家)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를 하고 있을까.‘명당(明堂)’으로 불리지만 업적과 인기에 따라 발길 빈도가 엇갈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는 큰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선에 나서면서 발길이 크게 잦아졌다고 전해진다.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는 한창 복원 중이다. 대통령 생가라면 단연 박 전 대통령 집이다. 한국 경제를 발전시킨 최고의 대통령으로, 민주화를 억압한 장본인으로 관심의 중심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생가는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다. 박 대통령 생가를 6년째 청소하고 있다는 김영순(56·구미시 사곡동)씨는 “생가를 찾는 연세 드신 많은 분이 박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곡을 한다.”고 소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눈물 쏟는 관람객들 이곳에는 연간 45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다. 생가보존회 김재학(82·전 초등학교장)옹은 “관람객들이 초라한 생가를 보고 ‘이건 아니다.’ ‘너무 했다. 심하다.’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구미시 박 대통령기념사업단 박경하 계장은 “홍보를 안하는데도 찾는 사람이 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 악연(?)이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에도 발길이 잦은 편이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생가에는 외지인들이 연간 1500∼2000명 가량 찾고 있다. 이승현 하의면사무소 직원은 “여름방학 때는 하루 30∼40명, 방학이 끝나면 10명 안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포항에서 하의도까지 2시간20분이 걸리는 데다가 배편도 하루 2∼3번밖에 안돼 방문객이 갈수록 줄고 있다. 김 전 대통령과 ‘민주화를 향한 배’에 동승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는 조금 낫다. 요즘 하루 30∼40명이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의 생가를 찾고 있다. 방학 때면 학부모가 자녀들을 동반한다. 지난해 7만 3000명이 다녀갔고 올해 6만 4000여명이 찾았다. ●을씨년스러운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반면 ‘80년 민주화의 봄’을 짓밟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는 발길이 뜸하고 썰렁하기까지 하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 도로변 전 전 대통령 생가는 대문을 열어 놓아 오가는 행인들이 간간이 들른다. 대구 동구 신용동에 있는 노 전 대통령 생가는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훼손이 많이 됐다. 전형적인 시골 촌집으로 2∼3년 전만 해도 주민들에 의해 청소 등 관리가 이뤄졌으나 이후에 방치되고 있다. 한 주민은 “관광객이 가끔 찾기는 하나 전직 대통령의 생가 관리에 정부도, 자치단체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전 전 대통령 생가는 84년 경남도가 2800만원에 사들여 합천군으로 소유권을 넘겼다. 군은 매년 11월 이엉을 엮어 초가 지붕을 보수하고 있다. 강원 원주에 있는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생가는 현재 없다. 터만 있었지만 2000년 원주시립박물관이 들어서 흔적조차 사라졌다. 박물관에도 유품이나 생가에 대한 자료가 없어 박물관이 최 전 대통령의 생가 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원주에서조차 최 전 대통령은 잊혀져 가고 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생가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에 있다. 주민 임승희(54)씨는 “한달에 100명 정도는 구경을 온다.”고 말했다. 특히 풍수가 뛰어난 명당이란 소문이 퍼져 지관 등이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생가는 마을 노인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 年 2000여명 발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구미시는 생가 주변 7만 7600여㎡를 성역화하고 있다.2020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추모관과 생가 원형복원, 연대별(1920∼70년) 시대촌, 내자(內子)의 공원 등을 조성한다. 현재 생가에서는 서거일(10월 26일)과 출생일(11월 14일)에 매년 2차례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거제시는 김 전 대통령 생가 옆에 기록전시관을 건립한다.19억원을 들여 738㎡에 2층 규모로 만들어 김 전 대통령의 일대기와 소장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마당 왼쪽에 청동 흉상이 설치돼 있다. 이 흉상은 김 전 대통령이 2000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허난성 ‘한원비림(翰園碑林)’을 참관한 뒤 휘호를 써준 데 따른 감사의 뜻으로 한원비림이 기증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는 신안군에서 관리인을 두고 제초비와 비품비 등으로 연간 120만∼150만원을 대주고 있다. 추수 후에는 초가지붕 보수비 등으로 700만원을 더 지원한다. 이장 이형열(60)씨는 “대통령 생가가 너무 초라하다는 여론이 있어 생가와 주변을 공원으로 만들려고 최근에 땅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 전 대통령이 대선과정에 자주 개입하면서 대선 후보로 오르내리는 정치인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생가보다 묘가 위치한 아산시 음봉면 동천리 마을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22일 자발적으로 1000여만원을 모아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윤 전 대통령 탄신 110주년 추모행사를 갖고 ‘대통령 마을’로 선포했다. 마을 이장 이성복씨는 “생전에 1주일에 한번씩 내려와 마을에 나무와 꽃을 심고 주민들과 음식을 나눠 먹는 등 음덕을 많이 베풀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그들의 생가 형태와 규모 대통령 생가 중 가장 큰 집은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다.‘아흔아홉칸’이라고 하나 안채, 사랑채, 행랑채, 문간채 등 4동뿐이다. 기와집에 총건평 352㎡에 이른다. 윤 전 대통령의 부친이 1920년대에 지었다고 전해진다.1984년 중요민속자료 196호로 지정됐다. 전형적인 중부지역 가옥형태로 윤 전 대통령 장남이 소유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는 58㎡의 초가집과 안채(114㎡), 분향소(119㎡)로 돼 있다. 풍수지리학자들은 금오산의 정기가 이어지는 현월봉 아래 자리한 명당 중의 명당으로 ‘대통령이 날 만한 자리’라고 입을 모은다.1993년 2월 경북도기념물 86호로 지정됐다. 이 집은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나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20여년 동안 살았다. 대구사범시절 쓰던 책상과 책꽂이, 호롱불 등이 전시돼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는 본채와 사랑채 2동으로 구성돼 있다. 목조 기와집이지만 본채는 76㎡, 사랑채는 26㎡로 보잘것 없는 규모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초년생때부터 대통령 당선때까지의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1950년 공비가 침입, 모친을 살해했던 총탄 흔적이 남아 있다. 거제시에서 2명을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 연간 관리비 2000여만원을 지원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가, 관리동, 헛간, 소금전시관, 화염(불에 구운 소금) 제조공장 등 5채로 초가집이다. 김 전 대통령은 4학년 1학기까지 이 집에서 살다가 목포로 전학을 갔다.1999년 김해 김씨 종친회에서 8000여만원을 모아 생가를 복원했다. 대통령 시절 모습을 담은 대형 사진 12개, 붓글씨 액자 2개, 책상과 20여권의 책, 벽시계가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는 안채, 행랑채, 대문 등 초가 건물 3채이다. 총건평은 251.5㎡이다. 당초 5채였으나 2채는 1988년 11월 방화로 소실됐다. 군과 면사무소 직원이 수시로 들러 제초작업 등 보수를 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는 생가, 우사, 창고로 꾸며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이 태어나 경북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다.‘국풍’이라고 하는 풍수학자들은 연기산·윗도덕산 등 생가 앞에 큰 산이 많아 인물이 났다고 얘기한다. 전국종합·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한 뒤 머물 사저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지어지고 있다. 생가 뒤편이다. 시공 업체가 공사현장에 펜스를 치고 작업하고 있어 외부에서는 공사현황을 알 수 없다. 김해시 관계자는 “작업현장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정확한 진척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준공 예정일을 감안하면 공정률이 90%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 사저는 다음달 말 준공될 예정이다.3991㎡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총건평이 933㎡에 이른다. 지난 1월15일 기공식이 열렸다. 노 대통령의 생가는 사저 앞쪽 463㎡의 터에 목조 슬레이트 건물로 지어져 있다. 본채와 20㎡ 남짓한 헛간이 있다. 마당은 40㎡쯤 된다. 이 집에는 하모(65)씨 부부가 살고 있으나 지난 2월 강모(61)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하씨는 연말까지 집을 비워 주기로 했다. 강씨는 노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기로 경남 창원에서 자동차부품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인이다. 강씨가 생가를 매입한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친형인 건평씨가 생가를 매입하려고 했으나 가격이 맞지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저가 생가 바로 뒤에 건립되고 있어 조만간 생가를 복원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퇴임 후 강씨로부터 이 땅을 매입하거나 증여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봉하마을에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 관광객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요즘도 휴일이면 200여명씩 찾고 있다. 훗날 노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업적을 어떻게 평가받고 인기를 얻어 어떤 대통령 생가를 닮아갈지 궁금하다. 김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가 자동차 안을 맴돈다. 새벽 6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탄 승용차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린다.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길. 잠시 곤한 잠에 빠졌던 문 전 사장이 눈을 뜬다.“공부해야 할 게 많아서요. 시간 날 때마다 준비를 해야….” 부스럭 부스럭 서류 뭉치부터 펼쳐든다. 문 전 사장의 대선 행보는 조용하다. 선거가 넉 달도 안 남은 시점. 토론과 면담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한다. 짬날 때마다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29일 대구 일정도 대구염색공단 방문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정치인들이 즐기는 언론홍보용 이벤트도 없었다. 대개 정치인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그림 만들기´에 열중하게 마련이다. “언론에 노출이 덜 되더라도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조하는 곳부터 들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자인·패션 산업은 한 해 6조∼10조원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문 전 사장은 당연한 일이란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 참모들이 답답해할 법도 했다. 그런데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땀 흘리고 악수하는 이미지 메이킹보다는 철저히 내용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감동하고 운명을 걸 수 있는 거고요.” 한 자원봉사자가 활짝 웃음을 보인다. 문 전 사장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불과 일주일만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희망 제안´행사로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3.3% 지지를 얻어 범여권 대통령 후보 적합도 6위를 차지했다. 여야를 불문한 전체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1.9% 지지도를 기록했다.‘일주일짜리’정치인이 10년 이상 정치권에 몸 담은 대선주자들을 제쳤다. 문 전 사장은 기존의 정치공학 구도를 버렸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가 민주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독자레이스에 나섰다. 정책과 비전으로만 승부하겠다고 했다.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측근들 반응은 다르다.“문 전 사장이 추구한 뉴패러다임 경영도 남들은 무모하다고 했습니다. 유한킴벌리가 IMF 외환위기시절 4조 2교대제와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했을 때 미친 짓이라고 했죠.” 고원 공보 실장의 말이다. 현재 ‘문국현식’ 경영혁신 사례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 전 사장측이 내세운 장점은 ‘경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같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이 후보와 문 전 사장은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신화적 존재라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다만 한사람은 대기업적 마인드로 토목경제밖에 모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중소기업적 마인드로 환경과 사람을 위한 경영을 해왔죠.” 고 실장이 목소리를 높인다. ●“가짜경제 vs 진짜경제의 대결” 문 전 사장은 희망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문제·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미국 상장 가치만 30조원 이상 가는 대기업 대표로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말로만 중소기업과 서민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중소기업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은 적죠.”라고 말하는 고 실장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민주신당 원혜영·이계안 의원도 문 전 사장의 이런 장점에 주목했다. 둘은 지난달 24일 “이번 대선은 건설중심·재벌중심 가짜경제와 사람중심·중소기업중심 진짜경제의 대결”이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그에게 우호적이다. 천정배 의원은 “큰 틀에서 정치적·정책적으로 연대해 나가자.”고 했고 신기남 의원도 “문풍과 신풍이 함께 통풍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도 ‘문국현 영입론’을 제기했다. 연일 주가 상승이다. 그러나 아직 그가 누군지 모르는 유권자가 많다. 범여권 경선 국면 속에 자칫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세는 약하고 장애물은 널려 있다. 그래도 문 전 사장은 태연하다. 그렇다고 특별한 비책이나 깜짝 전략은 없다고 했다. “정치공학을 털어내겠습니다.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리다 보면 국민들이 알아줄 날이 올 겁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래도 구체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묻자 “명사들과의 대담과 토론, 생산현장 방문, 인터넷 사이버 활동 이 3가지에 주력하려 한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치장보다 실천적 삶이 중요” 수행을 맡은 김재현 건국대 교수가 부연했다. “실천적 삶이 중요하지 치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24년을 중소기업과 사회개혁을 위해 운동하고 비정규직을 지키기 위해 일한 이력을 국민들이 알고 나면 바람이 불 겁니다.” 문 전 사장은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했다. 권력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항간의 지적은 단호히 부정했다.“세계를 무대로 하는 대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 회사를 버리고 나올 때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과연 한국에 누가 이런 결단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일 지지조직인 ‘창조한국’을 출범시켰다. 본격적인 대선행보 시작이다. 그가 제시한 정치적 ‘데드라인’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시점. 그때까지 의미있는 지지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 민주신당·민주당 후보와 협상이 가능해진다. 범여권 단일후보로서의 길이 열린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 채 안 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씨줄날줄] 무샤라프와 부토/육철수 논설위원

    중국의 수 양제(煬帝)는 권력을 위해 아버지 문제(文帝)를 시해한 천하의 역자(逆子)로 유명하다. 문제의 둘째 아들인 그는 태자로 책봉되지 않자 형을 반역으로 모함해서 기어이 태자 자리를 차지했다. 문제가 병들어 드러누웠을 때는 그가 총애하는 선화부인을 겁탈하려다 미수에 그쳐 태자 직위를 내놓아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양제는 심복을 시켜 병상의 아버지를 두 다리를 찢어 살해하고 마침내 황위에 올랐다. 권력에 눈이 멀면 부모형제라도 잔인하게 제거하는 일이 동서고금에 어디 양제뿐이랴. 권력이란 이렇게 골육과도 나눌 수 없다지만,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 곳 또한 권력을 생산하는 정치바닥의 생리다. 권력욕이 강한 사람들에겐 정치생명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1990년 노태우·김영삼·김종필 씨의 3당 합당과,1998년 김대중·김종필 공동정권은 생생한 사례다. 최근 미국 CNN방송이 애증이 오락가락하는 친구관계를 표현한 말이라며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인 프레너미(frenemy) 현상을 소개했는데, 권력의 떡고물이라도 얻을까 해서 이합집산이 횡행하는 정치판에도 참 잘 어울린다. 파키스탄에서는 지금 권력 나눠먹기가 화제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다음달 선거를 앞두고 정적인 부토 전 총리와 손을 잡을 모양이다. 무샤라프는 겸직인 육군 참모총장직을 내놓고, 망명 중인 부토와 그 측근들을 불러들여 요직을 분배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이미 총리를 두번 지낸 부토에 대해서는 3선 금지를 규정한 헌법까지 뜯어고쳐 총리가 되는 길을 열어 놓겠단다. 그야말로 집권자 입맛대로다. 국민이야 반발을 하든 말든 권력을 그저 극소수 위정자들의 사유물로 여기는 파키스탄 정치인들의 배짱이 놀랍다. 군부정권이 권력 연장을 위해 무슨 야합인들 못하랴만, 그런 정치지도자를 둔 국민만 애처롭다. 재집권하고 나면 마음이 싹 달라지는 게 권력의 또다른 속성이다. 권력분점이란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이를 모를 리 없는 부토가 무샤라프의 야욕에 들러리만 서는 건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정윤재 의혹’ 게이트로 번지나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그의 소개로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1억원의 뇌물을 건넨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당초 정 전 비서관을 감쌌던 청와대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검찰은 사실상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부산국세청도 ‘심층 세무조사’에 나섰다. 정 전 청장의 수뢰사건으로 얼버무리려 했던 검찰과 국세청이 여론의 질타에 떠밀려 다시 칼을 뽑은 것이다. 우리는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 검찰의 눈치보기식 수사와 국세청의 추악한 뒷거래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권력 실세가 개입된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한 점 의혹 없는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검찰과 국세청이 재수사와 세무조사에 돌입한 지금, 주택건설 실적이 거의 없는 김씨가 분양가 기준으로 4000억∼5000억원대에 이르는 부산 연산동 재개발사업의 시행사를 맡게 된 경위부터 파헤쳐야 한다. 재향군인회와 신용보증 및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김씨의 사기대출 행각에 발을 담그게 된 경위도 규명해야 한다. 김씨의 사업 추진과정에는 정 전 비서관을 비롯해 정권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많은 지역정치인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들이 김씨의 사업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는 것도 검찰 몫이다. 특히 김씨는 시행사업 추진을 위해 공사비 조작 등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자금의 규모와 용처는 말할 것도 없고 대선 및 내년 총선용 자금마련설이라는 항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신당도 검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검찰로서는 특검 도입이라는 역풍을 초래하지 않도록 의혹 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상명 검찰총장 체제의 평가는 이 사건 수사에 달렸다.
  • [어떻게 지내십니까] 부천署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어떻게 지내십니까] 부천署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소개팅 시켜드릴까요?” 권인숙 명지대 교수의 거침없는 활달함에 엉뚱한 질문을 던져봤다.“좋지요. 그런데 남자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을까요.” 막히지 않고 바로 응답이 있기에 다시 물었다.“어떤 타입이 자신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 인기를 모은 TV드라마에서 남장 여자로 나왔던 윤은혜 같이 작고 예쁜 남자가 좋다고 했다. 예전에는 홍콩배우 장국영의 팬이었다면서…. ●부천서 사건, 이젠 담담하다 권 교수에게서 이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아픔, 투사적 이미지는 느껴지지 않았다.169㎝의 후리후리한 키와 얼굴 전체에서 피어나는 함박웃음. 그리고 학문의 열정이 넘쳤다.TV드라마를 즐기고, 소주보다는 와인이 입에 맞는다는 당당한 이혼녀다. 프랑스의 저명한 정신의학자 보리스 시릴뤼크는 불행에 맞서는 인간의 치유능력을 분석했다. 아무리 큰 고통이라도 약간 뒤로 물러서 객관적인 연극처럼 대하면 곧 견딜 만한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그의 연구결과. 권 교수의 분위기가 그랬다.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 부천서 사건을 그녀는 타인의 경험인 듯 담담하게 얘기했다.“(과거의 아픔을)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여긴 적이 없습니다.(학생·노동운동이) 당시에는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 했고, 그 사건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가해자 문귀동에 대해 용서하고 말고, 그런 차원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다시 학생운동하면 남성과는 안 하겠다 권 교수는 20년 전의 운동권 활동 역시 ‘학자적’으로 객관화시켰다. 그녀의 현재 전공 분야는 여성학. 그녀는 “여성학 공부는 20대 이후 내가 내린 선택 가운데 가장 적절한 것”이라고 했다.“운동권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마 남성들과 같이 안 했을 겁니다. 다른 방법으로 했겠지요. 서구에서도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했다가 3∼4년 지난 뒤 반발하거나 독립적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90년대 중반 연세대 성(性)정치문화제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타나더군요.” 80년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운동권 토양이 그녀는 영 못마땅한 듯싶었다. 여성을 남성화시키면서도 남성의 보조로 여겼던 풍토. 화장 안 한 맨얼굴, 치마는 안 되고 청바지, 남녀 구분 없는 형 호칭, 욕과 담배·술…. 권 교수는 “그때도 저는 담배는 안 피웠어요.”라며 웃었다. “이기주의보다 개인주의가 나쁘다는 게 당시 운동권의 분위기였습니다.1960,70년대 개발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위계적·서열적 집단문화가 형성되었고, 폭력을 효율적 수단으로 본 것이죠.” 폭력적 수단의 장단점을 따지지 않은 게 80년대 운동권의 실수라고 지적했다.“평화적 수단을 찾는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이죠. 일본은 핵무기에 의해 전쟁에 졌지만 우리는 그것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들을 합니다. 평화적 수단의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절대 정치 안 한다 자연스레 화제는 386 남성 정치인들로 넘어갔다.“정치 디테일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아요. 기본호흡이 너무 달라서….” 권 교수는 일단 발을 빼려 했다. 집요한 질문에 “저 사람들이 왜 그럴까, 그런 생각은 합니다.”고 운을 떼었다.“386들이 잘 해보려고 했는데 상상력과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사회 전반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성찰이 있어야 했습니다.” 80년대 운동권 가운데 여성 비율은 20∼30%. 남성 386들의 활발한 정계진출에 비해 여성 386들은 어디서 뭘 하는지 존재감이 없다. 권 교수에게 민주화의 공로자로서 명성을 업고 정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학문의 영역을 넘어 실천의 영역에서 여성 권익 신장에 앞장서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고 살짝 긁어 보았다. 그러나 “없어요.”라고 짧고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김대중 정권 시절 전국구 의원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사양했다고 했다. 그리고 권씨 종친회에서도 국회의원 출마 얘기가 있었지만 한 귀로 흘렸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부담스럽게 살고 싶지 않아요.” 교수로서 가르치고, 책·논문 쓰는 일에만 몰두하겠다고 강조했다.“정치뿐 아니라 다른 사회활동, 시민단체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걸요. 중학생 딸과 집에 있는 게 좋아요.” 권씨는 1998년 이혼했다. 운동권 동료와 결혼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역시 가부장적이더라고 했다.“전 남편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네요.” 현재 대선주자 가운데는 한명숙 전 총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 1명, 여성 총리 1명보다는 국회의원, 장관, 행정직 안의 비율이 늘어나 여성이 정치세력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차별적 집단문화 탐색 하겠다 권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군사주의가 만연하면서 여성이나 소수자의 인권이 억압되는 과정을 집중 탐구하고 있다. 자전적 에세이집 ‘선택’에 이어 2005년에는 ‘대한민국은 군대다’를 통해 군사주의 타파를 역설했다. 얼마전 펴낸 ‘권인숙 선생님의 양성평등 이야기’는 한국출판인회의에 의해 ‘8월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녀는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적 문화, 군사주의 문화가 횡행하는 주요 요인으로 징병제를 꼽았다.“부국강병을 중시하는 전통과 70,80년대 군인들이 근대화, 현대화를 주도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군대 복무 경험의 영향이 큽니다. 여성이 남성들의 군대 문화에 따라가지 말고, 독자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징병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여성 학자로서 목소리를 낼겁니다.” 성차별적인 집단문화와 함께 진정한 남자다움은 무엇인지를 탐색해보겠다고 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사진 도준석기자 mhlee@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2) 해외선교에 목매는 이유

    지난 1970∼80년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폭발적인 교회성장을 일군 한국 개신교는 세계 기독교계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나라’로 인식된다. 짧은 기간 그 많은 신자를 교회로 불러들인 방식과, 도시는 물론 오지 구석구석까지 교회를 우뚝우뚝 세울 수 있는 힘이 과연 무엇인지 선뜻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전 세계적으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갖는 당연한 의문일 것이다. 전파과정에서 자본주의를 앞세운 미국 기독교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한국 개신교는 자본주의 속성에 철저하게 물들어 있다. 실제로 신자 수와 헌금액 같은 외형적 규모가 ‘좋은 교회’‘나쁜 교회’의 일차적인 척도가 되고 있다. 한국 개신교가 해외선교에 목을 매는 것은 바로 이 성장주의와 실적주의의 함정에 빠진 탓이 크다. ●90년대 교세 위축… 해외선교 돌파구로 70∼80년대와는 달리 90년대 들어 개신교가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당연히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교회의 조직 메커니즘 차원에서 계속 성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태생적인 속성상 90년대 이후 교세가 위축되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고 그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교세가 늘면서 몸집을 키워온 교회들의 예산은 매년 늘어나는 데 비해 성장 위축으로 적자가 쌓이면서 해외선교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이다. 교회가 계속 성장할 것이란 장밋빛 기대에 부풀어 각 교단이 앞다투어 늘려 왔던 신학자의 공급과잉도 해외선교의 큰 이유. 가장 큰 교단인 장로교단(통합)만 하더라도 지난 10년간 교회와 교인 수가 각각 23%,15% 증가한데 비해 목사 수는 63%나 늘어났다. 해마다 300명의 잉여 목회자가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졸업생의 45%만이 전임전도사로 진출한 것을 보면 절반도 안되는 인원만 임지를 찾아가는 실정이다. 성장주의에 익숙한 교회들의 내적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극심한 취업난에 허덕이는 잉여 목회자들을 밖으로 밖으로 쏟아낸 것이다. 교회들이 선교 불모지대인 위험지역에 더 눈독을 들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실제로 교계에서는 위험한 곳에 얼마나 더 많은 선교사를 파견했는지를 ‘독실한 신앙심’의 척도로 여긴다. 공격적 선교에 치중하는 복음주의 교회들일수록 위험지역과 오지에 더 많은 선교사를 보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수천명이 사는 외딴 작은 마을에 한국인 선교사 수십명이 몰려드는 경우도 생긴다. ●위험지 파송 선교사 수가 교회 세 좌우 위험지역에 파송되는 선교사들이 차세대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 분쟁지역과 이슬람권 등 위험지역에서 선교를 이끄는 목회자가 귀국후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아 부상하는데 “정치인들의 커리어쌓기와 아주 유사하다.”고 교계의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위험지역 선교를 개인적인 지명도 향상의 수단으로 삼는 젊은 목회자들은 이들 지역 파송을 주저하지 않는다. 위험지역에서 선교경력을 쌓은, 인기있는 젊은 목회자들을 따라 교인들이 많이 몰려들고 당연히 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충성도와 헌금 액수도 높아진다. 위험지역에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교회일수록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고 심지어는 위험지역에 파송되는 선교사 수가 교회의 세와 인기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만 것이다. 교회들은 인기있는 차세대 리더들을 보고 몰려드는 젊은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교회의 노령화 극복이란 이득도 얻고 있다.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는 “미국 기독교의 영향을 압도적으로 받은 한국 개신교는 기본적으로 식민지 지배의 제국주의적 선교 성향이 강하다.”면서 “해외선교의 깊숙한 늪에 빠진 한국 교회들이 태생적인 성장과 실적주의에서 벗어나 원초적인 ‘구원’의 의미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속으로 잘못되길 바라면 화합 안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 캠프의 좌장격이던 이재오 최고위원이 24일 박근혜 전 대표측의 ‘반성’을 요구하는 듯한 언급을 하고,‘2선 후퇴설’을 일축하는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전날 그는 이 후보로부터 “이재오 안 된다는 사람, 내 지지자 아니다.”라는 격려를 받은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 당내 화합을 강조하면서 듣기에 따라서는 박 전 대표측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정치인들이 화합하자, 통합하자, 단결하자고 하다가 때가 되면 분열하고 그러지 않느냐. 그런 화합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면서 “겉으로는 웃으면서 손을 내밀고 속으로는 잘못되기를 바라면 화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변해야 한다. 이겼든 졌든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진영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박 캠프 진영측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도 들릴 수 있는 언급이다. ‘2선 후퇴’ 논란에 대해서도 “최고위원을 그만두라는 것인데 최고위원으로, 당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두언·박형준 의원 등 소장파가 2선 후퇴 의사를 표명한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이 최고위원은 모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진정한 화합을 이루려면 서로가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서로’라는 표현을 썼지만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한 뜻으로 해석된다. 한 중진 의원은 “오늘 아침 이 대선후보 당무회의 보고자리에 이 최고위원이 참석했다.”면서 “이 후보가 이 최고위원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하지만 한 소장파 의원은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그 얘기라면 내가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 중진·소장파간 시각차를 드러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민노 제주 첫 경선… 권영길 후보 1위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았다.”(권영길),“평당원의 혁명이 시작됐다.”(노회찬),“막판 대역전을 주목하라.”(심상정) 24일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관문인 제주 경선에서 권영길 후보가 노회찬·심상정 후보와의 접전 끝에 1위를 차지했다. 총 699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628명이 참가해 89.84%의 투표율을 보인 제주 경선에서, 권 후보는 234표를 얻어 37.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노 후보가 197표(31.4%), 심 후보가 196표(31.2%)로 추격전을 벌였다. 특히 심 후보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당초 ‘2강(권영길·노회찬)1중(심상정)’ 구도로 관측됐던 민노당 경선구도가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제주도의 선거인단 규모는 전체(해외 포함) 5만 117명의 1%대에 불과하지만 첫 개표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권 후보는 1위 확정 연설에서 “당심은 역시 권영길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본선 경쟁력과 전략적 선택을 호소한 것이 표심을 움직였다.”며 본선 승리를 자신했다. 반면 노 후보는 “대중정당을 바라는 평당원들의 욕구가 분출됐다.”고 평가했다. 심 후보는 “지지율 30%대를 넘어서면서 더욱 역동적인 경선으로 갈 것”이라며 돌풍을 예고했다. 제주도 경선을 시작으로 이번 주말에 투표함이 열리는 광주·전남(25일)과 대구·경북(26일) 지역의 결과는 전체 경선 판세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측은 주말 대회전에서 저마다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권 후보 측은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탓에 이번 대선은 철저한 ‘진영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권 후보가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노 후보 측은 튼튼한 바닥세를 바탕으로, 정파중심 정당에서 대중정당을 기대하는 당원들의 바람에 호응하겠다는 자세다. 심 후보 측은 서민의 삶을 책임지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심풍’(沈風)을 다짐한다. 민노당 경선은 지난 두 차례 대선과 비교해 권 후보 이외에도 노·심 후보 등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들이 처음으로 경합을 벌였다. 정책과 당원 중심의 경선을 지향해 정당정치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게 자체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정파선거에 머물렀던 점과 경선 막판에 불거진 네거티브전은 민노당에 누적된 무관심을 가져온 요인으로 꼽혔다. 전국순회 경선은 다음달 9일까지 모두 11개 권역별로 5일씩 치러지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다음달 10∼15일 사이에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나라당 경선 평가] 한나라경선 평가

    [한나라당 경선 평가] 한나라경선 평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20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명박·박근혜 ‘빅2’후보의 지지도는 범여권 주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에서 경선이 이뤄졌다.‘본선’같은 ‘예선’으로 평가되면서 경선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검증공방까지 가세하면서 더 달궈졌다. 이 후보가 낙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박 후보의 역전승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평가하고 향후 한나라당과 대선 국면을 미리 짚어보는 좌담을 21일 마련했다. 서울신문사 진경호 정치부 차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 이번 한나라당 경선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신율 명지대 교수 이 후보의 승리는 성공적인 이미지 메이킹 덕이다. 사실 이 후보의 이미지인 청계천과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경제 능력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일종의 상징조작인데 그게 먹혔다. 중도 이미지를 선점했다는 것도 중요했다. 한나라당의 수구 보수 이미지를 희석할 수 있는 중도적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30∼40대를 움직일 수 있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가시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줌으로써 어필했다는 게 주효했다. 시급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를 갖게 만든 것이다. 여론조사의 덕을 본 것도 사실이다. 당내 투표에서 졌는데 뒤집을 수 있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시기도 주효했다. 경선이 하루 이틀 더 늦어졌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치고 올라가고, 이명박 후보는 하락하는 터닝포인트 직전에 경선이 이뤄진 것이다. 치열한 검증공방에도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낮다고 봤던 지지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지 않았던 데는 범여권의 지리멸렬함도 한 몫을 했다. ●신 교수 절묘한 시기에 아프간 피랍사태와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의미에서 때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도 결정적이었다. 손 지사가 계속 남아 있었다면 박 후보의 뒤집기도 가능했을 것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초래한 경제적 위기감도 큰 역할을 했다.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이 최고경영자(CEO) 이미지를 가진 이 후보의 호감도를 높인 셈이다. ●박 교수 구조적 차원도 있다. 두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보다 엇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 후보의 도덕성 논란이란 호재를 활용해 박 후보가 막판 추격을 했지만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사회 ‘지독한 경선’이란 말이 회자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김 시사평론가 각론으로 들어가면 문제점이 없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 박빙을 다투는 두 경쟁자가 있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민들은 재미를 느꼈다. 문제는 과열로 치달으면서 나타난 감정적 앙금을 치유할 길을 열어놓았냐는 것이다. 패자인 박 후보가 과연 선거운동을 도울 것이냐는 문제가 남았지만 이건 제도적으로 치유되기 힘든 감정의 문제다. 총점을 매긴다면 B학점 이상이다. ●신 교수 나름대로 성공한 경선이었지만 과열 양상도 나타났다. 제도의 성숙이 더딘 우리나라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구석이 있다. 제도가 감정에 압도되는 것이다. 흥행 면에서도 120% 성공을 거뒀다. 다만 검증청문회가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일부 청문위원들은 노력의 흔적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박 교수 보완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여론조사를 경선 결과에 반영하는 문제다. 특정 정당의 대사(大事)를 일반 국민이 결정하는 상황이 이번 경선에서 빚어졌다. 여론조사 개선책이 모색돼야 한다. 공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재고가 필요하다. ●사회 이 후보 못지않게 주목되는 게 박 후보의 행보다. ●신 교수 박 후보야 승복할지 모르겠지만 아랫 사람들이 따를지 의문이다. 자칫 ‘한나라당판 후단협’이 생길 수 있다.2002년 민주당 상황과 너무 유사하다. 노무현도 이명박도 모두 당내 비주류였다. 비주류가 주류를 누르고 후보가 됐을 때 주류가 승복하기란 쉽지 않다. 박 후보도 “백의종군 하겠다.”는 말에서 암시했듯 선대위원장 같은 감투를 맡아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돕지 않을 것이다. ●박 교수 변수는 대선 4개월 뒤 곧바로 총선이 실시된다는 점이다. 치열한 조직 대결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경선도 철저한 조직싸움이었다. 한 지역구에 사설 당원협의회장 5명이 난립하는 상황이었다. 대선을 거치며 일부 세력 이탈은 불가피하다. ●김 시사평론가 내년 총선이 박근혜 진영으로선 고민일 것이다. 대선 직후에 치러지는 총선에선 대통령 당선자가 모든 의제를 독점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진영이 영남지역의 공고한 지지세만 믿고 대선에서 태업(怠業)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박 후보 입장에선 당권·대권 분리든, 공천권 반분이든 이 후보측과 거래를 맺고 조건부로 협조하는 게 최상의 카드다. ●사회 경선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많은 약점이 드러났다. 당내 갈등의 후유증도 만만찮다. 이 후보의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박 교수 포용력 말고는 없다. 이 후보측이 박 후보 진영을 ‘집토끼’로 간주해 소홀히 대접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판 후단협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도덕성 시비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신 교수 박 후보로선 지금 분위기로 대선을 치르면 대구·경북의 전통적 지지층을 이명박 진영에 뺏길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권력의 세계에서 ‘차기’는 없다.20%의 고정 지지층에 상대적인 깨끗함, 경제 위기까지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상황에서 박 후보로선 가만히 있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 후보의 포용력 만으로 주저앉히긴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 범여권 입장에선 지금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현명할까. ●신 교수 범여권의 지지율이란 게 다 합쳐도 10%가 안 된다. 범여권으로선 바깥 상황에 신경쓸 처지가 아니다. 내부 정리가 급하다. 여권 일각에선 ‘민주·반민주’,‘산업화세력·평화세력’의 대립구도로 몰아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민주는 더 이상 먹힐 화두가 아니다. 평화가 중요한 가치이지만 국민들은 이것이 경제보다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할지 의문이다. ●박 교수 범여권은 단일화 과정을 밟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과 범여 단일후보가 비슷한 수준의 게임을 벌이게 될 공산이 크다. 그 과정에서 평화든 민주든 나름의 화두를 부각시키려 할 것이다. 게다가 이 후보를 자질시비에 좀 더 취약한 후보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도덕성 논란을 본격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신 교수 대선정국 막판은 결국 ‘49대 50’구도로 흐를 것이란 의견도 있는데 난 의견이 다르다. 이 후보가 한나라당 지지층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후보로 결정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 추세라면 ‘한나라 대 비한나라’ 구도는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49대50 싸움은 재연되기 힘들다. ●김 시사평론가 이 후보는 ‘참여정부 무능론’을 들고 나올 것이다. 자신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다. 여권은 ‘경제’라는 화두에 정면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효한 수단은 ‘어떤 경제 리더십이냐.’이다. 이명박의 리더십을 투기와 축재로 얼룩진 리더십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다. 사실상의 ‘인물론’이다. ●사회 대선 4개월 뒤에 찾아오는 총선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 시사평론가 지금의 지리멸렬 구도가 이어진다면 여권 내부에선 대선을 포기하고 총선을 노려보자는 세력들이 생길 것이다. 현역 의원이나 국회 입성을 노리는 사람들에겐 대선보다 총선이 사활이 걸린 ‘본게임’이기 때문이다. 총선이 범여권의 단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 교수 동의한다. 여권 핵심 지지층 가운데는 “이번에 완전히 깨져봐야 정신차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 여권은 어느모로 보나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다가가고 있다. 뭔가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김 시사평론가 총선 전까지는 여권의 분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소선거구제이기 때문에 분열하고 싶어도 못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한지붕 두가족’으로 견디는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단일후보대 친노·비노 3자구도로 맞붙으면 백전백패한다는 것을 동물적 감각으로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어차피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총선 이전에 뛰쳐나갈 가능성은. ●김 시사평론가 뛰쳐나가는 그룹이 확실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다면 가능하다. 그런데 범여권엔 없다.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친노도 비노도 장담 못한다. 그렇다고 친노가 부산·경남에서 지지를 얻기도 어렵다. 여권내 어느 그룹도 ‘비빌 언덕’이 없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제국 아닌 제국’ 美國

    영화로 더욱 유명해진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제국을 통제하는 ‘악의 축’ 사우론은 ‘절대반지’를 빼앗아 세계를 지배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반면 사우론에 대항하는 난쟁이 호빗족은 평화롭고 작은 공화국 샤이어에 살고 있는데, 샤이어는 뜻밖에 잉글랜드를 암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소설을 쓴 영국작가 존 로널드 로웰 톨킨(1892∼1973)의 청년 시절 대중매체와 문화예술 속 제국의 이미지는 오늘날과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제국을 건설하는 자가 된다는 것은 모험가, 영웅,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얼토당토않아 보이지만, 샤이어가 ‘대영제국’을 암시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제국’이나 ‘제국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혐오스러운 존재가 돼버린 것이 사실이다.‘제국’(스티븐 하우 지음, 강유원·한동희 옮김, 뿌리와 이파리 펴냄)은 이처럼 ‘제국’이라는 단어가 혼란스러운 개념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지은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정치학과 교수. 그는 20세기 후반 ‘제국’이나 ‘제국주의자’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들만이 경멸적으로 쓰는 용어였지만, 최근에는 ‘미국 제국’이라는 개념이 대단히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국´ 옹호하는 수정주의의 범람 물론 제국주의와 관련된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미국이 제국 건설자의 역할을 떠맡는 것이 미국 자신을 위해서나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며 호감을 갖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점은 놀랍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식 세계 지배와 미국식 세계 지배는 대비되는 점이나 비교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면밀하게 살펴보면 실은 그리 많이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미국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지배와 통치의 확장이 공격성이나 부와 세계 제패에 대한 열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측하지 못한 위기에 대한 방어이거나 혼란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고자 마지못해 수행하는 의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21세기 미국의 ‘좋은 의도’와 ‘피할 수 없는 반응’이 대개 오해와 원망을 사고 있다는 것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영국 제국에 대한 묘사에도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또 미국은 자신들의 통제나 영향력은 지역의 정치체제를 통해 수행되고, 통제수단도 경제적·외교적·문화적이어서 사실상 ‘형식적인 식민주의’가 아니라 ‘비형식적인 제국’으로 작용해 왔다고 내세운다. 하지만 이 또한 영국 제국도 힘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형식적 지배 못지않게 상당 부분은 비형식적 지배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반박한다. 영국의 비형식적 자유무역 제국은 라틴아메리카와 중동, 동아시아에서 아주 넓은 범위에 걸쳐 있었으며, 형식적 제국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었다. 따라서 당시 영국의 정치인들도 비형식적 통치를 선호했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형식적 정복에 들어가는 비용지출과 위험을 감수했다. 과거의 제국과 오늘날 새로운 제국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제국, 대영제국과 다를 바 없다” 이 책이 미국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국과 식민주의 시대의 역사에 대한 개괄서라는 형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제국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오늘날 국제사회에 미치는 미국의 힘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라는 과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분명 ‘미국 제국’에 대한 이해를 염두에 두고 쓰여졌다. 지은이는 “군사적 관점에서 미국의 강력함을 강조하는 이들은 미국의 취약함을 희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더구나 과거의 제국과 달리 형식적 지배가 없는 상황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훨씬 복잡하고 위태로운 만큼 미국이 가진 힘의 본질을 이해하고 전망하는 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정부, 北서해유전 개발 참여 추진

    노무현 대통령은 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남북 경제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한다.”고 15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남북 경협을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는 경제 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북한의 서해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8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시할 대북 경제협력의 주요 의제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발해만(보하이만) 유전 개발에 대응, 북한의 남포항 서쪽의 유전 공동개발이 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북핵) 6자회담과 조화를 이루고 6자회담의 성공을 촉진하는 남북정상회담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6자회담의 진전은 남북 대화를 촉진하고 있고, 남북 대화는 6자회담의 성공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 확약’을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주목된다. 이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경축사에서 북핵 폐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 “남북문제의 최우선 전제 조건인 비핵화 문제를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선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진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우리 정당과 정치인들도 역대 정부의 합의를 존중하여 스스로 한 합의를 뒤집지 않는 대북 정책을 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한은 1993년 7월 원유탐사총국을 원유공업부로 승격시키면서 해상 3개·육상 4개 등 7개 지역에서 유전 탐사를 본격화했다. 85년 남포 앞 서한만 지역에선 하루 생산량 450배럴 규모의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북한에서의 유전탐사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관계자는 “북한이 자금 부족과 시설·장비의 노후화 등으로 유전개발에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통일에 대비, 유전개발의 타당성 조사를 벌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2004년 북한과 서해유전 개발 문제를 논의했으나 북핵 문제 등에 가로막혀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정부내 다른 관계자는 “검토되는 여러 의제 가운데 하나일 뿐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면서 “다만 북한과 지하자원 개발을 협의한 광업진흥공사 등이 유전 개발에도 공동 조사를 제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찬구 백문일기자 ckpark@seoul.co.kr
  • [서울광장] 다홍치마는 이제 잊자/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홍치마는 이제 잊자/함혜리 논설위원

    사람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체적 매력이 훌륭한 설득의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다홍치마 효과다.‘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들은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에게 우선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외적인 아름다움을 마치 하나의 미덕인 것처럼 여기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섰다. 외모가 개인간의 우열은 물론 인생의 성패까지 좌우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름답고, 잘생긴 연예인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너도, 나도 성형외과 문을 두드린다. 정치권도 외모지상주의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대목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이 지상최대의 과제인 정치인들 입장에서 ‘정치인의 이미지 변신은 무죄’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엉뚱한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아서다. 정치인들이 확 바뀐 모습으로 나타나 주목을 끄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쌍꺼풀 수술과 보톡스, 헤어스타일의 변화 등이 단골 메뉴다. 헤어스타일의 예를 들어보자. 한나라당 경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오랫동안 핀으로 고정시킨 올림머리를 고수했다. 박 전 대표는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된 올초 올림머리 대신 전체적인 웨이브를 주면서 늘어뜨리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새로운 헤어스타일은 훨씬 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에서 탈피하겠다는 과거와의 단절 의지도 엿보였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박 전 대표는 올림머리로 돌아왔다. 자기 변화를 포기한 것인지, 고려시대 공주 같은 이미지가 그래도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범여권 후보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수염도 한동안 화제였다. 손 후보는 2차 민심대장정을 마친 뒤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을 그대로 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권이지만 ‘경기고-서울대’출신으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것이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손 후보는 수염을 통해 서민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을 것이다. 수염이 여성유권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신경이 쓰인 탓인지 지난 9일 대선출정식에는 턱수염을 말끔하게 깎고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웨이브 퍼머로 머리에 힘을 준 상태였다. 젊고 힘있는, 그리고 섹시한 이미지를 겨냥했겠지만 어딘지 어색했다. 정치인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외형적인 변화가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경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톰머리 대신 머리를 짧게 잘라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고 결국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박 전 대표와 손 후보의 경우도 외형적인 변화가 오히려 일관성있는 이미지 구축을 방해했다고 본다. 외형적인 변화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보다 자신의 정책적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외모의 변화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는 결국 허상일 뿐이다. 이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결국에 가서 유권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치밀하고, 분석적이며,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정책적 메시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은 이제 겉만 번지르르한 다홍치마에 현혹되지 않는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3金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열린세상] 3金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이나라 정치판은 왜 이리도 살벌할까. 여야는 물론 당내에서도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마치 전쟁터의 적군들 같다. 상대를 마치 사라져야 할 악당처럼 저주한다. 이 나라 정치판은 왜 이리도 패거리 작당과 이합집산이 횡행할까. 자고 일어나면 탈당이다, 창당이다, 신당이다, 합당이다 하며 난리다. 사람들이 저리도 부지런할까 싶을 정도다. 국민들은 또 어떠한가. 지금도 여론조사를 해보면 늘 한 쪽 지역은 거의 다 한 쪽 당이고, 다른 한 쪽 지역은 또 다른 한 쪽 당이다. 과거와는 꽤 달라졌다 해도 이번 대통령선거도 그 뚜껑을 열어 보면 아마도 그 색깔이 그 색깔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과 국민들의 이런 행태는 과거 3김(金)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3김씨들이 그 뿌리가 아닌가 싶다.3김씨는 이 나라 민주화시대를 이끌어온 주역들이다.3대에 걸친 군사정권들을 타도한 후 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해 왔다. 그들은 많은 업적도 남겼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들이 이 나라 정치판에 남긴 해괴한 행태들은 지금도 그대로 학습효과로 남겨져 있다. 그들은 1인 정당을 이끌었다. 정당이 있고 그 지도자 노릇을 한 것이 아니라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정당이었다. 그들은 정당안에서 절대자들이었고, 그들을 추종한 자들은 죄다 졸개들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특정 지역들을 확고하게 장악했다. 한때는 그 지역에서 그 당의 공천만 받으면 말뚝을 박아도 당선된다는, 웃지 못할 말까지 나돌았다. 지역민들은 모조리 그들의 볼모가 되었다. 그들은 권력을 위해 끊임없이 붙었다, 헤어졌다 했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을 축출할 때는 YS와 DJ가 연합했다. 국민들은 그들을 민주화의 우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권력을 눈앞에 두고는 여지없이 갈라졌다. YS와 JP도 연합했다. 소위 3당 합당이란 것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얼마 안 가 깨어졌다. 그러다가 그 다음엔 DJ와 JP가 연합했다. 소위 DJP연합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또 얼마나 갔던가. 세 사람이 고루고루 연합했다가 고루고루 깨어지는 진기록을 세운 이들이다. 그들이 연합할 때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서로를 칭송했다. 그러나 갈라서서는 거의 독설에 가까운 악담을 내쏟았다. 그들은 정책과 이념을 기초로 정당활동을 한 이들이 아니었다. 정책이 아니라 눈앞의 권력을 위해 마구 연합했다 깨곤 했던 것이다. 그들은 또 수없이 많은 정당을 만들었다 부수었는데, 그들이 만든 정당 또한 온통 잡탕투성이였다. 그때그때 표를 긁어모으는 데 여념이 없었으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닥치는 대로 긁어모았던 것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와 정책정당운동의 입장에서 보면 그건 정당이 아니라 작당이었다. 최고지도자라는 이들의 행각을 보고 우리 국민들은 어떠했던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얼마나 똑같이 울고 웃었던가. 아직까지도 온 국민이 이처럼 갈기갈기 찢어져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선동술에 뛰어났는가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문제는 지금이다. 지금의 여야 정치인들을 보면 1인패거리작당과 이합집산, 적대적 대립과 선동술수까지 그대로 3김시대를 답습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험악한 경선과정이나 여권의 간판 바꿔달기 과정이 모두 그러하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아직까지 정책보다는 지역감정과 이미지에 현혹되어 비이성적이 되어 있다. 우리가 성숙한 민주정치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구태정치를 청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3김씨의 악폐가 죽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죽어야 할 것은 악폐다.3김씨는 부디 오래 사셔서 만수무강하시길 빈다. 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 [열린세상] 대선주자,국민이 듣고픈 말을 하라/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열린세상] 대선주자,국민이 듣고픈 말을 하라/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선거판 모양새가 날이 갈수록 한심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후보 검증을 둘러싸고 물고 뜯기를 거듭하더니 이제는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으르렁거리고 있다. 소위 범여권을 들여다 봐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을 깨고 합치기를 식은 죽 먹듯이 하면서 정치질서를 어지럽힌다. 정책과 이념은 뒷전이고 잡탕식 정당이라도 대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발상은 더욱 한심하다. 행실이 이러면서도 입만 열면 선진한국이니 개혁이니 떠들어대는 정치인들의 후안무치가 괘씸하기 짝이 없다. 민주화 20년을 보내고 대선을 네번이나 치렀지만 우리 선거 수준은 여전히 후진 그 자체이다. 선거를 불과 넉달 남짓 남겨둔 지금의 모양새를 볼 때 올 대선은 2002년보다도 더 퇴행적으로 치러질 것 같다. 지난 대선에서는 적어도 후보의 DNA 검사는 없었으며 수십명의 대선후보가 이 시점까지 난립하지도 않았다. 상대방의 치부를 드러내어 반사이익을 보려는 네거티브 선거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정치학 용어 가운데 ‘갈등의 사유화’라는 개념이 있다. 정치인들이 사회의 핵심 갈등은 외면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갈등만 부각시키고 이를 통해 지지자들을 동원하는 행태를 말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을 이용해 편을 가르고 세몰이를 해왔다. 지역과 이념이 선택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꼼짝없이 사유화된 갈등구도 속에 편입되고 어느 한편에 줄서기를 강요받았다. 이번 대선도 유력 후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갈등구도가 형성되고 일반 유권자와 심지어 시민단체조차도 그들이 만든 판 속에 매몰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잃어버린 10년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외친다. 범여권과 진보 진영은 개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그들이 유일한 선택임을 호소한다. 유권자들에게는 모두 다 부질없는 외침일 뿐이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은 것은 잃어버린 10년, 개혁과 번영 같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의 방안일 것이다. 수백만의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후보를 찾을 것이다. 경제학 원론에서는 가계지출 가운데 식생활비 비중을 말하는 엥겔지수로 생활수준을 판단하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사교육비 부담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사교육비로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있다면 기꺼이 내 한 표를 던질 것이다. 수백만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안정된 직장과 공정한 처우를 보장할 수 있는 후보가 최고의 대통령감일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을 목전에 둔 농·축산민들은 미국 농·축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활로를 찾아주는 후보를 애타고 기다릴 것이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가 이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속 시원한 답을 해주는 후보가 없다. 모두가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몰두하면서 정작 시급한 사회갈등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계속된다면 올 연말에도 유권자들은 최선이 아닌 차악의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얼마전 유권자들이 UCC를 이용해 올린 질문에 대해 대선후보들이 답하는 방식으로 정책토론을 벌였다. 이제는 우리도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후보들이 하고 싶은 말만 듣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민단체들도 정치인들이 만들어놓은 편가르기 판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후보들에게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 “대통령 부인 역할 따라 국정운영 바뀔 수 있어”

    “대통령 부인 역할 따라 국정운영 바뀔 수 있어”

    “대통령 부인의 사회적 역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시대정신입니다.” 최근 ‘한국의 퍼스트 레이디(황금가지)’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조은희(한양대 겸임교수) 양성평등실현연합 여성정책연구소 대표는 9일 “대통령 부인의 역할에 따라 국정 운영과 내용이 바뀔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책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로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까지 대통령 부인 8명의 삶을 담고 있다.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며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지근거리에서 취재했던 그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이희호 여사를 비롯, 주변 인물들을 만나며 영부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공적인 역할 등을 조명해왔다. 그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부인 공덕귀 여사를 가장 인상적인 인물로 꼽았다.“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신학자로 남편 퇴임 이후 전직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신분을 이용, 민주화 운동 동지들을 보호하는 대모역할을 했어요. 뛰어난 능력을 갖췄지만 정작 영부인 시절에는 시대상황 때문에 ‘조롱 안의 새’처럼 살았어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는 “남편의 부족한 점을 지혜로 보완했는데 가장 비정치적이면서도 가장 정치적인 영부인”으로 평가했다. 이희호 여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만든 ‘정치적 동반자’로 평가했다.“이 여사는 학창시절 자신을 소개할 때 ‘히히호호’하며 크게 웃으며 자기 이름을 ‘희호’라고 말하는 등 재치 있고, 노래도 잘하고, 끼가 많았어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단독으로 외국 순방에 나선 첫 영부인이다. 짙은 화장과 차이나 칼라를 고집하는 패션의 이면에는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백반증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림자 내조형’인 노태우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역대 영부인들 가운데 유일하게 어록이 없는데 남편에게 ‘물태우’로 불린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전해줬다. 전두환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는 총명하고 사랑스러운 여성이었지만 아쉽게도 시대정신을 읽지 못해 요란한 영부인으로 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손학규 ‘정통성 시비’ 딛고 공식 출사표

    손학규 ‘정통성 시비’ 딛고 공식 출사표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선진경제와 통합사회, 평화체제를 목표로 신 창조국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햇볕정책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대북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면서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여권 주자들의 정통성 시비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보였다. 그의 대선 행보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출정식에는 대선주자 가운데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신기남 의원만 참석했다. 손 전 지사를 ‘짝퉁 한나라당 후보’라고 주장하는 친노 주자들은 대거 불참했다. 향후 손 전 지사를 향한 정체성 공방을 예고한다. 지지도는 답보상태거나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6∼9%대에 머물고 있다. 한나라당 탈당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는 이날 중앙선관위에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편, 우상호 의원이 대변인으로 내정됐고 송영길·이기우 의원 등 상당수 386의원들이 합류했다. 이에 대해 박호열 열린시민교육센터 사무국장 등 386인사 146명은 ‘수치심을 버린 부끄러운 386에게 묻는다.’는 글을 통해 “386 정치인들이 한나라당에서 호의호식했던 인사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양심도, 정의도 모두 내쳐버린 그들은 386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정치꾼과 정치인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정치꾼과 정치인

    정치(政治)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서로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행위다. 정치의 구성원인 정치인들은 따라서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 즉 삶의 질 향상에 가장 큰 가치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정치꾼들만 득실거리고 진정한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에겐 오로지 금배지만 보이는 것 같다. 금도를 넘어선 네거티브 공세에 혈안인 한나라당이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급조 정당을 만든 범여권이나 매한가지다.17대 대선을 4개월여 앞둔 여의도 정가는 과거 어느 때보다 혼탁하고 어지럽다. 몇개월 사이에 당적을 바꾼 의원들은 수십명이다. 보따리 풀기 무섭게 다시 싸는 형국이다. 이들 의원의 지역구민들은 어느 당 소속인지조차 헷갈린다. 분당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한나라당의 심각한 내홍 양상은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주자 주변에 이러한 정치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줄 선 후보가 이기면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당선은 떼어논 당상이란 생각에 같은 당 식구라는 동료의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군과 적군의 개념밖에 있지 않다. 듣기에도 민망한 정치공작이니 프락치니 하는 말들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툭하면 상대방 후보의 후보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두 진영이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것을 방증한다. 범여권의 움직임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85명의 의원으로 창당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올드보이부터 몇 달 사이에 여러 번 당적을 바꾼 철새 의원들까지 정치꾼들이 주력 부대다. 여기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평소 정치적 성향을 뚜렷이 해온 터라 ‘순수(純粹)’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중론이다. 구성원조차 제대로 읽지 못한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에서 미래창조를 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명을 급히 바꾼 것은 물론 열린우리당의 당헌과 강령을 베끼다시피 한 일, 창당 전당대회 몇시간 전까지 대표를 정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최고위원 명단을 바꾸는 웃지 못할 일은 급조 날림 정당, 잡탕 정당이란 비판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하드웨어도 그렇지만 소프트웨어도 문제다. 대부분이 열린우리당 출신인 만큼 그간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온 것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내부 쇄신을 바탕으로, 어떤 이념과 노선으로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필수적임에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런 것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반(反)한나라당 구호와 기치만 내걸고 정권 재창출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자고로 정당은 이념과 노선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소신과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결코 다른 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대선이나 총선 패배시 사라지고 마는 포말정당에 지나지 않는다. 정주영의 통일국민당이나 이인제의 국민신당이 다 그런 경우다. 김성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대통합신당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별로 참신할 것도 없는 일부 시민사회 인사들을 들러리로 내세워 마치 새로운 정치세력인 양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정치상인연합회’라는 표현까지 썼다. 국고보조금이나 받으려고 부랴부랴 창당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를 어지럽히는 정치꾼들이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국민이다. 표의 심판을 말한다.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이 중요한 이유다. 진정한 정치인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jt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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